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문곤은 부엌에서 가정도우미와 함께 점심 밥을 하다가 앞치마에 손을 닦으면서 나왔다.
그녀는 두 아들을 불러 침실로 들어가 문을 꽁꽁 닫아 걸더니 나직이 말했다.
“얘들아, 애비를 따라 작작 나쁜 짓을 하고 제 노릇이나 해라. 너네 애빈 숱한 애인들을 해서 숱한 사생아를 낳았다. 왕춘영 처장네 둘째아들도 너네 애비 사생아란다.”
류문도는 경악했다.
“뭐라고? 그래 유전자감정을 했답데?”
“그래. 전번에 너 애비 화장실에서 왕처장과 전화 하는 말을 다 들었다. 친자유전자감정 결과 왕처장네 둘째아들 한문빈은 너네 애비 친아들이라더라.”
류문비가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문빈은 몇살이나 된답데?”
“아마, 열댓살 되는 모양이더라.”
류문도는 코웃음쳤다.
“아버진 여기저기 씨도 많이 뿌려놨구만. 남들이 알면 뭐라겠소. 참, 창피해서 어떻게 머리 들고 살겠소?”
리문곤은 침실 바깥 동정을 살피고나서 뒷말을 이었다.
“지금 왕처장은 제 끼한테 너네 할아버지 산소의 황금을 몽땅 줘야 한다고 떼를 쓰더라. 오늘 또 전화 왔잖았니? 전번에도 네 애비하고 검찰원 창고에 차압된 그 황금금고를 골동품금고와 바꿔치기 해서 꺼내 가질 꿍꿍이를 꾸미더라.”
“뭐? 그년 죽지 못해 환장했어?”
“너네 애비 보구 금고 열쇠를 달라더라. 문도야, 절대 열쇠를 그 년한테 주지 말라.”
류문도와 류문비는 뜻밖에 몽둥이에 정수리를 한대 맞은 것처럼 머리 뗑해났다. 그들은 맥없이 침대에 풀썩, 풀썩 물앉아 한숨만 땅이 꺼지게 내쉬었다.
리문곤은 두 아들의 어깨를 다정하게 부여잡고 신신당부했다.
“할어버지 산소에 묻어둔 건 너네 형제 거야. 손바닥이 다르고 손등이 다른 법이야. 머절싸하게 너네 형제 재산을 왕처장네 사생아한테 주겠느냐? 이젠 애비 따라 사람을 잡는 일을 작작 하고 자기 재산이나 잘 챙겨라.”
류문도 형제는 머리를 끄덕였다.
류문도는 이를 악물고 불길이 이글거리는 눈낄로 애비 한창 전화하는 화장실 쪽을 무섭게 쏘아보았다.
“엄마, 근심하지 마오. 아직도 우리 형제 세살짜리 애들인가 하오? 까딱 말고 어떻게 해놓는가 보오.”
한편 류덕재는 화장실에서 대머리에 땀을 줄줄 흘리면서 왕춘영의 전화를 받았다.
“령감태기, 어서 금고 열쇠를 내놓지 못하겠소? 빨리 손 쓰지 않으면 검찰원에서 그 황금금고를 국고에 걷어넣는단 말이오. 미리 골동품을 넣은 금고를 준비하란 말이오. 내 적당한 때 전화하면 류문도 형제를 시켜 골동품을 넣은 금고를 빼내오란 말이오.”
류덕재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백주에 어떻게 금고를 실어내온단 말인가? 정신 나간 소릴 작작 해.
“골동품금고와 황금금고를 슬쩍 꿔치기 해서 실어내가잔 말이오. 마치 <<수호전>>에서 량산박 호한 원씨네 삼형제 어주를 바꿔치기 하듯 말이오. 류문도 형제로 안되면 려향과 문빈이도 거들게 하기오.”
“검찰원 창고를 경찰들이 지키겠는데 어떻게 실어내오느냐?”
“근심말라구. 류려평 애비 관작을 실어내가는 차에 미리 황금금고를 실어뒀다가 슬쩍 바꿔치기해 빼내가면 돼요.”
류덕재는 왕춘영의 뜻밖의 묘수에 저도 몰래 개탄했다.
순간, 왕춘영을 너무 나약한 녀자로만 착각했다는 것을 느꼈다.
“왕처장, 참 묘수구만. 좋긴 류려평네 금고도 실어내오면 좋겠는데. “
“걷어치우오. 류려평 애비 관작만 내가도 괜찮은줄 아오. 류려평 금고를 국고에 바쳐야 당신 죄를 덮어감추고 금고도 빼내오지.”
(더라운 년, 자기 수사성과를 내고 금고도 챙길 작정이구나. 저년, 저게 보기와는 달리 무서운 년이구나.)
류덕재는 속궁리와는 달리 지껄였다.
“열쇠는 류문도한테 줬는데. 금고를 실어내오기만 하면 그때 금고 열쇠를 꼭 찾아줄게. 건데 금고를 파묻어둔지 오래서 금고 자물쇠 열리겠는지 몰라.”
“좌우간 열쇠를 달라구. 당신 여직껏 문빈한테 해준게 뭐 있는가? 황금금고는 문빈한테 주는 젤 좋은 선물이야. 알만해?”
류덕재는 코웃음쳤다.
(더러운 년, 누굴 속뽑이 해? 실용가치도 없는 금고 열쇠를 해 뭘 해? 여자들의 소견이라곤 비좁기로서니, 참.)
류덕재는 될수록 어조를 부드럽게 조절했다.
“자물쇠 열리지 않으면 그때 산소절단기로 금고문을 절단하고 황금을 꺼내면 돼. 다 녹이 쓴 금고를 해 뭘 하겠어? 황금만 꺼내면 되지.”
교활한 류덕재는 먼저 손 써서 말로라도 인심을 내고 볼 판이였다.
“왕처장, 그간 문빈을 키우느라고 애썼소. 이제 금고를 실어내오면 문빈 몫으로 황금덩이를 줄게. 아들이 셋이나 되니깐. 3분의 1을 주면 안 되겠소?”
“되구 말구. 문빈도 당신과 내 열렬한 사랑의 기념품 아닌가요? 문빈한테도 걔 몫으로 재산을 톡톡히 나눠 줘야죠. 안 그래?ㅎㅎㅎ. 절대 실언하지 마오. 당신 여비서 애인 숱한게 이제 사생아 몇이 나오겠는지 어떻게 아오? 그때 가면 문빈이 먹을 알이 있겠는가? 색마행장, 미리 말해두지만. 사생아 숱해 뛰어나와도 그때 또 문빈한테 준 황금을 내놓으란 소린 꺼내지도 마시오. 내 싸지르기만 하고 제 새끼도 내 몰라라 해보지. 그땐 당신 죽고 내 죽어. 알만해?”
류덕재는 장등에 소름이 끼칠 지경이였다. 그는 왕춘영을 구슬리면서 얼려 넘기려고 들었다.
“여보, 문빈도 내 피줄인데. 제 새끼를 생각하지 않는 애비 어디 있겠소? 근심하지 마오.”
류덕재는 피뜩 최군철이 떠오르면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왕처장, 요즘, 주의하오. 새로 온 최서기 반부패투쟁을 하겠다고 시당위 확대회의에서 떠들어댔다는데. 주의하오.”
왕춘영은 깔깔깔 웃었다.
“최서기를 대처할 방법도 많고 많지요. 당년에 류행장도 내 치마폭 앞에 무릎을 꿇지 않았던가요? 호호호.”
류덕재는 도리머리를 저었다.
“최군철은 나와 차원이 다른 놈이야.”
“뭐가 달라. 그 놈은 문화국 최정호 국장의 친아들이라잖는가요? 색마, 부패분자 아들이 뭐 다들게 있는가요? 싸리 그루에서 싸리 나지. 최서기라고 난 애비와 다르겠습니까? 영웅도 미인관을 넘지 못한다는데요.”
류덕재는 외까풀눈이 데꾼해졌다.
“왕춘영, 꿈도 꾸지 말라. 오산이야, 오산! 넌 당년에 내 눈에 들었던 이팔청춘 아니야. 이젠 마흔고개도 넘은 여자야.”
“호호호. 색마도 한참 모르는구만요. 여자는 40대가 호랑이 같다잖아요? 젤 성숙미 있고 성욕도 최고조인데. 난 아직도 색이 시들지 않았는데요. 최서기 쯤은 홀딱 반하게 만들수 있는데요. ㅋㅋㅋ.”
류덕재는 말이 통하지 않아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까짓 색 믿고 너덜거리지 말라.”
“류행장, 맨날 이 시내 ‘토황제’라더니 최군철이라는 애숭이를 겁내오?”
“겁내긴? 그 놈도 밭머리 뱀을 잘 못 건드렸다간 엉망진창이 될 걸. 흥!”
류덕재는 이를 쁙쁙 갈았다.
“이제야 토황제 같구만.”
왕춘영은 음험한 궤계를 다 내놓았다.
“그 놈이 미인계에 걸려들지 않으면 물에 빠뜨려야죠. 황금 흑사심이라고 그 놈인들 황금 보면 탐내지 않겠는가?”
“꿈도 꾸지 말라. 그 놈은 한국 대형반도체 회사에서 년금 백만원도 더 넘어 타던 놈이야. 강남에서 사비로 부동산개발도 해 돈이 몇십억도 더 있다더라.”
“그런 놈일수록 탐욕스럽지. 정 그것고 안되면 그 놈의 애비 꼬챙이에 꿰들어 위협공갈하고. 그놈을 성당위에 무함해 곤경에 빠지게 할 판이죠.”
류덕재는 길게 말하기 싫었다.
“너도 주의해라. 먼저 금고나 빨리 빼내오고 보자.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작성해 보내라. 우리 세심하게 검토해보자. ”
“알았소. 내 전화를 기다리오.”
해가 어슬어슬 져갈 때였다. 저녁노을이 서산 하늘을 붉게 물들여갔다.
류덕재 핸드폰이 불시에 요란하게 울렸다.
왕춘영한테서 온 긴급전화였다.
“전번에 토론한 방안대로 오늘 밤에 행동합시다. 트럭에 골동품을 넣은 금고를 실어두었죠?”
“응, 애들이 대기 중.”
“내 그리로 갈게. 거기 가서 말할게.”
이윽고 왕춘영이 검찰원 경찰차를 타고 칼산별장으로 달려왔다.
류덕재와 류문도 그리고 려향이 마중나갔다. 려향은 외조부모 관작을 꺼내 와야기에 나서게 됐다.
왕춘영은 차에서 내리더니 자기 차를 가리켰다.
“저기 경찰복이 있소. 몽땅 경복을 갈아입소.”
류덕재는 왕춘영의 세심한 포치에 저으기 놀라웠다.
(여자들이 더 꼼꼼하지.)
그러나 그는 피뜩 근심되는 점이 있었다. 그는 류뮨도랑 경복을 갈아입는 새 춘영을 잠간 한쪽으로 데리고 물었다.
“검찰장의 비준도 없이 창고 관작이랑 마음대로 실어내가서 되겠소?”
왕춘영은 코웃음쳤다.
“이 왕춘영이 검찰원에 가서 그저 놀았는가 하오? 검찰장이구 부검찰장이구 다 삶은 개다리처럼 물물 물러나게 푹 삶아놓았소. 근심도 마오.”
“또 미인계?”
“건 묻지 마오.”
류덕재도 한심해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내만 썩었는가 했더니 온 시내 푹 썩었구나.”
“오빠, 기쁜 소식 기다리오.”
왕춘영이 손을 홱 저었다.
트럭들과 자그마한 기중기차가 궁둥이를 덜썩거리며 밤도와 칼산 소나무숲을 헤집고 시내로 달려내려갔다. 헤드라이들이 어지럽게 밤하늘과 수림을 비추며 쏜살같이 달려나갔다.
이윽고 차대는 검찰원 대문 앞에 이르렀다.
당직경찰은 대문 어귀에 나와서 트럭들을 두루 살펴보면서 의아해했다.
“밤중에 무슨 일입니까?”
젤 앞에 선 경찰차 창문이 쭉 내려졌다.
“나도 알아보지 못하오?”
“오- 왕처장이구만. 밤중에 무슨 일입니까?”
“밤중이라니? 이제 겨우 저녁 여덟신인데.”
당직경찰은 뒤에 서 있는 트럭 운전석에도 경찰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한시름 놓았다.
“밤중에 웬 일입니까?”
왕춘영은 아주 태연자약하게 말했다.
“전번에 차압한 관작을 실어내가야겠소. 또 성에서 금고를 성에 실어오라는 긴급지시를 내렸소. 어서 문을 여오.”
“예- 검찰장이랑 아는 일입니까?”
“날 믿지 못하겠는가? 그럼 검찰장한테 전화를 쳐보오.”
왕춘영은 당장에서 핸드폰을 꺼내 검찰장한테 전화를 걸었다.
“검찰장님, 저 왕춘영인데요. 전번에 차압한 관작을 실어내가려고 그러는데요. 당직경찰이 문 앞에 막아서는군요. 예, 당직경찰한테 전화 바꿉니다.”
그녀는 핸드폰을 당직경찰한테 핸드폰을 건넸다.
“검찰장님, 당직경찰입니다. 네. 알았습니다. 당장 대문을 열겠습니다.”
검찰원 대문이 쭈르륵 열렸다.
트럭들은 곧추 검찰원 차고에 달려들어갔다.
그들은 보초를 세우고 당직경찰이랑 차고에 접근하지 못하게 엄밀히 봉쇄했다.
류문도랑 계획대로 기중기로 먼저 황금금고를 싣고 우정 잘 눈에 뜨이게 금고 위에 관작을 덩실하게 실어놓아싿. 기중기는 숨돌릴 새 없이 고를 창고 안에 있던 차에 옮겨 실어 놓았다. 눈깜짝 할 새에 “어주를 바꿔치기”한 판이였다.
왕처정은 손을 홱 저었다.
“빨리 나가자.”
그들은 도적고양이들처럼 쥐도 새도 모르는 잠간 사이에 금고와 관작을 옮겨 싣고 검찰원 대문을 빠져나갔다.
당직경찰이 보니 트럭에 관작이 덩그렇게 실려 있지 않았겠는가. 그는 별로 의심하지도 않았다.
트럭이 다 빠져나간 뒤에야 젤 뒤에 왕처장의 경찰차가 스르르 미끌어져 다가왔다.
“오늘 먼저 관작을 실어 가속이 파묻게 내가고 금고는 래일 실어가기로 했소. 밤중에 모두 성소재지까지 가기 싫어하지 않겠소?”
그때 때마침 먹장구름 속에서 번개가 번쩍 하더니 우뢰가 꽈르릉 하늘 땅을 뒤흔들어놓았다.
“소낙비도 내리겠는데 교통사고라도 나면 어쩌겠소.”
그것은 황금금고를 원래대로 뒀다는 것을 알림으로써 황금금고를 빼내간 일을 덮어 감추려는 사전 포석이었다.
그러나 당직경찰은 왕처장의 주밀한 꿍꿍이라는 걸 모르고 대문을 주르르 닫으면서 중얼거렸다.
“글쎄, 밤중에 어떻게 성까지 간다고?”
왕춘영은 당직경찰을 얼려넘기고 경찰차를 몰고 유유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당직경찰 둘은 왕춘영 등의 밤중거동이 하도 의심스러워 혹시나 해 검찰원 차고로 가서 열쇠를 열고 금고를 실은 트럭들이 제대로 있는가 보았다. 그대로 세워져 있었다. 그들이 바곤에 바라올라가 전지불을 비춰 보니 금고도 그대로 놓여 있었다. 그제야 당직경찰 둘은 트럭에서 내려 차고 문을 잠고고 당직실로 돌아갔다.
왕춘영의 "주도면밀하고 빈틈없는 어주 바꿔치기" 전술이 통하는 순간이었다.
트럭들은 밤중에 멀리 에돌고 에돌아 밤중에야 칼산 별장에 들어섰다. 돌아올 때는 헤드라이트도 켜지 않고 차를 몰아 쥐도 새도 모르게 숨어들어왔던 것이다.
그들은 아주 지혜롭게 금고를 탈취했다고 생각하고 야단쳤다.
왕춘영은 칼산별장 앞에 이르러 경찰차에서 내리자마자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리문곤과 류문도 형제들 앞에서 류덕재와 손바닥까지 마주치며 밤하늘이 떠나가게 환성을 질렀다.
“금고탈취 대성공!”
류덕재는 처자들의 눈치가 보여 머리를 푹 숙이고 비실비실 뒤로 물러섰다.
진짜 토비경찰에 검사들이 잠시 살판치는 판이였다.
그러나 그들은 보이지 않는 법망이 조여올줄이야 어찌 알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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