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와 시지기

김승종 譚詩 "내 고향은 그 언제나..." / 연변일보
2020년 12월 25일 03시 51분  조회:1014  추천:0  작성자: 죽림

2020년 12월 25일
 
내 고향은 그 언제나…□ 김승종
 

2020-12-24 15:35:38

 
 

 

어느 한때,

고래등 같은 팔간집은

성스러운 고향 시골에서

어마이와 아부지의 어깨를 딛고

으쓱으쓱 쾌지나칭칭 곱새춤도 잘 췄었지

 

어느 한때,

고향 마을에서 제일 으시대던 굴뚝은

아홉 식솔들이 팔간집 한 구들에서

알콩달콩 지지고 볶고 하는것을 다 보았었지

 

묻노니-

어마이와 아부지가 코물 눈물 짜며

깨기름 돌게 하던 부엌은 어디메?!

아홉 식솔들이 정나미 너울거리던

그림자들은 또한 어디메?!

 

고향 옛터에서

비(碑) 아닌 굴뚝은

오늘도 우두커니 홀로이

청청 가을 하늘가에

기나긴 촌사(村史)를 쓰고 있고지고…

 

 

지금 한창 할매의 계절 가을철인데-

왜 울 할매의 삼베모시수건은

한 마지기 고추밭에서

얼릉얼릉 보이질 아니할가…

 

지금 한창 어마이의 계절 가을철인데-

왜 울 어마이 그림자 너머 너머로

이끼 누우런 고추방아간에서

재채기 소리 한번도 들리지 아니할가…

 

지금 한창 누나의 계절 가을철인데-

왜 울 누나의 고추물에 아릿한 손부리는

저기 저 하늘가 노을 속에

눈물겹도록 처억 걸려 보일락말락 할가…

 

세월아-

네월아-

내 고향 죽림동 추억거리 서너개비가

이 내 손톱여물에서 갑북갑북 짓깨지고 있고지고…

 

 

어제가 울 할배 두루마기와 함께

여기 해란강가에 오기까지

스물여덟개의 비살문꼴들이

둥글게 휘이익 둥글게

달바퀴와 해바퀴로 빚어져서

소수레란 이름으로

덜커덩덜커덩 삐거덕삐거덕

그 얼마나 이랴낄낄 울고 울었을가…

 

평강벌에서 잔치집 상견례물들을

그들먹히 두둥그레 싣고

동네방네 살맛나게 오가던

울 할배의 소수레가

여기 비암산고개 너머 민속박물관에서

들숨 날숨 처절히 곰삭아가고 있는…

 

손주: 할매, 저 ‘소수레’란 것이 뭐예유?

할매: 후유, 이 할매가 저 소수레에 앉아

너 할배한테 시집 왔네라…

손주: 할매, 그럼 저도 이후 저 소수레에 앉아

장가 갈래유. 호사하게스리… 호호호…

 

어제의 소수레 두 바퀴가

오늘 울 할매의 두 무릎 고두리에서

덜커덩덜커덩 삐거덕삐거덕

슬피디 슬피디 울고 있고지고…

 

 

시가지 어느 한모퉁이에서

날파리 한 마리와 숨박꼭질하며

보리감자좁쌀밥 무향무미 먹는둥마는둥 하는데야…

하루살이 두 마리를 손사래짓 내젓으며

탁주 감주 민숭맨숭 마시는둥마는둥 하는데야...

모기 한 마리인지 두 마리인지 세 마리인지

온밤 새벽녘 씨아질 네굽 눈꼬리에 처매는데야…

 

고향에서 울 할배 쑥타래 택배로 부쳐왔는데야…

쑥타래 태워 모기 휘휘 쫓기

하루살이 힝힝 쫓기

날파리 활활 쫓기

탁주 감주 시원컬컬 벌컹벌컹 곳간 비워지는데야…

보리감자좁쌀밥 시라지장국 냠냠 밥도둑 찾는데야…

 

오호라,

오늘도 이 텁썩부리 맘속에서

구수히 향음 풍기는

내 고향 울 할배 쑥타래여!

 

 

울 외할매네 집 찾아가는 남평 동구밖 너머,

늘 두만강역 독수리바위가 청청 웅좌하고

개구쟁이들을 치렁치렁 불러세우곤 했었지…

 

소학교 때, 독수리바위 꼭대기에 꼬부장꼬부장 올라

마분지 공책 찢어 종이비행기 만들어서 신나게 날리던

학천이 룡순이 만송이 승종이 개구쟁이들을

 

독수리바위는 오늘도 어제의 개구쟁이들 모습들만

벼랑가에 얼씨구절씨구 품고

단풍과 함께 코노래 흥얼흥얼 거리며

울긋불긋 청춘만세를 부르고 있고지고…

 

독수리바위야,ㅡ

그때 그 시절의 개구쟁이들의 종이비행기를

하얗게 새하얗게 찾고 찾아서 돌려다오,

어서 빨리 새하야니 새하야니 돌려다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38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98 "별"을 불러보는 시간입니다... 2019-02-22 0 1242
97 "고삐", 개, 그리고 그라프... 2019-01-13 0 1200
96 [그때 그시절] - 사진 한컷 = "두만강여울소리"와 함께... 2018-11-14 0 1224
95 시지기도 왼쪽에 서서 한컷 찰칵... 2018-10-29 0 1530
94 동시인 강려 동시 "벌레들의 별명"과 시지기 죽림 "패러디동시" "별레들 별명의 '반란' " 2017-12-22 0 1624
93 한글권 <<록색문학평화>>을 위하여... 2017-11-12 0 1514
92 시지기는 시지기인가 시지기이지 그리고 또 시지기이지... 2017-11-02 0 1536
91 시혼과 함께 새하야니 새하야니ㅡ (시집을 갈무리하며...) 2017-06-18 0 1569
90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28) 2017-06-15 0 1768
89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27) 2017-06-14 0 1617
88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26) 2017-06-12 0 1447
87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25) 2017-06-09 0 1346
86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24) 2017-06-09 0 1318
85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23) 2017-06-01 0 1552
84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22) 2017-05-31 0 1607
83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21) 2017-05-30 0 1217
82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20) 2017-05-28 0 1402
81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19) 2017-05-28 0 1439
80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18) 2017-05-24 0 1294
79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17) 2017-05-23 0 1291
78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16) 2017-05-22 0 1018
77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15) 2017-05-19 0 1028
76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14) 2017-05-17 0 1343
75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13) 2017-05-15 0 1345
74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12) 2017-05-13 1 1245
73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11) 2017-05-05 0 1384
72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10) 2017-05-05 0 1273
71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9) 2017-05-04 0 1056
70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8) 2017-05-02 0 1255
69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7) 2017-05-01 0 1166
68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6) 2017-04-30 0 1071
67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5) 2017-04-24 0 1046
66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4) 2017-04-23 0 982
65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3) 2017-04-20 0 940
64 시지기 竹林 반쪽 삶 티끌萬事詩(2) 2017-04-19 0 1016
63 竹林 새벽 번역 詩 2017-04-09 1 1145
62 탈축제 2017-04-09 0 1048
61 역시 과앙주(廣州) 현(헌)님께 화답하며ㅡ 2017-04-09 0 1182
60 과앙주 현(헌)님께 화답하며... 2017-04-09 0 1178
59 竹林 자작詩 中文번역詩 2017-02-05 0 1177
‹처음  이전 1 2 3 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