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changhe 블로그홈 | 로그인
김장혁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소설

욕망의 천지(5)
2013년 12월 20일 12시 56분  조회:1825  추천:1  작성자: 김장혁
 제13장 지구촌 “영토평균재분배론”
개 밸처럼 생긴 조그마한 뱀 섬나라는 끝임 없는 지진과 화산폭발 그리고 태풍과 해일, 폭우와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해 살길이 막막했어요.
우성을 따라 코치아로 달아난 하루꼬랑 야사시꼬랑 잘 살고 있다는 소문이 스즈끼로부터 시작해 한입 두입 건너 뱀 섬나라 사람들에게 급속하게 퍼져나갔어요. 그러자 뱀 섬나라 수많은 백성들은 분분히 지진과 화산폭발이 잦은 섬나라를 버리고 코치아로 도망치기 시작했어요.
뱀 섬나라 백성들은 집을 팔아치우고 관광 철에 관광하러 오는 척 하면서 왔다가 상업이나 공업 기업소를 차리겠다는 구실로 코치아에 남아 살면서 돌아가려고 하지 않았어요.
코치아 출입국사무소에서는 관원들을 파견해 뱀 섬나라 백성들을 기한 내에 돌아가라고 동원했어요.
그러자 뱀 섬나라 상인들은 울상을 지으면서 “우리를 돌아가라는 건 지진과 화산폭발에 죽으러 가라는 거나 다름없죠. 우린 자연재해를 피해 바다를 건너온 난민이란 말이오. 난민으로 걷어 달란 말이오.”라고 했어요.
어떤 부자들은 “우리 기업인들을 영입하면 좀 좋아서?”라고 하면서 엉덩이를 지긋이 들이밀고 코치아에서 살려고 떼를 썼어요.
그래요. 뱀 섬나라 백성들은 지진과 화산폭발 그리고 태풍과 폭우가 적어 살기 좋은 코치아의 땅이 부러웠어요. 더구나 그 뒤에 무연히 펼쳐진 유라시아 대륙을 보기만 해도 군침이 날 지경이었어요.
“어째 저 좋은 땅을 두고 이런 자연재해가 심한 뱀 섬나라에서 살아야 돼?”
뱀 섬나라의 민심은 황황하고 모두들 바다 건너 코치아의 땅을 바라볼 지경이었어요.
그때라고 생각했죠.
노바시 수상은 무릎을 탁 치고 일어났어요.
“그렇지! 바로 이거야!”
그는 왕궁에 들어가 나까아멘 왕을 찾았어요.
“대왕님, 수가 생겼습니다!”
노바시 수상은 자리에 앉기 바쁘게 왕을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어요.
“또 무슨 고명한 수라도 생겼는가?”
노바시 수상은 주위를 둘러보면서 뭐라고 입을 떼려다가 괴물 조왕돌의 도청을 피하려고 윗 호주머니에서 필을 꺼내 종이에 뭔가 적었어요.
나까아멘은 자기 앞에 내민 종이에 적인 글을 보았어요.

지금처럼 백성들이 몽땅 코치아로 달아나면 우리 왕조도 도읍을 당장 연화시로 옮겨가야 할 처지입니다. 지금 물고기들이고 백성들이고 모두 코치아의 땅, 아니, 유라시아대륙을 열망합니다. 이 기회에 대륙으로 쳐들어가서 살면 어떻습니까?

나까아멘은 머리를 끄덕이다가 인차 도리머리를 가로 흔들었어요. 그도 필을 들어 뭐라고 종이에 사각사각 써내려갔어요.
이윽고 나까아멘이 노바시에게 내민 종이에는 이런 말이 오리발로 헤집어 놓은 듯이 적혀있었어요.

어째? 10차 핵전쟁의 쓴 맛을 보지 못해서?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모여들어 아카시아의 죤슨 악마를 죽이 듯 우릴 죽일 거야? 욕심을 부리다가 우리 조그마한 뱀 섬도 지켜내지 못하지 않을가?

노바시와 나까아멘은 필로 말을 주고받았어요.

대왕님, 그렇게 심약한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2차 대전 때보다 정황은 다릅니다. 우린 비록 자연재해를 많이 입었지만 암암리에 군사공업을 발전시키지 않았습니까? 통신위성을 발전시킨다는 명목 하에 탄도미사일을 발전시켜 코치아와 노르망디, 아카시아를 능가했습니다. 전번에 괴물 조왕돌이 왔을 때 화산 동굴 속의 731공정 공장을 폭파하는 척 했어요. 허나 우리는 지마화산 밑에 암암리에 규모가 엄청 큰 731공정을 경영해왔습니다. 2천여 년 동안 대륙을 쳐들어갈 칼을 갈아오면서 독가스, 독 바이러스, 독 곤충 등 대량살상무기가 얼마나 생산했지 모릅니다. 우리 해군은 남해에서 패배하는 척 하면서 코치아와 시탐 해전을 펼쳤지만 세계에서 최강입니다. 우리는 화산 동굴에 수많은 핵탄두와 중자탄두, 질자탄두를 숨겨두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우리는 수많은 지능로봇부대와 우주비행접시를 동굴 속에 숨겨 놓았습니다. 조왕돌이 개발한 로봇독수리 따위를 웃도는 진짜 사람 같은 로봇들입니다. 일단 명령만 내리면 코치아를 단숨에 정복할 수 있습니다.

허나 우린 내놓고 코치아를 침략할 순 없어! 그만 두라. 곤하구먼.

여기까지 쓰고 나서 나까아멘은 필을 놓고 하품을 하면서 소파 등받이에 잔등을 붙이고 눈을 딱 감아버렸어요. 더 보기 싫다는 의미였어요.
그때 가메다 국방부장이 들어왔어요.
그는 노바시 수상을 쏘아보면서 빈정거렸어요.
“항상 외교전이요, 심리전이요 하면서 떠들던 수상께서 언제부터 전쟁을 불사하려고 했습니까? 이제야 제 정신이 드는 모양이구먼요.”
그러자 노바시는 제꺽 식지를 입에 대더니 “쉿!” 하고 필을 들어보였어요.
나까아멘은 실눈을 살며시 뜨고 노바시와 가메다를 훔쳐 보았어요.
그때 가메다가  종이에 이런 글을 써서 내 미는 것이었어요. 나까아멘은 그 종이를 받아 눈을 가슴츠레 뜨고 보았어요.

대왕님, 이 기회에 대륙으로 쳐들어가는 총체적 방향은 맞습니다. 수천 년 동안 원전과 핵실험으로 해 우리 이 땅은 모든 생물이 살기 힘들 지경으로 오염됐습니다. 우리는 백성들을 데리고 피난민으로 가장해가지고 코치아로 들어가 손을 씁시다.

허나 나까아멘 왕은 도리머리를 흔들었습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몇 글씨 적었습니다.

영토를 확장하는 건 동의되네. 허나 더 묘한 방법이 없는가?


코치아와 힘을 합쳐 지구의 영토를 평균 분배하자고 해야 하지요.

나까아멘 왕은 실눈으로 노바시를 슬며시 바라보면서 쪽지를 썼어요.

코치아의 총명한 놈들이 이젠 우리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곧이듣지 않을 걸.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면서 가메다의 비서가 들어왔어요.
동시에 난데없는 파리 한 마리가 천정에서 앵 날아와 쪽지 위로 앵앵 날아다녔어요.
“에이, 이 똥파리! 왕궁에까지 날아왔어?”
“예? 파리요? 허허허, 파리마저 살수 있다는 걸 보면. 에헴, 왕궁은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은 게지요.”
나까아멘 왕은 실눈이 동그래 가메다를 흘겨보았어요.
그때 가메다 국방부장은 비서가 귀에 대고 쑤군거리는 소리를 듣더니 나까아멘을 보며 큰소리를 쳤어요.
“언제까지 심리전 따위를 하려고 그럽니까? 아예 핵무기와 중자탄으로 코치아 놈들을 몽땅 쓰러버리고 대륙으로 쳐들어갑시다.”
나까아멘 왕은 도리머리를 흔들더니 종이와 필을 들어 가리키면서 가메다에게 넘겨주었어요.

난 대왕님의 견해에 동의합니다. 누군들 조상들이 세세대대로 수천 년 동안 살아온 뱀 섬나라를 떠나려고 하겠습니까? 우린 2천 년 전처럼 코치아를 우리 식민지로 만들어 그 놈들의 양곡과 광물자원을 빼앗아오고 인력을 노예처럼 부려 먹으면 됩니다. 왕궁은 의연히 뱀 섬에 둡시다.

그러자 나까아멘은 가메다에게 또 쪽지를 건넸어요.

어떤 수로?
만약 패전하면 이번엔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아예 우리 뱀 섬에 원자탄 우박을 내리 쏟아 부을 거란 말일세. 자칫하면 우리 뱀 섬나라는 지구의 지도에서 사라질 수도 있어.

근심하지 마십시오. 약소국가인 코치아도 영토 욕심이 있을 겁니다. 영토를 나눠 주겠다고 구슬리면 우리와 손을 잡을 겁니다.

나까아멘은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 날로 뱀 섬나라는 노바시 수상을 파견해 이른바 코치아와 손잡고 영토 확장을 하자고 제의해 왔어요.
허나 허수아 총리는 총리부에서 노바시 수상의 천천히 속심을 파보기로 했어요.
“뱀 섬나라는 원래 영토가 적은데 어떤 이유로 영토를 나눠주겠단 말입니까?”
노바시 수상은 허수아 총리를 웃는 얼굴로 마주 보며 내심하게 설명했어요.
“지금 지구촌의 영토는 아주 불균형적으로 분배됐습니다. 일부 초대강국은 인구가 얼마 되지 않지만 지구촌의 5분의 1이나 되는 영토를 차지했습니다. 제가 말을 하지 않아도 어느 나라라는 걸 알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어떤 초대강국은 동으로 라틴아메리카로부터 아시아대륙을 건너 서쪽으로 유럽에까지 가로 타고 앉아 아주 넓은 영토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생육연령의 여인들이 아이를 가지지 않아 인구는 2천여 년 전의 2억으로부터 이젠 5천만도 되지 않습니다. 우리 두 나라보다도 인구가 적지만 영토는 몇 십 배나 더 차지하고 산단 말입니다. 이게 도리에 맞습니까? 지구를 만들 때 어디 초대강국만 넓은 영토를 차지하고 살라고 규정해 놓았습니까? 이건 불합리한 영토역사가 조성한 것입니다. 이제라도 영토를 인구에 따라 평균으로 재분배해야 합니다.”
그 말에 허수아 총리도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러자 노바시 수상은 계책이 들 것 같아 한 술 더 떴어요.
“코치아에서도 숱한 영토를 남에게 빼앗겨 쓴 맛을 알리라 믿습니다. 코치아나 우리 뱀 섬나라나 우리 약소국이 아니오? 약소국은 무력이 약해 역사적으로 대국의 침략을 받고 쫓기다 못해 이렇게 섬에 쫓기어 와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 약소국인 우리 뱀 섬나라나 코치아는 인구가 1억 내지 2억을 웃돕니다. 허나 우리 두 나라는 초대강국들의 몇 십 분의 1밖에 안 되는 영토를 겨우 차지하고 살고 있습니다. 또 어떤 나라는 전 세계 인구의 5분의 1, 인구가 20억이나 거의 되지만 영토는 인구가 2천만도 안 되는 초대강국의 4분의 1도 안됩니다. 이것이 그래 공평합니까?”
“공평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해결책이 어디 있습니까? 유엔에서도 해결책이 없는데.”
허수아 총리는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어요.
노바시 수상은 격동돼 탁자를 탕 치더니 벌떡 일어나기까지 했어요.
“안 됩니다! 지구가 생겨나고 인류가 생존하기 시작해서부터 영토는 어느 초대강국의 것이라고 규정해놓았습니까?! 지구촌의 영토는 모든 사람들의 공동소유입니다. 우린 손잡고 시비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어떻게 말입니까?!”
허수아 총리는 눈이 데꾼 해 흥분한 나머지 낯이 수수떡처럼 지지벌개진 노바시 수상을 쳐다보았어요.
“지구의 영토를 인구 비례에 따라 평균재분배해 지구촌의 모든 백성들이 공동으로 경영해야 합니다.”
“평균재분배?”
허수아는 뜻밖에도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이론은 그럴 듯한데 세계 여러 나라에서 동의하겠습니까? 특히 초대강국들이 자기 조상들이 피를 흘리면서 점령한 영토를 내놓으려고 하겠습니까? 그것도 이젠 수천 년 동안 세세대대로 조상들이 살아온 영토인데 말입니다.”
이때라고 생각한 노바시 수상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 허수아 총리를 건너다보았어요.
“그러기에 우리 약소국들이 연대해야 합니다. 우리 뱀 섬나라와 코치아 그리고 수많은 약소국가가 손을 잡기만 한다면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외교수단으로 되지 않으면 무력으로라도 영토를 재분배해야 합니다. 제 말에 도리가 있지요?”
노바시 수상이 스리슬쩍 차 넘긴 공이 허수아 총리에게 날아왔어요.
허수아 총리도 이젠 세 살 먹은 어린이나 혈기왕성한 청년이 아니었어요. 그는 아주 노련하게 그 공을 받아 차 넘겼어요.
“되지도 않을 소리입니다. 너무 욕심을 부리지 마십시오. 2천여 년 전의 교훈을 잊지 마십시오. 옛날에도 당신들의 조상들은 러시아 양키들의 손아귀에서 우리 코치아를 보위한다는 미명하에 우리나라에 기어들지 않았습니까?”
“아니, 그건 무슨 소리입니까? 그때도 우리는 코치아 백성들을 잘 살게 철도를 부설해 주었고 수력발전소를 세워 전기를 보게 하지 않았습니까? 우리 뱀 섬나라가 서유럽에서 배워온 선진과학기술과 문명을 당신들의 조상들에게 무상으로 전파해주었단 말입니다. 당신들은 우리가 부설한 철도를 근 100년 동안이나 잘 쓰지 않았습니까? 또 우리 강력한 군대의 보호를 받으면서 봉폐됐던 청나라 대문을 열고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그 넓은 만주에 들어가 벼농사도 지으면서 잘 살지 않았습니까?”
“퉤!”
허수아 총리는 노바시 앞에 건 가래를 퉤 뱉더니 탁자를 치면서 일어나 고함쳤어요.
“그따위 말로 나를 유혹하려는 겁니까? 당신들은 지구촌의 영토를 평균재분배하고 공동경영하자는 미명하에 또 우리 코치아 백성들을 당신들의 침략군에 편입시켜 대포 밥으로 만들자는 것이 아니고 뭡니까!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코치아 인민들은 절대 당신들의 대륙침략전쟁에 놀아나지 않을 것입니다!”
노바시는 더는 안 될 줄 알고 중절모를 찾아 쓰고 일어났어요.
“후회할 거요. 이 좋은 기회에 대륙을 재분배하지 않고 언제 한단 말이요? 정녕 금별 대통령의 의도도 이러하십니까?”
허나 허수아 총리는 단연히 대답했어요.
“그렇습니다. 나는 코치아 대통령과 인민을 대표해 당신과 담판하는 것입니다.”
노바시는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던졌어요.
“속담에 웃는 얼굴에 침을 뱉지 않는다고 어찌 친선동맹을 맺으러 온 사신한테 이렇게 무례하게 대한단 말입니까? 참 섭섭합니다.”
“친선동맹? 흥!”
허수아는 콧방귀를 뀌었어요.
“당신들은 일관적으로 웃는 얼굴에 칼을 품은 자들이었죠. 코치아를 없애려고 한쪽으로 난민들 속에 특수부대와 로봇부대 무장간첩들을 파견한 걸 모르는가 합니까?”
“예?”
노바시 수상도 놀랐습니다.
(귀신도 모르게 한 노릇인데 이 놈들이 벌써 알다니?)
허나 그는 인차 살인마수로서의 침착성을 회복하면서 자리에 되앉았어요.
“건 무슨 소립니까? 근거 없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마십시오.”
허수아 총리는 냉소했어요.
“이런 적반하장이라고 원?! 코치아를 발판으로 대륙을 침략하려는 당신들의 야욕을 다 알고 있단 말이오. 더는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욕심을 버리시오. 욕심이 과하면 화를 자청하게 된다는 걸 명심하십시오.”
노바시 수상도 만만히 돌아갈 수 없었어요.
“나도 말해두지만 권하는 술이나 마실 게지 벌주를 마시려 들지 마시오!”
노바시는 코만 떼우고 뱀 섬나라에 돌아갔어요.
그는 귀국하자마자 곧추 왕궁으로 돌아갔어요.
그는 김빠진 공처럼 나까아멘 왕과 가메다 국방부장 앞에 물앉아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었어요.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종이쪽지놀음을 했는데도 저 놈들이 어떻게 우리 계획을 다 알지?”
허나 나까아멘과 가메다는 서로 쳐다볼 뿐 아무런 대답이 없었어요. 
오늘도 노바시와 나까아멘의 앞에 파리 한마리가 앵앵 날아다녔어요.
바로 그 파리가 문제였어요. 조왕돌은 이번에는 미형파리로봇을 파견해 주야로 뱀 섬나라 왕궁을 감시하게 했던 것이었죠.
파리로봇은 나까아멘 등이 종이쪽지에 뭐라고 썼는가를 날아다니면서 몽땅 촬영해 조왕돌이 거느린 사이버총사령부에 보냈던 것이죠. 그런데 뱀 섬나라 국정원에서도 그저 파리거니 하고 깜깜 모르고 있었어요.
허허허.
조왕돌은 괴짜는 괴짜지요? 그 놈의 커다란 골에서는 별의별 괴상한 재간이 다  마구 쏟아져 나왔지요.
그런 줄도 모르고 이번에는 나까아멘은 수하들을 데리고 지하왕궁에 들어가 또 새로운 꿍꿍이를 꾸몄어요.
파리로봇은 제꺽 제일 뒤에서 지하내전에 들어가는 가메다의 잔등에 내려 앉아 매달려 들어갔어요.
가메다가 먼저 입을 열었어요.
“국정원에서 장악하건대 우리 정보를 코치아에서 미형로봇으로 정찰한 것으로 들어났습니다. 이 지하에는 모든 전파를 차단했기에 구두로 의사를 교환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이 지하내전에도 로봇청찰기가 들어오면 큰 일이 아닌가!”
가메다는 근심하는 나까아멘 왕의 귀에 대고 쑤군거렸어요.
“우리 정보를 수집하는 순간 로봇정찰기는 촬영하는 순간 자폭할 겁니다. 광선차단기로 인한 자폭시스템을 가동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조왕돌은 사이버총사령부에 앉아 궁리하다가 이번에는 파리로봇으로 정찰촬영만 해 저장해두게 했어요. 
그런 줄도 모르고 가메다는 나까아멘에게 계책을 드렸어요.
“코치아 놈들과 손을 잡을 필요 없습니다. 우리 핵탄두와 중자탄두, 질자탄두와 대량살상무기, 화학무기이면 그 놈들을 열다섯 번도 몽땅 쓸어 눕힐 수 있습니다. 우리는 코치아를 발판으로 대륙으로 쳐들어가 우리 지구촌 영토를 평균재분배하고 아시아 공동경영의 위업을 성사시킬 수 있습니다.”
노바시도 끼어들었습니다.
“이제껏 우리는 심리전을 쓰지 않으면 무력을 썼습니다. 이번엔 심리전과 무력을 동시에 써서 그 놈들을 숨 돌릴 새도 없이 일망타진 합시다.”
허나 나까아멘은 왕답게 신중했어요.
“그렇게 쉽겠는가? 자네들은 항상 그럴듯하게 말하지만 열대여섯 살 밖에 안 되는 조왕돌이 아니면 클론바우 18세에게 놀아났단 말이오. 내가 어떻게 자네들을 믿고 이렇게 엄청 큰일을 벌린단 말이오. 괜히 우리 왕궁을 날려 보낼 짓을 하지 않겠는지 모르겠네. 난 소꼬 왕궁에서 이렇게 진수성찬을 먹고 미녀들을 데리고 놀면서 호화롭게 살 수 있지 않는가! 옛날 중국의 성인 공자어른께서 잘 가르쳤네. 중용지도야 말로 왕궁을 지키고 이 나라 백성들을 구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가메다는 그만두려고 하지 않았어요.
“이번엔 꼭 승산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 뱀 섬나라의 백성들뿐만 아니라 바다의 물고기마저 뱀 섬을 떠나 코치아 땅과 바다로 달아나고 있지 않습니까? 난민들과 물고기에 독성물질을 발라 코치아를 멸망시킵시다.”
“?!”
나까아멘과 노바시는 그 그럴듯한 계책에 깜짝 놀랐어요.
“이뿐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번에 공중으로부터 독가스를 코치아 놈들에게 씁시다. 이 독가스는 냄새도 없고 색깔도 없어 발견하지 못합니다. 허나 이 독가스는 살상력이 아주 강합니다. 순식간에 몇 백 킬로미터 안의 공기 중의 산소를 몽땅 흡수해 버리고 독성을 방출하기에 모든 생물이 끝장납니다. 이런 독가스를 코치아 수도 연화시에 떨어뜨리면 금별 대통령이고 조왕돌이고 다 잡아치울 수 있습니다.”
“자네 말을 들어보면 어찌나 그럴듯한 지 방귀를 타고 서울로 가겠네. 잘 따져보게나. 조왕돌이란 놈이 교묘하게 숱한 복제기술로 금별 대통령을 복제해놓아서 어느 놈이 진짜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흥! 어떻게 잡아?!”
허나 가메다는 숙어들지 않았어요.
“그 놈 금별이 열이 아니라 수백만 명이면 어쩝니까? 독가스탄을 조그만 코치아에 수십 개 떨어뜨리기만 하면 모든 것이 끝납니다. 그 엄청난 독성과 살상력은 코치아 놈들을 우리 뱀 섬나라에 무릎을 꿇게 할 것입니다.”
그제야 나까아멘 왕은 조금 머리를 끄덕이는 것이 어두운 지하내전의 촛불에 비쳤어요.
가메다는 신나서 계속 지껄여댔어요.
“또 있습니다. 인공 비를 이용해 코치아에 독성물질을 투하하는 방법입니다. 지금 코치아에는 가물이 들어 농작물이 말라 죽고 지어 가축들과 사람들도 무더위에 푹푹 쓰러지고 있습니다.”
“가만! 여기서 그만 말합시다. 혹시 코치아 놈들이 도청이라도 하면 어쩝니까?”
나까아멘 왕은 노바시의 말에 개화장을 짚고 일어났어요. 파리로봇은 이번에는 그들을 앞질러 동굴 밖으로 날아나갔어요.
그들 셋은 그런 줄도 모르고 이번에는 왕궁 화원에 나가 거닐면서 이야기 했어요. 파리로봇은 왕궁으로 날아 들어갔어요. 대신 이번에는 조왕돌이 파견한 꽃나비로봇이 하늘하늘 춤을 추면서 화원의 꽃송이 위에 나타났어요. 꽃나비로봇은 뱀 섬나라 왕과 수상 그리고 국방부장의 밀담을 일일이 촬영해 조왕돌 총사령관에게 보냈어요.
허나 무슨 기미라도 차렸는지 그들 셋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걷다가 이번에는 왕궁 마당에 있는 못에 가더니 잠수함을 타고 바다로 나가버렸어요. 그런데 이번에도 잠수함 옆으로 철갑상어가 나타나는가 하면 금붕어가 나타나 바다 물  속에서 하늘하늘 춤을 추는 것이 아니겠어요. 건 모두 조왕돌 총사령관의 지시를 받고 금붕어 소장이 물고기정찰로봇을 내보낸 것이었어요.
진짜 바람벽에도 귀가 있다고 뱀 섬나라에서 아무리 보안하려고 애써도 총명 영리한 코치아 로봇간첩들의 눈과 귀를 피할 방법이 없었어요.
잠수함이 상대적으로 정보누출이 될 위험이 적다고 느낀 그들 셋은 왕의 전용잠수함에서 밀담을 계속 했어요.
한참 후 나까아멘 왕은 성급해 명령했어요.
“됐네. 들어보니 그럴 듯한데 즉시 코치아를 공격하게! 이번엔 꼭 성공해야 하네.”
“옛!”
어느 날 코치아 백성들이 가물어 나무 그늘 밑에서 하늘을 쳐다보면서 한탄 할 때었어요.
쿵! 쿵!
갑자기 요란한 소리와 함께 맑은 하늘에 난데없는 먹장구름이 피어오르더니 이쪽으로 덮쳐왔어요. 당장 소낙비가 쏟아질 것만 같았어요.
“야, 어쩌다가 소낙비가 오는구나!”
“하늘이 우리 농사꾼들을 돕는구나!”
농사꾼들을 기뻐 어쩔 줄 모르면서 트랙터를 몰고 먹장구름이 덮쳐오는 쪽으로 지어 달려가기까지 했어요.
저쪽 산기슭에서 벌써 소낙비가 억수로 쏟아지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저게 뭐예요.
아차, 소낙비를 맞은 곳의 곡식과 소와 사람들이 삼대 쓰러지듯 했어요. 뱀 섬나라 악마들이 코치아 산골에까지 독가스탄을 떨어뜨렸던 것이었어요. 
쿵! 쿵!
갑자기 그리 멀지 않은 지상에서 미사일이 날아 올라가 작렬했어요. 미사일에 맞은 먹장구름은 산산이 박살나버리더니 흩날려 가버리지 않겠어요. 조왕돌이 지휘하는 기동미사일부대에서 뱀 섬나라 악마들이 독가스탄을 살포할 것을 미리 짐작하고 면밀히 감시하며 대기했어요. 그들은 연화시 교외에서 작렬하려고 몰려드는 먹장구름속의 독가스탄이 분열되기 전에 까부셔버렸던 것이죠.
뱀 섬나라의 이 독가스탄은 인공 비를 내리기 위한 먹장구름으로 위장했기에 발견하기 힘들었어요. 허나 독가스탄의 분열이 오래 걸려 이번에도 예정살상효과를 내지 못했던 것이죠.
그 모든 것을 정찰 위성으로 감시하던 가메다는 악에 받쳐 돼지 멱따는 소리를 쳤어요.
“연화시에 직방 독가스탄을 터뜨려라!”
씽씽-
이번에는 우주비행선으로 코치아 상공에 독가스탄을 내리 떨어뜨렸어요.
허나 모든 것을 예견한 금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클론바우 18세는 클론바우 부대를 이끌고 하늘에 날아 올라가 코치아 상공에 날아 내리는 독가스탄을 받아 안고 훨훨 날아갔어요. 그런데 그들은 금별 대통령이 지시한 남해 상공으로 날아가지 않고 방향을 바꾸어 뱀 섬나라 상공으로 날아갔어요.
가메다는 깜짝 놀랐어요.
“아니, 저 놈 괴물들이 어찌?!”
노바시는 옆에서 발까지 동동 굴렀어요.
“아이고! 망했어, 망해! 이번에도 돌을 들어 자기 발등을 깠구나!”
나까아멘 왕은 울상을 지었어요.
“아이고, 남 잡이가 제 잡이로 됐구먼!”
그러나 가메다는 군인답게 침착성을 회복했어요.
“미사일을 쏘라!”
뱀 섬나라의 미사일부대에서는 괴물 클론바우들을 겨누어 요격미사일을 발사했어요. 허나 클론바우들은 새처럼 미사일들을 이리 저리 피하면서 뱀 섬나라 왕궁에 덮쳐갔어요.
“아이고, 저 독가스탄을 어떻게 해?!”
이때 하늘에서 클론바우가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쩌렁쩌렁 고함쳤어요.
“뱀 섬나라 악마들아, 다시 우리 코치아를 넘보기만 해봐라!”
클론바우들은 독가스탄을 안고 왕궁 마당에 날아 내렸어요.
“앗!”
나까아멘 왕과 노바시 수상은 내전을 달려 들어가 왕후의 침대 밑에 기어들어가 머리를 틀어박고 숨어버렸어요.
“하하하!”
클론바우는 항아리 배를 끌어안고 폭소를 터뜨렸어요.
“이 독가스탄은 너희들이 것이니 주인에게 돌려주겠다.”
그 말에 왕궁의 미녀시종들은 죽어가는 비명을 지르면서 대전 안으로 도망쳤어요.
허나 그들이 기둥 밑에 납작 엎드려 머리를 감싸 안고 살며시 눈을 떠보았어요. 글쎄 클론바우들은 독가스탄을 터뜨리지도 않고 물독처럼 마당에 놓아두고 하늘로 훨훨 날아오르고 있었어요.
클론바우 18세는 쥐새끼들처럼 놀라 뛰어 다니는 왕궁의 놈들을 내려다보고 하늘이 쩌렁쩌렁 울리게 을러멨어요.
“이 놈들아, 네놈들을 죽이려면 열다섯 번도 죽였다. 허나 우리 인자하신 금별 대통령께서 네 놈들을 살려 두는 것이니까. 침략의 야욕을 버리고 더는 코치아의 어진  백성들을 괴롭히지 마라. 안 그러면 가만 놔두지 않을 테다!”
가메다는 머리를 숙이고 벌벌 떨었어요.

클론바우 18세 등이 하늘로 높이 날아 올라가 가물가물 사라질 무렵에야 가메다는 제정신이 들어 황급히 명령했어요.
“저 놈들에게 미사일을 쏘라!”
허나 미사일은 대붕처럼 날아예는 클론바우들을 맞히지 못했어요.
가메다는 닭 쫓던 개 지붕을 쳐다는 격으로 하늘을 멍해 쳐다보았어요.
이윽고 정신이 펄쩍 든 그는 황망히 수하들을 시켜 독가스탄을 왕궁에서 실어 내가느라고 소란스러워졌어요.
한참 후 동해안에서 요란한 폭음이 들렸어요.
꽝! 꽝! 꽝!
파도치는 바다에서 날아예던 애매한 갈매기 떼들이 독가스를 맡고 맥없이 물에 툭툭 떨어졌어요. 
  


























제14장 마그마의 여파 
희읍스름한 하늘에는 거위 털 같은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어요. 금별 대통령은 적와대 창문가에 서서 옛날보다 퍽 맑아진 하늘에서 산성 눈이 덜 내리는 것을 내다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어요.
어느 날, 금별 대통령은 각료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서해바다에 있는 수중집무실로 나가 국무회의를 열었어요.
조왕돌 최고사령관이 먼저 입을 열었어요.
“당면 에너지 고갈문제가 코치아와 인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 우리 한산의 지진대 밑에서 부글부글 끓어 번지는 마그마를 이용해 발전할 수 없을까 연구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자 일제히 뚱뚱한 조왕돌에게 눈길이 쏠렸어요.
말단의 커다란 소파에 앉은 조왕돌은 이젠 정상인으로 돌아왔어요. 훤칠한 키에 과학연구에 몰두하면서 머리를 많이 써서 그런지 아버지를 닮은 남북골이 아주 커진 것 같았어요. 운동을 부지런히 하더니 이젠 제법 속옷 밑으로 울뚝불뚝한 근육이 내비쳤어요.
금별 대통령은 대견스레 아들을 바라보았어요.
“구체적으로 얘기해 봐라.”
조왕돌은 뚱뚱한 몸을 앞으로 숙이면서 입을 열었어요.
“지금 온실가스가 대량 방출되면서 지구온난화가 극심합니다. 제일 피해가 심한 곳은 북극의 북극곰입니다. 노르웨이 해양 동물연구소의 최신과학정보에 의하면 북극의 절반이나 넘는 얼음이 녹아 숱한 북극곰들이 잡아먹을 물개와 바다사자가 생존하지 않아 살아가기 힘들다고 합니다. 이제 북극곰이 북극에서 사라진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인류에도 생존 경종을 주는 것입니다.”
“또, 또 동문서답이군. 해양 동물에 대한 것은 금붕어 소장이나 림해자 부장에게 넘기고 새 에너지 개발을 말하게나.”
금별 대통령은 눈까지 흘겼어요.
조왕돌은 계속 말했어요.
“북극의 얼음이 녹은 현상은 우리 인류에게 좋은 일로도 됩니다. 지금 뱀 섬나라에서 땅이 없어 지구촌의 영토를 평균분배하자고 하는데 북극에 이사해 가 살게 하면 어떨까요?”
조왕돌은 들었거니 말거니 계속 뒷말을 이었어요.
“이전에도 제가 말했지만요. 북극 지역은 개발하지 않은 처녀지로서 에너지자원이 풍부한 복지예요. 우리 코치아는 북빙양의 얼음가스와 원유를 개발할 수 있죠. 허나 운송이 문제입니다. 송유관을 늘이고 유라시아대륙을 잇는 고속철도를 놓는다 해도 뱀 섬나라 악마들 같은 놈들이 득실거리는 세월에 우리 코치아로 에너지가 도착하기 전에 다 채갈 것이 아닌가요?”
도청을 방지하려고 금별 대통령은 수중대통령 집무실을 떠나 이번에는 잠수함에 올랐어요.
금별 대통령은 잠수함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했어요.
“중심의제로 한산 화산의 마그마로 발전할 데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라.”
조왕돌은 여러 각료들을 둘러보면서 말했어요.
“제가 요즘 엉뚱한 궁리를 했습니다. 저 한산 지진대 금이 실린 곳에서 드문드문 뿜겨 나오는 마그마로 발전하면 안 되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 말에 모두들 눈이 동그래졌어요.
“무슨 망상인가? 마그마를 잘 못 건드렸다가 거대한 화산폭발이라도 유발하면 어쩌려고? 뱀 섬나라에서 핵실험을 속이려고 활화산에 금이 선 곳에 지하핵실험을 해서 자꾸 지진과 화산이 폭발하지 않는가!”
차슬기 국방부장은 연신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조왕돌은 신심에 차 말했어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보십시오. 주전자에서 뿜겨 나오는 쌕 김을 보고 증기터빈을 발명해 인류는 기차를 타고 달아 다니게 되지 않았습니까? 고래를 보고 잠수함을 발견했고 새를 보고 비행기를 제조하지 않았습니까? 우린 하늘의 태양에너지발전과 바다의 수력발전, 풍력발전을 모두 했습니다. 이젠 마그마발전 새 시대를 열어나가야 합니다.”
허수아 총리도 잔등을 의자등받이에서 떼면서 귀가 솔깃해 했어요.
“좀 구체적으로 말해라.”
조왕돌은 설계도를 꺼내놓고 말했어요.
“이건 저의 초보적인 방안입니다. 우리가 사는 둥근 지구의 땅 속에는 끓어 번지는 마그마라는 무궁무진한 에너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특수기계로 이 마그마의 열을 이용해 발전한다면 지구촌은 전기를 근심하지 않아도 됩니다.”
모두 입을 딱 벌리고 조왕돌을 쳐다보았어요.
“관건은 마그마에 녹지 않는 도관을 꽂아 넣는 작업입니다.”
“그러다가 마그마가 무한정하게 뿜겨 나오면 어쩌지? 우리 코치아는 마그마에 뒤덮이게 될게 아닌가?”
“우리는 땅 속의 물을 펌프로 뽑아 마시듯이 도관으로 뿜겨 오르는 마그마를 딱 틀어막아 통제할 수 있는 설비를 만들어내면 됩니다. 지진대에 실린 금에 도관을 박고 마그마에서 방출하는 열만 이용해 증기터빈을 돌려 발전하기에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능히 마그마라는 이 마왕을 길들여 우리를 위해 무궁무진한 에너지를 생산하게 할 수 있습니다.”
“건 정말 새로운 과학발명이구먼.”
허수아 총리가 머리를 끄덕였어요.
클론바우는 슬그머니 질투가 나서 툴툴거렸어요.
“무슨 망상과대증인지 모르겠구먼. 부질없는 마그마 장난을 하다가 지구라도 쪼개 놓으면 어쩐단 말이오? 지진대에 실린 금에 도관을 박다가 화산이 폭발하면 어쩌자고?”
그러나 그는 금붕어 할머니가 쏘아보는 눈길을 맞고 독수리 부리 같은 입을 다물어버렸어요.
금별 대통령은 허수아 총리를 비롯한 각료들을 둘러보면서 의향을 물었어요.
“마그마발전항목을 채택해도 되겠습니까?”
허수아 총리는 제꺽 “채택해서 국회에 교부합시다.”라고 했어요.
모두들 서로 눈치를 보다가 이구동성으로 동의했어요. 말단에 앉은 금붕어 소장은 옆에 앉은 조카 조왕돌의 손을 꼭 잡아 주었어요.
이튿날부터 조왕돌은 조왕돌과학기술연구소의 기술부대와 클론바우 18세가 이끄는 클론바우 특수부대를 이끌고 마그마발전소 건설에 달라붙었어요.
그들은 시추기를 싣고 먼저 한산 기슭에 이르렀어요. 한산은 지진대 금이 선 곳에 웅크리고 앉아 있어 산꼭대기에서 드문드문 화산이 폭발하면서 시뻘건 용암이 마구 분출됐어요. 어지간한 담력에는 마그마가 풍풍 분출돼 분출구 옆에 용암이 마구 튕기는 화산에 접근해 마그마로 발전할 엄두도 내지 못할 거 아닌가요?
허나 클론바우 18세는 조왕돌을 질투하면서도 그의 엉뚱한 궁리가 너무나도 신기하고 엉뚱해 한번 조왕돌을 따라 인류를 위해 기적을 쌓고 싶어 따라 나섰어요. 물론 그들의 가죽은 방사선이나 용암의 뜨거운 열에도 일반 사람들의 피부보다 더  견딜 수 있기에 마음이 든든한 것도 있었지요.
클론바우 18세는 조왕돌의 설계에 따라 먼저 용암이 마구 뿜겨 오르는 지진대 금이 선 곳에 시추를 시작했어요.
꽝!
갑자기 요란한 굉음과 함께 화산이 폭발하면서 시추 탑이 무너지고 용암이 하늘을 찌를 듯이 튕겨 올랐어요.
시추를 하던 클론바우 특수요원들은 하늘로 튕겨 올랐지만요. 날개가 있어 놀란 닭들처럼 하늘 공중에서 푸다닥거리다가 화산재가 쌓인 둔덕에 살짝살짝 날아 내렸어요. 허나 고생스레 시추한 구멍의 도관은 끊어지고 시추 탑은 넘어졌어요.
클론바우 18세는 사발 눈을 부릅뜨고 조왕돌을 쏘아보았어요.
“이 한산 화산에서 대체 전기를 낼 수 있다고?! 흥!”
그가 콧방귀를 뀌는 바람에 화산재가 조왕돌을 뒤덮어버렸어요.
조왕돌은 화산재를 툭툭 털어버리면서 화산재가루가 뒤덮인 잿빛얼굴에 허연 이를 드러내며 내심하게 말했어요.
“클론바우야, 좀 내심하게 기다려. 너희들이 도관만 꽂으면 인차 발전할 수 있어.”
클론바우 18세는 기다란 코끼리코를 슬슬 만지면서 조왕돌을 쏘아보다가 희죽이 웃었어요.
“그럼 우리 해보지!”
클론바우 18세는 조왕돌의 조그마한 손바닥에 갈퀴 같은 손바닥을 탁 치더니 시추를 계속 했어요.
특수부대 클론바우 요원들은 넘어진 시추 탑을 다시 세우고 시추를 계속 했어요. 이번에는 성공하여 펑 뚫린 구멍에 마그마에 끝내 특수도관을 박아 넣었어요. 뒤이어 그 도관에 물 펌프를 증기 터빈까지 장치해 놓았어요.
조왕돌은 남북 골 뒷덜미를 슬슬 만지더니 힘 있게 명령했어요.
“발전!”
순간 기적이 일어났어요.
마그마에서 풍겨 오른 열에 물 펌프가 물을 뿜자 쌕 김이 풍겨 나오면서 증기터빈을 힘 있게 돌렸어요. 시공현장에 걸어놓은 전등알이 환하게 빛났어요.
“성공이다!”
정말 클론바우 18세가 이끄는 특수부대 용원들이 아니었으면 일반인들이야 어찌 부글부글 끓어 넘치는 마그마의 고온 속에서 시추를 할 수 있었겠어요?
조왕돌과 클론바우 18세는 조왕돌 부대와 클론바우 특수부대를 이끌어 한산에 숱한 도관을 내리 꽂고 발전소를 차려놓았어요.
이 새 기적은 삽시에 지구촌에 뉴스로 보도됐어요.
노바시와 가메다 등은 나까아멘 왕과 함께 왕궁 내전에서 간첩들이 보내오는 동영상을 처음부터 한산에 시추하는 것을 살펴보면서도 도리머리를 가로 절레절레 흔들었어요.
“정신 나간 놈들, 이젠 화산까지 건드려 전기를 내?”
“자멸하지 않으면 다행이지.”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어요. 코치아에서는 마그마로 발전하는데 성공했던 것이죠.
노바시 수상은 나까아멘에게 말했어요.
“저 놈들이 마그마발전을 발명했지만 혜택은 아마 코치아보다 우리 뱀 섬나라가 더 볼 것입니다.”
나까아멘은 노바시를 쓴 눈길로 흘겨보았어요.
“건 무슨 소리인가?”
“우리나라에는 활화산이 270여개나 있습니다. 우린 저 놈들의 새 발명을 이용해 화산의 풍부한 마그마와 지열을 이용해 발전합시다.”
“오~”
나까아멘은 그제야 해시시 해졌어요.
“거 정말 남의 불에 게를 구워 먹는 격이군 그려. 헌데 어째 우리 뱀 섬나라는 발명할 줄은 잘 모르고 전문 남의 걸 개작할 줄만 아는지 몰라. 창조 형 인재가 적은 게 문제야. 정말 승리의 비애를 느낄 일이야.”
가메다가 끼어들었어요.
“창조할 줄 모르면 개작할 줄이라도 알아야지.”
그는 건 가래를 떼더니 한술 더 떴어요. 그는 나까아멘의 귀에 대고 쑤군거리었어요.
“저 놈들이 화산에 박은 도관에 핵탄두를 폭발시켜 아예 코치아를 마그마로 불바다를 만들어 버립시다.”
“오? 그래?”
나까아멘은 속이 시원해 했어요. 허나 뒷근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어요.
“자넨 항상 괴상한 암수를 짜냈지만 번마다 참패를 당했네. 혹시 실패하면 우린 지구촌에 석자 몸뚱이를 감출 곳도 없을 거야.”
허나 가메다는 사무라이 본성을 드러냈어요.
“아주 간단합니다. 도관에 똥을 싸 넣으면 됩니다.”
노바시도 선비답지 않게 사무라이로 탈바꿈해 이를 갈았어요.
“이거 어디 악이 나 살겠어요. 고기도 죽고 그물도 망가지라지.”
가메다는 그날로 암암리에 특수요원들을 지하실에 불러 모아 이리이리 하라고 포치했어요.
“코치아를 제거하지 않고서는 우리 대륙점령과 대동아공동경영의 위대한 꿈을 실현할 수 없다. 임무를 완수할 수 있겠는가?”
“옛! 목숨 바쳐 대왕님의 원대한 이상을 실현하겠습니다!”
특수요원 대장 나까소네가 자기 무리를 대표해 힘차게 결심했어요.
“좋아. 오늘 저기 지하실에서 위안부들을 실컷 데리고 놀게!”
특수요원들은 그 말뜻을 알고도 남음이 있었어요. 이제 코치아 한산으로 가면 생사를 가리기 힘들게 빤했어요.
지하실에서는 여인들의 울음소리와 비명소리에 신음소리가 어지러이 섞여 들렸어요. 
이튿날 밤에 뱀 섬나라의 특수요원들은 밤도와 초음속 비행기를 타고 레이더 감시를 피해 바다수면을 스칠 듯이 저공비행해 코치아 한산 상공으로 날아갔어요.
나까소네 등이 핵폭탄을 잔등에 지고 한산에 날아 내릴 때었어요.
진작 기다린 듯이 밤하늘에 괴상한 클론바우들이 날아왔어요.
“이 독종 놈들, 서라!”
여기 저기 구름 속에서 괴물들이 날아 나오면서 고함쳤어요. 모두 클론바우들만은 아니었어요. 조왕돌 총사령관이 파견한 독수리로봇들과 갈매기로봇 그리고 슈퍼맨로봇들도 분기식비행기처럼 날아왔어요.
그들은 낙하산을 타고 날아 내리는 나까소네 일당들을 하나하나 붙잡아 그물 망태기에 처넣었어요.
허나 나까소네 대장은 죽음을 각오하고 목청을 가다듬어 고함쳤어요.
“위대한 시각이 닥쳐왔다. 핵폭탄을 폭발하라!”
그는 낙하산 줄을 뚝 끊어버리고 한산 발전소를 향해 날아 내려갔어요.
뒤이어 우레와 같은 폭음이 한산이 날아나게 여기저기에서 울렸어요.
꽈르릉 꽝꽝!
시추 탑과 발전소가 무너졌어요.
순간 금이 실린 화산 지진대에 금이 나면서 마그마가 하늘 높이 치솟아 올랐어요. 용암이 골짜기를 따라 마구 흘러넘쳤어요. 용암이 쓸고 내려간 골짜기의 마을과 농지는 초토화됐어요.
텔레비전으로 그 재해현실을 이를 갈며 보던 나까아멘과 가메다는 통쾌하게 웃었어요.
“하하하. 꼴 보기 좋다!”
“허허허. 이번엔 성공했구나.”
허나 악마들은 너무 일찍이 기뻐했어요.
체포된 특수요원들의 잔등에 졌던 핵폭탄은 초음속비행기에 실리어 뱀 섬나라로 날아올 줄이야!
“아이고, 저걸 어쩌나!”
“저 놈들이 자살 핵폭탄을 터치지 않고 왜 지고 우리 쪽으로 날아와?! 엉?!”
나까아멘과 노바시는 고양이 낙태한 상을 지으면서 지하실 끝 쪽으로 깊숙이 도망쳤어요.
가메다만은 텔레비전을 들여다보면서 고함쳤어요.
“우주비행접시들은 즉시 핵폭탄을 진 특수요원들을 동해바다 상공에서 처치하라!”
뱀 섬나라 우주 비행선들이 즉시 밤하늘로 날아올랐어요.
허나 뒷근심이 풀리지 않은 가메다는 또 두 번째 명령을 내렸어요.
“미사일부대는 특수요원들이 탄 초음속 비행기를 미사일방어시스템으로 요격하라!”
쉭! 쉭!
미사일이 불꼬리를 달고 동해 바다 밤하늘로 날아올라갔어요.
뒤이어 요란한 소리와 함께 일부 초음속 비행기는 동해 바다 상공에서 요격돼 폭발됐어요. 숱한 파편들이 바다에 떨어지면서 시허연 물갈퀴를 일구었어요.
허나 귀신에게 홀린 듯이 일부 초음속비행기는 특수요원들을 싣고 계속 뱀 섬나라 상공으로 날아왔어요.
“저 놈들이! 에끼, 이 놈들아, 기수를 돌려 코치아 상공에 날아가 핵폭탄을 폭발시켜!”
허나 들었는지 마는지 요격당하고 나머지 초음속 비행기는 계속 밤하늘을 가르면서 뱀 섬나라 쪽으로 날아갔어요.
우주비행접시들이 초음속 비행기를 막아 더러 요격했지요. 하지만 딱 한 대가 화산 꼭대기에 날아와 폭발했어요.
꽈르릉 꽝!
처음에는 화산 꼭대기에서 핵폭탄이 폭발하면서 버섯구름을 일으켰어요. 강렬한 방사선이 비치며 휩쓸린 산림과 수도 소꼬를 비롯한 도시들은 대뜸 잿더미로 돼버렸어요. 거대한 진동은 나까아멘 왕과 노바시 수상이 숨은 왕궁 지하실에서도 발밑의 땅바닥이 움찔거릴 지경이었어요.
“아이고, 또 망했다, 망했어!”
노바시가 비명을 질렀어요.
“저 놈 가메다 덕에 원폭피해를 단단히 입는구나! 우리 왕궁이 끝장났겠구먼!”
뒤이어 화산이 강렬하게 폭발했어요. 원자탄이 폭발하면서 원래 금이 실렸던 화산이 진동을 받아 노했던 것이었어요.
여기저기에서 마그마가 하늘 높이 튕겨 올랐어요. 시뻘건 용암이 사나운 파도를 치면서 뱀 섬나라의 개 밸 같은 땅덩어리를 휩쓸었어요.
원래 한산 화산으로 날아가던 일부 초음속 비행기에 앉은 특수요원들은 조왕돌이 쏘아올린 전자 교란 탄에 맞아 기억력과 공간방향 감별능력을 상실했어요. 그리하여 한산 화산으로 날아간다는 것이 뱀 섬나라 지마화산으로 날아와 핵탄두를 폭발시켰던 것이죠.
허허허. 세상에 과학이 발전하면 이런 일도 있다니까요.
며칠 후 코치아에서는 남쪽 섬 한산의 핵 오염과 마그마발전소 사태를 대처할 긴급회의를 열었어요.
이번 회의는 적와대가 아니라 한산 기슭에서 열었어요. 각료들은 금별 대통령과 함께 방독, 방 세슘 면구와 옷을 입고 회의에 참가했어요. 핵 피폭을 받은 사화산인 한산이 수천 년 잠을 자다가 다시 활화산으로 탈바꿈해 시뻘건 마그마가 하늘 높이 튕겨 오르고 산기슭으로 시뻘건 용암이 쇳물처럼 흘러넘치고 있었어요. 사처에서 연기가 그물그물 피어오르고 화산재가 마구 떨어져 아주 위험했어요.
먼저 조왕돌 박사의 의견을 들어보았어요.
조왕돌은 마이크를 들고 웃으면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했어요.
“화산 폭발은 일대 재난입니다. 그러나 나쁜 일이 좋은 일로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한산 화산분출구에 커다란 이동식 가마덮개를 씌워놓고 마그마의 열로 거대한 발전소를 세울 수 있습니다.”
클론바우 18세도 엄지를 내둘렀어요.
“조왕돌 삼촌은 괴짜요, 천재적인 대과학자요!”
이젠 그도 조왕돌을 탄복했어요.
모든 각료들도 머리를 끄덕였어요.
허나 허수아 총리만은 양미간을 찌푸리고 뭔가 생각하고 있었어요.
한참 후 그는 머리를 천천히 들고 의문을 제기했어요.
“이 큰 화산 분출구에 어떻게 엄청 큰 가마덮개를 씌우겠습니까?”
그러자 클론바우가 가슴을 탕탕 치면서 장담했어요.
“우리 클론바우 부대 요원들이 헬기를 몰고 분출구 위에 특제 쇠 덮개를 덮어버리겠습니다.”
조왕돌도 신심에 찬 말을 했어요.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절대 통 덮개를 만들지 않고 축구장 지붕을 만들듯이 숱한 덮개를 만들어 각을 맞출 것입니다.”
그제야 허수아 총리도 머리를 끄덕였어요.
이튿날부터 조왕돌과 클론바우 18세는 클론바우 18세 1호로부터 150호까지 지도해 헬기로 가마 덮개로 화산분출구를 덮기에 분주했어요.
정말 클론바우들과 같은 살가죽이니까 방사선오염과 부글부글 끓어번지는 용암의 몇 천도 되는 고열에서도 견딜 수 있었죠.
허나 사고도 종종 일어났어요. 헬기를 몰고 가던 클론바우 1호가 글쎄 하늘 높이 튕겨 오르는 용암에 맞아 헬기 날개가 부러지는 바람에 화산 분출구에 떨어졌어요. 클론바우는 황급히 헬기에서 뛰어내려 몸에 달린 날개로 푸다닥 하늘로 날아올라 겨우 구명했어요. 적지 않은 클론바우들은 부글거리는 용암에 피부가 기름이 번지르르하게 데고 있었어요.
조왕돌은 보다 못해 자기와 똑같이 생긴 복제 조왕돌들을 돌아보았어요. 몽땅 조왕돌과 생김새는 같았지만 덩치가 좀 작을 뿐이었어요.
“이젠 너희들이 저 일을 해야 하겠다.”
그러자 클론바우 18세가 눈을 흘겼어요.
“정신 나갔어요? 저 부글부글 끓는 마그마에 빠져 죽으려고 환장했어요?!”
“근심 말라.”
허나 뚱뚱하고 훤칠한 조왕돌은 조왕돌 1호를 돌아보면서 “네가 로봇부대를 이끌고 덮개를 막아라!”라고 당부했어요.
“예! 최고사령관!”
조왕돌 1호가 군례를 척 붙이고 손을 홱 젓자 조왕돌 2호부터 150호까지 몽땅 허리에서 원격조종기를 꺼내들었어요.
저게 뭐야? 숱한 독수리로봇들과 인형로봇들이 산 위에 날아오더니 클론바우들의 헬기를 빼앗아 몰고 덮개 조각들을 싣고 화산분출구로 달아갔어요. 화산분출구에서 용암이 마구 튕겨 올랐지만요. 그들의 앞길은 막을 수 없었어요.
클론바우들과 조왕돌들은 새가 둥지를 틀듯이 헬기에 덮개 조각을 실어 하나하나 맞춰나갔어요.
그런데 화산이 또 폭발하면서 거대한 덮개를 뭉청 끊어 날려 보냈어요. 허나 조왕돌의 총명한 재질로 해 덮개는 하늘로 날아올라 갔다가도 떨어지면서 되 붙었어요. 전자파로 고강도 자석의 인력으로 해 되 붙은 것이었어요.
이번에는 인형로봇들이 모는 헬기에 산소공급이 모자라 추락사고도 일어났어요. 허나 조왕돌들은 로봇부대를 지휘해 화산분출구를 막는 공사를 멈추지 않았어요. 
한 달도 안 돼 화산분출구를 막고 숱한 증기터빈을 가설하고 두 달 만에 발전하기 시작했어요. 화산이 폭발해도 덮개로 꽉 막아 놓았기에 화산재와 용암이 마구 날리지 않아 화산 주변 생태환경보호에도 유리했어요.
화산이 폭발하면 그 거대한 덮개는 화산폭발과 함께 일정하게 훌쩍 뛰었다가도 제 자리에 딱 들어가 앉으면서 태연자약한 자세로 앉아 있었어요. 화산 폭발을 미리 예견하면 덮개를 조절해 거대한 우주 비행선처럼 슬쩍 하늘로 솟으면서 완충역할을 했지요. 내릴 때에는 거대한 우주비행선이 내리는 것처럼 지상 쪽으로 기체를 분무하면서 가볍게 내려앉곤 했던 것이죠. 마그마를 덮는 커다란 덮개는 내화벽돌과 합금 등 내화특수재료로 만들었어요. 하기에 마그마가 튕겨 올라와도 덮개에 막혀 다시 화산분출구에 떨어졌어요. 일부 덮개에 붙은 마그마는 덮개에 단 긁개로 긁어 부글부글 긇는 마그마에 떨어뜨려 버렸어요. 그러니 크게 근심할 필요 없었어요.
한산 화산발전소에서 아무런 지장이 없이 코치아의 절반 땅에 공급할 전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됐어요. 하여 이전에 인류와 지구 생태환경에 악영향만 주던 화산의 마그마는 길들여져 이젠 인류에게 복을 주게 됐어요. 이거야 말로 꿩 먹고 알 먹는 일거양득이 아니겠어요.
나까아멘 왕과 노바시 수상은 지하실에서 겨우 목숨을 건지었어요. 며칠 후에야 제 정신을 차린 그들이 바깥에 나와 보니까요. 왕궁은 재 가루도 남지 않고 날아난 것이 아니겠어요. 몇몇 돌기둥이 유령처럼 썩박나무처럼 나뒹굴고 있었어요.
그리하여 그들은 아예 지하왕궁에 들어갔어요. 가메다는 연 며칠 그들의 면전에 나타나지도 않았어요.
나까아멘과 노바시는 코치아에서 고의적으로 한산 화산발전소를 건설하는 과정을 생중계하는 것을 보고 크게 깨달았어요.
“살았어. 이젠 우리 270여개나 되는 화산 분출구에 저 놈들처럼 화산발전소를 세우자니까.”
“허허허. 이걸 두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거죠.”
“하하하.”
지하왕궁에서 그래도 웃음이 터져 나올 수 있어 다행이었어요.
허나 국제 여론은 만만치 않았어요.
아카시아의 안나 대통령은 직접 텔레비전방송에 나서서 경고메시지를 보내왔어요.
“뱀 섬나라는 교훈을 섭취할 대신 대륙침략야욕을 버리지 않고 코치아의 발전소를 핵 공격했다. 이는 정의적인 세계인민들에 대한 도전이다. 또다시 핵전쟁을 발동한 뱀 섬나라는 자멸 밖에 있을 수 없다. 뱀 섬나라 악당들을 소멸하지 않고서는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우리 아카시아는 뱀 섬나라 악당들을 전멸시키는 인민전쟁을 불사할 것이다!”
“아이고, 저걸 어찌 한단 말인가?”
나까아멘은 낙태한 고양이 상을 지으면서 바늘방석에나 앉은 듯이 안절부절 하지 못해 지하왕궁을 왔다 갔다 했어요.
이때 텔레비전에서는 노르망디에 정치망명을 간 죤슨의 딸 예리나도 나타났어요.
“뱀 섬나라는 절대 우리 아빠의 옛길을 걷지 마십시오. 욕심을 너무 부리면 시체도 파묻을 땅이 없게 됩니다!”
그런데 코치아의 금별 대통령은 텔레비전에 나타나지 않았어요. 그가 말하지 않아도 국제 여론은 나까아멘 왕에게 경고하기에는 충분했던 것이었죠.
며칠 후 아카시아의 함대가 하와이에서 출발해 서태평양을 건너 뱀 섬나라 북쪽에서 상륙해 곧추 소꼬를 향해 덮쳐 왔어요.
유럽의 노르망디 해군은 남해를 거쳐 곧추 소꼬로 진격하고 있었어요.
“망했다, 망했어! 이번엔 뼈를 묻을 곳도 없게 됐어.”
나까아멘은 비명을 질렀어요.
그때 가메다가 지하왕궁에 뛰어 들어왔어요.
나까아멘은 왕의 체신도 잊고 가메다의 귀 쌈을 찰싹 갈겼어요.
“에이고, 이 자식, 너 때문에 우리 왕궁 문을 닫게 됐어.”
가메다는 얼얼한 볼때기를 만지면서도 왕에게 머리를 조아리었어요.
“대왕님, 근심하지 마십시오. 제가 침략군을 막겠습니다.”
“그래, 막아라. 막지 못하면 네 놈의 대가리를 잘라서 왕궁 쓰레기 무지에 처넣고 제사를 지내겠어.”
나까아멘은 어둠침침한 지하왕궁에 털썩 엉덩방아를 찧고 물앉더니 엉엉 울면서 감탄했어요.
“아이고, 수천 년 대를 이어온 우리 왕족이 대를 끊게 됐구나. 어쩜 코치아 놈들이 항상 우리보다 한 수 위란 말인가? 엉엉, 2천여 년 전 메이지유신부터 우리 조상들은 언제나 코치아에 앞섰지. 유럽의 선진기술과 과학기술을 가져다 항상 아시아에서 앞서 나가면서 지어 대동아공영권까지 얻으려고 절반 지구를 진격했었지. 허나 오늘 우리는 대륙에 건너가기도 전에 저 조까짓 발판 하나도 당하지 못하고 있단 말이야. 아이고, 원통해라.”
가메다와 노바시는 황급히 미친것 같은 나까아멘 왕을 부축해 침대에 눕히어 놓았어요.       
그래도 가메다는 사무라이답게 뱀 섬나라 군을 지휘해 반격을 하였어요. 그는 무인전투기를 파견해 아카시아 정예 해군육전대와 교전하면서 나까아멘 왕의 도망을 위해 시간을 벌고 있었어요.



             

 

                  제15장 지구로 날아오는 소행성
남으로 아카시아 수사자와 호랑이를 방불케 하는 괴물 인종병사들이 뱀 섬나라 뱀 인 병사들을 무찌르며 쳐들어왔어요. 북으로는 노르망디의 공룡부대가 톰 사령관의 지휘아래 쳐들어왔어요. 이젠 이 두 강국은 뱀 섬나라 3분의 1이나 점령했어요. 루스끼야는 뱀 섬나라에 이번 기회에 앙갚음을 했던 것이었어요. 전번에 뱀 섬나라가 인구 몇 천만 밖에 안 되는 루스끼야에서 세계의 영토 5분의 1이나 차지했다고 맹비난하면서 지구촌의 영토를 평균재분배를 주장한 데 앙심을 품고 있었죠. 루스끼야 군은 서쪽으로부터 쳐들어가 뱀 섬나라의 군사요충지라고 할 수 있는 주요 큰 섬들을 점령했어요. 원래 뱀 섬나라는 13개 섬으로 이루어졌는데 그중 8개는 이미 열강들에게 점령당했어요.
뱀 섬나라가 외세를 막느라고 코치아를 교란하지 못하는 틈을 타서 코치아에서는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지구 생태환경보호를 연구하고 국력을 키우고 있었어요.
괴짜 조왕돌은 코치아를 둘러싼 바닷물과 냇물이 합할 때 생기는 흡인력을 이용해 발전소를 세웠어요. 그리하여 코치아에서는 전기를 대외로 수출할 지경이었어요.
어디 그뿐인가요?
조왕돌은 바다의 파도를 이용해 발전기를 돌렸고 돼지고기기름에 특제 유를 섞어 휘발유를 생산해냈는가 하면 뱀장어를 길러 소형발전기를 돌리기도 했어요. 그 놈의 남북 골에는 하여간 엉뚱한 과학기술이 물물 쏟아져 나와 뭇사람들을 감탄하게 했어요.
클론바우 18세도 조왕돌을 질투하던 데로부터 이젠 속으로 못내 탄복했어요.
“조왕돌 삼촌은 진짜 괴상한 천재야.”
클론바우 18세는 기다란 코끼리코를 슬슬 만지면서 엄지를 내둘렀어요.
그런데 큰 일 났어요.
아, 기원 4000년을 앞둔 기원 3999년 12월에 들어서기 바쁘게 태양계 밖에 있던 DMZA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어요. DMZA 소행성은 직경이 20킬로미터나 되는데요. 그 운행궤도가 바뀌면서 지구와 충돌할 궤도에 진입했어요. 이젠 하프망원경으로도 보일 지경이어요. 이제 오래지 않으면 육안으로도 소행성을 볼 수 있을 것만 같았어요. 소행성이 지구를 충돌하는 날에는 지구는 산산이 부서지고 인류문명이 몽땅 훼멸될 판이었어요.
세계 인심은 또다시 소란해졌어요.
“보라니까. 뱀 섬나라에서 2년 전에 예측한 말이 옳단 말이요. 기원 4000년에 지구가 종말 된다 했잖아? 그때 소혜성이 지구를 충돌한다는 말도 하지 않았어?!”
“소혜성이 충돌하면 지구가 박살나겠는데!”
이때라고 뱀 섬나라 나까아멘 왕과 노바시 그리고 가메다는 바다에서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이 떠들어댔어요.
“하늘이 우리를 돕고 있어.”
나까아멘 왕의 말에 노바시 수상은 무릎까지 탁 쳤어요.
“잘 됐습니다. 이 기회에 세계 인심을 우리한테 끌어옵시다. 소혜성과 지구의 충돌에 죽을지 살지도 모르는 판에 우리 본토를 침략하던 노르망디와 아카시아의 군대들도 전쟁을 그만둘지 모릅니다.”
가메다는 어깨가 자못 가벼워지는 감을 느꼈어요.
“당장 방송공세를 하게나!”
“옛!”
나까아멘 왕과 노바시는 구부리었던 허리를 쭉 펴고 주먹으로 손바닥을 탁탁 치면서 지하왕궁을 왔다갔다 거닐었어요.
코치아의 맑은 하늘에는 갑자기 뱀 섬나라 NHEK방송사 여성아나운서가 떴어요.
“여러분, NHEK방송사 아나운서 야마구찌 모모에입니다. 저는 놀라운 소식을 방송해 드리겠습니다. 지금 은하계에서 직경이 20킬로미터나 되는 DMZA 소행성이 지구로 날아오고 있습니다. 바로 2년 전에 우리 뱀 섬나라가 예측해 제가 방송한 비극이 곧 우리 지구촌에 사실로 되는 순간입니다. 지금 DMZA 소행성은 음속의 90배나 되는 속도로 우리 지구와 달나라를 향해 날아오고 있습니다. 허나 코치아의 이른바 유명한 천문대학자 유리 박사는 지구인들을 속이는 거짓 과학정보를 날조했습니다. 이젠 천살도 넘는 노 할멈의 노망을 믿지 마십시오. 
직경이 20킬로미터나 되는 혜성이 지구를 충돌하면 어떤 훼멸성적인 재난이 생기는지 알기나 하고 떠들었습니까? 우리에게는 이제 한 달도 안 되는 시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2년 전부터 대책을 댔더라도 우리 지구는 일대 재난을 모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금별 대통령이 내세운 유리 박사의 세치 혀끝에 놀아나 지구는 재난을 모면할 시간을 놓쳤습니다. 이제 또 코치아의 말을 믿겠습니까?”
지구촌의 모든 백성들은 이 놀라운 방송을 쳐다보고 땅바닥에 주저앉았어요.
야마구찌 모모에 아나운서는 이번에는 영어로 방송하기 시작했어요.
“평화를 주장하는 노르망디와 아카시아 군인들은 들으십시오. 세계 평화를 사랑하는 인민들은 뱀 섬나라에 눈길을 돌리십시오. 노르망디와 아카시아 군인들은 총을 놓고 들으십시오. 이제 DMZA 소행성이 지구를 충돌하게 됩니다. 그때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훼멸하게 됩니다. 6,500년 전에도 운석이 중부아메리카주에 떨어져 공룡과 같은 거물들도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황차 지금 인류가 살아남을 거 같습니까? 1908년에도 커다란 운석이 씨비리에 떨어져 제주도만큼 큰 삼림이 충격파와 불에 훼멸되고 숱한 사람들과 동물들이 불타 죽었습니다. 직경이 20킬로미터나 되는 혜성이 지구를 충돌할 판인데도 노르망디와 아카시아에서는 코치아 이간질에 놀아나 계속 우리 뱀 섬나라에서 싸우다가 물귀신이 되겠습니까? 어서 자기 고향에 돌아가 죽기 전에 부모형제나 만나보세요. 예쁜 미녀들이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말에 노르망디와 아카시아 군인들은 총을 내리고 서로 마주 쳐다보면서 의논이 분분했어요.
“죽기 전에 기생집에 가서 놀기나 하자.”
“그래, 죽겠는데 무슨 전쟁이야!”
“총을 놓지 말라!”
톰사령관이 권총을 빼들어 휘두르면서 위협해도 아무런 쓸모없었어요.
노르망디와 아카시아 군인들은 총을 든 채 뱀 섬나라 기생집에 쳐들어가 미녀들을 껴안고 흥청망청 놀았어요.
그 기회에 뱀 섬나라 왕궁에서는 한시름을 덜게 됐어요. 숨을 돌려 노르망디와아카시아 군대를 반격할 기회를 찾게 됐어요.
지구촌의 사람들은 길을 걷다가 발걸음을 멈추고 야마구찌 모모에의 연속 방송을 듣고 낯 색이 새까매졌어요.
온 지구촌의 사람들은 일할 맥이 나지 않았어요. 농사꾼들은 농사를 짓기도 싶지 않았고 공장과 학교는 문을 닫았어요. 당장 혜성이 지구를 충돌해 죽을 판인데  일할 게 없다고 했어요. 부자들은 숱한 재산이 아까워 앞 다투어  자가용 우주비행선을 사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달나라 쪽으로 도망치기 시작했어요. 우주비행선을 살 수 없는 사람들은 잠수함을 사서 상대적으로 소혜성 충돌 시 완충작용이 있는 심해로 잠수해 숨어버렸어요. 우주비행선이나 잠수함을 살 수 없는 평민백성들은 날마다 술이나 흥청망청 마시고 흥타령을 부르면서 죽기를 기다리며 놀았어요. 살았을 때 향수하려는 사람들이 음식점이나 노래방과 마사지원으로 몰려들었어요. 허나 이제 당장 죽겠는데 누가 음식점을 하고 아가씨 질을 한 대요. 너도 놀고 나도 놀고 죽기를 기다리는 판에.
금별 대통령은 적와대에서 긴급국무회의를 열었어요. 천세도 넘는 유리 박사는 허옇게 서리 내린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면서 긴급국무회의장에 들어섰어요. 국내 유명한 천문학자들이 속속 다 왔어요. 600세가 다 된 다혜 박사도 백설이 내린 머리카락을 흩날리면서 회의장에 나타났어요. 천문학을 전공한 클론바우 18세도 손을 펼 날이 왔어요. 유명한 대과학자 조왕돌도 빠질 수 없었어요.
각료들과 천문학자들이 다 모이자 금별 대통령은 나무망치로 탁상의 목탁을 땅땅 땅 힘 있게 쳤어요.
“지금 DMZA 소행성이 지구를 충돌한다고 하는데 대책을 대야 하겠습니다. 이 기회를 타서 뱀 섬나라에서는 세계 인심을 우롱하고 우리 코치아를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고 고립시키려고 합니다. 먼저 과학이론으로 학술적인 반격을 가해야 하겠습니다. 이번에도 유리 박사가 나서야 하겠습니다.”
그러자 유리 박사는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아닙니다. 제가 나서면 반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럼 누가 나선단 말입니까? 유리 박사가 나서서 수습해야죠.”
금별 대통령은 답답해 났어요.
유리 박사는 말단에 앉아 있는 괴물 클론바우 18세를 가리켰어요.
“클론바우 18세가 나서면 더 좋아요.”
“예?”
모두들 놀라면서 일제히 클론바우 18세에게 눈길을 모았다가 다시 유리 박사에게 돌렸어요.
“제가 몸을 빼려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뒤에서 클론바우 18세에게 과학자료도 제공해 주겠습니다. 클론바우 18세는 천문학 박사예요. 황차 그는 지구를 통일한 아카시아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의 조카벌이 되고 생김새도 비슷합니다. 때문에 라틴아메리카와 유럽 사람들은 클론바우 18세의 말을 저의 말보다 더 믿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클론바우 18세가 엉거주춤 일어나더니 파초 같은 귀를 뻘쭉하며 코끼리코를 슬슬 매만지면서 이런 제안을 했어요.
“우리는 전 지구촌의 천문학자들을 초청해 국제천문학학술회의를 열고 세계 천문학 과학기술연구 성과로써 소혜성을 대처해야 합니다.”
모두들 클론바우 18세의 엉뚱한 제의에 머리를 끄덕였어요.
이렇게 돼 코치아에서 지구를 충돌하려는 소혜성을 대처할 방안을 연구할 국제천문학학술회의가 열리게 됐어요.
회의장 벽에 걸린 대형 형광판에는 지구로 날아오는 소혜성이 나타났어요. 진짜 공포의 마귀가 지구촌에 덤벼드는 장면 같았어요.
루스끼야의 한 과학자는 “태양우산”을 미사일에 실어 소혜성에 올려 보내 고정시키고 태양의 빛에너지를 이용해 소혜성의 궤도를 바꿔 소행성이 지구를 충격하지 못하게 막아보자고 건의하였어요.
클론바우 18세는 미사일로 원자력발동기를 단 대형 날개를 실어 소혜성에 올려 보내 고정시켜 소혜성의 궤도를 바꾸자고 건의했어요.
코치아의 유리 박사는 먼저 우주비행선 탐지기를 보내 소혜성이 무슨 물질로 구성됐는가를 채집해 분석한 후 어떤 방법을 쓰겠는가를 제기했어요.
아카시아의 한 학자는 원자탄으로 소혜성을 폭파해버리자고 했어요.
그러자 적지 않은 천문과학자들은 커다란 소혜성을 폭파해 부서진 수천 개의 소혜성이 지구를 충격해도 마찬가지로 지구의 인류문명이고 뭐고 몽땅 훼멸하게 된다고 하였어요.
노르망디의 천문과학자들은 소혜성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대형원자탄을 수십  차 폭발시켜 그 방사선충격파로 소혜성을 지구 충돌궤도에서 벗어나게 하여 한차례 소혜성의 지구충돌을 피면하자는 논문을 발표했어요.
금별 대통령은 30여 년 전에 소혜성을 폭파시킨 경험에 근거해 종합해 자기 견해를 말했어요.
“여러 과학자들의 방안을 종합하면 두 가지 방법입니다. 하나는 소혜성의 궤도를 바꾸자는 것이고 하나는 소혜성을 폭파해 버리자는 것입니다. 30여 년 전의 경험을 미루어 먼저 첫째 방안을 실시해 봅시다.”
이때 차슬기 국방부장이 들어와 금별 대통령 곁에 다가가 서류 한 장을 내밀었어요.
금별 대통령은 그 서류를 들여다보더니 책상을 꽝 쳤어요.
그는 벌떡 일어나 좌중을 둘러보면서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어요.
“이번 소혜성 지구충돌을 막는 방안을 순조롭게 실행해 지구를 보위하려면 우선 뱀 섬나라의 파괴를 막아야 합니다. 지금 우리 지구는 자연재해보다도 인재가 더 막심합니다.”
뒤이어 그는 원격조종기로 벽에 걸린 대형 형광판을 조절했어요.
순간 화면에는  뱀 섬나라에서 노르망디 군 진지에 독가스탄을 폭발시키는 장면이 나타났어요. 뒤이어 뱀 섬나라 북단의 철거하는 아카시아 군 진지에서 소형원자탄이 폭발해 버섯구름이 치솟는 장면이 나타났어요.
“보십시오. 뱀 섬나라 악마들은 소혜성이 지구를 충돌하러 돌진해오는 기회를 이용해 노르망디와 아카시아 군에 독가스탄과 원자탄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장악한 군사정보에 의하면 뱀 섬나라 악마들은 우리 이번 방안을 파괴해 소혜성이 지구촌을 충돌해 훼멸시킨 후 지구촌 영토를 재분배하고 재패하려는 야욕을 실현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세계 여러 나라 천문학자들은 뱀 섬나라 악마들부터 소멸해야 소혜성 충돌의 위험에서 지구를 구할 수 있다고 했어요.
이때 대형 형광판에 노바시 수상의 흉측한 몰골이 떴어요.
“이 보십시오. 천문학자 여러분, 웃기지 않습니까? 우린 지금 우리 뱀 섬나라에 침략한 노르망디와 아카시아의 침략군을 물리치는 정의적인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2천년이나 갈아온 칼을 쓰지 않고 어떻게 강대한 침략군을 물리칠 수 있겠습니까? 원자탄이나 독가스를 쓰는 걸 욕하지 마십시오. 개도 막다른 골목에 이르면 담장을 뛰어 넘는다고 우린 죽기 전에 가릴 거 없습니다.
소행성이 지구를 충돌할 겁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첨단기술로 예측한 인류의 재난이 현실로 되는 시각입니다. 지구는 종말 할 날이 닥쳐왔습니다. 이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자연법칙입니다. 자연의 순리를 인위적으로 막으려는 우둔한 당신들이 우습습니다.
염라왕국에나 가서 만납시다. 천당은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득바득 하지 말고 우리 뱀 섬나라 위안부들이나 놀다가 가십시오. 헤헤헤.”
노바시는 말 이발을 드러내면서 징글맞게 웃으며 추악한 몰골을 드러냈어요.
금별 대통령은 대형 형광판을 겨눠 원격조종기를 눌렀어요.
형광판에는 다시 별무리 속에서 지구로 돌진해오는 소혜성이 나타났어요. 그런데 저게 뭐예요? 소혜성은 불꼬리를 늘이면서 날아오고 있었어요.
모든 과학자들은 일제히 “할례혜성이다!” 하고 고함쳤어요.
뒤이어 회의장은 야단났어요.
일부 과학자들은 대형 형광판에 나타난 불꼬리를 끄면서 날아오는 혜성을 손가락질하면서 떠들었어요.
“할례혜성이라면 직경이 20킬로미터라고 해도 실제는 더 작은 혜성일 수 있소.”
“이젠 지구는 살았소. 할례혜성이면 저 놈의 꼬리만 잘라버려도 되니까.”
조금 위안되는 순간이었어요.
여러 나라 천문학자들은 소혜성을 막기 위해 국제공조를 하기로 결의했어요.
국제천문학학술대회는 위안과 불안 속에서 끝났어요.
“우린 절대 방심해선 안 됩니다. 어서 빨리 행동방안대로 움직여야 하겠습니다. 이제부터 모든 방안은 군사방안으로 넘어가기에 군사비밀을 엄수해야 하겠습니다.”
차슬기 국방부 부장이 하는 엄숙한 말이었어요.
금별 대통령은 즉시 차슬기 국방부장과 함께 구체적으로 소혜성의 물질을 채집해 물질구조분석을 할 데 대해 지시했어요.
이번에도 조왕돌이 이끄는 조왕돌 로봇부대에서 이 중대한 임무를 맡기로 했어요.
찻잔을 들고 들어오던 보름은 하마터면 떨어뜨릴 번 했어요.
(님을 하늘로 보내고 나는 어떻게 근심스러워 살아?)
그녀는 선영이 저쪽에서 보는 것 같아 가까스로 진정하면서 찻잔을 말단에 앉은 조왕돌과 클론바우 18세 앞에 내려 놓았어요.
“흥!”
클론바우 18세가 문께로 나가가면서 뀌는 콧방귀에 대통령의 지하집무실의 문이 벌컥 열렸어요.
그는 슬그머니 금별 대통령이 원망스러웠어요.
(외가 집 큰할아버지는 이번에도 자기 아들에게 영웅이 될 기회를 주는구나.)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코치아의 우주비행선이 소혜성이 날아오는 하늘로 날아 올라갔어요.
금별 대통령과 차슬기 국방부장 그리고 허수아 총리는 대형형광 판에서 눈을 떼지 않았어요.
소혜성은 확실히 불꼬리가 좀 더 길어 보였어요.
“할례혜성일 가능성이 점점 많아.”
금별의 말에 허수아도 머리를 끄덕였어요.
차슬기는 “방심할 수 없어. 할례혜성이라도 지구를 휩쓸고 지나가면 그 몇 억 도나 되는 방사성 불길에 지구는 훼멸성적인 화재를 입을 거야.” 하고 했어요.
그들 삼총사는 이젠 30십여 년 전의 10 대 중반의 소년이 아니었어요. 100세 시대라 하지만 이젠 반백을 넘긴 장년이 됐어요.
그들은 밤늦게까지 대통령 대형 형광판 앞에서 지구로 날아오는 소혜성을 관찰하면서 대처할 방안을 연구했어요.


             
              제16장 하늘에서 떨어지는 갈치
어느 날, 금붕어 소장이 해양 동물을 연구하려고 동해로 나갔을 때었어요.
갑자기 집채 같은 파도가 밀려오더니 갈치 떼가 밀려왔어요.
“이게 뭐야?”
파도에 밀려온 3~4미터 길이의 갈치가 산더미를 이루었어요.
“심해의 갈치가 바다가로 헤어 나오면 지진이 일어난다던데. 또 뱀 섬나라 쪽에 지진이나 화산폭발이 있을 징조인가?”
금붕어는 이상해 여기저기를 살피는데 이번에는 하늘에서 몸통이 한 아름씩 되는 갈치가 눈송이처럼 새하얗게 바다에 떨어졌어요.
“이건 또 뭐야?”
그 말에 화답이나 하듯이 갈치가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우린 세슘주사를 맞아 다 죽게 됐어요.”
“아니, 저게?! 물고기가 어떻게 말한담?”
금붕어는 너무도 놀란 나머지 모래톱에 풀썩 물앉아버렸어요.
“우리 갈치도 바쁜 목에 들면 입을 벌려 말하지 않으면 어떻게 살아?”
한참 후 제정신을 차린 그녀는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나서 헛일 삼아 갈치무리에 대고 제일 큰 갈치에게 물었어요.
“그래 너희들에게 누가 세슘주사를 놓았단 말이냐?”  
“뱀 섬나라 가메다 국방부장이 말하면 죽인다고 했어요.”
“아니, 그래 뱀 섬나라 국방부장이 너희들에게 세슘주사를 놓았단 말이냐?”
갈치는 별스레 모래밭에 헤어 나오면서 애원했어요.
“제발 불쌍한 우리 심해 갈치를 살려주세요. 우린 금방 뱀 섬나라 바다에 잡혀 가서 세슘으로 오염된 바닷물에 목욕시키고 지어 세슘주사까지 놨어요.”
갈치는 모래톱에서 잡기나 하듯 몸통을 꼿꼿이 세우더니 바르르 떨며 싹싹 빌었어요.
“우리 죄 없는 갈치들을 구해 주십시오. 아니, 우리 모든 해양 동물을 뱀 섬나라 악마들에게서 구해 주십시오.”
다른 갈치도 애원했어요.
“우린 금붕어 소장만 믿겠습니다. 이름도 우리와 같이 물고기 이름을 가졌으니까요.”
“그래, 그래. 알았다.”
산더미 같은 숱한 갈치들이 몽땅 바다 가에서 하늘을 향해 꼿꼿이 서더니 일제히 고함쳤어요.
“우리를 악마들의 손에서 구해주십시오!”
“구해주십시오!”
“아, 이 불쌍한 갈치들아, 너희들을 꼭 구해주겠으니 근심하지 말어라.”
금붕어는 모래톱에 꿇어앉아 두 손을 쳐들고 맹세했어요.
“고맙습니다!”
갈치들은 파도치는 해변 가에서 춤이나 추듯 몸을 바르르 떨었어요. 진짜 가관이었어요.
금붕어 소장은 갈치들이 불쌍해 소녀처럼 모래를 치면서 대성통곡을 쳤어요.
“할머니! 할머니!”
클론바우 18세가 고함치면서 타조 발 같은 손으로 흔들어 깨웠어요.
금붕어가 벌떡 일어나 보니 꿈을 꾸었던 것이죠.
“할머니, 불쌍한 갈치들을 구하겠다고 하면서 울었어요. 혹시 꿈을 꾸었습니까?”
금붕어는 “응, 꿈을 꾼 것 같구나. 허나 너무나도 생생해 꿈 같지 않아.”라고 하면서 얼굴의 눈물을 닦았어요.
“빨리 동해바다로 가보자. 꼭 바다에 무슨 일이 생긴 거 같구나.”
할머니한테서 꿈 이야기를 들은 클론바우 18세도 너무나도 꿈이 괴상해 황급히 할머니를 업고 동해 바다로 훨훨 날아가 보았어요. 
동해 바다로 나가보니 할머니가 말한 대로 갈치가 바다가로 산더미처럼 밀려와 모래톱을 새하얗게 은빛으로 장식하고 있었어요.
클론바우 어머니를 업고 모래톱에 날아 내리었을 때었어요. 몸통이 한 아름씩 되고 길이가 십여 미터 되는 어떤 갈치들은 모래톱에 뛰어 올라와 펄떡펄떡 뛰다가 쓰러지는 것이었어요.
“진짜구나!”
클론바우가 경악해 하며 사발 눈이 히뜩 번지어질 지경이었어요.
금붕어는 모래톱에 꿇어 앉아 갈치들을 매만지면서 “이 갈치들을 어쩌니?”하고 말하며 눈물을 펑펑 흘렸어요.
갈치는 아가미를 벌렸다 닫았다 하면서 뭔가 말하는가 싶었어요.
“응, 알았다. 뱀 섬나라 놈들이 세슘에 오염된 바닷물에 목욕시키고 세슘주사까지 놓았지?”
갈치는 대가리를 끄덕였어요.
이때 동해를 지키던 뱀 왕이 우성 대통령을 목마에 태어가지고 구불구불 모래톱을 훑으며 다가왔어요. 뱀 왕이 지나간 모래톱에는 트랙터 바퀴 자국 같은 깊을 골당이 파였어요.
뱀 왕은 우성 대통령과 함께 차슬기 국방부장의 명령에 따라 동해를 지키고 있었던 것이죠.
“금붕어 소장은 어떻게 돼 여기에 이런 기이한 일이 일어난 것을 알고 왔소? 그러지 않아도 차슬기 국방부장과 금붕어소장에게 알리려고 했는데.”
우성 전임 대통령이 놀란 눈길로 갈치들을 둘러보았어요.
뱀 왕은 갈치들이 불쌍했어요.
“저 것들이 바다에서 다 살았구나. 뱀 섬나라 나까아멘이나 가메다한테 걸리면 살아남기 힘들어. 우리 화산 동굴에 있을 때 얼마나 고생했다고. 그 놈들은 뱀 섬나라의 상징이자 조상이라 할 수 있는 우리 뱀들을 가지고 생체실험을 해서 우리 같이 뱀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괴물을 만들었지. 그러고서도 모자라 나중엔 잡아먹기까지 했단 말이야.”
뱀 왕은 허리를 쭉 펴더니 몸을 일이키면서 머리를 들고 판들거리는 눈으로 바다 저 멀리 뱀 섬나라 하늘을 바라보았어요.
“뱀 섬나라 놈들을 생각하면 이가 부득부득 갈린다!”
뱀 왕의 눈에서는 뻘건 불길이 이글거렸어요.
우성 전임대통령은 금붕어를 보고 말했어요.
“지금 정부에서는 뱀 섬나라에 자꾸 동곽 선생 같은 착한 정치를 베푸는데요. 안 됩니다. 독은 독으로 치고 악은 악으로 쳐야 합니다.  이번에 소혜성을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우선 뱀 섬나라 놈들부터 처치해야 합니다.”
금붕어는 속으로는 우성 전임대통령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지만 오빠의 정치에 영향이 갈까봐 가타부타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어요.
그러자 우성 전임대통령은 또 한마디 했어요.
“보시요. 뱀 섬나라에서는 이젠 갈치에까지 세슘주사를 놓아 동해에 떨어뜨려 우리 코치아 국민들을 다 씨를 말리려고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금붕어는 바닷바람에 흩날리는 서리 내린 머리카락을 손으로 뒤로 빗어 넘기면서 물었어요.
“건 무슨 말씀인가요?”
우성은 뱀 왕을 돌아보면서 대답했어요.
“우린 동해바다를 지키면서 밤중에 일본 초음속비행기들이 날아와 동해 바다에 갈치들을 떨어뜨리는 것을 직접 발견했습니다.”
그 말에 금붕어는 오늘 신 새벽 꿈을 떠올리면서 중얼거렸어요.
“그 놈들이 그런 짓을 했기에 내 꿈에도 난데없는 커다란 갈치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꿈을 다 꾸었지. 악독한 놈들!”
우성 전임대통령은 계속 말했어요.
“그 놈들은 이전에도 남해의 대륙붕과 홀섬을 계속 자기 영토라고 떠들지 않았습니까? 요즘 소혜성이 지구를 충돌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인심이 혼란하고 홀섬을 떠나는 주민이 많아지는 틈을 타서 홀섬을 건너다보고 있습니다.”
뱀 왕도 “맞소. 이 눈으로 보았단 말이오. 어서 금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뱀 섬나라 놈들이 홀섬을 침략하지 못하게 조치를 대야 하오.”라고 동을 달았어요.
이때 하루꼬가 일본에서 갓 도망쳐온 아버지 스즈끼의 팔을 끼고 모래톱에 나타났어요.
하루꼬는 그 사이 아버지의 뜻에 따라 구명은인인 우성 전임대통령과 결혼해 홀섬에 집을 잡고 밀월을 보내고 있었어요.
꽈르릉 꽝꽝!
모두 갑자기 울리는 우레와 같은 굉음에 깜짝 놀랐어요.
동해 바다 물에서 허연 물기둥이 솟아올랐어요. 화산이 폭발했던 것이죠. 모래톱이 마구 뒤흔들리고 갈치들이 황급히 바다에 뛰어 들어갔어요. 
우성은 하늘을 우러러 보면서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었어요.
“하늘도 무심하지. 왜 저 뱀 섬나라 악마들을 가만 놔둘까?”
그날로부터 금붕어는 세슘 오염을 산화해 제거하는 소독약을 몇 차 바곤을 바다 물에 부어넣기 시작했어요. 그 소독약으로 뱀 섬나라에서 도망쳐온 뱀 왕과 하루꼬, 하나꼬 등 뱀 가족을 몽땅 살려 냈던 것이죠.
뱀 섬나라에서 동해 바다에 떨어뜨린 갈치들은 금붕어가 쏟아 넣은 소독약으로 해 일정하게 세슘오염을 제거했어요. 그러나 적지 않은 갈치들은 세슘오염에 견디지 못하고 무리죽음을 당했어요.
해일이 덮쳐오면서 집채 같은 파도가 출렁거렸어요. 시퍼런 파도에 시허연 갈치들이 모래톱에 밀리어 들어왔다가도 썰물에 바닷물에 끌려들어가 둥둥 떠다녔어요.
금붕어를 비롯한 해양 동물연구소 연구일군들은 갈치들이 모래톱에까지 밀리어 나와 짝짝 아가미를 벌리면서 죽어가는 처참한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었어요.
허나 그들은 맥을 버리지 않고 모래밭에 밀리어 나온 갈치들에게 소독약을 더 진하게 발랐어요. 그러자 소독약이 퍼지자 갈치들의 몸통이 세슘의 오염을 털어버리고 점차 활기를 띠기 시작했어요.
“야, 우리가 해냈어!”
금붕어는 너무나도 기뻐서 소녀처럼 주먹을 하늘로 쳐들었어요.
그녀는 황급히 초음속 비행기를 타고 연화시에 있는 적와대로 날아갔어요.
금붕어는 대통령부에 들어가자마자 동해바다에 나타난 기이한 현상을 회보했어요.
그녀는 뱀왕과 우성 전임대통령이 하던 말까지 전하고 나서 이렇게 말했어요.
“뱀 섬나라 놈들을 가만 놔둬선 지구촌은 둘째이고 코치아도 지키기 힘듭니다. 군사적으로 징벌합시다. 노르망디와 아카시아가 들이치는 기회를 이용해 우리나라 군도 합세해 협공한다면 뱀 섬나라를 정복하기는 식은 죽 먹기입니다.”
허나 금별 대통령은 대답하지 않았어요.
“우린 평화를 수호해야 한다. 아카시아와의 핵전쟁의 상처가 가실까 하는 이때 또다시 우리나라를 전쟁에 휘몰아 넣는다면 천고의 죄인으로 된다. 다신 전쟁이란 말을 하지도 말라.”
금붕어 소장은 납득이 되지 않았어요. 허나 벽이라도 차고 나갈 오빠의 고집을 알고도 남음이 있었기에 다시 말을 꺼내지 않았어요.
이때 조왕돌이 들어왔다가 고모와 아버지가 나누는 이야기를 듣다가 한마디 했어요.
“아버지, 언제까지 참아야 합니까? 뱀 섬나라에서 이젠 몇 번입니까? 계속 우리를 죽이려고 갖은 획책을 꾸미지 않았습니까? 아버지와 고모를 이간질 하고 독가스를 퍼붓고 화산을 폭발시키고 소혜성 충돌설과 지구 종말론으로 인심을 소란시키고 대륙침략야욕을…”
“그만 해라!”
허나 조왕돌은 내친 김에 계속 말했어요.
“아버지는 왜 그렇게 심약합니까? 어째 여성인 고모보다도 더 심약해요? 아버지가 동의하지 않아도 로봇부대와 클론바우 부대를 이끌고 뱀 섬나라를 징벌할 테입니다.”
“닥쳐!”
아버지가 성을 내는 것을 보고서야 조왕돌은 입을 다물고 성이 나서 씩씩거리면서 대통령 집무실에서 나갔어요.   
동해 바다에는 뱀 섬나라 바다에서 살 길을 찾아 코치아로 도망치는 뱀 섬나라 백성들이 탄 배가 속속들이 들어오고 있었어요.
바다 우에서는 코치아로 도망치는 배들이 줄느런히 늘어서 파도에 넘실거렸어요. 바다 밑에서는 코치아 동해로 도망치는 바다 고기들이 줄을 쳤어요.
나까아멘 왕은 바다 속의 집무실에서 핵물질과 독가스에 오염돼 검퍼런 바다 속을 내다보면서 가메다를 질책했어요.
“허참, 자네 하는 일이 어느 게 제대로 된 게 있어?”
그러나 가메다는 머리를 숙이지 않았어요.
“대왕님, 조급해 하지 마십시오. 그 놈들이 혼줄 날 날이 오래지 않습니다. 두고 보십시오.”
나까아멘은 가메다에게 머리를 돌리면서 물었어요.
“무슨 수로?”
가메다는 노바시를 흘끔 곁눈질하더니 손을 왕의 귀에 대고 뭐라고 지껄이었어요.
나까아멘 왕은 가메다의 귓속말을 들으면서 “오~ 그래? 그래. 정말 묘하구먼. 허허허.”하고 너털웃음을 웃었어요.
“즉시 행동을 개시하게!”
“옛!”
가메다는 군례를 척 붙이고 나서 돌아서서 수중왕궁을 빠져나갔어요.
음흉한 음모궤계가 꾸미어지는 검퍼런 바다에서는 집채 같은 파도를 출렁이기만 했어요.   

     




             제17장 소혜성의 날개
코치아의 우주비행장에서는 뜻밖의 일이 발생했어요.
글쎄 금별 대통령이 직접 우주비행선을 몰고 이번 소혜성 정복 제1전선에 나가겠다고 했던 것이죠.
차슬기 국방부장은 말렸어요.
“내가 갈테니 가지 말라. 대통령집무실 대형 형광판 앞에 앉아 지휘하면 된다.”
허나 금별 대통령은 곧이듣지 않고 우주복을 입고 우주비행선 쪽으로 걸어갔어요.
조왕돌은 아버지를 뒤따라가면서 조용히 말했어요.
“아버지, 돌아가세요. 소혜성에 날개를 다는 일은 우리가 할 테니까요.”
허나 금별 대통령은 나직이 명령했어요.
“시간이 없다. 어서 핵 발동기날개를 우주비행선에 실어라!”
클론바우 18세도 뭐라고 말하려고 하다가 그만두었어요. 그는 벽이라도 차고 나가는 외가 집 큰할아버지의 성격을 알고도 남음이 있었던 것이죠.
금별 대통령은 차슬기 국방부장과 함께 우주비행선에  타자 손을 홱 저었어요.
“우린 짧은 시간 내에 소행성의 비행궤도에 진입해야 한다. 출발!”
출발 신호탄이 푸른 하늘로 씩씩 날아올랐어요. 금별 대통령과 차슬기 국방부장이 탄 우주비행선이 제일 먼저 날아올랐어요. 조왕돌들과 클론바우들이 탄 우주비행선이 뒤따라 날아올라 전후좌우로 금별 대통령이 직접 모는 우주비행선을 옹위했어요.
“조왕돌아, 뱀 섬나라 놈들이 가능하게 암암리에 우리 앞길을 가로 막을 수 있다. 잘 감시해라.”
조왕돌이 모는 우주비행선 앞에 걸린 게시판에 금별 대통령이 보낸 메시지가 떴어요.
“알았습니다.”
조왕돌은 인차 답장을 보낸 후 레이더로 푸르른 하늘을 감시했어요.
한참 비행해 그들은 태공에 진입했어요.
그때 또 다혜 박사에게서 메시지가 왔어요.
“소혜성의 궤도에 들어간 후에는 소혜성의 비행속도만큼 음속의 90배 속도로 비행해야 안전하게 소혜성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며칠 후 그들은 순조롭게 소혜성의 비행궤도에 진입했어요.
저 멀리 뻘건 꼬리를 달고 날아오는 커다란 소혜성을 발견했어요.
“우주비행선 편대는 모두 초음속 90배 속도로 비행하라!”
“옛!”
금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여러 우주비행선은 미사일발동기를 열고 번개같이 날아 소혜성에 접근했어요. 소혜성은 할례혜성이 아니라 진짜 엄청 큰 혜성이었어요. 직경은 확실히 20킬로미터는 될 것 같았어요.
금별 대통령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햇빛을 받을 때 소혜성 온도가 천도를 넘기에 오르지 못한다. 우주비행선은 소혜성이 해를 등질 때만이 상대적으로 지표온도가 내려간다. 그때 그늘이 진 소혜성 쪽에 착륙할 수 있다. 시간은 반시간 밖에 없다.”
조왕돌이 물음을 제기했어요.
“먼저 소혜성의 광물질을 분석한 후 날개를 달자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미 소혜성에 왔는데 그럴 필요도 시간도 없다. 날개를 달면 그만이야.”
“알았습니다.”
여러 우주비행선은 즉시 태양이 비추지 못하는 소헤성의 뒷면으로 날아갔어요.
소혜성은 햇빛이 사라지자 온도가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허나 울퉁불퉁한 표면에는 공포의 흰 연기가 무럭무럭 피어오르고 있었어요. 어떤 곳은 아직도 움찔움찔 움직이면서 뻘건 불길이 피어오르고 있었어요.
그들은 과감하게 금별 대통령의 뒤를 따라 우주비행선을 몰고 소혜성에 날아  내렸어요.
그들이 숱한 접은 날개를 부리어 쭉 폈어요. 좌우로 100여 미터씩이나 날개를 쭉쭉 펴졌어요.
그때 허수아 총리한테서 급전이 날아왔어요.
“대통령과 정예우주비행선이 소혜성으로 날아간 틈을 타서 뱀 섬나라 놈들이 동해로부터 우리 코치아로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뭐라고?”
금별 대통령은 즉시 명령을 내렸어요.
“수아, 빨리 해자와 금붕어와 함께 해군을 지휘해 침략군을 막아라!”
대통령과 총리의 오가는 말을 듣고 클론바우 18세는 분개한 나머지 육중한 몸을 어기정어기정 조왕돌에게로 움직여가 코끼리코를 슬슬 만지면서 나직이 말했어요.
“아예 이 기회에 혜성이 뱀 섬나라로 날아가 부딪치게 날개를 달아 놓을까요?”
조왕돌은 클론바우 18세의 독수리눈을 쳐다보면서 “글쎄 말이야.”라고 대답했어요.
금별 대통령이 말렸어요.
“아니야, 우리 코치아와 뱀 섬나라는 이웃이 아니냐? 뱀 섬나라에 혜성이 떨어져도 우리 코치아, 아니, 온 지구가 무사할 거 같니?”
그제야 뭔가 깨달은 듯 클론바우 18세는 사자머리를 슬슬 매만지면서 툴툴거렸어요.
“소혜성보다 뱀 섬나라 놈들이 더 문제야! 이번에 지구촌에 돌아가기만 해봐라. 콩가루를 만들어놓지 않는가!”
클론바우 18세 말에 복제 클론바우들은 뱀 섬나라 놈들을 윽윽 별렀어요.
“어서 날개를 고정할 구멍을 파라!”
금별 대통령의 명령에 힘이 센 복제 클론바우들은 소다리 같은 팔을 휘두르면서 굴진기로 구멍을 파기 시작했어요.
어느 결에 햇빛이 오래지 않아 비추게 됐어요. 클론바우 발밑의 광물질들이 점점 달아오르면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기 시작했어요.
“앗! 따가워라!”
복제 클론바우들의 악어껍질 같은 두터운 살가죽도 달아오르는 열기에 견디기 힘들었어요.
그러자 금별 대통령은 황급히 “우주비행선에 올라가서 문을 열고 구멍을 파라!”라고 명령했어요.
숱한 복제 클론바우들은 황급히 우주비행선에 올라가 문을 열고 서서 힘겹게 구멍을 파기 시작하였어요.
이때 조왕돌이 조왕돌 로봇부대에 명령했어요.
“로봇들이 구멍을 파라!”
명령이 떨어지자 복제 조왕돌들이 지휘하는 숱한 로봇들이 우주비행선에서 뛰어 나왔어요. 그들은 복제 클론바우들의 손에서 굴진기를 받아들고 뜨르륵 뜨르륵 구멍을 파기 시작했어요. 드디어 여기저기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숱한 구멍을 뚫어 놓았어요.
허나 조왕돌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로봇들에게 저쪽 한 모퉁이로 해 커다란 구덩이 두 개를 일직선으로 계속 파게 했어요.
차슬기 국방부장은 의아해 조왕돌을 건너다보면서 물었어요.
“건 뭐하자고?”
허나 그건 복제 조왕돌이었어요.
“예?”
차슬기가 되돌아보며 두리번거리면서 찾아보니 진짜 조왕돌은 우주비행선 위에 앉아 있었어요.
육중한 조왕돌은 엄숙한 표정을 지었어요.
“핵 발동기를 단다고 해서 혜성의 궤도를 바꿀 수 있다고 장담할 순 없습니다.  뱀 섬나라 우주과학자들이란 변수가 남아 있습니다. 뭐나 여지를 둬야 하지요.”
금별 대통령은 클론아우들이 핵 발동기날개를 부리는 것을 보다가 조왕돌에게로 눈길을 돌렸어요.
조왕돌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어요.
“뱀 섬나라 놈들이 핵 발동기 날개를 우리 코치아 방향으로 돌려놓으려 한다는 군사정보를 입수했습니다. 만약 이번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다면 저 구덩이에 핵폭탄을 파묻어 넣고 소혜성을 아예 폭발해 버려야 합니다.”
금별 대통령은 아들을 대견스레 바라보았어요. 
“시간이 없다. 빨리 핵 발동기날개를 고정시키라!”
차슬기 국방부장이 목청을 가다듬어 명령했어요.
햇빛이 소혜성을 비추기 시작하면서 지면이 움찔거리더니 갈라터지고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어요.
조왕돌 부대 로봇들은 먼저 핵 발동기 발들을 이미 파 놓은 구멍에 고정시켰어요. 그 다음 핵 발동기가 달린 날개를 10개를 발들에 단단히 고정시켰어요.
“빨리 우주비행선에 오르라!”
모든 사람들과 로봇들은 몽땅 우주비행선에 올랐어요. 강렬한 햇빛이 소혜성을 비추었어요. 불기둥이 강렬하게 치솟기 시작했어요.
“날개를 가동하라!”
금별 대통령의 명령이 떨어지자 복제 조왕돌들은 원격조정기로 핵 발동기날개를 가동했어요.  백여 미터씩이나 쫙 펴진 은빛날개가 돌아가기 시작했어요.   
“소행성을 떠나자!”
소혜성에서 몇 백 킬로미터 떨어진 태공에서 불기둥이 치솟는 소혜성을 바라보니 불타는 소혜성은 번개같이 돌아가는 핵 발동기날개에 의해 천천히 궤도를 바꾸기 시작했어요.
“지구촌으로 귀항!”
복제 조왕돌들과 클론바우들은 기뻐서 야단쳤어요.
“어, 지구촌은 살았구나!”
지구로 돌아가는 그들이 바라본 녹색의 지구는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랐어요.
클론바우 18세는 다른 소리를 쳤어요.
“우린 저 살기 좋고 아름다운 지구를 보위해야 한다. 허나 지구촌에 뱀 섬나라의 나까아멘 같은 악마들이 살아 있는 한 편안한 날이 없다.”
그때 금별 대통령이 우주비행선 앞좌석에 걸린 게시판에 지시가 떴어요.
“떠들지 말고 우주공간을 잘 살피라!”
아니 저게 뭐예요.
삿갓처럼 생긴 비행물체가 그들이 떠나온 소혜성 부근을 맴 도는 것이 아니겠어요.
“조왕돌은 로봇부대를 거느리고 즉시 저 비행접시들을 감시하라! 만약 핵 발동기날개를 건드리기만 하면 저격하라!”
“옛!”
“우리도 가겠습니다!”
“클론바우 특수부대는 지구촌에 돌아가 뱀 섬나라 침략군을 저격할 준비를 하라!”
“옛! 알았습니다!”
조왕돌이 로봇부대를 이끌고 우주비행선을  몰고 쏜살같이 소혜성 부근으로 다가갈 때었어요. 비행접시들은 소혜성에 접근하더니 미사일로 핵 발동기날개를 조준해 쏘는 것이 아니겠어요.
조왕돌은 황급히 미리 소헤성에 파묻는 미사일방어체계를 가동했어요. 조왕돌이 원격조종기를 누르자 날아가던 미사일이 요격 당해 ᄄᅠᆯ어졌어요. 일부 비행접시들은 기수를 돌려 조왕돌 부대의 우주비행선을 향해 덮쳐왔어요.
한차례 우주공간에서 우주비행선과 우주비행접시들의 접전이 벌어졌어요.
조왕돌은 우주비행선을 몰아 소혜성 뒤로 추격해 가면서 고함쳐 물었어요.
“네 놈들은 누군데 감히 소혜성 날개를 파괴해?!”
뱀의 대가리를 새긴 비행접시들이었어요.
“우린 뱀 섬나라 우주비행접시들이다. 네 놈들을 죽여야 우리가 지구촌을 재패할 수 있어!”
말을 마치자 불길이 날아왔어요.
조왕돌은 급히 기수를 올려 피하면서 반격을 가했어요.
뱀 섬나라 비행접시가 불을 토하면서 소혜성에 부딪쳐 박산 났어요. 그 바람에 핵 발동기날개 하나가 파손 됐어요.
황급해난 비행접시들은 소혜성에 미사일을 갈기면서 도망쳤어요.
“조왕돌 부대는 소혜성의 핵 발동기날개를 지키라!”
“옛!”
금별 대통령과 클론바우들은 지구촌 쪽으로 도망치는 뱀 섬나라 비행접시들을 추격해 갔어요.
비행접시들은 우주전투경험이 풍부한 금별 대통령의 불벼락을 맞고 하나하나 대기층에 떨어져 연소돼 재 가루로 돼버렸어요.
“조왕돌 최고사령관, 소혜성의 날개는 어떤가?”
차슬기 국방부장의 물음에 조왕돌의 대답소리가 똑똑히 들렸어요.
“하나만 파손됐습니다.”
차슬기 국방부장이 명령했어요.
“뱀 섬나라 비행접시들은 하나도 남지 않고 전멸됐다. 조왕돌 부대는 즉시 지구촌에 귀항해 침략군을 반격하라!”
“옛!”
코치아의 여러 우주비행선이 속속 수도 연화시 우주비행장에 승리의 노래를 부르면 개선했어요.
국민들은 환호했어요.
“코치아 우주영웅들 만세!”
우주 비행사들을 환호하는 만세소리가 코치아의 하늘땅을 진감했어요.

 




                  제18장 소혜성과의 결투
지구촌의 모든 천문대 관측소의 망원경들은 지구로 날아오는 소혜성을 감시하면서 궤도를 측정하고 있었어요. 소혜성은 예정대로 지구를 충돌할 궤도를 벗어나 달나라 쪽으로 빗나가고 있었어요.
모두들 비지땀을 쥐고 소혜성을 쳐다보다가 한숨을 후 내쉬었어요.
그런데 며칠 후 코치아의 국방부장 차슬기가 대통령부에 찾아와 놀라운 소식을 보고했어요.
“금별아, 소혜성은 지구로 돌진해 온다!”
조왕돌은 황급히 서쪽 벽에 걸린 대형 형광판을 들여다보았어요. 확실히 소혜성은 다시 지구 쪽으로 날아오고 있었어요.
“아니, 저게 어떻게 된 일인가? 어제 밤까지도 궤도를 바꿔 달 저쪽으로 기울었더니?”
그러자 차슬기 국방부장은 “핵 발동기 날개가 몽땅 끊어져 버렸어.” 하고 소리쳤어요.
금별 대통령은 황급히 차슬기가 가져온 하프망원경이 관찰한 전자화면을 확대해 보았어요. 순간 핵발동기만 돌아가는 화면이 나타나고 날개가 몽땅 끊어난 처참한 정경이 나타났어요.
이때 허수아 총리도 대통령부에 찾아왔어요.
“귀신이 곡할 노릇이야. 어제 밤까지 아무 일도 없던 핵 발동기날개가 몽땅 끊어지다니?”
차슬기는 의혹을 제기했어요.
“글쎄 말이야! 소혜성이 원래는 지구 쪽으로 오던 궤도를 바꿔 달 쪽으로 날아갔어. 그런데. 참, 아무래도 뱀 섬나라 놈들이 한 짓인 거 같아. 그 놈들을 없애 버려야 소혜성을 전승할 수 있다.”
허수아는 금별을 마주 보면서 이상해 했어요.
“조왕돌은 뱀 섬나라 비행접시들을 근심해 로봇우주비행선을 남겨 소혜성 주위를 맴돌면서 지키고 있어. 아직 그렇다 할 증거를 장악하지는 못했어.”
금별 대통령은 의자에서 일어나 소혜성을 바라보면서 이를 악물었어요.
“시간이 없다. 두 번째 행동방안 대로 헬륨폭탄으로 소혜성을  폭파해버리자!”
금별 대통령은 긴급군사회의를 열었어요.
회의에는 허수아 총리와 차슬기 국방부장 외에도 우성 전임대통령이 참가했어요. 천세도 넘는 유리 박사는 이젠 기력이 많이 못해져 클론바우 16세와 아가씨의 부축을 받으면서 간신히 회의장에 들어왔어요. 500세도 넘는 다혜 박사도 아가씨의 부축을 받으면서 들어왔어요. 회의장에는 금붕어 소장과 림해자 해양수산물부장 그리고 클론바우 18세와 조왕돌 최고사령관이 들어와 자리에 앉았어요.
금별 대통령은 단독직입으로 말했어요.
“지금 소혜성은 궤도를 바꾸었다가 다시 지구 쪽으로 날아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헬륨폭탄으로 소혜성을 박살내야 하겠습니다. 1차 폭파에서 남은 큰 운석들을 2차 폭파에서 없애 버려야 합니다. 만약 2차 폭파에서도 의연히 큰 운석이 남아도 지구촌 인류에 막대한 재난을 줄 수 있습니다. 3차 폭파를 해 없앨 각오를 해야 하겠습니다.”
금별 대통령은 비장한 각오를 하고 일어나 말했습니다.
“지구와 인류를 구하는 이번 군사행동은 제가 직접 우주비행선을 이끌고 실행하겠습니다.”
“안 됩니다!”
차슬기 국방부장이 벌떡 일어났어요.
“제가 지휘하겠습니다. 금별 대통령은 대형 형광 판 앞에서 지휘하면 됩니다.”
공식적인 회의만큼 차슬기는 죽마고우에게도 존대를 쓰면서 엄숙하게 말했지요.
허수아 총리도 말렸어요.
“대통령까지 갈 필요는 없습니다. 차슬기 부장과 클론바우 18세 아니면 조왕돌 최고사령관이 가면 됩니다.”
“안 되오. 이번 소혜성을 박살내는 전투는 지구와 지구촌의 인류의 생명안전에 관계되는 중대한 대사요. 30여 년 전에 소혜성과의 결투를 해본 경험이 있는 내가 꼭 가야 하오. 근거리에서 지휘해야 정확하게 소혜성을 박살낼 수 있소.”
금별 대통령은 허수아 총리한테 다가와 손을 굳게 잡더니 어깨를 다독였어요.
“허수아비야, 코치아를 맡긴다. 내가 혹시 잘 못되면 코치아 국민들을 이끌어 뱀 섬나라 악마들을 전승하고 코치아, 아니, 지구촌을 보위하게나. 부탁이다.”
대통령과 총리는 모두 어린 시절로 돌아가 서로 별명을 부르면서 말했어요.
“야, 이 남북골 같은 게 무슨 소리야? 불길한 말을 하지 말고 가지 마라.”
금별 대통령은 우성 전임 대통령한테 다가가 두 손을 굳게 잡았어요.
“대통령께서 연세가 계시지만요. 뱀 섬나라와 코치아의 정황을 잘 알고 계시니까요. 허수아 총리를 도와 이 나라를 구해주십시오.”
“믿어주어 고맙네. 부디 무고히 돌아오게나.”
우성 전임대통령은 허연 머리를 끄덕였어요. 
금붕어도 오빠의 신변이 근심됐어요. 허나 금붕어나 조왕돌, 아니, 그 자리에 앉은 여러 사람들은 금별 대통령의 곧은 성격을 알고도 남음이 있어 더 말리지 못했어요.
금별 대통령과 차슬기 국방부장은 조왕돌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조왕돌 로봇부대 특수요원들을 이끌고 우주비행선으로 나갔어요.
“아빠!”
모두들 뒤돌아보았어요.
“조왕돌아!”
한 처녀애가 소리치면서 달려 왔어요.
그 처녀애는 차슬기 국방부장의 딸 보름이었어요. 그녀는 소꿉친구 조왕돌 최고사령관의 비서로 일하면서 조왕돌과 열애하는 사이었어요.
차슬기 국방부장은 보름을 꼭 껴안고 얼굴을 비비었어요.
“아빠, 하느님께서 아버님과 여러분을 보우해줄 것입니다.”
“그래, 내가 너희들을 보더라도 살아야지. 조왕돌과 결혼할 때 내가 네 손을 잡고 가서 직접 조왕돌에게 넘겨줘야지.”
차슬기 부장은 결혼식장에서처럼 보름의 손을 잡아 조왕돌에게 넘겨주었어요.
조왕돌은 보름의 손을 잡고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보름은 조왕돌의 품에 안겨 어깨를 달싹이었어요.
조왕돌은 보름을 꼭 껴안고 황소숨을 후 내쉬었어요.
이윽고 보름은 눈물이 질벅한 얼굴을 들어 조왕돌의 수척해진 얼굴을 마주 보면서 말했어요.
“꼭 혜성을 깨버리고 돌아오세요. 제가 칼산 꼭대기에서 기다리겠어요.”
조왕돌은 코마루가 시큼해나 입을 씰룩거리었어요.
“그래, 내 꼭 돌아와 그대와 결혼하리다.”
그 장면을 본 금별 대통령과 차슬기 부장은 머리를 숙였어요.
보름은 떠나가는 시아버지 금별대통령과 본가 집 아버지 차슬기 부장 그리고 신랑 조왕돌에게 두 손 모아 큰절을 올렸어요.
우주비행장 저쪽에서 그 장면을 본 선영은 뜨거운 눈물을 주르르 흘렸어요. 그녀는 부디 조왕돌이 무사히 돌아올 것을 기도했어요.
금별 대통령과 차슬기 부장은 한 손씩 잡아 부축해 보름을 일으켜 세웠어요.
조왕돌은 눈물을 손으로 쓱 닦고 성큼성큼 우주비행선 쪽으로 걸어 갔어요…    
금별 대통령은 우주비행선에 오른 후 간단한 연설을 발표했어요.
“지금 뱀 섬나라 악당들은 소혜성이 지구를 충돌해 지구 종말론을 고취하고 있습니다. 지구촌의 인심이 황황한 기회를 타서 코치아를 발판으로 대륙침략의 야욕을 실현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소혜성을 제거해 지구와 지구인들을 보호하고 허황한 지구 종말론을 종말지어야 합니다. 뱀 섬나라 대륙을 침략하려는 야심과 지구촌의 영토를 재분배하고 재패하려는 야망은 결코 실현될 수 없습니다. 승리는 영원히 우리 영웅적인 코치아 인민들에게 속합니다!
인류의 무절제한 욕망은 지구를 망가뜨리고 인류의 무덤을 스스로 파게 됩니다.
뱀 섬나라에서는 이제라도 대륙침략의 야욕을 버리고 평화를 사랑하는 이웃나라 코치아와 친선나라로 보낼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나까아멘 왕과 뱀 섬나라는 그 반면거울로 돼 지구인들에게 교훈을 비춰주고 있습니다.
핵전쟁을 막아야 합니다. 핵전쟁으로 인해 뱀 섬나라와 코치아가 심한 상처를 입고 있습니다. 세계 핵전쟁은 지구를 훼멸하고 인류가 생존할 생태환경을 해치게 됩니다. 승리는 평화와 박애, 정의를 사랑하는 지구촌 인민들에게 속할 것입니다!”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은 텔레비전화면을 보고 머리를 끄덕이며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냈어요.
“출발!”
금별 대통령의 명령이 떨어지자 우주비행선은 헬륨폭탄을 싣고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그들이 혜성에 거의 접근할 때었어요.
난데없는 우주비행접시 여섯 대가 편대를 지어 날아왔어요. 찬찬히 보니 뱀의 대가리를 새긴 뱀 섬나라의 놈들이 아니겠어요.
“코치아 놈들, 염라왕을 보러 갈 준비나 해라!”
조왕돌도 고함쳤어요.
“잘 만났다. 네 놈들이 소혜성 날개를 박살냈지? 조왕돌 부대 돌격!”
로봇들이 모는 우주비행선은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전투편대를 갖추고 삼면으로 뱀 섬나라의 비행접시들을 공격했어요.
그새 금별 대통령 등의 우주비행선은 곧추 불꼬리를 달고 지구 쪽으로 날아오는 소혜성을 향해 돌격해나갔어요.
“미사일로 공격!”
조왕돌 최고사령관의 명령이 떨어지자 로봇들은 비행접시들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어요.   
꽝! 꽝! 꽝!
피하기만 하던 코치아 우주비행선의 반격에 그만 3대의 비행접시는 미사일에 격추되고 말았어요.
나머지 3대는 질겁해 우주 공간으로 멀리 도망쳐 버렸어요.
로봇비행사가 모는 3대의 우주비행선은 그 놈들을 놓칠세라 추격해갔어요.
그 사이 금별 대통령이 이끄는 우주비행선은 소혜성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까지 접근해갔어요.
조왕돌이 청시해왔어요.
“아빠, 즉시 헬륨폭탄으로 소혜성을 공격하랍니까?”
“아니야. 완전히 폭파해버리기 위해 우린 소행성에 헬륨폭탄을 매장한 후 원격조정기로 폭파해야 한다. 전번에 미리 구덩이를 파놓았기에 이번엔 쉽게 됐다.”
“알았습니다.”
그들은 인차 소혜성 가까이에 접근했어요. 차슬기 부장과 조왕돌 최고사령관이 자진해 햇빛이 비추지 않는 소혜성 뒷면으로 해 소혜성에 오르려고 했어요. 그런데 망원경으로 소혜성을 아무리 수색해도 그늘이 진 곳에는 전번에 파 놓은 구덩이가 보이지 않았어요.
소혜성을 맴돌면서 망원경으로 살펴보니 전번에 파놓은 구덩이는 햇빛이 비추는 곳에 빤히 보였어요. 아직도 구덩이가 햇빛을 등진 곳으로 돌아가려면 반시간이나 더 기다려야 했어요.
이때 또 뱀 섬나라 비행접시들이 급습해 왔어요. 이번에도 조왕돌은 로봇우주비행사들을 파견해 저지했어요.
“헬륨폭탄은 고온에 폭파하지 않습니다. 원격조정기로 눌러야 폭발합니다. 구덩이 정황을 잘 아는 제가 로봇우주비행사들을 지휘해 소혜성에 올라가 헬륨폭탄을 묻고 돌아오겠습니다.”
“내가 같이 가겠네.”
차슬기 부장이 따라나섰어요.
금별 대통령은 급히 고함쳤어요.
“조왕돌이 혼자 가라!”
조왕돌은 아버지와 가시아버지를 돌아보고 나서 소혜성에 우주비행선을 몰고 돌진했어요.
지구촌 코치아 고향 칼산에서 텔레비전을 지켜보던 보름은 눈물을 줄줄 흘렸어요.
조왕돌은 로봇우주비행사들을 지휘해 소혜성 구덩이 옆에 날아갔어요.
“즉시 헬륨폭탄을 구덩이에 매장하라!”
로봇들은 구덩이 상공에서 헬기처럼 떠있는 우주비행선에서 항아리만큼 한 헬륨폭탄을 부리어 구덩이에 천천히 내려놓기 시작했어요.
씽-
갑자기 미사일 한매가 날아와 폭발하면서 로봇이 모는 우주비행선이 폭발했어요. 헬륨폭탄은 구덩이에 꽝 떨어졌어요.
허나 다행히 폭발하지는 않았어요.
하늘에서는 뱀 섬나라 우주비행접시들이 미쳐 날뛰면서 미사일을 소혜성에 퍼부으면서 로봇들이 헬륨폭탄을 부리는 것을 막았어요.
“뱀 섬나라 우주비행접시들을 저격하라! 대통령을 보호하라!”
조왕돌의 명령에 따라 로봇들은 우주비행선을 몰고 우부비행접시들을 막아 싸웠어요. 우주공간에는 삽시에 미사일 폭발소리가 요란했어요. 몇몇 우주비행선과 뱀 섬나라의 우주비행접시들이 우주에서 폭발해 추락했어요.
금별 대통령은 로봇우주비행사들이 모는 우주비행선을 지휘해 뱀 섬나라 우주비행접시들과 용맹하게 싸웠어요. 그는 될수록 우주비행접시들을 유인해 소행성에서 헬륨폭탄을 파묻는 조왕돌 등에게서 멀리 떨어진 우주공간으로 유인해가서 싸웠어요.
그 사이 로봇들은 조왕돌의 지휘아래 헬륨폭탄 10여개를 커다란 구덩이에 안전하게 파묻어놓았어요.
“소혜성에서 철거하라!”
조왕돌은 원격조절기를 꽉 틀어쥐고 명령했어요. 이제 원격조절기를 누르기만 하면 1차 폭파는 성공할 판이었어요.
갑자기 시뻘건 불줄기가 이쪽으로 쭉 날아왔어요.
꽝!
뱀 섬나라 우주비행접시가 쏜 미사일에 조왕돌이 탄 우주비행선 꼬리가 뭉텅 날아 났어요.
순간 조왕돌은 우주비행선 밖으로 튕겨 나왔어요.
“앗!”
조왕돌은 우주공간에서 아래로 추락하고 있었어요. 그때 차슬기 국방부장은 즉시 추격해오는 우주비행접시에 미사일 반격을 가했어요.
꽝!
요란한 굉음과 함께 뱀 섬나라 우주비행접시는 박살났어요.
차슬기 부장은 우주비행선을 몰고 대기층 쪽으로 추락하는 조왕돌을 쫓아갔어요.
그 장면을 보고 보름은 칼산에서 꿇어앉아 두 눈을 꼭 감고 두 손을 모아 쥐고 하늘에 기도를 드렸어요.
“제발 하느님께서 저의 아빠와 신랑을 구해 주옵소서. 부탁입니다. 꼭 구해 주옵소서.” 
한참 후에 차슬기 부장은 아주 능숙한 솜씨로 조왕돌을 우주비행선에 붙잡아 들여왔어요.
“살았어.”
그제야 눈을 뜬 조왕돌은 손을 들어보면서 놀란 소리를 질렀어요.
“아니, 원격조종기를 떨어뜨렸구먼요.”
금방 미사일 공격을 받았을 때 우주비행선에서 튕겨 나오면서 떨어뜨렸던 것이죠.
“이걸 어쩌는가요? 원격조종기가 없으면 소혜성에 내려가 수공으로 스위치를 눌러 헬륨폭탄을 폭파해야 합니다.”
“내가 갈게.”
차슬기 부장이 나섰어요.
허나 조왕돌 최고사령관은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아닙니다. 헬륨폭탄 스위치는 저 혼자 압니다. 수류탄처럼 손으로 인폭장치를 쥐어 당겨 뽑아야 폭발하기에 제가 가야 합니다.”
차슬기 국방부장은 절망에 빠졌어요.
“그런 법은 없어. 로봇들을 보내지.”
허나 조왕돌의 대답은 실망스러웠어요.
“보십시오. 그들은 모두 전사됐습니다.”
차슬기 부장이 우주를 돌아보니 로봇들이 모는 우주비행선 10여대는 하나도 보이지 않고 저쪽에 금별 대통령만이 보였어요.
“이 일을 어찌 하는가?”
조왕돌은 우주비행선에서 차슬기 국방부장을 보고 눈물이 글썽해 말했어요.
“보름을 잘 부탁합니다. 가시아버지, 보름에게 미안하다고 전해주십시오. 결혼해 잘 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보름에게 죽을죄를 졌습니다.”
“아니야, 세상에 이런 일이 어디 있어?”
차슬기 부장은 머리를 푹 숙였다가 무릎을 탁 치며 고개를 들었어요.
“됐네. 미사일로 헬륨폭탄을 쏘아 폭파하면 되지 않는가!”
“안 됩니다. 헬륨폭탄은 인폭장치가 가동되지 않으면 핵융합을 할 수 없어 폭파되지 않습니다. 그때면 헬륨폭탄이 폭발하기 전에 소행성이 지구를 충돌하게 될 것입니다. 게다가 미사일도 절약해 뱀 섬나라 악당들을 저격해야 이번 지구 보위 전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이럴 법이! 내가 자넬 바래주지.”
차슬기 국방부장은 우주비행선을 몰고 소행성에 접근했어요.
조왕돌이 우주비행선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할 때었어요. 갑자기 차슬기 부장이 훌쩍 소행성에 뛰어내리면서 문을 꽝 닫고 바깥으로 걸어버렸어요.
“내 딸 보름을 잘 부탁하네!”
“가시아버지! 안 됩니다. 제가 가야 합니다.”
조왕돌이 문을 열려고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걸려서 열리지 않았어요.
“이건 내가 해야 할 몫이네. 빨리 떠나게! 시간이 없어!”
차슬기 부장은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구덩이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갔어요.
그는 지구 쪽을 돌아보면서 고함쳤어요.
“보름아! 조왕돌 최고사령관을 모시고 행복하게 잘 살아라!”
칼산에서 이 정경을 본 보름은 “아버지! 위대한 내 아버지!” 하고 대성통곡을 치다가 까무러쳐 쓰러졌어요.
차슬기 부장은 우주비행복이 고온에 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구덩이로 뛰어갔어요.
“술기야!”
금별 대통령은 고향 죽마고우의 별명을 마지막으로 목 놓아 불렀어요.
“남북골아, 애들을 부탁하마!”
차슬기는 금별에게 손을 저었어요.
뒤이어 그는 지구촌을 향해 고함쳤어요.
“소혜성 놈아, 죽어봐라! 우리 지구인들은 승리했다! 사랑하는 지구 만세!!”
“가시아버지!”
“슬기야!”
금별 대통령과 조왕돌 최고사령관은 목놓아 불렀어요.
꽈르릉 꽝꽝!
거대한 굉음과 함께 소혜성은 헬륨폭탄이 폭발하면서 우주공간에서 박살났어요. 지구촌에서도 사람들은 소혜성 부근에 비치는 강렬한 방사선을 볼 수 있었어요. 망원경에는 산산 박살난 소혜성 조각들이 불꼬리를 달고 날아가는 것이 보였어요.
“저걸 어찌 하는가?”
조왕돌은 눈물을 씻으면서 우주공간을 살피다가 맥이 풀린 말을 했어요.
“왜?”
금별 대통령은 산산이 부서진 운석들을 살펴보았어요. 글쎄 그중 커다란 운석이 눈에 띄었어요.
얼핏 보아도 축구장만큼은 될 거 같았어요.
“2차 폭발을 하라!”
허나 조왕돌은 절망에 가까운 소리를 쳤어요.
“우린 미사일도 몇 개 없어요.”
“내 우주비행선에도 하나 밖에 없구나.”
금별 대통령은 한숨을 후 내쉬더니 결연히 말했어요.
“헬륨폭탄 하나면 충분하다.”
이때 갑자기 또 뱀 섬나라 우주비행접시들이 날아왔어요.
“이 가메다 국방부장이 네 놈들을 여기서 기다린 지 오래다!”
조왕돌은 막아 나가면서 대성질호했어요.
“비열한 놈들, 남이 미사일이 떨어지기를 기다려 암수를 쓰는 거냐?!”
가메다의 빈정거리는 소리가 우주공간에 쩌렁쩌렁 울렸어요.
“군사는 얼림 수를 쓰는 걸 거리지 않는다는 말도 들은 적이 없어? 어리긴 어리구나. 좀 더 배워야겠구나! 허허허.”
조왕돌은 가메다 무리가 가까이 다가오기를 기다려 미사일을 발사했어요.
“미사일이 없다더니 저 놈이!”
“하하하. 넌 허허실실이란 말도 배우지 못했느냐?!”
조왕돌의 말을 듣고 겁을 집어 먹은 가메다는 기수를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어요.
(에크! 어떤 조왕돌 놈이라고?!)
허나 그때는 늦었어요.
씽- 미사일 한방이 날아가더니 가메다 놈이 탄 우주비행접시에 명중됐어요.
가메다 놈은 돼지 멱따는 비명을 질렀어요.
그 놈이 탄 우주비행접시는 불기둥이 된 채 대기층으로 거꾸로 처박혀 불타버리고 있었어요.
나머지 뱀 섬나라 우주비행접시들은 더 싸울 엄두를 내지 못하고 뒤꽁무니를 뺐어요.
조왕돌이 추격하려고 할 때 금별 대통령이 말렸어요.
“그만 둬라! 미사일을 남겼다가 저 놈 운석을 깨버려라!”
조왕돌은 아쉬운 대로 추격을 멈췄어요. 그들 부자간은 큰 운석을 향해 짓쳐 나갔어요.
그때 도망치던 뱀 섬나라 우주비행접시들이 일제히 기수를 돌리더니 되 공격해 왔어요.
쉭- 쉭-
미사일이 날아왔어요.
그중 마시일 하나가 금별 대통령이 탄 우주비행선의 날개를 스치고 지나갔어요. 순간 유선이 터지면서 화염이 활 솟구쳤어요.
우주비행선은 기우뚱하더니 한쪽으로 비틀거렸어요.
이때 클론바우 18세가 거느린 우주비행선 네 대가 구름 속에서 날아나와 영용하게 뱀 섬나라 우주비행접시들을 막아 싸우면서 추격했어요.
지구촌의 사람들은 그 정경을 보고 모두 경악했어요.
코치아 대통령부에서 사랑은 대형형광 판에서 그 정경을 차마 볼 수 없어 머리를 숙였어요.
이때 금별 대통령은 커다란 운석을 향해 헬륨폭탄을 발사하려고 단추를 눌렀어요. 허나 우주비행선이 미사일에 맞아 찌그러들면서 헬륨폭탄이 떡 걸려 발사가 되지 않았어요.
그러자 금별 대통령은 헬륨폭탄을 실은 우주비행선을 몰고 거대한 운석을 부딪쳐 폭발시킬 비장한 결심을 내렸어요.
뒤이어 그의 격앙된 목소리가 우주에서 쩌렁쩌렁 울렸어요.
“지구보위 전 승리 만세!”
“지구촌 평화와 친선 만세!”
금별 대통령은 구호를 연속 부르며 불타는 우주비행선을 비틀비틀 몰고 커다란 운석을 향해 간신히 날아갔어요.
“아버지! 멈추세요! 제가 미사일로 공격하겠어요.”
허나 금별 대통령은 멈추지 않았어요.
“안 된다. 미사일로 저 큰 운석을 깨지 못해! 어머니, 고모와 보름을 부탁한다!”
“아버지!”
금별 대통령은 사랑하는 처자를 남겨두고 우주비행선을 몰고 운석을 들이 부딪쳤어요.
“지구촌은 영생할 것이다!”
꽈르릉 꽝!
금별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고함치며 우주비행선을 몰고 운석을 들이받았던 것이죠.
헬륨폭탄이 폭발하면서 축구장만한 운석이 박살나고 말았어요.
“아버지!”
조왕돌은 눈물을 머금고 나머지 운석 조각들에 나머지 미사일을 발사했어요.
꽈르릉 꽝꽝
제3차 폭발이었어요. 운석 조각들은 박살나 대기층으로 날아가면서 연소됐어요. 바다에 운석 조각들이 떨어지면서 숱한 물기둥을 일으켰어요. 일부 운석 조각들이 지상에 떨어지면서 강렬한 진동이 일고 여러 삼림에 불이 붙었어요.
허나 지구는 뱀 섬나라 악당들이 바라던 대로 깨지지 않고 보호됐어요.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은 그날, 기원 4000년 1월 1일, 금별 대통령과 차슬기 국방부장이 지구를 보위하기 위해 희생된 날을 기억하게 됐어요.
나까아멘 왕은 잠수함에서 우주대전을 구경하다가 절망에 빠져 물앉았어요.
“허참, 이번에도 실패란 말인가? 괜히 가메다 국방부장만 잃지 않았는가!”
노바시 수상은 속으로 가메다가 우주에서 코치아와 싸우다가 죽은 것이 잘 됐다고 생각했어요. 그것은 가메다가 살아 돌아와도 나까아멘 왕의 손에 죽기 마련이었으니까요.
나까아멘은 시종들을 보고 “일이 끝났어. 어서 잠수함을 지하왕궁에 몰아들여가라.” 하고 나직이 분부했어요.
잠수함은 바다에서 지하실로 미끄러져 들어가 자취를 감추어버리었어요. 
조왕돌과 클론바우 18세가 우주비행선을 몰고 코치아 연화우주비행장에 서서히 내리었어요.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은 영웅 최고사령관이 소혜성과의 결투에서 승리하고 개선한 것을 환호했어요.
아카시아의 안나 부장은 “조앙돌 최고사령관은 자랑스러운 지구수호천사야!”라고 높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어요.
노르망디에서 죤슨의 딸 예리나도 감탄했어요.
“금별 대통령은 세계 평화수호신이야!”
톰 사령관의 딸 애리카는 검정 얼굴에 줄줄 흐르는 눈물을 닦으면서 예리나에게 말했어요.
“참말 클론바우 18세도 잘 싸웠어. 금별과 조왕돌은 지구수호신 부자야!”
사랑은 보름을 데리고 “조왕돌아!” 하고 목놓아 소리치면서 달려 나가 포옹했어요.
조왕돌은 “아버님들을 모시고 돌아오지 못해 죽을죄를 졌습니다.”라고 하며 눈물을 펑펑 쏟았어요.
사랑이 뭐라고 말하려는데 옆에 서있던 우성 전임 대통령이 조왕돌의 얼굴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앞질러 말했어요.
“아니야, 아니. 금별 대통령과 차슬기 국방부장께서는 지구를 보위하고 세계 평화를 보위하기 위해 장렬히 희생되신 분들이시다.”
조왕돌은 보름을 꼭 껴안아주면서 눈물을 흘렸어요.
“미안해, 나를 대신해 가시아버지께서 가셨구나.”
보름은 신랑의 품에 안겨 흐느껴 울었어요.
허수아 총리와 클론바우도 다가와 손을 잡고 문안했어요.
금붕어는 조카 조왕돌과 조카며느리 보름을 껴안고 울었어요.
림해자 해양수산물 부장도 다가와 죽마고우의 아들 조왕돌의 손을 잡고 잔등을 도닥여 주었어요.
우주비행장은 감격과 눈물의 파도로 끝없이 출렁거리었어요.
지구촌의 환호성소리 속에서 나까아멘 등 뱀 섬나라 악당들이 꾸며낸 기원 4000년 지구 종말론도 철저히 종말을 고하게 됐어요.
어느덧 지구촌은 4000년 1월 2일의 평화로운 아침을 맞게 됐어요.  








             














               



                    제19장 악마의 끝장
소혜성을 성공적으로 박살낸 후 코치아에는 날따라 정쟁이 심해져 갔어요.
우성 전임대통령을 위수로 한 허수아 총리 등은 악은 악으로 다스려야 한다면서 뱀 섬나라를 쳐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그들은 모두 끊임없이 도발하는 악의 축 뱀 섬나라를 전승해야 지구촌의 인류는 평화로운 환경에서 살 수 있으며 지구의 생태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고 했어요.
금붕어 소장은 악이 받쳐 말했어요.
“뱀 섬나라 악당들은 이미 우리 남해를 점령했고 본토에까지 쳐들어왔어요. 악의 뿌리를 뽑아 버리지 않으면 우린 하루도 평안히 살 수 없어요. 이번에 아예 뱀 섬나라를 초토화해버립시다!”
허나 조왕돌은 반대의견을 내놓았어요.
“나의 귀전에는 아직까지도 아버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높이 외치신 구호소리가 쟁쟁합니다. 그 구호는 뭘 의미하십니까? 아버님께서 하늘에서 굽어보십니다.”
그때 노르망디제국의 톰 사령관이 찾아 왔어요.
톰은 조왕돌이 어려서 클론기술을 배우러 크롱 박사를 따라 노르망디에  갔을 때 면목 익힌 친구였어요. 그때 톰은 숱한 깜둥이를 데리고 와서 조왕돌의 축구공을 빼앗았다가 싸움을 하던 애였어요.
“톰 총사령관, 환영한다!”
조왕돌은 톰의 손을 굳게 잡았어요.
톰 사령관은 흰 이를 드러내면서 깜장얼굴에 웃음을 지었어요.
“조왕돌 최고사령관, 우리 몇 년 만이야? 합작해 악마의 소굴을 치자!”  
허나 조왕돌은 “No! 우린 이웃과 친선관계를 건립해야 해.”
금붕어는 조카를 흘겨보았어요.
“네 아버지가 지구를 보위하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건 누구나 다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평화는 그저 악당들에게 들이대고 맞기만 해도 이루기 어렵다. 튼튼한 안보를 기초해 소규모 전쟁으로 끊임없이 전쟁책동을 꿈꾸는 악당들을 소멸해야 영구한 평화를 이룩할 수 있는 법이다.”
클론바우 18세도 파초와 같은 커다란 귀를 펄럭이며 듣다가 합세했어요.
“흥! 아직도 큰할아버지 만년의 착오적인 무조건, 무원칙적인 평화노선을 고집해서야 됩니까? 흥!”
클론바우 18세가 콧방귀를 뀌는 바람에 조왕돌의 앞에 놓였던 물 컵이 날아나 땅바닥에 퉁 떨어져 깨졌어요.
조왕돌은 자기 견해를 고집했어요.
“악은 악으로 친다고 해서 코치아에서도 뱀 섬나라처럼 뱀 섬나라 본토를 침략해서는 안 됩니다. 코치아와 뱀 섬나라가 서로 원수를 갚고 복수를 하면 언제 가야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올 수 있겠습니까?”
허나 모든 사람들은 조왕돌의 견해를 반대해 나섰어요.
톰 사령관은 어이없다는 듯 두 팔을 벌려보였어요.
“난 조왕돌 총사령관이 이렇게 나약할 줄 몰랐어. 어렸을 땐 꽤나 패기 있었는데. 우린 뱀 섬나라를 초토화해버릴 거야!”
말을 마치자 수하들을 데리고 뱀 섬나라를 치러 떠나가 버렸어요.
코치아 허 총리나 장관들은 모두 뱀 섬나라 악마들을 족쳐야 영구한 평화가 올수 있다고 입을 모았어요.
결국 우성 전임대통령과 허수아 총리의 제의대로 코치아 영토에서 뱀 섬나라 침략군을 족쳐 물리치기로 했어요.
클론바우 18세는 소 발굽 같은 주먹으로 책상을 탕 치면서 고함쳤어요.
“아예 원자탄으로 나까아멘 놈의 소굴을 짓부수어 버립시다.”
허나 조왕돌은 또 반대의견을 내놓았어요.
“건 안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핵무기를 쓰지 말아야 합니다.”
클론바우 18세는 사발 눈을 부릅뜨고 고래고래 고함쳤어요.
“여러분들은 기억날 겁니다. 뱀 섬나라 악마들은 핵무기금지조약을 공공연히 위반하고 먼저 우리나라 한산 화산 마그마발전소에 핵무기를 썼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우리나라 남해와 후산 일대에도 핵무기를 써서 숱한 무고한 백성들을 살해하고 생태환경을 여지없이 파괴했습니다. 악마들은 또 뱀 섬나라 본토에 징벌하러 들어간 노르망디와 아카시아, 루스끼야 군에 핵무기와 독가스탄을 썼습니다. 그래서 이 몇 개 나라에서도 핵무기로 뱀 섬나라 악당 놈들을 족쳐 대가리를 숙이게 했습니다. 우리는 그저 악마들에게 들이대고 맞아야 합니까?! 우리도 핵무기로 뱀 섬나라 악당들을 징벌해야 합니다!”
허나 조왕돌은 한사코 반대했습니다.
“핵무기는 절대 안 됩니다. 우리가 뱀 섬나라처럼 핵무기를 쓴다면 우리도 지구 생태환경과 인류를 해치는 악마들과 다를 바가 뭡니까?”
조왕돌이 한사코 반대하는 바람에 노르망디와 아카시아 군과 함께 뱀 섬나라 본토를 쳐들어가고 핵무기를 쓰려던 허수아 총리의 계획은 통과되지 못하였어요. 허나 상규무기로 남해와 후산 지대에 쳐들어온 뱀 섬나라 침략군을 몰아내기로 했어요.
조왕돌은 납득되지 않아 눈물을 머금고 회의장에서 나갔어요.
허수아 총리는 조왕돌을 흘겨보면서 중얼거렸어요.
“조왕돌은 아직 어려서 정치를 잘 모르오. 과학이나 연구할 사람이지 정치를 할 사람이 아니란 말이오. 내내 조왕돌의 동곽 선생처럼 모기가 물어도 죽이지 않고 옷을 벗고 ‘요 불쌍한 것들아, 좀 살살 물어라. 난 아프단 말이야.’ 이래야 한단 말인가?”
허수아 총리의 그 말에 금붕어는 조금 귀에 거슬렸어요. 허나 그녀는 벌렸던 입을 꼭 다물어버렸어요. 하긴 지금은 뱀 섬나라 악당들을 대적해 싸운 것이 중요하지 국정이 갈려서는 안 됐던 것이었어요.
클론바우 18세는 클론바우 특수부대를 지휘해 남해에 침략한 뱀 섬나라 해군을 물리치러 출발했어요.
조왕돌은 로봇부대를 정돈한 후 후산에 쳐들어온 뱀 섬나라 침략군을 물리치러 나갔어요.
금붕어도 거북잠수함대를 이끌고 동해에 쳐들어온 뱀 섬나라 해군을 막아 싸웠어요.
이때 뱀 섬나라 왕 나까아멘은 지하왕궁에서 못된 음모를 꾸미고 있었어요.
“노바시 수상, 내 새로운 공격방안을 생각했네.”
“예?”
“고려원전을 폭파하게나.”
“예? 예!”
노바시는 시중을 부르려고 바깥으로 나가려다 되돌아섰어요.
“그런데 고려원전을 폭파하면 그 놈들이 우리 원전도 폭파하려고 하지 않을까요?”   나까아멘 왕은 이를 부득부득 갈았어요.
“원전을 폭파해 핵 방사선에 코치아 놈들이 살지 못하게 하란 말이야. 어서!”
“예, 허나 그 숱한 고려 원전이 폭발되면 이웃 나라인 우리나라 바다와 공기에도 오염이 크지 않겠습니까?”
나까아멘 왕은 왕의 보좌에서 검을 쓱 빼들며 고래고래 고함쳤어요.
“유엔군이 본토를 공격하는 바람에 우리가 다 죽게 됐어. 죽기 전에 그 놈들도 살지 못하게 지구를 망가뜨릴 거야!”
“예. 알았습니다. 지구를 망가뜨리죠. 고려 원전마다 우리가 다 죽은 후 폭발하게 시한폭탄을 장치해 놓겠습니다. 그럼 누가 우리 한 짓이라고 의심하겠습니까?”
노바시 수상은 말을 마치자 바깥으로 나가 시종을 불러 특수요원들을 파견해 고려 원전에 시한폭탄을 장치하게 했어요.
노바시 수상이 들어오자 나까아멘은 또 횡설수설하기 시작했어요.
“노바시 수상, 코치아의 금별이 땅에 떨어지지 않았는가?”
“예, 그 놈 차슬기 국방부장도 혜성의 희생 품이 됐지요.”
나까아멘은 뾰족한 조개턱을 개 턱처럼 쳐들고 빈정거렸어요.
“지금 이제 조왕돌만 제거하면 코치아를 손에 넣는 일은 낭중취물이 아니겠는가!”
노바시 수상은 대뜸 왕의 뜻을 눈치챘어요.
“숱한 복제품들을 가지고 있는 고놈 조왕돌을 죽이기 쉽겠습니까?”
“요즘 내 생각한 게 있어.”
노바시 수상은 나까아멘이 손짓하자 가까이 다가가서 귀를 나까아멘의 입에 대다시피 하고 눈을 딱 감고 귀담아 들었어요.
“우리 지구에서 재난덩이는 과학자들이야.”
“예?”
노바시는 놀라 머리를 들고 나까아멘이 제정신인가고 쳐다보았어요.
허나 나까아멘은 분명 똑똑히 말했어요.
“들어보게나. 아인슈타인이 원자와 핵을 발명하지 않았는가? 그 바람에 우리 지구촌에는 원자탄이 탄생했네. 아인슈타인이 원자와 핵을 발견하지 못하고 핵물리학을 발전시키지 않았더라면 우리 지구촌은 핵 오염도 없이 원시적으로 잘 살 수 있지 않겠는가!”
그제야 노바시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맞습니다. 참말 고명합니다.”
나까아멘은 흥이 도도해서 계속 늘여놓았어요.
“과학자들이 자동차나 화학공업을 발명하지 않았더라면 지구의 온난화가 있겠나? 보라고. 공업이 발전하지 못하고 자동차가 제일 적은 아프리카 땅은 오염이 적지 않은가? 우린 장차 아프리카에 가서 깜둥이들과 함께 살아야 할지도 몰라.”
노바시 수상은 나까아멘의 뜻밖의 말을 들으면서 해가 서산에서 돋지나 않나  지하왕궁에서 바깥에 나가 보고 싶었어요.
(네 놈 때문에 지구가 얼마나 상처를 입었는데 네 놈이 언감 지구 생태한경을 왈가불가해?)
노바시의 속심은 모르고 계속 지껄였어요.
“과학자들과 과학서적을 모조리 없애 치워야 지구촌은 오염도 없지. 그래야 인간과 모든 생물들이 원시 생태환경에서 편안히 살 수 있는 거야. 코치아에서도 조왕돌을 없애 버려야 세상이 편안해지게 된단 말이야. 그 놈은 무슨 과학을 연구해내겠는지 알고도 모를 놈이란 말이야.”
노바시는 속으로 이렇게 대답했어요.
(픽! 나까아멘 네 놈부터 죽여 버려야 세상이 편안할 거야.)
그런 줄도 모르고 나까아멘은 녹음기 단추를 철컥 누르더니 노바시 수상에게 명령했어요.
“금방 내가 한 말을 녹음해 놓았네. NHEK텔레비전방송국에 가지고 가서 방송하게나.”
“예. 알았습니다.”
나까아멘과 노바시의 대화가 그대로 방송되자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은  정신이 나가지 않았나 했어요. 게다가 NHEK텔레비전방송국의 여성 아나운서의 논평을 듣고 죽일 놈은 나까아멘이라고 했어요.
이때 코치아 땅에서 이변이 일어났어요.
자연재해와 나까아멘의 비인간적인 폭행에 견디기 어려워 코치아에 피난을 간 뱀왕과 숱한 뱀 섬나라의 백성들은 우성 전임대통령을 뱀 섬나라 망명정부 대통령으로 선거했어요.
허나 우성은 이웃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으려고 뱀 섬나라 대통령을 사절하고 뱀 왕을 대통령으로 추천했어요.
“뱀 왕이야 말로 뱀 섬나라의 대통령으로 될 만한 분입니다. 그는 뱀 인들을 비롯한 뱀 섬나라 백성들을 자기 자손처럼 사랑한 어진 대통령감입니다.”
뱀 왕은 너무 황송해 얼룩덜룩한 긴 목을 빼들고 모여온 뱀 섬나라 백성들을 둘러보면서 뒷덜미를 긁적거렸어요.
“내가 어찌 대통령까지 하겠소?”
우성 전임대통령은 뱀 왕의 손을 들어 소리 높이 고함쳤어요.
“뱀 왕은 나까아멘 악당보다 더 나은 착하고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다. 대자연의 순수한 마음을 가진 뱀 왕이 지도하면 뱀 섬나라에는 평화가 깃들고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인류와 모든 생물의 생존을 보호할 것입니다.”
“맞습니다!”
“뱀 왕 만세!”
“뱀 왕 대통령 만세!”
뱀 섬나라 백성들은 망명정부 대통령 뱀 왕을 모시고 뱀 섬나라에 쳐들어가 나까아멘 왕을 사살하고 고향에서 행복하게 살자고 떠들었어요.
뱀 왕은 뱀 섬나라 망명정부 대통령으로 된 후 뱀 섬나라 국민들의 민심에 따라 뱀 섬나라에 쳐들어가기로 했어요.
그때 클론바우 18세가 날아와 그들 속에 내렸어요.
“뱀 대왕님, 레이자검을 휘두르는 나까아멘 왕의 호위무사들을 적수공권으로 이길 수 있겠습니까? 제가 클론바우 특수부대를 데리고 도와 달랍니까?”
그러자 뱀 왕은 목을 길게 빼고 클론바우 18세의 코끼리코를 마주 보면서 장담했어요.
“근심하지 마십시오. 우린 힘으로가 아니라 꾀로 나까아멘 악마의 소굴에 가만히 쳐들어가 없애 치우겠습니다. 두고 보십시오. 승리는 우리 뱀 인들에게 있습니다!”
뱀 왕은 뱀 인들과 미녀 특수소부대를 이끌고 밤도와 코치아 허수아 총리와 금붕어 소장이 제공한 잠수함을 타고 감쪽같이 바다 밑으로 해 뱀 섬나라에 건너갔어요.
그런 줄도 모르고 나까아멘 왕은 지하왕궁에서 노바시 수상과 함께 더 악독한 음모를 꾸미고 있었어요.
“노바시 수상, 이른바 지구의 생태환경을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과학자들을 죽이는 기회에 조왕돌을 죽이자고 한 노릇이 물거품이 됐네 그려.”
노바시 수상은 자기에게 죄를 물을까봐 나까아멘 왕이 시퍼런 검을 쓱 뽑아 손가락으로 선뜩선뜩한 칼날을 쓱쓱 훑는 것을 겁기어린 눈길로 살피었어요.
“어험, 고육지책을 쓰는 수밖에 없군 그려.”
“예?!”
나까아멘은 검으로 노바시 수상을 겨누면서 중얼거렸어요.
“놀랄 거 없어. 물고기도 죽고 그물도 망가뜨리세.”
“?!”
나까아멘은 검을 도로 검 집에 쓱 걷어 넣으면서 분명히 말했어요.
“우리 달을 폭파해 버리자고. 으흐흐흐.”
이를 부득부득 가는 미친 왕을 보면서 노바시는 사시나무 떨듯 온 몸을 떨었어요.
“달을 폭파해 뭘 하자고 또 그, 그럽니까?”
나까아멘 왕은 이를 뿌드득 갈았어요.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으면서 악명이라도 남겨야지 않겠나. 이제 달을 폭파해서 지구와 달의 인력 균형을 파괴해버린단 말이야! 그럼 지구가 목성이나 금성이나 화성에 가 붙겠는지 아는가? 혹시 태양 아버지한테 가서 떡 들어붙으면 더 좋지! 그렇게 되면 지구의 모든 인류가 훼멸 될 거야! 내가 이미 달에 시한헬륨폭탄을 가득 묻어 놓았어. 이제 언젠가 달이 폭파할 거야. 이건 세상에 둘도 없는 악명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이야.”
노바시 수상은 속으로 미친 왕을 욕했어요.
(우리 대왕은 백치, 천치구나, 천치!)
그래도 그는 항상 그러했듯 낯가죽에는 웃음을 살짝 바르고 나서 말렸어요.
“대왕님, 그만하세요. 이제라도 코치아에 투항하고 평화와 친선을 도모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불러옵니다. 지구를 없애고 우린 어디서 살겠습니까?”
“뭐? 뭘? 길러준 개 발뒤축을 물어?!”
나까아멘 왕은 검을 쓱 뽑아 노바시의 배를 푹 찔렀어요.
“앗!”
노바시 수상은 배에 들이박힌 검을 잡고 지하왕궁에 쓰러졌어요. 꾸불거리는 그의 배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내렸어요.
“으하하하. 배은망덕한 개 한 마리를 잡았구나.”
미친 나까아멘은 송곳 이를 드러내면서 징그럽게 웃어댔어요.
꽈르릉 꽝! 꽝!
갑자기 지하왕궁 천정이 무너지고 지하왕궁 문이 열리더니 물이 해일처럼 덮쳐들었어요.
“아니, 이거 코치아 놈들이 핵무기를 쓰지 않겠다고 해놓고 배신행위를 해?!”
“나까아멘 악마 놈아! 살인악마 네 놈을 처단하려고 우리가 바다를 건너 왔다!” 
갑자기 난데없는 인면수신의 뱀들이 지하왕궁에 구불구불 기어들어와 대가리를 쳐들고 혀를 날름거리면서 덮쳐들었어요.
“호위무사, 호위무사들은 뭘 하는가?!”
“호위무사들이 여기 있다!”
헌데 저게 뭐예요?
레이자검을 휘두르기 전에 뱀 인들이 쏘는 독즙을 맞아 호위무사들은 지하왕궁  안에 삼대 쓰러지듯 했어요.
“나까아멘, 너 이 악마 놈, 오늘 같은 말일이 올 줄을 몰랐지? 악은 악으로 다스릴 차례다!”
나까아멘은 깜짝 놀라 핏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검을 쥐고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면서 지하왕궁 굴 어귀를 내다보았어요.
희미한 등불아래 항앙리만큼 몸통이 실한 인면수신의 뱀 왕이 스르르 기어들어와 머리를 쳐들고 혀를 날름거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어느 결에 숱한 인면수신의 뱀 인들이 구불럭구불럭 기어들어와 나까아멘을 포위했어요.
“아, 이 놈들이 화산 동굴에서 키워주었더니…”
“에끼, 이 놈 왕아, 우릴 생체 실험하고서도. 죽어봐라!”
나까아멘 왕이 말을 채 하지도 못했는데요. 뱀 왕이 쏜살 같이 구불구불 기어나가더니 항아리만큼 실하고 10여 미터나 되는 얼룩덜룩한 몸뚱이로 나까아멘 악마를 휙 휘감더니 꽉 조이었어요.
“아, 아야, 앗!”
뱀 왕의 얼룩덜룩한 몸뚱이에 휘감기어 나까아멘 악마는 죽어가는 소리로 비명을 질렀어요. 그의 몸뚱이고 상통이고 다 찌그러져 들어갔어요. 그때 뱀 왕은 대문짝 같은 아가리를 쩍 벌렸어요. 순간 아가리에서 1미터 반이나 되는 팔뚝만한 혀가 호랑이 꼬리처럼 휙 휘둘러 나까아멘의 목을 칭칭 감아 꽉 조이었어요.
하나꼬가 낳은 뱀 인이 달려들어 나까아멘의 대가리를 꽉 깨물어 쭉 뽑아버렸어요. 순간 대가리가 떨어진 악마의 목에서 시뻘건 피가 마구 튕겨 올랐어요.
숱한 뱀 인들은 우르르 기어나가 나까아멘 악마의 시체를 물고 마구 물고 뜯었어요. 어떤 뱀인들은 나까아멘이 대가리를 도끼로 부시고 자기 부모형제들의 고기를 씹어 먹은 악마의 이빨을 까부시었어요.
하루꼬와 야사시꼬 등 뱀 섬나라 미녀들은 땅바닥에 나뒹구는 피가 랑자한 나까아멘의 대가리를 밟고 서서 서슬 푸른 비수로 혀를 잘라냈어요.
“이 더러운 혓바닥! 우리 뱅 여인들의 젖가슴을 도려내 채를 볶아 먹던 악마의 혀다!”
미녀들은 악이 나 비수로 악마의 혀를 칼 탕을 쳐버렸어요. 그러고도 성차지 않아 그녀들은 피가 질벅한 주둥이에 우줌을 싸 넣고 악마, 아니, 색마의 눈깔을 도려내고 똥물을 싸 넣었어요. 
악마 나까아멘은 검을 휘둘러보지도 못하고 인면수신의 뱀 여인들에게 씹혀 뼈다귀만 남고 말았어요.
이 때었어요. 난데없는 악어 떼들이 달려들어 피가 뚝뚝 떨어진 나까아멘의 뼈다귀들 물고 동굴에서 빠져나가 냇물가로 갔어요.
“놔라! 그 뼈다귀는 우리 몫이야!”
수림 속에서 삽시에 소뿔 같은 송곳 이를 드러내고 멧돼지들이 달려들었어요. 악어들은 뼈다귀를 놓고 황망히 냇물에 뛰어들었어요.
멧돼지들은 나까아멘의 뼈다귀를 물고 수림 속에 들어갔어요. 그 놈들은 주둥이로 구덩이를 파더니 나까아멘의 뼈다귀를 파묻어주었어요.
사실 그 말할 줄 아는 멧돼지들은 조왕돌이 파견한 조왕돌 부대의 로봇멧돼지들이었어요.
조왕돌은 나까아멘 왕이 비록 악마지만 코치아가 이웃나라 뱀 섬나라 인민들과 평화적인 환경에서 친선의 정을 쌓아가려고 아무도 몰래 멧돼지 로봇들을 보내 국왕의 례로 나까아멘 왕의 장례를 치러 준 것이었어요.
그 날로 뱀 왕은 뱀 섬나라를 점거하고 백성들을 안무하는 한편 NHEK텔레비전방송을 통해 나까아멘 왕이 죽었다는 소식을 방송하게 했어요.
이전에 나까아멘 악마의 지시대로 “4000년 지구 종말론”을 방송하던 그 여성아나운서 야마구찌 모모에가 속보를 방송했어요.
“나까아멘 악마는 척살되고 이제부터 뱀 섬나라에는 만민의 구세주이신 뱀 왕이 대왕으로 추대됐어요. 우리 뱀 대왕님은 뱀 인으로 태어났지만 나까아멘 왕과 비길 데 없이 어질고 착한 분이십니다. 그이는 이제껏 생체실험을 당하던 미녀들과 뱀들을 보호해 왔습니다. 이번 세계대전에서 뱀 대왕님은 코치아에 피난 간 뱀 섬나라 백성들과 인면수신의 뱀 인들을 지휘해 악마 나까아멘을 없애버렸습니다.”
뱀 섬나라와 코치아 백성들은 모두 악마 나까아멘 일당을 없애 버린 승리를 환호했어요.







 

         





       

         제20장 UFO요정과 글리제667C행성의 매력
지구상에서 뱀 섬나라의 악마 나까아멘과 노바시 그리고 가메다를 제거했지만 지구촌은 생태환경이 형편없이 파괴됐어요.
조왕돌에게는 할 일이 너무나도 많았어요.
그는 지하과학실험실에 들어가 그간 로봇들이 수집해놓은 기밀자료들을 하나하나 보고 들으면서 정리했어요.
“차를 들고 일하세요.”
보름이 찻잔을 건네었어요.
그런데 파리 로봇이 녹음해 보낸 카드에서 흘러나오는 나까아멘 왕과 노바시의 말에 깜짝 놀랐어요.
그 것은 바로 고려 원전과 달을 폭파하려고 시한폭탄을 장치하라는 대목이었어요.
“이걸 어쩌는가!”
조왕돌은 즉시 허수아 총리에게 핸드폰으로 회보했어요.
그러자 허수아 총리는 클론바우 18세와 조왕돌을 불러 욕설부터 퍼부었어요.
“왜 이제야 회보하는 거야! 이 일을 어찌 한단 말인가?!”
꽈르릉!
갑자기 연화시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동해 쪽에서 폭발 굉음이 울렸어요.
클론바우 18세가 날개를 퍼덕이더니 급급히 날아가 보았어요.
한참 후 날아돌아온 클론바우 18세는 날개를 탁탁 털어 접으면서 황급히 말했어요.
“고려원전 1호기와 2호기가 폭발했습니다.”
허수아 총리는 긴급명령을 내렸어요.
“너희들은 즉시 클론바우 부대와 조왕돌 부대를 이끌고 모든 고려 원전에 장치한 시한폭탄들을 수색해 제거해라!”
“달에 장치한 헬륨폭탄은 어쩌겠습니까?”
조왕돌의 물음에 허수아 총리는 고쳐 명령했어요.
“클론바우는 고려원전을 수색하고 조왕돌은 달나라 헬륨폭탄을 제거해라!”
“옛!”
클론바우 18세는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에 올라 클론바우 부대를 부르러 황급히 날아갔어요.
꽈르릉 꽝! 꽝!
이번에는 남해 부근에서 폭음이 들렸어요.
“이거 온 나라 원전이 다 폭발하면 방사선 오염에 이 나라 땅에서 어떻게 산단 말인가!”
허수아 총리는 주먹으로 무릎을 치면서 울상이 됐어요.
조왕돌은 황급히 복제 조왕돌 로봇부대를 찾아 떠나갔어요.
조왕돌은 로봇부대를 이끌고 우주비행기에 앉아 달나라로 날아갔어요.
허나 늦었어요.
하늘에서 번개가 번쩍이는 것 같았어요.
꽈르릉 꽝! 꽝!
연이어  하늘에서 폭음이 울렸어요.
조왕돌이 그쪽 하늘을 바라보았어요. 이게 뭐예요?
한창 일식을 하던 달 한 모퉁이가 폭파돼 뭉텅 날아나지 않았겠어요. 이젠 지구인들은 둥근 보름달을 다 보았어요. 순간 숱한 운석이 하늘을 새까맣게 덮으면서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어요. 
“아이쿠! 이 일을 어찌 하는가?!”
지구촌의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면서 황급히 바닷물 속에 뛰어 들어갔어요. 일부 사람들은 그래도 잠수함에 앉아 바다 물속에 들어가 숨어버렸어요. 일부 사람들은 초음속 비행기나 우주비행선을 타고 운석을 피해 다른 쪽 하늘로 도망쳤어요.
허나 대부분 코치아 백성들은 운석우를 피하지 못하고 당했어요. 나까아멘 악당은 뱀 섬나라 천문학자들과 우주비행사들을 시켜 달과 지구의 자전과 공전 속도와 시간을 계산해 폭파지점과 각도를 조절해 달을 폭파시켜 운석우가 코치아를 강타하게 했던 것이었어요.
운석우는 지구를 강타하면서 여기저기 바닷물에 하얀 물기둥들을 일으켰어요. 코치아의 여기저기 삼림에 불길이 일었어요. 시가지는 원자탄이나 맞은 듯이 층집이 무너지고 화염 속에 휩싸였어요.
그런데 뱀 섬나라 천문학자들의 계산이 조금 오차가 생겨 코치아 남단과 뱀 섬나라 사이 남해 바다에 운석이 대량 떨어졌어요. 그 바람에 퍼런 바다에는 난데없는 운석재로 숱한 섬이 생겼어요. 뱀 섬나라 동북부는 강타를 받아 화산 동굴이고 뭐고 다 묻혀버리고 해일이 뱀 섬을 엄습했어요.
달나라에서 날아 내린 운석에서는 엄청 강한 방사선과 헬륨 방사선이 방출됐어요. 
설상가상으로 원전이 폭발하면서 방사선 오염이 대단해 생물들이 무더기로 죽어버렸어요. 아무리 인종개량을 한 뱀 섬나라 국민들이라고 해도 방사선에는 견디지 못하고 피부암과 백혈병에 걸려 버러지처럼 쓰러졌어요.
코치아의 대과학자 조왕돌 최고사령관은 지하실험실에서 과학연구를 하다가 허수아 총리가 부른 국무회의에 참가하러 총리부로 갔어요.
금별 대통령이 장렬하게 희생된 후 허수아 총리는 코치아의 원수나 다름없었어요.
그는 회의에서 이런 의문을 제기했어요.
“지금 뱀 섬나라를 해방해 뱀 왕이 잘 관리하고 있습니다. 허나 핵전쟁과 달 폭발로 해 지구 생태환경은 여지없이 파괴됐습니다. 방사선이 대량 방출돼 지구촌의 인류는 물론 모든 생물들이 생존위험을 겪게 됐습니다. 오늘 회의에서는 지구와 인류의 앞날을 두고 스스럼없이 토론해 봅시다.”
그러자 조왕돌이 이런 엉뚱한 생각을 말했어요.
“혹시 나까아멘 왕을 죽이지 않고 대뇌를 수술해 악한 세포를 빼버리고 착한 세포를 주입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요? 혹시 착한 임금이 되지 않았겠습니까?”
그 말에 금붕어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다가 “조왕돌 최고사령관,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나까아멘과 같은 악종은 고칠 수 없어.”
그러자 조왕돌은 또 이런 의문을 제기했어요.
“만약 나까아멘 악당이 획책한대로 달이 산산 박살났더라면 지구가 태양에 가 붙었을지 목성에 가 붙었을지 누가 압니까? 만약 우리 지구에서 인류가 살 수 없다면 어디에 가서 살아야 할까요?”
그 의문에 천문학자 가문의 후손인 클론바우 18세가 버릇처럼 코끼리코를 슬슬 매만지면서 독수리부리 같은 입을 열었어요.
“요즘 난 놀라운 천문학정보를 수집했습니다. 에헴.”
천백 살 가까운 유리 박사도 허연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기면서 주름이 조글조글 간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자기 후손인 클론바우 18세를 바라보았어요.
클론바우 18세는 흥이 나서 뒷말을 이었어요.
“지구에서 약 1억 9000만 킬로미터 떨어진 우주에 지구보다 5배나 더 큰 UFO 요정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 행성에는 지구와 비슷한 생태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초보적으로 발견됐습니다. 물도 있어 생물이 생존할 가능성도 발견됐습니다.”
그때 허수아 총리가 유리 박사에게 물었어요.
“지구 말고 인류가 살 수 있는 행성이 또 있습니까?”
그러자 유리 박사는 다혜 박사와 눈길을 마주 친 후 말했어요.
“있지요. 노르망디 남부천문대와 리스본 천문대 센터에서 벌써 태양과 아주 가까운 우주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슈퍼지구 3개나 발견했습니다.”
“어우와!”
모두들 눈이 휘둥그렇게 됐어요.
천문학자인 클론바우 18세도 코끼리코를 휘두르며 파초 같은 귀를 벌쭉거리면서 감탄했어요.
유리 박사가 뒷말을 이었어요.
“천 년 전에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이 지구촌을 통일하면서 핵전쟁을 일으켰고 그 후 500년 전에 제10차 핵전쟁에서 인류의 모든 천문학에 관한 과학기술 자료가 몽땅 훼멸 됐기 때문입니다.”
클론바우 18세는 자기 큰아버지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의 말이 나오자 괜히 가슴이 설레었어요.
허수아 총리는 궁금해 물었어요.
“그래 인류가 살 수 있는 물이나 농사를 지을 토지가 있는가요?”
유리 박사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있지요. 다만 거리가 너무 멀어 인류가 가기 힘들지요. 지구와 약 22광년 거리에 있어 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죠. 갓난애라고 해도 지구에서 떠나 그 행성에 도착하고 나면 한생을 절반이나 다 살았지요. 만약 50세 장년이 떠나면 그 행성에 도착하고 나면 사망할 나이가 다 되겠어요.”
클론바우 18세는 기다란 코끼리코로 흥! 하고 콧방귀를 뀌었어요. 그 바람을 맞은 유리박사가 숨이 막혀 말하려고 입을 열려다가 다물었어요.
이윽고 그녀가 숨을 돌려 다시 입을 열었어요.
“이 3개 행성은 태양의 3분의 1 정도로 큰 글리제667C라는 별의 주위를 돌고 있는데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이라는 것이 확정됐어요. 물도 액체상태로 표면에 있습니다. 다만 이 행성들이 목성처럼 가스로 이뤄졌는지 아니면 지구처럼 바위로 된 것인지 아직 과학적인 탐사를 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그 말에 클론바우 18세는 파초 귀를 펄쩍거리며 듣다가 벌떡 일어나 고래고래 고함쳤어요.  
“쓸데없는 근심할 필요 없습니다. 지구에 이상이 생기면 인류가 UFO 요정이나 그런 행성에 가서 살면 될 게 아닙니까?”
그러자 조왕돌이 면박을 주었어요.
“닥쳐라! 우린 우주과학을 발전시켜 인류가 살 수 있는 새로운 오아시스를 발견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악당들과 우주 천체의 습격으로부터 아름다운 지구를 보위해야 한다. 당면에는 인간들의 무절제한 욕망을 절제해 지구의 생태환경을 보위하는 것이 지구촌 인류의 최적의 선택이라는 걸 명심해라!”
사랑은 아들을 대견스레 바라보았어요.
금붕어는 손자 클론바우 18세에게 책망의 눈길을 보냈어요.
클론바우 18세는 볼이 불룩해 파초 같은 귀로 달아오른 얼굴에 부채질을 펄럭펄럭 했어요.
허수아 총리는 마지막에 이런 제안을 했어요.
“이번 지구 보위 전에서 목숨을 바쳐 싸운 금별 대통령과 차슬기 국방부장의 기념동상을 세우면 어떻습니까?”
모두들 서로 쳐다보았어요.
유리 박사가 박수를 쳤어요. 뒤이어 다혜 박사도 박수를 쳤어요. 회의장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졌어요.
반년 후 코치아 만장굴 대통령 집무실 자리 앞 양지바른 언덕아래에는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를 마주해 몇 십 미터 높이로 된 금별 대통령과 차슬기 국방부장의 동상이 나란히 땅을 차고 일떠섰어요. 동상 주위에는 달에서 떨어진 운석들로 비장한 조형을 이루고 있었어요.
동상 제막식에는 아카시아 대통령 안나, 뱀 섬나라 대통령 뱀 왕, 노르망디 신임 여성대통령 예리나를 비롯한 숱한 대통령들이 모처럼 참석했어요. 그 외에 코치아와 뱀 섬나라 수많은 유지인사들이 경모의 심정을 품고 참석했어요.  
허수아 총리는 동상 제막식에서 두 친구들을 회억해 목멘 소리로 추도사를 올렸어요.
“…기원 4000년 1월 1일, 코치아의 위대한 금별 대통령과 차슬기 국방부장은 코치아와 지구를 보위하기 위해 장렬히 희생됐습니다. 그들은 저 하늘에서 반짝이는 금별과 샛별처럼 영생하리라…”
금붕어와 림해자, 사랑, 클론바우 18세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금별 대통령과 차슬기 국방부장의 동상을 우러러보며 뜨거운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어요.
조왕돌과 보름은 클론바우 18세 등과 함께  하늘 높이 우뚝 솟아오른 동상에 생신한 생화를 드리었어요.
조왕돌은 아버지와 가시아버지 동상을 바라보면서 묵묵히 착잡한 생각에 빠졌어요.
(이 좋은 지구를 두고 어디에 가서 산단 말인가? UFO요정과 글리제667C행성과 같은 새 행성을 개발해 인류가 이사해가 사는 것도 좋겠지만 목전에는 지구 생태환경보호가 급선무야. 지구만 제대로 보호하면 하필 다른 행성에 가서 살 것이 무엇인가?)
연 며칠 코치아와 뱀 섬나라 유지인사들은 평화와 정의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운 금별 대통령과 차슬기 국방부장의 동상에 꽃다발을 드리었어요.
꽃을 드리는 행렬은 해가 질 때까지 끝이 보이지 않았어요. 어느 덧 동상 앞에 놓인 꽃은 산더미를 이루었어요.
허수아의 딸 선영과 대통령의 비서 이슬도 뜨거운 눈물을 머금고 생화 묶음을 동상에 드렸어요.
그 후 해마다 4000년 1월 1일이 되면 금별 대통령과 차슬기 국방부장을 기념해 지구촌 여러 나라 사람들이 찾아와 두 분의  동상에 꽃다발을 드리고 머리를 숙이었어요.
금별 대통령과 차슬기 국방부장은 푸르른 하늘아래 파도치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동상으로 우뚝 솟아 있었어요. 아니, 그들은 저 하늘의 금별과 샛별로, 지구촌 인류의 마음속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만리장성과 금자탑으로 살아 있었어요.
불그레한 낙조가 비낀 칼산을 등지고 푸르른 바다를 바라보면서 묵묵히 서 있는 동상들은 인류가 오염된 지구촌에서 살지 못하면 어디에서 살아야 하냐고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저쪽 뱀 섬나라에서 또 무서운 대지진이 일어나고 강렬한 화산이 폭발했어요. 유라시아대륙판과 태평양대륙판이 또 강렬하게 충돌하면서 뱀 섬나라 섬들이 깨지어 점점 바닷물에 침몰돼가고 있었어요. 뱀 섬나라 악마들이 화산 근처에서 지하핵실험을 일삼았기에 화산이 금이 세게 실려 진노했던 것이죠.
수도 소꼬도 맥없이 덮쳐드는 해일 속에 서서히 잠기고 있었어요. 꺼지는 땅덩어리와 함께 뱀 섬나라 고층건물과 왕궁, 군국주의 영혼을 달래던 야스쿠니신사가 세로 스르르 쓰러지면서 서서히 바닷물에 파묻히었어요. 왕궁과 야스쿠니신사의 몇 천 년 묵은 뻘건 썩박나무기둥들과 위패들이 방사선에 오염된 바닷물에 둥둥 떠다녔어요.
달이 폭파돼 흙과 운석이 떨어지면서 코치아와 뱀 섬나라 해협에 생긴 길쭉한 섬에는 뱀 섬나라 피난민들이 바글거리고 있었어요. 뱀 섬나라 백성들은 날 살리라고 코치아 쪽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던 것이죠. 
남해의 푸르른 바다 저 멀리 인류의 끝없는 욕망을 품은 검푸른 용이 파도에 밀려 꿈틀거리며 덮쳐 오고 있었어요. 똑 마치 무절제한 욕망으로 차 넘친 천지의 앞날을 근심해 인류에게 무엇인가 속삭이려고 노호하고 있는 것만 같았어요.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85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5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욕망의 천지"(2-1) 2013-11-23 5 2661
4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욕망의 천지" 김장혁 저(2-2) 2013-11-15 2 2185
3 장편과학판타지소설 "욕망의 천지"(1) 2013-11-14 3 3890
2 장편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1) 2009-02-20 22 2474
1 단편아동소설 왕따 김장혁 2009-02-20 10 2395
‹처음  이전 20 21 22 23 24 2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