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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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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1000권 읽기 50
2015년 02월 11일 15시 34분  조회:1940  추천:0  작성자: 죽림

491□불의 폭우가 쏟아진다□권영준, 시작시인선 17, 천년의시작, 2002

  시 쓰는 훈련을 아주 많이 한 시인이다. 한 번 잡힌 이미지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일관되게 이끌어 가는 능력이 대단하다. 그리고 시집 전체에 걸쳐서 한 주제로 몰고 가는 능력도 갖추었다. 그런데 시가 논리에 의해서 써진다고 할까? 너무 자세하게 이미지를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흠으로 작용하는 수가 곳곳에서 보인다. 너무 자세하게 묘사하면 독자의 상상력이 오히려 제한을 받는 수가 생긴다.

  그리고 이따금 내용 없는 것들이 이미지의 연관성 때문에 나타나 스스로 시를 진행시키면서 공허해지는 수도 있다. ‘작두’ 같은 경우가 그런 시이다. 이미지로는 완벽에 가깝게 처리되고 있지만, 정작 할 말은 없는 시이다. 굳이 말하자면 내용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굳이 해야 할 어떤 말이 있는 것도 아닌 경우이다. 억지로 시를 만들기는 어렵지 않지만 그런 시가 좋은 시가 되기는 쉽지 않다. 한자는 이래저래 걸림돌이라는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4337. 2. 20.]

 

492□풋사과의 주름살□이정록, 문학과지성 시인선 191, 문학과지성사, 1996

  사물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이미지에 그것을 실어서 담아내려는 노력이 좋고 또 많은 부분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 그런데 이미지는 그것이 갖고 있는 고유한 영역이 있어서 새로운 발견을 담으려는 시도가 과도하면 무리가 온다. 겉으로는 아무런 하자가 없더라도 읽어가다 보면 마치 기름칠 덜 된 기계처럼 뻑뻑한 느낌이 오는 것이다. 시집 앞부분의 절반 가량이 그런 뻑뻑한 느낌이 온다. 뒤로 올수록 많이 해소되고 있지만 바로 이 부분을 깊이 생각해야 할 시집이다. 이 부분만 무리 없이 소화되면 좋은 작품을 쓸 것이다. 한자는 정말 뻑뻑한 장애이다.★★☆☆☆[4337. 2. 20.]

 

493□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곽재구, 열림원, 1999

  연화리 시편이 이 시인이 정착한 요즘의 세계일 것이다. 모두 사랑시를 본따고 있다. 그런데 어떤 대상에 대한 사랑이나 존경을 나타내려면 좀더 분명한 태도가 필요하다. 즉 시의 대상을 좀더 정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단순한 이성인가, 절대신인가, 아니면 특별한 대상인가 하는 것을 분명히 해야만 그 시는 다양한 해석 체계 속에 들면서 울림을 갖게 된다. 그렇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방편으로 사랑시를 흉내내면 모호해지면서 관념성을 띤다. 이 시는 그런 위험에 노출돼 있다. 차라리 요즘의 생각을 직설로 담은 앞부분의 시들이 더 낫다. 한자는 장애물일 뿐이다.★★☆☆☆[4337. 2. 20.]

 

494□모슬포 사랑□김영남, 문학동네 시집 56, 문학동네, 2001

  확실히 시의 시대가 가고 있는 모양이다. 시를 이렇게 재미 거리로 만들어야만 하는 시대에 왔으니. 어둡고 무거운 세계를 가벼운 말투로 표현하는 것도 좋고 때로 깊이 들어갈 줄도 아는 것도 좋다. 하지만 가볍게 얘기하는 것은 가볍게 얘기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것일 수밖에 없다. 무겁게 얘기할 수밖에 없는 것들에 대해서까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건 정말 큰 능력일 것이다.★★☆☆☆[4337. 2. 20.]

 

495□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류시화, 열림원, 1996

  시가 많이 명징해졌다. 할 말이 분명해졌다는 것은 세계관이 확실히 섰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를 바라보는 눈도 분명해졌다. 곳곳에서 다른 사람의 흔적이 발견되지만 나름대로 세상을 보는 어떤 시각이 감지된다. 이것은 세상의 혼돈을 볼 줄 아는 성찰의 예지를 터득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제는 시인이 아닌 철학자의 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시로서는 장식이 없이 발견의 시각만으로 이루어지는 수가 많다. 그런 정제된 시각은 어떤 비유를 동반하지 않아도 그것 자체로 묘한 시의 긴장을 이룬다.

  인식은 늘 어떤 한계를 갖는다. 그것이 어떤 것을 뚫는 것이기 때문에 뚫린 그곳에서 새로운 한계를 갖는다. 인도의 어떤 사람이 네 마음이 별을 보라고 했을 때의 그 별을 찾아야 그 뚫음은 끝이 난다. 그 별은 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너에게도 있고 하찮은 사물에도 있으며 그것이 세계를 움직이고 별을 돌리며 사랑을 만들고 이 세계를 움직여가는 동력의 근원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만 슬픔에 기대는 애매한 득도의 한계를 넘어설 것이다. 거기까지 가기 바란다.★★☆☆☆[4337. 2. 21.]

 

496□그 날 말이 돌아오지 않는다□김경후, 민음의 시 101, 민음사, 2001

  이미지를 교란시키는 것은 세계의 혼돈을 알리기 위한 자해이다. 그런 이미지들이 세계를 해부하고 재구성하기 때문이다. 그런 처절한 의도가 시집 전체를 일관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그런 작업을 하던 사람이 있다. 이 시인은 그런 사람들의 흐름을 잇는다. 이수명, 박서원 같은 계열이다. 그런데 이 시집의 특징은 앞의 둘과도 조금 다르다. 자학의 기초 위에 있지만, 상상력이 발랄하다. 그래서 세계에 대한 해체보다는 상상력의 자기 만족 쪽에 가깝게 느껴진다.★★☆☆☆[4337. 2. 22.]

 

497□다른 시각에서 보다□김경수, 등불 아래의 시 8, 하늘연못, 2001

  시가 필요 이상으로 길다. 이것은 덜어내는 훈련을 많이 하지 못한 탓이다. 시는 짧은 양식이고, 짧은 양식인 것은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따라서 시를 쓴다는 것은 그 짧음이라는 양식이 지향하는 성격과 성질을 배우는 것을 뜻한다. 짧은 사고와 표현을 통해서 인간이 전달할 수 있는 사색의 특징을 배우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집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은 굳이 그렇게 길 필요가 없는데도 그렇게 길어서 지루하다. 바로 이 짧음의 양식을 터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따라서 시에서 다룬 내용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그것을 전달하는 데 가장 중요한 발상이 어떤 것인가를 생각하고 시를 써야 할 일이다.★☆☆☆☆[4337. 2. 22.]

 

498□버려진 사람들□김신용, 시작시인선 16, 천년의시작, 2003

  시에서 한 세계관을 취한다는 것은 관념의 놀이와 말의 기교를 넘어서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 이 시집의 시인은 그런 지점에 가있다.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이미 다들 떠난 자리에서 냉정하게 자신의 현실을 뚫어질 듯 쳐다보는 그 집착과 허물어지지 않는 신념이 놀랍다. 남들이 떠난다고 해서 그것이 청산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남들이 떠난다고 해도 바닥의 진리는 남는 법이다. 그것을 알고 거기서 그대로 서 있는 사람을 유행이라는 천박한 시각으로 재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 천박한 시각은 스스로 시인임을 포기한 것이고 스스로 이 세계의 노예임을 밝힌 것이다. 자유를 맛본 자가 그 자유를 개인의 자유로 남기지 않고 자신이 노예였던 시절의 그 자리에서 자유를 외치고 자유를 옭는 현실을 외치는 것은 외로운 일이다. 그 만큼 가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무릇 시를 쓰는 자들은 이 점을 돌이켜 볼 일이다. 다들 떠난 자리에서 어려움을 기피하지 않는 시인의 올곧은 태도에 옷깃을 여밀 따름이다. 한자는 청산해야 할 이데올로기이다.★★★★☆[4337. 2. 22.]

 

499□브레히트의 객석□김수목, 문학아카데미시선 161, 문학아카데미, 2003

  일상의 사물 속에서 새로운 발견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성실한 태도고 돋보인다. 이미지들이 무리한 내용을 전달하는 데 희생되지 않고 나름대로 안정된 목소리를 갖추고 있다. 그런데 동원되는 이미지에 비해서 내용이 좀 빈약하다. 주제를 좀 더 선명하게 해서 이미지와 내용의 울림이 좀더 큰 진폭으로 작용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실 인식의 깊이를 좀 더 갖추는 시각을 갖도록 힘써야 할 듯하다.★★☆☆☆[4337. 2. 22.]

 

500□바늘구멍 속의 폭풍□김기택, 문학과지성 시인선 151, 문학과지성사, 1994

  관찰력이 대단한 시인이다. 초정밀 현미경을 대고 한 현상을 관찰한 것처럼 포착된 대상이 낱낱이 분해되어 정밀하게 복사되고 있다. 사물을 보는 눈과 언어가 한 치 오차 없이 맞물리면서 대상을 분해하고 있다. 이것은 관찰력과 언어력이 동시에 갖추어져야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시인의 능력에 많이 의존한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인식은 방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 방향성이 다소 모호하다는 것이 문제이다. 문명과 그 속의 인간이라는 주제는 잡히지만, 그 방향으로 인식과 언어가 동시에 몰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안 되면 자꾸 설명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시가 길어지고 지루해진다. 시가 노래할 것이 무엇인가를 한 번 더 생각하면 정말 좋은 시들이 나올 것이다.★★★☆☆[4337.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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