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월 2025 >>
   1234
567891011
12131415161718
19202122232425
2627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1,000억 재산이 그 사람 시 한줄만도 못해"...
2018년 04월 06일 21시 27분  조회:2671  추천:0  작성자: 죽림

시인 '백석'과 '자야'의 사랑이야기

 

일제시대 시인 백석은 천재적인 재능과 훤칠한 외모로 당시 모든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설에 의하면 그가 길을 지나가면 여인들이 자지러졌을 정도라 했습니다.

그가 가장 사랑했던 여인인, 기생 김영한과의 러브스토리는 '로미오와 줄리엣' 만큼이나 가슴이 애립니다.

백석은 함흥 영생여고에서 영어교사로 재직하던 1936년 회식 자리에 나갔다가
기생 김영한을 보고 첫 눈에 반하게 됩니다.

이 잘 생긴 로맨티스트 시인은 그녀를 옆자리에 앉히고는 손을 잡고, 

"오늘부터 당신은 영원한 내 여자야.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기 전까지 우리에게 이별은 없어."라는 유명한 말을 남깁니다.

백석은 이백의 싯귀에 나오는 '자야(子夜)'라는 애칭을 김영한에게 지어줬다고 합니다.

그렇게 둘은 첫눈에 사랑에 빠져 연인이 됩니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도 장애물이 등장합니다. 

유학파에, 당대 최고의 직장인 함흥영생여고 영어선생 이었던 백석의 부모는 기생과 동거하는 아들을 탐탁치 않게 여겼고,

강제로 다른 여자와 결혼을 시켜 둘의 사랑을 갈라 놓으려 합니다. 

백석은 결혼 첫날밤에 그의 연인 자야에게로 다시 돌아갑니다.

그리고 자야에게 만주로 도망을 가자고 제안합니다.

그렇지만 자야는 보잘것 없는 자신이 혹시 백석의 장래에 해가 되진 않을까 하는 염려로 이를 거절합니다. 

백석은 자야가 자신을 찾아 바로 만주로 올 것을 확신하며 먼저 만주로 떠납니다.

만주에서 홀로된 백석은 자야를 그리워하며 그 유명한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짓습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 푹푹 눈이 내린다.

나타샤를 사랑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내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즈녁히 와서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서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내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그러나 잠시 동안이라고 믿었던 이별은 영원한 이별이 되고 맙니다. 

해방이되고 백석은 자야를 찾아 만주에서 함흥으로 갔지만 자야는 이미 서울로 떠나버렸습니다. 

그 후 38선이 그어지고 6.25가 터지면서 둘은 각각 남과 북으로 갈라져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됩니다. 

이후 백석은 평생을 자야를 그리워하며 북에서 1996년 사망하게 됩니다.

남한에 혼자 남겨진 자야는 대한민국의 3대 요정 중 하나인 대원각을 세워 엄청난 재력가로 성장합니다.

훗날 자야는 당시 시가 1,000 억원 상당의 대원각을 조건없이 법정 스님에게 시주를 합니다.

그 대원각이 바로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사찰 '길상사'입니다.

평생 백석을 그리워했던 자야는 폐암으로 1999년 세상을 떠납니다.

그녀가 떠나기 전 1,000억원 상당의 재산을 기부했는데 아깝지 않냐란 기자의 질문에 자야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1,000억 재산이 그 사람 시 한 줄만도 못해." 

"내가 죽으면 화장해 길상사에 눈 많이 내리는 날 뿌려달라." 고 하니 
백석의 시처럼 눈이 푹푹내리는 날 백석에게 돌아가고 싶었나 봅니다.

첫눈이 양탄자처럼 쌓이는 새벽이 오면....

응앙응앙 가픈 숨 몰아쉬는 흰나귀 타고 찾아올 자야를 기다리던 백석의 사랑에 가슴이 아려옵니다. 

사랑하지만 떠나야 하고 때론 그리워해도 만날 수 없는 많은 사람들 중에...

우린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이 있다는 큰 기쁨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더 큰 욕심을 부리며 사는건 아닌지 반성해봅니다. 

(자~ 백석과 김영한 그리고 보고 싶은 법정스님과
서울 북악산 기슭에 위치한 옛 대원각 
현 길상사의 모습입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050 일본 현대시인 - 시바타 산키치 2018-04-25 0 2728
1049 일본 현대시인 - 다이 요코 2018-04-25 0 3064
1048 "시란 꿈꿀수밖에 없는것을 비재의 언어로 볼수있게 하는것" 2018-04-25 0 2762
1047 일본 중견시인 - 혼다 히사시 2018-04-25 0 3572
1046 "친구야, 정녕 뽈을 차보지 않았다면 인생이 무엇인지 아느냐" 2018-04-24 0 2873
1045 "담쟁이 잎 하나는 수천개 잎을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2018-04-22 0 2615
1044 "담장을 허물고 나서 나는 큰 고을 영주가 되었다"... 2018-04-22 0 2804
1043 "아...버...지" + "어...머...니" =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이름 2018-04-20 0 2409
1042 [詩소사전] - "시의 성격"... 2018-04-20 0 3388
1041 "시에 새로운 전률을 부여했다"... 2018-04-20 0 3744
1040 [詩공부] - 파리의 우울 / 보들레르 2018-04-20 0 3896
1039 [작문써클선생님께] - 해연의 노래 2018-04-20 0 2456
1038 "아버지가 그리워질 때면 내 눈가에 숫돌이 보인다"... 2018-04-17 0 2896
1037 마지막 수업 / 알퐁스 도데 2018-04-17 0 4259
1036 "우린 다시 인생을 얘기해 보자구"... 2018-04-16 0 2390
1035 백마호 / 주자청 2018-04-16 0 2466
1034 푸른 빛 / 주자청 2018-04-16 0 2556
1033 아버지의 뒷모습 / 주자청 2018-04-16 0 5485
1032 총총 / 주자청 2018-04-16 0 2920
1031 봄 / 주자청 2018-04-15 0 2965
1030 중국 산문가, 시인 - 주자청 2018-04-15 0 2825
1029 "천희(天姬)라는 이름이 한없이 그리워지는 밤"... 2018-04-14 0 4164
1028 "토종 어머니"는 늘 "토굴"에서 "숭늉"을 만들고지고... 2018-04-14 0 2550
1027 "은빛 두레박으로 우리 가족 웃음 길어 올리시는 아버지"... 2018-04-11 0 2574
1026 선시(禪詩)모음 2018-04-11 0 3140
1025 "엄마가 병원 입원하면 울 집 통채로 터엉 비어있어"... 2018-04-10 0 2426
1024 "삶이란 외상값 치르는것"... 2018-04-10 0 2349
1023 나의 "도화원" 만들고 벌 나비 날아 들게 해야... 2018-04-08 0 2305
1022 "산에 사는 산사람은 말이 없다"... 2018-04-06 0 2761
1021 "1,000억 재산이 그 사람 시 한줄만도 못해"... 2018-04-06 0 2671
1020 "모든것 구름처럼 사라진다"... 2018-04-05 0 2225
1019 "벗들의 우정은 들꽃이다"... 2018-04-05 0 2219
1018 "세상의 열매들은 모두 둥글둥글 하다"... 2018-04-05 0 2434
1017 일본 천재 동요시인 - 가네코 미스즈 시모음 2018-03-31 0 3528
1016 <작은 것> 시모음 2018-03-31 0 2432
1015 <참새> 시모음 2018-03-31 0 2559
1014 "해빛이 엄마의 눈속에서 빛나고 있다"... 2018-03-31 0 2244
1013 "달은 우리 동네를 보고 있다"... 2018-03-31 0 3746
1012 "달은 꽁꽁 뭉친 주먹밥이다"... 2018-03-30 0 2396
1011 그립다 말을 할가 하니 그리워 그냥 갈가 그래도 다시 더 한번... 2018-03-29 0 2354
‹처음  이전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