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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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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호랑이와 고양이
2019년 05월 27일 10시 05분  조회:1255  추천:0  작성자: 김장혁
동화
호랑이와 고양이

김장혁


       어느날 호랑이는 수림을 산보하다가 한창 쥐사냥을 하는 고양이를 발견했어요.
      “매옹~”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은 들쥐들은 풀숲에 숨어 사시나무 떨듯 바들바들 떨었어요.
고양이는 풀숲에 덮쳐나가 발톺을 빼들고 앞발로 들쥐를 탁 쳐 내리누르고 입으로 꽉 깨물어 잡지 않겠어요.
“허허. 고 놈 작아도 쥐 잡는 재간만은 대단하군.”
호랑이는 남몰래 탄복하였어요. 그는 코수염을 쓱쓱 쓰다듬으며 량미간을 찌프리다가 무릎을 탁 쳤어요.
“그래, 조 놈한테서 사냥재간을 배워야지.”
호랑이를 보자 고양이는 홀짝홀짝 뛰여 달아났지요.
“야, 고양이야, 우리 친구하자.”
고양이는 달아나다가 되돌아보며 코웃음쳤어요.
“뭐? 친구해? 호호호. 삶아놓은 소대가리 웃다가 꾸러미 터지겠다. 날 잡아먹으려고 사기치는 거 모를 거 같아? 흥!’
호랑이는 입을 헤벌리고 헤헤 웃으며 성큼성큼 다가가며 말투를 한껏 부드럽게  가다듬어 구슬렸어요.
“내가 왜 널 잡아먹겠느냐? 우린 모두 고양이과에 속하는 한 집안 종친인데. 헤헤헤.”
“너와 종친이라고? 그럼 왜 난 이리 작고 넌 그리 커?”
“건 너네 부모한테 물어봐. 우린 몸집은 차이 있지만 생김새를 봐라. 똑같지 않니? 우리 친구하자. 산중대왕인 나하구 친구 해 나쁜 일 있니? 어느 놈이 감히 널 지껄이면 내 당장 죽여치우겠어.”
고양이는 귀가 솔깃해졌어요.
(만약 호랑이 대왕을 등에 업으면 안보는 근심하지 않고 살게 아닌가?)
고양이 속내를 꿰뚫어 본 호랑이는 고양이를 슬슬 춰주면서 안심시켰어요.
“또 네처럼 쪼꼬만 고양이를 잡아먹어봐야 내 이 큰 배를 채울 수 있냐? 비린내 난다. 비린내 나. 퉤. 우리 호랑이도 동족을 잡아먹지 않아.”
그제야 고양이는 안심하고 풀숲에 엉뎅이를 대고 호랑이 대왕의 “왕(王)”자 박힌 너부죽한 이마빼기를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어요.
“그래, 친구하자.”
호랑이는 고양이한테 다가가 방망이 같은 꼬리를 사타구니에 끼고 앉았어요.
“이 놈 세월에 공짜가 어디 있느냐? 너 나와 친하겠으면 뭔가 대왕께 줘여 될 거 아냐?”
“뭘 달라느냐? 금방 잡은 쥐를?”
“아냐. 좀 사냥재간을 배워줄 수 없느냐?”
“되구 말구. 그러나 너도 날 스승이라고 불러야 해.”
“뭐? 스승?”
호랑이는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고양이를 노려보았어요. 그러다가 마지 못해 커다란 대가리를 끄덕였어요.
“그래, 그래, 스승님, 금방 쥐를 잡는 걸 보니 스승님은 진짜 사냥재간이 높은 고수더군요. 눈이 있어도 태산을 알아보지 못해 미안합니다. 스승님, 사냥재간을 좀 배워 줘요.”
고양이는 흐뭇해 호랑이에게 재간을 배워주기 시작했어요.
“먼저 고함을 꽥 치란 말이야. 고함소리에 숱한 짐승들이 놀라 혼이 날아날 거 아니냐?”
“그래. 내 목소리 하나만은 높지.”
호랑이는 엉거주춤 일어나더니 얼룩덜룩한 목을 하늘공중에 빼들고 목소리를 가다듬고 고함쳤어요.
“따웅-”
호랑이 고함소리에 꽃사슴이랑 줄말이랑 깜짝 놀라 수림과 초지에서 부들부들 떨며 도망쳤어요.
“그 담엔?”
고양이는 속이지 않고 재간을 낱낱이 가르쳐주기 시작했어요.
“앞발로 덮쳐 꽉 잡아누르란 말이요.”
“오- 그래.”
호랑이는 발톱을 빼들고 앞발로 꽃사슴을 덮썩 덮쳐 꽉 잡아누르는 시늉을 해봤어요.
“그 다음엔 무슨 재간 있느냐?”
호랑이는 고양이한테 물었어요.
고양이는 곧이곧대로 가르쳐 주었어요.
“입으로 숨통을 물어뜯으란 말이야.”
“오- 그래. 이럼 사냥이야 끝이지.”
호랑이는 뻘건 혀로 비수처럼 서슬푸르고 뾰족한 이발을 다시며 물었어요.
“또 다른 재간 있느냐?”
고양이는 호랑이 눈치를 살피면서 가르쳐주었어요.
“금방 배워준 고함치고 덮치고 깨무는 세가지 재간을 다 써도 안될 땐 마지막으로 이 재간을 쓰면 되오.”
“무슨 재간?”
“덮쳐 누르지 못했을 땐 뒤에 있는 사냥물을 그 방망이 같은 꼬리로 후려치란 말이오.”
“오- 그래, 내 꼬리에 얻어맞으면야 웬간한 짐승은 얼이 빠지지.”
호랑이는 이발을 사려물고 고양이한테 다가서면서 물었어요.
“고양이 스승님, 배워줄 재간이 또 있느냐?”
그런데 호랑이 눈길이 왜서인지 살기가 오른 것 같지 않겠어요.
(안되겠어. 다 사냥재간을 다 배워줬다간 죽을 수도 있어. 돌도리도 두드려가며 건너라고 아무리 믿는 친구라도 뭐나 여지를 둬야지.)
이렇게 생각한 고양이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이젠 배워줄 재간이 없소.”
호랑이는 음흉한 표정을 지으면서 혀를 널름거렸어요.
“허허. 네 사냥재간을 다 배웠으니 이젠 필요없어. 널 잡아먹어야 내가 이 수림에서 최고사냥군이 되지.”
호랑이는 고양이가 배워준 재간대로 수림이 떠나가게 “따웅-” 고함치며 비수같은 발톱을 빼들고 고양이에게 덮쳐들었어요.
호랑이 재간을 속속들이 아는 고양이는 몸을 깡충 날려 피했어요. 호랑이는 고양이를 문짝 같은 아가리로 깨물려고 덮쳐들었어요. 고양이는 호랑이를 살짝 피해 나무 우로 쫑드르르 바라올라갔어요.
호랑이는 마지막 수로 고양이를 치려고 방망이 같은 꼬리를 휘둘러댔어요.  그러나 나무 허리에 가서 땅땅 맞혀 꼬리만 아파났어요.
“내라고 나무에 올라가지 못할 거 같애?”
“따웅-”
호랑이는사납게 고함치며 나무에 덮쳐갔어요. 허나 둬발 올라가다가 퉁 떨어져 엉덩방아를 찧었어요. 그루터기에 찔린 엉덩이에서는 뻘건 피까지 흘렀어요.
“해해해. 잘코사니야! 매옹- 쌍통맹통 꼬부랭통, 령감로친 담배통. 매옹-”
호랑이는 너무 아파 오만상을 찡그리며 나무 꼭대기에서 놀려대는 고양이를 쏘아보았어요.
호랑이는 악을 먹고 일어나 쩔뚝거리며 몇번이고 펄쩍펄쩍 뛰여봤지만 나무우에 바라올라가지 못하고 말았어요.
그제야 호랑이는 억지로 상냥한 표정을 짓더니 나무 꼭대기를 쳐다보면서 헤헤 웃으며 고양이를 얼리기 시작했어요.
“얘, 너 정말 재간이 많구나. 어쩜 단숨에 그 높은 나무에 바라올라갈 수 있느냐? 헤헤헤, 넌 왜 나무에 올라가는 재간을 나한테 배워주지 않았느냐? 이제라도 좀 배워주렴.”
그러나 고양이는 이 가지 저 가지 옮겨 뛰며 호랑이를 골려주었어요.
“얘, 의리도 없는 배은망덕한 호랑이 놈아, 내 죽자고 네 놈한테 나무에 올라가는 재간까지 다 배워 줘? 이젠 네놈의 흉악한 본질을 다 알았어.”
호랑이는 성이 꼭두까지 치밀어올랐지만 별수 없어 억지로 참으면서 요행을 바라고 고양이를 쳐다보면서 간청했어요.
“얘, 귀여운 고양이야, 우린 종친형제이자 친구 아니고 뭐냐? 내 어찌 의리심도 없이 널 잡아먹겠느냐? 금방 네한테서 배운 재간을 련습한 것 뿐이야. 절대 오해하지 말고 나무에 올라가는 재간을 좀 배워달라.’
“량심도 없는 호랑이 놈, 어림도 없어? 넌 영원히 나무에 올라가는 재간을 배울 수 없어.”
말을 마치자 고양이는 나무가지를 한들한들 굴러 다른 나무에 훌 날아가더니 바람결처럼 수림 속으로 사라져버렸어요.
      호랑이는 나무 가지에서 사라지는 고양이를 쳐다보며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고 말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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