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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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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    대하소설 황혼 제4권(62) 추억의 돛배 김장혁 댓글:  조회:428  추천:0  2024-10-23
   대하소설 황혼 제4권                   김장혁        62. 추억의 돛배        황혼에 이르면 추억에 잠겨 산다고 하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비행기에 앉아 뒤로 밀려가는 꽃구름을 보면서도 종호는 추억의 돛배를 타고 쓰라린 추억의 바다에서 헤맸다.     종호는 류려평한테는 이젠 아무런 정도 꼬물민치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류려평과 리혼한다고 하니 왜서인지 자꾸 지나간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비행기가 고향 비행장에 착륙했다. 그는 고향 비행장 널다란 대합실에 들어서자 피뜩 우스운 일이 떠올랐다.     20년 전인가.     한번은 종호는 처자와 가시부모와 함께 가시부모 옛 고향인 청도로 가게 됐다.     그날 종호는 단위 일을 다 처리해놓고 좀 늦어 택시를 타고  부랴부랴 비행장에 달려나갔다.     그가 대합실에 들어었을 때였다.     류려평은 낯이 새피랗게 질린 채 한창 핸드폰으로 누구와 긴장하게 대화하고 있었다.     “그래, 돈을 어데다 보내라는 겁니까? 네? 그럼 안전합니까? 네, 알았습니다. 그럼 은행과 구좌번호, 수금인 성명을 알려주십시오. 네. 인차 보내지오.”    종호는 류려평이 전화 치는 걸 들으면서 천천히 다가갔다.     종호는 류려평이 전화 치는데 중도무이할 수도 없어 류생남 국장한테 다가가 나직이 물었다.     “불시에 어디에 돈을 보낸답니까?”     “에이, 큰 일 났소.”    류생남 국장은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사연을 말했다.      “북경 공안국에서 저 애 구좌번호가 헤잌커 공격을 받아 안전하지 못하다면서 북경 공안국 구좌번호에 돈을 보내 보관하라오.”     “뭐?”    종호는 듣자마자 판단이 갔다.     “전화사기군요.”    류려평은 퉁사발눈을 부라리며 야단쳤다.    “이걸 어쩌는가? 북경 공안국에서 돈을 당장 보내라는데. 정기저금을 해놔서 어떻게 당장 보낸단 말이오?”    조급해난 류려평은 발까지 동동 굴렀다.    “이젠 청도행 비행기 리륙시간도 반시간 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 일을 어쩐단 말이오?”     종호는 한마디 물었다.     “돈을 어째 북경 공안국에 보내야 된다오?”    류려평은 종호를 보고 말했다.     “내 은행구좌가 안전하지 않다는구만. 웬 해커들이 내 은행구좌 비번을 부시고 돈을 채갈 위험이 있다오.”    종호는 류려평의 팔을 잡아 흔들면서 귀띔했다.    “금방 전화 한 사람이 북경 공안국 사람인지 어떻게 아오? 혹시 제 아는 사람이오?”    “아니, 모르는 사람이오.”    “그런데 모르는 사람을 믿고 그 사람 구좌에 돈을 보낼게 뭐요? 정신 있소?”    류려평은 종호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콕 찔러놓으면서 말했다.    “정신 나갔어. 바보야, 공안국 사람도 믿지 않고 그래 누굴 믿겠어? 인차 돈을 보내야겠는데 이 일을 어쩌오?”    종호는 따져 물었다.    “그래, 그 사람이 북경 공안국 사람이란 걸 제 어떻게 알고 딱 곧이듣소? 좀 랭정하게 생각해보오. 이건 분명 전화사기오…”    또 류려평의 핸드폰 벨이 울렸다.    “또 전화 왔다. 빨리 돈을 보내야겠는데 이 일을 어쩐다? 청도에 다 갔구나.”    류려평은 또 전화를 받았다.    그 새 종호는 류생남 국장한테 다가갔다.    종호는 그래도 이 시각에 로국장은 랭정하게 사유하고 판단하리라고 믿었다.    “전화 한 사람이 북경 공안국 사람인지, 아닌지 어떻게 안다고 저럽니까?”    류생남 국장은 맥 빠져 제 자리에 앉은 채 종호를 쳐다보며 말했다.     “금방 내 북경 우전국 전호번호자문대에 확인해 봤는데 저 전화 친 사람의 전화번호는 북경 공안국 전호번호 맞습데.”     그러나 종호는 전화사기라고 단정지었다.    그때 옆에서 류려평이 전화를 치고 있었다.     “여보세요. 내 돈은 다 정기저금해 놔서 당장 찾기 힘들군요. 또 우린 지금 비행기 타고 청도로 가자고 그러는데요. 리륙시간이 반시간 밖에 남지 않았군요. 어떻게 하면 좋을가요? 뭐? 시간을 다툰다고요. 해커조직에 구좌번호가 공격당해 위험하다고요? 이 일을 어쩌는가요? 기다리세요. 제가 인차 정기저금 찾아 보내겠어요. 문자로 구좌번호를 보내주세요. 은행 이름과 수금인 성명도 보내십시오. 네. 알았습니다. 즉시 찾아 보내겠습니다. 수고하겠습니다.”     류려평이 전화를 놓으려고 할 때였다.     순간 종호가 류려평의 핸드폰을 홱 빼앗아냈다.     “야, 이 사기군아, 네놈 지금 어디 있느냐? 난 검찰원 검사야. 네놈 위치를 추적 중이야. 뭐? 사기군 아니라고? 그럼 왜 네놈 위치를 대지 못하는냐?”     그러자 류려평은 황급히 핸드폰을 빼앗아가며 야단쳤다.     “이 바보야, 어째 내 일에 삐치니? 가산을 몽땅 해커조직에 날리자고 그러니?”     종호는 너무 어이 없어 허구픈 웃음을 웃었다.     “정기저금통장에 돈이 얼마 있소?”     류려평은 어망간에 직답해버렸다.     “50만원이나 있어.”    종호는 깜짝 놀랐다.     “당신 어데서 그렇게 많은 돈 생겼소?”    류려평은 혀를 홀랑 내밀었다. 그제야 점점 제성신이 드는 것 같았다.     “바보 같은게 꼬치꼬치 캐묻지 말라.”     종호는 랭소했다.     (제 나그네 앞에선 꽤나 랭정하군. 어쩜 전화사기범 앞에선 저렇게 랭정하지 못할가? 흥!)     그런데 종호가 핸드폰에 대고 욕해놓은 후 웬 영문인지 류려평의 핸드폰이 잠잠해졌다.     “봐라. 바보 같은게, 네놈이 호통치는 바람에 공안국 사람 전화 끊어버렸어. 이 일을 어쩐단 말이야? 집에 당장 가야지.”     종호는 코웃음쳤다.     “보오. 내 검사라니깐. 그 놈 사기군이 겁 먹고 전화를 끊었잖아?”    종호는 능청스레 유모아를 늘여놓았다.     “그 돈 모를 사기군한테 보내지 말고 내나 주오.”    류려평도 씨물 웃으며 롱담을 했다.    “개를 줘도 널 안 줘.”    종호는 손가락으로 류려평을 가리키면서 포복대소했다.    “하하하, 저걸 보십시오. 가시아버지, 류려평은 낯도 본 적 없는 사기군한테 50만원 주자고 하면서도 나한테 안 준답니다. 우습지 않습니까?”    종호는 바늘방석에 앉은듯이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류려평의 팔을 끼고 탑승구 쪽으로 가면서 말했다.    “청도나 가기오. 이젠 리륙시간이 20분 밖에 남지 않았소.”    종호는 가시부모를 돌아보더니 외까풀눈을 찔끔 했다.    류생남 국장 량주는 려향을 데리고 종호를 따라 탑승구 쪽으로 나갔다.    류려평은 아직도 사기 함정에서 채헤여나오지 못하고 종호의 팔을 뿌리치며 중얼거렸다.    “이 바보야, 돈을 날려버리는 날엔 네 놈을 집에서 쫓아낼테야.”    “하하하. 류행장, 근심하지 마오. 이제 그 놈한테서 다시 전화 오는가 보오. 절대 오지 않을게요. 아마 그 놈은 미끼를 문 고기를 놓치구 지금 쯤은  ‘참 재수 없다.’고 툴툴거릴게오. 은행을 이끄는 류행장은 전신사기상식을 잘 알텐데. 어째 좀 랭정하게 생각해보지 못하오? 됐소. 전화시기 모든게 끝났으니까. 당신 돈 떼우지 않으면 한 때 밥이나 사주오. 자, 시름 놓고 가기오.”    그들이 비행기에 올라 청도에 날아갈 때도 전화 오지 않았다. 청도에 간지 며칠이 지나도 진짜 다신 “북경 공안국 그 놈”한테서 전화도 오지 않았다.     종호는 그때 일을 회상하자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어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쩜 부행장이란 사람이 저렇게 사기군한테 깜쪽같이 속히울가? 사기군한테 속히우는 건 눈깜짝 할 새야. 그날 청도에 갈 일이 없었더라면 류려평은 인차 돈을 그 놈 사기군한테 보냈을 거야. 또 그날 내 류려평한테 귀띔하면서 전화를 빼앗아 사기군놈을 위협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겠는가?)     종호는 류려평의 바보스런 행각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코웃음이 절로  났다.     비행장 대합실에서 남들은 마중 나온 사람들과 반갑게 얼싸 안고 야단쳤다. 그러나 종호는 마중 나온 사람이 하나도 없이 외롭게 대합실에서 나왔다.     그는 무더운 삼복지간에 찾아갈 집도 없었다. 그는 눅은 민박에 들기로 하고 공항뻐스에 올라탔다.      그는 아직도 해가 많을 걸 보고 먼저 남한테 세를 준 46평짜리 집으로 찾아가기로 했다. 그 콧구멍만한 집은 그가 단위 신세 절반, 원고료 절반 해서 산 집이었다.     종호는 그 집을 생각하자 또 그 집을 둘러싸고 류려평과 있었던 일이 눈 앞에 삼삼히 떠올랐다.     (글쎄 국장 집 귀공주를 데려다가 고생시킨 건 미안하다. 허나 난 돈을 조금이라도 벌면 널 기쁘게 해주려고 다 주지 않았더냐?)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종호는 항일투쟁사 책을 출판해 원고비를 꽤나 많이 탔다.    그날 저녁에 출판사 해당 편집과 책임자들을 한 때 대접하고 셋집에 돌아왔다.     바깥에서는 밤송이만한 함박눈송이가 쏟아져 내렸다.     종호는 하얀 눈을 빠드득빠드득 밟으며 귀가해 세집 문을 뚝 떼고 들어섰다.     “어째 이제야 왔소?”    류려평은 려향을 안고 이불 안에 누워 있다가 일어나 종호를 쳐다보았다.    종호는 가방을 벗어 들고 말했다.    “여보, 오늘 이벤트를 좀 해야겠소?”    “무슨 이벤트?”    류려평은 어글어글한 두 눈에 의아한 빛이 반짝이었다.    “이걸 보오. 뭔가?”    종호는 가방에서 두툼한 돈을 쥐어 천장에 탕 뿌렸다.    순간 50원짜리 돈이 눈송이처럼 천장에서 날아내렸다.    “이게 뭐야?”    류려평은 돈을 쥐여들고 보더니 어린애처럼 돈을 쥔 두 손을 쳐들고 환성을 질렀다.    “돈이구나! 돈!”    려향도 발딱 일어났다.    “뭐? 아빠 숱한 돈 가져 왔어? 나도 주어 보자!”    려향도 고사리손에 돈을 주어들고 야단쳤다.     “아빠 숱한 돈 가져왔구나! 해해.”    류려평과 려향은 온 구들과 가마뚜껑에 날아내린 돈을 주으며 좋다고 야단쳤다.     류려평은 탐욕스런 빛이 반짝이는 눈길로 두툼한 돈을 쳐들고 보며 좋아 야단쳤다.     그녀는 침을 손가갈에 바르고 두툼한 돈을 세면서 웃고 떠들어댔다.     “아니, 1만 1천원이나 되는구나. 숱한 돈을 보니 기분 좋구나.”     그때 대학졸업생인 종호는 한달에 로임을 겨우 70여원 밖에 못탔다. 그때 돈으로 11,000원은 적지 않은 돈이였다.     종호는 안해가 돈을 보고 어린애처럼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저으기 위안되였다. 그는 처음으로 남편 노릇을 한 것 같아 가슴을 쑥 내밀고 당당하게 안해 앞에 설 수 있게 됐다.    류려평은 종호한테 다가와 종호의 언 볼에 뽀뽀를 쪽 해주었다.    “엄마 아빠를 뽀뽀해? 나도 뽀뽀! 해해해.”    류려평과 려향은 번갈아 종호 얼굴에 뽀뽀하고 나서 손벽까지 치며 웃고 떠들었다. 려향은 종호 품에 안겨 초롱초롱한 포도눈으로 엄마와 아빠를 쳐다보았다.    류려평은 의아한 눈길로 종호를 쳐다보았다.     “이렇게 많은 돈 어디서 나진 거요? 혹시…”    종호는 오늘만은 안해 앞에서 허리를 펴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    “항일투쟁사 책 원고료요!”     종호는 가방에서 처녀작 책을 꺼내 들었다.     허나 류려평은 책은 왼눈으로도 보지 않고 돈을 건사하기에 급급했다.    그녀는 종호의 치적을 깎아내리는 걸 잊지 않았다.     “그 책 쓰느라고 집의 돈을 어디 적게 썼소? 취재 교통비만 해도 얼마나 많이 들어갔소? 이걸루 겨우 본전이나 하겠구만.”     그때 그날 그 감격적인 장면을 회상하면서 종호는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류려평의 행태를 생각하자 인차 얼굴이 바위돌처럼 굳어지고 말았다.    “돈 밖에 모르는 수전노 같은 년. 어쩜 저렇게 탐욕스럽게 변질했을까?’     종호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땅이 꺼지게 한숨을 후- 길게 내쉬었다.     그는 추억의 돛배에서 내려 삼복염천 무더위를 무릅쓰고 성림을 구할  일념으로 그 유서 깊은 자그마한 아파트로  찾아갔다.
518    대하소설 황혼 제4권(61)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악처 김장혁 댓글:  조회:418  추천:0  2024-10-20
     대하소설 황혼 제4권            김장혁      61.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악처         “저승사자”가 앞으로 나간 후 얼마 안 있어 비행기는 요란한 엔진소리를 내더니 활주로에서 내달렸다. 이윽고 비행기는 기수를 건뜻 쳐들더니 푸른 하늘로 날아올랐다.     종호는 고향에 돌아갈 생각을 하니 가슴이 자못 설레이었다. 퇴직한 후 몇해만에 고향에 돌아가게 돼 자못 감회가 별스러웠다.     타원형 유리창문으로 솜뭉치 같은 하얀 꽃구름이 둥실둥실 다가왔다가도 뒤로 날려갔다.     비행기는 일정한 고도에 오르자 반듯이 기체 균형을 잡더니 평온히 날아가기 시작했다.     저 앞에서 나영이 여기저기 살피면서 뒤좌석으로 오고 있었다. 그녀의 뒤에는 여경이 딱 붙어 따라왔다.     종호는 나영이 자기를 쉽게 찾으라고 좌석에서 우쭐 일어섰다.     나영은 종호 옆에 다가오자 주춤 멈춰섰다.     “카시모도, 내 남편 철석한테 리혼청구서와  성림을 봐달라고 전해주세요.”     나영은 미리 준비한 종이 두장을 꺼내 종호 앞에 내밀었다.     “뭐야?”     나영이 여경을 뒤돌아보며 말했다.     “리혼청구서와 편지입니다.”     여경은 종이 두장을 쇠고랑이를 찬 나영의 손에서 홱 채다가 들여다 보았다. 그러나 조선어로 씌여져 있어 눈은 있어도 한 글자도 알아볼 수 없었다.     여경은 특급좌석쪽을 되돌아보며 다급히 소리쳤다.     “최국장님, 여기 오겠습니까?”     “왜 그래?”     최혜영 국장이 우쭐 일어나 이쪽으로 다가왔다.     숱한 여객들의 눈길이 여경과 나영한테 쏠렸다.     최혜영 국장은 다급히 다가왔다.     저쪽에서 류려평과 여경들도 이쪽으로 머리를 쳐들고 돌아보았다. 류려평의 퉁사발눈에서는 별스런 빛이 섬찍하게 번떡이었다.     그녀들은 종호와 나영이 서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았기에 여경과 최혜영 국장이 주고 받는 말을 다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무슨 일이오?”     최국장이 묻는 말에 여경은 나영의 손에서 빼앗은 종이 두 장을 내밀었다.     “이게 뭔지? 이 분께 넘긴 건데요.”     류혜영은 종호와 나영을 번갈아 쏘아보더니 종이를 받아쥐어 들여다보고 여경한테 넘겨주었다.     “리혼청구서와 남편한테 쓴 편지구만. 문제없소. 이분은 신문사 리종호 부사장이오. 되돌려주오.”     “예. 알았습니다.”     여경은 최혜영 국장과 종호가 나란히 앉아 담소하는 걸 보았기에 그들이 그저 이만저만한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채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녀는 종호한테 군례까지 척 붙이고 나서 종이 두장을 종호한테 되넘겨주면서 사과했다.     “미안합니다. 금방 너무 조폭하게 대했는데 널리 량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종호는 종이장을 받아 호주머니에 잘 건사하면서 여경의 언행에는 개의치도 않았다.    “괜찮소.”     여경이 나영의 등뒤를 떠밀었다. 진짜 시에미 역정에 개 배때를 차는 격이었다.     “화장실 가겠다더니, 참, 걸엇!”     종호는 나영한테 말했다.     “근심하지 마오. 자주 면회하러 갈게.”     종호는 나영이 근심할가 봐 성림이 중한 심장병과 코로나에 걸렸다는 말은 입 밖에 내지도 않았다.      그는 돌아서서 묵묵히 두 손에 쇠고랑이를 찬 채 비틀거리며 화장실로 가는 나영의 여린 등뒤를 바라보았다. 순간 저도 몰래 콧   마루가 시큼해남을 어쩔 수 없었다.      종호는 자리에 되앉아 이슬이 촉촉이 맺힌 눈을 슬며시 감았다.     “나쁜 놈, 제 명에 썩어지는가 봐라. 흥!”     이때 귀에 익은 앙칼진  욕소리 다가왔다.     종호가 눈을 번쩍 떠보고 깜짝 놀랐다.     류려평이 다가오면서 퉁사발눈깔로 그를 무섭게 쏘아보며 욕하지 않겠는가. 악처는 악이 나 살진 입술을 마구 깨무는 것이 아니겠는가.     “종호, 비행기에서 제 녀편네하고는 위안하는 말 일언반구도 하지 않으면서. 흥, 저 갈보년과 련애를 잘 하는구만. 네놈이 진작 저 갈보년과 살자고 리혼하자는 거 모를 거 같애? 저년과 재혼하자고 부랴부랴 리혼청구서를 만들어가지고 날 찾아왔지?  난 리혼 안하겠어. 너네 년놈들이 내 벌어놓은 걸 흔자만자 쓰면서 사는 거 보자구 리혼해? 리혼청구서를 돌려달라. 갈기갈기 찢어버릴테야. ”     류려평은 쇠고랑이를 찬 손을 들어 당장 종호를 칠 상 했다. 그러나 종호는 개 짖는 소리를 들었는둥 만둥 잠잠히 앉아 있었다.     사실 류려평은 이 시각에 더 없는 절망감과 위기감을 느꼈다. 종호와 나영이 뭐라고 주고 받는 걸 보자 류려평의 눈에서는 질투와 격분에 찬 불길이 이글이글 타올랐다. 마구 물어뜯어놓고 싶었다.     그때 여경이 류려평의 뒤잔등을 떠밀며 제지했다.     “걸엇! 언제 화장실까지 가겠어?!”     류려평은 씩씩거리며 억지로 떠밀려 기내 뒤로 걸어갔다.      그때 나영이 여경한테 압송돼 맞은 쪽에서 다가왔다.      “개쌍년!”     갑자기 류려평은 쇠고랑이를 찬 두 손을 쳐들어 나영의 머리를 내리쳤다.     “가랭이를 찢어 죽일 개쌍년, 녀년이 감히 우리 집 재산을 넘보는 거야?!”     류려평은 악귀처럼 두 손으로 머리카락을 마구 쥐여 뜯어놓았다.     불시에 일어난 사변에 여경들은 깜짝 놀랐다.     “닥쳣!”      “그만 두지 못할까?!”       여경들은 악귀 류려평의 량팔을 겨우 뒤로 비틀어 제지시겼다. 기내 안전원과 공중아가씨들도 달려와 여경들을 도와 류려평을 제압해 특급좌석으로 떠밀었다.      나영은 머리에서 뻘건 피가 주르르 흘러 볼을 적셨다. 평소에 볼우물을 옴폭 파던 볼에, 그 곱던 수척한 볼에 피와 머리카락에 한데  엉켜 붙어 보기도 구차했다.     여경들은 류려평을 특급좌석에 물앉혀 놓은 후 쇠고랑이를 하나 더 꺼내 류려평이 손목에 찬 쇠고랑이와 안전벨트에 절컥 채워놓았다. 류려평은 이젠 앉은 자리에서 한치도 꼼짝 못하게 돼버렸다.     여경은 나영을 류려평과 건너편 특급좌석에 앉혀놓았다.     나영은 팔받치개를 탁탁 치면서 울분을 토해냈다.     “개쌍년, 내 입이 터지면 류덕재하구 네년은 죽는다, 죽어!”     공중아가씨들은 최혜영 국장의 분부를 받고 림시구급약통에서 운남백약을 꺼내 나영의 머리 상처에 치고 소독솜으로 머리의 상처와 볼에 묻은 피를 닦아주고 붕대로 터진 머리 상처를 이리저리 동여매주었다.     숱한 여객들의 눈길이 앞쪽 특급좌석에 앉은 류려평과 나영한테 쏠렸다. 여기저기서 불평에 찬 목소리 들렸다.     “오늘 별난 것들과 다 비행기를 탔다.”     "시끄러워 죽겠어! 흥!"     “부부간인 모양이지? 리혼이구 뭐구 하는 거 보면.”     “글쎄 말이야. 창피하지도 않은 모양이지? 비행기에서 싸우다니? ㅉㅉㅉ.”     “저년은 무슨 죄를 졌기에 저랠까?”     “아마 죽을 죄를 졌는 모양이지?”     “글쎄 말이야. 한국에까지 와서 잡아가는 걸 봐라.”     주위의 어떤 여객들은 종호를 흘끔흘끔 곁눈질했다.     종호는 너무나도 창피해 눈을 지긋이 감아버렸다.     (막다른 골목에 이른 걸 알았는지 류려평은 악마로 탈바꿈했구나. 이빨을 쁙쁙 갈면서 나영한테 행악질하는 거 봐라. 사람 같은가? 진짜 이젠 인성이라곤 꼬물만치도 없구나.)     종호는 생각할수록 섬찍해났다.     (저년이 이제 또 무슨 짓거리를 할지 몰라. 나를 죽어라고 무함할 수도 있어. 만단의 사상준비를 해야겠구나.)     이때 앞좌석에서 또 소란이 벌어졌다.     “화장실에 보내달라! 오줌깨 다 터진다!”     류려평이 또 고래고래 고함쳤다.     “아무리 죄수라도 그렇지. 바지에 오줌을 싸래?! 저승사자 같은게, 씨, 경찰들은 인도주의라곤 꼬물만치도 없어?! 너네도 같은 녀자 아닌가? 어쩜 이리 지독해? 항의한다! 항의해!”     최혜영 국장은 하는 수 없어 여경들을 보고 나직이 말했다.     “화장실에 데리고 가오.”     여경들은 하는 수없이 안전벨트에 채운 쇠고랑이를 풀고 류려평을 다시 압송해가지고 화장실 쪽으로 갔다.      그러나 여경들은 이번에는 류려평이 다른 짓거리를 못하게 두 손을 뒤에 가져다 쇠고랑이를 절컥 채웠다.     류려평은 종호 가까이에 다가가자 또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제 노릇도 못하는 바보, 네 놈 바보를 만나 한평생 개고생한 거 생각하면 원통하다. 원통해! 물독이 떵떵 어는 셋집에서 엄동설한에 물을 길어먹으면서 산 거 생각하면 이빨에서 다 신물이 난다. 신물이 나. 몸서리쳐진다. 이 개새기야!”     이때 종호 등뒤에서 또 악처의 고함소리 들렸다.     종호는 보기 창피해 류려평을 되돌아보지도 않았다. 보나마나 이를 악물고 고함칠게 뻔하지 않는가.     “소리치지 말엇! 여객들의 휴식에 영향준다.”      여경이 제지시키며 류려평의 등뒤를 떠밀었다.      그러나 류려평은 온 기 내 떠나가게 계속 욕설을 퍼부었다.      “네놈이 조금만 경제적으로 만족시켜 줘도 내 그렇게 고생했겠어? 불알 차고 어디 남편 구실이나 했는가? 그 불알 떼서 개나 줘라!”      류려평은 한족이나 조선족이나 다 들으라고 고의로 천천히 걸으면서 한어와 조선어를 섞어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다.      그녀는 입에서 뱀이 나가는지 구렁이 나가는지 모르고 횡설수설 고함쳤다.      그러나 여경들은 류려평의 입을 틀어막는 수도 없어 악처가 아무리 악다구니질 해도 속수무책이었다.       “불알이 하나 밖에 없는 고재,  그 즛살에 젊고 이쁜 년들을 넘써 봐?! 흥! 삶은 소대가리 웃다가 꾸러미 다 터지겠어. 썩달걀 하나 가지고 저년과 속살을 섞을 거 같애? 고자 같은게, 어림도 없어. 그 개불알이 썩어 떨어지지 않는가 봐라. 개 좆 같은 궁리 작작 해라! 이제 앉은 개 조지 부러지지 않는가 봐라! 하나 밖에 없는 불알도 죄를 만나 썩어떨어지지 않는가 봐라! 네 놈은 제 새끼 하나도 낳지 못하고 화장텀에 가서 타 죽지 않는가 두고 봐라! 개새끼! 제 명에 썩어지는가 봐라!”       종호는 참다못해 한마디 했다.      “누워서 침 뱉으면 제 낯에 떨어진다는 걸 알아라.”      경찰도 류려평을 떠밀면서 제지시켰다.      “입 다물지 못해?!”      그러나 류려평은 화장실에 갔다가 돌아오면서도 작정한듯이 단말마적으로 계속 욕설을 퍼부었다.      “나를 살인미수죄로 몰아 총살하고 저 갈보년과 콱 잘 살아라!”     류려평은 쇠고랑일을 찬 두 손을 쳐들어 나영과 종호를 번갈아 가리키면서 악귀처럼 떠들어댔다.     “저년은 문화국 최정호 국장과 바람 피운 갈보년이오.  저년은 전람관 공금을 탐오한 죄 두려워 최정호 국장을 따라  일본과 한국에까지 도망쳤다가 붙잡힌 년이야…”     나영도 머리에 피 묻은 붕대를 감은 채우쭐 일어나 뒤쪽에 대고 맞불을 놓으며 소리쳤다.     “그 개쌍년 말을 믿지 마십시오! 세상 미친 년입니다! 제 나그네도 죽이자고 달려든 악처입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악처입니다.”     여기저기서 쑤근거리는 소리 들렸다.     그러자 류려평은 뒤쪽에서 앞에 대고 고함쳤다.     “저년은 세상에 둘도 없는 바람쟁입니다. 군스나 몇인지 모릅니다. 문화국 최국장과 바람 피우던게 이젠 또 여기 앉아 있는 이놈, 신문사 리종호 사장놈과 눈이 맞아 바람 피웠다. 나와 리사장은 아직 리혼도 하지 않았어. 너네 년놈들은 중혼죄를 졌어. 어디 죽을 때까지 해보자!”     바빠맞은 여경들은 최혜영 국장과 안전원의 지시대로 허연 수건을 가져다가 류려평의 입을 틀어막았다.     류려평은 몸부림치며 야단쳤지만 더는 소리치지 못했다.     그제야 기내가 좀 조용해졌다.     종호는 기내 숱한 따끔한 눈길이 자기에게 쏠리는 것을 얼굴 따갑게 느꼈다.     여기저기서 별난 소리 다 들렸다.     “저런 녀편넬 만나면 개고생이야.”     “한족녀펴넨 얻을게 아니다이.”     "한족녀편네들은 다 저래. 나그네하구 쎄냥 한단 말이오."     "진짜 악처야. ㅉㅉㅉ.^^"     종호는 너무나도 창피해 두 눈을 꼭 감고 깊은 사색에 잠겼다.     외나무다리에서 악처를 만나 종호는 세찬 파도에 맞아 충격을 받았다. 그 세찬 파도는 종호한테 수많은 귀띔도 해주었다. 그의 머리 속에서는  대책도 서서히  가닥이 잡혀고 있었다.
517    대하소설 황혼 제4권(60) "저승사자"와 녀죄수들 김장혁 댓글:  조회:432  추천:0  2024-10-19
   장편소설 황혼 제4권              김장혁      60. 저승사자와 녀죄수들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비행기가 이별을 싣고 날아오르고 그리움을 업고 날아내린다.     종호가 공항에서 탑승구로 스적스적 다가갈 때였다.     저게 뭔가?     숱한 여경들이 쇠고랑이를 찬 녀성 둘을 압송해 탑승구로 다가왔다. 그런데 가까이 온 걸 보니 그 압송되는 녀성 둘은 류려평과 나영이 아니겠는가.    종호는 걱정부터 앞섰다.     (아니, 어쩜 저 저승사자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됐는가. 쥐도 새도 모르게 피뜩 귀국했다가 돌아오려고 했는데. 이게 뭔가? 악처한테 내 행적이 로출되면 큰 일인데…)      사실, 오늘 아침 인터폴 여경들은 구치소에서 류려평과 나영을 구인해 인천국제공항에 압송했다.     류려평이나 나영은 처음엔 어디로 압송돼가는지 몰라 궁금해났다. 그런데 인천공항에 이르자 그녀들은 중국 경찰에 인도된다는 것을 알게 되였다.     나영은 이미 각오했기에 심태가 평온했다.     그러나 류려평은 깜짝 놀랐다.     (아니, 이걸 어쩌는가? 중국에 인도돼가면 생사를 기약할 수 없잖은가? 한국에서 살인미수죄를 지면 한국에서 판결받으면 극상해야 한 5년 이하 판결받겠는가 했는데. 이게 뭐야?)      여기까지 생각하자 류려평은 눈앞이 캄캄해났다. 그녀는 완전히 심리균형이 무너졌다. 아니, 절망에 빠졌다.      갑자기 류려평은 몸부림치며 벌떡 일어나 쇠고랑이를 찬 두 손을 번쩍 들어 휘저으면서 고함쳤다.     “항의한다! 항의해!”     여경들은 깜짝 놀랐다.     “왜 이래?”     여경들은 량 옆에서 류려평의 량팔을 꽉 붙잡고 제자리에 물앉혀놓고 꽉 눌러 제압했다.     류려평은 계속 차 내에서 꽥꽥 고함쳤다.     “나를 중국에 인도하는 건 불법이다. 견결히 항의한다! 난 한국에서 살인미수죄를 졌는데. 왜?! 한국에서 판결하지 않고 중국에 인도하는가?!”     여경은 류려평한테 내심하게 설명했다.     “당신은 중국에서 지은 죄가 더 많기에 마땅히 중국에 인도돼 판결받아야 합니다.”    류려평은 불이 이글거리는 퉁사발눈을 무섭게 부릅떴다.     “왜?”    여경은 뒷 설명을 이었다.     “중국 사법부문에서 인터폴에 지명수배도주범 류려평을 나포해 인도해줄 것을 명확히 요청했습니다. 당신의 살인미수죄 사건은 한국 경찰에서 이미 정선해 몽땅 중국 사법부문에 넘겼습니다. 당신은 마땅히 중국에서 판결받아야 합니다."     류려평은 공항에 들어서면서 계속 고함쳤다.     나영은 그저 평온한 심정으로 공항에 들어섰다. 그녀는 귀국한 후 어떻게 최정호 국장과 류덕재 행장, 류려평 부행장의 죄악을 적발해 관대처분을 받고 하루 빨리 아들애와 만날가 하는 속궁리를 굴렸다.     한참 고함치던 류려평은 고함쳐 봐야 쓸데 없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땅이 꺼지게 한숨을 후- 내쉬었다. 여경들은 류려평과 나영을 탑승구 어귀까지 압송해 온 후 중국의 머리 허연 여경과 젊은 녀성 셋의 신분을 확인한 후 녀죄수들을 인도했다.       (어쩜 중국에선 저렇게 늙은 여경을 보냈을까? 참.)     종호는 그 머리 허연 여경을 보면서 도리머리질하다가 깜짝 놀라 소리칠번 했다.     (저게 뭔가?)     종호를 더욱 놀래운 것은 머리 허연 여경은 퍽 눈에 익어 보이었다. 가까이 다가오는 걸 자세히 보았을 때 종호는 경악할 번했다.     (아니, 저게 저승사자 아닌가?)     종호가 말하는 저승사자란 고향 검찰원 부검찰장, 반탐오회뢰국 최혜영 국장의 별명이었다. 숱한 부패분자들이 그의 손에 걸리면 살아서 나오는 놈이 없었다. 그리하여 부패분자들이“저승사자”라고 부를만치 최혜영  국장은 수사능력이 대단하고 손이 맵기로 이름났다.     종호는 오랜만에 이국 공항에서 만난 최혜영 국장을 인사하고 싶었지만 류려평의 눈에 띄우는 것이 싫어 그만두었다.     종호는 멀직이 서서 최혜영 국장과 여경들이 한국 여경들한테서 류려평과 나영을 인도받아 쇠고랑이를 갈아채워가지고 탑승구로 나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류려평은 머리 하얀 최혜영 국장을 마주치자 깜짝 놀랐다.     “아니, 저건 정계에 소문난 저승사자 검찰원 최국장 아닌가? 모두들 저 저승사자를 만나면 부패분자들이 살아남지 못한다고 하던데. 저승사자한테 걸려들다니? 아이고, 하느님 맘시사. 이걸 어쩌는가? 영낙없이 죽었어. 죽어.)     류려평은 혼나간 사람처럼 두 다리를 부들부들 떨면서 간신히 특급탑승구에 다가갔다.     종호는 탑승구로 다가가면서 최혜영 국장을 두고 대학시절의 깊은 추억에 잠겼다.     최혜영은 종호의 대학동기, 본 명은 최은영이었다. 은영은 최시장의 딸인데 대학교 시절 한 학급 동기, 학생회 주석인 리승호를 사랑하게 되였다. 그런데 리승호는 은영을 사랑한다기보다 그녀의 우유빛 몸을 사랑했다. 그는 은영의 몸을 자기 성욕을 만족시키는 노리개로 삼고 데리고 놀아댔다. 승호는 벌써 고중시절의 첫사랑 허옥희의 정조를 짓밟고 오래동안 속살을 섞어왔다. 대학에 입학한 후 리승호는 은영을 사랑하는 척하면서도 대학동기 홍희와도 련애하는 척하면서 홍희의 정조를 무참히 짓밟았다. 홍희는 졸업 전야에 리승호가 은영을 사랑하는 걸 발견한 후 절망에 빠진 채 학교 뒤산 소나무밭에서 목을 매 자살하고 말았다.     한 학급의 리성호는 승호와 은영, 홍희 사이에 벌어진 비극  내막을 전혀 모르고  운동도 잘하는 은영을 짝사랑했다. 최시장의 공주 은영은 농민의 아들 리성호의 순박한 사랑을 저버리고 공안국 과장네 아들 리승호, 색마를 사랑하고 거의 사흘이 멀다하게 학교 뒤산 소나무밭 웅덩이에 가서 정조까지 바치었다.     그런데 은영은 대학 졸업 직전에 승호가 대학 입학 전에 벌써 고중동기 허옥희와 애매한 련애관계를 벗어나 오래동안 속살을 섞어왔고 홍희의 정조를 빼앗아 죽음에 몰아넣은 흉수라는 것을 알게 되였다.     그때 리승호는 선후하여 옥희와 은영, 홍희 정조를 짓밟고도 애비 후광을 입어 뒤문치기해 버젓이 공안국 경찰로 됐다. 은영은 허위적인 승호를 한없이 증오했다. 그녀는 악에 받쳐 승호한테 홍희와 허옥희, 자기까지 짓밟을대로 짓밟은 승호한테 복수하려고 이를 쁙쁙 갈며 기회를 기다렸다.     그녀는 불러 그 소나무밭에 있는 우묵한 웅덩이에서 속살을 섞을 때 미리 준비한 면도칼로 승호의 그걸(귀두를) 썩뚝 베버렸다. 승호가  아파 죽는다고 고함치며 그걸 붙잡고 뺑뺑 맴돌 때였다. 세 날강도가 굶은 승냥이들처럼 덮쳐들었다. 날강도 세 놈은 승호를 소나무에 묶어놓고 은영을 웅덩이에 몰아넣고 짐승처럼 륜간했다. 은영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승호도 소나무에 묶인 채 하신으로 하혈이 심해 까무러쳤다. 공안국 수사대대 대대장인 승호 아버지와 수사대원들은  핸드폰의 위치를 추적해 대학교 뒷산 소나무밭에서 피못 속에 까무러친 벌거숭이 은영과 소나무에 묶인 벌거숭이 승호를 발견해 병원에 호송해 구급했다.     은영은 그때부터 성명을 최혜영이라고 개명한 후 타현시에 가서 검찰원의 검사로 됐다. 그녀는 후에 지역검찰원에 전근돼 전문 부패분자들을 나포해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다.     그녀는 티없이 맑고 깨끗하고 순박한 성호의 사랑을 저버린 것을 후회하면서 예순이 가까와 오는 오늘까지 결혼하지 않고 부패분자들을 나포하는 사업에만 몰두했다.     그는 선후하여 부패분자들인 공상국 오청룡 국장, 모 광고회사 총경리 리굉팔, 문화국 최정호 국장과 애인 명모델 정희, 전람관 부관장 박나영, 시문공단 부단장 임하영, 모 대학교 허병칠 부장 등의 탐오죄, 공금 람용죄, 수뢰죄 등을 밝혀내고 대부분 범죄자들을 나포했다.     최정호와 나영은 인터폴의 지명수배를 피해 일본과 한국으로 도망쳤댔다. 나영은 한국에 숨어 있었고 최정호는 나중에 한국 기생 미희의 오빠 도움을 받아 어선을 타고 남태평양 이름 모를 무인도에까지 도망쳐갔다. 그때 최혜영 국장은 최정호를 나포하려고 남태평양 모 국에 날아가다가 비행기 추락사고로 무인도에 떨어졌다. 그녀는 정호를 리용해 무인도 야인들과 배회하다가 나중에 목숨 걸고 싸워 끝내 정호를 압송해 무인도를 승리적으로 벗어나 귀국하였다…     진짜 최혜영 국장의 피어린 정탐이야기는 자못 렵기적이고 감동적이었다. 하여 종호는 정의감 있는 대학여동기지만 최혜영 국장을 아주 존중하였다.     (야-, 당년에 대학교 빙장에서 성호와 함께 은제비처럼 쌍쌍이 스케트를 나는듯이 타던 은영이 어쩜 벌써 머리 허옇게 됐어? 세월이 야속하구나. 야속해.)    종호는 자기 머리 허옇게 세여간 건 다 잊고 은영이 늙은 것만 개탄했다.    그는 최혜영 국장을 보자 나영의 일을 좀 말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종호는 머리 허연 최혜영 국장이 류려평과 나영을 압송해 탑승구로 들어간 후에 스적스적 탑승구로 나가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 첫어귀 특별좌석에 최혜영과 여경들이 류려평과 박나영을 좌우로 끼고 앉아 있지 않겠는가.     외나무다리에서 종호와 딱 마주친 악처 류려평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퉁사발눈이 데꾼해졌다. 두툼한 입술이 함박만큼이나 쫙 벌려졌다.     (저 놈, 저게! 오늘 귀국해?! 추석 전엔 귀국할 티도 안 보이더니. 참 교활하구나. 저 놈 려향 먼저 귀국하면 아빠 산소 그게 큰 일 아닌가? 아이고, 이 일 어쩌나?)     최혜영 국장도 동기 종호를 뜻밖에 기내에서 만날줄은 몰랐다.     “리사장! 참 오랜만이오.”     그녀는 벌떡 일어나 종호의 손을 잡았다.     종호도 반갑게 인사했다.     “오, 최국장, 참 오랜만이오. 여기까지 와서 수고 많구만.”     최혜영 국장은 머리를 끄덕였다.     “양. 수고는 무슨? 내 직책인데.”     나영도 깜짝 놀라 종호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종호가 리혼수속하러 고향에 들어간다는 건 알았지만 오늘 한 비행기에 앉아 갈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카시모도, 오늘 가는가요?”     “그렇게 됐소.”     나영이 또 뭐라고 말하려고 하자 여경이 나영을 제지했다.     “당신은 죄수입니다. 그만 말하세요.”     나영은 입을 다물지 않으면 안되였다.     종호는 난처한대로 최혜영 국장을 마주보며 나직이 말했다.     “최국장, 내 좀 보기오.”     최혜영 국장은 머리를 끄덕이더니 종호를 뒤따라 뒤좌석으로 움직였다.      최혜영 국장은 종호를 뒤따라와 종호의 옆좌석이 빈 걸 보고 림시로 옆에 나란히 앉았다.     종호는 나직이 물었다.     “아직도 퇴직하지 않았소?”     최혜영은 희죽이 웃었다.     “진작 퇴직했소. 퇴직 전에 박나영을 채 나포하지 못해 시름 못놨댔소. 이번에 박나영까지 인도해가게 됐으니깐. 이젠 시름놨소.”     그녀는 길게 안도의 한숨을 후- 내쉬었다.     사실 그녀는 국장에서 물러난 후 지금 검찰원 국급 순시원 겸 고문으로 있었다.     종호는 최혜영을 돌아보며 정색해 말했다.     “최국장, 나영이 억울한 점을 감안하길 바라오.”     혜영은 쌍까풀눈이 데꾼해졌다. 그녀는 종호가 안해 때문에  찾는가 했는데 나영 말을 꺼낼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나영이 어째 억울하다고 그러오? 나영과 아는 사이오?”     종호는 머리를 끄덕였다.     “양. 나영은 사실 최정호 하라는대로 전람관 공금 5만원을 가져다 최정호 국장한테 주었을뿐이오. 그 돈도 남편 철석을 시켜 자기 돈을 찾아 심계국에 바쳤다오.”     최헤영 국장은 코웃음쳤다. 저승사자의 얼굴이 단통 청얼음처럼 푸러덩덩해 굳어졌다.     “흥, 나영은 공금람용죄가 두려워 정호을 따라 일본과 한국으로 도망쳐 정호의 부정축재를 흔자만자 써버렸단 말이오. 도주죄는 용서할 수 없소.”     종호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대학교 때 은영이 보기 좋아하던 소설을 들어 말했다.     “나영을 무작정 봐 달라는게 아니오. 대학교 때 저는 빅또르 유고의 소설 을 보기 좋아했잖았소? 저 나영은 딱 주인공 쟝발쟝 상이 아니고 뭐요? 쟝발쟝은 어릴 때 빵 하나 훔쳤다가 투옥됐는데 자꾸 탈옥하는 바람에 죄에 죄를 더해 가중해져 나중엔 16년이나 판결받지 않았소? 나영을 두번째 쟝발쟝을 만들어선 절대 안된다고 보오.”     최혜영 국장은 분명히 말했다.     “법은 항상 공정한 법이오. 법 앞에선 고위저하를 막론하고 공평하오. 나영을 절대로 쟝발쟝으로 만들지 않을 거요.”      “나도 믿소.”     종호는 최혜영 국장의 옆에 좀 다가앉으며 나직이 말했다.     “이제 나영은 귀국하면 최정호와 류덕재, 류려평의 죄행을 추가폭로할 거요. 그때 좀 관대하게 처벌할 수 없소?”     최혜영은 머리를 끄덕였다.     “타인의 죄행을 많이 폭로할수록 나영의 죄는 경하게 판결받을 수 있소.”     종호는 최혜영 국장의 손을 꽉 쥐었다.     “난 최국장을 믿겠소. 나영이 불쌍해 그러는게 아니라 나영이네 아들애  불쌍해 그러오. 에미 감옥에 들어가 오래 있으면 심장병에 걸린 일곱살짜리 애는 어쩌오?”     최혜영 국장은 손을 빼며 저승사자의 본색을 드러내며 정색하더니 무뚝뚝하게 말했다.     “어린애는 어린애고 범죄자는 범죄자지. 애를 봐서 범죄자를 동정할 순 없소. 모든 건 나영 본인한테 달렸소. 그가 기타 범죄자들의 죄행을 많이 폭로할수록 관대처벌을 받을 수 있소.”    “알았소.”    그때 종호 옆좌석 손님이 왔다.     “고향에 돌아가면 자주 련락하기오.”     최혜영 국장은 종호와 한마디 말하고는 자리를 툭 털고 일어나 특급좌석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종호는 죄수에 대해서는 추호도 사정을 두지 않는 "저승사자", 법과 상식 밖에 모르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516    대하소설 황혼 제4권(59) 추억의 귀국길 김장혁 댓글:  조회:435  추천:0  2024-10-16
    대하소설 황혼 제4권            김장혁        59. 추억의 귀국길        종호는 리혼수속 때문에 급히 귀국해야 했다. 그런데 성림이 자꾸 기침을 깇고 가슴과 배 아프다고 해 퍽 근심스러웠다. 원래는 춘영한테 성림을 맡겨놓고 떠나려고 했는데 성림이 무슨 병을 앓는지 모르고는 좀처럼 떠날 수 없었다.     종호는 별 수 없이 성림을 데리고 병원에 가보았다.     의사는 성림의 가슴에 청진기를 대고 두루 검진해 보고 눈이 휘둥그래졌다.     “아니, 얘가 페 좋지 않군요. 전신 초음파검진을 해봐야겠습니다.”     (또 검진비를 벌려고 들잖아?)     종호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면서도 별 수 없었다. 씨원히 초음파검사를 하면 무슨 병인지 알면 좋을 거 같았다.     한참 후에 초음파검사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놀라운 결과가 아닌가!     성림은 코로나에 심장병이 아니겠는가.     의사는 안경을 춰올리면서 정색했다.     “심장을 수술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해요.”     “네?”     (이 일을 어쩐단 말인가?)     종호는 눈앞이 캄캄해났다.     한참 만에야 종호는 정신을 가다듬고 물었다.      “무슨 심장병인지. 수술하지 않고 약물로는 치료하지 못합니까?”      그는 이전에 류려평이 쩍 하면 수술하자던 일이 떠올랐던 것이다.     (서의들이야 쩍하면 수술하자고 하지.)     “약물치료로는 이미 늦었어요. 심장혈관 협착증이 심해 심장혈관에 집게를 넣어 벌려놓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해요.”     그제야 종호는 머리를 끄덕였다.     “수술비용은 얼마나 듭니까?”     “한 4천만원 들어요.”     “네?”     종호는 덴겁한듯이 놀랐다.     (그 엄청난 수술비용을 댈 돈이 어디 있는가? 나영은 이제 귀국해 판결받을게고. 춘영도 여직껏 나영 대신 여기저기 피해다니면서 근근득식하는 판인데. 어디서 엄청 많은 수술비용을 댄단 말인가?)     종호는 체면이고 뭐고 다 잊고 지청구를 들이댔다.     “당장 수술비용 없는데요. 먼저 어린애 심장병이 심하다는데 먼저 수술해주면 안됩니까? 후에 꼭 수술비용을 갚아드리겠습니다.”     의사도 난감해 했다.     “어린애 병세를 보면 먼저 수술해 줘야 하겠는데요. 자꾸 외상으로 수술하면 우리 병원은 문을 닫아야 해요. 원장과 말해 보세요.”     인도주의와 금전이 공중에서 부딪쳐 씨뻘건 불찌가 툭툭 떨어졌다. 금전이 끝내 인도주의를 꿀꺽 삼켜버리며 심장수술을 불식시켰다.     종호는 원장과 말해도 마찬가지 대답이라고 여기고 그만두었다. 그는 성림의 애고사리손을 잡고 고통스레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병원 문을 나섰다. 그는 귀로에 성림이 불쌍해 가로수 밑에서  몇번이고 성림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었다.     (몇자리수 몇십개씩 척척 속산하는 성림이 얼마나 귀한 앤가? 절대 성림을 생사선에 놔둘 순 없어.)     종호는 어떻게 하면 성림의 수술비용을 대겠는가 궁리했다.     종호는 뭔가 피뜩 떠올랐다.     “류려평의 애비 산소의 비밀을 파보자.”     그는 궁리 끝에 답을 찾은듯이 머리를 끄덕이더니 급급히 귀국하기로 마음 먹었다.     종호는 지영의 남편과 바람 피운 춘영을 만나기도 싫었다. 그러나 춘영을 내놓고 성림을 부탁할 사람이 맞같잖았다. 지영보다 그래도 성림의 이모 춘영이 낫다고 생각됐다.     (춘영은 조카를 잘 보살필 거야.)      종호는 인차 핸드폰으로 춘영을 불러 성림의 병정황을 쭉 말하고 나서 성림을 부탁했다.      춘영은 두 말 하지 않고 나영의 셋집에 있으면서 성림을 보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지영은 이상해 종호를 보고 물었다.       “리사장은 불시에 무슨 일 있는가요?”      종호는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려향의 귀에 들어갈가 봐 귀국한다는 말은 꺼내지도 않고 대충 에둘러댔다.      “며칠 외지로 갈 일이 있소.”      그제야 지영은 머리를 끄덕였다.       “근심말고 잘 다녀오세요.”       지영은 오랜만에 춘영을 보자 눈에서 불이 이글거렸다. 그녀는 한마디 말도 섞지 않고 짐을 싸가지고 나영이네 셋집에서 훌 나가 버렸다.      종호는 성림을 춘영한테 맡겨놓고 안도의 숨을 후- 내쉬었다.      그는 셋집에 들려 컴퓨터 하나만 달랑 컴퓨터빽에 챙겨 둘러메고 려향한테는 어데로 간다, 온다는 쪽지도 남기지 않고 자물쇠를 달랑 잠궈놓고 셋집 울 안을 나섰다.      삼복염천에 찜통더위는 숫구멍을 따갑게 지지고 목구멍까지 홧홧 달아오르게 했다.     종호는 땀을 줄줄 흘리면서 대림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급급히 인천공항으로 떠났다. 그는 항상 인천공항에 갈 때면 이 루트를 선택했다. 공항뻐스를 타면 물론 공항 3층 터미널에 직진해 편리한 점도 있었지만 도중에 너무 여러번 멈춰서서 시끄러운데다가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러나 지하철로 가면 홍대입구에서 공항철도를 타면 김포공항을 지난 후엔 곧추 공항에 직진할 수 있어  시간도 남을 수 있는데다가 교통비용도 퍽 적게 들었다.     그는 지하철에 앉아 달리면서도 려향을 생각하자 저으기 실망이 갔다. 그는 가슴을 오리오리 저며내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다.     려향은 그의 유일한 희망이고 꿈이었다. 그런데 려향은 류려평이 류덕재와 바람을 피워 난 패륜아, 사생아라고 하지 않겠는가.     (피는 물보다 짙다고 하지 않는가. 씨는 못 말려. 이젠 유전자검사결과도 내 친딸이 아니라고 하잖는가. 아무리 길러 준 정이 있다고 해도 이젠 려향은 나를 버리고 류덕재를 찾아갈 건 불 보듯 뻔한 일이 아닌가.)     지하철 에어콘 바람이 끝없는 추억을 몰아온다. 려향을 기르면서 고생하던 일이 주마등처럼 피뜩피뜩 떠올랐다.      려향이 초중을 다닐 때 일이다. 학부모회의를 갔더니 려향의 학습성적이 형편없잖겠는가. 소학교에서 초중에 올라갈 때만 해도 학습성적이 우수한데다가 부반장까지 했는데 초중에 올라간지 일년도 안돼 학습성적이 전 학년에서 200명 안에도 이름이 없었다. 게다가 담임교원의 말에 의하면 시간에 어찌나 앞뒤를 보면서 말이 많고 과당에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지 과임마다 려향을 지적한다고 했다.      종호는 열이 후끈 올라 집에 돌아오자마자 려향을 벽구석에 세워놓고 언성을 높여 한바탕 훈계했다. 그런데 려향은 헤쭉헤쭉 웃으면서 종호 말은 들었는둥 마는둥 텔레비를 돌아다보지 않겠는가.     찰싹!        성이 꼭두까지 치밀어오른 종호는 가래짝 같은 손을 뻗쳐 려향의 귀쌈을 한대 갈겼다.     “이 간나새끼! 왜 애비 말을 듣잖니? 너 학교에서도 시간에 이랬지? 엉?!”     “어째 때립니까?! 에이, 씨!”     러향은 얼굴을 붙잡고 씩씩거리며 울며불며 하면서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엄동설한 밤중에 어디로 간단 말인가?     류려평은 애를 때렸다고 야단쳤다.     “당신 무슨 자격으로 애를 그렇게 때려? 대학문을 밑구멍으로 나왔어? 그게 무슨 교육방법인가?”     류려평은 두더벌거리면서 급급히 신을 신고 려향을 쫓아나갔다. 종호도 뒤근심돼 밤중에 자전거를 타고 온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찾았다.     그러나 그들 부부가 밤중까지 헤매도 려향을 찾지 못했다.     밤 12시가 가까워올 때였다. 려향이 자기절로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겠는가.     후에 알고 보니 려향은 밸 김에 다리에서 뛰어내려 죽으려고까지 했다고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다리 아래 얼음판을 보고 뛰어내리면 아플 거 같더란다. 려향은 온 밤 다리 위에서 어쩔가고 서성거리다가 아프게 죽지 말자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그 소리를 듣고 종호는 너무나도 섬찍했다.     (자식이 공부를 못해도 절대 때리지 말아야지. 자식이 공부를 아무리 못해도 죽기보단 살아 있는게 낫지.)     그후부터 종호는 마음 속으로 려향한테 생명의 빚을 져서 더는 려향을 폭력적으로 대하지 않고 더 아끼고 보듬어주었다. 그러나 려향은 마음에 옹이 박혀 종호 말이라면 듣지도 않고 엄마 말만 들었다.     그러나 기적은 후에 일어났다.     려향은 대학으로 간 후부터 점차 돈 밖에 모르는 무식한 수전노  엄마한테서는 별로 들을 말이 없다고 여겼다.  려향은 대학 문을 나온데다가 신문사 부사장을 하는 종호한테서 들을 말도 있고 말이 통했다. 려향은 대학을 졸업해서도 린색한 엄마의 무식하고 무도한 말을 따르지 않고 아빠 유식한 말을 많이 따랐다.      종호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안고 조선민족심을 부여하면서 한국에 류학나가 한국 문학을 전공하면서 한민족의 전통 력사와 문화를 배우라고 하였다. 그러자 려향은 아빠의 충고를 받아들이고 결연히 한국에 류학나왔던 것이다. 종호의 지극정성에 받들려 려향은 한국에서 문학박사 학위까지 따냈다.     그런데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유일한 꿈이 자기 딸이 아니라 류덕재 딸이라고 하지 않는가.      종호는 믿던 기둥이 와그르르 무너지는 감을 느꼈다. 진짜 절망에 빠졌다.      (내가 어쩜 류려평이 류덕재와 바람 피워서 난 려향한테 모든 희망을 걸었단 말인가? 진짜 한지에 방아를 걸 지경이었구나. 피는 물보다 짙다고 내 친아빠 아니란 걸 알고 려향은 이젠 내 말을 듣겠는가. 내 부탁대로 찬란한 조선 력사와 문학을 사랑하고 연구하겠는가? 원래 책을 내는 거 반대하던 려향이 아닌가? 그가 내 말대로 항일투쟁사 책을 한어로 번역하자고 하겠는가. 그 번역하기 어려운 영어나 일어로까지 번역해 책을 내자고 하겠는가.)      종호는 너무 허무맹랑해 허구픈 웃음을 지어 입귀로 흘렸다. 그는 간신히 심리균형을 유지하면서 속으로 새로운 다짐을 했다.      (모든 걸 정리하고 황혼인생을 새로 시작해야 해. 이젠 려향한테 기대하지 말자.)      귀국길에 추억의 돛배를 올리고 달리다나니 어느덧 인천공항에 이르렀다.      인천공항에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여름 관광가는 사람으로, 귀국하는 사람으로 발디딜 틈도 없었다.     종호는 부랴부랴 출국수속을 마치고 안전검사를 마치고는 탑승구로 찾아갔다.     귀국행 비행기 탑승구 부근에는 그래도 사람이 적어 조용했다. 시계를 피뜩 들여다보니 아직도 한시간 반은 남아 있었다.     종호는 버릇처럼 잔등에 멨던 컴퓨터를 내리워 무릎 위에 올려놓고 열어보았다.      려향이 회사 사무실에서 분망히 보내는 모습이 컴퓨터 화면에 떴다.      려향은 종호가 자기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는 걸 아직도 눈치채지 못한 거 같았다.      그녀는 한창 커피를 타서 웬 번대머리한테 두 손으로 드리며 헤쭉헤쭉 웃고 있지 않겠는가.      대머리는 종호한테는 낯설면서도 눈에 익었다.      (저 중년사내는 아마 려향이 자꾸 외우는 최전무겠지. 저 대머리랑 우멍눈이랑 봐. 저 애는 진짜 최정호 국장과 심통히도 닮지 않았어? 려향은 최전무를 구명은인이라는 거 벗어나 진짜 좋아하는 거 같아. 뭐 최전무를 따라 중국에 간다고? 이젠 내 삐치지 않을게. 네 마음대로 살아라.)     종호는 또 한번 려향한테 실망했다.     종호는 몰카감시화면을 끄고 항일투쟁사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글을 쓰면서도 자주 시계를 들여다보고 주위를 살폈다. 혹시 이전처럼 비행기를 놓칠가 봐서였다.      한번은 종호는 인천공항에서 오늘처럼 비행기 탑승 전에시간을 짜내 컴퓨터로 글을 미친듯이 썼다. 그는 정신을 가다듬어 글을 쓰는데 몰입하다나니 귀국하는 항공편을 다 놓치고 말았다. 그번에 다행히  고가항공티켔이 있어서 그 다음 항공편으로 귀국했던 것이다.      종호는 확실히 조선민족을 위한 글을 쓰기에 “미친 사람”이었다.      한번은 신문사 사장은 종호를 보고 강남에서 열리는 사장회의에 참가하라고 했다. 그가 퇴직하기 전에 회의도 하고 장가계랑 구채구에랑 두루 관광도 하라는 것이 분명했다.     (언제 그런 향수를 다 할 새 있어? 그 시간이면 글을 쓰겠다.)     그는 왕복 일주일이나 걸린다는 것을 알고 그번 회의(관광) 하러 가지 않고 퇴근해 밤이면 집에 들어앉아 조용히 항일투쟁사 글을 썼다.     또 한번은 성소재지에서 모 신문사로부터 종호한테 수필문학상시상식에 수상하러 오라는 통지가 왔다. 그러나 종호는 왕복 이틀이나 걸릴 시간이 아까워 수필문학상 타러 가지 않고 집에서 항일투쟁사를 썼다.     또 한번은 딱 성소재 그 신문사에서 그를 보고 수필문학상 응모수필을 심사하고 심사평을 해달라고 했다. 그때도 종호는 응모수필은 심사하고 심사평까지 다 써주었다. 그러나 왕복 이틀이나 걸려 시간이 아깝다고 시상식에는 참가하지 않고 집에서 글을 썼다. 그리하여 시상식에서는 별 수 없어 다른 심사위원이 그의 심사평을 대독했던 것이다.     종호는 탐승구 쪽에서 탑승을 재촉하는 방송을 여러번 해서야 컴퓨터 건판 위에서 분주히 뛰어다니던 손가락을 멈추었다.     시계를 들여다보니 리륙 전 20분이었다. 그는 아쉬운대로 컴퓨터를 꺼서 컴퓨터빽에 걷어 넣어 메고 탐승구 쪽으로 쭉 뻗은 행렬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515    대하소설 황혼(58) 제4권 나영의 고민 김장혁 댓글:  조회:577  추천:0  2024-10-15
   대하소설 황혼 제4권        김장혁        58. 나영의 고민      여경들은 나영을 끌고 곧추 감방에 가지 않고 지하심문실로 들어갔다.    여경은 나영을 쪽걸상에 앉혀 놓기 바쁘게 불시에 불렀다.     “박나영씨!”     “네.”    나영이 혀를 홀랑 내밀었을 땐 늦었다.    여경은 히쭉 웃으며 물었다.    “당신, 나영이 맞지?”    “아닌데요.”    여경은 표독스런 눈길로 나영을 쏘아보았다.    “금방 나영을 부르자 당신의 제1반응은 ‘네.’였어요. 누굴 속이려고? 흥!”    남경장은 코웃음쳤다.     “면회실 대화에서 당신은 나영언니 어쩌구 저쩌구 하지 않았는가요?  나중엔 내 어쩌구 저쩌구 했어. 성실하게 대답하세요. 나영 맞죠?”    나영은 머리를 툭 떨어뜨렸다.    여경은 심리공격을 들이댔다.    “당신이 나영이 아니고, 저쪽 수원 쪽에 있는 쌍둥이 자매가 나영이라고 가정합시다. 언젠가 쌍둥이자매 중에 하나는 나영의 죄로    감옥살이를 해야 할 겁니다. 그래 나영인 쌍둥이 여동생 박춘영씨를 나영으로 몰아 자기 대신 감옥살이를 시키겠는가요? 너무 자사자리하지 않는가요? 자기 살자고 여동생을 보고 자기 죄값을 치르게 하는 건 너무 하잖아요? 량심에 걸리지 않는가요? 빨리 나영이란 걸 승인하고 발편잠을 자세요.”    그 말에 나영은 쌍까풀눈이 데꾼해 머리를 번쩍 쳐들었다.    (안돼, 내 대신 춘영이 감옥에 들어가 죄값을 치르게 해선 절대 안돼.)    나영은 머리를 푹 숙였다. 그는 목구멍으로 기여들어가는 목소리로 천천히 진실을 토했다.    “제가 바로 인터폴 지명수배녀도주범 박나영입니다. 저를 귀국시켜 주십시오. 성실하게 죄행을 탄백하고 죄값을 달갑게 치르겠습니다.”     두 여경은 서로 마주 보며 쌔무룩이 웃었다.     “이제야 제 정신이 온전히 돌아왔군요.”     "진작 승인할게지. 바쁜데, 우리 시간 잡아먹으면서. 참."    뭔가 쓰르륵 쓰르륵 복사하는 소리 들렸다.    여경이 복사기에서 종이 한장을 쑥 뽑아 나영 앞에 내밀었다.    “이걸 읽어보고 사실과 맞으면 싸인하고 지장을 찍으세요.”    종이에는 인터폴 지명수배도주범 박나영이라고 밝혀져 있었다.     나영은 다 읽어보고  여경의 요구대로 싸인하고 빨간 지장까지 꾹 눌러 찍었다.    그녀는 뜻밖에도 해탈감이 나면서 홀가분해지는 감을 느꼈다.     그녀는 한시름 놓고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었다.     나영은 피뜩 성림이 떠올랐다.     (내가 중국에 인도돼 가면 성림은 어쩌지? 그 앤 여기서 공부시켜야겠는데.)     모성애는 무서운 것이었다. 나영은 머리를 번쩍 쳐들고 여경들 보고 비난사정했다.     “당신들도 여자 아닌가요? 애를 키워 봐서 알겠지만 엄마는 애를 떠나기 힘든데요.”     그러자 여경들은 서로 마주보며 피씩 웃었다.     “누가 애 엄만가요?”     나영은 머리를 숙이면서 사과하였다.     “미안해요. 처녀들 보고 애 엄만가 해서요.”     나영은 뒷말을 이었다.     “한가지 요구 있는데요. 제가 중국에 인도돼 가도 내 하나 밖에 없는 아들애 성림을 한국에 남아 공부하게 도와 주십시오. 애 어머니 최후 요구입니다.”    여경은 피씩 웃었다.    “어린애는 무죄지요. 이 일은 법무부와 출입국 사무소에서 할 일인데요. 당신이 중국에 인도되면 여기 성림의 후견인은 있는가요?”    나영은 묻기 바쁘게 대답했다.     “있어요. 쌍둥이 여동생 박춘영이 수원에 있는데요. 또 카시모도, 아니, 금방 저와 면회한 리종호씨도 있어요. 지금 리종호씨가 그 애를 자기 집에 데려다가 보고 있는데요.”     여경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럼 저희들이 법무부와 출입국 사무소에 잘 말해 보겠어요. 근심말아요.”    나영은 허리를 꼽싹거리며 인사했다.    “고맙습니다. 좋긴 제가 중국에 가서 무죄로 풀려나오면 재입국을 허락해주십시오.”    여경은 코웃음쳤다.    “흥, 무죄? 무죄면 최정호씨와 함께 일본으로, 대한민국으로 도망쳐 다녔을까요?”    남경장도 조소를 입귀로 흘렸다.    “당신이 무죄면 중국 당국에서 인터폴 지명수배녀도주범으로 한국에 나포를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을까요?”    그러나 나영은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글쎄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는 모르겠습니다. 저의 죄는 경범죄라고 봅니다. 언젠가는 사랑스러운 한국에 돌아와 아들애를 공부시키면서 살 겁니다. 그때 저의 어린애를 도와준 분들을 잊지 않고 은혜를 꼭  갚아드리겠습니다.”    남경장과 여경들은 서로 마주 보며 피씩 웃었다.    남경장은 일어나 서류를 거두면서 중얼거렸다.    “그럼 그때를 기다리지요.”     여경은 나영을 데리고 독감방으로 갔다.      나영은 마치 중죄수처럼 독감방에 가두는 것을 보고 저으기 불안했다.   (아마 인차 중국에 인도되겠지.)     그녀는 독감방에 들어가 침대에 털썩 주저 앉았다.     여경이 자물쇠를 절컥 잠그는 소리가 들리었다. 뒤이어 디똥디똥 구두발소리 점점 멀어져갔다.     나영은 쓸쓸한 독감방 안에 갇힌 채 착잡한 고민에 빠졌다.     (중국에 인도돼도 두려울 건 없어. 5만원 때문에 판결받으면 몇년 판결받겠는가? 그 돈 5만원도 철석을 시켜 심계국에 바치게 하지 않았는가. 그럼 감형받겠지. 전국을 들썽한 주아무개도 몇십억 수뢰하고 숱한 애인을 두고 살아도 총살받지 않았는데. 내야 몇해 징역 받겠지. 주아무개는 아파트만 해도 몇백채 가지고 살았다고 하지 않는가. 진짜 9,999채나 쓰고 산 북경 고궁 황제 맞잡이 아니였던가! 주아무개는 아파트 어떻게 많았으면 수십명이나 되는 애인들한테 한두채씩 나눠줬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무기징역도 판결받지 않았다. 내야 주아무개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야. 좀도적에 불과하지. 법이야 항상 공정하지.)     여기까지 생각하자 나영은 저으기 안심되는 것이 이상했다. 그는 침대에 훌 드러누워 독감방의 어둠침침한 천정 한 곳을 뚫어지게 응시하면서 속궁리를 끝없이 굴리었다.      (또 그 5만원을 내 염채기에 혼자 넣었는가. 최국장을 줘서 류덕재와 류려평 행장을 다 주었지. 난 최국장이 하라는대로 했을 뿐이야. 난 색마 최국장한테 홀리워서 그 놈의 노리개로 놀아나면서 새파란 나이에 내 전도를 망친게 후회될뿐이야. 이젠 다 쒀놓은 죽을 어쩌는 수 있는가. 법원에서 판결하는대로 몇해 징역살이 하면 다야.)      그녀는 자포자기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었다. 그러나 성림을 한국에 혼자 남겨두고 귀국해야 하는 것이 마음 한쪽에 걸리었다.     (다른 건 괜찮은데 내 감옥에 갇히면 성림은 어쩌는가?)     나영은 벌떡 일어났다.    그녀는 중국에 인도돼가면서 성림을 낯선 이국타향에 두고 가는 것이 자못 고통스럽고 근심스러웠다.    “성림은 이제 일곱살 밖에 안되는 앤데. 내 감옥에 간 걸 알면 얼마나 타격이 클까? 내 감옥에 들어가면 걔는 어쩌는가? 아무리 카시모도와 춘영이, 지영이 옆에서 돌본다고 해도 그렇지. 설상가상으로 카시모도는 리혼수속하러 요즘 귀국해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나영은 성림의 처지를 생각할수록 바늘방석에 앉은 것처럼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지금 성림은 얼마나 나를 찾으면서 울겠는가. 옆에 엄마 없으면 성림은 한쪽 날개 끊어진 새 같은데. 모성애 없는 성림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얼마나 쓸쓸할까? 얼마나 울가? 모자간이 생이별해야 하는 판에 이 비극을 어쩐단 말인가?”     나영은 중얼거리며 일어나 서성거리다가 독감방의 쇠살창을 부여잡고 창 밖을 내다보았다.     삼복염천이라 쇠살창 창문으로 뜨거운 열기가 풍기어 들어왔다. 그 무더운 날에도 창 밖의 하늘은 의연히 그렇게도 파랗고 아름다웠다. 감방 울안의 파란 나무가지에 이름모를 알룩달룩한 새 한마리 짹짹거리다가 어디론가 포로롱 날아갔다.     (아, 나도 저 새처럼 날개가 돋혔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쇠살창을  빠져나가 자유롭게성림이 옆에 훨훨 날아가겠는데.)     나영은 쇠살창을 탕탕 치며 울분을 토해냈다. 그는 정호한테 속은 것이 분했고 정호한테 배신당한 것이 격분했고 자기 심신을 유린할대로 다 한 정호가 가증스러웠다.     그녀는 전람관의 공금에 손을 댄 것을 뒤늦게나마 못내 후회했다. 그녀는 법을 지키지 않은 것이 제일 후회됐다.     나영은 쇠살창을 부여잡고 뒤늦게 통탄했다.     (법을 지키고 사는게 젤 행복해. 제게 차례진 돈을 쓰면서 있는만큼 사는게 젤 즐거운 향수야!)          2013년 11월 20일 12시 16분  조회:1894  추천:27  작성자: 김장혁           김장혁 프로필           필명: 민성, 애명: 조왕돌      1958년 중국 길림성 연길현 조양공사 근로총에서 출생.     1974년, 교하시 모 한족초중 졸업, 1976년 고향의 산골고중을 졸업하고 귀향해 1년 반 동안 소 궁둥이를 쳤음, 심심산골 목동출신.     1981년 12월 중국 연변대학 조문학부 졸업.     1982년 1월- 1987년 중국 길림성 룡정시 룡정중학교 교원.     1988년-1996년 중국 길림성 연변인민방송국 기자.     1997년- 2016년 연변인민출판사 "청년생활"잡지사 부주필, "소년아동"잡지와 "별나라"잡지 련합편집부 부주필, "농가"잡지와  "로년세계"잡지 련합편집부 주필 력임, 연변인민출판사 편심(교수급편집).      2018년 5월 정년퇴직.     료녕성조선족로인협회 부회장, 명예회장 력임.     현재 연변주아동문학연구회 사단법인대표, 회장, 당지부 서기.. 편집부 주필.                   주요저서: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총 7권, 350여만자)     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총 4권, 120여만자)     대하소설 "졸혼"(총 6권, 150여만자)     대하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욕망의 천지", "황천의 유령"(총 3부작, 90여만자)     대하소설 "황혼"(총 5권)     장편실화소설 "부르하통하강반 살인악마의 유령"      장편실화소설 "38선에서 싸우던 나날에"(공저) 등        장편소설 27권.       그외.      장편실화 "인민의 훌륭한 법관 록도유"(한문)      중단편소설집 "사랑환상곡"      동화소설집 "멋쟁이 매옹이와 찍찍의 겨룸"      동화소설선집 "괴물 클론바우 모험기"      아동문학작품집 "호랑이와 사냥군"      문학작품집 "사랑은 요술쟁이야"       수필집 "리별"        실화작품집 "빨간 장미꽃 함정"등         저서  총 35권,  문학작품 총 1,000여만자.                 수상:      백두컵문학상,  아리랑문학상, 전국소수민족아동문학작품우수상 (수차), 한중옹달샘아동문학상, 한중동심컵아동문학상,  웰빙아동문학상, 한국 KBS방송 수기우수상, 한국 대전매일수필문학상, 두만강수필문학상 ,  동북3성우수도서상 (2차), 2010년 연변작가협회 선진작가상 등 30여개 수상.              
514    대하소설 황혼 제3권(57) 모녀의 밀모 김장혁 댓글:  조회:533  추천:0  2024-10-13
  대하소설 황혼 제3권       김장혁      57. 모녀의 밀모      류려평은 욕설을 퍼붓다가 여경이 부르는 소리에 딱 그쳤다.    “류려평, 나왓!”    류려평은 땅바닥에 물앉아 어린애처럼 발버둥질치며 대성통곡쳤다.    “안 나가! 난 중국에 안 가! 중국에 가면 죽어!”    “딸을 마지막으로 안 만나겠어요?”    “뭐? 려향이 왔어?”    류려평은 벌떡 일어나며 다급히 소리쳤다.    “만나겠습니다.”    류려평은 울음을 딱 그치고 감방문을 나섰다.    면회실에 들어가 얼마 안 있어 커다란 유리판 맞은 편에 려향이 미색핸드빽을 들고 들어섰다.    “려향아!”    “엄마!”    그들 모녀는 철창 속에서 유리판 구멍으로 서로 손을 넣어 얼굴을 매만지면서 대성통곡쳤다.    여경은 려향의 손에서 미색핸드빽을 받아가지고 면회실에서 나갔다.    류려평은 용건부터 려향한테 시급히 말해야 했다.    그녀는 눈물을 훔쳤다. 뒤이어 려향의 두 손을 꼭 잡고 벌떡 일어나더니 퉁사발눈으로 사위를 둘러보고나서 얼굴을 유리판 구멍에 가져다 댔다.     눈치빠른 려향은 엄마가 또 뭔가 요긴한 귓속말을 하자고 그런다는 걸 알고 자기도 발딱 일어나 얼굴을 천천히 유리판 구멍에 가져다댔다.    류려평은 려향의 귀에 대고 나직이 귓속말을 했다.    “저 미색핸드빽은 어데서 난 거야?”    려향은 씨무룩이 웃었다.    “아빠 사 준 건데요.”    류려평은 퉁사발눈을 흘겼다.    “흥! 고양이 쥐를 생각한다고나 해라. 그 놈이 무슨 꿍꿍이속에 저 핸드빽을 사 줬는지 몰라. 무슨 짓거리를 하자는 건지. 난 저 핸드빽 보기만 해도 부아통이 터진다. 내 널 사 주지 못했는데 그 놈 걸 들고 다녀?”    려향은 머리를 끄덕였다.    “알았습니다. 이후엔 엄마 보러 올 때 안 들고 올게.”    “활 쓰레기통에 버려라!”    려향은 씨무룩이 웃으며 물었다.    “용건이 뭔가요? 시간 없는데 빨리 용건부터 말해요.”    류려평은 려향의 귀에 댈듯이 입을 가져가더니 나직이 쑹얼거렸다.    "살인미수죄를 지면 한국에 살아남겠는가 했는데. 다 파탄났어."    "아빠가 엄마 살인미수죄를 증명서지 않았는가요?"     "증명섰다. 혹을 떼려다가 혹을 하나 더 붙였다. 그 놈과 나영까지 내 살인미수죄를 증명 서는 바람에 오히려 긁어서 혹을 더 달았어. 이젠 살인미수죄까지 더 졌으니 난 끝장이야. 난 중국에 인도돼 가면 총살받을지도 몰라."    려향은 깜짝 놀라 엄마 손을 잡고 얼굴을 매만지면서 대성통곡쳤다.     "엄마- 이 일을 어쩝니까?"      류려평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난 죽어도 괜찮아. 엄마의 유일한 희망은 네야. 려향아, 빨리 고향에 돌아가 외할아버지 산소로 가라. 거기서 엄마 인생의 전부를 네가 파내 가져라. 딱 비석 밑을 잘 봐라.”    려향은 머리를 끄덕이었다.    “엄마 말을 알아들었습니다. 그러나 회사에 입사한지 한주일도 안돼 몸을 빼기 힘든데요. 내 가버리면 날 입사시킨 최전무한테 미안한데요.”     지금 이 시각 면회실 흑유리판 건너 감시실에서 여경과 남경장이 그들의 대화를 감청하고 있었다. 그걸 류려평과 려향은 미리 짐작하고 될수록 그들이 감청하지 못하게 나직이 귓속말을 했다. 그러나 면회실 유리판 변두리에 미형도청기가 달려 있어 여경과 남경은 모든 걸 지척에서 듣는 것처럼 다 감청할 수 있었다.     그 보다도 종호는 이 시각 셋집에서 컴퓨터를 켜놓고 려향의  미색핸드빽 맞단추미형몰카에서 실시간으로 보내오는 동영상을 다 감청하고 있었다.     벽에도 귀 있다고 류려평과 려향은 자기들의 밀담을 숱한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것을 다 모르고 있었다.     그런줄도 모르고 류려평은 려향을 마지막으로 본다고 각오하고 모든 것을 털어놓기로 했다.    “려향아, 회사 일을 그만두고라도 하루 빨리 귀국해라. 최전무고 회장이고 다 아무 것도 아니야. 넌 그걸 파내면 한뉘 올방자를 틀고 앉아 배를 두드리면서 살 수 있다. 종호가 먼저 가는 날엔 끝장이야. 그 놈새끼, 아마 추석 쯤에 들어갈 예산이더라.”    려향은 대소로워 하지도 않았다.    “아마 나도 중국에 조만간에 들어가야 될 거 같습니다. 최전무 말하던데요. 본사에서 최전무 보고 강남 S시에 돌아가 반도체회사를 재건하라고 하더랍디다. 아마 나도 최전무룰 따라 중국에 들어가야 할 거 같습니다.”    류려평은 반색했다.     “그럼 잘 됐어. 내 뭐라더니? 한국은 미국의 식민지야. 미국의 통제를 받아 반도체회사를 온전히 경영할 거 같니? 중국에 가야 자주적으로 반도체회사를 차릴 수 있어. 넌 한고조 후대야. 여기서 한국인들의 눈치를 보면서 살지 말고 중국에서 허리를 펴고 살아야 해.”     려향은 머리를 순순히 뜨덕이며 물었다.     “아빠는 무슨 일에 귀국한답디까? 단지 할아버지와 할머니 산소로 가자고 갈 거 같잖은데.”    류려평은 내심하게 말했다.     “아니야. 며칠 전에 리혼청구서를 만들어가지고 왔더라. 아마 리혼수속도 할 겸 겸사 겸사해 귀국할 거 같더라.”     려향은 리해하지 못하겠다는듯이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숱한 려비를 팔면서 그리 급히 갈 필요있는가요? 이제 무더운 삼복지간에. 선선한 가을에 가는게 옳지. 요즘 비행기표도 엄청 비싸졌어요. 오래잖으면 여름 방학이 돼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학생들이 많아서 비행기표 값이 엄청 올리 뛰였는데요.”     류려평은 려향을 일깨워 주었다.     “너도 알잖니? 종호는 효자 아니고 뭐니? 종호는 추석에 꼭 부모 산소에 찾아간다. 그는 이전에 외할아버지 산소에도 해마다 찾아갔댔다. 넌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당장 귀국해라.”     려향은 머리를 폭 숙이고 묵묵부답하며 외까풀눈을 데굴데굴 굴리면서  속궁리를 하고 있었다.     류려평은 려향의 손을 잡고 물었다.     “요즘 종호는 뭘 하데?”     려향은 대수롭잖게 말했다.     “셋집에서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아리랑’이랑 읽습디다. 이상한 심태변화는 보이지 않습디다.”    류려평은 피뜩 뭐가 떠올라 물었다.     “성림을 너네 집에 데려 왔다면서?”     “네. 그래요. 아빠는 걔를 아침이면 학교에 데려가고 저녁이면 데려옵디다. 건데 요즘 성림이 자꾸 가슴이 아프다고 징징거려서 시끄러워 죽겠습니다.”    류려평은 코웃음쳤다.     “얼마나 바보야! 고 비좁은 반토굴셋집도 집이라고 뉘네 애를 다 끌어들여? 종호 성림을 얼마나 알심들여 보살피는가 봐라. 아마 나영과 재혼할 예산인 거 같애.”     류려평은 사위를 둘러보다가 목소리를 낮춰 나직이 물었다.     “종호는 네가 친딸이 아니란 걸 아니?”’     “아직 모르는 거 같습디다. 아빠는 나를 여전히  살뜰히 대합디다. 내 회사에 다니면서 바쁘다고 밥을 손수 지어주고 내 좋아하는 감자장까지 지져줍디다.”    류려평은 코웃음쳤다.    “바보, 세상 천치야. 눈치 도끼등이니까. 이날 이때까지 네가 류덕재 행장의 딸인줄도 모르고 살았지. 넌 절대 티를 내지 말고 ‘아빠’,  ‘아빠’ 하면서 이용해먹어라.”     려향은 머리를 끄덕였다.     “네, 알았습니다. 내 유전자검사를 하자고 아빠 머리를 감아주면서 머리카락을 몇대 뽑아 건사했는데도 눈치채지 못한 거 같습디다.”     류려평은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그래, 검사결과 어떻게 나왔느냐?”     “확실히 난 종호의 딸이 아니더군요. 유전자 수치가 비슷한 점도 하나도 없더군요.”     류려평은 정색해 려향을 마주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래. 이 세상에 엄마만 진짜야. 엄마만 믿어라. 애비는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간 못해. 넌 류덕재 행장의 친딸이야. 이제 귀국하면 류덕재 행장을 찾아가 친아버지를 확인해라."     려향은 도리머리를 저었다.     "류덕재 행장은 날 하루도 기르지 않고 이제 와서 자기 딸이라고 찾아가? 흥!" 류려평은 려향의 손을 잡고 나직이 타일렀다.      "모르는 소리. 류덕재는 널 홀대하지 않을 거야. 이젠 엄마가 이 놈 세상에 살아남겠는지 모르겠다. 넌 믿을게 친아빠 류덕재 행장 밖에 없다.”     류려평은 얼굴을 유리판 구멍에 갖다대고 나직이 귓속말을 했다.      “류덕재 행장이 남몰래 네게 경제적으로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아부었는지 아니? 나와 류덕재 행장은 널 낳자마자 네 몫으로 아파트도 몇채 갖춰놓았다. 네 돐생일에도 류행장은 축의금으로 100만원이나 부조했댔다.”    “네?!”    순간, 깜짝 놀란 사람은 한두 사람이 아니었다.    젤 덴겁한듯이 놀란 건 려향이었다.    (친아빠라는 류덕재 행장이 그렇게 많이 부조했다는데, 엄마는 그 숱한 돈을 다 어쨌단 말인가? 내 서울에 나와 공부해도 일전한푼 대주지 않았잖은가.)     려향은 잘 납득이 되지 않아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 시각 종호도 깜짝 놀랐다. 그는 셋집에서 컴퓨터를 켜놓고 감청하다가 와뜰 놀라 뒤로 벌렁 드러눕기까지 했다.     (세상에 그런 일도 다 있었구나. 려향의 생일날에 류덕재는 숱한 사람들 앞에선 피뜩 와서 그저 천원이 든 빨간 봉투를 내놓고 가려고 했잖은가. 그때 돈이면 천원이면 큰 돈이었다. 그때 난 한달에 75원 탈 때 아닌가. 그런데 뒤에서 백만원이나 줬다고? 세상에. 부패분자 큰 손을 내밀었댔구나. 그날 류려평은 려향을 안고 달려나가 류덕재를 붙잡고 셋이서 사진까지 찍지 않았는가. 좀 이상하다 했지만 친부모 합영일줄은 몰랐지. 그땐 그저 한단위 직계 상급행장이니깐 존대하느라고 그러는가 하고 넘어갔지. 이전에 정조를 의심해 류려평한테 고통받게 심해를 끼친 후엔 류려평을 의심하지 않자고 그저묻지도 않고 두루뭉실하게 흘려보냈지. 그런데 진작 이런 세상에…)     종호는 무릎을 치며 통탄하며 일어났다. 그는 컴퓨터에 마주 앉아 계속 모녀간에 무슨 음험한 밀모를 하는가 감청했다.     류려평은 려향을 보고 고의로 목소리를 높여 지껄여댔다.     “넌 꼭 종호 먼저 귀국해 외할아버지와 친조부모 산소를 찾아봐야 해. 잊지 말라. 친아빠 류덕재 행장도 꼭 만나봐라. 좋기는 음력 7월 15일 전에 중국에 들어가라.”     려향은 머리를 끄덕였다.     류려평은 재차 신신당부했다.     “우리 한족들은 음력 7월 15일에 조상들의 산소에 가고 음력 8월 15일엔 산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단원명절을 쇠느니라. 네가 음력 7월 15일에 친아빠와 함께 산소에 찾아가면 외조부모와 친조부모가 얼마나 기뻐하겠느냐? “     려향은 머리를 끄덕였다.     “네. 꼭 찾아가겠습니다.”     려향은 머리를 유리판 구멍에 가까이 대고 류려평한테 나직이 귓속말로 물었다.     “내 돐생일에 류행장이 준 숱한 축의금을 다 어쨌습니까? 난 일전한푼 친아빠 준 돈을 써본 적도 없는데요. 엄마 얼마나 다욕합니까!”    류려평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나직이 말했다.     “그때 난 네가 종호를 따라 서울로 나가겠다고 고집하니까. 괘씸해 일전한푼 주지 않았다. 허나 이제 외조부모 산소에 가면 거기에 다 있다. 그때 날 량해해라. 난 종호를 혼내자고 그랬어. 그 놈이 널 속여 데리고 한국에 나가서 널 끌어안고 콱 개고생하라고 그랬다. 봐라. 종호 널 홀려가지고 한국에 나오더니 죄를 만나 네 뒤시바라지를 하느라고 건축공지에서 불알 한쪽까지 잃어버렸잖아. 쌍통맹통이라고 해라.”     악처의 퉁사발눈에서는 씨벌건 별찌가 무섭게 툭툭 떨어졌다.     려향마저 섬찍한 감이 들었다.     “종호 아빠 불쌍합니다.”     “닥쳐!”     류려평은 면회실이 떠나가게 고함쳤다.     “종호, 그 놈새끼를 아빠란 말 말어! 그런 등신이 다 아빠야? 네 친아빤 류덕재 행장이야. 넌 한고조 류방 대황제님의 후손이야. 성씨도 제대로 이 세상에서 최고로 신성한 류씨로 고쳐라. 넌 한국 문화에 물젖지 말고 중국에 들어가 우리 한고조 류방 황제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한(汉)족의 유구하고 찬란한 력사와  전통문화를 계승해야 해. 그게 네 옳바른 길이야. 그래야 한고조 류방 대황제님한테 미안하지 않아.”     악처는 이빨을 쁙쁙 갈았다.     “그놈새끼 널 한국에 데려다가 기로에 들어서게 했어. 한국 회사 그만두고 중국에 들어가라. 네 한뉘 평생 먹고 살 근심없어. 널 잘못 이끈 종호를 어떻게 복수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려향은 악에 바친 엄마를 말렸다.     “엄마, 필경 리종호 사장님은 나를 30여년 길러주고 보필해준 아빠 아닌가요? 양아버지도 아빠인데요.”    류려평은 유리판을 꽝 쳤다.    “닥쳣!”    유리판이 없었더라면 려향의 귀쌈을 찰싹 쳤을 것이다.     “그만, 시간 됐어요.”     류려평은 려향의 손을 꽉 붙잡고 마지막으로 고래고래 고함쳤다.     “려향아, 내 말 명심해라. 넌 한고조 류방 대황제님의 후대야. 넌 류덕재와 류려평의 친딸이야. 어서 종호 먼저 귀국해라…”     “엄마!”     모녀간은 유리판 너머 손을 마구 저으며 애잡짤하게 대성통곡치며 갈라졌다. 그 대성통곡소리는 컴퓨터 앞에 앉아 구경하는 종호한테 뭔가를 재촉했다…        저자 주: 여직껏 대하소설 제3권까지 본 여러분 감사합니다. 대하소설 은 총 5권으로 창작됐는데 이제 곧 제4권이 이어집니다. 계속 저의 소설의 향연과 함께 하기를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저자 김장혁       2013년 11월 20일 12시 16분  조회:1894  추천:27  작성자: 김장혁           김장혁 프로필          필명: 민성, 애명: 조왕돌      1958년 중국 길림성 연길현 조양공사 근로대대 제8생산대에서 조왕돌로 태여났음. 스님의 말을 듣고 부모는 앓지 말고 건실하게 자라라고  갓난애기 나를 보에 싸서 시퍼런 칼과 함께 함지에 넣어 조왕간 덕대에 올려놓았음. 그래서 어릴 때 애명도 "조왕돌"이었음. 그러나 미신과는 달리 시시콜콜 앓기만 해 약골이었음.      1974년, 교하시 모 한족초중 졸업, 1976년 고향의 산골 5.7고중을 졸업하고 귀향해 1년 반 동안 소 궁둥이를 쳤음.심심산골 목동출신.     1981년 12월 중국 연변대학 조문학부 졸업.     1982년 1월- 1987년 중국 길림성 룡정시 룡정중학교 교원.     1988년-1996년 중국 길림성 연변인민방송국 기자.     1997년- 2016년 연변인민출판사 "청년생활"잡지사 부주필, "소년아동"잡지와 "별나라"잡지 련합편집부 부주필, "농가"잡지와  "로년세계"잡지 련합편집부 주필 력임, 연변인민출판사 편심(교수급편집).      2018년 5월 정년퇴직.     료녕성조선족로인협회 부회장, 명예회장 력임.     현재 연변주아동문학연구회 사단법인대표, 회장, 당지부 서기.. 편집부 주필.                   주요저서: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총 7권, 350여만자)     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총 4권, 120여만자)     대하소설 "졸혼"(총 6권, 150여만자)     대하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욕망의 천지", "황천의 유령"(총 3부작, 90여만자)     대하소설 "황혼"(총 5권)     장편실화소설 "부르하통하강반 살인악마의 유령"      장편실화소설 "38선에서 싸우던 나날에"(공저) 등        장편소설 27권.     그외.      장편실화 "인민의 훌륭한 법관 록도유"(한문)      중단편소설집 "사랑환상곡"      동화소설집 "멋쟁이 매옹이와 찍찍의 겨룸"      동화소설선집 "괴물 클론바우 모험기"      아동문학작품집 "호랑이와 사냥군"      문학작품집 "사랑은 요술쟁이야"       수필집 "리별"        실화작품집 "빨간 장미꽃 함정"등         저서  총 35권,  문학작품 총 1,000여만자.                 수상:      백두컵문학상,  아리랑문학상, 전국소수민족아동문학작품우수상 (수차), 한중옹달샘아동문학상, 한중동심컵아동문학상,  웰빙아동문학상, 한국 KBS방송 수기우수상, 한국 대전매일수필문학상, 두만강수필문학상 ,  동북3성우수도서상 (2차), 2010년 연변작가협회 선진작가상 등 30여개 수상.  
513    대하소설 황혼 제3권(56) 여살인미수범 김장혁 댓글:  조회:596  추천:0  2024-10-13
    대하소설 황혼 제3권           김장혁          56. 여살인미수범      류려평은 구치소 감방에 돌아와서도 뭔가 시름이 놓이지 않는 것이 있었다.     (종호는 말로는 성림 때문에 추석에도 산소에 가지 못한다고 했지만 요즘 귀국하겠는지 어떻게 아는가? 종호는 요즘  리혼수속하자고 귀국할 수도 있다. 나영과 지영이 종호와 지끈하는 즛살을 봐라. 그 년놈들이 하루속히 재혼하려고 하는지 누가 알아?)     류려평은 퉁사발눈을 데굴데굴 굴리다가 떡 멈췄다.     (아이고,  이 일을 어쩌는가? 종호가 려향보다 먼저 귀국하는 날엔 큰 일인데.)     류려평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그녀는 퉁사발눈을 떼룩거리며 속궁리를 베아링처럼 굴렸다.    (종호가 혹시 려향보다 먼저 아빠 산소에 가면 큰 일 아닌가? 내 아버지 뭐 널 보자고나 했니? 그런데도 아빠 신문사에 졸업배치해 주었다고 해마다 아빠 산소에 찾아가지 않았던가. 그 놈의 효성과 의리 큰 일이야. 그 놈은 아빠 묘지 위치를 다 아는데. 틈 타면 어쩌는가?)    류려평은 벌떡 일어났다.    그는 감방 안을 서성거리며 궁리했다.     (안돼, 그 놈이 려향 먼저 산소에 가서 내 인생의 전부를 가져가게 할 순 없어.)     그녀는 철창가에 다가가 철창을 부여잡고 철문을 마구 두드리며 고함쳤다.     “여보세요! 경장님. 급한 일이 있습니다.”     “뭐 할락꼬 고함질인가?!”     여경이 시끄러워 하면서도 스적스적 다가왔다. 구치소의 여경은 경찰서의 여경과는 달리 꽤나 거칠게 굴었다.     류려평은 여경이 다가오기를 기다려 황급히 요청했다.     “저의 딸을 불러 주십시오. 급히 면회해야겠습니다.”     여경은 시끄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시끄러워. 또 무슨 면회인가?”     류려평은 발을 동동 구르면서 두 손을 싹싹 비볐다.     “좀 봐주세요. 네? 딸과 급히 면회해야겠는데요. 여기서 나가면 꼭 은혜를 톡톡이 갚아드리겠습니다.”     여경은 코웃음을 뀌었다.     “흥! 여긴 대한민국이야. 그따위 거 통하지 않아. 오늘 구치소 면회실이 전에없이 분주해 다음 순서를 좀 기다리세요.”     류려평은 속이 후끈 달아올랐다.     그녀는 높은 가슴에 두 손을 모아쥐고 싹싹 비비며 비난사정을 다 했다.     “제발 딸과 면회하게 해 주십시오. 네?”     여경은 핼끔 째려보며 뇌까렸다.     “구치소에 면회 규정 있어요. 하루에 두번씩 면회는 불허요.”     “제발 면회시켜주세요. 네?”     여경은 시끄러워 발까지 탕 구르며 고함쳤다.     “안돼! 여기 뭐 다방인가 해? 누굴 만나고 싶으면 만나는가 해?”     “급한 일 있는데 좀 봐주세요.”     여경은 너무 한 감이 들었는지 되돌아보며 한마디 했다.     “며칠 후에 봐요. 쪼간한 딸애 자꾸 만나 무슨 꿍꿍이를 꾸미려는 건가? 이제 만난지 며칠인기여? 한 주일도 안돼 또 만나? 흥!”     류려평은 하는 수 없이 침대에 돌아와 털썩 들어앉았다.      며칠 후 여경이 찾아와 불러냈다.      류려평은 여경을 따라 나가면서 넌지시 물어 보았다.      “내 죄장을 검찰에  보냈는가요?”     여경은 류려평을 째려보며 코웃음쳤다.      “왜 그걸 물어?”      류려평은 퉁사발눈을 흘겼다.      “나를 검찰에 언제 이송하는지? 언제 검찰이 법원에 기소하는지? 이런  거 물어 봐도 안되는가요?”      여경은 시끄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류려평의 손목에 쇠고랑이를 절컥 채웠다.      “때가 되면 알게 될 거야. 짜증나.”      다른 여경이 류려평의 팔을 붙잡고 잔등을 밀었다.      “걸엇!”     여경들은 그를 면회실이 아니라 지하심문실로 끌고 내려갔다.     류려평은 불길한 감이 들어 주춤 멈춰섰다.      “아니, 내 딸과 면회하겠다는데. 면회실 안 가는가요?”     여경은 류려평을 힐끔 째려보며 말했다. 그러나 어조는 이전보다 퍽 부드러웠다.     “먼저 심문실에 들어가라구. 심문 끝나면 딸을 마지막으로 만난게 해줄게요.”     류려평은 깜짝 놀랐다. 가슴에서 망돌짝이 쿵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네? 마지막이라니요?”      그녀는 머리끼까지 곤두섰다.      “잔말 말고 제끼제끼(어서) 심문실에 들어갓!”     류려평은 도살장에 끌려들어가는 개처럼 두 다리로 층계에 떡 벋티고 서 있었다.     두 여경은 류려평의 양팔을 붙잡고 마구 끌고 지하심문실로 들어갔다.      류려평은 쪽걸상에 쿵덩 물앉았다. 지하심문실의 탁상등이 수척해진 그녀의 낯빤대기를 지질듯이 비추었다.     먹칠한듯한 맞은 쪽 어둠 속에서 날카로운 질문소리 울렸다.     “류려평, 이종호씨를 안락사시키려고 염화칼리움을 링겔병에 주사한 살인미수혐의를 인정하는가?”     “전번에 다 성실하게 승인했는데요. 또 물어요?”     “재확인이 필요해요. 왜 남편을 살해하려고 했는가?”     류려평은 시답잖게 대답했다.      “그 놈은 악마와 같습니다. 그 놈은 내 청춘을 빼앗고 내 인생을 망가뜨린 놈입니다. 량심도 없는 개놈새낍니다. 우린 서로 사랑하지도 않았습니다. 나는 부명을 어길 수 없어 억지로 그 놈과 결혼했습니다."     류려평은 진상도 모르는 한국 경찰들 앞에서 제 좋은 소리를 줴쳤다. 자기가 숫처녀 아니라는 걸  속이고 종호와 사기결혼한 내막은 덮어감추고 부명 때문에 억지로 결혼했다고 했다.    "우린 그저 명색이 부부일뿐입니다. 그 놈은 전혀 나를 사랑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놈은 그저 내 아버지 권력을 빌어 신문사 기자로 되기 위해 나하구 정치사기결혼을 했습니다. 사돈보기 하던 날에도 분명 자기가 내 정조를 유린하고서도 숫처녀 아닌가고 날 의심했습니다. 종호는 처음부터 날 고통의 구렁텅이에 몰아넣은 놈입닌다. 천번, 만번 죽어도 마땅한 놈입니다. 그래서 그 놈을 죽이려고 그 놈이 맞는 링겔병에 염화칼리움을 주사해넣었습니다. 지금 난  그 놈을 죽여치우지 못한게 한일뿐입니다.”    류려평은 종호를 한바탕 물어뜯고나니 앓던 이를 뺀 것처럼 속이 다 씨원해났다. 그러나 악처는 그렇게 악담한 결과가 기다린 건 엄벌 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      뒤이어 뭔가 복사하는 소리가 들렸다.     “당신이 금방 교대한 걸 확인하세요."     류려평은 종이를 받아 퉁사발눈이 뚫어지게 훑어보았다.     한참후 그녀는 머리를 끄덕였다.     "문제 없습니다."     "사실에 부합되면 여기에 싸인하고 지장을 찍으세요.”     류려평은 종이장을 재차 쭉 내리훑어보고나서 싸인하고 빨간 도장집에 식지를 뚝뚝 찍어 뻘건 지장까지 꼭 눌러 찍었다.      “됐습니다. 끝났습니다.”     류려평은 의아한 눈길로 보이지도 않는 어둠 속을 뚫어지게 마주 보면서 물었다.     “혹시 검사인가요? 이젠 한국 법원에 기소하는가요?”     “한국 법원에 이송하는 일은 없습니다.”     “네?!”     류려평은 퉁사발눈이 화등잔이 돼 입을 함박만큼 쫙 벌렸다.     “아니, 그럼 중국에 인도되는 겁니까?”     “예, 인터폴 지명수배도주범 류려평은 인터폴 규정과 중국 사법기관의 요구사항에 근거해 중국에 인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이구머니!”     류려평은 머리 아찔해났다. 그녀는 정수리를 된방매에 한대 얻어맞은 것처럼 쪽걸상에서 땅바닥에 풍덩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한참만에 류려평은 부시시 기어일어나 쪽걸상에 앉더니 꽥꽥 고함쳤다.     “항의합니다! 난 한국에서 살인미수죄를 졌는데 왜 나를 한국 검찰에 넘기지 않았습니까? 왜 한국 법원에서 판결받게 하지 않습니까?”     “심문이 끝났습니다. 류려평은 중국으로 인도된다는 걸 정식으로 통지합니다.”     “한국 개새끼들, 더러운 괴뢰군 경찰놈들, 네놈들은 제 명에 썩어지지 못할 거야.!”     여경들은 류려평의 두 팔을 붙잡고 감방으로 올라갔다. 이번에는 원래 합숙감방이 아니라 중죄수처럼 독감방 안에 끌어다 가둬놓았다.     류려평은 커다란 심리충격을 받아 심리균형을 이루기 힘들었다. 그녀는 독감방에서 미친듯이 한국 사법부와 경찰들을 욕해댔다.     그녀는 한국 법원에서 살인미수죄로 판결받으려고 순순히 살인미수죄를 승인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떻게 됐는가?     (긁어서 부스름을 만들지 않았는가? 중국에 인도되는 걸 막기는 고사하고 살인미수죄를 더 지게 되지 않았는가?)     진짜 역은 새 방아간을 날아지나간 격이 되지 않았는가.     류려평은 중국에 인도되지 않으려고 제 딴에는 빈틈없이 꾸몄다고 착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주도면밀하게 생각해보고 승인한 살인미수죄가 오히려 자기 목을 조이는 올가미로 될줄이야. 진짜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깐 격이 되고 말지 않았는가.     류려평은 그 올가미에 기대 한국에 남아 살아남으려고 한 것은 일종 허무한 꿈, 아니, 법적으로 성립될 수 없는 오산일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감방 땅바닥을 치며 후회하고 통탄했다.       그녀는 믿던 기둥이 불시에 와그르르 무너지는 감이 들었다. 감방 땅바닥에 반듯이 쓰러져 가슴을 할딱거렸다. 마치 덫에 치운 참새처럼 버둑거리며 가슴을 조였다.       (이젠 죽었어. 탐오(횡령)죄와 수뢰죄에 살인미수죄까지 졌으니 틀림없이 무기징역이나 총살받을 거야. 이 일을 어쩌는가?)     부패분자 류려평 여탐관은 순식간에 하늘이 쿵 무너지는 감이 들었다.     그녀의 곰팽이 얼룩덜룩 낀 육체와 령혼은 깊고 깊은 시꺼먼 심연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512    대하소설 황혼 제3권(55) 5만원 내막 김장혁 댓글:  조회:499  추천:0  2024-10-12
        대하소설 제3 권          김장혁        55. 5만원 내막       절그럭 절그럭.     구치소 감방 철문을 여는 열쇠 소리 들린다.     드르릉-     뒤이어 철문을 여는 소리 아츠럽게 들린다.     여경은 구치소 감방 안에 들어서자 여수감자들을 쭉 쓸어보더니 나영을 손가락질하며 명했다.     “나영이, 나와!”     나영은 류려평의 눈치를 흘끔 곁눈질하면서 시치미를 땄다.     “여긴 나영이 없어요. 박춘영 밖에 없는데요.”     여경은 시끄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영을 손가락질하며 꾸짖었다.     “너야! 잔말 말고 어서 제끼(빨리) 제끼(빨리) 나오락꼬! 꾸물거리면 면회 취소할 테야.”     여경은 제주도에서 대륙에 나왔는지 짙은 제주도 사투리를 툭툭 내뱉었다.    나영은 혀를 홀랑 내밀먼서 여경을 따라 철문께로 다가갔다.    “잠간!”    류려평이 다급히 소리쳤다.    “나영이, 아니, 춘영이, 면회 좀 양보하면 안 되겠어? 내 급히 딸을 만나야겠는데. 안 되겠소?”    “글쎄…”    나영은 여경을 뒤돌아보았다.    “뭐야!”    여경은 류려평을 표독스런 눈길로 되돌아보았다.    “면회 순서는 구치소에서 정하지. 너꺼들 마음대로 정하는 게 아니야.”    나영은 류려평을 미안하다는듯이 돌아보고 눈을 질끔해보이고 나서 곰상곰상 여경을 따라  면회실로 걸어갔다.    “누가 저를 만나려고 하는가요? 혹시 나영을 나포했는가요?”    “가 보면 알 거야.”    나영은 더 묻지 못하고 면회실에 들어갔다.     그녀는 뜻밖에도 유리판 너머 종호가 앉아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카시모도!”     나영은 콧마루가 시큼해 유리구멍으로 손을 넣어 종호의 따뜻한 손을 꽉 잡았다.     “춘영이, 그간 얼마나 고생 많았소?”     나영은 머리를 끄덕이면서 끊어진 구슬처럼 쓰라린 눈물을 줄줄 흐리었다.     종호는 유리구멍을 사이에 두고 두 손으로 나영의 손을 꽉 잡아주었다.     “절대 짧은 생각을 하지 마오. 우린 꼭 쨍 하고 해 뜰 날을 맞이할게요.”     나영은 머리를 끄덕이었다.     “선생님도 살기 아무리 험난해도 굳세게 살아나가세요. 제가 감옥에서 나가는 그 날을 기다리세요. 저는 리사장님께 모든 걸 기대해요.”      그녀는 놀란 표정을 짓는 종호의 믿음에 찬 너부죽한 얼굴을  바라보면서 물었다.     “카시모도, 성림인 잘 있는가요?”     종호는 머리를 끄덕이었다.    “성림인 근심하지 마오. 우리 집에 데려왔소. 나와 려향한테서 한글을 배워서 학교에 가서 한글공부를 꽤나 잘한다오. 이젠 한국말을 아주 잘 하오. 고향에 있을 땐 한족 말 밖에 하지 않던게. 이젠 저네 언니 나영의 꿈대로 진짜 조선족 애가 돼 가고 있소. 속산토대도 있어 산수랑 제법 뾰족하게 하는 모양입데. 한국 여선생님이 표양까지 합데.”     나영은 종호의 손을 꼭 잡으며 머리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성림이 공부를 잘한다니 기뻐요. 리사장님, 저의, 아니, 나영언니의 유일한 꿈과 희망은 성림 밖에 없는데요. 나영언니        그렇게 사랑하는 카시모도는 꼭 성림일 자기 친아들처럼 보살피리라 믿었어요. 성림을 참된 조선 애로 키우는게 나영 언니 소원인데요. 그 소원이 성사될 거 같아 좀 안심되는군요.”      그녀는 면회실 밖을 흘끔 곁눈질해보이며 뒷말을 이었다.     “나영 언닌 좋겠다. 그들 모자를 지극히 아끼는 카시모도 있어서.”     종호는 나영한테 용건부터 말했다.     “나영이, 아니, 춘영이, 내 리혼수속하러 고향에 피뜩 갔다가 돌아와야겠소. 내 가면 성림을 잠시 지영한테 맡겨놓기로 했소. 그래서 지영이 저네 세집에 들어갔는데 괜찮지?”     “되구 말고요.”    나영은 두말 않고 동의했다.     “지영이 셋집을 따로 잡을게 있는가요? 우리 집에 와서 함께 살아도 돼요. 우린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온 딱 친군데요.”     종호는 나영이 평온한 심태를 보아 한발짝 더 나가 말했다.     “내 생각엔, 에헴,”     종호는 나영의 눈치를 보면서 말했다.     “나영이 언니 귀국해 사법기관에 자기 죄행을 성실하게 탄백하고 편안하게 사는게 좋을 거 같소. 언제까지 인터폴에 쫓겨다니면서 심장을 조이면서 살겠소? ”     나영은 종호의 손을 스르르 놓으면서 머리를 천천히 숙였다.     “나영이도 이전에 그런 생각을 했답데다. 나영인 전람관 공금을 5만원 탐오한 죄 밖에 없는데요.”     종호는 머리를 끄덕이며 나영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나영한테 탄백할 용기를 북돋아주려는 것이었다.     “나영언니는 성실하게 탄백하고 관대처벌을 기대하는게 명지한 선택이라고 생각하오.”     나영도 종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 돈 5만원도 나영언니 혼자 염채기에 처넣은게 아니랍디다.”     “뭐라고?”     종호는 외까풀눈이 데꾼해졌다.     “그 돈 5만원은 전람관 재건 대부금을 내오려고 나영언니와 최정호 국장이 은행 류덕재 행장과 류려평 부행장한테 주었다던데요.”     종호는 깜짝 놀랐다. 그의 짙은 눈섭꼬리마저 위로 치켜 올라갔다.     그 시각 면회실 흑유리판 건너 감시실에 앉아 있던 여경과 남경장도 그 이변에 저으기 놀랐다.     나영은 종호의 눈치를 흘끔 보며 중얼거렸다.     “이런 말 해서 되겠는지요? 리사장님 사모님을 해칠 거 같은데요.”     종호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오. 절대 아니오. 류려평과 류덕재 같은 부패분자들의 죄행은 인정, 사정을 두지 말고 만 천하에 까밝혀야 하오. 황차 난 류려평과 리혼하기로 했소. 이제라도 나영 보고 사법기관에 이실직고하라고 하오. 사람도, 원, 참, 억울하게 혼자 죄를 들쓰고 있을게 뭐요?”     종호는 금방 류려평이 싸인한 리혼청구서를 꺼내 보였다.     “잘했어요. 이제 감옥에서 나가면 나영언니와 함께 아름다운 미래로 달려가세요.”    종호는 장난 같은 말에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나영을 마주 바라보며 충고했다.     “나영언니 보고 그 5만원 내막을 사법기관에 사실대로 신고하라고 하오. 어쩜 이전에 신고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소.”     나영은 머리를 다소곳이 숙였다. 그녀는 이젠 속일게 없어 종호 앞에서부터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그땐 나영언니 눈에 아마 콩깍지 낀 거 같애요. 나영언닌 최정호 국장을 미친듯이 짝사랑하다나니 성실하게 탄백하지 못한 거 같애요. 최정호 국장을 해칠 거 같아 억울한대로 혼자 그 탐오죄를 뒤집어 쓴 거 같아요. 최정호 국장은 적어도 나영을 전람관 부관장으로 제발해준 분 아니고 뭔가요?”     종호는 피씩 코웃음쳤다.     “최국장은 인간성이라고는 꼬물만치도 없는 배신자요. 여자들도 젊고 이쁠 땐 데리고 놀지만 자기한테 불리하기만 하면 가차 없이 헌신짝 차 버리듯 한단 말이오.”     나영은 종호의 손을 스르르 놓더니 천정을 쳐다보며 쓰라린 회한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면서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었다.     “그런 거 같아요. 후에 알고 보니 제가 전람관 재건비용 5만원을 탐오한 걸 그 놈이 심계국에 고발하지 않았겠습니까? 그것도 그 놈을 따라 한국에 들어와서야 심계국에 있는 사촌오빠를 통해 알게 됐어요.”     종호는 너무 한심해 주먹으로 면회실 면회대를 탁 쳤다.     “보오. 얼마나 음험한가? 앞에서는 저를 이뻐하는 척 하고 암암리에선  뒤통수를 쳤단 말이오.”     “그래요. 그놈이 그런 두 얼굴을 가진 음험한 놈일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     나영은 고통스레 뒷말을 이었다.     “지금 보면 그 놈은 그 5만원 사건을 고발해 나영 언니를 당황하게 만들어놓았지요. 그 다음 날 동정하고 구하는 척하면서 나영 언니를 데리고 일본과 한국 여기저기 도망쳤지요. 그 놈은 나영 언니를 기 정욕을 말리는 도구로 쓰려고 했지요. 나는 그 늙다리 놈을 따라 일본이고 한국이고 돌아다니면서 줄곧 쫓겨다니면서 별의별 개고생이란 개고생은 다 했답디다.”     나영인 처음엔 “나영언니”, “나영언니” 뭘 어쩌구 저쩌구 했지만 나중엔 “나는”, “날”, “내” 어쩌구 저쩌구 혼동해 말실수를 했다. 그런줄도 모르고 둘은 계속 말했다.      종호는 시간이 퍼그나 간 걸 알고 마지막으로 충고했다.      “이젠 최정호 국장이나 류덕재, 류려평의 죄악을 사법기관에 폭로하라고 하오. 그 놈들의 죄행을 폭로하면 할수록 나영인 꼭 관대하게 처벌받을 거요.”      나영은 머리를 끄덕였다.      “나영 언니는 남편 철석을 보고 집에 돈으로 그 돈 5만원도 사법기관에 가져다 바치라고 했어요.”     종호는 면회대를 치며 일어났다.      “오- 그랬구만. 알고 보니. 저네 나영 언닌 탐오죄라기보다 공금남용죄 밖에 더 할게 없소. 꼭 경하게 처리받을 거 같소. 나영인 당장 귀국하는게 옳은 거 같소.”     나영은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었다.     “글세요. 저도 나영 언닌 자기 대신 나를 감옥에 처넣자고 할 거 같잖은데요. 전번에 벌써 경찰들은 나영이 수원에 있다는 걸 다 위치추적해냈던데요. 나영 언니 숨으면 언제까지 숨어다닌단 말인가요? 붙잡히면 둘 중에 하나는 나영의 죄를 뒤집어쓰고 쇠고랑이를 차고 귀국해야 될게 아닌가요?”     종호는 머리를 끄덕이었다.     “저네 쌍둥이자매가 명지한 선택을 하기 바라오. 나영인 하루속히 인터폴에 신분을 제대로 밝히고 귀국해 사법기관에 성실하게 탄백해 관대한 처벌을 받아야 하오. 그게 유일한 재생의 길이라고 생각하오.”     나영은 머리를 끄덕이었다.     “그만 하세요. 시간 됐어요.”     종호는 나영을 두고 가기 아까워 손을 놓지 못했다. 그는 나영의 손을 꽉 잡아 자꾸 흔들었다.     나영은 뜨거운 눈물을 펑펑 쏟으며 종호와 쓸쓸히 리별했다.     “우리 다시 만나요. 카시모도-”    나영은 끝내 오열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녀는 여경한테 끌려가면서도 흑흑 흐느껴 울었다.    지루한 고통에 그녀는 마음이 진절머리나게 질렸다.    (진짜 이런 고통의 심연은 언제 가면 끝날까?)     그 누구도 그 막연한 앞날을 한치도 예착하기 어려웠다
511    대하소설 황혼 제3권(54) 리혼 김장혁 댓글:  조회:626  추천:1  2024-10-10
   대하소설 제 3권           김장혁           54. 리혼       종호는 사돈보기에 터졌던 류려평의 정조 의혹을 회억하자  코웃음이 절로 났다.     (어쩜 그때 불여우 같은 년의 눈물에 홀딱 속아 넘어갔을까? 류려평, 네년은 근본 숫처녀가 아니였어. 바람둥이야. 처녀 때부터 진작 류덕재와 바람을 피웠어. 네년의 패륜을 발견 못한게 머저리지.)     종호는 며칠 전에야 류려평이 류덕재와 처녀총각 때부터 살을 섞었고 려향까지 낳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때 종호는 류려평의 불륜사실을 처음 듣는 순간 정수리를 큰 메에 떵 얻어맞은 것만 같았다. 그는 머리가 뗑해나 하마트면 컴퓨터에 쓰러질 번했다. 귀뿌리에서 윙 소리나고  눈 앞이 아찔하고 캄캄해났다. 눈 앞에 무수한 시뻘건 별찌가 날아내렸다.     (이제껏 수십년 동안 그년을 숫처녀로 믿어온 내 바보였지. 멍청이었지. 그런 년을 조강지처라고 버리지 않은게 머저리지. 진짜 넌 생활이 영펄이야. 그래서 류려평이 항상 널 '생활이 영펄'이라고 비난했겠다. 어쩜 그런 눈치도 채지 못했어? 눈치 무디기로 도끼등이지. 그런 년을 사랑도 없이 수십년이나 명색이 안해라고  산게 잘 못이지.)     종호는 토굴 같은 세집에서 쓰러져 자기 과거를 꾸짖었다.    (갈보년이 리혼하자고 할 때 왜 리혼해주지 않았어? 난 바보,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 난 려향이 류덕재와 류려평이 바람을 써서 낳은 애라는 것도 모르고 친딸인가고 금이야 옥이야 하면서 사랑했지. 입에 들어간 고기도 빼서 먹일 정도로 애지중지 키웠잖았는가? 건축현지에 가서 남자의 소중한 그거까지 잃어버리면서 아글타글 번 돈으로 려향을 서울에 데려다가 공부시켜 박사까지 만들지 않았는가. 진짜 난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야.)    그는 이를 악물었다.    (이젠 결단코 리혼이야. 그런 년과 한 집 호적을 올린 채 산다는게 고통스럽다. 세상 사람들이 알면 나를 뭐라겠는가? 세상 인간사의 죄악이야. 우리 조선 왕의 후대인 전주 리씨의 수치야. 치욕이야.)    종호는 세종대왕님을 비롯한 조상들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그는 그 길로 지하철을 타고 류려평을 만나러 구치소로 달려갔던 것이다.    그럼 류려평이 수십년이나 은페했던 그 불륜사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비극을 종호가 어떻게 알게 되였을까?      세심한 독자들은 이런 일을 기억할 것이다.     일전에 종호는 리려향을 통해 류려평을 감시하려고 리려향한테 명품 미색핸브빽을 선물한 적이 있지 않는가.     종호는 그 핸드빽에 반짝거리는 맞단추 대신 보석맞단추형, 초미형 몰카를 장치해놓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종호는 컴퓨터만 켜면 실시간으로 리려향의 핸드빽을 따라 모든 걸 손금 보듯 감시할 수 있었다. 그는 려향을 감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주요하게 려향과 류려평의 행적과 대화내용을 알아내려는 것이였다.     려향은 류려평을 면회하러 갈 때 그 핸드빽을 들고 구치소에 찾아갔던 것이다. 비록 그 핸드빽을 구치소에서 여경이 몰수해 임시 지하감시실 사무상에 놓아뒀지만 까만 감시 유리 넘어 류려평과 려향의 밀담을 다 촬영하고 녹음할 수 있었다.     그날 류려평이 려향과 한 밀담이 몽땅 녹음됐던 것이다. 종호는 그들 모녀가 갈라질 때 류려평이 고함친 소리를 여러번 되돌려 들어보며 분석했다.     “외할아버지 산소에 내 인생의 전부가 있다.”      “종호는 네 친아빠 아니야. 네 친아빠는 류덕재 행장이야.”     그때 종호는 셋집에서 컴퓨터를 켜고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돌려보고 또 보았다.     세상에 어디 비밀이 있는가?     세상에 바람이 새지 않는 벽이 있는가?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고 했다.     종호는 류려평과 류덕재의 불륜을, 려향이 자기 친딸이 아니라는 엄연한 사실을 다 알았다.     (이 년이 제 애비 산소에 뭘 묻어둔 거 같구나. ‘인생의 전부의 비밀’? ㅋㅋ. 네년의 인생전부는 뭐냐? 탐욕스레 긁어모은 부정축재 밖에 더 있어? 엉큼한 년, 그 부정축재를 썩어지기 전에 려향한테 물려주자는게지. 려향 보고 그 부정축재를 파서 쓰라는 뜻이구나. 네년 뜻대로 될 거 같애?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절대 안돼.)     종호는 컴퓨터를 통해 그날 려향이 구치소에서 류려평과 갈라져 집에 돌아오면서 보라매공원 부근에서 혼자 울면서고 한 넉두리 녹음도 다 들을 수 있었다.     “날 친딸로 여긴 아빠 불쌍해. 길러준 양아빠도 아빠야. 허나 진짜 아빤지 아닌지. 유전자 감정을 해 봐야 해…”     심지어 종호는 려향이 유전자 검사를 하자고 자기 머리를 비누에  감아주는 척하면서 머리카락을 몇대 뽑아 종이에 싸서 핸드빽에 챙기는 것도 다 알았다.     (풀을 건드려 뱀을 놀래울 필요는 없지. 모녀간이 어떻게 노는가 더러운 꼴을 두고 봐야지.)     그는 려향을 놀래우지 않으려고 그 모든 것을 모르는 척 하기로 했다.     종호는 지하철에서 내려 곧추 구치소로 택시를 타고 쏜살같이 달려갔다.     그는 구치소에 이르러 당직경찰을 만나 류려평과의 면회를 신청했다.     드디어 종호는 철창 속 면회실에서 류려평을 만날 수 있었다.     류려평은 철창 속에서, 고통 속에서 죄값을 치르느라고 심해를 겪어서 그런지 유들유들하던  낯에 윤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퍽 수척해지고 눈확도 푹 꺼지지 않았겠는가.     류려평은 면회실에서 자그마한 유리창 넘어 종호를 마주 보는 순간 푹 꺼진 퉁사발눈이 데꾼해졌다.     그녀는 퉁사발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복잡한 생각을 베아링처럼 굴렸다.     (저 놈이 어떻게 돼 왔어.)     류려평은 여경을 돌아보며 말했다.      “난 배 아파요. 저 사람과 면회 취소하면 안 돼요?”     여경은 피씩 코웃음쳤다.     “면회가 어디 애들 장난인가 하는가? 안 돼요.”     류려평은 하는 수 없이 머리를 숙이고 종호와 마주 앉았다.     그녀는 여경이 나가자 머리를 쳐들고 종호를 째려보면서 나직이 물었다.     “날 찾아 온 용건이 뭔가요?”     종호도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는 웃으며 려평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류려평, 당신은 30여년 나와 함께 살아온 조강지처 아니고 뭐요?  물독이 떵떵 어는 셋집에서 함께 고생하면서 살아온 안해 아니오? 제 구치소에 갇혔는데 이제야 찾아와서 미안하오. 그간 고통이야 얼마나 받았겠소?    류려평은 속으로 피씩 웃었다.     (고양이 쥐를 생각한다고나 해라. 오늘 이 놈 이 뭐 비난사정할 일이 있는 모양이지? 왜 첫마디부터 입에 꿀을 발라가지고 달달한 소리로 지랄이야?)    류려평은 낯에 쓴 웃음을 흘리면서 물었다.    “쓸데 없는 말 거두절미하고 단도직입하오. 무슨 일 있어 불시에 찾아왔소?”     종호는 가슴을 내밀고 한숨을 후 내쉬며 가방에서 종이 한장과 필, 도장집을 꺼내 건넸다.    “종이에 걸 읽어보고 동의되면 싸인해 주오.”    류려평은 짙은 눈섭꼬리를 치켜올리며 종이장을 가져다 보았다.    “리혼청구서?”    류려평은 종호를 쳐다보더니 깔깔깔 웃었다.     “이제야 제대로 머리 돌아가는구만. 진작 이랬어야지. 내 리혼하자 할 때 제꺽 리혼할게지. 수십년이 지난 이제야 머나먼 한국에 와서 이럴게 있소? 당신 어쩜 그렇게 고집불통이오? 우린 처음부터 사랑하지 않으면서 각자 수요에 의해 맺어진 부부 아니오? 그때 난 아빠 강요에 못이겨 대학생이라고 당신과 약혼하고 결혼했댔소. 이젠 후회해도 쓸데 없지만,  당신은 우리 아빠 권력을 빌어 기자 꿈을 실현하려고 나와 정치결혼했잖아? 허울 밖에 없는 가정 울타리에 얽매여  날 한뉘 평생 억지로 살게 할게 뭐요? 숱한 고통을 받게 할게 뭐요?”     류려평은 단통 펜을 들어 싸인해주었다. 그녀는 종호가 내민 도장즙에 살진 식지를 뚝뚝 찍어 리혼청구서에 빨간 지장을 꾹 눌러 찍었다.      그녀는 리혼청구서를 종호한테 주면서 말했다.     “당신도 내 보는 앞에서 싸인하고 지장을 찍소.”     종호도 리혼청구서에 싸인하고 지장을 찍었다. 이제 이 리혼청구서를 가지고 귀국해 민정국에 가서 리혼서에 도장을 꽝 찍으면 리혼이었다. 악연으로 맺어진 혼인사에 종지부를 쾅 찍게 된다. 종호는 여기까지 생각하자 저으기 홀가분해지는 감을 느꼈다.      류려평은 종호를 보고 부탁했다.      “우린 이젠 부부가 아니오. 이 사실을 려향이 증명서게 해야지. 핸드폰으로 그 리혼청구서를 사진을 찍어 이 자리에서 려향한테 전송하오.”      “그러지.”      종호는 리혼청구서를 사진 찍어 당장에서 려향한테 전송했다. 류려평은 종호가 내민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류려평은 머리를 끄덕이더니 수척해진 낯에 쓰라린 눈물까지  줄 끊어진 구슬처럼 주르르 흘리면서 연기를 놀았다.     “하루 밤 부부도 만리장성을 쌓는다고 필경 우린 몇십년을 살아온 부부 아니오? 우린 싸운 정이라도 있잖고 뭐요? 우린 공동재산인 려향을 봐서라도 서로 원쑤취급은 하지 말기오.”     종호도 머리를 끄덕이면서 맞연기를 놀았다.     “그거야 그렇지. 려향은 우리 둘의 딸인데 아빠와 엄마가 해쳐서야 안되지. 서로 원쑤는 아니잖고 뭐요?”     “그래요. 서로 돕진 못해도 해치진 말아야죠.”     종호는 고의로 이런 말을 흘렸다.     “당신은 숫처녀 몸으로 내한테 와서 고생이 많았소. 남만큼 해주지 못하고 너무 고생시켜서 미안하오.”     류려평은 그 말이 비웃는 반어인지도 모르고종호가 아직도 자기를 숫처녀로 믿는가 여겼다.     그녀는 퉁사발눈을 바보 같은 종호의 너부죽한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관심사부터 무거운 입을 뗐다.     “재산분할은 어떻게 할 예산이오?”     류려평의 눈길은 섬찍할 정도로 이상할만치 음침한  빛이 번뜩이었다.     “당신이 무슨 수로 부정축재를 했든간에 난 하나도 관심이 없소. 또 당신의 걸 아무 것도 가지지 않겠소.”     류려평은 정신 나간듯이 박수까지 치면서 깔깔 웃었다.     “통쾌하군요. 点赞!”     류려평은 종호를 보고 다잡아 물었다.     “려향은 어쩔 예산이오? 그 앤 우리 둘의 공동재산이 아니고 뭐요?”     그 허위적인 소리를 듣고 종호는 속으로 구역질이 날 지경이었다.      (더러운 갈보년, 아직도 날 속여? 누구 안전이라고 아직도 가랑잎으로 눈을 가리고 아옹 해? 흥!)      그는 밸 같아서는 류려평의 더러운 정체를 홀딱 발가놓고 싶었다. 그러나 뒷일을 고려해 모르는 척 하며 아닌 보살을 떨었다.     그는 머리를 쳐들어 류려평을 쏘아보았다. 진짜 류려평은 어쩜  허위를 꾹 묶어 놓고 옷을 입혀 만들어 놓은 허위허수아비  같았다.      그는 허위적인 류려평을 쳐다보면서 속셈을 물었다.      “제 생각엔 어쩌면 좋겠소?”      류려평은 눈물을 훔치면서 울먹울먹해 간신히 말을 이었다.      “그 앤 참 불쌍하오. 이 에미 감옥에 들어가면 그 앤 어쩌는가요? 당신이 계속 한국에서 좀 돌봐 주오.”     종호는 속으로 코웃음쳤다.     (아직까지도 려향일 내 친딸이라고? 려향의 뒤나 씃어주라고? 내 무슨 걸레냐?)      허나 종호는 속심과는 다른 말을 했다.      “려향은 내가 이때까지 혼자 길렀잖았고 뭐요? 이젠 려향이 없인 난 못 살거 같소. 부녀간의 정을 어찌 버리겠소.”      종호는 웃으며 통쾌하게 대답했다.      “려향은 근심하지 마오. 그 앤 우리 둘이 옥신각신 싸우면서 사는  집에서 불행아로 태여나 우릴 따라 고생도 얼마나 많이 했소. 난 그 애를 유일한 희망으로 키우면서 이날 이때까지 살아왔소. 저도 옆에 없는데 내나 그 애를 끝까지 보살펴야지. 허나 그 앤 이젠 다 커서 제 노릇을 할게오. 지금 한국의 한 대형반도체회사 회장 비서로 취직했소. 한달에 한화 350만원씩 타오.”      류려평은 머리를 끄덕이면서 중얼거렸다.      “고까짓 로임 타면서 회장놈 밑에서 어떻게 심부름이나 하면서 고생하겠소? 내 이 지경이 안돼도 그 앨 그렇게 고생시키진 않겠는데. 당신이 끝까지 보살펴주겠다니 려향이 일은 시름놓겠소. 고맙소.”      뒤이어 그녀는 머리를 쳐들고 아직도 리용가치 있는 바보 같은 종호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내 당신을 안락사시키려고 한 죄행을 똑똑히 인증 섰소? 난 당신이 맞는 링겔병에 염화칼리움을 주사했는데.”     종호는 머리를 끄덕였다.     “증명섰소. 난 그때 기실 자는 척 하면서 당신 일거일동을 다 살피고 있었소. 주사바늘도 내 뽑아버렸소.”     류려평은 섬찍해났다.     "당신 진짜 간첩처럼 능청스럽군요."     종호는 의아한 눈길로 류려평을 쏘아보았다.      “당신은 음험하기로 짝이 없소. 왜 날 살해하려고 했소? 아무리 악연이라도 그렇지. 죽이까지 할 건 없잖소?”     류려평은 괜히 갈등을 격화시켜 자기 부탁을 잘 듣지 않을 가봐 가까스로 꾹 참았다.      그녀는 한참 침묵을 지키다가 동문서답했다.      “그래 원쑤를 갚으려고 제대로 증명서지 않았단 말이오? 듣는 말에 의하면 당신은 자살하려고 자기절로 염화칼리움을 링겔병에 탔다고 했다던가. 또 날 시켜서 주사하게 했다고 했다면서?”     종호는 곧이곧대로 말했다.     “처음엔 당신을 구하하려고 그렇게 말했소. 당신의 살인미수죄를 부인하려고 했소. 그래서 경찰들 앞에서 당신이 링겔병에 뭘 주사한 적이 없다고 했댔소.”     류려평은 까만 유리판을 힐끔 돌아보더니 종호 앞에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며 나직이 말했다.      “여경들이 다 감시하고 있소. 말을 좀 주의해 하오.”     종호는 머리를 끄덕이더니 나직이 뒷말을 이었다.     “후에 려향이 그러던데. 당신이 날 안락시키려고 들었다고 증명서야 엄마를 구할 수 있다고 하지 않겠소? 당신이 한국에서 살인미수죄로 판결받게 돼야 중국에 안도되지 않기에 살아남을 수 있답데. 인터폴에서 중국에 이송하면 중국에서 엄벌을 피면할 수 없다고 근심하더군. 당신이 횡령(탐오)죄, 수뢰죄로 사형받을 수도 있다고 하던데. 그래서 난 진술을 바꿔 사실대로 당신의 살인미수죄를 증명섰소.”     류려평은 섬찍해나 퉁사발눈 흰자위를 번뜩이며 사위를 두리번거렸다.     “잘했소. 당신 진짜 량심만은 남아 있구만요. 그런줄 알았더라면 내 밖에 있을 때 당신을 잘 해 줬겠는 걸. 진짜 후회돼요.”     류려평은 불시에 무슨 일이 떠올랐는지 다급히 물었다.     “그래, 언제 리혼 도장 맞으러 중국에 들어갈 예산인가요?”      그녀는 얼굴에 긴장김이 흐르는 것을 감출 수 없었다.      종호는 모든 걸 속이기로 했다.      “후에 시간 나지면 가지.”      종호와 려평은 둘 다 능청스레 주고 받았다.      “어째 그 일을 질질 끄오? 오래잖으면 추석이 되겠는데 겸사해 빨리 들어갈게지.”      “추석이 아직 한달도 넘어 있는데 려향을 누가 밥을 해주겠소. 설상가상으로 나영이 구치소에 들어와서 성림이 우리 집에 와 있소.       그 애를 누가 학교에 데려가고 집에 데려 오겠소?”      류려평은 단통 상통을 찡그렸다.      “당신 진짜 바보요. 그게 뭐요? 나영이네 애를 어째 그 비좁은 셋집에 끌어들였소? 려향이 얼마나 불편하겠소?”      그녀는 종호를 핼끔 곁눈질하더니 물었다.      “당신 진짜 나영과 살려고 환장했지? 이전부터 나영을 좋아했지?”     종호는 버럭 화를 냈다.      “내 사생활에 작작 삐쳐! 우린 이젠 부부 아니야!”      “려향일 생각해 그래. 당신 같은 등신한테 려향일 맡겨서야 편한 날 있겠니? 진짜 바보!”     종호는 뻘떡 일어나며 려평을 손가락질했다.      “당신은 자기 지은 죄나 탄백하고 잘 반성하기나 해. 죄값을 단단히 치를 준비나 하라구!”     그는 이렇게 툭 쏴줄가 하다가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간신히 삼켜버렀다.     “당신과 더 할 말이 없소.”     “여보! 당신 내 말 듣소…”     류려평이 뭐라고 더 말하려고 할 때였다.     “그만 하세요! 시간 됐어요.”     여경과 남경이 들어와 종호와 류려평을 갈라놓았다.     “당신 내 말 명심하라구. 나영이네 애를 집에서 내보내라구.”     그러나 종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남경과 함께 면회실에서 나가버렸다.      남경이 종호와 함께 복도로 나가면서 물었다.     “전번에 보라매공원에서 체포돼 구치소에 들어온 녀자 나영이 맞지요? ”     “아닙니다. 그 녀자는 나영의 쌍둥이 여동생 박춘영입니다. 금방 성림이 나영의 애란 말을 그만 말이 빗나갔습니다.”     그제야 종호는 말실수를 한 걸 알고 입에 빗장을 질렀다.     침묵이야 말로 세상 잘못과 비밀을 입감옥 안에 가둬 두는 유일한 수단일 수도 있지 않는가.     종호는 구치소 대문으 나서는 순간 한 가슴 가득히 시원한 공기를 한껏 들이켰다.     그는 사랑도 없이 허위로 시작돼 허위로 종지부를 찍은 이른바 “가정”을 생각하니 얼마나 홀가분하고 기쁜지 몰랐다.     황홀한 새 세상이 열리는 것만 같았다. 종호는 걸음도 한결 가볍게 앞으로 나아갔다.
510    대하소설 황혼 제3권(53) 숫처녀의 정조 김장혁 댓글:  조회:1013  추천:0  2024-10-08
   대하소설 황혼 제3권            김장혁        53. 숫처녀 정조        구급치료를 거쳐 류려평은 생명의 위험에서 서서히 벗어났다. 하신에서 하혈이 지혈되었고 해바잫던 얼굴에도 점차 피색이 돌기 시작했다.     종호는 그때 얼마나 기뻤는지 몰랐다.     (만약 려평이 잘 못되는 날엔 어떻게 살아? 난 류려평을 해친 나쁜 놈이 아닌가?)     종호는 그 최악의 종말을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구급병실에 류려평을 입원시킨 때부터 종호는 신문사 김사장한테 청가를 맡고 출근하지도 않고 밤낮 류려평의 침대 옆을 지키면서 뒤시중을 했다. 밤중이면 너무 곤해 류려평의 침대 맡에 머리를 파묻고 잠시 눈을 붙이네 했다.    이른 아침에 종호는 자전거를 타고 40리나 떨어진 집에 돌아갔다.    엄마는 종호의 손을 잡고 물었다.    “새애기는 병세 어떠냐?”    “살아났습구마. 하혈도 지혈됐습구마.”    그러자 아버지도 한숨을 후- 내쉬었다. 아버지는 류려평이 체대가 약해 애내기를 하겠는가고 저으기 근심해왔다. 그런데 이런 일이 생기어 꽤나 속을 태웠었다.     만순과 만호도 꽉 엉켰던 얼굴 근육을 점차 풀었다.     종호는 엄마를 보고 “류려평이 젤 좋아하는 닭곰죽을 끓여줍소.”라고 했다.     집 사랑채 덕대에는 전번에 사돈보기에 쓰고나니 씨암닭 한마리 밖에 남지 않았다.     허나 엄마는 며느리감을 보양해주려고 주저하지도 않고 씨암탉을 잡아 튀를 해 쇠가마에 시루를 얹고 앉혔다. 뒤이어 엄마는 쌀독에서 새하얀 찰입쌀을 바가지로 퍼내 물에 일어 닭고기 아래 펴놓았다.     종호는 부엌에 내려가 마른 나무가지를 무릎에 대고 뚝뚝 끊어 아궁이에 쑤셔놓고 불을 일궈 놓고 풍무를 왕왕 돌리면서 불을 땠다.     이윽고 쇠가마에서 쌕김이 쌕- 나왔다.     한참 후 엄마가 쇠가마 뚜껑을 여니 구수한 닭곰밥 냄새가 온 집 안에 풍기었다.  종호는 먹음직한 닭곰밥을 밥곽에 퍼담아 가지고 정신잃고 자전거를 타고 병원에 돌아왔다.    “앓는 사람 두고 어데 갔댔어? 배고파 죽겠다. 씨!”    류려평은 헐레벌떡거리며 병실에 들어선 종호를 표독스런 눈길로 흘겨보며 두더벌거리였다.     “려평이, 젤 좋아하는 닭곰밥을 엄마 해줘서 가져 왔소.”    려평은 시엄마 말을 하자 눈쌀을 단통 찌프렸다.    그러나종호가 그녀를 부축해 앉히고 닭곰밥을 사발에 퍼담아 한술, 한술 떠 입에 떠 넣자  그녀는 입이 메지게 게걸스레 먹어댔다.     려평은 몇술 받아먹는 척 하더니 죽사발을 탕 쳐버렸다.     짤라당!     죽사발이 박살나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다른 환자들은 상을 찡그리었다.     “왜 이러오?”     종호는 류려평을 흘겨보았다. 그때만 해도 종호는 혈기 왕성한 열혈청년이서 자존심이 면도칼날처럼 서슬푸르렀다.     “먹지 않겠으면 말게지. 웬 가장치기요?”     류려평은 다른 환자들 보기 창피한줄도 모르고 퉁사발눈을 부릅뜨면서  고함쳤다.     “날 죽이자고 작정했어? 어제 밤에 그게 뭐야? 살살 하라는데. 조용할 때 그러자는데. 미친 개처럼 달려들어 마구 들쑤셔놔 내 죽을번했잖아? 그래도 떽떽거려?”     그제야 종호는 머리를 숙이었다.     “려평이, 미안하오. 참지 못하겠는 거 어쩌오?”    류려평은 퉁사발눈에 눈물방울을 뚝뚝 떨어뜨리면서 호통쳤다.     “미안하다, 한마디면 다야?”     종호는 난감해 두 손을 싹싹 비볐다.     “그럼 어쩌라오?”     류려평은 엎딘 바에 절이라고 종호를 혼찌검내려고 들었다. 완전 길을 들이려는 잡도리였다.     “꿇어엎드려 빌어라!”     “쳇!”     종호는 외까풀눈을 부라리었다.     “꿈도 꾸지 말라. 날 노예로 보니? 우리 조선족 사나이들에겐 색시한테 꿇어 비는 습관이 없다. 어림도 없어!”     “아이고, 분해라!”     류려평은 온종일 울고 불며 야단쳤다. 그녀는 오히려 종호를 혼찌검내면서 자기가 언녕 정조를 잃은 불륜녀, 숫처녀 아닌 정체를, 아니, 추태를 감추려고 들었다. 옆에 환자들이 있어 류려평은 억울함을 더 토로하지 못했다.     그러나 총명한 종호는 류려평이 아무리 울고불고 떠들어대도 두뇌만은 명석했다. 그는 어쩐지 류려평의 그게 헐럭한 감에 미심해남을 감출 수 없었다.     종호는 금방 죽다 살아난 류려평을 어쩔 수 없어 잠시 더 따져묻지 않았다. 그러나 속으로는 어쩐지 류려평을 시간을 들여 잘 알아 보지 못하고 소홀히 번개식 약혼을 한 것이 꽤나 속에 께름직했다.     (사랑은 티없이 맑고 깨끗한 두 심장으로 연주하는 아름다운 멜로디야. 만약 사랑의 심장에 티 끼꺼나 곰팽이 끼면 그 사랑은 언제든지 급사할 수 있어. 숫처녀의 정조는 사랑의 생명선이야. 만약 정조를 잃었다면 숫처녀가 아니다. 정조를 잃은 녀자는 작풍이 단정하지 못한 더러운 녀자라는 것을 증명한다. 내가 어찌 숫처녀 아닌 갈보, 바람쟁이와 결혼한단 말인가?)      종호는 류려평의 하얀 허벅다리와 탄력있고 살진 엉덩이를 훔쳐보면서  어쩐지 어떤 놈이 먼저 다친 감이 들었다. 자꾸 류려평의 뒤에 어두운 그림자가 얼른거려 지꿎게 그를 괴롭히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요대기 위에는 분명 빨간 매화꽃이 피지 않았는가. 그건 그래 숫처녀라는 것을 증명하지 않는가.)     종호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 빨간 매화꽃은 사돈보기 하던 날 밤에 려평의 몸 속에 들어가는 순간 처녀막이 터지면서 그린 걸작이 아닌가. 건데 왜 하신에서 그렇게 많은 피가 흘렀어? 처녀막이 터지면 그렇게 많은 피가 흐른단 말인가?)     사실, 류려평이 사돈보기 하는 날 밤에 요대기에 흘린 피는 종호가 너무 저돌적으로 다룬 바람에 낙태하면서 자궁에서 흘린 피였다. 그러나 류려평이 주도면밀한 사전 포석을 했기에 의사들은 입에 빗장을 지르고 낙태 비밀을 엄수했던 것이다. 때문에 종호는 류려평이 낙태한 걸 모르다나니 무슨 피인 걸 전혀 알 수 없었다.     종호는 난처한 대로 엄마한테 자문했다.     엄마는 확신에 차 말했다.     “요대기에 흘린 피는 처녀라는 걸 증명한다. 어째 사돈보기까지 한  며느리감을 의심하니? 절대 의심하지 말라.”     그러나 종호는 반신반의했다.     “어쩐지 헐럭한 감이 납데. 처녀막이 터지면 녀자들이, 아니, 숯처녀면  저렇게 처음에 피를 많이 흘리오?”     그제야 엄마는 종호가 뭘 의심한다는 걸 눈치채게 됐다. 엄마는 종호의 손을 잡고 신신당부했다.     “그렇게 많이 흘릴 수도 있다. 어떤 숫처녀들은 우리 며느리감처럼 너무 많이 흘려 입원하는 경우도 있다. 류려평은 숫처녀야. 절대 의심하지 말라. 그걸 의심하면 화목하게 살 수 없다. 이 일을 절대 입 밖에 내지 말라. 남들이 알면 세상 웃음거리 된다.”     그러나 종호는 엄마의 신신당부대로 하지 못했다. 의심되는 걸 깨지 않고선 미적지근해 류려평과 결혼해 살 수 없었던 것이다. 그는 류려평이 퇴원하기를 기다려 조용히 따지기로 했다.     한 보름 뒤 퇴원하는 날 류려평은 또 고의로 두 팔을 벌리고 어리광을 부렸다.     “종호, 날 업어달라.”     종호는 옆에 서 있는 류생남 국장과 장모를 보기 부끄러워 서성거렸다.      “업어 주게.”     류국장은 종호를 쏘아보며 명령하듯 분부했다.     종호는 포로처럼 장인이 하라는대로 넙죽한 잔등을 둘러대고 류려평을 업고 병실에서 나갔다.     바깥에는 낯모를 30대 사내가 찌프차 옆에 서 있었다.     “오빠, 직접 왔소? 감사하오.”     그가 바로 류덕재 행장이라는 것을 종호는 처음 보았다.     “괜찮니?”     “씨, 죽다 살았다. 어째 문안하러도 오지 않았니?”     류덕재는 길쭉한 말대가리상을 가로 저었다.     “출장했댔어. 이제야 병문안하러 와서 미안해.”     류덕재는 두터운 돈봉투를 류려평의 손에 쥐워 주었다.     류려평은 주저하지 않고 손을 뻗쳐 그 돈봉투를 채가듯 했다.     얼핏 봐도 50원짜리 백장은 돼보였다.     류덕재는 종호와 악수했다.     “매부겠지? 처음 뵙소. 매부, 우리 잘 보내자구.”     종호도 사람좋게 웃으며 머리를 끄덕이었다.     “그러죠. 건데 류려평과 어떻게 되는지?”     류덕재는 종호와 류려평의 눈치를 번갈아 흘끔거리며 직답했다.     “난 류려평의 종친오빠요.”     류려평도 종호 귀를 비틀어대며 지껄였다.     “잘 봐라. 내 젤 큰오빠야. 날 업신여겨 봐라. 우리 오빠와 동생들 가만 놔두지 않을 거야.”     류덕재는 종호를 째려보며 찌프차 문을 척 열었다.     “려평아, 차에 타.”     류려평은 종호의 잔등에서 내릴 예산도 없었다.     “오빠, 차 필요없어. 오늘 이 바보한테 업혀 집에 갈 거야.”     류덕재는 말상을 쳐들어 종호를 쳐다보았다.     종호는 말상을 마주 보며 선선히 대답했다.     “차 필요없소. 내 집에 업어 가겠소.”     류덕재는 찌프차 문을 쾅 닫으면서 비아냥거렸다.     “신랑감을 참 잘 만났구나. 이젠 오빤 한시름 놨다.”     류려평은 종호의 잔등에 업혀 가면서 류덕재를 돌아보며 손을 저었다.     류생남 국장은 류덕재와 딸이 너무 지끈하는 것에 눈살마저 찌프렸다. 그는 종호가 오해할가 봐 뒤따라가면서 말했다.     “저 앤 내 종친 조카인데 은행 행장이오. 려평과는 어려서부터 친오누이처럼 지냈지. 죽마고우야. 난 려평이 형제 없다고 내 형님네 저 애와 친하게 보내게  했소.”     종호는 그저 머리를 끄덕였다. 그는 류덕재가 류려평의 정조를 빼앗은 놈일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후 몇십년 동안 류덕재가 종호네 부부를 친동생들처럼 보살펴준데다가 불여우 같은 류려평이 어찌나 주도면밀하게 자기 추태를 감추고 그럴듯하게 꾸며댔는지 종호는 종친 오누이로 탈을 쓴 그들의 추접스런 관계를 꼬물만치도 눈치채지 못했다.     종호는 류려평을 업고 가시집 2층 아파트에 올라가 침대에 살며시 내려놓았다.     가시부모가 씨무룩이 웃으며 방에서 나가자 종호는 류려평을 꽉 껴안아 주었다. 류려평은 퉁사발눈을 무섭게 흘기며 종호의 가슴을 쾅 밀어내고 발길로 엉덩이를 걷어차 놓았다.     류려평이 퇴원한 기쁨도 얼마 가지 못했다.     며칠 후 가시집이 비자 종호는 류려평을 데리고 가을낙엽이 우수수 강물에 떨어지는 강변에 나갔다.     누르스럼한 버드나무 우거진 강변에는 참새들이 짝을 지어 날아다니며 재잘거렸다. 참새들도 눈송이처럼 겹겹이 쌓인 의혹의 비밀을 밝히려는 상, 귀찮게 재잘거리다가 포로롱 포로롱 날아가버렸다.     종호는 누런 버드나무 이파리를 쭉 훑어 강물에 훌 뿌렸다. 그는 몸을 돌려 류려평의 어글어글한 눈을 빤히 들여다보면서 물었다.     “려평이, 한가지 물어보기오.”     류려평은 덴겁해 보름달 같던 얼굴을 단통 서리맞은 박처럼 일그려뜨렸다.    “뭘? 기분 좋은 말만 해라. 금방 퇴원했는데 속상하지 말게…”     종호는 체면을 돌볼 새 없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몇가지 의문이 있소.”     류려평은 퉁사발눈을 부릅뜨며 꽥 고함치며 반발했다.     “관둬! 또 그 소린가? 어째 날 속이 다 타 죽게 마들 작정인가?”     “아니, 우린 꼭 의문스러운 걸 깨고 지나가야 되오. 그래야 화목하게 살지.”     “갈라지려면 갈라지자. 잔소릴 작작 해라!”     “갈라지는 건 쉽소. 그러나 모든 의문을 깨고 나면 우리 사랑이 더 깊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오.”     “사랑? 우리 둘이 련애도 하기전에 의심부터 이렇게 많고야 무슨 사랑을 논해? 쳇! 웃긴다, 웃겨!”     그러나 종호는 멈추지 않고 의혹을 꺼냈다.     “어쩐지 그날 제 그게 헐럭한 감이 듭데. 그날 흘린 피는 처녀막이 터지면서 흘린 피오? 뭐요?”     류려평은 종호의 귀쌈을 찰싹 갈겼다.      “이 놈 새끼! 또 그 개 소린가? 지금 순결한 숫처녀인 내 몸을 의심하는 거야?”     류려평은 퉁사발눈을 부릅뜨고 제 쪽에서 도적이 도적이야 하는 격으로 호통쳤다.     “어째 짐승처럼 마구 들쑤셔 죽을 번하게 해놓고서도. 구급해 겨우 살아나니 날 또 의심하는가?!”     종호는 무턱대고 의심하는 것 같아 어조를 될수록 좀 부드럽게 했다.     “내 이번만 물어보고 다신 묻지 않겠소.”     그는 좀 사색을 굴리다가 뒷말을 이었다.      “사랑이란  처녀 총각의 두 심장이 연주하는 티없이 맑고 깨끗한 순정으로 연주하는 아름다운 멜로디오. 우리 영원히 행복하자면 정조는 생명선이오. 정조를 잃은 녀자, 숫처녀 아니면 우린 결혼해서 뭘 하겠소? 그렇게 불결한 갈보와 결혼할게면 자살해 죽고 말겠소. 나는 티없이 깨끗한 숫처녀와 결혼하고 싶소.”      류려평은 피씩 코웃음쳤다.      “정치학부 대학생이 돼 정치만 잘 하는가 했더니 넌 련애소설도 꽤나 많이 읽었구나. 섹스 경험도 꽤나 있구나. 어쩜 결백한 날 의심할 수 있니? 그날 난 아파 죽을 번했어. 내 ‘아가!’ ‘아가!’ 하던 소리 기억나지도 않느냐? 네가 마구 쑤셔댈 때 내 하신에서 뭔가 미쳐날뛰는 네 놈 그걸 저애하는 감이 들었어. 아마 처녀막이 네 그게 들어오는 걸 막다가 터진 거겠지. 난 처녀막이 터지면서 띠끔따끔 아파 죽을 번했어. 어쩜 그렇게 실한 걸로 미친듯이  들쑤셔댔으면 그렇게 숱한 피를 흘렸겠느냐?’      종호는 그 말을 딱 곧이들었다.      그는 류려평의 손까지 덥썩 잡고 머리를 끄덕였다.     “감사하오. 류려평이, 어떻게 하나 제 결백을 증명해주오. 부탁이오. 그럼 난 류려평에 대한 의심을 다 털어버리고 행복하게 살 게 아니오. 그럼 우리 둘이 다 어두운 그림자를 다 훌훌 털어버리고 행복하게 살 수 있소. 내 의문나는 걸 제기하면 사실대로 대답해주오.”     류려평은 어글어글한 쌍겹눈이 화등잔이 돼 종호를 쏘아보았다.      “또 뭐야?”     뒤이어 종호는 또 이런 의문을 들고 나왔다.     “그날 넌 처음부터 반듯이 누워 두 다리를 쳐들었어. 내 보고  ‘위로 그래라’고 말했어. 넌 어쩜 그렇게 경험 있느냐?”     종호와 류려평의 이상한 빛이 번쩍이는 눈길이 부딪쳐 시뻘건 별찌가 툭툭 강물에 떨어졌다.     류려평은 억울한듯이 종호의 귀를 쥐어 비틀었다. 허위와 진실이 공중에서 부딪쳐 번개가 번쩍이고 우뢰가 꽈르릉 꽝꽝 지동친다.     류려평은 그럴듯하게 궤변을 부렸다.     “야, 이 바보야! 그날 네가 내 그게 어데 있는지도 잘 모르고 마구 헛막대질하지 않았어? 너도 기억나지? 넌 바보처럼 밑구멍에 마구 찔러댔던 거야. 어쩌겠니? 그래 내 손으로 쥐어 걷어넣어 주지 않았으면 온 밤 제 구멍에 걷어나 넣었겠구나. ㅋㅋㅋ. 세상 바보 같은게. 남자 같지도 않은게. 어디서 누굴 의심해? 멍청이 같은 놈, 세상 깨끗한 누굴 허망 의심하는 거야? 난 티없이 깨끗하고 순결한 숫처녀야. 세상 사람이 알면 널 뭐라겠니? 우리 류씨 집 안에서 네놈이 날 고통 주는 걸 알면 놔둘 거 같으냐?”     종호는 그제야 머리를 끄덕였다.     “깰 거는 깨야 씨원해. 네가 숫처녀라는 걸 증명했으니 이젠 끝이야. 더는 의심하지 않을게. 날 널리 량해하고 우리 행복하게 살자.”     종호는 류려평을 꽉 껴안아주며 너부죽한 우유빛볼에 뽁 뽀뽀해 주었다.     류려평은 종호를 속여 넘기면서 속으로 흐뭇해났다. 그러나 그녀는 종호를 활 밀어내냈다.     갈보년은 억울한듯이 뽀로통해 종호를 경고했다.     “가라 가! 의심 많은 네 놈 믿고 어떻게 살겠니? 아무리 의문을 깬다고 해도 어쩜 이렇게 들볶는단 말인가? 날 죽게 만들어놓고서도 미안하지 않아? 이젠 쒀 놓은 죽이 돼 어쩌는 수 없어. 어쩜 자기 여자를 만들어놓고 이다지도 숫처녀의 정조를 의심하면서 못살게 굴어?! 내 네놈 없으면 내 시집가지 못할 거 같아? 네놈한테 빌고 들어 살 거 같애? 네놈은 량심짝이 어데 가 붙었어? 날 하마트면 죽게 만들번 하고도 하나도 미안하지도 않아? 응?”     류려평은 종호의 귀를 쥐어 비틀어놓으며 억울하다고 생야단쳤다. 그녀는 퉁사발쌍겹눈으로 흘끔 종호의 눈치를 살피었다.     종호는 류려평의 얼굴을 매만지면서 빌고 들었다.     “미안해! 너의 정조을 의심한 날 용서해달라!”     류려평은 도적이 도적이야 하면서 매를 드는 상을 연출하기 시작했다.     “난 네 의심된다. 넌 어쩜 그렇게 섹스에 경험이 있는 놈이냐? 엉?!”    종호는 단통 상을 찡그리며 물었다.     “도대체 무슨 소리야?”    류려평은 종호 귀를 비툴어놓으며 반격했다.     “뭐? 헐럭하다고 의심했잖아? 넌 여자게 헐럭한지 빳빳한지 어떻게 아니? 다른 여자와 해보잖고 그걸 어떻게 아니? 다른 여자와 이전에 해보니 내 거보다 더 빳빳하데? 다른 여자와 해본 적 없으면 어떻게 내게 헐럭한지 빳빳한지 아니?”     “아니. 이거 정말. 버선 목이라고 벗어 보이겠니?”     류려평은 퉁사발눈으로 종호의 표정변화를 살폈다.     “한번도 해본 적 없으면 여자 건 원래 내 것만큼 빳빳하던가, 헐럭하던가, 그러루하게 여길게 아니냐? 그런데 왜 여러번 여자와 해본 걱처럼 경험 있는 소릴 해? 넌 혹시 여자 그거 경험자, 전문가 아니냐?”     그 말에 종호도 난색을 보였다. 류려평은 종호의 난감해하는 표정을 읽고나서 깨고소해했다.     “할 말이 없지?”     종호는 한참 후에야 대충 주어댔다.     “난 생리학책에서 처녀막이 어떻고 숫처녀 어떻고 그런 걸 좀 보았을뿐이야. 정조는 확실히 숫처녀의 징표야. 널 의심하지 않을테니 이젠 우리 둘 다 서로 이런 말을 꺼내지 말자.”     그러나 류려평은 제 쪽에서 억울하다면서 큰소리를 탕탕 쳤다.     “가라, 가! 이제 두번 다시 억울하게 정조를 의심하는 날엔 두고 봐라. 네놈 그걸 썩 베서 개를 훌 주겠다. 니 죽고 내 죽고 해 볼테야! 알았어? 우리 오빠들을 추겨서 널 뼈다귀도 치르지 못하게 없애버릴 테야! 알았어?”     류려평이 억울하다고 도도거리면서 반격까지 할수록 종호는 그녀의 청백함을 믿었고 류려평의 더러운 정체는 어둠 속으로 두툼히 가리워졌다.     (에라, 류려평은 숫처녀야. 그는 정조를 잃은 적이 없는 것 같아. 믿어야지.)     고향의 강은 갈보한테 사기당해 순결한 색시감이라고 꽉 껴안는 종호를 바라보고 비웃으며 흘러갔다. 감때 사나운 강물은 종호한테 이른바 숫처녀의 정조 진상내막을 알려주려는듯이 쿨쿨 노호하며 흘러갔다.
509    대하소설 황혼 제3권(52) 낙태 김장혁 댓글:  조회:542  추천:0  2024-10-06
   대하소설 황혼 제3권        김장혁           52. 낙태       지하철을 타고 류려평을 만나러 가면서도 종호는 사돈보기 하던 날에 있은 일을 잊을 수 없었다.      (지금 보면 류려평은 확실히 숫처녀 아니였어. 내 의심이 틀림없어.)        종호는 그날 사돈보기 하던 날 밤에 처음 그걸 하느라고 마구 헤덤볐다. 그는 반듯이 누운 류려평의 쳐든 두 다리 사이 풀숲을 헤집고 들어가 마구 헛막대질해댔다. 어떤 땐 항문에 대고 마구 헛막대기질해댔다.      그때 류려평이 엉덩이를 위로 쳐들가면서 종호의 머리를 꽉 껴안더니 나직이 귀속말로 속삭였다.       “이 바보야, 어데다 헛막대기질 해? 아파 죽겠다. 좀 위로 그래라. 똥구멍에 다 들어가겠다. 킥킥킥.”     류려평이 손으로 그걸 쥐어 인도해서야 종호는 손쉽게 제 길을 찾아 들어갔다. 드디어 옹달샘이 퐁퐁 솟는 샘물터로 들어가 성난 시퍼런 칼을 썩썩 갈며 시원한 샘물도 마음껏 마실 수 있었다.     먹칠한듯 어둠컴컴한 고방에는 거친 숨소리와 신음소리 반죽해 절주맞게 들리었다.      그런데 이게 뭔가?     (보통 숫처녀는 그게 빳빳하다던데 왜 이렇게 헐럭한 감이 들어?)     종호는 그런대로 첫 회합을 대충 마치고 류려평의 옆구리 쪽에 스르르 떨어지며 한숨을 후- 토해냈다.    그는 자기 목을 꼭 끌어안는 류려평을 훌 밀어버렸다.    “왜 이래?”    류려평이 훌쩍거리며 나직이 물었다.    “어째 그렇게 헐럭하니?”    “뭐라고? 남은 아픈 것도 겨우 참으면서 들이댔는데.”    류려평은 어둠 속에서 속옷을 주섬주섬 찾아 입으면서 도도거렸다.    “제 사람을 다 만들어놓고 무슨 잔소리냐? 좋고 나니 지금 날 의심하는 거냐? 헐럭하지 않으면 거기로 애 대가리 다 나들겠니? 이제 더 허튼 소리쳐 봐. 우리 류씨 오빠들이 가만 놔 두는가 봐라. ”     이 몇마디 말은 류려평이 진작 이런 위기일발의 시각에 부딪치면 하려고 미리 준비해둔 말이기에 술술 림기응변해 뱉어낼 수 있었다.     종호는 거친 숨을 토해내더니 다시 류려평의 몸을 끌어안았다.     “미안하오. 내 너무 긴장했는가 보오. 사돈보기 하는 행복한 첫 날 밤에 쓸데 없는 소릴 해서 미안하오.”    류려평은 그 말을 기다렸다는듯이 종호의 귀를 비틀더니 귀에 대고 도도거렸다.    “넌 후회하게 될 거야. 뭐야? 첫 날부터 내한테 무슨 짓거리를 했어?”    종호는 려평의 얼굴을 매만지면서 속삭였다.    “죄송하오. 내 심장이라도 다 바쳐 류려평을 영원히 사랑할 거요.”     어둠 속에서 류려평은 종호를 속여 넘겼다고 생각하고나서 혼자 냉소했다.     (이 바보야. 난 숫처녀 아니야. 평생 숫처녀 한번도 맛보게 생겼는데. 바보라구야. 뭘? 심장을 바쳐 날 영원히 사랑할 거라고? ㅋㅋㅋ. 멍청해 귀엽다. 삶은 소대가리 다 웃다가 꾸러미 터지겠다. 난 널 사랑도 하지 않아. 그저 정조를 잃은 년이 돼서 별 수 없어 네한테 몸을 기탁한 거야.)     그러나 종호는 어둠 속에서 류려평의 그런 허위와 가면, 조소가 섞인 더러운 불륜녀 표정을 하나도 보지 못했다.     “한번 더 그래기오...”     “무슨 소리?”    “금방 허둥대다나니 한 거 같지도 않소.”    “오늘 그만 하고 후에 조용할 때 제대로 보기오.”    “어째, 기분 상해서?”    “아니, 지금 하신으로 뭐 흐르는 거 같소.”    “뭐라오?”    종호는 허둥대며 고방문을 열고 나가 영상한대로 웃방에 가서 전지를 찾아 들고 들어왔다.    그는 전지불빛을 빌어 요대기 위에 핀 빨간 매화꽃을 발견했다. 그것은 금방 사랑의 극치가 준 선물이었다.     종호는 빨간 매화꽃을 뚫어지게 내려다보며 흐뭇해났다. 그는 류려평의 너부죽한 보름달 얼굴을 매만지면서 중얼거렸다.     “넌 숫처녀구나.”    류려평은 해쭉 웃으며 머리를 끄덕이었다.    종호는 뒤이어 류려평의 하신에 전지불을 비추다가 깜짝 놀랐다. 하신에서 아직도 뻘건 피가 흐르지 않겠는가.     “아니, 이걸 어쩌오?”     류려평은 더욱 놀랐다.     (아니, 이게 낙태되잖았어? 자칫 목숨 잃겠다. 이걸 어쩌나?)     류려평은 일어나 앉더니 종호 귀를 비틀어댔다.     “그렇게 거칠게 다룰게 뭐야? 이걸 어쩌니? 빨리 시내에 가야 돼. 자칫 하혈이 심하면 난 죽어.”    종호는 깜짝 놀라 요대기 위에 풍덩 엉덩방아를 찧었다,    “뭐라고? 아니, 이걸 어쩌나?”    류려평은 우거지상이 돼 훌쩍훌쩍 울면서 중얼거렸다.     “빨리, 전화해. 아빠 보고 차를 몰고 오라고 해야겠는데.”    “이 밤중에 어데 가서 전화를 친다고 그래?”    “무슨 일이야?”    그들이 주고 받는 말을 다 듣고 종호 엄마가 고방에 뛰어들어왔다.     종호는 창피한줄도 다 잊고 뒤더수기를 긁적거리면서 실토정했다.     “류려평이 하신에서 출혈이 심해 그럽꾸마.”     “그럼 빨리 병원에 가야 해.”     엄마는 요대기 위에 흐른 뻘건 피 자국을 보고 종호를 흘겨보며 넉두리를 했다.     “어쩜 색시를 살살 다루지 못하고 이렇게 만들었니? ㅉㅉㅉ.”     엄마는 류려평의 어깨를 매만지면서 물었다.     “어디 보기오. 어떤가?”     “아니, 괜찮습니다. 이제 지혈시켜야겠습니다. 어서 나갑소.”     만순이 들어와 우거지상이 돼버렸다.     방에서 아버지가 소리쳤다.     “빨리 자전거를 타고 대대 사무실에 가서 전화해라.”     “예.”     종호는 뒤따라 나오는 류려평을 보고 신신당부했다.     “저는 간호원 출신이 아니고 뭐요? 림시 지혈조치라도 대오. 내 돌아올 때까지 고방에 누워서 무사히 기다리오.”    종호는 번개같이 뛰여나갔다. 그는 정신을 잃고 자전거를 타고 아래 마을로 달려갔다.    류려평은 시집 식구들을 보기 부끄러워 머리를 숙이고 고방에 되돌아갔다.     그녀는 동갑인 시누이 만순이 보고 깨끗하게 씻은 대야에 깨끗한 물을 떠오고 깨끗한 하얀 수건과 도수 높은 소주도 가져오라고 당부했다.     뒤이어 그녀는 고방문을 닫아걸고 깨끗한 물에 하얀 수건을 씻어 하신의 피를 닦아냈다. 뒤이어 알콜 대용으로 독한 소주를 솜에 묻혀 하신 주위를 살살 닦아내고 알콜을 묻힌 솜으로 하신을 틀어막았다. 피는 지혈됐는지, 아니면, 속으로 흘러드는지 잠시 하신에서 보이지는 않았다.     한 시간 넘어서야 류국장이 밤도와 찌프차를 몰고 정신없이 사돈집에 들어섰다.     “려평아, 어디 있느냐? 내가 왔다.”     “아빠!”     려평은 훌 일어나 고방에서 나가 아빠 품에 안겨 대성통곡쳤다.     “어떠냐? 빨리 병원에 가자!”     종호는 죄수처럼 머리를 푹 숙이고 말뚝처럼 서 있었다.     류국장은 종호를 흘겨보면서 질책했다.     “사람이, 어떻게 다루면 저래? 참. 뭘 꾸물거려? 어서 류려평을 데리고 병원에 가자. 려평은 생명이 위험해.”     “예.”     찌프차는 류려평을 싣고 밤도와 시내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호박길에서 헤드라이트는 어지럽게 흔들리며 어둠 속을 헤집고 달려갔다.     병원 앞에 이르러 찌프는 급정거했다.     류려평은 담가에 들려 부랴부랴 부산과 구급실에 들어갔다.     류려평은 관찰대에 누은 뒤 생사를 가늠하기 어려워 자꾸 눈물을 흘렸다.     다행히 당직의사와 간호원이 제때에 처치했기에 류려평은 생명의 위험에서 벗어났다.     류려평은 종호의 저돌적인 공격을 받았기에 낙태하고 말았던 것이다. 의사들과 간호원들은 류려평을 구하려고 긴박하게 지혈주사를 놓는다, 낙태수술을 한다,  상처를 처지한다 하면서 개미 채바퀴 돌듯 땀을 뻘뻘 흘리며 맴돌아쳤다.     두 시간이나 되는 구급시술을 거쳐 류려평은 다행히 생사선에서 끝내 구원되였다.     류려평은 구급실에서 머리 위에 걸린 지혈제 링겔병을 쳐다보고나서 당직의사와 간호원을 돌아보며 물었다.     “명함을 어떻게 부릅니까?”     “우리 이름 알아 뭘 하오? 필요없소.”     의사와 간호원은 류려평을 병실로 밀어내가려고 했다.     “잠간!”     류려평은 아주 근엄한 표정을 지었다.     “알고 지냅시다. 이후에 저는 구명은인의 은혜를 꼭 후하게 갚아드리려고 그럽니다.”     그 말에 의사와 간호원은 서로 마주 쳐다보았다.     의사는 머뭇거리는데 간호원이 종알겼다.     “이 분은 우리 산부인과 주임 류항곤입니다.”     “아니, 우리 종친이군요. 이후에 오빠로 모시겠어요.”     의사도 쾌히 승낙했다.     “허허허. 오늘 밤에 여동생 한분 얻어봤구만. 류려평이라고 했지?”     “네, 오빠, 우리 아빤 관광국 류국장이오. 이후에 무슨 일이 있으면 알리오.”     “내 진작 알고 있소. 우리 류씨야 한고조 류방의 후대 아니고 뭐요? 다 한집안 종친이지. 몇백년 전엔 한 아버지한테서 내여난 후손들일지 어떻게 아오?”     “그래요. 오늘 저도 의사 오빠를 만나 반갑소.”     “그래, 우리 친오누이처럼 잘 지내자구. 류려평이라지, 난 오빠니깐. 보은 같은 거 필요없소. 이 의사나 후에 인사하오.”     “이름을 어떻게 부르오?”     “김춘희라고 부르오. 우리 과에서 일본류학까지 갔다 온 젤 전도 있는 의사요. 마음이 젤 좋은 의사요.”      “알았소. 간호원인가 했더니 의사군요. 김춘희 의사 후에 봅시다.”     춘희는 그저 손사래를 칠 뿐이었다.     류려평은 류항곤의 손을 잡고 신신당부했다.       “한가지 부탁하기오. 제가 낙태한 일을 절대 누구와도 말하지 마오.”     류려평은 김춘희를 돌아보았다.     김춘희도 머리를 끄덕이었다.      “근심 말아요.”     당직의사는 의아한 눈길로 류려평을 내려다보았다.     “저 바깥에 있는 분들한테도 제대로 말하지 말라오?”     류려평은 누운 채로 머리를 무겁게 끄덕이었다.     “네.”     류항곤 주임은 게슴츠레한 눈길로 려평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저기 바깥에 한분은 아버지구, 청년은 누구요?”      “저의 미혼분데요. 가슴이 아파할가 봐 그래는데요. 그저 하혈이라고만  말해 주세요.”     “알았소. 신랑감이면야 락태라면 얼마나 마음이 아파하겠소? 절대 말하지 않을테니 근심하지 마오.” 두 의사는 입을 엄수한 덕분에 후에 두툼한 돈봉투를 받았다. 더우기 류항곤 주임은 류려평의 연줄로 류덕재 아버지 류서기를 알게 돼 이 병원 원장으로 제발됐던 것이다.  김춘희 의사는 종호한테 그 더러운 비밀을 고수한 덕에 류항곤 원장의 총애를 받아 일본에 류학가 박사학위를 타게 됐던 것이다. 이거야 말로 호박이 넝쿨채로 떨어진게 아닌가.      그러나 후에 김춘희 박사는 재수없게 됐다. 류항곤 원장의 수청을 들라는 더러운 욕구를 거절했다가 이 병원에서 쫓겨나기까지 했던 것이다.       류려평의 주도면밀한 낙태은페 작전이 성공해 낙태한 사실은 종호나 부모나 누구나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류덕재만은 인차 알게 됐다.      사후에 류려평은 실남편이나 다름없는 류덕재한테만은 사실대로 말했던 것이다.      그때 류덕재는 시원섭섭했다. 그는 불행애가 떨어져 좋았고 후환이 없어져 시름놓을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류덕재는 마음 한쪽 구석으로 해 자기 살점이 떨어져나간 것이 애잡짤해나기도 했다.      류려평은 비록 사돈보기 날밤에 곤욕을 치렀지만, 심지어 하혈이 심해 생명의 위험을 받았지만 홀각분한 기분을 느꼈다.      우선, 불륜아를 낙태해버리는 바람에 뒤끝이 깨끗해진 감이 들었다. 만약 불륜아를 낳게 된다면 종호한테 영낙없이 불륜이 발각될 것이 아닌가. 종호가 아무리 생육지식이 없다고 해도 자기와 첫 회합을 한 날자를  따져본다면 자기 애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게 아닌가. 아무리 팔삭둥이를 낳았다고 해도 그것은 미적지근한 궤변이어서 십중팔구는 들키우기  마련이 아닌가.      다음, 사돈보기 하던 날 밤 첫 회합에 하혈했기에 종호 앞에서 숫 처녀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      (첫 회합에 하혈했기에 숫처녀인 척 할 수 있게 됐어. 낙태했기에 불륜을 감추지 않았는가. 이거야 말로 일거량득이 아닌가.) 불륜녀 류려평은 홀가분한 나머지 슬그머니 웃음주머니 흔들거렸다…        종호는 지하철을 타고 류려평한테 달려가면서 사돈보기 날밤에 있은 일을 회상하면서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때 나는 류려평을 숫처녀로 딱 믿었지. 좀 그게 헐럭한 감도 없지 않아 있긴 했지. 허나 그날 사돈보기 날밤 요대기 위에 아름답게 그려놓은 그 빨간 매화꽃 도화작품을 보고 이날 이때까지 숫처녀로 믿었지. 그 놈 악처가 임신해 낙태한 것 까진 몰랐댔지. 난 한뉘 평생 속히워 살았어. 난 진짜바보야. 류려평의 말처럼 난 진짜 생활이 영펄이야.)     종호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속으로 뇌까렸다.     (무대랑이 반금련을 만나지 않았더라도, 또 반금련이 서문경과 바람난 것을 미리 알고 조처했더라도 어찌 비참한 죽음까지 당했겠는가?  짝도 맞지 않는 악처하구 결혼한 자체가 잘못이야. 너무 대상이 기울지 않았던가?)      종호는 류려평과 반금련의 얼굴이 겹쳐져 보이었다.     (그래, 류려평은 반금련과 똑같은 악처야. 암범 같은 악처는염화나트리움을 주사해 나를 천천히 죽이려고 들었잖았던가?)      종호는 너무나도 악이나 입술을 앙물기까지 했다.      (나도 악처 류려평을 만나지 않았더라도 안락사 독약까지 주사해넣는 일까지 당하진 않았을 거야. 또 류려평이 류덕재와 바람난 걸 일찌기 알았더라도 목숨을 잃을 번하진 않았을 거야.)     종호는 “바람난 년(놈)은 꼭 자기 남편(안해)를 잡아치우려고 한다.”는 것을 뒤늦게야 알게 됐다. 너무 늦어 깨우친 그것에 자못 가슴이 아파나 땅이 꺼지게 장탄식했다.
508    대하소설 황혼(51) 사돈보기 하던 날 밤 김장혁 댓글:  조회:593  추천:0  2024-10-04
            51. 대하소설 황혼 제3권                     김장혁               51. 사돈보기 하던 날 밤        류국장은 딸의 정체를 하나도 파악하지도못하고 자기 뜻을 따른다고 못내 감지덕지하게 생각했다.      그는 우물에 가서 숭늉을 마시려고 드는 급한 성미여서 사돈보기까지 밀어부치며 다그쳤다.     “당장 국경절에 사돈보기 하고 양력설이거나 음력설 쯤엔 결혼식을 올리자. 나도 이젠 예순이 다 됐는데 빨리 손주를 안아 보기 싶다.”     류생남 국장은 생남하지 못하고 무남독녀로 류려평 하나 자식 밖에 키우지 못했는지라 은근히 손주 비위를 썼다.     그는 약속대로 자기 동기인 신문사 사장한테 잘 부탁해 종호를  신문사에 졸업배치를 해주었다.     종호는 꿈만 같았다. 그는 신문사 기자로 출근한 첫날에 기자증을 타고 얼마나 기뻤는지 몰랐다.     “이게 꿈인가? 생신가? 난 끝내 소원성취했구나.”     종호는 류국장의 은덕에 마음 속으로 감지덕지해 하면서 가시아버지 말이라면 죽으라는 소리 내놓고는 다 꼽싹꼽싹 들었다.     종호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애초에 신문사에 들어가자고 류려평과 약혼하지 말았어야 했어. 어쩜 자기 리상을 고위간부 딸의 치마폭에 매달려 실현하려고 했단 말인가. 사랑과 대상을 대하는 문제상 나도 불순했어.)    종호는 이젠 후회약이 없었다.    그는 지하철에서 내려 구치소로 다가가면서도 사도보기 하던 일을 회상하면서 상념에 잠겼다.       사돈보기 하는 날에 종호는 그래도 성의를 다해 산 새 자전거를  류려평이네 집 문 앞에 가져다 세워놓았다. 그러나 류국장네 귀공주는 자전거를 왼눈으로도 보지 않았다.     한족들은 약혼할 때면 금팔찌와 금목걸이는 물론 彩礼까지 그때 돈으로 몇천원씩 가져 왔다.     (고까짓 자전거 다 뭐야?)      그러나 가난한 종호는 그 자전거 하나도 진짜 온 집 안의 돈을 다 긁어모아 산 거나 다름 없었다.      그 새 자전거는 종호가 신문사에 배치받아 받은 첫 두 달 로임에 엄마가 고추가루를 장마당에 이고 다니면서 애나게 팔아 번 돈을 보태 산 것이였다. 그때 종호는 류려평의 태도에 어지간히 속상한 것이 아니었다.      종호는 가시집에 가서 허리 부러지게 처가 친척어른들께 절을 꾸벅꾸벅 했다. 그러고 류려평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어섰다.     그때는 교통이 불편한 때여서 그들은 자전거를 타고 시내에서 40여리나 떨어진 종호네 고향으로 가야 했다. 종호는 이쁜 처녀를 제 집에 데리고 가는 기분에 그래도 괜찮았다.     하지만 류려평은 부모 친척들 앞에서 입이 뽀로통해 몸까지 비틀어대면서 생떼를 썼다.     “난 안가! 그 먼 델 자전거를 타고 어떻게 가? 조선족들 혼인풍속은 이상해?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사돈보기에 왜 시집에 가야 해?      그것도 한밤 자고 온다면서? 난 안가?”     류생남 국장은 딸을 얼렸다.     “얘, 닭한테 시집가면 닭이야. 조선족한테 시집가려면 조선족 혼인풍속을 따라야 해!”     류려평은 부모한테 눈을 곱게 흘기면서 떼를 썼다.     “아빠 차로 우릴 실어다 달란 말입니다. 숱한 차를 두고 왜 하필 딱 자전거를 타고 가야 합니까? 그 먼 시골로 어떻게 간다고 그래요?"     엄마도 딸을 달랬다.     “신랑감과 함께 재미나게 얘기하면서 자전거를 타고 가라. 한 둬 시간이면 갈 거야. 해 지겠다. 어서 떠나라.”     류국장은 딸애의 어깨를 다독여주었다.     “래일 돌아올 땐 차를 보내줄게. 이럼 됐지? 어서 떠나라.”     류려평은 닭 똥 같은 눈물방울을 뚝뚝 떨어뜨리면서 마지못해 종호를 따라 떠났다.     한 20리 시골 호박길을 달려 갔을 때다.     류려평은 맥이 없다고 자전거에서 내려 풀러덩 물앉아 떼를 썼다.     “난 더 못가겠어."     "이러면 대사날에 어쩌오? 어서 일어나 가기오."     "난 죽어도 한발작도 더 못가겠다."     종호는 난감해졌다.     "사돈보기 날에 어런애처럼 뗄질 쓰면서 이게 뭐요?"     류려평은 마지못해 일어나더니 이번엔 종호의 허리를 끌어안고 어리광을 부렸다.     "대사를 망치지 않겠으면 날 업고 가렴. 응?”     종호가 업을 궁리하지 않자 류려평은 재차 풍덩 물앉아 울먹울먹해 입이 뽀로통해 도도거렸다.    종호는 어글어글한 눈을 흘기는 류려평을 보고 손으로 절벽 산 굽인돌이를 가리키면서 얼렸다.     “이제 저기 저 산 굽인돌이를 돌면 거의 가오. 어서 일어나오.”    종호는 류려평을 안아 일으켰다.    류려평은 별 수 없어 두덜거리면서 일어났다.     “업어!”    “그래 업어줄게.”    종호는 하는 수 없이 류려평을 훌 업고 량손에 자전거 한대씩 쥐어 끌면서 힘겹게 걸었다.    류려평은 잔등에 업혀서 그제야 해시시해 종알거리기 시작했다.    “종호, 이후에 내 말을 잘 듣겠니?”     “조선말을 꽤나 잘 하는구나. 우리 귀염둥이.”    “그래. 과외로 조선어를 좀 배웠어.”    류려평은 종호의 귀를 손으로 쥐어 비틀면서 따졌다.   “묻는 말이나 대답해. 내 말을 잘 듣겟니? 안 듣겠니?”    “옳은 말은 다 들을게.”     “내 말을 안 듣기만 해봐라. 죽여치우겠다. 난 호랑이띠야. 네 같은 개띠를 한 입에 꽉 깨물어죽일 수도 있어.”    종호는 그 소리에 잔등으로 한족암펌의 섬뜩한 살기를 느꼈다.    (한족들이 신랑을 너무 관리해서 气管严이라더니, 헛, 참, 시집오기 전에 벌써부터 날 손아귀에 우겨넣을 작정인가? 어림도 없어. 흥!)    “종호 기자, 이후에 내 대학졸업생이 아니라고 업신여길텐가?”    종호는 결혼 전이기에 수긍하는 척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무슨 말이오. 저는 위생학교 졸업생이지만 나이는 어려도 아는게 많고 자기 관점이 있잖소? 저는 또 총명하고 똑똑하다고 보오. 내 어찌 자기 색시를 업신겨기겠소.”     류려평은 종호 귀를 비틀면서 위협했다.     “흥, 날 업신여기고 내 말을 잘 듣지 않기만 해 봐라. 이 호랑이 꽉 깨물어 죽여 치운다. 알았어?"     "아이고, 무서워라. 호랑이 무서워 어쩌지?"     "우리 류씨 그리 헐한가? 우린 한고조 류방의 후대란 말이야. 시내에 한다하는 우리 류씨 종친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류씨 로지심, 무송, 리규, 별의별 호한이 다 있어. 은행 행장 하는 우리 큰 집 류덕재 오빠랑 널 가만 놔둘 거 같아? 까딱 다른 마음 먹기만 해 봐. 넌 죽는다, 죽어! 알만해?”     종호는 재차 속이 섬찍해났다. 그는 류려평이 지금 무슨 얼음장을 놓는지 그 의미를 완전히는 몰랐다. 그저 사랑해달라고 사전에 엄포를 놓는 것이라고만 여겼다.     류려평은 업혀가면서 종호를 얼리고 닥쳤다.     "우리 아빠한테 없는게 없어. 돈이 수요되면 돈, 권력이 필요하면 권력, 없는게 없어. 黑道,白道 都能干,알았어?"     류려평은 종호 머리를 쥐어 비트는 시늉까지 했다.     "날 의심하거나 울리기만 해 봐라. 우리 아빠 널 신문사에서 당장 쫓아낼 수도 있어. 네놈 전도를 풍비박산나게 망쳐놓을 수도 있어. 목을 비틀고 머리를 잘라 걷어찰줄도 알아라. 알만 해? ”    류려평은 자기가 숫처녀 아니라는게 들키기 전에 종호한테 미리 침을 놓고 엄포를 놓고 있었다.     “그래, 호랑이 색시 참 무섭구나. 내 어째 자기 색시 말을 안 듣겠어? 서로 믿고 살아야지. 어째 서로 의심하고 반목하겠어.”     “호호호. 그래야지. 내 말을 고분고분 들어야 꿀맛을 볼 수 있어. 안 그럼 양재물 한사발 타서 먹여버릴 거야.”     류려평은 종호 가슴을 꽉 껴안으며 너부죽한 잔등에 얼굴에 가져다 댔다.     종호가 류려평을 업고 힘겹게 산 절벽굽인돌이를 돌자 땅거미가 어둑어둑 지기 시작하였다.     “아이고, 왜 이리 멀어? 세상에 사람이 못 살 시골이야. 이 울퉁불퉁한 길을 봐. 어떻게 자전거를 타고 가? 정신 있니? 종호, 넌 울 아빠 덕분에 이런 시골에서 헤여나와 신문사 기자로 다 됐어. 울 아빠 은덕을 잊으면 안돼. 그만큼 날 잘해 줘야 해. 알만해?”     종호는 진심으로 말했다.    “알았어. 최선을 다 할게.”     류려평은 종호 잔등에서 어린 애처럼 떼를 쓰며 비난사정했다.    “해지면 난 무서워 못 가? 우리 후에 다시 오자. 집으로 돌아가자.”.    종호는 딱 잡아뗐다.     “안돼. 지금 숱한 친척들이 우릴 기다려.”     류려평이 죽는 소릴 치며 흥얼거리자 안되겠다 싶어 슬슬 얼렸다.     “이젠 거의 왔어. 저기 저 늙은 비술나무 있는데까지 가면 우리 마을이 나타나.”     류려평은 저 멀리 서 있는 늙은 비술나무를 바라보며 땅이 꺼지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시골창인줄 알았더라면 우리 아빠 관광국 차에 올 걸 그랬어. 어째 아빠하구 제대로 말하잖았어? 응?”   종호는 웃으면서 얼렸다.    “에이고. 우린 어려서부터 영화 보러 시내에 가도 두 다리로 걸어서 다녔단 말이오.”    “허나 난 시내 콩크리트길바닥들 다니던 여자애 돼서 이런 길 안된단 말이야. 어째 색시 생각은 꼬물만치도 안 했어? 에이고, 이런 바보 믿고 어떻게 한평생 살아?”    “우리 이렇게 걸어서야 언제 가? 어둡기 전에 내려서 자전거를 타고 가자."    종호는 끝내 류려평을 얼려가지고 저전거를 타고 땅거미를 밟으면서 간신히 집에 도착했다.      종호는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도 잊을 수 없는 사돈보기 하던 날 밤 일을 떠올리면서 도리머리질 절레절레 했다.     사돈보기 하는 날 밤에 오락을 다 놀고 친척들과 마을 사람들을 다 보내고  종호는 어둠컴컴한 고방에 들어갔다.    류려평은 너무나도 피곤해 아무 소리도 못하고 깜깜한 고방에 시누이 만순과 함께 누워 있었다. 그런데 종호가 들어올 때 거의 돼 만순은 살며시 고방문을 열고 나가 버렸다. 그러다나니 류려평은 어두운 고방에 홀로 쓰러져 선잠에 곯아 떨어져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살풋이 잠들었댔다. 종호가 고방에 들어와 어둠 속에서 손으로 자기 몸을 더듬어서야 그녀는 벌떡 일어나 앉았다.    종호는 류려평을 사르르 되눕혀 놓고 가슴에 손을 넣어 뭉글뭉글한 젖무덤을 매만지면서 나직이 귀속말을 했다.   “우리 행복하게 살아 볼가?”   "시누인 어데 갔소?"   "어째 시누이 보초 세우겠소?"   "너네 짜고 들었어?"    류려평은 시누이마저 없는 것을 보고 고방에서 종호한테 당해 자기가 숫처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날가봐 조마조마했고 저으기 불안해났다.     (이 걸 어쩌나? 올게 끝내 오고 말았구나. 안 돼.)     류려평은 당황해 두 손으로 종호를 마구 떠밀었다.     “왜 이래?”     종호는 류려평의 손을 뿌리쳤다.      류려평은 종호의 귀에 대고 애원하듯 귀속말을 계속 했다.     “우린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어떻게 그래오?"     "헛소리치지 말아. 사돈보기도 결혼과 마찬가지야. 너네 한족들은 우리 사돈보기를 작은 결혼이라고 하지 않니?"     "그래도 그렇지. 숱한 보초군들이 앞방 아래방 사처에 있는데 그만 두자. 이제 우리 집에 가서 다시 보자. 난 오늘 여기까지 살아 온 것만 해도 다행이야. 다리를 쳐들 맥도 없어. 몸이 피곤하고 불편한데 좀 봐달라고. 응?”     그러나 종호는 정욕이 숫구멍까지 치밀어 올라 류려평을 놔주지 않았다.     류려평은 속으로 자기가 숫처녀가 아닌 것이 너무나도 일찌기 발각될가 봐 겁났고 불안했다.     그러나 성난 사자 같은 종호의 손은 벌써 하신으로 마구 침략해왔다. 팬티를 쭉 벗기는 순간 류려평은 두다리를 버둑거리다가 맥없이 쭉 펴고 말았다. 종호의 우악한 두 손이 그녀의 야들야들한 허벅다리를 꾹꾹 눌렀다. 그녀는 두 눈을 질끈 감고 모든 걸 자포자기하고 말았다. 자기 연약한 몸으로, 아녀자 힘으로는 종호의 강렬한 성난 사자 같은 욕망을 말릴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도 남음이 있었다.     (에이고, 될대로 돼라. 언제든지 한번은 이 고비를 넘겨야 할 판인데. 정조를 잃은 걸 들키면 말라지. 그저 시골 조선족농민 집 며느리 안 되겠지. 내 인물체격에 어데 시집 못 가겠니?)      그녀의 눈 앞에는 처음 마구 달려들던 류덕재 말상이 떠올랐다. 그는 괴로워 도리머리질 하면서 쓸쓸한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오빠, 이걸 어쩌오? 난 꼬리빵즈한테 당하고 있는데. 오빠는 지금 어느 하늘 아래서 또 어떤 녀자를 끌어안고 자고 있어? 날 좀 구해달라.)     종호의 달아오른 몸이 속살을 침범하는 순간 띠끔띠끔 아파났다.     "아가!"     류려평은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종호는 황급히 손으로 류려평의 입을 틀어막았다.     어두운 고방에서는 류려평의 신음소리 간간히 들렸다.     그런데 어둑시그레한 방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종호가 야수처럼 너무 저돌적으로 덤벼들어  그랬을까?     사돈보기 하던 그 날 밤 첫 회합에 글쎄 류려평의 하신에서 뻘건 피 터진 것이 아니겠는가.     류려평에게는 천만다행이었다.     첫 회합에서 요대기에 빨간 매화꽃을 수놓았던 것이다. 그 빨간 매화꽃은 정조를 잃은 가짜 숫처녀의 정체를 어둠 속으로 가려주었다. 그 독버섯 같은 뻘건 매화꽃은 이후에 그녀가 숫처녀라고 궤변을 부릴 좋은 방패로 되였다!  
507    대하소설 황혼 제3권(50) 악처와 첫 상봉 김장혁 댓글:  조회:478  추천:0  2024-10-04
    대하소설 황혼 제3권                     김장혁            50. 악처와 첫 상봉       종호는 대림역에서 지하철을 잡아타고 류려평을 면회하러 떠났다.     정작 리혼하자고 마음먹자 종호의 마음은 비할데 없이 홀가분하면서도 괴로웠다.     (진작 리혼해야 했는데. 이게 뭔가? 한뉘 평생 서로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30여년이나 갈라 살지 않았는가? 결과는 어떻게 됐는가? 사랑이 없는 가정, 허울 밖에 없는 삭막한 가정이란 허울 밑에서 둘 다 졸혼하고 려향 하나를 쳐다보면서 불행하게 살지 않았는가?)     순간 종호는 저도 몰래 코마루가 시큼해났다. 그는 지하철을 타고 달려가면서도 옛날 류려평과 처음 만나던 일로, 사돈보기 하던 일로, 결혼하던 일로 눈앞에 삼삼히 떠올랐다. 비록 그것은 기억하기도 싫은 쓰라린 회억이였지만 쓰라린 꿈, 허위적인 허상 같은 추억이 자꾸 떠오르는 것을 어쩌는 수 없었다.     (그때는 살기도 어려웠지. 건데 류국장은 딸을 시집 보내지 못해 그랬을까? 아님, 그의 말대로 ‘대학생 사위를 삼게 돼 기뻐 그랬을까? 사돈보기를 해서 넉달도 안돼 번개식 결혼까지 해버렸지.)     종호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우리 집은 가난해 한 해에 사돈보기를 하고 결혼까지 할 돈이 없었지. 그렇게 번개식결혼을 총망히 하다나니, 헛참, 류려평 말처럼 한족색시한테 한족 례법대로 제대로 해주지 못했지. 그래서 류려평은 항상 두덜거렸지. 금팔지나 금목걸이를 사주지 못한게 그렇게 속에 내려가지 않았을까?  전번에 려향이 면회하러 찾아 갔을 때까지도 우리 집 흉 봤다지 않는가. 원, 참. 가난이 죄였지.)      보통 딸을 가진 부모는 다 딸을 시집보내기 아까워 하는데. 류생남 국장은 남달랐다. 금이야 옥이야 하고 손에 쥐만 부서질가 봐 겁나고 놓으면 날아날가 봐 아까워 할 무남독녀를 시집 보내지 못할 가봐 그렇게 조급했을까.     류려평의 아버지 류생남은 관광국 국장이였다. 그는 아들을 낳으려고 부모가 지어준 좋은 이름까지 버리고 생남(生男)으로 고쳤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류려평을 낳은 후에는 더 생육하지 못했다. 일부 의사들은 그가 너무 공술을 많이 마셔서, 술을 글쎄 몇십톤이나 마셔서 정액이 다 취해 생육하지 못한다고 했다고도 한다.     류생남 국장은 자기 단위에 실습으로 취재하러 온 종호를 보자 첫 눈에 마음에 들어 자기 딸의 중매를 서기까지 했다. 그때 시절에 대학 졸업을 앞둔 종호는 중학교에 가서 실습을 마치자 이번에는 자기 꿈대로 신문사에 가서 견습기자 실습하겠다고 나섰던 것이다. 담임교수는 종호는 기자 싹수가 보인다면서 신문사로 실습보냈던 것이다.     류국장은 종호가 취재하는 모습을 보자마자 첫 눈에 사내답게 잘 생겼다고  인상이 아주 좋았다.     그는 너부죽한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지으며 종호의 손을 잡고 이것 저것 물었다.     “정치학부 졸업생이라. 내 후배구만.”     “네- 그렇습니까?”     “고향은 어느 시내에 있소?”     “아닙니다. 저는 이 시내에서 30여리 떨어진 시골 농촌에 있습니다.”     “오- 그래? 출신이야 아무 것도 아니지. 자기 노력으로 운명을 개변해야지.”     종호는 그저 머리를 숙이고 듣기만 했다.     “취재에 흥취 있는 거 보면 혹시 기자 되는게 소원이 아니오?”    종호는 뒤더수기를 긁적거리면서 속이지 않고 말했다.    “네, 그렇습니다. 저는 고중 때부터 기자로 되는 것이 꿈입니다.”    류국장은 퉁사발눈을 내리깔고 좀 궁리하더니 물었다.    “이제 당장 대학교를 졸업하겠는데 신문사에 배치받게 되오?”    종호는 머리를 푹 숙였다.    “파악이 없습니다. 저 같은 시골 농민 아들이 언제 신문사에 다 배치받겠습니까? 어림도 없습니다. 우리 학급에는 한다하는 교수네 딸로, 공안국 과장네 아들로, 명작가네 며느리로 문벌이 높은 자녀들이 수두룩합니다. 그런 동기들이 뒤문치기 해 다 좋은 단위에 배치받고 나면 언제 내 차례 다 있겠습니까?”     그때 류국장은 됐다 싶었는지 사무상을 손바닥으로 살짝 치며 벌떡 일어섰다.     “리기자, 그게 무슨 그리 대단하오? 자, 내 말만 듣소. 그럼 신문사에 들어가게 도와줄게.”     그래도 종호는 류국장을 미덥잖은 표정으로 바라보기만 했다.     류국장은 손으로 아래로부터 하늘로 쭉 그어올리면서 큰소리를 탕 쳤다.     “리종호씨를 시골로부터 신문사에 쒹- 날아들어가게 도와줄게.”     “네?”     종호는 천천히 일어나면서 멍해 놀란 눈길로 류국장을 쳐다보았다.     이윽고 그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졸업배치 그리 식은 죽 먹기겠습니까? 제 같은 시골 농민의 자식이 신문사에 들어가 기자로 된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와 같은 일입니다.”     류생남 국장은 확신에 차 말했다.     “종호는 아직 사회 단련이 없어서 잘 모르오. 인간의 관계와 권력이  얼마나 위력이 있는가 잘 모르고 있단 말이오. 내 말만 잘 듣소. 그럼 당장 신문사에 들어갈 수 있소.”     그는 종호한테 다가와 어깨를 다독였다.     “내겐 무남독녀 하나 있소. 먼저 그 애와 만나보오.”     “네?”     (류국장의 딸은 한족 여자 아닌가? 민족심이 강한 내가 어찌 한족여자한테 장가 들겠는가?)     그러나 류국장은 고집을 부렸다.     “종호가 내 사위 되면 모든게 술술 풀리게 된단 말이오. 알만 하오?”    류국장은 아주 로련하게 고삐를 좀 느슨히 늘여주면서 뒷말을 달았다.     “글쎄 내 딸이 마음에 안 들면 그만두오. 혹시 한족이라고 나무릴지는 모르겠소만. 내 딸은 이 시내에 내놓으면 뒤에 숱한 총각들이 줄을 설 지경이오. 또 한족이면 어떻고 조선족이면 어떻소? 황차 한족과 조선족이 결혼하면 민족단결에도 좋지 않고 뭐요? 여기 한족이나 조선족이나 이젠 민족습관도 거의 비슷해졌잖았고 뭐요? 그저 호구부에 한족과 조선족을 갈라 썼을 뿐이지. 안 그래?"    류생남 국장은 나중엔 우스개소리처럼 한마디 했다.    "우린 장차 우리 시내 민족단결 모범가정으로 될 수도 있잖아? 허허허.”     그러나 종호는 소홀히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류국장은 조급해났다. 그는 류덕재가 류려평과 너무 가까이 치근거리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자칫 한고조 류씨 집 안 망신을 시킬가 봐 겁났던 것이다. 그래서 일찌기 류려평을 조선족이든 뭐든 대학생한테 시집 보내면 그만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 자기가 소를 잃고 창고 문을 고치는 격이 된 줄도 모르고 뒷북을 치고 있었다.     “종호, 자기 원대한 리상을 실현하자면 내 방조를 받아햐 실현할 수 있소. 특히 제 같은 농민의 아들은 말이오. 내 같은 가시아버지를 만나면야 커다란 날개를 다는 격이 아니겠소? 등을 기댈 높은 산도 있어야 장차 정계에 진출해 큰 일을 할 수 있단 말이오. 알만 하오?”     그 말에 종호는 천천히 머리를 끄덕였다.     “그럼 내 딸을 불러 올게. 만나보겠소?”     “네. 그러죠.”    “좋소. 마음에 안 들면 이 일은 누구도 몰래 없은 걸로 하면 되오.”       류국장은 말을 마치자 부랴부랴 전화를 쳤다.     “려평아, 여기 내 사무실에 당장 오라. 급한 일이 있다. 뭐? 빨리 오라. 좋은 일이 있다. 응? 응. 그래. 어서 오라.”     종호는 그때 성급한 류국장이 우스워 희죽이 웃었다.     반시간도 안돼 눈이 어글어글한 이쁜 한족 처녀애가 헐레벌떡 사무실에 들어섰다.      종호는 눈뿌리 빠지게 처녀애 아래위를 훑어보았다.     말똥데쌍태머리채를 땋아 량 귀 옆에 달랑 늘여뜨린 처녀애 얼굴색이 백지장처럼 하얗고 꽤나 이쁘게 생기지 않았겠는가. 체격도 물찬 제비처럼 균형이 잡혀 있지 않겠는가.    특히 우유빛 얼굴에 어글어글한 한쌍의 쌍겹눈이 퍽 매력적이었다. 시내에 내세워도 진짜 흠잡을데 없는 미녀가 틀림없었다. 진짜  70년대 말 80연대 초 인기배우 刘晓庆이나 陈冲처럼 이뻤다.     류려평은 종호을 할끔 쳐다보다가 따가운 눈길을 피해 아빠한테 다가갔다.     “아빠, 무슨 일인가요?”     류국장은 마중나가며 말했다.     “왔느냐? 내 공주님.”     “아빠,”     류려평은 낯선 종호가 사무실에 있는 것을 보고 어리광을 부리려다가 그만 두었다. 빈 사무실이면 진작 그녀는 아빠 품에 와락 안겼을 것이다.     “려평아, 서로 알고 지내라. 우리 단위에 실습하러 온 리종호 견습기자야.”     려평은 눈인사를 했다.     그러나 눈 앞에 말뚝처럼 서 있는 청년은 아무리 봐도 시골 티가 물씬 풍겨왔다. 람루한 옷이랑, 허연 헝겁신이랑… 얼핏 봐도 가난한 집 자식이라는 것이 엿보였다.      “종호, 내 딸 류려평이오. 알고 지내오.”     종호는 쑥스러워 손을 내밀 엄두도 못내고 그저 눈인사를 했다.     류국장은 종호한테 다가와 말했다.     “내 딸 어떻소? 이쁘지?”     종호는 머리를 끄덕였다.     “정말 이쁩니다. 영화배우 류효경이나 진충처럼 이쁩니다.”      “됐어. 류려평과 자주 만나 사이좋게 보내오. 모든 건 저네 둘한테 달렸소. 기자로 되는 꿈도 그렇고, 휘황찬란한 앞날…모든게 단꺼번에 해결될 수 있소. 내만 믿소.”     류려평은 그제야 아빠의 속내를 알게 됐다.      “아빠!”     류려평은 아빠한테 눈을 곱게 흘겼다. 그녀는 첫눈에 시골 꼬리빵즈 총각이 싫었다.     (아무리 대학생이라도 그렇지. 저런 가난뱅이 촌바우와 누가 살겠니?)      그러나 류국장은 우물에 가서 숭늉을 마실 상으로 다그쳤다.      “우리 딸이 어떠오? 우리 딸은 시집 보내겠다고 내놓으면 중매군이 문턱이 다슬 지경이오.”      종호는 너무나도 당황해 자리를 뜨려고 했다.      “후에 천천히 봅시다.”     류국장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 오늘 대답할 필요없소. 잘 고려해 보오. 신문사 김사장은 내 대학 동기오. 난 종호 기자 꿈을 얼마든지 성사시켜줄 수 있단 말이오.”     류국장은 자리를 뜨면서 종호한테 종이쪽지에 뭘 써서 주었다.     "이게 우리 집 전화번호요. 후에 려평과 자주 련락해 만나 보면서 서로 료해하오."     그는 종호 어깨를 다독여주며 힘을 실어주었다.      류려평이 아니꼬운 눈길로 아빠를 쏘아보았다. 류국장은 류려평한테 눈을 찔끔해 보이며 엄지를 척 내둘렀다.       그는 어떻게 하나 류려평과 류덕재를 시급히 갈라놓아야 했다. 그는 그들 둘이 죽마고우여서 어려서부터 친오누이처럼 찰떡처럼 붙어다니는 것을 다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성인이 된 다음에는 종친 남녀 자식들이 한데 붙어다니다가 일이라도 칠가 봐 저으기 근심됐다. 그러던 차 종호가 백마왕자처럼 딸 앞에 나타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류국장은 딸과 종호 일이 될 거 같아 흐뭇해 사무실에서 나가며 딸과 종호한테 자리를 비워줬다.       종호는 눈길이 그리 곱지 않은 류려평을 흘끔 훔쳐보고나서 몇마디 말도 나누지 않고 자리를 떴다.      그러나 후에 종호는 신문사에 배치받으려고 끝내 류국장의 뜻대로 류려평과 사귀기로 했다. 종호와 류려평의 혼사말은 진짜 신문사 기자를 내걸고  흥정하고 거래한 혼사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들 악연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류려평은 집에 돌아가 종호와의 혼사말을  반대해나섰다. 종호가 사내답게는 생겼지만 시골 “농포 아들”인데다가 꼬리빵즈고. 시부모를 모시고 살아야 하는 처지이기에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숱한 시누이, 시동생이 있어 생각만 해도 진절머리 날 지경이라고 했다.      “얘, 신랑감이 좋으면 됐지. 시어머니나 시동생들과 산다고 그래? 위생학교 졸업생이 어데 가서 저렇게 츨한 대학생을 얻는다고 그래?”     류려평은 두툼한 입술에 따발 서너개를 걸 지경으로 뽀도통해서 몸까지 탈면서 떼를 썼다.      “시골 꼬리빵즈지. 생활습관이고 뭐고 맞지 않는데 어떻게 산다고 그래요? 애를 낳아도 조선족으로 올려야 하는데. 종호한테 시집 안 가겠습니다.”      한편 류려평은 류덕재와 그래서 임신한 일이 탄로나면 아빠한테 혼나는 건 둘째고 정조관념이 센 그때 시집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도 근심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날이 갈수록 점점 부어오르는 배를 내려다보면서 불안하기만 했다.      류생남 국장은 비록 딸이 종친네 아들한테 유린당해 임신한 일을 몰랐지만 종호가 딱 마음에 든데다가 대학생 사위를 삼으려고 무남독녀 류려평을 얼리고 닥쳐서 끝내 종호와 억지로 약혼시켰던 것이다.      종호는 신문사 기자로 되려고 눈을 질끈 감고 류려평과 약혼했던 것이다.     그때 류려평은 류덕재 애까지 밴 처지이기에 하는 수 없이 싫은대로 눈을 찔끈 감고 종호와 약혼했던 것이다. 지난 세기 80년대만 해도 전통적인 정조관념이 센 때였다.  정조를 잃은 일이 발각되는 날엔 시집가기도 어렵다는 것을 류려평도 잘 알고도 남음이 있었다.     (시집도 못 가고 본가집에서 로처녀로 늙기보단 낫겟지.)     류려평은 일단 그렇게 마음을 정리하긴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날마다 부어오르는 아래배를 내려다보면서 불안하기만 했다.     (종호와 살다가 류덕재와의 불륜이 들키는 날엔 어쩌는가?)     그녀는 바늘방석에 앉은 것처럼 안절부절 못했다.     그러나 불륜녀는 이를 악물었다.     (종호를 속이며 살면서 한걸음, 한걸음 나가 보지 뭐. 정 안되면 그때 가서 리혼하면 다지.)     류려평은 류덕재 말상이 진짜 미웠고 한스러웠다.    (어쩜 오빠라는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짐승 같은 색마.)     종호는 류려평을 면회하러 가는 지하철을 타고 가는 이 시각까지도 류려평의 과거에 대해 전혀 모르고 살아 왔던 것이다.              
506    대하소설 황혼 제3권(49) 지하실에서 심문 김장혁 댓글:  조회:520  추천:0  2024-09-30
    대하소설 황혼 제3권         김장혁        49. 지하실에서 심문        드르릉.      철창문이 아츠러운 소리를 내면서 열렸다.      “류려평, 나왓!”     류려평은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이젠 국내에 인도되는가? 아님, 한국에서 판결받는가?)     여탐관은 침대에서 일어나면서도 오만가지 생각을 다 굴리었다.     나영도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근심어린 눈길로 려평을 건너다 보았다.    “나영이, 내 혹시 돌아오지 못하겠는지 모르겠는데. 한가지 부탁하기오.”     나영은 머리를 끄덕이었다.    류려평은 나영한테 다가가 나직이 귓속말을 했다.     “누가 물어 봐도 꼭 우리 대부금 사건 내막을 말하지 마오. 일단 모든게 밝혀지면 우린 다 죽어. 알만 해?”     나영은 머리를 끄덕이었다.     “근심마오.”    이때 여경이 호통쳤다.    “류려평, 빨리 나오지 못해?! 뭘 꾸물거려?”    그러나 류려평은 들었는둥 만둥 나영한테 다가가 또 두툼한 입술을  벌렸다.     “한가지 증명 서주오. 내 종호를 안락사시키자고 염화칼리움을 링겔에 주사했다는 걸 증명 서주오.”    “빨리 나왓!”    여경이 호통치며 다가왔다.    나영은 의아한 눈길로 류려평을 치켜보았다.    류려평은 머리를 끄덕이었다.    “부탁하기오.”    류려평은 “그래야 난 살아남게 돼.” 하고 뒷말을 하고 싶었지만 촉기 빠른 여경한테 들키울가 봐 그만 뒀다.    나영은 류려평의 저의가 뭔지 제대로 해득하진 못했지만 이번에도 순순히 머리를 끄덕이었다.    두 여경이 다가와 류려평의 손목에 쇠고랑이를 철컥 채우고 량팔을 붙잡고 복도로 나갔다.    류려평은 여경한테 슬쩍 물어보았다.    “오늘 중국에 인도돼 가는가요?”    여경은 새침해 한마디 내뱉었다.    “가 보면 알 거요.”    “잔말 말고 걸엇!”    “한국 법원에서 판결하는 거 맞죠?”    여경은 시끄러워 류려평의 팔을 홱 나꿔챘다.    “작작 헛소리 치고 빨리 걸어!”    여경들은 류려평을 지하신문실에 끌고 갔다.    드르릉.    심문실 철문이 아츠러운 비명을 지르며 열렸다.    먹칠한듯 한 지하심문실은 어데가 어덴지 눈 앞도 분간하기 어려웠다.    여경은 류려평을 쪽걸상에 앉혀놓고 류려평의 뒤 량쪽에 벌려 섰다.    강렬한 탁상등이 눈이 시리게 가까이에서 류려평의 유들유들하게  살진    얼굴을 비췄다.    남경장은 가까이에서 여살인마 류려평의 낯빤대기를 찬찬히 뜯어보았다. 퉁퉁한 낯빤대기에 살인범의 살기와 심술이 차넘쳤다.    류려평은 쇠고랑이를 찬 손을 들어 눈을 가리었다.    “탁상등을 좀 멀리 가져가면 안돼요? 얼굴이 다 뜨거워나오.”    그녀는 류창한 서울 말씨로 애원하듯 말했다.     “흥, 죄수 주제에 무슨 소리야? 묻는 말이나 제끼제끼(제주도 방언: 빨리, 빨리) 대답해.”    조명등은 더 가까이 다가와 낯빤대기 다 뜨거워났다.     “한국 경찰은 최저한도의 인도주의도 없군요.”     남경장의 얼굴은 보이지도 않는데 무뚝뚝하게 날카로운 질문이 터져나왔다.     “성명?”    “류려평.”     “년령?”     “63세.”     “국적?”    “중국.”     “남편 이종호씨를 안락사시키려고 한 살인미수죄를 승인하는가?”    류려평은 진작 준비한대로 대답했다.     “네, 승인합니다. 남편 리종호를 천천히 안락사시키려고 했습니다.”     “무슨 수단으로 안락시키려고 했는가?”    “병실에서 종호가 맞는 링겔병에 염화칼리움을 주사해 죽이려고  했습니다.”    “염화칼리움은 어데서 구한 건가?”    “내 일하던 병원에서 지인을 통해 구한 건데요.”    “지인은 뭘 하는 사람인가?”    “한 병원 동료입니다.”    남경과 류려평의 대화 소리에 컴퓨터 건판을 치는 소리 급촉하게 뒤따랐다.    남경장의 심문은 날카롭게 진행됐다.    “중국에 있을 때도 이종호씨의 음식물 같은 데 염화칼리움 같은 독약을 투약한 적은 없는가?”     “절대 없습니다. 그땐 종호를 살해하려는 마음까진 없었습니다. 우린 비록 리혼하지 않았지만 갈라서   산지도 오랩니다. 투약할 기회가 있었으면 그 놈을 죽이려고 한국까지 나올 필요는 없는데…”     “왜 남편을 살해하려고 했습니까? 살인동기는 무엇인가요? 후회되지 않습니까?”    류려평은 머리를 떨구고 어깨를 들먹이며 너부죽한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쇠고랑이를 찬 손으로 훔쳤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악처는 마녀처럼 미친듯이 으르렁거렸다.    “종호를 살해하려 한 걸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놈을 죽이지 못하고 여기 들어온 걸 후회할뿐입니다.”    뒤에 선 여경들은 너무나도 섬찍해 류려평을 쏘아보았다.    악처의 악에 찬 진술은 계속 됐다.    “종호는 진작 죽어야 돼요. 그는 바보, 멍청이, 악마입니다. 그는 진작 죽어야 했습니다. 그는 내 인생을 망가뜨린 악마입니다. 나는 그 놈한테 시집 와서 인간세상에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습니다. 세집살이 쓴 맛도 보았고 졸혼의 괴로움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그 놈은 우리 가정의 유일한 보금자리마저 팔아 책을 낸 그런 미친 놈입니다. 그 놈의 마음 속에는 가정도 없고 처자도 없습니다. 안해라는 건 그저 정열을 빼는 도구로만 여겼습니다. 내가 리혼자는데도 날 딱 붙들고  리혼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는 나에게 한평생 고통과 눈물, 괴로움만 안겨 준 세상 나쁜 놈입니다. 그런 놈은 진작 죽어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싹 사라져야 합니다. 그래서 죽이려고 했습니다.”     “그만!”    남경은 류려평의 열변을 제지시키고나서 요점만 질문했다.    “갓 구치소에 들어왔을 땐 한사코 살인미수혐의를 부정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왜 살인미수죄행을 승인하는 쪽으로 급선회했는가?”    류려평은 미리 준비해둔대로 술술 막힘없이 대답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 지은 죄를 시원히 승인하고 처벌받는게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난 자기 남편을 죽이려 한 나쁜 년입니다. 나영이나 지영이도 내 링겔병에 염화칼리움을 탄 일을 다 알 건데. 승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난 죽어 마땅합니다. 종호도 진작 내 링겔병에 염화칼리움을 주사해넣은 걸 다 보았습니다. 내 딸 려향도 침대머리에 몰카를 장치해 놔서 다 알 겁니다. 그 철증 앞에서 무슨 용빼는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아예 죄를 승인하고 배려를 받으려고 고쳐 생각하게 됐습니다. 죄를 성실하게 승인하는 걸 참작해 한국 법원에서 죄를 경감해 판결하기를 바랄뿐입니다.”     “거짓말, 살인미수죄를 승인한 진정한 의도는 무엇인가?”     류려평은 쇠고랑이를 찬 손으로 살진 낯에 흐르는 땀을 훔쳤다. 그년은 퉁사발눈을 휘번떡 치켜뜨며 남경 쪽을 째려보았다. 그러나 탁상등불빛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른 의도라니요? 생사람을 작작 잡으십시오.”     꽝!     사무상을 치는 소리.    류려평은 와뜰 놀라 살진 엉덩이까지 옴찔 했다.     “중국에 인도될가 봐 겁났지?”     “웬 소린가요?”     류려평은 심장을 찔려 머리를 폭 떨어뜨렸다. 그러나 인차 억울한 상을 지으며 극력 억울하다고 두덜거리었다.      “사람을 억울하게 굴지 마세요. 누가 한국 구치소에 있기 싶어 있는 거 같은가요? 무덥고 갑갑하고. 진짜 생지옥인데요. 좀 에어콘이라도 틀어놔 주세요. 고작 선풍기론 찜통더위를 말리긴 나무나도 어림도 없어요. 중국 감옥에 가면 이다지도 못살게 굴진 않을 걸. 흥!”     “류려평, 중국에 인도되면 널 기다리는 건 엄벌이야. 무기징역 혹은 사형이야.”     “어마나!”     류려평은 질겁해 온몸을 사시나무 떨뜻 바들바들 떨었다.     “절대 절 중국에 인도하지 마세요.”     류려평은 땅바닥에 털썩 꿀어앉아 두 손을 싹싹 비볐다.     “경장님, 제발 빕니다. 날 중국에 인도하지 마세요.”     “건 인터폴에 물어보라구.”     “려향이나 종호가 내 살인미수죄행을 증명서지 않습디까?”     “숱한 사람들이 다 류려평이란 여살인마의 살인미수죄를 증명 섰어.”     류려평은 땀에 절어 이마에 찰싹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씃어올리며 물었다.     “리종호도 증명 섰는가요?”     “모든 사람이 몽땅 증명 섰어.”     남경장은 말실수를 한 걸 직갑하고 두덜거렸다.     “그걸 물어 뭘 해?”     류려평은 오히려 헤벌쩍 웃었다.     (종호, 그 놈도 증명섰는 모양이지. 바보 같은 놈, 아직도 날 조강지처로 생각해? 려향은 에미를 살리려고 증명 섰겠지. 바보는 려향이 제 딸이 아닌 것도 모르고. 진짜 어리무던한 바보, 드문드문 귀여울 때도 있구나. ㅋㅋㅋ)     류려평은 남경장이 앉은 맞은 켠 껌껌한 암흑천지를 건너다 보며 지껄여댔다.     “모든 사람이 몽땅 증명 섰으면 내 한국에서 남편 종호를 안락사를 시키려한 죄가 성립되잖는가요? 그럼 날 살인미수죄로 한국 검  찰원이나 법원에 신고해야 하지 않는가요?”     “이제 죄 지은대로 죄값을 톡톡히 치르게 될 걸.”     그러나 류려평은 코웃음쳤다.     “내 무슨 종호를 죽였는가? 그저 종호 부탁을 받고 그를 안락사를 시키려고 시도했을뿐인데. 무슨 죽을 죄를 졌다고 이리 들볶아댑니까?”     악처는 속으로 제 좋은 궁리를 했다.     (한국 법원에서 판결받으면 극상해 몇년 판결받겠지.)     그때 한쪽에서 뭘 드륵드륵 복사하는 복사기 소리 들렸다.     이윽고 남경이 종이장 몇장을 류려평한테 내밀었다.     “자기 죄를 승인하면 여기에 서명하고 지장을 찍으십시오.”     류려평은 쇠고랑이를 찬 손으로 종이장을 받아 대낮처럼 환히 비추는 탁상등 불빛을 빌어 이리 저리 내리 훑어보았다.     악처는 머리를 끄덕이더니 쇠고랑이를 찬 손으로 필을 들어 서명하고 식지로 도장집을 톡톡 찍어 자기 이름 옆에 뻘건 지장을 꾹 눌러 찍었다.     “됐어요. 돌아가십시오.”     남경의 말에 류려평은 우쭐 일어났다.     “이젠 검찰원에 죄장을 넘깁니까? 아니면, 법원에 직접 기소합니까?”     “돌아가 기다리라니깐. 왜 자꾸 그래? 얼마 안 가 결론이 내려질 겁니다.”     류려평은 그 말을 듣자 얼마나 홀가분한지 몰랐다.     악처는 가슴을 쭉 뻗치고 한 가슴 가득히 축축한 공기를 들이켰다. 그녀는 큰 일을 해낸 대장부처럼 가슴을 쭉 뻗치고 조개턱을 개턱처럼 쳐들고 갑갑한 지하심문실 문을 나섰다.     (이젠 살았구나. 한국 법정이여, 날 좀 살려주옵소서.)     그러나 하늘도 구치소도 대답이 없었다. 다만 여경들의 쌀쌀한 눈빛이 악처를 괴롭힐뿐이였다.     저자 주:            문정 작가님 격려의 편지     안녕하세요 김 작가님       대하소설 잘 읽고 있습니다 비록 매일 읽지는 못하지만 읽을 때 마다 큰 감동을 받고 있습니다 필력은 물론이거니와 세심한 관찰, 풍부한 상상력, 생동감 넘치는 비유등이 인상 깊었습니다.      실로 대단합니다. 시를 몇편 써서, 수필을 몇개 써서 작가협회에 발을 들여놓은 «작가»와 비할때 소설가들은 차원이 다른 작가라고 봅니다 특히 김작가님처럼 장편을 감나무에서 감따듯 자꾸자꾸 따제끼는 다산작가들은 실로 위대하다고 봅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는 고향이 梅河口인데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에서 교원질하며 박선석소설가와 교제를 하며 그분의 도움으로 87, 88년에 단편소설 2편을 발표하였는데 그후 결혼을 하고 연변에 조동되여오면서 여러가지 원인으로 필을 놓았다가 3년 전부터 문학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소설은 엄두도 못 내고 시를 몇개 써서 연변작협에 겨우 가입하였습니다. 소설공부를 계속 견지했더면 나도 장편소설은 몰라도 중편소설 몇개는 썼을 텐데, 구천에 계시는 박선석작가님께 미안합니다       소설공부를 끝까지 견지하지 못하고 도주병이 되여 평생 한으로 남았습니다. 지금이라도  다시 한번 도전해 보고 싶지만 나이를 먹고 여러가지 질병이 있어 여건이 허락 되지 않습니다      김작가님 왕성한 창작정력이 정말 부럽습니다. 계속 건강, 건필하십시요.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최봉녀 작가의 댓글         제가  이 소설을   전부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작가님의 필력에 연신 찬탄하면서 읽었습니다. 이제 보니 저자는 회장님이시네요.      
505    단편과학환상소설 조왕돌 모험기 김장혁 댓글:  조회:295  추천:0  2024-09-30
        2017년 08월 23일 10시 53분  조회:1892  추천:3  작성자: 김장혁                   단편과학환상소설                조왕돌의 모험기                             김장혁                                                                                  1         기원 5019년에 지구촌에서 금이야 옥이야 하는 보배 아들 조왕돌이 태어났어요. 그런데 조왕돌은  부모 기대와는 달리 공부하는데는 빼돌이요, 컴퓨터게임을 노는 데는  악돌이였죠. 그 애는 싯누렇게 싹은 이발을 드러내고 게임을 논다하면 컴퓨터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어요.     조걸 보세요, 조 조왕돌이 게임을 노는 모양을.     조왕돌이 컴퓨터 마우스로 클릭하자 우주비행선로봇이 항공모함에서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야호!”     조왕돌은 사기 나서 로봇우주비행선을 몰고 구름을 뚫고 별들이 반짝이는 태공으로 높이 치솟아 올라만 갔어요.      갑자기 로봇우주비행선 앞에 괴상한 얼룩 뱀 비행물이 나타났어요. “사격!” 조왕돌이 줄포건반을 누르자 줄 포탄이 날아갔어요. 얼룩뱀들은 날아와 조왕돌의 우주비행선을 휘감아 태공에서 내리 뿌리려고 했어요.     조왕돌은 감전건반을 눌렀어요. 순간 로봇우주비행선에서 시퍼런 불티가 번쩍이었어요. 얼룩뱀비행물은 비명을 질렀어요.  그 놈은 태공에서 대기층 아래로 뚝 떨어져 내려가지 않겠어요.     이번엔 독수리비행선이 날아왔어요. 줄 포탄을 쏘았지만요.  독수리비행선은 교묘하게 피하더니 이쪽에 맞불질을 했어요. 우주비행선에 불이 확 일었어요.    우주비행선이 태공에서 아래로 떨어져 내려갔어요.    “이걸 어쩌지?”                         2       이때 독수리비행선이 날아왔어요. 독수리비행선에서 대머리 서양인이 나타나더니 불이 붙는 우주비행선로봇에서 조왕돌을 빼내 독수리비행선에 싣는 것이 아니겠어요.      “선생님은 누군가요?”      “난 크롱 박사야.”       “어느 나라 사람인가요?”       “이딸리아 노르망디 사람이야. 난 클론기술로 숱한 클론바우를 재생시켰던 거야.”      그런데 독수리우주비행선은 코치아 쪽을 벗어나 서쪽으로 날아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니, 어디로 가는 건가요?”      “가 보면 알아.”     독수리우주비행선에 앉아 몇 시간을 달렸어요. 이젠 파도가 출렁이던 검 푸르른 바다는 보이지 않고 별들이 총총 내려앉은 것 같은 불야성이 보였어요.     독수리우주비행선은 비행장에 서서히 내렸어요. 조왕돌이 우주비행선에서 내리자 노랗고 파란 눈들이 판들거리면서 이상한 눈길을 보냈어요. 허나 그는 공포감을 억지로 털어버리면서 크롱 박사의 마차에 올랐어요.     “어째 승용차를 두고 마차를 타는가요?”     크롱박사는 대머리에 난 땀을 살진 손으로 닦으면서 말했어요.     “환경오염을 줄이려고 그래. 사람마다 승용차를 타지 않으면 그만큼 온실가스가 적게 배출될 거 아니야?”     조왕돌은 일리가 있다고 여겨 머리를 끄덕였어요.     때는 동녘이 희붐히 밝아오는 때어서 딸까닥딸까닥 절주 맞게 달려가는 마차에 앉아서 뾰족하고 높다랗게 치솟은 서양식 건축물이 신화처럼 보였어요. 진짜 잉글랜드 여왕이 탄 금빛마차를 탄 기분이었어요.                              3       한참 후 마차는 별장 같은 집 앞에 가 멈춰 섰어요.    저쪽에서 갑자기 숱한 노랑머리와 깜둥이들이 쓸어 달려왔어요.    “톰, 이후에 이 애와 싸우지 말고 잘 놀아야 해.”    크롱 박사의 말에 제일 꺽다리 깜둥이가 어깨를 으쓱했어요.    “예쓰(예)”    깜둥이는 벌건 입술 속에서 허연 이발이 다 드러나게 씨물 웃어보였어요.    크롱 박사는 한시름을 놓더니 한쪽에 오도카니 서 있는 조왕돌을 데리고 집안에 들어갔어요.     그는 주사기로 조왕돌의 팔에서 뭔가 뽑아가지고 지하실험실로 들어갔어요.     한참 후 손 벽 소리와 함께 글쎄 조왕돌과 심통히 똑 같이 생긴 애가 지하실에서 걸어 나와 조왕돌을 보고 쌔물쌔물 웃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니, 넌 누구냐?”    그 애가 말하기도 전에 크롱박사가 소개했어요.    “이 앤 널 클론기술로 복제해낸 조왕돌 1호야.”    “예?”    조왕돌은 눈이 똥그래졌어요.   그는 그 애 손을 정답게 잡으면서 물었어요.   “그럼 얘는 내 동생인가요?”    “아들도 동생도 아니야, 그저 조왕돌 1호라고 부르자꾸나.”    “조왕돌 1호야!”    조왕돌은 조왕돌 1호를 꼭 껴안았어요.    크롱박사는 조왕돌의 눈과 귀에 미형시청각전자뇌를 장치하고 크롱 박사의 컴퓨터와 무선으로 연결해놓았어요. 그리고 그 전자뇌에 조왕돌의 부모와 학교 사생들의 정황을 상세히 입력해넣었어요.                   4       이른 아침이 되자 크롱 박사와 조왕돌은 조왕돌 1호를 우주비행선로봇에 앉혀 집에 돌려보냈어요. 조왕돌1호에게 장치한 시청각전자뇌를 통해 수시로 감시하고 지령을 보냈어요.     크롱 박사의 집 컴퓨터 현광판에는 조왕돌 1호가 탄 우주비행선로봇이 푸르른 바다 위로 날아 어느 새 조왕돌의 집인 만장굴 앞 우주비행장에 서서히 날아 내리는 것이 보이었어요.     아버지와 어머니가 직접 자외선방지 우산을 쓰고 우주비행장에 마중 나왔어요.    어머니는 우주비행선로봇에서 내린 조왕돌 1호의 머리 위에 우산을 펼쳐 들어주면서 물었어요.    “얘야, 어디로 갔다가 이제야 돌아왔니?”     조왕돌 1호는 능청스레 아버지를 쳐다보면서 희죽이 웃었어요.    보아하니 아버지와 어머니는 조왕돌 1호가 조왕돌이 아닌 것을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았어요.    조왕돌 1호는 조왕돌을 대신해 숙제를 하기 시작했어요. 옆에서 어머니가 지켜보면서 새물새물 웃고 있었어요.    이튿날 조왕돌 1호는 책가방을 메고 학교로 갔어요. 선영과 보름 등 애들의 부러운 눈길이 머리를 쳐들고 교실로 들어가는 조왕돌 1호를 보고 입을 비쭉거렸어요.    조왕돌 1호가 교실에 들어가 앉자 옆에 앉은 보름은 다른 애들과는 달리 조왕돌을 보는 척도 하지 않고 동화책을 보고 있었어요.    이상했어요. 이전 같으면 조왕돌은 까불면서 보름의 옆구리를 톡톡 치면서 누룽지를 내놓으라 하지 않았겠어요? 허나 오늘 따라 얌전했어요.    보름은 너무나도 이상해 동화책을 보다가 말고 조왕돌을 핼끔 곁눈질 해보았어요.   생각 밖으로 공부시간이 되자 장난도 하지 않고 선생님의 강의도 귀담아 듣고 열심히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참, 며칠 보지 못했더니 해가 서산에 두둥실 뜨지 않을까?)   그런데 보름의 속을 어떻게 알았는지 조왕돌이 무슨 쪽지를 건넸어요.      얘, 보름아, 해가 서산에서 뜰 때도 있어. 난 보름달 같은 네 얼굴에 옴폭 패는 보조개가 귀여워!      그 쪽지를 보고 꾸겨 호주머니에 넣는 보름의 홍조가 어린 보름달 같은 얼굴에는 놀라운 기색이 파도치고 있었어요.     조왕돌 1호는 입을 비쭉해 보이었어요.      보름은 머리를 폭 숙였어요. 그의 귀 밑으로 빨간 물감이 칠해 올라가고 있었어요.    한편 서유럽 노르망디 크롱 박사의 집에서 컴퓨터에서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던 조왕돌은 폴짝폴짝 뛰었어요.    “참 묘해요. 옆에 앉은 보름도 조왕돌 1호를 나로 여기는 걸 보세요. 이젠 여기서 전자유희를 마음껏 놀아도 되겠죠?”    “그럼, 마음껏 놀아라. 근심할게 있니?”    “야-호!”    조왕돌은 좋아서 깡충깡충 뛰더니 전자유희를 놀기 시작했어요.                           5       어느 날 사달이 생겼어요.     조왕돌이 한창 재미나게 전자유희를 놀 때었어요. 난데없는 흑인애들이 모여와서 조왕돌을 툭툭 쳐 밀어내고 자기들이 들어앉아 놀았어요.      “이 깜둥이 새끼들, 못 피하겠나?”      조왕돌은 톰을 쾅 밀쳤어요. 덩치뿐인 톰이 허공 엉덩방아를 찧었어요. 손으로 엉덩이를 만지면서 상을 찡그리던 톰이 벌떡 일어나 조왕돌의 귀 쌈을 불이 나게 찰싹 갈겼어요.     조왕돌은 지려하지 않고 톰의 면상에 주먹을 날렸어요. 그때 흑인 애들이 왁 덮쳐들어 조왕돌을 치고 박았어요.    물매를 맞은 조왕돌은 분해 두 다리를 바둑거리면서 엉엉 울었어요.      크롱 박사가 황급히 꽥 소리 쳐서야 톰이랑 도망쳤어요.     “크롱 박사님, 난 형제도 없고 친구도 없어 맞기만 해요. 분해서 어디 살겠어요.”     “근심 말아.”    크롱 박사는 조왕돌의 귀에 대고 뭐라고 수군거렸어요.     “예- 옳아요. 톰, 어디 두고 보자.”     이튿날 큰 일 났어요. 크롱 박사님의 앞마당에서 조왕돌이 뽈을 찰 때었어요. 톰이랑은 자기들의 힘을 믿고 조왕돌의 뽈을 저 멀리 차버리고 조왕돌을 탁 밀쳤어요. 조왕돌은 슬쩍 피하면서 안걸이를 걸었어요. 톰은 제 힘에 앞으로 쿵 넘어졌어요. 성난 흑인 애들은 욱 쓸어와  또 전날처럼 조왕돌을 치고 박았어요.      “꼼짝 말라!”     야무진 소리와 함께 갑자기 조왕돌과 똑같게 생긴 숱한 애들이 덮쳐 나왔어요.     순간 조왕돌이네 애들이 톰이랑 흑인 애들을 포위하고 주먹으로 치고 박고 걷어찼어요. 두 말할게 있나요? 흑인 애들이 엉망진창이 되게 얻어맞았지요. 여기저기서 신음소리와 아우성소리가 처참하게 들렸어요.     이때 경적소리 요란하더니 숱한 경찰차가 달려와 양쪽의 애들을 몽땅 잡아 경찰국에 실어갔어요.    광장 같은 큰 칸에 갇힌 애들은 머리를 푹 떨어뜨리고 섰지요. 털보경찰이 전기곤봉을 휘두르면서 톰과 조왕돌을 보고 고래고래 고함쳤어요.     “어느 녀석이 두목이냐? 썩 나서지 못할까?” 흑인 애들 무리 속에서는 톰이 나섰지요. 그런데 이쪽에서 조왕돌이 나서자 조왕돌 2호, 3호, 4호, 5호… 10여 명이 몽땅 나섰지요. 그런데 그 애들이 다 똑 같게 생겨 분간하기 힘들었어요.    이때 톰이 털보경찰에게 뭐라고 소곤거렸어요. 그러자 털보가 꽥 소리쳤어요.    “난 다 알아. 너희들 두목은 조왕돌이지. 나와!”     “내가 조왕돌이예요.”     “나예요.”     털보경찰은 퉁사발눈이 휘둥그래졌어요. 그는 자기 눈을 의심할 정도였어요. 그는 이제껏 쌍둥이는 보았어도 생김새가 똑같은 애들이 이렇게 많은 건 처음 보았던 거예요.     도리머리 질 하던 그는 경찰국에 알려 전 세계에 이름을 날린 영국의 유명한 정탐가 홈스를 모셔왔어요.     높다란 중절모를 쓴 홈스는 지팡이를 휘두르며 조왕돌들을 하나하나 여겨보았어요. 허나 그의 예리한 눈길로도 똑 같이 생긴, 동양의 황색피부에 남북골에 눈 확이 쏙 꺼져 들어간 애들을 분간하지 못했어요.    홈스는 도리머리 질 하더니 털보에게 뭐라고 쑤군거렸어요. 그러자 털보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그는 애들을 한바탕 훈계하더니 놓아 주었어요.                                 6       조왕돌은 크롱 박사의 클론기술의 위력을 알고  별의별 요구를 다 제기했어요.     “박사님, 빵과 우유가 먹기 싫어요. 클론기술로 클론 입쌀과 바나나를 만들어주세요.”     크롱 박사는 대머리를 만지더니 “되고말고.” 하고 선선히 대답했어요.     이듬해 봄, 크롱 박사는 비행기로 동방과 아메리카 중부에서 실어간 벼와 빠나나 유전자와 세포를 분리해 대 면적 온실에 심었어요.     어느 날 밤, 창밖에서 하얀 싸락눈 같은 것이 쏟아져 내리는게 아니겠어요.     조왕돌이 바깥에 나가 보니 희읍스름한 구름이 낀 하늘에서 싸락눈이 쏟아져 내리는가 했더니요. 저게 뭐예요? 글쎄 하늘에서 새하얀 입쌀이 쏟아져 내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후 크롱 박사는 조왕돌의 요구에 따라 클론호박, 클론도마도, 클론물고기, 클론 양 지어 클론 소, 클론 토끼까지 수태 복제해냈어요.     (클론기술이 있으면 뭐든 요구하면 복제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번은 크롱 박사가  자리를 비운 틈에 가만히 크롱 박사의 실험실에 들어가서 컴퓨터를 열고 떨리는 손으로 건반을 톡톡 쳤어요. 그는 클론기술파일을 전부 복제해 내려고 했어요. 그런데 몽땅 영어여서 보기 힘들었어요.     “에라, 모르겠다. 컴퓨터의 모든 파일을 복제해 내자.”     복제가 끝나자 조왕돌은 클론기술을 익히려고 노르망디를 떠나 영국 켐프리치대학으로 갔어요. 그제야 조왕돌은 공부의 중요성을 알게 된 거죠.    원래 총명한 조왕돌은 하나를 배워주면 둘을 아는 총명 영리한 애여서 인차 영어를 배워냈어요. 그리하여 그는 크롱 박사가 오기 전에 벌써 클론기술을 다 장악했던 것이죠.    “2천 년 전의 기술이 아직도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지.”    조왕돌은 조왕돌 2호랑 10여 명을 데리고 독수리우주비행선에 올라 고향 코치아의 밤하늘로 날아올랐어요.    코치아에 돌아온 조왕돌을 보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주 대견스레 바라보았어요.    내외간은 조왕돌이 공부하기 싫어하는 것을 보고 크롱 박사를 파견해 클론기술을 전수하게 미리 작전을 꾸몄던 것이죠.    조왕돌은 어머니 심정을 알기나 한 듯 기적을 낳기 시작했어요. 클론기술로 클론소와 클론양, 클론입쌀, 클론호박을 생산해냈던 것이죠. 그것도 클론 소랑 어찌나 큰지 옛날 소의 열배씩 컸어요. 클론호박은 어찌나 큰지 집채 같았어요. 집채 같은 호박 속을 파 삶아 먹고서도 맨 껍데기는 집으로 쓸 수도 있었어요.     조왕돌은 클론백마를 생산해 보름에게 선물했어요. 보름은 백마의 볼을 살살 어루만져주면서 조왕돌에게 포도 알 같은 눈을 깜짝해 보였어요.     “조왕돌아, 고마워.”     조왕돌은 어깨를 으쓱하면서 빈정거렸어요.     “네가 원하면 클론호랑이도 생산해 줄 테야!”     허나 보름은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호랑이는 싫어. 난 백마가 곱다!”     조왕돌은 보름에게 또 클론토끼와 클론암탉을 복제해 한 마리씩 선물했어요.     보름은 입이 뽀로통해졌어요. “싫다! 고작 암탉과 토끼냐?”     조왕돌은 안 됐다 싶어 “네가 원하면 클론코끼리를 줄게.”라고 했어요.     “네가 코끼리까지 만들어?”     “그래. 기다려라.”     조왕돌이 떠나가려고 하자 보름은 다급히 외쳤어요.      “가만!”     조왕돌이 돌아섰어요.    보름은 두 손을 모아 쥐고 머리를 숙이더니 허리를 비꼬며 겨우 말했어요.    “얘, 기린을 만들어줄래?”     “엉? 그래. 내 만들어오지.”     이윽고 조왕돌은 목이 기다란 클론기린을 끌고 왔어요.     “자, 가져라!”    기린은 어찌나 큰지 지붕 위의 대나무 잎을 뜯어 먹는 것이 아니겠어요.    “와! 좋다.”    보름은 기린을 보고 환성을 질렀어요.    조왕돌은 사다리를 가져다 놓고 보름을 데리고 기린의 잔등에 올라가 타고 온 연화시를 돌아다녔어요.                            7       조왕돌이 클론기술로 뭐나 다 만든다는 소문이 퍼지자 코치아의 백성들은 이젠 살 때를 만났다고 야단쳤어요. 그들은 놀고도 이밥에 호박을 배불리 먹을 수 있어 손과 발바닥에 털이 날 지경이었어요. 그 특대뉴스가 지구촌에 방송되자 제일 부러워하면서도 속으로 질투한 나라는 이웃에 사는 뱀 섬나라의 나까아멘 왕이었어요. 그는 속으로 당장 코치아를 먹어치우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어요.      조왕돌은 온종일 침대에 누워 먹고 싶은 걸 컴퓨터 건반을 톡톡 쳐서 클론기술로 생산해 마음껏 먹고 자기만 했어요. 그런데 몸을 너무 움직이지 않고 진종일 침대에 누워 날마다 음식 서너 근씩 먹기만 해 사지가 퇴화되기 시작했어요. 팔과 다리가 가늘어지고 배는 기름개구리처럼 똥똥해졌어요.     실로 조왕돌은 해뜩 번져져 네다리를 바둑거리는 거부기 같았어요. 이젠 입도 놀리기 싫어 집에 둔 보모들이 량쪽에서 손으로 턱을 받들어 올렸다 내리었다 해줘야 돼지고기와 밥을 먹을 수 있게 됐어요. 공부도 하지 않고 머리를 쓰지 않아 머리가 주먹만큼 작아졌고 뭐나 보기도 싫어해 눈마저 빈대 눈이 돼버렸어요.      그런데 뱀섬나라 도적들이 뛰어들어 클론기술을 훔쳐가려 하였어요.     조왕돌은 고향 만장굴을 떠나 더 깊숙한 시골 동굴에 숨어 혼자 클론기술을 가지고 잘 살고 싶었어요. 적어도 클론기술을 코치아 백성들이 아닌 뱀 섬나라에 전파되는 것은 싫었던 것이죠.      허나 아버지와 어머니는 조왕돌의 전도가 근심스러웠어요. 지어 코치아의 미래가 근심스러웠어요.      이게 웬 일인가요?      조왕돌은 시골로 낙향해야 하겠는데요.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힘들어 했어요. 자기 몸을 이기지 못한 거예요. 별 수 없이 조왕돌 1호랑 6호랑 여섯이서 침대 채로 들어 만장굴에서 나가 우주비행장으로 나갔어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눈물로 조왕돌과 이별했어요.    “얘야, 아빠 고향에 가면 신체단련에 주의해라.”    조왕돌은 겨우 손을 들어 저었어요.    조왕돌은 우주비행선에 올라가자 조왕돌 1호를 보고 우주비행선을 조종하게 하고 자기는 입으로 지령을 내렸어요.    우주비행선은 간신히 하늘로 솟아올랐어요.    갑자기 반짝이는 별천지 속에서 이상한 비행물이 날아왔어요.    “넌 누구야?”    조왕돌의 물음에 앙칼진 목소리가 확성기에서 들려왔어요.    “우린 크롱 박사 1호와 톰 1호야! 크론 복제기술을 훔쳐간 도적놈아, 어디 미사일 맛을 봐라!”    씽-    뻘건 불줄기가 날아왔어요.    “빨리 피해!”    조왕돌이 명령했어요. 허나 우주비행선은 미처 피하지 못했어요.     꽝!     우주비행선은 한쪽 날개가 날아나 아래로 내리 곤두박질 쳤어요.      “앗-!”     조왕돌은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났어요. 그런데 그건 게임을 놀다가 걸상에 앉은 채 꾼 꿈이 아니겠어요.     “호- 크론 복제기술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2014년 04월 01일 11시 09분  조회:3027  추천:6  작성자: 김장혁          중편과학환상소설          괴물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의 모험기                                                    김장혁                                                                     1      과학의 폭발시대인 2958년 5월 7일, 아메리카제국의 유명한 생물유전대학가 맥슨박사와 아시아천문지리대학가 유리녀박사의 아들인 괴물 클론바우가 고래어머니의 배에서 이 세상에 태여났어요. 이는 인류력사에 기록될만한 기적이 아닐수 없어요.       그런데 이상하죠? 클론바우는 어찌하여 고래어머니 배에서 이 세상에 태여났을가요? 하긴 클론바우는 난 날부터 백킬로그람도 넘는 엄청나게 크고 괴상하게 생긴 괴물이였기때문이지요.       맥슨박사와 유리녀박사는 7년동안에 아주 복잡한 실험을 10여차나 거쳐 그들의 제17대복제어린이인 클론바우를 복제해냈지요. 21세기초에 이딸리아 밀라노 비코카대학의 면역병리학자 마리아루이사 라비트라노박사는 인간의 유전자를 돼지정자에 주입해 란자와 수정시켜 인간의 유전자를 가진 돼지를 생산해냈지요. 그후 근 900년동안에 유전학자들은 이 중대한 과학성과를 끊임없이 발전시켰지요. 하여 맥슨박사는 먼저 자기와 유리박사의 유전자를 분리시켜 900여년전인 21세기의 크론기술로 자기들의 총명한 뇌세포유전자를 가진 제1대복제클론바우를 복제해냈지요.      그런 다음 제1대복제클론바우의 유전자를 사자의 정자에 주입해 란자와 수정시킨 다음 수정란을 사자어머니 배에 넣어 길러 낳게 하였지요. 그 애가 바로 애급의 금자탑옆에 누워있는 인면수신의 조각상처럼 사람의 머리에 사자의 몸을 가진 제2대복제클론바우였지요. 제2대복제클론바우는 수사자의 대가리만큼 큰 머리에 온몸에 사자의 털이 텁숙하여 엄동설한에도 털옷을 입을 필요가 없었지요. 게다가 총명한 맥슨박사와 유리녀박사의 뇌세포를 물려받아 총명한 머리안에 뇌가 둘이나 들어있어 두뇌가 엇갈아 쉬면서 밤낮없이 머리를 쓸수 있어 잠을 잘줄 모르는 어린이로 불리우게 되였지요. 하긴 사람들이 밤에 자는 시간이 얼마나 아까운가요. 기실 백년을 산다고 하여도 눈을 뜨고 사는 시간은 50년밖에 되지 않는것이 아니겠어요. 하여 맥슨아버지와 유리어머니는 뇌 둘이나 되여 자지 않는 특수인간으로 만들어냈던것이예요.     맥슨박사는 제2대복제클론바우의 유전자를 부엉이와 독수리의 수정란에 주입시켜 사람과 사자, 독수리, 부엉이의 특성을 다 가진      제3대복제클론바우를 복제해냈어요.     이런 방법으로 맥슨박사와 유리박사는 복제클론바우의 유전자를 선후로 사자, 독수리, 상어, 코끼리, 타조, 고래 등 숱한 동물의 수정란에 주입시켜 제4대클론바우로부터 제17대복제클론바우를 복제해냈던것이예요. 하여 실로 클론바우는 사람과 사자, 독수리, 상어, 코끼리, 타조, 고래 등 동물들의 모든 훌륭한 특성을 다 유전받은 세상에 둘도 없는 인면수신의 괴물로 되였어요. 독수리에게서 물려받은 클론바우의 퉁사발눈도 특수한 독수리눈이여서 천메터 밖의 땅바닥에서 쥐새끼가 뛰노는것도 다 볼수 있는 천리혜안이였어요. 하여 레이다도 필요없이 비행기거나 뭇짐승들이거나 사람의 움직임을 다 보아낼수 있지요. 그리고 그의 눈은 얼굴에 두개 있는외에도 뒤골과 오른손 중지에도 하나씩 더 있었지요. 하여 뒤로부터 오는 뜻밖의 공격을 막아낼수도 있고 머리가 들어가지 못하는 옹이구멍같은데도 중지손가락을 넣으면 중지눈으로 집 안을 다 들여다볼수 있었어요. 하여 얼마나 편리한지 몰라요.       클론바우의 입은 독수리주둥이처럼 뾰족한데다가 이발은 상어이발처럼 날카로왔어요. 하여 어지간히 생짐승고기도 칼을 쓸 필요없이 마구 뜯어먹을수 있었어요. 클론바우에게는 또 앞뒤에 팔 네개에 3.5메터짜리 날개까지 두개나 달려있었어요. 하여 클론바우는 앞뒤로 달려드는 놈들을 앞뒤손으로 몽땅 때려엎을수 있을뿐만아니라 승용차나 비행기도 필요없이 푸르른 하늘에서 초음속비행기보다도 더 빨리 훨훨 날아다닐수 있었어요.     제14대복제클론바우의 유전자와 꼬끼리의 유전자의 결합에 의하여 만들어진 클론바우의 코는 코끼리의 긴 코를 딱 떼 닮았어요. 그 놈의 코는 힘이 어찌나 센지 사자같은 맹수도 허리를 감아 2~30메터씩이나 뿌려던질수 있지요. 게다가 냄새를 어찌나 잘 맡는지 몇킬로메터밖에서 양고기뀀을 구워먹어도 그 냄새를 맡을수 있어 유리어머니보고 사내라고 졸라대서 생 야단이였어요. 설상가상으로 클론바우의 배가 코끼리배처럼 어찌나 큰지 한마리의 양고기를 다 구워먹어도 성차하지 않았어요. 제15대복제클론바우의 유전자와 타조의 유전자의 결합에 의하여 만들어진 제16대복제클론바우의 다리는 괴상하게도 타조의 다리같이 껑충한데다가 탄성이 좋아서 지상에서 달리는 동물가운데서 제일 빨리 닫고 뛸수 있지요. 제17대복제클론바우는 제16대복제클론바우와 고래어머니의 유전자를 받고 태여났기에 난 날부터 고래새끼들과 함께 파도가 세찬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염을 슬슬 치는것이였어요. 실로 클론바우는 바다에서 허염칠수 있고 땅에서 달아다닐수 있을뿐만아니라 하늘에서 훨훨 날아다니는 이 세상의 괴물이였어요. 어린 친구들, 클론바우와 같이 괴상한 어린이를 본적이 있나요? 없지요? 좀 기다려봐요. 이 세상에 둘도 없는 괴물 클론바우가 또 어찌는가 말이예요.                             2       클론바우는 진짜괴물이였어요. 고래의 배에서 바다물에 나오자마자 허우적허우적 헤염치면서 “아빠!”, “엄마!”하고 말하였으며 뭍에 오르자마자 타조다리같이 껑충한 다리로 성큼성큼 걷기까지 하였어요. 하여 두달도 안되여 맥슨부부는 클론바우를 데리고 유치원에 갔지요. 그런데 애들은 사람의 머리에 짐승의 사지를 한 괴물, 그 엄청난 괴물- 클론바우를 보자 무두들 기겁했어요.     “어비(베)-!”     애들은 비명을 지르며 산지사방으로 흩어졌어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려고 뺑뺑 맴돌았어요.      어디 그뿐인가요? 어른들마저 시내 큰길에서 걷는 이 괴물을 보고 겁이나 산지사방으로 달아났지요.     텔레비죤방송국에서는 기자들을 파견하여 이 인면수신의 괴물을 촬영하여 온 세상에 방송하였어요. 그러다보니 한돌도 안되는 클론바우는 일약 이 세상의 뉴스인물로 되였지요.      어린 클론바우는 자기 또래애들과 놀지 못하는 것이 아주 고통스러웠어요. 그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기를 이런 괴물로 낳은 것을 원망하기 시작하였어요. 교실에 가도 키가 어찌나 큰지 교실 천정에 숫구멍이 닿을 정도였어요. 덩치가 어찌나 큰지 걸상도 침대만큼 큰 걸 단독으로 깔고 앉아야 했어요. 클론바우는 젤 앞에 앉고 싶은데 선생님은 젤 앞에 앉게 못했어요. 앞에 앉으면 다른 애들이 뒤에서 선생님이 보이지 않았던 거죠. 하여  클론바우는 젤 뒤에 침대 같은 걸상을 깔고 앉아야 했어요.       클론바우는 집에 돌아와 앞에 앉지 못하게 한다고 입이 뾰로통해해하며 길다란 코를 휘둘러댔어요.      그때마다 맥슨박사 부부는 클론바우를 보고 늘 타일렀어요.      “얘야, 그런데 신경 쓰지 말고 공부나 잘해라. 미래의 세계는 바로 인재경쟁시대이고 지식과 자질, 능력의 시대이다. 그러니 우리 인간들이 단지 지금 보통인간의 능력만을 가지고서는 이 지구촌과 한없는 우주를 정복할수 없느니라. 너는 사람의 대뇌에 짐승의 사지를 가진 슈퍼맨(초인)이기에 장차 이 지구촌을 통치할 구세주로 태여난것이야.”     어린 클론바우의 귀에는 그것이 무슨 말인지 통 귀에 들어가지 않았어요. 그러나 “너는 장차 이 지구촌을 통치할 구세주”라는 말만은 귀맛이 당겼어요.      맥슨부부는 클론바우가 너무 거물급괴물이여서 유치원에 가지 못하게 되자 별수없이 집에다 자기 친구박사들을 가정교사로 모시고 클론바우에게 영어, 조선어, 한어, 철학, 력사, 수학, 물리, 화학을 가르치게 하였고 자기들이 직접 생물학과 천문지리학을 가르쳤어요.       클론바우는 맥슨박사부부의 태아조기교육을 잘 받았기때문에 벌써 배속에서 댄스가요같은것을 감상하여왔고 아버지 맥슨박사에게서는 영어자모 A, B, C, D에 영어말까지 배웠고 코리아의 어머니 유리박사에게서는 “하늘 천, 따 지, 검을 현, 누를 황”같은 천자문을 배웠어요. 그런데 클론바우는 맥슨부부의 기대와는 달리 생물이나 천문학에 흥취가 있는것이 아니라 전문 정치나 철학, 경제학과 력사 같은 사회과학에 흥취가 있었어요.      클론바우는 머리가 총명한데다가 뇌가 둘이여서 밤낮이 따로 없이 계속 공부를 하여 열살에 벌써 철학과 력사학 박사과정까지 다 공부를 하였지요. 열살 어린 나이와는 달리 그는 《변증법적지구촌통일론》이란 박사론문을 썼는데 지구촌의 전쟁과 평화, 평화와 통일, 통일과 인류문명발전의 변증법적관계를 완벽하게 론술하면서 지구촌통일의 필요성을 천명하였으며 그 구체적통일방안을 론술하였어요. 하여 이 박사론문은 일약 세계학술계와 군사계를 크게 진동하였으며 국제박사학위평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였어요. 하여 클론바우는 여덟살에 일약 유명한 사회과학박사로 되였던것이예요.       클론바우는 필경은 어린애여서 집에서 공부를 하다가도 위생실로 가는척하면서 늘 소학교에 가서 애들과 놀았어요. 처음에 기겁하던 애들도 차차 클론바우가 자기들을 해치지 않자 다가와서 클론바우의 코끼리 코처럼 치렁치렁 드리운 길다란 코를 매만지다가 코에 매달려 "후쌰! 후쌰" 그네를 뛰기도 하였죠.     담이 큰 어떤 애들은 그의 코를 타고 목에까지 올라가 가로타고 앉아 그의 파초잎같이 넙죽하고 큰 귀를 매만지면서 놀았어요.어떤 애들은 클론바우의 길다란 코를 미끄럼대처럼 타고 쪼르르 쪼르륵 미끌어져 내려왔어요.    선생님들도 처음에는 괴물같이 육중한 클론바우가 애들을 상하게 할가봐 경계했지만요. 나중에는 점차 클론바우를 귀여워하면서 애들과 어울려 놀게 놔두었어요.     한번은 애들이 선생님의 포치대로 물초롱으로 교실 앞의 화단에 물을 주었어요. 그러자 클론바우는 수도실에 가서 물통에 길다란 코를 뻗쳐 넣더니 단번에 물을 몇초롱되게 빨아들이는 것이 아니겠어요. 뒤이어 하단에 돌아가면서 길다란 코로 물을 쏴- 쏴- 쏟아부었어요.     "와- 클론바우 참 대단해!" 선생님이 치하하며 환성을 질렀어요.     그 바람에 애들은 인차 물 주는 일을 끝마치고나서 기뻐 클론바우를 칭찬하며 야단쳤어요.    신바람 난 클론바우는 녀선생님과 애들을 네 팔로 꽉 껴안더니 잔등에 태웠어요. 뒤이어  타조다리로 땅을 구르며 껑충껑충 달리다가 세메터씩이나 되는 날개를 퍼덕이면서 하늘로 훨훨 날아올랐어요.     클론바우는 선생님과 애들을 태우고 어느새 눈 깜짝할 사이에 아메리카제국의 아마죤강방상공에서 훨훨 날아예다가 푸르디푸른 태평양상공을 날아넘어 하와이섬에 이르렀어요. 그들은 야자수 물을 시원하게 마시면서 하와이의 해변가풍경을 실컷 구경했어요. 사생들은 또다시 클론바우의 잔등에 업히여 훨훨 날아 후지산을 날아넘고 한라산을 지나 어느덧 어머니 유리박사의 고향인 백두산 아래까지 날아왔어요.                                     3      클론바우는 욕심쟁이였어요. 그는  아빠 엄마와 졸라대 백화상점에 가서 가서 전문 땅크나 대포, 유도탄, 우주비행선 같은 놀음감만 골라 사달라고 했어요. 아마 장차 지구촌을 통일할 위인이 돼 그런지 놀음을 놀아도 전문 땅크나 우주비행선 같은 놀음감으로 전쟁놀음을 놀기를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클론바우는 아빠나 엄마의 기대와는 달리 생물이나 천문, 지리에는 그리 관심이 없고 전문 나뽈레옹, 히틀러와 무쏠리니, 나치스, 도요도미히데끼와 같은 파쑈들에 대해 부쩍 흥취를 가지고 그런자들의 인물전기를 보기만 하면 빵 한쪼각으로 끼니를 에우면서 시간이 가는줄을 모르고 읽었어요.     어느날, 아빠와 엄마는 클론바우를 불러놓고 이렇게 타일렀어요.     “얘야, 네가 온 지구촌을 통일하려는 생각은 아주 웅대한 목표야. 그런데 그저 입방아를 찧는 정치나 배워서야 어찌 이 세상을 하나로 통일할수 있겠느냐? 천문지리니 생물과 물리, 화학과 같은 자연과학을 알아야 지구촌을 쥐고 흔들 강대한 무기를 장악할수 있단 말이다.”      그러나 클론바우는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하는것이였어요.      “아빠, 엄마, 내 말을 좀 들어보소. 이 세상에서 자연과학을 연구하기보다 남이 자연과학을 연구하여 얻어놓은 성과를 빼앗아 먹는것이 낫다는 도리를 어째 모릅니까? 내가 이 지구촌을 독차지하면 그 무엇이든 몽땅 내것이 아니겠어요? 원자탄, 중성자탄, 전자탄 그리고 금자탑, 만리장성, 아마죤강, 장강, 나이제르하, 아랍의 석유, 아시아의 금과 은, 동, 오스트랄리아의 다이아몬드와 비취…흐흐흐, 지구촌의 모든것이 몽땅 내것이예요.”      그러나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주 심각한 표정을 지으면서 클론바우에게 충고하였어요.     “얘야, 이 지구촌을 통일하는 일이 그리 쉬운줄 아느냐? 고신과학기술을 장악한 인재와 강대한 무기가 있어야 한다. 자연과학을 알아야 과학가들을 지휘하여 이 세상을 쥐고 흔들수 있는 강대한 무기를 제조할수 있고 나아가서 지구촌을 통일할수 통일할수 있어. ” 그러자 총명한 클론바우는 인차 부모의 그 말뜻에 깊은 도리가 있다는것을 터득하고 그날부터 다시 핵물리와 화학공정, 생물, 천문지리를 전공하였어요. 하여 그때부터 그는 자연의 힘을 빌어 지구촌을 다스릴 엉뚱한 궁리를 하였어요.     그가 사회과학분야에서 철학과 력사학 박사학위와 군사공업학박사학위까지 탄데다가 중성자탄과 전자탄을 발명한것을 보고 아메리카제국에서는 그를 일약 군사공업부 부장으로 임명하였다. 클론바우가 알심들여 연구한 끝에 수많은 선진적인 제2대 중성자탄과 전자탄, 생물화학무기가 발명되였어요.     아메리카제국에서는 즉시 그 선진적인 무기로 아라비아제국과 결사전을 벌렸어요.    클론바우부장은 컴퓨터현시판앞에 서서 퉁사발눈을 껌뻑거리면서 자기가 발명한 중성자탄로케트가 석유의 바다로 불리우는 아라비아에로 날아가는것을 흐뭇하게 바라보았어요.    쿵쿵쿵!    아라비아반도에서 수만개의 채색버섯구름이 화산폭발처럼 일어났어요. 순식간에 아라비아제국을 재더미로 만들었어요.    그후 아메리카제국에서는 아라비아반도로부터 해만바다가의 항구에까지 석유수송관을 늘이고 이젠 얼마 남지 않은 아라비아반도의 석유를 돈 일전 한푼 팔지 않고 석유운송선에 실어다 물처럼 쓸수 있게 되였어요.     그런데 그 기쁨은 오래 가지 못하였어요. 600여년전에 자살식폭발방법으로 늘 보복행위를 감행하던 아랍제국에서는 암암리에 괴물 클론바우꼬마부장을 암살할 계획을 획책하고있었던것이예요.    어느 하루, 군사공업부사무청사는 클론바우꼬마부장을 취재하러 온 기자들로 떠들썩하였어요.    클론바우가 아라비아제국을 멸망시킨 경과를 일일이 소개한후 몸을 돌려 군사공업부사무청사로 되돌아들어가려고 할 때였어요. 한 아랍인후예기자 모하모드가 비디오촬영기로 클론바우의 잔등을 묘준하여 촬영하는척하다가 빨간 스위치를 눌렀어요.    쉭!    갑자기 비디오촬영기렌즈에서 소형로케트가 클론바우를 향하여 씽 날아나갔어요. 그러나 클론바우는 서너메터나 되는 날개를 퍼덕이더니 하늘로 훌 날아오르면서 긴 코를 뻗쳐 모하모드를 향해 코방귀를 흥! 하고 뀌였어요. 그 바람에 모하모드는 비디오촬영기식소형로케트발사기를 멘채 열서너메터밖으로 뿌리워 날아나갔어요. 소형로케트는 하늘로 날아올라가는 클론바우꼬마부장의 발밑을 스칠듯이 아슬아슬하게 날아지나가 군사공업부사무청사벽에 박혔어요.    쿵쾅!    요란한 소리와 함께 군사공업부사무청사가 허공에 날아났어요. 하여 그 자리에 있던 수많은 기자들과 정부관원들이 목숨을 잃고말았던것이예요. 사실 클론바우는 진작부터 중지에 박힌 눈으로 수염이 더부룩한 아랍인후예기자인 모하모드를 의심해 눈박아보아왔으며 코끼리귀같이 큰 귀를 도사려 미리 모하모드의 비디오촬영기에서 이상한 작동소리가 들린다는것을 들었던것이였어요. 그가 돌아선 순간 손을 뒤로 뻗쳐 손가락에 달린 중지눈으로 살펴보노라니 모하모드의 비디오촬영기에서 이상한 빛이 자기에게로 비치는것을 보고 날개를 퍼덕여 하늘로 날아올랐던것이예요. 하여 모하모드가 특제암살전문용비디오촬영기식소형로케트발사기로 쏜 로케트를 피하였던것이예요.     아라비아인들은 클론바우꼬마부장을 살해할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였을뿐만아니라 국제테로명단에 올랐어요. 아메리카제국에서는 아메리카에 이주해와 근 1000여년이나 살아온 아라비아인들을 몽땅 아메리카제국에서 쫓아내 남아메리카주 최남단인 혼각에 강제이주시켰으며 그들의 정착지주위에 철조망을 늘이고 군인들을 파견하여 밤낮으로 감시하게 하였어요.                                4      클론바우꼬마부장은 숭용차도 비행기도 타지 않고 자기 날개로 날아다니는 인면수신의 괴물이여서 지명도가 높았어요. 게다가 아라비아제국과의 전쟁승리후 그의 위신이 전세계에서 전례없이 높아졌어요. 하여 클론바우는 일약 아메리카제국 대통령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여 열두살에 일약 꼬마대통령으로 되였어요.      “으흐흐, 이 지구촌은 바야흐로 내것으로 돼가는구나.”     클론바우는 사자얼굴에 득의양양한 빛을 띠우며 기다란 코를 손으로 쓰다듬으면서 호탕하게 웃었어요.     그는 자기가 정복한 아라비아반도를 돌아본후 유럽과 아시아의 푸른 창공을 훨훨 날아예면서 온 지구촌을 삼킬 계획을 무르익혔어요.     사흘후 클론바우대통령은 유럽으로부터 아메리카제국에 돌아와 대통령부안을 훨훨 나래치다가 날개를 접으면서 대통령보좌에 슬쩍 날아내려앉았어요.    (으흠, 그간 아시아제국에서 유럽의 선진기술을 재빨리 인입하여들여 유럽련맹제국 버금으로 강대한 적수로 되였단말이야. 게다가 아시아제국은 인구가 세계인구의 절반이나 차지하기에 가만놔두어서는 우리 아메리카제국에 큰 위협으로 될게 아닌가!)     그는 즉시 과학기술부 부장인 아버지 맥슨박사와 군사공업부 부장 챨스대원수, 참모장련석회의 주석 제크대원수, 우주항천천문과학기술부 부장인 어머니 유리박사를 비롯한 과학가, 대원수, 부장들을 불러놓고 유럽제국과 아시아제국, 나아가서 아프리카제국을 없앨 작전계획을 세우기 시작하였어요.     챨스대원수가 선코를 뗐어요.     “유럽제국에는 아직도 20세기에 제조한 원자탄이 적어도 5천여매나 있습니다. 만약 핵탄두로케트로 우리 아메리카제국을 습격한다면 우리 미싸일방어체계에 빈 구석이 있기에 큰 봉변을 당할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유럽련맹제국은 우리 아메리카제국과 지리적으로도 가깝기에 일단 그들을 건드렸다가는 해군륙전대가 직접 바다를 건너 우리를 칠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서뿔리 건드리지 않는것이 좋습니다. 게다가 유럽련맹제국의 각 나라는 우리 나라와 세세대대로 친한 동맹이였기에 우리가 먼저 들이친다면 이후에 누가 우리와 친구로 지내자 하겠소이까.”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파초같은 귀를 도사리고 듣다가 퉁사발만한 눈알을 데굴거리면서 이렇게 말하였어요.     “대원수의 생각은 나의 생각과 똑같소이다. 잠시 유럽련맹제국을 놔두고 아시아제국부터 해치웁시다. 그런데 몇백년동안 전쟁준비로 갱도를 깊숙히 파고 쥐새끼들처럼 량식을 가득 저장한 아시아제국을 원자탄이나 전자탄을 써서는 몇개 대도시나 훼멸시킬뿐이지 완전히 글복시킬것 같지 못한데.”     순간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살기차고 험상궂은 얼굴에 수심의 그림자가 흘렀어요.     이때 어머니 유리박사가 나서서 말리였어요.     “원자탄과 전자탄, 중성자탄을 이젠 그만 쓰는것이 옳은것 같소. 아랍제국을 칠 때 물론 우리는 이겼지만 원자탄과 질자탄과 중자탄의 방사성물질의 오염을 받은 아라비아반도에 적어도 몇백년은 사람이나 모든 생물이 살수 없게 되였고 방사성물질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지금 무리로 죽어가고 살아있는 사람들도 기형아를 낳고있어요. 핵전쟁은 인류에 지울수 없는 죄를 졌다는걸 명심해야 하겠어요.”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들은척도 하지 않았어요.     “그건 지나친 근심입니다. 그까짓 놈들이 다 썩어져도 아까울것이 없소이다. 우리가 이 지구촌을 다 통제한다면 사람이 없을가봐 근심할것이 뭡니까? 아시아를 치자고 하니 어머니는 아마 조국이 위협받을가봐 막아나서는것 같은데요. 아시아를 훼멸시킬 우리의 결심은 드팀없습니다. 계속하여 어떻게 아시아제국과 유럽련맹제국을 훼멸시키고 이 세상을 독차지할것인가 하는 계획을 토론합시다.”     군사가들은 그 말에 도리가 있다면서 머리를 끄덕였어요.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길다란 코를 슬슬 어루만지면서 군사가들과 군사공업가들을 내려다보았어요.     그때 어머니 유리박사가 또 입을 열었어요.     “여러분들은 1997년 2월에 한 혜성이 지구를 충격할번한 사실을 생각이나 해보았는지요?”    그런데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코끼리코로 코방귀를 흥! 뀌였어요. 그 바람에 대통령의 그 넓은 사무상우에 놓였던 초롱만큼 큰 차잔이 씽 날아나면서 대통령부에 작은 비가 와르르 쏟아졌어요.     “어머니, 소혜성과 지구충돌이 우리 지구촌통일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요?”     그러자 어머니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면서 언성을 높이였어요.     “관계있구말구요. 우리는 우주의 힘을 빌어 지구를 통일해야 돼요. 그래야 제일 빠르고 쉽게 통일할수 있지요.”     그러자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파초같은 귀가 대번에 뻘쭉해났어요. 유리박사는 뒤말을 이었어요.     “내가 옛이야기를 꺼내는것은 9백년전의 경험에 근거해 달을 폭파시켜 아시아대륙을 덮어버리는것이 상책이라는것을 말하기 위한것이였어요. 그렇게 되면 아시아에서 벅실거리는 인간들을 몽땅 생매장할수 있을뿐만아니라 달의 흙으로 태평양의 일부분 바다를 메워 지구의 륙지면적도 넓힐수 있지요. 이뿐이 아니예요. 이번 전쟁에 원자탄이나 중성자탄을 쓰지 않기에 방사성오염의 피해를 피면할수도 있지요. 이거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 둥지 털어 불을 때는 격이라 하겠어요.”     그 기발한 착상에 꼬마대통령 클론바우와 모든 과학가들과 군사가들은 눈이 휘둥그래지였어요.     “거참 묘책이로구만.”     클론바우대통령은 엉거주춤 일어나 타조다리로 대통령부를 성큼성큼 거닐면서 속궁리를 구을리다가 여간만 근심스러워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달을 폭파시켰다가 그 충격에 지구가 날아나면 어찌겠어요? 그리구 달을 잘못 폭파했다가 우리 아메리카제국을 덮어버리면 어찌겠나요? 정말 걱정이 태산같은데요.”     “그건 근심 말아요. 지구와 달의 인력, 지구와 달의 자전시간을 잘 계산한후 달이 아시아대륙을 비추는 시간을 맞춰 달의 한쪽 모퉁이를 폭파하면 우리 아메리카제국에 털끝만한 피해도 없이 아시아제국을 파묻어버릴수 있어요.”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퉁사발눈을 데굴데굴 구을리더니 목소리를 낮추어 이렇게 지시하였어요.     “거참 그럴듯하구만요. 그럼 어머니께서 달폭파계획을 책임지고 실행해보세요. 그리고 여러분들은 달폭파계획을 극비밀에 붙이시오. 자칫하면 달폭파전에 최후발악을 하는 아시아 각국의 진주항식습격을 또다시 받을수도 있어요.”    “예잇!”      우주항천천문과학기술부 부장 유리박사의 지휘아래 약 반년이란 긴장하고 주밀한 준비를 거쳐 수천개의 원자탄과 수백개의 중성자탄, 수천개의 전자탄을 실은 운반로케트가 새까맣게 달나라 땅덩어리로 씽씽 날아올라갔어요. 뒤이어 우주항천천문과학기술부의 과학일군으로 가장한 군인들이 시추기로 달의 땅바닥을 백여메터 뚫고 그 지하갱도에 숱한 핵무기와 중성자탄, 전자탄을 기중기로 들어다 넣었어요.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세메터반씩이나 되는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면서 하늘높이 날아올라 노트북으로 달폭파비밀행동을 꼼꼼히 관찰하였어요.     그런데 그때까지도 아시아제국과 유럽련맹제국의 달나라고찰소들에서는 아메리카제국의 음흉한 음모를 모르고있다가 뒤늦게야 원자탄과 중성자탄 등 핵무기를 달나라에 가져다 파묻은 정보를 수집하였어요. 그러나 그때까지만 하여도 그들은 그저 아메리카제국에서 지구를 오염시킬가봐 원자탄과 중성자탄, 전자탄을 달나라에 가져다 실험하거나 소각시키자고 그러는가고 오산하였던것이예요. 그러나 그들도 그것이 폭파하면 어떤 후과를 초래한다는것을 알고 천문학가들과 핵전문가들을 불러놓고 대책을 상의하였어요. 그러나 때는 늦었어요. 유리부장과 제크대원수는 그들이 대책을 내놓기전에 손을 썼어요. 그들은 달이 아시아제국 상공에 뜨자 달 한모퉁이를 폭파시켰던것이예요.     꽈르릉! 꽝꽝!     은빛달빛이 아시아대륙을 비추는 밤하늘에서 갑자기 우뢰가 울리고 번개가 번쩍이는듯하더니 달 한모퉁이가 뭉청 폭파되여 지구를 덮쳤어요. 달의 돌과 흙은 일순간에 달빛을 가리우면서 날아내렸어요. 그런데 그 돌과 흙은 그만 지구와 달의 인력이 평형을 이룬 곳에서 하늘을 가리우면서 멈춰섰어요.     그때였어요.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퉁사발 눈으로 노트북을 들여다보다가 바삐 제2호명령을 내렸어요.     “제2대우주비행선을 파견하시오!”     그러자 또 숱한 우주비행선들이 우주공간으로 날아올라가 하늘을 가리운 돌과 흙덩이에 원자탄을 폭파하였어요.     꽈르릉 꽝꽝!     달의 흙과 돌은 원자탄폭발의 충격에 의해 달의 인력을 벗어나 지구를 향하여 덮치면서 날아내렸어요. 그러나 그사이 예상시간보다 몇시간 더 걸리다보니 지구가 동으로 얼마간 돌아갔기에 서부아시아와 지중해 및 지중해연안의 아프리카와 구라파 일부 나라를 덮어버렸어요. 일부 흙은 아메리카제국에도 날아내려 대통령부 푸른 잔디우에 와르르 떨어졌어요.     지중해가 메워지면서 충격을 받은 바다물이 성난 사자처럼 바다가의 해발 50메터이하의 륙지에 덮쳐들어 몽땅 삼켜버렸어요. 그리하여 아메리카제국의 뉴욕시와 워싱톤시, 샌프랜시스코, 유럽련맹제국의 런던과 로마, 빠리, 아시아의 도꾜, 부산, 방코크, 뉴델리 등 대도시가 바다물에 잠기고말았어요. 아메리카제국의 대통령청사도 바다물에 잠겨 클론바우꼬마대통령 등은 부득불 내지로 옮겨야만 하였어요.     깜짝 놀란 아시아제국과 유럽련맹제국, 아프리카제국에서는 분분히 아메리카제국의 지구훼멸전과 인류멸종전을 규탄하였어요. 그리고 국방부에 아메리카제국의 운반로케트가 달로 날아가는것을 레이다로 감시하고 일단 발견하기만 하면 가차없이 핵미싸일로 격추하라고 지시하였어요.     세계 여론과 감시로 하여 아메리카제국은 다시는 달폭파계획을 실행할수 없게 되였어요.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대통령부에서 날개를 축 늘어뜨리고 이마를 짚고 앉아 긴 코를 슬슬 만지면서 고민에 잠겨있었어요.      그러나 지구촌을 통일하려는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의 모험사상은 개변되지 않았어요. 달폭파계획은 아시아제국을 훼멸시키지는 못하였지만 지중해를 절반 넘어 메웠고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제국의 일부 나라를 덮어버렸는가 하면 일부 나라는 바다에 잠기게까지 하였던것이예요. 하여 아메리카제국의 위엄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속으로 은근히 웃음주머니가 흔들거렸어요.                                                5     꼬마대통령 클론바우는 임기내에 지구촌을 통일하려고 또 암암리에 새로운 방안을 토론하기 시작하였어요.     그의 야심을 제때에 파악한 유럽련맹제국과 아프리카제국에서는 2001년 “9.11”사건때처럼 아메리카제국에 보복하려고들었어요. 약 반년간의 연구끝에 아프리카제국에서는 가짜딸라를 십여톤이나 찍어냈어요. 그리고 지하실에서 비밀리에 그 가짜딸라에 아프리카에서도 제일 전염성이 강하고 불치병의 바이러스인 DKX를 발라놓았어요. 그런 다음 어두운 밤을 타서 그 가짜딸라를 초음속비행기에 싣고 저공비행하여 레이다를 피하면서 아메리카제국에 이르러 뉴욕시와 워싱톤시, 로스안젤레스시, 샌프랜시스코시, 그리고 오타와시, 토론토시, 빠나마시, 브라질시, 부에노스아이레스시 등 20여개 대도시에 거의 동시에 산발하였어요.     이튿날 이른아침, 아메리카제국의 시민들은 밖에 나왔다가 길바닥에 드문드문 널린 백딸라짜리 딸라를 발견하였어요.     그러자 그들은 너도나도 “이게 웬 공떡이야!” 하고 마구 빼앗을 내기하면서 주어 챙겨넣었어요.      그런데 아차! 이게 웬 일이냐! 그들이 어찌 그 딸라에 전염병균이 묻어있을줄을 알았겠어요. 글쎄 코큰이들이 손가락을 입술에 대여 침을 발라가지고 두툼한 공짜딸라를 세여보다가 전염병균에 감염되고말았어요. 반시간도 안되여 그만 입이 팅팅 붓기더니 입술이고 볼이고 썩어떨어지고 뒤이어 눈이 멀고 목이 썩어 부러지는것이 아니겠어요. 그 전염속도도 어찌나 빠른지 온 아메리카의 절반이나 넘는 사람들이 하루사이에 그 악성전염병에 걸려 병원이 모자라고 미처 치료할새 없이 무리로 죽어 쓰러져갔어요. 길거리마다 입이 썩은자로, 목이 썩어떨어진자로, 팔이 썩어떨어진자로 주검이 된자로 버글거렸어요.     이 급보를 받은 꼬마대통령 클론바우는 경황실색하여 어쨌으면 좋을지 몰라 대통령부에서 안절부절 못하였어요. 그는 악이 치받쳐 대통령부에서 퉁사발눈깔을 부라리며 타조다리로 성큼성큼 거닐면서 독수리주둥이를 쫙 벌리고 이를 뻐드득뻐드득 갈았어요.     “내 아프리카제국사람이고 유럽련맹제국사람이고 이 온 땅덩어리 인간들을 몽땅 죽여치우겠다!”     그때 또 생물학가인 아버지 맥슨박사가 매부리코를 벌씬거리면서 일어서서 발언하였어요.     “내 보건대 아프리카제국을 보복하고 유럽제국과 아시아제국을 멸망시키려면 우리 아메리카제국에서는 크론복제기술과 새 유전학원리를 리용하여 클론바우꼬마대통령과 같은 많은 우량종인개발을 추전시킴과 더불어 미생물화학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보오.”     그러자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아버지 맥슨박사의 말인지라 퉁사발눈을 한번도 깜짝하지 않고 듣다가 이렇게 물었어요.     “그런데 우량종인간을 얼마만큼 만들어내면 이 넓은 지구촌의 모든 인간을 몽땅 대적해 없애버리겠어요. 그리구 우량종인간이 나만큼 자라자해도 10여년이나 걸릴게 아닌가요?”     그러나 맥슨박사는 자기 의견을 고집하였어요.     “시간이 걸려도 이 지구촌을 완전히 통일하려면 그래도 손이 네개, 날개 두개 달리고 뇌도 두개인 우량종인개발을 미루지 말아야 되오. 쾌속인간복제로 직접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을 복제하면 2년동안이면 가히 대통령과 같은 괴물인간을 몇백명을 복제할수 있다고 보오.”     그 바람에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이나 참모장련석회의 주석 제크대원수나 군사전문가들도 모두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러나 남아메리카 빠나마시와 브라질시 시민들까지 무리로 전염병에 걸려 쓰러져가는것을 보고 클론바우대통령은 우량종인간이 복제되고 자라나기를 몇년동안 기다릴수 없었어요. 하지만 련 며칠 군사전문가와 과학가들이 회의를 열어도 뾰족한 수가 없었어요.     클론바우대통령이 속이 바질바질 타 불가마뚜껑우의 개미처럼 맴돌때였어요.     참모장련석회의 주석 제크대원수가 밤중에 꼬마대통령 클론바우를 찾아왔어요.     “꼬마대통령님, 그 놈들이 가져온 병균이 묻은 딸라를 몽땅 시민들의 손에서 회수하여 비밀리에 아프리카와 유럽에 실어다 널어놓으면 어떻겠습니까?”     그 말을 듣고 한참 궁리하던 클론바우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그 수가 좋겠지만 그 놈들이 진작 방비대책을 댔을것이요. 딸라라 하면 이젠 온 세상사람들이 쥐기도 으쓸해할게 아닌가요?”     “그럼 유럽엔이나 아프리카돈에다 그 병균을 발라놓으면 어떨가요?”     “안돼요. 매 한가지로 성공되기 힘들게요. 어떻게 그놈들이 쓰지 않은 새 방법을 써야 하겠는데요.” 꼬마대통령은 연기같은 한숨을 땅이 꺼지게 푸푸 내쉬였어요.     그러던 어느 하루 밤, 어머니는 클론바우꼬마대통령과 함께 차를 타고 교외로 달려갔어요.     어머니 유리박사는 아무도 없는 머나먼 교외로 가서 차를 멈춰세웠어요. 검푸른 파도가 출렁이며 깎아지른듯한 절벽을 처절썩처절썩 치고있었어요.     그녀는 아들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의 손을 꼭 잡고 이렇게 간곡한 어조로 말하였어요.     “클론바우야, 아메리카제국의 대통령이되여도 만족하여야 한다. 예로부터 세계를 독점하려던 나뽈레옹이나 히틀러나 다 끝장이 어떠하였다는것을 모르느냐? 우리가 이젠 아라비아와 유럽, 아프리카의 사람들을 몽땅 건드려놓았으니 그들은 련합하여 계속 보복하려 할게 아니냐? 이렇게 계속 서로 보복해나간다면 이 지구촌에 전쟁이 끊을새 있겠느냐? 전쟁은 인류에게 또 얼마나 크나큰 재앙을 들씌우느냐?”     “어머니,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 법입니다. 온 아메리카를 독차지하면 유럽과 아시아, 지어 아프리카와 대양주를 다 가지고싶고 온 지구를 다 가지면 달과 화성, 수성, 목성, 금성, 토성, 나아가서 온 우주를 다 가지고싶지요. 인류사회는 약육강식의 세상이예요. 이제 우리가 가만 놔둔다고 하여 그들이 우리를 가만놔둘것 같아요? 아니예요. 우리가 온 지구를 다 통일하여야만 이 세상에는 다시는 전쟁이 없을것이예요. 이것이 바로 전쟁과 평화, 통일과 평화의 변증법적관계예요. 어머니, 저를 도와주세요. 어떻게 하면 저 유럽과 아프리카 개새끼들을 멸종시키고 이 지구를 독차지할수 있을가요?”     그 말에 어머니 유리박사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녀는 별들이 총총한 맑은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한숨을 길게 쉬더니 이렇게 말하였어요.     “얘야, 네 말에도 도리가 있구나. 인류의 평화를 위해 이땅에서 하루속히 전쟁을 끝내려면 그렇게 하는수밖에 없구나. 원래 나는 이 무서운 비밀계획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으려 하였다. 한것은 인류력사에 지구인을 훼멸시킨 천추에 용납하지 못할 죄를 짓게 되기때문이였다. 20세기에 원자탄을 발명한 아인슈타인도 원자탄이 사람을 잡는 강대한 핵무기로 된후 얼마나 후회하였던냐? 그러나 우리 아메리카제국의 백성들이 아프리카깜둥이들이 뿌린 생물화학무기에 무리로 쓰러져가는것을 보고 가만 놔둘수는 없구나. 그래서 이 비밀계획을 부득불 쓰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     그 말에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퉁방울눈이 반짝이고 파초귀가 뻘쭉하여졌어요.     “어머니, 이 지구촌의 인간을 몽땅 죽여치울 비밀계획과 무기가 있으면 빨리 말씀해주세요.”     어머니 유리박사는 아들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손으로 별들이 총총한 하늘을 가리키면서 천천히 입을 뗐어요.     “저 하늘에 구멍을 뚫는 방법이야.”     “녜?!”     “지구주위의 오존층은 태양의 적외선을 막기에 지구에서 모든 식물과 동물이 살수 있단다. 그러나 일단 이 오존층만 파괴해놓으면 지구의 모든 생물이 다 강렬한 적외선을 받아 죽고말것이다. 그까지 로케트싸움을 하거나 원자탄과 중성자탄전쟁을 해가지고서야 어느 천년에 지구촌의 모든 사람을 없애버리고 통일하겠느냐? 원자탄이나 중성자탄은 폭발할때 버섯구름이 일어나 사람들에게 눈치를 채게 할수있지만 오존층파괴로 인한 적외선복사는 쥐도 새도 모르게 실행할수 있단 말이다. 그리고 원자탄이나 중성자탄이 폭발할때 방사선이나 그 충격파로는 50킬로메터안의 지상의 사람을 죽일수 있지만 한메터반이상의 갱도안에 들어가 피신하여도 살수 있단말이다. 그러나 오존층을 파괴하면 영원한 적외선복사로 온 지구의 모든 생물을 몽땅 영원히 없앨수 있단 말이다. 그리구 원자탄이나 중성자탄, 전자탄은 폭발할 때뿐이지 한두시간후에는 피해를 받지 않지만 오존층을 파괴하면 적외선복사가 영원히 지속되면서 온 지궁에 모든 생물이 몇백년, 지어 몇천년내지 몇만년동안 살수없단 말이다.”     “어머니, 그런데 어째 내 천문학박사과정에는 인류 생존과 훼멸에 그렇게 중요한 오존층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없었어요?”     어머니는 클론바우의 사자머리털을 쓸어주면서 이렇게 대답하였어요.     “네가 전문 히틀러처럼 사람을 죽이고 지구를 통일할 궁리를 하기때문에 너무나도 위험해 가르치지 않았단다. 일찍 일부 환경보호국의 전문가들과 천문학가들이 인류생존을 위해 오존층을 보호할데 대해 많이 강조하였단다. 그들은 오존층을 보호하기 위하여 록색세계를 만들려고 나무를 심고 림지를 보호하고 공업오염을 방지하려고 애를 썼단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삼림면적이 적어지고 공업화학품연소오염에 자동차페기오염이 심해가고 원자탄과 중성자탄, 전자탄전쟁으로 하여 지구의 오존층은 날이 갈수록 파괴되여갔단다.900여년전인 21세기에 벌써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고 북빙양과 남극주의 일부 얼음층이 녹아내려 태평양과 대서양, 인도양의 수많은 섬나라가 바다물에 잠기였고 아시아의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태평양의 일부 섬나라, 그리고 로씨야북부에 큰 삼림화재가 련속 일어났단다. 그때 우리 아메리카제국에 속하였던 미국에서도 자주 삼림화재가 발생하였단다. 그리고 21세기중엽에 이르러 지상에 적외선직사력이 강하여져 사람들이 해볕이 쨍쨍 쪼일 때면 적외선방지우산을 들지 않으면 바깥에 나서서 걷기조차 힘들었단다. 하지만 사람들은 인류생존을 위한 환경보호의식이 차하였고 오존층보호에 대해서는 근본 중시가 따라가지 못하였단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아프리카제국과 유럽제국에 보복하고 지구촌을 통일하고 통치하기 위하여 부득불 오존층을 파괴해야 되니 마음에 좀 걸리는구나.”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머리를 끄덕이더니 “그래도 보세요. 우리가 선손을 써서 유럽이나 아프리카 놈들을 없애버리지 않으면 우리가 몽땅 죽어버리게 되지 않아요? 이 세상은 약육강식의 세상이예요. 어서 그 구체적인 절차를 말해주세요.” 하고 졸라댔어요.     어머니 유리박사는 클론바우의 손을 꼭 잡고 “이 비밀계획은 꼭 아무에게나 말하지 말아야 한다. 알겠니?” 하고 다짐을 땄어요.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는 어머니의 말을 들을수록 눈앞이 환하여져 세메터반이나 되는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고 하늘을 향하여 네팔을 쳐들고 힘차게 흔들면서 환성을 질렀어요.     “어머니, 어머니는 적어도 몇세기이래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천문학가이고 위대한 군사무기전문가이세요. 이다음 이 아들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이 지구촌의 전세계를 통치하면 어머니 유리박사에게 자유녀신동상보다도 더 높은 기념비를 세워주겠어요.”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어머니 유리박사를 앞의 두팔로 얼싸안고 반공중으로 훨훨 나래쳤어요.    “어머니, 그리구 아버지 맥슨박사에게 말해서 이제 복제할 클론바우1호, 2호…100호 등에게는 적외선방지층을 제조해넣어야 하지 않을가요?”     “그래, 그런데 지구촌의 기타 인종들이 다 소멸된후 너보다 못지 않게 총명하고 능력이 있는 그 애들이 너와 대통령보좌를 다툴가봐 근심되는구나.”     “어머니, 발명가 아버지가 있으니 근심하지 말아요. 아버지는 그 애들이 출생하기전에 그 애들의 대뇌에 손오공에게 씌웠던 금고주같은것을 미리 장치해놓는대요. 일단 그 애들이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원격조종기로 대뇌를 조이거나 폭파시키면 다래요. 히히히, 얼마나 묘해요.”     “그래, 참 묘하구나.”     “하하하! 난 이 지구촌의 유일한 통치자이고 영원한 대통령일것이예요. 유일한 통치자! 영원한 대통령! 하하하!”     클론바우의 웃음소리가 먹칠한듯한 하늘아래 아메리카대륙에 오래오래 메아리쳤어요.    “쉿- 누가 듣겠다.”    그제야 클론바우는 격동된 심정을 억지로 내리누르면서 훨훨 나래쳐 어머니 승용차가 선 큰길에까지 날아와 내렸어요.                                  6     그날 밤부터 유리박사의 어둑시그레하고 조용한 지하밀실에서 유리박사와 클론바우대통령 모자간은 오존층파괴계획을 암암리에 세워가고있었어요.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파초귀를 뻘쭉 세우고 퉁사발눈으로 어머니 유리박사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물었어요.     “오존층파괴를 잘 모르겠는데요. 내 아둔한 생각에는 먼저 산소를 만드는 온 지구의 살림과 풀같은 록색세계를 몽땅 불태워버리고 아라비아반도의 석유관에 몽땅 불지르고 전세계 화학공장을 폭파하고 불을 지르면 오존층을 파괴할수 있지 않을가요?”     “그런 원시적인 방법으로도 오존층을 파괴할수는 있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린다. 우리는 쥐도 새도 모르게 순식간에 오존층을 구멍을 뚫어놓아야 한다. 다른자들이 눈치채는 날에는 인차 국제여론의 질책은 둘째치고 전 세계가 모든 선진적인 무기로 우리 아메리카제국을 들이칠것이 아니겠느냐?”     “그럼 어머니 생각에는 어떻게 하면 그 놈들이 눈치챌사이 없이 오존층을 파괴해버릴수 있을가요?”     그러자 유리박사는 자못 심중한 표정을 지으면서 손으로 입을 가리우면서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의 파초귀에 대고 소곤거렸어요.     “오존층에 특제 원자탄과 질자탄을 폭파하는것이다.”    그 말에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오- 그럼 그렇지.”하고 말하면서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러다가 그는 수심에 잠기더니 어머니 유리박사에게 이렇게 물었어요.     “어머니, 그런데 온 지구의 오존층을 다 파괴하면 우리가 지구촌을 손쉽게 통일하고 독차지하겠지만 우리는 적외선이 쨍쨍 내리쪼이고 불이 활활 타번지는 벌거벗은 지구의 어데 가서 살아야 하는가요?”     그 말에 어머니 유리박사도 심중하여졌어요.     “나는 오존층 보호와 파괴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여보았지만 오존층파괴후 인류생존이나 오존층회복에 대해서는 아직 깊이 연구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내 보건대 그때 우리가 유럽이나 아시아, 아프리카, 대양주 상공의 오존층만 파괴하고 우리 아메리카제국상공의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고 보호하면 문제없다고 본다. 그리고 륙지상공의 오존층이 다 파괴된다 하여도 바다상공의 오존층은 보존될수 있어 적외선이 덜 침투되는 바다에서 살거나 지하에서 살면 될게 아니냐? 그리구 적외선방지우산을 제조하고 오존층회복공사를 벌리면 될것 같아.”     그러자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독수리의 매부리주둥이에 샘물을 한초롱이나 부어넣어 꿀떡꿀떡 마시더니 으시댔어요. “옳아요. 이 지구촌을 먼저 내것으로 만든 다음에 우리가 금이고 옥이고 미녀고 몽땅 가지고 저 넓고넓은 태평양의 넓은 바다밑에 들어가거나 인적이 없는 남극주에 가서 산들 뭐가 근심되겠어요? 하하하!”      약 반년동안 아메리카제국에서는 아프리카에서 딸라에 발라 산포한 전염병균을 제거하는 한편 주밀한 준비를 거쳐 오존층파괴비밀행동이 시작되였어요.      2962년 5월 7일 밤, 하늘에는 킬러호 태풍의 영향으로 하여 먹장구름이 뒤덮이고 번개가 번쩍이고 우뢰가 하늘땅을 뒤흔들면서 울렸어요. 이런 때에 오존층에 원자탄을 폭파시켜도 유럽인들과 아프리카인들은 원자탄이 폭발하는것을 번개가 번쩍이고 우뢰가 우는가고 오해할것이 아니겠어요. 이때라고 생각한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어머니와 제크대원수, 챨스대원수, 맥슨박사 등과 함께 미리 준비한 적외선방지우산을 씌운 대통령부에 모여앉았어요.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퉁사발눈으로 컴퓨터현광막을 살피면서 명령하였어요.     “우주항천천문과학기술부 특종부대, 즉시 출발할것!”     삽시에 우주비행선도 아닌 수백명이나 되는 클론바우복제인들이 특제핵탄두로케트를 안고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클론바우대통령의 예측대로 클론바우1호를 비롯한 복제인들은 금속으로 제조한 우주비행선도 비행기도 아니여서 기타 여러 제국의 레이다들이 발견하지 못하였어요. 망원경으로 보면 그저 아주 큰 새들이 하늘에 새까맣게 날아오르는가고 여길수밖에 없었어요. 하여 클론바우복제인들은 아주 순조롭게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대양주 상공에 있는 오존층에까지 날아갔어요.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의 초조하고 긴장하던 사자얼굴이 확 풀렸다가 다시 살기등등한 험상궂은 얼굴로 변하였어요. 그는 독수리주둥이를 악착스럽게 놀렸어요.     “핵탄두로케트를 발사할것!”     쓩쓩쓩!     클론바우복제인들은 핵탄두로케트를 오존층에 발사하고 밤도와 지상으로 급급히 되날아왔어요.     꽈르릉 꽈아앙 꽝! 꽝! 꽝!     수백개의 번개불이 번쩍이고 천둥같은 폭파굉음이 을리였어요. 아무런 방비도 없던 여러 제국들에서는 그저 이상하게 하늘에서 련속 수백개의 번개가 치고 우뢰가 운다고 여겼어요. 그런데 하늘에서 뻘건 버섯구름이 피더니 밤장막이 드리운 온 하늘을 시뻘겋게 불태우면서 온 대지를 대낮같이 비추었어요. 순식간에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대양주 상공의 오존층이 산산이 박산났어요.     이윽고 그 충격파가 대지에까지 무섭게 휩쓸어들어 탑식고층건물이 몽땅 무너졌어요. 물론 몇백킬로메터 상공에는 원자탄과 중성자탄을 폭발시켰기에 대지에 대한 핵복사의 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야단이 벌어졌어요. 씨비리와 알프스산맥부근삼림에 큰 불이 일어 살림이 타버리고 범과 사자, 사슴떼들이 놀라 들판으로 달아내려왔어요. 뒤이어 아라비아반도의 석유시설들에서 몽땅 천길 백길씩 불길이 뿜겨올랐고 타다남은 석유가 바다에 흘러들어 둥둥 뜨다가 파도에 실려 퍼지는 바람에 먼바다까지 더럽혔어요. 그러자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는 아메리카제국에서 원자탄을 썼다는것만은 알았지만 그들이 오존층을 파괴하였다는것은 모르고있었어요.     아차! 더 큰일은 뒤에 벌어졌어요.     밤장막이 걷히고 해가 떴어요. 적외선은 아시아로부터 대양주, 유럽과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죽 돌면서 구멍뚫린 오존층을 넘어 거침없이 대지를 직사하였어요. 적외선이 비추는 대지의 범과 사자, 승냥이 등 짐승들과 사람들은 삼대 쓰러지듯하였어요. 사람들이 급급히 들리여 병원에 가보니 모두 적외선이 투과되여 대뇌세포가 죽지 않았으면 백혈병에 걸렸고 피부에 물집이 생기고 고름이 나던데로부터 마구 썩어들어갔던것이예요. 어떤 사람들은 보기도 흉측하게 눈이 메고 썩어들어갔어요. 여러 제국의 원자탄과 중자탄 기지에서 일하던 군대들도 몽땅 쓰러져 전투력을 잃었어요.     온 지구의 여러 병원에서는 인차 오존층의 파괴로 하여 적외선의 직사를 받아 사람들이 무리로 쓰러져 죽어간다고 결론을 지었어 요. 국제적십자회에서는 엄정한 성명을 발표하여 오존층을 파괴하고 인류를 멸종시키려는 아메리카제국의 죄행을 규탄하면서 그 모든 후과를 책임지라고 하였어요.     그러나 클론바우대통령과 유리박사는 서로 포옹하면서 승리를 경축하였어요.     “야호-! 지구촌은 우리들의것이야! 으흐흐흐!”     “해해해! 클론바우야, 넌 이제 지구촌의 유일한 대통령이 될것이다. 해해해!”     “아싸! 어머니, 내 사전에 약속한대로 어머니에게 자유녀신상보다 더 높고 아름다운 지구통일녀신유리박사동상을 세워주겠어요.” 실로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아메리카제국의 수도에 금강석으로 에펠철탑보다도 몇배나 높은, 높이 2962.57메터나 되는 지구통일기념비를 세웠어요. 지구통일기념비의 높이를 2962.57메터로 한것은 비문에 밝힌것과 마찬가지로 클론바우대통령을 비롯한 아메리카제국의 국민들이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의 령도하에 오존층을 파괴하여 전 지구촌을 통일한 위대한 업적을 쌓은 날인 2962년 5월 7일을 기념하기 위한것이였어요. 동시에 어머니 유리박사에게는 자유녀신상보다 더 높은, 높이 296.257메너나 되는 지구통일녀신유리박사동상을 세워주고 비문에 유리박사가 오존층을 파괴하여 지구를 통일하는 사업에서 쌓은 불멸의 업적을 일일이 새겨놓았어요. 기념비와 동상의 높이 마지막 두글자를 다 “57”자로 새긴것은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의 탄생일인 5월 7일과 지구촌통일일인 5월 7일을 기념하기 위한것이였어요.     그 금빛으로 번쩍이는 소소리 높이 솟은 기념비와 동상을 바라보는 유리박사와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긍지감에 가슴이 설레이였어요.     그런데 그들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하였어요. 글쎄 유럽제국과 아시아제국, 아프리카제국, 대양주제국에서는 련합으로 핵로케트를 아메리카상공의 오존층에 발사하였어요. 순식간에 아메리카제국의 상공에는 핵로케트가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으면서 날아왔어요. 레이다를 통해 그 긴급정보를 제공받은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황급히 컴퓨터형광막을 들여다보았어요. 시뻘건 로케트들이 혜성의 꼬리처럼 불을 토하며 아메리카를 노리면서 덮쳐오고있었어요.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퉁사발눈을 부릅뜨고 긴급명령을 내렸어요.     “우주비행부에서는 미싸일방어시스템을 작동하여 즉시 핵로케트를 대서양과 태평양 상공에서 폭파시키라!”     아메리카제국의 반미싸일애국자유도탄이 즉시 부동한 방향으로 핵탄두를 향하여 날아갔어요. 하여 적지 않은 핵탄두는 태평양과 대서양 상공에서 폭파되였어요. 그러나 일부 핵탄두는 아메리카제국상공의 오존층이거나 지상에서 폭발하여 태평양과 대서양 상공과 아메리카제국의 하늘과 땅은 몽땅 불바다로 되였어요. 적외선이 내리직사하자 아메리카제국의 코 큰이들도 무리로 쓰러졌어요. 다만 남아메리카 최남단인 혼각에 강제이주시킨 아랍인들만이 철조망속에서 살아남았던것이예요. 다행히 클론바우꼬마대통령과 그의 부모, 그리고 수백명 클론바우복제인들은 미리 준비해놓은 적외선방지우산을 썼기에 즉살을 면하였어요. 그들은 온 지구에서 유일하게 오존층이 파괴되지 않은 남극주의 남극반도의 서쪽에 있는 알렉산드르섬에로 훨훨 날아갔어요. 나머지 군사기지의 챨스대원수와 제크원수 등 군사전문가들은 칠함대의 핵잠수함을 타고 가만히 바다밑으로 잠수하여 알렉산드르섬에로 갔어요.                          7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남극주에 온후 일주일만에 세계각지로 파견된 클론바우복제인들에게서 아주 기쁜 소식을 받았어요. 온 지구에 남극주를 제외한 륙지와 바다의 모든 생물이 몽땅 멸종하였던것이예요. 다만 지하에서 일하던 탄부들이나 군사기지조직의 몇만명 밖에 안되는 성원들이 살아남았던것이예요.     “으하하하! 내가 진정 이 지구촌을 통일하고 유일한 대통령이 되였구나! 아핫하하. 이건 모두 어머니 유리박사의 공로예요. 어머니, 내 절을 받으세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너무 기뻐 네메터나 되는 몸을 넙적 엎드려 유리박사에게 큰 절을 굽석 올렸어요. 유리박사는 자기 천문학연구성과가 이같이 큰 성과를 따내고 외동아들 클론바우를 14세에 통일된 지구의 유일한 대통령으로 올려놓은것으로 하여 무등 기뻐했어요.    이젠 꼬마대통령 클론바우는 클론바우복제인들을 시켜 태양우산을 쓰고 유럽이나 아시아에 날아가서 금이고 옥이고 명승고적의 유물이고 몽땅 날라오게 하였어요. 그런데 클론바우는 아무리 통일지구촌의 대통령이 되여 금산과 옥산을 쌓아놓고 산다고 하여도 멋이 적었어요. 먹을 량식이 없는데다가 클론바우복제인들 수백명밖에 거느리지 못하여서 그저 옛날 원시씨족사회의 두령같고 허명무실하였던 것이였어요.     설상가상으로 그들은 황급히 도망치다나니 겨울옷도 가지고 오지 못하여 금돌로 금빛이 번쩍번쩍하는 으리으리한 금집을 지었지만 추운 고생을 하기 어려웠어요. 클론바우꼬마대통령과 클론바우복제인들은 그래도 괜찮았는데 맥슨박사와 유리박사, 제크대원수, 챨스 대원수는 추워서 몸을 옹송그리고 바들바들 떨었어요. 그들은 솜옷이나 털옷이 얼마나 그리운지 몰랐어요. 설상가상으로 태평양과 대서양의 바다마저 오존층의 파괴로 말미암아 모든 생물이 멸종되다싶이 되여 먹을것이 없어 생야단이였어요.     그들은 먼저 뭐든 먹고 살아야 하였어요. 하여 남극주에서 수백만년을 평화롭게 살던 펭긴새부터 하나하나 잡아먹기 시작하였어요. 그런데 하루에 수백명이 펭긴새고기만 먹다나니 반년도 가지 않아 펭긴새마저 멸종될 위기를 겪게 되였어요. 그들은 이젠 대통령이고 귀족이고 량반의 허울을 홀랑 벗어버리고 생존을 위해 파도가 세찬 바다가에 가서 원시적인 도구로 물고기를 잡고 미역과 같은 바다풀을 건져내 끓여 먹어야 하였어요. 그런데 페유가 바다물을 더럽혀 기름이 묻은 바다풀마저 싹싹 씨어 먹어야 하였는데 그것만 먹고서는 살 것 같지 않았어요.     “이젠 뭘 먹고 산단 말인가? 후-”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눈보라가 윙-윙- 휘몰아치는 남극주의 허허벌판을 맥없이 바라보며 땅이 꺼지게 한숨을 지었어요.      이때 유리박사가 여윈 얼굴을 들어 아들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을 바라보면서 처음으로 후회하는것이였어요.     “이럴줄 알았더라면 자초에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았을걸 그랬다. 이젠 지구촌에 유일하게 남은 우리마저 생존하기 어렵게 되였구나.”    그러자 맥슨박사가 목에 지렁이같은 피줄을 세우면서 꽥꽥 고함쳤어요.    “보라니까. 내가 무라던가? 그래도 지구를 통일하려면 우량인종우생학을 연구하여 전 인류를 정복하여야 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인류를 훼멸시키는 그따위 개짓을 하더니 이젠 돌을 들어 자기 발등을 깐 격이 되고말았구만. 헤이, 아무리 온 지구의 금산이구 옥산이구 다 가져다 금집을 지어놓아도 무슨 소용이 있는가? 먹고 살수 있어야 빛이 나구 지구를 통일한 보람이 있지.”     그러자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이 성이 꼭두까지 치밀어 아버지 말을 중둥무이시켰어요.     “아버지, 그래도 지구를 통일하였기에 이젠 이 지구에 전쟁이 없어진게 아닌가요? 이제 와서 그런 맥이 빠진 말을 해서 무슨 소용이 있어요. 이젠 목전의 생존위기를 벗어날 대책을 구해야 해요. 이제부터라도 오존층을 복구하고 생존에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방책을 의논합시다.”     유리박사와 챨스대원수, 클론바우복제인들이 머리를 끄덕였어요.     이때 맥슨박사가 아주 지독한 계책을 내놓았어요.     “이 지경이 되였으니 볼것이 없구나. 저 남아메리카 최남단인 혼각에 우리에게 쫓기워난 아랍인들이 아직도 한 몇천명 살아있지 않고 뭔가? 그자들을 하나하나 잡아먹잔 말이요.”    “옳소이다. 얘들아, 오늘부터 혼각의 아랍인들을 날마다 몇십명씩 잡아오너라.”     “예잇-!”     그 후부터 남극주 알렉산드로섬의 괴물들은 아랍인들을 피비리게 잡아먹기 시작하였어요. 그런데 몇달이 지나니 아랍인들도 멸종하여 이젠 또다시 식량난을 겪어야 하였어요.     모두들 한숨을 땅이 꺼지게 쉬는데 그래도 유리박사가 묘책을 내놓았어요.     “우린 우리 나라에서 수백년동안 제조해온 칠함대의 잠수함을 몰고 먼바다로 나가 적외선의 피해를 덜 입은 깊은 바다에 들어가 물고기를 잡고 바다풀을 건져내 먹고 살아야 하오.”     그 말에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파초귀가 벌쭉하여졌어요.     “그래도 어머니가 제일이야. 클론바우복제인들은 즉시 칠함대 잠수함을 몰고 먼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고 바다풀을 건져오도록 하여라.”     “예잇-”    클론바우복제인들이 부랴부랴 떠났어요.    이때 아버지 맥슨박사가 황급히 뛰여들어와 기쁜 소식을 전하였어요.     “얘야, 남극주의 얼음과 눈이 녹기 시작한다. 아마 적외선의 복사를 받은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그런것 같아. 만약 남극주의 얼음과 눈이 녹고 기온이 기타 대륙의 온도만큼 올라간다면 여기서도 곡식을 심어 먹고 살수 있을게 아니냐?”     “그래요. 오늘 일이 술술 잘 풀려나가는군만요. 으흐흐-후-”     그런데 며칠 후 찬찬히 여겨보니 바다물이 점점 남극주륙지를 먹어올라오고있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금빛으로 번쩍이는 대통령부청사앞마당에까지 바다물이 올라와 출렁거렸어요.     이거 생야단났어요. 그들은 바삐 바다로 나간 클론바우복제인들을 불러 남극주에서 제일 높다는 곳에 금과 옥으로 다시 층집을 줄줄이 지어놓았어요. 그런데 남극주에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쵸몰랑마봉과 같은 산이 없어서 그곳도 그리 안전한 곳이 되지 못하였어요.      전 지구의 오존층의 파괴로 하여 한달도 지나지 않아 북빙양과 남극주의 온도마저 섭씨 령상 40도로 올라갔어요. 남극주의 얼음과 눈이 다 녹아버리고 파란 풀이 뾰족뾰족 자라났어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기뻐서 어깨춤을 덩실덩싱 추면서 으시댔어요.     “아싸! 이젠 살길이 나지는구만. 이 넓은 남극주들판에 록색세계가 펼쳐지면 우린 살길이 열릴것이 아니요?”     그런데 바다물이 계속 붓는 바람에 풀밭이 몽땅 삼키우고말았어요.     출렁이는 망망한 바다물의 포위속에서 든 꼬마대통령일행은 불도가니속에 든 개미 채바퀴 돌듯하였어요.     “아이고!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맥없이 두날개를 축 드리우고 타조다리로 금집에서 왔다갔다하였어요. 그는 끓어오르는 가마안의 콩물처럼 불어올라오기만 하는 망망한 바다를 내다보면서 한숨을 땅이 꺼지게 토해냈어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먼바다에 나갔던 클론바우복제인들은 바다에 산 물고기가 없어 적외선복사를 받아 바다물우에 둥둥 뜬 죽은 물고기를 수태 주어왔어요. 굶은 사람들이 먹을것이 생겼다고 그 물고기를 끓여먹고 모두 전염병에 걸려 설사를 하고 밸이 끊어져가는 바람에 온 남극주가 바글바글 끓어번졌어요.     대노한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클론바우복제인들을 몽땅 불러다 원격조종기로 그들의 대뇌속 금고를 딱딱 진동시키면서 문초를 하였어요.     “이 놈들아, 왜 죽은 고기를 주어와서 우리를 죽이려고 들었는가? 그 죄는 천번만번 죽어 마땅하다!”     복제인들은 머리를 싸쥐고 대굴대굴 구을었어요.    그러면서도 담대한 클론바우가 변명하였어요.    “사실 이전에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제국들에서 날아온 일부 핵로케트를 우리 애국자미싸일로 태평양과 대서양에서 폭발시키지 않았고 뭐얘요? 그 바람에 태평양과 대서양 상공의 오존층이 파괴되는 바람에 먼바다에도 적외선의 복사가 심하여 물고기들도 무리로 죽어버렸지요. 그러니 큰 고기들이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림시 살았지만 그것도 적외선의 복사를 받아 죽어가다나니 산 물고기는 없닥싶이 되고 바다물우에 죽은 물고기가 한벌 둥둥 떠있더구만요. 그래서 굶기보다 그거라도 먹어보려고 가져왔던것이에요. 죽을 죄를 졌소이다. 그러나 한번만 용서해주십시오.”     그 말에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흠칠 놀라면서도 노기는 사라질줄을 몰랐어요.     “이 잡아먹을 놈들이 죽을 죄를 져가지고서도 변명이냐?”     그러자 클론바우1호는 목숨을 내걸고 바른 총질을 하였어요.     “클론바우꼬마대통령, 죽을 죄는 기실 꼬마대통령 당신들 모자간이 졌소이다. 당신들 모자간이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아름답던 지구가 이 지경이 되였겠나이까?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았더라면 오늘처럼 온 지구의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이 먹을것이 없고 적외선복사로 하여 멸종되였겠나이까? 전 지구촌의 모든 생물의 이름으로 당신들 모자간을 목을 매죽이고 뼈가루를 내고 살을 저며내도 원쑤를 다 갚지 못할것입니다.”     그 말에 복제인들이 “옳소. 다 오존층을 파괴했기때문이요.” 하고 고함쳤어요.     대노한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너희들이 반란할테냐? 이런 날이 있을것을 알고 우리 아빠 맥슨박사가 너희들을 복제해낼 때 대뇌피질에 손오공에게 씌웠던 금고주를 장치해놓았다. 어디 금고주맛이나 봐라.” 하고 으시대더니 원격조종기를 눌러 금고주를 조였어요.     수백명 복제인들이 머리를 싸쥐고 대굴대굴 구을었어요. 그러고도 성차지 않아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원격조종기를 재차 눌러 클론바우1호의 머리를 폭파시켰어요. 뒤이어 클론바우의 부모들은 챨스대원수와 함께 굶은 이리처럼 달려들어 클론바우1호의 고기를 숯불에 구워 그날 저녁은 잘 먹었어요.      그것이 닭을 잡아 원숭이를 길들이는 큰 효과를 거두었어요. 그날부터 누구도 감히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의 비위를 거슬리지 못하였어요.                       8     며칠 후 어느날 밤, 유리박사는 아들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어요.     그녀는 별들이 총총한 남극주의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였어요. “얘야, 먼저 아메리카에 세운 내 지구통일녀신동상을 없애버려라. 이후에 이 지구에 인류가 다시 생긴다면 세인들은 그 동상을 보고 내가 오존층을 파괴하였다고 몇천년, 몇만년을 두고 욕할것이 아니냐?”     클론바우꼬마대통령도 이젠 느끼는바가 있었는지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런데 그걸 없애지 않는것도 좋은 점이 있는것 같아요. 차라리 그 지구통일기념비와 어머니의 지구통일녀신동상을 놔두어 세인들이 다시는 오존층을 파괴하지 말게 하는것이 어떨가요?”     그러자 유리박사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그렇게 하면 지구의 후세인들에게는 유익하겠지만 우린 영원히 몸둘 곳이 없게 될게다.”     그렇지만 꼬마대통령은 자기 고집을 돌려세우지 않았어요.    “우리 모자간은 전 지구의 인류를 멸종되게 하였어요. 그 피빚을 어떻게 다 갚겠어요. 피의 교훈이라도 남겨야 하지 않겠어요?”    그 말에 어머니 유리박사도 더 할 말이 없었어요.    뒤이어 꼬마대통령 클론바우는 답답하여 어머니 유리박사에게 물었어요.    “지금 우리 생존을 위해서라도 오존층을 복구할 방도를 찾아야 하겠는데요. 천문학가인 어머니께서는 오존층을 파괴할줄도 알고 복구할 방법도 알고있겠지요?”     “어렵게 되였어. 이제까지 나를 비롯한 천문학가들은 오존층의 파괴와 보호에 대해 연구하였지만 오존층복구에 대해서는 깊이 연구하지 못하였단다. 그리구 사람의 한생이 너무 짧기에 이제 몇십년여생에 어떻게 그렇게 큰 연구과제를 연구해내겠느냐?” 유리박사는 김이 빠진 공처럼 맥을 버리고 땅바닥에 퍼더버리고 주저앉았어요. 꼬마대통령은 어머니 유리박사를 껴안아일으키면서 간절히 부탁하였어요.     “어머니,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괜찮아요. 이젠 오존층복구를 실험해보지 않아도 당장 죽기는 매일반인데 죽기전에 어머니가 생각해낸 방법대로 한번 실험해보자요. 실패하면 또 다른 방법으로 해보지요.”     그러자 어머니 유리박사는 중국의 옛 신화를 이야기하였어요.     “아시아의 중국에는 라는 신화가 있었느니라. 옛날옛적에 이 세상에 해가 아홉개나 떠서 온 세상이 물바다로 되였단다. 하여 원시인들은 불에 타죽지 않으면 데서 살기 곤난하였단다. 이때 활을 잘 쏘는 명사냥군 예가 활을 쏘아 해 여덟개나 쏘아떨구었고 하늘에 해개 하나만 남았단다. 그때부터 지구라는 이 땅덩어리가 너무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아 만물이 생장하는 푸르른 옥토로 되여 살기 좋은 곳으로 되였다고 한다.”     머리가 총명한 클론바우는 인차 계발을 받고 “그럼 우리도 저 놈의 해를 핵로케트로 폭파해버릴가요?” 하고 말하였어요.     그러자 유리박사는 머리를 끄덕이면서 “적외선복사를 피하는데는 그게 한가지 방법이고 다른 한가지 방법은 오존층을 복구하는거야. 천문학에도 관계되는 또 하나의 옛날 중국신화에는 는 이야기가 있단다. 옛날에도 모르긴 해도 하늘이 구멍이 나서 온 세상이 불바다가 되지 않으면 비가 억수로 퍼부어 물바다가 되여 사람들은 살기 힘들었단다. 그리하여 녀와는 곤륜산맥의 화강석을 녹인 용암을 퍼다가 구멍난 하늘을 조금씩 기워나갔다. 그런데 화강용암을 다 퍼 기웠지만 딱 사람의 몸뚱이가 나들만하게 깁지 못해 그 하늘구멍으로 폭포수처럼 비물이 억수로 쏟아져 내렸단다. 하여 녀와는 최후로 자기 몸으로 하늘구멍을 막았단다. 하여 그때부터 이 세상에는 수재가 없어 지구는 만물이 생장하기 좋은 옥토벌로 되였단다. 그러나 우린 여태껏 그런 신화를 너무 거짓말로만 생각하여왔지. 기실 그 짧고도 신비한 신화에는 아주 깊은 철리적인 도리가 담겨져있었단다. 그 신화들은 우리에게 얼마나 큰 교훈과 계시를 주느냐? 해가 너무 뜨거워도 어두워도 인류와 모든 생물이 살아나갈수 없는것이고 또 오존층을 파괴해 하늘에 구멍을 내도 살길이 없는게 아니고 뭐니? 그런줄도 모르고 우린 우둔하게 하늘에 구멍을 뚫었구나. 그러니 우린 인젠 죽을 길밖에 없구나.” “어머니, 그렇게 맥빠진 말만 하지 말아요. 우리도 녀와처럼 아무것으로라도 구멍난 저 하늘을 기워 이 세상에 다시 만물이 소생할수 있는 아름다운 지구를 재복구해보자요.”      “그럼 예를 불러다 먼저 해를 폭파해보자.”     뒤이어 대천문학가 유리박사는 예를 불러다 해를 폭파할 일을 의논하였어요.     그런데 잔등에 활과 살을 멘 예는 머리를 절레절레 가로 저었어요.     “지금의 해는 옛날의 해보다 거리가 멀고 어찌나 큰지 화살을 쏘아서는 떨굴수 없어요.”    꼬마대통령 클론바우는 다급히 “핵로케트를 쏘면 어떨가요?”     그러자 예는 핵로케트에 대해 오래동안 물어본후 “실험은 해보지요.”하고 말하였어요.     신심을 가진 꼬마대통령은 몇개 남지 않은 핵로케트를 하늘의 해를 겨누어 쏘았어요.     몇시간 후 컴퓨터형광막에는 실로 태양에서 원자탄과 중성자탄이 폭발하는 장면이 나타났어요. 그런데 태양의 한쪽모퉁이가 폭파되면서 지구쪽으로 숱한 별찌가 떨어지는데다가 적외선이 더욱더 강하게 지구를 복사할줄이야 누가 알았겠어요.     “안되겠어. 어머니, 이번에는 녀와를 불러오세요.”    어머니 유리박사가 컴퓨터 통합검색판을 탁탁 치자 형광막에 고대의 녀와가 팔소매를 너울너울 저으면서 날아내려왔어요.    그런데 유리박사가 그렇게도 기대하였던 녀와아가씨는 그들 모자간이 하늘에 그렇게도 무지하게 큰 구멍을 냈다고 핀잔하였어요.     “하늘 구멍이 너무나도 커서 나도 별 뾰족한 수가 없군요. 오존층을 복구하고 하늘구멍을 막으려면 록색세계삼림에서 산소를 많이 제조하여 하늘에 올려보내야 하죠. 그런데 이젠 수림이 없어 산소를 제조하지 못하니 어쩐단 말인가요. 원시적인 방법이지만 바다물을 분해해 산소를 만들어 하늘에 올려보내보세요.”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울며 겨자먹기로 물분해공장을 세우고 바다물을 분해하여 산소를 제조하여 남극주인들이 먹는 한편 하늘에 올려보냈어요. 그런데 온 하늘이 뚫린 구멍은 좀처럼 기워지지 않았어요. 하긴 그렇게 엄청나게 크게 뚫린 하늘구멍을 어느 천년에 다 기워맨단 말인가요?    유리박사와 꼬마대통령이 오존층을 복구하지 못하여 애가 바질바질 타할 때였어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먹을것이 없어 생야단이였어요.     어느날 밤중이였어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이 금빛이 번쩍이는 대통령부청사에 앉아있으니 너무나도 갑갑하여 밖으로 나와 거닐었어요. 클론바우복제인들의 숙소쪽에서 뭐라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파초귀에 들리는것이 아니겠어요.    (이 놈들이 밤중까지 자지 않고 뭐라고 지껄이고있을가?) 의심이 부쩍 든 꼬마대통령은 어슬렁어슬렁 다가가 문옹이구멍에 중지를 밀어넣어 중지눈으로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파초귀를 기울였어요.    “바다물을 끓여서야 언제 하늘구멍을 막겠는가?”    한자가 툴툴거리는데 다른자들은 더구나 듣기에도 끔찍한 말을 하는것이 아니겠어요.     “오존층을 파괴하더니 먹을것이 없지 않고 뭔가? 전번에 클론바우1호까지 잡아먹는걸 보아라. 언젠가는 우리도 잡아먹지 않는가 봐라.”     그러자 클론바우110호가 우쭐 일어나서 고함치는것이였어요.     “형님 여러분, 그 놈들에게 잡히워 죽기전에 아예 우리가 그 놈의 금고주원격조종기를 빼앗아낸후 반란을 일으켜 클론바우모자간을 잡아치우고 달아납시다.”    깜짝 놀란 꼬마대통령 클론바우는 발길로 문을 탁 차고 들어가 먼저 클론바우110호의 금고주원격조종기를 눌렀어요.    탕!    야무진 폭파소리와 함께 클론바우 110호의 머리가 박산났어요. 그러자 다른 클론바우복제인들은 두손으로 머리를 싸쥐고 아우성을 치면서 뿔뿔히 흩어졌어요.     그후부터 클론바우모자간과 제크대원수 등은 먹을것이 없는데다가 후환을 없애려고 독한 마음을 먹었어요. 그들은 원격조종기로 금고주를 눌러 복제인들을 하나하나 잡아 구워먹기 시작하였어요. 그러자 이제부터 남극주에 오른 수백명사람들이 서로 잡아먹기 시작하였으며 남에게 잡히울가봐 겁이 나 신경을 도사려야 하였어요.     어느 하루, 클론바우복제인들은 살이 피둥피둥 찐 늙은 대원수 챨스를 노려보았어요. 그러자 챨스대원수는 질겁하여 꼬마대통령에게 고발하려고 허둥지둥 달아났어요. 그러나 때는 늦었어요. 초음속비행기보다도 더 빨리 나는 클론바우복제인들앞에서 달아나면 어데로 달아난단 말인가요. 결국 대원수 챨스는 무리승냥이들 같은 클론바우복제인들에게 붙잡혀 단번에 사지를 뜯기웠어요. 클론바우복제인들은 독수리들처럼 후닥닥 날아내려 늙은 대원수 챨스의 피가 뚝뚝 떨어지는 살점을 뜯어먹었어요.     어느 하루 이른 아침, 복제인들은 배고파 무리를 지어 바다물에 뛰여든 제크대원수를 잡아먹자고 쫓다가 환성을 질렀어요.     “대통령님, 살 길이 나졌어요.”     “저걸 보세요. 숱한 돌고래들이 태평양으로부터 이쪽으로 헤염쳐오고있어요.”     “저것들을 몽땅 잡아먹으면 몇해는 살것 같아요.” ]   꼬마대통령은 복제인들과 함께 먼바다로 훨훨 날아가 무리를 지어 이쪽으로 헤염쳐오는 돌고래무리를 구경하였어요. 실로 장관이였어요. 커다란 잠수함 같은 돌고래들이 물밑으로 헤염쳐오다가도 하늘 높이 솟구쳤다 바다물에 떨어질 때면 하얀 물기둥이 몇십메터 솟구쳐올랐어요. 오랜만에 지구우에서 자기들을 내놓고 산 동물을 보자 복제인들은 하늘이 떠나가게 환성을 질렀어요.     “하하하, 이러기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이구나.”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흥이 나서 복제인들을 보고 함대를 몰고 가서 돌고래들을 잡으라고 하였어요. 뒤이어 복제인들이 함대를 몰고 다니면서 돌고래들에게 총포사격을 가하였어요. 그런데 저게 웬 일이예요. 돌고래들이 펄떡펄떡 뛰다가 남극주상공에로 날아올랐어요.     꽈르릉, 꽝! 꽝!     돌고래의 자살식폭발굉음과 함께 지구에서 유일하게 남은 남극주상공의 오존층마저 몽땅 산산이 박산나고말았어요. 그 바람에 벌겋게 불타는 하늘아래 남극주땅바닥이 드러나면서 지세가 낮아져 바다물이 덮쳐들었어요. 순식간에 금빛찬란한 대통령부가 물에 잠기기 시작하였어요.     복제인들은 그래도 적외선방지우산을 가지고 태여나서 괜찮았지만 맥슨박사와 유리박사 그리고 제크대원수는 적외선복사를 받고 쓰러졌어요. 뒤이어 클론바우꼬마대통령도 머리가 어질어질해나는감을 느꼈어요. 설상가상으로 복제인들이 돌고래를 잡아 고기를 가져왔지만 핵복사와 적외선복사를 받은 고래고기를 먹을수 없었어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복제인들의 살점도 핵복사와 적외선복사를 받아 먹을 수 없게 되었어요.     “어머니, 이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요? 아, 하느님이여, 나에게 재생의 기회를 한번만 더 주신다면 나라와 나라가 싸우고 지구를 통일하더라도 오존층만은 구멍을 뚫지 않을것이예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우거지상이 되여 오만상을 찡그리며 참회하였어요.     유리박사가 미심한데 있어 이렇게 중얼거리는 것이였어요.     “이상해. 어떻게 되여 돌고래들이 그렇게 하늘높이 솟아올라 남극주의 오존층을 폭파할수 있었단 말인가?”    이때 때마침 몇몇 복제인들이 어미고래를 잡다가 배속에서 나진 네모난 금속판을 가지고 왔어요.    “이걸 보세요. 금속판에 새긴 쪽지예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그 네모난 금속판을 가져다 부모와 함께 유심히 살펴보았어요. 쪽지에는 간단히 영문으로 이렇게 씌여져있었어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과 그의 부모는 명심하라. 당신들이 오존층을 파괴하였기에 넓은 바다에서 자유롭게 살던 우리 바다물고기들은 먹을것이 없어 무리로 멸종하게 되였느니라. 지구의 식물이고 동물이고 멸종되였기에 이제 몇천만년 후에야 다시 재생할수 있느니라. 그러므로 우리는 너희들에게 살해된 지구의 모든 생령들을 대표해 너희들을 징벌하기 위하여 유럽제국에 유럽제국에 살아남은 몇몇 과학가들이 우리 몸에 장치한 핵로케트를 품고 만리바다도 멀다하지 않고 헤염쳐와서 남극주하늘에도 구멍을 냈다. 너희들은 이제껏 우리를 말도 못하는 우둔한 물고기로만 보면서 레이다로도 발견하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공적으로 너희들을 징벌할수 있었느니라.     너희들에게 다시는 지구의 모든 생령을 잡아먹는 천추에 용납하지 못할 개짓을 하지 말것을 경고한다.                                     클론바우대통령의 생모 돌고래                                                                             2962년 11월 4일       “아하이구, 이젠 나를 낳으신 돌고래 어머니마저도 나를 징벌하는구만요. 이젠 어떻게 살아야 하지? 하늘에 오르자고 하여도 하늘의 적외선이 징벌하고 땅에 들어가자 하여도 들어갈 땅구멍이 없이 몽땅 바다물천지지.”     꼬마대통령은 온 지구의 얼음이 몽땅 녹아내려 망망한 바다에 잠겨 몇백평방메터밖에 남지 않은 남극주의 땅바닥을 쓸쓸히 바라보면서 가슴을 치며 통탄하였어요.     이때 유리박사가 그의 손을 잡아끌고 조용한 대통령부로 들어가 문을 꼭 닫았어요.     “얘야, 인젠 이 지경이 되였으니 별수없구나. 우주비행선을 타고 우주공간에 날아올라가자.”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황급히 어머니께 “화성쪽으로 달아나면 어떨가요?” 하고 물었다.     “안돼! 2045년에 지구인들은 벌써 거기에 우주비행선으로 우주공간소를 세웠다. 그리고 2150년부터 지구인들이 화성에 이사해가 살았다. 화성인들은 지구환경오염을 피해 달아난 사람들의 후대이기때문에 지구오존층을 파괴한 우리 죄행을 진작 알고있다. 때문에 우리를 증오하지 환영하지 않을거다. 그들은 우리가 또 화성의 환경까지 파괴할가봐 우리를 없애버리려고 할게다.”     “그럼 어델 가요?”     “우린 태양계에서 발을 붙이고 살지 못해. 태양계를 떠나 드넓은 우주공간에 들어가야 할것 같아. ”    그때 옆에 서있던 아버지, 생물학가 맥슨박사도 머리를 끄덕였어요.    “태양계를 벗어난 후 우리 셋이 다 랭장고관속에 들에가 순식간에 랭동된단 말이다. 그러면 몇천만년후에 하늘구멍을 메운 그때에 혹시 누가 우리 우주비행선을 발견하고 랭동관속에서 우리 랭동시체를 꺼내 녹여주면 재생할수 있다. 그때면 누군가에 의해 지구의 오존층이 복구되여 또다시 푸르르고 아름다운 지구에서 살수 있겠는지 누가 알겠느냐?”    “오- 그게 정말 묘수로구만요. 살았다, 살았어!”     이리하여 꼬마대통령 클론바우는 부모와 함께 가만히 하나밖에 없는 우주비행선에 올랐어요. 그런데 이를 눈치챈 클론바우복제인들이 새까맣게 날아와 덮쳐들더니 하늘로 날아오르는 우주비행선을 네팔로 꽉 붙잡고 놓지 않았어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이 어쨌으면 좋을지 몰라 퉁사발눈을 희번뜩거릴 때였어요.    어머니 유리박사가 앙칼진 목소리로 고함쳤어요.    “빨리 금고주를 조종해라. 저 놈들을 몽땅 전멸시켜라!”    아버지 맥슨박사도 맞장구를 쳤어요.    “우리 죄를 다 아는 저 놈들을 한놈이라도 살려둬서는 안돼! 만약 저 놈들의 입이 터지는 날에 몇천만년후에라도 누가 우주비행선 랭동관 속에서 우리를 꺼내 녹여 재생시켜주겠느냐? 오히려 언 대가리를 박산낼것이다.”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음흉한 표정을 짓더니 원격조종기를 눌렀어요. 순간 다 잡아먹고 수십명밖에 남지 않은 클론바우복제인들이 몽땅 머리를 싸쥐고 바다아래로 곤두박혀 새하얀 물기둥을 일으켰어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기름때물이 출렁거리는 바다와 적외선의 폭사를 받아 재더미로 된 황페한 지구의 땅덩어리, 핵전쟁의 포화에 그을어 시꺼먼 산성비가 구질구질 내려 동물들이 떼죽음을 당한 시꺼먼 지구의 땅덩어리, 시꺼먼 산성눈이 푸실푸실 내리고 망망한 바다에 포위된 손바닥만한 남극주를 바라보면서 땅이 꺼지게 한숨을 후- 내쉬며 우주비행선조종기에 손을 가져갔어요.     씽-     우주비행선이 벌겋게 불타는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그들은 먼저 어데 살곳이 없겠는가고 지구를 한고패 삥-삥- 돌아보았어요. 그런데 그들이 살던 아메리카대륙이나 유럽대륙이나 아시아, 아프리카, 대양주 대륙이나 어데라 없이 절반은 페유가 출렁거리는 바다물에 잠기였고 강렬한 적외선복사에 의해 모든 생물이 발을 붙일 곳이 없었고 삼림이고 들판이고 뭐고 전 지구의 인류문명이 몽땅 재더미로 되였던것이예요. 륙지에 내려가보니 사람들 그리고 범, 사자, 소, 돼지, 개 등 동물들이 무리로 죽어 백골이 데굴거리였고 시체가 썩은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찔렀어요. 실로 땅이 있어도 살 곳이 없었고 하늘이 있어도 날아다닐 하늘이 없게 되였던것이예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일행은 별수 없이 이번에는 달나라로 날아올라가 보았어요. 그런데 달에도 여기저기 원자탄과 중성자가 폭발한 구뎅이가 패웠고 달덩이도 절반이나 깨져 볼품이 없게 되였던것이예요. 하늘이 어찌나 크게 구멍이 났는지 별처럼 총총히 들어앉았던 달나라관측소의 과학일군들도 몽땅 사망되고 페허로 되였던것이예요. 실로 이젠 달나라에서도 살수 없게 되였어요.    절망을 느낀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용빼는 수가 없어 다시 우주비행선에 올라 하늘로 날아올라 지구를 내려다보았어요. 아메리카땅우에는 의연히 드높은 지구통일기념비와 지구통일녀신유리박사동상이 우뚝 솟아 번쩍이면서 그들의 마음을 아프게 찔렀어요.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폭파해버릴 여유도 핵무기도 없었어요. 그들은 별수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우주비행선안에 장치해놓은 랭동관안으로 들어가 조용히 누운후 랭동관금속덮개를 꼬오옥 닫는 수밖에 없었어요.     그 랭동관안벽에는 꼬마대통령 클론바우와 부모의 성명, 출생 년, 월, 일, 그리고 랭동관에 입관된 날자 2962년 11월 4일이 새겨져있었어요.      그리고 랭동관덮개에는 그들의 유언이 또박또박 새겨져있었어요.          무절제한 욕심은 지구를 멸망시키기게 된다. 후세인들은 무절제한 욕심을 버리고 절대로 오존층을 파괴하는 미친 자멸행위를 하지 말지어다. 평화를 사랑하고 지구를 아낄지어다.      주: 이 중편과학환상소설은  "아동문학" 2006년에 련재됐음.        
503    중편과학환상소설 지구보위전 김장혁 댓글:  조회:330  추천:0  2024-09-30
2014년 04월 06일 09시 48분  조회:1815  추천:1  작성자: 김장혁 중편과학환상소설         지구보위전               김장혁                                 1 세월은 흐르는 물과도 같이 빨리 흘러 어느덧 기원 3519년이 되였어요. 600년전에 유리박사와 그의 아들 클론바우꼬마대통령에 의해 오존층이 파괴되면서 지구의 절반이나 되는 생물이 훼멸되다싶이 되였고 당시 지하와 바다물밑에서 일하던 인간들이 수백만명밖에 살아남지 못하였댔어요. 그후 군비경쟁과 대외확충계획으로 하여 제9차세계핵전쟁이 일어나 지구는 방사성물질오염으로 하여 볼품없이 됐지요. 600년동안 인간들은 오존층을 만구하고 지구의 방사성물질오염을 제거하기 위하여 끊임없는 투쟁을 하였어요. 그리하여 지구에는 다시 생물이 번성하기 시작하였어요. 또 천여년동안 우주과학을 대폭적으로 발전시켜 이젠 지구촌에서만 살던 인간들이 21세기초에 자가용을 타듯이 자가용우주비행선을 타고 달나라와 화성에까지 가서 살게 되였고 지어 태양계를 벗어난 외성인들과도 우주쟁탈전이나 지구보위전을 벌리게 되였어요. 이런 환상적인 시대에 박무빈이는 지구촌에서 태여났어요. 이마가 툭 튀여나오고 뒤골도 별나게 툭 튀여나가 애들은 모두 무빈이를 남북골이라고 별명을 달아 놀려댔어요. 그런데 아빠를 닮아 우멍눈에 코는 유별나게 컸어요. 그래서 어떤 어른들은 무빈이가 양키놈의 후대가 아닌가고 의심하기도 할 지경이였어요. 무빈의 아빠 박천우는 날마다 하늘의 별만 쳐다보는 천문학박사이고 엄마 다혜는 핵로케트를 전문 연구하는 핵물리학박사예요. 아빠는 황페해진 지구를 구하기 위하여 어린 외동아들 무빈이에게 지구의를 사다주면서 지구에 대해 흥취를 가지도록 이끌어주었어요. 그런데 무빈이는 유치원에 다닐때부터 아빠의 뜻과는 달리 소학교에서 집에 돌아오면 가방을 척 벗어던지고는 컴퓨터에 마주앉아 컴퓨터게임을 한다 하면 노랗게 삭은 이발이 뽁뽁 빠져나간 무아재입안이 환히 들여다보이게 입이 귀밑까지 벌어질 지경이였고 컴퓨터에 다 빨려들어갈 지경이였어요. 어떤 때에는 무빈이는 컴퓨터를 너무 놀아 눈이 아픈것 같으면 성호랑 최성이랑 조무래기들과 함께 마당에 나가 뽈을 차고 무리를 지어 전투놀음을 놀았어요. 무빈이는 팔다리는 약하였지만 뼈는 굵어 힘깨나 썼고 이마와 뒤골이 툭 튀여나온 남북골탓인지 상상외로 소뇌가 발달하여 주먹치기도 어지간히 하였어요. 그리하여 다혜박사는 늘 아빠를 보고 이렇게 원망하군 하였어요. “어유, 우리 저 남북골을 보세요. 놀음에만 탐내 어쩔가요? 공부를 잘하라고 이름을 문빈이라고 짓자고 하니 당신이 기어이 무빈이라고 짓더니 보세요. 전문 렵기적인 짓에만 흥취를 가지지 않는가구요?” 그때마다 천우박사는 “괜찮소. 장차 그래도 우리 무빈이가 남자답게 큰일을 하지 않는가 보오.” 하고 말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군 하였어요. 그런데 무빈이가 열네댓살을 먹더니 기적이 일어났어요. 무빈이는 어느 한번 맨날 하늘만 쳐다보는 아빠를 따라 천문대에 가서 망원경으로 신비한 밤하늘을 쳐다본후부터 별에 대해 특별한 흥취를 가지게 되였어요. 그후부터 무빈이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뽈을 차지 않으면 컴퓨터를 놀았고 일요일이면 꼭 아빠를 따라 천문대에 가서 커다란 망원경으로 별들이 반짝이는 신비한 밤하늘을 구경하기 시작하였어요. “아빠, 저 깜빡이는 별동네에는 사람이 있나요?” 턱을 고이고 밤하늘을 쳐다보는 아들을 보고 아빠는 흐뭇해났어요. “있지. 그러나 우리는 아직 많이 발견하지 못하였단다.” “엄마가 만든 우주비행기를 타고 저 별동네로 날아갈수 없나요?” “있구말구, 이다음 너도 하늘의 별을 공부하고 로케트만 잘 배우면 하늘의 별나라로 날아가 마음껏 구경할수 있단다.” 별나라를 바라보던 아빠는 머리를 돌려 무빈이의 초롱초롱한 우멍한 눈확속의 포도알같은 눈을 들여다보더니 이렇게 뒤말을 이었어요. “이번 일요일날에 달나라로 려행을 할가?” “아, 좋아라.” 일요일이 되였어요. 무빈이는 아빠와 엄마와 함께 자기집앞 활주로에 세워놓은 우주비행선에 올라탔어요. 우주비행선이 눈뿌리 아찔하게 빠른 속도로 씽 날아오르자 꽃구름이 뭉게뭉게 피여오르는 동화속의 하늘이 발아래에서 피끗피끗 뒤로 스쳐지나갔어요. 이윽고 달나라에 착륙하여 달나라해관검사를 마치고 호화로운 호텔에 들었어요. 밤이 되자 별들이 깜빡이는 밤하늘에 달보다도 더 환하고 큰 아름다운 지구가 떠올랐어요. “아, 참말 아름다운 지구지?” “예.” 무빈이는 호기심에 찬 눈길로 달나라에서 아름다운 지구를 바라보고있었어요. 그때 아빠는 이렇게 의미심장하게 말하였어요. “저기 조선반도북쪽으로 하여 우리가 사는 장백산이 아니고 뭐냐? 우리는 우리가 사는 저 아름다운 지구를 잘 지켜내야 한다. 그러자면 아빠가 하는 별나라공부랑 잘해야 한다.” 그러자 턱을 고이고 별나라와 지구를 포도알같은 우멍눈을 때록때록 구을리면서 번갈아보던 무빈이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예, 별나라공부가 참 재미날것 같아요.” 지구로 돌아온후 무빈이는 그때로부터 집에 돌아오기만 하면 아빠가 주는 천문학에 관계되는 책들을 주먹코를 벌름거리면서 부지런히 읽기 시작하였어요. 제일 처음에는 그것이 흥취에 의한 탐독이였다면 나중에 천우박사의 지도아래 천문학에 관한 독서는 무빈으로 하여금 재빨리 수많은 천문학지식을 장악하게 하였어요. 그리하여 소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무빈이는 이름을 달지 못한 꼬마천문학박사로 불리웠고 아빠의 유력한 조수로 되였어요.                 2 어느 일요일날 밤 무빈이는 아빠를 따라 천문대에 가서 망원경으로 별동네를 바라보다가 이렇게 물었어요. “아빠, 저 북두칠성옆에 있는 혜성이 어째 전번 주일보다 더 밝아보여요.” “뭐라니? 그럴수 없겠는데. 어디 보자.” 천우박사는 무빈이를 한쪽으로 물러나게 하고 안경을 건 얼굴을 망원경안으로 들여보냈어요. 그런데 하느님 맙소사. 진짜 무빈이가 말한대로 천왕성옆에서 반짝이던 혜성이 더 밝아졌고 이쪽으로 달려오는듯한감을 주었어요. “이걸 어찌느냐? 끝내 근심하던 일이 또 들이닥치는구나.” “웬 일이세요? 혜성이 지구쪽으로 달려오고있는건 아니겠지요?” “아직 그런건 같지 않지만 그런 위험을 배제할수는 없다.” 우멍눈이 휘둥그래 난 무빈이는 “큰일인데요. 그럼 국가우주지진국에 알리고 대책을 대야 할게 아닌가요?” 하고 말하였어요. 그러자 천우박사는 “그래야지. 그러나 이전에도 이런 회보를 여러번 했지만 정부에서는 꿈만해했다. 이번에는 중시하겠는지 모르겠다.” 하고 말하면서 한숨을 땅이 꺼지게 후- 내쉬였다. 천우박사는 아들 무빈이를 데리고 정부청사 201층에 자리잡은 우주지진국 리철학국장의 사무실에 올라갔어요. 노크하고 들어가자 쏘파에 비스듬히 기대여앉아 안경밑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리국장이 반갑지 않게 맞아주었다. 아빠 천우박사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였어요. “리국장, 긴급한 일입니다. 지금 혜성3519MN이 태양계쪽으로 소리속도의 90배나 되는 속도로 날아오고있습니다. 리국장도 알고있겠지만 6500만년전에 거대한 운석이 중부아메리카 메히꼬부근에 떨어져 원자탄의 몇억조배에 달하는 위력으로 지구의 모든것을 훼멸시키였지요. 그때 공룡같은 거대한 동물도 다 무리죽음을 당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리철학국장은 천우박사의 회보를 듣고 이게 무슨 밤중에 홍두깨 내밀듯이 별이 떨어질가봐 근심하는가 하는 태도였어요. “난 또 무슨 일이라구? 지진이 나는가 하였더니 혜성이 날아오는걸 가지고 놀랄게 뭐요? 까딱 말을 내지 내지 마오. 국가에서는 며칠전에 벌써 허성박사가 한 회보를 전달해듣고 혼란이 일어날가봐 혜성소식을 봉쇄하라고 하였소. 황차 혜성의 궤도를 측정해보면 지금 지구와 충돌할 위험이 1프로밖에 없지 않고 뭐요. 그러니 천문학연구경비를 더 주려니 마오. 다른 정황이 있으면 그때에 가보기요.” 그 말에 실망한 천우박사는 “그래도 조치를 사전에 대야 될게 아닌가요?”하고 바투들이댔어요. 그러자 리국장은 안경알을 춰올리면서 이렇게 성을 냈어요. “박천우박사, 이건 국가의 결정이요. 박사보다 우리가 아래우정황을 더 잘 아오. 우리는 국가의 지시대로 해야 하오.” 아빠는 정부청사에서 나와서 아들 무빈이를 보고 이렇게 말하였어요. “경제가 락후한 이 나라에서는 천문학연구가 안된다. 저런 중대한 회보를 하여도 천문학연구경비를 더 타내오자고 그러는가고 근본 응대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린 무빈이는 이렇게 말하였어요. “아빠, 그래도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정부를 설득하여 대책을 대야 할게 아닌가요? 지금 혜성은 소리속도보다 90배나 빠른 속도로 지구쪽으로 날아오고있는데 시간을 쟁취하여야 하지요.” 아빠 천우박사는 너무너무 실망한것 같았어요. “쓸데없다. 그런 정부에 가서 말하는건 소 귀에 경읽기와 같다. 황차 지금 혜성이 비행하는 궤도를 보면 가능하게 지구에서 몇백킬로메터 상공으로 날아지나갈지도 모른다.” 아빠도 자포자기하고 요행을 바라면서 지구가 될대로 되라고 맥을 버렸어요. 지구를 구하기 위하여 어린 무빈이는 큰 마음을 먹었어요. 이튿날, 무빈이는 학교이고 뭐고 다 걷어치우고 아빠와 엄마 몰래 정부청사로 종주먹을 쥐고 뛰여갔어요. 문지기가 “서랏! 여긴 어린애들이 들어가는데 아니야. 이 애는 학교에 가지 않고 웬 일이냐?” 하고 말하면서 무빈의 앞을 가로막았어요. “아니, 아저씨, 우주지진국의 리국장을 만나 긴히 여쭐 말씀이 있어 그러는데 들어가게 해주세요. 시간이 바쁜데 좀 앞길을 막지 마세요.” 그러자 문지기는 코방귀를 흥 하고 뀌였어요. “요 죄꼬만 애숭이말을 누가 듣는다고 그래? 썩 가지 못하겠느냐?” 그러나 무빈이는 문지기의 겨드랑이사이로 쑝 빠져 정부청사에 들어가 지진국사무실로 곧게 찾아갔어요. 노크하고 들어가니 리국장은 신문을 뒤적이다가 매부리코를 쓰다듬으면서 피끗 무빈이를 내려다보았어요. “너는 왜 왔니?” 그러자 무빈이는 제법 어른스레 쏘파에 가서 앉으면서 이렇게 징중하게 말하였어요. “리국장선생님, 어제 우리 아빠가 찾아와서 말하였지만 혜성이 지구를 충돌하는 날에는 지구가 박산이 납니다. 빨리 대책을 대야 합니다.” “흥, 그건 너 애들이 삐칠 일이 아니다. 어서 학교에 가서 공부나 해라. ” 리국장은 시끄럽다는듯이 신문으로 얼굴을 막고 신문을 보았어요. 그러건 말건 무빈이는 자기 말을 해내려갔어요. “리국장도 알겠지만 100메터 크기의 혜성이 지구를 충돌하는 날에는 원자탄의 몇억배되는 힘으로 폭발하게 되지요. 그러면 온 지구의 동물이고 생물이고 훼멸될 가능성이 많지요.” “그건 너보다 우리 우주지진국의 어른들이 더 잘 안다. 괜히 떠들지 말고 학교에 가라. ” 그러나 무빈의 설교는 계속되였어요. “6500만년전에 큰 혜성이 아메리카중부 메히꼬에 떨어져 지구륙지의 모든 생물이 멸종하고 바다밑과 하늘의 생물만이 생존한걸 잊어서는 안되지요.” 리국장은 아예 응대도 하지 않았어요. 그러자 조급해난 무빈이는 리국장이 보는 신문을 쥐여당기면서 설교를 들이댔어요. “리국장께서는 씨비리에 운석이 떨어진 사실을 잊으셨나요. 1908년에 커다란 운석이 씨비리에 떨어져 제주도만큼한 땅덩어리우의 살림이 훼멸되고 동물과 식물이 몽땅 타죽어버린것을 말이예요.” 리국장은 전화를 들더니 이렇게 꽥꽥 고함쳤어요. “허비서, 당장 이 죄꼬만 새끼를 쫓아내오. 시끄러워 죽겠소!” 리국장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뚱뚱하게 생긴 녀비서가 뛰여들어오더니 무빈이의 뻘쭉한 당나귀귀를 마구 쥐여당기면서 리국장사무실에서 끌어냈어요. 뒤늦게 쫓아온 문지기도 201층 복도에까지 쫓아올라와 무빈이를 마구 끌고 나갔어요. 이렇게 되여 무빈이는 더는 정부청사에 들어가 리국장에게 충고를 해줄수 없게 되였어요.                          3 집에 돌아온 무빈이는 생각하면 할수록 지구가 혜성의 충격을 받아 훼멸될것만 같아 속이 탔어요. 그러면 무빈의 학교도 집도 별장도 다 무너지고 코끼리며 호랑이며 사슴이며 공작새들이 사는 동물원도 몽땅 재더미가 되지 않겠어요. 더구나 자기와 아빠, 엄마마저 몽땅 타죽게 될게 아니겠어요. 그는 속이 답답하여 서호랑 최성이랑 함께 뽈을 차려고 찾아갔어요. 그런데 서호는 원격조종기로 노는 직승비행기를 가지고 놀면서 뽈을 찰념을 하지 않았어요. 고 놈의 직승비행기가 책상만큼밖에 안되여도 서호가 보조개가 옴폭 패일 정도로 입을 꼭 다물고 원격조종기를 꼭꼭 누르기만 하면 하늘에서 쌩쌩 날아다니기도 하고 땅에 살짝 내리기도 하였어요. 그때 무빈이는 기발한 생각이 피뜩 떠올랐어요. “옳지, 조 놈의 직승비행기에다 록음기와 확성기를 달아매여 날게 하면 어떨가?” 무릎을 탁 치고 일어선 무빈이는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와 아빠가 천문대에 나간 틈을 타서 록음기에 대고 뭐라고 챙챙하게 록음하였어요. 점심에 아빠가 돌아오자 무빈이는 직승비행기를 사달라고 졸라댔어요. 그러자 아빠는 “얘야, 그걸 사서 뭘 하겠느냐?” 하고 심드렁한 태도를 취하였어요. 무빈이는 아빠 손을 잡고 몸을 배배 탈면서 지청구를 들이댔어요. “아빠, 서호랑은 다 직승비행기를 가지고 노는데 나도 갖고 놀고싶어요. 사주세요, 녜?” 아빠가 그래도 응낙이 없자 무빈이는 이번에는 엄마목을 끌어안고 응석을 부렸어요. “엄마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에게 직승비행기를 사주지요 예?” 엄마 다혜박사는 무빈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천우박사와 웃는 눈길을 마주쳤어요. “엄마 사준다. 야- 좋아라.” 아빠도 시무룩이 웃었어요. “아빠도 사준다. 야-호!” 그리하여 무빈이는 아빠가 밤에도 천문대에 나간 틈을 타서 원격조종직승비행기에 록음기와 확성기를 매달았어요. 그다음 원격조종직승비행기를 밖에 가지고 나가서 원격조종기를 꼭꼭 눌렀어요. 이윽고 원격조종직승비행기는 서울의 밤하늘을 날면서 록음방송을 하기 시작하였어요. “여러분, 여기는 우주지진꼬마방송국입니다. 긴급소식입니다. 지금 3519MN혜성이 소리속도의 90배 속도로 우리 지구와 달쪽으로 날아오고있습니다. 혜성이 지구와 부딪치는 날에는 우리 지구는 훼멸성적인 타격을 받게 됩니다. 지구상의 모든 건물과 살림은 물론 모든 동물과 생물은 멸종할 위험이 있습니다. 인류문명은 훼멸의 위기를 겪게 되였습니다.” 그 소식을 듣자 길을 가던 사람들은 얼굴이 새까매나면서 밤하늘을 쳐다보았어요. 자그마한 직승비행기가 날아다니면서 계속 방송을 하고있었어요. “우리는 한시급히 아름다운 지구를 보위하는 긴급전투를 벌려야 합니다. 40억년의 력사를 가진 아름다운 지구는 그간 재난도 어러번 당하였습니다. 9억년전에 지구는 큰 행성과 부딪쳐 모든 생물이 멸종하였댔습니다. 4억년전에는 온 지구가 얼음덩이로 얼어붙어 재생하였던 생물이 몽땅 훼멸되였댔습니다. 바다물속으로부터 다시 재생한 생물은 공룡과 같은 괴물을 비롯한 숱한 생물을 재생시켰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인차 어린애의 록음말소리를 듣고 곧이듣지 않았어요. “어린애가 뭘 안다고 저런다오?” 한 아낙네의 말에 나그네인듯한 남성이 대꾸하였어요. “그러게 말이요. 근심할게 있소? 하늘이 무너지고 지구가 폭발하면 다른 사람들이 죽을 때 같이 죽으면 되지. 빨리 집에 가서 텔레비죤드라마나 보기요.” 그러나 “우주지진꼬마방송국” 무빈의 방송은 계속되였어요. “6500만년전에 커다란 운석이 소리속도보다 90배 빠른 속도로 지구를 향해 날아왔댔습니다. 운석이 대기층에 들어선후 공기와 마찰이 생기면서 온도가 급속히 올라갔고 태양빛보다 더 밝은 빛을 발산하였습니다. 운석은 중앙아메리카 메히꼬부근에서 떨어졌습니다. 폭발 당시 산생된 에네르기는 전 세계의 모든 핵폭탄이 폭발할 때 산생되는 에네르기의 수천배에 달하였습니다. 하늘땅을 진감하는 폭발음은 인차 폭풍과 거대한 에네르기를 산생시켰습니다. 운석이 충격한 중심부위의 온도는 태양온도의 2배를 초과하였고 거대한 폭풍은 바다를 건너 륙지의 구석구석에 남김없이 퍼져나갔습니다. 그때 공룡들은 영문을 몰라 사처로 뛰여다녔습니다. 운석은 폭발의 충격에 의해 삽시간에 증발하여버렸습니다. 폭발충격에 의해 산생된 열량은 화재를 일으켜 지구상의 수많은 삼림들이 재더미로 되였고 대기층에 산소결핍현상이 생기면서 공룡들이고 모든 동물들이 죽게 되였습니다. 폭발의 충격에 의한 열량으로 하여 많은 바다물마저 증발되였습니다. 이런 증발물은 먼지와 함께 대기층에 이르러 지구전체를 가리웠댔습니다. 대량의 먼지와 천연기체, 각종 방사성원소들이 지구 곳곳에 흩어졌습니다. 지구를 덮고있던 먼지와 기체는 태양광선을 차단한채 반년동안이나 해를 가리우고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지구온도가 급격히 내려가면서 령하 30도의 엄한속에서 지구는 점차 얼음으로 뒤덮였습니다. 그리하여 식물이 얼어죽고 공룡을 비롯한 동물들도 얼어죽게 되였습니다. 우리 지구의 날개가 달린 공룡만이 살아남아 지금의 새들로 진화하였을뿐입니다.” 처음에는 모두 애들이 하는 장난이라고 듣지 않다가 어찌나 그럴듯하게 말하는지 점차 길가던 사람들의 발목을 잡았어요. 사람들은 그 원격조종직승비행기가 하늘을 빙빙 돌면서 하는 방송에 점차 귀를 기울이게 되였어요. “우리는 아래와 같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1908년 6월 30일 씨비리에 커다란 운석이 떨어져 제주도만큼 큰 삼림이 충격파와 불에 훼멸되였고 숱한 동물과 식물이 다 불타죽고말았습니다. 2001년 1월 2일 소행성이 지구를 습격해올 때 미국에서 핵로케트를 발사해 격추하였기때문에 우리 지구인들은 가능하게 륙지에서 일어날번한 재난을 모면하였댔습니다. 2002년에는 2002MN혜성이 지구와 충돌할 위험궤도에 들어섰댔습니다.” 하늘에서 무빈의 록음말소리가 울리는것을 듣고 제일 바빠난것은 무빈의 아빠 천우박사와 엄마 다혜박사였어요. “아니, 저 자식이 미치지 않았어?” 아빠 천우박사의 말에 엄마 다혜박사는 이렇게 근심에 싸였어요. “저 애가 저렇게 록음방송을 하면 우리가 시켰는가고 하지 않겠어요?” “글쎄 말이요. 보라니깐, 저 애에게 직승비행기를 사다주더니 큰 경을 치지 않았는가구.” “가서 당장 직승비행기를 빼앗아내고 록음방송을 중지시키자요.” 그들은 자가용승용차를 몰고 광화문앞 광장으로 달려갔어요. 무빈이는 숱한 사람들이 하늘의 직승비행기를 쳐다보면서 방송을 듣는것을 보면서 가로수뒤에 숨어서 한창 신이 나서 이발이 빠진 입이 함박만해 직승비행기를 원격조종하고있었어요. “이 놈새끼, 직승비행기를 내리워라!” 난데없이 아빠와 엄마가 불쑥 나타나 무빈의 손에서 원격조종기를 빼앗았어요. 엄마는 무빈의 엉뎅이를 쨕쨕 때렸어요. “요 놈새끼야, 어쨰 이렇게 애를 먹이는거냐?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는거냐?” 그러나 무빈이는 두손으로 눈물을 닦으면서도 게두덜거렸어요. “지구를 보위하려면 이렇게라도 혜성이 지구를 충돌하는 위험성을 선전해야 해요.” 그러나 아빠는 땅에 곤두박질하다싶이 한 직승비행기를 자가용승용차에 싣고나서 이렇게 말하였어요. “야, 이건 너같은 애들이 할 일이 아니다. 누가 코흘리개들의 말을 곧이 듣는다고 그러느냐?” 다혜박사는 땅바닥에 앉아 발버둥질치면서 엉엉 우는 무빈이를 억지로 자가용승용차에 싣고 꼭 껴안았어요. 그녀는 속으로 엉뚱한 아들 무빈이가 기특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였어요.                    4 숱한 사람들은 코흘리개 록음소리지만도 술렁거리기 시작하였어요. “정말 혜성이 지구에 날아와서 부딪치는 날에는 큰일이요.” 그러나 요행을 바라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아무리 그래도 애들이 말하는것처럼 하늘이 무너지고 지구가 혜성과 부딪쳐 폭발하겠소?” 그러나 무빈이는 놀음감원격조종직승비행기를 쓰지 못하자 집에 있을 때나 학교로 갈 때나 어떻게 혜성이 지구와 달 사이로 날아오는가는것을 알리겠는가고 량미간을 쪼프리고 속궁리하였어요. 그는 집에 들어가기도 싫고 아빠가 일하는 천문대에 가기도 싫었어요. 그래서 인터넷바에 들어갔어요. 그는 코를 풀럭거리면서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을 여는 순간 무릎을 탁 쳤어요. “옳지, 인터넷사이트에 지구쪽으로 날아오는 혜성소식을 실어야 하지. 그러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이 어마어마한 긴급소식을 보게 될것이고 내가 올린것도 모르고 어른 천문가가 올렸는가고 믿을것이 아니겠는가! 그럼 그렇지! 야-호!” 무빈이는 인차 인터넷사이트에 어제밤에 방송한 내용을 실은외에도 지구와 혜성의 충돌위험성을 타자해 사이트에 올렸어요. 사람들은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어제 하늘에서 괴상한 원격조종비행기에서 나던 록음내용외에도 지구와 꼬리달린 혜성사진과 함께 사이트에 쓴 다음과 같은 내용도 볼수 있었어요. “2001년에 미국에서 지구쪽으로 다가오는 작은 혜성을 로케트로 쏘아떨군 뒤를 이어 2002년에 2002MN혜성이 지구와 충돌할 위험궤도에 들어섰댔습니다. 그때 미국천문학가들이 하브망원경으로 이 긴급한 정황을 발견하고 인차 클린톤대통령에게 정황을 회보하였습니다. 그때 당시 클린톤대통령은 며칠 더 관찰해보고 만약 혜성이 확실히 지구에 부딪힐 위험성이 있다면 핵로케트를 쏘아 그 작은 혜성을 떨구자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세밀한 관찰에 의하여 그 혜성과 지구가 부딪칠 위험이 적다는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과연 약 열흘후에 그 혜성은 태평양 200킬로메터 상공을 스쳐지나갔댔습니다. 만약 그 혜성이 지구와 부딪치는 날에는 지구가 엉망진창이 되였을것입니다. 여러분, 지금 직경이 2킬로메터나 되는 혜성이 화성을 지나 지구쪽을 소리속도의 90배 속도로 날아오고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마땅히 이 혜성의 위해성을 알고 대책을 대야 합니다. 그러나 국가의 우주지진국에서는 사회혼란이 조성될수 있다면서 백성들의 눈을 가랑잎으로 가리우고 아옹할 예산을 하고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내용을 인터넷사이트에서 보고 뒤숭숭하여졌어요. 한입 건너 두입 건너 온 지구촌에 소문이 퍼지자 사람들은 더는 농사를 짓기 싶지 않았고 공장과 학교는 문을 닫아걸었어요. 오래지 않으면 지구가 혜성과 부딪혀 폭발하여 다 죽겠는데 나가 아글타글 일할게 없다고 하였어요. 키꺽다리 서호랑은 난쟁이 최성이와 함께 날마다 학교에 가지 않고 원격직승비행기를 가지고 놀았어요. 부자들은 재산이 아까와 밸이 끊어질듯하였고 앞다퉈 처리하고 자가용우주비행선을 타고 먼 달나라로 달아났어요. 적지 않은 사람들은 향수에 물젖어 날마다 술이나 먹고 흥타령을 불렀어요. 음식점은 물론 노래방과 안마원은 날마다 살았을 때 향수하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어요. 또 일부 사람들은 우주지진국에 전화로 혜성에 관한 정황을 문의하였고 텔레비죤에서 정확한 정황을 방송할것을 요구하기도 하였어요. 또 적지 않은 사람들은 절망에 빠져 밤하늘의 별무리들속에서 어느 별이 지구쪽으로 날아오는가고 멍하니 바라보면서 땅이 꺼지게 한숨을 내쉬기만 하였어요. 지어 어떤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신경이 잘못 되였고 정신이 나간 사람들도 적지 않았으며 절도, 살인과 강간 등 악성사건이 련속 부절히 발생하였어요. 그러자 바빠맞은것은 제일 먼저 우주지진국이였어요. 리국장을 비롯한 우주관계자들은 이런 소문을 퍼뜨린것은 전적으로 천우박사부자간이 한짓이라고 추측하였어요. 그들은 천우박사를 불러들여 사건경위를 조사하기 시작하였어요. 리철학국장은 노기등등하여 안경알밑의 소눈깔 같은 눈알이 다 빠져나올듯이 천우박사를 쏘아보면서 훈계하였어요. “천우선생은 왜 무조직 무규률이요? 내가 뭐라고 합데? 절대 경솔히 소문을 내지 말라고 하였는데 그 집 아새끼가 록음방송을 하고 인터넷사이트에 소문을 퍼뜨리는 바람에 온 사회를 혼란에 빠뜨렸단 말이요. 꼭 당신이 시킨게요.” 아빠는 너무너무 억울하였어요. “난 무빈이를 시킨적이 없습니다.” “아니요. 꼭 시켰소. 당신은 지구촌사회를 혼란에 빠뜨렸기때문에 행정적, 형사적 책임을 져야 한단 말이요.” 그러자 천우박사도 양보하지 않았어요. “리국장, 그건 절대 내가 한짓이 아닙니다.” “이 동무가 로실하지 못하구만. 여길 보오.” 리국장은 텔레비죤을 켜고 비디오테프 하나를 꺼내 띠웠어요. 그러자 화면에 원격조종직승비행기가 보였고 거기에서 울려나오는 무빈의 목소리가 들리였으며 천우박사가 원격조종직승비행기를 자가용승용차에 싣고 다혜박사가 무빈이를 데리고 차에 앉아 떠나가는 장면이 나타나는것이였어요. “그래도 승인하지 않겠소?” “아닙니다. 그건…” “닥치오!” 리철학국장은 사무상을 탁 쳤어요. 그 바람에 사무상우의 차잔이 땅바닥에 짤라당 떨어져 박산났어요. “그래도 아니라고? 물증이 있는데도 아니라고? 승인하고 하지 않는것은 당신의 태도에 달린것이요. 그러나 이 사건이 이미 온 사회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았으니 당신은 천문대사업터에서 일하지 못하오. 철직이요. 그리고 우리는 사법기관에 사회를 혼란시킨 죄로 당신부부를 소송하겠소.” 천우박사는 더 말해도 소용없자 우주지진국에서 나와버렸어요. 그렇다고 자기가 하지 못한 일을 한 아들을 물어먹을수도 없었어요. 집으로 돌아오자 다혜박사가 한창 무빈이를 회초리로 종아리를 치면서 심문하고있었어요. “다시 그러겠니? 네가 중뿔나게 그런짓을 하였기에 큰 경을 치르게 되였다. 아이고, 이 놈아!” 그러나 무빈이는 뜨러운 눈물방울을 똑똑 떨구면서도 안 그러겠다는 말은 하지도 않았어요. 그러자 아빠가 말리였어요. “그만두오. 온 사회가 이 일을 알게 한건 오히려 잘된 일이요. 우리 어른들이 감히 못하는 일을 우리 무빈이가 해냈단 말이요. 이젠 어떻게 이 일을 수습하는가 구경만 하면 되오.” 천우박사는 다혜박사의 손에서 회초리를 빼앗아버리고나서 무빈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것이였어요. 천우박사의 말이 맞아떨어졌어요. 적와대에서는 사회가 혼란한 원인을 인차 알아내였어요. 김성대통령께서는 사태의 엄중성을 느끼고 인차 리철학국장을 불러 구체정황을 조사하였어요. 그러자 리국장은 그간 정황을 회보하고나서 아주 자랑스레 이렇게 덧붙였어요. “우리는 즉시 이렇게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 천우박사를 철직시키고 감옥에 처넣으라고 사법기관에 소송하였습니다.” 리국장은 김대통령이 자기 처사를 대단히 칭찬하리라고 생각하였어요. 그러나 대통령은 노기등등해 고래고래 고함쳤어요. “철직받아야 할 사람은 천우박사가 아니라 리국장, 당신이요. 이런 긴급한 사건이 발생하기전에 지구쪽으로 날아오는 혜성의 정황을 정부에 알리고 대책을 강구하여야 하였소. 그러나 당신은 국장으로서 그걸 솜으로 불을 싸듯이 덮어감추려고 하다니? 참, 내가 눈이 멀었지. 무빈이같이 죄꼬만 애들보다도 우둔한 당신같은 사람을 국장으로 임명하다니!” 그 말에 리국장은 머리를 무릎우에 떨어뜨릴 지경이였어요. 그저 욕이나 하려니 하였는데 그에 그치지 않았어요. 김성대통령의 목소리가 적와대에 쩌렁쩌렁 울려퍼졌어요. “비서실장, 당장 저 리철학국장을 철직시키고 사법부문에 고소하여 저자의 실직행위를 법에 따라 호되게 다스리도록 하시오. 대신 천우박사부자를 각각 국장과 부국장으로 임명하고 이 긴급사태에 대처할 대책을 구하도록 하시오.” “예이-” 리국장이 머리를 툭 떨구고 나간후 김성대통령은 즉시 비서실장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천우박사네 집으로 달려가 천우박사부자를 만났어요. 김대통령은 량손으로 천우박사와 무빈의 손을 꼭 잡고 이렇게 말하였어요. “그간 수고가 많았습니다. 이렇게 중대한 정황을 알려주어 정말 고맙습니다. 리국장을 이미 철직하였소. 대신 당신들 부자가 국장과 부국장을 맡아 위기에 처한 지구촌을 구해주시오. 필요한 인력과 물자는 정부에서 몽땅 대줄테니깐 근심하지 말고 요구하십시오.” “고맙습니다. 무빈이가 저의 아들이라고 말하는게 아니라 소학교학생이지만 우주지식이 저만 못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직 나이가 어린 소학생이고 정식학위도 가지지 못하였기에 부국장을 시키지 말고 그저 과외로 저를 도와 혜성을 관찰하면 될것 같습니다. 자칫하면 또 기자들이 우리 부자들을 두고 물의를 일으킬가봐 걱정됩니다.” 그러자 김성대통령도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것도 그렇구만. 이 큰 사업을 하려면 학술계의 인정을 받아야지요. 이번 일만 하여도 우주학술계의 인정을 받을 좋은 론문을 써낸게 아니겠습니까? 이만큼 훌륭한 박사론문이 어데 있겠습니까? 그럼 서울대학교 유관 박사생도사들을 초청하여 인차 혜성과 지구충돌에 관한 론문답변을 하고 박사학위를 주도록 하십시오.” 그러자 무빈이는 이발 빠진 입이 함박만해서 어쩔줄 몰라하였어요. “대통령께 감사를 드려라.” “김대통령님, 고맙습니다.” 무빈이가 절을 올리자 김대통령께서는 아주 정중하게 무빈의 죄꼬만 손을 잡아흔들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박부국장, 아빠 천우국장을 도와 꼭 이번 혜성을 깨버리고 지구를 지켜달라. 부탁드린다.” 천우박사와 무빈이는 대통령께 머리를 조아렸어요.                       5 이튿날 리철학박사는 자가용우주비행선을 타고 달나라로 달아났어요. 그는 인차 달나라에 가서 혜성충돌로부터 달나라를 보위할 계획을 대통령에게 드렸어요. 그리하여 그는 달나라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달나라의 우주항천사령부 총사령을 맡게 되였어요. 그 소식을 들은후 아빠와 엄마 그리고 무빈이는 한시름을 턱 놓았어요. 박천우국장과 박무빈국장이 서울에서 지구촌의 과학가들을 불러 련 10여일동안에 “소행성의 충격을 피면하고 지구를 보위할데 관한 학술토론회”를 다섯번이나 열었지요. 로씨야의 한 과학가는 “태양우산”을 로케트에 실어 소행성에 올려보내 고정시키고 태양의 빛에네르기를 빌어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게 하는 방법으로 소행성이 지구를 충격하지 못하게 막아보자고도 건의하였지요. 한국의 허주박사는 로케트로 원자력발동기를 실어 소행성에 올려보내 고정시키고 점화해 소행성이 지구를 충격하지 못하도록 궤도를 바꿔보자고 건의하였지요. 중국의 과학가 장국승박사는 원자탄으로 소행성을 폭파해버리자고 하였지요. 그러자 적지 않은 과학가들은 큰 소행성을 폭파하여 수천개의 소행성이 지구를 충격하게 하여도 마찬가지로 지구의 인류문명이고 뭐고 몽땅 훼멸하게 된다면서 안된다고 하였어요. 미국의 과학가들은 소행성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대형원자탄을 수십차 폭발시켜 그 방사선충격파로 소행성을 지구충격궤도에서 벗어나게 하여 한차례 소행성의 지구충격피해를 피면하게 하자고 건의하였지요. 나중에 박천우국장과 토론한후 무빈부국장은 버릇처럼 손수건으로 코를 쓱 닦은후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어요. “여러 과학자들의 의견을 한마디로 종합하면 두가지 방법입니다. 한가지 방법은 소행성의 궤도를 바꿔 소행성이 지구를 충돌하는것을 피면시키자는것입니다. 다른 한가지 방법은 소행성을 폭파해 없애버리자는것입니다. 우선 우리는 첫번째 방법을 대봅시다.” 그러자 과학가들은 그 의견에 동의하였어요. 그러나 한 과학가는 이런 질문을 하였어요. “그런데 무빈국장, 소행성은 2000메터나 되는데 우리가 어떻게 궤도를 바꾸게 하겠습니까?” 그러자 무빈국장은 결단성있게 대답하였어요. “소행성에 날개를 달아 소행성의 궤도를 바꿔봅시다.” 그러자 과학가들은 머리를 가로저으면서 떠들썩하였어요. 무빈국장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어요. “지구를 구하는 일은 우리 우주지진국만의 일이 아니예요. 우리는 반드시 핵항천부의 도움을 받아야 하겠어요. 핵발동기에 커다란 날개를 달아 소행성의 비행궤도를 바꿔야 하겠어요.” 그리하여 우주지진국과 핵항천부 과학가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였어요. 이제 우주지진국의 요구에 따라 다혜부장이 맡은 핵항천부에서 일할 차례가 되였어요. 다혜부장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어요. “우주지진국의 방안은 성립될수 있어요. 그러나 핵발동기날개를 혜성에 안전하고도 단단히 고정시키려면 우주비행원들이 소혜성에 올라가서 구멍을 뚫고 핵발동기날개를 고정시켜야 해요.” 그러자 천우박사가 주먹코를 만지면서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였어요. “그런데 혜성은 태양계에 들어선후 태양빛을 받기만 하면 몇백도씩 뜨거워지지요. 우리는 혜성이 달빛을 받지 않는 틈을 타서 그늘이 진 곳에 그엉을 뜷고 핵발동기날개의 발을 혜성에 고정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자그마한 혜성이 천천히 자전하기에 해빛을 받지 않는 시간이 약 반시간밖에 안됩니다. 이 짧은 시간내에 임무를 완수하자면 우리는 이번 3519MN혜성이 무슨 물체로 생겼는가부터 알아내야 합니다. ” 그리하여 먼저 무빈부국장이 나섰어요. “제가 직접 화성부근에 가서 혜성을 관찰하여 그 내부구조를 알아내겠어요.” 그러자 다혜박사가 막아나섰어요. “안된다. 넌 항천경험이 없고 지질탐사경험이 없어 안된다.” 그러자 천우박사가 나섰어요. “내가 화성부근에 가서 그 혜성의 구조를 알아내겠소. 그사이 김성대통령에 청시하고 즉시 삼성제조업체에 고온상태에서도 녹지 않을 재료로 핵발동기날개를 제조하게 하오.” 천우박사는 다혜박사에게 주먹코를 돌리더니 이렇게 귀속말을 하였어요. “만일을 대비해 혜성을 폭파할 핵로케트를 잘 점검하도록 하오.” 우주지진국과 핵항천부의 방안을 김성대통령이 동의하였어요. 이튿날 천우박사는 허주박사와 함께 핵항천부에 가서 생사를 기약할수 없는 우주비행선에 올랐어요. 씽- 핵우주비행선은 천우박사 그리고 조수 리정박사와 허주박사를 싣고 밤하늘로 날아올랐어요. 다혜박사와 무빈부국장은 날마다 별들이 깜빡이는 밤하늘을 쳐다보면서 시뻘건 뱀같은 꼬리를 달고 지구쪽으로 날아오는 혜성에 눈뿌리를 박고 태산같은 근심에 싸였어요. 며칠후 3519MN혜성과 가까이 접근한 천우박사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3519MN혜성은 광물질로 형성된것이요. 날개를 달아 궤도를 바꾸지 않으면 폭발하는수밖에 없소. 혜성이 이미 화성을 지나 지구와 달쪽으로 날아가고있으니 한시급히 굴진기와 고정나사, 핵발동기날개를 우주비행선에 실어 올려보내오.” 그러자 무빈이는 눈물이 글썽한 눈으로 컴퓨터형광막에 나타난 아빠를 보면서 울먹거리며 말하였어요. “아빠, 돌아오세요.” 그러자 천우박사는 이렇게 말하였어요. “그럴 새 없다. 우리가 지구에 갔다가 다시 핵발동기날개를 싣고 오려면 늦어진다. 근심하지 말아라. 모든게 잘될거다.”                             6 핵항천부 부장 다혜박사의 명령에 따라 우주비행원 10여명과 핵발동기날개 등을 실은 우주비행선이 하늘로 씽- 날아올랐어요. 며칠후 석철송박사 등 우주비행원들과 핵발동기날개를 실은 우주비행선이 천우박사가 탄 우주비행선과 태공에서 만났어요. 그들은 천우박사의 명령에 따라 함께 혜성쪽으로 날아갔어요. 또 며칠이 지나 그들은 혜성에서 약 50킬로메터 떨어진 태공에까지 접근하여갔어요. 먼저 천우박사 등이 탄 우주비행선이 천천히 해를 등진 혜성뒤면을 접근하였어요. 그들은 지구와 각도가 맞지 않게 핵발동기날개를 달아야 하였어요. 이때 리정박사는 천우국장에게 “아예 리철학국장이 달아난 달나라에 혜성이 날아가게 방향을 조절해놓으면 어떻습니까?”라고 하였어요. 그러자 허주박사도 찬동해나섰어요. “옳습니다. 달나라놈들이 언제든지 우리 지구촌에 앙심을 품고 에네르기와 자원 략탈전쟁을 할것입니다. 그들은 우리가 헬리움을 비롯한 새 에네르기를 달라고 하니 거절하고서도 우리에게서 식료품을 빼앗아가려고 마음을 먹은지 오래지 않고 뭐예요.” 후에 온 우주비행원들도 찬동해나섰어요. “이번 기회에 달나라악종들을 멸종시킵시다.” 그러나 천우국장은 반대하였어요. “그렇게 할수 없소. 지구촌사람이나 달나라사람들이나 모두 살람들이요. 우리는 지구를 보위하여야 할뿐만아니라 지구의 후방이나 다름없는 달도 보위하여야 하오.” 천우국장은 아주 착한 표정을 지은채 우주비행원들을 둘러보면서 뒤말을 이었어요. “자, 시간이 없소. 혜성이 지구와 달에 다 부딪치지 말게 각도를 확정한후 날개를 고정시킬 구멍을 뚫기요.” 그러자 다른 사람들은 의견이 있으면서도 군소리를 더하지 못하였어요. 그들은 지구각도를 관찰하고 날개방향을 확정한후 굴진기로 구멍을 뚫기 시작하였어요. 천우박사 등의 지능우주복에서는 김이 피여오르고 우주비행선에서는 경보신호가 띡띡 울렸으며 열기가 확확 뿜기는 광석에서는 연기가 피여오르기 시작하였어요. “국장님, 우리가 할테니까 들어가세요.” 그러나 천우박사는 주먹코를 벌름거리면서 “아니요. 이 광물질을 기념으로 가지고 가서 지구촌에서 이다음 지구에 날아오는 혜성을 대처할 방도를 연구할 때 쓰게 해야 하겠소.” 하고 말하면서 굴진기로 계속 광석바닥에 구멍을 뚫었어요. 그런데 어느덧 반시간이 거의 되여 해빛이 희미하게 비껴들자 혜성광석바닥에서 김인지 연기인지 피여오르기 시작하였어요. “이젠 우주비행선에 올라가 문만 열고 서서 구멍을 뚫기요. 빨리 해제껴야 하오. 어떻게 다시 해빛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려 다시 뚫겠소?” 모두들 우주비행선에 올라서서 화로불속에서 일하는것처럼 땀을 뚝뚝 떨구면서도 재빨리 끝내 구멍을 다 뚫었어요. 천우박사는 주먹코를 주먹으로 쓱 씻더니 “빨리 핵발동기날개를 다시오.” 하고 긴급명령을 내렸어요. 저쪽 우주비행선에서 기중기로 핵발동기날개를 부리웠어요. 처음에 내려진 날개는 극상해야 한 5메터밖에 안되는것 같았지만 접은 날개를 쭉쭉 펴자 50메터는 실히 될것 같았어요. 덩실하게 높이 솟은 은빛쇠기둥에 은빛핵발동기날개가 달린것이 장관이였어요. 이때 해빛이 혜성에 비껴들기 시작하였어요. “핵발동기를 작동해 날개를 돌리시오. 우주비행선문을 닫고 태공에 날아들 오릅시다!” “옛!” 우주비행선은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핵발동기날개는 바람개비처럼 윙윙 돌기 시작하였어요. 저것이 뭐예요. 핵발동기날개가 얼마간 돌아가자 연기가 피여오르는 혜성이 글쎄 자전을 멈추기 시작하였어요. 다시 천우박사가 원격조종기로 방향을 조절하자 혜성은 조금 방향을 돌리기 시작하였어요. 지구촌천문대에서 이 정경을 컴퓨터에서 보던 다혜박사와 무빈부국장은 “야- 호!” 하고 환성을 질렀어요. “아빠! 이젠 돌아오세요.” “그래, 이젠 시름놓고 지구로 돌아가도 되겠다. 지구촌에서 다시 만나자.” 천우박사는 우주비행선조종사들에게 명령을 내렸어요. “우주비행선들은 지구로 향해 출발!” “예잇!” 우주비행선들은 지구를 향해 날아갔어요.                      7 무빈이는 서호랑 성주랑 같이 천문대관측소에서 밤하늘에서 시뻘건 꼬리를 금발처럼 흩날리면서 이쪽으로 날고있는 혜성을 구경하면서 혜성의 궤도를 측정하고있었어요. 엄마 다혜박사는 시름놓고 남편 천우박사가 돌아오기를 손꼽아기다렸어요. 천우박사랑 탄 우주비행선이 지구와 달사이로 다가왔을 때였어요. 갑자기 하늘에 비행접시가 여섯대나 나타났어요. 그 비행접시들은 두 우주비행선에 세대씩 달려들어 맹공격을 가하여왔어요. “너희들은 누구냐?” 천우국장이 묻자 비행접시에서는 태공이 쩌렁쩌렁 울리게 고함치는것이였어요. “우린 달나라 리철학총사령이 보낸 신병들이다. 우린 진작 너희들의 행동을 주시해보아왔다. 핵발동기날개를 돌려 혜성이 우리 달나라에 부딪치게 하려고 한 너희들의 죄악적목적도 다 알고있다. 나쁜 놈들, 어서 우주의 귀신이 돼라!” “뭐? 리철학국장이 보낸 달나라군사들인가? 내 말 좀 듣소. 우리를 절대 오해하지 마시오. 우린 지구촌도 달나라도 충격하지 않게 방향을 조절해놓았소.” “헛소리를 하지 말앗! 저 밤하늘을 보라. 혜성이 지금 꼬리를 끌고 우리 달나라로 날아오고있다.” 천우박사가 밤하늘의 혜성을 바라보니 확실히 달쪽으로 날아가는것 같았어요. “이럴수 없어! 착각이야! 오해하지 말라!” 리국장이 머리를 가로젓자 저쪽 비행접시에서 쌍욕이 쏟아졌어요. “개소리! 누구를 속여! 우린 네 놈들이 혜성우에서 음모를 꾸미는 소릴 다 들었다.” “네 놈이 우리 리총사령을 물어먹고 국장자리를 차지하고서도 살아서 지구로 돌아갈것 같은가!” 사전에 달나라놈들을 경계하지도 않은 천우박사랑 속수무책이였어요. 씽- 유도탄이 천우박사가 탄 우주비해선에 날아왔어요. 조종사가 날쌔게 우주비행선을 조종해 첫 유도탄을 피하였어요. 씽- 두번째 유토탄이 또 날아왔어요. 쾅! 유도탄이 중도에서 허주박사가 쏜 유도탄에 맞아 박살이 났어요. 그런데 그 파편에 맞아 천우박사가 탄 우주비행선외곽이 크게 다쳤어요. 우주비행선은 기우뚱하더니 지구대기층쪽으로 떨어지기 시작하였어요. 그 정경을 보던 허주박사는 우주비행선을 몰아 떨어지는 우주비행선을 따라 날아갔어요. 일단 대기층에만 떨어지면 지구인력에 의해 지구쪽으로 떨어지면서 우주비행선이고 사람이고 몽땅 연소돼 분신쇄골이 될것이였어요. 허주박사는 어떻게 하든 떨어지는 비행선을 따라잡아 천우박사 등 3명을 이쪽 우주비행선에 실으려고 하였어요. 그러나 비행접시가 여섯대나 덮쳐들어 용빼는수가 없었어요. 그 전투장면을 보던 무빈이는 “아빠! 빨리 우주비행선에서 뛰여내려요!”라고 고함쳤어요. 그제야 제정신이 들었는지 천우박사 등은 내리꼰지는 우주비행선을 버리고 태공에 뛰여내렸어요. 진공상태가 같은 태공에서 그들은 중력가속도에 의해 지구를 둘러싸고 위성처럼 돌기 시작하였어요. 비행접시에서 유도탄을 날렸어요. 그런데 천우박사랑 지능우주복을 입었기에 유도탄을 피하였어요. 유도탄은 천우박사의 두다리새로 쑥 빠져나가 달나라쪽으로 날아갔어요. 기관총을 쏘아도 지능우주복을 입은 천우박사랑을 명중하지 못하였어요. 악에 받친 리철학국장은 달나라 총사령부에서 호랑이처럼 고아댔어요. “그 놈을 두 비행접시로 짓쪼아 죽여라!” 청천벽력같은 그 명령에 따라 비행접시 두대가 날아와 천우박사랑을 릉지처참이 되게 짓쪼아 죽였어요. 뜻밖의 봉변에 무빈이와 엄마는 깜짝 놀랐어요. “아빠!” “여보!” 비행접시의 놈들은 천우박사가 탔던 우주비행선을 따라잡아 그안에서 천우박사가 파온 혜성광석을 도적질해 갔어요. 이때 태공싸움은 고조에로 올랐어요. 허주박사는 날쌔게 우주비행선을 조종하면서 요리조리 피하며 복수의 불벼락을 안겨 그중 한 비행접시를 격추하였어요. 그러나 비행접시는 5대 1의 우세를 믿고 허주박사가 탄 우주비행선을 포위하고 줄유도탄을 날렸어요. 꽝! 요란한 폭파소리와 함께 허주박사와 리정박사 등이 탄 우주비행선이 박산났어요. 지구촌의 우주비행사들과 천문학과 핵기술전문가들은 몽땅 태공에서 황천객이 되고말았어요. “여보!” “아빠!” 다혜박사와 무빈부국장은 서로 부둥켜안고 대성통곡을 쳤어요.                           8 무빈부국장은 아빠와 숱한 전문가들을 잃은데다가 달나라 우주항천사령부 우주비행사놈들이 비행접시를 몰고 가서 핵발동기날개방향을 조절해놓는 바람에 혜성이 지구쪽으로 날아오는것을 발견하였어요. “다 내 잘못이다. 저 달나라로 달아난 리철학국장을 주의하지 않고 우주비행선에 무기를 싣지 않은 탓이다.” 다혜박사는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면서 눈물이 랑자한 무빈의 얼굴을 매만지면서 후회하였어요. “엄마, 난 꼭 저 달나라놈들에게 복수의 불벼락을 안기고야말겠어요.” 무빙이가 종주먹을 쥐고 말하자 엄마 다혜박사는 이렇게 말하였어요. “얘야, 복수보다도 먼저 지구쪽으로 방향을 돌린 혜성부터 처리해야 한다.” 무빈이는 버릇처럼 손수건으로 눈물과 코물을 쓱 닦고 서호랑과 함께 대책을 연구하기 시작하였어요. 이때 김성대통령께서 무빈이네 집에 찾아왔어요. 그는 두손으로 다혜박사와 무빈의 손을 잡고 문안인사부터 하였어요. “안되였습니다. 우리는 지구를 보위하는 전쟁에서 지구촌의 가장 위대한 우주지진전문가 천우박사 등을 잃었고 핵전문가들과 우주비행사들을 잃었습니다. 우리는 비통을 힘으로 바꿔 혜성을 없애버리고 지구를 보위하며 달나라놈들을 전승해야 하겠습니다.” 이튿날 대통령은 적와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다음과 같은 명명장과 임명장을 내렸어요. “우주지진국의 전임 박천우국장, 최항부장, 리성박사, 허주박사 등 전문가들을 지구보위충신으로 몀명하며 지구보위전기념비를 세우고 그들의 이름을 새겨넣는다. 원 우주지진국과 핵항천부를 통털어 우주핵항천사령부로 통합하며 무빈부국장을 총사령으로 임명하며 다혜부장을 총고문으로 임명한다.” 또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렸어요. “무빈총사령은 제2대소년과학가들을 이끌고 혜성을 없애고 달나라놈들을 전승하여 지구를 보위하라.” “예잇!” 무빈총사령관은 아빠를 잃은 슬픔에 흑흑 흐느끼면서 어깨를 달싹이며 대회장을 나섰어요. 그간 무빈이와 서호랑 성주랑 많이 컸어요. 그는 우주핵항천사령부로 돌아오자 서호랑 성주랑과 함께 혜성과 달나라 놈들을 없앨 궁리를 하였어요. 무빈총사령관은 엄마 다혜박사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어요. “이제 핵발동기날개를 조절하자고 하여도 우세한 비행접시를 가진 달나라놈들의 방해가 심해 용빼는수가 없어요. 우리는 제2방안대로 핵로케트로 혜성을 박산내면 어떨가요?” 그때 다혜박사가 무빈에게 이렇게 귀띔해주었어요. “그 행동방안이 좋을것 같다. 직경이 2킬로메터나 되는 혜성을 핵로케트로 폭파해도 수만개 작은 운석이 지구에 떨어지는 날에는 지구의 모든 륙지가 불바다로 될게다. 100메터짜리 운석이 지구와 부딪쳐도 폭바능량이 10M나 된다. 그 20배나 되는 혜성이 지구와 부딪치면 지구는 박살이 나지 않아도 불바다로 될게다. 그러나 혜성을 콩가루되게 박살만 내면 별문제이다. 한편 이번에도 달나라놈들이 혜성으로 날아가는 우리 핵로케트를 발견하고 태공에서 반로케트체계로 떨어뜨리면 실패할게 아니냐? 그러니 여러모로 꼼꼼히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에게는 이젠 시간이 며칠 없다. 빨리 지구촌의 모든 학자들을 불러 대책을 마련하여야 하겠다.” 그러자 무빈이는 쏘파에서 일어나 사령부를 거닐면서 이렇게 말하였어요. “옳은 말씀이예요. 우리는 오늘 지구촌의 모든 과학가들을 불러 대책을 마련합시다.”                    9 그날 텔레비죤과 인터넷사이트에는 회의통지가 떴어요. 그러자 지구촌 어데서인가 백여명 박사들이 총사령부회의실에 모여들었어요. 회의에서 많은 학자들이 자기 방안을 내놓았어요. 그들이 발언한 내용을 종합하여 무빈총사령관은 다음과 같이 최후명령을 내렸어요. “첫째, 최성부장이 책임지고 수십개 핵로케트를 몇번에 나눠 쏘아 혜성을 폭파시키시오. 둘째, 다혜총고문과 서호부장이 책임지고 우주특공비행사들을 달나라에 파견하여 리철학총사령을 사로잡아오고 달나라 핵로케트지휘부와 핵로케트발사계통을 짓부십시오. 그러나 달나라 방사성오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우리는 달나라에 절대 핵로케트를 쓰지 말아야 됩니다. 셋째, 모든 지구촌의 사람들은 잠수함을 타고 비다밑으로 대피하십시오. 잠수함이 없는 사람들은 비행기를 타고 하늘에 날아올라가 박산난 혜성쪼각을 피하도록 하십시오.” 그때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장내에 우렁차게 울렸어요. 그러나 아프리카에서 온 한 깜둥이박사가 이런 질문을 들이댔어요. “그 방안이 좋기는 하지만 한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달나라놈들은 리철학사령의 명령에 따라 우리 천우국장 등 전문가들을 살해하였습니다. 이번 핵발동기날개를 다는 방안이 실패한것도 리정박사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았기때문에 우리가 달나라의 놈들에게 경각성을 높이지 않은데 있습니다. 그놈들이 이번에는 지구를 핵로케트로 공격할것입니다. 우리가 아예 이번 기회에 혜성이 달나라로 날아가게 유도하여 달나라의 놈들을 없애버리면 어떻겠습니까? 혜성과 달의 충돌이 실패하면 핵로케트로 멸종시키면 어떻습니까?” 그러나 무빈총사령관은 그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였어요. “나는 그 의견에 찬동할수 없습니다. 우리는 천우박사의 주장을 견지해야 합니다. 우리는 절대로 지구의 후방과 같은 달나라를 핵로케트로 공격할수 없으며 제9차세계대전때의 비극을 재연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지구를 보위하여야 하지만 달나라를 파괴해서는 안됩니다. 세상에서 새로 발견한 달나라의 헬리움-3핵에네르기는 100킬로그람이면 지금 우리 지구의 모든 핵원자력발전소가 1년동안 발전하는 량과 맞먹는 막대한 새 핵에네르기입니다. 달나라에는 헬리움-3외에도 금과 은 등 자원이 아주 풍부합니다. 지구의 인구가 급상승하는 형편에서 우리는 지구의 후방이나 다름없는 달나라자원을 파괴하지 말고 이후에 달나라를 잘 개발하고 건설하여야 합니다. 이번 전쟁에서 우리는 달나라에 절대 핵로케트를 쓰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 말에 주석대아래에서는 죄꼬만 무빈총사령을 두고 웅성거리기 시작하였어요. “딱 마치 제 애비를 닮았구나.” “그 애비에 그 아들이지.” “딱 마치 신처럼 착한척하고있지 않는가?” 그러나 무빈총사령관은 그 모든것에 개의치 않고 손수건으로 코를 쓱 닦더니 이렇게 뒤말을 이었어요. “어떻게 말하면 혜성을 폭파해 수천개의 작은 쪼각이 되여 지구 곳곳에 떨어지면 좋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600여년전 제9차세계대전때 유리박사와 클론바우대통령에 의해 오존층이 파괴되고 핵전쟁으로 하여 방사성물질로 오염된 지구의 륙지표층을 혜성쪼각폭우로 한번 활 번져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환경오염을 제거하고 새로운 지구땅덩어리를 만들게 아닌가요? 이건 사람의 힘으로는 할수 없는 일로서 천재일우의 좋은 기회라고도 할수 있습니다.” 학자들은 무빈의 총명한 방안에 박수를 보내주었어요. 그러나 아메리카에서 온 눈이 파란 힐박사는 의문을 제기해왔어요. “무빈 총사령관, 그러다가 몇천년이나 건설해온 우리 아메리카합중국의 건물이 몽땅 무너지는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러자 무빈이는 이렇게 답변하였어요. “우리는 될수 있는 한 제9차세계대전 전쟁피해를 받아 방사성오염을 제일 많이 받은 지역에 혜성쪼각이 떨어지게 기술적으로 폭파하여야 하겠습니다. 말하자면 구라파, 중동, 동남아시아, 동북아시아에 말입니다. 이렇게 하자면 혜성이 제1차폭파에서 폭파된 정황을 보고 준확하게 제2차, 제3차폭파를 해야 됩니다.” 구라파의 머리가 희슥희슥한 빠르긴박사는 이런 질문을 하였어요. “달나라사람들은 지구촌에서도 다 뛰여난 항공, 항천, 지질, 핵로케트 등 부문의 전문가들입니다. 그들은 리철학박사처럼 지구촌에서 달아난 학자들로서 이곳의 모든 정황을 손금 보듯하고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상대로 하여 싸워 이길수 있다고 봅니까?” 무빈총사령관의 대답은 간단하였어요. “우린 꼭 이길수 있습니다. 우리 지구보위전은 정의적인 전쟁이기때문입니다.” 서울대학교의 학술계에서는 이번에 댄 방안과 숱한 학자들의 질문에 준 무빈의 대답은 아주 좋은 박사론문과 론문답변이라고 하면서 그에게 박사학위를 줄것을 제의하였어요. 그러자 숱한 학자들이 박수를 쳐서 찬동하였어요. 그러나 무빈총사령관은 이렇게 겸손하게 말하였어요. “저는 아직 지구보위전에 성공하지 못하였어요. 이번 지구보위전에서 저의 방안이 성공하면 박사학위를 가져도 늦지 않아요.” 우주전쟁에 직면한 총사령부사무실은 총사령부청사안의 잠수함 같기도 하고 세워놓은 우주비행선 같기도 한 자그마한 전시사무실로 이사하였어요. 전시사무실은 동서남북, 상하로 회전할수도 있고 날수도 있는 이동식사령부였어요. 무빈총사령관은 손수건으로 오똑코를 닦은후 제1호명령을 내렸어요. “최성부장은 핵로케트를 혜성에 발사하라!” 핵로케트들이 씽씽 혜성으로 날아갔어요. 달나라에서는 리철학총사령의 명령에 따라 반로케트유도탄을 쏘아 지구촌에서 날아가는 핵로케트를 몇개 명중해 공중에서 버섯구름이 일었어요. 그때 무빈총사령관의 제2호명령이 떨어졌어요. “서호부장, 로케트를 달나라 핵로케트기지와 로케트방어기지에 쏘는 동시에 즉시 달나라로 출발하라!” 명령이 떨어지자 먼저 다혜총고문과 서호부장은 즉시 로케트를 쏘았어요. 쓩쓩! 복수의 로케트들이 달나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날아갔어요. 달나라에서는 즉시 반로케트유도탄을 쏘아 지구촌에서 쏜 로케트를 여러개 명중해 떨구었어요. 그러나 나머지 로케트들이 달나라 로케트기지에 날아가 떨어졌어요. 달나라에서는 뜻밖의 로케트기습을 당해 란장판이 되였어요. 그 틈을 타서 서호부장과 다혜총고문은 50대나 되는 우주비행선들에 소년아동우주특공대원들을 거느리고 달나라로 출발하려고 하였어요. 그때 무빈이는 “엄마는 직접 가지 않아도 돼요. 지휘부에서 총지휘를 하세요.”하고 만류하였어요. 그러나 엄마는 “지구를 보위하느라고 남편마저 잃은 마당에 내 손으로 리국장놈을 잡아오겠다.” 하고 말하면서 기어이 우주비행선에 올라탔던것이예요. 우주비행선이 달나라쪽으로 날아가자 달나라의 시선은 단번에 그들에게로 집중되였어요. 리철학총사령관은 숱한 비행접시들을 파견해 반격하였어요. 무빈총사령관은 컴퓨터형광막에서 눈을 떼지 않고 태공전쟁장면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두번째 명령을 내렸어요. “최성부장은 즉시 혜성에 핵로케트를 발사하시오!” 쓩쓩! 핵로케트들이 이번에는 혜성을 향해 날아갔어요. 이 모든것을 지켜보고있던 리철학총사령은 즉시 명령을 내렸어요. “로케트로 혜성으로 날아가는 지구촌의 핵로케트들을 격추하라!” “옛!” 그런데 부관이 단추를 누르지 않았어요. 리철학총사령은 부관쪽을 피끗 건너다보았어요. “부관, 로케트를 발사하지 않고 뭘 하오?” 부관은 단추에 손을 댄채 까딱하지 않았어요. “리총사령, 지금 핵로케트들이 태공전쟁마당을 날아지나가고있습니다. 태공에는 지금 지구촌우주비행선과 우리 달나라의 비행접시가 뒤엉켜싸우고있습니다. 자칫하면 핵로케트들이 폭발하여 태공에서 싸우는 용사들을 몽땅 죽일수 있습니다. 좀 있다가 쏩시다.” 이때 지휘부마당에 난데없는 비행접시가 날아와 내렸어요. 비행접시에 죄꼬만 애들이 내리니 리철학바사는 지구의 애들이 달나라에 관광하러 왔는가고 거들떠보지도 않았어요. “아니, 이 전쟁마당에 저 놈들이 싸우러 나가지는 않고 여기에 돌아와서 뭘 해?” 그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서호부장을 비롯한 죄꼬만 애들이 돌격총을 들고 지휘부에 뛰여들었어요. “꼼짝 말엇!” 그 순간 부관은 유도탄발사단추를 눌렀어요. 유도탄이 혜성으로 날아가는 지구의 핵로케트들을 추격해 날아갔어요. 부관이 또 단추를 누르려고 할때 키꺽다리 서호부장이 권총을 땅 쏘았어요. 부관은 가슴에 총탄을 맞고 피를 토하면서 쓰러졌어요. 이때 리철학총사령은 기습을 받아 얼떨떨해진 나머지 유리병밑굽같은 안경알밑으로 공포에 질린 눈알을 펀들거리면서 말뚝처럼 멍해 서있었어요. 서호부장이 이끈 꼬마기습대원들은 리철학사령관을 묶어 비행접시에 싣고 하늘로 다시 날아올랐어요. 비행접시안에서 리철학사령관은 다혜박사를 보고서야 진상을 알고 번대머리를 툭 떨어뜨렸어요. “오늘이 있을줄을 알았는가? 지구인들을 배신하고 해치고서도 살아남기를 바랐던가?” 다혜박사의 비수와 같은 말에 리철학총사령관은 머리를 무릎사이에 푹 파묻고말았어요. 다혜박사와 서호부장은 리철학총사령을 심문하여 달나라 핵로케트발사계통이 어데 있는가를 장악한후 준확하게 포격하여 짓부셔버렸어요. 지휘부가 마비되였지만 달나라의 비행접시들은 선진적인 항공기술을 믿고 아주 완강하게 저항하였어요. 놈들은 혜성으로 날아가는 핵로케트들이 몇개 떨어지자 사기 충천해서 비행접시를 몰고 추격하면서 유도탄으로 요격하려고 시도하였어요. 이 모든것을 컴퓨터형광막에서 여겨보고있던 무빈총사령관은 지휘부에서 다음과 같이 명령하였어요. “서호부장은 즉시 리철학총사령을 핍박하여 달나라의 놈들이 혜성으로 날아가는 유도탄을 막는 무모한짓을 하지 말게 제지시키라.” 이극고 태공에서는 달나라 리철학총사령의 떨리는 명령소리가 울렸어요. “달나라비행접시의 용사들은 명령을 즉시 집행하라! 혜성으로 날아가나는 핵로케트들을 요격하지 말고 모두 달나라로 돌아가라!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자는 달나라 군법에 의해 처단할것이다!” 달나라의 비행접시 우주비행사들은 지구의 우주비행선 12대나 떨구고 사기나서 야단하다가 리총사령의 명령이 떨어지자 납득이 되지 않았지만 별수없이 달나라로 철거하였어요. 그러나 비행접시대대의 대장 나까무라중장만은 가만히 레이다감시망을 피해 지구쪽으로 날아왔어요. 무빈총사령관이 자기 전략전술이 효과를 본것을 보고 득의양양해할 때였어요. 문득 나까무라중장이 모든 비행접시가 총사령부청사 큰 유리창문앞에 나타났어요. 유리창문밖에서 불줄기가 날아왔어요. 우멍눈으로 진작 눈치챈 무빈총사령관은 단추를 눌렀어요. 총사령부사무실이 총사령부청사 천정문을 열고 하늘로 씽- 날아올랐어요. 그러자 나까무라중장이 쏜 로케트가 사령부청사밑으로 빗날아지나가면서 시퍼런 바다에 박혀 꽝하는 굉음과 함께 폭발해버렸어요. 나까무라중장이 비행접시를 돌려 날아오르면서 하늘로 날아오른 총사령부사무실에 재차 로케트를 쏘았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총사령부사무실이 땅에 살짝 내리더니 자동차처럼 쏜살같이 내달리면서 로케트를 피하였어요. 나까무라중장이 또 로케트를 쏘려는 순간 총사령부사무실은 잠수함처럼 바다물밑으로 쑥 잠수해버렸어요. 로케트는 잠수함같은 사령부사무실우의 바다물에서 꽝 터지였어요. 순간 새하얀 물기둥이 바다물우로 치솟아올랐어요. 그러나 잠수함같은 전시사령부사무실은 수백메터 바다물밑에서 하나도 다치지 않았어요. 비행접시는 다시는 잠수해버린 전시사령부사무실을 추격해 공격할수 없게 되였어요. 원래 나까무라중장은 바다가에 있던 총사령부전시사무실이 우주비행선처럼 날수도 있고 륙지에서 승용차처럼 달릴수도 있고 잠수함처럼 바다에 잠수도 할수 있는 특수이동식사무실이라는것을 모르고 공격하였던것이예요. 이윽고 무빈총사령관은 바다밑에서 바다우의 비행접시가 빙빙 돌면서 기회를 노리는것을 우멍눈으로 면밀히 관찰하다가 로케트발사단추를 꼭 눌렀어요. 그러자 로케트가 바다물밑에서 새하얀 물기둥을 일으키면서 씽 날아올라 비행접시를 면바로 명중하였어요. 꽝! 요란한 폭파소리와 함께 비행접시가 폭파되여 잔해가 바다 여기저기에 떨어지면서 새하얀 물기둥들을 일으켰어요. 치렬한 격전을 하는 새 지구에서 쏘아올린 핵로케트들이 련속 날아가 혜성을 폭파시켰어요. 혜성은 백여개 커다란 쪼각으로 산산이 박산나서 지구쪽으로 날아왔어요. “최성부장, 핵유도탄 150개를 혜성쪼각들을 묘준하여 발사하라!” 명령과 함께 쓩쓩 핵유도탄이 혜성쪼각들을 향해 날아갔어요. 달나라비행접시와 로케트기지의 방애가 없자 핵유도탄들은 지구대기층에 접근해오는 혜성쪼각들을 태반이나 명중하였어요. 하늘에서 꽝꽝! 꽝꽝꽝! 요란한 굉음이 울리더니 혜성쪼각들이 몇톤씩 되는 자그마한 운석으로 되여 대기층에 들어섰어요. 무빈총사령관은 바다물밑의 총사령부에서 컴퓨터형광막에 나타난, 불꼬리를 흩날리면서 날아오는 운석들을 바라보면서 다음과 같이 명령하였어요. “최성부장, IMS유도탄계통을 작동하여 륙지를 덮치는 큰 운석들을 명중해 폭파해버리라!” 명령과 함께 5초후에 숱한 유도탄들이 큰 운석들을 골라 날아갔어요. 대부분 큰 운석은 굉음과 함께 까부셔져 대기층을 경과하면서 연소된후 몇킬로그람되는 조그만 운석으로 분쇄되여 륙지와 바다에 떨어졌어요. 운석우박이 떨어져 폭발되면서 도시와 농촌은 군데군데 화산폭발처럼 불기둥을 일구었고 직경이 몇십메터되는 웅뎅이가 생기였어요. 뒤이어 흑먼지바람이 일면서 지구표면을 한층 활딱 번져놓았어요. 그러나 사전에 바다밑으로 피한 사람들은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모두 안전하였어요. 바다에 떨어진 운석우박은 숱한 새하얀 물기둥을 일구었을뿐 수백메터 바다물밑에 가라앉은 지구촌사람들이 탄 잠수함들을 건드리지 못하고 천천히 바다물밑으로 가라앉았어요. 그러나 아메리카합중국 뉴욕시에 한톤이나 되는 운석이 떨어지면서 1천 700여년의 유구한 력사를 가진 도시가 원자탄 몇십개를 맞은것보다도 더 큰 피해를 받았어요. 꽈르릉 꽝꽝! 요란한 폭발소리와 함께 꽃구름을 뚫고 하늘을 찌르던 도시의 고층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온 도시가 폭발충격에 불바다로 재더미로 되였어요. 다행히 무빈총사령관의 지시대로 사전에 바다물밑으로 시민들이 피신하였기때문에 인명피해는 아주 적었어요. 한차례 지구보위전은 끝났어요. 지구인들은 무빈총사령관의 지휘아래 달나라사람들의 방애를 제지시키고 지구와 혜성충돌을 막아내였어요. 무빈총사령관은 전시사령부사무실을 바다물밑으로부터 해변가 뭍으로 몰고 나왔어요. 그는 아직 사처에 흩날리는 먼지와 여기저기 치솟는 불길을 바라보면서 아름다운 지구를 보위한 긍지감으로 하여 조그마한 가슴이 뿌듯하였어요. 한편 아빠 천우박사를 잃은것으로 하여 마음이 몹시 아팠어요. (야, 아빠도 지구를 보위한 오늘의 기쁨을 함께 누렸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때 태공으로부터 다혜박사와 서호부장이 탄 우주비행선이 륙지에 가볍게 살짝 날아내려왔어요. 우주비행선의 문이 열리면서 엄마 다혜총고문과 서호부장 등이 리철학총사령을 끌고 내려왔어요. “엄마!” “서호부장!” 무빈총사령관은 두팔을 벌리면서 달려나가 엄마품에 안겼어요. 서호부장과 최성부장도 다혜박사의 품에 안겼어요. 이때 김성대통령이 직접 직승비행기를 타고 총사령부청사로 날아와 내렸어요. 그는 무빈총사령관모자와 서호부장, 최성부장 등 어린 친구들과 기타 일군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고나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여러분,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우리 지구촌인민들은 당신들이 지구보위전에서 거둔 오늘의 승리를 영원히 잊지 않을것입니다. 무빈총사령관은 이번 지구보위전에서 아주 좋은 박사론문을 내놓았습니다. 나는 다시한번 무빈총사령관에게 박사학위를 줄것을 서울대학교 학술계에 건의합니다.” 이때 서울대학교 총장이 박사학위증서를 정중하게 무빈총사령관에게 주었고 서호부장과 최성 등에게는 명예박사학위증서를 드렸어요. 모두들 우뢰와 같은 박수로 축하하였어요. 그러나 무빈총사령관은 지구촌을 배반하고 아빠를 살해한 리철학이란 놈을 보자 눈에 복수의 불길이 이글거렸어요. “네 이 놈, 지구촌사람들에게 천추에 용서못할 죄를 짓고서도 살기를 바라는거냐?” 그러자 리철학은 번대머리를 번쩍 쳐들고 안경알을 춰올리더니 이렇게 고래고래 고함쳤어요. “네 놈들이 이번에는 요행 살아남았지만 너무 기뻐하지 말아라. 지구를 에워싼 태양계에만 해도 아직도 4000여개 소행성이 있고 큰 행성만 해도 170여개나 있다. 이 행성들은 언제든지 지구를 훼멸시킬수 있다는걸 알아두어라. 어디 두고보자, 지구촌의 네 놈들이 언제까지 살아남는가를! 흥! 죽일테면 빨리 죽여달라!” 김성대통령은 리철학을 지구촌대법원에 넘겨 그의 배신행위와 지구촌을 파괴한 살인전쟁죄를 묻게 할것이라고 하였어요. 무빈총사령관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어요. “우리는 대자연의 피해가 무서운것이 아니라 자기 지구촌을 아끼지 않고 파괴하는 리철학과 같은 놈들이 더 무섭습니다. 지구보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구를 보위하기 위하여 우리는 아직도 몇백번, 아니 몇만번 대자연과 싸우고 지구를 파괴하려는 놈들과 싸워야 합니다.” 다혜박사와 서호부장, 최성부장, 성주 등은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들은 어둠이 깃들기 시작하여 별들이 반짝이기 시작하는 밤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땅이 꺼지게 한숨을 쉬였어요.               주: 중편과학환상소설 “지구보위전”은  2008년 “아동문학”에 련재, 2009년 “동심컵 한중아동문학상” 수상.                           -저자 김장혁
502    평론 김장혁 중단편과학환상소설을 조명해본다 림철 댓글:  조회:117  추천:0  2024-09-30
    제4회 골든해양아동문학상 수상작 평론         김장혁 중단편과학환상소설을                                         조명해본다                                                           림 철       과학환상소설은 과학기술지식을 기초로 상상과 허구를 통하여 미래세계, 인류문명, 우주생명 등을 주제로 하는 소설의 한갈래 장르라고 할 수 있다. 과학확상소설은 과학원리, 기술예측, 미래사회 등을 배경으로 풍부한 상상력과 창조성을 서사수단으로 하는 놀랍고도 기이한 미지의 미래세계를 펼쳐준다.     과학환상소설은 일찍 19세기 초에 나타났는데 당시 일부 작가들이 과학원리와 기술응용을 소설에 도입하여 실험하면서 새로운 일종 문학형식을 창조하였다. 과학기술의 부단한 발전과 진보에 발맞추어 과학환상소설의 내용과 제재,주제도 부단히 확대되고 심화되였다. 과학환상소설은 독자들에게 과학기술의 매력과 미지세계의 신비를 감수하게 할뿐더러 우리들로 하여금 인류의 미래와 존재의 의의를 사고하게 하여 많은 독자들을 흡인하고 있다.     과학환상소설은 풍부한 주제와 풍격으로 그 종류도 많이 세분화되였다. 례하면 순과학환상, 연과학환상, 판타지(奇幻)과학환상소설 등을 들 수 있다. 그 중 판타지과학환상소설은 과학환상원소와 판타지원소의 호상 결합으로 나타난 소설류형으로서 마법, 신화, 신비한 힘 등 판타지적인 과학원소를 기초로 풍부한 상상과 창조적인 사유로 판타지적인 색채가 농후한 미래세게를 펼쳐주고 있다.     과학환상소설은 지난 20세기 초에 황금시대를 맞이하였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부단한 탐색을 거쳐 제제 및 주제적으로로 다양한 변화,발전을 가져왔다. 특히 원자에네르기, 우주탐색으로부터 인공지능, 생물과학에 이르기까지 과학환상소설은 그 내용이 더욱 풍부해지고 심화되여 상상공간이 갈수록 넓어졌다. 동시에 과학환상소설은 부단히 기타 문학류파의 특점 례하면, 판타지, 모험, 현념 등을 도입하여 자기의 독특한 풍격과 매력을 과시하였다. 작가들은 과학환상소설창작을 통하여 인류에게 맞띄우고 있는 각종 문제 례하며 과학기술의 발전, 생태환경의 악화, 인류문명의 미래 등 령역을 탐구하고 있다.     과학환상소설도 여러가지 상이 설치되고 있다. 례하면 유고상(雨果奖)은 미국과학환상작가협회에서 시상하는 상이다. 다음 성운상(星云奖) 역시 미국과학환상작가협회에서 시상하는 상이다. 은하상(银河奖)은 중국의 가장 저명한 과학환상소설상의 하나로서 중국과학보급작가협회에서 발급하는 상이다. 그리고 괴적상(轨迹奖)은 국제적으로 이름높은 과학환상소설상인데 미국괴적(轨迹)잡지사에서 발급하는 상이다.     대표작가들은 다음과 같은 과학환상소설작가들이다. 즉 아씨모브(阿西莫夫), 스트김(斯特金), 허씨(赫西) 등을 꼽을 수 있는데 그들이 창작한 《기지(基地)》계렬, 《로봇》계렬, 《제국》계렬의 과학환상소설, 《성구대전(星球大战)》,《시간기계》, 《해저2만리(海底两万里)》 등을 그 례로 들 수 있다.     과학환상소설은 현실을 초월한 환상적인 환경에서 벌어지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통하여 환상적인 인물형상을 창조한다는 것이 일반소설과 다른 독특한 특징으로 된다.    김장혁은 과학환상소설을 창작하기 위해 과학지식과 해당 정보를 수집, 정리하면서 일찍 2000년대초에 중단편과학환상소설 “조왕돌의 모험기”, “지구보위전”, “괴물 클롱바우 꼬마 대통령 모험기” 등을 펴냈다.          아동과학환상소설 혹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과학환상소설도 홀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아동소설 장르 속에 아동과학소설이 내포되여 있다. 현재 아동문학장르에서 아동과학소설은 아동소설의 한개 갈래로 보고 있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혹은 청소년들은 신비한 과학세계에 궁금증을 갖고 있다. 그들에게는 과학환상세계가 그렇게도 신비하고 황홀하다. 때문에 아동과학환상소설 역시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환영과 각광을 받고 있다.     연변조선족아동문학연구회 김만석은 “소설 속 변화무쌍한 이야기는 과학적원리에 의하여 안받침되여 있어 과학적이며 환상적인 이야기로 승화되였고 인물형상창조에서 기적인 인간, 환상적인 인물형상을 부각했다.”, “김장혁은 우리 문단에 둘도 없는 과학환상소설가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장혁은 백두아동문학상,  아리랑문학상, 전국소수민족아동문학작품우수상(수차), 웰빙아동문학상, 두만강수필문학상, 동북3성우수도서상 (2차), 2010년 연변작가협회 선진작가상 등 30여개 상을 받아안았다..     김장혁은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환상소설이라 하지만 과학환상이라는 규정성과 한계 때문에 전문적인 과학지식상식이 필요하다. 또한 비과학적이고 미신적인 색채로 청소년독자들을 오도해서는 안되며 어디까지나 환상적이면서도 합리적인 내용으로 써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관련 과학지식을 극력 섭렵했으며 과학성과 환상성도 중요하지만 우선 소설이 돼야 한다는 대명제를 위해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캐릭터와 플롯을 설정하고 스토리를 엮어가느라 투혼을 불태운 밤이 많았다.”     평론가 김만석은 "이른바 과학환상소설은 소설범주에 속하는 소설의 한개 쟝르이다. 여기서 소설 앞에 “과학환상”이란 규정어가 따로 붙어있다. 환상에는 신화적환상, 종교적환상, 유토피아환상, 과학환상이 있다. 그런데 과학환상소설은 바로 이 ‘과학환상’이라는 규정어로 소설을 규정짓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김만석은 "과학환상소설도 궁극적으로 소설인만큼 이야기처럼 서술만으로 써서는 아니된다. 그것은 소설은 어디까지나 묘사체글이기때문이다. 하여 환경도 묘사로 하여 생동한 화폭으로 그려내야 하고 장면도 보는듯이 그려주어야 하고 인물도 살아움직이는 그런 생생한 인물로 형상화하여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필자는 본문에서 주요하게 지난해 문학저작 제29권으로 출판된 국가프로젝트도서, 그의 여섯번째 아동문학작품집인 동화과학환상소설집 《멋쟁이 매옹이와 찍찍의 겨룸》에 발표된 3편의 과학환상소설을 텍스트로 김장혁의 중단편과학환상소설세계를 조명해보려 한다.                    김장혁 과학환상소설의 주요 인물과 제재 및 주제 고찰       《조왕돌의 모험기》는 단편과학환상소설에 속한다. 반영한 년대는 기원 5019년, 지점은 지구촌, 주인공은 조왕돌이다.     조왕돌의 아버지는 태몽을 꾼다. 세상 뜬 할아버지가 시퍼런 작두를 갈아가지고 온다. 조왕돌의 어머니는 태몽을 꾸는데  얼룩 호랑이를 본다.   조왕돌이 태여나자 시퍼런 칼과 함께 함지에 담아 덕대에 올려놓았는데 만사람이 우러러보는 큰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 이름을 조왕돌이라고 짓는다.     기대와는 달리 조왕돌은 로봇에 탐하여 악돌이 된다, 공부에는 그리 흥취가 없다. 엄마는 아들이 해자와 선영이보다 공부가 못할가봐 근심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로봇을 가지고 노는 것도 공부라고 하면서 놀고 싶으면 마음대로 놀라고 한다.     엄마 금붕어는 인종을 개량해야 한다는 관점을 피력하나 아버지는 과학을 발전시켜 선진적인 과학기계로 자연을 정복하고 악마를 정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조왕돌더러 마음대로 로봇, 컴퓨터, 스마트폰을 가지고 게임을 놀게 한다.     공부에서 조왕돌은 보름보다 성적이 차했고 보름과 선영이는 조왕돌을 골려주나 조왕돌은 컴퓨털 게임을 계속 논다.     크롱박사는 노르망디 사람인데 클론기술로 숱한 조왕돌을 복제한다. 그래서 조왕돌 1호가 복제되여 나온다.     조왕돌은 게임세계에 푹 빠진다. 환상세계, 컴퓨터 게임 속에 빠져들어간다. 이 소설에서 조왕돌은 나중에 과학지식, 공부의 중요성, 몸단련에 중시를 돌리게 된다. 게임세계에서 조왕돌은 코찌아와 뱀섬나라 나까아멘왕사이의 “전투”를 통하여 미래의 과학환상세계를 구축한다.     총적으로 “조왕돌 모험기”는 조왕돌의 곡절적인 모험을 통해 어린 독자들에게 클론복제기술의 신빈성을 보여주어 흡인하려고 했다.    《지구보위전》은 시간대로 기원 3519년을 무대로 하고 있다. 당시 여러나라의 군비경쟁, 대외확장으로 하여 이미 9차례나 세계 핵전쟁 일어난다. 방사성오염제거가 화두에 오르게 된다. 인류의 지구에 대한 대복구를 통하여 지구는 다시 생물이 번성하게 된다, 천여년의 우주과학 발전, 자가용 우주비행선의 출현, 달나라와 화성 지어는 태양계를 벗어나 외계인들과의 우주쟁탈전을 벌려 나중에 지구를 보위한다. .     소설의 주요 인물은 박무빈이다.     아버지 박천우는 천문학 박사이고 엄마 다혜는 핵로케트를 전문 연구하는 핵물리학 박사이다.     무빈은 이마가 툭 튀여나오고 뒤골도 별나게 툭 튀여올라서 남북골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다, 우멍눈을 가진 무빈은 놀음에 탐해서 공부를 멀리한다. 공부를 잘해라고 문빈이라고 이름을 지으려고 하자 아버지는 무빈이 좋다고 한다.     평소에 컴퓨터팬인 무빈은 서호, 최성 등 친구들과 뽈을 차지 않으면 컴퓨터에 매달려 있는다.     일요일이며 아빠를 따라 천문대에 가서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찰하며 우주에 관한 호기심을 키우면거 별나라 공부를 하며 천문학지식을 장악하게 되는데 무빈은 꼬마천문학박사로 불리운다.     하루는 북두칠성 옆에 있는 혜성을 발견한다. 평소보다 더 밝아졌고 이쪽으로 달려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혜성이 지구 쪽으로 이동하고 징조를 발견한다.     국가우주지진국 리철학 국장에게 조치를 댈것을 요구하지만  꿈만해 하면서 천문학연구경비를 주지 않는다.     무빈 행동작전을 개시한다. 정부청사로 달려가 리국장과의 대화를 벌린다. 혜성이 지구를 충돌하면 생기는 위험성. 6500만년전 지구, 메히꼬. 1908년 운석 씨비리 추락을 례로 들면서 혜성을 대처할 것을 요구한다.     무빈은 원격조종직승비행기를 리용한다. 록음기와 확성기를 달아 매여 선전을 개시한다. 록음 방송으로 큰 풍파가 일어난다. 리국장은 무빈의 행동은 사회질서를 혼란하게 만드는 비과학적이고 비법적인 여론조성이라고 반박한다.     무빈은 인터넷사이트에 정황을 올려 지구와 혜성 충돌 위험성을 선전한다. 사회는 혼란과 오리무중에 빠진다.     이 정황을 대통령의 중시를 받는다. 대통령은 감사하다면서  무빈을 부국장으로 부임한다.     리철학 국장은 달나라로 달아난다. 달나라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달나라의 우주항천사령부 총사령으로 된다.     무빈은3519MN혜성에 날개를 고정시켜 운행궤도를 개변시키거나 혹은 혜성을 폭발시킬 준비를 한다.     혜성에 핵발동기 날개를 안장하여 혜성 비행방향을 개변하려고 한다.    이렇게 되여 무빈과 리철학 국장사이 태공전생이 발발한다.비행접시 여섯대는 리철학 총사령이 보낸 신병이다. 태공싸움이 벌어지자 무빈은 복수의 불벼락을 안긴다     대통령은 무빈을 우주핵항천사령부 총사령으로 임명한다.     "무빈 총사령은 제2대 소년과학가들을 이끌고 혜성을 없애고 달나라 놈들을 전승하여 지구를 보위하라."고 명령한다.     이렇게 되여 지구보위전이 승리한다.     무빈은 이렇게 말한다.     "지구보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구를 보위하기 위하여 우리는 아직도 몇백번, 아니 몇만번 대자연과 싸우고 지구를 파괴하려는 놈들과 싸워야 합니다."     총적으로 “지구 보위전”은 무빈 부자간이 리철학을 괴수로 한 달나라 우주인들과 지혜롭게 싸우면서 지구를 충돌하려는 혜성을 폭파해버리고 지구를 보위하는 이야기를 통해 인류는 호전분자들과 악세력들과 부단히 싸우면서 지구촌과 평화와 안전을 보위하여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중편과학환성소설 《괴물 클론바우 꼬마 대통령 모험기》의 반영년대 는 기원 2958년이다.      소설 속의 주인공은 역시 신분이 특수한다. 아시아 천문지리 대학자 유리 녀박사의 아들 괴물 클론바우는 고래어머니의 배속에서 태여난다.     괴물 클론바우는 태여날 때부터 백킬로그람도 넘는 엄청나게 크고 괴상하게 생긴 괴물이였다.     부모들은 7년 동안 아주 복잡한 실험을 10여차 거쳐 제17대 복제 어린이인 킅론바우를 복재해낸다.     제2대 클론바우는 제1대 복제 클론바우의 유전자를 사자의 정자에 주입해 란자와 수정시킨 다음 수정란을 사자어머니의 배에 넣어 낳게 하였는데 그애가 바로 애급의 금자탑 옆에 있는 인면수신의 조각상처럼 사람의 머리에 사자의 몸들 가진 제2대 복제 클론바우이다.     제3대 복제 클론바우는 맥슨박사가 제2대 복제 클론바우의 유전자를 부엉이와 독수리의 수정란에 주입시켜 사람과 사자, 독수리, 부엉이의 특성을 가진 제3대 복제 클론바우를 복제해낸다.  선후하여 사자, 독수리, 상어, 코끼리, 타조, 고래 등 동물의 수정란에 주입시케 제4대… 제17대 복제 클론바우를 복제해낸다. 인면수신의 괴물로 된 클론바우, 총적으로 클롬바우는 바다에서 헤염칠 수 있고 땅에서 달아다닐 수 있는, 그리고 하늘에서 훨훨 날아다니는 이 세상의 둘도 없는 괴물이였다.      맥슨박사 부부의 말을 들어보자.      "얘야, 미래의 세계는 바로 인재경쟁시대이고 지식과 자질, 능력의 시대이다. 그러니 우리 인간들이 단지 지금 보통 인간의 능력만을 가지고서는 이 지구촌과 한없는 우주를 정복할 수 없느니라. 너는 사람의 대뇌에 짐승의 사지를 가진 슈퍼맨이기에 장차 이 지구촌을 통치할 구세주로 태여난 것이야."     클론바우는 영어, 조선어, 한어, 철학, 력사, 수학, 물리, 화학을 배우게 되는데 그러나 생물이나 천문학에 흥취가 있었고 또 전문 정치나 철학, 경제학과 력사 같은 사회과학에 흥취가 있었더. 그는 대뇌가 둘이였다. 그는 박사론문  을 써서 유명한 사회과학 박사로 된다.     그는 지구촌을 통일하려는 생각과 함께 웅대한 목표를 세우며 핵물리와 화학공정, 생물, 천문지리를 전공한다.     아메리카제국에서는 클론바우를 군사공업부 부장으로 임명하여 아라비아제국을 멸망시킨다. 그리하여12살에 아메리카제국 대통령으로 된다.     그러나 클론바우는 생각을 잘못가진다.        "으흐흐, 이 지구촌은 바야흐로 내 것으로 돼가는구나.'     "하하하!  난 이 지구촌의 유일한 통치자이고 영원한 대통령일 것이예요. 유일한 통치자! 영원한 대통령! 하하하!"      이처럼 클론바우는 지구촌을 통일하려는 욕심으로 해 오존층을 파괴하고 나중에 인류의 삶의 터전인 지구마저 망가뜨린 부정적이고 교훈적인 인물로 부각된다.     랭동관 덮개에 셔겨져 있는 유언이 이것을 증명해준다.      “인류이 무한한 욕망을 절제하지 않으면 지구와 인류의 생존을 보호하기 어려우리라. 후세인들은 절대로 오존층을 파괴하는 미친 자멸행위를 하지 말고 평화를 조중히 여기라.”      “괴물 클론바우 꼬마대통령 모험기”는 주제적으로 클론바우가 지구를 통일하려는 야망으로 해 오존층을 파괴해 그의 일가를 포함한 인류가 살 터전을 잃게 되는 비극을 통해 인류가 무절제한 욕망을 버리지 않으면 인류가 유일한 살 터전인 지구를 망가뜨리게 되며 인류는 지구와 평화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김장혁의 3편의 중단편과학환상소설은 총적으로 제재와 주제적으로 선과 악, 정의와 비정의 ,전쟁과 평화, 생태파괴와 지구온난화, 핵무기개발, 독재자의 야망 등 여러가지 문제를 다루면서 조왕돌, 무빈, 클론바우를 주인공으로 오늘의 인간들에게 지구를 보위할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주고있다.           김장혁 중단편소설의 문학사적 의의         중국조선족문학사를 살펴보면 과학환상소설창작은 지금까지 미개척지였다. 아동문학창작을 살펴보면 과학동화는 지난세기 50년대에 창작되기 시작하여 그후 우수한 과학동화가 창작되였지만 수자적으로 적은 셈이다. 최형동의 과학동화 “누가 힘이 더 쎄나?”를 대표작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과학동화창작역시 창작대오가 형성되지 못하였고 수자적으로 가물에 콩나듯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였다. 그런데 연변작가협회 소설창장위원회에 적을 붙이고 있는 김장혁 작가가 지난 2000년대 초기부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환상소설들을 펴낸 것은 우리 조선족문학사에서 획기적인 의의를 갖고있다. 과학환상소설 “조왕돌의 모험기”는 한문문학잡지 “천지소소설”에 발표되였고 “괴물 클론바우 꼬마대통령 모험기”도 한어로 번역되였는데 네티즌들의 인기를 끌었다.      필자가 이번에 조명한 3부의 중단편소설은 어떻게 말하면 깁장혁 작가의 대하장편과학환상소설들인 “야망의 바다”와 “욕망의 천지”의 위한 기초작업 혹은 실험단게라고도 볼 수 있다. 김장혁 작가의 장편과학환상소설의 반영년대, 인물형상, 제재 및 주제령역을 살펴보면 이 점을 감안할 수 없다. 이 3부의 중단편과학환상소설창작은 김장혁작가의 대하과학장편소설창작의 밑거름이였다고 할 수도 있다.      총적으로 김장혁작가의 3부의 중단편소설과 3부작 대하장편과학환상소설은 중국조선족문단에서 미개척지였던 과학환상소설의 새 지평을 열어놓았다는 점에서 중대한 문학사적 의의를 가진다.       금후 과학환상소설 창작에서 제기 되는 문제       김장혁 작가는 중단편과학환상소설과 장편과학환상소설창작을 통하여 우리 중국조선족문학의 발전에 마멸할 수 없는 공로를 세웠다.     지난 세기 7,80년대에 우리는 《미래세게》 등 과학환상영화나 기타 과학환상소설에 깊이 매료되였다. 그것은 새로운 제재, 주제령역의 개척과 갈라놓을 수 없다. 특히 우주세계, 핵오몀, 오존층, 인공지능 등 과학의 발견과 발전은 우리 문학창작의 넒이와 깊이를 제공하여 주었으며 문학의 다양한 발전에 과학적인, 문학적인 새로운 사유와 창작의 진로를 가첨해주었다.      앞에서도 지적하였지만 전 인류적인, 세계적인 과학환상소설을 창작하자면 부단히 과학환상소설의 제재와 주제령역을 확대하며 과학환상소설의 인물, 갈등을 더욱 형상화하여 독자들의 흥취를 자애내야 한다. 특히 과학환상소설은 과학적 근거와 사료 발굴이 아주 중요하다. 앞으로 달나라, 화성에 이주하여 살수도 있고 태양계 지어는 은하계를 벗어나 우주세계에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 한창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 생물과학과 량자, 질자 등 미지세계에도 제재범위를 확대하여 우리의 과학환상소설을 내용적으로 제재, 주제적인 확대를 요청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만 우리의 과학환상소설이 더욱 강한 생명력을 과시할 수 있으며 갈수록 독자들의 환영을 받을 수 있다.     바라건대 김장혁 작가가 이 방면에서 더욱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과학환상소설의 취미성, 예술성에 더욱 중시를 돌리며 세계적인, 전 인류적인 과학환상소설의 창작을 시도하기를 바란다.                                                                                                                          2024년 6월 13일     주: 림철선생의 이 평론은 2024년 9월 21일 제4회 골든해양아동문학상을 수상.  
501    대하소설 황혼 제3권 임신(48) 김장혁 댓글:  조회:569  추천:0  2024-09-28
      대하소설 황혼 제3권           김장혁           48. 임신       희미한 반달이 구치소를 들여다보다가 여탐관의 머리 안으로 스르르 기어들어가 보았다.  반달은 여탐관의 소박치를 달빛으로 이리 저리 비춰보았다.     이게 뭐야?     반달은 바람으로 꼴딱 찬 추한 꼴이 너무나도 역겨워 눈섭을 찡그리며 침을 퉤 뱉았다. 반달은 구역질나게  악취 풍기는 여탐관 마음 속에서 엉금엉금 기어나왔다. 반달은 나무나도 섬찍해 구치소를 돌아보지 않고 흐리멍텅한 하늘로 올라가 꼬리빳빳해 서으로 서으로 헤염쳐갔다.    류려평은 구치소에서 흘러가는 반달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온 밤 뜬 눈으로 지새나 다름 없었다.    여탐관은 온 밤 착잡한 생각이 지꿎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라 마음이 비할데 없이 괴로웠다.    (내 밑바닥을 젤 잘 아는 놈은 종호와 류덕재뿐이야. 류덕재 오빠야  간대로 날 고발하겠니? 우린 공동재산이 있잖은가? 려향은 우리 딸인데. 우린 진짜 완정한 한 가정이야. 경제공동체야.)    그러나 류려평은 류덕재도 아니꼬운게 있었다.     (뭐야? 우린 종친 세교 가문이 아닌가? 비록 촌수는 멀지만 오누이 아닌가? 난 어려서부터 류덕재 아버지를 큰아버지라고 불렀고 류덕재를 친오빠처럼 믿고 따랐지. 건데 세상에 이쁜 아가씨들을 숱해 두고 어쩜 내 몸에 손을 대? 색마래도 그런 미친 색마는 처음 봐. 제 집 안 여동생 몸에도 손을 대? 굴어귀 풀도 다 뜯어먹어?”    류려평은 허탈한 감이 들어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미치겠다, 미쳐. 세상 사람들이 알면 어떻게 머리를 들고 살겠는가?)    류려평은 수치감이 들어 이불을 얼굴에 훌 들썼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류덕재가 사람 같지 않아보였다. 딱 발정난 수캐 같았다,     (지금 보면 그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한게 아니야. 번마다 짐승처럼 내 몸을 게걸스레 점유했지. 그 놈 색마는 내 몸을 사랑한 거지. 절대 마음 속으로 나를 사랑한게 아니야.)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류덕재라는 굴레 벗은 들말 같았다. 색마한테 몸과 마음을 빼앗기고 사랑마저 사기당한 감이 들었다. 하여  그녀는 이빨로 하얀 이불 귀를 물어뜯어 자근자근 씹었다.     (그 놈은 사기군이야. 여동생 내놓고 숱한 이쁜 아가씨들을 두고 왜 나하고 이래는가고 하니 뭐랬어?)     그때 류덕재는 말상을 가로 저으며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지껄였잖은가.     지금 이 시각에도 류려평은 류덕재가 수영장에서 자기 몸을 끌어안고 지껄이던 소리 귀전을 아프게 때렸다.     “난 여자 정복자, 침략자야. 정복자는 말이야. 여자라면 가리지 않아. 감각대로 닥치는대로 재끼는 거야. 아가씨마다 짜릿짜릿한 감각이 다 달라. 하늘로 붕- 뜨는 짜릿한 감각, 말초신경까지 짜릿해나는 자극이 좋찮았어?”     색마는 류려평의 하얗고 야들야들한 허벅다리를 슬슬 매만지다가 손으로 슬슬 위로 쓰다듬었다.     “너, 요 옴폭하고 옹달샘이 퐁퐁 솟는 요걸로 꼭 옥물어주는 힘, 참 감각이 좋아. 이런 자극은 처음이야.” 류려평은 어처구니 없어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래, 류덕재, 그 놈 색마는 짜릿짜릿한 새로운 자극을 찾느라고 내 몸을 잠시 사랑했을뿐이야. 난 밑에서 숨이 꺽꺽 막혀 죽어가는 비명을 질렀는데 색마는 ‘여동생’ 그 비명소리를 들으면서 변태적으로 쾌감을 느끼지 않았던가.)     류려평은 생각할수록 사기당한 감이 들었다. 나중에는 배신감까지 들었다.     (그 놈 색마는 내 몸을 몇해 점유하고는 열이 식자 찾지도 않았어. 네 놈은 내 몸에 류씨네 씨를 심어놓고 뭐랬니?)     그때 류덕재는 수영장에서 류려평한테서 임신했다는 말을 듣자 우멍눈이 데꾼해졌다. 외까풀눈이 눈썹에 닿을 지경으로 치켜 떴다.     색마는 조각상처럼 까딱 움짖이지 않고 류려평의 부어오른 아랫배를 내려다 쏘아보았다.     한참 아랫배를 보던 우멍눈이 이상한 빛을 번쩍이며 류려평을 마주 바라보며 희죽이 웃었다.    “얘, 이런 롱담은 하지 않는건데.”    류려평은 어글어글한 눈이 데꾼해 정색했다.     “롱담이라니오? 이건 오빠 앤데요.”    류덕재는 말상을 흔들더니 말이빨을 드러내며 징글스레 웃었다.    “거짓말. 누굴 속여?”    류덕재는 류려평이 혹시 자기 재산이 욕심나 이런 연극을 꾸미지나 않는가는 의심이 부쩍 들기도 했다.    류려평은 부아통이 터졌다.    “내 거짓말 해서 뭘 하겠소? 이 애는 오빠와 내 애란 말이오. 오빠도 사람이오? 제 싸 넣고서도 나누울 작정인가?!”    “잠간! 성질 내지 말라.”    류덕재는 수영장의 퍼런 물에 류려평의 아랫배를 손으로 슬슬 씻어주며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혹시 리종호 앤지 어떻게 알아?”    그러나 류려평은 확신에 차 말했다.    “난 오빠하구 산 다음부터 종호와 잠자리를 갈랐는데요.”    류덕재는 그래도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한창 나이에 리사장이 널 가만 놔두었겠니? DNA 검사를 하기 전엔 누구 앤지 몰라.”    류려평은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오빠하구 이런 후부터 혹시 종호가 달려들면 꼭꼭 콘돔을 끼고 살았소.”    류덕재는 외까풀눈을 치켜떴다.    “건 왜? 진작 내 애를 낳자고 마음 먹었댔니?”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우리 애를 낳으면 뭐요? 세상 사람들이 알면 우릴 뭐라겠소?”    류려평은 근심에 차 뒷말을 이었다.    “종호가 매독에 전염되는 날이면 우리 일이 꼬리를 밟힐가 봐 겁났댔소. 그래서 콘돔을 끼고 살았댔소. 콘돔을 낀 것두 종호한테 매독을 전염시켜서 혼빵났댔소. 그래서 종호와 각방을 쓰고 살다가 나중엔 아예 그 놈 집에서 나와 혼자 려향을 데리고 살았잖소? 날자를 계산해 봐도 그렇고 모든 걸 다 따져 봐도 딱 오빠 애란 말이오.”     류덕재는 우멍눈을 딱 감고 한참이나 궁리했다.     그는 수영장에서 훌 뛰어나갔다. 그는 류려평의 손을 잡아당겨 끌어올린 후 건뜻 들어 안고 침실로 들어가 침대에 류려평의 알몸을 스르르 내려놓았다.    류덕재는 우멍눈으로 물끄러미 류려평의 아랫배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종호는 임신한 거 아니?”     “몰라요.”     류덕재는 말이빨을 악물더니 지독한 결단을 내렸다.     “애를 지워버려라.”    류덕재는 아들 둘이나 있기에 아무리 여러 모로 궁리해도 곁가지가 필요없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질 새 없다고. 무슨 개고생 하자고. 얘는 무익유해야.)    그러나 류려평은 처음 임신해 보기에 생각이 달랐다. 그녀는 두 볼에 뜨거운 눈물을 주르르 흘리면서 도리머리를 저었다.    “애가 불쌍하오.”    류덕재는 표독스런 우멍눈으로 류려평을 쏘아보며 말이빨을 악물었다.    “우리 전도를 위해 요놈을 지워버려!”    류려평은 뒷근심이 앞섰다.     “종호가 알면 큰일나겠는데.”     류덕재의 우멍눈에서는 이상한 빛이 번쩍였다.     “그래도 지워라.” 류려평은 류덕재 불길이 왕왕 이는 우멍눈길을 피하며 눈물을 머금고 마지못해 머리를 끄덕였다. 그러나 후에 류려평은 애를 지워버리지 않았다. 그녀는 뱃 속에서 날따라 힘차게 발질하는 애을 매만지면서 희죽이 웃었다. 그녀는 처음 태동하는 태아를 매만지면서 무한한 모성애를 느끼었다.     드디어 그녀는 이로 입술을 옥물었다.     (왜 너를 지워. 난 널 꼭 낳아서 키울 거야. 넌 내 새끼야. 류덕재 아무리 나는 놈이라도 날 강제로 낙태하게 하는 수야 없지. 널 낳아도 류덕재와 내 관계 드러나지 않는 이상 누구 앤지 누가 알아? 곁에서 사는 종호도 모를 판인데. 겉으로는 종호 앤 척하고 꼭 길러 내야지. 이 앤 류덕재 같은 부자 아빠 있어야 잘 살지. 종호 같은 놈을 믿고는 내처럼 콧구멍만한 셋집에서 살 거야.)     류려평은 별 궁리를 다 했다.     모성애와 욕심은 류려평을 괴물로 만들고 나중에 여악마로 만들어갔다. 그녀는 자기 몸과 마음을 짓밟을대로 다 짓밟은 류덕재한테 보복하고 싶었다.      “류덕재 놈아, 돈을 많이 벌어둬라. 장차  이 뱃 속 애를 키워서 네 재산을 몽땅 상속하게 할 거야. 네놈 재산은 몽땅 우리 모녀 거야. 으흐흐. 어디 두고 보자.”      류려평은 그후 류덕재가 찾을 때마다 몸이 불편하다는 핑게로 만남을 회피했다.      류덕재도 어쩐지 류려평의 몸에서 더는 짜릿짜릿한 감각도 느끼지 못했다. 색마는 점차 젊고 이쁜 다른 아가씨한테 눈길을 돌리고 류려평을 멀리했다. 그리하여 류려평은 려향을, 오누이지간 패륜의 악과를 낳고 말았던 것이다…        이때 맞은 쪽 침대에서 나영이 신음소리를 내며 돌아누웠다.     류려평은 달빛이 어린 나영의 침대에 시선을 돌렸다.     순간 그녀의 사색의 불길은 인차 나영과 종호한테 붙었다.     (젤 위험한 놈은 종호와 나영이야. 아이고, 정호한테서 그 돈봉투 세개를 채지 않는건데. 그 돈봉투 세개는 저 나영이 정호한테 건넨건데. 참. 이걸 어쩌나? 숱한 대부금을 내간 놈들 다 위험해. 언제 어느 시한폭탄이 터질지 어떻게 알아? 아하이고, 이걸 어쩌나?)     여탐관은 눈을 딱 감고 이불 속에서 두 손을 가슴에 모아대고 싹싹 빌었다.      (아빠, 난 어쩌면 좋습니까? 한고조님, 조상님들 날 보우해주옵소서)     무정한 달밤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무거운 침묵만 쏟아부었다.
500    대하소설 황혼 제3권(47) 달밤의 추억 김장혁 댓글:  조회:583  추천:0  2024-09-26
   대하소설 황혼 제3권          김장혁         47. 달밤의 추억       숨 막힐듯한 침묵이 구치소 안을 쓸쓸히 감돈다. 처량한 달빛이 무더운 구치소 방바닥을 어루만지면서 후끈하게 달궈 갑갑한 감을 더 해준다.    “아이구, 더워 못 살겠어!”    “에어콘 좀 틀어놨으면 얼마나 좋겠느냐?”    여기저기서 여죄수들의 부르튼 소리 터진다.    “이 비좁은 감방에 중국 에미나새끼들까지 끌어들일게 뭐야?”    “그치? 사람 하나 확이 얼마나 지독한데?”    여죄수들은 더운게 마치 류려평과 나영 탓이기라도 한 것처럼 떠들어댔다.    류려평은 퉁사발눈으로 한국 여죄수들을 쏘아보며 류창한 서울 말로 한마디 툭 내쏘았다.    “누가 이런 곳에 있고 파 들어왔어?”    여죄수들은 코웃음쳤다.    “픽!”    “그럼 어째 중국에 못 가?”     류려평은 그만 입이 막혀 버렸다. 그녀는 저쪽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나영한테 지원의 눈길을 보냈다. 그러나 나영은 그저 머 리를 다소곳이 숙이고 거들떠보지도 않으면서 침묵만 지켰다.     여죄수들은 당장 류려평한테 덮쳐들 것만 같았다.    류려평은 무리승냥이들 같은 여죄수들의 표독스런 눈길을 외면하면서 침대에 올라가 누워 벽쪽으로 돌아누어 버렸다.    그녀는 떠들어대는 여죄수들보다 침묵을 지키는 나영이 더 무서웠다.    (저년이 아까 위협했어? 뭐?  ‘나영 언니 입이 터지면 몇몇은  감옥에 가야 해.’ 최정호 국장이 저년 입을 틀어막지 않았는가? 참, 아무리 너절한 수하라도 저런 년한테도 먹다 남은 개 뼈다귀라도 주둥이에 물려 줘야는데. 그래야 발뒤꿈치를 물지 않는 건데.)    류려평은 돌아누워 나영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별의별 생각을 다 굴렸다.    (저년 아가리를 벌리는 거 봐라. 아무 것도 먹지 못했는 모양이지? 원, 조꼬만 악어 아가리에도 뭔가 좀 물려 줘야 더 물자구 아가리를 벌리고 달려들지 않는데…)    류려평은 이 생각 저 생각 굴리다가 수영장에서 추태를 보이던 류덕재의 추한 말상이 떠올랐다.    (오빠? 참, 웃기는 오빠지. 세상에 둘도 없는 색마야. 이젠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난다.)    류덕재는 아파트나 차를 준 날이면 류려평을 그 사우나실에 데려다가 한바탕 죽여주었다.    류덕재는 항상 류려평을 홀딱 벗겨버린다. 류려평의 알몸을 수영장 물에 불궈 깨끗하게 휑궈낸다. 그는 느침을 질질 흘리면서 류려평의 옥 같은 몸을 음충한 빛이 번쩍이는 우멍눈으로 한참이나 쓸어본다. 하느님이 인간세상에 만들어 준 아름다운 여체의 곡선미를 만끽한다. 마치 비너스 조각상을 감상하듯 오래동안 올리내리 훑으면서 흠상하면서 말상을 끄덕인다. 색마는 뒤이어 복숭아처럼 발가우리한 젖꼭지부터 시작해  하얗고 매끌매글한 하신까지 개처럼 혀끝으로 게걸스레 핥아댄다.     류려평이 죽겠다고 옥기둥 같은 몸을 이리 곰실 저리 곰실 탈면서 고양이 우는듯한 소리로 앓음소리를 토해낸다. 그때라고 색마는 류려평의 탄력있는 몸을 쓰러뜨리고 가로타고  힘차게 흔들흔들 노를 저어댄다.     (이년, 오늘 또 내 덕에 아파트 가졌잖아? 본전을 내놔!)     색마는 속으로 고함치며 이를 악물고 류려평 몸 위에  엎뎌 미친듯이  구르면서 수영장 가로부터 침실 문 께까지 떠밀고 간다.     류려평은 꿀꺽 삼킨 아파트 소화 때문에 뒷근심이 태산 같았다.     그녀는 밑에 깔린 채 머리를 쳐들었다. 색마의 불찌 탁탁 튕기는 우멍눈을 쳐다보며 죽어가는 소리를 쳤다.     “오빠, 이러다 또 애 생기면 어쩌오?”    류덕재는 개의치도 않았다.      “괜찮아. 려향의 동생 하나 더 생기면 좋겠다. 우리 둘째를 만들자.”    "류씨 조상들께 미안하잖아?"    "픽, 우리 한고조 류방 황제께선 황후, 황비에 처, 첩, 궁녀까지 몇백명 미녀들을 데리고 사셨어. 한고조 류방 황제님께선 낮에는 나라를 다스리시고 밤에는 미녀들을 다스리셨지. 그이께선 후궁 줄느런히 늘어선 방마다 꽃 같은 미녀들을 감춰 두고 이 방 저 방 넘나들면서 미녀들의 비단처럼 보들보들한 몸을 보듬어서 후대를 번성시키셨지. 그래서 밤을 자고 나면 이방 저 방에서 애들이 태여나는 '응아!', '응아!" 소리 요란했대.  한고조 류방 황제님의 덕분에 2천년 지난 오늘 우리 류씨 후대는 얼마나 많아. 이런 말도 돌잖아? '서넛  건너 장씨, 왕씨, 리씨고 온 천하에 류씨여라.'"     "관둬! 오빤 전문 조상들한테서 나쁜 것만 배웠구만."      류덕재는 류려평의 야들야들한 목을 핥으면서 지껄여댔다.     "내 여자 몇몇을 데리고 사는데 아무 것도 아니야. 한고조 보기 부끄럽다. 황제 후대가 도태돼  이게 무슨 꼴이냐? 고작 여자 몇몇 밖 데리고 살지 못해? 그래도 한고조 황제께서 풍류 남아 날 보면 자기 후대답다고 엄지를 척 내밀 걸. ㅎㅎㅎ."     류덕재의 뜨거운 입김이 류려평의 귀방울을 더럽게 간지럽혔다.    류려평은 어처구니 없어 도리머리를 홰홰 저었다.     "못 말릴 풍류남아."     그녀는 팬티 호주머니에서  콘돔을 꺼내 쳐들었다.     “오빠, 이걸 끼세요.”    “뭐야?"    류덕재는 우멍눈이 실눈이 돼 쳐다봤다.    "콘돔? 이 따위 싫어. 난 진짜 창과 칼이 부딪치는 거 좋아해?”    “그래 자꾸 성병에 걸리지.”     “괜찮아. 베니실링 몇대 맞으면 인차 나아. 너도 베니실링 맞아.”     “ 에이즈에 걸리면 어쩌오? 끝장 아니오? 그 땐 후회해도 후회약이 없소.”     “동네 아가씨들 배 우에서 풍류아로 죽으면 화장터에 가도 후회없어. ㅋㅋ. 이담 내 죽으면 내 산소 비석에 이렇게 써라. '풍류남아 류덕재지묘”' 어때 허허허."    류덕재는 번마다 콘돔을 빼앗아 수영장 물에 훌 줴뿌렸다.    “콘돔을 끼고 해서야 무슨 맛이냐? 비닐이 벌꺽벌꺽 하는게. 아무  감각도 없어. 맨 속살을 섞어야 매끌매끌한게 말초신경까지 짜릿짜릿해나지.”    색마는 지껄여대며 류려평을 훌쩍 들어 침대 위에 훌 던졌다. 또 변태처럼 추행을 시작했다.    류려평은 류덕재 매독이 겁났다. 하지만 발정한 야수처럼 덤벼드는 색마를 어쩔 수 없었다. 류덕재를 모시고 나면 몇번이고 매독에 걸려 하신이 가려워 견디기 어려운 건 둘째다. 하신에서 누르께 한 찐물이 질질 흘러내렸다.     치료해 좀 나을까 하면 류덕재가 사흘이 멀다하게 달려들어 성병을 치료할 새 없었다. 하신이 띠끔띠끔 아파나더니 나중에는 자궁이 다 썩어 떨어졌다.    류려평은 류덕재를 좀 말리고 싶었다.    “오빠, 여동생 내놓고 숱한 이쁜 아가씨들을 두고 왜 나하고 이래?”     그때 류덕재 말상은 빙그레 웃으며 지껄였다.     "그럼 너보다 더 젊고 이쁜 아가씨 있으면 데려오라."     류려평은 색마한테서 몸을 빼려고 희생양을 하나 물색해 색마 오빠한테 진상해야 했다. 그것도 어찌 보면 치부항목이 될 수도 있었다. 색마한테 미녀들을 소개해주고 황금덩이를 받아 먹고. 진짜 일거량득일 수 있었다. 그녀의 머릿속에 자기네 은행 신대처에서 소문난 미녀 직원 하나 피뜩 떠올랐다.     "왕춘영이라는 미녀 하나 있소. 당장 소개해줄게. 데려다 여비서로 쓰오."     "그래, 요것아, 몸을 빼려고? 어진간한 미녀론 안될 걸."    " 오빠, 이쁘다 못해 길 가던 사내들이 침을 질질 흘리면서 다 뒤돌아볼 지경인데."'   그 소리에 유혹된 류덕재는 류려평의 젖가슴을 슬슬 매만지던 손을 주춤 멈췄다.    색마는 류려평의 젖가슴에서 말상을 들더니 음충한 눈길로 류려평을 내려다보며 지껄였다.    "고 미녀, 왕춘영이라던가? 오후에 내 사무실에 보내 봐. 진짜 미녀면 여동생 한 몫 있어."    류려평은 어글어글한 퉁사발눈으로 류덕재를 쳐다보았다.    "뭐야? 오빠 또 뭘 주려는 거지?"    "그래. 이후에도 이쁜 아가씨 있으면 내한테 륙속 보내라구. 이 오빠 여동생을 절대 홀대하지 않을 거야. 으흐흐."    "오빠, 그렇게 숱한 아가씨 해 뭐 하오? 이쁜 걸로 한둘을 골라서 화끈하게 놀면 되지."    류덕재는 색마의 본색을 드러냈다.       “난 여자 정복자야! 여자 점유자, 침략자는 말이야. 여자라면 가리지 않아. 감각대로 닥치는대로 재끼는게야. 아가씨마다 조여주는  감각이 다 달라. 꼭 옥물어주는 흐물떡뻰찌의 힘, 참 감각이 좋다. 이런 자극은 처음이야. 아가씨들마다 맛이 달라. 꽃이 다  향기 다르듯 말이야. 자꾸 새 아가씨를 갈아대면서 놀아야 격정이 있고 엔돌핀이 생기고. 만년장수할 수 있어.”     류려평은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녀는 밑에서 숨이 꺽꺽 막혀 죽어가는 비명을 지른다. 색마는 “여동생”의 그 비명소리를 들으면서 변태적으로 쾌감을 느끼었다. 류려평은 그 대가로 아파트도 가지고 벤츠에 도요다까지 가졌다. 때문에 억지로 참고 견딘다. 색마 류덕재 몸 밑에서 잘 받들어주고 살갑게 모시면 금목걸이에 금팔찌, 금목걸이, 금벽돌장도 다 생겼다. 그래서 그녀는 억지로라도 참을만 했다.     그런데 그 더러운 꿈은 오래가지 못했다.     喜新厌旧라고 류덕재는 몇해 류려평을 데리고 놀더니 점점 열이 식어갔다. 류려평을 찾는 차수도 기하학적으로 퍽퍽 줄어들었다.     (아마 왕춘영을 여비서로 만들더니 날 안 찾겠지.)     류덕재는 나중에는 대부금과 관계되는 일이나 려향의 일이 아니면 한달이 돼도 별로 찾지도 않았다.     류려평은 몸은 좀 편안한데 어쩐지 내심은 불안해났다.     (저 색마한테서 이젠 다 얻어먹었구나.)    그러나 류려평은 이젠 홀로 대부금을 내주고 얻어먹는 맛이 쏠쏠했다.     (류덕재 필요없어. 그놈이 부행장 권력 줬는데 권력을 랑비할게 있는가? 혼자 배때 터지게 해먹고 볼 판이야.)     여탐관은 구치소에서 돌아누우면서 맞은 쪽 침대에 올라와 누운 나영을 물끄러미 마주 바라보았다.     그때 피뜩 류덕재가 항상 하던 말이 떠올랐다.     “적은 항상 곁에 있다. 한시도 경각심을 늦춰선 안돼.”     류려평은 나영을 퉁사발눈으로 내려다보면서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오빠 말은 저년을 두고 한 말인가? 저년이 뭐? 자기 입이 터지면 몇몇은 감옥으로 가야 한다잖아. 저년을 어쩌나? 괜히 자는 암펌의 콧등을 건드렸잖아.)     류려평은 구치소 차창 밖에서 검은 구름 속을 헤염쳐 서으로 서으로 흘러 가는 반달을 하염없이 쳐다보며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었다.     달밤은 깊어가도 여탐관은 두 다리를 옹송그리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 죄를 진 놈은 편안한 밤이 없었다.     항상 문을 두드리는 일이 두려웠다. 경찰이나 검사가 문뜩 뛰어들어 체포장을 쳐들가 봐 겁나 심장이 항상 두근닥근 높뛰군 했다.  지금은 불시에 국내에 인도한다고 끌어내갈가 봐 신경이 곤두섰다.      여탐관은 려향의 앞날이 막막해났다.     (내 정체 드러나 몇십년 판결이나 받으면 어쩌지? 누가 범죄자 딸을 색시로 데려가겠는가?)     한편 려향이 항상 시집가지 않겠다고 하던 말이 떠올라 저으기 안심되기도 했다.     (그래. 려향아, 내하구 종호처럼 한뉘 사랑도 하지 않으면서 옥신각신하면서 살게면 결혼해서 뭘 해? 시집 가서 어떤 남자를 만나겠는지 어떻게 알아?)     류려평은 순간 종호의 너부죽한 얼굴이 떠올랐다. 종호의 외까풀눈만 생각해도 메스꺼워 났다.     (종호처럼 제 노릇을 하지 못하는 남자를 만나면 한뉘 개고생이야.)     류려평은 몸서리를 쳤다.     (안돼. 절대 그런 남자를 만나 고생해선 안돼. 려향아, 넌 절대 시집가지 말라.)     녀탐관은 순간 이름 모를 산둔덕에 가만히 파묻고 비석을 세운 산소, 아버지 무덤이 떠올랐다. 그러자 그녀는 두 볼에 쓰라린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었다.     (아빠, 어쩜, 그런 못쓸 놈한테 날 시집 보냈는가요? 흐흐흑, 숱한 칠칠한 한족총각들을 두고 세상 바보 꼬리빵즈한테 날 붙여놨습니까? 흑흑.)     류려평은 속으로 피눈물이 떨어졌다. 그녀는 저도 몰래 침대에서 벌컥 일어나 두 손을 맞잡고 소리내 빌었다.     “아빠, 구천에서라도 려향을 보우해주옵소서. 려향이 다신 책 밖에 모르는 종호 같은 바보를 만나 개고생하지 말게 보우해주옵소서.”     “야, 듣기 싫어!”     “잠 다 깬다.”     “ㅉㅉㅉ.”     여기저기서 부아통이 터진다.    “미안해요. 죄송해요.”    류려평은 여죄수들한테 두 손을 싹싹 비볐다.    다시 침대에 훌 드러누은 류려평은 마음 한쪽 구석으로 좀 안심되기도 했다.     (난 죽어도 괜찮아. 려향한테 조상 산소에 숨겨진 비밀을 귀띔했으니까. 그 비밀을 제대로 파헤치면 려향은 평생 돈 근심할게 없어.      류덕재 감옥에 가지 말아야겠는데. 피는 물보다 짙다는데 그 놈도 제 딸을 잘 보살피겠지. 그런데 류덕재는 본댁이 낳은 하나 밖에 없는 아들 류문도가 있잖은가. 류덕재, 네놈이 아들만 아들이라면서 려향을 홀대하는 날엔 내 가만 놔두는가 봐라.)     류려평은 한시름 턱 놓고 이불을 들쓰고 잠을 청했다.     꿈인지 생신지. 여탐관은 려향이 외할아버지 산소가 자리잡은 코스모스 한들한들 춤 추는 산 둔덕에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 소나무 푸르른 산 둔덕에서 아버지가 주름살을 활짝 펴며 손을 휘젓는다. 아버지 흰 머리 흩날리면서 딸과 손녀를   반겨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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