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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졸혼 제5권 (76) 김장혁
2023년 04월 29일 14시 18분  조회:1184  추천:0  작성자: 김장혁
      
    대하소설 

    졸혼

           제5권

                  김장혁

 

         86. 강남의 풍운조화

강남의 날씨는 변덕스럽기 그지없었다. 일년 4계절 맑은 날을 보기 힘들었다. 항상 하늘은 먹장구름에 뒤덮여 밝은 해가 난 날을 별로 볼 수 없었다. 맨날 흐리멍텅하게 상을 찡그린 을씨년스럽기로 짝이 없었다. 

뭣이 불만이기에 두터운 먹장구름으로 지지누르다가도 번개가 번쩍이고 우뢰가 대지를 뒤흔들고나서는 우박을 내리쏟아붓고 소낙비가 쏟아지는가? 

동북의 오뉴월 소낙비는 소잔등을 다툰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남방의 소낙비는 시도 때도 없이 불시에 와르르 쏟아진다. 소낙비는 오래 내리지 않고  10분 내지 20분 와르르 쏟아붓고는 걷어치운다. 그러나 소낙비는 골물을 이루며 사납게 채마밭을 덮치고 행인들을 괴롭혔다. 그러기에 남방에서 안해 없이는 살아도 비옷이나 우산이 없이는 살기 힘들다. 하여 수많은 강남 촌사람들은 을씨년스럽고 변덕스러운 날씨에 일하기 힘들었다. 그들은 아예 비도 가리고 땡볕도 가릴 수 있는 커다란 참대살모자를 쓰고 일한다. 

강남에 어쩌다 해 번쩍 뜨면 이젠 소낙비가 끊났는가 해 길 가려고 나서면 순식간에 또 소낙비가 쏟아진다.

겨울에도 먹장구름이 맨날 지지누르고 있어 보슬비가 부슬부슬 쏟아진다. 어떤 때에는 련 한달 반동안이나 먹장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어 해난 날을 별로 보지 못할 때도 있었다. 

해도 숨박꼭질하듯이 구름 속에 숨었다가 언제 불쑥 나올지 모를 지경이였다.

모두들 해가 난 날을 그렇게 고대했지만 하늘에는 종시 해가 나오지 않아 침침하고 습기 차 말이 아니였다. 이불장 안의 이불이 다 축축해 그대로 덮기조차 어려웠다.

해난 날만 오면 강남의 아낙네들은 누게 든 이불과 옷을 베란다에 내다 말리느라고 분주했다. 집집마다 베란다에 널어놓은 이불이 줄느런히 늘어선 풍경이야 말로 희한했다.  

강남의 풍운조화는 변덕스럽기로 헤아리기 힘들었다. 

또 소낙비가 오려나보다. 먹장구름이 강남 땅에 돛을 내리고 있다. 사나운 바람꼬리로 대지를 내리치며 휘파람을 분다. 

제비도 둥지가 날려갈가봐 부랴부랴 둥지를 찾아 날아간다. 짹짹 주둥이를 벌리며 먹이를 기다리는 새끼들이 근심된다.

헛참, 누구 탓인가?

지구온난화 탓인가? 알프스산맥 탓인가? 희말라야산맥 탓인가? 아니면, 동해바다 탓인가? 강남 땅 때문인가?

하늘과 물어보고 땅과 물어보아도 대답이 없다. 

미라는 밤중에 홍두깨를 내밀듯이 박문을 보고 질문했다. 

“왜 우리 한국은 4계절이 분명하게 날씨가 평온한데요. 거의 비슷한 위도에 처한 여긴 왜 이렇게 변덕스러운가요? 겨울에도 맨날 보슬비가 구질구질 내리고. 심지어 소낙비까지 쏟아져요?

불쑥 들이닥치는 하소연이 박문의 머리를 아프게 쳤다.

”글쎄.”

“그래도 하늘과 강남 땅만 탓하겠는가요?”

자연의 철학자도 기상학자도 대답이 궁했다. 

“그저 강남이 돼 그렇겠지... 오늘 보오. 해 반짝 나잖았어? 히히히.” 

“죽잖으면 살 소리. 해 났을 때 이불이나 널어야지.” 

(쳇, 당신도 이제 세상 풍운조화가 얼마나 변덕스러운가 알게 될거야.)

박문은 요즘 미라가 어찌나 날씨를 나무리며 두덜거리는지 골치 아팠다.그는 강남의 변덕스러운 날씨보다도 변덕스러운 안해 마음이 더 골치 아팠다.

(어떤 때는 상해 신기루 어떻구. 황포강 어떻구 하더니,참, 이젠 상해나 소주에 더 볼거리 없으니깐.지루해?가뜩이나 코로나 때문에 회사 일이 골치 아픈데. 아내마저 골치 아프게 굴어. 건데 아내를 놓쳐선 안돼.한국에라도 훌 가버리면 어떻게 해? 또 밤이 무서운 세월을 보내야 할게 아닌가?)

그는  턱을 고이고 이불을 안고 나가는 안해를 바라보았다.

"아이고, 어떻게 여기서 살아? 이불 축축한 거 보세요.이런 이불 덮으니 자꾸 허리 아프죠."

박문은 길죽한 머리를 옆으로 기울이고 궁리하였다.

그는 베란다에 나가 이불 너는 안해한테 다가갔다. 애들도 소주대학 숙사에 가고 없는지라 그는 미라를 꼭 끌어안았다.

"왜 이래? 남들이 보면 늙은게 주책없다고 하잖겠어?"

미라는 두팔굽으로 뒤에서 찰떡처럼 달라붙는 남편을 마구 쳐놓으며 이불을 툭툭 털어널어놓았다.

"여보,상해나 소주에서만 맴돌지 말고 다른데 관광 가 보오."

"어델?"

미라는 이불을 널고 옷장을 열고 눅에 든 옷견지를 와락와락 꺼내 안고 베란다에 나갔다.

박문은 진지하게 권고했다.

"절강 소흥이나 오진에 관광 가보오."

"거긴 뭘 볼게 있대요?"

미라의 어리어리한 쌍까풀눈에는 벌써 호기심이 반짝였다.

"최전무 말에 의하면, 소흥엔 중국의 유명한 작가 로신의 옛고향집이 있다고 해. 오진에는 중국의 유명작가 모순의 옛고향집이 있다고 하데.당신 작가니깐. 가 보면 느끼는 바가 많을 거야.”

"그럼요. 당장 가야겠어."

미라는 단통 박수치며 환성을 질렀다.

"그래, 이번 주말에 나와 함께 갈가?"

"그래요."

박문은 중국의 명승고적으로 아내를 강남에 붙잡아두고 싶었다.

(이젠 그저 명승고적으로는 안되겠어. 거진 봤으니깐. 미라는 작가 아닌가. 이젠 중국 유명작가들의 옛고향으로 유혹해야지.)

그저 강남의 수향보다도 작가라는 인문관광내용이 보태지자 미라의 마음을 끄는데 쉽게 성공할 수 있었다.

안해를 좀 안착시켜놓자 박문은 링컨승용차에 앉아 회사로 부랴부랴 달려갔다.한국 회사 총경리 위풍을 부리는 순간이 노래하며 번개같이 날아갔다.

그는 으리으리한 사무실에 들어가 사무상에 앉아서도 불안해났다. 집에서는 안해가 도도거리고 바깥에서는 미국 양키놈들 때문에 무언의 압력과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녀비서 하나가 김이 몰몰 나는 커피잔을 차탁에 올려놓고 두 손을 맞잡고 분부를 기다렸다.

박총경리는 커피잔을 들어 후후 불며 마시고나서 입을 다시며 분부했다.

“최전무를 부르오.”

“네, 곧 부르겠습니다.”

하나가 허리 굽혀 인사하고 나갔다.

이윽고 군철이 헐금씨금 사무실에 들어서며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밤새 무사했습니까? 박총경리님.”

박문은 길죽한 박대가리를 가로 저으며 손사래를 쳤다.

“골치 아파 죽겠네.”

박문은 자리에서 일어나 군철의 앉은 맞은켠 쏘파에 앉았다.

“미국 양키놈들은 말이 아니야. 날따라 우리 반도체를  한심하게 통제하네.”

그는 아내 때문에 골치 아팠지만 그건 빼고 회사 반도체문제부터 꺼냈다.  

“아우도 세상형편이 돌아가는 걸 알겠지만 말이야.”

군철도 맞장구를 쳤다.

“미국 양키놈들은 말이 아니죠. 날이 갈수록 우리 목을 조이고 있지요.”

“그래.”

박문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미국 양키놈들은 우리 한국 본사 반도체생산을 통제하다못해 이젠 반도체 메모리와 칩 생산과 시장을 통제하네. 이번엔 미 상무부에서 우리 본사 보고 중국에 있는 우리 분회사 메모리(memory)와 칩(芯片)생산과 판매 명세장을 바치라고 한다네. 미국 양키들은 애리싸랑 숱한 경제간첩을 파견해 우리 상업비밀을 정탐하자고 날뛰다가 중국 안전부에 다 잡히니깐. 이젠 내놓고 우리 상업비밀을 내놓으라고 을러메는 거 아니고 뭔가?”

그는 너무나도 억이 막혀 땅이 꺼지게 한숨을 후- 내쉬였다. 

군철도 답답해 두 손을 맞잡고 근심했다.

“사업비밀은 우리 회사 목숨과도 같은데요. 어떻게 훌훌 내놓아요? 우리 속이고 가짜를 제공한들 그놈들이 어쩐단 말인가요? 무장간첩이라도 중국까지 파견해 우릴 붙잡아가겠는가요?” 

박문은 손사래를 쳤다.

“안되네. 가짜 명세장 미국 양키놈들한테 발각되는 날엔 무슨 날벼락이 떨어질지도 몰라.”

군철은 납득되지 않았다.

“우리 회사 중국 땅에 있는데도 미국 놈들의 통제를 받아야 하는가요?”

“별 수 있는가? 우리 한국은 미국 놈들의 식민지인데. 미국 상무부에서는 한국 정부에 압력을 가했다네. '중국에 있는 반도체회사 생산과 시장판매 명세장을 제공하게 할 방법과 수단이 많고도 많다.”고 을러멨다네. 무슨 말인가? 제공하지 않으면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겠다는 거야.”

군철과 박문은 둘 다 속이 타 오랜만에 권연을 붙여 물었다. 속이 탄 연기가 사무실을 채우며 천정으로 날아올라갔다.

하나가 담배연기 냄새를 맡고 노크하고 사무실에 들어섰다.

그녀는 두 손을 맞잡고 권고했다.

“박총경리님, 최전무님, 흡연은 건강에 불리한데요.”

“알어. 나가 보게나.”

박문은 거들떠도 보지 않고 손사래만 쳤다.

하나가 도리머리질하며 나가버렸다.

박문은 뒷말을 이었다.

“한국 정부는 안보를 위해, 미국의 핵우산을 제공받으려면 미국 말을 듣지 않으면 안되네. 미국에서 핵우산을 공짜로 제공해주려고 하겠는가? 한국 정부에 경제상으로 미국의 핵우산을 포함한 군사지원에 보답하라는 거야. 한국 기업들에서 미국에 투자하라고 동원하고. 한국 반도체도 미국 통제하에 대중국 견제에 동참해라고 하네. 미국에서는 한국뿐 아니야. 일본, 화란, 한국, 중국의 대만에까지 손을 뻗쳤네. 이런 동맹지역의 반도체회사는 모두 미국 편에 서서 중국의 반도체 생산물자반입과 반도체 생산을 고립켜 중국 경제를 파탄시키자는 거야.”

군철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요. 미국에서는 내놓고 화웨이를 제재하고 맹부회장을 체포하기까지 했지요. 중국정부에서 하도 외교가 세기에 맹부회장이 풀려나 조국의 품에 안기게 됐댔지요.”

박문은 어이없어 길죽한 말상을 홰홰 저었다.

“미국에서는 얼마나 교활한가? 일본과 한국 반도체기업에서 미국에 공장을 짓고 반도체생산을 해야 한다네. 만약 미국에 공장을 세우면 5프로 보조금을 준다네. 그 보조금을 주고 반도체생산을 완전히 미국 통제하에 하라는게지.”

군철도 국제 반도체계의 풍운조화를 얼마간은 짐작하고 있었다.

“중국 대만 台积电(TSMC,반도체회사를 보세요. 미국에서 이른바 “군사보호”의 미명하에 군수물자를 제공해주고 대신 대만 台积电반도체 회사를 보고 미국에 회사를 옮겨 차리라고 강요했지. 그래 미국에 투자해 반도체공장건물을 짓고 생산준비를 했지요. 그런데 미국에서 신용을 저버렸지요. 보조금을 준다해놓고 해뜩 번져누웠지요. 그 놈들은 미국에 투자한  “세계 각지 120개나 되는 반도체회사 보조금신청을 심사한다.”는 미명하에 여직껏 보조금을 안주고 있지요. 신용이 없는 놈들이죠. 그러니 미국에 투자한 반도체회사들이 쫄딱 망하게 됐지요. 보조금은 일전한푼 못 받고 미국 양키놈들의 통제를 받기만 하게 됐죠. 그래서 일부 대만 반도체기술자들은 중국 대륙에 들어와 광주에 반도체회사를 차렸지요. 소주에도 중국 대만의 기업이 얼마나 많이 들어왔습니까? 중화민족으로서 중국 대륙에 와야만 허리를 펴고 회사를 차릴 수 있다고 생각한 거죠.”

박문은 도리머리를 홰홰 저었다.

“미국 양키놈들은 날강도야. 신용도 없고 무법천지야. 그저 힘센 걸 믿고 원자탄과 칼을 들이대고 회사를 통채로 빼앗아가지 못해 미쳐 날뛰고 있네. 그러나 무슨 수가 있는가? 이른바 미국 양키들의 안보지원을 받으려고 한국 정부는 미국에 머리를 조아리면서 아부하고 있잖나? 우리 회사는 또 한국 정부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는가? 우린 또 한국 본사 말대로 명세장을 바치지 않을 수 있는가? 말을 안들으면 아우나 내나 당장 잘릴 판인데. ”

박문은 사무상에 돌아가 앉으면서 정색했다.

“재무부와 생산부에 말해 명세장을 정리해 바치라고 하게나. 인차 본사를 통해 미국 상무부에 보내야 하네. 자칫 미국 상무부에 걸려들면 큰 일이네. 미국 상무부의 제재를 받으면 우리 회사는 망하네. 미국 양키들은 우리 회사가 중국에 반도체생산회사를 차린 것 마저 눈에 든 가시처럼 여기고 있네. 이젠 우리 분회사가 중국에서의 반도체 메모리와 칩 생산량까지 제한한다고 하였네. 기실 미국의 제재가 소리없이 이미 작동하기 시작했네. 이미 우리 회사 생산량이 3분의 2나 감소되지 않았나? 설상가상으로 이제 미국에서 생산량까지 제한해 통제하면 우리 회사는 무사하지 못해. 미국 놈들은 우리 회사를 중국에서 반도체회사를 차려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거야. 미국 양키놈들은 우리 회사를 비롯한 한국 일체 반도체회사에서 중국 시장에 칩과 메모리를 판매하는 것도 엄격히 통제하고 있네. 중국 시장을 잃으면 우리 회사는 전도가 암울하네. 우리 한국도 중국 시장을 잃으면 경제가 힘드네. 한국의 대중국 무역액은 전반 한국 무역총액의 24프로나 차지하네. 중국 시장을 잃으면 한국 무역총액의 근 4분의 1이나 떨어져 나간다는 말일세.”

박문 총경리는 너무 답답해 한참이나 뒷말을 잇지 못했다.

한참 후에야 간신히 입을 열었다.

“최전무, 지금 까뜩이나 반도체시장이 침체상태인데. 미국 놈들의 제재까지 받으면 우리 한국 회사반도체회사에서 어떻게 중국에서 계속 회사를 차려나가겠는가? 자칫 회사에서...”

박총경리는 뒷말을 하려다가 주춤하더니 얼버무렸다. 

기실 본사 리회장은 박문 총경리 보고 비밀리에 중국에서 계속 S시반도체유한회사를 계속 견지해 차려나갈수 있겠는가를 전면점검하라는 지시를 내렸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박문총경리는 그 내막을 중국측 대리인이나 다름없는 군철에게 미리 말할 수 없었다.

(자칫 소란이 일어날게 아닌가? 그래도 지금 아직 중국에서 메모리와 칩 3분의 1 생산량과 시장판매를 유지하고 있잖은가?)

박문은속으로  근심하는 바와는 달리 말끝을 얼버무려버렸다.    

“이게 미국의 식민지 한국 회사의 아픔이야. 이 릉욕과 수모를 언제까지 당해야 할지. 참 가슴이 답답하네.”

군철도 한국 기업에 기생해 사는 팔자가 개탄스러웠다. 그도 이미 본사 리회장이 미국의 통제와 제재를 받으면서 중국에서 더는 반도체회사를 차리기 힘들어한 나머지 근자에 베트남을 비밀리에 고찰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었다.

(언제든지 중국 분사를 정리하고 베트남으로 훌 회사를 이전할 수도 있어.)

회사 위기가 먹장구름처럼 다가오고 있었다.세상의 풍운조화는 실로 짐작하기 어려웠다.

군철은 가슴이 미여지는 것만 같았다. 그는 가슴을 쾅쾅 치며 속으로 통탄했다.

(당당한 중국 공민인데. 한국 회사에 목을 매워 한국 기업인들을 따라 릉욕을 당해햐 하다니. 참. 언제면 한국 회사를 떠나 내 손으로 우리 중국 회사를 차리겠는가? 언제면 한국 회사 눈치를 보지 않고 허리를 펴고 살 수 있겠는가?)

한참 후에 군철은 천천히 머리를 들더니 강경하게 한마디 보탰다.

“미국이 아무리 중국 반도체 생산을 통제해도 중국 반도체 생산과 경제 성장을 막을 거 같습니까? 중국은 최근 15개월 내에 한화로 169조원의 반도체영업수익을 올렸습니다. 중국에서는 지금 96조원(한화) 투자해 광동에 아주 방대한 반도체그룹을 건설합니다. 화워이에서도 1300여억딸라나 투자해 자체로 반도체 연구와 개발, 생산할 예산입니다. 이제 화워이는 미국의 통제를 벗어나 미국의 반도체생산물자와 부품이 필요없이 멀지 않은 장래에 자체로 반도체를 개발생산할 겁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화워이 리사장의 딸, 부회장인 맹녀사를 체포하는 연극을 놀았지만 중국과 국제사회의 강렬한 항의에 석방하지 않으면 안됐지요. 그래 맹부회장녀사를 일년여만에 석방했지요. 요먼저 맹녀사는 화워이는 이젠 미국 놈들의 조폭한 통제와 제재에 관계없이, 미국의 생산물자와 부품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메모리와 칩을 생산한다고 선포했습니다.”
      박문도 한마디 보탰다.
      "미국에서 이른바 반도체동맹을 결성하려고 하지만 네덜란드는 말을 듣지 않는다네. 네덜란드에선 이렇게 나온다네.  '미국에서 무슨 자격으로 이른바 반도체동맹이란 구실로 우리 나라 반도체생산까지 지배하려고 들어? 한심한 놈들, 우리 나라가 무슨 미국식민진가? 네덜란드 반도체가 거대한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전도 있는가?' 이러니 미국의 이른바 반도체동맹은 구멍이 뚫린 거지."
     "허허."
     군철은 허구픈 웃음을 웃었다.
     "유럽의 프랑스, 독일 등 미국 동맹국들도  미국의 자사자리한 자기 나라 경제중심 이른바 '경제동맹'에 반기를 들고 나왔지요. 미국에선 유럽 동맹국들에 러시아를 제재한다면서 러시아산 석유를 사지 마라 했지요. 유럽은 석유난으로 이 추운 겨울에 얼어죽을 번했지요. 그 틈을 타 미국에선 자기 나라 석유를 러시아산 석유보다 더 비싸게 유럽에 팔아먹었지요. 미국에선 처처에서 재재요, 뭐요, 동맹이요 나발불면서 자기 나라 리익만 챙겼지요. 그래서 유럽 동맹국들의 반감을 사게 된 거죠. 유럽의 수많은 미국 동맹국 지도자들은 미국의 자사자리적인 외교관을 간파하였습니다.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은 '중국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자'는 미국의 말을 듣지 않고 중국을 방문하고 중국과 숱한 경제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박문은 가슴을 치며 통탄하였다.
     "언제면 미국 양키놈들의 통제가 사라지고 회사를 살려낼가? 한국에서도 네덜란드처럼 당당하게 나와야 하는데."
     "한국은 미국에 아부하고 의존하는 반식민진데 유럽의 네덜란드나 프랑스처럼 나올 수 있겠습니까?" 
"언젠가는 당당한 자주국으로 나와야지. 어떻게 이렇게 계속 살아?"  

박문 총경리와 최군철 전무는 속이 답답해 애꿎은 담배만 풀썩풀썩 태웠다.

 뽀얀 연기가 사무실에 자오록했다. 니꼬찐냄새가 복도에까지 꽉 찼다. 

그 고약한 담배 냄새에 비서실의 하나마저 골치 아팠다. 

흐리멍텅한 바깥 하늘에서는 먹장구름이 사품치고 소용돌이치며 예측키 어려운 풍운조화를 온양하고 있었다.

어디에선가 미국 양키들의 보이지 않는 손이 그들의 목을 옥조이는 것 같아 숨막히기만 했다. 머나먼 태평양 건너 양키놈들의 음흉한 파란 눈이 판들거리면서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슬픔의 꼬리가 호수에 닻을 내리며 애처러운 비명을 지른다. 어디에선가 딸라때 더덕더덕 더럽게 묻은 양키놈들의 징글스러운 너털웃음소리 뭇사람들의 귀를 강간한다. 판난 딸라가 하늘에서 저승사자 손에 든 기발처럼 너펄거리며 대지를 괴롭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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