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사는 우리 조선족들은 조상들에게서 물려받은 모든 문화유산을 지금껏 타민족문화의 강력한 포위속에서도 소중히 여기며 계승발전시켜 왔다. 시조는 오로지 우리 민족에게만 있는 문학예술의 한 장르로서 역시 우리 민족의 귀중한 문화유산임에 틀림없다. 하기에 지금 연변에는 시조협회며 시조창단과 같은 문화단체들이 조직되여 활발하게 활동을 벌리고 있으며 그 성과도 주렁지다고 본다. 필자는 호황을 이루고있는 시조협회들과 시조창단들의 주렁진 성과들을 긍정하면서 필자나름대로 시조짓기에서 존재하는 일부현상에 대하여 미숙한 견해나마 피력해 보려 한다. 다 알다싶이 시조는 그 구성이3장6구(三章六句)이다. 여기서 시조창작자가 주의를 돌려야할것은 章의 의미이다. 章이란 완결된 내용을 나타내는 언어행위의 최소 단위이다. 章을 이루는 요소에는 두가지 문장성분이 있는데 그것인즉 주어와 술어이다. 그러나 실지 응용에서 주어가 생략되여 술어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역시 하나의 章으로 본다. 그러니 시조는 꼭 세개의 장으로 써야한다는것이다. 그런데 지금 시조창작자들이 지어내는 시조들을 보면 두개의 행이 합쳐 하나의 章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은 우수작품으로 평을 받은 시조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시조창작자들이 문장지식이 결핍하여 생기는 현상으로서 근절하지 않으면 안될 문제라고 본다. 집을 짓는데는 기둥, 벽, 지붕 등 요소가 있는데 건축사가 어느 한 요소를 빠뜨렸다면 그 건축사가 지은 집이 무슨 꼬락서니가 되겠는가. 마찬가지로 시조를 짓는 사람이 章이 아닌 확대된 규정구나 수식구를 써놓고 그것을 章으로 간주한다면 그것 역시 웃음거리가 아닐가! 필자는 연변생태문화예술협회에서 꾸리는 “민들레”라는 내부잡지의 편집일을 맡아하고 있는데 소설,수필,시,가사,시조,평론,소품,가요,등 모든 장르의 작품들을 제한없이 취급하고있다. 그중 시조의 투고가 적지 않은데 창작자 대부분이 로년들이다. 로년에 와서 시조창작에 애호를 가지게 된 이런 작자들은 대부분이 시조의 겉인상으로부터 시조를 짓고있다. 시조가 3장6구로 되였다는것은 알고 있으나 그 의미를 깊이 파악하지 못하고 쓰기에 3행시를 써놓고 시조로 보는 실례가 많다. 아래에 “성숙”이라는 시조를 실례로 들어 설명해 보자. 성숙 지난밤 이슬먹고 피여난 꽃이 귀엽다고 머리를 쓰다듬지 말라네 지금은 녀자라네요 그대앞에 핀 장미 이 시조에서 첫행을 보면 “지난밤 이슬먹고 피여난”은 확대된 규정어이고 주어는 꽃이다. 따라서 첫행은 초장을 이루지 못한다. 왜냐하면 문장이 아니고 술어가 없는 주어뿐이기 때문이다. 이 주어는 제 2행과 맞물려서야 하나의 장을 이룬다. 즉 제 2행은 제 1행의 술어인것이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실제상 1,2,행이 합쳐서 하나의 장 (章)을 이루었을뿐이다. 그러니 어찌 시조의 요구에 부합된다고 할수있겠는가. 오로지 3행시로밖에 볼수없다. 그러나 아래와 같이 고치는 경우 3행시가 아닌 시조로 보아야 한다. 성숙 지난밤 이슬먹고 피여난 꽃인데 귀엽다고 강아지 쓰다듬듯 말아요 지금은 녀자라구요 그대앞에 핀 장미 이렇게 고치고 보면 초장은 주어 “나는”가 생략된 완전한 장(章)을 이루고있다. 즉 “나는 지난밤 이슬먹고 피여난 꽃이다.”는 뜻을 이루고있다. 중장은 주어 ”당신은”가 생략되여 문장을 이루고 있다. 즉 “당신은 귀엽다고 강아지 쓰다듬듯 말아요.”라는 완전한 뜻을 이루고있다. 아래에 다시 옛시조 한수를 들어 설명해 보자.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만은 사람이 제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이 시조를 보면 초행은 주술관계가 완전한 문장을 이루었다. 여기서 주어 “태산이”와 술어 “뫼로다”가 결합되여 태산이 높다하여도 하늘아래 뫼(산)라는 완결된 뜻을 나타내고있다. 중장에서는 생략된 주어 “사람들이”가 두개의 접속술어 “오르면”과 “없건만은”과 결합되여 “사람들이 오르면 못 오를리 없다.”는 완결된 뜻을 나타내는 장(章)을 이루고있다. 종장은 주어 “사람이”가 술어 ”제아니 오르고”와 종결술어 “ 하더라”와 결합되여 여전히 완결된 뜻을 나타내는 장(章)을 이루고있다. 옛시조들을 보면 규정구나 수식구가 거의 없이 3장을 이루고 있으며 매개 장은 두개의 句가 병렬이나 혹은종속으로 물려있는것이 특징이다. 이런 특점은 우리가 시조를 지을때 반드시 꼭 살려서 지어야 하는데 지금 시조를 짓는 작자들중에는 초장을 하나의 수식구로 만들어 놓고도 그것을 章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지어 3장이 되지 못하는 이런 시조들이 우수작품으로 평을 받은것들도 있는데 필자가 보기에는 덜된 시조라고 본다. 이런 시조들의 실례들은 꼭 집어서 말해야 옳다고 보아지나 필자는 현대시조의 창작기법에 대한 재료나 새로운 견해를 담은 리론을 본적이 없고 연구도 없다. 하기에 장을 이루지 못하는 수식구로 章을 대체하여 짓는 이런 시조들에 대하여 옳고그름을 지적할 처지가 못된다. 그러나 이런 시조들이 3장6구의 틀을 갖춘 시조라고 부를수 없는 견해만은 확고히 피력하는바다. 필자는 “민들레”잡지의 편집일을 하면서 이런 시조를 많이 접촉하였기에 출판된 시조들과 우수 시조들을 두루 살펴보고 시조로 볼수없는 3행시들이 시조의 너울을 빼앗아 쓰고있다는것을 발견하고 눈에 거슬려 이 글을 쓰는바다. 시조창작자들께서 필자의 이 문장을 보고 자신들의 견해를 피력해 줄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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