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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황혼 제4권(60) "저승사자"와 녀죄수들 김장혁
2024년 10월 19일 10시 01분  조회:147  추천:0  작성자: 김장혁

   장편소설 황혼 제4
   
         김장혁

 
   60. 저승사자와 녀죄수들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비행기가 이별을 싣고 날아오르고 그리움을 업고 날아내린다.
    종호가 공항에서 탑승구로 스적스적 다가갈 때였다.
    저게 뭔가?
    숱한 여경들이 쇠고랑이를 찬 녀성 둘을 압송해 탑승구로 다가왔다. 그런데 가까이 온 걸 보니 그 압송되는 녀성 둘은 류려평과 나영이 아니겠는가.
   종호는 걱정부터 앞섰다.
    (아니, 어쩜 저 저승사자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됐는가. 쥐도 새도 모르게 피뜩 귀국했다가 돌아오려고 했는데. 이게 뭔가? 악처한테 내 행적이 로출되면 큰 일인데…)
     사실, 오늘 아침 인터폴 여경들은 구치소에서 류려평과 나영을 구인해 인천국제공항에 압송했다.
    류려평이나 나영은 처음엔 어디로 압송돼가는지 몰라 궁금해났다. 그런데 인천공항에 이르자 그녀들은 중국 경찰에 인도된다는 것을 알게 되였다.
    나영은 이미 각오했기에 심태가 평온했다.
    그러나 류려평은 깜짝 놀랐다.
    (아니, 이걸 어쩌는가? 중국에 인도돼가면 생사를 기약할 수 없잖은가? 한국에서 살인미수죄를 지면 한국에서 판결받으면 극상해야 한 5년 이하 판결받겠는가 했는데. 이게 뭐야?)
     여기까지 생각하자 류려평은 눈앞이 캄캄해났다. 그녀는 완전히 심리균형이 무너졌다. 아니, 절망에 빠졌다.
     갑자기 류려평은 몸부림치며 벌떡 일어나 쇠고랑이를 찬 두 손을 번쩍 들어 휘저으면서 고함쳤다.
    “항의한다! 항의해!”
    여경들은 깜짝 놀랐다.
    “왜 이래?”
    여경들은 량 옆에서 류려평의 량팔을 꽉 붙잡고 제자리에 물앉혀놓고 꽉 눌러 제압했다.
    류려평은 계속 차 내에서 꽥꽥 고함쳤다.
    “나를 중국에 인도하는 건 불법이다. 견결히 항의한다! 난 한국에서 살인미수죄를 졌는데. 왜?! 한국에서 판결하지 않고 중국에 인도하는가?!”
    여경은 류려평한테 내심하게 설명했다.
    “당신은 중국에서 지은 죄가 더 많기에 마땅히 중국에 인도돼 판결받아야 합니다.”
   류려평은 불이 이글거리는 퉁사발눈을 무섭게 부릅떴다.
    “왜?”
   여경은 뒷 설명을 이었다.
    “중국 사법부문에서 인터폴에 지명수배도주범 류려평을 나포해 인도해줄 것을 명확히 요청했습니다. 당신의 살인미수죄 사건은 한국 경찰에서 이미 정선해 몽땅 중국 사법부문에 넘겼습니다. 당신은 마땅히 중국에서 판결받아야 합니다.
그래도 류려평은 공항에 들어서면서 계속 고함쳤다.
    나영은 그저 평온한 심정으로 공항에 들어섰다. 그녀는 귀국한 후 어떻게 최정호 국장과 류덕재 행장, 류려평 부행장의 죄악을 적발해 곤대처분을 받을가는 궁리를 굴렸다. 그녀는 그래야만 아들애와 하루속히 만날 수 있다고 여겼다.
    한참 고함치던 류려평은 고함쳐 봐야 쓸데 없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땅이 꺼지게 한숨을 후- 내쉬었다.
여경들은 류려평과 나영을 탑승구 어귀까지 압송해 온 후 중국의 머리 허연 여경과 젊은 녀성 셋의 신분을 확인한 후 녀죄수들을 인도했다.  
    (어쩜 중국에선 저렇게 늙은 여경을 보냈을까? 참.)
    종호는 그 머리 허연 여경을 보면서 도리머리질하다가 깜짝 놀라 소리칠번 했다.
    (저게 뭔가?)
    종호를 더욱 놀래운 것은 머리 허연 여경은 퍽 눈에 익어 보이었다. 가까이 다가오는 걸 자세히 보았을 때 종호는 경악할 번했다.
    (아니, 저게 저승사자 아닌가?)
    종호가 말하는 저승사자란 고향 검찰원 부검찰장, 반탐오회뢰국 최혜영 국장의 별명이었다. 숱한 부패분자들이 그의 손에 걸리면 살아서 나오는 놈이 없었다. 그리하여 부패분자들이“저승사자”라고 부를만치 최혜영  국장은 수사능력이 대단하고 손이 맵기로 이름났다.
    종호는 오랜만에 이국 공항에서 만난 최혜영 국장을 인사하고 싶었지만 류려평의 눈에 띄우는 것이 싫어 그만두었다.
    종호는 멀직이 서서 최혜영 국장과 여경들이 한국 여경들한테서 류려평과 나영을 인도받아 쇠고랑이를 갈아채워가지고 탑승구로 나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류려평은 머리 하얀 최혜영 국장을 마주치자 깜짝 놀랐다.
    “아니, 저건 정계에 소문난 저승사자 검찰원 최국장 아닌가? 모두들 저 저승사자를 만나면 부패분자들이 살아남지 못한다고 하던데. 저승사자한테 걸려들다니? 아이고, 하느님 맘시사. 이걸 어쩌는가? 영낙없이 죽었어. 죽어.)
    류려평은 혼나간 사람처럼 두 다리를 부들부들 떨면서 간신히 특급탑승구에 다가갔다.
    종호는 탐승구로 다가가면서 최혜영 국장을 두고 대학시절의 깊은 추억에 잠겼다.
    최혜영은 종호의 대학동기였는데 본명은 최은영이었다. 은영은 최시장의 딸인데 한 학급 동기, 학생회 주석인 리승호를 사랑하게 되였다. 그런데 리승호는 은영을 사랑한다기보다 그녀의 우유빛 몸을 사랑하면서 데리고 성욕을 만족시키는 노리개로 삼고 데리고 놀아댔다. 승호는 벌써 고중시절의 첫사랑 허옥희의 정조를 짓밟고 오래동안 속살을 섞어왔다. 대학에 입학한 후 리승호는 은영을 사랑하는 척하면서도 대학동기 홍희와도 련애하는 척하면서 홍희의 정조를 무참히 짓밟았다. 홍희는 졸업 전야에 리승호가 은영을 사랑하는 걸 발견한 후 절망에 빠진 채 학교 뒤산 소나무밭에서 목을 매 자살하고 말았다.
    이 모든 내막을 전혀 모르고 한 학급의 리성호는 운동도 잘하는 은영을 짝사랑했다. 최시장의 공주 은영은 농민의 아들 리성호의 순박한 사랑을 저버리고 공안국 과장네 아들인 리승호, 색마를 사랑하고 거의 사흘이 멀다하게 학교 뒤산 소나무밭 웅덩이에 가서 련애하다가 나중에 정조까지 바치었다.
    그런데 은영은 대학 졸업 직전에 승호가 대학 입학 전에 벌써 고중동기 허옥희와 애매한 련애관계를 벗어나 오래동안 속살을 섞어왔고 홍희의 정조를 빼앗아 죽음에 몰아넣은 흉수라는 것을 알게 되였다.
    그때 리승호는 선후하여 옥희와 은영, 홍희 정조를 짓밟고도 애비 후광을 입어 뒤문치기해 버젓이 공안국 경찰로 됐다.
은영은 허위적인 승호를 한없이 증오했다. 그녀는 악에 받쳐 승호한테 홍희와 허옥희, 자기까지 짓밟을대로 짓밟은 승호한테 복수하려고 이를 쁙쁙 갈며 기회를 기다렸다.
    그녀는 불러 그 소나무밭에 있는 우묵한 웅덩이에서 속살을 섞을 때 미리 준비한 면도칼로 승호의 그걸(귀두를) 썩뚝 베버렸다. 승호가  아파 죽는다고 고함치며 그걸 붙잡고 뺑뺑 맴돌 때였다. 세 날강도가 굶은 승냥이들처럼 덮쳐들었다. 날강도 세 놈은 승호를 소나무에 묶어놓고 은영을 웅덩이에 몰아넣고 짐승처럼 륜간했다. 은영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승호도 소나무에 묶인 채 하신으로 하혈이 심해 까무러쳤다. 공안국 수사대대 대대장인 승호 아버지와 수사대원들은  핸드폰의 위치를 추적해 대학교 뒷산 소나무밭에서 피못 속에 까무러친 벌거숭이 은영과 소나무에 묶인 벌거숭이 승호를 발견해 병원에 호송해 구급했다.
    은영은 그때부터 성명을 최혜영이라고 개명한 후 타현시에 가서 검찰원의 검사로 됐다. 그녀는 후에 지역검찰원에 전근돼 전문 부패분자들을 나포해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다.
    그녀는 티없이 맑고 깨끗하고 순박한 성호의 사랑을 저버린 것을 후회하면서 예순이 가까와 오는 오늘까지 결혼하지 않고 부패분자들을 나포하는 사업에만 몰두했다.
    그는 선후하여 부패분자들인 공상국 오청룡 국장, 모 광고회사 총경리 리굉팔, 문화국 최정호 국장과 애인 명모델 정희, 전람관 부관장 박나영, 시문공단 부단장 임하영, 모 대학교 허병칠 부장 등의 탐오죄, 공금 람용죄, 수뢰죄 등을 밝혀내고 대부분 범죄자들을 나포했다.
    최정호와 나영은 인터폴의 지명수배를 피해 일본과 한국으로 도망쳤댔다. 나영은 한국에 숨어 있었고 최정호는 나중에 한국 기생 미희의 오빠 도움을 받아 어선을 타고 남태평양 이름 모를 무인도에까지 도망쳐갔다. 그때 최혜영 국장은 최정호를 나포하려고 남태평양 모 국에 날아가다가 비행기 추락사고로 무인도에 떨어졌다. 그녀는 정호를 리용해 무인도 야인들과 배회하다가 나중에 목숨 걸고 싸워 끝내 정호를 압송해 무인도를 승리적으로 벗어나 귀국하였다…
    진짜 최혜영 국장의 피어린 정탐이야기는 자못 렵기적이고 감동적이었다. 하여 종호는 정의감 있는 대학여동기지만 최혜영 국장을 아주 존중하였다.
    (야-, 당년에 대학교 빙장에서 성호와 함께 은제비처럼 쌍쌍이 스케트를 나는듯이 타던 은영이 어쩜 벌써 머리 허옇게 됐어? 세월이 야속하구나. 야속해.)
   종호는 자기 머리 허옇게 세여간 건 다 잊고 은영이 늙은 것만 개탄했다.
   그는 최혜영 국장을 보자 나영의 일을 좀 말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종호는 머리 허연 최혜영 국장이 류려평과 나영을 압송해 탑승구로 들어간 후에 스적스적 탑승구로 나가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 첫어귀 특별좌석에 최혜영과 여경들이 류려평과 박나영을 좌우로 끼고 앉아 있지 않겠는가.
    외나무다리에서 종호와 딱 마주친 악처 류려평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퉁사발눈이 데꾼해졌다. 두툼한 입술이 함박만큼이나 쫙 벌려졌다.
    (저 놈, 저게! 오늘 귀국해?! 추석 전엔 귀국할 티도 안 보이더니. 참 교활하구나. 저 놈 려향 먼저 귀국하면 아빠 산소 그게 큰 일 아닌가? 아이고, 이 일 어쩌나?)
    최혜영 국장도 동기 종호를 뜻밖에 기내에서 만날줄은 몰랐다.
    “리사장! 참 오랜만이오.”
    그녀는 벌떡 일어나 종호의 손을 잡았다.
    종호도 반갑게 인사했다.
    “오, 최국장, 참 오랜만이오. 여기까지 와서 수고 많구만.”
    최혜영 국장은 머리를 끄덕였다.
    “양. 수고는 무슨? 내 직책인데.”
    나영도 깜짝 놀라 종호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종호가 리혼수속하러 고향에 들어간다는 건 알았지만 오늘 한 비행기에 앉아 갈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카시모도, 오늘 가는가요?”
    “그렇게 됐소.”
    나영이 또 뭐라고 말하려고 하자 여경이 나영을 제지했다.
    “당신은 죄수입니다. 그만 말하세요.”
    나영은 입을 다물지 않으면 안되였다.
    종호는 난처한대로 최혜영 국장을 마주보며 나직이 말했다.
    “최국장, 내 좀 보기오.”
    최혜영 국장은 머리를 끄덕이더니 종호를 뒤따라 뒤좌석으로 움직였다.
     최혜영 국장은 종호를 뒤따라와 종호의 옆좌석이 빈 걸 보고 림시로 옆에 나란히 앉았다.
    종호는 나직이 물었다.
    “아직도 퇴직하지 않았소?”
    최혜영은 희죽이 웃었다.
    “진작 퇴직했소. 퇴직 전에 박나영을 채 나포하지 못해 시름 못놨댔소. 이번에 박나영까지 인도해가게 됐으니깐. 이젠 시름놨소.”
    그녀는 길게 안도의 한숨을 후- 내쉬었다.
    사실 그녀는 국장에서 물러난 후 지금 검찰원 국급 순시원 겸 고문으로 있었다.
    종호는 최혜영을 돌아보며 정색해 말했다.
    “최국장, 나영이 억울한 점을 감안하길 바라오.”
    혜영은 쌍까풀눈이 데꾼해졌다. 그녀는 종호가 안해 때문에  찾는가 했는데 나영 말을 꺼낼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나영이 어째 억울하다고 그러오? 나영과 아는 사이오?”
    종호는 머리를 끄덕였다.
    “양. 나영은 사실 최정호 하라는대로 전람관 공금 5만원을 가져다 최정호 국장한테 주었을뿐이오. 그 돈도 남편 철석을 시켜 자기 돈을 찾아 심계국에 바쳤다오.”
    최헤영 국장은 코웃음쳤다. 저승사자의 얼굴이 단통 청얼음처럼 푸러덩덩해 굳어졌다.
    “흥, 나영은 공금람용죄가 두려워 정호을 따라 일본과 한국으로 도망쳐 정호의 부정축재를 흔자만자 써버렸단 말이오. 도주죄는 용서할 수 없소.”
    종호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대학교 때 은영이 보기 좋아하던 소설을 들어 말했다.
    “나영을 무작정 봐 달라는게 아니오. 대학교 때 저는 빅또르 유고의 소설 <<레미젤라블>>을 보기 좋아했잖았소? 주인공 쟝발쟝 상이 아니고 뭐요? 쟝발쟝은 어릴 때 빵 하날 훔쳤다가 투옥됐는데 자꾸 탈옥하는 바람에 죄에 죄가 가중해져 나중엔 16년이나 판결받지 않았소? 나영을 두번째 쟝발쟝을 만들어선 안된다고 보오.”
    최혜영 국장은 분명히 말했다.
    “법은 항상 공정하오. 법 앞에선 고위저하를 막론하고 공평하오. 나영은 절대로 쟝발쟝으로 만들지 않을 거요.”
     “나도 그걸 믿소.”
    종호는 최혜영 국장의 옆에 좀 다가앉으며 나직이 말했다.
    “이제 나영은 귀국하면 최정호와 류덕재, 류려평의 죄행을 추가폭로할 거요. 그때 좀 관대하게 처벌할 수 없소?”
    최혜영은 머리를 끄덕였다.
    “타인의 죄행을 많이 폭로할수록 나영의 죄는 경하게 판결받을 수 있소.”
    종호는 최혜영 국장의 손을 꽉 쥐었다.
    “난 최국장을 믿겠소. 나영이 불쌍해 그러는게 아니라 나영이네 아들애  불쌍해 그러오. 에미 감옥에 들어가 오래 있으면 심장병에 걸린 일곱살짜리 애는 어쩌오?”
    최혜영 국장은 손을 빼며 저승사자의 본색을 드러내며 정색하더니 무뚝뚝하게 말했다.
    “어린애는 어린애고 범죄자는 범죄자지. 애를 봐서 범죄자를 동정할 순 없소. 모든 건 나영 본인한테 달렸소. 그가 기타 범죄자들의 죄행을 많이 폭로할수록 관대처벌을 받을 수 있소.”
   “알았소.”
   그때 종호 옆좌석 손님이 왔다.
    “고향에 돌아가면 자주 련락하기오.”
    최혜영 국장은 종호와 한마디 말하고는 자리를 툭 털고 일어나 특급좌석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종호는 죄수에 대해서는 추호도 사정을 두지 않는 "저승사자", 법과 상식 밖에 모르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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