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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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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과학환상소설 황천의 유령(7)
2015년 07월 30일 15시 01분  조회:2442  추천:6  작성자: 김장혁
                               제23 하늘땅이 진노
       클론바우 18세와 19세가 지하왕궁에 불을 지르고 바깥에 나왔을 때었어요.
       하늘땅이 진노하기 시작했어요. 얼기설기 금이 실린 뱀 섬나라 지진대에서 화산이 폭발했어요. 세인들의 눈을 피해 얼기설기 금이 실린 지진대에서 암암리에 핵실험을 한 뱀 섬나라에 보응하기 시작했어요.
       우르릉 꽝! 꽝!
우레 같은 폭음과 함께 뱀 섬나라 수십 개 활화산이 거의 동시에 폭발했어요. 시꺼먼 화염과 함께 불 뱀들이 하늘로 치솟아 올랐어요.
        우르릉 꽝! 꽝! 꽝꽝!
       버섯구름이 치솟아 오르고 화산재가 수백 키로 미터 밖에까지 날아가 떨어졌어요. 화산 기슭 갱도에 숨겨 놓은 원자탄이 화산 폭발에 진동을 받아 폭파됐던 것이죠. 무서운 방사선이 째듯이 비추면서 지상만물이 불타버리었어요. 아니, 용광로 화가마 같은 땅덩어리 위의 건물이 마구 녹아 내렸어요. 뒤이어 덮쳐오는 강풍의 충격에 폐허 같은 앙상한 콘크리트 건물들이 싹쓸이를 당했어요.
       아니, 저건 뭐예요?
       글쎄 뱀 섬나라 땅덩어리가 쿵 꺼져 들어가기 시작했어요. 왕궁과 지하벙커가 먼저 푹 꺼져 들어갔어요. 몇 십 길이나 되는 검푸른 해일이 덮쳐오더니 왕궁을 삼켜버렸어요. 미녀들이 꽃밭을 이루던 왕궁 금룡마루가 쿵 무너지었어요. 금빛 금 기둥과 벌건 나무기둥도 줄줄이 무너지면서 야자나무를 깔고 넘어 갔어요. 군국주의 더러운 혼이 묻힌 야스쿠니신사의 더러운 피를 발라놓은 벌건 기둥이 거센 파도에 밀려 둥둥 떠서 망망한 바닷물에 떠돌아다니어 꼴불견이었어요.
“철퇴!”
클론바우 18세는 각종 동물 인으로 구성된 연합군에 철군명령을 내리었어요.
그는 조왕돌 대통령 일가를 둘러보고 말했어요.
“삼촌, 우리 아마존 열대우림으로 갑시다. 코치아는 이젠 핵 방사능 오염으로 살 수 없게 됐소.”
옆에 있던 아들이 괴물 꼬마대통령의 파초 같은 귀에 코끼리 코를 가져다 대고 그들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코끼리 말로 나직이 두덜거리었어요.
“저 자는 임해와 동족상잔을 했는가 하면 자기 고모마저 체포해 감옥에 가뒀습니다. 육친도 모르는 자를 데려갔다가 괜히 아버지와 대통령 자리다툼을 하면 어쩌자고 그럽니까?”
괴물 꼬마대통령도 아들의 귀에 코끼리 코를 대고 코끼리 말을 했어요.
“닥쳐라! 조왕돌 외삼촌은 전선에 나온 금붕어 고모를 압송하는 척 하면서 안전한 후방에 피신시켰던 거야.”
그때 생물학자 금붕어만이 그 말을 알아듣고 웃으면서 말했어요.
“맞아. 조왕돌은 고모도 모르는 독재자가 아니야.”
그들이 주고받는 말은 알아듣지 못했지만요. 조왕돌은 제꺽 눈치 챘어요.
“위대한 클론바우 대통령이여, 근심하지 말라. 우린 코치아에 돌아가 하루속히 방사능오염을 제거하고 식수조림하면서 사랑의 오아시스를 재건할 거야.”
말을 마치자 조왕돌과 금붕어는 일가족과 코치아의 원숭이 인과 복제 조왕돌 부대를 거느리고 귀국 길에 올랐어요.
클론바우 18세는 머리를 끄덕이더니 클론바우 가족을 거느리고 하늘로 날아오르면서 원폭에 피폭된 뱀 섬나라 대지를 굽어보았어요. 뱀 섬나라 산골짜기와 온 들판에는 자외선을 맞아 쓰러진 시체와 해골이 너저분히 널려 있어 진짜 인간 생지옥이라고 할까요? 골고다나 황천의 무덤이라고 할까요?
하늘 어디에서인가 이런 말이 들릴지 말지 간간히 울렸어요.
태초에 만물이 빛으로 말미암아 지은바 되었으니 그가 없이는 지은 것이 하나도 된 것이 없어요.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을 따뜻이 비추는 빛이지요. 악마들이 조물주를 노엽혀 하늘의 빛이 잘 못되는 날이면 지상 악마와 만물의 목숨을 거둬 갈 것이죠.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군요. 참 빛이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치는 빛이 있었어요. 그가 세상에 계셔서 세상은 그로 말미암아 지은바 되었으되 세상이 그를 알지 못 했지요 … 진리를 쫓는 자는 빛으로 오는 것이죠.
태양이 너무 강렬한 빛을 뿌리면 지구촌이 불바다로 되고 태양열이 식으면 지구촌이 얼어붙어 모든 생물이 살기 힘들게 되지요. 때문에 인간들이 인위적으로 태양을 노엽히지 말아야 하지요.
중국 고대신화에 예가 화살로 대지를 불태우는 아홉 개나 되는 태양을 쏘아 떨어뜨렸다고 해요.
상고시기에 뱀 섬나라에는 아마테라스오미카미라가 있었어요. 그는 이 나라의 이세신궁에 모셔진 황족의 조상으로도 알려졌어요. 그의 어머니 이자나기노미코도는 왼쪽 눈으로 그녀를 낳았고 오른쪽 눈에서는 강력한 힘을 가진 귀공자 쓰쿠요미노미코토와 스사노오노미코토를 낳았지요. 그런데 아마테라스오미카미와 스사노오미코토 오누이는 각각 자신이 가진 것을 교환해 입에 넣고 잘게 씹어서 뱉어내 존귀한 사람들을 수태 낳았다고 해요. 그런데 스사노오노미코토가 시녀를 죽이는 난폭한 짓을 하자 아마테라스오미카미는 항의하면서 “하늘의 바위굴”이라 불리는 동굴 속에 들어가 나오지 않았지요. 태양신으로 불린 그녀가 숨어버리자 세상은 암흑으로 뒤덮이고 얼어붙기 시작했지요. 그같이 태양이 없으면 살기 어렵지요.
괴물 크론바우 18세 꼬마대통령은 사자머리를 끄덕이더니 아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옛날 지구촌은 여러 차례 망했다고 전해지고 있어. 상고시기에 아메리카에는 태양신이 다섯 개나 있었지. 흙 태양신, 바람의 태양신, 비의 태양신, 물의 태양신, 동(动) 태양신이 윤번으로 몇 백 년씩 세상을 통치했다고 해…"
흙의 태양 시대에는 암흑천지여서 먹을 것이 없어 사나운 재규어 무리가 나타나 거인들을 잡아먹는 바람에 세상이 멸망했다고 해요.
바람의 태양 시대에는 강풍에 사람들이 날아갔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원숭이로 돼 겨우 생존했다고 했어요.
비의 태양 시대에는 하늘에서 불비를 내려 세상은 멸망하고 말았다고 해요. 불비는 아마 화산 폭발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돼요.
물의 태양 시대에는 52년 동안이나 줄 비가 내려 아마존 열대우림이 물바다로 돼버려 모든 것이 떠내려갔고 하늘도 무너져 버렸다고 해요. 그때 육지의 큰물이 빠지면서 지구촌에서 제일 큰 강인 아마존 강이 생겼다고 해요. 그때 지상의 동물들이 살길을 잃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물고기처럼 물속에 들어가 고기를 잡아먹으면서 아주 간고하게 연명했다고 해요.
"에이고, 옛날 태양신의 이야기 아닌가요?"
"그래. 비록 옛날이야기지만 곰곰이 명심해야 한다. 하늘과 땅, 바람과 비, 물 등이 인류의 생존에 아주 중요한 작용을 한다. 때문에 그것들을 잘 모시지 않고 노엽히는 날엔 하늘땅이 진노해 인류는 살 길이 없게 된다는 철리가 깃들어 있는 거야."
"예- 이제야 뭔가 좀 알리는 거 같습니다."
클론바우 18세는 아들과 말을 마치자 클론바우 가족과 호랑이, 사자, 멧돼지 그리고 지하벙커에서 살아남은 얼마 안 되는 정상인들을 이끌고 자외선 방지 우산을 쓰고 북극주로 대이동을 했어요. 동(动) 태양신의 가르침을 받아 대이동을 한 것이죠.
괴물 꼬마대통령은 깊은 고민에 빠졌어요.
(그래, 해 빛을 받아 만물이 생겼고 또 그 빛을 모르면 살지 못하였다. 허나 빛을 잘 못 이용하면 지구촌의 생태환경을 해치고 나아가 인류자체의 무덤을 스스로 파는 것이 아니겠는가? 할아버지가 오존층에 구멍을 낸 건 나를 도운 게 아니야. 아니, 인류를 해치는 용서하지 못할 죄를 지었어. 이제 지구촌에서 못 살게 된 인간들이 우리 조손삼대를 뭐라고 욕하겠어? 아버지가 유리 할머니의 말을 듣고 천여 년 전에 오존층을 구멍 내 지구를 통일했는데 할아버지마저 또 그 수를 쓰지 않았는가? 비록 악마들을 징벌했지만 인류에게는 또다시 천벌을 맞을 죄를 지었어.)
클론바우 18세는 코끼리 코를 죽 늘어뜨린 채 죄책감에 사자머리를 숙이었어요.
(수풀처럼 일떠선 공장과 핵발전소, 사람들이 살기는 편안하고 좋을 거야. 그러나 지구에는 위협으로 밖에 될 수 없지 않는가? 금이 얼기설기 간 지진대 화산 밑에 뱀 섬나라 악마들이 핵실험을 끊임없이 해 지구에서 화산폭발이 끊이지 않고 지진과 해일이 인류가 생존할 서식지를 위협하고 있지 않는가? 인간의 끊임없는 무절제한 욕심은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고 있다. 지구촌에 해 빛과 산소가 많은 공기, 물, 땅이 없으면 만물이 살지 못할 것이 아닌가? 또 에너지와 식물, 동물이 없어진다면 사람들이 뭘 먹고 어떻게 생존한단 말인가?…)
클론바우 18세는 망가져가는 지구촌 대지를 바라보면서 고함쳤어요.
“지구촌에서 제일 독종은 버새 형제 악마야. 인류야 말로 지구촌의 생태환경을 파괴하고 동식물의 서식지를 여지없이 망가뜨린 범죄자다. 인류가 무절제한 욕심을 버려야 지구촌의 생태환경을 보호하고 동식물의 보금자리를 보호할 수 있어!”
지구촌에서 상대적으로 오존층이 덜 파괴된 남극주는 그래도 잠시나마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어요.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빙산과 눈도 거의 녹아 태평양의 수위가 엄청 올라갔어요. 끊임없는 핵전쟁으로 지진과 화산 폭발이 자주 일어나 얼기설기 금이 실린 지구촌의 해변 가 땅이 꺼지면서 아카시아 뉴욕과 뱀 섬나라 소꼬, 코치아반도의 후산 등 인적이 없는 유령 대도시가 바닷물에 잠기고 말았던 것이죠.
“어허허, 이게 오존층을 파괴해 얻은 자유 왕국이로구나. 이제부터 우린 여기서 평안하게 살게 됐구나.”
클론바우 18세는 민심과 군심이 혼란해질까 봐 두려워 될수록 사자 얼굴에 억지로 웃음을 지으면서 낙관적인 말을 했어요.
“이젠 이 지구촌의 황금과 은덩이, 미녀들이 다 우리 것이야. 허허허, 우리 이 푸른 언덕에 황금과 은덩이로 집을 짓고 바다의 물고기를 잡아먹으면서 잘 살아보자.”
허나 지구촌은 정상인들이 방독 면구를 쓰지 않으면 자외선과 방사선을 막을 수 없어 살지 못할 무덤으로 되었어요. 무더운 여름에도 겨우 목숨을 건진 클론바우 계열 인들과 호랑이와 사자, 멧돼지, 원숭이 무거운 방독 면구와 육중한 방독 옷을 입고 미역이라도 건져 먹고 살려고 바다로 나가면 불편한 건 둘째이고 숨 쉬기조차 힘들었어요.
몇몇 고기잡이에 능한 어부들을 보고 방독 면구를 쓰고 물고기를 잡아 오려고 했어요. 허나 시꺼먼 원유가 둥둥 뜬 바다는 진작 사막화로 됐고 죽고 썩어서 둥둥 떠다니는 물고기 시체 밖에 없었어요.
빈손으로 돌아온 어부들은 괴물 앞에 머리를 툭 떨어뜨리었어요. 방독 옷을 벗으니 땀이 한 초롱씩이나 쏟아져 도랑물처럼 좔좔 흘렀어요.
"에이구,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면서 오히려 더워서 우리가 먼저 물고기 밥이 되겠어."
어부들은 두덜거리면서 방독 면구를 벗어 쥐고 머리를 겨우 들었어요.
“대통령님, 바다에는 물고기 꼬리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젠 뭘 먹고 삽니까?”
괴물 꼬마대통령은 사발 눈을 부라리다가 될수록 온화한 눈길을 보내려고 모질음을 쓰려고 간신히 매 부리 입을 뗐어요.
“빈손으로 돌아온 그대들의 잘 못이 아니야. 모두 내가 부덕하고 무지한 탓이야. 뱀 섬나라 악마를 제거하려고 왼 심을 쓰다나니 할아버지가 오존층을 파괴하리라는 걸 제때에 간파하지 못했어.”
“아니야, 건 내 손자가 한 짓이 아니야!”
이때 어디에 사라졌던 클론바우 16세가 나타났어요.
그는 긴 코끼리 코를 휘두르며 고함쳤어요.
“내가 뱀 섬나라와 노르망디를 정복한 통일된 지구촌을 손자에게 넘겨주려고 오존층을 파괴했어!”
클론바우 18세는 할아버지를 정말 죽여치우고 싶어 사발 눈에 불길이 이글거리었어요. 허나 수하들 앞에서 불효한 짓을 할 수 없어 경호원들을 보고 할아버지를 체포해 북극의 감옥에 가두게 했어요.
“인류에 죽을죄를 진 자는 누구든 용서하지 못해!”
뒤이어 괴물 꼬마대통령은 어부들을 보고 억지로 웃으며 신신당부했어요.
“우린 이제부터 펭귄이라도 잡아먹으면서 오존층 회복에 주력해야 해.”
“펭귄을 잡으면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을 어긴 것이 아닙니까?”
사발 눈을 부라리는 괴물을 보자 어부는 황급히 머리를 숙이면서 입에 빗장을 질렀어요.
그제야 어부들은 서로 쳐다보더니 방독 면구를 눌러쓰고 펭귄을 잡아먹으러 뛰어 나갔어요. 그런데 어부들은 고래마자 마구 잡았어요.
“안 돼! 고래는 내 아빠 클론바우 17세를 낳은 친 어머니야!”
허나 굶어 당장 죽게 된 어부들은 그 소리를 듣지도 않고 계속 고래를 잡아 큰 어선에 끌고 돌아왔어요.
클론바우 18세의 혼자 힘으로는 굶주린 이리 같이 날뛰는 사람들을 말리는 재간이 없었어요.
그는 황금빛으로 번쩍번쩍 하는 황금 집을 짓고 은 사발에 은 저를 쓰면서 살아도 지상낙원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딱 황천에 빠진 듯 했어요.
괴물 꼬마대통령은 어쩐지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추장처럼 살기보다 못한 감이 느껴졌어요. 문제는 먹을 게 없는데다 수하들이 방독 면구와 자외선방지 옷이 없어 자외선에 피폭이 돼 날마다 무리로 죽어가고 있었어요. 이젠 수하가 몇이 없어서 원시부족의 추장보다도 못했던 것이었어요.
설상가상으로 오존층이 파괴되면서 제트기류가 마구 남하해 여름인지 겨울인지 분간하기 힘들게 만들어버렸어요. 원래 제트기류는 북극의 찬 기류를 끌어안고 있었어요. 허나 지구온난화로 해 제트기류가 통제를 잃어 엄동설한 같이 찬 기류가 마구 남쪽으로 남하해 범람하기 시작했어요. 솜옷도 미처 입지 못한 맥도 총사령관은 글쎄 으리으리한 황금 아파트에서 그만 얼어 죽고 말지 않았겠어요. 숱한 장병들이 미사일과 총을 부여안은 채 얼음조각상으로 변해 버렸어요.
호랑이 왕 카시마는 잡아먹을 사슴과 줄 말이 없는 남극주를 떠나 사슴 떼들이 줄지어 달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을 그려보면서 폐허로 된 아마존 유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굶어 죽고 말았어요. 그래도 호랑이는 죽어서도 가죽이라도 남기는 것을 잊지 않았어요.
사자 왕 비컨은 너무 배고파 해변 가에 너럭바위 위에 앉아 풀을 뜯어먹는 꽃사슴무리가 호수가를 헤엄쳐 건너가던 옛날 아마존 열대우림을 눈앞에 그리다가 굶어 두 눈을 스르르 감더니 영영 뜨지 못하고 말았어요. 고기잡이를 나갔던 어부들은 방독 면구를 쓰고 자외선 방지 옷을 입었건만 장시간 자외선과 방사선에 노출된 손이 벌건 멍이 든 것처럼 팅팅 부어오르다가 물퉁이 생기더니 나중에 썩어 떨어져 나갔어요.
방사능과 자외선에 피폭된 지구촌의 사람들은 피부암에 걸려 통증에 고생하다가 살이 뭉텅뭉텅 썩어나가 해골만 남게 됐어요. 풀 한포기 찾아 볼 수 없는 북극의 산골짝과 들판, 앙상한 마른 나뭇가지만 남은 이른바 아마존 열대우림에는 방사선과 자외선의 직사에 목숨을 잃은 원혼이 둥둥 떠다녔어요. 염라 전에 바쳐진 제물처럼 돼버린 해골들이 눈구멍이 펑 뚫린 채 원망스레 구멍이 뚫린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어요.
      허나 대자연은 이상했어요. 지구상의 인간을 비롯한 수많은 생령들이 해골이 돼 유령으로 떠다녀도 북극의 하늘에는 마치 축복이라도 하는듯이 파랗고 바알갛고 노란 오로라가  춤 추면서 눈부시게 빛발쳐 황홀경을 이루었어요.
      그 광경에 괴물 꼬마대통령을 비롯한 사람들은 너무나도 허무해 진짜 미치겠네요.  
 
 
24 황천
 
우성 대통령은 코치아의 방사능오염이 심한데다가 자기 충고를 듣지 않고 코치아를 망쳐 먹은 조왕돌을 보기도 싫어 처자를 데리고 폐허로 된 임해 후산에서 돛배에 올랐어요. 그는 이 세상에서 제일 착한 왕은 그래도 뱀 섬나라 뱀 왕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괴물 클론바우 가족은 우리 지구촌의 하늘에 구멍을 낸 악마들이야. 조왕돌은 양심적인 과학자로부터 독재자로 돼 버리었어. 물론 뱀의 여자 시우코아틀은 인간에게 로동의 고통을 안겨 줘서 악귀의 여신으로 평가받았지. 하지만 못 생기고 독해 보이는 냉혈동물인 뱀 인이야 말로 사람의 낯가죽을 쓴 사악한 인간들보다 썩 착해.)
그들이 뱀 섬나라 화산 동굴과 가까운 암초언덕 아래에 이르렀을 때었어요. 갑자기 먹장구름이 하늘을 사납게 뒤덮더니 세찬 폭풍우가 불어치면서 물결을 감때사납게 일으키면서 아우성을 치었어요. 저쪽에서 검푸른 용이 덮쳐오듯 집채 같은 파도를 용두로 해일이 사납게 덮쳐왔어요. 각일각 높아지는 사나운 파도는 배를 키질 하듯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뒤흔들었어요. 오존층이 파괴돼 우성과 하루꼬, 연체기형아 아들은 숫구멍을 직사하는 자위선이 두려워 무거운 방독면구와 방독 옷을 입고 섬나라를 향한 돛배에 올랐어요. 그런데 몸은 하나이지만 머리와 윗몸이 둘인 연체기형아가 입을 특제방독 옷이 없었어요. 울며 겨자 먹기로 연체기형아는 한쪽 머리와 윗몸에만 방독 옷을 입어야만 했어요.
그들은 배 위에서 몸을 가눌 수 없어 이리 비틀 저리 비틀 했어요.
쏴-
사나운 파도에 배가 하늘 공중에 건뜻 쳐들렸다가 허망 전복됐어요. 그들 세 식구는 사나운 파도에 휘말려 자취를 감추었어요.
웬 일일까요?
사납게 기승을 부리던 집채 같은 파도가 양쪽에 바람벽처럼 얼어붙어 세찬 강풍을 막아 주는 것이 아니겠어요. 순간 용트림을 하던 바다 물이 잠잠해졌어요. 우성 부자는 살얼음이 가기 시작한 바다 물에서 기어 나오려고 안간힘을 다 썼어요. 이때 바다 밑에서 난데없는 온천이 솟구치면서 살얼음을 녹이면서 그들을 포근히 감싸주지 않겠어요.
그들이 물 위에 허우적거리며 되 솟아나와 암초를 부여잡으면서 나가려고 할 때었어요. 갑자기 제트기류가 남하하면서 한파가 기습해 왔어요.
암초 언덕에는 해골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어요. 설상가상으로 이제껏 부글부글 끓을 듯 더워나던 바닷물이 이상기후로 하여 느닷없이 들이닥친 한파에 꽁꽁 얼어붙지 않겠어요. 아열대 지역인 동해가 얼어붙기는 지구가 생겨나서 처음 있은 일이었어요.
그들 일가 셋은 살얼음이 진 바닷물에 빠져 지푸라기라도 잡으려고 허우적거리었어요. 허나 살얼음은 기어오르는 그들의 몸을 받쳐주지 못하고 풍풍 꺼지기만 했어요.
소식을 듣고 뱀 왕은 뱀 인들을 둘러보면서 “어서 구세주 우성 대통령을 구하라!” 하고 명령했어요.
몇몇 뱀 인들이 황급히 굴 밖으로 기어나갔어요.
허나 숱한 뱀 인들은 멍해 서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중 한 뱀 인이 두덜거리었어요.
“먹을 게 없는데 우성인지 무성인지 개뼈다귀를 하나라도 구해서 뭐 하는지? 원.”
"입이 하나 불면 뭘 먹어?"
“뭐라고?”
뱀 왕은 사발 눈으로 쏘아보면서 말했어요.
“나까 왕족은 우리 뱀 섬나라와 인류에 해만 주는 악종이야. 우린 뱀 섬나라 왕족의 씨를 갈아야 해. 우성 대통령이야 말로 우리 구세주로 될 분이야. 그는 코치아와 뱀 섬나라 평화를 위해 힘써온 분이야.”
“연체기형아 아들이 어떻게 뱀 섬나라 왕위를 계승해요? 그런 자를 왕으로 모셨다가 우리나라 망하겠습니다.”
“그러게. 우린 뱀 왕이 제일 좋구먼.”
“잔소릴 작작 하고 어서 우성 부자를 구하러 가지 못할까?”
그제야 나머지 뱀 인들은 마지못해 우르르 굴 밖으로 기어나갔어요.
먼저 헤어간 뱀 인이 우성 대통령과 아내 하루꼬 그리고 연체기형아 아들을 얼음구멍에서 건뜻 들어 얼룩덜룩한 잔등에 태웠어요. 뱀 왕은 손수 뭍에서 주은 마른 뱀의 껍질을 주어다가 우성 대통령의 몸을 감싸 주었어요.
“이 놈 날씨가 대통령을 얼어 죽이겠습니다.”
늙은 우성 대통령은 뱀의 껍질을 들쓰고 우들우들 떨며 해골이 널려 있는 암초언덕에 기어오르지 못했어요. 연체 아들은 그래도 팔이 네 개어서 얼음과 검정 눈이 얼어붙은 암초언덕을 기어오르기 시작했어요. 허나 발이 쭉 미끄러지어 내려와 바다 얼음 위에 퉁 떨어지었어요.
그때 뱀 인들은 숱한 몸을 바처럼 타래타래 새끼를 꼬아 바다 얼음으로부터 암초언덕 위에까지 긴 뱀들의 몽뚱이로 된 동아줄 같은 커다란 뱀 다리를 놓았어요. 우성 대통령 네는 그 길고 실팍한 뱀 다리의 뱀 인들의 터덜터덜하고 얼룩덜룩한 잔등을 밟으면서 간신히 화산재가 뒤덮인 암초언덕에 올랐어요.
그런데 앞에는 또 몇 키 높이의 바람 벽 같은 절벽이 막아 나섰어요. 길이 10여 미터씩이나 되는 뱀 인들은 식은 죽 먹기로 스르르 절벽을 기어 올라갔지만 우성 등은 눈보라 속에 얼어붙은 절벽을 쳐다볼 뿐 기어 오를 엄두도 내지 못했어요.
이번에도 한 무리 뱀 인들이 또 숱한 몸을 바처럼 타래타래 비꼬아 동아줄 같은 사닥다리를 절벽 위에까지 걸쳐놓았어요. 우성 대통령 일가 셋은 두 뱀 인의 부축을 받아 겨우 일어나 터덜터덜한 뱀 인체 사닥다리를 밟으면서 뱀 인들의 손을 잡고 간신히 절벽을 한 발자국 한 발자국 톺아 올라갔어요.
우성은 뭍에 서서 검푸른 산성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해골이 널려 있는 바다의 얼음판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한숨을 후 내쉬었어요. 뱀 인들의 손에 이끌리어 화산 동굴로 향한 가파른 언덕으로 올라가면서 보니 숱한 얼룩 뱀들의 마른 시체가 아가리를 쩍 벌리고 여기저기 나무 위에 걸려 있었어요. 게다가 언덕 위에는 뱀 인과 사람들의 해골로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악취를 풍기고 있었어요. 그 속에는 진작 고인이 돼버린 하나꼬의 아버지 스즈끼의 해골도 있었어요. 사랑의 오아시스와 같던 하나꼬의 고향마을은 방사능 피해로 진작 페허로 돼버렸던 것이죠. 풀어헤친 소녀의 머리카락 같던 수양버들은 마른 삭정이 시체로 돼 마을 길 양옆에 죽 늘어서 있었어요.
하늘에서 숱한 굶주린 독수리들이 깍깍 울며 날아 내리더니 해골에 말라붙은 고기 점을 톡톡 찍어먹는 것이었어요. 어떤 해골의 눈 구멍에서는 구더기가 욱실거리는가 하면 뱀들이 해골 몸뚱아리에 들어가 내장을 빼앗아 뜯어 먹느라고 몸 부림치고 꼬리를 치고 생 야단이었어요. 사처에 주린 이리 같은 개들이 왕왕 짖으면서 썩다가 남은 처녀들의 젖가슴이랑 엉덩이랑 뜯어 물고 달아 다녔어요. 시체가 썩어 악취를 풍기고 구더기가 욱실거리고 파리들이 앵앵 날아다녔어요. 
진짜 살풍경이었어요.
      그래 방사능에 오염된 지구촌에서 해골이 된 인간의 목숨은 구더기나 파리들의 목숨보다도 질기지 못하단 말인가? 그래 인간들은 차라리 지구를 어지럽힐 바에는 구더기나 파리로 돼 목숨을 부지할 각오를 하는 것이 옳지 않았을가?
      “에이크!”
언덕 위의 해골더미가 와그르르 무너지면서 데굴데굴 굴러 내리어 왔어요.
“피해!”
우성은 몸으로 처자를 막으면서 옆으로 끌어당겨 피하였어요. 숱한 해골이 언덕 아래로 굴러 내려가 바다 얼음 위에 떨어지어 데굴데굴 굴렀어요. 스즈끼의 해골은 바다 얼음판에 떨어지어 억울한 듯 아가리를 쩍 벌리어 이발을 사리어 문 채 우멍한 눈 확으로 먹장구름이 뒤덮여 오는 하늘과 딸 일가 셋을 멍하니 쳐다보는 것만 같았어요.
“아버지!”
하루꼬는 바다 얼음 위에 굴러 떨어진 해골을 바라보면서 대성통곡을 쳤어요.
진짜 화산 동굴 어귀는 황천길로 통한 해골언덕을 방불케 했어요.
“아버지, 우린 왜 코치아에서 살지 않고 황천 같은 이런 화산 동굴로 옵니까?”
우성 대통령은 못 박힌 듯 서있는 아내의 팔을 잡아끌며 쓸쓸한 말을 했어요.
“하늘에 구멍이 뚫린 지구촌에서 그래도 이 화산 동굴만한 곳도 없어. 뱀 섬나라 사람들은 옛날부터 지하를 황천으로 오해했어. 허나 악마들에게 망가진 지구촌은 온통 황천으로 돼버렸어. 뱀 섬나라에서 황천 같은 화산 동굴이야 말로 유일한 오아시스야. 뱀 왕은 뱀 인이지만 착한 분이야.”
연체기형아 아들은 머리를 끄덕이었어요. 그제야 그는 아버지가 버새 악마 형제를 피해 코치아에 갔다가 악마가 처단되자 뱀 섬나라 동굴로 되찾아 온 뜻을 알 것만 같았어요.
우성 대통령은 처자를 데리고 화산재 위에 해골이 뒤덮인 골고다 같은 언덕을 넘어 천신만고 끝에 화산 동굴 안에 있는 뱀 왕궁에 들어섰어요. 바깥보다 춥지 않아 살 것 같았어요.
뱀 왕의 아량 있는 접대를 받아 화산 동굴 막장의 온천에 목욕까지 하고나니 정신이 개운해졌어요.
뱀 왕은 돌기둥에서 스르르 기어 내려오더니 우성 대통령의 두 손을 잡고 너럭바위 위에 올라갔어요.
“연회 상을 차려라!”
뱀 미녀들이 주안상을 너럭바위 위에 들어다 갖춰 놓았어요. 이전과는 달리 물고기 한 마리도 없고 미역 몇 꼬리가 놓여 있을 뿐이었어요.
뱀 왕은 어둠침침한 동굴 안에 빼곡히 들어선 뱀 인들을 내려다보더니 입을 열었어요.
“이젠 악마는 몽땅 죽어 백골더미로 됐어. 뱀 섬나라 사람들과 동물들은 이런 어둠침침한 화산 동굴이 아니면 바다 물속에서 살 수 밖에 없게 됐어. 난 진작 하늘이 끝없는 욕심을 부리는 버새 형제와 모든 인간들에게 이런 무덤을 파놓으리라는 걸 짐작했어. 그래서 왕위를 내놓고 이 화산 동굴을 떠났던 거야.”
그는 화산 동굴 기둥에 스르르 기어 올라가 몸뚱이를 감더니 수신인면으로 좌중을 둘러보면서 혀를 날름거리었어요.
“이후에도 인류가 또 욕심을 부려 서로 정복전쟁을 할지 누가 알겠는가? 우린 우성 대통령을 수호신으로 모시고 우리 서식지와 생존을 보호해야 한다. 모두들 알았는가?!”
“안 됩니다.”
우성 대통령이 손사래를 쳤지만 어둠침침한 화산 동굴에는 뱀 왕의 우레 같은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었어요.
“뱀 미녀들이여, 새 세상을 여는 뜻 깊은 오늘을 경축해 마음껏 춤을 추라!”
인면수신의 뱀 미녀들은 화산 동굴이 떠나갈 듯이 웃고 떠들며 음침한 뱀 왕궁 너럭바위 위에서 미친 듯이 꼬리를 흔들면서 춤을 추었어요. 언제 죽을지 모를 판에 죽을 때는 죽더라도 사는 날까지는 즐겁게 살자는 거였지요. 휘날리는 꼬리에 스트레스가 오리오리 찢어져 훨훨 날아나는 듯 했어요.
뱀 섬나라는 핵 오염과 자외선의 피폭으로 해 사람이 살 곳이 못 됐어요. 그리하여 사람들이 살던 마을이나 시가지에는 유령 마을과 시가지로 돼버리었어요. 특별히 하나꼬의 고향 마을은 말이 아니었어요. 찌그러들거나 무너진 집 안에는 죽고 나머지 도망친 사람들 대신 뱀과 멧돼지들이 욱실거렸고 사람들의 버림을 받은 개들이 마당에서 왕왕 짖어댔어요. 멧돼지들이 그래도 생존과 번식 능력이 강해 제일 많이 살아남고 그 수는 눈 뜨이게 늘어나고 있었어요. 개들은 무리를 지어 야산이나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번식이 꽤나 빠른 돼지새끼들을 잡아먹고 살았어요. 그 놈들은 멧돼지 어미들을 보고 자기들이 잡아먹을 멧돼지새끼를 많이 낳으라고 살려 두고 멧돼지 새끼들만 골라 쫓아다니면서 잡아먹었어요. 멧돼지들은 자기 새끼들을 보호하려고 입귀에 삐죽이 뻗어 나온 송곳니를 빼물고 개들과 생사박투를 벌렸어요. 개들은 멧돼지 새끼를 잡아먹을 전략을 짜고나 든 듯이 멧돼지 새끼들을 보호하려고 덮쳐드는 멧돼지 어미를 공격하는 척 하면서 유인해 다른 곳으로 간 틈을 타서 멧돼지새끼들을 잡아먹었어요. 생존을 위한 짐승들의 피어린 생사박투 장면은 정말 처참했어요.
뱀 왕은 자기를 쳐다보는 개들과 멧돼지들을 내려다보면서 기둥에서 스르르 기어 내려 왔어요.
“인간들이 욕심을 부려 너야 내야 하면서 싸우더니 다 죽고 어둡고 깊은 화산 동굴에 은퇴해 있던 우리 뱀 인들만 살아남았구나.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역어빠진 사람들이 욕심을 쓰더니 자기 무덤을 깊숙이도 팠구먼. 이제 지구에는 정상인들은 씨도 없이 사라지고 우리 같은 가죽이 두꺼운 뱀 인들이나 클론바우 같은 괴물들만 살아남겠구나. 아, 그래, 털이 부스스한 사자 왕이나 호랑이 왕 같은 동물들도 살아남고. 허허허. 시끄러운 자들이 훼멸됐으니 이제야 편안히 살겠구나. 하하하.”
뱀 왕의 저주로운 말을 들은 우성 대통령은 하늘에서 본 뉴스를 떠올리며 장차 화산 동굴의 뱀 인들을 어떻게 구할까 궁리하고 있었어요.
사실 우성 대통령이 생물이 생존할 여지가 없이 된 코치아를 떠나면서 우주 형광판에서 시간에 따라 밝기가 변하는 별을 발견했던 것이죠.
지구에서 약 6500광년 떨어진 "RS Puppis"라는 별은 마치 거미줄에 묶인 듯 두꺼운 먼지 구름에 휘감겨 있는 것이 특징인데 시간에 따라 밝기가 변하는 별이라는 것이었어요. 특히 이 별의 “스케일”은 그야말로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드는 수준이었죠. RS Puppis 별의 질량은 우리 태양의 10배나 되며 크기는 200배에 달한다고 했어요. 더욱 놀라운 것은 빛의 밝기가 태양보다 무려 1만 5천배나 밝다는 사실이죠. 허블망원경으로 관찰한 결과 이 별이 팽창하며 밝아질 때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놀라운 장관을 보여 준다고 했어요.
“그래, 정말 짐작조차 하기 힘든 게 우주이지. 참말 우주는 광활해. 지구촌에서 살기 힘들면 우리 인간들은 다른 별에 가서라도 살아야 하는가? 어느 별에 가서 살면 다시는 생태환경을 파괴하는 일이 없을까?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우성 대통령은 자기 앞길이 멀지 않은 것을 보고 연체기형아 아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뱀 섬나라 미에노(三重)현 구마노(熊野)의 아리마무라(有马村)에 황천 궁전이 있었지. 이자나기노미코도는 아내 신 아리마무라 황천에 찾아갔지.
그가 황천 궁전 앞에 이르러 ‘사랑하는 이여! 아직 뱀 섬나라를 모두 만들지 못했소. 나와 함께 돌아가기요.” 하고 외쳤대.
그러자 궁전 안에서 아내는 ‘저는 황천의 음식을 먹어버렸기 때문에 이곳의 주인이 됐어요. 하지만 아직도 당신을 사랑하기에 황천의 신과 의논해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의논하는 동안 절대로 궁전 안으로 들어오지 마세요.’ 하고 대답이 들려왔지.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동정이 없었어.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이자나가노미코도는 횃불을 들고 황천 궁전 안으로 들어가 보았어. 저게 뭔가? 아내 이자나미노미코도 여신은 구더기에 뒤덮여 썩어가고 있었어.
‘이크!’
그는 완전히 변해버린 아내의 모습이 너무나도 무서워 황급히 도망쳤어.
우성 대통령은 뱀 섬나라 이런 얘기 한 토막을 말했어요.
그러자 연체기형아 아들은
“아버지, 화산 동굴에 들어오지 말 걸 그러지 않았어요? 이자나미노미코도 창조신처럼 환천 같은 화산 동굴에 들어온 거 같아요. 괜히 황천 같은 화산 동굴에 묻혀 데 죽겠어요. 아버지, 우린 재생할 수 없다는 걸 잊지 마십시오. 화산이 폭발하면 화산 동굴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 할 수도 있습니다.”
허나 우성 대통령은 도리머리를 가로저었어요.
“넌 그 뒷이야기를 모르는 것 같구나. 이자나가노미코토는 아내가 악귀로 돼 쫓아와 죽이려고 하자 황천에서 탈출해 거대한 바위로 황천 입구를 막아버렸어. 그래서 황천과 현재 세상이 막혀버린 거야. 남편 이자나가노미코토는 아내 악귀가 그렇게 저주를 해도 죽지 않았고 지팽이를 휘둘러 숱한 뱀 섬나라 섬을 만들었고 아내 악귀가 하루에 사람을 천 명씩 죽이면 하루에 사람을 천 5백 명씩 만들어냈던 거야! 허나 여신 이자나미노미코도는 아무리 지팡이를 휘둘러 뱀 섬나라 땅을 만들고 숱한 신들을 낳았지만 불의 신을 낳다가 하신에 화상을 입고 황천에서 죽고 말았다고 한다.”
연체 아들은 아버지를 말리었어요.
“걸 보세요. 우리도 황천 같은 이 위험천만한 화산 동굴에서 살지 맙시다. 황차 우린 재생할 수 있는 신도 아닙니다. 언제 화산 폭발로 이 화산 동굴에 갇혀 죽을 지도 몰라요!”
하루꼬도 창백한 얼굴을 들어 남편에게 말했어요.
“저의 고향에 가서 삽시다. 그 곳은 식수조림도 잘 돼 사랑의 오아시스 같았는데요.”
우성 대통령은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지구촌은 방사능과 자외선의 피폭으로 몽땅 황천으로 돼버리었어. 어디에 간들 살 수 있겠느냐?”
그는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면서 연체기형아 아들의 손을 잡고 골고다 같은 언덕을 간신히 넘어 황천 같은 어둠침침한 화산 동굴로 들어갔어요.
며칠 후 우성 대통령도 바다에서 자외선을 맞은 부위가 방사능에 오염 된 것처럼 벌겋게 부어오르더니 썩어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그는 연체 아들과 예쁜 아내 하루꼬를 두고 이 세상을 떠나기 아쉬웠어요.
어둠침침한 화산 동굴에는 금과 은, 보석이 석유등잔불에도 오색영롱하게 반짝이고 있었어요.
몇 달 후, 우성 대통령의 연체기형아 아들은 코치아의 금은보화가 탐나서 우주비행선을 타고 코치아 수도 연화시에 갔어요. 그가 해골 천지인 지하 대통령궁 침실에 들어가 보니 침대 위에 어린 애 해골을 끌어안은 여인의 것 같은 해골이 누워 있었어요.
“이게 조왕돌 꼬마대통령 부인이 아니야?”
그래요. 건 딸애를 꼭 껴안은 채 죽어간 보름의 처참한 해골이었어요.
코치아의 유명한 과학자 조왕돌 꼬마대통령도 핵과 자외선 피폭에는 용 배는 수가 없었어요.
보름은 볼우물이 옴폭 파이던 그 사랑스런 얼굴이 썩어 들어가 처참하게 딸애 해골을 안은 채 해골로 된 채 지하대통령궁에서 뒹굴고 있었어요. 조왕돌은 사랑스런 아내의 얼굴이 벌겋게 번지다가 점차 종기가 생기는 것을 보고 가슴이 너무너무 아팠어요. 하여 그는 생물학자인 고모 금붕어 소장의 말을 듣고 하마의 몸에서 분비된 갈색분비물을 받아 왔지요. 금붕어의 말에 의하면, 그 갈색분비물은 방 피폭 크림보다 낫다고 해요. 조왕돌은 하마의 갈색분비물을 벌겋게 달아오르면서 종기가 나는 보름의 볼에 살살 발라주었다고 해요. 그런데 핵과 자외선 피폭이 너무 심해 효과를 보지 못하고 보름의 볼은 썩어 떨어지었고 나중에 딸애를 꼭 껴안은 채 목숨마저 잃었다고 해요.
다만 꼬마대통령 조왕돌인지 복제 조왕돌인지 살아남아 고모 금붕어의 말을 따라 감방 문을 열고 고모를 데리고 방사능오염이 덜한 심해 수중 잠수함식 아파트에 숨어 산다고 했어요. 그 잠수함은 금붕어의 어머니 해양 동물학자 박수혜가 남겨놓은 유일한 유산이었는데요. 방사능 오염이 심한 지구촌에서 조왕돌과 금붕어의 생존은 참말로 기적이 아닐 수 없었어요. 조왕돌은 동족상잔의 군사정치의 잘못을 뉘우치고 고모와 함께 그 잠수함식 아파트에서 인류의 생존을 위해 지구촌의 생태환경 보호를 연구하고 핵 피폭 방지제 연구생산에 몰두하고 있대요. 사막화가 대가는 바다에도 핵 오염이 심해 그들이 이제 얼마나 살 수 있겠는가 하는 것도 미지수라고 해요.
우성의 연체기형아 아들은 폐허로 된 조왕돌의 지하 대통령궁에 파묻혀 있던 금은보화를 몽땅 파내 실어왔어요. 조왕돌 꼬마대통령은 악마 버새 형제들을 제거한 후 악마들이 코치아에서 빼앗아다 화산 동굴에 숨겨 놓은 코치아의 금은보화를 되찾아내 싣고 귀국했었지요.
저 무더기로 쌓인 금과 은을 보세요. 진짜 토함산 석굴암의 석불만큼 큰 금불상이 연체기형아 아들을 멍해 보고 있었어요. 어디 그뿐인가요? 경주에서 빼앗아온 옛 신라왕들의 금관, 금 허리띠, 금 갑옷, 금 검, 왕후들의 금비녀, 금팔찌, 금 귀걸이, 금 발찌, 금반지가 금빛을 반짝이고 있었어요.
파랗고 빨간 보석을 보세요. 보석의 종류도 놀라웠어요. 남보석, 홍보석, 황금사과, 쥬얼리, 금에 보석을 박은 목걸이, 남보석과 홍보석이 반짝이는 팔찌와 발찌, 목걸이가 눈부시게 반짝이었어요.
뱀 왕이 목욕을 하던 온천 물 함지에는 마노와 진주 액세서리가 불거져 있었어요. 자마노, 홍마노 귀걸이, 홍호마노 목걸이, 사드오닉스, 태마노 밥상, 모기 마노 반지, 경치마노로, 갈색마노 목걸이, 빨간 마노 팔찌가 수중에 잠들어 있었어요.
동굴에는 이 세상을 떠나간 지구촌 방방곡곡 인간들이 남긴 금은보화로 눈부시었어요.
뱀 섬나라 왕궁에서 노획하여 온 천연진주, 흑진주, 담수진주, 야코야 진주가 무더기로 쌓여 있었어요.
화산 동굴 너럭바위 위에 널려 있는 저 옥 무더기를 보세요. 백옥, 홍옥, 분홍옥, 청옥, 황옥, 자옥, 남옥 없는 것이 없어요. 옥 액세서리도 수두룩했어요. 뭐, 은과 옥, 호안석을 금줄에 박아 만든 합자주옥 팔찌와 목걸이, 옥과 자수정, 옥석, 비취로 만든 팔찌와 발찌가 무언의 빛을 반짝이고 있었어요.
“저 산더미 같은 금은보화가 다 무슨 쓸데 있어?”
우성 대통령은 숨을 거두기 전에 연체 아들을 손을 들어 불렀어요. 그는 연체기형아 아들에게 다음과 같이 띄엄띄엄 말했어요.
“저 화산 동굴 아래 절벽에 내 말을 새겨 둬라.”
연체기형아 아들의 머리 둘이 다 끄덕였어요.
우성 대통령은 목구멍으로 기어들어가는 모기 소리만이 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말했어요.
“인간의 무절제한 욕, 욕심은 스스로 지구촌에 무, 무덤을 파게 된다. 오존층을 파괴하는 것은 인류가 자기 무덤을 파는 자, 자멸행위…”
그이는 아들에게 할 말이 너무나도 많았어요. 허나 무정한 자외선은 쓸쓸한 화산 동굴에 숨어든 우성 대통령이 말도 채 하지 못했어요. 그의 가냘픈 목숨은 저 화산 동굴의 등잔불처럼 가물거리고 있었어요.
우성 대통령의 아내 하루꼬는 자외선과 핵 복사로 해 피부암에 걸리었던 것이죠. 우유 빛의 하얗던 얼굴에 벌건 종기가 생기더니 거먼 자줏빛으로 번지더니 썩기 시작했어요. 신음소리를 내는 아내의 고름이 줄줄 흐르는 얼굴을 보는 우성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만 같았어요.
그의 연체기형아 아들은 방독 면구를 쓰고 방독 옷을 챙겨 입고 화산 동굴 아래 절벽으로 가서 뱀 인들이 긴 몸뚱이로 비꼬아 만든 사닥다리를 타고 정으로 아버지 유언을 절벽에 한 글자, 한 글자 딱딱 새겨 갔어요. 방독 면구를 쓰고 방독 옷을 입어서 자외선은 막았지만 온 몸은 땀으로 물자루가 되다 시피 돼 버렸어요. 지어 바위 돌에 긁히어 째진 방독 옷에서 김이 문문 나는 땀이 도랑물처럼 줄줄 흘러 내렸어요.
그 모습을 보는 뱀 왕은 인간들이 아예 뱀 인으로 태어났더라면 방독 옷을 입지 않아도 되겠는데 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떠올라 기린의 목 같은 얼룩 목을 빼들고 대가리를 홰홰 저었어요. 마지막 힘을 다해 절벽에 글씨를 다 새기자 연체기형아 아들은 정과 망치를 쥔 채 스르르 물앉더니 숨을 거두며 절벽아래에 떨어지고 말았어요. 연체기형아가 입을 특제 방독 옷이 없어 늘 한쪽 머리와 윗몸에만 방독 모자와 옷을 착용했기에 자외선과 방사선에 몹시 피폭됐던 것이 화를 불러왔던 것이죠.
뱀 인들은 황급히 연체기형아 아들을 안아 어둠침침한 화산 동굴에 들여다 너럭바위 위에 눕혔어요.
뱀 왕과 뱀 인들이 구세조로 여기는 우성 대통령도 하늘이 내린 천벌의 마수에서 자기 귀여운 아들을 구할 수 없었어요.
황천 같은 화산 동굴 아래 절벽에 새긴 글발이 세인들에게 무엇인가 암시하는 듯이 휘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 금빛을 잔잔히 뿌리고 있었어요.
 
 
 
 
 
 
 
 
 
25 유령
핵폭탄에 피폭돼 아마존 열대우림은 폐허로 돼버리었어요. 정상 토착민들은 대부분 해골로 돼 황천으로 갔어요.
타다 남은 열대우림에는 매발톱 1호를 비롯한 원숭이 인들과 맬쓴 1호 등 개 인, 사자 인, 호랑이 인, 뱀 인 등 인면수신의 괴물만 남았어요.
살아남은 호랑이 왕 카시마는 따-웅- 하고 한탄하였어요.
“천국 같던 우리 아마존 열대우림이 이게 뭐야? 황천으로 돼버리었구나. 잡아먹을 사슴도 없어 뭘 먹고 사는가? 어험,”
그러자 사냥개 사람은 “왕, 왕, 왕!” 짖다가도 사람의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어요.
“우리 팔자도 사나워! 도망쳐 아마존 열대우림에 오면 잘 살겠는가 했더니 못 살고 나앉게 됐구나. 우리 원숭이 조상들이 조왕돌에게 꼬이어 수렴 동에서 연화시 국립공원에 내리어 간 게 잘못이었지. 참말 후회막급이야.”
핍박에 의해 양산에 오른다고 클론바우 18세는 클론바우 가족과 함께 인면수신의 괴물들과 짐승들을 이끌고 폐허 같은 열대우림을 떠나 북극주에 가지 않으면 안 됐던 것이죠.
그는 파초 같은 날개를 퍼덕이며 북 태평양을 훨훨 날아 새로 개발된 북극주를 한 바퀴 빙 돌아보았어요.
북극주는 옛날처럼 눈 덮인 무인지경이 아니었어요. 지구온난화로 해 북극의 빙산이 녹아내려 새로운 인간의 서식지가 생긴 것이죠. 아마존 열대우림에 비하면 춥고 나무를 보고 죽자고 해도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어요. 그래도 지구촌의 처녀지인데다가 핵 피폭을 받지 않아서 좋았어요. 더욱이 인간의 발자취가 적어 조용해 좋았어요. 물론 그의 할아버지가 오존층을 구멍 내놓아 자외선의 피해는 막을 길이 없었지만요. 인류가 지구촌에서 몇 번이나 대이동을 했을까요? 만여년 전에 아프리카의 열대우림이 점차 사막으로 돼버리자 인간들은 아프리카를 버리고 동으로 가나안으로, 바빌론으로 이사해 갔고 나중에 원동에까지 내려왔지요. 북으로는 지중해를 건너 유럽 땅에 들어갔지요. 그 후 인간들은 아메리카에도 들어갔지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북극으로 이사해 온 괴물들이 생존하려고 최후 발악하는 그 처참한 정경 진짜 눈물겨웠어요.
괴물 꼬마대통령은 북극에 새로 지은 대통령궁에 날아 내리었어요.
저 멀리 금과 은 벽돌로 쌓아올린 벽에 보석을 박아 새로 지어놓은 금빛이 번쩍이는 대통령궁에서 호위병들이 문을 활짝 열고 괴물 꼬마대통령을 맞았어요.
클론바우 18세는 파초 같은 나래를 가두더니 금 소파에 앉아 눈부신 대통령궁을 둘러보았어요.
이 대통령궁은 안나 여사께서 특별히 백악관을 장식할 때 쓰려던 금은보화를 몽땅 날라다 지은 것이었어요.
그녀는 백악관을 새로 지으려고 아마존 열대우림을 난벌한 죄를 뉘우치는 의미도 있었지만요. 더욱이는 지구촌을 통일한 클론바우 18세에게 아첨하려는 게 더 다분했어요.
대부분 정상인들은 다 무리죽음을 당했지만요. 안나 여사는 지하벙커에 숨어 애를 낳아 기르다나니 방사능에 피복되지 않아 간신히 살아남아 있었어요.
그녀는 자기 안속이 따로 있었죠. 클론바우 18세가 조만간에 죽으면 갓 태어난 자기 아들애 필리프에게 통일된 지구촌의 2대 대통령 보좌를 물려주려는 것이었죠. 금돌로 지은 대통령궁과 산더미처럼 쌓인 금은보화, 아니, 지구촌의 모든 것이 그녀의 아들 필리프의 것이 아니겠어요. 기실 그녀는 자기 아들애 필리프를 위해 대통령궁을 세계 최고로 화사하게 꾸려놓은 것이죠.
안나 여사는 괴물 꼬마대통령의 고문이라는 막강한 세도를 휘둘러 남편 죤스카를 시켜 지질학자들을 데리고 오스트리아의 비취를 파오게 했어요. 그것도 모자라는지 노르망디에 가서 고대 로마 왕들의 고분을 파서 금은보화를 몽땅 대통령궁에 날라 오게 했어요. 노르망디의 생물학자 클론 박사가 고분발굴에 한몫을 톡톡히 했지요.
클론바우 18세는 대통령 금 보좌에 앉아 로마 고분의 금은보화를 둘러보았어요. 남보석과 홍보석을 다닥다닥 박은 산더미 같은 고대 귀족의 목걸이와 팔찌, 발찌 무더기는 진짜 눈이 부실 정도였어요.
“어, 저건 해골 아닌가?”
갑옷처럼 두른 금실로 결은 금옥 옷에 갈비뼈가 드러나 있었어요.
안나 여사는 다가와 부드럽게 속삭이듯 했어요.
“놀라지 마세요. 고고학자들이 고대 로마 왕들의 해골에 감싼 금은보화를 그대로 가져 와야 고대 서구 왕의 미가 다분하다고 해서…”
괴물 클론바우는 사발 눈을 부라리고 고대 로마 왕의 해골을 감싼 반짝이는 금, 은, 보석, 진주, 비취 장신구를 둘러보았어요. 해골의 옴폭 패인 눈과 코에마저 비취와 옥, 남보석 조각으로 막아 놓지 않았겠어요. 다 썩어 뼈 밖에 없는 목에는 홍보석과 남보석으로 반짝이는 목걸이가 거미줄처럼 얼기설기 묶여 있었어요. 앙상한 다리뼈에는 금 발찌가 여러 겹으로 감겨 있었어요. 발톱 대신 아까운 비취조각을 다닥다닥 박아 놓지 않았겠어요.
고대 로마 왕의 해골에 뒤덮인 반짝이는 금은보화를 내놓고서도 그리스 신들의 신궁, 고대 이집트 금자탑, 고대 바빌론의 왕궁, 인도 왕궁, 등 왕과 황제, 귀족들의 능을 도굴해 날라 온 금은보화로 대통령궁 천정에 닿게 쌓여 있었어요.
“흥!”
괴물 클론바우 18세가 콧방귀를 뀌었어요. 그 콧바람에 금 소파 앞에 쌓여 있던 금은보화 산더미가 훌 바깥에 날려 나가 툭툭 떨어졌어요.
호위병들은 와야 하고 달려들어 금은보화를 두어가다가 대통령궁 안에서 독기가 빛 발치는 사발 눈깔을 돌아보고 겁을 집어먹고 금은보화를 대통령 궁 안으로 들여다 되 쌓아놓았어요.
안나 여사는 필리프를 안고 죤스카와 조용히 눈을 맞추더니 미소를 지으면서 괴물한테 눈길을 돌렸어요.
“꼬마대통령님, 어째 만족하지 않는가요? 그럼 이제 뱀 섬나라 화산 동굴에 가서 우성이란 놈의 금은보화도 빼앗아 오지요.”
“됐어!”
클론바우 18세는 눈을 부릅뜨고 안나 여사를 마주 보면서 일어났어요.
“저 산더미 같은 금은보화가 무슨 소용 있습니까? 이 금으로 지은 대통령궁이 무슨 쓸데 있단 말입니까? 우성 대통령이 전번에 화산 동굴의 금은보화를 가져오라는 걸 가져 오지도 않았습니다.”
“건 웬 말인가요? 줄 때 가져오지 않고.”
“그만! 여대통령을 꿈꾼 여사께서 아직도 그런 도리도 모르고 계십니까?”
“…”
괴물 꼬마대통령은 한심한 듯 안나 여사와 죤스카를 둘러보며 뒷말을 이었어요.
“금돌로 대통령궁을 지어놓고 금은보화를 산더미처럼 쌓아놓아도 쓸데없는 폐물 짝들입니다. 보십시오. 오존층을 구멍을 뚫어놓았기에 모든 게 끝장났습니다. 정상인들이 무리죽음을 당하고 있습니다. 지구촌은 산과 들에 해골더미로 쌓인 황천이 됐습니다. 백성이 없는 지구란 이 황천에서 대통령을 해서 뭘 하고 금은으로 대통령궁을 지어서 뭘 합니까? 저 금은 보화가 쌀 무지보다 낫습니까? 저 금은보화로 산소가 결핍한 지구촌에서 아마존 열대우림을 바꿔 올수 있습니까? 사람이 없는 지구촌에서 누가 농사를 짓고 과학을 발전시켜 새로운 에너지를 발굴합니까? 방사선과 자외선이 강하게 내리쪼이는 지구촌에서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든 동물이 살 수 있습니까? 금은보화를 해서 저 로마 왕들처럼 온 몸에 감고 방사선과 자외선에 쪼여 해골로 될 것 밖에 뭐가 있습니까? 어서 살아남은 인력이라도 동원해서 지구촌의 폐와 같은 아마존 열대우림을 복구합시다. 이게 산소가 결핍해 숨이 꽉 막혀 어떻게 살아? 흥!”
말을 마치자 괴물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코끼리 코를 휙 휘두르며 솥 뚜껑 같은 발로 지축을 쿵쿵 울리며 바깥에 나왔어요. 그는 파초 같은 나래를 힘차게 구르더니 남쪽을 바라고 날아가 버렸어요.
그런데 뭐예요?
안나 여사는 낯이 벌겋게 달아오르더니 며칠도 안 돼 필리프를 안은 채 점차 해골로 변해 버리었어요.
“여보, 여보!”
죤슨이 여겨보니 금은보화 무지에 쓰러져 해골로 돼버린 안나의 품에 안겼던 필리프도 옹송그린 채 자그마한 해골로 돼버리지 않았겠어요.
순간, 자기도 얼굴이 뜨거워나는 감이 들었어요. 바깥에 달려 나와 보니 호위병들은 모두 해골로 된 채 쓰러져 있지 않겠어요.
“야, 괴물아!”
죤스카는 클론바우 18세의 소행인가고 오해하면서 천천히 해골로 돼버렸어요. 허나 실은 오존층이 파괴되면서 자외선의 직사를 받아 모든 정상인들은 죽고 만 것이었어요.
이 시각 괴물의 가족은 어떻게 됐을까요?
클론바우 가족은 온 몸에 몇 겹이나 되는 껍질로 해 강렬한 자외선에도 목숨을 간신히 부지했어요. 악어와 고래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터덜터덜한 껍질에 사자와 호랑이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한자나 되는 털이 자외선을 막는데 한 몫을 단단히 했던 것이죠.
“안 돼!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 대통령 자리도 내놓고 이국 타향에서 떠돌던 김 우성 대통령 일가를 이렇게 죽게 놔둘 순 없어! 우리 북극에 모셔 와야지.”
클론바우 18세는 자기 안위를 돌보지 않고 뱀 섬나라 화산 동굴에 갇혀 있는 우성과 연체기형아 아들을 구하려고 북극으로부터 유라시아대륙을 가로 날아 지나갔어요. 나무숲으로 우거졌던 유라시아 대륙은 뱀 섬나라로 인해 난벌과 핵전쟁으로 해 원자탄 폭발의 구덩이가 펑펑 뚫린 시뻘건 벌거숭이로 돼버렸어요. 아직도 여기저기서 열대우림이 화마의 엄습을 받아 불타오르고 있었어요. 산골짜기와 들에는 살자고 애를 쓰던 사람들이 여러 가지 자태로 쓰러진 채 썩은 해골로 돼 무시무시하게 널려 있었어요. 해골 위로는 악취가 풍기었고 밤이면 유령인지 귀신불인지 떠다니고 있었어요.
진나라의 땅덩어리는 절반 넘어 사막이 대버리고 있었어요. 난벌로 인해 서부 사막의 모래가 날아내려 누런 땅을 사정없이 뒤 덮어 버리었어요. 만여년의 문명을 자랑하던 문명고국은 모래 밑에 깔려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어요. 전쟁으로 인해 공장 굴뚝이 몽땅 무너지다나니 공업연기는 없었어요. 대신 황사가 하늘을 뒤덮고 있어 사막 상공으로 날기 힘들었어요.
코치아를 굽어보니 백산의 열대우림은 온데간데없고 시꺼먼 연기 속에 타다 남은 잿빛 미인 송 그루터기 밖에 남지 않았어요. 해안선을 따라 늘어섰던 원전 반응노가 뱀 섬나라와의 전쟁에서 콘크리트 가루로 돼버렸어요.
“코치아와 뱀 섬나라에서 원전시설이 없어진 건 아깝지 않아.”
클론바우 18세는 뒤따라 날아오는 아들을 뒤돌아보며 말했어요.
수도 연화시는 전쟁 폐허로 돼버렸어요. 진나라에서 날아오는 황사가 하늘을 뒤덮고 있었는데요. 즐비하게 늘어섰던 아파트는 어디로 사라지고 없었어요. 대신 황사 먼지 자오록하고 함박눈이 풀풀 흩날리는 하늘 아래에 콘크리트 조각과 농구공만큼 한 우박이 지저분하게 널려있고 눈이 2미터 두께도 넘게 뒤덮여 있었어요.
“얘야, 이게 우리가 태어난 고향 연화시야!”
아들 클론바우 19세는 날개를 퍼덕이면서 아버지 뒤를 따라 날아가며 폐허를 내리 가리켰어요.
“어쩜 우리 고향이 이 지경이 됐습니까?”
“글쎄 말이야. 사계절이 분명한 살기 좋은 아열대 지역이었는데. 한 여름에 눈이 내리다니 웬 일이냐? 이게 하늘을 노엽힌 악과로구나.”
그들은 어느 결에 뱀 섬나라 지경에 이르렀어요. 눈 덮인 코치아와는 달리 뱀 섬나라는 자기 눈을 의심할 정도로 아직도 무더운 여름 날씨였어요.
불시에 목이 매캐해 그들이 내려다보니 규슈 구마모도현과 오이타현 사이의 아소산 화산이 폭발해 살벌한 지경이 펼쳐지었어요. 시뻘건 화산 용암 불꽃이 3킬로미터 하늘 높이 솟구쳐 올랐다가 떨어지면서 뻘건 용암이 검은 바위로 떵떵 굳어지었어요. 화산재가 뒤덮인 시뿌연 땅덩어리에 마그마가 날아와 떨어지어 불꽃을 탕탕 피웠어요. 시뿌연 화산재가 구마모토현과 오이카현 근방 60킬로미터에까지 뒤덮으면서 날아가 내렸어요.
“또 화산 폭발이야! 하늘땅이 진노했어!”
저쪽을 보니 섬나라 나가노현과 기후현 사이 온타케산 화산도 폭발하지 않았겠어요. 불꽃과 화산재가 징글스럽게 하늘을 찌르며 뿜겨 오르고 있었어요. 화산 분출구는 시뻘건 용암이 부글부글 끓어 번지고 있었어요.
“에이고, 뱀 섬나라는 어디 살 곳이냐? 저렇게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만 해도 270여개나 된단다. 사화산도 450개나 된단다. 자연재해보다도 활화산이 폭발할 때 버새랑 활화산 밑에서 지하핵실험을 했기에 화산 폭발과 지진을 더 촉동한 거야. 얼기설기 금이 간 뱀 섬나라 숱한 섬에서 1년에도 화산폭발이 몇 십번 일어나고 지진은 몇 백번씩 일어난단다.”
클론바우 18세가 내려다보니 숱한 화산이 분출하는 뱀 섬나라 숱한 섬은 온통 시뿌연 화산재로 뒤덮여 딱 마치 잿빛 재무지 섬들 같았어요. 더럽게 뻘건 야스쿠니신사의 더러운 편액조각과 기둥들이 화산 재 먼지로 뒤덮인 바닷물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어요.
하늘에서 뭔가 긴 불꼬리를 달고 날아왔어요.
“아버지! 저걸 보시오. 핵미사일이 아닌가요?”
괴물 꼬마대통령은 하늘을 피뜩 쳐다보더니 “별 찌야!” 라고 했어요.
이때 숱한 커다란 운석이 불꼬리를 물고 화산 근처에 떨어지면서 우레 같은 굉음과 함께 사처로 불꽃이 튕기었어요.
클론바우 19세는 겁기 어린 사발 눈으로 뻘건 불줄기를 내 뿜으면서 연이어 쏟아지는 별똥들을 둘러보면서 “큰 혜성이 지구에 떨어지면 큰일 나지 않겠습니까?” 하고 물었어요.
괴물 꼬마대통령은 “핵미사일로 쏘아 폭파해야 해. 그런데 사람들끼리 싸우다나니 언제 소행성을 막을 새 있었느냐?” 하고 감탄했어요.
그들은 이리저리 하늘까지 치솟는 화산재와 불티를 피해 날면서 마침내 우성 대통령 부자가 피신해 들어간 화산 동굴을 간신히 찾아냈어요.
화산 동굴은 딱 마치 골고다의 언덕에 파인 황천 같기도 하고 히로시마와 시네마현 사이 히와산(比婆山)에 있는 창조의 여신 이자나미노미코도의 무덤 같기도 하고 뱀 섬나라 조상들이 말하는 황천 같았어요.
“흥! 허나 우리 클론바우 가족은 이렇게 살아 있어. 신이 별거 있나? 지구촌을 구한 절세의 영웅도 후세에는 지구보호 신으로 떠받들릴 거야.”
그 의미심장한 말씀에 클론바우 19세는 더 할 말을 잃었어요.
클론바우 18세는 아들을 뒤돌아보며
“우성 대통령 부자를 구해내야 한다. 얼마나 평화를 위해 애써온 착한 국제주의 인물이야?!” 라고 하더니 야자나무 이파리 같은 커다란 날개를 힘차게 퍼덕이었어요.
부자 괴물은 해골이 뒤덮여 황천으로 돼버린 뱀 섬나라 산과 들을 굽어보았어요. 화산재가 뒤덮인 히로시마와 시마네, 미에, 후꾸시마는 핵전쟁 폐허로, 잿더미로, 유령도시로 돼버렸어요. 여기저기에 해골들이 이발을 악물고 아가리를 짝 벌리고 움푹 팬 눈구멍으로 그들을 쏘아보는 것이었어요. 하늘에서 깍~ 깍~ 울면서 날아예던 까마귀 떼들이 갓 죽은 사람의 시체를 뜯어먹느라고 진짜 황천의 살풍경을 이루었어요. 끊임없는 전쟁으로 인해 생태환경이 전례 없이 파괴되면서 인류는 멸종의 위기를 겪고 있었어요. 해골이 뒤덮여 황천으로 된 산과 들에서 유령들이 너울너울 춤추며 떠돌아다니고 있었어요.
“어쩜 살기 좋던 우리 지구촌이 이 지경이 됐단 말이냐? 후~”
“다 클론바우 16세 할아버지 때문입니다. 오존층을 구멍 내지 않아도 우리 클론바우 부대의 지혜와 군사력으로 얼마든지 뱀 섬나라 악마들을 이길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다 할아버지가 욕심을 부린 탓인 거야!”
그들 부자는 우주비행선보다도 더 빨리 날아 순식간에 화산 동굴에 이르렀어요.
“아버지, 위험한 화산 동굴에 들어가지 맙시다. 화산이 폭발하자고 그러는지 저걸 보세요. 화산재가 움씰움씰하고 해골과 바위들이 아래로 굴러 내려갑니다.”
그들이 바다에 포위된 화산 동굴을 굽어보니 살풍경이었어요. 해골더미가 무너지고 시체를 뜯어먹던 까마귀들이 놀라 하늘로 화닥닥 풍기어 날아올라갔어요.
갑자기 캄캄하던 바다가 밝아지면서 불화살이 바다를 쩍 가르며 하늘로 솟아오르듯 바다 밑에서 뻘건 용암 불기둥이 신기루처럼 불끈 치솟아 올라 하늘을 찔렀어요.
“아버지, 제발 화산 동굴에 들어가지 마십시오. 화산이 언제 폭발할지 어떻게 압니까? 위험합니다!”
허나 괴물 꼬마대통령은 비장한 결심을 했어요.
“우리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지구의 오존층을 구멍 내서 인류를 해친 천추에 용서하지 못할 죄를 지었다. 내가 모든 죄를 지고 화산 동굴에 들어가 우성과 연체기형아 아들이라도 구해야겠어."
"아버지, 저걸 보세요. 화산이 움찔거립니다."
진짜 화산동굴 위의 바위들이 굴러 떨어지고 화산동굴에서 김이 문문 피어올랐어요.
"피해라!”
클론바우 18세는 화산 동굴 어귀를 막아선 아들을 밀어재끼고 서슴없이 파초 같은 날개를 퍼덕이면서 시꺼먼 화산 동굴로 훨훨 날아 들어갔어요.
괴물이 파초 같은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 들어가는 바람에 우성 대통령이 누워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침대 옆에 걸어놓은 석유등잔불이 꺼져 버렸어요. 그가 우성 대통령과 연체 애들을 껴안고 날개를 퍼덕이면서 화산 동굴어귀로 날아 갈 때었어요.
꽈르릉! 꽝꽝!
화산 폭발?
버새 왕이 화산 동굴에 숨겨둔 원자탄이 폭발?
굉음과 함께 시뻘건 용암이 화산 동굴을 메우며 뿜겨 나왔어요.
뜨거운 기운이 클론바우 18세를 힘차게 떠밀었어요. 괴물 클론바우 18세는 괴력으로 날개를 퍼덕이면서 화산 동굴 어귀로 날아갔어요.
시뻘건 용암의 포위와 추격을 받는 클론바우 18세, 우성 대통령과 연체기형아 아들을 구하려고 안고 날아나가는 괴물의 최후발악은 눈물겹게 비장했어요.
뿜겨 나오는 화마와 스피드를 비기는 괴물의 그 처절한 경쟁은 너무나도 비극적이 아니고 무엇이겠어요?!
꽈르릉!
화산 동굴 옆에서 화산이 지축을 울리면서 폭발했어요. 시뻘건 용암이 화산 동굴을 메우면서 치솟아 올라 출렁이는 바다로 흘러 들어갔어요.
순간 산더미 같은 검푸른 해일이 쏴- 화산 동굴을 덮치었어요. 뿜겨 나오는 시뻘건 용암이 화산 동굴의 금은보화, 해골… 모든 것을 휩쓸어갔어요. 버새 왕과 우성 대통령 부자 등이 한평생 모아둔 금은보화도 시뻘건 용암에 휩싸여 녹아 거대한 해일 속에 사라져버렸어요. 바다 위에는 시뻘건 기둥과 편액들이 유령처럼 둥둥 떠돌았어요. 아마 머나먼 소꼬 바다에서 밀려온 야스쿠니신사와 왕궁의 더럽게 썩어가는 시뻘건 기둥들인 거 같았어요.
몇 십 년 후에 어떤 사람들은 지구보위 신 괴물 클론바우 18세가 동물들의 수령이 돼 저녁노을이 붉게 타오르는 아마존 열대우림 상공에서 유령처럼 훨훨 날아다니는 것을 발견했다고도 했어요.
어떤 고고학자들은 뱀 섬나라 용암으로 막혀버린 화산 동굴에서 우성 대통령과 연체기형아 아들을 안은 채 화석으로 굳어진 괴물 클론바우 18세를 발견했다고 해요. 화산이 폭발하자마자 해일이 덮쳐 괴물 꼬마대통령의 비장한 최후의 순간은 영원한 비취조각상으로 굳어졌다고도 했어요.
또 화산 동굴에서 살겠다고 기어 나오던 숱한 뱀 인들의 유골 속에서 인면수신의 뱀 왕의 화석도 발견됐다고 했어요. 뱀 왕의 그 화석을 보는 후세 사람들은 진짜 비장하고 눈물겹기만 했어요.
구경 괴물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이 황천으로 돼버린 지구촌에 살아 있는지, 아니면 그가 생전에 살던 백산 원시림과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훨훨 날아 떠돌아다니는 유령으로 남았는지. 누구도 모를 일이죠. 오존층이 파괴된 황천 같은 지구촌의 몇 천 년 후 일을 누가 알겠어요.
황천으로 돼버린 지구촌에 유일하게 생존한 새로 개발된 특종인간들인 코치아의 원숭이 인 매발톱 1호, 뱀 섬나라의 개 인 멜쓴 1호, 뱀 미녀들 등은 화산 동굴 언덕 위에 지구촌 보호신인 괴물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에게 높이 99미터나 되는 동상과 999미터나 되는 대형 기념비를 세워 주었다고 해요. 클론바우 18세가 우성 대통령과 연체 아들을 껴안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거룩한 모습이 남보석 속에 비취조각상으로 굳어진 채 빛나고 있었어요.
비문에는 이런 글발이 새겨져 있었어요.
 
무엇을 위해 모든 죄를 지시고
화산 동굴에 날아 들어가시었을까?
화산 폭발에 얼마나 무서웠을까?
용암에 불타며 얼마나 뜨거우시었을까?
 
생령 하나라도 구하려고
목숨 던져 황천에 뛰어드신
괴물 클론바우 꼬마대통령

아, 지구촌 보호 신이시여
거룩한 그  장거
청사에 길이길이 빛나시리라

화산 동굴 위에 세워진 동상과 기념비는 머리를 숙여 출렁이는 검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지구촌 인류에게 무엇인가 암시하는 상 싶었어요.
                     

                                  (끝)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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