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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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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1)
2009년 02월 20일 10시 23분  조회:2479  추천:22  작성자: 김장혁
     장편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
                                 김장혁

     


       1.괴상한 태몽

세월은 류수와도 같이 빨리 흘러 어느덧 이 땅에는 기원 3948년 봄이 깃들었어요. 아름다운 지구 땅덩어리에는 알락달락 이쁜 꽃들이 방실방실 웃음지으면서 활짝 피여났어요.
누구 말인지는 몰라도 참말 옳은 말이예요. 한 300년이나 400년에 한번씩 이 세상에는 천하를 뒤흔드는 천재가 태여난다고 했어요.
500년 전에 소혜성 하나가 지구를 충돌할 수 있는 궤도에 들어 서서 지구에로 날아 왔댔어요. 그때 무빈 총사령관을 비롯한 지구촌의 군사들은 과학자들과 군민들과 함께 리철학 총사령관을 괴수로 한 달나라 군사들을 제압하고 지구를 충돌하려는 소혜성을 핵미사일로 까부시고 지구를 보위하였댔어요.
그러나 500년이 지난 후 사람들은 또다시 욕심을 부려 판도를 넓히고 자원을 쟁탈하려고 아웅다웅 하였어요. 지어 이 땅덩어리의 풍부한 자원을 독점하려고 미쳐 날뛰면서 전쟁을 벌렸어요.
그번 제9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뒤 한동안 인간세상은 전쟁을 염오하고 상대적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국부지역 갈등이 몇번 있었을뿐이지 세계대전은 없었어요.
사람들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 거예요.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미국에서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탄을 투하하여 수십만명이 죽고 온 시내가 재더미로 되였댔지요. 제9 차 세계대전 기간에는 나라마다 원자탄과 질자탄의 위력을 과시하면서 핵전쟁을 끊임없이 하여 비옥한 땅덩어리를 차지하고 자원을 략탈하였어요. 하늘만큼 무한정한 욕심을 가진 인유의 아귀다툼으로 하여 지구라는 땅덩어리는 볼품없이 파괴되여 갔던 것이예요. 그리고 수십년이 지나도록 원폭피해의 상처가 가실줄 모르고 사람들은 방사성오염물질로 하여 원폭피해를 입은 2세대 내지 3세대까지 백혈병 같은 피부병에 걸리고 기형아를 낳았어요.
워낙 지구촌 사람들은 히로시마원폭피해의 상처를 매만지면서 그때로부터 원자력을 지구촌과 인류를 해치는데 쓴 것이 아니라 평화적으로 핵발전소를 세워 전기를 생산하는데 썼어요. 지어 달나라의 헬리움-3까지 가공하여 지구촌에 날라다가 전기를 내고 있었어요.
그러나 사람들은 욕심이 끝이 없었어요. 본래 자기 밥그릇이 어느만큼 하면 그만큼 먹고 살면 되는 건데요. 작은 밥그릇에 밥과 채를 넘쳐나게 담아먹으려고 또다시 아웅다웅 싸우기 시작하였어요. 여러 나라들은 또다시 자기 판도를 넓히려고 갖은 방법을 다하여 짧은 시간 내에 사람들을 몰살시킬 최첨단살인무기를 연구제작하기 시작하였어요.
바로 이런 란세에 아시아주의 코치아라는 나라의 유명한 지질학자 김지학박사와 해양수산물학자 박수혜박사의 가정에서 괴상한 남북골남자애 금별이와 복숭아 같은 녀자애 금붕어 오누이쌍둥이가 태여났어요.
이 오누이쌍둥이가 태여나기 전에 이 집 식두들은 별의별 이상한 룡봉태몽을 다 꾸었어요.
어느날, 김지학박사가 지질탐사망치로 광석을 탐사하면서 가파로운 절벽을 기여오를 때였어요. 절벽 우의 소나무가 우거진 곳에서 금빛이 눈부시게 반짝이는 것을 발견하였어요.
(저게 무슨 빛이지?)
김지학박사는 너무나도 이상해 황급히 절벽 우로 기여올라 갔어요.
아차, 저게 뭐예요?
절벽끝 돌 틈에서 자란 두길도 넘는 소나무 우에 금빛이 반짝이는 금망치와 금밥주걱이 걸려 있지 않겠어요.
(이건 필시 하늘이 나한테 내린 보물이구나. 와싸, 오늘 정말 땡이로구나. 이런 멋에 지질탐사를 하는 지질학자로 되는게 아닌가?)
김박사는 안깐힘을 다하여 절벽 끝에 우뚝 서 있는 소나무 우로 아득바득 기여올라갔어요. 그는 소나무를 두 다리로 죄여 안은 채 량 손에 금망치와 금밥주걱을 쥐고 번갈아보면서 좋아 어쩔줄을 몰랐어요.
“따웅! 건 내 금망치야!”
갑자기 천지를 진동하는 호랑이의 울부짖음소리가 울렸어요.
김박사가 머리를 들어보니 이마빼기에 왕(王)자를 새긴 얼룩호랑이가 벌써 덮쳐들고 있었어요.
“아차, 이 놈 호랑이야, 이게 어디 네 금망치냐?”
“잔소리 말구 어서 다구, 안 주면 네놈부터 사지를 뜯어먹어버리겠다.”
“사람 살려요!”
김박사는 깜짝 놀라 눈을 딱 감은 채 혼이 날아나버렸어요.
한참 후 정신을 차린 김박사는 이젠 죽었구나 하고 까딱 하지 않고 소나무 우에 앉아 있었어요. 그런데 웬 일인지 호랑이의 자취가 없었어요. 무슨 뜨거운 입김 같은 것이 김박사의 발에 풍겨왔고 아래쪽으로 하여 무엇이 버둥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어요. 김박사가 눈을 살며시 뜨고 보니 이게 웬 일이예요. 글쎄 김박사의 발이 놓인 바로 앞의 두 소나무 가지 사이에 호랑이가 대문짝 같은 아가리르 쫙 벌린 채 목이 떡 걸려 있지 않겠어요.
허허. 그 놈 호랑이는 퉁사발 같은 눈깔을 껌뻑거리면서 두다리를 버둥거리고 있었어요.
김박사는 금망치와 금밥주걱을 품에 넣고 탐사망치로 호랑이 대가리를 딱딱 두드려 보았어요. 소나무가지 사이에 목이 떡 걸린 호랑이는 퉁사발눈을 펀히 뜨고서도 용빼는 수 없었어요. 김방사의 망치에 대가리를 딱딱 맞야대는 팔자로 돼버렸어요.
김박사는 호랑이가 불쌍해서두 손으로 안깐힘을 다해 소나무가지를 벌리고 호랑이을 구해주었어요. 땅바닥에 털썩 떨어진 호랑이는 소나무밭으로 다리야 날 살려라고 꼬리 빳빳해서 달아나버렸어요.
한참 후 김박사는 소나무에서 천천히 내려 금망치와 금밥주걱만 가지고 절벽길을 에돌아 산에서 내려 갔어요.
그런데 여기저기서 승냥이 울음소리가 들려 잔등에 식은 땀이 후즐근해졌어요.
이때 등뒤에서 또 “따웅!” 하고 호랑이의 울부짖음소리가 울렸어요.
“에크! 이젠 영낙없이 죽었구나!”
김박사는 눈을 딱 감아버렸어요.
그런데 김박사의 앞에 뭔가 육중한 것이 털썩 주저앉는 것 같지 않겠어요.
“내 잔등에 올라타라구. 누가 감히 내 구명은인을 건드린다구.”
김박사가 눈을 살며시 뜨고 보니 얼룩호랑이가 웅크리고 앉아 너럭바위같이 넙죽한 잔등을 들이대고 있었어요.
“아니, 산중대왕님은 무엇 때문에 날 구합니까?”
“자네가 소나무가지에 걸린 날 구해줬기에 구해주는 거요. 얼른 내 잔등에 올라타게나.”
김박사는 “에라, 모르겠다.” 하고 얼룩호랑이 잔등에 올라탔어요. 승냥이들과 호랑이, 곰, 사자 등 야수들은 김박사를 잡아먹으려고 으르릉거렸어요. 그러나 야수들은 산중대왕 호랑이가 두려워 호랑이 잔등에 올라탄 김박사를 뒤쫓아가면서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어요. 김박사는 산중대왕 호랑이 잔등에 업히워 야수들이 득실거리는 수림 속을 벗어나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던 것이예요.
그런데 이게 뭐예요? 집이라고 돌아온 곳은 글쎄 호랑들이 득실거리는 호랑이 굴이 아니겠어요.
이걸 어쩌는가요?
“사람살려요!”
깜짝 놀란 김박사는 고함치면서 후닥닥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그제야 그는 그것이 한낱 꿈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였어요.
그가 품 속을 만져보니 호랑이의 잔등에서도 건사한 금망치와 금바부걱은 온데간데 없지 않겠어요.
김박사는 태몽에서 주어온 금망치를 미루어보면 장차 태여날 어린애는 자기와 같은 지질학자일 것이라고 여겼어요.
(그런데 금밥주걱은 또 뭐지?)
김박사가 안해 수혜박사와 아무리 의논해보았자 꿈에서 나타난 금밥주걱이 무엇을 뜻하는지 의문이 잘 풀리지 않았어요.
수혜박사는 그저 생글 웃었어요.
“아마 딸을 낳을 거 같애요.”
김지학박사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아니요. 꼭 지질학자 아들을 낳을 거요.”
이튿날 수혜박사도 이상한 꿈을 꾸었지요.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를 좋아하는 그녀가 배를 타고 푸르른 바다로 나갔어요. 그녀가 한창 갈매기가 나래치고 집채 같은 파도가 출렁이는 먼 바다를 바라보면서 환성을 올릴 때였어요.
갑자기 하늘에 먹장구름이 몰아치더니 번개가 번쩍이고 우뢰가 하늘과 바다를 진동하였어요. 뒤이어 폭우가 휘몰아치고 배가 기우뚱거리기 시작하였어요.
“어머. 어쩌지? 구름 한점 없는 하늘에서 불시에 태풍이 휘몰아치고 폭우가 쏟아지다니?”
당황해난 수혜박사는 배머리를 급히 돌려 백사장이 하얗게 펼쳐진 해안으로 돌아가려고 하였어요. 이때 갑자기 저쪽으로부터 돌개바람이 휙 불어쳤어요.
아니, 저게 뭐예요? 아, 글쎄 소용돌이에 휘말려 바다물이 하늘로 올라가면서 물기둥이 구름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수혜박사가 급히 유람선의 키를 구십도로 돌렸지만 때는 이미 늦었어요. 배고 사람이고 다 돌개바람에 휘말려 하늘로 날아올라갔어요. 별일이예요. 배가 빙글빙글 돌면서 휘말려 구름 속으로 빨려들어갔지만요. 배 우의 사람 하나, 물통 하나 바다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구름 속에 멈춰섰어요.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야.)
수혜박사는 배가 잠간 멈춰서자 한숨을 호- 내쉬였어요.
바로 그때였어요. 갑자기 구름 아래에 칠색무지개가 놓였어요.
저게 뭔가요?
유람선은 구름 우에서 칠색무지개를 타고 천길 나락 같은 바다로 쭉 미끄러져 내려갔어요.
“어마나!”
수혜박사가 소스라치게 놀라 소리쳤어요.
그때 칠색무지개가 언제 있었더냐 싶이 쭉 걷히면서 수혜박사의 품 속으로 뭔가 날아드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바다 우로 미끄러져 내려온 배는 잠수함으로 변하여 바다물 밑으로 숙 자맥질해 들어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얼마나 내려갔을가요?
바다물 밑은 시꺼멓게 어두워졌어요. 대학교 시절에 바다물 밑을 잠수해 본 적이 있는 수혜박사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우면 적어도 천여메터 깊이의 바다물 밑이라는 것을 어림짐작으로도 알수 있었어요.
잠수함이 멈춰서더니 이윽고 뭔가 벌컥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요. 눈을 뜨고 보니 잠수함은 오색령롱한 불빛이 반짝이는 룡궁대문 앞으로 내려왔던 것이죠.
룡궁 대문이 활짝 열리더니 안에서 철갑상어문지기가 아가리를 쩍 벌리고 나왔어요.
“수혜박사, 우리 룡궁으로 오신 걸 환영합니다. 우리 룡왕께서 보자고 합니다. 어서 들어갑시다.”
수혜박사는 잠수함 문을 열고 금빛이 반짝이는 금돌을 밟으면서 철갑상어를 따라 룡궁으로 들어갔어요.
룡궁은 천정과 벽에서 황금빛과 비취빛이 반짝거려 참말 수정궁처럼 아름다었어요. 금붕어아가씨가 지느러미를 하느적거리며 춤을 추면서 반기였고 게와 거부기는 연회상을 차리느라고 분주히 돌아쳤어요.
룡왕은 룡좌에 앉아 퉁방울눈으로 수혜박사를 상냥하게 내려다보며 대문짝 같은 입을 열었어요.
“수혜박사, 몹시 놀랐겠소. 오늘 모셔온 건 다름아니라 그대가 우리 바다를 보호하려고 쌓은 공덕을 기리여 그대에게 아주 총명한 오누이를 점지해주려는 거요. 장차 이 쌍둥이를 잘 길러서 우리 바다를 확고히 지켜주오. 지금 우리는 날이 갈수록 사람들의 오염피해에 바다물이 점점 더러워져서 살기 어렵게 됐소. 명심해 오누이쌍둥이를 잘 키워서 우리 바다를 잘 지켜주오.”
수혜박사는 감히 룡왕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머리를 숙인채 대답하였어요.
“예, 그렇게 하겠나이다.”
이윽고 연회가 시작되자 거부기들과 게들이 다리로 가야금을 뜯었어요. 그  아름다운 가야금 멜로디에 맞춰 금붕어들이 남실남실 춤을 추었어요.
이때 룡왕이 수염 한대를 뽑아 훌 뿌렸어요. 그 수염은 룡궁을 휘- 휘 한고패 날더니 갑자기 수혜박사의 품 속으로 날아 들어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하하하하.”
룡왕은 너털웃음을 웃었어요.
갑자기 룡궁의 전등불이 꺼지면서 온통 새까만 천지로 변했어요.
수혜박사는 깜짝 놀라 고함쳤어요. 이때 누군가 그녀를 업고 룡궁 밖으로 나와 잠수함 안에 앉혀 주는 것이였어요.
수혜박사가 잠수함 문을 닫으면서 볼라니 문지기 철갑상어가 아니였겠어요.
수혜박사가 잠수함을 몰고 수면을 쏜살같이 달렸어요. 철갑상어 두마리가 잠수함 량쪽에 붙어 헤염치며 따라오면서 잠수함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리하여 수혜박사는 안전하게 수면으로 떠올라왔어요.
수혜박사는 뭍으로 올라오자마자 가슴이 꺽 막혔어요. 너무 갑갑해 막 소리치면서 가슴을 두드리다가 깨보니 한낱 꿈에 지나지 않았어요.
그녀는 너무나도 이상한 꿈이여서 본가집 어머니에게 꿈이야기를 쭉 하였어요.
어머니는 이렇게 말하였어요.
“네가 장차 큰 일을 할 쌍둥이를 낳겠는 모양이야. 내 금강산 절당에 가서 스님한테 사위 꿈 이야기를 하고 어떤 애를 낳겠는가고 스님한테 물어봤어. 스님은 이래더라. ‘장차 예쁜 공주와 신을 3개나 업은 남북골애를 낳을텐데 그 쌍둥이애들은 소가 밟아도 우그러들지 않을 애들이오. 그 애들은 장차 우리 땅과 바다를 지킬 큰 일을 할 애들이오. 집을 팔아서라도 공부를 잘 시키라우.’ 이게 얼마나 기분 좋은 말이냐?”
괴상한 태몽을 꾼지 얼마 안되여 수혜박사는 진짜 어린애를 품게 됐고 또 열달 후에 룡과 봉황 쌍둥이오누이를 낳았어요.
김지학박사는 아들이 장차 자기 뒤를 이어 우주와 지구를 연구하는 지질학자로 되라고 이름을 우주라는 우 자에 별 성 자를 달아 우성이라고 지었어요. 수혜박사는 장차 자기 뒤를 이어 해양전문가로 되라고 딸의 이름을 금붕어라고 지었어요.
 
                       2.룡꿈
부모들은 모두 자식들이 장차 커서 큰 인물이 될 룡꿈을 꾸기 마련이지요.
우성과 금붕어 쌍둥이오누이 첫돌 생일에 부모들은 대문짝만한 큰상을 차렸어요. 특히 공부를 모나게 잘하라고 김지학박사는 김씨네 집안 전통대로 돌생일상에 모두부를 올렸어요. 수혜박사는 아들애 우성이 장차 지질전문가로 되라고 우성 앞쪽으로 해 생일상에 금망치를 놓아주었고 딸애 금붕어 앞에는 금밥주걱을 놓은 외에도 룡과 상어, 잉어 등 바다물고기를 놓았어요.
김지학 박사는 아예 아들애가 뭘 골라 쥐기를 기다리지 않고 안고 큰상 앞에 가서 금망치를 쥐여 주었어요.
금망치가 어찌나 빛이 번쩍이고 무거운지 우성이는 와- 하고 울음을 터뜨렸어요.
수혜박사도 자기 뜻에 따라 금붕어를 안고 큰상에서 잉어 한마리를 쥐여 주었어요. 그런데 금붕어는 상을 찡그리더니 자기 앞에서 입을 쫙 벌린 룡을 매만지는 것이였어요.
그러자 숱한 지질학자들과 해양전문가 손님들은 혀를 끌끌 찼어요.
“보나마나 이 집에 지질학자하구 해양학자 태여난 거 갔소.”
“참대 그루터기에서 참대 자라겠지. 버드나무 자라겠소?”
“허허허.”
부모들은 누구나 다 자식들이 룡이 되기를 바라지요. 그런나 그 룡꿈이 어디 그렇게 쉽게 이뤄질 수 있겠어요.
우성은 자라면서 아버지와 엄마의 기대와는 판판 달리 공부에는 빼돌이요, 먹고 노는데는 악돌이였어요.
우성은 학교에서 공부를 할 때는 정신을 추지 못하였어요. 그러나 하학하기만 하면 책가방을 벗어 쏘파에 던지고 친구들인 차슬기랑 허수아비랑 함께 용돈을 가지고 놀음감상점에 달려갔어요.
차슬기가 버릇처럼 길죽한 당나귀 귀를 빨죽거리면서 세귀눈을 슴벅이더니 물었어요.
“남북골아, 이번엔 무슨 놀음감을 사겠나?”
우성은 골 나서 자기도 슬기의 별명을 불렀어요.
“술기(수레)나 당나귀를 사자구 그래.”
슬기는 우성의 귀를 쥐여 비틀었어요.
“요새끼, 정말 울고 싶어?”
“애개개, 놔라, 놔! 넌 어째 내 별명을 불러? 당나귀 같은게 귀 아파 죽겠어.”
우성은 슬기 당나귀 귀를 쥐여 흔들면서 우스개를 피웠어요.
“그럼 저 허수아비를 살가?”
허수아는 길죽한 상판을 찡그리며 이를 옥물고 우성의 코를 쥐여 비틀었어요.
“요새끼, 정말 돌아가면서 남의 별명 불러?”
“애개개, 잘못했어. 놔다구. 이러다간 왕따 당하겠어.”
그제야 차슬기과 허수아는 우성을 놔주었어요.
그러나 키가 훤칠한 허수아는 이마살을 찡그리면서 대신 만만찮은 요구를 들이댔어요.
“오늘 저 놀음감직승비행기하구 로케트폭죽을 사내라. 안 그럼 널 없애버릴줄 알어.”
차슬기도 맞장구를 쳤어요.
“그래, 사지 않았다간 큰 일 날줄 알어! 흥!”
우성은 한 어깨 으쓱해졌어요.
“박사집의 아들이 허수아비하구 술기(수레)를 돌봐주지. 대신 너희들 이 우성총사령관의 말을 잘 들어야 돼. 알았어?”
“옛! 알았습니다. 총사령관님!”
슬기와 수아는 차렷자세를 하고 군례까지 척 붙였어요.
우성은 입귀가 귀 밑까지 째지게 될 지경이였어요. 헤 벌린 입 안의 삭은 이발이 다 드러났어요.
우성은 부모 몰래 금붕어의 용돈에 자기 집의 록음기까지 훔쳐 전당포에 전당맞히고 얻은 돈 2,600원이나 주고 원격조종직승비행기와 로케트폭죽을 샀어요.
“야-호!”
허수와와 차슬기는 환성을 질렀어요.
우성은 상점에서 나오면서 어깨 으쓱해 고함쳤어요.
“얘들아, 우리 해 지기 전에 저 널직한 태평강변에 가서 이걸 가지고 놀아보자꾸나.”
“좋아!”
“그러자!”
우성이랑 택시를 척 잡아 타고 태평강변으로 달려갔어요.
애들은 신이 나서 노래를 부르면서 야단치며 버드나무가 우거진 강뚝을 내려 넓은 백사장으로 달려갔어요.
우성은 모래불에 직승비행기를 내려놓고 원격조종기를 눌렀어요. 그러자 직승비행기는 꽁지를 달싹거리다가 앵 소리와 함께 하늘로 날아올라갔어요.
“야, 우리 직승비행기 난다!”
“떴다! 떴어!”
“하늘 높이 떴어!”
애들은 환성을 질렀어요.
슬기가 금별의 손에서 원격조종기를 빼앗다싶이 하면서 ‘나두 놀아보자.”라고 했어요.
“그래, 놀아 봐!”
슬기가 한참 직승비행기를 날리며 놀았어요.
우성은 볼우물이 옴폭 패우도록 죄꼬만 입술을 꼭 깨물었어요.
“직승비행기만 가지구 놀겠어? 로케트폭죽두 쏴보자.”
“옳아!”
슬기가 맞장구를 쳤어요.
우성은 로케트폭죽을 걸어놓을 자리를 요리조리 살폈어요.
그때 수아가 말했어요.
“야, 허망공중에 쏴서야 무슨 재미 있겠어?”
“그래?”
우성은 초롱초롱한 포도눈으로 강변을 쭉 둘러보다가 엉뚱한 소리를 했어요.
“저기 저 높은 층집에 대고 쏴볼가?”
슬기는 겁나했어요.
“그러다가 층집이 무너지면 어쩌겠나?”
우성은 대수로와하지도 않았어요.
“괜찮아. 폭죽을 맞고 무너질 허수아비집이 세상에 어데 있어? 저기 뾰족한 지붕을 묘준해 쏘잔 말이야.”
이때 수아가 나란히 누워 있는 납작한 돌 두개를 가리켰어요.
“여기다 폭죽을 걸구 묘준해 쏘면 딱 좋을 거 같애.”
그들은 두 돌 사이에 로케트폭죽을 걸고 층집 지붕을 겨냥했어요.
“그럼 그렇지. 허수아비라도 이럴 때 보니 쓸모 있어.”
슬기가 익살을 부리자 허수아비는 종주먹을 쥐고 슬기의 옆구리를 폭 찔렀어요.
“됐어.”
우성이 먼지를 톡톡 털면서 일어났어요. 그때 조급한 슬기 녀석이 글께 어느결에 그만 원격조종기를 꼭 누르고 말았어요.
쒹-
로케트폭죽은 돌틈 사이에서 빠져나가 쏜살같이 엘레베터층집으로 날아갔어요.
꽝! 찰라당!
요란한 소리와 함께 로케트폭죽이 글쎄 층집 유리창문을 박산냈어요.
깜짝 놀란 애들은 직승비행기를 안고 선불 맞은 노루들처럼 강뚝으로 죽기내기로 도망쳤어요.
층집들에서 번대머리랑 치머리랑 내다보더니 애들을 삿대질하면서 욕했어요.
우성이랑 종주먹을 쥐고 강뚝을 따라 한참 뛰였어요. 강뚝으로 내려오는 택시를 향해 손을 들었을 때였어요.
“꼼짝 말엇!”
“요 못된 놈새끼들아, 어디로 도망쳐?!”
택시에서 억대우 같은 번대머리와 치머리 사내가 내려 그들의 머리카락이고 귀고 멱살을 틀어쥐고 끌지 않겠어요.
“가자!”
“너네 집이 어데 있느냐? 네 애비 앞에서 혼쌀을 먹여줄테야!”
우성은 귀가 너무 아파 복숭아얼굴을 찡그리면서 닭똥 같은 눈물방울을 뚝뚝 떨구며 잉잉 울었어요.
그래도 쓸데 없었어요.
애들은 번대머리와 치머리한테 끌리워 우성이네 집 앞에까지 끌려왔어요.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여 공교롭게도 지학박사와 수혜박사가 자가용을 몰고 집에 이르렀어요.
어머니와 아버지는 번대머리와 치머리에게 배상금을 톡톡히 내고도 허리를 굽히면서 사과하여서야 일이 끝났어요.
그새 우성을 따라갔던 수아와 슬기는 자기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은듯이 스리살짝 꽁무니를 빼고 말았어요. 그러다나니 애꿎은 우리 꼬마총사령관만 혼살나게 됐어요.


     우성이도 기회를 보아 도망치려고 남북골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우멍눈으로 도망할 구멍을 살피였어요.
     이때 눈치챈 수혜박사는 우성의 애고사리 손을 꼭 쥐고 “가자, 어쩜 요렇게 에미 속을 태우는거냐? 에이, 정말 속상하다.”라고 하면서 마구 끌고 집 대문안으로 들어갔어요.
     울안의 파초요 함박꽃이요 라이라크요 란초요 갖가지 화초들은 어머니에게 끌리워 집으로 들어가는 우성이를 해쭉해쭉 비웃는것 같았어요.
    우성이는 별명처럼 진짜 울상을 하고 집안에까지 끌리워 들어갔어요. 아빠어머니가 국가 우주지질부와 해양수산물부에서 각기 부장으로 일하기때문에 우성이네는 남들처럼 높은 층집에서 살지 않고 단독 울안에 지은 파란 기와를 쓴 전통적인 목조방틀팔간집에서 살고있었어요. 널직한 집안은 주방을 내놓고도 침실 두개외에도 서재와 실험실이 둘이나 있었고 씨원하게 널직한 객실이 한복판에 있었어요.
    어머니는 우성이를 객실 복판의 쏘파에 물앉혀놓으면서 “여기 앉아 아빠를 기다려라.”라고 하였어요.
    금붕어가 어머니 서재에서 컴퓨터로 숙제를 하다가 살금살금 걸어나와 우성이를 놀란 눈길로 바라보았어요.
    우성이는 외까풀눈을 흘기면서 .“네가 고발했지?” 하고 을러메면서 종주먹을 금붕어에게 겨눠보였어요.
    금붕어는 쌍까풀눈을 곱게 흘기면서 “픽, 내가 말릴 때 들을게지. 쌍통맹통 꼬부랑통, 령감로친 담배통, 우전국의 전화통이라 해라.” 하고 코웃음치면서 놀려댔어요.
    이윽고 아빠는 노기등등한 눈길로 우성이를 쏘아보면서 들어오더니 “네 요 놈새끼, 종아리를 거두고 서랏!”하고 호통쳤어요.
     아빠는 어머니에게 눈짓하더니 자기 실험실로 데리고 들어가 이렇게 물었어요.
    “무슨 용돈을 저렇게 많이 줬소? 통이 크게 저런걸 다사게. 나쁜 버릇을 키워주면서. 양?”
    어머니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하루에 딱딱 100원씩밖에 주지 않았는데요. 이상해요. 저 다먹어리가 어데서 돈이 남아 저렇게 비싼걸 샀을가?”라고 말하는것이였어요.
    “여기에 문제있단 말이요.”
    그러자 어머니는 무슨 짐작이 갔는지 침실에 들어가 여기 저기 둘러보았어요.
    (아니, 책상우의 록음기가 없어졌구나.)
    어머니는 우성이를 도적으로 만들가봐 겁이 더럭 났어요. 그리하여 아빠의 실험실에 가서 사실대로 말했어요.
    그러자 아빠는 회초리를 쥐고 객실로 씽 나갔어요.
    “요 놈새끼, 바른대로 말햇. 직승비행기를 산 돈은 어데서 나왔니?”
    겁을 잔뜩 집어먹은 우성이는 온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초들초들한 입술을 꼭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어요.
    아빠는 눈을 질끈 감고 회초리로 우성의 종아리를 쨩 쳤어요. 원래 울상이라는 별명딱지까지 딱 들어붙은 우성이는 단번에 울상을 지으면서 닭똥같은 눈물방울을 똑똑 떨구었어요.
    “말해라. 어데서 난 돈이냐? 바늘도적이 소 도적이 된다고 네 바른대로 말하지 않겐? 이번에 버릇을 고쳐주지 않으면 장차 날강도 되겠다. 어서 말하지 못할가!”
    쨩! 쨩!
    회초리가 치고난 자리에는 빨간 굴뱀이 죽죽 갔어요. 우성이는 너무 아파 두 다리를 바들바들 떨면서 울음보를 터뜨렸어요. 우멍눈으로 어머니를 힐끔 곁눈질해보아도 아빠를 말릴 눈치가 보이지 않았어요.
    “얼른 바른대로 말해. 혼빵나기전에.”
    어머니마저 호통쳤어요.
    우성이는 더는 뻐기지 못하고 “록음기를 전당포에 가져다가 팔아버렸어요. 흑흑, 잘못했어요. 흑흑.”라고 흐느껴울었어요.
    아빠는 회초리로 또 우성의 종아리를 한대 쨩 치면서 호통쳤어요.
    “네 요 놈새끼, 소 도적이 바늘 도적이 된다구 다시 그따위 짓을 하겠냐?”
    “애개개, 다신 그러지 않겠어요. 흑흑, 흑흑흑.”
    어머니도 옆에서 서있다가 “그런 나쁜 버릇이 자라면 나쁜 놈이 돼. 알았지?”라고 훈계하였어요.
    우성이는 눈물범벅이 된 우멍눈을 할끔거리더니 남북골을 끄덕이면서 “다신 안그러겠어요. 흑흑.”라고 흐느끼며 다짐하였어요.
    아빠도 회초리를 놓으면서 “고치겠다면 됐어. 이제 다시 그래 봐라. 가만놔두지 않겠다. 알았지?”라고 으름장을 놓았어요.
    우성이는 남북골을 끄덕이면서 “예.” 하고 쥐구멍으로 기여들어가는 소리로 대답하였어요.
    어머니는 우성이를 방바닥에 앉으라고 한후 아주 엄숙하게 차근차근 타일렀어요.
    “학생이면 공부를 잘해야지. 놀음에만 탐내서 남의 집에 로케트폭죽을  쏘면 안되지?”
    그러자 우성이는 종아리가 아파 매만지면서 남북골을 끄덕였어요.
아빠가 어머니의 뒤말을 이었어요.
    “공부만 잘하면 네가 로케트폭죽이나 직승비행기를 사달라고 하면 아빠어머니가 이담 더 좋은걸 사줄게. 알겠지?”
    그 말에 우성이는 우멍눈으로 아빠를 힐끔 쳐다보았어요.
    “정말이다. 우리 우성이 공부만 잘하면 직승비행기를 사줄뿐만아니라 아빠하구 어머니하구 진짜 우주비행선을 타구 달나라에 일요일려행을 갈수도  있지.”
    아빠의 그 말에 우성이는 아픈것도 다 잊어버리였어요.
    그런데 이제껏 이 모든걸 구경하던 금붕어가 짧은 치마를 나풀거리면서 어머니앞으로 깡충깡충 뛰여갔어요.
    “어머니, 나두 달나라에 데리구 가요. 녜?”
    어머니는 한품에 금붕어를 끌어안고 뽀뽀를 해주면서 “그래, 우리 예쁜 금붕어를 데리구 달나라에 가야지.”라고 하였어요.
    흑흑 흐느껴 울던 우성이가 어머니 품에 안기면서 금붕어를 밀어냈어요.
    “안돼, 저 애는 학교에서 금붕어라구 놀리움을 당하는 애예요. 데리구 가지 말아요.”
    금붕어는 입술에 따발을 걸게 뾰족 나왔어요.
    “얘, 달나라에 데리구 간다는데 왜 입에 따발을 걸게 이래?”
    어머니가 한품에 우성이와 금붕어를 안아주면서 하는 말에 금붕어는 “저 우성이가 내 별명이 금붕어라구 애들하구 말해서 애들이 다 나를 ‘금붕어!’ ‘금붕어!’ 하고 놀려줘요.”라고 하며 우성이를 저쪽으로 밀어냈어요.
    “저 애는 나를 학교에 가서 ‘울상’이라구 했어요.”
    “울상인거 울상이라지 뭐라겐? 넌 차슬기를 ‘차’나 ‘술기’라 하구 허수아를 ‘허수아비’라구 별명을 짓지 않았니? 그래봐라! 총사령관은커녕 왕따로 되지 않는가.”
    “넌 왜 해자라는 애한테 ‘하자’라구 별명을 달았니?”
그러자 아빠가 나서서 말리였어요.
    “됐다, 됐어. 쌍둥이오누이끼리 다투지 말아. 바깥에 나가서는 꼭 한편이 돼야지. 안그래?”
    그래도 우성이와 금붕어는 서로 어머니 품에서 밀어내려고 하였어요.
그러자 어머니는 둘 다 한품에 꼭 안아주면서 부드러운 말투로 이렇게 말하였어요.
    “다 데리구 달나라에 갈테니 우성이는 공부를 잘해라. 그리구 이담 금붕어는 어머니가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를 구경시켜줄테다. 금붕어 이름이 얼마나 곱다고 그래? 다른 애들은 그렇게 고운 이름을 가지려고 하여도 가지지 못해. 안 그래? 금붕어야?”
    그제야 금붕어는 어머니 품에 안겨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볼우물을 옴폭 파더니 웃음꽃을 활짝 피웠어요.
    아빠는 쏘파에서 일어나면서 “됐다. 이젠 우성이는 아빠 서재에 들어가 공부를 하구 금붕어는 어머니 서재에 들어가서 공부해라.”라고 하였어요.
    그런데 금붕어는 서재에 들어갈 념을 하지 않고 이런 생똥같은 물음을 어머니에게 들이댔어요.
    “어머니, 꼬끼요 닭이 먼저 있었나요? 아니면 닭알이 먼저 있었나요? 닭은 닭알에서 깨여났는가요?”
    어머니나 아빠나 모두 어안이 벙벙해 앉아있었다. 우성이도 남북골을 긁적거리면서 어머니와 아빠를 번갈아보았어요.
    한참후에야 어머니는 쏘파에서 일어나 금붕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이렇게 말하였어요.
    “사람들은 몇천년동안 그 의문을 풀려고 하였지만 아직 풀지 못하였단다. 금붕어랑 우성이랑 공부를 잘해서 닭알과 닭어머니중에서 어느게 먼저 있었는가를 밝혀내렴.”
    그러자 금붕어는 “동물박사두 어느게 먼저 있었는지 모르는구나.”하고 입귀를 비쭉거리면서 포도알눈을 곱게 흘기였어요.
    애들이 서재로 각기 들어간후 아빠는 한숨을 후- 내쉬였어요.
    어머니는 머리를 절레절레 가로저으면서 이렇게 말하였어요.
    “우성이는 누구를 닮아서 저럴가? 닮은데 없겠어요? 아무리 생각해봐두 제 아빠 어린 때를 닮은것 같애요.”
    아빠도 어머니에게 지지 않고 “금붕어는 누구를 닮아서 저런 의문을 제기하오? 흥!”하고 쏘파에서 일어나 객실에서 서성거렸어요.
    어머니는 아빠의 눈치를 곁눈질해보더니 뒤말을 이었어요.
     “당신도 어릴 때 얼마나 소롱소롱 하면서 애를 먹였어요. 남자애들과는 어쩌지 못하니깐 전문 녀자애들과만 우쭐렁거리지 않았나요. 우성이 지금 노는 꼴을 보면 당신을 똑 떼닮았어요. ”
    그 말에 아빠는 힐끔 어머니를 쳐다보더니 둥근 얼굴에 웃음지으면서 이렇게 말하였어요.
    “픽, 별 소리를 다하네. 못나두 제 애비만 닮으랬다구. 우성이는  애비를 닮아서 장차 우주지질학가로 되지 않는가 보오. 벌써 노는걸 보오. 직승비행기 아니면 로케트지. 에헴.”
    “애앞에서 너무 자랑하지 마세요. 아빠를 닮아서 고집이 저렇게 세고서야 장차 어찌겠어요?”
    어머니는 한숨을 땅이 꺼지게 호 내쉬였어요. 그러다가 무슨 생각이 피뜩 들었던지 이렇게 말하였어요.
    “아, 정말 동무 태몽은 뭐라고 했어요. 시어머니가 말하는게 이전에 뭐 태몽에 금괭이를 쥐고와서 낳았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그 말에 김지학박사는 “당신은 정말 기억력도 좋소. 허허허.”라고 하며 소탈하게 웃는것이였어요.
    수혜박사는 웃음을 참지 못하였어요.
    “호호호. 어쩜 당신네 부자간은 심통한 태몽끝에 태여났는가요? 아버지는 칼산의 금괭이 태몽이구 아들은 칼산의 금밥주걱에 금망치 태몽이라. 호호호.”
    그러나 김박사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태몽으로 말한다면 저 아들은 호랑이혼을 타고 났기에 당신쪽을 더 닮은것 같소. 당신도 호랑이혼을 타고 나지 않았소. 가시어머니가 말씀한데 의하면 가시어머니는 호랑이태몽을 꾸고 당신을 낳으셨다고 하잖았소?”
    수혜박사는 도리머리질을 하였어요.
    “아니예요. 아버지께서는 내 태몽에 호랑이를 보았다고 하셨어요. 어느날 아버지께서는 칼산에 갔다가 그만 얼룩호랑이를 만나셨대요. 그래 겁을 집어먹구 다리야 날 살려라고 칼산에서 내려 아무리 달아나셔도 앞에 계속 그 얼룩호랑이가 나타나더래요. 글쎄 강가에까지 달아나셨는데두 얼룩호랑이는 칼산으로 돌아갈 예산두 하지 않구 계속 뒤따라오더래요. 그래서 아버지께서 들고오신 시퍼런 작두를 휘두르시니까 얼룩호랑이가 겁이 났던지 산속으로 달아나는것 갔더래요. 그런데 아버지께서 집에 오셔서 보니 글쎄 그 얼룩호랑이가 진작 집에 웅크리고 앉아있더래요. 와뜰 놀란 아버지께서 깨여나고보니 꿈이더래요. 그래서 아버지께서는 후에 늘 나를 칼산에서 데려온, 호랑이 혼을 타고난 딸애라고 말씀하시군 하셨어요.”
    그 말에 김박사는 시무룩이 웃었어요.
    “보오. 당신이나 우성이나 칼산의 그 얼룩호랑이 혼을 타고 났지 않았소? 에미 아들이 멀어서 닮지 않았겠소? 그래두 당신은 우성이가 나를 닮아서 고집이 세다구 그러오? 흥!”
    수혜박사는 차탁우에서 감귤을 주어 껍질을 밝아 한입 똑 떼 오물오물 씹으면서 “딱 그런것두 아니예요.”하고 말하더니 뒤말을 이었어요.
    “우성이나 금붕어나 다 우리 둘의 자식이니까요. 딱 어느쪽을 닮았다기보다 우리 둘을 고루고루 닮았다고 봐야지요. 보세요. 금붕어는 룡의 혼을 타고 났다고 하지 않아요. 그런데 저는 호랑이 혼에 뱀의 혼도 타고 난것 같아요. 어머니는 내 태몽에 나무구멍같은데서 뱀이 두마리가 아가리를 짝짝 벌리면서 스르르 기여나오더래요. 옛날부터 룡띠와 뱀띠는 형제자매처럼 궁합도 맞고 서로 통하는데가 있다고 했어요.”
김지학박사는 쏘파에서 몸을 일구면서 차잔을 들었어요.
    “도리가 있는것 같소. 아무튼 우리 자식들이야 우리 둘을 닮았겠지 누구를 닮았겠소?”
    수혜박사도 몸을 일으켜 저녁식사준비를 하러 주방으로 들어가면서 이렇게 한마디 덧붙였어요.
    “우리 둘을 닮구 나머지는 아마 친조부모나 외조부모를 닮았겠지요. 호호호.”
    그러자 김박사는 “하하하. 아무튼 저애들이 우리 념원대로 룡이 되였으면 얼마나 좋겠소.”라고 말하더니 차를 홀랑 마셔버리고 애들이 공부하는 칸으로 들어갔어요.

3.신비로운 달나라려행
    어느덧 찌는듯이 무더운 여름이 되였어요. 우성이는 점차 열심히 공부하여 뒤떨어진 산수공부를 따라잡고 이젠 여러 학과목에서 다른 애들보다 앞서기 시작하였어요.
    어느날 저녁 한참 공부를 하던 우성이는 아빠의 목을 끌어안고 응석을 부렸어요.
    “아빠, 이전에 아빠는 공부를 잘하면 어데를 데리고 간다고 하지 않았어요? 아빠, 이젠 여름방학도 되였는데 놀러 가자!”
    그러자 김박사는 “그래, 가자. 우리 오누이가 공부를 잘하는데 우주비행선을 타고 달나라에 가자. 요 귀염둥이들아.”라고 씨원하게 대답하면서 쌍둥이오누이를 안아주었어요.
    “야-호!”
    오누이는 기뻐서 객실에서 노루처럼 깡충깡충 뛰면서 야단쳤어요.
    “달나라로 가자!”
    “달나라려행 가자!”
     우성이와 금붕어가 기다리던 그날은 다가왔어요. 그날 하늘은 류달리 맑고 푸르렀어요.
    이른아침에 우성이네 일가 네식구는 자가용우주비행선을 집앞에서 타고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야, 신기하다. 우주비행선이란건 딱 마치 로케트폭죽 같구나.”
금붕어가 옆에서 우성이 옆구리를 톡 치더니 눈을 질끔 감아보이며 빨간 리봉을 맨 머리로 아빠를 가리켰어요. 그제야 우성이는 실언하였음을 눈치채고 혀끝을 홀랑 내밀었어요.
    우성이가 창밖을 내다보니 살던 고향 련화시내는 발밑에 누워있고 성냥곽같은 층집들이 촘촘히 서있었어요. 시내 서쪽의 칼산은 작디작은 모래무지처럼 보이는것이였어요.
    그런데 금붕어는 어지름증이 좀 나서 눈을 딱 감고있었어요.
    우성이는 옆에 앉은 금붕어의 옆구리를 팔굽으로 톡톡 치면서 “얘, 저 멋있는 경치를 보지 않구 뭘 하니? 넌 공 왔다. 공 왔어.”라고 하였어요.
금붕어는 마지 못해 눈을 살며시 뜨고 우주비행선 차창밖을 내다보았어요. 흰구름이 뭉게뭉게 피여오르는 구름층이 솜이불을 펴놓은듯이 발밑에서 뒤로 밀려가고 해빛도 찬연한 파란 하늘이 가없이 펼쳐졌어요. 그제야 금붕어는 자세를 바로 잡으면서 차창밖을 뚫어지게 바라보았어요.
이때 우주비행선은 일정한 고도로 올라가자 방향을 바꿔 가로 날기 시작하였어요. 한참 달리던 우주비행선은  하얀 구름송이와 눈이 뒤덮인 높은 산우로 날아지나가고있었어요.
    “아빠, 저 아래 저 산은 무슨 산이예요? 겨울도 아닌데 벌써 눈이 덮여있어요?”
    그러자 두귀에 수화기를 건 아빠는 뒤를 돌아다보면서 “저건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봉오리인 희말라야산맥의 쵸몰랑마봉이란다. 멋있지?”라고 하였어요.
    그러자 우성이는 환성을 질렀어요.
    “정말 굉장히 멋있어요.”
    그러나 금붕어는 “뭐가 멋있어? 여름인데 눈보라치겠으니 다 얼어죽겠다. 어떻게 저런데서 살아?” 하고 포도알눈을 핼끔 흘기였어요.
    아빠는 애들의 말을 듣고 “허허허.” 하고 웃음보를 터뜨렸어요.
    “얘들아, 저기는 사시장철 눈이 덮여있어서 사람이 살지도 못한단다.”
    그 말에 우성이는 “에이구, 지구촌이 배좁아서 살기 힘들다면서 저 아까운 땅우의 눈을 녹여버리면 곡식이라두 심어먹지.” 하고 종알거렸어요.
    그러자 아빠는 “그래두 지질학가의 아들이 생각이 확실히 다르거든. 그래, 그렇구 말구. 우리는 지구촌의 한치의 땅두 아껴야 한다. 이제 사람들이 살 곳이 없으면 저런 산이거나 북극에라두 가서 눈을 녹이구 살아야지. 지구촌이 다 망하면 이담에 달나라에 이사가서라두 살아야 하구.”라고 하면서 우주비행선천정이 날아갈듯이 한숨을 후 내쉬였어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아버지의 말이 무슨 뜻인지는 잘 몰랐지만 그래도 지구촌에 땅이 많지 않기에 아껴야 한다는 말만은 알아들었어요.
    “정말 땅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요? 그 좋은 련꽃이 활짝 피는 내 고향의 도시하구 깎아지른듯한 절벽이 우뚝 솟은 칼산이랑 버리고 저 추운 눈산에 가서 어떻게 살겠어요?”
    우성이가 울상을 짓자 금붕어가 한마디 톡 내쏘았어요.
    “땅에서 살지 못하면 물고기들처럼 물밑에 가서 살지.”
    “하하하. 얘, 사람이 물에 빠지면 죽는 판에 물밑에 가서 어떻게 사니? 니 정신이 있니?”
    우성이는 배를 끌어안고 웃었어요.
    그러나 수혜박사는 금붕어의 말을 듣자 뭔가 머리를 치는 생각이 있었어요. 환상으로 차넘치는 애들의 말이지만 수혜박사는 소홀히 받아넘기지 않았어요. 그는 묵묵히 머리속에서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있었어요.
    그들이 환상에 넘치는 말을 주고받는 사이에 우주비행선은 어느덧 달나라 우주비행장에 서서히 내리고있었어요.
    우성이가 차창밖을 내다보니 숱한  핵로케트처럼 생긴 건축물들이 달나라에 우뚝우뚝 서있었어요.
    “아빠, 저건 뭘 하는 집이예요? 저기엔 달나라 사람들이 살아요?”
    이때 우주비행선은 어느덧 우주비행장에 서서히 내리고있었어요. 우성의 물음에 김지학박사는 귀에 건 수화기를 풀어 내리워놓으면서 이렇게 말하였어요.
    “그건 집이 아니라 헬리움-3가공소란다. 천년전에 우리 지구촌에서는 핵발전소를 세웠단다. 그런데 지금 핵발전소보다도 헬리움-3발전소를 더 많이 세우고있단다. 헬리움-3발전소에서 가공된100킬로그람의 헬리움-3의 발전량은 2008년도에 한해에 낸 핵발전소 발전량과 맞먹는단다. 그러니 지구촌의 여러 나라들에서는 달나라에 풍부한 헬리움-3 자원을 리용해 달나라에 직접 헬리움-3가공소를 세우고 헬리움을 가공해 지구촌에 보낸단다. 그러면 지구촌에서는 이전에 세운 원자력발전소로 계속 발전하는 한편 달나라의 헬리움-3을 우주비행선으로 날라다가 지구촌에 헬리움-3발전소를 세워 발전하고있단다.”
    “와- 참 신비하네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호기심에 찬 눈길로 달나라를 둘러보았어요.
    “얘들아, 어서 내려라. 달나라에 도착하였단다.”
    애들은 아빠와 어머니를 따라 우주비행선에서 내렸어요. 그들은 인차 우주비행복을 입은채로 달나라 승용차에 앉아 호텔로 향하였어요.
    호텔에 이르자 눈이 파란 금발복무원아가씨가 마중나와서 그들의 행장을 받아 들여갔고  눈이 노란 복무원아가씨가 음식을 주문해왔어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깡충깡충 바깥에 뛰여나가 놀았어요.
    “얘, 어째 나는 살짝 뛰였는데 이렇게 높이 뛸가?”
    우성의 말에 금붕어도 폴짝 뛰여보았어요. 힘도 들이지 않고 자기 키만큼 솟는것이 아니겠어요.
    “허, 달나라에 오니 웬 일이지? 난 단번에 고도선수로 된 기분이다.”
애들이 이렇게 말하면서 퐁퐁 뛰는것을 보고 김지학박사가 나왔어요.
그러자 우성이는 “아빠, 이게 웬 일이예요? 난 이렇게 높이 뛸수 있어요.”
    그러자 아빠는 설명해주었어요.
    “얘들아, 달나라는 우리가 사는 지구보다 인력이 약해서 지구에서 한메터를 뛰는 사람이면 달나라에서는 여섯메터나 뛸수 있단다.”
말을 마치자 아빠가 풀쩍 뛰였어요. 아니 저게 뭐예요? 아빠는 지붕높이만큼 뛰였다가 살짝 내리는것이 아니겠어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재미있다고 퐁퐁 뛰였어요.
    이때 사고라도 칠가봐 어머니가 뒤쫓아나왔어요.
    애들의 호기심은 끝이 없었어요.
    우성이는 저 멀리 우뚝 솟은 헬리움-3가공소를 보면서 어머니에게 물었어요.
    “그런데 어째 달나라의 헬리움-3을 직접 지구촌에 가져다가 가공하지 않고 여기에서 가공해 가져가는가요?”
    그러자 어머니는 턱으로 아빠를 가리키면서 “아빠하구 물어보렴. 달이구 별이구 땅이구 하는건 아빠가 박사란다.”라고 하였어요.
    아빠는 희죽이 웃으면서 “그래. 어머니하구는 바다에 관한거 물어봐라. 어머니는 바다박사니까.”라고 말하였어요.
이윽고 아빠는 우성의 물음에 간단히 대답해주었어요.
    “그건 지구촌 사람들이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려고 그러는게다. 우리가 병이 없이 잘 살려면 핵페기물이나 헬리움-3을 가공하고 나머지 페기물을 달나라에 버리면 지구는 어지러워지지 않는거잖아.”
    그러자 우성이는 이마살을 찌프렸지요.
    “내 달나라 사람들이라면 용서하지 않겠다. 지구촌 사람들은 살기 좋겠지만 달나라 사람들은 살기 나쁘게 되잖겠어요?”
그 엉뚱한 말에 아빠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래, 그래서 달나라와 지구촌에서는 전쟁이 끄칠새 없었단다. 그런데 한 500백년전 제9차세계대전이후 지구촌의 다혜박사와 그녀의 아들 무빈총사령관 등에게 리철학국장이 지휘한 달나라 비행접시들이 패배한후 달나라는 지구촌의 식민지로 돼버렸단다. 그래서 지구촌에서는 달나라의 헬리움이랑 우라늄이랑 풀라토늄이랑 금이랑 풍부한 자원을 마음대로 파가구 여기에다 핵페기물이나 헬리움-3발전소 페기물도 버리구있단다. 달나라에는 지구에서 정배를 보낸 과학자들이나 범죄자들의 후손들이거나 정치망명자들이 살고있단다. 그들의 힘으로는 절대 지구촌의 그 많은 과학가들과 사람들을 이기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은 눈을 펀히 뜨고도 우리 지구촌 사람들의 략탈적인 자원개발이나 침략을 어찌지 못하구있단다.”
    우성이와 금붕어는 초롱초롱한 눈을 깜빡이면서 아빠의 말을 명심해 들었지요.
    이윽고 우성이는 아빠를 쳐다보면서 “아빠, 저기 버섯구름같은 달나라 헬리움-3가공소로 가보자요.”라고 졸라댔어요.
    그러자 아빠는 오누이를 데리고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헬리움-3가공소로 갔어요.
    철조망을 늘인 가공소 토성 네귀에는 자동보총을 쥔 양키병사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보초를 섰어요. 그들이 다가가자 키가 껑충한 양머리보초병이 다가와 파란 눈으로 신분증을 검사하는것이였어요.
    “OK! 안으로 들어가십시요. 김박사!”
    양키보초병이 두팔을 벌리며 어깨를 으쓱하더니 총가목을 잡으면서 대문안을 가리켰어요.
    김박사가 영어로 뭐라고 말하더니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들이 버섯구름같은 달나라 헬리움-3가공소로 다가가자 일본인후손인 나까노소장이 반겨맞았어요.
    일본사람들은 특별히 례절이 밝아서 나까노소장은 허리를 90도로 굽히고 인사 하였어요.
    “환영합니다, 김지학박사 부부님께서 어떻게 이 루추한 가공소로 애들을 데리고 왔는가요.”
    김박사는 맞인사를 하면서 “일이 고달프지는 않습니까?” 하고 문안을 하였어요.
    “괜찮아요.”
    김박사네 일행은 나까노소장의 안내하에 헬리움-3가공소를 죽 둘러보았어요. 단층으로 된 버섯모양의 가공소안에는 몽땅 컴퓨터와 피대식기계로 헬리움-3원료를 가공하고있었어요. 그런데 작업실에도 총가목을 억세게 틀어쥔 양키보초병들이 줄줄이 늘어서있었어요.
    김박사는 나까노소장의 사무실에 들어가 컴퓨터형광막을 통해 작업실을 내려다보면서 나까노소장과 펠스박사와 이것저것 물었어요.
    “이전처럼 일년에 5~600톤씩 가공하는가요?”
    나까노소장은 머리를 가로저었어요.
    “아니예요. 제일 처음에는 헬리움채굴이 쉬워서 해마다 그렇게 가공하였지만 지금은 헬리움을 지구촌 각국들에서 서로 빼앗다싶이 채굴하다나니 자원이 고갈될 날도 오래지 않지요. 그래서 한해에 300톤가량밖에 가공하지 못하지요.”
    나까노소장의 이야기를 듣고 김박사는 한숨을 후- 내쉬였어요.
    “이제 헬리움마저 거덜나면 인류는 무엇을 에네르기로 쓴단 말이요? 참 답답한 일이요. 억년동안에 이뤄진 중동의 석유를 천여년에 다 파먹을 지경이니 이젠 헬리움-3마저 거덜이 나면 어떻게 산단 말이요? 참 코 막고 답답한 일이요.”
    나까노소장의 말에 펠스박사는 “이제 지구촌과 달나라에서는 새로운 에네르기를 개발되기전에 헬리움쟁탈전이 날것 같아요. 자칫하면 에네르기쟁탈전으로 하여 제10차세계대전이 일어날수도 있습니다.”
수혜박사도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래요. 이제 달나라의 유일한 에네르기인 헬리움-3마저 다 채굴한 다음에 인류는 꼭 에네르기 새 위기에 빠질것이예요. 물위기, 식량위기에 에네르기위기까지 겹치여 들이닥치면 인류는 이런 새 도전을 이길수 있겠는지요. 참 코 막고 답답한 일이예요.”
    애들은 어른들의 이야기가 뭔지 알아들을수 없어 하품을 하였어요.
    이때 금붕어가 오쫄 일어나면서 “아빠, 밖에 나가 놀아도 돼요?” 하고 물었어요.
    그리하여 김박사 부부는 나까노소장과 펠스박사와 작별인사를 한후 애들을 데리고 바깥에 나왔어요.
    수혜박사는 총가목을 틀어쥔 양키보초병과 갈라진후 철조망을 두른 토성안을 다시 되돌아다보면서 김박사에게 이렇게 물었어요.
    “저 나까노소장은 호락호락한 인물인것 같지 않아 보여요.”
    그러자 김박사는 이렇게 말하였어요.
    “그럼요. 나까노소장의 17세조부인 나까노라중장은 일찍 500년전에  지구촌과 달나라 전쟁때 달나라비행접시를 몰고 지구촌 우주항천부 무빈총사령관과 싸우다가 무빈총사령관이 바다물밑 잠수함에서 쏜 핵로케트에 격추돼 태평양 바다물귀신이 되고말았소.”
    “예, 그랬구만요.”
    수혜박사는 한숨을 내쉬면서 금붕어의 애고사리손을 잡고 머리를 끄덕였어요. 이윽고 그녀는 이렇게 뒤말을 이었어요.
     “칼산꼭대기에 세워진500년전 지구보위전쟁승리기념탑에는 무빈총사령관과 서호부장이랑 소년장관들의 이름이 새겨져있더구만요. 원래 기념탑에는 적들의 유명한 장군도 써넣으면 좋지 않아요? 그래야 우리 지구촌 영웅들이 얼마나 대단한 장군을 격살하였는가 하는 업적도 제대로 보여줄수 있겠는데 말이예요.”
    “그렇소. 기념비는 실사구시할수록 영웅인물이 돋보이오. 달나라와 지구촌에는 바야흐로 전쟁위기가 닥쳐오고있소. 에네르기쟁탈전은 불가피면적이라고 생각하오. 이제 재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 그때에는 실사구시적으로 전쟁승리기념비를 세워야지요.”
    어른들의 말에는 관심이 없는 우성이는 “아빠, 우리 사는 고향 련화도시랑 서쪽에 있는 칼산이랑 여기 달나라에서 보이는가요?”하고 물었어요.
    그러자 아빠는 하늘을 바라보더니 “여기서는 아직 보이지 않는구나. 이제 밤이 되면 가능하게 보일게다.”라고 말하였어요.
    그러자 우성이는 아빠의 손을 놓고 이마에 애고사리손을 얹고 푸르른 하늘을 쳐다보더니 “언제 밤이 되겠니? 우리 지구촌을 볼수 있게.”라고 말하면서 코를 풀적거렸어요.
    그 시각은 그리 멀지 않았어요. 어느덧 달나라에 어둠이 깃들더니 밤하늘에 아기별들이 총총 뜨더니 반짝반짝 반짝이고 둥근 구리바라같은 지구도 두둥실 떴어요.
    “저게 달인가요?’
    금붕어의 물음에 우성이는 배를 끌어안고 앙천대소하였어요.

 
    “야, 이 멍청이야. 우리가 달나라에 왔는데 난데 없는 달이 또 하늘에 떴어?”
    금붕어는 그제야 “오, 그럼 저게 지구 아냐?”라고 놀라하였어요.
    우성이는 남북골을 건뜻 쳐들더니 “넌 그게 지구인지도 몰라?” 하고 말하면서 개 잡은 포수처럼 뒤짐까기 지고 우쭐렁거렸어요.
    아빠와 어머니는 우성이가 노늘 꼴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하였어요.
    아빠는 손수건으로 눈시울까지 닦으면서 금붕어의 애고사리손을 쥐더니 “맞다. 저건 지구야. 얼마나 아름다운 지구냐? 우린 저 지구를 목숨을 다해 보호해야 한다. 그러자면 공부를 잘해야 한다. 알았지?”라고 말하였어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초롱초롱한 포도알눈을 똑바로 뜬채로 머리를 끄덕였어요.
    우성이는 아빠를 올려다보면서 “아빠, 여기서 우리 사는 련화시랑 칼산이랑 망원경으로 볼수 있나요?” 하고 물었어요.
    “있구 말구. 자, 어서 봐라.”
    아빠가 목에 걸었던 미형컴퓨터가 달린 컴퓨터망원경을 주었어요. 우성이가 지구촌을 바라보니 어데가 련화시인지 분간할수 없었어요. 그리하여 아빠가 컴퓨터를 조절하여 형광막에 칼산과 련화시가 뜨게 하였어요.
    “야, 정말 신기하다. 우리 그 쪼꼬만 련화시가 다 떴구만요. 칼산의 절벽도 똑똑히 보인다.”
    “그래, 이건 무선인터넷에 위성카메라사진으로 뜬 련화시야. 요기 요게 우리 집이다.”
    “어마나! 우리 집을 다 볼수 있네요.”
    금붕어가 환성을 지르자 수혜박사도 신기한듯이 컴퓨터형광막을  들여다보았어요.
    이렇게 그들은 밤늦게까지 달나라 호텔앞에서 지구를 구경하면서 놀았어요. 그러다가 우성이는 무슨 의문나는것이 있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물었어요.
    “아빠, 아빠처럼 달이랑 별이랑 지구랑 잘 알자면 무슨 공부를 잘해야 해요?”
    아빠와 어머니가 오누이를 데리고 달나라에 온것도 이런 물음을 제기할것을 바라고 온것이였어요.
    아빠는 우성이를 한품에 덥썩 끌어안더니 우멍눈을 들여다보면서 이렇게 진지하게 말하는것이였어요.
    “이제 집에 돌아간후부터 천문학이란걸 공부하면 돼. 그대로 할만 하지?”
    우성이는 우멍눈에 신비한 빛을 반짝이면서 “알았어요. 아빠 말씀대로 천문학공부를 잘할게요.”라고 하였어요.
    금붕어도 두팔을 벌리면서 “나두 천문학공부를 잘할래요.”라고 하였어요.
    그러자 아빠와 어머니는 오누이를 한품에 마주 끌어안으면서 “그래, 그래.”, “참 장하다.”라고 하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어요.
    그날 밤에 우성이와 금붕어 오누이는 초롱초롱한 포도알눈을 깜빡이면서 창밖에서 반짝이는 총총한 별들과 구리바라같이 빛뿌리면서 둥둥 떠있는 둥근 지구를 바라보면서 인차 잠들지 못하였어요.
    사흘후 달나라려행에서 예기했던 프로그램을 완수하자 아빠와 어머니는 오누이를 데리고 우주비행선에 올랐어요.
    그들은 단위에 긴급사항이 생겨서 오누이가 더 놀자는것도 마다하고 원래 스케쥴보다 앞당겨 지구촌으로 돌아가야만 하였어요.
우주비행선에 오른 우성이와 금붕어는 차창밖으로 달나라 헬리움-3가공소랑 내다보면서 손을 저었어요.
    “안녕! 달나라야.”
    “안녕! 헬리움-3가공소야.”
    우주비행선이 천천히 달나라 하늘로 솟아올랐어요. 촘촘히 들어선 볼록볼록한 헬리움-3가공소가 먼 발치에 흰버섯처럼 내려다보이고 그들이 들었던 호텔은 성냥곽 같이 작게 보였어요.
    이때 금붕어가 창아래를 내리 가리키면서 “아빠, 저 아래 달은 왜 움푹 패웠어요?” 하고 물었어요.
    아빠가 뒤를 돌아보고 금붕어가 가리키는 아래를 내려다보았어요.
    “음, 그건 천년전에 아메리카공국의 괴물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이 지구촌을 통일할 때 원자탄으로 달을 폭파해놓은 흔적이란다.”
    “오-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이란 어떤 사람인가요?”
    어머니가 옆에 있다가 간단히 설명해주었어요.
    “클론바우는 사람의 가죽을 쓴 짐승과도 같은 어린 괴물이였단다.”
우성이가 어머니옆에 다가앉으면서 호기심에 찬 눈빛을 반짝이며 “어떻게 생긴 괴물이예요?” 하고 물었어요.
    “클론바우는 2천년전에 아메리카의 생물학자 맥슨박사와 아시아의 우주지질학자  유리박사가 클론기술로 복제해 고래배때에서 태여난 괴물이다.”
    “있구말구. 고래배때에서 난 애도 있는가요?”
    “클론바우는 숫구멍과 손가락에 눈이 하나 더 있고 귀는 코끼리 귀 같았고 코는 코끼리 코처럼 길다랗단다. 잔등에는 새처럼 커다란 날개가 달려있었단다.”
    “우-와- 세상에 그런 괴물도 있었구나!”
    우성이와 금붕어는 들을수록 괴물 클론바우꼬마대통령에 자못 흥취를 가졌어요.
    “그런 괴물이니까 지구촌을 통일하지.”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은 괴물인것보다두 공부를 잘해서 과학기술로 지구촌을 통일하였단다.”
    오누이는 클론바우꼬마대통령에게 무척 흥미를 가지였어요.
    그들이 우주비행선을 타고 한 둬시간 날았을 때 갑자기 앞이 어두워졌어요. 애들이 창밖을 내다보니 운석 같은것이 태공에 가득 떠있었어요.
    금붕어는 겁기띤 눈으로 창밖을 내다보았어요. 그런데 우성이는 아주 신기해 호기심에 찬 우멍눈을 더 크게 뜨고 창밖을 내다보는것이였어요.
    “아빠, 저건 뭔가요?”
    아빠는 기수를 대기층쪽으로 내리돌리면서 말하였어요.
    “저건 괴물 클론바우대통령이 아리빠빠공국을 몰살시키자고 원자탄으로 달을 폭파해 대기층에 남긴 달의 흙이란다.”
    “우-와- 그런데 왜 지구쪽에나 달나라쪽에 떨어지지 않고 어떻게 하늘에 둥둥 떠있어요.”
    “지구하구 달나라 인력이, 말하자면 끌어당기는 힘이 똑 같으니까 태공에 둥둥 뜬채 떨어지지 않지.”
    우성이와 금붕어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금붕어는 “그런데 달나라 흙이 많이 뒤덮히기는 뒤덮였다야.”라고 하면서 감탄을 금치 못하였어요.
    한참후에야 해빛이 차창을 비추었어요. 그들이 탄 우주비행선은 달나라 흙이 뒤덮인 태공층을 용케도 벗어났어요. 우주비행선은 몇시간을 비행하지 않아 지구촌의 어데인지 눈이 채 녹지 않은 곳에 서서히 내렸어요. 아빠는 이번 달나라려행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북극주의 흰 눈과 아랍의 누런 사막을 더 구경시키려고 하였던것이예요.
    애들이 먼저 “와” 고함치면서 우주비행선에서 내렸어요.
    그런데 코치아에서 눈이라고는 본적이 없는 우성이와 금붕어는 잔설이 뒤덮인 땅에 달려가서 눈을 한웅큼씩 쥐여 입에 넣었어요.
    우성이는 천진하게도 이렇게 고함쳤어요.
    “아빠, 여기는 참말 좋은 곳이군요. 땅바닥에 이렇게 많은 사탕가루가 있으니까 말이예요.”
    그러자 금붕어는 눈을 한웅큼 입에 넣어 먹어보고나서 “그런데 왜 이 곳 사탕가루는 우리 련화시내의 사탕가루만은 달리 달달하지 않아요?”라고 물었어요.
    그 천진란만한 말에 김박사네 부부는 배를 끌어안고 웃었어요.
    “얘들아, 그건 사탕가루가 아니라 눈이란다. 눈, 알만하지?”
    금붕어는 눈을 한웅큼 쥐여 또 입에 넣으려다가 “눈이라구요? 눈을 먹어도 되는가요?” 하고 물었어요.
    그러자 우성이도 눈을 먹었는지라 “에이구, 먹지 말라. 사탕가루처럼 달달한가 하였더니 내 먹은 눈두 슴슴한게 맛이 없다.”라고 하였어요.
애들이 노는 꼴을 보고 김박사는 “에이, 옛날 우리 살던 련화시는 사계절이 분명해서 눈도 내렸던건데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우리 반도는 열대기후로 돼버리다나니 눈을 볼수 없어 애들이 저 모양이 아니구 뭐요?”라고 한탄하였어요.
    “아빠, 여기 눈덮인 이곳은 어데입니까? 아직도 달나라인가요?”
    그러자 수혜박사가 제꺽 “여기는 지구촌의 제일 북쪽끝인 북극이란다. 이전에 여기에도 일년사시장철 눈이 덮여있었고 얼음이 얼었댔는데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이젠 눈을 거의 볼수 없게 되였구 얼음도 볼수 없게 되였단다.” 라고 말하였어요.
    금붕어는 눈을 쥐고 놀다가 손이 새파랗게 얼었어요.
    “눈이 다 녹으면 여기 시원한 공기를 먹으면서 살면 좋겠구만두. 눈두 있구 얼마나 좋아요?”
    “그래, 이젠 지구에 땅이 모자라구 자원이 모자라는데 여기두 장차 개발해 사람들이 와서 살게다.”
    수혜박사가 금붕어의 손에 장갑을 끼워주면서 말하는데 저쪽으로 뛰여가던 우성이가 “아이쿠!” 비명소리와 함께 그만 채 녹지 않은 얼음강판우에서 미끄러져 그만 엉덩방아를 찧었어요.
    수혜박사가 달려가 보니 글쎄 우성의 뒤골이 다쳐서 피가 즐벅하지 않겠어요. 우성이는 너무 아파서 머리를 싸쥐고 엉엉 울어댔어요.
아빠가 황급히 달려가 우성의 머리에 지혈제를 바르고 붕대를 감아주었어요.
    뒤이어 그들은 인차 우주비행선에 올라탔어요.우주비행선은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더니 서남쪽으로 날아갔어요.
    얼마나 날아갔을가요. 한참후 그들은 누런 모래세계가 가없이 펼쳐진 사막에 내렸어요. 그런데 천여년전의 사막과는 달리 흙둔덕이 여기저기 쌓여있고 룡암이 굳어버린듯한 바위돌이 널려있는 사막이였어요.
    “아빠, 여긴 또 무슨 곳인가요?”
    금붕어의 물음에 아빠는 수화기를 벗으면서 “여긴 천여년전부터  석유산지로 이름난 중동의 사막이란다.”라고 말하였어오.
    “그런데 왜 텔레비죤에서 본 아프리카사막과는 달리 모래불산에 여기저기 흙둔덕이 있어요?” 하고 우성이가 묻자 아빠는 이렇게 대답하였어요.
    “제9차세계대전때 괴물 클론바우꼬마대통령이 달나라를 폭파해 중동을 덮어버리려고 하는 바람에 원자탄에 폭발된 달나라 용암과 흙이 날아와 떨어져 생긴거란다. 저기 흙둔덕같은건 그때 달나라로부터 날아온 흙과 재구 여기 널려있는 바위돌같은건 달나라 용암이란다.”
    “와싸, 그럼 여기 날아온 용암이나 흙에는 헬리움-3이 없는가요?”
    “물론 있지. 그건 아빠같은 지질탐사대원들이 망치를 쥐고 탐사해야 찾아낸단다.”
    금붕어의 물음에 어머니가 말해주었어요.
    “이 모래불밑에는 석유가 대단히 많겠네요?”
    금붕어가 재차 묻는 말에 아빠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이전에 여기 아리빠빠공국의 사람들은 사막밑의 석유를 깔고 앉아서 놀고 먹으면서 잘 살았댔단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야. 아카시아와 같은 세계 렬강들은 자기 나라에 석유를 두고도 싼값으로 이 곳 석유를 사갔단다. 그들은 아랍나라들에서 석유를 비싸게 팔거나 자기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핵무기로 자기 말을 듣도록 협박하군 하면서 략탈적인 석유수입을 해갔단다. 그러다나니 천년이 지난 지금은 이 곳에서 석유가 나지만 아카시아보다 석유매장량보다도 적단다.”
    그 말에 우성이가 이렇게 천진하게 물었어요.
    “석유는 지하수처럼 뽐프만 박으면 빼낼수 있잖아요?”
    수혜박사는 웃으면서 “석유는 억년이 돼야 한번 생성한단다. 그런데 석유는 다 뽑아내면 그만큼 없어진단다. 그래서 석유가 다시 생기자면 억년이나 기다려야 한단다.”라고 말하면서 우성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어요.
    “우와- 억년이나 걸려요? 석유가 다 없어지면 승용차나 잠수함이 어떻게 달린대요?”
    아빠는 “그러기에 아빠처럼 망치를 쥐고 칼산같은 가파로운 절벽에 올라가거나 움푹하게 파인 분지를 돌아다니면서 금광석이랑 석유랑 있는가고 탐사를 해야 하는거다.”라고 자세히 말해주었어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머리를 끄덕이더니 아빠와 어머니의 손을 놓았어요. 그 애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모래불우에서 마구 뛰놀다가 누워서 대굴대굴 구울기도 하고 발발 기기도 하였어요.
    “에크, 이게 뭐냐?”
    금붕어가 놀란 소리를 치자 우성이가 아우성쳤어요.
    “어머니, 사막에 어떻게 뱀장어가 있어요?”
    우성이는 모래불에서 꾸불럭거리면서 스르르 기여나오는 뱀장어같은것을 잡으려고 두손을 모아쥐고 입술을 이로 깨물었어요.
    “가만!”
    수혜박사가 보더니 황급히 다가왔어요.
    “이건 사막의 독사다!”
    그 말에 우성이는 모아쥐였던 두손을 들면서 복숭아 얼굴에 겁기를 띠였어요.
    “아니? 독이 있는 뱀이란 말이예요?”
    “그래, 독뱀이야. 어서 피해라!”
    우성이와 금붕어가 활 피하는데 독사는 대가리를 쳐들고 구불구불 애들을 쫓아왔어요. 지학박사가 발길로 독사의 대가리를 탁 찼어요. 독사는 발길에 채워 서너발자욱 되는 모래불우에 뚝 떨어졌어요. 그런데 독사는 또다시 상반신을 일으켜 대가리를 사람의 허리높이만큼 쳐들고 덮쳐들었어요.
    이때 아리빠빠처럼 생긴 아랍인이 락타를 타고 달려오면서 돌격총으로 달려드는 뱀을 겨누고 련발사격을 하였어요.
    푱푱푱!
   독사는 허리와 대가리에 총알을 맞고 사처에 피를 튕기더니 누런 모래불우에 쓰러졌어요. 순간 뻘건 피가 누런 모래불을 뻘겋게 물들이였어요.
    그제야 네식구는 독사의 공포에서 벗어났어요.
    “당신들은 어데서 온 사람들이요?”
    그러자 김지학박사가 나서서 영어로 “우리는 코치아에서 온 지질학전문가 일가요. 애들에게 사막을 구경시키려고 이곳에 왔소.”라고 대답하였어요.
    그러자 아랍인은 총을 내리우고 경계를 늦추면서 “난 아리빠빠공국의 석유경비구 사령 아뿌뚤라요. 어서 이 곳을 떠나기를 바라오. 이제 여기서 곧 군사훈련을 하게 되니까.”라고 말하였어요.
    “알았소.”
    아빠는 수혜박사와 애들을 우주비행선에 싣고 또 다른 곳으로 날아갔어요.
    우성이와 금붕어가 차창밖을 내다보니 누런 사막에 땅크들이 사막을 누비면서 굴러나가고 락타들이 달아나가는데 정말 장관이였어요.
    “아랍인들도 사막의 석유를 보호해야 생존할수 있지.”
    아빠의 말에 어머니는 머리를 끄덕이면서 “이 욕망으로 차넘치는 땅우의 자원을 다 써버리면 인류는 이제 뭘 먹고 살려는지? 참말로 코 막고 답답해요.”라고 한탄하였어요.
    아빠가 모는 우주비행선은 핵로케트보다도 더 빠르기에 어느덧 코치아 동북부 백두산 상공을 날아지나갔어요.
    “야, 저 푸른 호수 참말 멋있다.”
    우성이가 환성을 지르는데 금붕어가 “어머니, 저 곳은 어덴가요?” 하고 물으면서 호기심에 찬 눈길을 창밖에서 떼지 않았어요.
    “저긴 6천년동안 피줄을 이어온 우리 백의동포들의 성산 백두산이란다. 저 파란 호수는 백두산 천지란다.”
    어머니가 해석하자 애들은 “우-와, 백두산은 정말 하늘을 찌르는듯한  기상이로구나.” 하고 감탄을 금치 못하였어요.
    그번 신비로운 달나라려행은 정말 우성이와 금붕어의 머리속에 많은것을 인상깊게 심어주었어요.

4. 룡궁으로 들어간 금붕어
    김지학박사 일가는 집으로 돌아와 며칠 쉬였어요. 그사이 아빠와 어머니는 우성의 머리상처를 다 치료하였어요.
    어느 일요일 아침이였어요.
    금붕어는 어머니를 붙잡고 이렇게 응석을 부렸어요.
    “어머니, 바다구경을 하자요. 예?”
    그 말에 어머니 수혜박사는 아빠의 눈치를 힐끔 곁눈질해보는것이였어요.
    그러자 아빠는 “그래, 오늘 바다구경을 가자.”라고 통쾌하게 대답하였어요.
    “야-호!”
    우성이와 금붕어는 좋아서 마주서서 두 손바닥을 마주치고나서 토끼들처럼 깡충깡충 뛰였어요.
    그날 아침 그들 일가 네식구를 태운 우주비행선은 집울안에서 천천히 직상승하더니 애들이 안전벨트를 매기 바쁘게 하늘에서 씽씽 날아 어느결에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동해바다 상공에서 나래쳤어요.
이게 웬 일이예요. 글쎄 우주비행선이 바다에 곧게 떨어지는것이 아니겠어요?
    금붕어가 놀라서 “어마나! 이걸 어째요?” 하고 놀라 고함쳤어요.
그러나 수혜박사는 쌔물쌔물 웃더니 “놀라지 말아. 이 우주비행선은 배처럼 바다에서 뜰수도 있단다.”라고 말하는것이였어요.
    아닌게 아니라 출렁이는 파도속에 출렁 떨어진 우주비행선은 배처럼 파도우에 두둥실 뜨는것이 아니겠어요. 처음 파도치는 바다, 갈매기가 너울너울 날아예는 바다를 본 애들은 신기하기만 하였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우주비행선이 잠수함처럼 바다물밑에 스르르 가라앉는것이 아니겠어요.
    “아니, 어머니, 이번에는 정말 우주비행선이 가라앉는데요. 어떻게 해요?”
    금붕어가 어머니의 품에 안기자 우성이도 질겁하여 어머니의 품에 와락 안기였어요.
    이때 아빠가 우주비행선을 천천히 앞으로 몰면서 “얘들아, 놀라지 말아라. 이 바다물밑을 봐. 얼마나 물고기들이 많은가.”라고 하였어요.
그 말에 애들은 차창밖을 내다보았어요. 애들은 바다물밑에서 헤염치는 갈치, 날치, 잉어, 문어, 금붕어, 상어들이 헤염치며 노는 신기한 바다밑세계를 마음껏 보았어요. 그들이 한참 감탄을 금치 못하는데 저쪽에서 집채같은 꺼먼 고래가 기선의 키같은 지느러미를 흐느적거리면서 이쪽으로 덮쳐왔어요.
    어머니는 애들을 끌어안으면서 “어머, 돌고래다!”라고 고함쳤어요.
애들은 겁기를 띤 눈길로 차창밖을 내다보았어요. 고래는 덮쳐오자마자  대문짝같은 아가리를 쩍 벌리고 차창안을 들여다보는것이였어요.
    “야, 희한하게 큰데!”
    “돌고래라는건 저런게로구나.”
    돌고래가 삐죽한 주둥이로 차창을 툭툭 건드리다가 저쪽으로 헤염쳐가는것이였어요. 그제야 애들은 한숨을 호- 내쉬면서 어머니 품아에서 사르르 빠져나와 선창가까이 다가가서 바깥을 내다보는것이였어요.
    우성이와 금붕어는 신비한 바다물밑세계의 황홀경에 그만 넋을 잃고말았어요. 바다물밑에서 하느작거리는 산호초며 알락달락한 물고기들이며 정말 신비스럽기만 하였어요.
    “저건 또 뭐야?”
    금붕어가 창밖을 내다보면서 환성을 질렀어요.
    우성이도 그 곳을 내다보고 놀란 소리를 질렀어요.
    “바다물밑에 층집이 가득하구나.”
    그 소리에 수혜박사가 창밖을 내다보고 설명해주었어요.
    “저건 2천년전 코치아의 부산시내란다.”
    우성이는 우멍눈을 화등잔처럼 크게 뜨면서 “아니, 그래 시내가 통채로 바다물에 잠겼단 말이예요?” 하고 리해되지 않는다는듯이 도리머리질을 하였어요.
    “그래, 클론바우꼬마대통령시절에 벌써 지구온난화가 심해 상해, 싱가포르, 뉴욕  등 시내가 바다에 잠겼단 말이다. 그후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아까 우리가 갔던 북극과 히말라야산, 남극주 등 곳의 얼음과 눈이 녹아내리는 바람에 바다물이 불어서 부산시내마저 바다물에 잠겼단 말이다.”
애들은 놀란 눈길로 차창밖을 언뜻언뜻 뒤로 지나가는 바다물속의 옛부산시내 층집들을 구경하였어요.
    금붕어는 네발굽을 쳐든 말을 타고 칼을 뽑아든 장군들의 동상을 보고 어머니에게 물었어요.
    “저 앞에 동상이 있는 높다란 건물은 뭔가요?”
    수혜박사는 창밖을 내다보면서 “저건 옛날 부산시에서 제일 큰 롯데백화상점이야.”라고 설명하면서 한숨을 후 내쉬였어요.
    “어머니, 롯데백화상점이 저렇게 바다물밑에 잠기지 않았으면 어머니랑 함께  쏘핑했으면 좋겠는데요.”
    금붕어의 말에 우성이는 우멍눈을 희번뜩거리면서 흘기며 “녀자들은 그저 쏘핑, 쏘핑, 쏘핑밖에 몰라. 이제 우리 고향 련화시두 당장 물에 잠기겠구만두.”라고 말하였어요.
    그러자 수혜박사와 김지학박사는 땅이 꺼지게 한숨을 후 - 내쉬는것이였어요.
    이때 우주비행선은 잠수함처럼 해변가를 죽 돌았어요. 우주비행선앞 바다물밑에 새하얀 백사장이 나타났어요.
    “어머니, 여긴 어데인가요? 백사장이 정말 멋있구만요.”
    금붕어가 하는 말에 수혜박사는 “여긴 옛날 우리 국민들이 무더운 여름이면 아주 즐겨 찾던 부산시 해운대백사장이란다.”라고 설명하는것이였어요.,
    우성이는 창문으로 누런 모래가 깔린 백사장을 내다보면서 “백사장이 이렇게 바다물밑에 잠기였으니 해수욕을 다했구만요.”라고 하며 한숨을 호 내쉬였어요.
    어머니도 창밖을 내다보면서 “그래. 그래두 다행하게 부산시민들이 여기 해운대가 아니라 다른 곳에 백사장을 만들었단다. 이름두 새 해운대라고 지었단다. 그러나 자연이 만들어준 해운대와 비기지두 못한단다.”라고 말하였어요.
    우성이는 어머니의 말에 갑자기 “아빠, 우리 새로 만든 부산 해운대에 가서 해수욕을 하지 않겠어요?”하고 물었어요.
    그러나 아빠는 머리를 가로 흔들었어요.
    “후에 보자. 오늘은 바다물에 잠긴 싱가포르나 구경하구 집으로 돌아가자.”
    애들은 아쉬운 한숨을 지었어요.
    아빠는 우주비행선을 몰고 하늘로 날아오르더니 파도가 넘실거리는 파란 바다상공을 쏜살같이 날아갔어요.
    어데로 갔는가구요? 실로 우주비행선 창밖을 내다보아서는 어데인지 구분하기 어려웠어요.
    이때 우성이가 남북골 뒤더수기를 긁적거리면서 우멍눈을 화등잔처럼 크게 뜨고 환성을 질렀어요.
    “금붕어야, 저걸 봐라. 저기 파도치는 바다우에 층집꼭대기가 보인다.”
그러자 금붕어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어요.
    “아빠, 저기 저 바다물우에 보이는 층집꼭대기들이 총총 보이는 곳은 어딘가요?”
    아빠는 오른손중지로 그 망망한 바다우에 여기저기 총총 잠겨있는 층집들을 가리키면서 “저건 말이야, 천여년전만 해도 아시아 4대 소룡이라고 불리우던 싱가포르야.”라고 알려주는것이였어요.
    “그런데 지금 저런데서 사람들이 살아요?”
    “살수 없지. 저렇게 위험한데서 어떻게 사니? 싱가포르 사람들이 몽땅 해외로 도망친지도 8백여년이나 된단다.”
    “옛날 싱가포르 사람들은 바보야. 저런 퍼런 바다물속에 층집을 진게 우둔하죠?”
    금붕어가 하는 말에 아빠와 어머니는 유치하기도 하고 천진한 애들이 귀여워 앙천대소하였어요.
    그러자 우성이가 우멍눈을 깜짝거리면서 물었어요.
    “웃긴 왜 웃어요? 금붕어 말이 옳은것 같구만두. 저런 바다에다 어떻게 집을 지었을가요?”
    어머니 수혜박사는 이렇게 말하였어요.
    “싱가포르는 원래 바다에 층집을 지은게 아니란다. 싱가포르는 천여년전에만 해도 아주 아름다운 섬이였단다. 싱가포르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섬에 저렇게 높은 층집을 지었단다.”
    “그런데 어떻게 돼 바다물에 층집들이 몽땅 잠기우고 섬이란건 손바닥만큼도 보이지 않아요?”
    금붕어의 말에 우성이가 소리쳤어요.
    “그것두 몰라? 바다물이 불어나니 잠겼겠지.”
    “쳇, 바다물이 얼마나 불으면 이 큰 바다가 저렇게 몇십층 층집높이만큼 올라간다더냐? 맞지요? 어머니? 예?”
그런데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하였어요.
    “우성의 말이 맞다. 바다물이 불어나는 바람에 싱가포르 섬이 사라지구 저 높은 층집도 물에 잠기우고말았단다.”
    “그럼 어데서 이렇게 많은 물이 생겨서 불어올랐을가?”
    우성이는 이번에도 어깨가 으쓱해서 아는척하였어요.
    “내 알려줄게. 생각해보려무나. 하늘에서 비가 억수로 쏟아지기만 하구 빠져나갈데는 없지. 그래서 바다물이 붓지 않겠니? 녀자애들이란 이런 간단한 도리도 모른다니깐.”
    금붕어는 입귀를 비쭉 하면서 엄마의 대답을 기다렸어요. 그 표정은  “어머니, 정말 저 우성의 말이 맞는가요?” 하고 묻는상싶었어요.
    우성이는 금붕어에게 우멍눈을 흘기면서 반쯤 어머니쪽으로 돌아앉았어요. 그 행동거지는 “두말이면 잔소리지요?” 하고 말하는상싶었어요.
    그런데 어머니의 대답은 우성의 말과는 달랐어요.
    “그런게 아니란다. 아까 우리 눈과 얼음이 남아있는 북극의 눈과 얼음이 녹아내려서 바다물이 불어난게란다. 지구가 날따라 따가와지면서 남극주와 북극 그리구 희말라야산의 눈과 얼음이 녹아내려 백년에 바다수위가 한메터씩 높아졌단다. 그래서 근 2천년동안에 바다수위가 20메터나 높아졌단다. 그래서 저 싱가포르시내의 거의 절반이나 되는 집이 물에 잠기게 되였단다.”
    “우메- 우성의 말이 엄청 틀렸구나! 뭐, 다 아는상 작작 해라.”
우성이는 남북골 뒤더수기를 긁적거리면서 수그렸어요.
    아빠는 바다 저쪽에 피는 발가스럼한 락조를 보자 기수를 돌리더니 우주비행선을 몰고 산을 등진 해변가 도시—고향 련화시로 돌아왔어요.
    그날 밤 금붕어는 집에 돌아간후 이리뒤척저리뒤척 하면서 인차 잠을 이룰수 없었어요. 그 애는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몰랐어요. 그런데 꿈에 글쎄 자기가 한마리 고래로 되여 바다물밑의 룡궁에 들어가지 않았겠어요.
    그를 본 룡왕은 하얀 수염을 슬슬 어루만지면서 이렇게 말하는것이였어요.
    “어때? 바다물밑이 좋지? 우리 룡궁에 와서 살면서 충실한 신하가 되려무나.”
    그러나 금붕어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아니예요. 난 어머니랑 아빠랑 함께 땅우에서 살래요.”
그러자 룡왕은 금빛룡좌에서 몸을 앞으로 일으키면서 이렇게 말하는것이였어요.
    “그래. 지금은 땅우에서 사는게 편안하니까 땅우에서 어머니랑 아빠랑 함께 살면 오죽 좋겠니? 그러나 때가 되면 룡의 혼을 타고난 넌 룡궁이 얼마나 좋은가를 알게 될게다. 어서 가라. 어머니랑 기다리겠다.”
그리하여 금붕어는 털게 잔등에 앉아 금빛이 반짝이는 룡궁을 나와 백사장으로 나왔던것이예요.
    이튿날 아침에 금붕어가 그 꿈이야기를 하자 아빠와 어머니 지어 우성이까지 우스워 죽겠다고 야단쳤어요.
    어머니는 “얘, 넌 그 룡왕의 수염인지도 몰라. 그때 나도 꿈에 룡궁에 들어갔다가 룡왕이 뽑아주는 수염 한대를 가지고 나왔댔는데 너희들을 낳았단다. 태몽이 룡꿈이였으니 장차 우리 우성이와 금붕어가운데서 룡이 나올것 같아.”
    그러자 금붕어는 몸을 흔들면서 “아냐, 난 룡이 안될래. 룡이 되면 룡궁에 가서 룡왕의 심부름이나 하면서 살아야 되지 않아요. 난 사람이 좋아. 어머니랑 아빠랑 함께 살래.”라고 떼를 썼어요.
    “그래, 어머니랑 함께 살자.”
    어머니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우성이와 금붕어가 진정 룡이 되였으면 하고 기대하였어요.
    그번 바다구경을 한후 룡의 혼을 타고난 금붕어는 어머니의 기대대로 바다물밑세계에 대해 무척 흥미를 가지는것이였어요.
    이렇게 되여 애들은 방학만 되면 해외관광 아니면 바다구경을 가자고 하였어요. 애들은 관광을 하고나면 공부하는 원동력이 충전되여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였어요. 그리하여 우성이와 금붕어는 4년동안에 소학교와 초중, 고중 학과목을 다 떼고 다른 애들이 초중을 다닐 때 벌써 대학교 공부를 하였어요. 천년전보다는 달리 애들은 대학교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과외로 석사와 박사공부를 할수 있었어요. 그리하여 우성이는 아버지에게서 우주지질학박사과정을 공부하였고 금붕어는 어머니에게서 과외로 해양동물학박사과정을 공부하게 되였어요.

5. “하늘과 땅의 겨룸
    어느 일요일 아침, 아빠는 탐사망치를 들고 우성이를 데리고 련화시의 서쪽에 있는 칼산으로 갔어요. 우성이는 열네살밖에 안되였지만 이젠 아빠의 어깨만큼 키가 컸어요.
    태양이 불비를 퍼붓는듯한 무더운 여름에 아빠는 우성이를 보고  올리다보아도 눈뿌리 아찔한 가파로운 절벽으로 오르자고 하였어요.
아직 산기슭을 오르나마나 하였을 때였어요. 우성이는 숨이 차 헐레벌떡거리더니 김빠진 공처럼 나무그늘아래 폴싹 물앉았어요. 그는 우멍눈으로 백화가 만발한 수림속을 둘러볼뿐 엉뎅이를 뗄 예산도 하지 않았어요.
    그러자 아빠는 우성의 옆에 다가와 물주머니를 넘겨주면서 “이 칼산은 우리 부자간의 태몽에 나타났던 어머니산이다. 우리 태줄도 이 칼산에 묻었단다. 저 절벽우에 올라가 내려다보면 별유천지이다. 얼른 일어나라.”
우성이는 물주머니의 물을 절반이나 꼴딱꼴딱 들이켜고서도 의연히 도리머리질하였어요.
    “아빠, 난 산꼭대기에 금바위가 있다고 해도 올라가지 못하겠어요. 산꼭대기 경치가 멋있으면 아빠가 비디오촬영기로 촬영해서 가져오세요. 그럼 집에 돌아가서 컴퓨터로 보면 다지요. 하필 이 무더운데 딱 산꼭대기로 올라가야 하나요?”
    아빠는 우성이가 좀 쉬게 놔두고 망치로 바람벽처럼 서있는 절벽으로 다가가 바위돌을 딱딱 쳐보면서 말하였어요.
    “그럼 좀 쉬였다가 오늘에는 조기 조 소나무 있는데까지만 올라가자.”
아버지가 금망치로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니 별로 높지 않은 절벽우에 소나무가 보이잖겠어요. 그리하여 우성이는 우쭐 일어나 아버지의 뒤를 따라 나무가지를 휘여잡으면서 절벽을 톺아오르기 시작하였어요.
한참 톺아오르던 우성이가 절벽아래를 되돌아보니 눈앞이 아찔해났어요. 순간 두다리가 바들바들 떨리는데다가 싸락돌을 밟기만 해도 발이 미끌어 절벽아래로 미끌어져내려갈것만 같아 한발자욱도 옮겨디딜수 없었어요.
    “아빠, 오늘은 요만만 올라갈가요?”
    아빠가 되돌아보니 땀에 흠뻑 젖은 우성의 우멍눈에는 겁기가 꽉 차있었어요.
    “얘야, 오늘 너를 데리고 온건 바로 이 절벽을 톺아오르면서 사나이의 담과 완강한 의력을 키우고 지질탐사대원들과 지질학자들의 간고한 생활을 체험하라는게다. 그래야 네가 박사론문을 써도 무게있는걸 쓸게 아니냐?”
    아빠가 손을 잡아끌자 우성이는 조금 담이 생겨 한발자욱한발자욱 절벽우로 올라갔어요. 우성이는 끝내 난생처음 절벽중턱에 톺아올라갔어요. 푸르른 소나무 한대가 절벽의 돌틈에 뿌리를 박고 하늘을 찌르면서 우뚝 솟아있었어요.
     아빠는 절벽에 박힌 소나무를 매만지면서 환성을 질렀어요.
    “맞다, 딱 이 소나무같아. 이 소나무에 걸린 금망치와 금밥주걱을 꿈에 얻어보았댔지. 그리구 이 나무가지에 호랑이 목이 걸려 버둑거렸댔지.”
    우성이가 여겨보니 정말 호랑이가 목이 걸려 버둑거렸던 자리인지 소나무껍질이 허비운 자리와 뻘거스럼한 피자국 같은것이 남아있지 않겠어요.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요. 혹시 꿈을 꾼게 아니라 아빠는 몽유라는걸 해서 진짜 여기까지  왔다간게 아니예요?”
    우성이는 이상하다는 표정이였어요.
    “꿈이 아니면 호랑이가 나를 업고 갈수 있니?”
    “글쎄 말이예요. 참말 이상한데?”
    이때 아빠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입에 중지를 대고 “쉿-” 하고 목소리를 낮추었어요.
    “산에 와서 절대 범의 말을 하지 말아야 해. 범의 흉을 하면 범이 온다고  쉿- 저 멋진 련화시를 내려다보아라.”
    우성이가 절벽아래를 내려다 보니 저 멀리 하얀 물갈퀴를 일으키는 바다가에 새하얀 기둥식건물이 우뚝우뚝 솟은 시내가 한눈에 안겨왔어요.
    “야, 정말 멋있구나. 딱 마치 우주비행선에 올라서 보는 시내모습이구나! 와싸!”
    아빠는 우성이를 데리고 절벽꼭대기 들쑹날쑹한 바위돌을 망치로 딱딱 쳐서 몇쪼각 캐내 가방에 넣었어요.
    “이게 바로 탐사대원들의 반날 탐사체험인거야. 알만 하지?”
    우성이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러나 속으로는 다른 궁리를 하고있었어요.
     (에이, 지질탐사는 세상에 못해먹을 노릇이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망치를 들고 산에서 헤매야 되겠지?)
    지질탐사대원들의 생활을 다 체험하고 집으로 돌아온 우성이는 온 몸이 땀주머니로 되였고 얼굴이 다 타서 깜장애를 방불케 하였어요.
    그번에 칼산으로 갔다온후 우성의 공부방향은 아빠의 희망과는 완전히 달리180도로 바뀌였어요. 지질탐사학에는 관심이 없이 우주학에 관심을 돌렸어요. 그리고 놀음에 탐내던 이전의 병이 또 도졌어요. 필경은 어린애니까요. 그는 수아랑 슬기랑 함께 놀음감상점에 가서 잠수함이랑 땅크랑 사가지고 강변에 가서 모래불바닥에서 뛰놀며 놀았어요.
    어느날 아빠와 어머니는 우성이와 금붕어를 보고 박사론문준비가 어떻게 되였는가고 물었어요.
    그러자 우성이는 컴퓨터에서 무엇인가 쭉 빼서 아빠와 어머니의 앞에 내밀었어요.
    “이게 박사론문이냐?”
    “글쎄 보세요.”
    김지학박사와 박수혜박사는 아주 정중하게 그 종이 몇장을 받아 서재에 들어가 보았어요.
    그새 우성이는 집에서 나가 슬기와 수아와 함께 땅크랑 잠수함이랑 가지고 전투놀음을 놀러 강변으로 가버렸어요.
    “하늘과 땅의 겨룸이라. 제목이 박사론문치고는 꽤나 신기하구나.”
    그런데 읽어내려갈수록 론문인것이 아니라 괴상망측한 중학생작문이였어요.
    문장에서 우성이는 땅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땅의 자원을 힘써 개발하고 충분히 리용하여 지구촌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인류에 행복을 가져다주어야 한다고 하였어요. 그러나 인류는 3천여년동안 지구촌의 땅, 나아가서 달나라의 땅 자원을 략탈적으로 개발하였기에 생태환경을 파괴하였고 이젠 더 개발할수록 인류를 멸망의 구렁텅이에 처넣게 된다고 예연하였어요. 그러고나서 지질탐사는 그제날 아빠와 함께 칼산의 절벽에 오르는것처럼 간고하고 자칫하면 호랑이에게 물리워갈 위험한 불장난으로서 세상에 못해먹을 노릇이라고 하였어요.
    “아니, 조 놈의 남북골새끼. 이게 뭐라구 지껄였어. 아하이구, 애를 낳아두 뜻을 낳지 못한다구 조 놈새끼를 어찌면 좋소?”
    지학박사는 작문지를 쥐여 흔들면서 머리를 싸쥐고 대성질호하였어요. 그러자 수혜박사가 그 작문지를 빼앗다싶이 하여 내리읽어보았어요.
문장에서는 장차 지구촌의 공국과 공국간 그리고 지구촌의 인류와 달나라, 나아가서 화성과 목성, 태양계를 벗어난 우주인들과의 참혹한 자원쟁탈전쟁을 피면하기 어렵다고 력설하였어요. 그는 이번 일어날 전쟁을 “하늘과 땅의 겨룸”이라고 이름짓고  자기는 장차 “하늘과 땅의 겨룸”을 대비하여 정치와 우주학, 군사리론을 전공하겠다고 하였어요. 땅이나 바다를 연구하는 과학도 중요하겠지만 그런 과학가들을 령도하여 이 땅과 바다를 지켜내는 군사리론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하였어요. 그리고 지질탐사나 해양학 같은 학문은 아빠나 어머니가 연구하면 되기때문에 자기에게 부담스럽게 연구하라고 더는 강요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부탁한다고 하였어요.
    수혜박사는 작문지를 차탁에 내려놓으면서 말하였어요.
    “그렇게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애 말에 도리가 없는게 아니예요. 애가 싫다는데 당신은 억지로 지질탐사하러 이 무더운 여름에 칼산으로 데리구 간건 잘못이예요. 오히려 역작용을 놀고말았어요.”
    그러나 지학박사는 “아하이구, 이 일을 어쩜 좋소?” 하고 하늘을 쳐다보면서 앓음소리를 냈어요.
    수혜박사는 차잔을 지학박사에게 내밀면서 말하였어요.
    “너무 근심하지 마세요. 우성이가 우주학을 전공해도 역시 당신의 뜻을 이은게 아니겠어요? 그리구 우리 금붕어는 내 뜻대로 바다를 연구하고있으니까요. 장차 정말 우리 우성이가 예견한대로 하늘과 땅이 맞붙는 전쟁이 일아나도 우리 온집식구들이 코치아를 위해 큰 일을 할수 있다고 봐요.”
     그 말에 지학박사는 조금 위안되였어요. 그리하여 수혜박사의 손에서 차잔을 받아 조금 마시더니 차탁우에 놓으면서 무릎을 탁 치였어요.
    “그래, 우성이가 우주와 군사를 연구해도 좋지.”
    서재 문어귀에서 그 말을 엿듣고있던 금붕어는 도적고양이처럼 발뒤꿈치를 들고 발뼘발뼘 객실로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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