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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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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욕망의 천지(4) 댓글:  조회:1786  추천:1  2013-12-20
장편과학환성소설 욕망의 천지 3/머리말 2/차례 5/ 제1장 인종개량과 사랑 14/ 제2장 위대한 탄생 27/ 제3장 뱀 섬나라 미녀들의 운명 35/ 제4장 조왕돌의 모험기 43/ 제5장 바다에 묻힌 비밀 49/ 제6장 남해 해전 56/ 제7장 대통령과 여성총리 61/ 제8장 노벨역사상과 대선운동 66/ 제9장 양가죽을 쓴 승냥이 73/ 제10장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까 80/ 제11장 핵 반사경 90/ 제12장 기원 4000년 지구 종말론 103/ 제13장 지구촌 영토평균재분배론 114/ 제14장 마그마의 여파 124/ 제15장 지구로 날아오는 소 혜성 130/ 제16장 하늘에서 떨어지는 갈치 135/ 제17장 소혜성의 날개 140/ 제18장 소혜성과의 결투 151/ 제19장 악마의 끝장 159/ 제20장 UFO요정과 글리제667C행성의 매력 제10장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까 속담에 맞은 놈은 다리를 펴고 살지만 때린 놈은 다리를 꼬부리고 잔다고 했어요. 코치아에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진 뱀 섬나라 나까아멘과 가메다는 그날부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게 됐어요. 우르릉 꽝! “저게 뭐야? 코치아 놈들이 쳐 들어오지 않았나?” 나까아멘 왕은 놀라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비명을 질렀어요. 미녀시종들도 황급히 침전으로 몰려 왔어요. “핵폭탄이 날아 온 건 아니지?” 나까아멘 왕은 속옷 바람에 미닫이를 열고 미녀시종들 속에 나타났어요. 미녀시종들은 검실검실한 털이 부숭부숭 난 왕의 가슴이 초면은 아니지만요. 발가벗으나 다름없는 왕을 보고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키드득거렸어요. 그제야 나까아멘 왕은 스스로 자기 형상이 추한 것을 안 것 같았어요. “또 화산이 폭발했나?” 나까아멘 왕은 창피해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슬며시 침전으로 숨어들어갔어요. 지마화산이 폭발하면서 왕궁에 시뿌연 화산재를 내리 떨어뜨리고 있었어요. 어느 날, 뱀 섬나라 수도 소꼬 부근에서 또 강진이 일어나 층집이 무너지고 땅바닥이 마구 갈라 터졌어요. 왕궁도 뒤흔들려 뻘건 썩박나무기둥에서 삐꺽삐꺽 소리 나고 잿빛기와장이 마구 땅바닥에 떨어졌어요. 몇 천 년 왕궁을 지탱해온 썩박나무기둥들은 썩다 못해 지진이나 화산폭발에 분질러져 왕궁이 무너질 것만 같았어요. 나까아멘 왕은 궁전에서 여 시종들의 부축을 받으면서 바깥으로 뛰어나왔어요. 그는 궁전 앞마당에서 숨을 돌리자 중얼거렸어요. “이 놈이 섬나라 땅에서 어떻게 살겠는가? 언제면 저 서북쪽 유라시아 대륙에 가서 으리으리한 왕궁을 짓고 살겠는가? 우리 뱀 섬나라에서 몇 천 년 꾸어온 꿈이 언제면 현실이 될까?” 그때 코치아에서 정치피난인지 정치망명인지 하려고 온 전임 대통령 김우성이 궁전 앞마당에 나타났어요. “각하, 옥체건강 무고하셨습니까?” “그래. 내야 항상 평안무사하지.” 나까아멘 왕은 언제 선불을 맞은 노루처럼 뛰어 다녔나 시피 금시 태연자약한 척 했어요. “그래 무슨 일이 있는가?” “각하, 욕심을 버리십시오.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깔 수도 있습니다.” “또 그 소리인가?” 우성의 말에 나까아멘은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어요. 뒤이어 그는 뾰족한 턱을 쳐들더니 습관처럼 가재수염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횡설수설 지껄여대기 시작했어요. “나는 이 땅에 평화가 깃들게 하고 지구촌의 생태환경을 보호해내기 위해 전번 남해 해전에서 패할지라도 핵무기를 쓰지 않았네.” 우성은 메스꺼워났지만 나까아멘으로 하여금 야욕을 버리게 권고하려고 겨우 참아냈어요. “각하, 참말로 그것이 진심이라면 각하는 평화노벨상을 탈만도 하죠.” “그래 내 진심을 의심하는가?” “아니죠.” 우성은 나까아멘의 시꺼먼 야욕으로 찬 속심을 꿰뚫어보면서도 극력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애썼어요. 그는 오히려 나까아멘의 비위를 맞춰 주려고 슬슬 개어 올리는 말까지 했어요. “왕이야 말로 재난이 많은 뱀 섬나라 백성들을 이끌어 평화로운 이 땅에서 행복하게 살게 하는 위대한 40세기 태양이십니다. 왕은 구세주이고 하나님입니다.” “됐네, 됐어. 괜히 짧은 바지를 춰올리지 말게. 찾아온 본 론이나 말하게나.” 아첨을 좋아하는 나까아멘도 과분한 나머지 화제를 돌렸어요. 우성은 직방배기로 속심의 말을 꺼냈어요. “코치아와 이웃나라인 뱀 섬나라가 평화롭고 친선적인 나라로 지내면 안 됩니까? 서로 복수의 칼을 갈면서 복수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린다면 백성들이 전쟁의 포화 속에서 어떻게 살겠습니까? 독 바이러스를 버리십시오. 대량 살상화학무기를 버리십시오. 이 나라에서 시조라고 여기는 뱀으로 인면수신의 괴물을 육성하는 인종개량도 그만 두십시오. 원전을 발전시키는 척 하면서 핵무기를 작작 만드십시오. 코치아를 발판으로 대륙을 침략할 야욕을 버리십시오. 욕심을 너무 쓰면 옛날 아카시아 식민지로 되듯 망국노로 될 수도 있으니까요…” “됐네, 됐어! 자넨 내 아비보다도 더 훈계하는구먼.” 나까아멘은 우성의 말허리를 끊어버렸어요. 그는 음흉한 실눈을 가슴츠레 뜨고 우성을 노려보았어요. “가만히 보니 당신은 20여년이나 우리 뱀 섬나라에 와서 국빈대접을 받았건만 아직도 코치아를 대신해 정신 나간 소릴 치는구먼. 인간은 칠정육욕이 있네. 이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겠어? 헌데 나를 보고 칠정육욕을 버리고 부처로 되라고? 고기도 먹지 않고 술도 마시지 말고 미녀들을 놀지 말라고? 흥! 백일몽이라고 해라! 퉤!” 나까아멘은 건 가래까지 우성 발 앞에다 내 뱉었어요. 우성은 나까아멘이 쫓아내듯 손사래를 치자 실망한 나머지 도리머리를 가로 흔들면서 궁전에서 나와 버렸어요. 뱀 섬나라는 방사선 오염으로 물고기에서도 대량 세슘이 검출됐어요. 그 물고기를 20여 년 전부터 먹은 여성들이 임신해 낳은 애들은 모두 기형 어린애들이었어요. 몸뚱이는 기름개구리처럼 똥똥한데 다리는 게 다리처럼 가는 어린애로, 머리는 호박만큼 큰데 몸뚱이는 뱀의 꼬리만한 어린애로, 몸뚱이는 토끼만큼 한데 머리는 쥐 대가리만한 어린애가 수두룩했어요. 그런데 이런 어린애들이 십여 대 후대에게도 계속 세슘을 유전시켜준다고 하니 뱀 섬나라 미래는 끝장 난 것이 아니겠어요. 그래도 나까아멘 왕은 혼란해지는 인심을 수습하려고 각종 매체를 통해 백성들을 속이는 연설을 계속 했어요. “우리 뱀 섬나라는 에너지가 판 부족입니다. 때문에 원전과 헬륨발전을 끊을 수 없습니다. 또 우리 뱀 섬나라 주변의 태평양 바닷물을 검험한 결과 세슘은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습니다. 해산물을 먹어도 아무 일도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은 나라를 믿고 대담히 우리 국산 해산물을 잡수십시오. 이것이 애국이고 구국입니다…” 입으로는 이렇게 연설하면서도 나까아멘 왕 본신은 자기 나라 태평양의 해산물을 입에 대지도 않았습니다. 아예 왕궁에 세슘검출기를 두고 일체 해양 수산물과 남새, 육류, 알류, 양곡을 몽땅 검사한 후 방사선에 오염된 것은 한 그람도 들여오지 못하게 했어요. 대신 방사선에 오염된 양곡과 남새 등을 선심이나 쓰는 것처럼 소꼬 시내 살기 어려운 독거노인들에게 보내주었어요. 대신 왕궁에서는 암암리에 전신 무장한 사무라이들을 출동시켜 화산 동굴에 가서 거대한 생명력을 과시하는 인면수신의 괴물 뱀 인들을 하나하나 잡아다가 뱀의 가죽을 벗겨 사치품으로 여인용 손가방을 만들고 뱀의 고기를 먹고 있었어요. 스즈끼의 딸 하루꼬를 비롯한 동굴의 미녀들과 인면수신의 뱀 인들은 모두 나까아멘 왕을 욕했어요. 그들은 사무라이들과 생사결단하고 싸우곤 했어요. 무사들은 레이자검을 휘둘러 자기들의 몸을 휘감는 뱀 인들의 허리를 갈겼어요. 뱀 인의 허리가 번쩍이는 빛과 함께 어지러이 잘리어 날아났어요. 그래도 뱀 인들은 아가리를 짝 벌리고 무사들에게 단말마적으로 덮쳐들어 깨물고 독을 뿜어 쓰러 눕혔어요. 허나 뱀 인들은 악착스러운 무사들의 레이자검을 당하지 못하고 하나하나 잡혀 왕궁의 고기밥이 돼버렸어요. 뱀 왕은 자기 형제와 자손들이 무사들에게 날마다 하나하나 잡혀가는 것을 눈을 뻔히 보면서도 용빼는 수가 없었어요. 무사들이 휘두르는 레이자검이 두려웠던 것이죠. 그보다도 그들을 구하지 못하면서 무사들을 건드렸다가 핵무기에 전멸당할까 두려웠던 것이죠. 진짜 처참한 도륙현장이었죠. 뱀 인들은 시종무사들에게 잡혀가 묶인 채 왕궁 뒤에 있는 부엌으로 끌려갔어요. 취사원들은 숫돌에 시퍼런 뾰족 칼을 썩썩 갈더니 기둥에 달아맨 인면수신의 뱀, 아니, 뱀의 꼬리를 단 여인들에게 다가갔어요. 그자들은 시퍼런 칼끝으로 뱀 여인들의 얼굴을 쿡쿡 찔러 비명소리를 들으면서 변태적으로 쾌감을 느꼈어요. 어떤 자들은 뱀 여인들의 젖가슴이랑 매만지면서 지껄였어요. “야, 이 고운 여인이 어쩜 뱀의 몸뚱이로 태어났어?” “참, 아깝지?” “살려주세요.” 인면수신의 뱀 여인들은 꼬리를 바들바들 떨며 애원했어요. 허나 취사원들은, 아니 살인백정들은 헤헤 웃으면서 “너희들을 살려주면 우리 왕님은 뭘 먹고 살지?”라고 하며 그녀들의 목을 썩썩 따고 껍질을 죽 벗겨 냈어요. 목 아래 팔딱팔딱 뛰는 심장이 밸에 묻어 나오자 살인백정들은 피 흐르는 심장을 칼로 잘라내 입안에 쑤셔 넣고 우물우물 생채로 씹어 먹었어요. 야수 같은 그들의 입귀에서는 뱀 여인들의 뻘건 피가 줄줄 흘러 내렸어요. 나까아멘 왕은 더구나 변태적인 살인마였어요. 그는 전문 인면수신의 뱀, 아니, 화산 동굴의 뱀 여인들을 잡아다가 젖가슴만 도려내 만든 인육만두를 먹기 좋아했어요. 그러다나니 무사들은 점점 더 많은 뱀 여인들을 잡아와야 했어요. 며칠 후 뱀 섬나라에 또 지진이 일어났어요. 그런데 전선이 끊어나거나 합선돼 소꼬 시내 여러 곳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했어요. 그런데 뱀 섬나라 경찰당국에서는 그 화재는 뱀 섬나라에 와서 사는 우성을 비롯한 코치아 사람들이 저지른 것이라고 덮어씌웠어요. 그들은 무고한 코치아 인들을 마구 체포해 구금하고 무참히 살해했어요. 코치아 사람들은 지진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아무리 변명해도 그 놈들은 귓등으로 흘려보내고 코치아 인들을 보기만 하면 곤봉으로 때리고 쇠갈구리로 개처럼 목을 걸어 당기고 비수로 찔러 참혹하게 살해했어요. 그 바람에 수도 소꼬를 비롯한 대중도시 길바닥에는 코치아 인들의 피투성이로 된 시체가 약을 맞은 벌레들처럼 나뒹굴었어요. 그들의 억울한 뻘건 피는 뱀 섬나라 도시 길바닥들을 물들이면서 강처럼 흘렀어요. 더는 뱀 섬나라에 있을 수 없게 된 김우성은 황급히 코치아로 도망치려고 했어요. 그 눈치를 차린 뱀 왕은 말렸어요. “김 대통령, 가지 마세요. 대통령이 떠나가면 우리 뱀 섬나라는 어쩌랍니까? 대통령은 이 더러운 땅에서 달아나면 비옥한 코치아에서 잘 먹고 잘 살겠지만 우린 어쩌랍니까? 그저 나까아멘 왕의 실험 품으로 한뉘 고생하다가 죽고 말랍니까? 우리와 함께 힘과 지혜를 합쳐 이 뱀 섬나라와 백성들을 구해주십시오.” 숱한 뱀 인들이 구불구불 기어와 혀를 날름거리면서 빌었어요. “이 굴에서 죽어가는 우릴 구해주십시오!” “구해주십시오!” 뱀 왕이 선코를 떼자 숱한 뱀들이 따라 외쳤어요. 하루꼬와 요시꼬, 하나꼬, 야사시이꼬 등 미녀들도 인면수신의 뱀 어린이들을 안고 동굴에서 달려 나와 빌었어요. 하루꼬는 빗물 내리듯이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꿇어앉아 우성의 바지가래를 잡고 말했어요. “대통령님, 당신은 저의 구명은인이죠. 착하신 대통령님은 우리를 버리고 가실 수 없어요. 제발 뱀 섬나라의 버림을 받은 우리 여인들을 구해 주옵소서.” 우성은 그녀와 인면수신의 괴물 뱀 인들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후 내쉬더니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며칠 지나지 않아 뱀 섬나라에 세인을 놀래는 재난이 발생했어요.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깐 격이죠. DSK 독 바이러스 HRC 전염병 바이러스가 뱀 섬나라에 확산될 줄은 누가 알았겠어요. 사연은 이러했어요. 인면수신의 뱀 인들은 더는 왕궁 시종무사들의 살인행위에 당하고만 있을 수 없어 왕궁으로 쳐들어가자고 분분히 의논했어요. 그때 우성은 말리었어요. “그만들 두시오. 적수공권으로 왕궁을 쳐들어가다가 나까아멘 왕의 고기밥이나 됐지 별 수 있는가요?” “여기서 하나하나 잡혀 죽는 것보다 싸우다가 죽자!” 뱀 왕은 말리기는커녕 나까아멘 왕의 비인간적인 살인행위에 악이 나 선동까지 했어요. “우린 이 동굴에 감추어 놓은 저 독 바이러스 오지독을 가지고 왕궁으로 쳐들어가자!” 그러자 하루꼬를 비롯한 미녀들도 합세해 떠들었어요. “동굴에 숨겨 놓은 핵무기로 왕궁을 폭파하자!” “우리 자손들을 잡아먹는 나까아멘 왕을 죽이고 우리 애들을 구하자!” “인면수신의 우리 뱀 인들보다 못한 나까아멘 왕을 죽여 버리자!” 그러나 우성은 또 말리었어요. “왕궁을 치더라도 핵무기는 다치지 마오. 괜히 살인악마를 잡다가 뱀 섬나라 백성들까지 다치게 하겠소. 또 지구의 생태환위도 손상 받게 되오.” 뱀 왕은 육중한 뱀 인들을 시켜 먼저 화산 동굴을 지키는 보초병들부터 물어 죽였어요. 그들은 동굴 막장에서 DSK 독 바이러스 HRC 전염병 바이러스를 채운 독들을 찾아냈어요. “가자!” 인면수신의 뱀 인들은 뱀 왕을 따라 DSK 독 바이러스 HRC 전염병 바이러스 독을 가만히 동굴에서 꺼냈어요. 그런데 그 독을 왕궁까지 가지고 갈 일에 근심이 태산 같았어요. 그때 하루꼬와 야사시꼬 등 미녀들이 나섰어요. 미녀들은 독을 이고 맞들고 산 아래에 내려 간 후 화산 동굴 보초병들이 몰고 다니던 자동차를 몰고 왔어요. 뒤이어 그들은 밤도와 뱀 인들과 독을 자동차에 싣고 왕궁으로 쳐들어갔어요. 그들은 오직 악마 나까아멘 왕을 독 바이러스로 죽여 버려야 지진과 화산폭발, 해일 등 자연재해가 많은 이 땅에서 전쟁을 종말 짓고 어둠침침한 화산 동굴에서 벗어나 햇빛이 잘 드는 수도 소꼬의 아파트에서 발편잠을 자면서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허나 왕궁 무사들이 앞을 막아 레이자검을 휘두르며 저항하는 바람에 십여 미터씩 되는 뱀 인들도 허리가 분질러지지 않으면 목이 날아났어요. 허나 하루꼬 등 미녀들은 뱀 인들이 호위무사들과 싸우는 사이에 자동차를 몰고 왕궁 앞에까지 쳐들어가 독 바이러스 오지독을 내리뜨려 깨놓았어요. 그런 후 그녀들은 즉시로 자동차를 몰고 도망쳤어요. 독 바이러스는 왕궁에 깊숙이 숨어 사는 나까아멘 왕이 동굴로 해서 지하왕궁으로 달아나는 바람에 죽이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미녀시종들과 호위무사들 그리고 수많은 소꼬 시민들이 무리죽음을 당했어요. 뱀 인들은 호위무사들을 서넛씩 휘감아 육중한 똬리를 틀어 옥죄여 죽여 버렸어요. 어떤 뱀 인들은 문짝 같은 아가리로 호위무사를 물어 통째로 삼켜 버렸어요. 질겁한 호위무사들은 독 바이러스를 손과 몸에 발랐다고 떠드는 뱀 인들을 상대해 더는 싸우기 싫어했어요. 뱀 인들은 확실히 어지간한 방사선이나 독바이러스에도 죽지 않는 피부와 오장육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죠. 그 바람에 뱀 인들은 유유히 구불거리면서 소꼬 시내를 벗어나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어요. 나까아멘 왕을 두고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깠다고 할까요? 아니면 남 잡이가 제 잡이 됐다고나 할까요? 나까아멘 왕은 뱀 섬나라에서 독과 전염병 바이러스를 근본 제조한 적이 없다고 떠들었지만요. 그 죄상이 온 누리에 폭로됐어요. 코치아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뱀 섬나라의 독과 전염병 바이러스 등 대량살상무기를 생산한 죄악을 질책했어요. 지어 어떤 나라에서는 군사제재를 가하자고 유엔 안보리에 제기했어요. 나까아멘 왕은 낙태한 고양이 상이 돼 죽어가는 비명소리를 질렀어요. “아이고, 이 일을 어찌 하는가? 유엔군이 또 우리나라를 제재할 거 아닌가? 아카시아에서 몇 백 년 동안이나 우리 땅을 지지 누르고 있었지. 다행히 우리가 코치아 덕분에 아카시아 군을 몰아내고 독립한 건데. 아이고, 이 일을 어찌 하느냐?” 노바시 수상은 “이건 완전히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깐 거죠.” 하고 나까아멘 왕과 가메다 국방부장을 번갈아 보면서 주먹으로 손바닥을 탁탁 쳤어요. 나까아멘 왕은 대전에서 머리를 뚝 떨어뜨리고 서성거렸어요. 평소에 뾰족한 턱을 쳐들고 우쭐거리던 늠름한 상은 찾아 볼 수도 없었어요. “우린 살인 전염병과 독 바이러스는 배양했지만 살인세균을 억제할 방법은 없지 않은가?” 가메다도 무릎을 치면서 돼지 눈깔을 데굴데굴 굴릴 뿐 속수무책이었어요. 그래도 노바시 수상이 뭔가 떠올랐는지 황급히 소리 질렀어요. “이렇게 울면 죽은 애를 구할 수 있겠습니까? 대책을 궁리해야지.” 그제야 나까아멘 왕과 가메다는 비명소리를 끊고 노바시를 쳐다보았어요. 노바시는 나까아멘의 빛 잃은 실눈을 들여다보면서 말했어요. “코치아 놈들은 어떻게 전염병과 독 바이러스를 전승했는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옳지! 살았어.” 나까아멘 왕은 바다에서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노바시의 손을 잡았어요. “노바시 수상은 즉시 코치아에 건너가서 평화담판을 해 평화협정을 맺고 대신 구명 해독약을 구해 오게나.” 허나 노바시는 난색을 지었어요. “낸들 어찌 합니까? 코치아 놈들이 우리가 평화협정을 맺자면 곧이듣겠습니까?” 나까아멘은 뾰족한 턱을 쳐들고 지껄였어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 어쩜 수상이 국제정치를 그렇게도 몰라! 평화의 깃발을 들고 나서면 모든 것이 우리에게 주동적인 칼자루가 쥐어져 유리해진단 말이네.” “건 뭘 두고 하는 말입니까?” 노바시가 의아해 했는데요. 가메다도 왕에게 미심한 눈길을 보냈어요. “우리나라는 평화를 요구한다. 허나 코치아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허나 코치아는 항상 복수하려고 한다. 이렇게 세계의 이목을 돌려 세울 수 있어. 알만한가? 이게 바로 국제정치야, 정치!” 그제야 노바시와 가메다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참 묘합니다. 묘해!” “이거야 말로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까고 나서 ‘도적이 도적이야!’ 하는 격이죠. 참 묘수로군요.” 노바시는 가메다를 손가락질 하다가 손사래를 쳤어요. “어쩜 우리를 그렇게 말해?‘ 그러자 가메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킬킬 거리었어요. 헌데 그만 싯누런 콧물이 튕겨 나와 턱에 걸려 그네를 뛰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추태를 보고 나까아멘과 노바시는 체신을 잃고 미녀 시종들과 함께 배를 끌어안고 한바탕 웃어주었어요. 제11장 핵 반사경 코치아에서 독 바이러스 해독약을 뱀 섬나라에 주었다고 하자 코치아와 지구촌에서는 여러 가지 여론이 일었어요. “돌을 들어 자기 발등을 깐 뱀 섬나라 독종들을 살아나게 할게 뭔가?” “이 기회에 그 놈들을 싹쓸이 해버릴 게지.” “금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탄 대통령의 영예를 지키려는 거야.” “뱀 섬나라 독종 놈들에게 아무리 잘해 주고 살려줘 봐라. 죽음의 구렁텅이에서 빠져 나오면 또 우리를 물려고 할 걸.” “글쎄 말이야.” “금별 대통령은 아들 조왕돌의 말만 듣는단 말이야.” “그래도 우린 금별 대통령을 믿고 따라야 해.” 이러루한 말들이 여기저기에서 파도칠 때었어요. 조왕돌은 조왕돌 부대에서 꼴꼴한 조왕돌 1호로부터 9호까지 뽑고 클론바우 18세를 영솔해 해독약 독을 비행기에 싣고 뱀 섬나라에 건너갔어요. 그들은 겸사겸사해 뱀 섬나라의 731공정 공장을 폭파하는 일을 감시하러 뱀 섬나라에 건너갔던 것이죠. NHEK텔레비전방송국에서 엄청 육중한 조왕돌이 해독약을 가지고 비행장에 내린 뉴스를 보고 뱀 섬나라 백성들은 구세주를 만난 듯이 “조왕돌 총사령관 만세!” 하고 높이 외쳤어요. 비행장에서도 마중하러 나온 노바시보다도 조왕돌을 보고 호위무사들이 경례를 척 붙이며 경의에 찬 눈길로 따랐어요. 그들은 똑같이 생긴 10명의 조왕돌을 보고 놀랐어요. 그들은 제일 앞에 선 조왕돌이 좀 뚱뚱하고 훤칠한 감을 느꼈어요. 그가 손을 젓는 것을 보고서야 겨우 그 분이 조왕돌 최고사령관이고 기타 9명은 복제 조왕돌이라고 대개 짐작했어요. 뱀 섬나라 수많은 백성들은 괴물 클론바우 18세를 텔레비전에서 처음 보는 순간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아니, 코치아에는 저렇게 큰 괴물도 있어?” “야, 저 코끼리코를 보라니까.” “잔등에는 날개까지 달리지 않았는가!” “그래, 팔은 네 개나 돼!” 전번 남해 해전에서 살아남은 한 해군 병사가 옆에서 텔레비전을 들여다보면서 말했어요. “저놈은 독수리처럼 초음속비행기보다도 더 빨리 날 수 있어.” “인종개량을 하려면 저런 괴물을 만들어야지. 인면수신의 뱀으로 개량해서야 저런 괴물을 이길 수 있는가! 흥!” 교활한 나까아멘 왕과 가메다 국방장관은 코치아 텔레비전방송국 기자들이 뱀 섬나라 기자들과 함께 생방송을 하기에 조왕돌에게 손을 쓰지 못했어요. 그들 둘은 평화협정서의 먹이 마르기도 전에 한쪽으로 암암리에 코치아의 사신 조왕돌을 암해할 음모궤계를 꾸미었던 것이죠. 그것도 자기 나라 중독된 백성들을 구할 해독약을 가지고 와서 약사용 방법을 가르치는 구명은인에게 마수를 뻗치려고 했어요. “당장에서 조왕돌을 죽이면 전 세계에서 우리를 뭐라고 하겠어요?” 왕궁 내전에서 가메다가 암살계획을 회보하고 나서 근심하자 나까아멘은 내전을 뚜벅뚜벅 거닐다가 음흉한 실 눈을 가메다에게 돌렸어요. “미형 핵 반사경으로 조왕돌에게 피폭시킨 후 코치아에 돌아가 천천히 죽게 합세. 살수한테 당장 썩어지게 너무 과하게 핵 반사경을 비추지 말라고 하게나!” “알았습니다!” 나까아멘과 가메다가 왕궁 내전에서 하는 밀담을 벌써 조왕돌과 클론바우 18세는 코치아에 배치한 초음파도청기로 도청해 귀에 낀 미형 수화기로 다 듣고 있었어요. 호위를 담당한 클론바우와 조왕돌 1호 등은 뱀 섬나라 사람들을 샅샅이 살피면서 살수가 나타나기를 기다렸어요. 허나 시종 그런 낌새를 보이지 않았어요. 조왕돌은 아무 것도 눈치 채지 못한 척 하면서 태연자약하게 노바시 수상과 함께 가마에 앉아 소꼬 근교에 위치한 화산 동굴로 찾아갔어요. 우르릉 꽝꽝! 갑자기 굉음과 함께 지마화산이 또 폭발했어요. 시뻘건 용암이 하늘 높이 치솟아 오르고 시꺼먼 화산재가 날아와 가마에도 떨어졌어요. 가마꾼들의 발밑이 움씰움씰 뒤흔들리었어요. 허나 뱀 섬나라 가마 군들은 가마만 메고 앞으로 힘겹게 걸어 나갔어요. 처음 당하는 일이었지만 조왕돌은 노바시와 나란히 가마를 타고 가면서 태연자약했어요. (에너지를 절약하고 온실가스방지를 위해 가마를 탄다고? 암암리에 핵 반사경으로 나를 암살하려는 음험한 놈들, 얼마나 속과 겉이 다른 놈들이야? 제 명에 죽지 못할 독종들.) 클론바우와 복제 조왕돌들은 화산폭발쯤은 괜찮았어요. 자연재해보다도 뱀 섬나라 살수들의 암살기도가 더 근심스러웠어요. 서너 시간 가마에 앉아 갔기에 조왕돌 일행은 거의 해질 녘에야 화산 동굴 어귀에 이르렀어요.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 가에 가파른 화산 중턱에 우성과 뱀 왕이 갇혀 살던 동굴이 펑 뚫려 있었어요. 허나 뱀 왕과 우성 그리고 인면수신의 뱀 인들과 미녀 하루꼬 등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어요. 다만 주위의 타고 부러진 나무 가지에 마른 뱀의 가죽이 여기저기 지저분히 걸려 있었었어요. 간혹 수풀 속에서 뱀의 가죽을 쓴 사람의 얼굴이 나타났다가도 놀란 듯 구불구불 나무 숲 속으로 도망치는 것이었어요. 노바시는 가마에서 내리자마자 조왕돌에게 허리를 굽히면서 말했어요. “여긴 우리 인면수신의 뱀 인들이 살던 동굴입니다. 여기서 해독약 사용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조왕돌은 살진 얼굴을 찡그리었어요. “아니, 이런 산골에서 어떻게 가르친다고 그럽니까? 중독환자와 방독기술자들을 데려 와야 하는데 불편하지 않겠습니까?” 조왕돌과 클론바우 18세는 놈들이 해독약 사용방법을 가르침을 받기 전에는 손을 쓰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짐작했어요. 허나 뱀 섬나라 수도 소꼬도 아니고 이런 무인지경의 편벽한 바다가 화산 동굴에서 놈들이 비밀누설을 방지하려고 선수를 쳤어요. 그 놈들이 코치아와 뱀 섬나라 텔레비전방송국 기자들마저 철수한 새로운 정황에서 경각성을 높이지 않을 수 없었어요. 이윽고 동굴 안에서 방독 면구를 쓴 기술자들이 중독 환자 서넛을 담가에 들고 나왔어요. 뱀 섬나라 방독기술자들이 조왕돌과 노바시 등에게도 방독 면구를 내주었어요. 노바시는 황급히 방독 면구를 쓰고 허겁지겁 동굴 저쪽으로 피했어요. 허나 조왕돌과 클론바우 18세 등은 근본 방독 면구를 쓰지 않았어요. 그 담대한 장면을 보고 뱀 섬나라 방독기술자들은 경악할 지경이었어요. (아니, 이 놈들이, 해독약이 좋긴 좋은가 봐. 흥!) 그때 조왕돌은 뱀 섬나라 방독기술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고 나서 천천히 입을 뗐어요. 방독기술자들은 대통령의 아들다운 조왕돌의 풍도에 여간 감복해마지 않으면서 바삐 스마트 폰을 꺼내 연설내용을 기록하기에 여념이 없었어요. “뱀 섬나라 방독기술자들은 세계 평화를 요구하는 정의적인 인민들을 대량 살상할 화학무기를 제조하기에 열을 올리지 말고 사람을 구할 해독약을 제조하는데 정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지구촌을 재패할 욕심을 버리고 지구의 생태균형을 복구하는데 머리를 써야 합니다.” 조왕돌의 첫마디 말에 뱀 섬나라 방독시술자들은 방독 면구를 쓴 채 머리를 숙이었어요. “우리는 이번에 전염병과 독 바이러스에 감염돼 죽어가는 이웃나라 뱀 섬나라 백성들을 구하려고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도우러 왔습니다. 허나 음흉한 일부 사람들은 해독약 사용방법을 알아내는 데는 성급하지만 배은망덕하게도 음모궤계를 꾸미고 있습니다. 이런 형편에서 우리가 어찌 해독약 제조방법과 사용방법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모두 뱀 섬나라의 진정성 있는 평화협정 시행에 달렸습니다. 우선 731공정 공장을 즉시 폭파해 버리십시오. 그 다음에야 해독약 사용방법을 알려 주겠습니다.” 그 말에 노바시와 방독기술자들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어요. 그러나 방법이 없었어요. 뱀 섬나라 방독기술자들은 조왕돌과 클론바우 18세가 보는 앞에서 화산 동굴 옆에 세워진 731공정 공장을 폭파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꽝! 꽝! 뱀 섬나라에서 2천년이나 경영해오던 731공정 공장이 하루 저녁 무렵에 폭파돼 공장 굴뚝이 무너져 버렸어요. 허나 조왕돌은 전혀 만족하는 눈치를 보이지 않았어요. 그 것은 뱀 섬나라에서 이미 세인들에게 들키운 이 화산 동굴의 공장 꿀뚝은 무너뜨렸지만 암암리에 다른 공장에서 계속 독 바이러스를 생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조왕돌은 무너진 공장 폐허를 둘러보면서 노바시에게 엄숙하게 말했어요. “731공정 공장 하나를 허물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숨겨진 독 바이러스 공장을 없애기는 힘듭니다. 뱀 섬나라에서는 제네바 핵 확산금지와 대량살상무기 및 화확 무기 금지 조약을 지켜야 합니다. 이번엔 우리나라에서 선린관계를 위해 해독약을 주기에 뱀 섬나라에서 멸종의 위기를 모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에 또 이런 짓을 한다면 그때는 평화를 요구하는 지구촌의 정의적인 인민들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화산 저쪽 능선에는 벌써 화산재에 가린 거무스름하게 그은 해가 지기 시작했어요. 조왕돌은 계속 뒷말을 이었어요. “뱀 섬나라 백성들을 구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그럼 먼저 해독약 사용방법을 가르치겠습니다.” 노바시와 방독기술자들은 귀가 뻘쭉해졌어요. “우리 이 해독약은 3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이번 행차에 그 첫 단계 밖에 가르칠 수 없습니다.” “건 무엇 때문입니까?” 노바시는 눈을 치떴어요. “첫 단계 해독약을 복용하고 바른 후 약 반응을 보아야 합니다. 아마 우리가 귀국한 후에야 2단계와 3단계를 가르쳐 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나까아멘 왕은 왕궁 대전에서 툴툴거렸어요. “저 놈들이 안전하게 귀국하려는 술책이로구먼.” 가메다 국방부장은 콧수염을 쓱 문지르더니 사발 눈을 부라리었어요. “쳇, 그 놈들이 토끼전을 재연하려는 수작입니다. 용궁에서 용왕에게 간을 빼두고 왔으니 가지러 가겠다고 속여 뭍으로 달아난 토끼 놈의 연극을 재연하려는 게죠.” “흥! 어림도 없어! 빨리 해독약 사용방법만 내놔라! 살려두는가 봐라!” 조왕돌은 그 말을 도청기로 다 들었어요. 허나 머리를 들어 그물그물 져가는 서산의 해를 보고 쓰러져가는 뱀 섬나라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해독약사용방법을 하나도 숨김없이 제대로 알려 주었어요. 그러고도 그것은 1단계사용방법이라고 속였어요. 뒤이어 그는 코치아에서 가져온 해독약을 중독환자들의 환부에 발라주고 손수 숟가락으로 떠서 먹여 주기까지 하고 나서 방독기술자들을 둘러보면서 짐짓 거짓말을 슬쩍 했어요. “이제 1단계 사용방법을 알려 주었어요. 2단계와 3단계는 우리가 귀국한 후 알려 주겠습니다.” 노바시 수상은 머리를 조아리면서 “조왕돌 총사령관님, 먼 곳에서 온 바 하고는 2단계와 3단계 사용방법을 다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지청구를 들이댔어요. 허나 어떤 조왕돌이라고 가르쳐 주겠다고 하겠어요. 결국 노바시 수상은 하는 수 없이 조왕돌 일행을 데리고 왕궁으로 밤도와 돌아가는 수밖에 없었어요. “아니, 우린 화산에서 내려가자마자 밤도와 귀국해야 하겠습니다.” 조왕돌의 말에 노바시는 허리를 굽실거리면서 야단쳤어요. “아니, 숱한 해독약을 가져다 사용방법까지 가르쳤는데 어찌 저녁식사를 대접도 하지 않고 총사령관님을 보내겠습니까? 제가 코치아에 가면 인젠 저녁밥도 주지 않을 예산입니까?” 노바시 수상이 어찌나 질기게 나오는지 조왕돌은 좀 망설이었어요. 그들이 화산 동굴 아래로 내려가자 숱한 기자들이 비디오촬영기를 둘러메고 모여왔어요. 그런데 코치아의 기자들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어요. 조왕돌은 일이 상서롭지 못함을 눈치 채고 클론바우 18세를 돌아보았어요. 클론바우 18세는 파초 같은 귀를 도사리더니 독수리눈으로 주위의 동정을 살폈어요. 그때 뱀 섬나라 기자가 비디오촬영기를 메고 조왕돌에게 다가오면서 취재하려고 했어요. “이번 뱀 섬나라에 해독약을 주고 사용방법을 가르쳤는데요. 우리나라 백성들에게 할 말이 없습니까?” 조왕돌은 목청을 돋우어 말했어요. “평화와 안정을 요구하는 우리 코치아는 이번에 쓰러져가는 뱀 섬나라에 인도주의적인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이 손길은 또 이웃나라끼리 서로 아끼고 친선의 정으로 보내려는 착한 사랑의 손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우리 약을 쓰고 뱀 섬나라 인민들이 하루 빨리 인위적인 재해에서 벗어나 건강을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또 지구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뱀 섬나라에서는 대륙침략의 야욕을 버리고 다시는 비인간적인 인종개량과 731공정 같은 극악무도한 생체실험을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제기합니다. 만약 계속 코치아, 나아가서 지구촌의 인민들을 해치는 이런 극악무도한 암수를 쓰려고 한다면 코치아와 지구촌의 정의적인 인민들은 결코 뱀 섬나라의 침략야욕을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때 클론바우 18세는 뒷머리에 난 눈으로 뒤에서 이상한 빛이 조왕돌을 겨누는 것을 발견했어요. 홱 돌아서 보니 뱀 섬나라 기자가 어깨에 멘 비디오촬영기에서 비쳐 나오는 이상한 빛이 아니겠어요? “너 이 놈!” 클론바우 18세는 고함치며 3미터나 되는 나래를 퍼덕이며 쏜살같이 날아나가 기다란 코끼리코로 그 기자의 비디오촬영기를 휘감아 내동댕이쳤어요. 흥! 클론바우가 코 방귀를 뀌자 땅 바닥에 떨어진 비디오촬영기가 날아났어요. 비디오촬영기 렌즈에서 이상한 빛이 노바시 수상을 겨누었어요. “야, 이 놈들아, 손을 떼라!” 노바시는 비명을 지르면서 선불 맞은 노루처럼 팔짝팔짝 뜀질을 하며 비디오촬영기 렌즈에서 비추는 광선을 피하느라고 야단법석 했어요. 조왕돌은 노바시 수상도 이상한 빛의 진상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눈치 챘어요. 이때 다른 기자들도 비디오 촬영기에 장착한 미사일발사기 단추를 눌렀어요. 시뻘건 불줄기가 조왕돌에게 날아왔어요. 쉭! 클론바우 18세는 땅바닥의 이상한 빛을 반사하는 비디오촬영기를 툭 채가며 고함쳤어요. “총사령관, 어서 피신하시오!” 이게 웬 일이예요. 조왕돌을 호위하던 9명의 복제조왕돌이 하나의 조왕돌로 변하지 않았어요. 뱀 섬나라의 놈들이 어찌 조왕돌이 복제해낸 조왕돌들이 손오공처럼 변신술을 쓸 줄을 알겠어요! 허허허. 클론바우 18세는 네팔로 조왕돌과 조왕돌을 한 품에 안고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면서 하늘로 훨훨 날아올랐어요. 클론바우의 품에 안긴 조왕돌은 비디오촬영기로 살수들에게 이상한 빛을 반사했어요. 기자로 위장한 뱀 섬나라 살수들은 쓰러져 구는 놈으로, 어안이 벙벙해 서 있다가 비명을 지르면서 쥐구멍을 찾아 헤매는 놈으로 수라장을 이루었어요. “뭣들 하는가! 유도탄을 발사하라!” 왕궁 내전에서 가메다의 고함소리가 울렸어요. 명령을 받은 살아남은 살수들은 그제야 비디오촬영기식 미사일발사기로 구름 속에 훨훨 날아 들어가는 괴물 클론바우 18세를 겨누고 발사했어요. 그러나 미리 그에 대비한 조왕돌의 미사일방어체계가 그 놈들이 쏘아올린 미사일이 구름층에 올라가기 바쁘게 하나하나 요격해버렸어요. 노바시는 서해 쪽으로 사라져가는 클론바우 18세의 커다란 날개 짓을 쳐다보면서 애가 탄 나머지 발을 탕탕 구르면서 욕지거리를 했어요. “아이고, 밥통들아, 이 좋은 기회에 저 놈들을 놓치다니?!” 한편 코치아 연화시로 돌아온 조왕돌은 비디오촬영기를 실험실에 가지고 가서 검사했어요. 한참 후 조왕돌은 검사결과에 놀랐어요. 그는 비디오촬영기를 들고 밤도와 적와대에 찾아 갔어요. 그는 대통령 지하집무실에서 아버지 금별 대통령과 허수아 총리에게 회보했어요. “뱀 섬나라에서는 나를 암살하려고 비디오촬영기에 미형 핵 반사경을 장착했어요.” 금별 대통령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어요. “배은망덕한 놈들, 자기들을 구하려고 해독약을 가지고 간 사절단을 해친단 말인가? 세계 양심의 눈이 무섭지 않은가?” 허수아 총리는 도리머리를 가로 흔들었어요. “예로부터 양국이 싸워도 사신은 죽이지 않는다고 했는데 국제관례도 지키지 않는 저런 독한 놈들과 누가 감히 외교활동을 하려 하겠소?” 이때 뱀 섬나라 NHEK방송에서는 오히려 오늘 있은 화산 동굴 앞의 사건을 외곡해 보도하고 있었어요. 텔레비전 화면에는 클론바우 18세가 뱀 섬나라 기자로 위장한 살수의 어깨에 멘 비디오촬영기를 탁 쳐 떨어뜨리는 장면부터 나왔어요. 아나운서가 격앙된 목소리로 보도했어요. “보십시오. 코치아 쾨물 클론바우는 우리나라 기자가 정상적인 취재하는 것을 거부하고 기자의 비디오촬영기를 쳐 떨어뜨렸습니다. 이 놈들이 가지고 온 이른바 해독약은 죄다 독약이었습니다. 사건 진상을 세상에 알릴까봐 겁이 난 조왕돌 총사령관과 클론바우 18세는 비디오촬영기를 강탈해 가지고 창황히 도망쳤습니다. 보십시오. 코치아 놈들이 얼마나 고약한가! 이 놈들은 우리나라를 돕는 척 하면서 불난 집에 뛰어들어 도적질을 하는 도적놈들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적반하장이라고 저 놈들이 엉터리없는 보도를 하는구먼.” 이때 수산에서 금붕어가 황급히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어요. 그녀는 적와대 지하집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말했어요. “대통령, 제가 이제 금방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면서 보니까요. 뱀 섬나라에서는 텔레비전 뿐 만 아니라 하늘의 우주 형광판을 이용해 전 지구촌에 연속 보도를 하고 있었어요. 우리도 5.7창작단을 이용해 전 세계에 사건 진상을 폭로하자요.” 금별 대통령은 거무스레한 구레나룻을 슬슬 어루만지더니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래. 네가 책임지고 텔레비전방송과 인터넷, 우주 형광판을 이용해 지구촌에 사건 진상을 밝혀라!” 우주 형광판에 사건 진상을 밝히는 코치아의 보도가 나갔어요. 아나운서는 노획한 비디오촬영기를 화면에 공개했어요. 그 비디오촬영기에는 분명 NHEK가 박혀 있었어요. “보십시오. 뱀 섬나라는 NHEK방송기자로 위장한 살수들을 파견해 해독약을 가지고 간 우리나라 친선과학기술지도단을 암살하려고 했습니다. 이 비디오촬영기에 미형 핵 반사경을 장착해 취재하는 척 하면서 우리나라 총사령관 조왕돌을 비롯한 기술일군들을 암살하려고 미쳐 날뛰었습니다…” 지구촌의 양심적인 백성들은 과대망상증에 걸린 뱀 섬나라를 욕했어요. “뱀 섬나라는 아무 때 봐도 항상 신의를 지키지 않는 나라야!” “6차 세계 핵전쟁 때도 아시아로부터 아메리카, 유럽, 호주까지 어느 나라와 싸우지 않은 나라가 있어?” “배은망덕한 지독한 놈들이라고.” “적반하장이라고 오히려 도적이 도적이야 하는 격이군.” 세계여론은 대번에 뱀 섬나라를 질책하기 시작했어요. 조왕돌은 클론바우 18세 덕에 생지옥 같은 뱀 섬나라에서 구사일생으로 귀국한 후 며칠 후부터 허수아 총리의 지시에 따라 생태환경연구소 소장을 맡고 지하실험실에 들어박혀 계속 과학연구를 주도해 나갔어요. 그는 크롱 박사를 노르망디로부터 초청해 지하생태환경연구소에 모셔 왔어요. 이번에 그들의 연구 테마는 어떻게 이산화탄소를 생태환경에 유리한 산소로 전환시키지 못하겠는가를 연구하는 것이었어요. 사실 지구촌의 온실가스배출량이 너무 심해 오존층이 파괴되고 지구온난화가 막심했어요. 전 세계적으로 모두 온실가스배출량을 통제했어요. 나라마다 온실가스배출량 허용수치를 정해놓고 차를 덜 쓰고 원시적으로 살아가자고 호소했어요. 허나 사람들은 편안하고도 쉽고 빠르게 살려고 말을 듣지 않았어요. 승용차도 매 사람이 하나씩은 물론이고 차종도 여러 가지씩 갖춰놓고 살면서도 모자라 비행기에 윤선에 “육해공군”을 다 갖추고 사는 사람도 흔했어요. (어떻게 무궁무진하게 배출되는 지구촌의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전환시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크롱 박사의 지도아래 조왕돌 연구진은 고심참담한 연구 끝에 끝내 글리 핀으로 이산화탄소를 질소와 산소로 분해해 내는데 성공했어요. 이는 지구촌의 생태균형을 보호하는데 중대한 연구 성과가 아닐 수 없었어요. 지구촌의 여러 나라에서는 코치아를 본을 따 시꺼먼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굴뚝에 도관을 늘여 연기를 받아 글리 핀으로 연기를 분해해 질소비료와 산소를 생산했어요. 그리하여 노벨상평심위원회에서는 인류의 생태균형과 에너지 개발에 기여한 크롱 박사와 조왕돌에게 노벨화학상을 드리기로 결정했어요. 박사와 조왕돌은 그해에 스웨리예 스톡홀롬에 가서 노벨화학상을 받았어요. 전 지구촌의 눈길은 일제히 노벨화학상을 받아 안는 뚱뚱한 조왕돌에게 쏠렸어요. “아버지 금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탔는데 아들은 노벨화학상을 탔군 그려!” 양키가 파란 눈을 껌뻑이면서 엄지를 내두르자 흑인이 끼어들었어요. “금별 일가가 정말 희한한 천재들입니다.” 그러자 황색 피부의 아시아인이 “그들은 이 지구를 구할 부자지간입니다.”라고 했어요. 그런데 조왕돌은 노벨화학상을 탄 기쁨이 인차 사라졌어요. 우주비행선에 앉아 돌아오면서 코치아 연화시 상공에 이르렀을 때었어요. 아주 강한 방사선이 적와대에 반사되고 있다는 것을 측정해냈던 것이죠. 조왕돌은 우주비행기에서 뚱뚱한 몸을 한쪽으로 기울이고 비행기 창문으로 햇솜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조국의 하늘을 내다보면서 궁리했어요. 그의 머리 속에는 문뜩 이전에 뱀 섬나라의 기자로 위장한 살수가 멘 비디오촬영기에 장착한 미형 핵 반사경이 떠올랐어요. “혹시 뱀 섬나라에서 우주공간 위성에 핵 반사경을 장치해 놓지 않았을까?” 무릎을 탁 치고 일어난 조왕돌은 뚱뚱한 몸을 홱 돌려 우주비행선 기수를 숙이고 있는 조왕돌 1호에게 명령했어요. “착륙 중지!” “예?” 조왕돌 1호는 의아해 돌아보았어요. “기수를 올려라! 우리는 우주에서 할 일이 있어.” “알았습니다.” 우주비행선은 다시 연화시 상공에서 맴돌았어요. 조왕돌은 방사선측정기로 방사선 강약정도를 검사해 우주공간에서 핵 반사경 위치를 측정해냈어요. 뒤이어 우주비행선을 타고 핵 반사경을 탐재했을 가능성이 있는 인공위성을 수색하기 시작했어요. 연화시 상공에 확실히 특제위성 무려 19개나 따라 돌면서 핵 반사경으로 연화시 적와대에 강렬한 방사선을 내리비추고 있었어요. 조왕돌은 강렬한 방사선을 연화시 적와대에 비추고 있는 위성들을 보는 순간 격분을 참을 수 없었어요. 그는 분노를 참지 못해 그 위성에 올라가 핵 반사경을 뱀 섬나라 왕궁을 겨냥해 방향을 조절해 놓을까도 생각했어요. 허나 조왕돌은 그렇게 할 수 없었어요. 그는 날강도 같고 야수와도 같은 뱀 섬나라의 비열하고 악랄한 수단으로 나까아멘 왕을 죽이고 싶지 않았어요. (한번만 용서한다. 이제 다시 이따위 짓을 해보지. 가만 놔두는가!) 조왕돌은 뱀 섬나라 핵 반사경을 장착한 위성들을 비디오촬영기로 촬영했어요. 뒤이어 위성들에 올라가 핵 반사경들을 일일이 뜯어내 우주비행선에 싣고 연화시에 내려왔어요. 그날 저녁에 조왕돌은 아버지 금별 대통령의 집무실을 적와대로부터 지하집무실로 옮겼어요. 분명 뱀 섬나라의 가능하게 재차 비출 수 있는 핵 방사선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어요. 조왕돌은 뱀 섬나라에서 위성에 장착한 핵 반사경으로 코치아 수도 연화시 시민들을 암해하려고 한 천인공노할 죄악을 세상에 폭로했어요. 우주 형광판에 핵 반사경을 장착한 위성과 핵 반사경을 분해하는 화면을 보는 순간 지구촌 사람들은 천인공노할 뱀 섬나라를 질책했어요. 조왕돌은 뱀 섬나라 오랑캐들이 재차 아버지를 암해하지 못하게 더 묘한 수를 썼어요. 그는 어머니와 짜고 들어 아버지가 잠든 틈을 타서 몰래 팔에서 유전자를 주사기에 빼내게 했지요. 조왕돌은 어머니가 가져온 아버지의 그 유전자로 아버지와 똑같이 생긴 사람을 9명이나 복제해냈지요. 이젠 적와대 집무실에서 사무를 보는 사람이 진짜 금별 대통령인지 아닌지 누구도 알 수 없게 됐어요. 목소리도 금별 대통령과 똑같이 우렁우렁해 분간하기 힘들었어요. 어떤 때에는 일대 혼란도 좀 생겼어요. 금방 텔레비전에서 금별 대통령이 적와대 집무실에서 사무를 보는 장면을 보았는데요. 거의 동시에 금별 대통령이 만장굴에서 핵 세슘과 방사선을 예방할 토론을 하는 장면이 뉴스에 나타났어요. 어느 결에 대통령이 반도 중부로부터 제일 남쪽 끝 바다에 둘러싸인 섬에 갔단 말인가요? 우주비행선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몇 분 사이에 도착할 수는 없지 않아요? 사람들은 옛날 분신술을 써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신출귀몰하던 홍길동이나 전우치가 재생했나 싶었어요. 금별 대통령과 조왕돌 그리고 클론바우 18세의 행적에 어안이 벙벙해질 지경이어서 혀를 끌끌 찰 지경이었어요. 조왕돌은 뱀 섬나라 오랑캐들이 아버지의 종적을 종잡지 못해 안달을 떨자 좀 안심됐어요. 제12장 기원 4000년 지구 종말론 조왕돌이 노벨화학상을 타자 코치아의 백성들은 그런 아들을 둔 금별 대통령을 우러러 보았어요. 조왕돌과 크롱 박사의 끊임없는 과학연구로 해 지구의 오존층도 점차 회복되어가고 대기오염도 점차 사라져 갔어요. 게다가 금붕어 소장의 20여 년 간의 노력으로 해 바다의 원유 오염도 완전히 제거됐고 해양 동물의 세슘 검출양도 점차 줄어들었어요. 클론바우 18세는 슬그머니 질투가 났어요. 그는 대뇌가 둘이어서 12살에 정치군사학 박사학위와 천문학 박사학위를 탔지만 괴물로서의 재간을 피웠을 뿐 아직까지 지구촌의 인류를 위해 그렇다할만한 일을 해놓은 것이 없었어요. 어느 날, 저녁이었어요. 코치아 백성들이 저녁식사를 마치고 바깥에 나가 삼복더위가 조금 물러간 바깥에서 산보를 할 때었어요. 밤하늘에 갑자기 웬 아름다운 여성 아나운서가 나타났어요. 그는 아주 유창한 훈민정음으로 말했어요. “존경하는 코치아 국민 여러 분, 여러 분들은 과학을 숭상하죠? 조왕돌 박사께서 이산화탄소를 분해해 질소비료와 산소를 제조하신 것은 일대 과학혁신이 아닐 수 없어요.” 그 말에 백성들은 모두 하늘에 뜬 예쁜 여성 아나운서의 입을 쳐다보았어요. “특급경보입니다. 특급경보를 방송해드리겠습니다.” “아니, 특급경보?!” 초치아의 백성들은 모두 하던 일손을 놓고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쳐다보았어요. 그때 여성 아나운서의 쨍쨍한 목소리가 귀를 아프게 때렸어요. “이제 곧 들이 닥칠 4000년에 지구는 종말을 맞게 됐습니다. 우리 지구촌의 모든 인류는 이제 2년 지나면 지구의 폭발과 함께 훼멸될 것입니다.” 아나운서의 방송에 야단났어요. “아이고, 지구가 폭발하면 진짜 어떻게 살아남아?!” “아니, 무슨 과대망상증이야?” “또 2000년 전에 떠들던 헛된 지구 종말론이 아닐까?” “글쎄 말이야!” “어디 들어나 보기요.” 여성아나운서는 표정에 변함없이 계속 방송했어요. “여러 분은 믿지 않을 겁니다. 허나 마야제국 인들을 기억하는지요? 마야 인들은 일찍 5천여 년 동안 아메리카대륙에서 마야제국의 문명을 창조했습니다. 그런데 마야 인들이 만든 마야달력은 기원 4천년에 끝나게 됐습니다.” “허허허, 1999년 12월 31일 지구 종말론에 뒤이어 마야달력이 2012년에 끝났다고 하지 않았소?” “2000년 전에도 지구 종말론을 떠들었다더니 지금까지 지구는 멀쩡하지 않았는가? 이번 지구 종말론도 믿기지 않아.” 사람들은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면서 여성 아나운서를 쳐다보면 귀를 기울였어요. “믿기지 않지요? 허나 아래 말을 들어보면 자연히 믿게 될 것입니다. 그럼 먼저 신비한 마야문명부터 알아보기로 합시다. 아메리카주의 고대 마야문명은 사회와 경제 제도, 천문학, 수학, 조각, 의학 그리고 예술에서 가장 뛰어난 라틴아메리카의 고대문명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마야족은 일찍 7천여 년 전에 벌써 지구가 둥글고 태양의 주위를 돌며 위도와 경도의 개념, 일식과 월식 그리고 금성을 포함한 가시 성좌의 이동법칙을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마야족은 세계에서 0의 개념을 최초로 장악하고 사용한 부족입니다. 마야문명의 우수성은 특히 건축술에서 뛰어났으며 상형문자를 기념비거나 신전의 벽이거나 양가죽에 남겨놓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7천 년 전에 고도로 발달된 문화를 자랑하던 라틴아메리카 고대 문명사회 마야제국이 불가사의하게도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만든 달력이 2012년 12월 21일까지 있고 그 다음은 기록이 없습니다. 이는 2012년 당시 지구촌의 모든 인간들로 하여금 지구 종말론에 휩싸여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해에 지구는 아무런 이상도 없이 제대로 보존됐습니다. 그때로부터 지구촌의 인류는 마야달력에 대해 믿지 않았습니다. 허나 150년이 지난 2162년에 지구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압니까? 소혜성이 지구와 충돌해 수많은 지역의 도시가 훼멸되고 인류는 일대 재난을 겪었습니다. 마야달력은 150년이란 오차가 있었지만 그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어찌 했든 지구는 종말은 아니었지만 일대 재난을 겪었습니다. 일찍 아카시아제국의 과학자들은 기원 4000년에 지구가 종말 된다는 또 다른 마야달력을 발견했지만 악마 죤슨 대통령은 지구촌의 인심이 혼란해질까봐 깔아두고 발표하지 못하게 했던 것입니다. 일체 독재자들은 자기 통치를 유지하기 위해 지진이나 화산폭발, 해일, 폭우, 홍수 같은 특대재난을 제대로 발표하지 못하게 합니다. 허나 우리는 세계 정의적인 인민들의 생명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기원 4000년에 지구가 폭발해 종말을 맞게 된다는 놀라운 기밀을 선포합니다.” 그 소리에 코치아 백성들은 맥이 풀려 산보를 하다가 잔디밭과 나무 숲 속에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물앉았어요. “살자고 애를 써서 뭘 해? 먹고 놀 판이지.” “집이랑 싹 때려치우고 먹고 마시고 질탕하게 놀자!” 이는 여성 아나운서의 뒤에서 암암리에 막후 조종하는 숨은 악마들이 바라는 바였어요. 코치아 사람들의 반응이라도 살펴 본 듯이 여성 아나운서의 방송은 계속 됐어요. 허나 모두들 맥이 풀려 하늘마저 쳐다보지 못하고 머리를 툭 떨어드린 채 한숨을 후 땅이 꺼지게 몰아쉬었어요. “여러분, 이 기념비를 보세요. 사람의 키를 넘는 이 기념비는 2012년 12월 21일에 지구가 종말 된다고 새겨져 있었어요. 허나 150년 후에 사고가 났으니까요. 좀 오차가 있었지요. 마야달력은 지구가 매 600년 내지 700년에 한 번씩 재난을 받게 된다고 했어요. 그 후 기원 2718년에 또 지구는 대 지각변동이 폭발해 대재난을 겼었지요. 또 기원 3418년에 유라시아대륙판과 태평양판이 충돌하면서 뱀 섬나라에서 화산이 연속 대폭발해 지구촌이 재난을 겪었습니다. 500여 년 전에 소혜성이 지구와 충돌할 번했지요. 그때 코치아의 무빈 총사령관이 우주비행선을 타고 우주에 올라가 소혜성을 핵미사일로 격추해 지구는 재난을 모면했지요. 허나 인위적인 재난 모면은 대자연이 선사하는 대재난을 회피할 수는 없습니다. 4000년이면 뱀 섬나라에서 화산이 연속 대폭발한 지 600년이 다가오는 해입니다. 시간상 오차는 생길지라도 지구와 인류는 일대 재난을 회피할 순 없습니다.” 그 소리에 모두들 하늘을 쳐다보았어요. 여성 아나운서는 돌계단을 손가락질 하면서 말했어요. “이게 바로 문제의 마야달력이 새겨진 돌계단입니다. 시꺼먼 돌계단 22개에는 게 발 같은 상형문자로 뭔가를 새겨 놓지 않았어요. 이 22개 돌계단에는 분명 기원 4000년에 지구가 종말 된다고 새겨져 있어요. 그럼 지구가 어떻게 종말 될까요? 아래에 몇 가지 종말 설을 통보해드리겠습니다. 태양 플레어, 다시 말하면 태양의 흑점이 폭발해 지구를 덮치는 걸 말하는데요. 그럼 태양 플레어에 지구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소혜성이 지구를 충돌해 지구는 반 조각이 날 수도 있습니다. 지구 극이 이동해 지금의 적도가 남극이 될 수 있습니다. 보십시오. 지금 적도가 북으로 100킬로미터나 이동해 우리 코치아는 온대 지역으로부터 아열대 지역으로 되지 않았겠습니까? 지구 축이 이동하면 지구상의 생물종이 살아 남을 거 같습니까?” 코치아 백성들이 점점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 볼 때었어요. 아니, 저게 뭐예요. 짹짹거리던 아나운서는 구름 속에 얼굴을 감추는 것이 아니겠어요. 구름이 가고 달이 뜨면 나타날까 했더니 좀처럼 다시 나타나지 않았어요. 코치아의 인심은 혼란하기 그지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문제의 양키여성아나운서가 아카시아 쪽에 돌아가서 하늘에 두둥실 떠서 영어로 연설하기 시작했어요. “여사, 신사 여러분, 아침에 안녕하십니까? 아침부터 불길한 과학정보를 방송해 미안합니다. 이제 태양이 폭발해 백여 개 태양이 지구를 비춘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원자탄과 질자탄, 중자탄, 아니, 헬륨 탄 몇 억 조배나 되는 위력의 방사선을 지구에 비출 것입니다. 그럼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멸종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마야달력에서 말한 지구 종말론보다 확실한 과학정보입니다. 기원 4000년은 일대 재난의 해입니다. 라틴아메라카에서 수천 년 동안 살아온 우리는 기원 16세기 말에 종말을 고한 야만족에 가까운 마야 인들의 예언은 좀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허나 그들의 예언은 시간상 오차가 있었을 뿐 맞아 떨어졌습니다. 믿든지 믿지 않든지는 당신에게 맡겼습니다. 이제 기원 4000년과 불과 2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축구장 크기의 백배나 되는 소혜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습니다. 그 속도 또한 놀랍습니다. 초속 200킬로미터 속도로 지구로 돌진하고 있습니다. 할레혜성이 2천 킬로미터나 되는 불꼬리를 달고 지구를 충돌하려고 날아오고 있습니다. 할레혜성의 불꼬리가 지구를 덮치는 순간, 아야, 끔찍해라! 우리는 뼈 가루도 남지 않을 것이 아닙니까! 우리에게는 이제 2년이란 시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이제 남은 시간에 뭘 하고 싶습니까? OK! 우린 종족과 민족, 언어와 생일이 다르지만 이제 2년 후에 몽땅 하나님께서 계시는 천국에 가서 만납시다! 편안한 하루가 될 것을 주에게 기도드립니다. 아멘!” 양키 아나운서는 하늘에서 사라졌어요. 아카시아 백성들은 두 말 할 것 없고 뉴스를 본 유럽의 노르망디제국과 아프리카의 선인장공국은 코치아 못지않은 일대 혼란에 빠졌어요. 톰 사령관의 지배를 받아 총을 메고 국경을 지키던 병사들이 총을 버리고 맥주집이나 기생집에 들어 앉아 먹고 마시고 질탕하게 놀았어요. 농사꾼들은 농장을 버리고 돼지를 잡고 소를 잡아 먹어버렸어요. 어민들은 어선을 불태워 버리고 슈퍼마켓에 쳐들어가 빼앗고 마스고 불을 질렀어요. 밤이면 날강도가 욱실거리고 여기저기에서 여인들의 비명소리가 들렸어요. 아카시아 백성들도 일대 혼란에 빠졌어요. “이번에도 지구통일기념비만은 살아남을까?” “유리 동상은 어쩌고?” “언제 그런 걸 걱정할 새 있어? 우린 2년 밖에 살지 못하겠는데.” “천 년 전에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이 오존층을 뚫어 인류를 훼멸시킨 후 지구촌을 통일하더니 또 이번에는 무슨 재난이냐?” 아카시아의 여성 대통령 안나는 죤슨 대통령 시기 부장이었어요. 그녀는 전화로 코치아의 대통령 금별에게 “혹시 지구촌에 재앙을 내린 죤슨과 같은 악마가 또 생겨난 것은 아닌가요?” 하고 물었어요. 금별 대통령은 전화로 “그래요. 그 악마는 바로 나까아멘을 괴수로 하는 뱀 섬나라 놈들이죠.” “맞아요. 우린 노르망디제국과 선인장공국 등 여러 나라와도 국제공조를 하면서 뱀 섬나라 악당들을 전승합시다. 유리 동상을 코치아에 돌려 달랍니까?” “안 됩니다. 그 큰 유리 동상을 어떻게 움직인다고 그럽니까?” “아카시아 땅에 유리 동상을 두는 것도 좋지요. 다시 이 땅에 악마가 생겨나지 못하게 사악을 막을 수도 있지요.” 옆에서 듣던 죤슨의 딸 예리나는 새파란 눈을 흘기면서 자리에서 훌쩍 일어나 나가 버렸어요.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노리망디에 등을 돌리고 그 길로 아카시아로 가버리었어요. 전화를 마치자 금별 대통령은 땅이 꺼지게 한숨을 후 내쉬었어요. “이걸 어쩌나?” 그는 적와대 집무실에서 턱을 고이고 고민에 빠졌어요. 이때 클론바우 18세와 조왕돌이 똑똑똑 노크소리와 함께 살며시 문을 열고 둔중한 몸을 간신히 옮기면서 어기정어기정 들어섰어요. “오, 어서 오너라. 그러지 않아도 너희들을 찾으려고 했다.” 클론바우 18세와 조왕돌은 침대와도 같은 특제소파에 가서 헐떡거리면서 앉았어요. 소파가 무거워 삐꺽삐꺽 비명을 질렀어요. 조왕돌은 그래도 다이어트를 해서 이젠 2.3미터 신장에 150킬로그램 밖에 되지 않아 이전보다 퍽 보기 좋아졌어요. 금별 대통령은 여비서 한이슬에게 뭐라고 귀띔했어요. 천문대학자 유리 박사와 허수아 총리 그리고 클론바우 17세와 18세, 차슬기 우주항공국방부 부장, 림해자 해양수산물 부장, 금붕어 해양 동물 연구소 소장, 다혜 박사 등을 불러오라고 일렀어요. 그들이 다 집무실에 들어와 자리를 정하고 앉자마자 금별 대통령은 천천히 입을 열었어요. “요즘 하늘에서 정체 불명한 아나운서가 이른바 지구 종말론을 연속 방송해 지구촌의 인심이 혼란해져 지구 생태균형 복구사업과 각종 생산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백성들의 생명재산도 엄중하게 파괴되고 있습니다. 무슨 해결책이 없겠습니까?” 모두들 한숨을 지으면서 서로를 쳐다보았어요. 이때 날씬한 여비서 한이슬이 사뿐사뿐 걸어 들어오더니 금별 대통령에게 조용히 뭐라고 말했어요. “환영하오. 어서 들어오라고 하오.” 모두들 일제히 집무실 문 쪽에 눈길을 돌렸어요. 금별 대통령은 보좌에서 제꺽 일어나 문께로 마중까지 나가지 않겠어요. 그런데 저게 누군가요? 아, 글쎄 몇 십 년 전에 코치아에서 자취를 감추었다가 뱀 섬나라에 이른바 정치망명을 갔다던 전임 대통령 김우성이 오지 않았겠는가! 모두들 허리 구부정한 몸에 남루한 옷을 걸친 우성 대통령을 상가집 개처럼 거들떠보지 않았어요. 특히 금붕어와 조왕돌은 격분한 눈길로 쏘아보고 있었어요. 허나 금별 대통령은 우성 전임 대통령의 두 손까지 잡고 반갑게 인사했어요. “김 대통령님, 그간 고생이 많았겠습니다. 어서 앉으십시오.” 우성은 금별이 권하는 대통령 보좌에는 감히 앉지 못했지만 전임 대통령답게 그 아래 자리에 마주 앉았어요. “무슨 일로 여기까지 왔습니까?” 우성은 타서 검실검실한 얼굴을 들어 보좌 앞에 선 금별을 바라보았어요. 옛날 말썽을 부리던 어린 금별이 아니었어요. 이젠 쉰 고개를 넘은 성숙된 장년대통령이었어요. “후- 내가 오래 산 게 죄구먼.” 우성은 자기를 선배의 례로 대하는 금별 대통령 앞에 무릎을 꿇었어요. “아니, 이건 웬 일인가요?” 금별 대통령도 황망히 무릎을 꿇고 앉더니 우성 전임대통령을 두 팔로 부축해 일으켜 소파에 모셨어요. 우성은 머리를 들고 금별 대통령을 보고 이실직고했어요. “나는 대통령 자리를 내놓은 후 두 손을 싹 씻고 정치망명을 한답시고 뱀 섬나라에 건너갔습니다. 거기에서 쓰레기를 뒤져 먹으면서 겨우 연명했습니다. 나라를 잃은 망국노의 아픔을 겪을 대로 겪었습니다.” “그만 두십시오. 우린 지금 지구 종말론에 대처할 회의를 하려고 모였습니다! 당신의 거지행각을 들을 시간이 없단 말입니다!” 허수아 총리가 우성을 쓴 눈길로 쏘아보며 고함쳤어요. 금별 대통령이 손을 들어 제지시켰어요. 우성은 자리에서 일어나기까지 하면서 말했어요. “내 말을 좀 들어보십시오. 난 바로 그 일에 도움을 줄까 해 체면을 잃고 조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뱀 섬나라에서 더는 방사선과 전염병, 독가스 오염에 견딜 수 없습니다. 아니, 독가스와 화산폭발, 지진과 해일, 태풍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보다도 뱀 섬나라의 혹정에 견딜 수 없었습니다. 옛날 맹자 성인께서 ‘가혹한 정치는 범보다 무섭다.’고 한 말을 뱀 섬나라에서 실감했습니다. 우리 뱀 왕의 가족을 731공정 공장의 생체실험 품으로 마구 잡아다가 독살하고 강간하고 잡아먹고 있습니다. 우리는 화산 동굴에서 먹을 것이 없어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아먹었습니다. 그러나 바닷물에 세슘함량이 높은데다가 물고기에도 세슘함량이 기준치를 초과했습니다. 배고픈 우리는 그런 물고기도 없어 못 먹을 지경이었습니다. 바다고기들도 독성 액체가 흘러드는 뱀 섬나라 바다를 떠나버렸어요. 우리는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고 서로 잡아먹을 지경이 됐습니다. 화산 동굴에는 독가스와 독 바이러스 공장 뿐 만 아니라 핵무기도 감춰 두고 있습니다. 공기에는 독성 기체가 풍기고 방사선 오염이 심해 살기 어렵습니다. 허나 호위무사들을 시켜 밤낮 보초를 서면서 조금만 동굴에서 나가도 레이자검으로 목을 쳐 바다에 머리를 처넣곤 했습니다. 다행히 화산 동굴에 해일이 덮치는 틈을 타서 우리는 왕궁에 쳐들어가 독 바이러스를 터뜨려 놓고 산 속에 들어가 숨어 살다가 오늘에야 뱀 왕과 미녀 가족들을 데리고 코치아로 돌아 왔습니다.” “?!” 모두들 적와대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고 놀랐어요. 아, 글쎄 적와대 마당에는 뱀 왕을 비롯한 십여 미터씩이나 긴 뱀인들이 기다란 목을 빼들고 한발씩이나 되는 혀를 날름거리면서 창문으로 해 대통령 집무실을 들여다보고 있었어요. 미녀 하루꼬와 야사시꼬, 요시꼬, 하나꼬 등 미녀들 그리고 숱한 인면수신의 뱀 어린애들까지 줄느런히 서 있지 않겠어요. 코치아의 텔레비전 기자들은 김우성 전임 대통령이 공소하는 장면을 찍어 현지보도로 온 세상에 공개했습니다. 금별 대통령은 다시 우성 전임대통령의 손을 잡아 흔들었어요. “환영합니다. 김 대통령님, 그대와 뱀 왕 가족이 소꼬에 독약을 터뜨리지 않았더라면 어찌 뱀 섬나라에서 전염병과 독 바이러스를 딸라에 발라 코치아에 뿌린 죄증을 세상에 폭로할 수 있었겠습니까! 정말 그대들은 목숨을 내걸고 진리를 수호한 수호신입니다.” 그제야 우성은 시름을 놓고 좀 따뜻하게 느껴지는 주위 사람들의 표정을 둘러보면서 자리에 되 앉아 말했어요. “이번 지구 종말론 역시 뱀 섬나라 나까아멘 왕과 연장 같은 노바시 수상의 심리전 음모책동입니다!” 모두들 머리를 끄덕였어요. “가메다 국방부장은 무력으로 코치아를 굴복시키려고 하고 노바시 그 연장 같은 놈은 항상 심리전을 주장했습니다.” 금별 대통령은 “우리도 뱀 섬나라의 음모라고는 짐작하면서도 증거를 쥐지 못해 내놓고 반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했어요. 조왕돌은 뚱뚱한 배를 줄이며 좀 똑바로 앉으면서 한마디 끼어들었어요. “저의 최첨단 도청기로써도 아직 그렇다할만 한 증거를 도청하지 못했습니다. 어찌 증거 없이 뱀 섬나라와 갓 맺은 평화협정을 우리 손으로 찢어 내친단 말입니까? 그 평화협정은 정말 피와 목숨을 내걸고 뱀 섬나라 뱀 같은 노바시 수상과 맺은 것입니다.” 그러자 우성은 금별 대통령과 제 장관들을 둘러보면서 말했어요. “제가 뱀 섬나라 왕 나까아멘을 찾아 왕궁 대전에까지 가서 코치아를 발판으로 삼아 대륙을 침략할 야욕을 버리라고 했지요. 핵무기와 대량살상화학무기 그리고 731공정의 독 바이러스 제조를 그만두라고 경고도 했지요. 허나 나까아멘은 듣는 척도 하지 않았고 겉으로는 평화를 요구하는 척 하고 무력전쟁과 심리전을 반복하였습니다. 이전에 나까아멘 왕은 대전에서 늘 노바시 수상과 가메다 국방부장 등과 음모책동을 했습니다. 허나 이번에는 가능하게 그자들이 말하지 않고 글쪽지를 돌리면서 음모책동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전에 그는 저에게 반 도청에 대해 자주 물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전에 아카시아와 싸울 때 반 도청 수단으로 글쪽지를 돌린 적이 있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현대과학이 발전한 이때 반 도청을 하려면 제일 원시적인 방법이 제일이지요. 핸드폰이나 마이크 같은 모든 전자전파수단을 쓴다면 모두 도청이 가능하지요.” 그 말에 조왕돌도 머리를 끄덕였어요. 금별 대통령은 한이슬과 금붕어를 둘러보면서 지시했어요. “좋소. 여론으로 일으킨 혼란은 여론으로 평정합시다. 한이슬 비서와 금붕어 소장은 즉시 5.7창작단을 동원해 뱀 섬나라 지구 종말론의 과학적 허위성을 폭로하시오.” “예.” “알았어요.” 클론바우 18세는 파초 같은 귀를 뻘쭉거리며 듣다가 성이 난 나머지 콧방귀를 흥! 하고 뀌었어요. 그 바람에 앞에 앉았던 유리 박사의 물 컵이 날아나 천정에 박혔다가 탕 떨어지면서 박살났어요. 천정으로부터 물벼락이 쏟아졌어요. “아예 뱀 섬나라 악마들을 싹쓸이 해치웁시다. 입방아를 찧어서야 언제 악마들을 전승할 수 있단 말입니까? 저에게 로봇정예병만 주세요. 그 놈의 왕궁에 쳐들어가 나까아멘과 노바신지 뭔지 하는 놈들을 재 가루로 만들어버리겠습니다. 흥!” 클론바우의 긴 코끼리 코 김이 금별 대통령의 얼굴에까지 확 풍겨 왔어요. “쉿-” 금별 대통령은 쪽지에 이렇게 써서 제 장관들에게 돌렸어요. “이제 뱀 섬나라 놈들이 평화협정을 짓밟고 무력도발을 한다면 우리는 국제공조를 통해 외교수단으로 평화를 수호해야 합니다. 그래도 계속 대륙침략야욕을 버리지 않고 무력침략을 감행하면 그땐 우린 가차 없이 그 놈들의 소굴로 쳐들어가 완전히 소멸해버려야 하겠습니다. 이는 극비입니다. 보는 즉시 찢어버리십시오.” 모두들 쪽지를 보고 머리를 끄덕이면서 종이쪽지를 입에 넣어 씹어 삼켜버렸어요. “여론 대전을 개시하십시오. 천문대학자 유리 박사와 클론바우 18세 그리고 우주대학자 다혜 박사는 과학적 원리로 4000년 지구 종말론을 반박해 주십시오.” “예.” 그날 밤에 우주 공간 형광판에는 코치아의 천문대학자 유리 박사가 떴어요. 여러분, 과학적인 분석에 근거하면 4000년 지구 종말론은 뱀 섬나라에서 꾸며낸 비과학적인 미신입니다. 이것은 과학적인 분석에 근거한 결론입니다. 절대 미신에 속아 넘어가지 마십시오. 지구촌의 백성들은 모두 하늘을 쳐다보면서 의논이 분분했어요. “유리 박사는 천년 전부터 유명한 천문지리 박사야.” “지구를 통일한 우리 아카시아 꼬마대통령 클론바우의 어머님이시야!” “그는 숱한 클론바우를 생산해냈다네.” “천살도 넘는 유리 박사님은 정말 대단한 분이야. 그의 말은 믿을만해!” “됐네, 됐어. 박사님의 말씀이나 듣게나. 혹시 구명할 구멍이 생기겠는지.” “그래.” 그때 유리 박사의 연설은 계속 되었습니다. 라틴아메리카의 마야인은 이 지구촌에서 사라진 지도 수 천 년이나 됩니다. 그들이 물론 천문과 지리, 수학, 건축, 조각, 의학, 예술 면에서 고대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선진적인 고대문명을 창조한 것은 사실입니다. 허나 그들이 어찌 7천 년 후의 일을 예견할 수 있었단 말입니까? 그들이 그렇게 예견성이 강하다면 어찌하여 그들의 마야 인들이 기원 16세기 초에 이 땅에서 종적을 감추게 된다는 눈앞의 역사사실도 예견하지 못했단 말입니까? 그 말에 아카시아 인들도 코치아 인들도 노르망디 인들도 모두 머리를 끄덕였어요. 지어 뱀 섬나라 백성들도 머리를 끄덕였어요. 유리 박사의 연설은 계속 됐어요. 기원전 수세기 전부터 마야 인들은 라틴아메리카 중부 메히꼬 지역에서 벨리세지역의 이사파 문명을 받아들여 독자적으로 발전하면서 고대 마야 국을 건설했습니다. 그들은 기원 1세기에 과떼말라, 그 후에는 메히꼬의 유까딴반도 남부의 치첸이트사를 중심으로 5세기를 전후하여 최고의 전성기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10세기에 이르러 농지가 척박하고 까리부족의 잦은 침략에 견디지 못하고 치첸이트사를 떠나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쇠망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10세기 말에 마야족의 후손들이 다시 유까딴 반도로 진출해 똘떼까족과 합세하여 소위 마야-똘떼까의 신마야 제국을 건설했습니다. 신마야 제국은 규모나 수준이나 고대 마야문명보다 후진적임을 보였으나 몇몇 대도시를 중심으로 번영했습니다. 그러나 마야 인들은 12세기에 치첸이트사와 마야판간의 전쟁으로 해 계속된 도시 상호간의 내전으로 15세기 중엽으로부터 16세기 초 사이에 완전히 멸망해 지구촌에서 사라졌습니다. 마야 인들의 마야달력에 의하면 2012년과 기원 4000년에 지구는 종말을 고하며 600년 내지 700년에 한 번씩 지구는 종말의 위기가 닥쳐온다고 했어요.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2012년 12월 21일에 근본 지구가 종말 되지 않았어요. 보십시오. 2000년이 넘도록 우리 지구는 멀쩡히 살아 있지 않습니까? 뱀 섬나라 백성들마저 머리를 끄덕였어요. “우리나라 노바시 수상은 무슨 저런 미신꿍꿍이를 꾸몄어? 하마터면 집을 허물어 버리고 달아날 번했잖아.” “마야 달력이란 게 뭐기에 저렇게도 미신할 정도일까?” 유리박사는 그 물음에 대답했어요. 그래요. 뱀 섬나라에서 꾸민 허황한 미신은 오히려 코치아보다도 뱀 섬나라 인심을 더 황황하게 만들었던 것이죠. 마야 문명의 달력은 지구가 5,125년을 대주기로 운행되고 있다고 믿었어요. 그리하여 그들은 그 주기에 따라 마야달력을 제조했습니다. 마야의 달력은 크게 세 종류입니다. 지구촌에서 제일 처음으로 옥수수를 재배한 라틴아메리카에서 마야 인들의 주식인 옥수수의 성장주기에 맞춰 260일을 한해로 만든 마야달력, 지구의 공전주기를 계산한 365일을 한해로 한 마야 달력, 그리고 5,125년을 대주기로 한 장기마야 달력, 이 세 가지입니다. 마야달력은 기원전 3114년 8월 13일이 시작되는 일입니다. 마야에선 약 394년을 주기로 시간을 측정하는데 이를 박툰(白克顿)이라고 했어요. 마야 달력의 시작일로부터 13 번째 박툰이 끝나는 날이 바로 2012년 12월 21일이었어요. 종말론 자들은 이날이 지나면 세상에는 인류도 시간도 존재하지 않는 무(无)의 세계가 펼쳐진다고 했어요. 1960년도에 메히꼬 남부 고속도로 건설공사 중 발견된 “모뉴먼트 6”이란 유물도 이런 종말론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유물에는 2012년 12월 21일 마야문명에서 전쟁과 창조의 신인 “불론요크테”와 관련해 어떤 사건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종말론을 믿는 마야의 후손들은 거의 없으며 옛날 미국 할리우드영화제작자들이 돈을 벌 욕심으로 마야를 끌어들인 것입니다. 그들은 지구 종말에 관한 영화를 제작해 전 세계에 공포를 확산했지요. 허나 우리 지구는 지금까지 안전하게 공전과 자전을 하면서 인류에게 복음을 주고 있지 않습니까? 절대 지구 종말론을 믿지 마십시오. 유리 박사의 과학상식 강의를 방불케 하는 연설은 파도 사나운 망망한 대해의 등대와도 같이 지구촌 백성들의 앞길을 환히 비춰주었어요. 그러나 뱀 섬나라 노바시 수상의 부추김을 받은 한 기자가 최첨단 마이크로 하늘에 대고 유리 박사에게 질문을 들이댔어요. “그럼 마야달력이 틀렸단 말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자기 종족이 16세기 초에 완전히 사라질 것도 예견하지 못한 마야족이 어찌 수천 년 후 지구가 소행성과 충돌하거나 태양 흑점이 폭발해 지구를 훼멸시킨다는 것을 예견할 수 있겠습니까? 그들이 돌계단과 돌비석에 달력을 새기다가 2012년 12월 21일까지 새기고 말았다고 해서 그날에 지구가 훼멸된다는 도리가 있습니까? 지구 종말론은 이미 미신이었다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황차 그때로부터 거의 2천년이나 지구는 종말은커녕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요즘 중미 한 나라에서 고속도로를 닦다가 기원 7000년에 지구가 종말 된다는 상형문자를 새긴 돌비석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보십시오. 우리는 마야 인들이 미신으로 마구 추측해 22개 돌계단과 돌비석에 새긴 상형문자 달력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뱀 섬나라에서 지구 종말론을 고취해 지구촌 인류의 인심을 혼란하게 만들어서야 됩니까? 뱀 섬나라에서는 즉시 미신으로 사람들의 인심을 교란하는 미신 활동을 중지해야 합니다.” “그럼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위험이 전혀 없다는 말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소행성은 가능하게 지구와 충돌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대첨단과학이 발전한 오늘 2002년 미국처럼 소행성을 미리 발견하고 핵탄두로 요격한다면 별 문제가 없습니다. 2009년에도 미지의 행성 플레닛 X가 지구와 충돌할 것이라는 설이 떠돌았지만 지구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과학이 발전하지 못한 1910년 5월 18일에 할례혜성이 2억여 킬로미터나 되는 불꼬리를 끌고 덮쳐와 지구를 휩쓸어버린다면서 지구 종말론을 떠든 적이 있어요. 전 세계 사람들은 재난의 그날이 닥쳐 올까봐 조마조마해 밤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어요. 허나 1910년 초부터 몇 해가 지나도록 그렇게 엄청 큰 혜성은커녕 별 찌도 지구에 떨어진 적이 없었어요. 유리 박사의 말에 양키들은 어깨를 으쓱하며 두 팔을 벌려 보였어요. “아무 일도 없는 걸 괜히 떠들었어!” 유리 박사는 그 말을 들은 듯이 계속 연설했어요. 또 소혜성과 할레혜성이 진정 지구와 충돌할 궤도로 진입해 날아온다고 해도 근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핵 발동기와 날개를 달아 지구궤도를 벗어나게 할 수도 있고 핵탄두로 소혜성을 박살내 대기권에서 불태워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가지만은 분명히 대답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카시아의 하프 망원경이나 리스본천문대 망연경 그리고 코치아의 위성망원경은 3천여개 소 혜성 가운데서 지구를 충돌할 궤도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 소 혜성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뱀 섬나라 텔레비전기자는 또 질문을 들이댔습니다. “태양 흑점이 폭발해 지구를 훼멸시킬 위험도 없단 말입니까?” 유리 박사는 태연자약하게 대답했어요. 없습니다. 태양의 흑점의 활동은 11년에 한 번씩 일어납니다. 태양과 지구의 거리는 1억 5,000만킬로미터나 됩니다. 때문에 수천차례 흑점이 폭발했지만 통신망이 훼손되는 일은 있었지만 지구가 훼멸될 만큼 강력한 충격파나 지구를 몽땅 불태울만한 빛이나 열이 충격한 적은 없습니다. 태양계의 모든 행성은 지금 상대적으로 온정상태에 진입했습니다. 태양의 흑점도 상대적으로 안정됐습니다. 그러자 세계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호 내쉬었어요. 그러나 뱀 섬나라의 기자는 실패를 달가워하지 않고 또 질문했어요. “지구 축이 이동하면 큰 일이 아닙니까? 보십시오. 2천년 전보다 적도가 북으로 100킬로미터나 이동해 코치아나 우리 뱀 섬나라 온대지역이 아열대 지역으로 되지 않았습니까? 지금의 적도가 남극이 된다면 지구촌과 인류는 종말 되지 않겠습니까?” 보아하니 그 기자는 천문 전문기자 같았어요. 꽤나 중심을 잡아 질문했어요. “지구 위도가 자전과 공전에 의해 점차 북으로 이동하지만 한해에 조금씩 이동할수 있지요.” “도대체 얼마씩 북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까?” 기자의 질문에 유리 박사는 잠간 생각하더니 대답했어요. 혹시 몇 십 미터씩 북으로 이동할 수는 있어요. 2천년에 지구의 위도가 북으로 100킬로미터 밖에 이동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상대적으로 안정된 지구의 극이 어찌 2년 사이에 몇 만 킬로미터나 북으로 이동한다고 그럽니까? 완전히 불가능한 일입니다. 유리 박사는 목청을 돋우어 마지막으로 마무리 연설을 했어요. 지구촌의 여러 나라 백성들은 뱀 섬나라의 미신적인 지구 종말론을 믿지 말고 과학을 믿어야 합니다. 지구는 영원히 우리 보금자리로 살아남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욕심을 버리고 지구를 사랑하고 지구의 생태환경을 보호해 지구로 하여금 우리 인류를 비롯한 모든 생물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보금자리로 되게 아름답게 가꾸어야 합니다. 지구촌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어요. 유리 박사가 영어로 한 그 연설을 듣고 나서 전 지구촌의 수많은 나라 백성들은 뱀 섬나라의 미신적인 지구 종말론을 믿지 않게 됐어요. 지어 아카시아의 안나 여대통령도 하늘의 형광판에 나타났어요. 여러분, 유리 박사는 우리 아카시아뿐 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대과학자들과 백성들이 애대하는 위대한 여성 천문과학자입니다. 그녀는 아카시아 인민들을 영도해 천 년 전에 지구촌을 통일한 위대한 꼬마대통령 클론바우를 낳으신 위대한 어머니이십니다. 유리 박사의 연설을 믿고 뱀 섬나라의 미신으로 차 넘치는 미혹하는 음모 책동을 믿지 마십시오. 뱀 섬나라에서는 당장 지구촌을 한 입에 삼키려는 야욕을 버리십시오. 욕심이 많으면 독이 돼 자기와 남을 상하게 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아카시아 인민들은 대통령의 연설까지 들은 후 더는 뱀 섬나라의 미신을 믿지 않게 되었어요. 그들은 꽃다발을 들고 가서 아카시아 지구통일기념비와 유리 동상 앞에 놓았어요. 노르망디에 망명을 간 옛날 아카시아 대통령 죤슨 악마의 딸 예리나도 텔레비전방송에 나타났어요. “지구촌의 정의적인 사람들은 절대로 저의 아버지처럼 지구의 생태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를 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처럼 지구 오존층을 파괴해 지구촌을 통일하는 독재자의 길을 걷지 말 것을 바랍니다. 클론바우 꼬마대통령도 후에는 자기 잘못을 고치고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 자기를 불태웠습니다. 그의 희생정신을 따라 배워 뱀 섬나라 음모궤계에 속아 넘어가지 말고 우리 지구촌을 보위합시다. 지구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살아있을 것입니다.” 허나 클론바우 18세는 뒤고방에서 콧방귀를 뀌었어요. “흥! 지구 종말론은 글쎄 허황하다고 할지라도 인간의 무절제한 욕망은 지구촌도 인류도 종말의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지. 아니, 모든 생물이 종말의 위기를 맞게 할 수도 있지.” 셰계 여론이 강열해지자 뱀 섬나라 왕궁은 비명소리가 높아졌어요. 뱀 섬나라 나까아멘 왕과 노바시 수상은 이번에도 지구 종말론 심리전이 참패를 당하고 세계 여러 나라의 질책만 받게 되자 배를 끙끙 앓으면서 이를 부득부득 갈았어요. “야~ 저 코치아 놈들을 어떻게 해야 다 없애 버릴까!” 노바시 수상은 소파에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물앉았어요.   
6    "욕망의 천지"(3) 댓글:  조회:1722  추천:1  2013-12-18
        장편과학환상소설 "욕망의 천지"는 이미 한국 교문사에 의해 출판됐습니다. 여기에는 그 일부를 올린 것을 양해를 구합니다.       제5장 바다에 묻힌 비밀 푸르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어느 날이었어요. 코치아의 한 백성이 이상한 커다란 호박을 수레에 싣고 만장굴 대통령 집무실 앞으로 찾아왔어요. “웬 일입니까?” 금별 대통령은 이상하게 1 미터도 되는 길쭉한 호박을 내려다보면서 물었어요. 그 농민은 “이 큰 호박을 어떻게 먹습니까? 식량난을 겪는데 아까워 죽겠습니다.”라고 했어요. 뒤이어 농민은 “하도 길고 커서 집에서 쪼개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라고 하면서 쪼갠 호박토막을 쥐어 들어 보였어요. 호박 속에는 얼룩 뱀 새끼가 우글거렸어요. “이뿐이 아닙니다.” 그 농민은 호박에 새겨진 글을 가리켰어요. 호박 껍데기에는 분명 훈민정음으로 “코치아는 여왕을 낳고 여왕은 뱀의 아내로 될지어다.”라고 씌어 있지 않겠어요. 호박 껍질에 새긴 지 오래 된 그 글자체는 벌레 먹은 자리처럼 터덜터덜하게 허물이 갔어요. 금별 대통령은 성을 낼 대신 그 농민과 호박의 내력을 상세히 묻고 돈을 꺼내 줘 보냈어요. “뱀이 든 이 호박을 여기 두세요. 지구가 오염돼 백성들이 살기 어려운데 괜히 인심이 혼란해지겠습니다. 다신 이 호박 말을 절대 입 밖에 내지 마십시오.” 농민은 대통령에게서 두툼한 돈을 받았는지라 “절대 말하지 않을 테니 근심하지 마십시오.”라고 허리를 꿉실거리더니 수레를 몰고 돌아갔어요. 금별 대통령은 뱀의 새끼가 우글거리는 호박을 내려다보면서 착잡한 생각을 굴렸어요. “이건 분명 바다 건너 뱀 섬나라에서 우리 오누이를 이간을 놓은 거야. 대통령 자리를 가지고 우리 오누이가 싸우는 틈을 타서 코치아를 먹어치우려는 야욕이 드러난 거야.” 부인 사랑이 금별 대통령에게 찻잔을 담아 내밀면서 근심에 차 말했어요. “시누이한테 이 일을 알리는 게 아닌가요?” “아니요. 괜히 뱀 섬나라 왕의 꼼수에 들어 우리 손으로 호박을 금붕어에게 보여서 서로 의심하고 반목하게 할 게 있어? 이 일은 절대 입 밖에 내지 마오.” 사랑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면서 머리를 끄덕였어요. 금별은 누구도 몰래 그 호박과 뱀을 칼로 탕을 쳐 화장실 하수도구멍에 버렸어요. 금별 대통령은 인차 부장 이상 회의를 열고 뱀 섬나라의 침략을 방어할 대책을 연구했어요. 회의에서 금별 대통령은 뱀 새끼가 든 호박 이야기는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어요. 뱀의 새끼가 들어 찬 호박 일이 발생해서 한 달도 안 된 어느 날이었어요. 해양수산부 부장 금붕어가 집무실에 와서 금별 대통령을 찾았어요. 순간 금별 대통령은 호박에 새긴 어지러운 글발이 새삼스레 떠올랐어요. “코치아는 여왕을 낳고 여왕은 뱀의 아내로 될지어다.” “흥! 개 놈 새끼들.” “오빠, 무슨 일이 있어?” 금붕어는 수척해진 얼굴로 오빠를 쳐다보았어요. “아니야. 네가 클론바우를 만드느라고 수척해진 거 같구나.” 금붕어는 소파에 앉으면서 “오빠, 뱀 섬나라가 끝내 도발해왔어.”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어요. “뭐라고?” 금별 대통령은 의자에 바로 앉으면서 금붕어의 입을 쳐다보았어요. “국가정보원에서 보내온 놀라운 정보야. 뱀 섬나라에서는 남해 대륙붕을 자기들의 배타수역이라면서 그 바다 밑의 석유와 얼음가스를 캐가려고 손을 쓰기 시작했어. 봐.” 금붕어는 핸드컴퓨터를 꺼내 사무 상에 올려놓고 클릭했어요. 컴퓨터에는 다음과 같은 장면이 흘러나왔어요. 뱀 섬나라 나까아멘 왕이 직접 수상 노바시와 국방 부장 가메다 등 부장 이상 회의를 열고 있었어요. “여러분, 저는 최후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도 알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뱀 섬에는 에너지가 판 부족입니다. 제가 왕이지만 왜서 그 좋은 방탄승용차를 타지 않고 시중들이 수고스러운 대로 가마를 타고 다니는지 압니까? 제가 앞장서 휘발유를 절약하는 모범을 보이기 위한 것입니다.” 모두들 머리를 끄덕였어요. 이제야 무더운 여름에 그 느릿느릿한 가마를 타고 다니던 나까아메 왕의 소박한 마음을 알 것만 같았어요. 나까아멘 왕은 사기 나서 연설했어요. “내가 산천경개를 구경하려고 가마를 타고 다닌 줄 압니까?” 그 말에 모두들 왕의 쳐든 뾰족한 턱을 쳐다보았어요. “나는 지진과 화산폭발, 생태환경오염으로 쓰러져가는 이 나라 백성들의 형편을 살피러 내려 간 것입니다.” 모두들 머리를 끄덕였어요. 허나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가마를 탔다고 한 말을 들을 때와는 달리 서로 마주 보며 희죽이 웃었어요. “지금 이 뱀 섬나라 백성들은 극심한 방사선 오염으로 해 세슘에 전 바다 갈치 꼬리도 잡아먹지 못하게 됐습니다. 에너지가 모자라 달리던 자동차도 멈추게 돼 도보로 걸어 다녀야 하게 됐습니다. 양곡이 판 부족해 굶주림에 허덕여야 합니다. 뱀들이 시골 처녀들을 물어가고 우매한 백성들은 자기 사랑하는 딸을 해마다 산신당의 뱀 왕에게 선물로 바쳐야만 했습니다. 그런 미녀들을 구해내느라고 나는 얼마나 애를 태웠는지 모릅니다.” “나까아멘 대왕님 만세! 만세! 만만세!” “만세를 부르지 마십시오. 이제껏 만세를 부른다고 백세를 넘긴 왕이 있습니까? 모두들 이 뱀 섬나라와 백성을 구하기 위한 성전에 모든 것을 바칠 준비를 하십시오.” “알았습니다!” 관료들은 모두 일어나 차렷 자세를 취하고 머리를 숙이더니 고함쳤어요. 뱀 섬나라 왕은 사기충천해 연설을 계속 했어요. “우리는 하루 속히 부족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식량난을 해결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탐사일군들을 보내 남해 바다 밑의 비밀을 탐사해 밝혀내고 풍부한 가스와 석유를 파내야 하겠습니다.” 그러자 국방부장 가메다가 근심했어요. “그 해역은 코치아 해역인데요. 그러다가 외교마찰이거나 지어 핵전쟁을 재차 일으키게 될까봐 걱정됩니다.” “근심하지 말라. 왜 국방부장은 그렇게 심약한 소리만 하는가? 지구촌이 생길 때 언제 그 바다를 코치아의 것이라고 했던가?! 지구촌의 영토와 영해는 모두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이 공유해야 한다니까. 남해는 우리 배타수역에 해당한다니까. 무슨 근거로 코치아의 바다라고 해?” 그 말에 국방부장은 입을 꾹 닫아 버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노바시 수상도 한마디 꺼냈어요. “왕님의 말씀이 천만 지당합니다. 남해는 우리 바다입니다. 몇 천 년 전에 유엔에서도 어느 나라가 차지한지 50년이나 백년이 되면 그 나라 영토로 인정했습니다. 지금 지진과 화산폭발이 잦은 우리나라 영토에만 의지해선 어떻게 삽니까? 나중에 모두 굶어 죽게 될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남해를 빼앗아서라도 우리나라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토론만 하지 말고 당장 코치아 놈들이 눈치를 채기 전에 손을 씁시다.” “옳습니다. 당장 남해에 시추 탑을 세우고 가스와 석유를 빼옵시다. 이젠 중동의 석유는 바닥이 난지 오랩니다. 중동 모래밭의 유전보다 더 큰 남해 바다에 묻힌 유전을 개발합시다.” 의논이 한 곬으로 모아지자 나까아멘 왕은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었어요. “즉시 손을 쓰라. 만일 코치아 놈들이 우리 시추를 방애하면 가메다 국방부장은 즉시 전쟁을 불사할 준비를 하라. 필요하면 핵무기도 써라!” “예!” 그런데 가메다는 콧수염을 쓰다듬더니 목에 걸렸던 말을 꺼냈어요. “대왕님, 한가지 근심되는 일이 있습니다.” “또 뭔가?” “우리가 지금 지하핵실험을 하는 걸 세인들의 눈을 가리기 위해 화산이 폭발 할 때 하는데요. 물론 화산이 폭발한 것처럼 위장하는 건 좋은데요. 화산 지진대에 난 금이 점점 벌어지면서 우리 뱀 섬이 바닷물 속에 꺼져들어갈 위험이 점점 높아집니다. 화산 폭발과 해일, 지진이 끝이 없이 일어 날겁니다.” “또 그 소린가! 빨리 남해로 가!” “예!” 금별 대통령은 그 장면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어요. “아니, 저 놈들이 환장했어?” 뒤이어 핸드컴퓨터에서는 이런 화면이 흘러 나왔어요. 총칼을 빼든 철갑모를 쓴 숱한 사무라이들의 호휘를 받으며 탐사일군들이 탐사 선을 타고 남해 대륙붕으로 달려갔어요. 그자들은 공공연히 바다에 세운 코치아의 시추 탑에서 석유를 빼내는 일군들을 몰아내고 자기들의 탐사선과 유조선에 석유를 뽑아 싣는 것이 아니겠어요. 뒤이어 숱한 시추일군들이 대륙붕에 시추기를 들이대고 시추를 시작했어요. “제기랄! 뱀 새끼 놈들, 언감 우리 바다 밑의 보물 같은 가스를 캐가?” 금별 대통령은 핸드컴퓨터를 들여다보다 못해 주먹으로 책상을 꽝 내리쳤어요. “하루 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언감 호랑이 코를 들쑤셔? 감히 아카시아 죤슨 악마도 없애치운 우리 코치아를 건드려? 당장 콜론바우 부대를 파견해 그 놈들을 수장해버려라!” 그때 유리 박사와 다혜 박사가 집무실에 들어섰어요. “안 됩니다. 전쟁은 안 됩니다.” 유리 박사의 말에 금별 대통령은 마땅치 않은 표정을 지었어요. “그럼 어떻게 한단 말입니까?” 다혜 박사도 한마디 했어요. “또 새로운 핵전쟁으로 코치아와 뱀 섬나라 백성들이 전쟁의 고통을 겪게 해선 안돼요. 먼저 외교 도경을 통해 해결해 보자요.” 금붕어 부장도 오빠를 보면서 머리를 끄덕였어요. 유리 박사와 다혜 박사는 대통령의 고문이나 다름없었어요. 금별 대통령은 의자에 잔등을 대고 한참 궁리하더니 결단을 내린 듯 일어섰어요. “금붕어 부장을 총리로 임명하고 림해자를 해양수산물 부장으로 임명합니다. 금붕어 총리는 림해자 부장 등을 데리고 뱀 섬나라에 건너가 남해 대륙붕에 대한 약탈적인 시추를 그만 두라고 담판해 보십시오. 경고해서 안 들으면 그땐 용서하지 않는다고 전해라.” “예, 알았어요.” 그날로 당장 금붕어 부장은 해양수산물 사업일군들을 거느리고 뱀 섬나라에 담판하러 떠나갔어요. 뱀 섬나라에서는 벌써 미리 예측하고 있던 바라 그리 놀라는 기색도 없이 금붕어 총리 일행을 맞이했어요. 그런데 비행장에 마중 나온 것은 뱀 섬나라의 수상 노바시가 아니라 놀랍게도 옛날 코치아의 대통령을 지낸 적이 있는 우성 대통령이 아니겠어요. (아니, 자취를 감췄던 우성 대통령이 어떻게 돼 뱀 섬나라 담판 대표로 나왔지?) 우성은 희죽이 웃으면서 금붕어 총리에게 손을 내밀었어요. 금붕어는 외교예절을 지켜 마지못해 옛 대통령에게 손을 내밀었어요. 우성은 악수하면서 지껄여댔어요. “코치아 여성총리가 이 누추한 뱀 섬나라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아니, 저는 일본 수상과 담판하러 왔지 사직한 우리 옛 대통령과 담판하러 오지 않았어요.” 금붕어의 당돌한 말에 우성은 씨물씨물 웃기만 했어요. “나까아멘 왕은 코치아의 여성총리를 특별히 환대해 나를 마중하게 했습니다. 결코 제가 담판 대표로 된 것은 아닙니다.” 그 말에 금붕어 총리는 한숨을 호 내쉬었어요. 그러면서도 뱀 섬나라에 온 우성을 콕 찔러주고 싶었어요. “어쩜 코치아의 명예를 더럽히는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요?” “뭘?” 금붕어는 눈까지 흘겼어요. “코치아의 대통령을 지내신 분이 어쩜 뱀 섬나라에 나라를 팔아먹고 있는 건가요?” “나는 정치망명을 했을 뿐이오. 코치아에 어디 내 이 자그마한 몸뚱이를 둘 자리가 있소? 분노한 백성들의 돌멩이에 맞아 죽고 말겠소.” “흥! 코치아의 개나 돼지로 될지언정 어찌 뱀 섬나라 오랑캐들 속에 와서 관직을 맡을 수가 있단 말인가요?” 그때 지진이 나서 땅바닥과 길이 마구 갈라터지면서 좌우로 흔들거렸어요. 금붕어는 상을 찡그렸어요. 승용차가 멈춰 서자 금붕어는 주위를 둘러보았어요. 보잘 것 없는 섬에 그래도 수상부가 덩그러니 서 있었어요. 단층집으로 된 수상부도 잦은 지진과 화산폭발에 얼기설기 금이 실린 것이 보였고 시뿌연 화산재에 덮여 볼꼴이 흉했어요. 수상부 앞에서 노바시 수상은 살기등등한 얼굴에 억지로 웃음을 바르면서 마중 나와 손을 내밀었어요. 여성총리 금붕어는 마지못해 노바시 수상과 악수를 나누었어요. 노바시 수상은 수상부에 들어가 자리에 앉자 아닌 보살을 떨기 시작했어요. “코치아 여성총리께서 부임하자마자 친선이웃인 보잘 것 없는 우리나라를 찾아주셔서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코치아에는 예로부터 여왕이 많이 나타났지요. 우리 뱀 섬나라와는 달리 코치아에는 남자들보다 여성들이 능력이 더 강하다니깐. 우리나라에서는 금붕어 총리는 코치아의 첫 여성대통령이 될 분이라는 걸 미리 짐작했습니다. 금별 대통령의 친여동생이지 가정 배경이 얼마나 좋습니까? 코치아의 호박에 다 금붕어는 코치아의 여왕이 될 거라고 씌어있었다지 않았어요? 물론 호박엔 뱀이 우글거리고. 하하하하. 장차 여왕은 뱀의 아내가 된다고 예언했다던데. 허허허.” “그만 두세요. 오늘 얼토당토 하지 않은 소릴 들으러 온 게 아닙니다.” 금붕어 총리는 너스레를 계속 떨려는 노바시 수상의 말을 단도직입적으로 잘라버렸어요. “그럼, 우리나라 지진과 화산 재해 구에 의연금이라도 가지고 왔습니까?” 금붕어 여성총리는 횡설수설하는 노바시 수상을 노한 눈길로 쏘아보았어요. 그러자 노바시는 “제가 오해했구먼. 그럼 어쩌다 우리나라에 왔는데 지마화산이나 실컷 관광하고 온천욕을 하고 가세요.”라고 했어요. 금붕어는 비수 같은 말을 툭 쏘았어요. “나는 코치아를 대표해 항의합니다. 당장 남해에서 약탈적인 시추를 금지하시오! 남해는 예로부터 우리나라 배타수역입니다.” 그제야 뱀 섬나라 수상 노바시는 웃음을 거두고 정색했어요. “뭐라고? 남해는 예로부터 코치아의 배타수역이라고? 어디에 적혀 있습니까? 증거를 내 놓으십시오.” 금붕어 총리는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단연히 입장을 표명했어요. “지리적으로 따져도 남해는 우리나라 대륙붕입니다. 거리를 보십시오. 200해리 내에 속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뱀 섬나라와는 380해리도 더 떨어져 있지 않습니까?” 노바시 수상은 마구 억지를 부렸어요. “우리 뱀 섬나라를 보세요. 지진과 화산 폭발에 땅덩어리가 점점 꺼져 바닷물 밑에 들어가지 않았습니까? 그러다다니 자연히 남해와는 점점 멀어졌습니다. 2천여 년 전만 해도 남해는 우리나라와 더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사면이 바다에 싸여 있어 우리나라 주위의 먼 바다, 지어 태평양도 우리 배타수역입니다. 이전에 아카시아 놈들이 핵무기로 위협해 우리 수많은 태평양 도서들을 빼앗아갔습니다. 원폭피해를 입은 적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그 놈들의 식민지 통치를 받으면서도 찍 소리 못하고 억울함만 당했습니다. 지어 아카시아 놈들이 사랑하는 딸과 아내들을 강간하고 윤간하고 성폭행을 일삼아도 우리는 억울한 대로 머리를 숙이고 살아야만 했습니다. 이젠 아카시아가 코치아에 망했으니까. 사정은 달라졌습니다. 우린 약탈당하고 강간당한 우리나라를 경제 강국일 뿐만 아니라 강대한 군사강국으로 건설하고 빼앗긴 영토를 하나하나 찾아낼 것입니다. 코치아는 남해에서 물러가시오. 그러지 않다간 우린 전쟁도 불사할 것입니다.” 금붕어 총리는 어이없어 도리머리를 홰홰 흔들었어요. “이거야 말로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이구먼요.” 금붕어 총리는 탁자를 꽝 치면서 호통을 쳤어요. “뱀 섬나라에서는 우리 영해 남해에서 당장 물러가시오. 우리나라 시추일군들에게 도발하지 말고 시추를 그만두시오. 그러지 않으면 후과는 몽땅 뱀 섬나라에서 책임지십시오.” “누가 두려워 할 거 같습니까? 뭐 인종개량을 해 클론바우를 수태 낳았다고 우쭐거리지 마십시오. 몇 대 클론바우거나 조왕돌이거나 덤빌 테면 덤벼보라지!” “네 놈들이 인면수신의 인종을 개발했다지만 지구를 통일한 아카시아 죤슨마저 굴복시킨 우리 영웅적인 코치아와 감히 전쟁을 할 작정인가? 다시 말해 두지만 네 놈들이 남해에서 물러가지 않는다면 좋은 끝장이 없을 게다.” “우린 남해에서 계속 시추를 할 것입니다.” “마음대로 해보시오. 우린 코치아의 영해주권을 보위하기 위해 최후수단을 쓰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 전쟁선언을 하러 왔습니까?” “아무렇게나 추측해도 됩니다. 후과를 책임지십시오.” 금붕어 총리는 림해자 부장에게 눈짓하고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수상부에서 훌쩍 떠나나가 버리는 금붕어 총리 일행을 보면서 고바시 수상은 섬직한 감이 들어 등 곬이 싸늘해졌어요. 우성 대통령은 금붕어 총리를 말리려고 했지만요. 금붕어 총리는 한 치의 미련도 두지 않고 마차에 앉아 비행장으로 나갔어요. 그들을 쫓아 보내기나 하듯 우르릉 꽝꽝 요란한 소리와 함께 또 지마화산이 폭발했어요. 화산재가 비행장 상공에 날아와 새까맣게 뒤덮었어요. 지진이 일어나면서 비행장 활주로가 마구 갈라터지고 우주비행선이 마구 뒤흔들렸어요. “제기랄, 이게 어디 사람이 살 곳이냐?” 우성 대통령이 손을 저었지만 금붕어는 눈길 한번 팔지 않고 황급히 우주비행선에 앉아 하늘로 높이 날아올랐어요. 저쪽 뒤 지마 화산에서는 시뻘건 화염이 치솟고 용암이 마구 분출됐어요.                                                       제6장 남해 해전 금붕어 여성총리와 노바시 수상의 평화담판이 깨지는 바람에 남해에는 전쟁이 일촉즉발의 팽팽한 분위기가 감돌았어요. 금별 대통령은 격분해 만장굴 집무실에서 주먹을 매만지면서 뚜벅뚜벅 거닐었어요. 이때 집무실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금붕어 총리와 림해자 해양수산물 부장 등 담판대표단 일행이 들어섰어요. “평화담판은 더 할 방법이 없게 됐어요.” 금붕어 총리가 평화담판과정을 죽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금별 대통령은 한숨을 후 내쉬었어요. 림해자 부장이 한마디 보충했어요. “고바시 수상은 뭐 ‘코치아의 호박에 ‘금붕어는 코치아의 여왕이 될 거’라고 씌어있었다지 않았겠어요. 호박엔 뱀이 우글거렸다면서? ‘장차 여왕은 뱀의 아내가 될 것이다’고 예언했다고 하지 않겠어요?” 그 말에 그 자리에 앉아 있던 허수아 국방부장과 차슬기 우주항공 부장이 서로 눈길을 마주 쳤어요. 금별 대통령은 놀랄 대신 시무룩이 웃으면서 금붕어를 마주 바라보았어요. 금붕어는 해자를 핼끔 나무라는 눈치를 보이고는 아무 일도 없는 듯이 태연자약하게 앉아 오라비를 맑은 눈길로 말끄러미 쳐다보았어요. 그때 금별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와 금붕어의 두 손을 꼭 잡아 주었어요. “건 우리 오누이를 이간질을 하는 거야.” 금붕어도 머리를 끄덕였어요. “정말 비열한 놈들이죠. 대통령과 총리 오누이를 이간질 해 어부지리를 하려고 들지 않겠어요.” 금붕어는 허수아에게 얼굴을 돌렸어요. “뱀 섬나라 오랑캐들 속에는 뜻밖에도 우리나라 전임 대통령 김우성 양반이 끼어 있었어요.” 그 말에 허수아 국방부장이나 금별 대통령이나 모두들 놀라했어요. “아무리 물러난 대통령이라고 해도 정치망명을 하면서 체신을 지켜야지. 어쩜 매국노로 된단 말인가?” 허수아는 분개해 했어요. 금별 대통령은 한참 머리를 숙이고 궁리하더니 입을 열었어요. “아닙니다. 너무 일찍이 결론을 내려선 안 됩니다. 나는 우성 대통령을 믿습니다. 지금 보면 그가 주장하던 아카시아와의 전쟁이 옳습니다. 전쟁은 또 새로운 평화를 낳을 수 있습니다. 당시 우리 코치아가 평화만 주장하면서 아카시아의 대통령 죤슨의 악마세력을 소멸하지 않았더라면 오늘의 평화가 있을 수 있었겠습니까?” 그들은 전쟁과 평화 그리고 대외확장을 일삼는 전쟁미치광이 뱀 섬나라를 대처할 궁리를 한창 논의하다가 헤어졌어요. 이윽고 또 노크소리가 조용히 똑똑똑 들렸어요. 여비서 한이슬의 말에 뜻밖에도 조왕돌이 뚱뚱한 몸을 보름과 아가씨들의 부축을 받으면서 겨우 움직거리면서 들어왔어요. 조왕돌은 살진 머리를 들고 아버지를 보면서 정중히 말했어요. “아버지, 전쟁은 안 됩니다. 에너지가 모자라는 문제는 전쟁이 아니라 제가 해결책이 있습니다.” 금별 대통령은 놀라움과 대견함이 섞인 표정을 지었어요. “뭐냐? 해결책이?” 조왕돌은 일어나려고 애썼어요. 보름이 부축해 세우려고 했어요. “앉은 자리에서 말해 봐라.” 금별 대통령이 말려서야 조왕돌은 소파에 되앉아 헐떡이다가 숨을 돌린 후 말했어요. “제가 그간 과학실험을 해본 결과 새로운 에너지 자원을 발견했어요.” 금별 대통령은 사무 상에서 의자 등받이에 잔등을 붙이며 똑바로 마주보았어요. “장어를 기르면 한 마리에서 700와트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요.” 금별 대통령은 심드렁한 표정을 짓더니 희죽이 웃으면서 “그 것 뿐이야?” 하고 물었어요. 조왕돌은 “또 있어요.”하고 뒷말을 이었어요. “돼지고기기름을 짜서 특제 유를 조금만 섞으면 휘발유 대신 넣고 차들이 달릴 수 있습니다.” 그 말에는 금별 대통령이 머리를 끄덕이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많은 돼지를 어떻게 생산하겠느냐? 지금 사람이 먹을 양곡도 없어 나무 껍질까지 다 벗겨 먹을 지경인데.” 조왕돌은 맥을 버리지 않았어요. “뱀 섬나라와 목숨을 걸고 전쟁을 하면서 남해 바다의 석유와 얼음가스 쟁탈전을 하는 품이면 얼마든지 돼요. 클론기술로 클론돼지를 생산하면 돼요. 클론기술로 적어도 몇 백 킬로그램이나 되는 돼지를 수태 복제해낼 수 있습니다. 돼지 살코기는 사람들이 먹고 곱으로 돼지기름을 짜내 기름을 생산한다면 이거야 말로 일석이조가 아니겠습니까?” “음. 그건 비슷하구나. 또 있느냐?” 아버지의 격려에 조왕돌은 또 입을 열었어요. “산더미같이 쌓이는 음식물 쓰레기를 재가공해 새로운 에너지-가스를 생산할 수 있어요. 이건 쉽게 얻을 수 있는 에너지지요. 요즘, 제가 탐지 선을 보내 북극에 가서 북극 해저를 탐사했는데요. 해저에는 남해보다도 천연가스가 더 많이 매장돼 있습디다. 그 천연 가스면 우리 지구촌의 인류가 백여 년은 살 거 같습디다. 기실 에너지가 장차 국력이고 경제이고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자면 달나라 아코전쟁에서 폭파된 헬륨 가공소를 수건하고 재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헬륨가공이 힘든 공정이고 뱀 섬나라와 아카시아, 노르망디 등 나라들과 쟁탈전이 생길수도 있지만요. 꼭 헬륨가공소를 재가동해야 합니다. 헬륨으로 발전을 한다면 우리 코치아 뿐만 아니라 전 인류가 광명을 볼 수 있습니다.” 금별 대통령은 10대 중반 밖에 안 되는 조왕돌의 엉뚱한 궁리를 아주 대견해 했어요. 조왕돌은 아버지가 솔깃해 하는 것을 보자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했어요. “차라리 뱀 섬나라와 티격태격하지 말고 오염된 코치아에서 살지 말고 백성들을 데리고 새로 발견된 대륙 북극으로 이사해 가면 어떻습니까? 똥은 무서워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 피한다던데요…” “닥쳐라! 우린 세세대대로 살아온 코치아를 뱀 섬나라에 내줄 수 없어. 코치아는 놔두고 남해 한 치 바다도 내줄 수 없다. 이건 얼음가스와 석유 문제가 아니라 나라의 주권문제이고 민족의 자존심 문제야.” 그러나 조왕돌은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아코 핵전쟁의 상처가 가시기도 전에 또 뱀 섬나라와 남해 에너지쟁탈전을 벌린다면 우리 지구는 또 엉망이 될 게 아닌가요? 이전부터 홀섬 때문에 뱀 섬나라와 얼마나 오랫동안 국제시비를 하고 싸웠습니까? 이제 또 전쟁을 하면 겨우 복구돼가는 지구 생태환경은 뭐가 됩니까?” 금별 대통령은 손사래를 쳤어요. “그만 해라! 조국의 영해는 한 치도 양보할 수 없어. 홀섬은 분명 예로부터 우리 코치아 영토였어. 코치아에서 100해리 밖에 안 되는데도 450해리나 떨어진 뱀 섬나라는 자기네 섬이라고 억지를 부리면서 국제사회를 혼란에 빠뜨렸어.” 조왕돌은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말려 보았어요. “아버지는 당시 김우성 대통령이 아카시아와 태공 전을 벌린 것을 반대했기에 노벨평화상을 탔다고 들었어요. 노벨평화상에 미안하지 말게 전쟁을 그만 두심이 전 세계 평화를 요구하는 인류의 눈길을 보기 좋을 거 같아요.” 금별 대통령은 사무 상에서 일어나더니 아들에게 다가와 손을 잡고 정답게 말했어요. “됐다, 됐어. 네가 아주 컸구나. 넌 돌아가서 계속 과학이나 연구해라. 음식물쓰레기와 돼지고기 기름생산 문제와 헬륨 가공소 복구문제 그리고 북빙양 해저 가스채굴 문제는 내가 국무회의에서 너의 고모랑 함께 연구할 예산이다.” 그러나 조왕돌은 일어나면서 또 입을 열었어요. “그래 딱 뱀 섬나라와 전쟁을 할 예산인가요? 하지 마십시오.” “네가 삐칠 일이 아니야.” 허나 조왕돌은 물러서지 않았어요. “전쟁을 하지 마십시오. 두 나라 다 전쟁의 상처를 입게 됩니다. 아버지는 노벨평화상을 탄 대통령입니다. 옛날 노벨평화상을 타던 초심으로 돌아가십시오.” 금별 대통령은 들은 척 마는 척 하면서 조왕돌에게 명령했어요. “잔말 말고 너희들 조왕돌 부대를 전쟁에 투입시킬 준비를 해라!” “예? 저의 동생들도 전쟁에 몰아넣으려고요?” “그럼, 너의 고모가 이 코치아를 위해 자기 사랑도 버리고 괴물 클론바우 16세와 결혼했어. 그는 이번에 사랑하는 자기 아들 클론바우 부대를 파견해 나라 주권을 보위하기 위해 싸울것이다. 대통령인 내가 너희들을 전쟁에 내보지 않고서야 누가 나의 명령을 듣고 탄우가 빗발치는 전쟁터에 자기 자녀들을 내보내려고 하겠느냐?” “아버지는 지금 고모 위신이 올라갈까봐 질투하는 건가요?” 그 말에 금별 대통령은 아들을 쏘아보았어요. “아니야.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라. 예로부터 왕권은 부모형제를 가리지 않는다고 했어. 허나 난 결코 내 사랑하는 여동생을 질투하지 않아. 우린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온 한 뱃속에서 태어난 오누이, 피를 나눈 친형제야. 자기 여동생도 믿지 못하면 내가 누굴 믿고 일한단 말이냐?” 조왕돌은 아버지를 돌려세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화제를 돌렸어요. “알았습니다. 제게 전쟁에 대한 묘책이 있습니다.” 그 말에 금별 대통령은 아들의 두 손을 잡고 물었어요. “남해 해전도 연구했니?” 조왕돌은 빈대 눈을 번쩍 뜨더니 말했어요. “예. 금붕어 고모는 또 클론바우 부대를 믿고 섬나라와 남해 해전을 하려고 할 거예요. 허나 아버지, 고모의 클론바우 부대 몇 백 명만 믿어서는 안 돼요. 아버지께서도 잘 알고 계시지만 현대전쟁은 어디 힘으로만 해서야 됩니까?” 금별 대통령은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어요. “그렇다고 또 핵전쟁을 할 수야 없지 않느냐?” “핵전쟁을 하자는 말이 아닙니다. 저의 로봇부대들을 동원해 섬나라 오랑캐들을 모조리 족치겠습니다.” 금별 대통령은 미더운 눈길로 다 큰 조왕돌을 마주보면서 두 손을 잡아 흔들었어요. “좋다. 너를 총사령관으로 임명한다. 넌 조왕돌 특수부대와 로봇부대를 지휘해 금붕어 고모의 클론바우 부대와 연합작전을 펼쳐 보아라. 그러나 우리는 선제공격을 하지 말아야 한다. 남해에서 뱀 섬나라 시추일군들을 몰아내면 돼.” 조왕돌은 “제10차 핵전쟁에서 꼴을 먹은 뱀 섬나라 백성들은 원폭피해자들입니다. 그들은 핵전쟁을 반대할 것입니다. 그들도 우리처럼 평화를 요구하고 전쟁을 싫어할 것입니다.”라고 했어요. 그런데 조왕돌을 총사령관으로 임명하자 일부 사람들은 의견이 분분했어요. “코치아의 군대가 뭐 대통령의 사병인가?” “쳇, 조왕돌은 총사령관이고 클론바우는 클론바우부대 대장만이고. 흥!” “장차 보오. 조왕돌과 클론바우의 세상이 아닌가!” 이튿날이었어요. 전쟁의 팽팽한 분위기가 감도는 남해 바다에는 북으로부터 로봇독수리 몇 대가 날아왔어요. 조왕돌 총사령관이 배후에서 조종하는 로봇독수리들이었어요. 하늘에서는 쨍쨍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어요. “뱀 섬나라 시추일군들은 남의 영해에서 석유와 얼음가스를 캐면서 억지를 부리지 말고 손을 떼고 돌아가라. 너희들이 계속 우리 코치아 영해에 침입해 약탈적인 시추와 채굴을 한다면 우린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어서 날강도 행위를 중지하고 우리 영해에서 물러가라!” “3 시간 이내에 물러가지 않으면 후과를 책임지라!” 일본 시추일군들은 바다 물밑에 뱀 섬나라 잠수함과 해군이 잠복해 있는지라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원유를 빼 유조선에 담았어요. 로봇독수리들이 돌아간 후 남해바다에는 코치아 국기를 건 원유선이 나타났어요. 원유선이 검푸른 파도를 헤가르면서 코치아의 시추 탑에 대자 탐사일군들이 시추 탑에 올라가 원유를 유조선에 뽑아 주입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진작 바다 밑에서 대기하고 있던 잠수함에서 어뢰들을 발사했어요. 꽝! 하는 요란한 굉음과 함께 원유선이 뭉텅 끊어나 하늘로 날아올라갔어요. 선상과 시추 탑 위에 있던 탐사일군들도 종적을 감췄어요. “전쟁이다!” 코치아 해군들은 격분을 금치 못했어요. “더는 참을 수 없어! 당장 뱀 섬나라 잠수함을 공격하라!” 조왕돌 총사령관은 조왕돌 부대와 로봇들에게 명령했어요. “옛!” 조왕돌의 명령이 내리자 똑 같이 생긴 조왕돌 백여 명이 직접 로봇부대를 지휘해 공격을 개시했어요. 로봇독수리들과 로봇초음속비행기들은 바다 위에서 푸른 파도를 스칠 듯이 저공비행해 남해에 잠복한 잠수함과 뱀 섬나라에서 세운 시추 탑으로 덮쳐갔어요. 그들은 바다 물 밑의 물고기를 덮치는 갈매기들처럼 잠수함에 덮쳐가 수직으로 내려가면서 미형 미사일을 발사했어요. 우르릉 꽝꽝! 요란한 폭음과 함께 남해 바다에 잠복했던 죄악의 잠수함은 툭 끊어나 물귀신이 됐어요. 이 때었어요. 바다에 불시에 음산한 광풍이 휘몰아쳤어요. 집채 같은 해일이 덮쳐왔어요. 로봇들은 갑자기 덮쳐오는 해일 파도를 피해 살짝 고도를 높이었어요. 파도 속에서 사람의 얼굴을 한 인면수신의 괴물 뱀들이 바다 물 위로 솟구치더니 꼬리로 로봇을 탁탁 쳐 바다 물에 처넣었어요. 이 돌발 사태를 예감하지 못한 로봇들은 미처 피할 새 없이 물에 처박히고 말았어요. “아니, 저건 뭐야?” 뱀 섬나라 가메다 국방부장은 경악했어요. 바다 위에 숱한 은빛을 띤 독수리들이 깍깍 괴상한 소리를 지르면서 덮쳐왔어요. 금붕어의 아들 클론바우가 지휘하는 호위부대 로봇독수리들이었어요. 로봇독수리들은 거대한 괴물 뱀들에 덮쳐들어 정면공격을 피하면서 꼬리에 달려들어 파란 레이자검으로 뱀의 몸뚱이를 썩썩 베 버렸어요. “아니, 저 코치아 놈들이 언제 저런 로봇을 발명했어? 또 거북선이나 금붕어 선을 보내려니 했는데.” 나까아멘 왕도 당황해 지껄였어요. “그 놈들이 제10차 핵전쟁에서 쓴 거북선이나 용선이나 뱀선을 쓰자고 하겠는가?” 가메다 국방부장은 그래도 군인답게 기세가 눌리지 않았어요. “우리 뱀 왕이 지휘하는 인면수신의 뱀들도 그저 당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로봇이 이기나 사람의 뇌를 가진 뱀이 이기나 기다려 보십시오.” 가메다는 핸드무선암호기로 뭐라고 명령을 시달했어요. 그러자 뱀들이 바닷물 속으로 잦아들어 갔어요. 로봇독수리들은 바닷물 밑으로 사라진 뱀들을 더 공격할 수 없어 바닷물 위에서 파도를 헤가르면서 목표를 찾아 선회하였어요. 그 때었어요. 바다 물 밑으로부터 무슨 강렬한 빛이 비치었어요. 그 빛에 맞아 로봇독수리들이 전기에나 붙은 듯이 퍼덕이다가 바닷물에 툭툭 떨어졌어요. 금붕어 총리는 보다 못해 허수아 국방장관에게 명령했어요. “바다물 밑으론 용선과 뱀 선을 출격시키고 공중에 클론바우 부대를 출격시키세요!” “옛!” 허수아 국방부장이 암호로 명령을 내리자 남해 상공 구름 속에 숨어 남해를 내려다보던 클론바우 18세가 영솔하는 클론바우 부대가 남해로 출격했어요. 구름을 타고 바람을 타고 대붕처럼 날아오는 클론바우를 뱀 섬나라 해군들은 레이더나 무선탐지기나 광학의기로서도 클론바우들을 발견할 수 없었어요. 뱀 섬나라 해군들은 물뱀들을 믿고 덮쳐드는 코치아 용선과 뱀 선들을 대처해 싸우고 있었어요. 바닷물 속에서는 용선과 뱀이 한데 뒤엉켜 깨물고 꼬리로 치며 싸웠어요. 바다에서는 허연 물기둥과 물갈퀴가 피를 튕기면서 솟구쳐 올랐어요. 이때 불시에 먹장구름 속에서 괴물 클론바우들이 내리 덮쳐들었어요. 그 놈들은 네 팔로 인면수신의 뱀들의 몸뚱이를 꽉 붙잡고 하늘로 날아오르면서 독수리 부리 같은 주둥이로 허리를 찍어 냈어요. 조왕돌이 지휘하는 5미터나 되는 로봇독수리들은 뱀 섬나라의 뱀을 물고 하늘로 날아올라 휘두르면서 몸뚱이를 마구 뜯어 내리 떨어뜨렸어요. 토막토막 끊어진 뱀의 몸뚱이들이 바다에 출렁출렁 떨어지면서 바닷물을 벌겋게 물들이었어요. 조왕돌 1호 등이 모는 용선과 뱀섬들은 남해에 잠복한 뱀 섬나라 잠수함을 추격해가 수십 미터나 되는 괴물 같은 몸뚱이로 딜딜 감고 마구 뒹굴었어요. 잠수함 안의 뱀 섬나라 해군들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졌어요. 거북선이 달려오면서 불을 토하더니 축구 문만 한 문이 활짝 열렸어요. 숱한 거북이들과 게들이 기어 나와 잠수함에 덮쳐들어 쇠 집게 같은 발에 달린 레이자검으로 잠수함에 구멍을 펑펑 뚫었어요. 순간 잠수함에 바닷물이 쏴-쏴- 뿜겨 들어갔어요. 뱀 섬나라 잠수함 안에서 해군들의 비명소리 아우성이 터지면서 수라장이 돼버렸어요. “철거!” 뱀 섬나라 가메다 국방부장은 죽어가는 소리를 쳤어요. 뱀 왕은 좋아라고 남해에서 패잔병들인 뱀들을 데리고 몇 척 남지 않은 잠수함들을 따라 남해에서 도망쳤어요. 코치아의 백성들은 10대 소년 조왕돌과 클론바우가 정말 장차 코치아의 군대를 이끌 수 있는 군사천재들이라고 믿었어요. 우성 대통령과 뱀 왕은 사전에 토론하고 인면수신의 뱀들이 코치아와의 이번 남해 해전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어요. 허나 나까아멘 왕은 인면수신의 뱀들이 코치아와의 남해 해전에 참가하지 않으면 뱀 섬나라의 뱀 왕과 인면수신의 뱀들 그리고 하나꼬 등 미녀들을 몽땅 능지처참하겠다고 핍박했던 것이었어요. 하여 뱀 왕은 뱀들과 미녀들을 구하기 위해 인면수신의 뱀들을 이끌어 마지못해 남해해전에 끼어들었던 것이죠. 뱀 섬나라 나까아멘 왕은 남해 해전에서 패배하자 뾰족한 턱을 고이고 수심에 잠겼어요. 이윽고 그는 머리를 들어 국방부장 가메다를 건너다보면서 물었어요. “핵무기로 저 클론바우인지 뭔지 한 괴물을 몽땅 남해 바다에 수장시킬까?” “안 됩니다. 절대 안 됩니다.” “왜?” 국방부장은 독이 난 나까아멘 대통령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말했어요. “이제껏 세계 여론과 눈을 피해 핵발전소를 가동하는 척 하면서 암암리에 만든 핵무기를 노출시켜서는 안 됩니다.” “그래 우리 뱀 섬나라에서 수 천 년 동안 아카시아의 식민지 통치를 받으면서도 암암리에 생산한 핵무기를 이런 때 쓰지 않고 언제 쓴단 말인가? 이 나라 백성들이 이 섬을 지키기 위해, 대륙을 재진입하기 위해 세슘의 오염을 묵인하게 하면서 만들어낸 핵무기와 대량 살상화학무기를 이런 관건적인 시각에 쓰지 않고 언제 쓴단 말인가?” 가메다는 대답을 회피하면서 손바닥으로 대머리를 짝짝 쳤어요. “저 놈들이 어데서 저렇게 많은 클론바우 괴물을 얻어 왔을까?” 그 말에 나까아멘 왕은 화를 냈어요. “무슨 클론바우야! 그 놈은 20여 년 전에 아코해전 때 코치아로 쏜 핵미사일을 받아 안고 하늘에서 죤슨 악마한테 덮쳐들다가 죽지 않았던가!” “글쎄 말입니다. 좀 참으십시오.” 가메다는 어리둥절해 돼지눈깔을 데굴데굴 굴렸어요. 나까아멘은 뽀족한 턱을 숙이면서 사무 상에 돌아가 앉아 개화장으로 땅바닥을 탕 굴렀어요. “언제까지 참으란 말인가?” 가메다는 대머리에 돋은 땀을 쓱쓱 닦으면서 뇌까렸어요. “왕님, 이제 겨우 시작입니다. 오늘 남해 해전은 기실 그 놈들의 비밀무기를 시탐한 것뿐입니다.” 그 말을 들은 우성 대통령의 얼굴에는 수심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어요. “패전 장군 우성은 물러가!” 나까아멘 왕은 개화장을 우성에게 팽개쳤어요. 금빛이 으리으리한 대통령부에서 나가는 우성 대통령의 뒤통수를 나까아멘 왕의 욕설이 때렸어요. “저런 놈이 어떻게 코치아 대통령까지 됐어? 저 놈이 세계 강국 아카시아 죤슨 대통령과 맞서 아코 해전을 주도한 대통령이 맞아? 밥통 같은 놈, 우리 뱀 섬나라 밥이나 축 냈지 아무런 쓸모도 없는 밥통이야!” 우성은 대통령부에서 나와 층계를 내리며 서쪽 코치아 쪽의 하늘을 우러러 바라보면서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었어요. 먹장구름을 꿰뚫고 붉은 태양이 몇 가닥의 강력한 햇빛을 대지에 비추고 있었어요. 제7장 대통령과 여성총리 남해 해전에서 대승을 거둔 코치아에서는 승리를 경축해 온 나라가 환희로 들끓었어요. 온 나라에서는 “금별 대통령 만세!”소리가 높이 울렸어요. 여기저기에서 드문드문 “금붕어 총리 만세!” 소리도 들리었어요. 그런 구호를 부르는 사람들의 이유인 즉 이번 남해 해전에서 금붕어의 아들 클론바우 부대가 출전하지 않았더라면 대승을 거두기는커녕 대패할 번했다고들 했어요. 민주홈페이지에는 이런 댓글도 올랐어요. “금붕어 여성총리는 우리 코치아를 구한 구세주이다.” “그는 당당한 여성대통령 감이다.” “금붕어 여성총리는 나라를 위해 죽마고우와도 같은 허수아 부장과의 애틋한 사랑도 희생하고 괴물 클론바우와 결혼해 우리나라를 지킬 클론바우들을 낳으셨다.” “금별 대통령은 만장굴에 들어박혀 여비서와 사랑에 빠져 뱀 섬나라의 침략야심도 발견하지 못했다. 이번 해전에서 그의 아들 조왕돌 부대 로봇독수리들은 뱀 섬나라의 뱀 앞에서 맥도 추지 못하고 격추됐다. 나라의 망신이 아닌가?” 조왕돌은 바다에 격추됐던 로봇독수리 전기회로와 날개를 손질하다가 머리를 숙였어요. “금붕어 여성총리는 나라와 지구촌의 생태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자기 모든 것을 희생할 각오가 있는 준비된 위대한 여성대통령이다. 호박에도 벌써 코치아의 대통령은 금붕어라고 예언한 적이 있지 않는가. 이것은 하늘이 내린 예언으로서 인위적으로 개변할 수 없다.” 지어 만장굴 대통령 집무실 앞에 이런 대자보가 나붙기까지 했어요. 대통령은 남자만의 독점소유물이 아니다. 대통령은 또 종신제를 실시해서는 안 되며 세습을 해서는 더욱 안 된다. 대통령은 반드시 몇 해에 한 번씩 민주선거를 거쳐 선거해야 한다. 진정 이 나라를 구할 구세주를 이 나라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 그럼 이 나라 구세주는 누구인가? 바로 금붕어 여성총리이다. 이번 남해 해전에서 금붕어 여성총리의 아들 클론바우 부대가 용감히 뱀 섬나라 인면수신의 뱀들과 목숨을 걸고 싸우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겠나! 결과는 불 보듯 빤한 일이다. 금붕어 여성총리야 말로 세상에 더 없이 하늘보다도 넓은 모성애로 이 나라 백성들을 보살피고 나라 에너지와 지구촌의 생태환경 운명을 자기 목숨보다도 더 소중히 여기고 아끼는 위대한 구세주이다. 이런 위대한 분을 대통령으로 모셔야 한다. 만장굴 주위에서는 백성들이 시위행진까지 일어났어요. “남해 해전을 일으킨 금별 대통령은 물러나라!” “우리는 평화를 요구한다!” “뱀 섬나라와 전쟁을 그만두라!” 그 장면은 우성 대통령을 탄핵하던 때 장면을 연상시켰어요. 금별 대통령은 평화를 요구하는 민심을 거슬릴 수 없어 고민에 빠졌어요. 만장굴에서 나가 연설할까도 생각하다가 그만 두었어요. 그는 대통령 자리를 지키기 위해 변명을 하기 싫었던 것이죠. 그때 금붕어 여성총리가 만장굴 대통령 집무실에 찾아 왔어요. “오빠, 절대 오해하지 마.” 금별 대통령은 컴퓨터로 사이버여론과 대자보를 들여다보다가 우쭐 일어나 금붕어의 두 손을 반갑게 마주 쥐었어요. “금붕어야, 무슨 말을 하느냐? 오빠는 절대 여동생을 오해하지 않는다. 네 위신이 올라가니 내심으로 기쁘다.” 그래도 금붕어 여성총리는 시름을 놓을 수 없었어요. “이건 딴 심보를 품은 놈들이 우리 오누이를 이간질 하는 거야. 이 여동생이 클론바우와 결혼한 것도 다 오빠를 받들어 이 나라를 강철같이 지킬 클론바우들을 낳기 위한 것뿐이었어. 난 총리만도 과분해. 만약 오빠가 다르게 생각하면 난 오늘 이 시각부터 총리 직에서 물러나겠어. 조용히 해양수산물연구소 소장이나 하면서 내 전공인 해양 동물을 계속 연구할 거야.” 금별 대통령은 금붕어의 손을 잡고 소파에 나란히 앉으면서 머리를 끄덕였어요. “인심은 천심이라고 백성들의 얘기도 틀리진 않아. 허나 지금 국민들이 우리 오누이를 내걸고 대통령 자리를 놓고 옴니암니 티격태격 할 때가 아니지. 난 네가 내 짐을 덜어주었으면 좋겠다. 어째 머리도 아프고 좀 쉬고 싶구나. 오도된 여론을 돌려 세워야 한다. 그러지 않다간 어간에서 기뻐할 놈은 뱀 섬나라 밖에 없어. 어부지리를 하자는 놈들이지. 뱀 섬나라는 이번 남해 해전에서 참패한 후 꼭 보복전을 할 것이야.” “아이야!” 갑자기 정답게 말하던 금별 대통령이 머리를 싸쥐고 쓰러졌어요. “오빠, 오빠!” 부인 사랑이 커피 잔을 담은 차 판을 들고 들어오다가 잘라~당 떨어뜨리었어요. “여보, 여보!” 사랑은 땅바닥에 흐르는 커피와 깨진 찻잔을 거둘 새도 없이 금별 대통령을 두 팔로 받쳐 안고 흔들면서 눈물을 흘렸어요. “오빠! 오빠!” 금붕어는 눈물을 흘리면서 부르고 부르다가 거품을 물고 인사불성이 된 오빠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어요. “오빠, 미안해. 절대 오해하지 마.” 이윽고 제정신을 차린 그녀는 머리를 들고 소리쳤어요. “한 비서, 어서 어의를 부르시오!” 사랑 대신 여비서로 새로 들어온 한이슬은 황급히 전화로 어의를 불렀어요. 금붕어는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면서 엄숙하게 말했어요. “대통령께서 앓는다는 말을 절대 입 밖에 내선 안 돼요. 나라가 혼란한 틈을 타서 뱀 섬나라에서 재차 침략전쟁을 발동할 수도 있어요.” 황급히 달려온 어의는 눈을 꼭 감고 게거품을 문 대통령의 팔목을 걷어 올리고 맥을 짚어 보면서 대통령 부인 사랑을 돌아보았어요. . 금붕어는 어의의 염소수염 같이 하얀 눈썹아래의 수심에 찬 눈을 들여다보면서 다급히 물었어요. “어때요? 중풍인가요? 뇌출혈인가요?” 허나 어의는 머리를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땅이 꺼지게 한숨을 후 내 쉬었어요. “아, 이 일을 어쩐단 말인가요? 어서 대통령을 구하세요. 구하지 못하는 날엔 당신 목을 잘라버릴 줄 아세요!” 어의는 자애로워 보이던 금붕어 여성총리가 이같이 표독한 말을 할 줄은 몰랐어요. “예, 알았습니다.” 비보를 들은 조왕돌이 숱한 복제 조왕돌들을 이끌고 만장굴에 들어섰어요. 조왕돌들이 울고불고 할 때었어요. “울지 마라. 소문이 나가면 뱀 섬나라에서 좋아한다.” 금붕어의 제지에 조왕돌은 살진 손으로 고모를 손가락질 하면서 을러멨어요. “뱀 섬나라 나까아멘 왕보다도 고모가 더 좋죠? 대통령 보좌에 오르게 됐으니까요.” 조카의 험담에 금붕어 여성총리는 실성한 듯 야단쳤어요. “얘, 무슨 말을 심하게 하느냐? 너까지 나를 의심하면 난 억울해. 괜히 집안싸움이 생기겠어. 아야, 불쌍한 건 오빠야, 오빠, 죽어선 절대 안 돼. 우리 코치아는 오빠를 수요해. 코치아 국민들은 위대한 금별 대통령을 사랑해.” 조왕돌은 살진 손으로 실성한 듯 아빠를 붙들고 우는 고모를 밀어냈어요. “물러나세요. 아빠를 구급하겠어요. 흥!” “오빠를 너희들에게 부탁한다. 내 종종 보러 오겠다.” 조왕돌은 눈을 흘기면서 조왕돌들을 이끌어 아빠를 로봇승용차에 싣고 후산 국립육군병원으로 달려갔어요. 행인들은 만장굴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진상을 모르고 달려 지나가는 로봇승용차를 목송했어요. 금붕어는 만장굴에 붙인 대자보를 뜯어가지고 총리 부로 돌아갔어요.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오빠가 가엾어 어깨를 들먹이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어요. 한참 울고 난 그녀는 창가에 다가가 저물어가는 해를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착잡한 생각에 잠겼어요. 이튿날 금붕어 여성총리는 피진 눈을 비비면서 총리부에 나갔어요. 그녀는 컴퓨터에 앉아 국민들에게 알리는 글을 올렸어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러분들은 저를 절대 오해하지 마십시오. 저 금붕어는 금별 대통령의 충성스러운 신하일 뿐입니다. 이번 남해 해전의 승리는 전적으로 금별 대통령의 영명한 영도아래 전체 국민이 합심해 싸운 결과입니다. 한 사람을 평가할 때 역사적 공훈과 현재 업적을 전면적으로 봐야지 당분간의 업적을 보고 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일찍 금별 대통령의 부모는 모두 지구촌의 생태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아카시아와의 태공전과 태평양해전에서 영용히 싸우다가 장렬히 희생됐습니다. 금별 대통령은 부장을 지낼 때 일찍 세계 노벨평화상을 탄 적이 있습니다. 그는 우성 대통령 대신 대통령이 된 후 우리 코치아 군민들을 이끌어 우리 코치아, 나아가서 지구촌을 짓밟으려고 생태환경을 파괴한 아카시아 악마 죤슨 대통령 일당을 제거한 위대한 대통령입니다. 그는 이번 남해 해전에서도 사랑하는 아들 조왕돌이 이끄는 조왕돌 부대와 로봇부대들을 지휘해 전투를 승리에로 이끌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클론바우의 전과를 너무 과대하게 평가하고 클론바우의 업적을 금붕어- 나의 업적으로 오해하고 있습니다. 기실 클론바우는 누가 생산하도록 지시하셨는지 아는가요? 금별 대통령께서 인종개량연구소를 차리고 유리 박사와 다혜 박사에게 소장과 부소장을 맡기고 저 금붕어더러 클론바우와 결혼하게 해 생산한 것이죠. 그러므로 클론바우의 탄생은 전적으로 금별 대통령의 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박에 새긴 유언비어는 우리 오누이를 이간질하고 국력을 쇠약하게 만들려는 죄악적인 목적을 가진 뱀 섬나라 놈들의 악랄한 이간책입니다. 양심 있는 코치아 백성들은 국제 정세를 똑바로 알고 뱀 섬나라 놈들의 이간질에 속아 넘어가지 마십시오. 금별 대통령의 영명한 영도아래 뱀 섬나라 오랑캐들의 재침공을 물리칠 준비를 하며 공동이 코치아, 나아가서 지구촌의 생태환경을 보위하기 위해 일치단결해야 합니다. 이것이 나, 여성총리의 양심선언이며 호소입니다. 그 글을 보고 백성들은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런데 금별 대통령이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자 모두들 뒤숭숭해 했어요. 바람벽에도 귀 구멍이 있다고 금별 대통령이 뇌출혈이 와서 쓰러져 후산 국립육군병원에 있다는 소문은 병원 직원의 입을 통해 한입 건너 온 나라에 퍼져나갔어요. “안 됐다. 어쩜 마흔 고개를 갓 넘은 대통령께서 뇌출혈로 쓰러지셔?” “글쎄 말이야.” 그런데 백성들은 이런 일도 의논했어요. “나라에 하루라도 임금이 없어선 안 돼.” “아예 이 기회에 금붕어 여성총리를 대통령으로 모시면 좋을 거 같아.” “맞다. 금별 대통령을 내놓고서야 금붕어 총리 밖에 대통령을 할 분이 있어?” 허나 일부 사람들은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모르는 소리야. 집안에 암탉이 우는 소리가 높으면 집안이 망한다고 했어. 옛날에도 여왕들이 어느 하나 정사를 제대로 돌봤어? 항상 주변국의 업신여김을 당해 침략만 당했고 하마터면 나라를 망칠 번했지 않았는가!” “글쎄 말이야. 그럼 오히려 옛날 지구를 통일한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의 조카 벌 되는 클론바우 18세를 대통령으로 모시면 어때?” “클론바우 같은 괴물을 대통령으로 모시면 뱀 섬나라 나까아멘 왕도 질겁해 벌벌 맬 거야. 언제 클론바우 코끼리코에 걸려 당할까봐 쩔쩔 맬게 아니야?” “허허허. 거 좋을 거 같아.” 백성들 속에서 이런 의론이 오가 갔어요. 허나 금붕어 여성총리는 비서들의 회보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자주 고향 연화시로 돌아가 오빠를 보았어요. 그녀는 오빠가 하루속히 병마를 툭툭 털고 일어나 국사를 돌 볼 것을 고향 하늘과 칼산에 대고 빌고 또 빌었어요. 그 덕분인지 금별 대통령의 왼 손 중지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어떤 때 금붕어가 우는 소리를 듣기나 한 듯 금별 대통령은 두 눈 확에 눈물이 글썽해지기도 했어요. 어느 하루 금붕어 여성총리가 오빠를 문안하고 고향에서 돌아와 대통령부로 발길을 돌릴 때었어요. 대통령부 앞마당이 요란했어요. 백성들이 “대통령선거를 앞당기자!”는 구호를 써 들고 시위하는 것이었어요. 금붕어는 머리가 아찔 해났어요. 그녀는 대통령부에 들어가자 마이크를 들고 높이 말했어요. “금별 대통령은 휴양 갔을 뿐입니다. 이제 며칠 지나면 만장굴 대통령부에 돌아와 국사를 돌볼 것입니다. 그의 임기가 차지 않았는데 무슨 선거운동입니까? 당신들이 계속 나를 핍박하면 총리도 하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저는 남해 바다에 가서 해양수산물이나 연구하면서 한생을 마칠 것입니다. 우리가 이러면 누가 좋아합니까? 뱀 섬나라 나까아멘 왕 밖에 좋아할 놈이 없습니다. 아닙니까?” 그 일리 있는 말에 백성들은 구호판을 내리우고 서로 눈길을 마주쳤어요. “어서 돌아가세요.” 금붕어의 말에 모두들 의논을 분분히 하면서 돌아갔어요. 백성들이 돌아가자 금붕어는 어떻게 하면 백성들로 하여금 금별 대통령의 영도아래 코치아에서 거둔 업적을 전면적으로 알게 하겠는가를 고민했어요. 한참 후 그녀는 무릎을 탁 쳤어요. “그래, 새로운 금별 대통령의 영도아래 코치아의 악마 죤슨 일당을 제거하고 생태환경을 복구한 위대한 업적을 객관적으로 보여준 역사책을 써서 백성들에게 홍보해야 해.” 그녀는 인차 한이슬 등 비서들을 불렀어요. “즉시 우리 코치아의 이름 있는 작가들과 역사학자들을 동원해 5.7문예창작단을 무어 코치아 당대역사책을 작성하세요.” 비서들은 구체 포치를 듣고 나갔어요. 그로부터 한 둬달 후 코치아의 당대역사책이 세상에 나왔어요. 그런데 그 역사책이 세계 여론을 불러일으킬 줄은 누가 알았겠어요. 제8장 노벨역사상과 대선운동 금붕어 총리는 한이슬 비서와 함께 코치아의 유명한 작가들로 “5.7창작단”을 무어 금별 대통령의 업적을 찬양하는 코치아 당대역사책을 쓰는데 그치지 않았어요. 과학지식이 폭발하는 시대지만 그녀는 여론을 조성하는 데는 문학과 예술의 힘을 믿었던 것이었어요. 하여 그녀는 한이슬 비서와 함께 작가들을 조직해 금별대통령의 업적을 장편소설로 엮어 형상적으로 백성들에게 보여주려고 했어요. 그녀는 우선 작가들에게 방사능과 자외선도 막아낼 수 있는 고급아파트를 제공해주었어요. 그 아파트 마다 마당에는 화원과 수영장까지 갖춰져 있었어요. 그리고 작가들에게 일류의 고신과학기술제품 컴퓨터가 몇 대씩 놓여있었어요. 그 놈의 컴퓨터는 훈민정음으로 소설을 창작해나가면 그에 따라 그림이 스스로 그려져 척척 나왔어요. 그러니 글로 소설을 창작하는 족족 동화나 만화처럼 연환화로 그려져 나왔어요. 또 동영상으로 만화나 과학동화로 그려져 영화관과 텔레비전방송국에서 방송됐어요. 네티즌들은 5.7문예창작단 홈페이지에 올려 서로 퍼가기를 하면서 보는 판이었어요. 대부분 청취자들과 독자들은 이 노벨역사 수상작품을 보고 코치아의 빛나는 역사를 알게 됐으며 금별 대통령과 금붕어 총리가 코치아와 지구촌을 위해 보위하기 위해 죤슨 악마와 싸운 불후의 공훈을 알게 됐어요. 허나 뒷공론도 있었어요. “금별 대통령이 홈페이지에 지구통일기념비를 껌 시한폭탄으로 폭파하려한 계획을 올린 것은 국가기밀을 누설한 불량행위야!” “매국행위야!” “금별 대통령은 어려서 나라 기밀을 팔아먹은 매국역적이야!” 그러자 금붕어 총리는 소설이나 드라마, 만화 창작에 그치지 않았어요. 그녀는 개그맨들을 동원해 코치아 역사화폭을 역사극으로 개편해 무대에도 올렸어요. 그 바람에 코치아의 삼척동자도 금별 대통령과 금붕어 여성총리 일가가 코치아와 지구촌을 보위하기 위해 한 희생과 그들이 쌓은 불후의 공훈을 다 알게 됐어요. 그런데 사달이 생겼어요. 백성들 속에서 또 대통령 선거를 하자는 민주화운동이 벌어졌어요. “나라에 대통령이 없이 어찌 뱀 섬나라를 이길 수 있겠는가?” “하루 빨리 대통령을 선거해야 해.” 금붕어의 측근들도 금붕어를 보고 대통령선거를 해야 한다고 했어요. 허나 금붕어는 대통령선거는 동의하면서도 후보로는 나서지 않기로 했어요. 뜻밖의 이변이 벌어졌어요. 글쎄 금붕어의 아들 클론바우 18세가 대통령후보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정치소용돌이에 뛰어들지 않았겠어요. 금붕어는 클론바우 18세를 총리부에 불러 훈계했어요. “얘야, 네가 어찌 할머니와 토론도 하지 않고 대통령후보 출마를 선언했느냐?” 클론바우 18세는 할머니의 노한 눈길을 피하지 않고 긴 코끼리코를 슬슬 매만지면서 대수롭지 않게 말했어요. “할머니가 나서지 않으면 내가 나서야지요. 내야 심약한 할머니가 걱정됩니다. 외가 집에서 대대로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을 냈습니까? 그런데 외가 집 큰할아버지 금별 대통령은 쓰러져 있고 할머니는 나서지 않으니 누가 이 나라를 이끌겠습니까? 그럼 일찍 천 년 전에 지구를 통일한 영광스러운 역사전통을 가진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의 조카가 이 나라를 이끌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금붕어는 사무 상을 꽝! 치면서 호통 쳤어요. “네가 이 세상에 해놓은 일이 뭐가 있어서 이 지랄이냐?! 당장 후보출마를 취소해라.” 허나 클론바우 18세는 계속 출마를 고집했어요. 금붕어는 클론바우 18세가 자기 말을 듣지 않자 벽을 향해 돌아서더니 입으로 뭐라고 중얼중얼 주문을 외웠어요. “아야야!” 순간 클론바우 18세 머리에 씌운 금고주가 조여들었어요. 클론바우 18세는 쿵 쓰러져 너무 아파 머리를 싸쥐고 육중한 몸뚱이를 데굴데굴 굴면서 비명을 질렀어요. “아이고, 내 머리야!” 그러자 숱한 복제 클론바우들이 차마 형이 처참히 당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어 머리를 숙이고 돌아서다가 머리를 부둥켜안고 하나, 둘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다시 대통령후보로 출마하겠나? 네 대갈통을 부셔버릴 테야!” “할머니, 왜 그렇게 심약하십니까?” 클론바우 18세는 데굴데굴 굴면서도 계속 독수리 주둥이를 놀렸어요. “아야! 아이고머니!” 클론바우 18세는 너무 아파 머리를 싸쥐고 굴렀어요. 이때 클론바우 16세가 나타났어요. “여보, 그만 두오. 그 애가 괴물이긴 하지만 수컷으로 생겼으면 한번쯤 대통령도 돼보려는 게 잘못이 아니지.” 그제야 금붕어는 마지못해 주문외우기를 그만두었어요. 숱한 사람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자리를 떴어요. 금붕어가 살펴보니 배후에서 클론바우의 18세 할머니 유리 박사가 뒤에서 대통령출마를 지지하고 있었어요. 유리 박사는 은근히 천 년 전에 자기 아들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의 모습을 클론바우 18세에게서 찾아보려는 것 같았어요. 더욱 큰 이변은 뒤에 있었어요. 중풍으로 앓는다던 금별 대통령이 하루아침에 깨어난 것이었어요. 금붕어는 아주 기뻐 당장 우주비행선을 타고 쏜살같이 연화시로 달려가 오빠를 찾아보았어요. 그녀는 집안에 들어서기 바쁘게 희죽이 웃는 오빠의 손을 잡고 기쁜 나머지 어린이처럼 퐁퐁 뛰었어요. “오빠! 진작 일어났어야 하지.” “어, 잘 쉬었다. 그간 네가 수고했구나.” 원래 금별 대통령은 어의와 짜고 들어 중풍으로 앓는 척 하고 누워서 민심을 관찰했던 것이었어요. 허나 그런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이죠. 금별 대통령의 연기가 어찌나 심통했던지 금붕어와 조왕돌마저 그간 눈물을 얼마나 흘리게 했는지 몰라요. 허나 눈치가 빠른 금붕어는 이젠 오빠가 가짜로 앓은 척 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지금도 금별 대통령은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아무 것도 모르는 척 하면서 능청을 떨었어요. 금별 대통령은 여동생에게서 그간 국내외 정세를 듣고서야 안 것처럼 하면서 한숨을 후 내쉬었어요. “대통령 선거를 하자면 하지 뭐. ‘임기가 차지 않아도 언제든지 대통령을 선거할 수 있다’고 헌법을 고치면 되지 뭐.” “안 돼요. 이건 말이 선거지 기실 오빠를 탄핵하는 거나 다름없어요.” 허나 금별 대통령은 수척한 얼굴에 태연자약한 빛이 가라앉아 있었어요. “민심이 천심이라고 백성들에게 맡기자. 누가 나서서 이 나라를 진정 구하고 보위할 수 있다면 난 기꺼이 그에게 나라를 맡기겠어.” 며칠 후 또 이변이 생겼어요. “5.7”문학창작단에서 쓴 장편역사소설이 노벨역사상을 탔다는 뉴스가 연합뉴스에 올랐어요. 이는 코치아 문학사상에서 중대한 사변이었을 뿐만 아니라 국내외 복잡한 정세에 중대한 영향을 불러일으키게 됐어요. 기실 수수한 역사소설인데 조왕돌이 노르망디에 있는 크롱 박사에게 청탁해 스톡홀롬에 있는 평심위원회에 추천하게 했던 것이죠. 아버지의 국제위신을 높이려는 속심이죠. “봐라! 금별 대통령의 공적을 전 지구촌이 인정한다. 금별 대통령이야 말로 전 세계가 인정하는 대통령이야!” 며칠 후에 대통령 선거가 있었어요. 선거 결과 대통령 후보를 출마하지도 않은 금붕어의 표수가 글쎄 금별 대통령후보보다 더 많았어요. 클론바우 18세는 그들 오누이의 표보다도 훨씬 적었어요. 그러나 헌법상 대통령후보에 등록되지 않은 사람은 대통령으로 될 수 없었어요. 그러자 백성들이 반발했어요. “금붕어 여성총리는 금별 대통령의 밑에서 실제적으로 공훈이 큰 분입니다.” “김 총리가 대통령으로 돼야 합니다!” “금붕어 여성총리는 여자이지만 마음이 바다보다 더 넓은 분입니다. 그는 오빠의 대통령 자리를 넘보지도 않았고 오빠가 앓을 때 끝까지 위신을 올려주려고 ‘5.7’문학창작단을 차렸지요. 노벨역사상을 쟁취한 위대한 여성총리이다. 이런 분을 대통령으로 선거하지 않으면 누가 되는가?” 그러나 다른 목소리도 들렸어요. “금붕어 총리는 제 오빠 밖에 모른다. 오빠 개인우상화를 하려고 ‘5.7’창작단을 차리고 작가들을 동원해 우상화에 열을 올렸어.” “사심이 꽤나 많은 엉큼한 여자야. 옛날 집안에 암탉이 울면 집이 망한다고 했어.” 지어 이런 소리도 들렸어요. “뭐 그들 오누이 일가가 대대로 세습해 대통령을 해야 하는가?” “이제 보오. 조왕돌을 왕으로 만들지 않는가? 흥!” “글쎄 말이야. 그들 오누이가 아니면 코치아에 대통령감이 없겠는가?” “금붕어가 대통령이 된다면 한다는 노릇이 클론바우 같은 괴물이나 들어앉아 생산하는 거겠지?” “글쎄 말이야. 지금은 과학의 폭발시대인데 괴물이 지구를 구할 수 있어? 흥!” “오히려 조왕돌이 장래성이 있어. 몸은 황소처럼 뚱뚱해도 그 남복 골에는 괴상한 과학지식이 콸콸 용솟음친단 말이야.” 위신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판국에 금별 대통령은 사직하기로 했어요. 그는 금붕어에게 대통령 보좌를 넘겨주려고 했어요. 허나 나라 헌법이 용서하지 않았어요. 대통령 출마선언도 하지 않았고 후보로 되지도 않은 금붕어는 대통령을 할 수 없었어요. 금별 대통령은 하는 수 없이 대통령 자리에 주저앉는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금붕어가 여성총리를 그만두고 자기 대신 허수아 부장을 추천했어요. 금붕어의 의도는 빤했어요. 그녀는 오누이가 세세대대로 세습해 코치아를 통치하려 한다는 때를 벗어버리고 오빠의 의심을 받지 않고 오빠의 위신을 올려 주려는 것이었죠. 클론바우 18세는 클론바우 18세 2호로부터 150호까지 데리고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에서 커피를 대야 채로 마시며 선거결과를 지켜보았어요. 나중에 그는 사무 상에 탕 놓더니 코 방귀를 “흥!” 하고 뀌었어요. 그 바람에 커피대야가 훌 날려가 천정에 부딪쳤다가 달라당 땅바닥에 떨어지면서 커피소낙비가 쏟아져 내렸어요. 숱한 사람들은 겁기를 띤 눈으로 클론바우 18세를 바라보면서 슬금슬금 뒤로 물러섰어요. 금붕어 할머니가 약하게 대통령 자리에 앉지 않고 물러나는 바람에 금붕어의 위신은 더 올라갔어요. 허수아는 첫사랑 금붕어를 잃었지만 대신 림해자 부장을 아내로 삼아 귀여운 딸 선영을 본 것만 해도 만족인데요. 총리까지 하게 돼 입이 함박만 해졌어요. 그는 깊은 고려 끝에 딸 선영을 조왕돌의 과학연구소에 들여보내 조왕돌의 비서로 써달라고 금별 대통령에게 사정했어요. 금별은 친구 허수아의 귀여운 딸을 눈앞에 그려보더니 희죽이 웃으며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러나 조왕돌은 아버지와 보름을 보내달라고 간청했어요. “아버지, 선영은 고모가 노벨역사상을 받은 걸 학교에서 얼마나 뒤 공론을 했는지 압니까? 보름과 말다툼까지 다 했습니다. 보름은 아버지를 아주 존경합니다. 걔를 보내주세요.” 히히히. 기실 조왕돌은 보름의 보름달 같은 얼굴에 옴폭 패는 보조개가 좋았던 것이죠. 선영은 예쁘긴 했지만 입이 세서 딱 질색이었어요. 금별은 아들의 뜻대로 보름을 조왕돌의 과학연구소의 연구원으로 보내주었어요. 조왕돌의 비서는 선영이었지만 기실 보름이 비서노릇을 했어요. 참말로 자고 일어나면 코치아의 정치이변에 지구촌은 깜짝깜짝 놀랐어요. 제9장 양가죽을 쓴 승냥이 화산폭발과 지진이 심한 뱀 섬나라 나까아멘 왕은 인면수심을 가진 악착한 냉혈동물이었어요. 겉으로는 온실가스 방출 량을 줄이려고 가마를 타고 다니는 척 하면서도 뒤에서는 암암리에 코치아를 멸망시키려고 칼을 갈았어요. 그는 원전이나 헬륨발전을 추진하는 척 하면서 핵반응 로를 가동해 원자탄과 중자탄 지어 질자탄까지 수두룩이 제조해 인면수신의 뱀 인들의 굴에 숨겨 두었어요. 그리하여 뱀 인들도 그 방사선에 피폭돼 기형아들을 낳고 있었어요. 그는 코치아의 발전과 장대를 눈에 든 가시처럼 여기면서 망하게 만들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어요. 어느 하루 나까아멘 왕은 육중한 가마를 타고 어디론가 시찰을 나가려다가 웬 일인지 가마에서 내리더니 왕궁으로 되돌아 왔어요. 그는 급히 수상 노바시와 국방부장 가메다를 불렀어요. 노바시와 가메다가 왕궁 대전에 들어서자 나까아멘 왕은 천천히 음흉한 입술을 팔락거렸어요. “전번 남해 해전은 시탐 전이지만 우리 뱀 섬나라의 코를 떼었단 말이야. 어떻게 복수의 불벼락을 안길 방책이 없는가?” 항상 뽀족한 턱을 쳐들고 가죽에 발린 웃음을 짓던 나까아멘 왕의 가는 실눈에는 음흉한 눈에 복수의 불길이 이글거렸어요. 국방부장 가메다는 그 눈길에 위압감을 느껴 엉뚱한 소리를 했어요. “코치아를 발판으로 대륙을 점령하는 것이 우리 역사적 경험입니다. 남해 해전을 구실로 삼아 아예 핵무기로 코치아를 없애버립시다.” 나까아멘 왕은 칼날같이 선뜩선뜩한 눈길을 수상 노바시에게 돌렸어요. 그러자 노바시 수상은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그만 두십시오. 코치아를 만만히 봐선 안 됩니다. 코치아는 젊은 대통령 금별이 지도하에 아카시아를 전승한 군사강국입니다. 아카시아가 어떤 나라입니까? 천 년 전에 지구촌을 통일해 500년이나 쥐었다 놓았다 하던 강대국이 아닙니까? 우리가 그따위 핵무기나 뱀들로 이길 거 같습니까?” 꽝! 나까아멘 왕은 사무상을 치면서 벌떡 일어났어요. 그는 실 돌피같이 약한 목에 지렁이 같은 핏줄을 세우면서 고래고래 고함쳤어요. “심약한 소리를 작작 쳐! 우린 기필코 코치아를 전승하고 대륙으로 진공해 들어갈 거야!” 그제야 나까아멘 왕의 속심을 알게 된 신하들은 머리를 숙인 채 전쟁을 할 방책을 세우기 시작했어요. 한참 후 국방부장 나까아멘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대전이 떠나가게 고래고래 고함쳤어요. “아예 핵무기로 코치아를 없애버립시다!” “승산이 있는가?” “예!” 가메다는 자신만만해했어요. “우린 암암리에 핵탄두를 만개나 제조해 바다가 뱀 왕의 화산 동굴에 숨겨두었습니다. 번마다 화산폭발 할 때면 화산 근처에서 지하핵실험을 했이게 아무도 모릅니다. 그저 화산이 폭발했는가 하지요. 우리 핵무기면 코치아 땅을 열 번도 갈아엎고 불바다로 만들 핵 억제력입니다.” 허나 나까아멘 왕은 뾰족한 턱을 쳐든 채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묘한 수로 세인들의 눈을 얼려 넘겼어. 하지만 화산에 시린 금이 핵실험으로 더 크게 벌어져서 끊임없는 화산폭발을 유발시킨 것도 문제는 문제야.” 나까아멘은 한숨을 후 내쉬며 노바시를 건너다보며 중얼거렸어요. “우리 뱀 섬나라는 세계 첫 원자탄의 피폭 국이네. 어떻게 세인들의 눈을 가릴 암수를 쓸 묘책이 없겠는가!” 노바시 수상도 한마디 끼어들었어요. “일단 핵무기를 쓴 게 탄로 나면 제네바 핵 확산금지조약과 핵전쟁금지조약을 어긴 죄로 인해 세계 여론의 질책은 둘째 치고 군사제재를 피할 길이 없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 뱀 섬나라는 또다시 망국노와 식민지 신세를 피하지 못하게 됩니다. 절대 주의해야 합니다.” 그 말에 국방부장은 한숨을 땅이 꺼지게 후- 내쉬었어요. “이제 참모부의 참모장연석회의를 열고 묘한 암수를 천천히 생각해봅시다.” “그러게.” 노바시 수상과 가메다 국방부장은 머리를 숙인 채 수심에 잠긴 눈길로 대전 땅바닥을 내리쓸면서 자리를 떴어요. 며칠 후 국방부장이 홀로 왕 대전에 나타났어요. 나까아멘 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마주 나가면서 아주 반겨 맞았어요. “자, 앉게. 그래 무슨 묘책이 있는가?” “예.” 가메다는 나까아멘의 귀에 손을 대고 귀속 말로 쑤군덕거렸어요. “허허허, 정말 음험한 묘수로구먼.” 나까아멘은 징그럽게 웃으면서 간사한 낯에 교활한 빛이 어렸어요. “자넬 그저 무사도로만 보아선 안 되겠구먼. 음험한 일면이 있단 말이야. 그래, 과학으로 코치아를 멸망시켜야지.” 나까아멘 왕은 왕궁을 뚜벅뚜벅 거닐면서 뇌까렸어요. “대 코치아 과학전쟁과 심리전은 핵무기보다도 더 어마어마한 위력이 있지. 그래서 전번에도 글을 새긴 호박을 코치아에 선물한 게지. 금붕어와 금별 두 오누이가 서로 의심하고 물고 뜯게 하려고 말이야. 그런데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아 실망이야. 어쩜 금붕어가 그렇게 그릇이 큰 년일까? 나라를 위해 괴물 클론바우와 결혼까지 하고 대통령을 하라고 해도 하지 않고 총리마저 사직해? 어찌 보통여인으로서 엄청 큰 정신타격을 이겨내고 해양 동물 연구소로 갈수 있단 말인가? 어허, 그러니 금별 대통령의 의심이 말끔히 사라졌단 말이야. 그 놈 오누이들이 전번 대통령 선거 때 서로 물고 뜯어야 하는데. 지어 자객을 보내 상대방을 죽이려니 했는데 참, 자국지란을 보지 못한 게 참 아쉽단 말이야.” 나까아멘 왕은 한참 너스레를 떨다가 가메다의 콧수염을 들여다보면서 뇌까렸어요. “이번엔 절대 실패하지 말고 성공해야 하네. 알겠는가?” “하잇(옛)” 가메다 국방부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발뒤꿈치를 척 붙이며 군례까지 척 붙이었어요. “우리가 2천년 동안 731공정을 공장으로 위장해 세균배양을 하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가? 2천 년 전 2차 세계대전 때 우리 관동군은 세균전을 대비해 만주에 731공정을 목적으로 세균실험공장을 차렸네.” 나까아멘 왕은 대전을 뚜벅뚜벅 왔다 갔다 거닐면서 지껄이었어요. “그때 우리는 중국의 한족과 몽골족, 조선족 지어 러시아 사람들까지 붙잡아다가 생체실험을 하면서 바이러스를 배양했지. 그런데 전쟁에 몇 번 써보지 못하고 패망하는 바람에 죄증을 없애려고 폭파해버리고 달아났지. 허나 그때 우린 바이러스배양기술과 주요 설비를 가지고 섬나라에 도망쳐 왔어. 그때부터 우리는 대륙을 진공할 야심을 버리지 않고 2천년 동안 세균전에 쓸 독세균을 배양하면서 칼을 갈아왔네. 허나 몇 번 다 실패하고 말았어. 이번에는 꼭 성공해야 하네.” 가메다는 자기 어깨가 대륙침략야심에 지지눌리어 무거워나는 감을 느꼈어요. “예, 알았습니다. 각하.” 이튿날 날이 희붐히 밝아 왔어요. 나까아멘 왕과 가메다 국방부장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은밀히 731공장으로 갔어요. 가메다 국방부장은 나까아멘 왕에게 물었어요. “우리 뱀 섬나라 돈을 인쇄할까요?” “안 돼! 그럼 우리 한 짓이라는 증거를 남기는 게 아니고 뭔가?” 나까아멘 왕은 소대가리처럼 우둔한 가메다가 안타까웠어요. “사람이 대가리는 커도 소대가리군. 사상이 없기로서니. 어이구~” 가메다는 대가리를 쓱쓱 매만지면서 두덜거렸어요. “오히려 우리 돈이면 우리가 한 짓이라는 걸 위장하기 더 좋을 수 있어 그럽니다. 누가 범죄자가 인차 들통 나자고 자기 나라 돈을 범죄에 썼다고 생각하겠습니까?” 그 말에 나까아멘 왕도 조금 동감이 갔어요. 허나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허허실실이라. 묘한 거 같지만 안 돼. 코치아 백성들이 우리 돈을 쓰려고 하겠어. 우리 나라 돈은 납작하게 된 우리나라 국제위신처럼 돼버렸어. 특히 코치아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적국으로 생각하는데 안 돼. 코치아 사람들은 수 천 년 동안 우리를 경계하면서 살아온 약소민족이었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사람이라고. 원 참.” 핀잔을 들은 가메다 국방부장은 한참 후에 “그럼 아카시아의 돈을 인쇄하면 어떻습니까?” 하고 머리를 들고 콧수염을 쓱 문질렀어요. “그래, 옛날에 아카시아 돈 하면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이 좋아했지. 지어 배 속의 어린애마저 손을 내밀 정도지.” 나까아멘 왕과 가메다 국방부장은 731공장의 공장장을 불러 아카시아의 돈을 대량 인쇄하라고 지시했어요. 공장장은 이상해 했어요. “세균공장에서 돈을 인쇄해요?” “그래. 화페 인쇄기를 들여다 열흘 안에 아카시아의 돈을 수십 톤 인쇄하게나.” “옛!” 그리하여 세균과 화학무기 제조공장인 731공장에서는 세인들의 눈을 가리고 특수한 아카시아 돈을 인쇄했어요. 그 돈에는 아카시아의 자랑인 클론바우 꼬마대통령과 지구 통일기념비 그리고 유리 박사의 동상이 새겨져 있었어요. 열흘 후 가메다 국방부장의 지휘아래 공군부대에서는 어두운 밤을 이용해 731공장의 아카시아 돈을 수십 대의 초음속비행기에 실었어요. 초음속비행기들은 코치아의 레이더 감시망을 피해 바다에서 파도를 스칠 듯 저공비행해 코치아의 상공에 이르렀어요. 그들은 코치아 상공 구름 속에 올라가 아카시아의 돈을 뿌리기 시작했어요. 가메다 국방부장의 지시에 따라 중점적으로 금별 대통령이 있는 연화시에 뿌리었어요. 일부 비행기들은 금붕어 해양 동물연구소 소장이 일하는 후산시와 만장굴 전시 대통령 집무실 부근 광장에도 뿌렸어요. 그들이 눈 깜짝 할 새에 한 짓이지만 코치아에서는 인차 정보를 장악했어요. 누가 그 정보를 장악했을까요? 남북 골 조왕돌이 한 일이죠. 유럽 노르망디에 가서 복제기술과 줄기세포기술을 배워온 후부터 조왕돌은 대통령 도와 양가죽을 쓴 승냥이 같은 뱀 섬나라의 침략의 야욕을 짓부수고 코치와 지구촌의 생태환경을 보위하기 위해 군사과학연구에만 몰두하고 있었어요. 그는 위성에 장착한 초음파도청기로 나까아멘과 가메다가 왕궁 대전에서 꾸민 꿍꿍이를 대체적으로 장악했던 것이죠. 허나 그 놈들이 아카시아 돈을 찍어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인지는 장악하지 못했어요. 만약 나까아멘 왕과 가메다 국방부장이 핸드폰이나 마이크로 말을 주고받았다면 틀림없이 몽땅 장악했겠는데 말이죠. 교활안 놈들은 전자통신을 쓰지 않고 귀속 말로 쑤군덕거린 바람에 제대로 도청하지 못했던 것이죠. 허나 조왕돌은 이 긴급정황을 즉시 대통령에게 회보했어요. “아버지, 이건 놈들의 새로운 궤계입니다.” “그 놈들이 아카시아 돈을 인쇄해 어찌 하겠단 말인가? 우리나라 주식을 파괴해 경제를 뒤흔들어보려는 걸까? 뭘까?” 조왕돌은 육중한 몸뚱이를 일으키면서 말했어요. “좌우간 그 놈들이 나쁜 속심으로 인쇄한 아카시아 돈이니까 써선 안 된다고 봅니다.” “그래, 알았다.” 금별 대통령은 즉시 허수아 국방부장과 차슬기 우주항공부 부장을 불렀어요. “차 부장은 공군에 명령해 레이더로 해상과 영공을 엄밀히 감시해라. 일단 수상한 비행물을 발견하면 가차 없이 격추해라!” “알았어.” 금별 대통령은 조왕돌에게 우멍한 눈을 돌렸어요. “넌 로봇부대와 조왕돌 부대를 지휘해 수상한 아카시아 돈을 발견하면 주어들이라!” 금별 대통령은 한 밤중에 대국민 방송연설을 했어요. “국민 여러분, 지금 뱀 섬나라에서는 숱한 가짜 아카시아 돈을 인쇄해 비행기에 실어다우리 나라에 뿌린다는 정보를 장악했습니다. 국민 여러분들은 절대 가짜 돈을 주어 쓰지 마십시오.” 그러나 백성들은 의논이 달랐어요. 대부분 백성들은 금별 대통령을 믿고 따라 왔기에 그 말을 믿었어요. 허나 일부 백성들은 툴툴 거렸어요. “먹을 게 없어 나무껍질을 다 벗겨 먹는 세월에 진짜 돈이든 가짜 돈이든 있어 썼으면 좋겠다.” 그때 난데없는 밤하늘에서 딸라가 눈송이처럼 새하얗게 쏟아져 내렸어요. “이게 웬 떡이냐? 우리 백성들에게 이렇게 많은 딸라가 생기다니?” “아마 또 조왕돌 총사령관이 우리 백성들을 잘 살라고 돈을 복제해 내려 보내는 모양이야.” “글쎄 말이야. 이전에도 복제기술과 줄기세포기술로 숱한 복제 양과 소를 만들어내지 않았어?” “그래, 이전에도 복제입쌀을 눈송이처럼 하늘에서 쏟아지게 했지.” 코치아에서 조왕돌까지 나서서 가짜 돈을 주어가지지 말라고 텔레비전과 스마트 폰 지어 인터넷을 이용해 홍보했지만요. 사람들은 하늘에서 떨어진 돈을 서로 빼앗다시피 주어 호주머니에 넣었어요. 어떤 사람들은 돈을 빼앗을 내기 하면서 줏다 나니 서로 머리를 부딪치기도 하고 돈을 서로 빼앗다가 손찌검도 나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상했어요. 해 넘어갈 때까지 주어도 여기저기에 돈이 끝이 없이 널려 있었어요. 돈이 더 보이지 않을 때 쯤 해 야단났어요. 손가락에 침을 발라 돈을 세던 사람들이 목을 한쪽으로 탈면서 길바닥에 쓰러졌어요. 어떤 사람은 딸라를 세다가 입이 썩어 떨어졌고 목이 부러지고 손이 마구 썩어 떨어졌어요. 여기저기에서 비명소리와 함께 돈을 주어 넣던 사람들이 삼대 쓰러지듯 했어요. 코치아의 이런 처참한 비극은 바로 뱀 섬나라의 나까아멘 왕과 가메다 국방부장이 오매에도 바라던 결과였던 것이죠. 더욱이 돈을 세지도 않은 사람들에게 독성전염병바이러스가 전염되면서 치료를 받을 새도 없이 무리로 죽어나가는 일대 혼란이 일어났어요. 이 장면을 위성 몰래카메라로 보는 나까아멘 왕과 가메다 국방부장은 깨 고소해 했어요. “허허허, 코치아 놈들이 꼴 보기 좋구먼.” 나까아멘 왕의 조롱소리에 가메다 국방부장이 맞장구를 쳤어요. “옛날 아편에 그 큰 중국 청나라가 망하더니만. 돈에 미친 코치아 놈들이 돈에 발라놓은 극독성전염병 바이러스에 감염돼 몰살당하게 됐구먼요. 하하하.” “그보다 백성들이 이번 돈을 대통령의 아들 조왕돌 총사령관이 복제해 하늘에서 내리 뿌렸는가 여기는 것이 더 좋단 말이야. 허허허.” 그 시각 조왕돌은 초음파도청기로 그들의 대화한 음질을 녹음해 분석한 후 나까아멘 왕과 가메다 국방부장의 대화라는 것을 확인했어요. 그리하여 인차 돈에 극독성전염병 바이러스를 바른 뱀 섬나라의 죄악적인 범행, 아니, 비인도주의적인 범행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금별 대통령은 즉시 퍼런 하늘 현광 막에 나타나 항의를 제기했어요. “세계의 평화를 요구하는 양심적인 인민들은 코치아를 살펴보십시오. 지금 코치아는 뱀 섬나라의 극악무도하고 비인간적인 세균전에 의해 무고한 백성들이 무리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나는 코치아 인민들과 세계 양심적인 인류를 대표해 뱀 섬나라의 죄악적인 행위에 강력한 항의를 제기한다. 뱀 섬나라는 맹독성 전염병 바이러스를 바른 가짜 돈을 코치아에 살포해 무고한 백성들을 무참하게 살해한 죄악을 반성하고 코치아 인민들의 생명을 빼앗아간 죄를 배상해야 한다. 우리는 뱀 섬나라를 경고한다! 이제 또다시 우리나라 백성들을 이런 극악무도한 암수로 살해하려 든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원수들에게 백배 복수의 불길을 퍼부을 것이다!” 클론바우 18세는 파초 같은 귀가 뻘쭉해 금별 대통령의 항의를 듣고 나서 뒤에서 툴툴거렸어요. “제길, 입으로 항의만 해서야 되는가? 뱀 섬나라를 아예 밀대를 놓아야지. 흥!” 그 바람에 그의 앞에 놓였던 49치 텔레비전이 훌 날려가 박살나버리고 말았어요. 뱀 섬나라에서도 NHEK텔레비전방송을 이용해 전 세계에 이른 바 진상해명에 나섰어요. “코치아에서는 무고한 우리 뱀 섬나라를 무함하지 말라. 우린 근본 독 바이러스와 상관없다. 우리는 2차 세계대전이 후 완전히 731공정과 관계를 끊은 지도 이젠 2천년이나 된다. 우리가 어찌 옛날 군국주의 길로 되돌아가겠는가? 우린 9차와 10차 세계 핵전쟁 때에도 견결히 코치아의 편에 서서 아카시아를 전승하는 동맹국으로 됐었다. 그런데 아카시아를 전승하자마자 동맹국을 무함하고 에너지를 쟁탈하는 전쟁을 벌이는 것은 배은망덕한 행위이다. 우리는 코치아에서 즉각 배신행위를 그만둘 것을 경고한다!” 적반하장이라고 뱀 섬나라에서는 독 바이러스를 바른 딸라 사건을 코치아에 뒤엎으려고 했어요. 진짜 허위적이고 황음무치하며 웃음 속에 시퍼런 칼을 품은 음흉한 놈들이었어요. 코치아의 백성들이 전염병에 걸리거나 중독돼 무리죽음을 당할 때었어요. 밤낮없이 과학만 연구하는 조왕돌의 과학연구소와 금붕어 해양 동물 연구진은 코치아 백성들을 죽음의 도탄 속에서 구해냈어요. 조왕돌은 황급히 노르망디에 날아가 스승 크롱 박사를 찾아 도움을 구했어요. 그때 크롱 박사는 조왕돌에게서 코치아의 전염병과 독 바이러스가 확산된 정황을 듣고 사태가 아주 엄중한 것을 알게 됐어요. 그는 날로 성숙돼가는 모습을 보이는 조왕돌을 이번에도 도와주기로 했어요. “허나 난 클론복제기술과 줄기세포 학자이지 독 바이러스를 잘 몰라.” 그러자 조왕돌은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바닥에 쪼면서 비난사정을 했어요. “제발 저의 코치아 백성들을 살려 주세요. 그 은공은 제가 각골난망할 것이올시다.” 크롱 박사는 조왕돌의 지청구에 마지못해 독 바이러스를 소멸할 과학연구를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됐어요. 그는 조왕돌과 함께 먼저 뱀 섬나라에서 살포한 가짜 돈을 쥐고 지하실험실에 들어가 검사해 보았어요. 결과 뱀 섬나라에서만 나는 살모사 독즙과 비슷한 DSK 독 바이러스 HRC 전염병 바이러스가 검출돼 나오지 않았겠어요. 크롱 박사는 지하실험실에서 나오면서 마스크를 벗어 소독세탁기에 처넣더니 대머리에 돋은 땀을 뚝뚝 찍었어요. 그는 도리머리를 흔들면서 “뱀 섬나라 오랑캐들은 정말 못 된 독종들이구나. 어쩜 2천 년 전 731공정 때 배양한 독 바이러스를 지금까지 살려 계속 배양하면서 음흉한 시퍼런 칼을 갈았단 말이냐?” 그는 조왕돌을 보고 “독은 독으로 치라고 이제 이 전염병과 독 바이러스와 싸워 이길 바이러스를 배양해내면 성공할 수 있다.”라고 했어요. 허나 불시에 그런 독 바이러스를 배양한단 말인가요? 더구나 코치아는 전혀 세균전을 염두에 두지 않았으니까요. 조왕돌은 크롱 박사에게 계속 도와달라고 부탁한 한편 로봇이 모는 우주비행선에 앉아 코치아로 번개같이 날아 돌아왔어요. 그는 수산시에 있는 국립 해양 동물 연구소에 찾아가 소장으로 일하는 고모 금붕어를 만났어요. “고모, 크롱 박사는 독은 독으로 친다고 DSK 독 바이러스 HRC 전염병 바이러스를 전승할 독 바이러스를 연구해 배양해 낸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했어요.” 금붕어 소장은 귀여운 10대 중반의 조카를 대견해 마주 보면서 둥실한 어깨를 다독여 주었어요. “정말 장하구나. 우리 집안에 너 같은 과학가가 생겨나서.” 그녀는 훨씬 살이 빠진 조왕돌의 몸을 훑어보면서 “이제야 몸이 보기 좋게 됐구나. 계속 다이어트를 해라.”라고 부탁했어요. “그러지요. 헌데 지금 언제 다이어트나 할 새 있어요?” 조왕돌은 숱한 조왕돌의 부축을 받으면서 고모의 지하연구소에 내려갔어요. 그가 지하연구소에 들어간 지 3개월만에야 연구를 끝내고 고모와 함께 나왔어요. 조왕돌 총사령과 금붕어 소장은 3개월이란 시간 내에 지하바이러스연구소에서 끝내 뱀 섬나라의 DSK 독 바이러스 HRC 전염병 바이러스와 싸워 전승할 수 있는 독 바이러스 3K를 연구해 배양해냈던 것이죠. 그 독 바이러스 3K를 다시 유럽 노르망디에 가지고 가서 크롱 박사의 지하연구실에서 클론복제기술로 대량 복제해 국내에 운송해 왔어요. 그 3K 독 바이러스를 환부에 주사하는 즉시 통증과 함께 전염병과 중독이 소실되고 환자들은 소생할 수 있게 됐어요. 조왕돌과 금붕어 연구진은 크롱 박사의 도움 밑에 코치아를 구했고 백성들을 살려냈던 것이죠. 허나 클론바우 18세는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배짱답게 으르렁거렸어요. “제기랄, 언제까지 뱀 섬나라 오랑캐들에게 당하기만 한단 말인가?” 클론바우 18세가 성이 나 코끼리 발쪽 같은 주먹으로 수산시 해양 동물연구소 문을 꽝 치는 바람에 문이 부서지고 벽체까지 얼마간 무너졌어요. 금붕어는 억이 막혀 클론바우 18세를 손가락질 하면서 훈계했어요. “이 소보다도 우둔한 놈아, 이 벽을 어찌 하느냐? 황소가 힘이 세면 왕이 된다더니? 힘자랑만 하는 네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어이구, 삶은 소대가리 웃다가 꾸러미 다 터지겠다.” 금붕어는 맥이 풀려 무릎을 꿇고 앉아 무너진 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어요. 클론바우 18세는 납득이 되지 않는 듯 파초 같은 귀를 뻘쭉 세우고 사발 눈을 부릅뜨고 긴 코끼리코를 휘두르면서 씩씩 콧바람을 일궜어요. 그 콧바람에 연구소 옆의 가로수들이 허리를 굽히면서 맞절을 할 지경이었어요. 가로수 위에 앉아 재잘거리던 참새들도 놀라 포르릉포르릉 날아나 버렸어요. 제10장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까 속담에 맞은 놈은 다리를 펴고 살지만 때린 놈은 다리를 꼬부리고 잔다고 했어요. 코치아에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진 뱀 섬나라 나까아멘과 가메다는 그날부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게 됐어요. 우르릉 꽝! “저게 뭐야? 코치아 놈들이 쳐 들어오지 않았나?” 나까아멘 왕은 놀라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비명을 질렀어요. 미녀시종들도 황급히 침전으로 몰려 왔어요. “핵폭탄이 날아 온 건 아니지?” 나까아멘 왕은 속옷 바람에 미닫이를 열고 미녀시종들 속에 나타났어요. 미녀시종들은 검실검실한 털이 부숭부숭 난 왕의 가슴이 초면은 아니지만요. 발가벗으나 다름없는 왕을 보고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키드득거렸어요. 그제야 나까아멘 왕은 스스로 자기 형상이 추한 것을 안 것 같았어요. “또 화산이 폭발했나?” 나까아멘 왕은 창피해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슬며시 침전으로 숨어들어갔어요. 지마화산이 폭발하면서 왕궁에 시뿌연 화산재를 내리 떨어뜨리고 있었어요. 어느 날, 뱀 섬나라 수도 소꼬 부근에서 또 강진이 일어나 층집이 무너지고 땅바닥이 마구 갈라 터졌어요. 왕궁도 뒤흔들려 뻘건 썩박나무기둥에서 삐꺽삐꺽 소리 나고 잿빛기와장이 마구 땅바닥에 떨어졌어요. 몇 천 년 왕궁을 지탱해온 썩박나무기둥들은 썩다 못해 지진이나 화산폭발에 분질러져 왕궁이 무너질 것만 같았어요. 나까아멘 왕은 궁전에서 여 시종들의 부축을 받으면서 바깥으로 뛰어나왔어요. 그는 궁전 앞마당에서 숨을 돌리자 중얼거렸어요. “이 놈이 섬나라 땅에서 어떻게 살겠는가? 언제면 저 서북쪽 유라시아 대륙에 가서 으리으리한 왕궁을 짓고 살겠는가? 우리 뱀 섬나라에서 몇 천 년 꾸어온 꿈이 언제면 현실이 될까?” 그때 코치아에서 정치피난인지 정치망명인지 하려고 온 전임 대통령 김우성이 궁전 앞마당에 나타났어요. “각하, 옥체건강 무고하셨습니까?” “그래. 내야 항상 평안무사하지.” 나까아멘 왕은 언제 선불을 맞은 노루처럼 뛰어 다녔나 시피 금시 태연자약한 척 했어요. “그래 무슨 일이 있는가?” “각하, 욕심을 버리십시오.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깔 수도 있습니다.” “또 그 소리인가?” 우성의 말에 나까아멘은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어요. 뒤이어 그는 뾰족한 턱을 쳐들더니 습관처럼 가재수염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횡설수설 지껄여대기 시작했어요. “나는 이 땅에 평화가 깃들게 하고 지구촌의 생태환경을 보호해내기 위해 전번 남해 해전에서 패할지라도 핵무기를 쓰지 않았네.” 우성은 메스꺼워났지만 나까아멘으로 하여금 야욕을 버리게 권고하려고 겨우 참아냈어요. “각하, 참말로 그것이 진심이라면 각하는 평화노벨상을 탈만도 하죠.” “그래 내 진심을 의심하는가?” “아니죠.” 우성은 나까아멘의 시꺼먼 야욕으로 찬 속심을 꿰뚫어보면서도 극력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애썼어요. 그는 오히려 나까아멘의 비위를 맞춰 주려고 슬슬 개어 올리는 말까지 했어요. “왕이야 말로 재난이 많은 뱀 섬나라 백성들을 이끌어 평화로운 이 땅에서 행복하게 살게 하는 위대한 40세기 태양이십니다. 왕은 구세주이고 하나님입니다.” “됐네, 됐어. 괜히 짧은 바지를 춰올리지 말게. 찾아온 본 론이나 말하게나.” 아첨을 좋아하는 나까아멘도 과분한 나머지 화제를 돌렸어요. 우성은 직방배기로 속심의 말을 꺼냈어요. “코치아와 이웃나라인 뱀 섬나라가 평화롭고 친선적인 나라로 지내면 안 됩니까? 서로 복수의 칼을 갈면서 복수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린다면 백성들이 전쟁의 포화 속에서 어떻게 살겠습니까? 독 바이러스를 버리십시오. 대량 살상화학무기를 버리십시오. 이 나라에서 시조라고 여기는 뱀으로 인면수신의 괴물을 육성하는 인종개량도 그만 두십시오. 원전을 발전시키는 척 하면서 핵무기를 작작 만드십시오. 코치아를 발판으로 대륙을 침략할 야욕을 버리십시오. 욕심을 너무 쓰면 옛날 아카시아 식민지로 되듯 망국노로 될 수도 있으니까요…” “됐네, 됐어! 자넨 내 아비보다도 더 훈계하는구먼.” 나까아멘은 우성의 말허리를 끊어버렸어요. 그는 음흉한 실눈을 가슴츠레 뜨고 우성을 노려보았어요. “가만히 보니 당신은 20여년이나 우리 뱀 섬나라에 와서 국빈대접을 받았건만 아직도 코치아를 대신해 정신 나간 소릴 치는구먼. 인간은 칠정육욕이 있네. 이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겠어? 헌데 나를 보고 칠정육욕을 버리고 부처로 되라고? 고기도 먹지 않고 술도 마시지 말고 미녀들을 놀지 말라고? 흥! 백일몽이라고 해라! 퉤!” 나까아멘은 건 가래까지 우성 발 앞에다 내 뱉었어요. 우성은 나까아멘이 쫓아내듯 손사래를 치자 실망한 나머지 도리머리를 가로 흔들면서 궁전에서 나와 버렸어요. 뱀 섬나라는 방사선 오염으로 물고기에서도 대량 세슘이 검출됐어요. 그 물고기를 20여 년 전부터 먹은 여성들이 임신해 낳은 애들은 모두 기형 어린애들이었어요. 몸뚱이는 기름개구리처럼 똥똥한데 다리는 게 다리처럼 가는 어린애로, 머리는 호박만큼 큰데 몸뚱이는 뱀의 꼬리만한 어린애로, 몸뚱이는 토끼만큼 한데 머리는 쥐 대가리만한 어린애가 수두룩했어요. 그런데 이런 어린애들이 십여 대 후대에게도 계속 세슘을 유전시켜준다고 하니 뱀 섬나라 미래는 끝장 난 것이 아니겠어요. 그래도 나까아멘 왕은 혼란해지는 인심을 수습하려고 각종 매체를 통해 백성들을 속이는 연설을 계속 했어요. “우리 뱀 섬나라는 에너지가 판 부족입니다. 때문에 원전과 헬륨발전을 끊을 수 없습니다. 또 우리 뱀 섬나라 주변의 태평양 바닷물을 검험한 결과 세슘은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습니다. 해산물을 먹어도 아무 일도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은 나라를 믿고 대담히 우리 국산 해산물을 잡수십시오. 이것이 애국이고 구국입니다…” 입으로는 이렇게 연설하면서도 나까아멘 왕 본신은 자기 나라 태평양의 해산물을 입에 대지도 않았습니다. 아예 왕궁에 세슘검출기를 두고 일체 해양 수산물과 남새, 육류, 알류, 양곡을 몽땅 검사한 후 방사선에 오염된 것은 한 그람도 들여오지 못하게 했어요. 대신 방사선에 오염된 양곡과 남새 등을 선심이나 쓰는 것처럼 소꼬 시내 살기 어려운 독거노인들에게 보내주었어요. 대신 왕궁에서는 암암리에 전신 무장한 사무라이들을 출동시켜 화산 동굴에 가서 거대한 생명력을 과시하는 인면수신의 괴물 뱀 인들을 하나하나 잡아다가 뱀의 가죽을 벗겨 사치품으로 여인용 손가방을 만들고 뱀의 고기를 먹고 있었어요. 스즈끼의 딸 하루꼬를 비롯한 동굴의 미녀들과 인면수신의 뱀 인들은 모두 나까아멘 왕을 욕했어요. 그들은 사무라이들과 생사결단하고 싸우곤 했어요. 무사들은 레이자검을 휘둘러 자기들의 몸을 휘감는 뱀 인들의 허리를 갈겼어요. 뱀 인의 허리가 번쩍이는 빛과 함께 어지러이 잘리어 날아났어요. 그래도 뱀 인들은 아가리를 짝 벌리고 무사들에게 단말마적으로 덮쳐들어 깨물고 독을 뿜어 쓰러 눕혔어요. 허나 뱀 인들은 악착스러운 무사들의 레이자검을 당하지 못하고 하나하나 잡혀 왕궁의 고기밥이 돼버렸어요. 뱀 왕은 자기 형제와 자손들이 무사들에게 날마다 하나하나 잡혀가는 것을 눈을 뻔히 보면서도 용빼는 수가 없었어요. 무사들이 휘두르는 레이자검이 두려웠던 것이죠. 그보다도 그들을 구하지 못하면서 무사들을 건드렸다가 핵무기에 전멸당할까 두려웠던 것이죠. 진짜 처참한 도륙현장이었죠. 뱀 인들은 시종무사들에게 잡혀가 묶인 채 왕궁 뒤에 있는 부엌으로 끌려갔어요. 취사원들은 숫돌에 시퍼런 뾰족 칼을 썩썩 갈더니 기둥에 달아맨 인면수신의 뱀, 아니, 뱀의 꼬리를 단 여인들에게 다가갔어요. 그자들은 시퍼런 칼끝으로 뱀 여인들의 얼굴을 쿡쿡 찔러 비명소리를 들으면서 변태적으로 쾌감을 느꼈어요. 어떤 자들은 뱀 여인들의 젖가슴이랑 매만지면서 지껄였어요. “야, 이 고운 여인이 어쩜 뱀의 몸뚱이로 태어났어?” “참, 아깝지?” “살려주세요.” 인면수신의 뱀 여인들은 꼬리를 바들바들 떨며 애원했어요. 허나 취사원들은, 아니 살인백정들은 헤헤 웃으면서 “너희들을 살려주면 우리 왕님은 뭘 먹고 살지?”라고 하며 그녀들의 목을 썩썩 따고 껍질을 죽 벗겨 냈어요. 목 아래 팔딱팔딱 뛰는 심장이 밸에 묻어 나오자 살인백정들은 피 흐르는 심장을 칼로 잘라내 입안에 쑤셔 넣고 우물우물 생채로 씹어 먹었어요. 야수 같은 그들의 입귀에서는 뱀 여인들의 뻘건 피가 줄줄 흘러 내렸어요. 나까아멘 왕은 더구나 변태적인 살인마였어요. 그는 전문 인면수신의 뱀, 아니, 화산 동굴의 뱀 여인들을 잡아다가 젖가슴만 도려내 만든 인육만두를 먹기 좋아했어요. 그러다나니 무사들은 점점 더 많은 뱀 여인들을 잡아와야 했어요. 며칠 후 뱀 섬나라에 또 지진이 일어났어요. 그런데 전선이 끊어나거나 합선돼 소꼬 시내 여러 곳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했어요. 그런데 뱀 섬나라 경찰당국에서는 그 화재는 뱀 섬나라에 와서 사는 우성을 비롯한 코치아 사람들이 저지른 것이라고 덮어씌웠어요. 그들은 무고한 코치아 인들을 마구 체포해 구금하고 무참히 살해했어요. 코치아 사람들은 지진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아무리 변명해도 그 놈들은 귓등으로 흘려보내고 코치아 인들을 보기만 하면 곤봉으로 때리고 쇠갈구리로 개처럼 목을 걸어 당기고 비수로 찔러 참혹하게 살해했어요. 그 바람에 수도 소꼬를 비롯한 대중도시 길바닥에는 코치아 인들의 피투성이로 된 시체가 약을 맞은 벌레들처럼 나뒹굴었어요. 그들의 억울한 뻘건 피는 뱀 섬나라 도시 길바닥들을 물들이면서 강처럼 흘렀어요. 더는 뱀 섬나라에 있을 수 없게 된 김우성은 황급히 코치아로 도망치려고 했어요. 그 눈치를 차린 뱀 왕은 말렸어요. “김 대통령, 가지 마세요. 대통령이 떠나가면 우리 뱀 섬나라는 어쩌랍니까? 대통령은 이 더러운 땅에서 달아나면 비옥한 코치아에서 잘 먹고 잘 살겠지만 우린 어쩌랍니까? 그저 나까아멘 왕의 실험 품으로 한뉘 고생하다가 죽고 말랍니까? 우리와 함께 힘과 지혜를 합쳐 이 뱀 섬나라와 백성들을 구해주십시오.” 숱한 뱀 인들이 구불구불 기어와 혀를 날름거리면서 빌었어요. “이 굴에서 죽어가는 우릴 구해주십시오!” “구해주십시오!” 뱀 왕이 선코를 떼자 숱한 뱀들이 따라 외쳤어요. 하루꼬와 요시꼬, 하나꼬, 야사시이꼬 등 미녀들도 인면수신의 뱀 어린이들을 안고 동굴에서 달려 나와 빌었어요. 하루꼬는 빗물 내리듯이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꿇어앉아 우성의 바지가래를 잡고 말했어요. “대통령님, 당신은 저의 구명은인이죠. 착하신 대통령님은 우리를 버리고 가실 수 없어요. 제발 뱀 섬나라의 버림을 받은 우리 여인들을 구해 주옵소서.” 우성은 그녀와 인면수신의 괴물 뱀 인들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후 내쉬더니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며칠 지나지 않아 뱀 섬나라에 세인을 놀래는 재난이 발생했어요.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깐 격이죠. DSK 독 바이러스 HRC 전염병 바이러스가 뱀 섬나라에 확산될 줄은 누가 알았겠어요. 사연은 이러했어요. 인면수신의 뱀 인들은 더는 왕궁 시종무사들의 살인행위에 당하고만 있을 수 없어 왕궁으로 쳐들어가자고 분분히 의논했어요. 그때 우성은 말리었어요. “그만들 두시오. 적수공권으로 왕궁을 쳐들어가다가 나까아멘 왕의 고기밥이나 됐지 별 수 있는가요?” “여기서 하나하나 잡혀 죽는 것보다 싸우다가 죽자!” 뱀 왕은 말리기는커녕 나까아멘 왕의 비인간적인 살인행위에 악이 나 선동까지 했어요. “우린 이 동굴에 감추어 놓은 저 독 바이러스 오지독을 가지고 왕궁으로 쳐들어가자!” 그러자 하루꼬를 비롯한 미녀들도 합세해 떠들었어요. “동굴에 숨겨 놓은 핵무기로 왕궁을 폭파하자!” “우리 자손들을 잡아먹는 나까아멘 왕을 죽이고 우리 애들을 구하자!” “인면수신의 우리 뱀 인들보다 못한 나까아멘 왕을 죽여 버리자!” 그러나 우성은 또 말리었어요. “왕궁을 치더라도 핵무기는 다치지 마오. 괜히 살인악마를 잡다가 뱀 섬나라 백성들까지 다치게 하겠소. 또 지구의 생태환위도 손상 받게 되오.” 뱀 왕은 육중한 뱀 인들을 시켜 먼저 화산 동굴을 지키는 보초병들부터 물어 죽였어요. 그들은 동굴 막장에서 DSK 독 바이러스 HRC 전염병 바이러스를 채운 독들을 찾아냈어요. “가자!” 인면수신의 뱀 인들은 뱀 왕을 따라 DSK 독 바이러스 HRC 전염병 바이러스 독을 가만히 동굴에서 꺼냈어요. 그런데 그 독을 왕궁까지 가지고 갈 일에 근심이 태산 같았어요. 그때 하루꼬와 야사시꼬 등 미녀들이 나섰어요. 미녀들은 독을 이고 맞들고 산 아래에 내려 간 후 화산 동굴 보초병들이 몰고 다니던 자동차를 몰고 왔어요. 뒤이어 그들은 밤도와 뱀 인들과 독을 자동차에 싣고 왕궁으로 쳐들어갔어요. 그들은 오직 악마 나까아멘 왕을 독 바이러스로 죽여 버려야 지진과 화산폭발, 해일 등 자연재해가 많은 이 땅에서 전쟁을 종말 짓고 어둠침침한 화산 동굴에서 벗어나 햇빛이 잘 드는 수도 소꼬의 아파트에서 발편잠을 자면서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허나 왕궁 무사들이 앞을 막아 레이자검을 휘두르며 저항하는 바람에 십여 미터씩 되는 뱀 인들도 허리가 분질러지지 않으면 목이 날아났어요. 허나 하루꼬 등 미녀들은 뱀 인들이 호위무사들과 싸우는 사이에 자동차를 몰고 왕궁 앞에까지 쳐들어가 독 바이러스 오지독을 내리뜨려 깨놓았어요. 그런 후 그녀들은 즉시로 자동차를 몰고 도망쳤어요. 독 바이러스는 왕궁에 깊숙이 숨어 사는 나까아멘 왕이 동굴로 해서 지하왕궁으로 달아나는 바람에 죽이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미녀시종들과 호위무사들 그리고 수많은 소꼬 시민들이 무리죽음을 당했어요. 뱀 인들은 호위무사들을 서넛씩 휘감아 육중한 똬리를 틀어 옥죄여 죽여 버렸어요. 어떤 뱀 인들은 문짝 같은 아가리로 호위무사를 물어 통째로 삼켜 버렸어요. 질겁한 호위무사들은 독 바이러스를 손과 몸에 발랐다고 떠드는 뱀 인들을 상대해 더는 싸우기 싫어했어요. 뱀 인들은 확실히 어지간한 방사선이나 독바이러스에도 죽지 않는 피부와 오장육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죠. 그 바람에 뱀 인들은 유유히 구불거리면서 소꼬 시내를 벗어나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어요. 나까아멘 왕을 두고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깠다고 할까요? 아니면 남 잡이가 제 잡이 됐다고나 할까요? 나까아멘 왕은 뱀 섬나라에서 독과 전염병 바이러스를 근본 제조한 적이 없다고 떠들었지만요. 그 죄상이 온 누리에 폭로됐어요. 코치아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뱀 섬나라의 독과 전염병 바이러스 등 대량살상무기를 생산한 죄악을 질책했어요. 지어 어떤 나라에서는 군사제재를 가하자고 유엔 안보리에 제기했어요. 나까아멘 왕은 낙태한 고양이 상이 돼 죽어가는 비명소리를 질렀어요. “아이고, 이 일을 어찌 하는가? 유엔군이 또 우리나라를 제재할 거 아닌가? 아카시아에서 몇 백 년 동안이나 우리 땅을 지지 누르고 있었지. 다행히 우리가 코치아 덕분에 아카시아 군을 몰아내고 독립한 건데. 아이고, 이 일을 어찌 하느냐?” 노바시 수상은 “이건 완전히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깐 거죠.” 하고 나까아멘 왕과 가메다 국방부장을 번갈아 보면서 주먹으로 손바닥을 탁탁 쳤어요. 나까아멘 왕은 대전에서 머리를 뚝 떨어뜨리고 서성거렸어요. 평소에 뾰족한 턱을 쳐들고 우쭐거리던 늠름한 상은 찾아 볼 수도 없었어요. “우린 살인 전염병과 독 바이러스는 배양했지만 살인세균을 억제할 방법은 없지 않은가?” 가메다도 무릎을 치면서 돼지 눈깔을 데굴데굴 굴릴 뿐 속수무책이었어요. 그래도 노바시 수상이 뭔가 떠올랐는지 황급히 소리 질렀어요. “이렇게 울면 죽은 애를 구할 수 있겠습니까? 대책을 궁리해야지.” 그제야 나까아멘 왕과 가메다는 비명소리를 끊고 노바시를 쳐다보았어요. 노바시는 나까아멘의 빛 잃은 실눈을 들여다보면서 말했어요. “코치아 놈들은 어떻게 전염병과 독 바이러스를 전승했는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옳지! 살았어.” 나까아멘 왕은 바다에서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노바시의 손을 잡았어요. “노바시 수상은 즉시 코치아에 건너가서 평화담판을 해 평화협정을 맺고 대신 구명 해독약을 구해 오게나.” 허나 노바시는 난색을 지었어요. “낸들 어찌 합니까? 코치아 놈들이 우리가 평화협정을 맺자면 곧이듣겠습니까?” 나까아멘은 뾰족한 턱을 쳐들고 지껄였어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 어쩜 수상이 국제정치를 그렇게도 몰라! 평화의 깃발을 들고 나서면 모든 것이 우리에게 주동적인 칼자루가 쥐어져 유리해진단 말이네.” “건 뭘 두고 하는 말입니까?” 노바시가 의아해 했는데요. 가메다도 왕에게 미심한 눈길을 보냈어요. “우리나라는 평화를 요구한다. 허나 코치아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허나 코치아는 항상 복수하려고 한다. 이렇게 세계의 이목을 돌려 세울 수 있어. 알만한가? 이게 바로 국제정치야, 정치!” 그제야 노바시와 가메다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참 묘합니다. 묘해!” “이거야 말로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까고 나서 ‘도적이 도적이야!’ 하는 격이죠. 참 묘수로군요.” 노바시는 가메다를 손가락질 하다가 손사래를 쳤어요. “어쩜 우리를 그렇게 말해?‘ 그러자 가메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킬킬 거리었어요. 헌데 그만 싯누런 콧물이 튕겨 나와 턱에 걸려 그네를 뛰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추태를 보고 나까아멘과 노바시는 체신을 잃고 미녀 시종들과 함께 배를 끌어안고 한바탕 웃어주었어요.
5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욕망의 천지"(2-1) 댓글:  조회:2661  추천:5  2013-11-23
제3장 뱀 섬나라 미녀들의 운명 코치아에서 신종 클론바우를 개발했다는 소식을 듣고 여러 나라들에서도 분분이 새로운 인종을 개발하기 시작했어요. 코치아와 이웃한 뱀 섬나라에서는 그에 대처해 새로운 인종을 개발하기 시작했어요. 원래 뱀 섬나라는 태평양 협곡에서 아주 먼 커다란 섬나라였어요. 그러나 태평양대륙판과 유라시아대륙판 접경지대에 처해있어 대륙판의 충돌로 해 지진이 자주 일어나 살기 힘들었어요. 한해에도 100여차씩 지진이 일어나 평균 사흘에 한 번씩 대소 지진이 일어나는 꼴이었어요. 아무리 지진에 어울리게 흔들거리는 아파트를 지었지만 자주 일어나는 지진에 습관된 백성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살기 힘들었어요. 엄동설한에도 밤중에 지진이 일어나 벽시계가 떨어져 머리를 다치는 것은 괜찮았어요. 벽이 무너지고 지어 집마저 무너져 깔려 죽는 일이 비일비재였어요. 게다가 바닷물 속에서도 귀신이 곡할 지경으로 지진이 일어나고 화산이 폭발하는가 하면 몇 십 미터 높이나 되는 해일까지 해안을 덮쳐 판자 집이 떠밀리어 나가고 해안가의 시내가 거대한 파도에 덮씌워 온 시내가 폐허로 돼버리는 재난도 일어났어요. 아무리 지진과 해일에 습관돼 방어책을 잘 강구한 뱀 섬나라 독한 인간들이었지만요. 살아남은 사람은 명이 긴 거죠. 지구촌의 어떤 사람들은 뱀 섬나라의 인간들이 너무나도 독종이 돼서 하늘땅이 징벌하는 것이라고 깨 고소해 하면서 욕하기까지 했어요. 게다가 화산폭발도 아주 심했어요. 유라시아대륙판과 태평양대륙판 사이에 끼운 뱀 섬나라에는 대소 활화산이 200여개나 됐어요. 그 놈의 화산들이 인간들과 기약도 없이 폭발한다 하면 옅은 지층에서 마그마가 치솟으면서 하늘로 몇 백 미터씩 폭발해 올라갔다가 지진으로 갈라터지고 꺼진 땅바닥에 떨어지면서 인간들에게 삶의 용기마저 잃게 하는 공포를 내리쏟아부었어요. 시꺼먼 연기와 화산재로 하늘을 뒤덮어버려 모든 동물들이 살길을 찾아 달아났어요. 지어 이 열악한 땅에서 수십만 년 목숨을 이어온 독종들인 거대한 뱀들도 땅바닥을 뒤덮으면서 자손들을 데리고 덜 흔들거리는 땅과 숲을 찾아 떠나갔어요. 황차 사람들은 화산재가 한자 두께로 뒤덮인 땅에서 아무 것도 심어 먹지 못하는 판이라 하늘을 원망하고 땅을 원망하면서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며 지진이 덜 나고 화산이 적은 수도라고 할까 소꼬에 남부녀대하고 도망갔어요. 지어 어떤 사람들은 바다 건너 코치아와 붙은 진나라의 대륙의 기름진 땅을 건너다보면서 탐나다 못해 침을 질질 흘렸어요. “아, 항상 지진과 화산에 진절머리 나는 뱀 섬나라를 떠나자. 넓디넓은 유라시아 대륙에 건너가서 살았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별 일이었어요. 뱀 섬나라의 인간들이 그렇게 한탄하면서 땅 욕심을 낼수록 하늘과 땅은 이상했어요. 동정하기는커녕 지진과 화산은 날이 갈수록 강렬해지기만 했어요. 이젠 커다란 뱀 섬은 깨지고 꺼지어 태평양 바닷물에 잠기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조그마한 섬 밖에 남지 않게 되었어요. 그나마 지구온난화로 남극과 북극의 빙산들이 녹으면서 바닷물이 불어올라 섬의 면적은 더구나 볼품없이 작아졌어요. 아열대에 속하는 이 섬에는 뱀이 많기로 이름이 났어요. 아마 세계 여러 종의 뱀을 찾아보려면 이 뱀 섬에 오르면 다 찾아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아열대 수림 속에는 커다란 뱀이 야자수와 관목 나뭇가지에 데룽데룽 걸려 있었는데요. 어떤 뱀의 통사리는 기린의 목만큼하고 얼룩덜룩한 몸뚱이의 길이는 10여 미터나 되었어요. 어느 해인가요. 생태균형이 파괴된 수림 속에서 먹을 것이 없어 굶은 거대한 뱀이 먹을 것을 찾아 마을로 무리를 지어 슬슬 기어 내려왔어요. 신장이 20여 미터나 되는 세계에서 보기 힘든 얼룩 뱀들이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지진에 견딘다고 여겼던지 스르르 기어들어 지랄을 피웠어요. 그 놈은 1 미터 반도 넘는 시뻘건 혀를 날름거리서 둥글 소 대가리만한 대가리로 섬나라 사람들의 2층 판자 집 가옥 문을 들부수고 얼룩덜룩한 목을 빼들고 집안 식탁의 맛 나는 물고기채를 대야채로 삼켜버렸고 물독안의 음료수를 다 핥아 먹었어요. 그뿐이 아니었어요. 거대한 뱀들은 무리를 지어 얼룩덜룩한 긴 목을 빼들고 이 집 저 집 슬슬 기어가 얼럭덜럭한 몸뚱이로 판자 집을 감아 비틀어 산산이 박살냈어요. 어떤 집에서는 미처 피하지 못해 집안의 사람마저 뱀의 고기가 돼버렸어요. 실로 나라 이름을 뱀 섬이라고 달만 했던 것이죠. 옛날에는 뱀들을 자기 시조라고 여긴 뱀 섬나라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소나 돼지 지어 마을에서 제일 고운 처녀를 산신당에 찾아오는 뱀 왕에게 선물로 바치기까지 했어요. 하여 뱀 섬나라 어느 한 마을에는 웃지도 울지도 못할 옛말도 생겼어요. 나까소라 소장 하면 여러분들은 기억나는지 모르겠어요. 장편 과학 환상소설 에서 달나라 헬륨 가공소 소장을 맡았던 나까소네 소장 말이죠. 그는 펠스 박사와 함께 달나라 헬륨 가공소와 지구촌을 보위하려다가 아카시아 죤슨 악마가 원격조종기를 눌러 핸드폰핵폭탄을 폭발시킨 바람에 장렬히 희생됐지요. 그 나까소라 소장의 후손들이 이 뱀 섬나라에서 살고 있었지요. 나까소네 소장이 지구촌과 달나라 헬륨 가공소를 보위하기 위해 희생된 공로로 해 인심을 얻은 그의 아들 나까아멘은 뱀 섬 나라 왕으로 됐어요. 자연재난이 많은 뱀 섬나라 백성들은 지구를 보위하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구세주의 아들을 왕으로 떠밀어 올리면 잘 사는 날이 오리라는 미련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나라의 임금인 나까아멘도 마을을 범람하는 뱀들을 두 눈을 뻔히 뜨고 보면서도 용빼는 수가 없었어요. 수도 소꼬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한 시골 마을에서 사람들이 뱀 왕에게 미녀마저 바치는 일이 비일비재였어요. 나까아멘 왕은 그런 일을 뻔히 알면서도 한쪽 눈을 뜨고 한쪽 눈을 감고 모르는 척 했어요. 그리하여 무고한 마을 사람들만 애지중지하는 딸을 해마다 뱀 왕에게 선물로 바쳐야 했어요. 딸의 뼈다귀도 챙기지 못한 마을 사람들은 올 설에는 누구네 집 딸이 뱀 왕에게 선물로 산신당에 들어가 죽기를 기다려야 하나 눈치만 흘끔흘끔 살피는 판이었어요. 설 대목에 이르러 이 시골마을 제일 북쪽에 있는 스즈끼네 귀한 딸 하루꼬가 제일 예뻐서 산신당에 뱀 왕의 선물로 들어갈 차례가 됐어요. 스즈끼네 부처는 쥐면 부서질까 놓으면 날아날까 금이야 옥이야 하는 귀여운 딸을 뱀의 아가리에 넣어야 했어요. 그들 부모와 딸은 서로 부둥켜안고 진종일 대성통곡을 쳤어요. 그때 때마침 나까아멘 왕이 시중들을 데리고 육중한 가마에 앉아 거들먹거리면서 이 시골마을을 지나가게 됐어요. 왕은 좋은 방탄승용차를 두고서도 사람들이 메는 가마에 앉으면 흔들거려 호사가 좋고 천천히 가면서 산천경개를 둘러 볼 수 있어 멋이 좋다고 했어요. 말로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라고 듣기 좋은 소리를 했어요. 나까아멘 왕은 문뜩 대성통곡 소리를 듣고 손사래를 쳤어요. “에이, 시끄러워. 내 산천경개를 유람하는 흥을 깨뜨린다.” 왕은 시중들을 내려다보면서 투정을 부렸어요. “오늘 지진도 나지 않아 날을 받아 놓았더니. 이게 뭐야? 어쩌다가 손바닥만 한 수림이라도 있다고 이 시골구경을 왔더니만. 웬 울음소리냐? 어서 가봐라.” 그리하여 시중들은 황급히 마을 제일 북쪽에 있는 스즈끼네 집으로 뛰어 가보았어요. 이윽고 돌아온 시중들이 머리를 조아리면서 회보했어요. 사연을 알았지만 나까아멘 왕은 이렇게 뇌까렸어요. “누가 감히 뱀 왕을 건드린대? 뱀 왕을 잘 못 건드렸다가 괜히 우리 궁정에 화가 미치겠다. 우리 시조 뱀 왕을 잘 모시는 게 도리지. 웬 통곡이란 말인가?” 그 말에 시중들은 머리를 숙인 채 서로 눈치를 보았어요. 속으로는 왕을 나무랐어요. (일개 나라의 임금이 어찌 백성들이 뱀에게 잡아먹히게 돼 우는데 저렇게 말한단 말인가?) 시중들의 그런 속내는 모르고 왕 나까아멘은 손사래를 쳤어요. “시끄럽구나. 어서 이 마을을 떠나자. 어디 울음소리에 흥이 깨져 산천구경을 하겠느냐?” 시중들은 뒤로 물러서고 가마꾼들은 울음소리 나는 쪽을 힐끔거리면서 가마를 메고 마을을 떠나버렸어요. 이윽고 마을에는 갓을 쓴 한복차림의 한 중년 사나이가 나타났어요. 그는 마을에서 울음소리가 나자 곧추 그리로 찾아갔어요. 문을 뚝 떼고 들어서니 집 안에서 부모와 딸이 더 서럽게 우는 것이었어요. “여보세요. 난 지나가던 나그넨데요. 왜 한낮에 진종일 울고 있소?” 스즈끼는 머리를 잠간 들더니 “당신인들 어찌 하겠소? 내 딸은 이제 뱀 왕에게 잡혀 죽게 됐소.“라고 하면서 또 대성통곡을 쳤어요. “뱀에게 죽다니?” 아무리 둘러봐도 뱀은 없었어요. “여보세요. 뱀 왕은 어데 있소?” 그제야 그 나그네는 재차 머리를 들고 비범하게 생긴 그 나그네 아래 위를 훑어보았어요. “보아하니 당신은 우리 뱀 섬나라 사람 같지 않고 코치아의 사람 같구먼. 자넨들 어찌 한다고 자꾸 말하오?” 허나 그 중년 사나이는 포기하지 않고 캐고 들었어요. “난 코치아에서 온 김우성이요. 어떤 사연인지 말하오. 우리 함께 힘을 합쳐 뱀 왕을 대처하기요.” 김우성, 그는 누가인가요? 그는 일찍 코치아의 대통령을 지낸 적이 있어요. 우성 대통령을 하는 시기에 지구를 재패하고 독점하려는 야욕을 가진 아카시아의 대통령 죤슨 악마는 아카시아 농림부 고급농예사와 박사들을 지휘해 코치아의 꿀벌을 하프 안테나의 강렬한 전자파를 이용해 죽이고 나아가서 코치아의 양곡산량을 3분의 1이나 줄어들게 하려고 들었어요. 이에 맞서 우성 대통령은 박수혜 박사와 금붕어 등을 관광단으로 위장시켜 코치아에 파견해 아카시아의 꿀벌상황을 정찰하게 하며 아카시아에서 코치아의 꿀벌을 죽인 죄증을 장악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아카시아에 보복하려고 아카시아의 상징인 지구통일기념비를 폭파해버릴 목적으로 껌 시한폭탄을 지구통일기념비에 붙여 놓고 귀국하게 했어요. 결과 지구통일 비는 폭파돼 절반이나 와그르르 무너졌고 코치아와 아카시아는 첫 태공전과 핵전쟁이 일어나 서로 상대방 나라의 핵발전소의 핵반응 로를 폭파해버렸어요. 그리하여 제10차 핵전쟁이 일어나 아카시아에서는 유럽 노르망디의 핵반응 로도 폭격해버렸어요. 하여 지구촌은 핵 오염으로 해 엉망이 돼 버렸어요. 바다 물에도 핵 오염이 심해 세슘이 기준치를 훨씬 넘어 물고기들에게서도 세슘이 검출돼 먹기 어렵게 됐어요. 평화를 요구하는 백성들은 죤슨과 우성 대통령이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시위행진을 했던 것이죠. 그리하여 우성 대통령은 코치아 의회에서 탄핵 받아 대통령을 사직하고 금별 대통령에게 적와대를 내주고 폐허로 된 코치아를 떠나 가만히 바다를 건너 뱀 섬나라에 정치 망명을 했던 것이죠. 허나 그는 누구 앞에서도 자기가 코치아의 대통령이었던 일을 입 밖에 꺼내지 않았어요. 그는 이번에 스즈끼 앞에서도 그런 티를 내지 않았어요. 이전에 뱀 섬나라의 뱀이 이다지도 크지 않았어요. 헌데 뱀 섬나라에서도 세상 사람들의 눈을 속이고 핵발전소를 세우는 척 하면서 헬륨과 핵반응 로를 가동해 플루토늄과 정제 헬륨을 축출해 수많은 핵탄두와 헬륨 탄두를 생산해 냈어요. 헬륨 하면 핵 원료보다도 폭발위력이 강한 방사성원소였어요. 달나라의 헬륨 100킬로그램이면 지구촌의 당시 핵 원료를 몽땅 합한 위력과 맞먹는다고 할 정도로 폭파위력이 강했어요. 핵 오염으로 생태균형이 파괴된 뱀 섬나라에서 이상하게도 기형아들이 속출하는가 하면 숱한 뱀도 기형 뱀을 낳아 뱀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컸던 것이었어요. 아마 뱀은 크기를 부풀려 공포를 몰아내고 자기들의 생명을 연장하려고 들었는지도 몰랐어요. 핵 방사선으로 오염된 환경에서 살려면 뱀가죽도 두텁고 크기도 커야 했어요. 어떤 뱀들은 대가리가 소대가리만큼 크나 몸뚱이는 돼지꼬리만큼 약해 대가리를 이기지 못할 정도였어요. 어떤 뱀들은 몸뚱이는 굴암돼지 배때기 같은데 대가리가 고양이 대가리만해 보기도 민망했어요. 게다가 어떤 뱀들은 몸뚱이에 악어처럼 발이 네 개 혹은 세 개 달려 있어 악어인지 도마뱀인지 뱀인지 분간하기 힘들었어요. 좌우간 뱀 왕처럼 몸뚱이가 십여 미터 되게 커야 노루나 토끼, 개구리 같은 약자들을 물론 승냥이나 지어 소나 돼지, 말 같은 큰 동물도 잡아먹으면서 생존해 나갈 수 있었던가 봐요. 우성 대통령은 코치아와 아카시아, 노르망디 그리고 뱀 섬나라가 핵 오염된 데는 자기 책임이 크다고 죄책감을 느꼈던 것이죠. 하여 그는 스즈끼의 딸을 구하고 싶었어요. 우성이 지꿎게 묻는 바람에 스즈끼는 당당하고 믿음직한 그의 우멍한 눈을 들여다보면서 입을 열었어요. 그는 당장 닥쳐올 설에 딸이 뱀 왕에게 바칠 선물로 뽑힐 차례가 돼 마을 산신당에 잡혀가 뱀 왕의 고기밥이 될 기막힌 사연을 죽 이야기 했어요. 말을 마치자 스즈끼 일가 세 식솔은 또 부둥켜안고 대성통곡을 쳤어요. 김우성은 그 너무나도 억이 막힌 사연을 듣고 입을 하 벌리고 개탄했어요. “세상에 이런 일도 있는가.” 우성은 부모의 품에 안겨 눈물범벅이 된 채 대성통곡을 치는 이 집 딸 하루꼬를 내려다 보았어요. 꽤나 예쁘장한 이팔청춘의 처녀애였어요. 우성은 양미간을 찌푸리더니 어떻게 하면 이 집 예쁜 딸 하루꼬를 구할까 한참이나 궁리했어요. 한참 후 우성의 우멍한 눈에서 비장한 결의가 내비치었어요. “이렇게 합시다.” 우성은 스즈끼의 귀에 손까지 대고 이렇게 저렇게 하자고 했어요. “그러다가 위태로운 일이 생기면 어찌 합니까?” “괜찮습니다. 아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딸을 구하는 게 요긴합니다.” 스즈끼 일가는 옥 같은 딸을 구하려고 우성이 하자는대로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어떤 방법인가고요? 며칠 후 벌써 설날 아침이 닥쳐왔어요. 아니, 스즈끼 일가의 딸이 뱀 왕의 먹이로 산신당에 들어가야 할 날이 닥쳐왔어요. 허나 이상하게 며칠 째 스즈끼네 집에 대성통곡소리가 끊겼어요. 마을 사람들은 벌써 가마를 메고 와서 스즈끼의 딸을 실어가려고 문 앞에 와서 대기하고 있었어요. 순간 스즈끼 내외간은 또다시 대성통곡을 치면서 곱게 화장하고 하얀 천으로 얼굴을 꽁꽁 가린 딸을 가마에 앉혀 보냈어요. 마을 사람들은 관례대로 가마에 스즈끼의 딸 하루꼬를 앉혀 메고 마을 북쪽 산 기슭에 있는 산신당에 가서 걷어 넣고 주먹만큼 한 자물쇠를 절컥 채워놓았어요. 밤중이 되자 산신당에 음산한 바람이 불어치면서 지붕의 낡은 재색기와가 마구 날려 갔어요. 뒤이어 산신당이 마구 뒤흔들렸어요. 지진이 일어났는가요? 아닌데요. 화산이 폭발했을까요? 아닌데요. “에헴, 올 설에는 또 어떤 미녀를 선물로 바쳤는가 어디 보자.” (저게 무슨 소리인가? 뱀 왕이 사람 말을 한단 말인가?) 스즈끼의 딸 하루꼬는 너무나도 커다란 얼룩덜룩한 뱀 왕을 보고 질겁해 기혼할 번 하다가 정신을 가다듬고 벽 구석에 있는 한 아름이나 되는 집 기둥에 숨었어요. 그때 지붕의 기와장이 마구 밀려나가더니 지붕에서 퍼런 불빛이 번쩍이었어요. 뱀 왕이 지붕을 구멍 내고 기어들어오더니 아름드리 기둥을 타고 스르르 내려왔어요. 하루꼬는 질겁해 점점 벽 구석에 숨어들어갔어요. “어디로 도망가?” 뱀 왕은 대문짝 같은 아가리를 쩍 벌리더니 하루꼬를 단 입에 물고 기둥을 타고 지붕으로 올라갔어요. 하루꼬는 바둑거리면서 품속에서 비수를 뽑아 뱀 왕을 찌르려고 들었어요. “허허, 고까짓 걸로 어찌 나와 싸워? 흥!” 뱀 왕은 팔뚝 같은 꼬리로 비수를 툭 쳐 떨어뜨려 버렸어요. 이젠 하루꼬는 더는 반항할 수 없었어요. 뱀 왕의 대문짝 같은 입에 물린 채 까딱 못하고 산 속으로 끌려갔어요. 그런데 이게 뭐예요? 뱀 왕은 하루꼬를 물고 커다란 화산 굴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니, 소꼬 부근 시골 산중 수림 속에 이렇게 큰 화산 굴이 있었는가요? 몇 천 년 전에 화산이 폭발하면서 코치아의 만장굴보다 못지않은 거대한 암굴이 있지 않겠어요. 뱀 왕이 들어간 굴 어귀에 뱀 왕보다는 작지만 십 미터는 실히 될 뱀들이 한 아름씩이나 되는 나뭇가지에 댈댈 감긴 채 혀를 날름거리면서 굴을 지키고 있었어요. 뱀 왕에게 물린 채 폭이 30미터는 실이 될 굴로 들어갔을 때었어요. 저게 뭐예요? “또 잡혀 왔구나!” “이번엔 하루꼬라던데?” “글쎄 말이야.” 굴에서 여인의 목소리가 나지 않겠어요. “아니, 이 동굴에 사람도 있어?” 하루꼬가 눈을 번쩍 떠보니 이게 뭐예요? 해마다 설에 물려간 마을 미녀들이 다 횃불을 대낮처럼 밝힌 이 동굴에 있지 않겠어요. 요시꼬, 하나꼬, 야사시이꼬… 헌데 그들은 무슨 독이 가득 놓여있는 땅 바닥에서 모두 품속에 사람의 머리에 뱀의 대가리를 한 애들인지 괴물인지 안고 젖을 먹이는가 하면 잠을 자라고 다독이기도 하고 있었어요. “아니, 이게 웬 일이냐?” 하루꼬는 놀라 했어요. 뱀 왕은 “허허허” 웃더니 입에 물었던 하루꼬를 내려놓았어요. 하루꼬가 횃불 빛을 빌어 뱀 왕을 경계하는 눈길로 쳐다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뱀 왕의 대가리는 딱 사람의 머리가 아니겠어요. 대문짝 같은 주둥이를 내놓고는 분명히 사람의 눈에 코와 귀가 달려 있지 않겠어요. 뱀 왕도 젖은 옷을 터는 하루꼬를 들여다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넌 처녀애가 아니구나. 넌 누구냐?” 그제야 얼룩 뱀들이 모두 뱀 왕이 물어온 하루꼬를 쳐다보았어요. 마을 미녀들이 보아도 초면강산이었어요. 원래 물리어 온 사람은 하루꼬가 아니라 우성 대통령이었어요. 그는 하루꼬를 구하려고 하루꼬를 대신해 처녀애로 분장하고 얼굴을 하얀 천으로 가린 후 가마에 앉아 산신당으로 들어갔던 것이죠. 그는 몸에 예리한 비수를 품고 산신당에 들어가 해마다 마을 사람들을 해치려고 든 뱀 왕을 죽이려 했던 것이었어요. 허나 엄청 큰 뱀 왕에게 혼을 빼앗겨 손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여기까지 물리어 왔던 것이죠. “넌 무슨 놈이냐?” 뱀 왕은 적이 놀라 불이 이글거리는 눈깔을 부릅떴어요. 숱한 인면수신의 뱀들이 슬슬 기어와 팔뚝 같은 혀를 날름거리면서 노려보았어요. 뱀들은 대가리는 사람의 머리였지만요. 얼굴과 목에는 뱀의 껍질 비늘이 씌어있어 흉측하기로 몸서리칠 지경이었어요. 허나 죽을 각오를 다짐한 우성은 겁기라곤 티끌만치도 없이 뱀 왕을 손가락질하면서 질책했어요. “네 이놈, 무엇 때문에 해마다 무고한 마을 처녀들을 잡아다가 저 모양으로 만드는 거냐? 네 놈이 인류에 진 죄를 알만하냐?” “허허허허.” 뱀 왕은 코끼리 꼬리만한 시뻘건 혀를 날름거리더니 앙천대소했어요. “야, 이 무지한 놈아, 네 놈이 누군데. 나를 훈계하느냐? 난 무지한 이 나라 사람들이 버린 미녀들을 구해 이 동굴에 데려다가 살게 했어. 저 미녀들을 봐라. 털끝 하나 다친데 있는가 봐라.” 미녀들은 정말 상한데 없는 거 같았어요. “내가 무슨 죄 있느냐? 세상물정도 모르면서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말라.” “저 놈은 쓸데없습니다. 비밀이 새 나가기 전에 없애버립시다.” 부하인 것 같은 인면수신의 뱀이 뇌까렸어요. 허나 뱀 왕은 소 대가리만한 대가리를 홰홰 휘둘러 저었어요. “놔둬라. 감히 하루꼬를 대신해 죽으려는 그 희생정신이 가상해 놔두어라. 하루꼬를 낳은 스즈끼나 어미보다도 나은 놈이야.” 뒤이어 뱀 왕은 대가리를 우성 쪽으로 돌리더니 땅이 꺼지게 한숨을 내쉬었어요. “당신은 이 뱀 섬나라 왕 나까아멘 임보다 낫은 분이오. 당신 같은 마음을 가진 인간이 이 나라에 있어도 우리 뱀들이 수십만 년 살아온 섬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지는 않았을 거요. 지진과 화산폭발 같은 대자연의 피해보다도 우린 인간들이 주는 피해를 더 견디기 힘들단 말이오. 우리 모양을 보오. 숱한 자손들이 기형새끼를 낳다 못해 이젠 인간들의 생체 실험 품이 돼서 뱀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꼴이 되지 않았겠소? 뭐? 방사선오염에 견디게 한다고 우리 껍질을 보시오. 흰색으로 만들지 않았습니까? 그 좋은 록색바탕에 하얗고 까만 반점이 간 우리 시조 뱀들의 껍질을 싹 벗겨버리고 하얀 일색으로 개량해 버렸지요. 그리고 코치아의 클론바우 같은 괴물을 이기려고 세상에서 제일 독한 우리 시조 뱀과 사람으로 괴물 뱀 사람을 인종개량해 버렸습니다.” “아니, 건 무슨 소리요? 당신들이 이 나라의 실험 품이 되다니?” 우성 대통령은 오리무중에 빠진 채 놀란 눈길로 뱀 왕을 쳐다보았어요. 그러자 뱀 왕은 꼬리로 앞을 가리켰어요. “저 미녀들은 모두 우리와 마찬가지로 이 나라 임금의 괴물생산 실험 품으로 됐소. 저 애기들을 보오. 사람의 머리통에 뱀의 몸뚱이가 아니오? 사람도 아니고 뱀도 아닌 괴물들이죠.” “아니, 이 나라에서도 인종개량을 하는 거 아니오?” 뱀 왕은 한숨을 후 내쉬었어요. “그렇소. 당신은 하날 들으면 두 개를 미리 짐작하는 비범한 사람이군요. 새 인종을 개발해 코치아의 클론바우를 대처한다오. 그보다도 당신은 정말 마음씨가 착하고 자기 목숨을 바쳐 남을 구할 구세주로 될 분이구먼요. 장차 이 나라 구세주로 돼 우리 뱀들과 백성들을 구해주십시오. 내가 주님을 보호하겠소이다.” “우리 구세주가 돼 주십시오.” 인면수신의 뱀들은 몽땅 줄줄이 늘어서서 머리를 숙였어요. “아니, 난 그런 능력이 없습니다.” 우성이 뒤로 물러서자 뱀 왕은 아주 간절히 애원했어요. “아닙니다. 지나가던 행인으로서 자기 목숨을 내걸고 하루꼬를 구한 그 두려움 없는 정신과 자기희생정신은 임금이 되기에 충분한 마음과 능력을 과시했습니다.” “아니, 그럼 내가 그 마을을 지나가는 것을 진작 다 보았습니까?” “이 뱀 왕이 그리 허술해 보입니까? 나는 당신의 그 용기를 떠보려고 얼린 척 하고 이 곳까지 물고 왔습니다. 허허허허.” “우리는 당신을 믿고 따르겠습니다.” “믿고 따르겠습니다.” 우성은 동굴이 떠나갈 듯 울리는 소리에 어찌 할 바를 몰라 했습니다. 우르릉 꽝꽝 이때 요란한 소리와 함께 암굴 안에 돌멩이와 흙이 마구 떨어졌어요. 암굴 안에서는 소동이 벌어졌어요. 마을에서 온 미녀들이 아우성치며 인면수신의 애들을 안고 뛰어왔어요. “어떻게 된 일인가?” 뱀 왕이 돌아서면서 묻자 하나꼬가 뒤를 가리키면서 아우성쳤어요. “또 지진이 일어나고 화산이 폭발해 해일이 암굴에 들이닥치는 거 같아요.” “동굴안의 수위가 올라오고 있어요.” “빨리 동굴 밖의 산정으로 올라가시오.” 모두들 부랴부랴 암굴 밖으로 나가자고 애를 썼어요. 허나 서로 밀고 닥치면서 빨리 바깥으로 나갈 수 없었어요. 뱀 왕은 긴급히 대문짝 같은 입을 쫙 벌리더니 고함쳤어요. “사람들을 물거나 업고 동굴에서 빠져나가라!” 그 명령에 숱한 인면수신의 뱀들이 사람들을 물고 굴 밖으로 재빨리 빠져나갔어요. 뒤에서는 물이 차 올라오면서 동굴 구멍마저 쿨럭쿨럭 막혀버렸어요. 뱀 왕은 우성을 물고 산정에 올려다 놓고 나서 한숨을 돌렸어요. “에이, 매번 바다에 해일이 오면 저 화산 폭발로 생긴 동굴에 바닷물이 차 올라온단 말입니다. 아마 동굴 밑구멍이 바다 물과 통한 거 같습니다.” 우성은 머리를 끄덕였어요. 한참 후 우성은 긴 목을 빼들고 산더미 같은 파도가 밀려오는 검푸른 바다를 바라보는 뱀 왕을 쳐다보면서 물었어요. “이젠 저 요시꼬랑 하나꼬랑 야사시이꼬랑 마을 미녀들을 돌려보내면 어떻습니까? 저 애들의 부모가 얼마나 기다리는지 압니까?” 그러나 뱀 왕은 도리머리를 흔들었습니다. “건 될 거 같지 않습니다. 우리도 나까아멘 왕의 생체실험 품이 되고 싶어 하는 거 같습니까? 우리도 마을 미녀들을 잡아오기 싶어 그러는 거 같습니까? 다 나까아멘 왕의 핍박에 의해 그런 겁니다. 그러지 않는 날엔 레이자검으로 몰살시키겠다고 했습니다. 코치아를 정복해 대륙을 점령하는 날엔 우리 뱀과 섬나라 인간들을 다 잘 살게 한답니다. 저 동굴 안에 독이 무슨 독인지 압니까? 핵무기를 숨겨둔 것입니다. 어떤 독에는 코치아와 대륙을 들이칠 때 쓸 알지도 못할 독가스가 들어있다고 합니다. 누가 저런데 핵무기와 독가스를 숨겨뒀으리라고 생각이나 하겠습니까? 세계의 눈을 묘하게 피해 숨겨뒀지요. 그러니 우리도 어찌 하는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잘 살기 위해선 이렇게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우성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나까아멘 왕은 인면수신의 뱀 왕보다도 못한 인간이라는 감이 들었어요. 오히려 뱀 왕이 이 나라의 왕보다 더 어진 임금이라는 감이 들었던 것이었어요. 그는 뱀 섬나라 미녀들의 운명이 가엽고 코치아와 뱀 섬 나라 관계와 미래가 근심스러웠어요. 그의 머릿속에서는 우레가 울고 번개가 번쩍이었어요. 저 멀리 검푸른 바다에서는 산더미 같은 파도가 덮쳐왔어요. 뱀 섬나라에는 오랑캐들과 뱀 그리고 인면수신의 괴물들이 욱실거리면서 지진과 해일을 피해 달아나느라고 난장판이었어요. 우르릉 꽝꽝 요란한 폭음과 함께 또 화산이 폭발했어요. 어둠 속에서 시뻘건 용암이 하늘로 치솟아 오르고 화산재가 산정에까지 날아와 여기저기에서 아우성이 터졌어요.
4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욕망의 천지" 김장혁 저(2-2) 댓글:  조회:2187  추천:2  2013-11-15
제5장 조왕돌의 모험기 금별 대통령의 집에는 금이야 옥이야 하는 보배 아들 조왕돌이 태어났어요. 금별 대통령은 조왕돌을 낳기 전에 이런 태몽을 꾸었대요. 금별 대통령의 아버지 김지학 박사가 시퍼런 작두를 갈아 가지고 왔더래요. 대통령의 부인 김사랑은 만장굴 앞마당에 얼룩 호랑이가 와서 따웅 하고 울더래요. 그래서 놀라 깨어보니 배 속에 조왕돌이 세상에 나오자고 꿈틀거리더니 발버둥질 치더래요. 조왕돌이 태어나자 사랑은 본가 집 어머니 말대로 시퍼런 칼과 함께 함지에 담아 부엌간 덕대에 올려놓았지요. 조왕돌의 외할머니 말에 의하면 조왕돌을 그렇게 하면 그에게 달려드는 병마를 시퍼런 칼로 막을 수 있는가 하면 덕대에 올려놓은 조왕돌은 만 사람이 우러러 보는 큰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조왕돌은 자라면서 먹고 컴퓨터나 로봇을 가지고 노는 데는 악돌이고 공부하는 데는 배돌이 아니겠어요. 그는 로봇을 가지고 놀라치면 신이 나서 삭은 이발이 다 드러나게 만면춘풍이었어요. 사랑은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놈이 시누이 금붕어와 클론바우네 아들 클론바우 18세나 허수아와 림해자의 딸 허선영보다도 공부를 하지 못할까봐 아들을 구박하면서 공부를 하라고 득달했지만요. 금별 대통령은 로봇을 가지고 노는 것도 공부라고 하면서 조왕돌을 놀고 싶으면 마음대로 놀라고 했어요. 그는 인종을 개량해야 한다는 금붕어의 관점과 달랐어요. 어디까지나 과학을 발전시켜 사람들이 선진적인 과학기계를 만들어 자연을 정복하고 지구촌의 악마들을 정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죠. 하여 조왕돌을 마음껏 로봇이나 컴퓨터, 스마트폰을 가지고 게임을 놀아도 된다고 했어요. 조왕돌 건반을 누르자 우주비행선로봇이 항공모함에서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야호!” 조왕돌은 사기 나서 로봇우주비행선을 몰고 구름을 뚫고 별들이 반짝이는 태공으로 높이 치솟아 올라만 갔어요. 그런데 로봇우주비행선 앞에 괴상한 얼룩 뱀 비행물이 나타났어요. “사격!” 조왕돌이 줄포건반을 누르자 줄 포탄이 날아갔어요. 얼룩 뱀들은 날아와 조왕돌의 우주비행선을 땔땔 감고 태공에서 내리 뿌리려고 했어요. 조왕돌은 감전건반을 눌렀어요. 순간 로봇우주비행선은 시퍼런 불티가 번쩍이더니 얼룩 뱀 비행물은 비명을 지르더니 태공에서 아래로 떨어져 내려가지 않겠어요. 그런데 이번엔 독수리비행선이 날아왔어요. 줄 포탄을 쏘았지만 그 독수리비행선은 교묘하게 피하더니 이쪽에 맞불질을 했어요. 우주비행선로봇에 불이 확 일었어요. 로봇우주비행선이 태공에서 아래로 떨어져 내려갔어요. “이걸 어쩌지?” 이때 독수리비행선이 날아왔어요. 독수리비행선에서 대머리 서양인이 나타나더니 불이 붙는 우주비행선로봇에서 조왕돌을 빼내 독수리비행선에 싣는 것이 아니겠어요. “당신은 누군가요?” “난 크롱 박사야.” “어느 나라 사람인가요?” “노르망디 사람이야. 난 네 아버지 금별 대통령의 수하에서 클론기술로 숱한 클론바우를 재생시켰던 거야.” “오. 그럼 우리 아빠도 내가 지금 사고를 친 거 알겠구먼요.” “그래, 날 파견해 널 구한 거야.” 그런데 독수리우주비행선은 코치아 쪽을 벗어나 서쪽으로 날아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니, 어디로 가는 건가요?” “가 보면 알아.” 독수리우주비행선에 앉아 몇 시간을 달린 후 이젠 파도가 출렁이던 검 푸르른 바다는 보이지 않고 별들이 총총 내려앉은 것 같은 불야성이 보였어요. 독수리우주비행선은 비행장에 서서히 내렸어요. 조왕돌이 우주비행선에서 내리자 노랗고 파란 눈들이 판들거리면서 이상한 눈길을 보냈어요. 허나 그는 공포감을 억지로 털어버리면서 크롱 박사의 마차에 올랐어요. “어째 승용차를 두고 마차를 타는가요?” 대머리에 난 땀을 살진 손으로 닦으면서 “환경오염을 줄이려고 그래. 사람마다 승용차를 타지 않으면 그만큼 온실가스가 적게 배출될 거 아니야?”라고 했어요. 조왕돌은 일리가 있다고 여겨 머리를 끄덕였어요. 때는 동녘이 희붐히 밝아오는 때어서 딸까닥딸까닥 절주 맞게 달려가는 마차에 앉아서 뾰족하고 높다랗게 치솟은 서양식 건축물이 신화처럼 보였어요. 진짜 잉글랜드 여왕이 탄 금빛마차를 탄 기분이었어요. 한참 후 마차는 별장 같은 집 앞에 가 멈춰 섰어요. 저쪽에서 갑자기 숱한 노랑머리와 깜둥이들이 쓸어 달려왔어요. “톰, 이후에 이 애와 싸우지 말고 잘 놀아야 해.” 크롱박사의 말에 제일 큰 깜둥이가 “예쓰(예)” 하고 대답하면서 벌건 입술 속에서 허연 이발이 드러나게 씨물 웃어보였어요. 크롱박사는 한시름을 놓더니 한쪽에 오도카니 서있는 조왕돌을 데리고 집안에 들어갔어요. 그는 주사기로 조왕돌의 팔에서 뭔가 뽑아가지고 지하실험실로 들어갔어요. 한참 후 손벽 소리와 함께 글쎄 조왕돌과 심통히 똑 같이 생긴 애가 지하실에서 걸어 나와 조왕돌을 보고 쌔물쌔물 웃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니, 넌 누구냐?” 그 애가 말하기도 전에 크롱박사가 소개했어요. “이 앤 너를 클론기술로 복제해 만든 조왕돌 1호다.” “예?” 조왕돌은 눈이 똥그래졌어요. 그는 그 애 손을 정답게 잡으면서 물었어요. “그럼 이 애는 내 동생인가요?” “아들도 동생도 아니야, 그저 조왕돌 1호라고 부르자꾸나.” “조왕돌 1호야!” 조왕돌은 조왕돌 1호를 꼭 껴안았어요. 크롱박사는 조왕돌의 눈과 귀에 미형시청각전자뇌를 장치하고 크롱박사의 컴퓨터와 무선으로 연결해놓았어요. 그리고 그 전자뇌에 조왕돌의 부모와 학교 사생들의 정황을 상세히 입력해놓았어요. 이른 아침이 되자 크롱박사와 조왕돌은 조왕돌 1호를 우주비행선로봇에 앉혀 집에 돌려보냈어요. 조왕돌1호에게 장치한 시청각전자뇌를 통해 수시로 감시하고 지령을 보냈어요. 크롱박사의 집 컴퓨터 형광판에는 조왕돌 1호가 탄 우주비행선로봇이 푸르른 바다 위로 날아 어느 새 조왕돌의 집인 만장굴 앞 우주비행장에 서서히 날아 내리는 것이 보였어요. 금별 대통령과 부인 사랑이 직접 자외선방지 우산을 쓰고 우주비행장에 마중 나왔어요. 사랑은 우주비행선로봇에서 내린 조왕돌1호의 머리위에 우산을 펼쳐 들어주면서 “얘야, 어디로 갔다가 이제야 돌아왔니?” 하고 물었어요. 조왕돌1호는 능청스레 금별 대통령을 쳐다보면서 희죽이 웃었어요. “아빠가 다 알면서도 왜 그래요?” 금별 대통령은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아니야, 네가 우주비행선로봇에 앉아 태공에 올라가 놀다가 불이 달린 건 알아. 그롱박사가 널 우주비행선에 구해 간 거도 알아. 하지만 네가 어데 갔는지는 몰라.” 보아하니 금별 대통령과 부인은 조왕돌1호가 조왕돌이 아닌것을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았어요. 조왕돌1호는 조왕돌을 대신해 산더미 같은 책을 무져놓고 숙제를 하기 시작했어요. 옆에서 어머니가 지켜보면서 새물새물 웃고있었어요. 한편 서유럽 노르망디 크롱 박사의 집에서 컴퓨터에서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던 조왕돌은 폴짝폴짝 뛰었어요. “참 묘해요. 이젠 난 여기서 전자유희를 마음껏 놀아도 되겠죠?” “그럼, 마음껏 놀아라. 근심할게 있니?” “야-호!” 조왕돌은 좋아서 깡충깡충 뛰더니 전자유희를 놀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어느날 사달이 생겼어요. 조왕돌이 한창 재미나게 전자유희를 놀 때었어요. 난데없는 흑인 애들이 모여와서 조왕돌을 툭툭 쳐 밀어내고 자기들이 들어앉아 놀았어요. “이 깜둥이 새끼들, 못 피하겠나?” 조왕돌은 톰을 쾅 밀쳤어요. 덩치뿐인 톰이 허공 엉덩방아를 찧었어요. 손으로 엉덩이를 만지면서 상을 찡그리던 톰이 벌떡 일어나 조왕돌의 귀 쌈을 불이 나게 찰싹 갈겼어요. 조왕돌은 지려하지 않고 톰의 면상에 주먹을 날렸어요. 그때 흑인 애들이 왁 덮쳐들어 조왕돌을 치고 박았어요. 물매를 맞은 조왕돌은 분해 두 다리를 바둑거리면서 엉엉 울었어요. 밖에 나가더니 달려온 크롱 박사가 황급히 꽥 소리 쳐서야 톰이랑 도망쳤어요. “크롱 박사님, 난 형제도 없고 친구도 없어 맞기만 해요. 분해서 어디 살겠어요.” “근심 말아.” 크롱 박사는 조왕돌의 귀에 대고 뭐라고 수근거렸어요. “예- 옳아요. 톰, 어디 두고 보자.” 이튿날 큰일이 났어요. 크롱 박사님의 앞 마당에서 조왕돌이 뽈을 찰 때었어요. 톰이랑은 자기들의 힘을 믿고 조왕돌의 뽈을 저 멀리 차버리고 조왕돌을 탁 밀쳤어요. 조왕돌은 슬쩍 피하면서 안걸이를 걸었어요. 톰은 제 힘에 앞으로 쿵 넘어졌어요. 성난 흑인 애들은 욱 쓸어와 조왕돌을 치고 박았어요. “꼼짝 말라!” 야무진 소리와 함께 갑자기 조왕돌과 똑같게 생긴 숱한 애들이 덮쳐왔어요. 순간 조왕돌이네 애들이 톰이랑 흑인 애들을 포위하고 주먹으로 치고 박고 걷어찼어요. 두 말할게 있나요? 흑인 애들이 엉망진창이 되게 얻어맞았지요. 여기저기서 신음소리와 아우성소리가 처참하게 들렸어요. 이때 경적소리 요란하더니 숱한 경찰차가 달려와 양쪽의 애들을 몽땅 잡아 경찰국에 실어갔어요. 광장 같은 큰 칸에 갇힌 애들이 머리를 푹 떨어뜨리고 섰지요. 털보숭이경찰이 전기곤봉을 휘두르면서 톰과 조왕돌을 보고 고래고래 고함쳤어요. “어느 녀석이 두목이냐? 썩 나서지 못할까?” 흑인 애들 무리 속에서는 톰이 나섰지요. 그런데 이쪽에서 조왕돌이 나서자 조왕돌 2호, 3호, 4호, 5호… 10여 명이 몽땅 나섰지요. 그런데 그 애들이 다 똑 같게 생겨 분간하기 힘들었어요. 이때 톰이 털보경찰에게 뭐라고 소곤거렸어요. 그러자 털보가 꽥 소리쳤어요. “난 다 알아. 너희들 두목은 조왕돌이지. 나와!” “내가 조왕돌이예요.” “나예요.” 털보경찰은 자기 눈을 의심할 정도였어요. 그는 이제껏 쌍둥이는 보았어도 생김새가 똑같은 애들이 이렇게 많은 건 처음 보았던 거예요. 도리머리 질 하던 그는 경찰국에 알려 전 세계에 이름을 날린 정탐가 홈스를 모셔왔어요. 높다란 중절모를 쓴 홈스는 지팡이를 휘두르며 조왕돌들을 하나하나 여겨보았어요. 허나 그의 예리한 눈길로도 똑 같이 생긴, 동양의 황색피부에 남북 골에 눈 확이 쏙 꺼져 들어간 애들을 분간하지 못했어요. 홈스는 도리머리 질 하더니 털보에게 뭐라고 쑤군거렸어요. 그러자 털보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도리머리질 했어요. 그는 애들을 한바탕 훈계하더니 놓아 주었어요. 그 후 크롱 박사의 클론기술의 위력을 알게 된 조왕돌은 별의별 요구를 다 제기했어요. “박사님, 빵과 우유가 먹기 싫어요. 클론기술로 클론 입쌀과 바나나를 만들어주세요.” 크롱 박사는 대머리를 만지더니 “되고말고.” 하고 선선히 대답했어요. 이듬해 봄, 크롱 박사는 비행기로 동방과 아메리카중부에서 실어간 벼와 빠나나 세포를 분리해 대 면적 온실에 심었어요. 어느 날 밤, 창밖에서 하얀 싸락눈 같은 것이 쏟아져 내리는 게 아니겠어요. 조왕돌이 바깥에 나가 보니 희읍스름한 구름이 낀 하늘에서 싸락눈이 쏟아져 내리는가 했더니요. 저게 뭐예요? 글쎄 하늘에서 새하얀 입쌀이 쏟아져 내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후 크롱 박사는 조왕돌의 요구에 따라 클론호박, 클론도마도, 클론물고기, 클론양 지어 클론소, 클론토끼까지 수태 복제해냈어요. (클론기술이 있으면 무엇이든 요구하면 복제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번은 크롱 박사가 금별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부랴부랴 코치아로 떠나갔어요. 그러자 조왕돌은 가만히 크롱 박사의 실험실에 들어가서 컴퓨터를 열고 떨리는 손으로 문서건반을 눌렀어요. 그는 클론기술에 관한 파일을 전부 유판에 복제해 내려고 했어요. 그런데 몽땅 영어여서 보기 힘들었어요. “에라, 모르겠다. 컴퓨터의 모든 파일을 복제해 내자.” 복제가 끝나자 조왕돌은 클론기술을 익히려고 노르망디를 떠나 켐프리치대학으로 갔어요. 그제야 조왕돌은 공부의 중요성을 알게 된 거죠. 원래 총명한 금별 대통령의 아들인 조왕돌은 하나를 배워주면 둘을 아는 총명 영리한 애여서 인차 영어를 배워냈어요. 그리하여 그는 크롱 박사가 오기 전에 벌써 클론기술을 다 장악했던 것이죠. “2천 년 전의 기술이 아직도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지.” 조왕돌은 조왕돌 1호랑 10여 명을 데리고 독수리우주비행선에 올라 고향 코치아의 밤하늘로 날아올랐어요. 코치아에 돌아온 조왕돌을 보고 금별 대통령과 부인 김사랑은 아주 대견스레 바라보았어요. 대통령 내외간은 조왕돌이 공부하기 싫어하는 것을 보고 크롱 박사를 파견해 클론기술을 전수하게 미리 작전을 꾸몄던 것이죠. 금별 대통령은 속으로 은근히 금붕어 혼자 클론기술을 장악한데다가 클론바우와 같은 숱한 자식들을 거느려 장차 자기 대통령 자리에 위기를 가져다 줄까봐 근심됐던 것이죠. 그런데 이번에 조왕돌이 클론기술을 터득한데다가 숱한 조왕돌을 데리고 와서 적이 기뻤던 것이죠. 사랑은 이젠 자기 아들이 허수아와 림해자의 딸 선영이나 차슬기의 딸 차보름 보다 공부를 못할까봐 근심하지 않아도 됐어요. 허나 시누이 금붕어의 손자 클론바우들은 시름을 놓을 수 없었어요. 클론바우 18세는 듣는 말에 의하면 뇌가 둘이어서 밤과 낮이 따로 없이 서로 바꿔 쉬면서 공부를 해 그 어린 나이에 벌써 정치경제학 박사와 군사 박사 학위를 탔다고 하지 않았어요. “헤이, 이 놈은 진짜 집안 씨앗싸움이야.” 사랑은 속으로 못내 한탄했어요. 코치아에 돌아온 조왕돌은 어머니의 심정을 알기나 한 듯 기적을 낳기 시작했어요. 클론기술로 클론소와 클론양, 클론입쌀, 클론호박을 생산해냈던 것이죠. 그것도 클론 소랑 어찌나 큰지 옛날 소의 열배씩 컸어요. 클론호박은 어찌나 큰지 집채 같았어요. 집채 같은 호박 속을 파 삶아 먹고서도 맨 껍데기는 집으로 쓸 수도 있었어요. 코치아의 백성들은 이젠 살 때를 만났다고 야단쳤어요. 그들은 놀고도 이밥에 호박을 배불리 먹을 수 있어 손과 발바닥에 털이 날 지경이었어요. 그 특대뉴스가 지구촌에 방송되자 제일 부러워하면서도 속으로 질투한 나라는 이웃에 사는 뱀 섬나라의 나까아멘 왕이었어요. 그는 속으로 당장 코치아를 먹어치우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어요. 조왕돌은 온종일 침대에 누워 먹고 싶은 걸 컴퓨터 건반을 톡톡 쳐서 클론기술로 생산해 마음껏 먹고 자기만 했어요. 그런데 몸을 너무 움직이지 않고 진종일 침대에 누워 날마다 음식 서너 근씩 먹기만 하고 있어 사지가 퇴화되기 시작했어요. 팔과 다리가 가늘어지고 배는 기름개구리처럼 똥똥해졌어요. 실로 조왕돌은 해뜩 번지어져 네다리를 바둑거리는 거부기 같았어요. 이젠 입도 놀리기 싫어 집에 둔 보모들이 턱을 받들어 올렸다 내리었다 해야 먹을 수 있게 됐어요. 공부도 하지 않고 머리를 쓰지 않아 머리가 주먹만큼 작아졌고 뭐나 보기도 싫어해 눈마저 빈대 눈이 돼버렸어요. 그런데 도적들이 뛰어들어 클론기술을 훔쳐가려 하였어요. 조왕돌은 고향 만장굴을 떠나 더 깊숙한 시골 동굴에 숨어 혼자 클론기술을 가지고 잘 살고 싶었어요. 적어도 클론기술을 코치아 백성들이 아닌 뱀 섬나라에 전파되는 것은 싫었던 것이죠. 허나 금별 대통령과 부인 김사랑은 조왕돌의 전도가 근심스러웠어요. 지어 코치아의 미래가 근심스러웠어요. 이게 웬일인가요? 조왕돌은 시골로 낙향해야 하겠는데요.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힘들어했어요. 자기 몸을 이기지 못한 거예요. 별 수 없이 조왕돌 1호랑 6호랑 여섯이서 침대채로 들어 만장굴에서 나가 우주비행장으로 나갔어요. 금별 대통령과 부인 김사랑은 눈물로 조왕돌과 이별했어요. “얘야, 아빠 고향에 가면 신체단련에 주의해라.” 조왕돌은 겨우 손을 들어 저었어요. 조왕돌은 우주비행선에 올라가자 조왕돌 1호를 보고 우주비행선을 조종하게 하고 자기는 입으로 지령을 내렸어요. 우주비행선은 간신히 하늘로 솟아올랐어요. 그들은 북으로 날아가 옛날 수도 연화시 쪽으로 날아갔어요. 연화시는 금별 대통령의 고향이었어요. 조왕돌은 연화시 북쪽 칼산과 나란히 앉아 있는 패랑천산으로 날아가 내렸어요. 거기에는 제10차 핵전쟁시기 파놓은 군용갱도가 있었던 것이죠. 그 갱도에서 조왕돌은 할아버지와 아버지 뒤를 이어 코치아 백성들을 위해 과학을 발전시킬 궁리를 했어요. 서쪽 하늘에 저녁노을이 곱게 피기 시작했어요. 환경오염이 심한 시대에 정말 본지 오래된 황홀경을 바라보면서 조왕돌은 새로운 기발한 꿈을 꾸고 있었어요.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욕망의 천지”는 모두 20장 28만자로 돼있습니다. 이미 한국 교문사에서 출판했습니다. “욕망의 바다”는 이러저러한 원인으로 전문을 볼로그에 게재하지 못하고 일부를 골라 줄여서 냈음을 알리면서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이제껏 저의 장편판타지소설 “야망의 바다”와 “욕망의 천지”를 사랑해준 네티즌독자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저자 김장혁 올림    
3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욕망의 천지"(1) 댓글:  조회:3891  추천:3  2013-11-14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욕망의 천지             김장혁 저                                  머리말          지구 온난화가 가심화되면서 하늘이 진노해 지구촌의 땅덩어리에 갖은 심술을 다 부리기 시작했다. 일본과 필리핀을 비롯한 지구촌의 여러 나라들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화산이 폭발했으며 태풍이 불어오고 해일이 도시를 휩쓸고 지나가면서 수많은 인명피해를 냈다. 러시아와 일본 원전사고로 해 방사선오염이 지구촌을 휩쓸어 인류와 모든 생물의 생존을 위협했다. 거리를 꽉 메운 자동차와 수풀처럼 일어선 공장 굴뚝에서 치솟는 온실가스가  오존층을 펑펑 구멍을 내 인류가 살기 힘들게 됐다. 이는 인류가 끝없는 욕심이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판 결과이다 북극의 얼음산이 녹아내려 북극곰이 먹을 것이 없어 헤매다가 굶어 죽어갔다. 오늘은 북극곰이 죽어갔지만 인류가 끝없는 욕망을 절제하지 않는다면 장차 북극곰의 비극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2012년 12월 21일 지구 종말론이 인터넷에서 떠돌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장편과학판타지소설을 써서 과학지식으로 미신의 허위성과 비과학성을 폭로하고 싶은 충동이 더욱 강해졌다. 허나 중국조선민족의 백년역사를 다룬 약 300여만자나 되는 대하소설 창작을 미룰수 없었다. 하여 과학판타지소설에 정력을 나눌 수 없어 잠시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창작은 뒤로 미루지 않으면 안 됐다. 허나 대하소설을 쓰면서도 과학판타지소설 영감이 떠오르면 카드와 종이, 컴퓨터에 제강 식으로 적어두었으며 각종 도경을 거쳐 우주과학을 비롯한 최신 과학정보자료를 수집해 두었다. 대하소설 (총  7권, 300여만자) 창작을 마치자마자 나는 숨을 돌릴 새도 없이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야망의 바다”의 속편인 “욕망의 천지”를 창작하려고 필을 들었다.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은 력사사실주의 창작기법으로 쓴 작품이라면 과학환상소설은 진짜 환상에 넘치는 랑만주의 창작기법으로 창작된 시도작품이리고 할 수 있다.         구경 과학환상소설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 과학환상소설 창작에 관한 이론저서도 공백이나 다름없었기에 나는 모든 것을 자체로 탐구하면서 힘겹게 외나무다리를 걸어야만 했다.       몇해 전에 세상에 내놓은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야망의 바다”는 한국아동문학연구회 엄기원 회장님과 서정일 부회장님, 한국아동문학학회 김완기 회장님과 중국 연변아동문학학회의 지성어린 관심과 높은 평가를 받아 “옹달샘”한중아동문학상을 받아 안았다. “옹달샘”한중아동문학상 심사위원장 김완기 회장님은 심사평에서 “‘야망의 바다’에 등장하는 각종 가상인물의 변화무쌍한 활동모습은 한 편의 환상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야망의 바다’는 작가의 풍부한 작품 구상력과 상상력을 보인 과학판타지소설이다.”고 평가했다. 평론가 김룡운 선생은 “문화시대”잡지에 실은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야망의 바다’에는 무엇이 묻혀있나”라는 문예평론에서 “‘야망의 바다’는 장편과학판타지소설이 없던 중국조선족문단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는데서 문학사적 가치를 인정받아야 할 작품이다.”라고 평가했다. 한국 홍덕화 기자선생님은 서울 연합뉴스에 “야망의 바다”가 “옹달샘컵”아동문학상을 받은 수상소식을 보도하기까지 했다.       일부 자연과학일군들은 “문과를 졸업하고 사회과학에 종사하던 사람이 무슨 엉뚱하게 과학판타지소설을 쓰는가?”라고 했다. 이는 저자가 자연과학을 모르면서 과학판타지소설을 쓰는가는 말이었다. 허나 나는 그것이 나에 대한 편달이라고 생각한다. “야망의 바다”에는 확실히 미래과학성이 적고 슈제트구성상 기복이 심하지 못한 것과 같은 미흡한 문제도 존재한다.         십여년 전에 내가 출판사 편집부 부주임으로  갓 부임되자 일부 사람들은 “성인문학”을 하던 작가여서 아동문학을 창작할수 없다.”고 뒤공론을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머리를 동여매고 아동문학에 정진해 “성인문학을 하던 사람도 아동문학을 잘 할수 있다.”는 본때를 보여주려고 모지름을 썼다. 지금 나는 또 “사회과학일군도 자연과학을 학습하면서 멋진 과학환상소설을 써낼수 있다.”는것에 도전하고있다. 나의 한생은 도전과 모지름으로 얼룩져야만 하는것 같다.      장편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는 기실 중편과학환상소설 "지구보위전"과 "괴물 꼬마대통령 클론바우 모험기"를 관통하는 자매편이나 다름없다. 이번에는 “야망의 바다”의 흠집을 메우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구성으로 자매편인 “욕망의 천지”를 쓰려고 엉뚱한 궁리도 해보았다. 과학환상소설은 물론 과학성을 존중해야 한다. 그 과학성은 현재과학으로는 해석하기 힘든 환상을 띤 미래과학성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현대과학에 얽매여 써나간다면 그것은 앞선 미래첨단과학을 환상의 수법으로 선언하는 과학판타지소설로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거물급 시인 한분이 제기한 물음은 과학환상소설 창작문제를 두고 나에게 많은 사색을 하도록 계발해주었다. “‘야망의 바다’는 과학성을 지켰는가? 만약 현재과학성만 지켰으면 과학판타지소설이 아니다. 환상과 낭만이 있어야 과학판타지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옳은 말씀이다. 과학판타지소설은 과학성을 지켜야 하지만 어디까지나 환상과 낭만적인 독특한 예술수법을 써야 한다. 이것이 과학판타지소설이 다른 과학 동화나 과학이야기나 일반 소설과 다른 특점이다. 사실 과학판타지소설은 독특한 창작기교가 필요했기에 쓰기 아주 힘들었다. 상상력과 환상은  그 어떤 지식이나 현대과학으로 해석할 수 없는 엉뚱한 에너지를 방출하며 세상에서 보기 드문 과학판타지 소설을 낳을 수 있다. 허나 나는 수많은 독자들이 장편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를 애독하고 국내외 문예계의 과분한 평가를 받았다. 연변인민방송국 청소년편집부 채선주임은 저의 장편과학환상소설 와 중편과학환상소설 , 를 통합해 대하드라마로 각색해 매주 목요일 아침에 련속 방송하였다.      창작 신심과 용기를 얻은 나는  새로운 탐구를 거듭하면서 “야망의 바다” 속편인 이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욕망의 천지”를 세상에 내놓게 됐다. 이 장편과학환상소설 창작에 신심과 용기를 주고 많은 도움을 준 한국 엄기원 회장님, 김완기 회장님, 서정일 부회장님, 홍덕화 기자님, 연변아동문학연구회 김만석 회장님, 평론가 김룡운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분께 경의를 드린다. 그리고 이 책을 내주신 한국 교문사 이완표사장님과 편집선생님들께 삼가 감사를 드린다.                    저자 김장혁                                             2013년 12월 2일       제1장 사랑과 인종개량 세월은 청산유수와도 같이 흐르고 흘러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구촌에는 어느덧 기원 3978년 여름이 되었어요. 허나 금별 대통령이 태어나던 30년 전과는 달리 이 땅에는 방실방실 웃음 지으면서 활짝 핀 알락달락한 예쁜 꽃들을 볼 수 없어요. 기러기가 날아예던 맑고 푸른 하늘도 볼 수 없어요. 갈매기들이 날아예고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던 푸르른 바다를 더는 찾아볼 수 없게 됐어요. 20년 전에 죤슨 대통령을 괴수로 하는 아카시아 양키 놈들은 끝없는 욕망을 자제하지 못하고 지구촌을 재패하려는 야욕을 실현하려고 걸림돌로 보이는 코치아를 멸망시키려고 제10차 핵전쟁을 발동했었어요. 하여 지구촌은 방사능으로 엉망진창이 되게 오염됐지요. 살 곳이 없게 된 코치아의 백성들은 바다 밑으로 피난해 살아야만 했어요. 설상가상으로 가스온난화로 해 지구촌을 둘러싼 대기온도가 급상승해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바다 수위가 높아져 뉴욕과 뱀 섬나라 수부 소꼬, 코치아의 후산, 싱가포르 등 대도시가 바닷물에 잠기고 말았어요. 코치아의 꼬마대통령 금별, 아니 이젠 서른 살도 넘었으니까요. 20년 전의 꼬마대통령이 아니지요. 검실검실한 얼굴에 예지로 반짝이는 한 쌍의 눈, 우뚝 솟은 코는 아주 성숙된 모습을 과시했어요. 그는 장대처럼 억수로 쏟아지는 소낙비를 무릅쓰고 여비서 김사랑을 데리고 우산을 들고 우주비행선에 다가갔어요. 우주 비행선은 산성비로 해 거무스름하게 칠해져가고 있었어요. 금별 대통령은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더니 우주비행선에 올라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태공에는 아직도 코치아의 죤슨 악마의 유령처럼 아직도 태공쓰레기가 널려있었어요. 여기저기에 아카시아 사람들이 들어간 냉동 관을 실은 낡아빠진 우주비행선이 둥둥 떠 다녔어요. 하여 금별 대통령이 모는 우주 비행선은 태공쓰레기를 이리저리 피해 겨우 앞으로 날아가느라고 무진 신경을 써야 했어요. 2000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북극점도 점차 뒤로 몇 십 킬로미터나 물러섰어요. 코치아는 원래 온난대에 속하는 나라였지요. 허나 지금은 아열대 지대에 속하는 나라로 돼버렸어요. 반대로 남극은 북으로 들어와 뉴질랜드 앞바다에도 겨울에는 빙하가 덮치기 시작했어요. 금별 대통령은 우주 비행선에 앉아 신음하는 지구촌을 돌아보면서 오염된 생태환경을 복구할 원대한 구상을 세웠어요.    그는 한탄하며 자기의 여린 어깨가 너무나도 무거운 감을 느꼈어요. 옆에 앉은 사랑 여비서는 연신 한탄하는 대통령의 무거운 짐을 나눠 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악마의 야망으로 시꺼멓게 오염된 바다는 금별 대통령의 물음에 무엇인가를 대답하는 상 싶게 우주비행선 아래에서 출렁거리기만 하였어요. 악마와 같은 먹장구름이 동해바다 뱀 섬나라 쪽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르더니 곧추 이쪽으로 덮쳐 왔어요. 불 뱀이 만장굴 쪽으로 혀를 날름거리며 번쩍이더니 우르릉 꽝꽝 요란한 천둥소리가 울렸어요. 탁구공을 상상시키는 우박 알이 마구 쏟아져 만장굴 앞의 가파른 산비탈에 하얗게 깔렸어요. 뒤이어 거무스름한 산성비가 대살처럼 쏟아져 하얀 우박들을 거멓게 물들여가고 산골짜기에 검푸른 큰물이 사품 치며 달려갔다. 금붕어는 광풍폭우를 무릎 쓰고 만장굴에 간단히 꾸며진 대통령 집무실에 찾아왔어요. 대통령 집무실이라고 해야 만장굴의 한 40여 평방미터 밖에 안 되는 자그마한 사무실이었어요. 헌데 저게 뭐예요? 금별 대통령이 글쎄 여비서 사랑의 손을 잡고 뭐라고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 않겠어요. “이게 어느 때라고 저래? 하긴 오빠도 이젠 서른이 훨씬 넘었으니 결혼할 때는 지났지.” 문도 잘 닫히지 않아 항상 빠끔히 열리는 문틈으로 금붕어는 보지 못할 것을 본 것 같아 민망스러웠어요. 똑똑똑 노크소리에 화들짝 놀란 금별 대통령은 사랑의 손을 놓고 점잔을 빼면서 사무 상 앞으로 다가가 앉았어요. 금붕어가 집무실에 들어서자 금별 대통령은 반갑게 마중했어요. “우리 누이 어떻게 돼 왔어?” 사랑 여비서는 허리를 꼽싹 굽히며 반가운 눈웃음으로 인사했어요. 금붕어는 아니꼬운 눈길로 여비서 사랑을 쏘아보다가 오빠에게 나무라는 눈길을 금별 보냈어요. 사랑은 바늘로 찌르는 듯 쏘아보는 금붕어의 눈길을 피해 머리를 다소곳이 숙이더니 곁동굴방에 나갔어요. 금붕어 부장과 금별 대통령은 코치아의 지질학가 김지학 박사와 해양수산물학 박사 박수혜 사이에 난 쌍둥이 오누이였어요. 금붕어는 다른 사람이 없으면 허물없이 오빠와 말했어요. 허나 다른 사람 하나만 있어도 존대를 붙여 말했어요. 그녀는 오늘도 여비서 사랑이 옆방에 있기에 존대를 붙이면서도 단도직입적으로 말했어요. “오빠, 오빠도 결혼할 때가 됐어요. 우린 지구를 보위하고 오염된 환경을 처리하다나니까요. 결혼과 후대 문제를 홀시한 거 같아요.” 금별 대통령은 한 숨을 후 내쉬었어요. “언제 그런 일을 다? 내 알아서 할게. 근심 말라.” 금붕어는 입을 열려다가 사랑 여비서가 커피 잔을 차 판에 들고 사뿐사뿐 다가오는 것을 보고 입을 다물어버렸어요. 사랑은 커피 잔을 금별 대통령에게 드리고 나서 금붕어에게도 한잔 드리면서 웃음꽃을 살짝 날려 보냈어요. 금붕어는 웃는 얼굴에 침을 뱉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사랑을 보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어요. 사랑이 나가자 금붕어는 본론을 시작했어요. “딱 대상문제 뿐 아니야.” 금별은 커피 잔을 들어 후후 불면서 물었어요. “그럼 또 뭐야?” 금붕어는 커피 잔을 들어 홀짝 마시더니 내리어 놓고 정색했어요. “내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죤슨과 같은 악마가 또 나타날 수 있다고 봐. 우리 지구를 보위하고 오염된 지구촌을 복구하려면 과학기술도 발전시켜야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슈퍼맨이 있어야 돼. 방사능오염에 적응해 살아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인종을 개량해 내야 한다고 봐.” 그 말에 금별 대통령도 머리를 끄덕이면서 심각한 표정을 지었어요. “새로운 인종개량이라?” 금별 대통령은 버릇처럼 사무 상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와 뚜벅뚜벅 거닐다가 머리를 들어 금붕어를 바라보았어요. “거 참 기발한 생각인데. 인종개량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보렴.” 금붕어는 문을 활 열고 산을 내다보듯이 말했어요. “지금 우리 일반인종의 피부로는 방사선과 자외선에 견딜 수 없어. 숱한 사람들이 핵 피폭으로 해 피부병과 백혈병에 걸려 죽었어. 우리 외할아버님도 피부병에 걸려 다리를 자르고 나중에 사망하지 않았나? 좋기는 악어나 거북이 껍질과 같은 피부를 가진 새로운 인종을 개발해야 돼.” “넌 해양 동물학자니까. 모든 걸 해양 동물로 생각하기 일쑤지. 사람을 어떻게 거북이나 악어의 껍질을 가지게 할 수 있겠나?” “연구해야 하는 거야.” 금붕어는 사랑이 들어오자 존대말투로 좀 부드럽게 말했어요. “우리는 유리 박사를 본 받아야 할 거 같아요. 동양인끼리 결혼해서야 지금 코치아 인종을 개량하기 힘들어요.” “그래 우리를 보고 서양인들과 결혼해야 한다는 말이냐?” 대통령은 눈을 치뜨며 여동생 금붕어를 쳐다보았어요. “그래요.” 금붕어는 신심에 차 했어요. “대통령의 훌륭한 유전자와 서양 여인의 유전자를 결합시킨다면 우리는 훌륭한 슈퍼맨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그래 나보고 사랑을 버리고 서양인의 유전자를 받아내는 인종개량의 실험 품이 되라는 말이냐?” “실험 품이 아니죠. 우린 지구를 보위하기 위해 이렇게 해야만 해요. 지금 뱀 섬나라의 오랑캐들은 벌써 새로운 인종을 개발해 우리와 겨루려고 칼을 갈고 있어요. 뱀 섬나라 오랑캐들을 이기고 우리 코치아 영토를 지키고 나아가서 지구촌의 평화를 지키려면 그 길 밖에 없어요. 우리가 지구를 보위하려면 아무런 희생도 없이 어떻게 되겠어요?” 금붕어의 말에 금별 대통령은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안 돼, 안 될 소리야. 우리는 지구촌을 보위하기 위해 잃은 것이 너무나도 많아. 아코 태공전에서 아버지 김지학 박사를 잃었어. 아코 해전에서는 어머니 박수혜 박사를 잃었어.” 그 말에 그들 오누이의 눈앞에는 아카시아에 정찰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금붕어의 우주비행선을 보위하려고 싸우던 아버지 모습이 삼삼히 떠올랐어요. 두 오누이는 코치아, 아니, 지구촌을 보위하기 위해 순국한 아빠와 엄마를 그리면서 눈물을 흘렸어요. “아빠와 엄마를 잃은 것만 해도 우린 너무나도 희생을 많이 냈다. 우린 더는 희생을 낼 수 없다. ” 금붕어는 손으로 눈물을 훔치면서 말했어요. “대통령의 훌륭한 유전자로 수많은 슈퍼맨을 생산해내는 건 무슨 희생도 아니야. 생명을 내놓을 일이 아닌 거야.” 그녀는 자기 생각을 고집했어요. “우리는 지구촌을 통일하기 위해 서양의 생물학자 맥슨 박사와 결혼해 슈퍼맨 클론바우를 낳은 유리 박사를 본받아야 해요.” “그래 나보고 어찌 하라는 거냐?” “오빠, 한심한 요구인지는 모르겠어요. 예리나와 결혼하세요.” 금별 대통령은 사무 상을 꽝 치면서 벌떡 일어났어요. “뭘? 어째? 지금 날 보고 진정한 사랑을 버리고 원수 죤슨의 딸년과 결혼하라고? 너 미쳤니?” “그래요. 오빠는 근친결혼이 후대에 좋지 않다는 걸 몰라?” 금붕어는 숙어들지 않았어요. “건 무슨 소리냐? 사랑이 무슨 내 여동생인가?” “그도 경주 김씨의 후손인지 누가 알아?” 그 일은 금별 대통령도 생각이 미치지 못한 일이었어요. 그때 뜻밖에도 사랑이 머리를 들더니 “전 경주 김씨가 아니라 김해 김씨 가문의 딸인데요.”라고 한마디 하지 않겠어요. 허나 금붕어는 오빠가 적이 놀라는 눈치를 보고 한 발자국 더 다가들었어요. “우린 지구를 구하고 코치아를 보위하기 위해선 자기 사랑을 희생해야 해요.” 금별은 사무 상에 돌아가 앉으면서 한숨을 후 내쉬었어요. “그럼 어째 훌륭한 유전자를 가진 너나 허수아와의 사랑을 버리고 새로운 인종을 배양하지 않아? 왜 나 보고 진정한 사랑을 버리라는 거냐?” 그 말에 금붕어는 발딱 일어났어요. “오빠, 내가 못할 거 같아?” 그녀는 “난 지구를 보위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내 사랑과 목숨마저 바칠 각오가 돼 있어. 못할 거 같아?”라고 하면서 문 밖으로 휭 하니 나가버렸어요. “진짜 미쳤어, 미쳐!” 금별 대통령은 도리머리를 흔들면서 땅이 꺼지게 한숨을 후 내쉬었어요. 이때 여비서 사랑이 다가와 차 잔을 내밀었어요. 금별 대통령은 차 잔을 받으며 사랑을 쳐다보더니 손을 잡아 가까이 앉혔어요. 그는 우유 빛으로 물든 듯 하얀 사랑의 걀쭉한 얼굴과 한 쌍의 까만 포도 알 눈을 들여다보면서 중얼거렸어요. “난 우리 사랑 비서가 없인 못 살아? 나를 보고 원수 죤슨의 딸 예리나와 결혼하라고 해? 정신 나갔어. 미쳤어.” 사랑 여비서는 머리를 다소곳이 숙였어요. 그녀의 어깨가 가늘게 파도치고 있었어요. 금별 대통령은 사랑을 꼭 품에 껴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어요. 한편 금붕어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나가자 곧바로 승용차를 타고 검푸른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가로 달려갔어요. 서해 바다에는 푸르른 바닷물 속에 수중 아파트가 줄느런히 늘어서 있었어요. 바다 위에는 바다의 파도를 이용해 발전하는 발전기들이 출렁이는 파도 위에 넘실거리고 있었어요. “어휴~ 지구가 어찌 오염됐으면 저 좋은 육지에서 살지 못하고 코치아의 백성들이 바다 속에 수중 아파트를 짓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어떻게 하나 이런 지구에서 자유로이 살 새로운 인종을 개발해야 돼.” 그녀는 곧장 해변 가에서 잠수함을 갈아타고 검푸른 바다 속에 들어가 유리 박사가 들어 사는 아파트로 찾아 갔어요. 바다 물속에서는 해녀들이 멱이랑 바다풀을 건지느라고 바삐 맴 돌아치고 있었어요. “바다가 사막화 되면 이제 멱도 건져 먹지 못할 거야. 지구 오염이 이 정도인데 슈퍼맨이 없어서야 되겠어?” 금붕어는 이를 깨물며 수중아파트 문별을 눌렀어요. 수중아파트 안에서 유리 박사가 형광 막으로 누구인가를 확인한 후 단추를 누르자 문이 열리었어요. 금붕어는 바닷물과 함께 원통문안에 들어서서 단추를 눌렀어요. 그러자 물이 쑥 빠져나가면서 원통 문이 스르르 돌아갔어요. 원통 문이 집안 쪽에서 열리자 유리 박사가 반갑게 맞이했어요. “금붕어 부장이 어떻게 돼 왔어요? 어서 앉아요.” 유리 박사는 천여 년 전 코치아의 유명한 천문학자였어요. “박사님의 도움을 받으려고 찾아 왔어요.” 금붕어는 자리에 앉자마자 유리 박사를 존경어린 눈길로 바라보면서 단도직입적으로 인종개량을 하자고 말을 꺼냈어요. “지구를 보위하자면 클론바우 꼬마대통령과 같은 슈퍼맨이 많이 필요해요. 박사님이 이전에 어떻게 클론바우와 같은 슈퍼맨을 생산했는가를 가르침을 받으러 왔어요.” 그러자 유리 박사는 한숨을 호 내쉬었어요. 그녀는 금붕어를 보는 순간 천여 년 전에 맥슨 박사와 결혼해 클론바우를 낳던 젊은 시절의 자기를 보는 상 싶었어요. “저는 오존층을 파괴해 지구를 통일하도록 클론바우를 잘 못 이끈 죄인데요. 뭘 가르칠 것도 없어요.” “아니죠. 박사님은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을 낳은 위대한 어머니지요. 저도 박사님과 같은 어머니로 되고 싶어요. 우리 지구를 보위하는 천사슈퍼맨을 낳고 싶어요.” “그만 둬요.” 유리 박사는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클론바우를 보세요. 지구의 평화를 위해 싸우다가 목숨까지 잃지 않았어요. 저는 아직도 괴물이라도 귀여운 아들 클론바우를 잃은 것으로 해 마음이 아파요.” 금붕어는 유리 박사의 아물지 않은 상처를 찌른 것 같아 송구했어요. 이윽고 그녀는 지청구를 들이댔어요. “슈퍼맨 클론바우 꼬마 대통령님을 어떻게 생산했는지 가르쳐 주세요. 예? 이는 우리 지구보위전의 승패와 관계돼요.” 금붕어가 어찌나 조르는지 유리 박사는 눈물을 훔치더니 얘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천여 년 전인 기원 2957년에 있은 일이죠. 코치아에서 천문학을 연구해온 저는 아카시아의 유명한 생물유전학 박사 맥슨과 결혼했지요. 그 이듬해인 2958년 5월 7일에 저는 클론바우 1세를 낳았죠.” “이상해요. 박사님께서 어떻게 금방 낳았을 때 100 킬로그램이나 되는 클론바우를 낳을 수 있어요?” “천천히 들어보세요.” 유리 박사는 조급해 하는 금붕어를 보고 뒷말을 이었어요. “클론바우 1세는 보통아기였어요. 후에 클론바우 17세는 금붕어 부장과 금별 대통령이 본 괴물이었죠.” “예~” 그제야 금붕어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유리 박사는 이야기를 계속 했어요. “맥슨 박사는 클론바우 1세의 유전자를 사자의 정자에 주입해 사자 난자와 수정시킨 수정란을 사자 어머니 배에 넣어 길러 낳게 했지요. 그 애가 바로 애급의 금자탑 옆에 누워 있는 인면수신의 조각상처럼 사람의 머리에 사자의 몸을 가진 제2세 복제클론바우였지요. 제2세 복제클론바우는 수사자의 대가리만큼 큰 머리에 온 몸에 사자의 털이 더부룩해 엄동설한에도 털옷을 입을 필요가 없었지요. 게다가 총명한 맥슨박사와 저의 뇌세포를 물려받아 총명한 머리 안에 뇌가 둘이나 있어 두뇌가 엇갈아 쉬면서 밤낮없이 머리를 쓸 수 있었죠. 클론바우는 밤낮없이 공부를 해 열 몇 살에 벌써 정치경제학과 군사 두 개 박사 학위를 탈 수 있었죠.” “예~” 금붕어 부장은 끊임없이 감탄했어요. “그래서 클론바우는 그때 온 지구촌에 잠을 자지 않는 어린이로 소문이 났었지요. 지금 사람들이 자는 시간이 얼마나 아까워요.” 금붕어도 동감을 표시했어요. “그래요. 기실 백년을 산다고 해도 눈을 뜨고 사는 시간이 50년 밖에 더 될게 있나요?” 유리 박사는 머리를 끄덕이었어요. “클론바우는 자지 않는 특수인간으로 세상에 태어났지요.” “가만요. 그 복제기술은 맥슨 박사가 어떻게 발명한 건가요?” “아니죠. 복제기술은 21세기 초에 이딸리아 밀라노 비코카대학교의 면역병리학자 마리아루이사 라비트라노 박사가 발명한 것이죠. 그는 인간의 유전자를 가진 돼지를 생산해냈지요. 그 후 900여 년 동안 지구촌의 유전학자들은 이 중대한 과학성과를 끊임없이 발전시켜 복제기술로 별의별 사람의 유전자를 가진 동물들을 생산해내는데 성공했죠.” “예~ 그런 일이구먼요. 저도 해양 동물을 연구했지만 그 일은 잘 몰랐는데요.” “그래요. 지구에 샘물이 생긴 건 약 30억 년 전의 일이죠. 그때 지구에 생긴 바다에서 햇빛을 받아 광합성작용으로 해 생명유기체가 형성됐지요. 그러니까 지구촌의 모든 생물이, 말하자면 모든 동물들은 생김새는 서로 다르지만 유전자를 감정해보면 유사한 것이 많아요. 말하자면 고양이와 호랑이 유전자는 98.3%나 같죠. 사람과 원숭이, 성성이 유전자도 비슷하죠. 완전히 다른 유전자나 줄기세포로 새로운 생명체를 생산할 수도 있어요. 허나 2천여 년 전에 발명한 인류의 과학지식과 문명은 제10차 핵전쟁으로 해, 핵폭탄의 방사선과 지진, 해일에 몽땅 재 가루로 돼 사라져버렸지요. 그때 과학기술서적은 남은 것이 없었어요. 다만 중국의 만리장성과 애급 금자탑, 아카시아의 지구통일에 마멸할 수 없는 막대한 기어를 한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의 공적을 기리어 세운 지구통일기념비 그리고 지구통일에 한 대천문학자 유리 박사의 공적을 기리어 세운 유리 박사 동상 외에 여러 묘비에 새긴 비문과 중국 막고굴 돈황벽화나 고구려벽화 밖에 남은 것이 없었어요. 때문에 우리 조상들이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일이나 중국 막고굴에 남은 관음보살이 몇 천 년이 남은 역사적인 기적을 잊지 말아야 해요. 이제부터라도 과학발명을 녹 쓸지 않는 구리에 새겨 석굴암에 보존할 것이 아주 필요해요. 컴퓨터나 디스크에 보관해서는 인차 사라져버려요. 새로운 과학기술을 다시 발견하려면 인류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 몰라요. 봐요. 지금 2천 년 전에 발견한 복제기술과 줄기세포 기술을 지금도 다시 개발하려면 또 시간이 걸려요. 과학기술 자료가 없기 때문이죠. 다행히 우리가 태공에서 천년 동안이나 잠자다가 수혜박사와 금별 대통령 그리고 금붕어 부장의 혜택을 받아 살아남았기에 인간복제 기술도 계승할 수 있게 되지 않았어요?” “도리가 있어요. 그래 몇 년 걸려 클론바우 17세 꼬마대통령을 생산할 수 있었어요?” 금붕어의 물음에 유리 박사는 “맥슨 박사는 17년 동안 아주 복잡한 실험을 거쳐 우리 17대 복제 클론바우를 생산해내는데 성공했죠.”라고 말머리를 떼더니 찻잔을 들어 금붕어 부장에게 건네고 자기도 한 모금 마시고 뒷말을 이었어요. “제2대 복제클론바우의 유전자를 부엉이와 독수리의 수정란에 주입시켜 사람과 사자, 독수리, 부엉이 특성을 가진 제3세 복제클론바우를 복제해냈어요. 독수리에게서 물려받은 클론바우의 사발 눈은 특수한 독수리눈이여서 천 미터 밖의 땅바닥에서 쥐새끼가 뛰놀아도 다 볼 수 있는 천리혜안이었죠. 그래서 레이더도 필요 없이 비행기나 뭇 짐승들이거나 사람들의 움직임을 다 보아낼 수 있지요. 그의 눈은 또 얼굴에 두 개 있는 외에 뒷골과 오른손 중지에도 하나씩 더 있죠. 그래서 뒤에서 오는 뜻밖의 공격도 막아낼 수 있었죠. 한번은 아리바바공국의 한 텔레비전방송국 기자가 아카시아 백악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서 들어가려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을 뒤에서 비디오촬영기에 숨긴 소형미사일로 암살하려고 했어요. 그때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뒷머리에 달린 눈알로 제때에 발견하고 코끼리 코와 같은 코를 휘둘러 비디오촬영기무기를 휘감아 내동댕이쳐 박살냈지요. 그래서 목숨을 구했던 것이죠.” 금붕어는 연신 감탄소리를 냈어요. “맥슨 박사와 저는 복제클론바우의 유전자를 선후해 사자와 독수리, 부엉이, 상어, 코끼리, 타조, 고래 등 숱한 동물의 수정란에 주입시켜 제4세 복제클론바우로부터 제17세 복제클론바우를 복제해냈던 것이죠. 그래서 클론바우는 사람과 사자, 독수리, 상어, 코끼리, 타조, 고래 등 동물들의 모든 훌륭한 특성을 다 유전자를 받은 세상에 둘도 없는 인면수신의 괴물로 되었어요. 클론바우의 입은 독수리 주둥이처럼 뾰족한데다가 이발은 상어이발처럼 날카로워 어지간한 생 짐승 고기도 칼을 쓸 필요 없이 마구 뜯어먹을 수 있었어요. 김 부장도 보아 알겠지만요. 클론바우에게는 또 앞뒤에 팔 네 개에 3.5미터 되는 날개까지 두 개나 달려있었어요. 그래서 클론바우는 앞뒤손으로 앞뒤로 달려드는 놈들을 때려눕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승용차나 비행기가 필요 없이 푸르른 하늘에서 초음속 비행기보다도 더 빨리 훨훨 날아다닐 수 있었죠.” “예, 저도 직접 보아 알아요.” 금붕어가 머리를 끄덕였어요. “20 년 전에 어머니 수혜 박사와 오빠 금별 대통령이 지하 동굴에서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을 냉동관 안에서 꺼내 주사를 놓아 살려 낸 후 지구를 통일한 비결을 얘기해 달라고 강요했지요. 그래도 말을 듣지 않자 어머니는 수하들을 시켜 마취독침을 쏘라고 암시했어요. 눈치를 챈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날개를 뻗쳐 화닥닥 날아오르면서 독침을 피하더니 글쎄 수하들을 네 팔로 쓸어 눕히고 오빠와 어머니 그리고 유리 박사님과 맥슨 박사를 안고 동굴을 벗어나 백두산까지 날아간 적도 있었지요.” 금붕어는 감탄에 뒤이어 또 유리 박사에게 졸라댔어요. “우린 지구촌을 보위하려면 클론바우 꼬마대통령 같은 슈퍼맨이 대량 필요해요. 저에게 어떻게 슈퍼맨을 낳게 해줄 수 없어요?” 유리 박사는 머리를 가로 저었어요. “클론바우를 만들 필요 없어요.” “건 왜서요?” “저는 아들 클론바우가 날아가는 핵미사일을 안고 방향을 돌려 죤슨 악마가 탄 핵잠수함으로 덮쳐들다가 장렬히 희생되던 일이 재연되게 할 수 없어요.” “그래도 지구를 구하려면 반드시 오염된 지구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인종 슈퍼맨이 필요해요. 저를 도와주세요. 아니, 지구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부탁드려요.” 유리 박사는 금붕어 부장의 절절한 눈길을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었어요. “어떤 희생이 따르는지 알기나 해요?” 허나 금붕어는 결의를 다진 듯 대수로워하지 않았어요. “저는 각오했어요. 저의 모든 것을 희생하겠어요. 꼭 인종개량 방안을 내주세요. 지구촌 인류의 운명이 달렸어요.” 수중 아파트 안에서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어요. 아파트 바깥에서는 검푸른 파도가 출렁일 뿐이었어요.                               제2장 위대한 탄생 흐릿한 하늘아래 거무스름한 산성 눈송이가 풀풀 날리고 있었어요. 금붕어는 새로운 인종개량방안을 토론하려고 만장굴 대통령 집무실로 금별 대통령을 찾아갔어요. 대통령 집무실 앞에 가서 동굴 밖에 눈을 톡톡 털고 문손잡이를 잡다가 금붕어는 깜짝 놀랐어요. 집무실 안에서 애교 섞인 여인의 목소리와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섞여 간간히 들렸어요. 금붕어가 호기심에 차 빠끔히 열린 문틈으로 들여다보았어요. 아, 저게 뭐예요? 글쎄 금별 대통령이 여비서의 허리를 꽉 끌어안고 키스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안 돼. 이건 아니야.) 헌데 사랑의 애교 섞인 가냘픈 목소리가 귀전을 간질이는 것이었어요. “이러지 말아요. 누가 보겠어요.” “보면 뭐라나? 내가 널 좋아하는데.” 금별 대통령은 사랑을 고백하더니 계속 키스벼락까지 안기지 않겠어요. “오빠, 뭘 해? 지금 사랑에 취해 있을 땐가?” 화들짝 놀란 금별은 그제야 여비서를 놓아주고 사무 상에 돌아가 건 가래를 떼면서 점잖게 앉았어요. “노크도 하지 않고 뭐야? 예절도 없이. 흥!” 허나 금붕어는 오빠의 곱지 않은 눈길은 개의치도 않고 사랑을 꼿꼿한 눈으로 쏘아보았어요. 사랑은 금붕어의 바늘로 폭폭 찌르는 것 같은 눈길을 피해 머리를 숙이더니 대통령 집무실에서 나갔어요. “무슨 일이 있느냐?” 그제야 금붕어는 소파에 가서 털썩 들어앉았어요. “인종개량을 토론하려고 유리 박사를 불렀어.” “흥, 또 그 소리구나. 나 보고 예리나와 결혼하라고 자꾸 들볶지 말라. 난 사랑과 이미 백년가약을 맺었다. 또…” 똑똑똑 이때 노크 소리와 함께 유리 박사가 들어서는 바람에 금별 대통령은 하던 말을 그만 두고 우쭐 일어나 마중했어요. “박사님, 어서 이쪽에 와서 앉으세요.” 그들은 서로 인사수작을 마치고 자리에 앉았어요. 금별 대통령은 유리 박사를 기대에 찬 눈길로 바라보면서 물었어요. “박사님께서 새 인종을 개량할 방안이 있다던데요.” 유리 박사는 엄숙한 표정으로 금별과 금붕어를 돌아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어요. “전번에 금붕어 부장이 저를 찾아와 방사선으로 오염된 지구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인종을 개발하자고 했어요. 기실 금붕어 부장의 기이한 영감이 저를 많이 계발해 주었는데요. 클론바우 17세와 같은 슈퍼맨을 개량하는 것이죠.” 금별 대통령은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어요. “제가 알건대 클론바우 17세를 생산하는데 17년이나 걸렸다고 하던데요. 언제 그렇게 오래 개발할 시간이 있습니까? 또 유리 박사처럼 가기 사랑을 희생해 클론바우 같은 괴물을 낳으려고 하겠습니까?” “내가 하겠어요. 나는 지구촌의 인류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클론바우 아니라 악어에게라도 결혼할 생각이요. 지구를 보위하고 인종을 개량하는 위대한 사업을 위해 나는 자기 모든 것을 바칠 각오를 했어요.” “네가 그래 클론바우라도 살아 있으면 결혼이라도 할 수 있다는 말이냐?” “예, 그래요.” “아니, 아니죠. 클론바우와 결혼할 필요가 없어요.” 유리 박사가 황급히 손사래를 저었어요. “클론바우와 결혼할 필요 없이도 숱한 클론바우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네?” 순간, 금별도 금붕어도 신기한 눈길로 유리 박사를 바라보았어요. 유리 박사는 신중한 표정을 지었어요. “우리는 인간복제기술로 클론바우를 생산해 낼 수 있어요.” “클론바우 대통령께서 살아계시면 모르겠지만. 어떻게?” 유리 박사는 아주 자신 만만해 했어요. “클론바우 17세는 세상을 떠났지만 저 하늘 우주공간에는 아직도 클론바우 1세로부터 16세까지 몽땅 냉동 관에 누워있어요.” “예~” 금별 대통령과 금붕어는 깜짝 놀라 눈이 똥그래졌어요. “그래요. 그때 지구의 오존층을 파괴했기에 살 곳이 없어 모두들 자외선방지우산을 쓰고 남극주로 피난해 갔지요.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해서 남극주의 얼음이 다 녹아서 우린 더 살 데가 없었어요. 그래서 나중에 우리는 우주비행선을 타고 태공에 올라가 냉동관 안으로 들어갔죠.” 그러자 금별 대통령은 이상해 했어요. “냉동 관에는 분명 맥슨 박사와 유리 박사 그리고 클론바우 17세 대통령 밖에 없었는데요.” “예~ 이런 일이예요.” 유리 박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뒤 말을 이었어요. “그때 우리 부부와 클론바우 17세만 함께 한 우주비행선에 실은 세개 냉동 관에 들어갔지요. 나머지 제1세로부터 제16세까지 클론바우들은 3명씩 각각 다른 우주비행선에 실은 냉동 관에 들어갔지요.” “예~” 금별과 금붕어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금별은 사무 상에서 일어나 집무실에서 왔다갔다 거닐다가 주춤 멈춰 섰어요. “인종개량을 다그쳐야 하겠습니다. 요즘 섬나라 오랑캐들이 자기들이 이제껏 시조로 모시던 뱀에게 생체실험을 하면서 인종을 개량하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2500여 년 전부터 여러 번 우리 코치아를 침략했던 섬나라 오랑캐들이 요즘 또 야욕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 같은 인종을 개발해 섬나라 오랑캐들을 대처해야 하겠습니다.” 금붕어는 머리를 끄덕이다가 이런 의문을 제기했어요. “클론바우 16세가 천년이나 냉동관 안에 누워 있었는데 살아 있을까요?” 유리 박사도 확답을 주지 못했어요. “거야 이제 태공에 가서 클론바우 16세의 우주비행선의 냉동관을 가져다가 열어봐야 알지요.” 금별 대통령은 과단하게 지시를 내렸어요. “즉시 인종개량연구소를 세우고 유리 박사와 다혜 박사가 소장과 부소장을 맡고 짧은 시간 내에 코치아의 인종개량을 해내십시오.” 유리 박사는 자기를 믿어 주는 젊은 지도자를 믿음에 찬 눈길로 바라보았어요. “대통령님의 지시대로 힘쓰겠어요.” 이때 여비서 사랑이 커피 잔을 들고 집무실에 들어서 사뿐사뿐 다가왔어요. 금별 대통령은 사랑의 날씬하고 탄력 있는 몸에서 눈을 떼지 못했어요. 사랑은 금붕어의 눈길이 두려워 감히 머리도 들지 못하고 커피 잔만 달랑 세분 앞에 내려놓고 나가려고 했어요. 이때 갑자기 사랑이 욱- 욱- 하고 메스꺼워 토할 번 하는 것이었어요. 그녀는 여러 사람 앞인지라 황급히 손으로 입을 싸쥐고 왝-왝-거리면서 차 판을 들고 나가버렸어요. 유리 박사는 뭔가 눈치 채고 희죽이 웃으면서 금별 대통령을 건너다보았어요. “대통령님, 축하해요. 후계자가 있게 된 것을 감축 드려요.” 금별은 뻘쭉 웃으면서 금붕어 누이를 내려다보았어요. 금붕어는 상을 찡그리면서 문밖으로 나가 사랑 비서를 찾았어요. 사랑은 토할 듯이 벽 구석에 가서 목 밑의 가슴을 안고 왝, 왝 거렸어요. “김 비서, 일을 쳤구나.” 사랑은 머리도 감히 쳐들지 못했어요. 금붕어는 일이 꼬인바 하고는 꿇어 앉아 친절하게 김 비서의 손을 잡고 어조를 좀 부드럽게 고치어 물었어요. “몇 달이나 됐어요?” “서너 달 돼요.” “몸을 잘 보양하세요.” “예. 고마워요.” 유리와 금붕어가 집무실에 들어오자 유리 박사는 또 “감축 드려요. 김 대통령님.” 하고 진심으로 축복했어요. 뒤이어 그녀는 호호호 웃었어요. “제가 어제 저녁에 이상한 태몽을 꾸었어요.” 그 말에 금별 대통령과 금붕어 부장은 모두 유리 박사를 호기심에 찬 눈길로 유리 박사를 바라보았어요. 이때 집무실 문이 열리더니 사랑이 살그머니 들어와 두 손을 잡고 서 있었어요. 금붕어는 아까와는 달리 일어나더니 아주 친절하게 사랑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이쪽으로 다가와 자리를 권했어요. “앉아 들어봐요.” 사랑은 이젠 금붕어의 눈치를 보지 않고 스스럼없이 집무실 한쪽에 놓인 소파에 앉았어요. 유리 박사는 조용히 입을 열었어요. “제가 어떻게 돼 땔나무를 하러 코치아 수도 연화시 뒷산 칼산에 오르게 됐어요. 제가 나뭇가지를 잡고 힘겹게 가파른 칼산을 오르는데요. 꽉 들어선 소나무 밭에서 느닷없이 금빛이 반짝이지 않겠어요?” “와~우” 금붕어와 금별은 함성까지 질렀어요. 유리 박사는 뒷말을 이었어요. “제가 너무 이상해 나뭇가지를 잡고 소나무 밭 속으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다가갔지요. 아니, 저게 뭔가요? 소나무 가지에 금빛이 반짝거리는 금 낫이 한 자루 걸려 있지 않겠어요?” “와~우” 금별과 금붕어 두 오누이는 또 한 번 탄성을 질렀어요. 허나 내성적인 김 사랑은 머리를 다소곳이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듣기만 했어요. 유리 박사는 싱글벙글 웃음을 짓는 금별 대통령을 바라보았어요. 금별은 10여 년 전의 애숭이 티를 다 벗고 아주 성숙되고 노련한 모습이 역역했어요. 유리 박사는 인종개량연구소 일로 다혜 박사를 찾아보려고 대통령 집무실에서 나갔어요. 다혜 박사는 500년 전에 지구보위전을 벌린 김성 대통령 시대 무빈 총사령관의 어머니죠. 그런데 10여 년 전 아코 태공전쟁에서 지구를 충돌하려고 날아오는 소 혜성을 폭파한 후 아카시아의 우주비행접시 부대와 싸우면서 지구로 회귀하다가 장렬히 희생됐던 것이죠. 다혜 박사는 아직도 아들을 잃은 아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어요. 유리 박사는 수중 아파트에 들어가서 침대에 누워 몸을 가누지 못하는 다혜 박사를 위문하면서 금별 대통령이 인종개량연구소를 세우기로 한 지시를 전달했어요. 다혜 박사는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단연히 말했어요. “지구를 보위하려고 나는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까지 잃었어요. 지구를 보위하고 뱀 섬나라의 오랑캐들을 전승할 수만 있다면 560살도 넘은 이 늙은 노친의 모든 것을 바치려오. 허나 저는 핵미사일전문인데요. 어떻게 인종개량을 연구할까요?” 유리 박사는 다혜 박사의 손을 잡고 “저도 천문학을 연구한 사람이지만 지금 인종개량을 연구하게 됐어요. 우리는 천문학과 핵에너지 지식을 이용해 오존층이 파괴된 지구촌에서 자외선과 방사능 오염에 적응할 수 있는 새 슈퍼인종을 개발해 보자요.”라고 했어요. 그제야 다혜 박사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한편 유리 박사가 떠나간 후 금별 대통령은 사랑이 있는 자리에서 금붕어를 보고 근심을 털어놓았어요. “네가 진정 클론바우 16세, 그 괴물과 결혼할 예산이냐?” “유리 박사가 결혼하지 않아도 복제기술과 줄기세포 기술로 슈퍼맨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어?” 금붕어는 대수로워 하지 않았어요. 허나 금별은 여동생의 전도를 고려했어요. “넌 그래, 괴물 같은 후대를 볼 예산이냐? 우린 너무나도 귀중한 분들을 너무 많이 잃었어. 외조부모와 부모를 모두 죤슨 악마와의 전쟁에서 잃었다. 난 하나 밖에 없는 여동생을, 한 배 속에서 나온 쌍둥이 누이동생을 잃을 수 없다. 허우아가 널 좋아하는데 심중히 고려해봐라.” “림해자가 허수아를 따르는데 별 근심을 다한다. 오염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슈퍼맨 후대를 보면 좀 좋아서?” 금별 대통령은 후~ 하고 땅이 꺼지게 한숨을 지으면서 도리머리를 홰홰 가로 흔들었어요. “이건 애들 장난이 아니야. 네가 어찌 허수아와의 진정한 사랑을 버리고 사람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괴물 후대를 보자고 그러니?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 “더 말하지 말라. 이미 결단을 내렸으니까.” 금별 대통령과 사랑은 근심어린 침울한 표정을 지었어요. 며칠 후 유리 박사의 인도를 받으면서 금붕어 부장은 다혜 박사와 함께 우주비행선을 타고 태공으로 날아올랐어요. “태공에서 둥둥 떠다닌 지도 이젠 천년도 넘는데요. 낡은 우주비행선이 온전하겠어요?” “근심하지 말아요.” 유리 박사가 확신에 찬 눈길을 금붕어에게 주었어요. “전번에 제가 저의 열여섯째 아들 16대 클론바우를 찾아본 일이 있어요.” “예~” 그들은 태공쓰레기가 날아다니는 태공에서 우주비행선마다 참빗질했어요. 태공에는 오염된 지구에서 살기 싫어 태공에 올라와 냉동 관에 들어간 사람들의 유체를 싫은 우주비행선이 수태 둥둥 떠다니고 있었어요. “바로 저거요.” 유리 박사는 낡은 우주비행선을 가리켰어요. “끝내 찾아냈군요.” 금붕어는 기뻐 손뼉까지 쳐댔어요. 그들은 사흘만에야 16대 클론바우의 냉동 관을 싫은 낡은 우주비행선을 찾아냈어요. 천년이나 태공에서 날아다닌 우주비행선이지만 과학기술함량이 높은 것이어서 색이 좀 낡았을 뿐 아직도 용케도 태공에서 거연히 날아다니고 있었어요. “저게 뭐예요?” 그들이 우주비행선에 접근하려고 할 때었어요. 독수리 몇 마리가 이쪽으로 덮쳐 오면서 무서운 소리를 지르고 있었어요. “겁나 마세요.” 유리 박사가 안심시켰어요. “저건 16대 클론바우를 보호하려고 우주비행선에 붙여두었던 로봇독수리들이예요.” “오~” 로봇독수리들은 이쪽 우주비행선과 가까이 날아와 사람의 소리를 질렀어요. “당신들은 뭘 하려고 여기 접근하는 거요?” 유리는 마이크를 쥐고 우주비행선 바깥에 대고 소리 질렀어요. “난 16대 클론바우의 어머니 유리 박사이다. 지금 클론바우를 데려가려고 왔다.” “유리 박사?” 그중 제일 큰 독수리 로봇이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저희들끼리 전자음으로 뭐라고 토론하는 거 같았어요. 이윽고 큰 독수리 로봇은 이쪽에 대고 “좀 기다리세요. 우리 주인한테 물어 보겠습니다.”라고 하더니 16대 클론바우의 우주비행선 쪽으로 날아갔어요. 뒤이어 우주비행선 안에서 웅글진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난 16대 클론바우입니다. 유리 박사는 누구를 데리고 왔습니까?” 그제야 유리 박사는 마이크에 대고 “오, 한 분은 코치아의 금별 대통령이고 한분은 대통령의 여동생 금붕어 부장이야.”라고 했어요. 그런데 저쪽에서는 생각지 못한 소리가 울렸어요. “오, 나도 금별 대통령님이 지구를 보위하기 위해 죤슨 악마를 전승한 위대한 업적을 쌓은 분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허나 난 유리 박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돌아가십시오.” “얘야, 난 네 어미야!” 유리 박사는 결이 나서 발까지 탕탕 굴렀어요. “당신이 어찌 내 어머니란 말입니까? 내 어머니는 코끼리와 타조입니다. 내 몸속에는 유리 박사의 유전자보다도 나를 낳은 코끼리의 유전자가 더 많습니다. 코도 코끼리어머니를 닮아 이렇게 대여섯 발이나 되는데요. 내가 어찌 유리 박사의 아들이란 말입니까?” 16대 클론바우의 말을 듣고 유리 박사는 도리머리를 홰홰 가로 흔들었어요. “얘야, 네가 무슨 그런 불효한 말을 하는 거야. 내가 없이 네가 태어날 수 있단 말이냐?” 유리 박사의 눈에서는 벌써 서러움에 찬 눈물이 흘러내렸어요. 그러나 저쪽 우주비행선에서는 더욱 성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돌아가시오. 난 유리 박사를 좋아하지 않아요. 이전에 내 아들 17대 클론바우를 사촉해 오존층을 파괴해 지구촌을 통일해 얻은 게 뭡니까? 우리는 살 곳이 없어 맥슨 박사와 유리 박사를 따라 남극에 갔죠. 남극의 얼음마저 지구온난화에 녹아내려 이렇게 냉동 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까? 어째 또 나를 날 오염된 지구에 내려가 살라고? 성가시게 굴지 말고 어서 돌아가세요.” “얘야, 이 어미를 믿어라.” “흥! 어미는 무슨 놈의 어밉니까? 내 어머니는 코끼리입니다. 이젠 유리 박사가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믿지 않을 겁니다. 자기네는 결혼해 호의호식하면서 살면서. 난 사람도 아니고 짐승도 아니게 만들어 놓고 뭡니까? 또 나를 아들 클론바우처럼 태공에서 핵미사일을 안고 날뛰다가 죽이자고 그럽니까? 어서 돌아가십시오. 안 그러면 로봇독수리들의 고기밥이 되지 말고. 흥!” 그러자 호위 로봇독수리들이 날아와 금붕어가 모는 우주비행선 유리에 날개를 딱 붙이고 매달려 칼날 같은 부리로 우주비행선 유리를 마구 쪼아댔어요. 저게 뭔가요? 유리가 날카로운 부리에 펑펑 구멍이 뚫릴 것만 같았어요. 금붕어는 황급히 “우리가 돌아갈 테니 그만 해!” 하고 고함쳤어요. 그제야 로봇독수리들은 유리에서 떨어져 저쪽 우주비행선으로 날아가 날개 밑에 붙는 것이었어요. 금붕어가 선불 맞은 노루처럼 우주비행선 기수를 돌려 낡은 우주비행선에서 멀리 떨어져 갔어요. 허나 유리는 또다시 마이크를 쳐들었어요. “클론바우야, 다 내가 돕는다는 게 잘못해 지구를 해쳤다. 지금 우리는 금별 대통령의 영도아래 새로운 인종을 개발해 계속 지구를 해치려는 악마들을 제거하고 오염된 지구를 복구하려고 한다. 너의 힘이 필요해.” 그 말에 저쪽 우주비행선에서는 아무런 말도 없었어요. 원래 클론바우의 우주비행선에는 지구의 모든 역사 인물과 과학기술 정보를 입력한 시스템이 장치돼 있었어요. 그리하여 누가 다가오면 시스템이 작동되면서 자연히 클론바우 16세를 대신 대화를 나누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몰아냈던 것이죠. 저쪽 우주비행선이 잠잠해지자 유리 박사는 클론바우 16세가 자기 말을 듣고 있다는 것을 육감으로 느꼈어요. “난 아들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에게 미안하다. 장가 한번 가보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가게 했으니 말이야.” 저쪽 우주비행선에서 땅이 한숨소리가 들렸어요. “그래 도대체 어찌 하자고 왔습니까?” “얘야, 지구촌을 보위하려면 너 같은 슈퍼맨이 필요하다. 우린 너 같은 슈퍼맨으로 인종을 개량하려고 한다.” “그럼 인종개량을 할 거지. 날 찾아와 뭘 합니까?” “너와 예쁜 금붕어 부장을 결혼시키려고 그래.” “허허허허. 나 같은 괴물에게 시집오려는 사람도 있답니까?” “그래.” 유리 박사는 금붕어에게 눈을 찔끔 해보였어요. “어떤 눈이 먼 여자인가요? 머리는 온전해요?” “그래요.” “어머니 목소리가 아닌데?” “저는 금붕어인데요.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인종개량을 꼭 해야 하겠어요.” “구체적인 방안을 말해 보세요.” “복제기술과 줄기세포를 이용해 당신과 저의 유전자를 분해해 클론바우 17세 대통령과 같은 슈퍼맨 인종을 개발하는 것이죠.” “또 그 말이군. 우리도 인간인가? 괴물이지. 세상을 온통 괴물 세상으로 바꿔 놓으려는 겁니까? 피를 너무 믿지 마십시오. 나 같은 슈퍼맨이 일단 악마로 변하면 지금 인류의 힘으로는 이기지 못합니다.” “근심하지 마십시오. 우린 꼭 지구를 보위하도록 슈퍼맨들을 어릴 때부터 교양할 거예요.” 그러나 클론바우는 한숨을 계속 쉬었어요. “계획은 아주 좋은 계획인데요. 인민이 역사를 창조하지 영웅이 역사를 창조하지 못한다는 걸 명심하십시오. 몇몇 클론바우로 어찌 전 지구촌을 개조할 수 있겠습니까? 전체 인류가 지구 생태환경의식을 수립해야지. 참 답답하구먼. 천년 후에도 후배들이 이렇게 우둔한 생각을 하다니? 쯧쯧쯧.” 금붕어는 우주비행선 기수를 돌려 낡은 우주비행선에 접근시키면서 마이크에 대고 말했어요. “우린 한두 슈퍼맨을 생산하려는 것이 아닌데요. 좋기는 천백만 클론바우를 생산해내려고 해요. 후세의 인류는 방사선과 자외선에 견딜 수 있는 악어 껍질과 같은 피부에 팔 네 개 달린 슈퍼맨으로 만들어보려고 해요. 한 마디로 오염된 지구에서도 능히 생존할 수 있는 인간을 창조하려는 것이죠.” “참 그럴 듯한데. 이젠 인종만 개량하고 오염된 지구를 복구하지 않을 예산이구먼.” “아니죠. 오염된 지구를 복구하는 한편 새 생태환경에 적응될 수 있는 슈퍼맨을 생산하려는 것이죠.” “허허허. 구리방울을 굴리는 듯 목소리를 들으니 한번 보고 싶구먼. 어떤 예쁜 처녀인가고?” 그때라고 유리 박사는 모를 박았어요. “그래, 이젠 천년 잠에서 깨나 인간 세상에 돌아와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사람답게 재미나게 살아보아라. 너도 이젠 우리를 도와 지구를 구할 때가 됐다. 어서 우주비행선 문을 열어라.” “에참, 진짜 인간 세상에 나가고 싶게 미인계를 써서 유혹하는구먼.” 금붕어는 우주비행선을 천천히 몰아 머리를 낡은 우주비행선의 꽁무니에 딱 도킹했어요. 호위 로봇독수리들은 두 우주비행선 주위를 날아다니면서 주위를 감시했어요. 뒤이어 호위 로봇무사들이 컴퓨터를 작동해 두 우주비행선의 문을 열었어요. 금붕어는 유리 박사를 따라 낡은 우주비행선으로 건너갔어요. “아니, 저게 뭐예요?” 금붕어는 놀라 고함쳤어요. 낡은 우주비행선 안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데 바닥에 놓인 낡은 회색 냉동 관 옆에는 박 같은 두개골들이 해골에 묻혀 데굴거리지 않겠어요? “놀라지 마세요. 지금 당신들의 속심을 관심법으로 투시하고 있는 중이예요? 묻는 말에 속심대로 대답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독 김이 풍겨 나와 당신들은 당장 백골이 될 거요.” “맞다!” “거짓말을 하는 날엔 너희들의 각을 뜯어 매 밥을 해 놓을 테다!” 철갑을 입은 고대 무사를 방불케 하는 호위 로봇무사들이 을러멨어요. 유리 박사는 두려워 와들와들 떠는 금붕어의 손을 잡고 우주비행선을 둘러보았어요. 허나 클론바우 16세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고 호위 로봇무사들이 레이자검을 들고 노려보고 있었어요. 이때 피어오르는 김 속에 묻힌 냉동관 안에서 우렁우렁한 목소리가 들렸어요. “할머니, 할머니 옆에 있는 처녀가 금붕어 부장이겠지요?” “그래요. 제가 금붕어예요.” 금붕어가 입을 열려는 유리 박사를 앞질러 대답했어요. “허허허허, 체구를 보니 내 10분의 1이나 될까?” 금붕어는 그 말에 입을 쫙 벌리더니 냉동 관을 공포에 찬 눈길로 내려다보았어요. 냉동관의 길이는 10미터도 넘는 것 같았어요. “아니, 클론바우 16세님은 클론바우 17세 대통령보다도 더 크단 말인가요? 대통령께서는 키가 5미터 쯤 되는 거 같았는데요.” 냉동관 안에서 너털웃음소리가 울렸어요. “허허허, 놀랐지? 내가 적어도 당신들의 대통령의 아버지라고 할까? 선배라고 할까? 어쨌든 내 유전자를 가져다 만든 클론바우 대통령이니까. 내가 더 클 수 있지 않아?” 냉동 관에서는 한숨소리가 흘러나왔어요. “클론바우 17세는 16대의 자식이라고 하는 게 옳지. 유리 박사는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이젠 박사님께서는 저의 어머니라고 하는 것 보다 저의 16세 할머니시조라고 하는 게 타당할 거 같아요. 족보를 고치세요. 후손들이 웃겠어요.” “그 말에는 도리가 있어. 물을 거 다 물었으면 우리를 따라 인간 세상에 내려가자.” “할머님, 제 말을 들어보세요. 금붕어 부장의 부드러운 말을 듣고 나도 결혼해 아들딸을 낳으면서 인간답게 살아보려고 했는데요. 금붕어의 속심을 관심법으로 투시해보니까요. 인종을 개량해 지구를 보위하려고 저와 결혼하려는 진심이 장하고도 가긍해요. 허나 될 일이 아니죠.” 그 말에 금붕어는 따지고 들었어요. “무엇 때문에요?” 냉동 관 안에서는 한숨 소리에 뒤이어 이런 말소리가 울렸어요. “보세요. 금붕어와 저는 궁합이 맞지 않는 게 알리지 않아요? 내 체중만 해도 1톤은 돼요. 금붕어 부장의 그 호리호리한 몸을 보니 체중이 백 근도 돼 보이지 않는구먼.” “무슨 말인가요? 제가 109근이나 돼요.” “난 신장도 열배나 되지. 그 물건도 얼마나 큰데. 말도 안 돼. 안 돼!” 금부어도 그 말에 캐드득 웃어버렸어요. 허나 유리 박사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얘야, 내 말을 들어봐.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너와 금붕어가 결혼해야 돼.” “그만 두세요. 할머니, 이건 정치결혼인가요? 아니면 인종개량과학을 위한 과학결혼인 거요? 너무너무 짝이 맞지 않는데요. 억지로 배필이 되라고요? 안 돼요. 성가시게 굴지 말고 돌아가요. 오늘 천년 만에 너무 많은 말을 했어요. 아, 곤해요. 어서 돌아가세요.” 호위 로봇무사들이 둘씩 붙어 유리 박사와 금붕어 부장의 양 팔을 잡고 우주비행선 밖으로 끌어내려고 했어요. “잠간! 내 말을 들어보세요.” 유리 박사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또 뭘 말인가요?” 유리 박사는 냉동 관에 다가서 내려다보면서 확신에 차 말했어요. “클론바우 15세는 코끼리와 결혼해서 자네를 낳은 거 같아? 자네도 금붕어와 성생활을 하지 않고 체외 수정하는 기술과 유전자로 복제분해는 기술 그리고 줄기세포기술을 이용해 얼마든지 인종을 개량할 수 있어. 너에게 부탁하자. 인간세상으로 내려가 너의 유전자를 금붕어에게 제공해 달라.” “체외사정하란 말이지. 거 그럴듯한 결혼이구먼. 그게 어디 결혼인가요? 인륜을 해치는 일이지.” 냉동 관에서는 또 한숨소리가 들렸어요. 뒤이어 뜻밖에도 이런 말이 흘러나왔어요. “허나 인종을 개량해 지구를 구하려는 할머니와 금붕어 부장의 마음이 가상스러워 내 천년 잠에서 깨나서 인간 세상에 내려가야 하겠구먼.” “고마워, 클론바우야.” “고마워요.” “금붕어 부장, 아니, 내 색시, 어서 인간 세상에 내려가 새로운 인종을 생산해 보자. 허허허허. 별 일도 다 있구먼.” 그제야 호위 로봇무사들은 레이자검을 치우고 우주비행선을 조종하는 유리 박사와 금붕어 부장을 호위해 바깥쪽을 향해 돌아섰어요. 호위 로봇무사들이 특유한 신호로 바깥에 연계하자 호위 로봇독수리들이 태공에서 훨훨 날아예면서 대기층 쪽으로 기수를 돌려 날아가는 하나로 된 두 우주비행선을 호위했어요. 코치아 하늘에 로봇독수리들이 호위하는 냉동 관을 실은 초대형우주비행선이 날아오자 백성들은 기적이나 일어 난 듯이 환호했어요. 만장굴 앞의 우주비행장에서는 벌써 금별 대통령이 다혜 박사와 함께 허수아 부장과 림해자 부장, 차슬기 부장 그리고 아카시아의 후대 예리나와 안나, 예룬나까지 비행장에 나와 있었어요. 우주비행선이 우주비행장에 내리자 모두들 박수갈채를 보냈어요. 기중기차가 달려와 우주비행선 윗덮개가 열리자 길이가 15미터나 되는 냉동 관을 훌 들어 대형트럭에 실었어요. 트럭은 호위경찰차들의 옹위를 받으면서 코치아 국립 과학 원으로 달려갔어요. 햇빛이 한 가닥도 흘러들지 않는 밀봉된 어둠 컴컴한 실험실에서 다혜 박사와 유리 박사는 연구일군들을 지휘해 냉동 관을 전지불로 비춰 보았어요. 냉동관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훈민정음과 영어로 새겨져 있었어요. 지구 생태균형이 복구된 후 저의 냉동 관을 열어 좋은 세상을 보게 해주세요. 그전에 누가 함부로 저의 냉동 관을 연다면 천벌을 면치 못할지어다. 클론바우 16세   유리 박사는 냉동 관 앞에 가서 두 손을 모아 잡고 머리를 조아리면서 정중히 말했어요. “클론바우 16세야, 너의 유언대로 해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지금 지구촌의 생태환경이 완전히 복구되지 못했다. 그런데 너를 이 더러운 오염된 지구에 나와 고생하면서 살게 하는 나를 용서해 달라.” 그때 냉동 관에서 우렁우렁한 말소리가 들렸어요. “지구촌을 구하기 위해 제가 선택한 길이니까. 할머님께서는 어서 옆에 서 있는 연구일군들을 시켜 냉동 관을 어서 여십시오. 나도 천년 동안이나 꽁꽁 언 채로 관안에 누워 있어 잔등도 겨리고 사지가 쑤셔나서 못 견디겠습니다.” 그 말소리에 연구일군들은 놀라 서로 쳐다보았어요. “그래, 네가 그렇게 넓게 생각하니 마음이 좀 편하구나.” 유리 박사의 말에 냉동 관에서는 이런 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난 어서 인간 세상에 나가서 금붕어 부장과 결혼해 슈퍼맨을 낳고 깨알이 쏟아지게 살고 싶습니다. 어서 냉동 관부터 여세요.” 그 뉴스 같은 말에 허수아는 더 없이 놀랐어요. 금붕어는 허수아 부장 마음 속의 금빛 태양이었거든요. 헌데 관안에 괴물과 결혼하다니요? 믿어지지 않았어요. 허나 그 옆에 서있는 림해자는 금붕어에게서 허수아를 떼올 수 있게 돼 적이 웃음주머니가 흔들흔들 했어요. 금붕어는 허수아와 차슬기, 림해자 등 부장들의 따가운 눈길을 느껴 머리를 다소곳이 숙였어요. 허나 인차 머리를 들었어요. 유리 박사가 손을 홱 휘두르자 연구 일군들이 특제전자도구로 냉동 관을 열어 재꼈어요. 순간 전지 불 밑에 허연 김이 뭉게뭉게 피어올랐어요. 김이 차자 사라지면서 괴물 클론바우 16세의 원형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어요. 서리서리 피어오르는 허연 김 속에 먼저 커다란 3미터도 넘는 코끼리코와 5미터도 넘는 독수리 날개가 관 안에서 드러났어요. “와우~” 해자랑 허수아랑 모두들 놀라 감탄했어요. 허나 유리 박사와 금붕어의 눈총을 받자 인차 입을 다물어 버렸어요. 뒤이어 연구일군들이 정맥주사를 놓자 뒤이어 클론바우 16세의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어요. 한참 후였어요. 클론바우의 몸을 감쌌던 얼음이 녹고 몸도 녹았어요. “아~함~” 클론바우 16세가 하품인지 감탄인지 하더니 벌떡 일어나 앉으면서 중얼거렸어요. “내가 무슨 잠을 이렇게 오래 잤어. 유리 할머님, 오늘 몇 년 몇 월인가요?” “3968년 11월이야.” 그는 독수리 발가락 같은 손을 꼽으면서 사발만큼 한 눈을 굴리더니 중얼거렸어요. “그러니까 딱 천년 넘어 잤구나. 이젠 인간 세상을 보자꾸나.” 클론바우는 십여 미터나 되는 육중한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코끼리 대가리 같은 머리로 국립 과학원 천정에 부딪쳤어요. 지붕이 부르르 떨면서 먼지가 날아 내렸어요. “에이, 지붕이 너무 낮아 내 살기는 불편하구먼. 어험.” 클론바우 16세는 자기 발로 얼음이 깔린 냉동 관에서 성큼성큼 걸어 나왔어요. 순간 금붕어는 괴물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이 재생한 거 같아 저도 몰래 고함쳤어요. “위대한 클론바우 꼬마대통령 만세!” 모두들 따라 “만세!” “만만세!” 하고 구호를 불렀어요. 클론바우 16세는 거대한 날개와 네 개의 팔을 휘둘러 몸에 묻음 얼음조각과 물기를 털어냈어요. 땅바닥에 유리 조각 같은 얼음조각이 짜르르 떨어졌어요. “모두들 오해하지 마세요. 저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이 아닙니다. 저는 클론바우 17세 꼬마 대통령의 아버지 벌 되는 클론바우 16세요.” 그는 유리박사의 앞으로 쿵쿵 다가가더니 머리를 숙이면서 인사했어요. “할머님, 그간 심려를 끼쳤습니다. 이제 제가 효성을 다해 할머니를 모시겠습니다.” 유리 박사는 클론바우 16세의 축 늘어뜨린 긴 코랑 매만졌어요. “고맙다. 우리 고생하는 인간들을 구해 달라.” 클론바우는 어둠속에서도 독수리와 부엉이 눈 같이 밝은 눈으로 용하게도 금붕어를 찾아 내 쿵쿵 마주 걸어갔어요. 저게 뭐예요? 클론바우는 금붕어를 훌 들어 올리더니 10미터 상공에서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정중하게 말했어요. “금붕어, 내 목숨을 다 바쳐 그대를 사랑하고 아끼고 보호할 거야.” 금붕어는 감동에 찬 뜨거운 눈물을 주르르 흘리면서 “사랑해요. 클론바우 16세.” 하고 조용히 말하면서 파초 같이 넓은귀를 매만져주었어요. 모두들 박수갈채를 보냈어요. 며칠 후 만장굴 회의장에서 클론바우와 금붕어의 결혼을 축하해 은은한 결혼찬가가 울렸어요. 허수아는 허무한 웃음을 지었어요. 그는 은근히 어려서부터 금붕어를 사랑해왔던 거예요. 그런데 하루아침 새에 자기가 사랑하던 죽마고우와 같은 여자 친구를 사람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괴물 클론바우 16세에게 빼앗겼으니 말이죠. 금붕어도 그 눈치를 챘는지 아니면 자체 설음인지요. 눈 굽을 손으로 살짝 찍으면서 어깨를 들먹였어요. 그런 줄도 모르고 클론바우는 논밭의 숱한 개구리들의 알을 연상하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어요. “그래, 개구리들도 암컷이 숱한 난자를 논밭에 흘려놓으면 수캐구리가 암캐구리의 잔등에 매달려 수정시켜 놓지. 그래도 올챙이만은 잘 깨나더라. 나도 체외사정인지 복제인지 줄기세포기술로 개구리처럼 숱한 새끼를 낳아 길러보자.” 클론바우 16세는 금붕어와 척척 합작했어요. 어느 날 복제기술의 권위대학자 유럽 노르망디공국의 크롱 박사가 코치아 국립 과학원에 나타났어요. 그 과학원 숙사에서 클론바우와 금붕어가 살고 있었어요. 클론바우는 커다란 무대를 방불케 하는 소파에서 일어나 정중하게 인사했어요. “크롱 박사님, 어서 이리로 와서 앉으세요.” “두 분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원해요.” 크롱 박사는 아주 정중하게 인사하고 소파에 걸터 앉았어요. 그런데 소파가 어찌나 높은지 그는 아주 불편했어요. 뒤이어 그는 금붕어와 유리 박사의 사전 포치대로 가방을 내리워 열더니 주사기를 꺼내 클론바우 16세의 팔에서 유전자를 뽑아냈어요. “막 조급해나는데. 언제쯤 우리 자식을 볼 수 있을까요?” 크롱 박사는 금붕어의 팔에서도 유전자를 주사기로 빼내면서 희죽이 웃었어요. “내심하게 기다리십시오.” 크롱 박사가 국립 과학원을 떠난 지 석 달도 되지 않은 어느 날이었어요. 국립 과학원 마당에는 코끼리코를 해단 클론바우와 똑 같이 생긴 클론바우 제16세의 새끼 클론바우 17세가 태어났어요. 한 일년이 지난 뒤 클론바우 17세의 몸에서 유전자를 분리해낸 크롱 박사와 유리 박사는 성공적으로 클론바우 18세와 그의 동생들인 클론바우 1호부터 50호까지 생산해냈어요. 똑 같이 생긴 클론바우들이 만장굴 앞에 와서 줄을 죽 섰어요. 클론바우 16세와 금붕어는 자기들에게 인사하는 클론바우들의 위대한 탄생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몰랐어요. 그들은 인종개량연구소 소장 유리 박사와 부소장 다혜 박사와 오염된 지구 생태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악어 껍질을 가진 인종을 개발하기로 토론하고 결정했어요. 그들은 즉시 크롱 박사에게 위탁해 악어 줄기세포를 채취해 새끼 콜론바우들의 줄기세포와 접목해 악어 껍질처럼 두텁고 투덜투덜한 클론바우 18세들을 100여명 더 탄생시켰어요. 클론바우 18세는 하늘을 날수도 있고 물에서 헤엄칠 수도 있었으며 땅에서 타조가 달리는 속도로 달릴 수도 있었죠. 게다가 촘촘하고 한자나 되는 눈썹과 움푹하게 패인 눈확 속의 눈알에 자외선을 비치지 못하게 막아줄 수 있었어요. 클론바우 16세와 금붕어는 괴물 같은 자기 자손들이 말을 잘 듣지 않을까봐 손오공에게서 빌려온 금고주를 클론바우 18세와 그의 동생 150명의 머리에 몽땅 씌워 놓았어요. 그리하여 누가 말을 듣지 않으면 주문을 외우기만 하면 머리에 씌운 쇠금고주가 죄여 들면서 머리가 빠개지는 듯 아파나게 됐죠. 그리하여 클론바우 18세와 그의 동생들은 누구도 감히 클론바우 17세와 금붕어의 말을 어길 수 없게 됐어요. 코치아에서 클론바우 18세가 탄생했다는 뉴스가 온 지구촌에 퍼지자 세계 각국에서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이 사망한지 10여년이 지났는데요. 또 클론바우 꼬마대통령보다도 기괴한 신종 클론바우 18세를 탄생시켰으니 말이죠. 보세요, 클론바우들의 생김새들을. 악어껍질피부에 길다란 코끼리코, 파초 같은 코끼리 귀, 독수리 눈깔 같은 사발 같은 눈, 타조 다리 같은 훤칠한 다리, 공룡의 손과 팔 같은 네 개의 팔과 손, 독수리 발 같은 손가락과 송곳 같은 손톱과 발톱은 호랑이 가죽도 마구 째고 통째로 잡아먹을 듯 했어요. 게다가 6미터나 되는 날개로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어나 고래처럼 먼 바다도 기선을 탈 필요 없이 헤엄쳐 건널 수 있으니 말이지요. 그보다도 클론바우 18세와 그의 동생들은 제16대나 클론바우 17세보다 더 발전된 인종이었어요. 그들의 코와 입 등 오관과 팔과 다리 사지, 지어 배속의 장기까지 따로 따로 장치한 부속품과도 같아 어느 사지가 손상되면 그 사지를 뜯어내고 그 클론바우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그 클론바우의 혈형과 맞는 맞춰 넣을 수 있는 것이었어요. 딱 마치 로봇의 어느 부속품이거나 집성회로처럼 뜯었다 바꿔 맞췄다 할 수 있었어요. 클론바우 18세들의 위대한 탄생으로 해 금붕어의 위신이 하늘로 날아오르게 됐어요. 그것은 금붕어가 지구촌을 구하고 인류를 구하기 위해 한 희생정신 때문이었죠. 허나 금별 대통령은 그리 기뻐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심드렁한 표정을 보였어요. “흥! 인종개량만 해서 되는가? 과학지식이 폭발하는 시대에 과학으로 로봇과 신식무기를 발전시켜야지. 어디 두고 보자. 누구 말이 맞는가?” 좌우간 클론바우 18세의 위대한 탄생은 특대뉴스로 돼 지구촌의 과학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었어요.  
2    장편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1) 댓글:  조회:2476  추천:22  2009-02-20
     장편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                                  김장혁              1.괴상한 태몽 세월은 류수와도 같이 빨리 흘러 어느덧 이 땅에는 기원 3948년 봄이 깃들었어요. 아름다운 지구 땅덩어리에는 알락달락 이쁜 꽃들이 방실방실 웃음지으면서 활짝 피여났어요. 누구 말인지는 몰라도 참말 옳은 말이예요. 한 300년이나 400년에 한번씩 이 세상에는 천하를 뒤흔드는 천재가 태여난다고 했어요. 500년 전에 소혜성 하나가 지구를 충돌할 수 있는 궤도에 들어 서서 지구에로 날아 왔댔어요. 그때 무빈 총사령관을 비롯한 지구촌의 군사들은 과학자들과 군민들과 함께 리철학 총사령관을 괴수로 한 달나라 군사들을 제압하고 지구를 충돌하려는 소혜성을 핵미사일로 까부시고 지구를 보위하였댔어요. 그러나 500년이 지난 후 사람들은 또다시 욕심을 부려 판도를 넓히고 자원을 쟁탈하려고 아웅다웅 하였어요. 지어 이 땅덩어리의 풍부한 자원을 독점하려고 미쳐 날뛰면서 전쟁을 벌렸어요. 그번 제9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뒤 한동안 인간세상은 전쟁을 염오하고 상대적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국부지역 갈등이 몇번 있었을뿐이지 세계대전은 없었어요. 사람들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 거예요.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미국에서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탄을 투하하여 수십만명이 죽고 온 시내가 재더미로 되였댔지요. 제9 차 세계대전 기간에는 나라마다 원자탄과 질자탄의 위력을 과시하면서 핵전쟁을 끊임없이 하여 비옥한 땅덩어리를 차지하고 자원을 략탈하였어요. 하늘만큼 무한정한 욕심을 가진 인유의 아귀다툼으로 하여 지구라는 땅덩어리는 볼품없이 파괴되여 갔던 것이예요. 그리고 수십년이 지나도록 원폭피해의 상처가 가실줄 모르고 사람들은 방사성오염물질로 하여 원폭피해를 입은 2세대 내지 3세대까지 백혈병 같은 피부병에 걸리고 기형아를 낳았어요. 워낙 지구촌 사람들은 히로시마원폭피해의 상처를 매만지면서 그때로부터 원자력을 지구촌과 인류를 해치는데 쓴 것이 아니라 평화적으로 핵발전소를 세워 전기를 생산하는데 썼어요. 지어 달나라의 헬리움-3까지 가공하여 지구촌에 날라다가 전기를 내고 있었어요. 그러나 사람들은 욕심이 끝이 없었어요. 본래 자기 밥그릇이 어느만큼 하면 그만큼 먹고 살면 되는 건데요. 작은 밥그릇에 밥과 채를 넘쳐나게 담아먹으려고 또다시 아웅다웅 싸우기 시작하였어요. 여러 나라들은 또다시 자기 판도를 넓히려고 갖은 방법을 다하여 짧은 시간 내에 사람들을 몰살시킬 최첨단살인무기를 연구제작하기 시작하였어요. 바로 이런 란세에 아시아주의 코치아라는 나라의 유명한 지질학자 김지학박사와 해양수산물학자 박수혜박사의 가정에서 괴상한 남북골남자애 금별이와 복숭아 같은 녀자애 금붕어 오누이쌍둥이가 태여났어요. 이 오누이쌍둥이가 태여나기 전에 이 집 식두들은 별의별 이상한 룡봉태몽을 다 꾸었어요. 어느날, 김지학박사가 지질탐사망치로 광석을 탐사하면서 가파로운 절벽을 기여오를 때였어요. 절벽 우의 소나무가 우거진 곳에서 금빛이 눈부시게 반짝이는 것을 발견하였어요. (저게 무슨 빛이지?) 김지학박사는 너무나도 이상해 황급히 절벽 우로 기여올라 갔어요. 아차, 저게 뭐예요? 절벽끝 돌 틈에서 자란 두길도 넘는 소나무 우에 금빛이 반짝이는 금망치와 금밥주걱이 걸려 있지 않겠어요. (이건 필시 하늘이 나한테 내린 보물이구나. 와싸, 오늘 정말 땡이로구나. 이런 멋에 지질탐사를 하는 지질학자로 되는게 아닌가?) 김박사는 안깐힘을 다하여 절벽 끝에 우뚝 서 있는 소나무 우로 아득바득 기여올라갔어요. 그는 소나무를 두 다리로 죄여 안은 채 량 손에 금망치와 금밥주걱을 쥐고 번갈아보면서 좋아 어쩔줄을 몰랐어요. “따웅! 건 내 금망치야!” 갑자기 천지를 진동하는 호랑이의 울부짖음소리가 울렸어요. 김박사가 머리를 들어보니 이마빼기에 왕(王)자를 새긴 얼룩호랑이가 벌써 덮쳐들고 있었어요. “아차, 이 놈 호랑이야, 이게 어디 네 금망치냐?” “잔소리 말구 어서 다구, 안 주면 네놈부터 사지를 뜯어먹어버리겠다.” “사람 살려요!” 김박사는 깜짝 놀라 눈을 딱 감은 채 혼이 날아나버렸어요. 한참 후 정신을 차린 김박사는 이젠 죽었구나 하고 까딱 하지 않고 소나무 우에 앉아 있었어요. 그런데 웬 일인지 호랑이의 자취가 없었어요. 무슨 뜨거운 입김 같은 것이 김박사의 발에 풍겨왔고 아래쪽으로 하여 무엇이 버둥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어요. 김박사가 눈을 살며시 뜨고 보니 이게 웬 일이예요. 글쎄 김박사의 발이 놓인 바로 앞의 두 소나무 가지 사이에 호랑이가 대문짝 같은 아가리르 쫙 벌린 채 목이 떡 걸려 있지 않겠어요. 허허. 그 놈 호랑이는 퉁사발 같은 눈깔을 껌뻑거리면서 두다리를 버둥거리고 있었어요. 김박사는 금망치와 금밥주걱을 품에 넣고 탐사망치로 호랑이 대가리를 딱딱 두드려 보았어요. 소나무가지 사이에 목이 떡 걸린 호랑이는 퉁사발눈을 펀히 뜨고서도 용빼는 수 없었어요. 김방사의 망치에 대가리를 딱딱 맞야대는 팔자로 돼버렸어요. 김박사는 호랑이가 불쌍해서두 손으로 안깐힘을 다해 소나무가지를 벌리고 호랑이을 구해주었어요. 땅바닥에 털썩 떨어진 호랑이는 소나무밭으로 다리야 날 살려라고 꼬리 빳빳해서 달아나버렸어요. 한참 후 김박사는 소나무에서 천천히 내려 금망치와 금밥주걱만 가지고 절벽길을 에돌아 산에서 내려 갔어요. 그런데 여기저기서 승냥이 울음소리가 들려 잔등에 식은 땀이 후즐근해졌어요. 이때 등뒤에서 또 “따웅!” 하고 호랑이의 울부짖음소리가 울렸어요. “에크! 이젠 영낙없이 죽었구나!” 김박사는 눈을 딱 감아버렸어요. 그런데 김박사의 앞에 뭔가 육중한 것이 털썩 주저앉는 것 같지 않겠어요. “내 잔등에 올라타라구. 누가 감히 내 구명은인을 건드린다구.” 김박사가 눈을 살며시 뜨고 보니 얼룩호랑이가 웅크리고 앉아 너럭바위같이 넙죽한 잔등을 들이대고 있었어요. “아니, 산중대왕님은 무엇 때문에 날 구합니까?” “자네가 소나무가지에 걸린 날 구해줬기에 구해주는 거요. 얼른 내 잔등에 올라타게나.” 김박사는 “에라, 모르겠다.” 하고 얼룩호랑이 잔등에 올라탔어요. 승냥이들과 호랑이, 곰, 사자 등 야수들은 김박사를 잡아먹으려고 으르릉거렸어요. 그러나 야수들은 산중대왕 호랑이가 두려워 호랑이 잔등에 올라탄 김박사를 뒤쫓아가면서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어요. 김박사는 산중대왕 호랑이 잔등에 업히워 야수들이 득실거리는 수림 속을 벗어나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던 것이예요. 그런데 이게 뭐예요? 집이라고 돌아온 곳은 글쎄 호랑들이 득실거리는 호랑이 굴이 아니겠어요. 이걸 어쩌는가요? “사람살려요!” 깜짝 놀란 김박사는 고함치면서 후닥닥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그제야 그는 그것이 한낱 꿈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였어요. 그가 품 속을 만져보니 호랑이의 잔등에서도 건사한 금망치와 금바부걱은 온데간데 없지 않겠어요. 김박사는 태몽에서 주어온 금망치를 미루어보면 장차 태여날 어린애는 자기와 같은 지질학자일 것이라고 여겼어요. (그런데 금밥주걱은 또 뭐지?) 김박사가 안해 수혜박사와 아무리 의논해보았자 꿈에서 나타난 금밥주걱이 무엇을 뜻하는지 의문이 잘 풀리지 않았어요. 수혜박사는 그저 생글 웃었어요. “아마 딸을 낳을 거 같애요.” 김지학박사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아니요. 꼭 지질학자 아들을 낳을 거요.” 이튿날 수혜박사도 이상한 꿈을 꾸었지요.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를 좋아하는 그녀가 배를 타고 푸르른 바다로 나갔어요. 그녀가 한창 갈매기가 나래치고 집채 같은 파도가 출렁이는 먼 바다를 바라보면서 환성을 올릴 때였어요. 갑자기 하늘에 먹장구름이 몰아치더니 번개가 번쩍이고 우뢰가 하늘과 바다를 진동하였어요. 뒤이어 폭우가 휘몰아치고 배가 기우뚱거리기 시작하였어요. “어머. 어쩌지? 구름 한점 없는 하늘에서 불시에 태풍이 휘몰아치고 폭우가 쏟아지다니?” 당황해난 수혜박사는 배머리를 급히 돌려 백사장이 하얗게 펼쳐진 해안으로 돌아가려고 하였어요. 이때 갑자기 저쪽으로부터 돌개바람이 휙 불어쳤어요. 아니, 저게 뭐예요? 아, 글쎄 소용돌이에 휘말려 바다물이 하늘로 올라가면서 물기둥이 구름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수혜박사가 급히 유람선의 키를 구십도로 돌렸지만 때는 이미 늦었어요. 배고 사람이고 다 돌개바람에 휘말려 하늘로 날아올라갔어요. 별일이예요. 배가 빙글빙글 돌면서 휘말려 구름 속으로 빨려들어갔지만요. 배 우의 사람 하나, 물통 하나 바다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구름 속에 멈춰섰어요.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야.) 수혜박사는 배가 잠간 멈춰서자 한숨을 호- 내쉬였어요. 바로 그때였어요. 갑자기 구름 아래에 칠색무지개가 놓였어요. 저게 뭔가요? 유람선은 구름 우에서 칠색무지개를 타고 천길 나락 같은 바다로 쭉 미끄러져 내려갔어요. “어마나!” 수혜박사가 소스라치게 놀라 소리쳤어요. 그때 칠색무지개가 언제 있었더냐 싶이 쭉 걷히면서 수혜박사의 품 속으로 뭔가 날아드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바다 우로 미끄러져 내려온 배는 잠수함으로 변하여 바다물 밑으로 숙 자맥질해 들어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얼마나 내려갔을가요? 바다물 밑은 시꺼멓게 어두워졌어요. 대학교 시절에 바다물 밑을 잠수해 본 적이 있는 수혜박사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우면 적어도 천여메터 깊이의 바다물 밑이라는 것을 어림짐작으로도 알수 있었어요. 잠수함이 멈춰서더니 이윽고 뭔가 벌컥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요. 눈을 뜨고 보니 잠수함은 오색령롱한 불빛이 반짝이는 룡궁대문 앞으로 내려왔던 것이죠. 룡궁 대문이 활짝 열리더니 안에서 철갑상어문지기가 아가리를 쩍 벌리고 나왔어요. “수혜박사, 우리 룡궁으로 오신 걸 환영합니다. 우리 룡왕께서 보자고 합니다. 어서 들어갑시다.” 수혜박사는 잠수함 문을 열고 금빛이 반짝이는 금돌을 밟으면서 철갑상어를 따라 룡궁으로 들어갔어요. 룡궁은 천정과 벽에서 황금빛과 비취빛이 반짝거려 참말 수정궁처럼 아름다었어요. 금붕어아가씨가 지느러미를 하느적거리며 춤을 추면서 반기였고 게와 거부기는 연회상을 차리느라고 분주히 돌아쳤어요. 룡왕은 룡좌에 앉아 퉁방울눈으로 수혜박사를 상냥하게 내려다보며 대문짝 같은 입을 열었어요. “수혜박사, 몹시 놀랐겠소. 오늘 모셔온 건 다름아니라 그대가 우리 바다를 보호하려고 쌓은 공덕을 기리여 그대에게 아주 총명한 오누이를 점지해주려는 거요. 장차 이 쌍둥이를 잘 길러서 우리 바다를 확고히 지켜주오. 지금 우리는 날이 갈수록 사람들의 오염피해에 바다물이 점점 더러워져서 살기 어렵게 됐소. 명심해 오누이쌍둥이를 잘 키워서 우리 바다를 잘 지켜주오.” 수혜박사는 감히 룡왕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머리를 숙인채 대답하였어요. “예, 그렇게 하겠나이다.” 이윽고 연회가 시작되자 거부기들과 게들이 다리로 가야금을 뜯었어요. 그  아름다운 가야금 멜로디에 맞춰 금붕어들이 남실남실 춤을 추었어요. 이때 룡왕이 수염 한대를 뽑아 훌 뿌렸어요. 그 수염은 룡궁을 휘- 휘 한고패 날더니 갑자기 수혜박사의 품 속으로 날아 들어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하하하하.” 룡왕은 너털웃음을 웃었어요. 갑자기 룡궁의 전등불이 꺼지면서 온통 새까만 천지로 변했어요. 수혜박사는 깜짝 놀라 고함쳤어요. 이때 누군가 그녀를 업고 룡궁 밖으로 나와 잠수함 안에 앉혀 주는 것이였어요. 수혜박사가 잠수함 문을 닫으면서 볼라니 문지기 철갑상어가 아니였겠어요. 수혜박사가 잠수함을 몰고 수면을 쏜살같이 달렸어요. 철갑상어 두마리가 잠수함 량쪽에 붙어 헤염치며 따라오면서 잠수함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리하여 수혜박사는 안전하게 수면으로 떠올라왔어요. 수혜박사는 뭍으로 올라오자마자 가슴이 꺽 막혔어요. 너무 갑갑해 막 소리치면서 가슴을 두드리다가 깨보니 한낱 꿈에 지나지 않았어요. 그녀는 너무나도 이상한 꿈이여서 본가집 어머니에게 꿈이야기를 쭉 하였어요. 어머니는 이렇게 말하였어요. “네가 장차 큰 일을 할 쌍둥이를 낳겠는 모양이야. 내 금강산 절당에 가서 스님한테 사위 꿈 이야기를 하고 어떤 애를 낳겠는가고 스님한테 물어봤어. 스님은 이래더라. ‘장차 예쁜 공주와 신을 3개나 업은 남북골애를 낳을텐데 그 쌍둥이애들은 소가 밟아도 우그러들지 않을 애들이오. 그 애들은 장차 우리 땅과 바다를 지킬 큰 일을 할 애들이오. 집을 팔아서라도 공부를 잘 시키라우.’ 이게 얼마나 기분 좋은 말이냐?” 괴상한 태몽을 꾼지 얼마 안되여 수혜박사는 진짜 어린애를 품게 됐고 또 열달 후에 룡과 봉황 쌍둥이오누이를 낳았어요. 김지학박사는 아들이 장차 자기 뒤를 이어 우주와 지구를 연구하는 지질학자로 되라고 이름을 우주라는 우 자에 별 성 자를 달아 우성이라고 지었어요. 수혜박사는 장차 자기 뒤를 이어 해양전문가로 되라고 딸의 이름을 금붕어라고 지었어요.                          2.룡꿈 부모들은 모두 자식들이 장차 커서 큰 인물이 될 룡꿈을 꾸기 마련이지요. 우성과 금붕어 쌍둥이오누이 첫돌 생일에 부모들은 대문짝만한 큰상을 차렸어요. 특히 공부를 모나게 잘하라고 김지학박사는 김씨네 집안 전통대로 돌생일상에 모두부를 올렸어요. 수혜박사는 아들애 우성이 장차 지질전문가로 되라고 우성 앞쪽으로 해 생일상에 금망치를 놓아주었고 딸애 금붕어 앞에는 금밥주걱을 놓은 외에도 룡과 상어, 잉어 등 바다물고기를 놓았어요. 김지학 박사는 아예 아들애가 뭘 골라 쥐기를 기다리지 않고 안고 큰상 앞에 가서 금망치를 쥐여 주었어요. 금망치가 어찌나 빛이 번쩍이고 무거운지 우성이는 와- 하고 울음을 터뜨렸어요. 수혜박사도 자기 뜻에 따라 금붕어를 안고 큰상에서 잉어 한마리를 쥐여 주었어요. 그런데 금붕어는 상을 찡그리더니 자기 앞에서 입을 쫙 벌린 룡을 매만지는 것이였어요. 그러자 숱한 지질학자들과 해양전문가 손님들은 혀를 끌끌 찼어요. “보나마나 이 집에 지질학자하구 해양학자 태여난 거 갔소.” “참대 그루터기에서 참대 자라겠지. 버드나무 자라겠소?” “허허허.” 부모들은 누구나 다 자식들이 룡이 되기를 바라지요. 그런나 그 룡꿈이 어디 그렇게 쉽게 이뤄질 수 있겠어요. 우성은 자라면서 아버지와 엄마의 기대와는 판판 달리 공부에는 빼돌이요, 먹고 노는데는 악돌이였어요. 우성은 학교에서 공부를 할 때는 정신을 추지 못하였어요. 그러나 하학하기만 하면 책가방을 벗어 쏘파에 던지고 친구들인 차슬기랑 허수아비랑 함께 용돈을 가지고 놀음감상점에 달려갔어요. 차슬기가 버릇처럼 길죽한 당나귀 귀를 빨죽거리면서 세귀눈을 슴벅이더니 물었어요. “남북골아, 이번엔 무슨 놀음감을 사겠나?” 우성은 골 나서 자기도 슬기의 별명을 불렀어요. “술기(수레)나 당나귀를 사자구 그래.” 슬기는 우성의 귀를 쥐여 비틀었어요. “요새끼, 정말 울고 싶어?” “애개개, 놔라, 놔! 넌 어째 내 별명을 불러? 당나귀 같은게 귀 아파 죽겠어.” 우성은 슬기 당나귀 귀를 쥐여 흔들면서 우스개를 피웠어요. “그럼 저 허수아비를 살가?” 허수아는 길죽한 상판을 찡그리며 이를 옥물고 우성의 코를 쥐여 비틀었어요. “요새끼, 정말 돌아가면서 남의 별명 불러?” “애개개, 잘못했어. 놔다구. 이러다간 왕따 당하겠어.” 그제야 차슬기과 허수아는 우성을 놔주었어요. 그러나 키가 훤칠한 허수아는 이마살을 찡그리면서 대신 만만찮은 요구를 들이댔어요. “오늘 저 놀음감직승비행기하구 로케트폭죽을 사내라. 안 그럼 널 없애버릴줄 알어.” 차슬기도 맞장구를 쳤어요. “그래, 사지 않았다간 큰 일 날줄 알어! 흥!” 우성은 한 어깨 으쓱해졌어요. “박사집의 아들이 허수아비하구 술기(수레)를 돌봐주지. 대신 너희들 이 우성총사령관의 말을 잘 들어야 돼. 알았어?” “옛! 알았습니다. 총사령관님!” 슬기와 수아는 차렷자세를 하고 군례까지 척 붙였어요. 우성은 입귀가 귀 밑까지 째지게 될 지경이였어요. 헤 벌린 입 안의 삭은 이발이 다 드러났어요. 우성은 부모 몰래 금붕어의 용돈에 자기 집의 록음기까지 훔쳐 전당포에 전당맞히고 얻은 돈 2,600원이나 주고 원격조종직승비행기와 로케트폭죽을 샀어요. “야-호!” 허수와와 차슬기는 환성을 질렀어요. 우성은 상점에서 나오면서 어깨 으쓱해 고함쳤어요. “얘들아, 우리 해 지기 전에 저 널직한 태평강변에 가서 이걸 가지고 놀아보자꾸나.” “좋아!” “그러자!” 우성이랑 택시를 척 잡아 타고 태평강변으로 달려갔어요. 애들은 신이 나서 노래를 부르면서 야단치며 버드나무가 우거진 강뚝을 내려 넓은 백사장으로 달려갔어요. 우성은 모래불에 직승비행기를 내려놓고 원격조종기를 눌렀어요. 그러자 직승비행기는 꽁지를 달싹거리다가 앵 소리와 함께 하늘로 날아올라갔어요. “야, 우리 직승비행기 난다!” “떴다! 떴어!” “하늘 높이 떴어!” 애들은 환성을 질렀어요. 슬기가 금별의 손에서 원격조종기를 빼앗다싶이 하면서 ‘나두 놀아보자.”라고 했어요. “그래, 놀아 봐!” 슬기가 한참 직승비행기를 날리며 놀았어요. 우성은 볼우물이 옴폭 패우도록 죄꼬만 입술을 꼭 깨물었어요. “직승비행기만 가지구 놀겠어? 로케트폭죽두 쏴보자.” “옳아!” 슬기가 맞장구를 쳤어요. 우성은 로케트폭죽을 걸어놓을 자리를 요리조리 살폈어요. 그때 수아가 말했어요. “야, 허망공중에 쏴서야 무슨 재미 있겠어?” “그래?” 우성은 초롱초롱한 포도눈으로 강변을 쭉 둘러보다가 엉뚱한 소리를 했어요. “저기 저 높은 층집에 대고 쏴볼가?” 슬기는 겁나했어요. “그러다가 층집이 무너지면 어쩌겠나?” 우성은 대수로와하지도 않았어요. “괜찮아. 폭죽을 맞고 무너질 허수아비집이 세상에 어데 있어? 저기 뾰족한 지붕을 묘준해 쏘잔 말이야.” 이때 수아가 나란히 누워 있는 납작한 돌 두개를 가리켰어요. “여기다 폭죽을 걸구 묘준해 쏘면 딱 좋을 거 같애.” 그들은 두 돌 사이에 로케트폭죽을 걸고 층집 지붕을 겨냥했어요. “그럼 그렇지. 허수아비라도 이럴 때 보니 쓸모 있어.” 슬기가 익살을 부리자 허수아비는 종주먹을 쥐고 슬기의 옆구리를 폭 찔렀어요. “됐어.” 우성이 먼지를 톡톡 털면서 일어났어요. 그때 조급한 슬기 녀석이 글께 어느결에 그만 원격조종기를 꼭 누르고 말았어요. 쒹- 로케트폭죽은 돌틈 사이에서 빠져나가 쏜살같이 엘레베터층집으로 날아갔어요. 꽝! 찰라당! 요란한 소리와 함께 로케트폭죽이 글쎄 층집 유리창문을 박산냈어요. 깜짝 놀란 애들은 직승비행기를 안고 선불 맞은 노루들처럼 강뚝으로 죽기내기로 도망쳤어요. 층집들에서 번대머리랑 치머리랑 내다보더니 애들을 삿대질하면서 욕했어요. 우성이랑 종주먹을 쥐고 강뚝을 따라 한참 뛰였어요. 강뚝으로 내려오는 택시를 향해 손을 들었을 때였어요. “꼼짝 말엇!” “요 못된 놈새끼들아, 어디로 도망쳐?!” 택시에서 억대우 같은 번대머리와 치머리 사내가 내려 그들의 머리카락이고 귀고 멱살을 틀어쥐고 끌지 않겠어요. “가자!” “너네 집이 어데 있느냐? 네 애비 앞에서 혼쌀을 먹여줄테야!” 우성은 귀가 너무 아파 복숭아얼굴을 찡그리면서 닭똥 같은 눈물방울을 뚝뚝 떨구며 잉잉 울었어요. 그래도 쓸데 없었어요. 애들은 번대머리와 치머리한테 끌리워 우성이네 집 앞에까지 끌려왔어요.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여 공교롭게도 지학박사와 수혜박사가 자가용을 몰고 집에 이르렀어요. 어머니와 아버지는 번대머리와 치머리에게 배상금을 톡톡히 내고도 허리를 굽히면서 사과하여서야 일이 끝났어요. 그새 우성을 따라갔던 수아와 슬기는 자기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은듯이 스리살짝 꽁무니를 빼고 말았어요. 그러다나니 애꿎은 우리 꼬마총사령관만 혼살나게 됐어요.      우성이도 기회를 보아 도망치려고 남북골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우멍눈으로 도망할 구멍을 살피였어요.      이때 눈치챈 수혜박사는 우성의 애고사리 손을 꼭 쥐고 “가자, 어쩜 요렇게 에미 속을 태우는거냐? 에이, 정말 속상하다.”라고 하면서 마구 끌고 집 대문안으로 들어갔어요.      울안의 파초요 함박꽃이요 라이라크요 란초요 갖가지 화초들은 어머니에게 끌리워 집으로 들어가는 우성이를 해쭉해쭉 비웃는것 같았어요.     우성이는 별명처럼 진짜 울상을 하고 집안에까지 끌리워 들어갔어요. 아빠어머니가 국가 우주지질부와 해양수산물부에서 각기 부장으로 일하기때문에 우성이네는 남들처럼 높은 층집에서 살지 않고 단독 울안에 지은 파란 기와를 쓴 전통적인 목조방틀팔간집에서 살고있었어요. 널직한 집안은 주방을 내놓고도 침실 두개외에도 서재와 실험실이 둘이나 있었고 씨원하게 널직한 객실이 한복판에 있었어요.     어머니는 우성이를 객실 복판의 쏘파에 물앉혀놓으면서 “여기 앉아 아빠를 기다려라.”라고 하였어요.     금붕어가 어머니 서재에서 컴퓨터로 숙제를 하다가 살금살금 걸어나와 우성이를 놀란 눈길로 바라보았어요.     우성이는 외까풀눈을 흘기면서 .“네가 고발했지?” 하고 을러메면서 종주먹을 금붕어에게 겨눠보였어요.     금붕어는 쌍까풀눈을 곱게 흘기면서 “픽, 내가 말릴 때 들을게지. 쌍통맹통 꼬부랑통, 령감로친 담배통, 우전국의 전화통이라 해라.” 하고 코웃음치면서 놀려댔어요.     이윽고 아빠는 노기등등한 눈길로 우성이를 쏘아보면서 들어오더니 “네 요 놈새끼, 종아리를 거두고 서랏!”하고 호통쳤어요.      아빠는 어머니에게 눈짓하더니 자기 실험실로 데리고 들어가 이렇게 물었어요.     “무슨 용돈을 저렇게 많이 줬소? 통이 크게 저런걸 다사게. 나쁜 버릇을 키워주면서. 양?”     어머니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하루에 딱딱 100원씩밖에 주지 않았는데요. 이상해요. 저 다먹어리가 어데서 돈이 남아 저렇게 비싼걸 샀을가?”라고 말하는것이였어요.     “여기에 문제있단 말이요.”     그러자 어머니는 무슨 짐작이 갔는지 침실에 들어가 여기 저기 둘러보았어요.     (아니, 책상우의 록음기가 없어졌구나.)     어머니는 우성이를 도적으로 만들가봐 겁이 더럭 났어요. 그리하여 아빠의 실험실에 가서 사실대로 말했어요.     그러자 아빠는 회초리를 쥐고 객실로 씽 나갔어요.     “요 놈새끼, 바른대로 말햇. 직승비행기를 산 돈은 어데서 나왔니?”     겁을 잔뜩 집어먹은 우성이는 온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초들초들한 입술을 꼭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어요.     아빠는 눈을 질끈 감고 회초리로 우성의 종아리를 쨩 쳤어요. 원래 울상이라는 별명딱지까지 딱 들어붙은 우성이는 단번에 울상을 지으면서 닭똥같은 눈물방울을 똑똑 떨구었어요.     “말해라. 어데서 난 돈이냐? 바늘도적이 소 도적이 된다고 네 바른대로 말하지 않겐? 이번에 버릇을 고쳐주지 않으면 장차 날강도 되겠다. 어서 말하지 못할가!”     쨩! 쨩!     회초리가 치고난 자리에는 빨간 굴뱀이 죽죽 갔어요. 우성이는 너무 아파 두 다리를 바들바들 떨면서 울음보를 터뜨렸어요. 우멍눈으로 어머니를 힐끔 곁눈질해보아도 아빠를 말릴 눈치가 보이지 않았어요.     “얼른 바른대로 말해. 혼빵나기전에.”     어머니마저 호통쳤어요.     우성이는 더는 뻐기지 못하고 “록음기를 전당포에 가져다가 팔아버렸어요. 흑흑, 잘못했어요. 흑흑.”라고 흐느껴울었어요.     아빠는 회초리로 또 우성의 종아리를 한대 쨩 치면서 호통쳤어요.     “네 요 놈새끼, 소 도적이 바늘 도적이 된다구 다시 그따위 짓을 하겠냐?”     “애개개, 다신 그러지 않겠어요. 흑흑, 흑흑흑.”     어머니도 옆에서 서있다가 “그런 나쁜 버릇이 자라면 나쁜 놈이 돼. 알았지?”라고 훈계하였어요.     우성이는 눈물범벅이 된 우멍눈을 할끔거리더니 남북골을 끄덕이면서 “다신 안그러겠어요. 흑흑.”라고 흐느끼며 다짐하였어요.     아빠도 회초리를 놓으면서 “고치겠다면 됐어. 이제 다시 그래 봐라. 가만놔두지 않겠다. 알았지?”라고 으름장을 놓았어요.     우성이는 남북골을 끄덕이면서 “예.” 하고 쥐구멍으로 기여들어가는 소리로 대답하였어요.     어머니는 우성이를 방바닥에 앉으라고 한후 아주 엄숙하게 차근차근 타일렀어요.     “학생이면 공부를 잘해야지. 놀음에만 탐내서 남의 집에 로케트폭죽을  쏘면 안되지?”     그러자 우성이는 종아리가 아파 매만지면서 남북골을 끄덕였어요. 아빠가 어머니의 뒤말을 이었어요.     “공부만 잘하면 네가 로케트폭죽이나 직승비행기를 사달라고 하면 아빠어머니가 이담 더 좋은걸 사줄게. 알겠지?”     그 말에 우성이는 우멍눈으로 아빠를 힐끔 쳐다보았어요.     “정말이다. 우리 우성이 공부만 잘하면 직승비행기를 사줄뿐만아니라 아빠하구 어머니하구 진짜 우주비행선을 타구 달나라에 일요일려행을 갈수도  있지.”     아빠의 그 말에 우성이는 아픈것도 다 잊어버리였어요.     그런데 이제껏 이 모든걸 구경하던 금붕어가 짧은 치마를 나풀거리면서 어머니앞으로 깡충깡충 뛰여갔어요.     “어머니, 나두 달나라에 데리구 가요. 녜?”     어머니는 한품에 금붕어를 끌어안고 뽀뽀를 해주면서 “그래, 우리 예쁜 금붕어를 데리구 달나라에 가야지.”라고 하였어요.     흑흑 흐느껴 울던 우성이가 어머니 품에 안기면서 금붕어를 밀어냈어요.     “안돼, 저 애는 학교에서 금붕어라구 놀리움을 당하는 애예요. 데리구 가지 말아요.”     금붕어는 입술에 따발을 걸게 뾰족 나왔어요.     “얘, 달나라에 데리구 간다는데 왜 입에 따발을 걸게 이래?”     어머니가 한품에 우성이와 금붕어를 안아주면서 하는 말에 금붕어는 “저 우성이가 내 별명이 금붕어라구 애들하구 말해서 애들이 다 나를 ‘금붕어!’ ‘금붕어!’ 하고 놀려줘요.”라고 하며 우성이를 저쪽으로 밀어냈어요.     “저 애는 나를 학교에 가서 ‘울상’이라구 했어요.”     “울상인거 울상이라지 뭐라겐? 넌 차슬기를 ‘차’나 ‘술기’라 하구 허수아를 ‘허수아비’라구 별명을 짓지 않았니? 그래봐라! 총사령관은커녕 왕따로 되지 않는가.”     “넌 왜 해자라는 애한테 ‘하자’라구 별명을 달았니?” 그러자 아빠가 나서서 말리였어요.     “됐다, 됐어. 쌍둥이오누이끼리 다투지 말아. 바깥에 나가서는 꼭 한편이 돼야지. 안그래?”     그래도 우성이와 금붕어는 서로 어머니 품에서 밀어내려고 하였어요. 그러자 어머니는 둘 다 한품에 꼭 안아주면서 부드러운 말투로 이렇게 말하였어요.     “다 데리구 달나라에 갈테니 우성이는 공부를 잘해라. 그리구 이담 금붕어는 어머니가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를 구경시켜줄테다. 금붕어 이름이 얼마나 곱다고 그래? 다른 애들은 그렇게 고운 이름을 가지려고 하여도 가지지 못해. 안 그래? 금붕어야?”     그제야 금붕어는 어머니 품에 안겨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볼우물을 옴폭 파더니 웃음꽃을 활짝 피웠어요.     아빠는 쏘파에서 일어나면서 “됐다. 이젠 우성이는 아빠 서재에 들어가 공부를 하구 금붕어는 어머니 서재에 들어가서 공부해라.”라고 하였어요.     그런데 금붕어는 서재에 들어갈 념을 하지 않고 이런 생똥같은 물음을 어머니에게 들이댔어요.     “어머니, 꼬끼요 닭이 먼저 있었나요? 아니면 닭알이 먼저 있었나요? 닭은 닭알에서 깨여났는가요?”     어머니나 아빠나 모두 어안이 벙벙해 앉아있었다. 우성이도 남북골을 긁적거리면서 어머니와 아빠를 번갈아보았어요.     한참후에야 어머니는 쏘파에서 일어나 금붕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이렇게 말하였어요.     “사람들은 몇천년동안 그 의문을 풀려고 하였지만 아직 풀지 못하였단다. 금붕어랑 우성이랑 공부를 잘해서 닭알과 닭어머니중에서 어느게 먼저 있었는가를 밝혀내렴.”     그러자 금붕어는 “동물박사두 어느게 먼저 있었는지 모르는구나.”하고 입귀를 비쭉거리면서 포도알눈을 곱게 흘기였어요.     애들이 서재로 각기 들어간후 아빠는 한숨을 후- 내쉬였어요.     어머니는 머리를 절레절레 가로저으면서 이렇게 말하였어요.     “우성이는 누구를 닮아서 저럴가? 닮은데 없겠어요? 아무리 생각해봐두 제 아빠 어린 때를 닮은것 같애요.”     아빠도 어머니에게 지지 않고 “금붕어는 누구를 닮아서 저런 의문을 제기하오? 흥!”하고 쏘파에서 일어나 객실에서 서성거렸어요.     어머니는 아빠의 눈치를 곁눈질해보더니 뒤말을 이었어요.      “당신도 어릴 때 얼마나 소롱소롱 하면서 애를 먹였어요. 남자애들과는 어쩌지 못하니깐 전문 녀자애들과만 우쭐렁거리지 않았나요. 우성이 지금 노는 꼴을 보면 당신을 똑 떼닮았어요. ”     그 말에 아빠는 힐끔 어머니를 쳐다보더니 둥근 얼굴에 웃음지으면서 이렇게 말하였어요.     “픽, 별 소리를 다하네. 못나두 제 애비만 닮으랬다구. 우성이는  애비를 닮아서 장차 우주지질학가로 되지 않는가 보오. 벌써 노는걸 보오. 직승비행기 아니면 로케트지. 에헴.”     “애앞에서 너무 자랑하지 마세요. 아빠를 닮아서 고집이 저렇게 세고서야 장차 어찌겠어요?”     어머니는 한숨을 땅이 꺼지게 호 내쉬였어요. 그러다가 무슨 생각이 피뜩 들었던지 이렇게 말하였어요.     “아, 정말 동무 태몽은 뭐라고 했어요. 시어머니가 말하는게 이전에 뭐 태몽에 금괭이를 쥐고와서 낳았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그 말에 김지학박사는 “당신은 정말 기억력도 좋소. 허허허.”라고 하며 소탈하게 웃는것이였어요.     수혜박사는 웃음을 참지 못하였어요.     “호호호. 어쩜 당신네 부자간은 심통한 태몽끝에 태여났는가요? 아버지는 칼산의 금괭이 태몽이구 아들은 칼산의 금밥주걱에 금망치 태몽이라. 호호호.”     그러나 김박사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태몽으로 말한다면 저 아들은 호랑이혼을 타고 났기에 당신쪽을 더 닮은것 같소. 당신도 호랑이혼을 타고 나지 않았소. 가시어머니가 말씀한데 의하면 가시어머니는 호랑이태몽을 꾸고 당신을 낳으셨다고 하잖았소?”     수혜박사는 도리머리질을 하였어요.     “아니예요. 아버지께서는 내 태몽에 호랑이를 보았다고 하셨어요. 어느날 아버지께서는 칼산에 갔다가 그만 얼룩호랑이를 만나셨대요. 그래 겁을 집어먹구 다리야 날 살려라고 칼산에서 내려 아무리 달아나셔도 앞에 계속 그 얼룩호랑이가 나타나더래요. 글쎄 강가에까지 달아나셨는데두 얼룩호랑이는 칼산으로 돌아갈 예산두 하지 않구 계속 뒤따라오더래요. 그래서 아버지께서 들고오신 시퍼런 작두를 휘두르시니까 얼룩호랑이가 겁이 났던지 산속으로 달아나는것 갔더래요. 그런데 아버지께서 집에 오셔서 보니 글쎄 그 얼룩호랑이가 진작 집에 웅크리고 앉아있더래요. 와뜰 놀란 아버지께서 깨여나고보니 꿈이더래요. 그래서 아버지께서는 후에 늘 나를 칼산에서 데려온, 호랑이 혼을 타고난 딸애라고 말씀하시군 하셨어요.”     그 말에 김박사는 시무룩이 웃었어요.     “보오. 당신이나 우성이나 칼산의 그 얼룩호랑이 혼을 타고 났지 않았소? 에미 아들이 멀어서 닮지 않았겠소? 그래두 당신은 우성이가 나를 닮아서 고집이 세다구 그러오? 흥!”     수혜박사는 차탁우에서 감귤을 주어 껍질을 밝아 한입 똑 떼 오물오물 씹으면서 “딱 그런것두 아니예요.”하고 말하더니 뒤말을 이었어요.     “우성이나 금붕어나 다 우리 둘의 자식이니까요. 딱 어느쪽을 닮았다기보다 우리 둘을 고루고루 닮았다고 봐야지요. 보세요. 금붕어는 룡의 혼을 타고 났다고 하지 않아요. 그런데 저는 호랑이 혼에 뱀의 혼도 타고 난것 같아요. 어머니는 내 태몽에 나무구멍같은데서 뱀이 두마리가 아가리를 짝짝 벌리면서 스르르 기여나오더래요. 옛날부터 룡띠와 뱀띠는 형제자매처럼 궁합도 맞고 서로 통하는데가 있다고 했어요.” 김지학박사는 쏘파에서 몸을 일구면서 차잔을 들었어요.     “도리가 있는것 같소. 아무튼 우리 자식들이야 우리 둘을 닮았겠지 누구를 닮았겠소?”     수혜박사도 몸을 일으켜 저녁식사준비를 하러 주방으로 들어가면서 이렇게 한마디 덧붙였어요.     “우리 둘을 닮구 나머지는 아마 친조부모나 외조부모를 닮았겠지요. 호호호.”     그러자 김박사는 “하하하. 아무튼 저애들이 우리 념원대로 룡이 되였으면 얼마나 좋겠소.”라고 말하더니 차를 홀랑 마셔버리고 애들이 공부하는 칸으로 들어갔어요. 3.신비로운 달나라려행     어느덧 찌는듯이 무더운 여름이 되였어요. 우성이는 점차 열심히 공부하여 뒤떨어진 산수공부를 따라잡고 이젠 여러 학과목에서 다른 애들보다 앞서기 시작하였어요.     어느날 저녁 한참 공부를 하던 우성이는 아빠의 목을 끌어안고 응석을 부렸어요.     “아빠, 이전에 아빠는 공부를 잘하면 어데를 데리고 간다고 하지 않았어요? 아빠, 이젠 여름방학도 되였는데 놀러 가자!”     그러자 김박사는 “그래, 가자. 우리 오누이가 공부를 잘하는데 우주비행선을 타고 달나라에 가자. 요 귀염둥이들아.”라고 씨원하게 대답하면서 쌍둥이오누이를 안아주었어요.     “야-호!”     오누이는 기뻐서 객실에서 노루처럼 깡충깡충 뛰면서 야단쳤어요.     “달나라로 가자!”     “달나라려행 가자!”      우성이와 금붕어가 기다리던 그날은 다가왔어요. 그날 하늘은 류달리 맑고 푸르렀어요.     이른아침에 우성이네 일가 네식구는 자가용우주비행선을 집앞에서 타고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야, 신기하다. 우주비행선이란건 딱 마치 로케트폭죽 같구나.” 금붕어가 옆에서 우성이 옆구리를 톡 치더니 눈을 질끔 감아보이며 빨간 리봉을 맨 머리로 아빠를 가리켰어요. 그제야 우성이는 실언하였음을 눈치채고 혀끝을 홀랑 내밀었어요.     우성이가 창밖을 내다보니 살던 고향 련화시내는 발밑에 누워있고 성냥곽같은 층집들이 촘촘히 서있었어요. 시내 서쪽의 칼산은 작디작은 모래무지처럼 보이는것이였어요.     그런데 금붕어는 어지름증이 좀 나서 눈을 딱 감고있었어요.     우성이는 옆에 앉은 금붕어의 옆구리를 팔굽으로 톡톡 치면서 “얘, 저 멋있는 경치를 보지 않구 뭘 하니? 넌 공 왔다. 공 왔어.”라고 하였어요. 금붕어는 마지 못해 눈을 살며시 뜨고 우주비행선 차창밖을 내다보았어요. 흰구름이 뭉게뭉게 피여오르는 구름층이 솜이불을 펴놓은듯이 발밑에서 뒤로 밀려가고 해빛도 찬연한 파란 하늘이 가없이 펼쳐졌어요. 그제야 금붕어는 자세를 바로 잡으면서 차창밖을 뚫어지게 바라보았어요. 이때 우주비행선은 일정한 고도로 올라가자 방향을 바꿔 가로 날기 시작하였어요. 한참 달리던 우주비행선은  하얀 구름송이와 눈이 뒤덮인 높은 산우로 날아지나가고있었어요.     “아빠, 저 아래 저 산은 무슨 산이예요? 겨울도 아닌데 벌써 눈이 덮여있어요?”     그러자 두귀에 수화기를 건 아빠는 뒤를 돌아다보면서 “저건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봉오리인 희말라야산맥의 쵸몰랑마봉이란다. 멋있지?”라고 하였어요.     그러자 우성이는 환성을 질렀어요.     “정말 굉장히 멋있어요.”     그러나 금붕어는 “뭐가 멋있어? 여름인데 눈보라치겠으니 다 얼어죽겠다. 어떻게 저런데서 살아?” 하고 포도알눈을 핼끔 흘기였어요.     아빠는 애들의 말을 듣고 “허허허.” 하고 웃음보를 터뜨렸어요.     “얘들아, 저기는 사시장철 눈이 덮여있어서 사람이 살지도 못한단다.”     그 말에 우성이는 “에이구, 지구촌이 배좁아서 살기 힘들다면서 저 아까운 땅우의 눈을 녹여버리면 곡식이라두 심어먹지.” 하고 종알거렸어요.     그러자 아빠는 “그래두 지질학가의 아들이 생각이 확실히 다르거든. 그래, 그렇구 말구. 우리는 지구촌의 한치의 땅두 아껴야 한다. 이제 사람들이 살 곳이 없으면 저런 산이거나 북극에라두 가서 눈을 녹이구 살아야지. 지구촌이 다 망하면 이담에 달나라에 이사가서라두 살아야 하구.”라고 하면서 우주비행선천정이 날아갈듯이 한숨을 후 내쉬였어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아버지의 말이 무슨 뜻인지는 잘 몰랐지만 그래도 지구촌에 땅이 많지 않기에 아껴야 한다는 말만은 알아들었어요.     “정말 땅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요? 그 좋은 련꽃이 활짝 피는 내 고향의 도시하구 깎아지른듯한 절벽이 우뚝 솟은 칼산이랑 버리고 저 추운 눈산에 가서 어떻게 살겠어요?”     우성이가 울상을 짓자 금붕어가 한마디 톡 내쏘았어요.     “땅에서 살지 못하면 물고기들처럼 물밑에 가서 살지.”     “하하하. 얘, 사람이 물에 빠지면 죽는 판에 물밑에 가서 어떻게 사니? 니 정신이 있니?”     우성이는 배를 끌어안고 웃었어요.     그러나 수혜박사는 금붕어의 말을 듣자 뭔가 머리를 치는 생각이 있었어요. 환상으로 차넘치는 애들의 말이지만 수혜박사는 소홀히 받아넘기지 않았어요. 그는 묵묵히 머리속에서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있었어요.     그들이 환상에 넘치는 말을 주고받는 사이에 우주비행선은 어느덧 달나라 우주비행장에 서서히 내리고있었어요.     우성이가 차창밖을 내다보니 숱한  핵로케트처럼 생긴 건축물들이 달나라에 우뚝우뚝 서있었어요.     “아빠, 저건 뭘 하는 집이예요? 저기엔 달나라 사람들이 살아요?”     이때 우주비행선은 어느덧 우주비행장에 서서히 내리고있었어요. 우성의 물음에 김지학박사는 귀에 건 수화기를 풀어 내리워놓으면서 이렇게 말하였어요.     “그건 집이 아니라 헬리움-3가공소란다. 천년전에 우리 지구촌에서는 핵발전소를 세웠단다. 그런데 지금 핵발전소보다도 헬리움-3발전소를 더 많이 세우고있단다. 헬리움-3발전소에서 가공된100킬로그람의 헬리움-3의 발전량은 2008년도에 한해에 낸 핵발전소 발전량과 맞먹는단다. 그러니 지구촌의 여러 나라들에서는 달나라에 풍부한 헬리움-3 자원을 리용해 달나라에 직접 헬리움-3가공소를 세우고 헬리움을 가공해 지구촌에 보낸단다. 그러면 지구촌에서는 이전에 세운 원자력발전소로 계속 발전하는 한편 달나라의 헬리움-3을 우주비행선으로 날라다가 지구촌에 헬리움-3발전소를 세워 발전하고있단다.”     “와- 참 신비하네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호기심에 찬 눈길로 달나라를 둘러보았어요.     “얘들아, 어서 내려라. 달나라에 도착하였단다.”     애들은 아빠와 어머니를 따라 우주비행선에서 내렸어요. 그들은 인차 우주비행복을 입은채로 달나라 승용차에 앉아 호텔로 향하였어요.     호텔에 이르자 눈이 파란 금발복무원아가씨가 마중나와서 그들의 행장을 받아 들여갔고  눈이 노란 복무원아가씨가 음식을 주문해왔어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깡충깡충 바깥에 뛰여나가 놀았어요.     “얘, 어째 나는 살짝 뛰였는데 이렇게 높이 뛸가?”     우성의 말에 금붕어도 폴짝 뛰여보았어요. 힘도 들이지 않고 자기 키만큼 솟는것이 아니겠어요.     “허, 달나라에 오니 웬 일이지? 난 단번에 고도선수로 된 기분이다.” 애들이 이렇게 말하면서 퐁퐁 뛰는것을 보고 김지학박사가 나왔어요. 그러자 우성이는 “아빠, 이게 웬 일이예요? 난 이렇게 높이 뛸수 있어요.”     그러자 아빠는 설명해주었어요.     “얘들아, 달나라는 우리가 사는 지구보다 인력이 약해서 지구에서 한메터를 뛰는 사람이면 달나라에서는 여섯메터나 뛸수 있단다.” 말을 마치자 아빠가 풀쩍 뛰였어요. 아니 저게 뭐예요? 아빠는 지붕높이만큼 뛰였다가 살짝 내리는것이 아니겠어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재미있다고 퐁퐁 뛰였어요.     이때 사고라도 칠가봐 어머니가 뒤쫓아나왔어요.     애들의 호기심은 끝이 없었어요.     우성이는 저 멀리 우뚝 솟은 헬리움-3가공소를 보면서 어머니에게 물었어요.     “그런데 어째 달나라의 헬리움-3을 직접 지구촌에 가져다가 가공하지 않고 여기에서 가공해 가져가는가요?”     그러자 어머니는 턱으로 아빠를 가리키면서 “아빠하구 물어보렴. 달이구 별이구 땅이구 하는건 아빠가 박사란다.”라고 하였어요.     아빠는 희죽이 웃으면서 “그래. 어머니하구는 바다에 관한거 물어봐라. 어머니는 바다박사니까.”라고 말하였어요. 이윽고 아빠는 우성의 물음에 간단히 대답해주었어요.     “그건 지구촌 사람들이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려고 그러는게다. 우리가 병이 없이 잘 살려면 핵페기물이나 헬리움-3을 가공하고 나머지 페기물을 달나라에 버리면 지구는 어지러워지지 않는거잖아.”     그러자 우성이는 이마살을 찌프렸지요.     “내 달나라 사람들이라면 용서하지 않겠다. 지구촌 사람들은 살기 좋겠지만 달나라 사람들은 살기 나쁘게 되잖겠어요?” 그 엉뚱한 말에 아빠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래, 그래서 달나라와 지구촌에서는 전쟁이 끄칠새 없었단다. 그런데 한 500백년전 제9차세계대전이후 지구촌의 다혜박사와 그녀의 아들 무빈총사령관 등에게 리철학국장이 지휘한 달나라 비행접시들이 패배한후 달나라는 지구촌의 식민지로 돼버렸단다. 그래서 지구촌에서는 달나라의 헬리움이랑 우라늄이랑 풀라토늄이랑 금이랑 풍부한 자원을 마음대로 파가구 여기에다 핵페기물이나 헬리움-3발전소 페기물도 버리구있단다. 달나라에는 지구에서 정배를 보낸 과학자들이나 범죄자들의 후손들이거나 정치망명자들이 살고있단다. 그들의 힘으로는 절대 지구촌의 그 많은 과학가들과 사람들을 이기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은 눈을 펀히 뜨고도 우리 지구촌 사람들의 략탈적인 자원개발이나 침략을 어찌지 못하구있단다.”     우성이와 금붕어는 초롱초롱한 눈을 깜빡이면서 아빠의 말을 명심해 들었지요.     이윽고 우성이는 아빠를 쳐다보면서 “아빠, 저기 버섯구름같은 달나라 헬리움-3가공소로 가보자요.”라고 졸라댔어요.     그러자 아빠는 오누이를 데리고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헬리움-3가공소로 갔어요.     철조망을 늘인 가공소 토성 네귀에는 자동보총을 쥔 양키병사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보초를 섰어요. 그들이 다가가자 키가 껑충한 양머리보초병이 다가와 파란 눈으로 신분증을 검사하는것이였어요.     “OK! 안으로 들어가십시요. 김박사!”     양키보초병이 두팔을 벌리며 어깨를 으쓱하더니 총가목을 잡으면서 대문안을 가리켰어요.     김박사가 영어로 뭐라고 말하더니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들이 버섯구름같은 달나라 헬리움-3가공소로 다가가자 일본인후손인 나까노소장이 반겨맞았어요.     일본사람들은 특별히 례절이 밝아서 나까노소장은 허리를 90도로 굽히고 인사 하였어요.     “환영합니다, 김지학박사 부부님께서 어떻게 이 루추한 가공소로 애들을 데리고 왔는가요.”     김박사는 맞인사를 하면서 “일이 고달프지는 않습니까?” 하고 문안을 하였어요.     “괜찮아요.”     김박사네 일행은 나까노소장의 안내하에 헬리움-3가공소를 죽 둘러보았어요. 단층으로 된 버섯모양의 가공소안에는 몽땅 컴퓨터와 피대식기계로 헬리움-3원료를 가공하고있었어요. 그런데 작업실에도 총가목을 억세게 틀어쥔 양키보초병들이 줄줄이 늘어서있었어요.     김박사는 나까노소장의 사무실에 들어가 컴퓨터형광막을 통해 작업실을 내려다보면서 나까노소장과 펠스박사와 이것저것 물었어요.     “이전처럼 일년에 5~600톤씩 가공하는가요?”     나까노소장은 머리를 가로저었어요.     “아니예요. 제일 처음에는 헬리움채굴이 쉬워서 해마다 그렇게 가공하였지만 지금은 헬리움을 지구촌 각국들에서 서로 빼앗다싶이 채굴하다나니 자원이 고갈될 날도 오래지 않지요. 그래서 한해에 300톤가량밖에 가공하지 못하지요.”     나까노소장의 이야기를 듣고 김박사는 한숨을 후- 내쉬였어요.     “이제 헬리움마저 거덜나면 인류는 무엇을 에네르기로 쓴단 말이요? 참 답답한 일이요. 억년동안에 이뤄진 중동의 석유를 천여년에 다 파먹을 지경이니 이젠 헬리움-3마저 거덜이 나면 어떻게 산단 말이요? 참 코 막고 답답한 일이요.”     나까노소장의 말에 펠스박사는 “이제 지구촌과 달나라에서는 새로운 에네르기를 개발되기전에 헬리움쟁탈전이 날것 같아요. 자칫하면 에네르기쟁탈전으로 하여 제10차세계대전이 일어날수도 있습니다.” 수혜박사도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래요. 이제 달나라의 유일한 에네르기인 헬리움-3마저 다 채굴한 다음에 인류는 꼭 에네르기 새 위기에 빠질것이예요. 물위기, 식량위기에 에네르기위기까지 겹치여 들이닥치면 인류는 이런 새 도전을 이길수 있겠는지요. 참 코 막고 답답한 일이예요.”     애들은 어른들의 이야기가 뭔지 알아들을수 없어 하품을 하였어요.     이때 금붕어가 오쫄 일어나면서 “아빠, 밖에 나가 놀아도 돼요?” 하고 물었어요.     그리하여 김박사 부부는 나까노소장과 펠스박사와 작별인사를 한후 애들을 데리고 바깥에 나왔어요.     수혜박사는 총가목을 틀어쥔 양키보초병과 갈라진후 철조망을 두른 토성안을 다시 되돌아다보면서 김박사에게 이렇게 물었어요.     “저 나까노소장은 호락호락한 인물인것 같지 않아 보여요.”     그러자 김박사는 이렇게 말하였어요.     “그럼요. 나까노소장의 17세조부인 나까노라중장은 일찍 500년전에  지구촌과 달나라 전쟁때 달나라비행접시를 몰고 지구촌 우주항천부 무빈총사령관과 싸우다가 무빈총사령관이 바다물밑 잠수함에서 쏜 핵로케트에 격추돼 태평양 바다물귀신이 되고말았소.”     “예, 그랬구만요.”     수혜박사는 한숨을 내쉬면서 금붕어의 애고사리손을 잡고 머리를 끄덕였어요. 이윽고 그녀는 이렇게 뒤말을 이었어요.      “칼산꼭대기에 세워진500년전 지구보위전쟁승리기념탑에는 무빈총사령관과 서호부장이랑 소년장관들의 이름이 새겨져있더구만요. 원래 기념탑에는 적들의 유명한 장군도 써넣으면 좋지 않아요? 그래야 우리 지구촌 영웅들이 얼마나 대단한 장군을 격살하였는가 하는 업적도 제대로 보여줄수 있겠는데 말이예요.”     “그렇소. 기념비는 실사구시할수록 영웅인물이 돋보이오. 달나라와 지구촌에는 바야흐로 전쟁위기가 닥쳐오고있소. 에네르기쟁탈전은 불가피면적이라고 생각하오. 이제 재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 그때에는 실사구시적으로 전쟁승리기념비를 세워야지요.”     어른들의 말에는 관심이 없는 우성이는 “아빠, 우리 사는 고향 련화도시랑 서쪽에 있는 칼산이랑 여기 달나라에서 보이는가요?”하고 물었어요.     그러자 아빠는 하늘을 바라보더니 “여기서는 아직 보이지 않는구나. 이제 밤이 되면 가능하게 보일게다.”라고 말하였어요.     그러자 우성이는 아빠의 손을 놓고 이마에 애고사리손을 얹고 푸르른 하늘을 쳐다보더니 “언제 밤이 되겠니? 우리 지구촌을 볼수 있게.”라고 말하면서 코를 풀적거렸어요.     그 시각은 그리 멀지 않았어요. 어느덧 달나라에 어둠이 깃들더니 밤하늘에 아기별들이 총총 뜨더니 반짝반짝 반짝이고 둥근 구리바라같은 지구도 두둥실 떴어요.     “저게 달인가요?’     금붕어의 물음에 우성이는 배를 끌어안고 앙천대소하였어요.       “야, 이 멍청이야. 우리가 달나라에 왔는데 난데 없는 달이 또 하늘에 떴어?”     금붕어는 그제야 “오, 그럼 저게 지구 아냐?”라고 놀라하였어요.     우성이는 남북골을 건뜻 쳐들더니 “넌 그게 지구인지도 몰라?” 하고 말하면서 개 잡은 포수처럼 뒤짐까기 지고 우쭐렁거렸어요.     아빠와 어머니는 우성이가 노늘 꼴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하였어요.     아빠는 손수건으로 눈시울까지 닦으면서 금붕어의 애고사리손을 쥐더니 “맞다. 저건 지구야. 얼마나 아름다운 지구냐? 우린 저 지구를 목숨을 다해 보호해야 한다. 그러자면 공부를 잘해야 한다. 알았지?”라고 말하였어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초롱초롱한 포도알눈을 똑바로 뜬채로 머리를 끄덕였어요.     우성이는 아빠를 올려다보면서 “아빠, 여기서 우리 사는 련화시랑 칼산이랑 망원경으로 볼수 있나요?” 하고 물었어요.     “있구 말구. 자, 어서 봐라.”     아빠가 목에 걸었던 미형컴퓨터가 달린 컴퓨터망원경을 주었어요. 우성이가 지구촌을 바라보니 어데가 련화시인지 분간할수 없었어요. 그리하여 아빠가 컴퓨터를 조절하여 형광막에 칼산과 련화시가 뜨게 하였어요.     “야, 정말 신기하다. 우리 그 쪼꼬만 련화시가 다 떴구만요. 칼산의 절벽도 똑똑히 보인다.”     “그래, 이건 무선인터넷에 위성카메라사진으로 뜬 련화시야. 요기 요게 우리 집이다.”     “어마나! 우리 집을 다 볼수 있네요.”     금붕어가 환성을 지르자 수혜박사도 신기한듯이 컴퓨터형광막을  들여다보았어요.     이렇게 그들은 밤늦게까지 달나라 호텔앞에서 지구를 구경하면서 놀았어요. 그러다가 우성이는 무슨 의문나는것이 있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물었어요.     “아빠, 아빠처럼 달이랑 별이랑 지구랑 잘 알자면 무슨 공부를 잘해야 해요?”     아빠와 어머니가 오누이를 데리고 달나라에 온것도 이런 물음을 제기할것을 바라고 온것이였어요.     아빠는 우성이를 한품에 덥썩 끌어안더니 우멍눈을 들여다보면서 이렇게 진지하게 말하는것이였어요.     “이제 집에 돌아간후부터 천문학이란걸 공부하면 돼. 그대로 할만 하지?”     우성이는 우멍눈에 신비한 빛을 반짝이면서 “알았어요. 아빠 말씀대로 천문학공부를 잘할게요.”라고 하였어요.     금붕어도 두팔을 벌리면서 “나두 천문학공부를 잘할래요.”라고 하였어요.     그러자 아빠와 어머니는 오누이를 한품에 마주 끌어안으면서 “그래, 그래.”, “참 장하다.”라고 하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어요.     그날 밤에 우성이와 금붕어 오누이는 초롱초롱한 포도알눈을 깜빡이면서 창밖에서 반짝이는 총총한 별들과 구리바라같이 빛뿌리면서 둥둥 떠있는 둥근 지구를 바라보면서 인차 잠들지 못하였어요.     사흘후 달나라려행에서 예기했던 프로그램을 완수하자 아빠와 어머니는 오누이를 데리고 우주비행선에 올랐어요.     그들은 단위에 긴급사항이 생겨서 오누이가 더 놀자는것도 마다하고 원래 스케쥴보다 앞당겨 지구촌으로 돌아가야만 하였어요. 우주비행선에 오른 우성이와 금붕어는 차창밖으로 달나라 헬리움-3가공소랑 내다보면서 손을 저었어요.     “안녕! 달나라야.”     “안녕! 헬리움-3가공소야.”     우주비행선이 천천히 달나라 하늘로 솟아올랐어요. 촘촘히 들어선 볼록볼록한 헬리움-3가공소가 먼 발치에 흰버섯처럼 내려다보이고 그들이 들었던 호텔은 성냥곽 같이 작게 보였어요.     이때 금붕어가 창아래를 내리 가리키면서 “아빠, 저 아래 달은 왜 움푹 패웠어요?” 하고 물었어요.     아빠가 뒤를 돌아보고 금붕어가 가리키는 아래를 내려다보았어요.     “음, 그건 천년전에 아메리카공국의 괴물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이 지구촌을 통일할 때 원자탄으로 달을 폭파해놓은 흔적이란다.”     “오-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이란 어떤 사람인가요?”     어머니가 옆에 있다가 간단히 설명해주었어요.     “클론바우는 사람의 가죽을 쓴 짐승과도 같은 어린 괴물이였단다.” 우성이가 어머니옆에 다가앉으면서 호기심에 찬 눈빛을 반짝이며 “어떻게 생긴 괴물이예요?” 하고 물었어요.     “클론바우는 2천년전에 아메리카의 생물학자 맥슨박사와 아시아의 우주지질학자  유리박사가 클론기술로 복제해 고래배때에서 태여난 괴물이다.”     “있구말구. 고래배때에서 난 애도 있는가요?”     “클론바우는 숫구멍과 손가락에 눈이 하나 더 있고 귀는 코끼리 귀 같았고 코는 코끼리 코처럼 길다랗단다. 잔등에는 새처럼 커다란 날개가 달려있었단다.”     “우-와- 세상에 그런 괴물도 있었구나!”     우성이와 금붕어는 들을수록 괴물 클론바우꼬마대통령에 자못 흥취를 가졌어요.     “그런 괴물이니까 지구촌을 통일하지.”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괴물인것보다두 공부를 잘해서 과학기술로 지구촌을 통일하였단다.”     오누이는 클론바우꼬마대통령에게 무척 흥미를 가지였어요.     그들이 우주비행선을 타고 한 둬시간 날았을 때 갑자기 앞이 어두워졌어요. 애들이 창밖을 내다보니 운석 같은것이 태공에 가득 떠있었어요.     금붕어는 겁기띤 눈으로 창밖을 내다보았어요. 그런데 우성이는 아주 신기해 호기심에 찬 우멍눈을 더 크게 뜨고 창밖을 내다보는것이였어요.     “아빠, 저건 뭔가요?”     아빠는 기수를 대기층쪽으로 내리돌리면서 말하였어요.     “저건 괴물 클론바우대통령이 아리빠빠공국을 몰살시키자고 원자탄으로 달을 폭파해 대기층에 남긴 달의 흙이란다.”     “우-와- 그런데 왜 지구쪽에나 달나라쪽에 떨어지지 않고 어떻게 하늘에 둥둥 떠있어요.”     “지구하구 달나라 인력이, 말하자면 끌어당기는 힘이 똑 같으니까 태공에 둥둥 뜬채 떨어지지 않지.”     우성이와 금붕어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금붕어는 “그런데 달나라 흙이 많이 뒤덮히기는 뒤덮였다야.”라고 하면서 감탄을 금치 못하였어요.     한참후에야 해빛이 차창을 비추었어요. 그들이 탄 우주비행선은 달나라 흙이 뒤덮인 태공층을 용케도 벗어났어요. 우주비행선은 몇시간을 비행하지 않아 지구촌의 어데인지 눈이 채 녹지 않은 곳에 서서히 내렸어요. 아빠는 이번 달나라려행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북극주의 흰 눈과 아랍의 누런 사막을 더 구경시키려고 하였던것이예요.     애들이 먼저 “와” 고함치면서 우주비행선에서 내렸어요.     그런데 코치아에서 눈이라고는 본적이 없는 우성이와 금붕어는 잔설이 뒤덮인 땅에 달려가서 눈을 한웅큼씩 쥐여 입에 넣었어요.     우성이는 천진하게도 이렇게 고함쳤어요.     “아빠, 여기는 참말 좋은 곳이군요. 땅바닥에 이렇게 많은 사탕가루가 있으니까 말이예요.”     그러자 금붕어는 눈을 한웅큼 입에 넣어 먹어보고나서 “그런데 왜 이 곳 사탕가루는 우리 련화시내의 사탕가루만은 달리 달달하지 않아요?”라고 물었어요.     그 천진란만한 말에 김박사네 부부는 배를 끌어안고 웃었어요.     “얘들아, 그건 사탕가루가 아니라 눈이란다. 눈, 알만하지?”     금붕어는 눈을 한웅큼 쥐여 또 입에 넣으려다가 “눈이라구요? 눈을 먹어도 되는가요?” 하고 물었어요.     그러자 우성이도 눈을 먹었는지라 “에이구, 먹지 말라. 사탕가루처럼 달달한가 하였더니 내 먹은 눈두 슴슴한게 맛이 없다.”라고 하였어요. 애들이 노는 꼴을 보고 김박사는 “에이, 옛날 우리 살던 련화시는 사계절이 분명해서 눈도 내렸던건데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우리 반도는 열대기후로 돼버리다나니 눈을 볼수 없어 애들이 저 모양이 아니구 뭐요?”라고 한탄하였어요.     “아빠, 여기 눈덮인 이곳은 어데입니까? 아직도 달나라인가요?”     그러자 수혜박사가 제꺽 “여기는 지구촌의 제일 북쪽끝인 북극이란다. 이전에 여기에도 일년사시장철 눈이 덮여있었고 얼음이 얼었댔는데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이젠 눈을 거의 볼수 없게 되였구 얼음도 볼수 없게 되였단다.” 라고 말하였어요.     금붕어는 눈을 쥐고 놀다가 손이 새파랗게 얼었어요.     “눈이 다 녹으면 여기 시원한 공기를 먹으면서 살면 좋겠구만두. 눈두 있구 얼마나 좋아요?”     “그래, 이젠 지구에 땅이 모자라구 자원이 모자라는데 여기두 장차 개발해 사람들이 와서 살게다.”     수혜박사가 금붕어의 손에 장갑을 끼워주면서 말하는데 저쪽으로 뛰여가던 우성이가 “아이쿠!” 비명소리와 함께 그만 채 녹지 않은 얼음강판우에서 미끄러져 그만 엉덩방아를 찧었어요.     수혜박사가 달려가 보니 글쎄 우성의 뒤골이 다쳐서 피가 즐벅하지 않겠어요. 우성이는 너무 아파서 머리를 싸쥐고 엉엉 울어댔어요. 아빠가 황급히 달려가 우성의 머리에 지혈제를 바르고 붕대를 감아주었어요.     뒤이어 그들은 인차 우주비행선에 올라탔어요.우주비행선은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더니 서남쪽으로 날아갔어요.     얼마나 날아갔을가요. 한참후 그들은 누런 모래세계가 가없이 펼쳐진 사막에 내렸어요. 그런데 천여년전의 사막과는 달리 흙둔덕이 여기저기 쌓여있고 룡암이 굳어버린듯한 바위돌이 널려있는 사막이였어요.     “아빠, 여긴 또 무슨 곳인가요?”     금붕어의 물음에 아빠는 수화기를 벗으면서 “여긴 천여년전부터  석유산지로 이름난 중동의 사막이란다.”라고 말하였어오.     “그런데 왜 텔레비죤에서 본 아프리카사막과는 달리 모래불산에 여기저기 흙둔덕이 있어요?” 하고 우성이가 묻자 아빠는 이렇게 대답하였어요.     “제9차세계대전때 괴물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이 달나라를 폭파해 중동을 덮어버리려고 하는 바람에 원자탄에 폭발된 달나라 용암과 흙이 날아와 떨어져 생긴거란다. 저기 흙둔덕같은건 그때 달나라로부터 날아온 흙과 재구 여기 널려있는 바위돌같은건 달나라 용암이란다.”     “와싸, 그럼 여기 날아온 용암이나 흙에는 헬리움-3이 없는가요?”     “물론 있지. 그건 아빠같은 지질탐사대원들이 망치를 쥐고 탐사해야 찾아낸단다.”     금붕어의 물음에 어머니가 말해주었어요.     “이 모래불밑에는 석유가 대단히 많겠네요?”     금붕어가 재차 묻는 말에 아빠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이전에 여기 아리빠빠공국의 사람들은 사막밑의 석유를 깔고 앉아서 놀고 먹으면서 잘 살았댔단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야. 아카시아와 같은 세계 렬강들은 자기 나라에 석유를 두고도 싼값으로 이 곳 석유를 사갔단다. 그들은 아랍나라들에서 석유를 비싸게 팔거나 자기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핵무기로 자기 말을 듣도록 협박하군 하면서 략탈적인 석유수입을 해갔단다. 그러다나니 천년이 지난 지금은 이 곳에서 석유가 나지만 아카시아보다 석유매장량보다도 적단다.”     그 말에 우성이가 이렇게 천진하게 물었어요.     “석유는 지하수처럼 뽐프만 박으면 빼낼수 있잖아요?”     수혜박사는 웃으면서 “석유는 억년이 돼야 한번 생성한단다. 그런데 석유는 다 뽑아내면 그만큼 없어진단다. 그래서 석유가 다시 생기자면 억년이나 기다려야 한단다.”라고 말하면서 우성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어요.     “우와- 억년이나 걸려요? 석유가 다 없어지면 승용차나 잠수함이 어떻게 달린대요?”     아빠는 “그러기에 아빠처럼 망치를 쥐고 칼산같은 가파로운 절벽에 올라가거나 움푹하게 파인 분지를 돌아다니면서 금광석이랑 석유랑 있는가고 탐사를 해야 하는거다.”라고 자세히 말해주었어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머리를 끄덕이더니 아빠와 어머니의 손을 놓았어요. 그 애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모래불우에서 마구 뛰놀다가 누워서 대굴대굴 구울기도 하고 발발 기기도 하였어요.     “에크, 이게 뭐냐?”     금붕어가 놀란 소리를 치자 우성이가 아우성쳤어요.     “어머니, 사막에 어떻게 뱀장어가 있어요?”     우성이는 모래불에서 꾸불럭거리면서 스르르 기여나오는 뱀장어같은것을 잡으려고 두손을 모아쥐고 입술을 이로 깨물었어요.     “가만!”     수혜박사가 보더니 황급히 다가왔어요.     “이건 사막의 독사다!”     그 말에 우성이는 모아쥐였던 두손을 들면서 복숭아 얼굴에 겁기를 띠였어요.     “아니? 독이 있는 뱀이란 말이예요?”     “그래, 독뱀이야. 어서 피해라!”     우성이와 금붕어가 활 피하는데 독사는 대가리를 쳐들고 구불구불 애들을 쫓아왔어요. 지학박사가 발길로 독사의 대가리를 탁 찼어요. 독사는 발길에 채워 서너발자욱 되는 모래불우에 뚝 떨어졌어요. 그런데 독사는 또다시 상반신을 일으켜 대가리를 사람의 허리높이만큼 쳐들고 덮쳐들었어요.     이때 아리빠빠처럼 생긴 아랍인이 락타를 타고 달려오면서 돌격총으로 달려드는 뱀을 겨누고 련발사격을 하였어요.     푱푱푱!    독사는 허리와 대가리에 총알을 맞고 사처에 피를 튕기더니 누런 모래불우에 쓰러졌어요. 순간 뻘건 피가 누런 모래불을 뻘겋게 물들이였어요.     그제야 네식구는 독사의 공포에서 벗어났어요.     “당신들은 어데서 온 사람들이요?”     그러자 김지학박사가 나서서 영어로 “우리는 코치아에서 온 지질학전문가 일가요. 애들에게 사막을 구경시키려고 이곳에 왔소.”라고 대답하였어요.     그러자 아랍인은 총을 내리우고 경계를 늦추면서 “난 아리빠빠공국의 석유경비구 사령 아뿌뚤라요. 어서 이 곳을 떠나기를 바라오. 이제 여기서 곧 군사훈련을 하게 되니까.”라고 말하였어요.     “알았소.”     아빠는 수혜박사와 애들을 우주비행선에 싣고 또 다른 곳으로 날아갔어요.     우성이와 금붕어가 차창밖을 내다보니 누런 사막에 땅크들이 사막을 누비면서 굴러나가고 락타들이 달아나가는데 정말 장관이였어요.     “아랍인들도 사막의 석유를 보호해야 생존할수 있지.”     아빠의 말에 어머니는 머리를 끄덕이면서 “이 욕망으로 차넘치는 땅우의 자원을 다 써버리면 인류는 이제 뭘 먹고 살려는지? 참말로 코 막고 답답해요.”라고 한탄하였어요.     아빠가 모는 우주비행선은 핵로케트보다도 더 빠르기에 어느덧 코치아 동북부 백두산 상공을 날아지나갔어요.     “야, 저 푸른 호수 참말 멋있다.”     우성이가 환성을 지르는데 금붕어가 “어머니, 저 곳은 어덴가요?” 하고 물으면서 호기심에 찬 눈길을 창밖에서 떼지 않았어요.     “저긴 6천년동안 피줄을 이어온 우리 백의동포들의 성산 백두산이란다. 저 파란 호수는 백두산 천지란다.”     어머니가 해석하자 애들은 “우-와, 백두산은 정말 하늘을 찌르는듯한  기상이로구나.” 하고 감탄을 금치 못하였어요.     그번 신비로운 달나라려행은 정말 우성이와 금붕어의 머리속에 많은것을 인상깊게 심어주었어요. 4. 룡궁으로 들어간 금붕어     김지학박사 일가는 집으로 돌아와 며칠 쉬였어요. 그사이 아빠와 어머니는 우성의 머리상처를 다 치료하였어요.     어느 일요일 아침이였어요.     금붕어는 어머니를 붙잡고 이렇게 응석을 부렸어요.     “어머니, 바다구경을 하자요. 예?”     그 말에 어머니 수혜박사는 아빠의 눈치를 힐끔 곁눈질해보는것이였어요.     그러자 아빠는 “그래, 오늘 바다구경을 가자.”라고 통쾌하게 대답하였어요.     “야-호!”     우성이와 금붕어는 좋아서 마주서서 두 손바닥을 마주치고나서 토끼들처럼 깡충깡충 뛰였어요.     그날 아침 그들 일가 네식구를 태운 우주비행선은 집울안에서 천천히 직상승하더니 애들이 안전벨트를 매기 바쁘게 하늘에서 씽씽 날아 어느결에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동해바다 상공에서 나래쳤어요. 이게 웬 일이예요. 글쎄 우주비행선이 바다에 곧게 떨어지는것이 아니겠어요?     금붕어가 놀라서 “어마나! 이걸 어째요?” 하고 놀라 고함쳤어요. 그러나 수혜박사는 쌔물쌔물 웃더니 “놀라지 말아. 이 우주비행선은 배처럼 바다에서 뜰수도 있단다.”라고 말하는것이였어요.     아닌게 아니라 출렁이는 파도속에 출렁 떨어진 우주비행선은 배처럼 파도우에 두둥실 뜨는것이 아니겠어요. 처음 파도치는 바다, 갈매기가 너울너울 날아예는 바다를 본 애들은 신기하기만 하였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우주비행선이 잠수함처럼 바다물밑에 스르르 가라앉는것이 아니겠어요.     “아니, 어머니, 이번에는 정말 우주비행선이 가라앉는데요. 어떻게 해요?”     금붕어가 어머니의 품에 안기자 우성이도 질겁하여 어머니의 품에 와락 안기였어요.     이때 아빠가 우주비행선을 천천히 앞으로 몰면서 “얘들아, 놀라지 말아라. 이 바다물밑을 봐. 얼마나 물고기들이 많은가.”라고 하였어요. 그 말에 애들은 차창밖을 내다보았어요. 애들은 바다물밑에서 헤염치는 갈치, 날치, 잉어, 문어, 금붕어, 상어들이 헤염치며 노는 신기한 바다밑세계를 마음껏 보았어요. 그들이 한참 감탄을 금치 못하는데 저쪽에서 집채같은 꺼먼 고래가 기선의 키같은 지느러미를 흐느적거리면서 이쪽으로 덮쳐왔어요.     어머니는 애들을 끌어안으면서 “어머, 돌고래다!”라고 고함쳤어요. 애들은 겁기를 띤 눈길로 차창밖을 내다보았어요. 고래는 덮쳐오자마자  대문짝같은 아가리를 쩍 벌리고 차창안을 들여다보는것이였어요.     “야, 희한하게 큰데!”     “돌고래라는건 저런게로구나.”     돌고래가 삐죽한 주둥이로 차창을 툭툭 건드리다가 저쪽으로 헤염쳐가는것이였어요. 그제야 애들은 한숨을 호- 내쉬면서 어머니 품아에서 사르르 빠져나와 선창가까이 다가가서 바깥을 내다보는것이였어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신비한 바다물밑세계의 황홀경에 그만 넋을 잃고말았어요. 바다물밑에서 하느작거리는 산호초며 알락달락한 물고기들이며 정말 신비스럽기만 하였어요.     “저건 또 뭐야?”     금붕어가 창밖을 내다보면서 환성을 질렀어요.     우성이도 그 곳을 내다보고 놀란 소리를 질렀어요.     “바다물밑에 층집이 가득하구나.”     그 소리에 수혜박사가 창밖을 내다보고 설명해주었어요.     “저건 2천년전 코치아의 부산시내란다.”     우성이는 우멍눈을 화등잔처럼 크게 뜨면서 “아니, 그래 시내가 통채로 바다물에 잠겼단 말이예요?” 하고 리해되지 않는다는듯이 도리머리질을 하였어요.     “그래, 클론바우꼬마대통령시절에 벌써 지구온난화가 심해 상해, 싱가포르, 뉴욕  등 시내가 바다에 잠겼단 말이다. 그후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아까 우리가 갔던 북극과 히말라야산, 남극주 등 곳의 얼음과 눈이 녹아내리는 바람에 바다물이 불어서 부산시내마저 바다물에 잠겼단 말이다.” 애들은 놀란 눈길로 차창밖을 언뜻언뜻 뒤로 지나가는 바다물속의 옛부산시내 층집들을 구경하였어요.     금붕어는 네발굽을 쳐든 말을 타고 칼을 뽑아든 장군들의 동상을 보고 어머니에게 물었어요.     “저 앞에 동상이 있는 높다란 건물은 뭔가요?”     수혜박사는 창밖을 내다보면서 “저건 옛날 부산시에서 제일 큰 롯데백화상점이야.”라고 설명하면서 한숨을 후 내쉬였어요.     “어머니, 롯데백화상점이 저렇게 바다물밑에 잠기지 않았으면 어머니랑 함께  쏘핑했으면 좋겠는데요.”     금붕어의 말에 우성이는 우멍눈을 희번뜩거리면서 흘기며 “녀자들은 그저 쏘핑, 쏘핑, 쏘핑밖에 몰라. 이제 우리 고향 련화시두 당장 물에 잠기겠구만두.”라고 말하였어요.     그러자 수혜박사와 김지학박사는 땅이 꺼지게 한숨을 후 - 내쉬는것이였어요.     이때 우주비행선은 잠수함처럼 해변가를 죽 돌았어요. 우주비행선앞 바다물밑에 새하얀 백사장이 나타났어요.     “어머니, 여긴 어데인가요? 백사장이 정말 멋있구만요.”     금붕어가 하는 말에 수혜박사는 “여긴 옛날 우리 국민들이 무더운 여름이면 아주 즐겨 찾던 부산시 해운대백사장이란다.”라고 설명하는것이였어요.,     우성이는 창문으로 누런 모래가 깔린 백사장을 내다보면서 “백사장이 이렇게 바다물밑에 잠기였으니 해수욕을 다했구만요.”라고 하며 한숨을 호 내쉬였어요.     어머니도 창밖을 내다보면서 “그래. 그래두 다행하게 부산시민들이 여기 해운대가 아니라 다른 곳에 백사장을 만들었단다. 이름두 새 해운대라고 지었단다. 그러나 자연이 만들어준 해운대와 비기지두 못한단다.”라고 말하였어요.     우성이는 어머니의 말에 갑자기 “아빠, 우리 새로 만든 부산 해운대에 가서 해수욕을 하지 않겠어요?”하고 물었어요.     그러나 아빠는 머리를 가로 흔들었어요.     “후에 보자. 오늘은 바다물에 잠긴 싱가포르나 구경하구 집으로 돌아가자.”     애들은 아쉬운 한숨을 지었어요.     아빠는 우주비행선을 몰고 하늘로 날아오르더니 파도가 넘실거리는 파란 바다상공을 쏜살같이 날아갔어요.     어데로 갔는가구요? 실로 우주비행선 창밖을 내다보아서는 어데인지 구분하기 어려웠어요.     이때 우성이가 남북골 뒤더수기를 긁적거리면서 우멍눈을 화등잔처럼 크게 뜨고 환성을 질렀어요.     “금붕어야, 저걸 봐라. 저기 파도치는 바다우에 층집꼭대기가 보인다.” 그러자 금붕어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어요.     “아빠, 저기 저 바다물우에 보이는 층집꼭대기들이 총총 보이는 곳은 어딘가요?”     아빠는 오른손중지로 그 망망한 바다우에 여기저기 총총 잠겨있는 층집들을 가리키면서 “저건 말이야, 천여년전만 해도 아시아 4대 소룡이라고 불리우던 싱가포르야.”라고 알려주는것이였어요.     “그런데 지금 저런데서 사람들이 살아요?”     “살수 없지. 저렇게 위험한데서 어떻게 사니? 싱가포르 사람들이 몽땅 해외로 도망친지도 8백여년이나 된단다.”     “옛날 싱가포르 사람들은 바보야. 저런 퍼런 바다물속에 층집을 진게 우둔하죠?”     금붕어가 하는 말에 아빠와 어머니는 유치하기도 하고 천진한 애들이 귀여워 앙천대소하였어요.     그러자 우성이가 우멍눈을 깜짝거리면서 물었어요.     “웃긴 왜 웃어요? 금붕어 말이 옳은것 같구만두. 저런 바다에다 어떻게 집을 지었을가요?”     어머니 수혜박사는 이렇게 말하였어요.     “싱가포르는 원래 바다에 층집을 지은게 아니란다. 싱가포르는 천여년전에만 해도 아주 아름다운 섬이였단다. 싱가포르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섬에 저렇게 높은 층집을 지었단다.”     “그런데 어떻게 돼 바다물에 층집들이 몽땅 잠기우고 섬이란건 손바닥만큼도 보이지 않아요?”     금붕어의 말에 우성이가 소리쳤어요.     “그것두 몰라? 바다물이 불어나니 잠겼겠지.”     “쳇, 바다물이 얼마나 불으면 이 큰 바다가 저렇게 몇십층 층집높이만큼 올라간다더냐? 맞지요? 어머니? 예?” 그런데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하였어요.     “우성의 말이 맞다. 바다물이 불어나는 바람에 싱가포르 섬이 사라지구 저 높은 층집도 물에 잠기우고말았단다.”     “그럼 어데서 이렇게 많은 물이 생겨서 불어올랐을가?”     우성이는 이번에도 어깨가 으쓱해서 아는척하였어요.     “내 알려줄게. 생각해보려무나. 하늘에서 비가 억수로 쏟아지기만 하구 빠져나갈데는 없지. 그래서 바다물이 붓지 않겠니? 녀자애들이란 이런 간단한 도리도 모른다니깐.”     금붕어는 입귀를 비쭉 하면서 엄마의 대답을 기다렸어요. 그 표정은  “어머니, 정말 저 우성의 말이 맞는가요?” 하고 묻는상싶었어요.     우성이는 금붕어에게 우멍눈을 흘기면서 반쯤 어머니쪽으로 돌아앉았어요. 그 행동거지는 “두말이면 잔소리지요?” 하고 말하는상싶었어요.     그런데 어머니의 대답은 우성의 말과는 달랐어요.     “그런게 아니란다. 아까 우리 눈과 얼음이 남아있는 북극의 눈과 얼음이 녹아내려서 바다물이 불어난게란다. 지구가 날따라 따가와지면서 남극주와 북극 그리구 희말라야산의 눈과 얼음이 녹아내려 백년에 바다수위가 한메터씩 높아졌단다. 그래서 근 2천년동안에 바다수위가 20메터나 높아졌단다. 그래서 저 싱가포르시내의 거의 절반이나 되는 집이 물에 잠기게 되였단다.”     “우메- 우성의 말이 엄청 틀렸구나! 뭐, 다 아는상 작작 해라.” 우성이는 남북골 뒤더수기를 긁적거리면서 수그렸어요.     아빠는 바다 저쪽에 피는 발가스럼한 락조를 보자 기수를 돌리더니 우주비행선을 몰고 산을 등진 해변가 도시—고향 련화시로 돌아왔어요.     그날 밤 금붕어는 집에 돌아간후 이리뒤척저리뒤척 하면서 인차 잠을 이룰수 없었어요. 그 애는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몰랐어요. 그런데 꿈에 글쎄 자기가 한마리 고래로 되여 바다물밑의 룡궁에 들어가지 않았겠어요.     그를 본 룡왕은 하얀 수염을 슬슬 어루만지면서 이렇게 말하는것이였어요.     “어때? 바다물밑이 좋지? 우리 룡궁에 와서 살면서 충실한 신하가 되려무나.”     그러나 금붕어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아니예요. 난 어머니랑 아빠랑 함께 땅우에서 살래요.” 그러자 룡왕은 금빛룡좌에서 몸을 앞으로 일으키면서 이렇게 말하는것이였어요.     “그래. 지금은 땅우에서 사는게 편안하니까 땅우에서 어머니랑 아빠랑 함께 살면 오죽 좋겠니? 그러나 때가 되면 룡의 혼을 타고난 넌 룡궁이 얼마나 좋은가를 알게 될게다. 어서 가라. 어머니랑 기다리겠다.” 그리하여 금붕어는 털게 잔등에 앉아 금빛이 반짝이는 룡궁을 나와 백사장으로 나왔던것이예요.     이튿날 아침에 금붕어가 그 꿈이야기를 하자 아빠와 어머니 지어 우성이까지 우스워 죽겠다고 야단쳤어요.     어머니는 “얘, 넌 그 룡왕의 수염인지도 몰라. 그때 나도 꿈에 룡궁에 들어갔다가 룡왕이 뽑아주는 수염 한대를 가지고 나왔댔는데 너희들을 낳았단다. 태몽이 룡꿈이였으니 장차 우리 우성이와 금붕어가운데서 룡이 나올것 같아.”     그러자 금붕어는 몸을 흔들면서 “아냐, 난 룡이 안될래. 룡이 되면 룡궁에 가서 룡왕의 심부름이나 하면서 살아야 되지 않아요. 난 사람이 좋아. 어머니랑 아빠랑 함께 살래.”라고 떼를 썼어요.     “그래, 어머니랑 함께 살자.”     어머니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우성이와 금붕어가 진정 룡이 되였으면 하고 기대하였어요.     그번 바다구경을 한후 룡의 혼을 타고난 금붕어는 어머니의 기대대로 바다물밑세계에 대해 무척 흥미를 가지는것이였어요.     이렇게 되여 애들은 방학만 되면 해외관광 아니면 바다구경을 가자고 하였어요. 애들은 관광을 하고나면 공부하는 원동력이 충전되여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였어요. 그리하여 우성이와 금붕어는 4년동안에 소학교와 초중, 고중 학과목을 다 떼고 다른 애들이 초중을 다닐 때 벌써 대학교 공부를 하였어요. 천년전보다는 달리 애들은 대학교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과외로 석사와 박사공부를 할수 있었어요. 그리하여 우성이는 아버지에게서 우주지질학박사과정을 공부하였고 금붕어는 어머니에게서 과외로 해양동물학박사과정을 공부하게 되였어요. 5. “하늘과 땅의 겨룸”     어느 일요일 아침, 아빠는 탐사망치를 들고 우성이를 데리고 련화시의 서쪽에 있는 칼산으로 갔어요. 우성이는 열네살밖에 안되였지만 이젠 아빠의 어깨만큼 키가 컸어요.     태양이 불비를 퍼붓는듯한 무더운 여름에 아빠는 우성이를 보고  올리다보아도 눈뿌리 아찔한 가파로운 절벽으로 오르자고 하였어요. 아직 산기슭을 오르나마나 하였을 때였어요. 우성이는 숨이 차 헐레벌떡거리더니 김빠진 공처럼 나무그늘아래 폴싹 물앉았어요. 그는 우멍눈으로 백화가 만발한 수림속을 둘러볼뿐 엉뎅이를 뗄 예산도 하지 않았어요.     그러자 아빠는 우성의 옆에 다가와 물주머니를 넘겨주면서 “이 칼산은 우리 부자간의 태몽에 나타났던 어머니산이다. 우리 태줄도 이 칼산에 묻었단다. 저 절벽우에 올라가 내려다보면 별유천지이다. 얼른 일어나라.” 우성이는 물주머니의 물을 절반이나 꼴딱꼴딱 들이켜고서도 의연히 도리머리질하였어요.     “아빠, 난 산꼭대기에 금바위가 있다고 해도 올라가지 못하겠어요. 산꼭대기 경치가 멋있으면 아빠가 비디오촬영기로 촬영해서 가져오세요. 그럼 집에 돌아가서 컴퓨터로 보면 다지요. 하필 이 무더운데 딱 산꼭대기로 올라가야 하나요?”     아빠는 우성이가 좀 쉬게 놔두고 망치로 바람벽처럼 서있는 절벽으로 다가가 바위돌을 딱딱 쳐보면서 말하였어요.     “그럼 좀 쉬였다가 오늘에는 조기 조 소나무 있는데까지만 올라가자.” 아버지가 금망치로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니 별로 높지 않은 절벽우에 소나무가 보이잖겠어요. 그리하여 우성이는 우쭐 일어나 아버지의 뒤를 따라 나무가지를 휘여잡으면서 절벽을 톺아오르기 시작하였어요. 한참 톺아오르던 우성이가 절벽아래를 되돌아보니 눈앞이 아찔해났어요. 순간 두다리가 바들바들 떨리는데다가 싸락돌을 밟기만 해도 발이 미끌어 절벽아래로 미끌어져내려갈것만 같아 한발자욱도 옮겨디딜수 없었어요.     “아빠, 오늘은 요만만 올라갈가요?”     아빠가 되돌아보니 땀에 흠뻑 젖은 우성의 우멍눈에는 겁기가 꽉 차있었어요.     “얘야, 오늘 너를 데리고 온건 바로 이 절벽을 톺아오르면서 사나이의 담과 완강한 의력을 키우고 지질탐사대원들과 지질학자들의 간고한 생활을 체험하라는게다. 그래야 네가 박사론문을 써도 무게있는걸 쓸게 아니냐?”     아빠가 손을 잡아끌자 우성이는 조금 담이 생겨 한발자욱한발자욱 절벽우로 올라갔어요. 우성이는 끝내 난생처음 절벽중턱에 톺아올라갔어요. 푸르른 소나무 한대가 절벽의 돌틈에 뿌리를 박고 하늘을 찌르면서 우뚝 솟아있었어요.      아빠는 절벽에 박힌 소나무를 매만지면서 환성을 질렀어요.     “맞다, 딱 이 소나무같아. 이 소나무에 걸린 금망치와 금밥주걱을 꿈에 얻어보았댔지. 그리구 이 나무가지에 호랑이 목이 걸려 버둑거렸댔지.”     우성이가 여겨보니 정말 호랑이가 목이 걸려 버둑거렸던 자리인지 소나무껍질이 허비운 자리와 뻘거스럼한 피자국 같은것이 남아있지 않겠어요.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요. 혹시 꿈을 꾼게 아니라 아빠는 몽유라는걸 해서 진짜 여기까지  왔다간게 아니예요?”     우성이는 이상하다는 표정이였어요.     “꿈이 아니면 호랑이가 나를 업고 갈수 있니?”     “글쎄 말이예요. 참말 이상한데?”     이때 아빠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입에 중지를 대고 “쉿-” 하고 목소리를 낮추었어요.     “산에 와서 절대 범의 말을 하지 말아야 해. 범의 흉을 하면 범이 온다고  쉿- 저 멋진 련화시를 내려다보아라.”     우성이가 절벽아래를 내려다 보니 저 멀리 하얀 물갈퀴를 일으키는 바다가에 새하얀 기둥식건물이 우뚝우뚝 솟은 시내가 한눈에 안겨왔어요.     “야, 정말 멋있구나. 딱 마치 우주비행선에 올라서 보는 시내모습이구나! 와싸!”     아빠는 우성이를 데리고 절벽꼭대기 들쑹날쑹한 바위돌을 망치로 딱딱 쳐서 몇쪼각 캐내 가방에 넣었어요.     “이게 바로 탐사대원들의 반날 탐사체험인거야. 알만 하지?”     우성이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러나 속으로는 다른 궁리를 하고있었어요.      (에이, 지질탐사는 세상에 못해먹을 노릇이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망치를 들고 산에서 헤매야 되겠지?)     지질탐사대원들의 생활을 다 체험하고 집으로 돌아온 우성이는 온 몸이 땀주머니로 되였고 얼굴이 다 타서 깜장애를 방불케 하였어요.     그번에 칼산으로 갔다온후 우성의 공부방향은 아빠의 희망과는 완전히 달리180도로 바뀌였어요. 지질탐사학에는 관심이 없이 우주학에 관심을 돌렸어요. 그리고 놀음에 탐내던 이전의 병이 또 도졌어요. 필경은 어린애니까요. 그는 수아랑 슬기랑 함께 놀음감상점에 가서 잠수함이랑 땅크랑 사가지고 강변에 가서 모래불바닥에서 뛰놀며 놀았어요.     어느날 아빠와 어머니는 우성이와 금붕어를 보고 박사론문준비가 어떻게 되였는가고 물었어요.     그러자 우성이는 컴퓨터에서 무엇인가 쭉 빼서 아빠와 어머니의 앞에 내밀었어요.     “이게 박사론문이냐?”     “글쎄 보세요.”     김지학박사와 박수혜박사는 아주 정중하게 그 종이 몇장을 받아 서재에 들어가 보았어요.     그새 우성이는 집에서 나가 슬기와 수아와 함께 땅크랑 잠수함이랑 가지고 전투놀음을 놀러 강변으로 가버렸어요.     “하늘과 땅의 겨룸이라. 제목이 박사론문치고는 꽤나 신기하구나.”     그런데 읽어내려갈수록 론문인것이 아니라 괴상망측한 중학생작문이였어요.     문장에서 우성이는 땅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땅의 자원을 힘써 개발하고 충분히 리용하여 지구촌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인류에 행복을 가져다주어야 한다고 하였어요. 그러나 인류는 3천여년동안 지구촌의 땅, 나아가서 달나라의 땅 자원을 략탈적으로 개발하였기에 생태환경을 파괴하였고 이젠 더 개발할수록 인류를 멸망의 구렁텅이에 처넣게 된다고 예연하였어요. 그러고나서 지질탐사는 그제날 아빠와 함께 칼산의 절벽에 오르는것처럼 간고하고 자칫하면 호랑이에게 물리워갈 위험한 불장난으로서 세상에 못해먹을 노릇이라고 하였어요.     “아니, 조 놈의 남북골새끼. 이게 뭐라구 지껄였어. 아하이구, 애를 낳아두 뜻을 낳지 못한다구 조 놈새끼를 어찌면 좋소?”     지학박사는 작문지를 쥐여 흔들면서 머리를 싸쥐고 대성질호하였어요. 그러자 수혜박사가 그 작문지를 빼앗다싶이 하여 내리읽어보았어요. 문장에서는 장차 지구촌의 공국과 공국간 그리고 지구촌의 인류와 달나라, 나아가서 화성과 목성, 태양계를 벗어난 우주인들과의 참혹한 자원쟁탈전쟁을 피면하기 어렵다고 력설하였어요. 그는 이번 일어날 전쟁을 “하늘과 땅의 겨룸”이라고 이름짓고  자기는 장차 “하늘과 땅의 겨룸”을 대비하여 정치와 우주학, 군사리론을 전공하겠다고 하였어요. 땅이나 바다를 연구하는 과학도 중요하겠지만 그런 과학가들을 령도하여 이 땅과 바다를 지켜내는 군사리론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하였어요. 그리고 지질탐사나 해양학 같은 학문은 아빠나 어머니가 연구하면 되기때문에 자기에게 부담스럽게 연구하라고 더는 강요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부탁한다고 하였어요.     수혜박사는 작문지를 차탁에 내려놓으면서 말하였어요.     “그렇게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애 말에 도리가 없는게 아니예요. 애가 싫다는데 당신은 억지로 지질탐사하러 이 무더운 여름에 칼산으로 데리구 간건 잘못이예요. 오히려 역작용을 놀고말았어요.”     그러나 지학박사는 “아하이구, 이 일을 어쩜 좋소?” 하고 하늘을 쳐다보면서 앓음소리를 냈어요.     수혜박사는 차잔을 지학박사에게 내밀면서 말하였어요.     “너무 근심하지 마세요. 우성이가 우주학을 전공해도 역시 당신의 뜻을 이은게 아니겠어요? 그리구 우리 금붕어는 내 뜻대로 바다를 연구하고있으니까요. 장차 정말 우리 우성이가 예견한대로 하늘과 땅이 맞붙는 전쟁이 일아나도 우리 온집식구들이 코치아를 위해 큰 일을 할수 있다고 봐요.”      그 말에 지학박사는 조금 위안되였어요. 그리하여 수혜박사의 손에서 차잔을 받아 조금 마시더니 차탁우에 놓으면서 무릎을 탁 치였어요.     “그래, 우성이가 우주와 군사를 연구해도 좋지.”     서재 문어귀에서 그 말을 엿듣고있던 금붕어는 도적고양이처럼 발뒤꿈치를 들고 발뼘발뼘 객실로 들어갔어요.  
1    단편아동소설 왕따 김장혁 댓글:  조회:2397  추천:10  2009-02-20
                              단편아동소설                                                                왕따                                                                            김장혁         영호는 정말 괴짜예요. 외까풀눈은 항상 질투의 서리발이 번뜩이고 꼭 다문 작은 입은 벌리기만 하면 뉘라 없이 헐뜯었지요. 그 애에게 누가 헐뜯기우기만 하면 그 애는 며칠이 못가서 왕따가 돼버렸지요.       어느날 애들은 수학시험을 치고 《야 — 호— 》하고 소리치면서 교실밖으로 달려나갔어요.        그런데 영호는 자기보다 공부를 잘하는 문빈이가 수학시험지를 보여주지 않은것으로 하여 뾰로통해하던 나머지 작은 입을 꼭 앙다물고 제일 마지막으로 스적스적 밖에 나왔어요. 그는 올롱한 눈으로 문빈이를 쏘아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어떻게 골려줄가고 속궁리를 했어요.     이윽고 남자애들한테로 느릿느릿 다가간 영호는 그 애들을 보고 《이 문빈이새끼 있잖니? 전문 계집애들에게만 시험지를 보이구 우리 남자애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단다.》 하고 헐뜯었어요.     남자애들은 영호의 말을 듣고 학급에서 공부를 잘하는 문빈이를 마구 몰아주었어요. 문빈이는 입이 열이 돼도 제 발명을 할수 없었고 대번에 남자애들에게 왕따로 돼버렸어요.     이튿날, 큰일이 났어요. 향화가 글쎄 언제 문빈의 시험지를 보았는가고 영호에게 따지고 들지 않겠어요.     그러자 영호는 얼굴이 수수떡처럼 지지벌개나면서도 자기가 거짓말을 했는지라 어떻게 반격해야 할지 몰라 쩔쩔 맸어요.     그러다가 어망결에 이런 대답이 불쑥 나갔어요.     《얘, 그건 내가 문빈이를 왕따로 만드느라고 한 말이야. 너 눈 감아주면 안되니?》     그러자 향화는 《너 다시 나를 건드려봐. 가만 놔두지 않을테다.》하고 말하면서 쌍까풀눈을 흘기며 휭하니 치마바람을 일구면서 가버렸어요.     영호는 향화가 괘씸해 죽을 지경이였어요. 윽윽 벼르던 영호는 이번에는 남자애들의 귀에 대고 향화를 뭐라고 헐뜯어댔어요.     그러자 남자애들은 노는 시간에 향화를 손가락질하면서 《문빈의 각시야!》 하고 놀려댔어요.     《너 문빈이와 련애한다면서?》     《너 문빈이와 PC방에 다녔지?》     《너 문빈에게 메일을 보냈다지?》     향화는 너무 억울해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우고 엉엉 울어댔어요. 그러나 호주머니라고 훌 번져보이겠어요? 결국 향화도 영호가 물어먹는 바람에 애들에게 놀리움을 당하다 못해 왕따로 되여버렸어요.     이젠 영호에게 물리워 왕따로 된 애들이 하나둘 늘어나 여럿이 됐어요. 문빈이, 향화, 성철이, 리나, 철호… 그러다나니 자연히 왕따로 된 애들끼리 함께 놀게 되였어요.     어느날 그 애들은 놀면서 속을 털어놓고 이야기하게 되였어요.     《영호새끼, 전문 없는 말을 한다니까. 문빈아, 내 네 시험지를 보고 쓴적이 없지 않고 뭐냐 응?》     향화의 말에 문빈이도 초롱초롱한 눈을 슴벅이면서 《글쎄 말이다. 걔는 공부를 잘하고 자기와 맞지 않는 우리를 억울하게 물어서 애들에게 놀리움을 당하게 하지 않고 뭐야?》 하고 울분을 토하였어요.     그 말에 동감이 들어 성철이도 뾰로통해 영호를 공소하였어요.     《그 영호새끼 글쎄 내 학교 나무를 꺾은적도 없는데 선생님한테 가서 물어먹지 않겠니?》     그러자 리나와 철호도 떠들어댔어요.     《그 영호는 고발쟁이다.》     《사람을 무는 개다!》     그러자 문빈이는 때가 되였다고 이런 궁리를 내놓았어요.     《우리 모여들어 영호를 왕따로 만들가?》     그러자 애들은 이구동성으로 대찬성을 하였어요.     《옳다! 영호를 고발쟁이라고 놀려주자.》     《개라고 놀려주자!》     《왕따라고 놀려주자!》     애들은 영호에게 무함당한 억울함을 분풀이를 하려고 들었어요. 그런데도 영호는 그런 눈치를 채지 못하고 계속 돌아가면서 애들을 헐뜯어 왕따로 만들기에 눈이 아홉이 되였어요. 그러다나니 그 애에게 무함당해 왕따로 된 숱한 애들이 문빈이와 향화네 이쪽에 와서 함께 놀면서 몽땅 하나로 뭉쳐 영호를 왕따로 만들었어요. 이젠 영호가 괘씸한 애들을 아무리 헐뜯어도 애들은 도리여 영호를 놀려주었어요.     《얘, 이 왕따 영호야, 누가 네 거짓말을 듣는다더냐?》     문빈의 말에 애들은 영호를 손가락질하면서 시끌벅적 떠들어댔어요.     《영호 — 왕따!》     《왕따! 영호—》     《사람을 무는 개야!》     《이 고발쟁이야!》     《왕따!》     《하하하!》     《호호호!》     영호는 진짜 왕따로 되였어요. 그는 썩후에야 왕따로 된 애들의 고통을 새삼스레 느끼기 시작하였어요. 그는 왕따가 되지 않으려고 용돈으로 어떤 애들에게 가만히 개눈깔사탕도 사주고 어떤 애들은 PC방에도 데리고 가려고 하였지만 다 헛수고였어요. 애들은 영호와 놀다가 언젠가는 그에게 헐뜯기워 왕따가 될가봐 슬금슬금 피하였어요.     며칠후 이 사실을 알게 된 담임선생님이 영호를 조용히 교무실에 불렀어요. 선생님은 영호가 다른 학생들을 마구 무함하고 왕따로 만든 아주 나쁜 행위를 호되게 꾸짖고나서 앞으로 이런 행위가 다시 없도록 차근차근 일깨워주었어요. 선생님은 그래야만 영호가 계속 왕따로 되지 않을수 있다고 하였어요.     영호는 울며 겨자먹기로 문빈이와 향화, 성철이, 리나, 철호 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자기 잘못을 뉘우쳤을뿐만아니라 다시는 남을 왕따로 만들려고 헐뜯지 않겠다고 다짐하였어요. 그러나 영호의 못된 입에 상처를 입은 애들은 그렇게 쉽게 인차 영호를 량해해주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럼 영호는 언제 왕따로 되지 않을 수 있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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