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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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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1000권 읽기 42
2015년 02월 11일 12시 18분  조회:2123  추천:0  작성자: 죽림

 

411□끝을 찾아서□백인덕, 등불 아래의 시, 하늘연못, 2001

  표현의 효율성에 대해 생각해볼 시집이다. 연작으로 꾸민 세계가 보여주는 놀라울 정도의 집요함과 장황스러움이 전하고자 하는 바가 입은 옷을 통하여 제대로 전달되는가 하는 의문에 그렇다는 답을 선뜻 주기가 쉽지 않다. 그것은 동원된 표현들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싣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그렇게 의도한 연결의 고리가 시의 어떤 방향을 추구하는데 기여하고 있는가 하는 것까지 아울러 생각해보아야 한다. 굳이 복잡하지 않아도 될 것들에 대해서까지 복잡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그 의도에 대한 정당성을 시 안에서 스스로 확보해야 한다. 겁 많은 사람이 더 악랄한 척하는 법이다. 어렵게 한다고 해서 인생의 답이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 몸부림에 의미를 두고자 한다면 좀 더 말끔한 동작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한자 역시 어떤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다면 굳이 쓸 필요가 없는 문자이다.★☆☆☆☆[4337. 2. 6.]

 

412□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박정대, 민음의 시 104, 민음사, 2001

  이런 시들은 읽기 부담된다. 문명비판을 하자는 것인지, 자유로운 정신을 실험하자는 것인지, 무의식의 세계를 드러내자는 것인지, 아니면 이것저것 다 짬뽕통인 시를 써보자는 것인지, 끝내 그 속내를 드러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런 속내를 즐기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읽는 자의 세계관을 통하여 재구성하는 수밖에 없는데, 정작 쓴 사람은 그런 작업에 대해 냉소를 머금을 것이기 쉽다.

  그러니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런 작업이 스스로 정한 긴장의 테두리 안에 있지 않다면 그것이 문학이라는 관행이 인정하든 안 하든 아무런 의미도 없는 말장난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형식 흔들기와 형식 지켜주기 사이를 넘나드는 시의 형태로 보아 어쩌면 이런 고민을 하는 중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을 드러내지 않은 채 가면 뒤에 숨는 것은 시인이 할 바가 아니다. 형식이야 어떻든 독자가 감동하는 것은 행간에 숨어있는 시인의 진정성이기 때문이다. 그것만 보인다면 옷이 누더기인들 걱정하랴!★★☆☆☆[4337. 2. 7.]

 

413□그 인연에 울다□양선희, 문학동네 시집 54, 문학동네, 2001

  사물을 통하여 그 배후에 잠재되어 있는 의미를 읽어내는 것이 시인이고, 그것이 그리 복잡하지 않은 방법을 요구하는 것이 시라면 이 시집은 아주 좋은 시집이다. 시인은, 생활 속의 작은 사물과 소재에서 할 말을 분명히 찾아내는 아주 좋은 재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어쩐지 그 뒤쪽으로 좀 더 깊숙이 들어야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 역시 이 시집이 주는 숙제이다. 짧은 시가 갖는 함정과 한계를 그대로 안고 있다. 한자 역시 한계 중의 하나이다.★★☆☆☆[4337. 2. 7.]

 

414□가장 쓸쓸한 일□양정자, 문학동네 시집 46, 문학동네, 2000

  꼼꼼하고 맑은 영혼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이 시집 전체에 절절하게 드러난다는 것이 이 시인의 장점일 것이다. 그러나 시는 생활의 발견만 가지고는 어쩐지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시집이다. 수필과 일기와 시의 영역이 모호해지는 발상과 방법과 언어 가지고는 시의 긴장을 유지하기 어렵다. 시가 꼭 큰 것을 이야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물과 삶 속으로 파고드는 인식의 깊이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문제이다. 시인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굳이 스스로 채찍질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한자는 시인이 스스로 불러들이는 한계이다.★☆☆☆☆[4337. 2. 7.]

 

415□아무 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안도현, 현대문학북스의 시 1, 현대문학북스, 2001

  자신이 근거했던 이데올로기를 버리고서도 시의 긴장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은 재주가 참 좋은 시인이다. 이 시집은 시인이 그런 범주의 시인임을 잘 보여준다. 발상과 일상의 관찰만으로도 시집을 엮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대신에 이데올로기를 버린 자의 상상력이 지나치게 발랄하다면 그것은 스스로에게 또 다른 채찍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시의 변화가 아니라 변절일 것이기 때문이다. 시를 잘 쓰는 시인이 한자에 대해 유독 너그러운 것은 어인 까닭인가?★★★☆☆[4337. 2. 7.]

 

416□봄비 한 주머니□유안진, 창비시선 195, 창작과비평사, 2000

  나이 들면 장식도 귀찮아지는가? 군더더기를 모두 잘라낸 간결한 맛이 새롭다. 그렇다고 나이 든다는 것이 자랑은 아닐 것이니, 나이는 먹는다 해도 시까지 나이가 든다면 그건 별로 달갑지 않은 일이다. 나이 때문에 불가피하게 생긴 주름살도 있지만, 긴장이 풀려서 생긴 주름살도 적지 않다. 젊은 사람들의 주름살과 다른 것은 버릴 줄 아는 나이 때문일 것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한자는 버리기 어려운 일일까?★☆☆☆☆[4337. 2. 7.]

 

417□적멸의 불빛□오세영, 문학사상 신작시집, 문학사상사, 2001

  어떤 때는 시가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고, 또 어떤 때는 시가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시집을 읽으면서 시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그것은 시를 만들어 가는 시인의 태도 때문이다. 같은 내용이라도 될수록 시다운 그릇에 담으려고 하는 시인의 노력에 곳곳에서 보인다. 그런 노력들이 선가의 냄새를 풍길 때는 때로 미욱하기도 하지만, 그야말로 적당한 그릇을 만나면 퉁! 하면서 영혼의 현을 울리는 깊은 떨림을 놓는다. 더구나 젊은 시인도 아니고 나이 지긋한 시인이 이렇다면 이것은 칭찬 받아 마땅하다. 나이 먹어서 느끼는 감정들이 낡고 늙은 형식이 아니라 아주 팽팽한 젊은 형식에 담겨 선명한 한 세계를 밝히고 있다.★★★☆☆[4337. 2. 7.]

 

418□아껴 먹는 슬픔□유종인, 문학과지성시인선 256, 문학과지성사, 2001

  고립무원의 상황을 만들고 좌충우돌하며 보여주는 극단의 상상력이 다재다능함을 보여준다. 이미 세계를 보는 눈이 나름대로 확보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뒤집거나 비꼬는 방법까지도 잘 안다. 그런데 그것이 넋두리로 그치지 않으려면 자신의 내부 어디를 자극해야 세계가 아울러 반응할 것인가 하는 것을 분명히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애써 난도질해놓은 자학의 상처가 덧없이 아물고 만다. 그리고 그 전에 한자부터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4337. 2. 7.]

 

419□생명의 서□유치환, 한국대표시선집, 미래사, 1991

  다루고자 하는 주제도 그렇고 어조도 그렇고 굉장히 크다. 그런 까닭에 현실의 어디에서부터 다루어야 할지가 분명하지 않아서 붕 떠있고, 그것이 관념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때로 그런 생각이 현실 속의 이미지와 절묘하게 만난 몇 작품은 아주 빼어난 형상력을 보이지만, 자신의 관념에 매달려서 시상을 풀어 가면 주제만 겉으로 드러나기 쉬운데, 그런 오류가 시접 전체를 관류하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단련하는 어떤 치열한 정신이 느껴지는데, 그것이 적당한 형상화의 방법을 만나지 못한 것이 흠이다.★★☆☆☆[4337. 2. 7.]

 

420□나의 사랑은 나비처럼 가벼웠다□유하, 열림원, 1999

  주제도 이미지 전개수법도 선명해졌다. 이미지가 선명해졌다는 것은 사고 체계가 정리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들이 상당히 질서정연해졌다. 이 질서는 혼돈으로부터 벗어났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시집의 내용이 과거를 회상하는 것으로 내용을 채웠다는 사실이 그런 반증이기도 하다. 과거는 선명하기에 그것을 서술하는 방법도 덩달아 확실해진다. 그래서 이미지들의 질서가 깔끔해 보이는 것이다. 세상을 보는 눈을 이제 갖추기 시작한 것일까? 장황스러움이 사라지면서 치열함도 함께 많이 줄었다. 그러나 주제를 한 가지로 몰고 가면서 언어를 동일한 초점을 향해 동원하는 수법은 여전히 뛰어나다.★★★☆☆[4337.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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