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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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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정탐실화소설 부르하통하강반 악마의 유령(7)
2018년 10월 19일 21시 22분  조회:1842  추천:1  작성자: 김장혁




                              장편정탐실화소설

부르하통하강반 살인악마의 유령

                  

       “토끼도 굴어귀 풀을 먹지 않는다는 말이 있네.”
        춘일의 귀전에는 선배죄수 진씨가 하던 말이 쟁쟁하게 울렸다.
“진형, 그게 무슨 말이요?”
진씨는 감방에 누워 춘일의 우둔한 머리를 툭툭 쳤다.
“이 바보야, 그게 무슨 말인지도 몰라.”
진씨는 벌떡 일어나 앉았다.
춘일도 덩달아 일어났다.
“생각해봐라. 토끼가 제 굴어귀 풀을 뜯어먹으면 굴이 드러날게 아니야? 그럼 어떻게 되겠니?”
초중도 온전히 다니지 못한 춘일은 순간 눈앞이 환해졌다.
“오, 옳소. 굴어귀 드러나면 토끼 다른 짐승들한테 잡혀 죽는단 말이 아니오?.”
“그래, 그렇구 말구. 허허허. 꽤나 촉기 빠르군. 넌 전도 창창한 도적으로 될 수도 있어. 허허허.”
그러자 우두머리 장씨가 비꼬았다.
“그런 바보한테 가르치나 마나. 생긴 거 봐라. 어디 남자 같은가. 계집애 같은게 뭘 해먹고 살겠어?”
춘일은 울컥 반발심이 생겼다. 그러나 인차 꾹 참고 견뎠다.
“춘일아, 진씨 말을 듣지 말라.”
장씨가 비꼬았다.
“저렇게 굴어귀 풀도 먹지 않는 놈이 어째 여기까지 왔다니?”
“또, 또, 또. 장형, 그만 하라구. 그게 다 피로 얼룩진 교훈이 돼 하는 말이요. 우리 후배들이야 우리 전철을 밥지 말아야지. 이젠 감옥밥을 먹기 지긋지긋하오. 언제 이 놈의 세월 끝날가?”
알고보니 진씨는 여러번 남의 집을 털다가 붙잡혀 5년 징영살이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후에는 사처로 돌아다니면서 전문 금고를 털다가 덜미를 잡혀 또 11년이란 중형을 받은 몸이였다. 그는 너무 창피해서 남들한테 형기를 줄여서 말했던 것이다. 5년이 지나가고 8년이 지나가도 감옥에서 나가지 못하는 진씨와 장씨를 보고 춘일은 미심했다. 진씨와 장씨와 8년 세월 감옥살이 하다나니 이젠 친형제나 다름없이 속심의 말을 하는 “옥우”(狱友)로 되였다.
“야, 굴어귀 풀을 먹지 않고 외지에 가서 금고를 털면 일없겠는가 했는데. 헛참, 왕청 같은데서 걸릴줄이야 누가 알았겠느냐? 그 놈의 지문을 도끼로 콱 찍어버렸겠는 걸. 후회막급이야.”
진씨 말에 장씨가 동을 달았다.
“한탄한들 무슨 수가 있어?”
진씨는 춘일을 돌아보면서 정색해 말했다.
“넌 절대 굴어귀 풀을 먹지 말고 지문이나 족문을 남기지 말라. 꼬리를 밟히면 죽는 날이야.”
장씨도 제일 안쪽에서 우쭐 일어나 앉았다.
그는 목소리를 낮춰 춘일한테 말했다.
“네놈 덩치라도 컸으면 내 솜씨를 물려줄텐데.”
춘일은 장씨의 손을 덥썩 잡으면서 무릎을 꿇었다.
“형님, 아무 재간이라도 배워주오. 주먹치기. 양?”
장씨는 춘일의 뺨을 어루만졌다.
“이 자식, 성깔만은 사납더라. 자전거나 빼앗는 시시한 강도질 하긴 아까운 놈이야.”
“형님, 내 잣이는 작아도 자존심만은 강하오.”
그러나 장씨는 왕청 같은 소리를 쳤다.
“이 놈아, 강하기만 하면 되는가 해? 너무 강하면 부러져. 굽힐줄도 알아야 한다. 이 형을 봐. 항상 지지 않으려고 싸움질하다나니 비수로 남의 눈깔 빼먹고 감옥에 들어오지 않았어?”
알고 보니 장씨는 밥 먹듯 싸움질하다나니 몇번이고 감옥에 제 집 나들듯 했다. 전과자인 그는 기실 이번에 남의 눈알을 빼놓아서 12년이란 중형을 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장씨도 창피한지 자기 형을 줄여서 옥중 친구들에게 6년형이라고 거짓말을 하군 하였다.
“속담에 사람 무는 개 짓지 않고 뜨는 소 음메 하지 않는단 말이 있어. 속은 강해도 겉으로는 나약하고 어진 척해야 해. 빈 물통이 소리 높다고 어쩌지 못하는 놈일수록 겉으론 센 척하면서 떠든단 말이야. 그런 빈 퉁재(통)들이 언젠가는 꼭 덫에 치워.”
“형님, 진짜 도리 있는 말이요.”
처음으로 살인까지 한 춘일은 선배죄수들이 하던 말을 곱씹으면서 경험교훈을 훑어보았다.
(10여리 떨어진 강뚝에서 사건을 쳤는데. 진형, 굴어귀 풀을 먹은 건 아니지?)
그는 강뚝을 거닐면서 피씩 웃었다.
“장형, 형님 말처럼 누가 걸고 들어도 나약한 척하고 마을 사람들과 한번도 싸운 적이 없소. 쥐 죽은듯이 자존심을 꺾고 양처럼 사오.”
한번은 마을 길 옆에서 몇몇 사람들이 장기를 두고 있었다.
그때 춘일이 옆에서 구경하다가 훈수를 들었다.
“야, 이 말로 면포를 먹으란 말이요. 담에 차로 장훈 치면 이기오.”
“야, 작작 삐쳐. 죄꼬만 새끼, 개뿔도 모르면서 계속 삐치개질 하겠니?”
지게 된 사내는 밸이 울컥 치밀어 장기쪽을 춘일한테 쥐여뿌렸다.
분명 잣이 작은 춘일을 업신여긴 것이다. 당장 잡아먹을 상하고 눈을 부라리였다.
그때 처음 춘일은 욱 뭔가 치밀어 그 사내를 독기어린 눈으로 마주 쏘아보았다.
“이 새끼, 누굴 보니? 야, 이 눈길 봐라. 꽤나 서슬이 시퍼렇구나. 진짜 당장 뜰 상이야.”
그 사내가 벌떡 일어나면서 당장 주먹으로 칠 상이였다.
“덤벼라!”
그 사내는 손으로 춘일의 머리를 툭툭 건드리면서 호통쳤다.
그때 진형의 말소리가 춘일의 귀전을 아프게 때렸다.
“굴어귀 풀을 절대 건드리지 말라.”
장형의 말도 들렸다.
“사람 무는 개 짓지 않는다.”
춘일은 억지로 밸을 참으면서 일어도 나지 않고 못이기는 척하고 눈을 내리깔았다.
(짓지 않는 개 사람 문다. 두고 보자.)
기실 춘일은 덩치는 작아도 200근짜리 쌀마대도 한쪽 옆구리에 안아 집 안에 들여간 적도 있었다. 그 사내와 맞붙으면 얼마든지 이길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과 싸워 좋은 점이 없다는 것을 알고 억지로 참고 일어나지도 않았다.
그러자 사내가 우쭐했다.
“어디서 굴러온 놈새끼, 배긴 돌을 빼려고 해? 이 마을에 왔으면 쥐죽은듯이 살아. 감히 마주 쏘아봐?”
그때 춘일은 어디서 그런 인내성과 용기 생겼는지 모른다.
“형님, 잘못했소. 다신 삐치지 않을게.”
“됐소, 돼.”
마을 사람들까지 말리자 그 사내는 그만두고 계속 장기를 두었다.
춘일은 10년 동안이나 감옥살이를 하면서 죄수들한테 얻어맞고 똥통을 나르면서 갖은 굴욕을 다 당하였다. 대신 굴육을 당하고 강제로동을 하면서 어지간한 인내성을 키운 것이 아니였다…
강탈하던데로부터 살인까지 한 김춘일은 처음에는 더럭 겁이 났다. 사냥개가 발자욱이라도 따라 집에까지 찾아올가봐 겁났다. 그리하여 지하상점에 가서 새 운동화를 사 신고 밤도와 낡은 운동화를 벗어 아까운대로 부루하통하 강물에 활 던져 버렸다.
그래도 저녁이면 밤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경찰들이 자기를 나포하러 뛰여들어오는 악몽에 놀라 와닥닥 일어났다. 몇번이고 잡소리를 쳐서 어머니가 미닫이를 밀고 웃방에 들어와 흔들어 깨우군 하였다.
밤이 돼도 감히 바깥에 나가 돌아다니지 못하였다
그러나 일년이 지나가도 나포되지 않은데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담이 점점 커졌다.
(또 한번 손 써 볼가?)
그러나 사람을 죽이고서도 몇십원 밖에 뺏지 못해 수지가 맞지 않는 감이 들었다.
(그럼 훔쳐볼가?)
어느날 김춘일은 비수를 품 속에 휴대하고 장백향 인평정류소에서 연길 시내행 뻐스에 올라탔다.
그날 따라 장날이여서 뻐스 안에 시루 속의 콩나무러럼 사람들이 빼곡이 들어섰다.
그는 장보러 가는 아낙네들 사이에 끼여 밀치닥거렸다.
(농촌 아낙네들 돈을 훔쳐볼가?)
그는 한 아낙네의 뒤에 딱 붙어섰다. 그런데 뻐스가 굽이를 돌면서 밀치닥거리는 바람에 아낙네의 살진 엉덩이가 딱 자기 거길 비비닥거렸다.
대뜸 아래배가 찡해났다.
순간 그것이 벌떠덕 깨나 일어났다.
주위를 흘끔 둘러보았다. 눈치 챈 사람들이 없었다.
빼곡이 들어선 사람들 속에서 들이미는 푹 처진 엉덩이를 피하는 수도 없었다.
(으흠, 처음인데. 이런 짜릿한 감각, 어허, 에라, 모르겠다.)
춘일은 주위 사람들을 살피면서 아낙네의 푹 퍼진 엉덩이에 그것을 밀착하면서 문질러댔다.
아낙네가 못마땅한 눈길로 흘끔 돌아보았다.
춘일은 아낙네 귀에 대고 나직이 중얼거렸다.
“사람이 꽉 차서… 오래잖으면 내리겠는데…까딱하면 죽여치우겠어.”
참고 견디라는 암시와 위협이였다. 만약 듣지 않으면 엉덩이에 비수 끝을 박을 수도 있었다.
아낙네는 춘일을 쿵 밀어놓고 다른 쪽으로 밀고 나가려고 애썼다.
그런데 밀치닥거리는 사람들,  빼곡이 들어선 사람들 속에서 점점 더 밀착해오는 춘일을 두고 용 빼는 수가 없었다.
음흉한 춘일은 아낙네 허벅다리를 두 손으로 꽉 붙들고 흔들거리는 뻐스 절주에 맞춰 더 밀착해갔다.
아낙네도 더 반항해도 쓸데 없는 것을 알고 입을 하 벌리고 오만상을 점점 더 찡그렸다.
이윽고 춘일은 한숨을 후- 내쉬였다.
몇십년 막혔던 뭔가 씨원하게 터져나가는 순간이였다.
외설당하고서도 꼼짝 못하는 아낙네를 보고 춘일은 더 음흉한 궁리를 했다.
(이년, 완전히 겁먹었어. 돈도 빼앗아내야지.)
아낙네는 낯선 자가 딱 붙어선데다 쯘쯘해오는 바지와 엉덩이를 느꼈다. 염오감이 울컥 치밀어 더는 참을 수 없어 마수에서 벗어나려고 서둘렀다.
아낙네는 뻐스가 시내 어귀에 들어서자 신풍정류소에서 황급히 내려버렸다.
춘일은 부랴부랴 아낙네를 따라 내렸다.
“아주머니, 무겁잖습둥? 내 들어줄게.”
능청스레 짐을 들어주는 척하면서 뒤따라 갔다.
아낙네는 대뜸 얼굴이 온통 겁기가 까맣게 번졌다.
“어째 이래오? 모를 사람인데.”
춘일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람들은 뻐스에 올라타느라고 그들을 주의하지 않았다.
그때 아낙네는 어디서 그런 꾀가 나왔는지 모른다.
“운전수, 잠간 세웁소! 여기 일이 있습구마.”
뻐스 운전수가 당장 몰고 떠나가려다가 칙 하고 멈춰세웠다.
아낙네 고함소리에 아마 뻐스에 앉을 아낙넨가 여겼던 모양이다.
그때 아낙네는 다시 열리는 뻐스 문 안에 되올라갔다.
무섭게 쏘아보는 아낙네의 염오감에 찬 표독스런 눈길, 멀어져가는 뻐스 뒤꽁무니를 멍청히 쳐다보던 악마 춘일은 닭 쫓던 지붕 쳐다보는 개 신세로 되고 말았다.
“헤이, 그 년 보낸게 잘한 일일 수도 있어. 괜히 굴어귀에서 풀을 건드려 잡히겠다.”
춘일은 스스로 위안하면서 도리머리질 했다.
그때 별재미를 본 김춘일은 강간하지 못한 때에는 녀자 생각이 나기만 하면 사람이 젤 붐비는 시내 뻐스를 골라가면서 올라타 류사한 외설을 하면서 변태적으로 성만족을 얻으려고 범행했다.
(사람을 죽인바 하고는 세상을 놀래우게 크게 하자. 한 사람을 죽여도 죽고 백사람을 죽여도 죽기는 마찬가지야. 붙잡히기 전에 더 많은 사람을 죽여서 이 놈의 세상에 보복하자. 사회에 혼란을 조성하고 세상 사람들이 공포에 벌벌 떨면서 발편잠을 자지 못하게 할 거야. 세상에 백명을 살해한 천하제일 날강도 악명을 남기자.)
살인악마는 숨이 붙어있는 한 하나라도 더 많은 사람을 죽이려고 굴어귀 풀을 먹지 않으면서 무등 신경을 썼다.
1999년부터 2000년 8월까지 연길에서 더는 사건조작을 하지 않고 밤중에 택시를 잡아타고 조양천진에 가서 싸다니면서 살인, 강탈하였다.
앞에서 말한 1999년 조양천1중 기념비 부근 “9.25”특대살인상해사건, 강휘의 처 왕옥분과 딸을 살해한 “8.05”특대입살인상해사건을 비롯한 6건의 특대 악성 살인상해강탈사건을 저질렀다.
하여 조양천진 사람들을 공포에 벌벌 떨게 하였다.
공안기관에서 조양천진에 공안분국을 세우고 밤낮없이 수사하고 순라하자 교활한 살인악마 김춘일은 성동격서전술이나 쓰는 것처럼 조양천진에서 꼬리를 감추고 일년 반만에 또다시 연길의 밤에 나타났다.
그는 선후하여 연길 장백시장 부근에서 “10.24”특대입실살인강간외설사건,  “12.02”입실살인강간사건 등 도합 16건의 악성 살인강간강탈사건을 미친듯이 저질렀다.
1999년 8월 13일 밤 9시 경에 김춘일이 비수를 품고 연길시 연남가 부근을 떠돌다가 공군부대주택구의 북쪽 철도와 갈림길 어구에 이르렀을 때였다.
주택구 북쪽 담장 뒤 수림 속에서 웬 남녀가 도란도란 주고 받는 말소리가 들렸다.
“밤중에 수림 속에서 한창 재미를 보는구나. 난 서른이 넘어도 녀자 맛을 한번도 온전히 보지 못했다. 개놈들, 오늘 밤에 죽어봐라.”
살인악마는 이를 악물고 비수를 뽑아들고 슬금슬금 말소리 나는 수림 속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왕국산과 주모 녀성은 열렬하게 얘기하다나니 살인악마가 비수를 뽑아들고 살기등등해 다가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어둠 속에서 마수와 살기가 무고한 그들에게 악착스럽게 뻗쳐왔다.
살인악마 김춘일은 비수로 왕국산의 가슴과 배를 푹푹 찔렀다.
“앗!”
“살인!…”
비명소리와 함께 왕국산이 가슴과 배를 끌어안고 몇발자욱씩 뛰여가다가 푹 쓰러졌다.
김춘일은 피묻은 비수를 뽑아들고 뛰여가 그때까지 못박힌듯이 멍해 서 있는 주모 녀성의 목과 잔등을 마구 내리찍었다. 주모녀성도 당장에서 피못 속에 쓰러져 숨졌다.
사람을 죽이고도 눈 한번 깜짝하지 않는 살인악마는 하루 밤에 두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가고도 주모의 시신에 비수에 묻은 피를 쓱쓱 닦아 비수를 품에 넣고 아무런 일도 없은듯이 집으로 여유작작하게 가버렸다.
밤 9시 경에 행인들이 연길역 저탄장 부근 철길과 갈림길 어귀에서 왕국산의 시체를 발견하고 부근의 수림 오솔길에서 주모 녀성의 시체를 발견하고 110경보봉사대에 사건보고를 하였다.
연길시공안국 110경보봉사대 경찰들이 즉시 사건현장에 출동해 사건을 형사경찰대대에 보고한 한편 사건현장을 보호하였다.
형사경찰대대 수사일군들은 경찰차를 몰고 질풍같이 사건현장에 달려갔다. 그들은 시신을 검사한 한편 수림 속에 세워진 자전거번호에 근거하여 인차 피해자의 신원을 밝힌 후 가족들에게서 정황을 료해하였다.
주모 녀성의 딸 리모의 말에 의하면, 그날 저녁 어머니는 왕국산에게 전화를 친 후 집에 찾아온 왕국산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고 하였다.
리모는 그것이 어머니와의 마지막 생리별일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다고 하면서 어머니를 부르면서 대성통곡쳤다.
어찌 비통하지 않겠는가!
두 가정에서는 하루 밤 사이에 안해와 남편을 각기 잃지 않았는가!
어린 자녀들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고 말지 않았는가!
피해가족들은 피눈물을 흘리면서 수사일군들을 보고 꼭 날강도를 붙잡아 원쑤를 갚아달라고 하였다.
살인악마는 해빛이 비추는 대낮을 좋아하지 않았다. 심지어 달빛이 깔린 달밤도 좋아하지 않았다. 살인악마에게는 해와 달이 자기를 추적하는 조명등처럼 보였다.
어둠컴컴한 밤은 쥐새끼와 바퀴벌레, 모기가 좋아했다. 살인악마도 좋아했다.
어머니는 춘일이 수상하게 자꾸 밤에 나가는 것을 보고 꾸중했다.
“얘, 왜 밤중에 자꾸 나가니?”
“엄마, 반가와 하는 물고기 잡으러 갑구마. 엄마 생각해봅소. 우리 밭이 한뙈기 있습둥? 뭐 있습둥? 물고기라도 잡아야 먹고 삽지. 내 장사 하는 것만 믿고서야 우리 모자간이 입에 풀칠도 못합구마.”
춘일은 낮에는 장사하러 간다고 어머니를 속이고 밤이면 물고기잡이를 한다고 얼려넘기군 하면서 밤중까지 싸다니면서 살인하고 강탈하고 강간하였다.
“얘, 얼음이 땅땅 얼었는데 어떻게 물고기를 잡는다고 그러니?”
춘일은 곡괭이를 쳐들어보였다.
“얼음을 끄고 구멍을 뚫으면 물고기들이 막 구멍으로 올라옵구마. 온 겨울 얼음 밑에서 산소 못 먹어서 막 올라옵구마. 허허허.”
그래도 어머니는 시름을 놓지 못했다.
“이 자식아, 요즘 살인사건이 자꾸 난다고 텔레비죤에서 방송하지 않느냐? 밤에 위험한데 나가지 말라.”
“엄마, 근심하지 맙소. 막내아들이 잣은 작아도 그런 강도한테 당할 사람이 아닙구마.”
“나쁜 짓하고 돌아다녔다간 이 에미 쥐약 걸죽하게 풀어먹고 죽는다.”
“야, 엄마, 아직도 날 믿지 못합둥? 난 이젠 젤 착한 량민입구마.”
김춘일은 이젠 어머니가 “쥐약 걸죽하게 풀어먹고 죽겠다.”는 말에 귀못이 박힐 지경이였다. 막 신물이 났다. 이젠 엄마 죽겠다고 해도 대수롭지도 않았다.
(엄마, 이젠 난 서른여섯이나 됐습구마. 아직도 어린애 취급하면서 겁먹입둥? 누가 곧이나 듭겠구만. 흥!)
춘일은 어머니를 속여넘기고 곡괭이와 주머니를 들고 눈보라 쌩쌩 불어치는 캄캄칠야에 바깥으로 나왔다.
그는 단순한 어머니는 속여넘길 수는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후에 기민하고 슬기로운 수사일군들을 그런 속임수로 속여넘기지 못했다.
(엄마, 막내아들을 용서합소. 난 재간이 있습둥? 직업이 있습둥? 내겐 돈도 없고 색시도 없습구마. 원한과 비수 밖에 없습구마. 이 세상엔 법이 멀고 주먹은 가깝습구마. 이 세상 악당들한테 복수하겠습구마. 10년이나 감옥에 처넣은 놈들한테 골탕 먹이겠습구마. 그 놈들 가족들이 비수 앞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싹싹 비비게 만들겠습구마. 랠 붙잡혀 죽더라도 숱한 놈들을 죽이겠습구마.)
살인악마는 이빨을 쁙쁙 갈았다.
 (이젠 몇놈을 죽였지?)
살인악마는 전문날강도로 둔갑해 살인수를 셌다.
(농기공장 토성밑에서 년놈 둘.)
그는 염모와 리모가 죽지 않고 되살아난 것도 몰랐다. 어디 가서 확인할 수도 없어 오산하였던 것이다.
(연신교 서쪽 강뚝에서 년놈 둘, 조양천진 량곡기름상점집에서 셋, 조양천1중 기념비 옆에서 둘, 조양천술공장 부근 집에 들어가 년놈 둘, 공신시장 부근 세집에서 에미 하나…허허허. 적잖게 죽였구나. 허나 아직 멀었어. 백명 쯤 죽여서 세상에 천하제일날강도 김춘일이라고 악명을 남겨야지. 으흐흐흐.)
살인악마는 복수의 비수를 또 뽑아들었다. 그는 엄동설한에 비수로 먹물을 부어놓은듯이 깜깜한 하늘을 마구 찍어놓았다.
단번에 몇사람씩 살해한 후부터 살인악마는 점점 담대해졌다. 이젠 리지를 잃고 선배죄수들의 경험교훈이고 10계명이고 모두 살인악마의 살기에 색바래져갔다. 망치가 없으니 더 사지도 않고 비수만 휴대하고 싸다녔다.
“야, 이 놈, 둔기로 머리를 쳐 죽여야 피가 몸에 튕기지 않아.”
그때 선배죄수 장씨의 귀띔소리가 귀전을 때렸다.
“장형, 이젠 나도 어지간한 날강도 아니란 말이요. 비수로 숱한 사람을 죽여도 경찰놈들이 날 붙잡지 못했소.”
살인악마는 루차 죄행을 저질러도 잡히지 않자 기고만장해서 진씨와 장씨의 말을 귀등으로 흘려보냈다.
처음에는 그래도 범행할 때 입은 잠바와 신었던 운동화도 밤도와 부르하통하 강물에 버렸다. 그러나 차차 옷과 신이 아까와 그만두었다.
(번마다 신과 옷을 버리면 이제도 얼마나 새 걸 사야 되겠는가? 경찰들이 아직 사냥개를 앞세워 발자욱을 따라올만큼한 수사기술이 없는 거 같애.)
그날 밤은 2001년 2월 27일 초저녁이였다.
살인악마는 자전거를 타고 부르하통하 강뚝을 따라 달리면서 음흉한 눈길로 강뚝 아래 나무숲을 두리번두리번 살피면서 사냥물을 찾았다.
눈길을 다른데 팔다나니 그만 맞은 쪽에서 자전거를 타고 달려오던 김모와 졻은 눈길에서 턱 부딛쳤다.
“죄꼬만 나그네, 씨팔, 피할게지. 눈깔이 멀었었어?”
“뭐라고?”
피뜩 보니 스물둴 밖에 안될 훤칠한 청년이 아닌가.
큰 덩치를 믿고 체구 작은 춘일을 업신여기고 걸고 든 것 같았다.
“죄꼬만 새끼, 버릇이 없구나.”
낮에 눈을 내리깔며 참으면서 살던 어진 춘일이 아니였다.
그들은 한참 강뚝에서 옥신각신 다투다가 갈라졌다.
(이 새끼 오늘 밤에 죽어봐라.)
앙심을 먹은 살인악마 김춘일은 갈라져 가는 척하다가 자전거를 돌려타고 먼발치에서 김모를 미행하였다.
김모는 뒤에 살인악마가 미행하는 것도, 죽음의 공포와 살기가 덮쳐가는 것도 눈치도 채지 못하고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그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가 강뚝 아래 연길시 소영향 공신촌 26선 뻐스정류소 종점 부근의 한 낮다란 세집으로 들어가는 것이였다.
살인악마는 김모의 세집을 똑똑히 봐둔 후 부근을 두리번거렸다. 부근 한 집 마당에 손잡이뜨락또르가 눈에 띄였다. 그는 사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인기척이 없자 공구상자를 들춰 망치와 손전지를 꺼내가지고 김모의 세집으로 슬금슬금 다가갔다.
(이게 뭔가?)
세집 창문 카텐 한쪽 귀가 들려 있지 않겠는가.
살인악마는 변태적으로 들린 카텐 밑으로 세집 안을 들여다보았다.
김모와 웬 처녀가 옷을 와락와락 벗고 이불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엿보였다.
“개새끼들, 죽기 전에 재미를 실컷 봐라. 명년 오늘은 제사날인줄 알아라.”
전등불이 꺼졌다.
“오우- 차가워라. 몸을 좀 녹이세요.”
“언제 그럴 새 있소? 하느라면 차가운줄도 모르오. 요 귀여운 것아. 어서.”
“야- 급하기도. 좀 천천히, 아우, 차가워라.”
“에이, 좋다.”
살인악마는 벽에 기대서서 까만 세집 안에서 처녀총각이 좋아 하는 것을 들으면서 심술이 울컥 났다. 당장 세집에 쳐들어가 칼탕을 쳐놓고 싶었다. 그러나 자칫하면 풀을 건드려 뱀을 놀래울가봐 억지로 참는 수 밖에 없었다.
세집 안에서는 밤중까지 끝없이 행복의 노래소리가 들렸다.
살인악마는 심술이 나고 역겨워서 멀찍이 가서 몇시간이고 서성거리면서 세집 동정을 살폈다.
새벽이 가까워오자 세집 안에서 코를 드렁드렁 고는 소리가 들렸다.
(어디 죽어봐라.)
살인악마는 항상 피해자들이 잠들기를 기다려 마수를 뻗쳤다.
장비 같은 장군도 굳잠에 빠졌을 때 목을 잘라가도 용빼는 수가 없지 않았는가.
하여 살인악마는 피해자들이 잠든 절호의 범행기회를 노렸다.
그 놈은 비수 끝으로 출입문 유리창 오리대를 슬슬 뽑아내고 유리를 쑥 뽑아냈다. 그래도 세집 안에서는 코를 고는 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문걸개를 스리쓸쩍 벗긴 살인악마는 세집 안에 도적고양이처럼 슬금슬금 기여들어갔다.
그 놈은 손전지로 이리저리 비춰보고 먼저 김모의 머리를 망치로 마구 내리깠다.
“앗!”
비명소리와 함께 김모는 대번에 머리가 터져 뇌척수가 마구 흘러내렸다.
“앗! 제발 살려주세요.”
살인악마는 손전지로 처녀를 비추면서 망치를 쳐들었다.
“난 흑룡강성에서 온 살인범이다. 아무 것도 무섭지 않아. 난 보복하러 왔다. 우쭐렁거리더니 어디 죽어봐라.”
김춘일은 을러메면서 망치로 박모 처녀의 배와 하신을 마구 내리팼다.
“돈을 내놧!”
박모 처녀가 일어나 옷궤를 들췄다.
손전비불에 그녀의 터질것만 같이 탱탱한 젖가슴, 하얗고 탄력있는 엉덩이 비춰졋다. 순간 살인악마는 당장 뒤로 덮쳐들어 강간하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그러나 살인악마는 오래 있을 곳이 못된다는 것을 직감하고 마른 침을 꼴깍 삼키며 억지로 꿈틀거리는 욕망을 꾹 참고 또 참았다.
박모 처녀가 이윽고 돈 400원을 들춰내 주었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살인악마는 손전지로 김모가 죽었는가고 확인하였다. 손전지불에 꿈지럭거리는 김모의 목에 건18K짜리 금목걸이 눈에 띄였다.
“허허. 이 놈새끼, 부자집 새낀 모양이구나. 금목걸이까지 목에 걸구 우쭐거려?”
살인악마는 김모가 살아있는 것을 보고 식장에서 시퍼런 식칼을 들춰내 들고 또다시 김모의 얼굴을 마구 찍어놓았다.
그러고도 성차지 않아 그 놈은 식칼로 박모의 목에 대고 위협하였다.
“고분고분 말 들어. 까딱하면 죽여버리겠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옷을 입지도 못한 박모 처녀는 구들에 꿇어앉아 두 손을 싹싹 비비면서 빌었다.
“걸엇!”
살인악마는 처녀가 옷을 주어입기를 기다려 식칼로 위협하면서 세집에서 나와 강뚝으로 끌고 갔다.
그 놈은 음흉한 눈길로 사위를 두리번거리더니 강뚝 남쪽 아래로 박모처녀를 끌고 내려갔다.
“옷을 벗엇!”
박모 처녀가 우둘우둘 떨면서 우두커니 서 있었다.
“어째 죽고 싶어? 살고 싶으면 고분고분 말 들엇!”
살인악마는 시퍼런 식칼을 목에 대고 호통쳤다.
목에 차가운 식칼이 닿이자 선뜩한 감이 들었다.
연약한 처녀의 몸으로 어찌 시퍼런 식칼을 들이대는 살인날강도 핍박을 이길수 있겠는가.
박모 처녀는 할수 없이 눈보라 윙윙 휘몰아치는 엄동설한에 살인악마 앞에서 옷을 벗지 않으면 안되였다.
처녀는 실 한오리 걸치지 못한 채 두 손으로 가슴을 붙안고 발을 동동 구르면서 서 있었다.
“엎드려!”
처녀는 질겁해 벗어놓은 옷 위에 드러누워 가슴을 붙안고 바들바들 떨었다.
“이 간나새끼, 사람의 말도 알아듣지 못해? 엎드려라는데!”
처녀는 찍소리 못하고 무릎을 꿇고 엎디였다.
살인악마는 그녀가 자기 얼굴을 기억할가봐 뒤로 하는 것이 젤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것도 진씨가 가만히 배워준 것이였다.
짐승 같은 살인악마는 박달나무도 얼어 탁탁 터질 엄동설한에 박모 처녀를 언 땅에 무릎을 꿇고 엎디게 한 후 미친듯이 강간하였다.
한참 후 살인악마 김춘일은 괴춤을 춰올리더니 범행에 쓴 망치와 손전지를 주어 얼음구멍에 처넣었다.
그때까지 박모 처녀는 실 한오리 걸치지 못한 채 못박힌듯이 서서 바들바들 떨었다.
살인악마 김춘일은 박모 처녀의 손에 식칼을 쥐워주면서 씨벌였다.
“넌 원쑤진 일 없어. 오늘 이 어른을 기분좋게 해줬기에 살려줄게. 세상물정도 모르고 버릇없이 까분 죄꼬만 새끼를 보복하려는 것뿐이야. 이 식칼을 가지고 집으로 가라. 담이 있으면 이걸로 네 신랑 죽였다고 신고해라.”
박모 처녀는 살인악마의 마수에서 풀려나 겨우 살아남았다. 그녀는 주섬주섬 팬티만 주어 꿰고 겉옷을 걷어안고 부랴부랴 강뚝 위로 달아났다.
그녀는 다리야 날 살려라고 어떻게 세집까지 도망쳐 왔는지 몰랐다.
세집에 들어가자마자 날강도가 또다시 찾아올가봐 문을 단단히 닫아걸어놓고 피못 속에 쓰러진 김모를 마구 흔들면서 불렀다.
그러나 인사불성이 된 김모는 깨여날줄 몰랐다.
“어서 일어나오. 엉엉, 엉엉.”
박모는 대성통곡을 치다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바깥으로 뛰여나가 종주먹을 쥐고 어데라 없이 내뛰였다.
그녀는 42선 뻐스종점 부근에서 아무 집이나 마구 새벽문을 당당당 두드렸다.
“여보세요! 사람 구해주세요.”
그때 정의감이 있는 김영남이란 사내가 세집에서 나왔다.
“무슨 일이요?”
그녀한테서 사건경과를 들은 김영남은 그녀를 도와 피못 속에 쓰러진 김모를 택시에 실어 병원에 호송하여 구급하게 하였다.
기적이 일어났다. 살인악마의 마수에 걸린 김모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게 되였다. 그러나 심한 둔기타격상을 받아 뇌척수가 흘러나와 지금도 머리가 말쑥하지 못하고 얼굴과 목에 보기도 흉한 칼에 찔린 흉터를 남겼다.
그는 미혼녀가 살인강간악마에게 강간까지 당한 일로 하여 마음 속에 지울수 없는 정신상처를 입고 말았다.
김영남은 박모 처녀를 도와 공안기관에 사건을 신고하였다.
수사일군들은 사건현장을 깐깐히 수사한 후 흉기로 썼던 식칼을 찾아 건사하였다. 뒤이어 박모 처녀를 따라 강뚝에 가서 강간현장도 수사하고 얼음을 끄고 강물 속에서 살인악마가 버린 손전지와 망치를 건져냈다.
살인악마는 날이 갈수록 더욱 야수처럼 밤이면 연길시 연남가와 하남가, 연서가 공신시장 부근의 단층집이거나 부르하통하 강뚝으로 싸다니면서 계속 살인하고 짐승처럼 변태적으로 녀성들을 강간하였으며 재물을 여지없이 강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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