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흑사심이라고도적배에 오른 류씨네 대가정은 숱한 황금금고 앞에서 옥씬각씬 말썽도 많아 개난장판이 돼버렸다.
밤도와 황금금고를 가득 실은 트럭을 칼산별장 앞에 들어섰다. 류문도는 열쇠를 가져다 금고를 열고 전지불을 빌어 황급빛이 번쩍이는 황금덩이 무룩이 쌓아있는 것을 보고 입이 함박만해졌다.
류덕재 일당은 누구라 없이 모두 기뻐 밤하늘이 떠나가게 야단쳤다.
류덕재는 어둠 속에서 아무리 찾아 봐도 한문빈이 보이지 않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처자들의 눈치를 흘끔 곁눈질하면서 왕춘영 옆에 가서 팔을 툭 치면서 나직이 물었다.
“어째 문빈이 보이잖는가?”
왕춘영은 안경을 춰올리며 류덕재와 함께 한쪽으로 갔다.
“내 목숨걸고 황금금고를 지혜롭게 빼내왔으면 됐지. 열몇살 밖에 안되는 애까지 데리고 갈게 뭐요? 걔는 아직 어린데.”
기실 왕춘영은 어린 문빈은 이번 사건에 련루시키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류덕재는 달빛과 별장 전등불빛을 빌어 왕춘영이 외까풀눈을 흘기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아니, 그런게 아니고. 이런 기회에 걔를 보자고 그랬는데.”
교활한 류덕재는 제꺽 림기응변해 둘러댔다.
“잘했소. 문빈을 련루시킬가 봐 나도 꽤나 근심했수다.”
“후에 볼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유. 빨리 언약대로 걔 몫으로 황금금고 3분의 1을 나눠주오.
류덕재는 왕춘영을 안심시켰다.
“조급해 하지 마오. 줄 걸 다 줄테니까. 별장에 들어가 천천히 얘기하기오.”
왕춘영은 도리머리를 저었다.
“밤도 깊었는데 언제 별장에 들어가 한담이나 할 새 있소? 제꺽 싣고 가야겠소.”
한쪽 구석에서 그들의 대화를 엿들은 리문곤과 류문도 형제는 두덜거렸다.
리문곤은 두 아들을 한쪽 구석에 데리고 가서 쑤근덕거렸다.
“옛말에 후처에 감투 벗어지는지도 모른다더니, 저걸 봐라. 네 애빈 저년한테 푹 빠져서 너네 황금금고를 다 주겠단다.”
류문도는 외까풀눈을 희번뜩거리면서 윽윽 별렀다.
“흥! 그러기만 해보지. 도끼로 대갈통을 까 죽여치우겠소.”
류문비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진짜 말이 아니군. 엄마하구 토론하지도 않고 뭐요? 저년과만 토론해? 피맛을 좀 봐야겠군.”
리문곤은 붙는 불에 부채질을 했다.
“난 너네 애비 왼눈에도 없어.”
류문도는 주먹으로 옆에 선 소나무를 꽝 치기까지 했다.
마른 소나무 잎이 깜짝 놀라 삼복무더위 어둠 속에 날아내렸다. 하늘의 구리바라도 공포에 질려 반쪽얼굴을 구름 속에 감춰버렸다.
류문도는 이빨을 쁙쁙 갈았다.
“강청 같은 년, 계속 우쭐거려보지. 굴뱀한테 물려 죽을줄 알아라.”
굴뱀이란 류문도 깡패 일당의 별명이었다. 일단 수많은 굴뱀들의 마수가 뻗치기만 하면 누구든지 뼈도 추리지 못게 되였다. 그래서 시내 사람들은 “굴뱀이다!” 하면 혼비백산해 몽땅 도망쳤다. 그만큼 굴뱀 깡패는 이 시내 초패왕이나 다름없었다.
나그네 귀 석자라고 류덕재는 그들 삼모자의 말을 다 엿들었다. 그는 누구의 미움깨도 사지 말고 개난장판이 다 된 류씨네 이 도적배를 번져지지 말게 저어나가야 했다.
(한고조 류방 대황제님, 당신은 참 대단합니다. 어떻게 그 많은 황후, 황비, 처, 첩, 궁녀와 자녀들을 다 데리고 살았습니까? 진짜 재간입니다. 난 고작 몇도 안되는 이 놈 가정을 이끌기도 힘든데. 한고조 류방 대황제 조상님, 그대의 후손을 보우해주옵소서.)
그는 주춤 멈춰 서더니 두 손을 가슴에 합장하고 달도 질겁해 구름 속에 숨어버린 밤하늘을 바라보라보면서 속으로 빌었다.
(한고조 류방 대황제, 조상님, 말썽도 많고 개란장판이 된 이 후손의 대가정을 잘 이끌어나가게 도와주십시오.)
류덕재는 기도를 마치자 삼모자와 려향의 눈치를 슬슬 보면서 트럭 바곤에 일일이 기어올라가 살펴보았다. 금고는 모두 20개 밖에 안되였다.
류덕재는 트럭에서 내려 왕춘영한테 뒷근심부터 털어놓았다.
“어째 금고 수무개 밖에 안되오? 류려평 애비 것만 해도 대여섯개 되는 거 같던데.”
왕춘영은 손을 펴 류덕재 귀에 대고 나직이 쏭알거렸다.
“류려평 언니 애비 금고는 빼내오지 않기로 했잖았는가요? 꼬리를 잘라 둬야죠. 그래야 우리 금고를 바꿔치기한 걸 덮어감추지. 다 실어내오면 언제든지 꼭 꼬리를 밟히우지 않겠어요?”
“그렇긴 한데. 려향을 하나도 주지 않으면 큰 일 나오.”
왕춘영은 대수로워 하지도 않았다.
“이번에 내 꾀를 써서 저걸 빼내오지 않았더라면 려향인들 어쩐단 말이오. 당신 정말, 이러겠는가? 당신 날 억지로 여비서 시켜놓고 내 인격과 정조, 내 가정과 인생을 얼마나 짓밟았어? 내 말을 따르지 않으면 당신 숱한 여비서를 간음한 죄상을 온 천하에 쫄딱 밝아놓을 줄 아세요. 이 날 이 때까지 입을 꼭 담고 참고 사느라고 얼마나 고달팠는지 아는가? 저걸 다 줘도 모자란다는 걸 알아!”
왕춘영은 허수아비처럼 멍해 서 있는 류덕재를 흘끔 쳐다보면서 계속 줄욕을 퍼부었다.
“려향도 그렇지. 제 외할애비 재물에 눈길을 팔게 있는가? 법도 어기지 말고 회사나 출근해 자유롭게 살게지. 사람이란 만족할줄 알아야지. 출가집 외인이 너무 류씨네 집 안 재물에 눈독을 들여선 안되지.”
왕춘영은 고의로 려향이 들으라고 언성을 높여 지껄여댔다.
“좀 작작 떠드오.”
류덕재는 당황한 나머지 손으로 마구 왕춘영의 주둥이를 틀어막으려고 했다.
순간 흉악한 류덕재는 왕춘영의 목을 비틀어 죽이고 싶기까지 했다. 그는 진짜 왕춘영이 자기 앞길을 막아서면 죽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류덕재는 최대한의 인내성을 발휘했다.
“뭐나 여지를 두고 말해.”
“이걸 놔!”
왕춘영은 목을 틀어쥐고 입을 막는 손을 탁 치며 뿌리쳤다.
“왜 목은 틀어쥐는가? 숨통이라도 끊을 작정인가?”
“아니, 그런게 아니오.”
류덕재는 황급히 손을 풀면서 손사래를 쳤다. 그는 리문곤과 왕춘영을 흘끔 번갈아 곁눈질하면서 너스레를 떨어댔다.
“어떻게 언감 왕처장을 다치게 하겠소? 고와서 비단보에 싸서 업고라도 다닐 지경인데.”
왕춘영은 류덕재가 지금 무슨 음흉한 속궁리를 다 할 지경에 이른 것도 모르고 어깨 으쓱해 계속 지껄여댔다.
“려향도 그렇지. 외할애비 관작을 실어내다 줘도 좋은줄 알아야지. 류려평 언니 여기 있어도 이런 건 리해할 건데.”
류덕재는 달빛을 빌어 려향의 외할아버지 관작을 실은 트럭 앞을 둘러보았다.
려향은 왕춘영이 하는 말을 다 엿들었던 것이다.
류덕재가 여겨보니 려향은 외할아버지 관작 앞에서 어깨를 들먹이면서 섧게 쿨쩍거리고 있지 않겠는가.
류덕재는 왕춘영을 데리고 더 멀찍이 가서 뒷근심을 털어놓았다.
“한가지 모른 거 같구만. 려향은 한국 회사에 있을 때 저 이번에 새로 온 최서기 비서로 있었댔소. 최서기는 목숨걸고 흑인강도 마수에서 려향을 구해준 구명은인이야. 최서기와 려향은 아주 친근한 사이야. 최서기는 려향을 꽤나 관심하고 있어. 려향이 최서기와 무슨 관계로 발전할지도 몰라. 자칫 려향을 잘못 건드렸다가 왕처장이나 내나 다 잘못 될 수도 있어. 알만해?”
그제야 왕춘영은 정신을 펄쩍 차렸다.
류덕재는 왕춘영의 귀를 쥐어 살짝 비틀어놓았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여자!”
한참 후에야 왕춘영 처장은 해시시 웃어댔다.
“왜 웃어?”
왕춘영은 류덕재의 팔을 끼고 걸으면서 말했다.
“잘 됐구만. 장차 려향과 최서기 관계를 잘 리용해서 우리 이 배에 철갑을 겹겹이 두르고 방어진을 더 든든히 구축할 수 있겠군요.”
그녀는 주춤 멈춰섰다.
“이렇게 합시다. 똑 같게4등분 해서 애들한테 저 금고를 나눠줍시다. 우선은 금고를 열어보고 재물을 분배합시다.”
류덕재는 처자들 앞이라는 것도 다 잊어버리고 왕춘영의 어깨를 툭 치면서 치하했다.
“이제야 왕처장 제정신이 들었구만.”
리문곤은 한쪽으로 피해 두 아들과 함께 왕춘영이 류덕재와 행악질을 하는 걸 아니꼬운 눈길로 쏘아다가 나직이 쑤근덕거렸다.
“봐라. 너네 애비를. 저년과 딱 붙어서 노는 꼴을 봐라. 얼마나 메스껍니? 이전에도 저랬다. 너네 애비는 저년이랑 딱 붙어다니면서 집의 돈을 흔자만자 스면서 질탕하게 바람피웠어. 너네 애빈 은행에서 저년이랑 숱한 여비서를 갈아대면서 애인으로 데리고 살았어. 저년은 내 사랑과 남편을 다 빼앗아간 갈보야, 내 가정을 다 쑥대밭으로 만든 량심짝도 없는 년이야.”
그 말에 류문도와 류문비의 눈은 달빛에 반사돼 시뻘건 불티가 튕겼다.
리문곤은 그때라고 쐐기를 더 콱 박았다.
“지금 숱한 사생아들의 몫으로 너네 황금덩이를 빼앗아가려고 한다. 절대 양보하지 말라. 저년은 내 사랑과 가정을 파괴한 년이야.”
류문도는 허리춤을 매만지면서 이빨을 쁙쁙 갈았다.
“우리 형제 금고를 하나라도 다치기만 해 보지. 저년을 가만놔두지 않을테야.”
황금흑사심이라고 황금금고 때문에 눈앞에서 리해충돌이 벌어지자 이 놈의 류씨 집안 도적배에서는 피비린 냄새가 물씬 풍기기 시작했다.
류문비는 당장 허리춤에서 시퍼런 비수를 뽑아들었다.
“잠간!”
류문도가 류문비 팔을 잡아 당겼다.
“저년이 연극을 노는 걸 보고 손 써도 늦지 않아.”
이쪽에서 리문곤 삼모자가 시퍼런 칼을 갈고 있는 것도 모르고 왕춘영은 려향한테 다가가서 또 연극을 놀아댔다.
“려향아, 너도 류씨네 후대인데 당당하게 한몫 가져야지. 누가 딸은 자식이 아니라고 하더냐?”
왕춘영은 물앉아 우는 려향을 부축해 품에 꼭 겨안아 주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려향아, 울지 말라. 네나 우리 집 문빈이나 다 본댁의 소생은 아니지만 류덕재 행장의 당당한 자녀들이야. 허리를 꿋꿋이 펴고 살아라. 이 이모가 있는 한 류씨네 집 안에서 널 어쩐다고? 너네 엄마하구 난 한 은행에서 언니, 동생 하면서 친자매처럼 지냈어. 전번에도 내 너네 모녀를 경찰들 손에서 구해줬잖았니? 날 믿어라. 너네 엄마가 당년에 날 영광스럽게 류행장 비서로 추천하지 않았던들 내 오늘이 있었겠느냐? 난 너네 엄마 지금 감옥에 들어가 있는 걸 생각할 때마다 가슴을 오리오리 저며내는 것 같다. 이젠 날 작은 엄마처럼 여겨라. 내가 너네 모녀를 목숨걸고 보필할테야.”
왕춘영은 달빛을 빌어안경알을 벗어 닦아 다시 끼더니 류덕재를 흘끔 되돌아보았다.
그녀는 결론적으로 지껄여댔다.
“금방 류행장과 내 토론했어. 류행장한텐 아들 셋에 딸 하나 있다는 것이 밝혀졌어. 이제 사생아 몇십명 나타나도 상관없어. 저 황금금고를 네몫으로 똑 같게 네 자녀한테 나눠주기로 했다.”
“뭐라고?!”
류문도가 꽥 고함쳤다.
“누가 감히 우리 형제 금고에 손을 대? 까딱 하면 다 죽여치우겠다.”
류문도 형제는 참다 못해 허리춤에서 시퍼런 비수를 뽑아들고 왕춘영한테 다가왔다.
트럭과 기중기차 운전석 차문이 벌컥, 벌컥 열렸다. 꺽다리, 호랑이, 뚱뚱보 등 십여명 깡패들이 뛰여내려 비수를 뽑아들고 다가왔다.
깡패 소두목들이 손을 홱 저었다. 별장을 지키던 깡패들도 권총이랑 사냥총이랑 들고 덮쳐들었다.
당장 무력충돌이 일촉즉발할 위기가 닥쳐왔다.
찰나, 왕춘영이 권총을 뽑아들어 공중에 대고 쏘았다.
땅!
쒹-
야무진 총소리와 함께 달빛어린 하늘에 빨간 신호탄이 날아 올라갔다.
“깜짝 말엇!”
왕춘영은 깡패들한테 권총을 겨눴다.
“뭐야? 신호탄?!”
류덕재는 황금히 몸을 돌려 류문도랑한테 손사래를 쳤다.
“잠간! 얘들아, 무슨 일인지, 좀 기라려라!”
류덕재는 왕춘영을 노려보며 물었다.
“네년, 지금 경찰을 부르는 거야?”
왕춘영은 한발자욱도 물러서지 않았다.
“네놈들이 왕처장을 협박하면 별 수 없어. 이 왕처장이 검찰원에서 공밥을 먹었는가 해? 나도 사병이 숱해 길렀어! 털끝 하나 건드리기만 해봐라. 네놈 별장을 쑥대밭을 만들줄 알라!”
류덕재도 음흉한 외깔푼눈으로 왕춘영을 노려보았다.
(야들야들해 보이던 이년 보기와는 판판 달라. 고잘난 수사처장 시켰더니 꽤나 우악스럽게 변했구나.)
달빛에 류덕재 외까풀눈에서 씨뻔걸 불빛이 번뜩이었다.
“그래, 끝장 볼텐가?!”
“당신들 핍박하지 않고 내 하자는대로 하면 아직도 늦지 않았어.”
교활한 류덕재는 왕춘영한테 다가가면서 억지로 타협했다.
“금방 말했잖아. 문빈이나 려향이나 다 내 자식이니깐. 준다고. 빨리 경찰을 물리쳐라.”
왕춘영 처장은 간사하게 깔깔깔 웃었다.
“‘밭머리뱀’, ‘토황제’, ‘초패왕’도 경찰을 겁나할 때 있구만. 호호호.”
류문도가 비수를 들고 확 달려드는 걸 류덕재가 두 팔을 벌려 막아섰다.
“안돼. 이럼 다 죽는다, 죽어!”
류덕재는 단년에 깡패 우두머리- 밭머리뱀 겸 조직부 부장질을 한 조직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기 시작했다.
“우린 다 류씨 대가정의 도적배에 오른 사람들이야. 이 배에서 우리끼리 싸우면 우리 류씨네 배가 망망한 바다에서 희뜩 번져져! 그럼 누구도 살아남지 못해. 지금 바깥에서 검경이 혈안이 돼 우릴 수색하고 있어. 세상풍랑이 세찬데 우리끼리 황금금고 때문에 싸우면 절대 안 돼. 다 좋은 끝장이 없어. 알만 해?”
그는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집 식구들과 깡패 소두목들을 돌아보면서 옆구리에 두 손을 지르고 서서 한바탕 연설했다.
“우린 일치 단합해 이 배를 안전한 대안으로 몰고 가서 함께 오래오래 향락을 향수하면서 살아야 해. 모두 눈 앞의 리익만 따지지 말고 한발 물러서서 전반 국면을 돌봐야 해.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한테 다 금은장신구 한몫씩 있어. 걱정말라.”
그제야 왕춘영은 허리에서 권총을 뽑아 다시 공중에 대고 쏘았다.
땅!
씽!
이번에는 새파란 신호탄이 하늘로 날아 올라갔다.
“뭐야?”
“또 신호총인가?”
“긴급집합 취소하는 신호탄이오!”
그래도 류덕재는 시름놓지 못했다.
그때 칼산 넘어와 칼산 기슭에서 파란 신호탄이 날아 올랐다. 그것은 왕춘영이 미리 대기하게 포치해놓은 남편과 본가집 왕씨네 형제들로 된 사병들이 보낸 신호탄을 보고 긴급집합 취소한다는 신호탄이었다.
류덕재는 돌발상황에 간이 콩알만해 류씨형제를 돌아보았다.
“경찰들이 이 칼산별장에 눈길을 돌릴 수도 있어. 빨리 금고를 처리하고 이 자리를 뜨자.”
류덕재는 리문곤과 류문도 형제를 데리고 별장 지하실에 들어갔다.
그는 처자를 돌아보면서 말했다.
“너희들은 날 믿어라. 내 마음 속엔 그래도 너희들과 너네 엄마 밖에 없다. 너네 엄만 젤 어려울 때 나와 함께 뜷고 나오면서 살아온 조강지처야. 왕처장이랑 류려평이랑은 다 일시 놀음감에 불과한 년들이야. 너네 형제는 내 적자들이야. 문빈이나 려향은 다 겯가지들이야. 우리 앞을 가로 막기만 하면 언제든지 사정없이 쳐버릴 곁가지들이야.”
그는 류문도의 어깨를 다독이면서 말했다.
“넌 아버지 장손 아니냐. 장차 우리 류씨 집 안의 掌门人이야. 뭐나 장원하게 타산해라.”
류문도가 물었다.
“그래 금고를 어떻게 나눠 주자고 그럽니까?”
“저 금고를 지하주차장에 가져다 가만히 나누자. 너네 네 자식이 한몫씩 가지고 너네 엄마도 한몫 주자. 그리고 별장에 있는 황금덩이랑 금은장신구랑 깡패들한테도 얼마간씩 나줘라. 이 별장은 숱한 눈에 띄였기에 더는 비밀아지트로 쓸만한 곳이 아니야. 왕처장네 문빈한테 주자. 배는 달라도 너네 형제 아니고 뭐냐?”
류문도는 도리머리를 저었다.
“결국 려향이나 문빈이나 다 우리 형제만큼 주자는게구만.”
“우린 어데가 살겠소?”
류덕재는 두 아들을 와락 껴안더니 나직이 귀속말을 했다.
“우린 저 금고를 다 싣고 삼형제산별장으로 옮겨가는 거야.”
그제야 처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후- 내쉬었다.
“이번 저 금고는 왕처장과 려향과 걸버무렸기에 이렇게 나누자. 려향은 새로 온 최서기 한국 회사에 있을 때 여비서로 있었다. 최서기는 려향의 구명은인이야. 시간이 없어 길게 말하지 못하겠는데. 우린 려향을 리용해 최서기 마수를 막아야 해. 때문에 눈앞에 리익만 너무 따지지 말라. 뭐나 장원하게 타산해야 해. 그리고 너네만 알아둬라. 너네 몫으로 내 더 많은 금고를 여기 칼산별장 부근에 묻어두었다. 언제 위치를 알려주면 그걸 너네 형제 다 가지면 돼.”
그제야 류문도 형제는 애비를 믿고 수긍했다. 생각 밖에 엄마한테도 한몫을 준다고 하자 그들 형제는 좀 만족하는듯했다.
그러자 리문곤은 애비 말에 수긍하는 두 아들을 흘겨보았다. 그녀는 왕춘영이 미워 아직도 생불을 켰다. 하지만 혼자 용빼는 수 없어 어둠 속에 보이지 않는 시퍼런 복수의 칼을 잠시 숨겨버렸다.
류씨네 도적배는 잠시나마 안정을 찾고 풍랑이 잠잠한 대안으로 헤가르며 나가 멈춰 섰다.
어두운 밤을 타 류씨네 도적배 일당들은 황금금고를 열어제끼고 황금덩이를 나눠 챙기기에 밤이 가는줄도 모르고 떠들썩했다.
굶은 이리떼들이 밤중에 소나무숲 속을 쌍불을 켜고 다니다가 무덤에서 해골을 물어뜯어 탐욕스러운 배를 채우느라고 으렁거린다. 류씨네 도적배는 밤도와 암초는 요행 피해나갔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방대한 그물이 도적배를 서서히 조여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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