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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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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졸혼 제2권 (25) 김장혁
2022년 07월 10일 13시 04분  조회:1450  추천:0  작성자: 김장혁
              35. 추격

      여름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넘어갔다. 시내에는 가로등불이 하나, 둘 환히 켜지고 있었다. 금바늘이 어둠을 쏙쏙 찔러 몰아내고 누런 빛을 깔아주고 있었다.
      최혜영 국장은 공안국 박동묵 국장에게 전화해 시 공안국 경제대대 수사일군들에게 일체 정찰수단을 다 동원해 정호 행적을 면밀히 감시하라고 지시하였다.
     그녀는 포치가 끝나자 의자 등받이에 허리를 붙이고 뒤로 기대 앉아 눈을 살며시 감았다.
      (망아산 별장에 금은보화를 감춰덨다면 정호는 곧추 그리로 달려갈 거야. 금은보화를 부랴부랴 다른 곳으로 옮길 거구.)
       갑자기 전화벨소리가 울렸다.
정화번호를 피뜩 보니 박동묵 국장한테서 온 전화였다.
“예. 박국장, 뭐라고?”
최혜영 국장은 벌떡 일어났다.
“명도다방에서 살인사건 발생했다고? 예? 정희 살해됐다고? 아니, 웬 일입니까? 곧 갈게요.”
최혜영 국장은 사무실 문을 박차고 지하주차장에 내려갔다.
그녀는 경찰차에 앉아 쏜살같이 명도다방으로 달려갔다. 그녀는 정희가 불쌍했다. 량심적으로 정희한테 미안했다. 그간 정희는 자기 죄행을 낱낱이 탄백했고 검찰원의 사업을 협조해 최정호의 죄행도 아주 세세히 적발했다. 심지어 정호의 숱한 애인들의 정황도 몽땅 적발했었다. 그때 정희 적발자료를 보고 최혜영 국장과 검사들은 모두 입을 딱 벌렸다.
      최정호한테 애인관계가 그렇게 복잡할 줄은 몰랐다. 영희, 선희, 정희, 나영, 하영을 내놓고도 가무단의 애된 무용수애인도 여럿이 있었다.
      (정호가 정희 입을 틀어막으려고 살해했을가? 국장까지 해먹은 늙은 너구리가 그런 도깨비짓을 했겠는가?)
     최혜영 국장이 명도다방에 도착하자 박동묵 국장과 형사수사 주관 부국장, 형사수사대대 대대장 등이 마중했다.
     명도다방 사건현장은 보기 끔찍할 정도로 피비린내 나고 처참했다. 카운터에는쓰러진 정희 시체에서 뻘건 피가  줄줄 아직도 흘러내리고 있었다. 정희는 카운터에 푹 쓰러져 있었는데 머리가 보기 흉하게 수박처럼 두 쪼각으로 쪼개져 있었다. 쪼개진 머리에서는 아직도 뻘건 피와 뇌즙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박동묵 국장은 최혜영 국장을 한쪽에 데리고 가서 사건현지 수사정황을 간단히 회보하였다.
     “다방 녀복무원의 말에 의하면, 저녁 7시 10분 쯤 돼 복면강도가 뛰여들어와 다짜고짜 정희를 도끼로 찍어 살해했다고 합니다. 복면강도는 카운터 서랍을 뒤져 현금을 챙겼고 뒤이어 다방 여기저기를 뒤적였다고 합니다. 복면강도는 도끼로 녀복무원을 위협하면서 “돈 어데 뒀어?!” 하고 을러멨답니다. 조선말을 하더랍니다. 녀복무원이 바들바들 떨면서 ‘모른다.’고 하자 ‘다 저금했는가? 재수없어.’ 하고 부랴부랴 도망쳤다고 합니다.”
최혜영 국장은 오랜 형사수사일군 출신이였다.
그녀는 박동묵 국장에게 수사방향을 물었다.
“보복살인이라고 봅니까? 아니면 단순 강탈살인이라고 봅니까?”
박동묵 국장은 부국장과 형사수사대대장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단순 강탈살인이라고 보기 힘듭니다. 보복살인강탈 가능성이 아주 많아 보입니다. 강도는 다방 보스 정희만 살해하고 녀복무원을 살해하지 않았습니다. 이 점을 보면 보스 정희와 원한이 있는 놈이라고 보입니다.”
최혜영 국장은 머리를 끄덕였다.
박국장은 형사주관 부국장과 형사대대장을 둘러보았다.
부국장이 입을 열었다.
“아무리 담대한 놈이라고 해도 카운터 현금 몇장 뺏자고 살인까지 하겠습니까? 강도놈이 한 말을 보면 이 점을 충분히 증명해줍니다. 그 놈은 ‘다 저금했는가?’라고 했답니다.”
형사수사대대 대대장도 한마디 했다.
“정희한테 무슨 돈이 있다는 걸 아는 놈인 것 같습니다.”
“그럼 누가 젤 혐의 큽니까?”
최혜영 국장의 물음에 형사수사대대장이 대답했다.
“아직 확정할 순 없습니다. 혐의자들을 수사해 렬거하는 중입니다. 지금 젤 혐의가 큰 자는 대학교 허병칠 부장과 문화국 최정호 국장입니다.”
최혜영 국장과 박동묵 국장은 저으기 놀랐다.
“녀복무원의 말에 의하면 요즘 정희한테 웬 남성이 자주 전화도 오고 40대로 보이는 남자도 찾아도 왔는데 옥신각신 말다툼도 했다고 합니다. 주로 돈 때문에 다투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정희 보스가 ‘사흘 안에 10만 가져오라.’고 을러메기도 하는 걸 들었답니다. ”
그 말에 최혜영 국장은 피뜩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다방 몰카를 떼내 잘 살펴보십시오. 다방 어디엔가  도청기도 있는가 보십시오. 정희 보스는 다방에 장치한 도청기로 정호와 순정의 대화도 록음도 우리 검찰원에 제공했댔습니다.”
수사일군들은 즉시 명도다방 대청에 걸린 몰카를 뜯아내 돌려보면서 분석에 들어갔다.
몰카에는 확실히 강도가 정희를 살해한 동영상이 영화필림처럼 기록돼 있었다.   
 
복면한 강도가 다방으로 들어섰다.
강도는 가방에서 도끼를 빼들고 카운터로 씽 덮쳐갔다.
“앗!”
정희는 머리를 싸쥐고 비명을 질렀다.
강도는 다짜고짜 도끼를 휘둘러 정희 머리를 내리찍었다. 정희가 비명을 지르며 팔로 도끼를 막았다. 강도는 연신 도끼를 휘둘러 내리찍었다. 정희는 머리를 찍히고  카운터에 푹 쓰러졌다. 머리에서는 피와 뇌장이 솟구쳤다.
‘”앗!”
녀복무원이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처참한 참경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두 손으로 머리를 싸쥐고 화장실 쪽으로 도망쳐 숨었다.
복면강도는 카운터 서랍을 뒤져 현금을 챙겼다. 뒤이어 다방 여기저기를 뒤적였다.
복면강도는 도끼로 녀복무원을 위협하면서 조선말로 “돈 어데 뒀어?!” 하고 을러멨다.
녀복무원이 바들바들 떨면서 목 안으로 기여드는 소리로 대답했다.
“돈을 어데 뒀는지 난 모릅니다.”
“다 저금했는가? 재수없어.”
강도는 중얼거리며 도끼를 가방에 넣고 부랴부랴 도망쳤다.
한참 후 녀복무원이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쳐서 공안국에 사건을 신고했다…
 
한참 후 독수리복을 입은 누군가 피뜩 다방에 들어섰다가 살인참경을 본 후 스리슬쩍 나가는 것이였다.
 
최혜영 국장이 손을 쳐들었다.
“잠간! 저게 정호 아닌가? 찬찬히 보기오.”
동영상을 되돌려 멈춰세우고 찬찬히 보니 독수리복을 입은 자는 확실히 정호가 아닌가.
최혜영 국장은 박국장과 부국장 등 수사일군들을 둘러보면서 아주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정호 탄백에 의하면,  정희가 허병칠 부장과 가무단 림하영 부단장과의 추문을 퍼뜨리겠다고 협박했답니다. 정희는 허병칠 부장을 보고 집을 팔아서라도 배상금을 내라고 강요했다고 했답니다. 지금 보면 허병칠 부장이 젤 큰 혐의자입니다.  최정호가 사건조작 시간이 있는가, 복면과 변장을 하고 살인흉기 도끼를 갖출 새 있었겠는가, 그가 살인했으면 사건현지에 재차 나타날 필요 있겠는가 등등 여러 모로 잘 분석해보시길 바랍니다. 그가 금방 우리 검찰원 심문실에서 독수리복을 입고 나갔는데요.”
“이제 드론 추적이 들어올 겁니다. 분석하면 알 수 있을 겁니다.”
박동묵 국장도 한마디 했다.
“검사들이 망아산 별장에 정호를 추격하러 갔습니다. 그들이 돌아오면 정호가 혐의 있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이때 박국장의 핸드폰 벨이 다급하게 울렸다.
“뭐? 정호 별장에 들어갔다고? 나영인 별장에 계속 있소? 뭐라고? 별장에서 나온 적 없다고? 뭐? 정호가 들어갔는데도 전등불만 켜지고 아무런 동향도 없다고? 알았소. 개미 한마리 새나갈 틈 없이 포위하고 면밀히 감시하오.”
박동묵 국장은 형사수사대대장을 돌아보고 지시했다.
“허병칠은 중대살인강탈 혐의가 있소. 당장 련행하십시오.”
“옛!’
수사대대장이 부랴부랴 뛰쳐나갔다.
최혜영 국장은 정희피살사건에 정호가 혐의 적은 것을 보고 박동묵 국장을 다방 한쪽 구석에 데리고 갔다.
“박국장은 최정호와 친척관계 있잖고 뭡니까. 최정호사건을 회피하고 정희피살사건해명에 총력을 기울이십시오. ”
“예. 비록 정호와 순정누나 리혼한 사이지만 회피하는게 저도 편할 것 같습니다. 여기 수사정황 수시로 보고하겠습니다.”
최혜영 국장은 떠나가면서 박국장을 보고 당부했다.
“구체적인 수사방향 같은 건 검찰원 형사처에 보고하고 청시하도록 하십시오. 저에게는 수사 결과를 인차 알려주십시오.”
박국장은 머리를 끄덕였다.
“예. 알겠습니다.”
최혜영 국장은 경찰차를 타고 쏜살같이 검찰원 사무실로 돌아갔다.
그녀는 경찰차에 앉아 정희를 두고 개탄에 빠졌다.
(정희는 참 운명이 기구한 불쌍한 녀자야. 남편과 헤여지지도 않고 이른바 졸혼하고 숱한 남자들과 관계를 벌리면서 돈을 뜯어내고 사기치며 돌아다니지 않았는가. 나중에 검찰원에 찾아와 자기 죄행을 탄백하고 정호 죄행을 적발하고서도 또 허병칠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고 했다. 돈이 그렇게 귀중한가? 그래 돈을 긁어모으려고 졸혼했는가? 참, 기막힌 졸혼이야. 답답한 인생이야. 그래서 난 아예 결혼하지도 않아. 무슨 결혼, 리혼, 졸혼, 재혼이야? 사는게 너무 복잡하잖아? 독신으로 홀로 사는 내 인생 그래서 간단하고 홀가분해 좋지.)
최혜영 국장은 저녁식사할 새도 없이 사수실에 들아가 검사들의 새 정보를 기다렸다.
핸드폰 벨이 급촉하게 울렸다.
“박국장, 네? 허병칠이 도망쳤다고? 그놈 확실히 중대혐의 있군요. 모든 수단을 다해 허병칠을 나포하십시오.”
최혜영 국장은 핸드폰을 끄고 머리를 탁탁 쳤다.
(지금 정호 꼬리를 밟느라고 정신 없잖은가. 설상가상으로 허병칠이 딱 요때 끼어들어 수사망을 두개로 쪼개? 정호한텐 더 없이 좋은 엄호이지. 안돼. 정호 꼬리를 밟은 이상 절대 놓쳐선 안돼.)
그는 핸드폰을 들었다. 그녀의 세귀눈이 무섭게 치떴다.
“각 수사소조, 즉시 정호를 나포하고 별장을 수색해 금은보화를 색출하라.”
남검사와 경제대대 수사일군들은 명령을 받자 포위망을 좁히면서 별장을 접근했다.
남검사 핸드폰 벨이 또 급촉하게 울렸다.
“예. 최국장, 예? 만약 금은보화 없으면 별장에서 나왔다가 재차 습격하랍니까? 예. 그 말머리 되돌려 창으로 찌르기 전술 참 좋습니다. 지시대로 하겠습니다.”
남검사는 핸드폰을 내리더니 수사일군들에게 이리이리 하라고 하였다.
“예.”
수사일군들은 두개 소조로 나뉘였다. 한개 소조는 별장을 포위한 채 별장 주위에 매복해 있었고 한개 소조가 대문으로 다가갔다.
그들은 대문 초인종을 눌렀다.
초인종 화면에 번대머리가 환히 드러났다.
“누군가?”
“경찰이야.”
“경찰?”
정호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여긴 웬 일인가?”
“당신을 불의지재 은닉죄로 체포하러 왔어. 어서 대문을 열지 못하겠는가?!”
정호는 자못 시끄러운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두덜거렸다.
“무슨 불의지재? 금방 검찰원에서 심문했댔네. 아무 문제도 없다는게 밝혀져 석방된지 한시간도 안돼 또 체포하는가? 검찰원 최국장한테 신고하라오? 흥!”
남검사가 을러멨다.
“금방 최국장의 명을 받고 재차 체포하러 왔소. 별장을 물샘틈 없이 포위했으니깐. 다른 수작할 궁리 말고 어서 대문을 열엇!”
정호는 낮에 최국장과 함께 자기를 심문하던 남검사를 보자 덴겁한 표정을 지으면서 대문 자물쇠를 절컥 벗겼다.
남검사와 수사일군들이 대문을 열고 별장 안으로 우르르 뛰여들어갔다.
“에이, 못 살겠다. 원, 맨날 체포, 체포야?”
정호는 마중 나와 두 팔을 내들었다.
“쇠고랑이를 채우십시오. 또 석방하지 않는가 보오.”
“나영인 어디로 빼돌렸는가?”
정호는 쇠고랑이를 찬 손을 쳐들어보였다.
“나영이라니? 듣다 첫소리오. 나영이 어째 이런 골안에 오겠소?”
남검사는 바투 들이댔다.
“시치미를 따지 말고 말하시오. 오전에 오디차에 나영이를 여기 싣고 온 걸 다 아오.”
“오- 그런 일 있었는가? 심문받느라고 해감해 깜빡.”
“나영을 어디에 감췄소?”
정호는 검사의 질문에 능청을 떨었다.
“아니, 무슨 보배라구 감추겠소? 어디 갔는지 나두 이상하오. 잘 찾아보오. 나도 나영이를 찾으면 회보하지.”
남검사는 정호 턱 밑에까지 다가와 질문했다.
“금은보화를 어디에 감췄소?”
“야, 또 금은보화입니까? 내겐 금은보화란게 없습니다. 들춰보십시오.”
남검사는 수사일군을 보고 정호 손목에 쇠고랑이를 채우라고 했다.
정호는 쇠고랑이를 채운 손목을 쳐들고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수사일군들은 수색에 달라붙었다.
혹시 갱도 있는가 해 물독을 치우고 보았다. 갱도는 보이지도 않았다.
벽을 샅샅이 훑어보았다.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몇몇 수사일군들은 지하주차장에 들어가 수사했다. 오디표찌프가 그대로 서 있었다.
몇몇 수사일군들이 차문을 열고 서캐 훑듯 샅샅이 뒤졌다.
“이걸 보십시오 .”
숫사일군이 차 뒤꽁무니 짐상자에서 옥구슬 몇알을  쳐들어보였다.
남검사는 전지불로 이리저리 비춰보더니 중얼거렸다.
“분명 여기에 금은보화를 감췄다가 어디에 치운 거 같소.”
지하주차장 벽도 샅샅이 살펴보았다.
갱도 입구로 보이는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수사일군들은 별장 밖에 나가 마당도 여기저기 뚜져보았다.
정호는 열린 창문으로 번대머리를 내밀고 빈정거렸다.
“보라니깐. 땅바닥까지 열길을 파보란 말이오. 무슨 금은보화 있는가?”
남검사는 정호를 돌아보더니 별장 안에 들어왔다.
그는 서류가방에서 옥구슬 몇알을 꺼내 들고 따졌다.
“이건 뭐냐? 오디차 안에서 발견됐어. 금은보화를 차에 감췄다가 어디에 숨겼어?”
“흥. 아마 순정이 차에 떨군 거 같소. 오디차는 순정의 차오. 오늘 개업식에 갔다가 빌었을 뿐이오. 이른바 금은보화도 몽땅 순정한테 있지. 내게 하나라도 있으면 내 손바닥에 장을 지지겠소…”
남검사는 옥구슬을 서류가방에 되넣으면서 날카롭게 말했다.
“우린 꼭 금은보화를 찾아내 당신의 부패상을 백일하에 밝혀낼 것이오.”
정호는 남검사를 비웃었다.
“하하하. 참 장하오. 검사라면 그래야지. 드높은 책임성에 감복하오. 그러나 아무런 증거도 없이 억울한 사람을 자꾸 체포하는 건 아니지. 안 그래? 자칫 잘못 사람을 잡았다가 자기도 다칠줄 아오.”
“지금 검사를 위협하는 거야?”
“내 어찌 언감 대검사님을 위협하겠소. 쇠고랑이를 찬 주제에. 안 그래?”
늙은 너구리는 우멍눈을 찔끈 감아보였다.
“쇠고랑이나 풀게. 무죄하다는 걸 이젠 알만하겠지?”
한 수사일군이 쇠고랑이를 풀어주었다.
한 수사일군이 남검사를 불러 한쪽으로 가더니 뭐라고 회보하는 것 같았다.
정호는 수사일군들이 헛물을 켠 것을 보고 득의양양해 능글거렸다.
“손목이 아파 죽겠소.”
정호는 퍼렇게 이문 손목을 매만지면서 남검사를 보고 빈정거렸다.
“참 답답한 친구라구. 정치야 이 어른이 더 잘 알지.”
뒤이어 조롱까지 해댔다.
“그렇게 검사를 해선 안되오. 선배로서 충고하오. 그저 우에서 시키는대로만 해서 되오? 검사는 법과 도리를 지키고 자기 머리로 사건을 수사하고 처리해야 하오. 이렇게 무고한 사람을 억울하게 시달리게 하고서야 언제 정치실적을 쌓겠소. 괜히 처분이나 받지 마오. 치적해 최국장 밑까지 올라가기는 고사하고 다치겠소.  ㅋㅋㅋ. 참 가소롭소. 금은보화 나질데 가서 파보란 말이오. 참 코 막고 답답한 친구라구. ㅎㅎㅎ.”
“닥쳣!”
남검사는 숱한 수사일군 앞에서 자기를 조소하는 것을 용서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간신히 인내성있게 참아냈다.
“최국장, 미안하오. 편히 쉬십시오. 우린 절대 무고한 사람을 체포하지 않습니다. 또 범죄자를 한놈도 놓치지 않을 것입니다. 명심하십시오. 언제든지 죄를 탄백하러 찾아오는 것을 환영합니다.”
“시끄럽소. 무고한데 뭘 탄백하란 말이오? 이젠 다시 오지도 마오. 괜히 또 헛물켜겠소. “
정호는 번대머리를 쓱 닦으면서 빈정거렸다.
“빠이! 빠이!”
수사일군들은 모욕감까지 느끼면서도 별수 없이 수사책략대로 별장에서 철수했다. 그들은 별장에서 한 백메터 떨어진 수림에 이르자 몽땅 찰싹 땅바닥에 배를 붙이며 단풍나무숲 속에 엎드렸다.
드론이 밤하늘을 가르며 별장 부근에서 배회했다.
갑자기 별장 부근에 어둠 속을 헤치며 웬 녀성이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살금살금 별장으로 다가왔다.
레이자망원경으로 보니 웬 금발미녀가 아닌가?
남검사가 망원경으로 찬찬히 뜯어봐도 나영은 아니였다.
(정호한텐 애인이 많지 않은가. 혹시 나영 말고 하영인가? 하영은 금발머리 아닌데. 누굴가?)
남검사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는 수사일군 몇을 불러 나직이 분부했다.
“저 금발미녀를 불러오세요. 자칫 저 금발미녀 때문에 우리 수사계획을 망치겠소.”
“예.”
몇몇 수사일군들이 단풍나무 숲을 헤치고 살금살금 금발미녀한테로 다가갔다.
저게 뭐야?
수사일군들이 접근하는 것을 발견한 금발미녀는 나는듯이 달렸다. 수사일군들이 거의 따라잡자 금발미녀는 갑자기 두 팔을 쫙 펼치더니 수림 속에서 어두운 밤하늘에 훨훨 날아올랐다.
“저런, 저게 뭐냐?”
금발미녀는 별장 주위 상공에 날아올라 드론과 함께 배회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남검사나 수사일군들이나 모두 아연실색했다.
“아니, 우린 드론 밖에 띠운게 없는데. 갑자기 저게 뭔가?”
금발미녀는 문걸이 정호를 감시하라고 보낸 미녀로봇이였다.
미녀로봇은 별장 상공을 배회하며 별장 안을 감시하다가 산중턱으로 훨훨 날아올라가는 것이였다.
이때 갑자기 망아산 중턱 소나무숲 속에서 한가닥의 헤드라이터가 이쪽을 비추며 내려왔다. 오토바이 엔징소리가 고즈넉이 잠들었던 수림을 깨우며 수림 길로  고개를 넘어가고 있었다.
“별장을 재차 수색합시다. 출발!”
남검사가 손을 홱 휘둘렀다. 그는 이때 쯤이면 정호가 한창 금은보화를 다른 곳에 옮겨 치우리라고 추측했던 것이다.
수사일군들은 수림 속에 매복해 있다가 별장으로 맹호처럼 덮쳐갔다.
그들은 고개 넘어 사라지는 오토바이와 미녀로롯에는 하나도 개의치 않고 별장을 에워싸고 대문으로 접근해갔다.
몇몇 수사일군들이 대문 초인종을 눌렀다.
쥐 죽은듯이 조용한 별장 안에서는 아무런 동정도 반응도 없었다.
남검사가 고함쳤다.
“최정호! 대문 열엇!”
그러나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빨리 대문을 넘어가기오.”
수사일군들은 대문을 바라올라가 넘어갔다.
그들은 대낮처럼 환히 전등불이 켜진 별장 문을 박차고 뛰여들어갔다. 그런데 정호나 나영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수사일군들은 아연실색해지고 말았다.
“이 놈이 하늘로 증발했어?”
“땅 밑으로 스며들었어?”
“한 반시간 전에 정호가 별장에 들어오지 않았는가? 나영인 오전에 들어와서 근본 나간 적도 없잖은가?”
수사일군들은 너무 이상해 서로 마주보며 중얼거렸다.
“우리 물샘틈없이 포위한데다가 드론까지 24시간 감시했는데 어디로 도망쳤단 말인가?”
최혜영 국장은 정호와 나영이 사라졌다는 보고를 받고 나포행동이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느꼈다.
“최정호, 교활한 놈, 도적이 발등이 저리다고 죄가 두려운게지? 도망치면 어디로 도망쳐?”
최혜영 국장은 녀검사를 불렀다.
녀검사도 밤늦도록 집에 가지 않고 근무하고 있었다.
“위치추적기로 최정호 핸드폰 위치를 추적하오. 그리고 정호 애인들의 핸드폰도 동시에 감시하오.”
“네.”
녀검사가 전자기무실에 들어가 위치추적기를 작동했다. 최혜영 국장도 따라 가 살폈다.
그들이 살펴보니 정호의 손목시계형핸드폰은 망아산 수림 속에 멈춰 있었다.
최혜영 국장은 인차 정호 손목시계핸드폰 위치를 도편으로 캡쳐 검사 위챗그룹에 올렸다.
“아니, 이 놈이 어느새 포위망을 뚫고 산 중턱까지 도망갔어? 날개라도 달렸단 말인가?” 가자!”
남검사는 도리머리를 홰홰 저었다.
최혜영 국장은 수사일군들에게 말했다.
“별장에 가능하게 지하갱도 있을 거요. 세심히 수색하오!”
 수사일군들은 두개 소조로 나뉘여 한 소조는 망아산 중턱 소나무 밭으로 올라갔다.
한개 소조는 남검사가 이끌고 별장을 재차 수색했다.
몇몇 수사일군들이 벽단스를 훌 열어제꼈다. 남자 옷견지 몇벌 걸려 있었다. 옷을 훌 젖히자 벽단수 밑바닥에 구두발자욱이 찍혀 있었다.
“벽단수에 갱도 입구가 있습니다.”
남검사가 황급히 지하주차장에서 별장 안으로 뛰여올라왔다.
남검사가 수사일군이 가리키는 벽단수 뒤벽을 미니 갱두 입구 문이 훌 열리지 않겠는가.
한키나 되는 갱도 입구가 드러났다.
“교활한 놈, 여기서 빠져나갔구나.”
남검사는 수사일군들을 돌아보았다.
“추격!”
수사일군들은 우르르 갱도로 뛰여들어갔다.
갱도는 한 30메터 좌우 들어가 세멘트로 꾸민 망아산 수림 속 방공굴과 통했다. 방공굴에는 출구가 여러개 있었다.
“잠간!”
남검사는 금방 수림 속에서 본 오토바이 헤드라이터 불빛이 떠올랐다.
“혹시 그놈이 이 갱도로 해 오토바이를 타고 도망치지 않았을가?”
그러나 수사일군들이 별장 쪽 갱도 흙바닥을 살펴보니 오토바이 바퀴자국은 하나도 없었다.
남검사는 이상해 도리머리를 젓더니 수사일군들에게 손을 홱 휘둘렀다.
“두개 소조로 나눠 추격합시다. 한개 소조는 갱도를 따라 추격, 한개 소조는  수림속에 나타난 수상한 오토바이 행적을 추격합시다.”
남검사는 즉시 핸드폰을 들었다.
“최국장님, 별장에서 지하갱도를 발견했습니다. 정호와 나영은 모두 이 갱도로 도망친 것 같습니다. 예. 알았습니다. 두갈래로 나뉘여 추격하고 있습니다. 예. 새 정황 있으면 보고하겠습니다.”
남검사는 한개 조를 데리고 경찰차를 몰고 쏜살같이 망아산 수림을 벗어났다…
최혜영 국장은 사무실로 돌아가 컴퓨터에 마주 앉아 마우스로 이것저것 클릭해 열어보고 살폈다.
컴퓨터에는 정호와 숱한 애인 관계 및 핸드폰 번호, 단위와 주거지 위치 등 설명도가 나타났다.
지금 공안국 정보처와 검찰원 정보처에서는 정호와 숱한 동생들과 친척, 친구, 심지어 애인들의 통화내역까지 일거일동을 도청하고 감시하면서 정보를 분석해 도표를 작성하고 있었다. 
       최혜영 국장이 정보처에서 제공한 정보도표를 보면서 놀랐다.
       정호에게는 본처 순정 외에도 영희, 정희, 나영, 하영 등 애인 여럿이 있었다. 그녀들 가운데서 정호와 제일 통화가 제일 많은 녀성은 나영과 하영이였다.
      "어째 정호와 정희 통화가 상대적으로 적을가. 정호가 잠시 정희네 명도다방에 얹혀 살기에 대면할 기회가 많을 수 있지. 그래서 통화가 적었을가? 아니면, 정희가 돈을 자꾸 달라고 떼를 써서 고의로 멀리한 걸가?"
      이때 핸드폰 벨이 급촉하게 울렸다.       
      "예, 박국장, 뭐? 정희네 다방에도 금은보화 없다고? 예. 저금통장 밖에 없다고? 예. 알았습니다."
       최혜영 국장은 핸드폰을 내리고 중얼거렸다.
"정희네 다방에도 두지 않았다지. 교활한 놈, 금은보화를 도대체 어디에 두었지? 림하영 부단장한테 뒀을가?"
        최국장은 인차 핸드폰을 들었다.
       "박국장, 가무단 림하영 부단장을 면밀히 감시하십시오. 네. 림단장은 정치야심이 있을뿐만 아니라 꽤나 탐욕스러운 녀자입니다. 혹시 정호의 금은보화가 림단장한테 갔을지 누가 압니까? 네. 꼭 림단장을 주시해주십시오."
       최혜영 국장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예지로 번쩍이는 세귀눈으로 창 밖을 잠간 응시하였다. 뒤이어 그녀는 통화내역과 정보자료 도표를 보면서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심지어 황선희 주임의사도 정호와 꽤나 많이 통화하지 않았겠는가. 
       “헛참, 일본까지 류학갔다가 온 박사가 왜 이런 색마와 사귀지? 참, 어처구니없어. 구경 정호한테 무슨 엿이라도 달렸어? 남편도 아니고 정호와 함께 일본에 관광가려고 수속까지 해주느라고 손수 뛰여다녀? 구경 정호한테 무슨 매력이 있기에 숱한 녀성들이 줄을 서서졸졸 몸까지 바치면서 묻어다녔지? 후-”
     최혜영 국장은 허구픈 웃음을 지으면서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정호 같은 색마를 만났더라면 무슨 개고생했겠지 몰라. 그때 그만두고 시집가지 않은게 잘했지. 세상에 정호 같은 남자 어디 하나 둘이겠어?”
그녀는 잠간 30년 전 정호와 있은 혼사를 두고 추억에 잠기고 말았다.
최혜영 국장은 대하소설 “진달래 소약곡”에도 등장했던 인물로서 원명은 최은영이였다. 그녀는 대학교 시절에 승호라는 선배를 사랑했다. 승호는 이 세상에 남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첫사랑이였고 지금까지 유일한 련인이였다. 그런데 최은영은한밤중에 대학교 뒷산 소나무 숲속에서 승호와 련애하다가 세 놈 강도들에게 붙잡혀 불행하게도 륜간당했다.
     최혜영은 지금도 륜간당하던 일을 회억하기조차 몸서리쳐졌다.
     
      그녀와 승호가 달밝은 밤에 한창 학교 뒷산 소나무숲 속  우묵히 꺼져들어간 구덩이에서 열련에 빠져 키스할 때였다.
     "꼼짝 말엇!'
     강도 세 놈이 굶주린 승냥이들처럼 덮쳐들었다.
      "은영이, 빨리 도망치오!"
     승호는 은영을 보호하면서 세놈과 피어린 박투를 했다. 그는 젤 먼저 비수를 휘두르는 강도놈을 슬쩍 피하면서 뒤따라 덮쳐드는 강도놈을  발길로 차넘겼다. 세놈은 와락 달려들어 비수로 승호 허벅다리며 엉덩이며 비수로 마구 찍었다. 승호는 피못 속에 털썩 쓰러졌다. 두 놈은 승호를 소나무에 비끌어맸다. 한 놈은 그때까지 얼마 달아나지 못한 은영을 쫓아가 붙잡아 둘러메쳐놓고 발로 팔을 꽉 밟았다. 
    세놈은 야수처럼 달려들어 포승줄로 은영마저 두 팔을 뒤로 결박해놓고 치마를 벗겼다. 강도들은 고의로 소나무에 결박해놓은 승호 앞에까지 그녀를 끌고 와서 보란듯이 륜간하였다.
    구덩이에서는 은영이 다 죽어가는 비명을 질렀다... 
     
     세상을 놀래운 그번 륜간사건은 완전히 승호가 짓밟힌 허경옥이란 녀자의 사촌형제들이 한 짓이였다. 륜간범들은 셋 다 사형당했다. 그러나 그 처참한 륜간사건으로 인해 그녀의 인생은 엉망진창이 되게 망가지고 말았다.  최은영은 대학교를 졸업할 때  최혜영으로 이름을 고치고 타현 검찰원에 검사로 배치받아 사업하였다.
      그때 창인 문걸이 자기 친구 최정호를 그녀한테 소해해주었다. 그런데 최혜영은 륜간사건에서 너무나도 충격받은데다가 승호가 배후에서 자기를 배신하고 숱한 처녀들의 정조를 유린한 것을 안 후 아무와도 련애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녀의 마음 속에는 사랑이란 가슴 쓰라린 쓰디쓴 한과 공포 밖에 남지 않았다. 그녀의  눈에는  남자들은 배신자, 위선자로 보이기만 했다. 그녀에게는 남녀 사랑과 성을 생각하면  단맛과 쾌락이 아니라세 강도놈들한테 륜간당한 기절초풍할 공포 밖에 남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녀는  색마를 한없이 증오하고 격분해한다.
     색마에 대한 증오는 그녀로 하여금 심지어 자기를 그렇게 따르던 대학선배  성호마저 거절하고 종신 결혼하지 않고 홀로 살려고 지독한 마음을 굳히게까지 했다. 그리하여 최혜영은 문걸이 연 친구파티에서 종호, 범송 등 선배들이 모인 장소에서 한번 피뜩 정호를 보았을뿐 다시는 만나주지도 않았다.
      문걸은 혜영과 성호 사이 애매한 관계를 모르고 당시 부시장이였던 혜영의 아버지를 찾아가 정호를 하늘만큼 번쩍 높이 춰주면서 정호와 혜영의 혼사를 성사시키려고 들었다.
       뜻밖에도 혜영의 아버지는 문걸한테 정호의 이것저것 묻더니 단마디로 반대해나설 줄이야.
       “이 혼사는 절대 안되오. 그 총각 충주 최씨라고 하잖았소. 어떻게 충주 최씨끼리 집안혼사를 한단 말이오.”
      최시장은 말은 그렇게 완곡하게 거절했지만 혼사말을 거절한데는 그뿐만이 아니였다. 정호는 시골농촌 출신인데다가 맏이기에 부모를 모셔야 할 자리였다. 설상가상으로 정호는 아래에 숱한 동생들도 있었다. 무남독녀 딸을 개고생시키자고  그런 농민 자식한테 주겠는가. 
      그리하여 정호와 혜영의 혼사는 끝장나고 말았던 것이다.
“아버지, 아버지가 저를 구했어요. 이런 색마를 다 대학교 교원이라고 만났더라면 내 무슨 고생했겠습니까? 아버지, 이래서 제가 시집가지 않아요. 세상 남자들 믿을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녀는 타현시로 가서 검사로 된 때부터  정호와 같은 부패분자들과 녀자들의 정조를 짓밟는 색마들을 한없이 증오했다. 검사로 돼서부터 그녀는 부패분자들과 색마들이라면 쌍불을 켜고 수사해내고 법에 의해 처벌했다. 그녀는 그것을 인생의 락으로 삼고 살아왔던 것이다.  
최혜영 국장은 혼자 중얼거리면서 컴퓨터 마우스로 아래 쪽으로 내려가면서 클릭했다.
컴퓨터에는 뒤이어 최정호가 미리 떼놓은 숱한 국내 비행기표와 출국 비자가 줄줄히 나타났다.
(이놈, 부패분자 도대체 어디로 도망치려는 건가?)
살펴보니 국내선만 해도 곤명행, 상해행, 북경행, 해남도 삼아행  비행기티켓이 있었다.
국제선도 수두룩했다. 울라지보스또크행, 오사까행, 도꾜행, 로스안젤레스행, 인천행, 부산행 비행기티켓도 있었다.  그런데 리륙공항은 북경, 상해 포동, 청도, 연태, 남경, 장춘, 할빈, 항주, 광주, 해남도… 전국 산지사방에 다 있었다.
그중 미국 로스안젤레스행 비자는 나영과 동행으로 돼 있었다. 미국행 출국수속은 문화국 인사과장이 나서서 해결해놓았던 것이다.
일본 오사까행 출국 수속은 병원 황선희 박사와 동행으로 돼 있었고 도꾜행은 나영과 동행으로 돼 있었다. 오사까 자유관광비자는 황선희의사가 수속해놓았다고 했다.
(황선희와 나영이 행방을 주목해야 해. 그럼 수박 넝쿨을 따라 수박을 찾아내듯이 정호 행방을 찾아낼 수 있을 거야.)
로씨야 울라보지또크행 수속은 놀랍게도 정희와 묶여 있었다.
“뭔가? 정희를 살해할 예산이였으면 출국계획까지 했을가?”
최혜영 국장은 량미간을 갸우뚱하며 세귀눈을 찡그렸다.
“아니야. 단순하게 볼 순 없어. 숱한 출국 수속을 해놓아 살인계획에 연막탄을 쳐놓았는지 누가 알겠는가?”
최혜영 국장은 눈쌀을 찌프리며 추격나포작전을 두고 착잡한 생각에 잠겼다.
분명 정호가 미리 자기 도주선로를 혼란하게 만들어 연막탄을 쳐놓고 수사망을 피하려는고 한 짓임이 틀림없었다. 검찰원에서도 그 숱한 곳에 수사일군을 보내기도 힘들었다. 물론 당지 공안국과 공항 파출소들의 협조를 받을 수는 있었다.
(고약한 놈, 우리 수사망을 흔들어보려고? 네놈이 날개 달렸다고 해도 인민법망을 벗어나지 못해.)
최혜영 국장은 우선 정호가 시 구역에서 벗어날 시간이 없은 점을 고려해 먼저 시 교외에까지 수사망을 물샘 틈 없이 치고 서캐 훌듯 수사할 것을 전 시 수사일군들에게 지시하였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수사에 여지를 두고  최정호와 나영, 허병칠을 나포할데 관한 공개수배령을 전국 각지에 공포하기로 결정하였다. 또 시를 벗어나 지역상급검찰원과 성 검찰원에 최정호와 나영 나포건을 보고해 지역과 성 범위를 벗어나 전국적인 협조를 구했다.
밤하늘을 타고 전보가 오가고 인터넷을 통해 공개수배령이 전국 각지에 전파됐다. 하루 밤사이에 무선전을 타고 넓고 넓은 천라지망이 널리 펼쳐져나갔다.
보이지 않는 천군만마가 추격작전에 동원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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