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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7) 암범과 늑대 김장혁
2024년 06월 28일 12시 00분  조회:451  추천:0  작성자: 김장혁
  
           
        김장혁 작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 제2권


           제7장 흑야 



              8. 암범과 늑대

 
 
     싸늘한 달밤에 처량한 달빛이 사랑채 안을 처량하게 비추었다. 무시무시한 공포가 희극처럼 사랑채에 스물스물 기어들어 기웃거린다.
     은희는 다 타버린 폐허 같은 길수네 토성 안 사랑채에 들어가 누더기이불을 쓰고 자리에 들었다.
온 여름 불도 때지 않아 습기 찬 구들에 누더기이불마저 축축해 누어있을 수 없었다. 한길수가 마을 사람들을 강제로 끌어다가 연 십여 일 동안 대충 손질한 몸채에 한길수와 월선이 들어있고 줄느런히 들어선 곁채에 영팔과 응삼, 수길이 들어있었다. 
    은희는  야밤에 짐승보다도 못한 그자들이 더 무서워 종시 잠들 수 없었다.
    (아버지 엄마만 아니면 이 놈의 승냥이 굴에서 도망치고 말건데. 그렇게 할 수도 없고.)
   은희는 스르르 일어나 밖을 내다보았다.
  희읍스름한 달빛이 쓸쓸히 집 안을 비추고 을씨년스런 가을바람이 이영 초리를 와스스 건드리며 스치고 지나가는 소리 집 안에 공포를 더 몰아온다. 
  삐꺼덕
  대문에 달린 작은 문짝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길수가 응삼을 데리고 대문 안에 들어섰다. 그는 개 잡은 포수처럼 우쭐거리면서 어깨 으쓱해 우멍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성큼성큼 몸채로 들어갔다.
  희읍스름한 달빛이 깔린 마당에 허연 무명저고리에 까만 몽당치마를 입은 은희가 물동이를 팔에 끼고 사뿐사뿐 걸어 나왔다.
  은희를 보는 순간 한길수는 길쭉한 말상에 말 이발을 드러내며 웃었다.
  “응삼이, 오늘 일은 끝났네. 자넨 집으로 들어가게나. 에헴.”
  “예.”
  응삼은 좋아라고 사랑채 곁방에 들어가 버렸다. 춘실이 맛있는 명태 국을 끓여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한길수는 머리를 다소곳이 숙이고 다가오는 은희의 왼팔을 붙잡았다.
  “얘, 주인을 보고 인사할 줄도 몰라?”
  “주인님, 무사합둥?”
  “오, 그래, 밤중에 동이를 이고 물 길으러 가냐?”
  은희는 쥐구멍으로 들어가는 가는 소리로 “예.” 하고 대답했다.
  그녀는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길수의 팔을 살짝 뿌리쳤다.
  한길수는 고양이 쥐나 생각하듯 말리었다.
  “밤중에 무슨 물을 긷는다고 이러니? 내일 길어라.” 
  “예, 알았습꾸마.”
  은희는 길수가 팔을 놓기를 기다려 부엌에 동이를 들여다 내려놓고 나와 사랑채에 들어갔다.
  이튿날 아침, 한길수가 음충한 눈길로 물을 길으러 가는 은희의 엉덩이를 우멍 눈으로 힐끔힐끔 곁눈질해보더니 다른 궁리를 했다.    그는 몸채에 월선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자 은희의 뒤를 슬금슬금 밟았다.
  은희는 어제 저녁에 자기에게 특별한 “은혜”를 베푼 주인이 징글스러웠다. 그런데 이른 아침에 물을 길으러 가는 자기 뒤를 따라 오는 것이 여간 상서롭지 못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아침 밥을 지으려고 물을 당장 길어오라고 월선이 소리쳤는지라 물을 길으러 가지 않을수 없었다.
  (아무리 하면 시퍼런 대낮에야 어찌 하겠느냐?)
  은희가 우물가에 가서 동이를 내려놓고 바가지로 물을 퍼 담는데 길수가 사위를 둘러보더니 마른기침을 하며 다가왔다. 은희는 온몸에 소름이 끼쳐 동이에 물을 빨리 퍼 담았다.
  “은희, 헤헤. 너도 눈이 있고 귀 가졌으니 알겠지? 널 얼마나 귀여워하고 아끼는가를.”
  은희는 다리에 거머리 매달린 것 같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방망이질하듯이 높뛰는 가슴을 눅잦히면서 물동이를 이쪽으로 돌려놓고 물만 퍼담았다.
  한길수는 제꺽 물동이를 빼앗아 내려놓으면서 지껄여댔다.
  “은희야, 한뉘 종년이나 하고 살겠니? 이팔청춘이 너무 아깝다, 아까와.”
  은희는 고양이 쥐 생각을 하는 것이 메스꺼웠다.
  (며칠 전 밤중에 집에 뛰어 들어와 뭐라 했는가? 상호와 성칠 오빠가 독립군에 들어가 의병이 됐다고 호통 치면서 우리 일가를 몽땅 죽일 수도 있다고 위협하지 않았던가?)
  음충스레 힐끔거리는 눈길, 살기어린 우멍 눈, 헤헤 웃으면서 드러낸 말 이발…
  은희는 온 몸에 소름이 끼쳐 한길수를 외면하면서 살금살금 우물 쪽으로 돌아앉아 물을 한바가지, 한바가지 퍼 담았다.
  은희 속내는 모르고 한길수는 계속 지껄여댔다.
  “나만 믿어라. 그럼 상호 죄도 눈감아주고 네 일가를 몽땅 잘 살게 해주겠어. 알았지?”
 은희가 머리를 다소곳이 숙이고 물을 퍼 담다가 무슨 생각에 잠긴 듯이 잠간 멈추자 한길수가 이제 수가 드나 해 속심을 드러냈다.
  한길수가 은희의 어깨를 껴안으면서 열변을 토해냈다.
  “널 첩으로 들여앉힐게. 그러면 저 토성안 집도 주고 너희들 온 집 식구들도 우리 토성안집에 들어와 평생 먹고 입을 근심 없이 복 방에 앉혀놓을게.”
  은희가 몸부림치며 “이걸 놓으세요. 놓아!” 하고 고함칠 때였다.
  뒤에서 앙칼진 목소리가 골짜기를 꽉 메우며 울려왔다.
  “년 놈들! 잘 놀긴 놀아!”
  뒤를 돌아보니 암범 같은 월선이가 옆구리에 두 손을 지르고 표독스런 눈길로 쏘아보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년, 물은 긷지 않고 웬 서방질이냐?”
  월선은 시어미 역정에 개 배때기를 차듯이 영감과는 어쩌지 못하고 덮쳐들어 은희의 머리채를 틀어쥐고 마구 끌고 당겼다.
  은희는 억울하게 머리를 당기우면서도 반항 한번 하지 못하고 너무 아파 신음소리를 냈다. 한길수는 그저 머리를 홰홰 내저으면서 어슬렁어슬렁 그 자리를 피해 달아났다.
  아침 숟가락을 놓자 한길수가 앵돌아진 월선을 슬슬 구슬리였다.
  “여보, 아무렴. 내가 당신을 저버릴까? 당신이야 말로 조강지처나 다름없소.”
  “또, 또, 누굴 얼려요?  뭐 세살 짜리 앤가 해요?”
  월선은 입귀를 비쭉거리면서 훌 일어나 바깥으로 나가려고 했다.
  한길수가 일어나 따라 나가면서 월선의 손을 잡아 집안으로 끌어 당겨 물앉혀 놓았다.
  “여보, 은희가 이 집에서 부엌데기를 못하겠다고 도망칠 까봐 슬쩍 얼려 발목을 잡은 것뿐이오.”
  월선은 피씩 쓴 웃었다.
  “당신이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곧이들을 거 같아요? 우물가에서 분명 ‘소실로 들여앉히겠다’는 걸 똑똑히 들었어요. 뭐, 이 토성   안 집을 주겠으니 들어와 살라고?”
  “건 그저 얼리느라구 한 거짓말이요.”
  “이전에도 나를 그렇게 얼렸지. 본댁을 서울에 두고 얼려 내캉 여기서 살았죠. 이젠 내 나이 드니까 새파랗고 야들야들한 계집애들에게 눈독 들여?”
   한길수는 딱 잡아뗐다.
   두터운 어둠의 장막이 높은 토성 안에 서서히 두텁게 드리웠다. 허연 달이 뜨면서 달빛이 추녀 끝을 핥으면서 희롱하며 창문턱에까지 내리비치자 길수는 아래배로부터 가슴까지 찡 해나면서 끓어오르는 정욕을 참을 길이 없어 이발을 지그시 깨물었다. 낯이 화끈화끈 달아오르고 입에서는 단김이 푸푸 터져나갔다.
   그때 사랑방에서 문을 닫는 덜커덕 소리가 났다.
   (그래, 은녀가 설거지를 마치고 들어가는 모양이야. 마침 월선이가 가시아버지를 모시러 우시장에 가고 없지. 이때야. 히히히.)
  한길수는 잠옷 바람에 하이칼라 번들 이마를 떡 쳐들고 바깥으로 나갔다.
  그는 몸채를 한 바퀴 빙 돌아가면서 살펴도 인기척이 없자 닭을 훔쳐 먹으러 가는 쪽 제비처럼 슬금슬금 사랑 방 쪽으로 다가갔다.
빠드득빠드득 눈을 밟는 소리보다도 한길수의 거친 숨소리가 더 높았다.
  은희가 이튿날 아침밥을 지을 물을 길어놓고 금방 사랑방에 들어갔을 때다.
  번들이마가 슬금슬금 다가가 문고리를 당겨보니 집안에서 노끈으로 매놓은 것이었다.
  그는 마른 침을 꼴깍 삼키며 몸채 쪽을 흘끔흘끔 살피더니 문고리를 잡아 당겼다 밀었다 했다. 이윽고 노끈이 풀리면서 사랑방문이 훌러덩 열리였다.
   한길수는 도적놈처럼 집안에 들어간 후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까만 방안 벽을 더듬질하면서 구들 쪽으로 올라갔다.
    “야밤에 누군가요? 소리치겠습꾸마.”
  은희 화닥닥 일어나면서 불을 켜자고 바스락거렸다.
  “쉿- 주인이야.”
  한길수가 바삐 나직이 말했다.
  “불을 켜야지.”
  은녀 말에 한길수는 너스레를 떨었다.
  “헤헤헤. 두려워 말라. 난 너를 위해서라면 간이라도 빼주겠다. 요 귀여운 것아.”
  별스레 키득키득 웃는 소리와 누더기를 뒤척이는 소리가 들리었다.
  “기쁠 테지. 온 우시장이 내 말이라면 다야. 난 너 같은 종년도 천당 같은데서 살게 할 수도 있고 18층 지옥에 처넣어 뼈다귀도 추리지 못하게 할 수도 있어.”
  한길수가 을러메면서 기신기신 구들에 올라왔다.
  “찍소리 치지 말고 고분고분 내 말 들어. 이렇게 누추한 방에서 한뉘 물이나 긷고 변소 똥이나 치면서 살게 있니? 내일부터 응삼과 수길을 보고 우리 작은댁 방에 불을 때라고 할 테야.”
  한길수가 입에 엿이나 발라 문 것처럼 달달한 말로 구슬리면서 슬슬 기어 올라왔다. 뒤이어 이불안에 손을 쓱 들이밀어 더듬었다.
  “요 귀여운 것아, 널 소실로 맞아들이면 몸채를 다 손질하는 날로 들여앉히마.”
  “키득키득”
  이불 안에서 들리는 웃음소리에 한길수는 황망히 손 더듬질 했다.
  “요것아, 좋지? 그래,  널 평생 복을 누리게 할 수 있어. 본댁은 이젠 쉰이 다 돼서 날 싫어해. 이젠 여자로 써먹기는 다 틀렸어. 통 정이 떨어져서 못살겠단 말이다. 진작 소실을 들일 때가 된지 오래다. 에구, 넌 참 탄탄하고 몽글몽글 하구나. 너와 백년을 살았으면 오죽 좋겠느냐.”
   한길수가 웃통을 와락와락 벗으면서도 스리슬쩍 계속 늘여놓았다.
  “네가 소실로 들어오면 네 애비 폐병도 뚝 떼게 돈을 대줄게. 너도 애비에게 효도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 애비를 생각해서라도 내 말 고분고분 들어라.”
  한길수는 옷을 다 벗자 이불 안에 스리슬쩍 들어가 이불안 여자의 탄력 있고 매끌매끌한 몸을 가로탔다.
  그가 막 달려들 때였다. 밑에 깔린 여자가 불시에 두 발로 한길수를 마구 탁탁 차버렸다. 한길수가 채워 여체 위에서 누더기 우에 나뒹굴었다.
  “이년이, 감히 누굴 차? 이러고도 살기를 바라느냐?”
  한길수가 벌거숭이 몸뚱이를 일으키면서 마귀의 손을 뻗쳐 은희를 붙잡으려고 손 더듬질 했다.
  “하하하, 이 놈 두상이, 하긴 잘한다, 잘해!”
  이게 웬 일인가?
  집 안에 광솔불이 환하게 켜졌다.
  실 한오리도 걸치지 않은 알몸뚱이 월선이가 누더기이불 위에서 허리에 한쪽 손을 지른 채 장승처럼 떡 뻗치고 서서 암범처럼 길길이 날뛰었다.
  “뭐? 이젠 나와 통 정이 떨어져서 못 살겠다고? 소실을 들일 때라? 아이유, 분해라.”
  월선은 구석에 머리를 숙이고 서있는 은희를 활 밀치었다.
  “이 년과 백년을 살았으면 좋겠다던 게 콱 살아봐라!” 
  월선은 한길수를 표독스레 쏘아보았다. 어두운 집 안에서도 눈에서 불찌가 툭툭 떨어지는 것이 보일 지경이었다.
  “더러운 영감, 아이유, 분해라. 누구 덕에 이 골 안에 발붙이고 이 토성안집을 지었기에? 응? 이 토성안집을 저년에게 줘?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안 돼!”
  “에이유, 에이유. 저년을 얼리느라구 한 농담을 가지고 왜 그래?”
  “로망이지 로망, 미쳤어? 저년의 엉덩이가 그렇게 꿀맛일 것 같아? 며칠 전에 내 우물가에서 치근덕거리는걸 보고 싹 다 눈치 챘어. 주책머리 없는 영감태기. 에이유, 아버지~ 저런 못난 놈을 사위라고 서울에서 올라올 때마다 황금덩이를 줬어요? 아버지, 불쌍한 아버지~  내 처지 얼마나  불쌍하오. 에이유, 에이유~ 아버지, 어머니~”
  “이보, 왜 이래? 동네에 소문나겠소. 이런 패가망신이라구야, 원, 토성 안에 보초를 서는 숱한 자위대원들이 있소. 그만하지 못할까! 쯧쯧.”
  월선은 누더기를 와락 안아 벌거숭이 한길수에게 마구 들씌워 놓았다.
  한길수가 주섬주섬 잠옷을 주어 입으면서 은희를 힐끔힐끔 곁눈질하며 중얼거렸다.
  “에이, 막돼먹은 쌍년처럼 계속 떼를 써?! 에헴, 참. 재수 없어.”
  한길수는 길쭉한 말상을 절레절레 흔들면서 월선을 죽도록 미워했다. 밸 같았으면 허리춤의 권총을 뽑아 한방에 쏴죽이고 젊고 예쁜 은희를 데리고 살았으면 좋을 것만 같았다.
  암범 같은 여편네 앞에서 방귀도 하나 못 뀌고 실컷 개꼴망신당한 늑대 같은 한길수는 괜히 시어미 역정에 개 배때를 차듯 했다.
  그는 괜히 은희를 보고 “후에 두고 보자.” 하고 한마디 내뱉고 나서 능구렁이처럼 슬금슬금 바깥으로 빠져나가버렸다.
  한길수가 꼬리를 빼자 월선은 시에미 역정에 개 배깨끼 차듯했다. 그년은 바들바들 떠는 은희의 머리채를 잡아 마구 벽에 쿵쿵 짓 쪼아놓으면서 암범처럼 펄펄 날뛰었다.
   아이고, 불쌍해라. 저 맞아대는 은희를 보라. 두 손으로 머리를 틀어쥔 월선의 우악스러운 손을 붙잡고  애원하였다.
   “제발 살려주세요.”
   허나 월선은 사정없이 매질을 멈추지 않았다.
  은희는 머리채를 끗기면서 매만 맞는데 눈물, 코피 흐르고 애원소리 갑갑한 사랑방에 울려 퍼졌다.
  월선은 나중에 맥이 모자라 더 때리지 못하고 구들바닥에 물앉아 헐떡거리다가 돼지 멱 따는 소리를 질렀다.
  “다시 우리 영감을 넘보았다간 가다리를 찢어 죽여치우겠다. 알겠니?”
  그는 표독스러운 눈길로 은희를 쏘아보더니 광솔 불을 훌 불어 끄고 훌쩍 일어나 횡 하니 바깥으로 나갔다.
  사실 월선은 우물가에서 한길수가 은희와 치근덕거리는 것을 본 후 며칠 전 한길수가 한 거짓말을 한마디도 믿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월선은 본가 집 아버지를 모시러 우시장으로 가는 척 하면서 이날 가만히 은희의 방에 숨어들었던 것이다. 그는 은희를 보고 한쪽구석에 서 있다가 한길수가 들어오면 시키는 대로 이리이리 하라고 했다. 뒤이어 월선은 은희 대신 누더기이불속에 누워 한길수가 하는 짓거리를 다 듣고 키득키득 웃었던 것이다.
   은희는 월선의 행악질에 헝클어진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먹칠한 듯이 캄캄한 방안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쓸쓸히 어깨를 들먹였다.
   (성칠 오빠랑 없으니까 한길수 승냥이처럼 살판 치잖아.  저승  같은 여기에서 어떻게 산단 말인가?)
  은희는 생각할수록 살아갈 앞길이 막막했다. 사랑방에서는 그녀가 흑흑 흐느껴 우는 소리가 쓸쓸하게 납덩이같은 밤 정적을 괴롭게 톱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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