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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졸혼 제6권 103 김장혁
2023년 06월 18일 12시 13분  조회:1043  추천:0  작성자: 김장혁
 
대하소설
      졸혼
     
               6
      
                 김장혁
   
 
          103. 사막의 악어

칼바람 부는 바다를 온 밤 달려 종호는 모래바람이 불어치는 사막과도 같은 한 부두에서 내렸다.
묵직한 책배낭을 둘러메고 묵직한 책트렁크를 끌고 만톤급 륜선에서 내려 해관 출구를 나서려는 때였다.
“섯!”
종호는 등곬에 식은 땀이 쪽 끼쳤다.
두리모자 둘이 다가왔다.
한 두리모자가 퉁사발눈을 부라리며 책짐을 가리키며 물었다.
“짐을 헤치라구. 트렁크 안에 건 뭔가?”
종호는 허리를 쭉 펴고 가슴을 내밀며 당당하게 대답했다.
“항일영웅이야기책이오.”
“배낭에 건 뭔가요?”
이번엔 녀성두리모자가 언성을 낮춰 그래도 좀 부드럽게 물었다.
“조선족이민사책 견본입니다.”
남녀두리모자는 서로 눈길을 맞추었다.
“모두 몇책이나 되는가요?”
종호는 솔직하게 말했다.
“한 50여책 될 겁니다.”
남자두루모자가 퉁사발눈에 미소가 어리는 눈치였다. 그자는 주먹코를 주먹으로 쓱 닦더니 책짐을 한쪽으로 끌고 갔다.
“세금을 내야 해.”
“뭘? 세금? 금시초문이군.”
“여기 좀 오라구.”
녀자두리모자가 그래도 부드럽게 말했다.
“손님, 30책 넘으면 해관세를 내야 해요.”
진짜 모래바람이 기승스레 불어치는 사막에서 마라톤을 하다가 전갈이나 악어나 만난 격이요,  독사나 사기군 불여우를 만난 격이였다.
팔목까지 푹푹 빠지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로 통하는 길목을 지키다가 문턱을 높여놓고 문턱에 시주하라는 격이 아닌가.
(이런 악어놈들, 문턱을 높여놓고 문턱에 시주하라는 건가? 문턱세를 내라고? 내 무슨 상림아주머니냐?  더러운 놈들,  채발을 놓고 고기들이 뛰여들기를 기다리는군. 악어 같은 놈들, 주둥이에 뭔가 처넣어야 더 물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흥, 그러나 이 어른이 먹이를 줄 사람 아니야. 네놈들을 가만 놔둘 거 같아?)
종호는 턱을 쳐들고 해관 천정을 쳐다보며 따지고 들었다.
“이보시오. 내 책을 찍어 들여오는데. 무슨 책장사하는가 해 그럽니까? 세금은 무슨 뚱딴지 같은 세금?”
숱한 사람들이 두리모자들과 종호를 흘끔흘끔 쳐다보며 지나갔다.
“가라니까.”
남자 두리모자는 사람들을 출구로 내쫓아버렸다.
남자두리모자는 코웃음쳤다.
“이 사람, 도대체 뭘 하는 사람인가? 국가 해관세정책을 꼬물만치도 몰라? 당신 며칠 전에 숱한 사람의 이름으로 숱한 책을 국내에 부치지 않았는가? 여러 사람한테 부치면 우리 눈을 속일 거 같은가? 산더미 같은 책을 몽땅 세금 내지 않고 내갈 거 같은가? 도깨비라도 이런 도깨빈 첨 봐. 산더미 같은 책을 부친 사람을 첨 본다.”
종호는 해관 문턱에 떡 걸릴줄은 몰랐다.
“이게 무슨 반동서적인가? 항일투사들의 이야기를 쓴 책인데.”
녀자두리모자가 배낭에서 책을 하나 쑥 꺼내 펼쳐보더니 종호를 아니꼽게 쳐다보면서 말했다.
“글쎄 뭘 쓴 책인지 우리 어떻게 아는가요? 이건 조선어책 아닌가요?”
두리모자들은 한족이여서 조문책을 알아볼리 만무하였다.
“맞소. 내용에 문제 없소. 난 당성으로 보증하오.”
그러나 두리모자들은 순순히 놔주려고 하지 않았다.
“글쎄 내용이 괜찮으니까. 그저 세금이나 물리는 겁니다. 안 그럼 한국 책은 하나도 들어오기나 하겠군요. 그저 순순히 세금을 내고 책을 가지고 가세요.”
남자두리모자는 더욱 기세 사납게 나왔다.
“세금 안 내겠으면 한국에 되보낼줄 알어. 우편료를 내야 해. 한국에 가서 30책 이내씩 몇십번 메고 들어와 보라구. 세금 내는게 나은가, 어느게 나은가? 흥!”
종호는 가만 놔둘 수 없었다.
“이 사람들 내 누군지 모르고 마구잡이 하겠어?”
두리모자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당신 누군가?”
“겁나 할 거 같은가?”
“세금 내라면 낼게지.”
종호는 웃호주머니에서 기자증을 꺼내 높이 내들었다.
“난 기자란 말이오. 모 신문사 부사장이오. 그래 당신들 신문에 낼가? 시비해 볼텐가?”
똥별을 하나 단 것 같은 한 두리모자가 다가와 종호 손에서기자증을 받아 몇번이고 종호 얼굴과 기자증 사진을 대조해보았다.
“기자군요.”
“기자면 해관세 내지 않아도 될 거 같은가?”
“잠간만요.”
그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순정이 나타났다. 진짜 꿈만 같았다. 사막에 천사가 나타날 줄이야. 사막에서 힘겹게 마라톤을 하던 마라토너에게 단물 한모금이라도 보태주는 천사가 타나탔다.
“리사장은 저의 동창생인데요.”
순정은 정호와 함께 부두로 해 한국 관광을 나들면서 똥별을단 그자를 잘 알고 있었다.
“왕과장, 리사장님을 좀 봐주세요.”
왕과장은 순정한테서도 수태 받아먹은게 있는지라 알은체했다. 그는 종호를 돌아보며 태도를 확 바꿨다.
“리사장님, 사장님을 몰라 봐 미안합니다. 규정에는 30책 넘으면 해관세를 내야 합니다. 그러나 항일투사들의 이야기를 낸 좋은 책이기에 내보냅니다. 어서 가십시오.”
악어가 주둥이에 문 비게덩이를 놓는 순간이였다.
그러나 종호는 떡 버티고 서서 한술 더 떴다.
“항공편으로 부친 책은 어쩔 셈인가?”
왕과장은 혀끝을 조심하면서 얼버무렸다.
“우리도 상부에 비준을 받아야 합니다. 책수량 너무 많아서. 통지를 기다리십시오.”
종호는 도리여 기세등등해 을러멨다.
“세금을 안기는 날엔 내 끝까지 신문 지상에 내서 시비할테니까. 그줄 알라고. 당신들 그저 두리모자를 계속 쓰고 여기서 밥벌이를 하겠으면 좀 조용히 있으라고. 날 건드려서 먹을 알이 있을 거 같은가?”
처음 종호를 붙잡던 남자두리모자들이 불복해 두덜거렸다.
그러자 똥별을 단 왕과장이 발로 그자의 발을 툭 차놓으며 눈짓했다.
녀자두리모자는 밀차까지 끌어왔다.
“리사장, 책짐 무겁겠는데 밀차에 싣고 나가세요.’
그제야 종호도 얼굴근육을 느슨히 풀었다.
“감사하오. 항공편으로 부친 책을 어쨌는지. 빨리 알려주오.”
녀자두리모자는 상냥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 통지를 기다리시오.”
“질질 끌지 마오.”
종호는 책짐을 밀차에 실어밀고 해관 출구를 나섰다.
모래바람이 눈을 못 뜨게 기승스레 불어치는 사막에서 악어와 전갈들이 지키는 관문 문턱을 하나 간신히 넘는 순간이다. 그 문턱마다 사막에서 마라톤을 하는 마라토너의 피눈물이 방울방울 고여 있지 않는가.
아, 오늘도 사막에서 마라토너는 책짐을 메고 힘겹게 터벅터벅 힘겹게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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