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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입방아쟁이 악어 김장혁
2020년 11월 16일 16시 29분  조회:787  추천:1  작성자: 김장혁





                                              

동화

     
        입방아쟁이 악어
                         김장혁

 
       악어는 쩍하면 톱날 같은 이발을 드러내고 입방아질해 하마랑 위협하면서 나일강 사냥터를 독점하려고 했지요. 그런데 하마는 거들떠보지도 않으면서 나일강 사냥터를 떠날 념을 하지도 않았어요.악어는 라이벌 아가하마가 눈에 든 가시처럼 미웠어요.
        어느날, 하마는 흙탕물에서 자맥질하면서 잉어를 잡아먹고 있었어요. 악어는 퉁사발 같은 눈만 물 우에 내놓고 교활한 빛이 서린 눈알을 팬들거리며 하마한테 헤염쳐 갔어요.
        “하마야, 흙탕물에 뭐 있다고 대가리를 파묻고 그래? 저기 바다에 가려무나. 바다에는 물고기천지야.”
뜻밖에 하마는 헤염쳐 악어를 피하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흥, 날 얼려 보내려고? 어림도 없어.”
악어는 입방아를 찧어 하마를 얼려 바다에 보내려고 했는데요. 그런데 하마는 좀처럼 나일강물을 떠나가려고 하지도 않았어요.
악어는 톱날 같은 이발을 쁙쁙 갈더니 고래고래 고함쳤어요.
“나일강물의 물고기는 몽땅 내 거야. 당장 물러가지 못해!”
그러자 하마는 앞다리로 물에 커다란 반원을 그리며 맞받아 고함쳤어요.
“흙탕물 하늘 만큼 땅 만큼 몽땅 내 거야.”
악어는 아가리를 쫙 벌리며 음흉한 톱날이발을 드러냈어요.
“흙탕물에서 물러가지 않겠느냐? 물러가지 않는 날엔 널 어떻게 만들어놓는가 봐라!”
그러나 하마는 겁나하는 기색이라곤 꼬물만치도 보이지 않았어요.
“나일강물은 내 고향인데 어째 물러가?”
악어는 하마 눈치를 힐끔 곁눈질하면서 위협했어요.
“하루 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고. 언감 어른과 대들어? 내 입방아 한번 찧으면 네놈이 어데 날려가 처박힐줄도 몰라.”
그때 하마가 부드러운 말투로 말렸어요.
“악어야, 우린 다 나일강물에서 태여났잖아? 싸우지 말고 서로 화목하게 보내자.”
“안돼, 옛말이면 듣기나 좋지? 어림도 없어! 흥!”
그때 하마는 뜻밖에도 잉어를 물어 악어 앞에 훌 던졌어요.
“옛다! 아침을 굶은 거 같은데. 잉어나 먹고 나하구 싸우지 말라!”
“그럼 그렇겠지. 흥, 이 악어어른 겁나지?”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겁나 피하는가 해?”
하마는 이렇게 말하려다가 화목을 위해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꿀꺽 삼켰지요. 그는 악어한테 잉어를 양보하면서라도 어떻게 하나 악어와 충돌하기 싫었던 거죠. 속담에도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하지 않았어요.
욕심 많은 악어는 하마의 착한 마음을 받아들이기는커녕 계속 나일강물에서 하마를 몰아내려고 했어요.
악어는 량미간을 기우뚱 찌프리고 못된 궁리를 굴리고 또 굴렸어요. 그는 나일강물에서 한창 잉어잡이를 하는 하마를 노려보면서 톱날이발을 쁙쁙 갈았어요. 그런데 정면으로 충돌해서는 하마를 이길 것 같지 못했어요.
궁리 끝에 그는 뭍에 슬금슬금 기여올라갔어요. 동물공원 안에서 한창 나무잎을 뜯어먹는 기린과 코끼리가 눈에 띄였어요.
“아차, 저 놈들을 리간질해 하마하구 싸우게 해야지. 으흠.”
악어는 엉큼한 궁리를 굴리면서 먼저 기린한테 기여갔어요.
“에헴, 목이 길기도 길다. 어쩜 하늘 꼭대기 나무 잎도 다 뜯어먹어? 그러게 뭇짐승들마저 널 보고 목이 긴 것만큼 싱겁다고 하지.”
“뭐라고? 누가 그래?”
“저기 흙탕물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하마 그러던데. 에헴.’”
기린은 긴 목을 나일강물 쪽으로 빼들고 나일강물에서 한창 자맥질하며 물고기잡이를 하는 하마를 내려다보았어요.
“하마는 목이 짧은 만큼 기딱막힌 소리만 내질러.”
열이 나하는 기린을 보고 악어는 더 큰 쐐기를 콱 박아넣었어요.
“하마는 방귀 한방이면 싱거운 꺾다리 기린의 모가지를 날려보낸다더라.”
“뭐라고?”
“전번에 원숭이마저 그놈새끼 방귀에 물폭탄을 맞고 날아났다더라.”
그때 원숭이가 나무가지 우에서 고함쳤어요.
“기린아, 그런 일 없어. 악어는 거짓말쟁이야.”
그러나 기린은 반신반의하면서 긴 목을 빼들고 멍해 서 있었어요.
그때라고 악어는 하마를 한 입 더 꽉 물어뜯었어요.
“하마 글쎄 기린을 가만 놔두지 않겠다고 윽윽 벼르잖겠어.”
“그랬는덴 어째?”
“하마를 가만 놔두겠어?”
“하마가 떠들겠으면 떠들라지. 날 어쩐단 말이냐?”
악어는 자기 리간질이 먹혀 들어가지 않자 억이 막혀 입을 쫙 벌렸어요.
한참 후에야 악어 톱날이발 두새로 이런 말이 간신히 새여 나왔어요.
“원, 세상에, 자기를 잡아먹겠다는데도 가만 놔둔단 말이냐?”
기린은 성을 내긴 고사하고 계속 나무잎을 뜯어먹지 않겠어요.
“하마는 흙탕물에서 살고 나는 땅 우에서 나무 잎을 뜯어먹고 사는데 무슨 상관이냐? 흥! 작작 리간질해라.”
악어는 안달아나서 기린의 껑충한 다리 밑에까지 어슬렁어슬렁 기여가 쳐다보면서 계속 리간질했어요.
“그래 진짜 하마를 가만 놔둘 작정이냐?”
기린은 개의치도 않았어요.
“개는 짖어도 필림은 돌아가.”
악어는 자기 말을 귀등으로 흘려보내고 나무잎을 뜯기만 하는 기린을 보자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기린한테서 코를 떼운 악어는 이번에는 코끼리한테 어슬렁어슬렁 기여갔어요.
코끼리는 길다란 코를 들어 높다란 나무가지의 잎을 뜯어 우물우물 씹어 먹고 있었어요.
악어는 톱날이발을 빼물고 또 입방아를 찧었어요.
“코끼리야, 저 기린을 가만 놔두겠니?”
“왜?”
코끼리는 파초귀 뻘쭉해졌어요.
그때라고 악어는 기린을 씹어댔어요.
“저 기린이 금방 뭐라 했는지 아느냐?”
“뭐라더냐?”
“‘자긴 코끼리보다 키 엄청 더 크다.’면서 우쭐거리지 않겠느냐?”
“뭐라고?!”
“그뿐이 아니야. 기린은 여기 동물공원 나무 잎은 몽땅 자기 거란다. 누가 자기 나무잎을 뜯어먹는 날엔 맑은 하늘에서 생벼락이 친다고 하잖겠느냐.”
“뭐라고? 저 놈 기린을 놔두는가 봐라.”
코끼리는 성이 나서 거치른 숨을 몰아쉬며 당장 기린한테로 헐금씨금 덮쳐갔어요.
악어는 자기 입방아질에 놀아나는 코끼리를 보고 잘코사니를 부르면서 나일강물에 스르르 기여들어갔어요. 그는 흙탕물에 터덜터덜한 몸을 감추고 갼특한 두 퉁사발눈알만 물 우에 내놓고 팬들거리며 기린이 어떻게 혼빵나는가 구경하였어요.
코끼리는 길다란 코를 빼들고 당장 기린의 길다란 목을 휘감을 상 했어요.
“아니, 아침부터 왜 이래?”
기린은 저리로 껑충껑충 뛰여 도망치면서 다급히 소리질렀어요.
코끼리는 길다란 코를 쳐들고 삐죽한 상아를 빼물고 뒤쫓아가며 고래고래 고함쳤어요.
“뭐? 여기 동물공원 나무잎은 다 네 거라고? 키 크면 다냐? 이 놈 꺽다리야, 오늘 어디 혼나봐라!”
코끼리는 도망치는 기린의 뒤다리를 길다란 코로 휘감아당겼어요. 그 바람에 기린은 허망 엉덩방아를 찧으며 힌들 넘어갔어요.
원숭이랑 우르르 모여들어 코끼리와 기린이 싸우는 것을 구경하다가 누가 상할가봐 말렸어요. 그러나 말려도 쓸데 없었어요. 저쪽에서 악어는 속이 씨원해 시누런 톱날이발이 다 드러나게 주둥이를 헤벌리고 헤헤 웃어댔어요.
“아니, 왜 이래?”
기린은 껑충 뛰여나더니 덮쳐드는 코끼리를 뒤발질했어요. 그 바람에 기린의 뒤발질에 코끼리는 그만 빼물었던 상아를 탁 채웠어요.
떵!
“아야! 생이발이 부러지겠다. 이놈, 꺽다리야, 내 이빨 한대 천금 주고 못 바꿔! 배상해라!”
코끼리는 코를 휘둘러 기린의 뒤발을 휘감아 휘둘렀어요. 그 바람에 꺽다리 기린은 땅바닥에 펄러덩 주저 앉고 말았어요.
“어디 죽어봐라!”
코끼리는 상아로 기린을 마구 찔러댔어요. 기린은 껑충 뛰여 일어나 저쪽으로 도망쳤어요.
“여기에 다시 나타나기만 해 봐라. 가만 놔두지 않겠어. 흥!”
펄펄 날뛰는 코끼리 코방귀에 주먹 만큼한 돌멩이마저 마구 날려갔어요. 땅바닥에서는 씨뿌연 먼지가 일었어요.
“박수! 박수!”
그때 악어는 앞발로 박수까지 치면서 흙탕물에서 기여나왔어요.
“코끼리가 왕이야!”
코끼리는 우쭐해 길다란 코를 휘두르며 마구 날뛰였어요. 그러다가 나일강가에 서 있는 사발밑굽만한 통나무를 휘감어 쑥 뽑아버렸어요.
“박수! 박수!”
악어의 함성에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졌어요.
코끼리는 힘자랑을 하면서 우쭐거렸어요.
“흥! 누가 감히 나하구 덤벼들어?! 내 코방귀 한방이면 없다, 없어!”
그때 악어가 끼여들었어요.
“코끼리야, 저 하마 널 뭐라고 모욕했는지 아느냐?”
“응? 조 놈이 뭐랬어?”
그때라고 악어는 톱날이발을 드러내며 또 입방아를 찧었어요.
“방귀 한방이면 날아갈 뚱보라고 욕했어.”
“뭐라고?”
코끼리는 성이 나 펄쩍 뛰였어요. 그 바람에 코끼리 발에 밟혀 땅바닥에 커다란 홈채기까지 생겨났지요.
“코방귀 한방이면 날아갈 놈, 감히 이 어르신을 모욕해?!”
코기리는 퉁사발눈알을 떼굴떼굴 굴리면서 두리번거렸어요.
그때라고 악어는 앞발로 나일강을 가리켰어요.
코끼리는 씩씩거리며 파초귀를 너펄거리면서 곧추 나일강 쪽으로 달려갔어요.
그때 때마침 하마가 잉어를 물고 강가에 나왔어요.
“야, 이놈아, 얼른 무릎을 꿀지 못할가!”
하마는 겁이 나 기린의 뒤에 몸을 숨겼어요.
하마는 새까맣게 질린 얼굴에 억지로 웃는 표정을 지으며 코끼리한테 물었어요.
“무슨 노여운 일이라도 있어?”
코끼리는 긴 코를 늘여뜨려 하마의 실팍한 목을 감아 내동댕이치려고 덮쳐들었어요.
하마는 부랴부랴 달려가 나일강물에 풍덩 뛰여들었어요.
“이놈, 나무잎으로 눈을 가리고 야옹 하면 단가 해? 언감 뭐? 방귀 한방에 날려보낼 놈이라고?”
하마는 억이 막혀 실팍한 머리를 저었어요.
“아니, 이건 무슨 생똥 같은 소리야? 난 그런 말 한 적도 없어”
코끼리는 물에 도망친 하마를 어쩔 수 없어 나일강가에 서서 고래고래 고함쳤어요.
“불 때지 않은 집 굴뚝에서 연기 나겠어?”
“누가 모욕했다고 그러더냐?”
코끼리는 나일강물에서 자맥질하며 모르는 척 하는 악어를 코를 휘저어 가리켰어요.
“저 악어 그래더라.”
하마가 변명했어요.
“악어 리간질하는 걸 곧이듣지 말어. 난 널 모욕한 적도 없어.”
그때 악어가 물 밑에서 터덜터덜한 몸뚱이를 드러내며 톱날이발을 딱딱 쪼아대더니 앙칼진 소리를 질렀어요.
“겁쟁이 하마야, 핸들 나눕겠어? 코끼리를 방귀 한방에 날아갈 놈이라고 했으면 했지. 변명하긴? 그리 겁날 거면 자초에 욕하지도 말게지.”
코끼리는 코를 휘둘러 남산만한 자기 배때기를 탕탕 치며 고함쳤어요.
“이 산봉우리처럼 뿔룩한 배만 봐도 겁나지? 금방 이 코로 통나무를 뿌리채로 쑥 뽑아놓는 걸 못 봤어? 네놈 자라목도 단통 쑥 뽑아버릴 수 있어. 흥!”
코끼리 코방귀에 나일강 흙탕물이 마구 소용돌이쳤어요.
“담이 있으면 올라와! 누구 더 센가 비겨보자!”
하마는 코끼리와 악어가 찧고 빻는 모양이 눈에 거슬렸어요.
“길고 짜른 건 대보면 당연히 알 수 있어!”
이때 원숭이가 나무가지를 굴러 땅에 뛰여내려와 말렸어요.
“싸우지 말라! 상하겠어!”
코끼리는 어이없어 코를 휘두르며 을러멨어요.
“걱정도 상팔자군. 조 죄꼬만 하마한테 내 상해?! 이 산더미 같은 배를 봐. 한방이면 저 놈 나일강가에서 없어져. 흥!”
코끼리는 성이 나 시허연 상아를 빼물고 길다란 코를 하마한테 내리드리워 묘준했어요. 드디여 숨을 길게 들이쉬여 배를 남산만큼 뿔궜어요.
흥!
코끼리가 코방귀를 뀌였어요.
10급 태풍이라도 불어쳤는가요.
씽-
철렁!
하마는 그만 코끼리 코방귀에 맞아 곤두박질쳐 날아가 나일강물에 처박혔어요.
코끼리는 길다란 코를 매만지면서 너털웃음을 쳤어요.
“허허허. 어때? 이제 진짜 방귀 한방이면 네놈이 이 세상에서 종적을 감추지 않는가 봐라. 허허허.”
이때 하마가 흙탕물에서 불쑥 솟구쳐올라와 소리쳤어요.
“방귀를 비해보자고 해놓고 코방귀를 뀌느냐?”
코끼리는 능청스레 퉁사발눈알을 데굴거리며 투덜거렸어요.
“코방귀도 방귀야. 물에 처박히더니 구실이 많구나. 흥!”
하마도 물러서려고 하지 않았어요.
“앓았어.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어.”
저걸 보세요. 하마는 물에 몸을 잠그더니 배 남산만큼 부어오르지 않겠어요.
코끼리는 대수로와하지도 않고 하마가 무슨 짓을 하는가고 여겨보았어요.
푸-
하마가 뜻밖에 입으로 물을 뿜어댔어요.
코끼리는 글쎄 물대포를 얻어맞아 뒤로 벌러덩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어요.
코끼리는 얼얼해나는 엉덩이를 길다란 코로 휘휘 휘저어 매만지였어요.
“아니, 뭐 방귀 어쩌구 저쩌구 하더니. 물대포를 쏠내기냐? 흥!”
하마가 종알거렸어요.
“넌 왜 방귀 뀌잖고 코방귀를 뀌였어?”
코끼리는 어이없어 길다란 코를 매만지면서 껄껄껄 웃었어요.
“야, 네놈을 배려해 그랬어. 코방귀 한방에도 견디지 못하는 놈, 내 방귀 맞으면 어데가 처박힐지도 몰라. 흐흐흐.”
악어는 그 꼴을 보고 물 속에 숨어들어가 톱날이발을 다 드러내며 희죽희죽 웃었어요.
저쪽에서 기린이 목을 길게 빼들고 이쪽을 바라보다가 나무잎을 꿀꺽 삼키고나서 입을 열었어요.
“그만 싸워. 우리 싸우면 어부지리를 할 건 악어뿐이야.”
코끼리는 꼬리를 휘둘러 엉덩이를 툭툭 털고 일어나면서 물었어요.
“건 무슨 소리냐?”
기린은 이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와 긴 목을 빼들고 흙탕물 속의 악어를 째려보더니 코끼리한테 물었어요.
“아까 나한테 덤벼들기 전에 저 악어한테서 무슨 말 들었댔니?”
“악어가 하는 말이, 네가 날 수태 욕했다더라.”
코끼리는 파초귀를 뻘죽 쳐들고 궁리해보더니 커다란 사자머리를 흔들며 뒤말을 이었어요.
“뭐, 저 기린이 금방 ‘자기 키 코끼리보다 더 크다.’면서 우쭐거린다고 했어. 또 무슨 ‘기린은 여기 동물공원 나무 잎은 몽땅 자기 거랍디다’ 하고 말했어. 또 ‘누가 자기 나무잎을 먹는 날엔 맑은 하늘에서 생벼락이 칠’거라고 떠들어댔지.”
“그거 보라구. 다 저 악어 입방아질한 탓이야.”
기린은 흙탕물 속에 숨어버리는 악어를 쏘아보며 모든 진상을 밝혔어요.
“나하구두 이렇게 입방아질하지 않겠어. 뭐 ‘하마 모자가 동물공원의 나무 잎을 빼앗아 먹으려고 한다.’는지, 하마가 방귀 한방으로 내 긴 목을 날려보내겠다고 했다는지, 또 날 보고 ‘자기를 죽이자는데도 하마를 가만놔두겠는가?’고도 입방아질했어.”
그때 원숭이가 나무가지를 굴러 이쪽 나무가지 우에 날아와 앉아 말했어요.
“맞아. 난 나무가지 우에서 다 보았어. 기린이 하마하구 싸우지 않으니 저 악어는 기린이 괘씸해서 코끼리한테 가서 리간질해 서로 싸우게 했어. 저 악어 리간질하는 말을 믿지 말어. 저 놈은 우리들이 싸우는 틈에 어부지리를 하려는 거야. 하마를 몰아내고 나일강 사냥터를 독차지하려는 거야.”
그제야 코끼리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기린은 물 우에서 팬들거리는 악어의 퉁사발눈을 째려보며 질책했어요.
“저 악어는 욕심쟁이야!”
원숭이와 아가하마도 한마디씩 했어요.
“악어는 입방아쟁이야.”
“악어는 음흉한 리간도발쟁이야.”
악어는 입방아질해 기린이랑 코끼리랑의 힘을 빌어 하마 모자를 나일강물에서 몰아내려고 했는데요. 결과 코끼리와 하마를 다치게 했을뿐만 아니라 돌을 들어 자기 발등을 깐 격이 됐지요.
악어는 자기 비렬한 속알멀치가 다 드러나자 너무 창피해 나일강물에 터덜터덜한 몸뚱이를 깊숙이 감춰버렸지요.
그때부터 동물공원의 코끼리랑 기린이랑 아가하마 모자랑 다시는 악어의 입방아질에 놀아나지 않고 서로 화목하게 살았다고 해요.
         
 

                   저자 주: 본 동화는 <<소년아동>>잡지 2020년 7-8호합본에 발표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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