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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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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24)
2019년 03월 18일 09시 18분  조회:1480  추천:1  작성자: 김장혁





                   46. 탈바꿈
       락엽이 우수수 지는 마가을의 고향 천지꽃산의 풍경은 누런 벌거숭이로 되여 꼴분견이였다. 다만 “가을이 돼야 소나무가 푸름을 알 수 있지 않는가?” 하고 묻는 듯이 소나무 몇그루만이 푸르른 기상을 떨치며 우뚝 서 있었다. 락락장송 사이 사이로 앙상한 진달래나무가지들이 락엽을 떠이고 서서 입새로 스며드는 추위에 사시나무 떨 듯하고 있었다. 누렇게 번진 이파리들은 땅바닥에 떨어지면서도 자기를 꽉 붙잡지 않았다고 돌랑돌랑 나무가지를 탓했다.
       우사에서는 물초롱만큼한 젖통을 디룽디룽 단 얼룩 젖소 서너마리가 한창 소여물을 먹고 있었다. 황소들은 젖소들을 질투나 하는듯이 간혹 뿌리로 젖소를 들이박으려고 하다가도 주인의 눈치를 보고 대가리를 저으며 피해버렸다.
이른 아침이면 성호는 적토마를 타고 천지꽃산에서 소를 몰았다. 상진은 칠순에도 마음이 낡지 않아 룡혈말을 타고 아들을 거둘어 소를 방목했다.
성호가 그만두라고 말리면 상진은 뭐라는지 아는가.
“말 타고 방목하는 건 힘든 일 아니야. 해방전쟁 때 이런 말이 아니라 노새라도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겠어. 기관총과 이불짐까지 백근 넘어 지고서도 산비탈을 달아다니면서 적들과 싸웠어.”
“이젠 년세가 계시지 않습니까?”
“내 걱정 말고 빨리 시내에 가서 앞길이나 잘 개 척해라. 뭐나 시기하구 기회가 있는 법이야. 시기를 놓치면 모든게 끝장난다.”
“예, 이젠 시내에 진출할 때 된 것 같습구마.”
상진은 룡혈말 고삐를 당겨 성호와 말머리를 나란히 하고 뒤말을 이었다.
“교수네 딸을 데리고 시내에서 살아야지. 농촌에서 소궁둥이 쳐서야 되니? 난 네가 대학을 가니 한뉘 농촌에서 땅을 파는 농민의 그루를 시내에 박게 됐다고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그런데 소궁둥이 치러 고향에 돌아오다니. 참, 얼마나 실망했는지 아니?”
밭고랑같은 주름살이 진 상진의 이마에 수심의 그림자가 흘러갔다. 그는 채찍을 날려 룡혈말을 타고 산중턱을 번개같이 달렸다.
“쨔!”
성호도 적토마 고삐를 놓아 뒤따라 달렸다. 그는 아버지와 함께 절벽 쪽으로 몰려가는 소들을 이쪽 마른 강냉이대 널린 밭쪽으로 몰아왔다.
상진은 성호와 말머리를 나란히 했다.
“내몽골에 갔다가 살아왔으면 됐어. 그때 우린 얼마나 놀라고 근심했는지 몰라. 며느리는 이틀이 멀다하게 소식이 있는가 찾아왔댔다. 어쩜 소식도 전하지 않고 그래?”
“너무나도 절망스러워 집에 알릴 맥조차 없었습구마.”
상진과 성호는 말을 타고 경사가 강하지 않은 쪽의 비탈을 따라 스적스적 령마루에 올라갔다.
천지꽃산 아래를 굽어보니 올망졸망한 초가삼간이 널려 있고 논배미가 주름살처럼 늘어서 있었다.
“이 땅은 우리 할아버지 괭이로 일군 황무지야. 이 땅을 소중히 여겨야 해.”
그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대학졸업생인 넌 이 땅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이젠 여기 근심은 하지 말고 시내에 들어가 사회 사업을 좀 해라.”
성호는 마음속으로 굳게 대답하였다.
사실 성호가 내몽골에서 구사일생으로 강도들의 마수에서 벗어나 소떼를 기차에 부쳐가지고 돌아와 소떼가 불어났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성호네 장사를 해주는 것 같아 성호네 소와 우유를 사려고 하지 않았다.
거기에는 동불사 령감과 세린하 령감의 뒤공론이 큰 “공”을 세웠다.
그는 늙은 비술나무 아래에 모인 마을 령감들을 보고 뾰족한 턱을 쳐들고 뒤공론했다.
“우리 무슨 성호 돈을 벌라고 그 집 우유를 사겠소? 흥!”
세린하 령감이 맞장구를 쳤다.
“그러잖고. 우린 이제껏 우유라는 걸 마시지 않고도 살아왔소. 어디서 몽골 우유를 퍼들고 집집이 돌아다닌단 말이오?”
두 령감은 부르고 썼다.
“대학을 밑구멍으로 다녔다오?”
“막다른 골목에 소궁둥이나 치는  판이지.”
“좌우간 이상하오. 쟤네 애비도 공안국 국장까지 철직받고 시골에 락향하지 않았소?”
“그 애비에 그 아들이 아니고 뭐요?”
“허허허.”
“하하하.”
그들은 작심한 것처럼 성호 부자를 헐뜯었다.
“성호는 우리 마을 사람들이 다 바본가 하는 모양이지. 누가 몰라? 몽골소를 눅게 사다가 비싸게 팔아 뭉치돈을 벌자고? 쯧쯧쯧.”
“그만하오.”
덕팔 령감이 듣다못해 역정냈다.
“남의 되는 호박에 손가락질 작작 하라이.”
“오~”
동불사 령감이 뾰족한 턱을 치켜들고 엉거주춤 일어나더니 곽재령감의 코마루에 대고 손삿대질을 했다.
“이 령감이, 어째? 성호한테 잘 보여서 돈이나 꿔 쓰자고 이러오?”
곽재령감은 한발자욱도 물러서지 않았다.
“작작 헐뜯소. 당신 이 마을에 이사온지 몇해오? 이 마을은 성호네 조부가 개척한 마을이오. 알기나 하오?”
“뭐? 뭐?”
동불사 령감은 뒤로 물러서면서 세린하 령감한테 몸을 돌려 구원을 청했다.
“이걸 보오. 우리 후에 이사왔다고 없신여기잖소?”
“그 령감이 원래 간에 가 붙고 슬개에 가 붙고 하는 령감이 아니고 뭐요. 알고 보니 저 령감이 옛날부터 상진령감한테 붙어서 득을 보았답데.”
“령감이 정미소를 차리겠다더니 일부러 만원호 부자한테 아첨하는게 아니고 뭐요?”
“그래야 성호네 돈을 꿔서 정미소를 차리지.”
그때 상진이 룡혈말을 타고 소를 몰고 마을에 들어서는 바람에 비술나무 아래에서 떠들썩하던 소리가 잠잠해졌다.
비술나무에서 재잘거리던 참새들도 놀라 포로롱포로롱 날아나버렸다.
상진은 동불사령감과 세린하령감의 뒤공론을 한다는 것을 다 알고 있었다. 그는 성호와 의논하고 소와 우유를 마을 사람들한테 팔지 않고 시내 소시장에 가지고 가서 팔게 했다. 마을에서 누가 부림소가 없어 농사철을 놓치게 되면 소를 무상으로 빌려주어 쓰게 하였고 우유는 먹고 싶어하는 마을사람들한테 아주 싼 값으로 팔았다. 하여 마을 사람들의 인심을 얻고서도 소장사는 장사대로 잘 됐다.
상진과 성호는 몇해 사이에 고향 마을에 큼직한 일들을 척척 해놓은 것으로 해 흐뭇했다.
성호는 소와 우유를 팔아 목돈을 벌자 벽돌을 실어다 부모한테 큼직한 팔간짜리 벽돌기와집을 지어주었다.
마을의 오보호 마반산집 할머니한테 벽돌집 한채를 지어주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 가운데는 비쭉거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동불사 령감은 “흥! 돈깨나 번거 같으니 인심을 내는 척하는구만.” 하고 코웃음을 쳤다.
세린하 령감은 “애비 뒤를 이어 이 마을 촌장이나 할 모양이요.” 하고 맞장구를 쳤다.
“대학을 밑구멍으로 졸업했다오? 이런 시골 마을에서 촌장이나 하면서 굴러다니다니?”
“흥! 개천에서 룡이 났다고 했더니 호박을 쓰고 돼지굴로 들어간다고 하오.”
성호는 코웃음치는 두 령감을 보고 개의치 않았다. 그는 평두산집 할머니가 이 마을의 조산사로 돼 자기를 비롯한 숱한 애들을 받아낸 은혜에 보답하려고 벽돌집을 지어드렸뿐이였던 것이다.
성호는 마을 제일 북쪽 옛날 생산대 탈곡장자리에 큼직한 벽돌기와집을 지어놓고  로인독보조활동실로 쓰게 주었다.
쌀독에서 인심이 난다고 농망기에 돈이 딸려 힘들어하는 집에서 찾아오기만 하면 선금을 척척 대주어 마을 사람들은 성호한테 엄지를 내둘렀다.
한번은 동불사 령감이 중풍을 맞아 앓아누웠는데 입원치료를 할 돈이 없었다. 그때도 성호는 아버지와 토론하고 입원비를 선대해주었다.
덕분에 동불사 령감은 몇달 후에 병마를 털어버리고 지팽이를 짚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됐다.
그때부터 동불사 령감은 태도를 확 바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성호를 치켜세웠다.
“야~ 성호야 말로 우리 마을 구세주요. 정말 저 집 부자간은 어쩜 저렇게 마음씨 착하오.”
곽재령감이 정미소를 차릴 자금이 모자라 찾아오자 성호는 3천원이나 선대해주었다. 그리하여 곽재령감은 두부장사를 때려치우고 이젠 늘그막에 정미소에 척 들어앉아 부근 10리 안 사람들의 쌀을 찧어주면서 살게 됐다.
마을 사람들은 성호를 두고 상진을 뒤이어 마을에 나타난 구세주라고 하면서  떠받들었다. 거기에는 동불사령감의 입김이 용을 쓰고 있었다.
세린하령감도 천천히 태도를 바꿨다.
그는 마을 로인활동실에 가서 장기를 땅땅 두면서 칭찬이 자자했다.
“야, 성호는 정말 천하에 둘도 없는 효자요, 효자!”
동불사 령감이 지팽이를 짚고 활동실에 들어서면서 맞장구를 쳤다.
“그러잖고. 성호 덕분에 우리 마을 령감들이 이젠 바깥에서 헤매지 않고 비 오는 날에도 로인활동실에서 장기를 땅땅 놀게 됐소.”
“점심에는 두부를 바꿔다 시원한 막 걸리나 한 사발 마시기요. 허허허.”
“성호 가져온 우유도 끓여서 마시기요. 허허허.”
“우리 황혼 참 멋있구려. 하하하.”
곽재령감은 집에 놀러 온 아들 철주한테 정미소를 맡겨놓고 로인활동실에 들어왔다.
그는 동불사 령감과 세린하 령감을 손삿대질했다.
“어째 성호한테 장사를 시켜주자고 우유랑 마시오?”
“에이, 령감!”
동불사령감은 웃으면서 지팽이를 들어 곽재령감의 엉덩이를 칠 상 했다.
“다 지나간 얘기지. 이제 누가 성호를 욕하면 내 이 지팽이로 족치겠다니까.”
세린하령감도 맞장구를 쳤다.
“우리 마을 구세주를 누가 욕하겠소? 허허허. 안 그렇소?”
“그러잖고. 하하하.”
정희는 성호가 마을 사람들을 위해 통이 크게 노는 걸 한사코 반대했다.
“여보세요. 어떻게 번 돈이라고 그렇게 훌훌 줴줍니까? 목숨을 내 걸고 번 돈이 아니고 뭡니까?”
성호는 파랗게 질린 정희의 걀죽한 얼굴을 쏘아보았다.
“어떻게 쓰든 작작 삐치오.”
“자기 부모만 부모라고 가시부모는 념두에 두기나 했어요?”
“가시부모는 그래도 층집에서 교수로임을 타서 잘 살지 않소? 우리 부모를 보오. 칠순이 넘도록 한뉘 농촌에서 땅을 파면서 고생하잖소. 벽돌집을 지어준 걸 다신 말하지 마오.”
“글쎄 시부모한테 벽돌집을 지어준 거 말하는게 아니죠. 동네 로인활동실을 지어주거나 오보호할머니한테 집을 지어준 건 너무 하지 않아요?”
“…”
침묵을 지키는 성호를 흘끔 곁눈질하더니 정희는 계속 도도거렸다.
“엉덩이를 들여놓을 손바닥만한 집도 없어 가지고 여기저기 푹푹 퍼주긴?… ”
성호는 정희를 와락 끌어안았다.
“정희, 나를 어떻게 보고 이러오? 이제 시내에 가면 가시부모께도 효성을 해드리겠소.”
그제야 정희는 해시시 해 종주먹으로 성호의 넓은 가슴을 두드렸다.
하나도 “아빠, 시내에 가죠?” 하고 목에 매달렸다.
성호는 하나를 와락 끌어안고 볼에 뽀뽀를 해주었다.
“아이고, 우리 귀염둥이야.”
아들며느리와 손녀가 희희락락거리는 모습을 보고 상진과 영옥의 주름살이 쫙 펴졌다.
성호가 요즘 시내에 들어간다는 말을 듣자 마을 사람들은 너무나도 믿던 기둥이 뽑히는 것 같아 아쉬웠다.
“성호, 네가 가면 우리 마을 사람들은 누굴 믿고 사니?”
곽재령감은 우사칸에 찾아와 성호를 보고 눈물이 글썽해했다.
성호는 짐을 자전거 짐받이에 동이다가 말고 희죽이 웃으며 진정을 고했다.
“아바이, 제가 고향을 영 떠나는게 아닙니다. 시내에 가도 자주 고향 마을에 돌아오겠습니다. 이 우사칸을 칠순고개에 오른 아버지한테 맡길 순 없잖습니까? 마을 사람들이 어려운 일이 있으면 꼭 돕겠습니다.”
그제야 곽재령감은 밭고랑처럼 진 주름살을 좀 펴면서 한숨을 후~ 내쉬였다.
상진은 아들이 짐을 싸는 걸 거들면서 밭고랑 같은 주름살이 조글조글한 얼굴에 춘풍이 감돌았다.
“아버지, 어머니,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를 칩소.”
“그래지. 근심하지 말고 어서 가라.”
상진은 한시름을 놓으면서 한숨을 후~ 내쉬였다.
자전거를 척 타고 시내로 떠나는 아들 뒤모습을 보고 영옥은 어깨춤까지 덩실덩실 추었다.
성호는 그간 가시집에 너무 가지 않은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려 자전거를 타고 곧추 가시집으로 달려갔다.
가시부모들은 속으로 “해가 서산에서 뜨지 않는가?”는 놀라운 표정이였다.
성호는 자리에 앉자 가시부모를 보고 “그간 자주 찾아뵙지 못해 미안합니다.” 라고 하면서 웃호주머니에서 두툼한 봉투를 꺼내더니 정희한테 눈짓했다.
정희는 대뜸 해시시하면서 그 봉투를 어머니한테 드렸다.
“이건 뭐요?”
가시어머니는 두툼한 돈봉투를 받아들고 놀란 표정으로 사위를 바라보았다.
“이제껏 부모님네 신세만 지고 한번도 효성을 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에이, 무슨 소리오? 이걸 가져가오.”
가시어머니는 돈봉투를 성호 쪽으로 되밀어주었다.
“그래, 우린 돈이 딸리지 않네. 그저 저네 세식구가 무사히 보내면 족하네.”
성호는 기어이 가시어머니한테 돈봉투를 드렸다.
“이걸 받지 않으면 전 가시집으로 올 면목이 없습니다. 자그마한 성의니깐 받아주십시오.”
“맞아요. 사위가 돈을 벌었는데 부모님들도 호광을 부려야죠.”
가시어머니는 할 수 없이 “성의는 받겠소. 고맙소.” 하고 일단 건사했다.
엄삼기 교수는 성호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물었다.
“그래, 시내에 들어와 무슨 일을 할 예산이오?”
“글쎄 말입니다. 맞갖은 일터가 없습니다.’
“광고회사에 가면 어떻소?”
가시아버지 말에 성호는 도리머리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이전에 광고회사에 가보니 틀렸습디다. 낑낑거리면서 술공장 광고랑  가져오니까. 리경리는 나를 쫓아내고 술공장 광고를 뺏아갔습니다. 서로 빼앗아먹기를 하는 판에 어떻게 일합니까? 생각만 해도 정신이 다 잃어집니다.”
성호는 광고회사에 갔던 일을 되돌이키기도 싫었다.
엄교수는 로실하고 마음이 어진 사위가 확실히 리해득실만 따지는 리경리 밑에서 일하기 힘들겠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경제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위가 시내에서 할만한 마땅한 자리가 보이지 않아 답답했다.
(정희처럼 중학교 같은데서 교편을 잡을 사람은 아니고…)
한참 궁리하던 엄교수는 “백화상점 같은데 가서 구입과  과장을 하면 좋겠는데.” 하고 말을 내보았다.
성호는 도리머리를 흔들었다.
“거기서 우리 동창생 범송이 과장을 합니다.”
엄교수는 성호를 정색해보면서 말했다.
“아무리 궁리해봐도 사위는 광호회사로 가는게 옳은 것 같소. 리경리네 광고회사 말고 내 학생이 경리를 하는 다른 광고회사에 가면 어떻소?”
성호는 여전히 도리머리를 흔들었다.
“에이구, 황금이 흑사심이라고 누군들 탐욕스럽잖겠습니까?”
“그래, 동문 뭘 할 예산인가요?”
성호는 정희한테서 눈을 떼 가시부모한테 돌렸다.
“택시업을 할가 합니다.”
“뭐라고?”
성호는 신심에 차 말했다.
 “제가 소사양을 하면서 오래동안 궁리했습니다. 남의 밑에서 벌벌 기기보다 자체로 개체택시업을 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엄교수는 도리머리를 흔들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계속 개체호를 하면서 살 예산이오?”
바위돌처럼 굳어버린 성호의 얼굴을 보아 이미 마음을 든든히 먹은 것 같았다.
엄교수는 상을 찡그리더니 “마지막으로 충고하기오.”라고 하면서 성호의 손을 잡고 말했다.
“아무리 시장경제시대라고 해도 자그마한 철밥통이라도 하나 든든히 붙잡아둔 후 과외로 택시업을 해도 되오. 왜 대학졸업장을 그렇게 값이 없이 버리려고 하오?”
성호는 가시아버지 말씀이 지당하다고 생각했다. 국영단위에 이름을 걸어놓고 기본생존에 보험을 해놓고 과외로 택시업을 하는 것이 최적의 방법이였다.
“좋습니다. 국영단위에 출근하겠습니다.”
“공안국에 가면 어떠오? 전번에 내몽골에서도 ‘정의용사’상을 탔더구만. 우리 시공안국에서도 저를 잘 알고 있지. 공안국의 로국장님 아들인데다 이모부가 공안국에 있으니까. 공안국에 가는게 유리할 거 같소. 제 생각은 어떻소?”
“공안국에 가지 않겠습니다. 전번에 공안국에서 밀려나왔는데 무슨 체면에 또 간단 말입니까? 자존심이 상해서, 원.”
“그럼 어델 가겠단 말이오?”
성호는 가시아버지를 정색해 바라보았다.
“리경리네 광고회사에는 다시 가지 않겠습니다. 시내에 숱한 국영광고회사가 있는데 다른 광고회사를 알아보겠습니다.”
“오, 그래?”
엄교수는 안경을 춰올리면서 “내 한가지 충고하기오.”라고 하더니 사위의 손을 잡기까지 했다.
“사위, 자꾸 복잡한 갈등과 경쟁이 싫어 현실을 도피하지 마오. 저도 알겠지만 사회생활을 하자면 수많은 갈등과 경쟁에 부딪칠 수 있소. 그런 갈등과 경쟁을 피하려고 시골에 가서 소사양을 하는 건 나약한 표현이오. 광고업계나 공안국에서 일하자면 치렬한 경쟁과 갈등을 겪어야 하오. 이 세상에서 경쟁과 갈등이 없이 척척 돼나가는 일이 어디 있소? 왜 현실 모순과 경쟁을 자꾸 회피하려고 하오? 성호는 지식과 능력이 있소. 현실 모순을 정확한 방법으로 해결하고 갈등과 경쟁을 용감히 이겨나가면서 자기 갈 길을 가야 하오.”
성호는 가시아버지의 말씀이 자기 나약성을 적중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자기 뜻까지 굽힐 수는 없었다.
“알았습니다. 전 광고회사에 출근하면서 과외로 택시업을 해보겠습니다.”
가시아버지는 사위의 손을 굳게 잡아 흔들면서 정희와 안해를 돌아보았다. 한시름을 놓는 순간이였다.
“래일 김경리한테 련계를 달겠네.”
“예, 고맙습니다.”
언제나 뒤심이 돼서 남몰래 돕는 가시아버님이였다.
사실, 이전에 리철갑 과장과 허철만 서기의 비리를 록음한 테프를 공안기관과 당규률검사위원회에 제공한 사람은 성호의 가시아버지 엄교수였다. 대학가의 공학교수인 그는 첨단도청기를 자기 집 뒤창문 쪽에 가설해놓고 허서기와 깡패 허송파 형제를 감시해왔던 것이다. 엄교수가 해외에서 입수한 그 도청기는 100메터 밖의 건물에서 주고받은 말까지 다 도청할 수 있는 특제마이크가 달렸다. 그 마이크방향을 조절하면 지척에서 듣는 것처럼 똑똑히 들렸고 미형록음기까지 달려 있어 동시 록음까지 가능했다. 허서기와 허송파 형제는 기실 하루 24시간 동안 엄교수의 감시를 받았던 것이다. 그런줄도 모르고 허씨네 일가 부자간에 비밀리에 숱한 말을 주고받았다.
사 후에 그들 부자간은 누군가 도청했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앞집의 엄교수가 한 일이라는 것까지는 전혀 몰랐다. 무지한 그들은 자기네 집 전화선을 따라가면서 훑어보았지만 련결된 아무런 선도 보이지도 않았다.
“허, 참 이상한 일이야.”
허송파가 도리머리를 흔들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그후부터 그들은 진짜 자기 집 안에서도 겨울의 청개구리들처럼 입에 빗장을 지르고 살아야만 했다.
그 사이 엄교수는 허송파네 집에 드나든 코수염쟁이와 하이칼라 등 깡패들의 낯짝도 일일이 사진을 찍어 비밀리에 공안국 강운룡 과장한테 제공했던 것이다.
그 덕분에 강운룡 과장은 아주 준확하게 깡패 코수염쟁이와 하이칼라 등 일당을 나포했던 것이다.
각종 형사범죄자들과 깡패들을 호되게 타격한 뛰여난 사업실적으로 형사정찰대대 대대장으로 승급한 강운룡의 앞에는 아직도 깡패두목 허송파와 허송호 형제를 조속히 나포해야 할 간고한 임무가 놓여 있었다.
엄교수는 허서기네와 무슨 원쑤를 진 것은 아니였다. 그는 사위를 도와 깡패들을 제거해 자기 집을 비롯한 이웃 백성들이 편안하게 살게 하려는 것이였다. 한편 사위의 이모부인 강운룡 과장을 도와줌으로써 사위가 장차 공안국에 들어갈 수 있는 명분을 쌓으면서 길을 닦아주려는 것도 있었다. 이는 엄교수를 놓고 보면 범의 코구멍을 쑤시는 모험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기어이 허송파 일당을 도청하고 촬영하면서 장기적으로 감시해왔다.
성호가 자기 심정을 알아주지 못하고 기어이 공안국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못내 안타까웠다.
성호는 며칠 가시집에서 머물면서 여러 광고회사를 돌아다니다가 진짜 마음에 드는 광고회사를 만났다.
광고회사 경리는 알고 보니 가시아버지가 외우던 학생 김범수였다. 김범수 경리의 쌍까풀눈은 우묵한 눈확에 들어박혀 팬들거리는 리굉팔 경리의 외까풀 우멍눈보다 보기 좋았다.
김범수 경리는 사람 좋게 웃으면서 말했다.
“동문 시내에 소문난 ‘정의용사’더구만. 경제활동도 꽤나 많이 했구. 시장경제시대에 광고를 잘하려면 그런 슈퍼 경제의식과 경영능력이 있어야 하오. 절대 눈물에 의거해선 안되오. 피타는 노력으로 광고를 얻어다 업적을 하나 하나 쌓아야 하오. 조급해하지 말고 광고업주를 하나, 하나 찾으란 말이요.”
“예, 노력하겠습니다.”
성호는 김경리의 말을 듣고나니 가슴이 후련하고 앞이 보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김범수 경리는 통쾌한 분이였다. 그는 상급부문과 련계를 달아 성호의 전근수속을 하루에 끝마쳤다.
광고회사에 출근하는 첫날에 정희는 걀죽한 얼굴에 웃음이 찰랑찰랑 넘쳐 흘렀다.
“동무, 출근 첫날인데 양복을 입고 가겠어요?”
성호는 정희가 내민 양복을 보고
“관두오. 멋 부리러 가오? 일하러 가지.”라고 하더니 수술한 중산복을 입고 나섰다.
뒤에서 정희의 부모는 덩실덩실 어깨춤을 출 지경이였다.
성호는 광고회사에 출근한 첫날 김범수 경리와 함께 직원들한테 인사했다.
김경리는 성호를 데리고 재무과에 들어갔다.
“인사하오. 우리 회사에 새로 온 리성호요.”
“아니?”
성호는 출납원의 손을 잡으려다 안경을 춰 올리는 녀성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기 마을 집체호에 내려왔던 최해연이 아닌가. 아니, 자기를 지꿎게 따라다니며 짝사랑하던 해연이 아닌가.
그들 둘은 놀라움과 복잡한 심정을 억지로 참으며 어색하게 악수를 나눴다.
눈치 빠른 김범수 경리가 그들 둘은 번갈아보았다.
“면목 아는 사인가?”
“어, 예~ 우리 마을 집체호에 왔댔습니다.”
성호가 꺽꺽거리는데 해연이 제꺽 받았다.
“저 마을에 락향했댔죠. 호호호.”
그녀가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어색한 기분을 날려보냈다.
“오, 그래?”
김범수 경리는 날씬한 녀자를 보고 “저는 어째 여기 있소?”라고 하더니 성호한테 소개했다.
“우리 광고회사 간판모델 장선희오.”
“많이 도와주세요.”
성호는 자기 몸을 훑는 장선희의 눈길이 어쩐지 이상한 빛이 반짝이는 것을 느꼈다.
(내 너무 신경이 예민한가?)
그는 도리머리를 흔들었다.
그외 남자 직원들은 벌써 광고를 물어오려고 나가서 만나보지 못했다. 
김경리는 성호를 경리실에 데리고 들어갔다.
“우리 광고회사에는 직원이 모두 5명 밖에 안되지만 광고실적은 대단하오. 한해에 30만원을 올린단 말이요. 농촌에서는 만원호라는 말이 있지 않소?  건 다 지나간 얘기요. 우리 광고직원들은 모두 만원호란 말이요. 한해에 한 10만원 광고실적을 올려야 하오. 그런데 어떤 광고직원은 이름만 걸어놓고 광고를 얻어오지 못한단 말이요. 이제 광고실적을 봐가면서 직원을 조절할 예산이오.”
성호는 인사를 마치자 어느 곳에 가서 광고를 얻어올 것인가 궁리하다가 피뜩 백화청사가 피뜩 떠올랐다. 몇해 전에도 백화상점을 지나다가 술상자를 보고 술광고를 하자고 찾아간 적이 있었다. 그때 리굉팔 경리한테 수모를 당해 광고회사에서 밀려나온 아픈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때 피뜩 김범수 경리 가르침이 떠올랐다.
“모든 인맥을 동원해 광고를 해야 하오. 저는 농민의 아들이니까. 시내에 무슨 인맥이 있겠소? 광고를 하자면 낯이 두터워야 하오. 면목을 모르는 경리라도 찾아가서 광고를 하자고 딱 들어붙어야 하오. 시내를 돌아다니다가도 광고를 내면 될 것 같으면 광고동원을 해야 하오. 그렇게 하나 하나 광고사용호를 개척해야 하오…”
가시아버지 말씀도 떠올라 성호는 시무룩이 웃었다.
“가시아버님, 보기 싫은 사람 또 피하면 안되죠. 사업을 위해선 백화상점에 가봐야겠습니다.”
성호는 큰 마음을 먹고 백화상점으로 찾아갔다.
(농민 아들의 본때를 보여줘야지.)
성호는 백화상점에 가서 승호를 찾지도 않고 곧추 총경리 사무실에 들어갔다. 승호를 앞세우면 괜히 안수련 총경리한테 원쑤로 취급당해 일이 틀릴 것만 같아서였다.
그는 안수련 총경리한테 명함을 드리고 술광고때문에 찾아온 사연을 간단히 말했다.
쌀쌀한 안총경리의 청바위 같은 얼굴을 보는 순간 잘못 왔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아무 수확도 없이 훌 일어설 성호가 아니였다.
안수련 총경리는 성호를 한참이나 바라보더니
“어디서 딱 본 얼굴 같은데.” 하고 한마디 했다.
성호는 얼떨떨해졌다.
“전 산골 농민의 아들입니다. 총경리께서 언제 절 본 적이 있겠습니까?”
안수련 총경리는 다가오더니 따뜻한 물까지 컵에 따라주었다.
“고향은 어디오?”
“태평거촌에 있는데요.”
“오, 천수해 태평거촌인가요?”
“예, 그런데요. 태평거촌을 압니까?”
“그래요. 청년때 우연히 한번 찾아간 적이 있지.”
성호는 이상야릇해 안총경리를 쳐다보았다.
“아버지는 뭘 하는분이오?”
성호는 별 고려 없이 “농촌에서 농사질을 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혹시 당지부 서기를 하던분이 아니오?”
“예.”
안수련 총경리는 성호의 명함을 들고 유심히 뜯어보더니 “리씨라? 혹시 전주 리씨 아니오?" 하고 물었다.
"네."
성호는 놀란 눈길로 안경리를 피끗 바라보았다.
"그럼 아버진 옛날 공안국 국장을 하신 적이 있는분이 아니오?”
“맞습니다. 저의 아버지를 아십니까?”
“아니, 아니오. 옛날 국장을 버리고 시골에 락향한 전주 리씨 국장  한 분 있었소. 아마 저네 부친인 거 같은데 퍽 인상 깊었소. 그때 우리 시내에 소문이 자자했소. 호박 쓰고 돼지굴로 들어간다고. 전주 리씨는 리씨왕조의 후손이라고 들었소. 그런데 어쩜 그렇게 어진 국장도  다 있소?”
성호는 또 한번 아버지 살아온 력사에 가슴이 아팠다.
안수련 총경리는 전화를 들더니 누군가에게 “여기 오오.”라고 했다.
이윽고 뜻밖에도 승호가 총경리 사무실 문을 뚝 떼고 들어왔다.
“아니, 네가 어떻게 돼 여기 왔니?”
성호와 승호는 서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손을 굳게 잡았다.
“임마, 백화상점에 왔으면 찾을게지.”
성호는 황망히 “일을 본 후에 찾아가보려고 했어.”라고 둘러대면서 어색한 기분을 따돌리려고 했다.
역어빠진 승호가 그 속내를 모를 리 없었다.
(개자식, 광고 때문에 왔지?)
“호호호. 딱 쌍둥이 같네.’
안총경리는 승호와 성호를 한참이나 번갈아 유심히 바라보았다.
“리주석, 서로 아는 사이오?”
“예, 대학교 동창생입니다.”
“그래?”
“리주석, 술광고를 하면 어때?”
성호는 승호를 쳐다보았다. 도와달라는 눈빛이 반짝였다.
승호의 대답은 실망스러웠다.
“몇해째 굉팔 경리네 광고회사와 계약을 맺고 광고를 했는데 어떻게 광고회사를 바꾸겠습니까?”
순간 안수련 총경리는 입귀에 비웃음이 찰랑찰랑 흘러넘쳤다.
“딱친구라면서 도울 생각이 없소?”
“글쎄 같은 값에 도와주면 좋겠지만 리경리와 계약이 있어서…”
안수련 총경리는 서류궤에서 서류철을 들춰 꺼내 탕 메쳤다.
“그만하오. 광고를 성호 선생한테주기로 결정했소.”
“예?”
안수련 총경리는 서류철에서 광고계약서를 펼쳐보았다.
“광고계약에는 ‘광고효과를 봐가면서 광고주는 가히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조목이 있소. 광고효과가 없으나 다름없기에 리경리와의 광고계약을 취소하면 그만이오.”
그녀는 성호와의 합작을 작심한 것 같았다.
“이 후에 무릇 우리 백화상점의 광고는 리성호 선생한테 위탁하겠소.”
성호는 마음 속으로 안수련 총경리가 고마웠다. 반면에 승호의 처사가 괘씸했다.
(자식, ‘흥’ 소리도 반간이라고 도울망정 반간을 놓다니?)
안수련 총경리는 광고계약서에 도장을 땅 찍어 두손으로 주면서 만면에 웃음을 지었다.
“성호 선생, 이 후에 잘 합작해봅시다.”
“예, 고맙습니다.”
성호는 광고계약서를 가지고 총경리 사무실을 나오면서 광고가 효과나지 않을가봐 근심됐다.
며칠 후 성호는 가시집과 한 10분  걸어야 할 거리를 둔 산을 등진 공원 옆에 2만 2천원을 주고 자그마하나 반 듯한 아빠트 한채를 사고 나갔다.
가시부모는 성호가 준 돈에 더 보태서 새 살림집에 가구를 사다 들여놓아주었다.
성호는 너무 황송해 어쩔바를 몰라했다.
“아니, 제가 되받자고 드렸습니까? 미안합니다.”
“무슨 말을 하오. 사위도 반자식이라오.”
정희의 말에 이어 가시어머니도 진정에 넘친 덕담을 했다.
“우린 사위가 농민의 아들이지만 시내사람들 못잖게 사는게 자랑스럽소. 새 집에 들어서 행복하게 사오.”
“예, 고맙습니다. 할머니!”
하나가 하는 말에 엄교수는 너무나 고와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새 아빠트에 드는 날 정희는 기뻐 흥분된 나머지 걀죽한 얼굴에 홍조까지 빨갛게 어리였다.
“여보, 우리 이 집에서 한평생 살자요.”
“그래지. 아들 하나 낳아주겠소?”
“무슨 소린가요? 이제 살만하니 애 둘씩이나 키우면서 고생하자고?”
“에이, 이젠 시내에 들어왔지. 새 집도 샀지. 애를 더 낳을 조 건이 되지 않았소? 나를 믿소. 애 둘이라도 남보다 못지 않게 살게 할 수 있소.”
정희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하나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한나야, 남동생 한나 업어올가?”
“예, 남동생 업어오십시오.”
한나는 폴짝폴짝 뛰면서 “아, 좋다. 나도 동생이 있다. 우와~야호~” 하고 환성을 질렀다.
정희는 성호를 보고 정색했다.
“이제 아빠트도 100여평방메터 되는거 갖추고 승용차도 갖추면 아들  낳아주죠.”
성호는 가슴을 내밀며 “알았소. 약속하기오.” 하고 깍지손까지 내밀었다.
“저금도 한 10여만원 있어야 애를 더 키우지.”
“자, 약속하기오.”
“약속하죠.”
정희는 웃으며 깍지 걸이를 하면서 손을 흔들었다.
성호는 다짐을 땄다.
“변심하면 안되오.”
“호호호.”
새 살림집에는 성호 일가의 행복에 찬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강가의 버드나무에는 참새들이 먹거리 풍성한 여름이 그리워 재잴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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