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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는 언어로 남과 더불어 사는 정서를 절규하는것...
2016년 11월 28일 19시 58분  조회:3968  추천:0  작성자: 죽림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고 있는 이 녀석을, 옆에서 구경하고 있는 한 커플의 모습과 비교해 보니 그 크기가 더욱 실감...위 거북의 이름은 '장수거북'. 등딱지 길이만 1.2~2.5m이며, 몸무게는 650~800kg로 지구상에 사는 거북류 중 가장 크다고..... /////////////////////////////////생명력있는 시를 쓰려면 (신경림 ,문학 회고록)

4. 잠수함 속의 토끼처럼 먼저 외쳐야

사또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25시」를 쓴 게오르규가 한국을 찾았을 때의 일입니다. 그가 우리나라를 방문한 1975년도에는 김지하 시인이 사형 언도를 받고 투옥되어 있을 때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김지하는 꼭 죽인다고 여러 사람 앞에서 죽인다고 언명을 했다. 그러니 그 사람은 꼭 죽을 것이다.'라는 소문이 돌 때였습니다. 그럴 때 게오르규가 정부 초청으로 한국에 왔습니다. 세계적인 명작을 쓴 작가가, 그런 상황 속에서 정부 초청으로 우리나라에 온 걸 보고 뜻 있는 이들은 크게 분개했습니다.
그가 지금의 세종문화회관 자리인 시공관에서 '시인의 사명'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잠수함이 바다 밑으로 들어갈 때는 토기를 가지고 들어간다. 왜냐하면 토끼가 수압에 가장 민감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못 견딜 수압이 되면 토끼가 먼저 소리를 지릅니다.'

즉 게오르규는 정치적으로 억압 상황,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 등 사람이 살 수 없게 되었을 때, 못 살겠다고 가장 먼저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곧 시인이라고 은연중에 말했습니다. 한국이라는 상황은 얘기하지 않고 말한 겁니다. 비록 정부의 초청으로 왔지만 마음먹고 한 마디 하는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어느 일본 시인은 '시에는 본질적으로 절규성'이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정치적으로 못 살게 되었을 때, 환경이 나빠졌을 때, 도덕적 타락 현상이 만연되었을 때 못살겠다고 큰 소리를 지르는 것이 시인이라는 건데, 그때 저는 크게 공감했습니다. 절규성이 있음으로 해서 그 시는 역동성을 띠고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한가지 도덕성의 경우에는 곧이곧대로 오늘의 잣대만을 들이대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스웨덴 같은 데서는 호적제도가 크게 바뀌어 아이들의 반수 이상이 어머니의 성을 따른다고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버지가 누군지 분명치 않기 때문입니다. 전세계적으로 가족제도가 바뀌어 가는 추세 속에서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야지, 틀에 박힌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됩니다.

결국 시라는 것은 남에게 하는 대화이되, 그것이 명확하고 힘이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역시 언어라는 것은 남하고 함께 사는 데서 생긴 만큼, 시는 남과 더불어 사는 정서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중요시되지 않으면 시는 난쟁이처럼 작아진다.
세 번째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을 소재로 하는 만큼 말이 주는 즐거움을 소홀히 해서는 좋은 시를 낳을 수 없다.
그러나 시는 본질적으로 절규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등을 재삼 강조하고 싶습니다. 또한 도덕적인 면을 지나치게 강조해서는 그 시는 생명력을 갖기 어렸습니다. 이런 것들이 시를 쓰는 저의 몇 가지 중요한 태도입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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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여울 ― 김소월(1902∼1934)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히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소월 김정식이 암만 뛰어난 시인이라고 해도 설마 짐작이야 했을까. 그는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앞으로 한 100년쯤 후에 그의 나라에 몹시 슬픈 일이 생기리라고는,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모르고서도 저렇게 슬프게 썼는데, 행여 미리 알았더라면 너무 슬퍼 아무 말도 못 했으리라. 암튼 소월은 제 마음 슬픈 줄만 알고 저 시를 썼는데, 4월 16일을 앞둔 지금 그의 시는 소월만의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의 마음으로 읽힌다. 꼭 세월호 유가족의 마음을 옮겨다 놓은 것만 같다.

둘 다 사랑을 잃은 사랑의 마음이라는 큰 공통점이 있고, 구체적인 장소가 다르다는 작은 차이점이 있다. 시에서는 ‘개여울’이라고 했는데 재작년 4월 16일부터 힘들었던 이들은 팽목항에 앉아 있을 것이다. 소월처럼 주저앉아 있을 것이고, 파릇한 풀포기나 봄바람에도 마음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다른 이들은 잊으라고 말하는데 마음으로는 영 가버린 사람으로 생각되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과연 잊을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역시 잊을 수 없구나 생각하며 다시 앉아 있을 것이다.

너무 슬픈 이들의 시계는 그날 와장창 깨진 이후로 전혀 가지를 않고 있다. 시간은 흘러 2017년도 오겠지만 멈춰진 마음의 시계는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깨진 마음의 시계는 유가족만의 것이 아니고 유가족만의 것이 아니어야 한다. 그 마음이 누구만의 것이 아니기에 소월은 아직도 읽힐 수 있다. 이미 100년 전에, ‘잊지 말라’는 부탁이 있었다. ‘잊지 말라’는 부탁. 내일은 그리움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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