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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譚詩 "내 고향은 그 언제나..." / 연변일보
2020년 12월 25일 03시 51분  조회:1013  추천:0  작성자: 죽림

2020년 12월 25일
 
내 고향은 그 언제나…□ 김승종
 

2020-12-24 15:35:38

 
 

 

어느 한때,

고래등 같은 팔간집은

성스러운 고향 시골에서

어마이와 아부지의 어깨를 딛고

으쓱으쓱 쾌지나칭칭 곱새춤도 잘 췄었지

 

어느 한때,

고향 마을에서 제일 으시대던 굴뚝은

아홉 식솔들이 팔간집 한 구들에서

알콩달콩 지지고 볶고 하는것을 다 보았었지

 

묻노니-

어마이와 아부지가 코물 눈물 짜며

깨기름 돌게 하던 부엌은 어디메?!

아홉 식솔들이 정나미 너울거리던

그림자들은 또한 어디메?!

 

고향 옛터에서

비(碑) 아닌 굴뚝은

오늘도 우두커니 홀로이

청청 가을 하늘가에

기나긴 촌사(村史)를 쓰고 있고지고…

 

 

지금 한창 할매의 계절 가을철인데-

왜 울 할매의 삼베모시수건은

한 마지기 고추밭에서

얼릉얼릉 보이질 아니할가…

 

지금 한창 어마이의 계절 가을철인데-

왜 울 어마이 그림자 너머 너머로

이끼 누우런 고추방아간에서

재채기 소리 한번도 들리지 아니할가…

 

지금 한창 누나의 계절 가을철인데-

왜 울 누나의 고추물에 아릿한 손부리는

저기 저 하늘가 노을 속에

눈물겹도록 처억 걸려 보일락말락 할가…

 

세월아-

네월아-

내 고향 죽림동 추억거리 서너개비가

이 내 손톱여물에서 갑북갑북 짓깨지고 있고지고…

 

 

어제가 울 할배 두루마기와 함께

여기 해란강가에 오기까지

스물여덟개의 비살문꼴들이

둥글게 휘이익 둥글게

달바퀴와 해바퀴로 빚어져서

소수레란 이름으로

덜커덩덜커덩 삐거덕삐거덕

그 얼마나 이랴낄낄 울고 울었을가…

 

평강벌에서 잔치집 상견례물들을

그들먹히 두둥그레 싣고

동네방네 살맛나게 오가던

울 할배의 소수레가

여기 비암산고개 너머 민속박물관에서

들숨 날숨 처절히 곰삭아가고 있는…

 

손주: 할매, 저 ‘소수레’란 것이 뭐예유?

할매: 후유, 이 할매가 저 소수레에 앉아

너 할배한테 시집 왔네라…

손주: 할매, 그럼 저도 이후 저 소수레에 앉아

장가 갈래유. 호사하게스리… 호호호…

 

어제의 소수레 두 바퀴가

오늘 울 할매의 두 무릎 고두리에서

덜커덩덜커덩 삐거덕삐거덕

슬피디 슬피디 울고 있고지고…

 

 

시가지 어느 한모퉁이에서

날파리 한 마리와 숨박꼭질하며

보리감자좁쌀밥 무향무미 먹는둥마는둥 하는데야…

하루살이 두 마리를 손사래짓 내젓으며

탁주 감주 민숭맨숭 마시는둥마는둥 하는데야...

모기 한 마리인지 두 마리인지 세 마리인지

온밤 새벽녘 씨아질 네굽 눈꼬리에 처매는데야…

 

고향에서 울 할배 쑥타래 택배로 부쳐왔는데야…

쑥타래 태워 모기 휘휘 쫓기

하루살이 힝힝 쫓기

날파리 활활 쫓기

탁주 감주 시원컬컬 벌컹벌컹 곳간 비워지는데야…

보리감자좁쌀밥 시라지장국 냠냠 밥도둑 찾는데야…

 

오호라,

오늘도 이 텁썩부리 맘속에서

구수히 향음 풍기는

내 고향 울 할배 쑥타래여!

 

 

울 외할매네 집 찾아가는 남평 동구밖 너머,

늘 두만강역 독수리바위가 청청 웅좌하고

개구쟁이들을 치렁치렁 불러세우곤 했었지…

 

소학교 때, 독수리바위 꼭대기에 꼬부장꼬부장 올라

마분지 공책 찢어 종이비행기 만들어서 신나게 날리던

학천이 룡순이 만송이 승종이 개구쟁이들을

 

독수리바위는 오늘도 어제의 개구쟁이들 모습들만

벼랑가에 얼씨구절씨구 품고

단풍과 함께 코노래 흥얼흥얼 거리며

울긋불긋 청춘만세를 부르고 있고지고…

 

독수리바위야,ㅡ

그때 그 시절의 개구쟁이들의 종이비행기를

하얗게 새하얗게 찾고 찾아서 돌려다오,

어서 빨리 새하야니 새하야니 돌려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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