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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졸혼 113- 종장 김장혁
2023년 12월 03일 12시 31분  조회:797  추천:0  작성자: 김장혁

김장혁 작 대하소설 졸혼 종장-113

        졸혼의 쁠랙홀

   졸혼의 쁠랙홀은 신비한 신기루, 구름 속에서 무수한 허영심에 들뜬 혼을 불러 새하얀 눈사람으로 만들어놓고 눈을 곱게 흘기며 유유히 사라진다. 눈사람들은 봄장군이 오자 그 부드러운 눈길에도 스르르 녹아 종적도 남지 않는다.
   새하얗게 색바랜 혼은 아직도 하품하며 기지개를 펴더니 풋잠기 묻은 눈길로 뭇사내들에게 추파를 보내며 유혹한다-
   "눈길로 포옹하지 말고 사랑의 드넓은 가슴으로 내 마음을 안아 주세요."
  모성애와 참사랑, 효성과 참사랑, 결혼과 리혼, 졸혼이 호수가에서 마구 부딪치며 뻘겋고 파란 불찌가 호수물에 퉁퉁 떨어진다.

평화와 자유를 상징하는 흰 비둘기들이 깜짝 놀라 날아난다. 

무수한 의문부호가 먹장구름이 눈을 흘기는 하늘과 파도 세찬 퍼런 호수면을 스나미처럼 스쳐지나간다.

솥뚜껑 같은 게들이 몰려와 호수에서 부글부글 끓어번지는 뻘겋고 퍼런 별찌를 보고 깜짝 놀라 퉁사발거적눈이 뒤집혀질 지경이다.

깊은 호수 물 속에서 무수한 기포들이 수면으로 솟아올라 물기인지 안개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호수 상공을 뒤덮는다.

별들이 자맥질하며 노닐던 호수 물 속에서 갑자기 돌개바람이 세차게 꼬리치더니 뻘건 별찌가  밝은 등대처럼 별들이 반짝이는 밤하늘로 보름달처럼 둥둥 솟아올랐다. 그 별찌는 혜성처럼 금빛 꼬리를 달고  밤하늘 높이 솟아올라 오로라처럼 황홀한 졸혼의 서정서사시를 쓴다.

졸혼의 유령이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싱숭생숭해진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졸혼의 유령은 별들이 반짝이는 밤하늘에서 한줄기 빛이 되여 밝은 등대처럼 전통적인 가정의 살림살이에 지치고 어두워진 사람들의 마음을 환하게 비춰주고 있다. 얼어들었던 차가운 가슴을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있지 않겠는가.그 한줄기 밝은 불빛은  수전노, 악어들이 욱실거리는 어두운 사막을  등대마냥 밝게 비춰 그 놈들의 정체를 만천하에 드러낸다. 
   
저게 뭔가?

참사랑의 유령인가?   
   순간 눈 앞에 고향 망아산 수림 속  방공호 동굴이 나타났다.  색마가 숱한 아가씨들을 데려다가 간음하던 블랙홀이 아닌가! 권세, 금전과 색을 교역하던 더러운 장마당 블랙홀이 아닌가! 첫사랑도 무참히 집어삼키고 음탕한 트림을 하던 첫사랑의 블랙홀이 아닌가! 처참한 참사랑도 훌러덩 함정에 빠뜨린 허위에 찬 블랙홀이 아닌가!
    눈 덮인 원시림에 눈구덩이와 절망에 찬 협곡이 나타났다. 미츨한 미인송과 협곡 위에서 란무를 추는 소나무가 부둥켜 안고 흐느낀다. 지하에서 맺은 참사랑의 흔적이 아닌가!
    망아산 방공호 동굴, 원시림의 눈구덩이, 협곡이 마구 소용돌이치며 고민과 함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버린다. 그 고민의 블랙홀은 티없이 깨끗한 참사랑을 한입에 꿀꺽 삼켜  무섭게 소용돌이치고 있지 않는가!  참사랑은 고민의 블랙홀에 소용돌이쳐 빠져들어가고 허위와 음흉한 음모를 더러운 가래와 함께 뱉어낸다. 졸혼이란 방패로 눈을 가리고 통간의 신음소리 참사랑의 무덤에 타리대를 치고 앉아 하품을 한다.  
    한쌍의 황혼 락조는 끝없는 고민의 블랙홀에 빠져 저녁노을에 부채질해 더욱 뻘겋게 불태우고 있다.
    희망의 돛배는 저승사자한테 붙잡혀 몇번이나 염라전에 갔다 왔다 하며 서서히 서산 넘어 지평선에서 사라져간다.
    원앙새 참사랑은 절망의 블랙홀에 빠져들어가며 절망의 미련의 꼬리를 휘둘러친다. 블랙홀에서 휘몰아치는 소용돌이태풍에 색마가 가발을 벗어쥐고 번대머리를 번뜩이며 음충한 미소를 짓는다.
     색마는 우멍한 눈을 부릅뜨고 대성질호한다.
     "우둔한 금욕주의자야, 세상에 어디 참사랑이란게 있다고 그래?"
     "늙어 썩어빠지기 전에 그때 그때 미녀들을 데리고 즐겨야지. 바보야, 그게 최고 락인 거야. 허허허."
    "한평생 남편을 속인 "조강지처"의 간사한 웃음소리도 간간히 들려온다.
    참사랑을 추구하는 사랑의 신이 펄떡펄떡 뛰는 심장을 빼들고 고민의 블랙홀에서 빠져나오려고 허우적거리다가 훌러덩 엉덩방아를 찧으며 비명을 지른다. 누가 렬녀라고 홍살문을 세우고 렬녀 기념비를 세워주랴 …

졸혼은 지루한 정신감방 같은 가정생활,사랑도 다 매말라간 부부 생활, 고루한 생활에서 해탈되려는 고독한 사람들에게 편안하고 아늑한 새 휴식터를 마련해줘 자기만의 인생을 향수하게 하지 않는가.졸혼은 민족과 년령,성별에 관계없는 새 슈퍼혼인풍속도가 아니겠는가?
   졸혼바람이 스치고 지나간 언덕에서 메마른 사랑이 고개를 쳐들고 할랑거리는 가슴이 무섭게 설레인다. 어디선가 님을 찾는 치마소리 분주하게 파도친다.  님을 찾은 새악시 복숭아얼굴이 참살구처럼 바알갛게 익어가고 새 둥지를 짓는 지저귐소리 귀방울을 간지른다. ㅋㅋㅋ  

그 거대한 졸혼의 쁠랙홀에 그 얼마나 많은 사람들, 허파에 바람이 찬 사람들이 유혹됐는가? 그 얼마나 많은 사랑과 가정, 인생이 그 쁠랙홀에 매몰됐는가? 또 그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루하고 무미건조한 가정에서 해탈돼 자기만의 인생을 살려고 새 혼인풍속의 새 길을 개척하면서 싸워왔는가?

졸혼의 유령은 먹장구름 속에서 신비한 신기루처럼 정체를 드러냈다 숨겼다 하면서 사람들을 때론 싱숭생숭하게 만들고 때론 희망도 주고 절망도 주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들볶는다.

저게 뭔가?

 망아산 소나무숲이 통채로 훌렁 꺼진다. "사랑" 글자가 새겨진 소나무도 그를 비웃으며 쁠랙홀에 빨려들어갔다.
    참사랑주의자는 아주 깊고 깊은 암흑 속으로, 쁠랙홀로 빨려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귀전에서 소나기가 울고 흐릿한 눈 앞에서 번개 치고 불티가 탁탁 튀였다.
    시꺼먼 쁠랙홀에서 번대머리가 우멍눈을 부릅뜨고 비웃고 있었다. 발레리나가 조개턱을 쳐들고 비명을 지르며 아우성친다. 
    아, 세상에 이렇게 어둡고 깊고 처참한 참사랑의 쁠랙홀도 있단 말인가!  

참사랑주의자는 머리가 뜨끈뜨끈해지며 새까만 소용돌이에 휘말려들어 붕 하늘로 날려올라갔다. “사랑”이 아프게 박힌 소나무껍질이 타버리며 신음소리를 낸다. 리지의 방선이 “사랑”을 거머쥐고 쁠랙홀에 휘감겨 분신쇄골이 돼 절망의 대문을 두드린다.

 절망의 소낙비가 간사한 웃음을 머금고 희망의 푸르른 언덕을 스믈스믈 파먹으며 이발에 끼운 허위를 뱉어낸다. 망아산이 통채로 마구 꺼져들어가며 숫총각소나무와 숫처녀들의 팔을 마구 비틀어 실망스런 한줄기 연기로 타래쳐오르며 푸르른 하늘을  간음한다. 

허위가 간사하게 웃으며 잔나무밭에 숨어 요사하게 란무하며 진실을 롱간하고 순박한 나그네를 유혹해 사랑의 쁠랙홀에 풀러덩 빠지게 한다. 청순을 잃은 대지는 요사한 여우한테 기만당해 풀친 발목을 붙안고 구슬프게 대성통곡친다.

태풍이 휘몰아치는 소리에 뒤이어 세상의 귀가 뻥 뚤리며 세속의 어지러운 소리 다시 희미하게 들린다.

“여보, 죄송해요. 난 더러운 녀자입니다. 뺑덕어미입니다.

아니, 바레리나 목소리 아닌가?

저 앞에 바레리나가 허위에 찬 참사랑 쁠랙홀에 휘말려들어가면서 손사래를 치고 있지 않는가.

아낙네들이 바가지를 빡빡 긁는 소리, 짜증나는 잔소리 시끌벅쩍 귀청을 간음하며 시끄러운 쇼를 논다.   

도끼에 반토막 난 탐욕스런 녀인의 머리도 카운터에 걸려 뭐라고 씨벌여댄다. 얼기설기 흉터난 뚱뚱한 우유빛배에서 번대머리 색마의 야망의 씨가 발버둥질치며 수술칼을 씹어 삼킨다.

저쪽에서 번대머리가 철창 속에서 게슴츠레한 우멍눈으로 야들야들한 우유빛허벅다리를 게걸스레 훔쳐보며 입을 쩝쩝 다신다. 나어린 가수가 쓸쓸하게 소설 같은 비극적인 인생의 노래를 부르며 정신병환자처럼 한국 도처 가요무대를 돌아다닌다.
   사랑이란 무엇이고 졸혼이란 무엇인가? 구경 졸혼에 사랑 자유가 있고 인생 자유가 있는 걸가? 졸혼은 왜 이다지도 사람들을 들볶고 애타게 하는 걸가?

색마는 쇠살창을 거머쥐고 흐리멍텅한 밤하늘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아, 자유와 졸혼의 신이여! 그대는 지금 이게 뭡니까?”

그때 하늘에서 문걸의 목소리가 울리는 상 싶었다.    

 “아, 참사랑의 유령이여, 그대는 어데 있는가?”

순간 강남의 안개 자오록한 호수에서 원앙새들이 쌍쌍이 호수물에 떠노닐면서 종알거리지 않겠는가.
   "세상에 순박한 참사랑이 어디 있는가요? 우리 원앙새도 기실 짝꿍이 눈을 피해 가만가만 바람 피우는데요."
    찰나, 어둠침침한 하늘에서 성자유의 람루한 깃발이 졸혼을 걸치고 보기 싫게 펄럭거리며 날아지나가며 콧노래를 흥얼흥얼 부르는 것이 아니겠는가. 

갑자기 성자유의 유령과 참사랑신이 밤하늘에서 꽝 격돌해 폭발했다. 
    빨갛고 노랗고 파랗고 하얀 별찌가 강남 호수에  퉁퉁  떨어진다.

호수에 강렬한 기포가 일어나고 호수물이 부글부글 끌어번진다. 원앙새들이 어둠침침한 호수에서 암암리에 바람 피우다가 깜짝 놀라 푸드득푸드득 흐리멍텅한 하늘로 풍겨오른다.
   웬 일일가? 
   흐리멍텅한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졌는가?
   거부기들과 게들이 모여왔다. 
    "아니야, 참사랑의 별이야."
    "아니야, 전번에 호수에서 건진 뻘건 참사랑의 심장이야." 
    자유와 참사랑에 슴배인 펄떡펄떡 높뛰던 심장이 하늘로 솟아올라 참사랑의 별이 되지 않았던가.
    그 자유와 참사랑의 신이 별찌로 떨어져 호수물 속에서 북극 상공의 
오로라처럼 빨갛고 파란 한줄기 빛이  빛발친다. 백길 물 속에서도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아닌가.
     참사랑의 오라라 찬란한 빛발에 음침한 허위가 산산히 부서지는 순간이다.
    후수에서 시뻘건 번개가 번쩍이며 뻘건 혀로 호수의 잡 것들을 핥아버린다.  천둥소리 하늘땅을 진동하며 호수를 들었다 놓으며  격조 높은 참사랑의 서정시를 폭발시킨다. 
   어둠침침한 호수에서 암암리에 바람 피우며 짹짹거리던 원앙새와 사다새들이 푸드득푸드득 도망간다.
   그대는 가슴에 손을 얹고 눈을 살며시 감고 귀를 도사려보라.
   들리는가? 참사랑 신의 목소리를,
   정녕 못 들었는가?신의 신성한 그 목소리를,
   강남 호수가 밤하늘에서 뜨거운 심장으로 연주하는 아름다운 사랑의 멜로디가 은은히 메아리친다.
    참사랑의 신은 자유와 참사랑 유령마저 사라진 세상에서 살기도 싫었으리라.
    "졸혼의 허울을 훌훌 벗겨버리고 참사랑의 한줄기 밝은 빛으로 어지러운 세상을 밝게 비주치라."
   
저게 뭔가?
   숱한 미녀들이 다이로와 우멍눈을 복판에 두고 밤하늘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며 사랑의 유령처럼 너울너울 졸혼원무를 추고 있지 않는가. 
       
    탐욕스런 색마가 쇠살창을 거머쥐고 우멍눈을 뚝 부릅뜨고 미녀들을 노려보며 게춤을 흘리면서 성자유를 달라고  버둑질한다. 

    성자유의 람루한 깃발이 철조망을 두른 쇠살창에 걸려 발버둥질친다.

 아, 졸혼의 유령이여! 자유와 참사랑의 신이여! 

  참사랑주의자 외까풀눈에 염라전이 희미하게 보였다. 미녀로봇이 금발머리를 흩날리며 참사랑에 칠색무지개를 놓는다. 그러나 음산한 쁠랙홀에 돌개바람이 불어쳐 홧홧 달아오른 기와장과 잿빛벽돌을 우당탕퉁탕 날려보낸다. 칠색무지개도 더러운 수전노의 주산알에 산산히 부서져 튕겨난다.

 벌겋게 달아오른 화장터, 무수한 원혼이 그스럼냄새와 함께 자기 인생 너무 허무해 쓸쓸한 추도곡에 맞춰 원무를 추며 적막강산에서 빙글빙글 돌아간다. 염라전 층계마다 공포가 요사하게 도사리고 앉아 입을 쩝쩝 다시며 하품하며 낮잠을 청하고 다. 저승사자가 퉁방울눈을 부릅뜨고 쏘아보고 있었다. 어떤 저승사자 부릅뜬 놋뚜껑 같은 퉁방울눈깔에서 불길을 내뿜고 어떤 저승사자 눈확에서는 독사가  디룽디룽 매달려 혀를 날름거린다. 어두운 밤하늘에 디룽디룽 내리드리웠던 얼룩독사가 백골의 눈확을 간음하며 파먹더니 간사하게 꼬리를 눈확 속에 감춘다.
   매지구름이 우는 하늘에서 불비가 마구 쏟아져 염라전에 퉁퉁 떨어지며 세상을 공포감방에 몰아넣으며 저승길을 재촉한다.

 이승에서 받은 실련과 파혼의 모든 고통을 훌훌 날려보내고 비명소리, 아우성소리 천지를 진동하고 무인도 녀인네들의 신음소리, 흐느낌소리 마음을 아프게 파먹는다. 
   이승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을 저승에서라도 이루려고 미련을 가진 유령들이 총망히도 염라전으로 우르르 몰려간다. 

염라왕은 너무나도 쉽게 유령들을 자기 식구로 먹어버린다. 그것도 미녀유령을 먼저 삼켜 뚱뚱하고 헐럭한 배에 잠재워버리고 놋뚜겅 같은 입짝을 쩝쩝 다시며 뱃 속에 든 미녀들을 간음한다. 썩은 악취가 염라전에 물씬 풍긴다. 미녀들은 염라왕한테 간음당하고도 이승에서 못 맺은 사랑을 저승에서 이뤘다고 신나서 콧노래를 부른다.ㅋㅋㅋ 
    쩍 아가리를 벌린 염라전 대문 안에 숱한 관작과 백골더미가 여기저기 널려 있다. 죽어서도 뱀띠, 룡띠라는 것만은 잊어버리지 않고 손에 띠패를 꼭 쥐고 갈망의 추파를 보낸다. 얼룩반점이 박힌 얼룩독사들이 뻘건 혀를 날름거리며 푹 꺼져들어간 백골 눈확으로 스르르 기여들어가 대골을 파먹는다. 쥐들이 찍찍거리며 놀라 오르르 백골더미 속으로 도망치다가 가는 꼬리 끼워 백골에 끼여 찍찍거리며 소란을 부린다.

저 앞에 개턱처럼 쳐든 조개턱이 보인다. 이 좋은 세상을 두고 저명한 녀바레리나는 어디로 그리도 총망히 갔는가.

대머리 색마는 땅이 꺼지게 한숨을 내쉬였다
   자유를 갈망하는 가슴에 맺힌 한이 연기로 소용돌이치며 터져나온다.

자유세상으로 달려나갈 유일한 희망이 산산히 부서졌다.
   꽃밭에 힌들 들어누울 꿈이 한줌의 연기로 타래쳐 흐리멍텅한 하늘로 날아나며 쓸쓸한 죽음의 노래를 부른다. 
   성파쇼의 잠꼬대 같은 고함소리는 식인악마들이 욱실거리는 녀인도에서 타리태를 치고 앉아 하품을 한다.
    망망한 남태평양도 무인도 식인야만인들한테 질겁해 거세찬 파도를 타고 두터운 어둠 속으로 도망간다. 색마들의 성욕으로 불타는 거친 숨소리 파도마냥 무인도 정적의 치마폭을 찢고 하얀 허벅다리 얼굴에 더러운 씨앗을 쏟아붓는다. 아녀자들의 아우성, 흐느낌소리, 신음소리 귀청을 간음하며 죽어가는 비명소리 가냘픈 날개를 파닥인다.  

 번대머리는 자포자기하고 코를 드르렁드르렁 굴며 또다시 꿈나라로 들어갔다.

 그의 눈앞에는 망아산 수림 속의 방공굴이 피뜩피뜩 나타났다. 그 수풀 속의 방공굴은 그가 숱한 아가씨들을 데리고 가서 놀던 쁠랙홀, 성해방과 성자유 쁠랙홀이 아닌가.

 구풍이 불어치는가? 번대머리가 소용이치는 쁠랙홀에 마구 빨려들어가며 비명을 지른다. 소용돌이에 숱한 이쁜 아가씨들이 휘말려들어간다. 녀들은 쁠랙홀에서 헤여나오려고 아우성치며 허우적거린다. 

그 미녀들 속에 아우성치는 조개턱도 보인다. 볼우물을 옴폭 파던 보름달얼굴도 보인다. 공포에 질린 새까만 포도쌍까풀눈도 보인다. 반토막 난 머리도 데굴데굴 소용돌이치며 날려다닌다. 가녀린 녀가수의 구슬픈 노래소리 염라전의 목탁소리에 간음당하면서 귀전에 두드린다. 
    색마는 살려달라고 내민 숱한 손 속에서 바레리나 길다란 손을 골라 잡았다. 대머리는 싸늘하게 차디찬 바레리나의 그 손을 잡아 쁠랙홀에서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다했다.

“이게 생시요? 저승이요?”
    “아마 저승 같은데요. 전 이미 한줄기 연기로 돼 염라전에 왔는데요. 선생님은 어떻게 돼?
   바레리나는 대머리 손을 풀며 아우성쳤다.
   “년놈들, 저승에 와서도 놀고 있어?! 이승에서도 남의 눈을 피해 간통하더니 개 똥을 먹는 버릇 어디 고치겠니?”

    대머리는 질겁해 영희 손을 활 놓고 소나무숲 속으로 도망갔다.
바레리나가 망아산 수림 속 방공굴 참사랑 쁠랙홀에 휘말려 들어가며 비명을 지르며 처량하게 손을 허우적거린다!

아니, 저게 뭔가! 색마의 숱한 피해녀들이 손 저으며 아우성치지 않겠는가! 한국의 기생과 일본 기생도 고함치지 않겠는가!

겨울도 아닌데 저게 뭔가?
    먹장구름이 뒤덮인 하늘에서 눈송이들이 날아내리는가? 아니, 숱한 연분홍치마자락이 흩날려내린다. 
    웬 일인가? 
   소용돌이치는 쁠랙홀에 숱한 미녀들이 치마자락을 흩날리며 눈송이처럼 쏟아져내리고 있지 않겠는가. 얼마나 
황홀하고 자유로운 하늘인가? 
     첫사랑박사가 푸르른 하늘나라에서 복제기술로 숱한 아가씨들을 복제해 내려보내고 있었다.
     "이게 웬 떡이냐! 아가씨들아, 기다려! 변강쇠 간다!"
      번대머리는 두 팔을 벌리고 미친듯이 고함치며 꽃나비처럼 연분홍치마폭을 날리면서 춤추며 날아내리는 미녀들한테로 달려갔다.
    하늘에서 쏟아져내리는 아가씨들을 받아 안으려고  마주 덮쳐나갔다. ㅋㅋㅋ
   참사랑이 벌컥벌컥 높뛰는 심장이 갑자기 고층아파트에서 창문을 박차고 호수에 철렁 뛰여든다. 참사랑에 전 심장은 호수에서 부글부글 끓으면서 무수한 기포를 일으킨다.
    태호와 동정호 왕게들이 모여가 가긍한 그 참사랑심장을 떠받들고 호수가에 아득바득 기여오른다. 참사랑에 전 사랑은 졸혼의 언덕에서 우박을 창창 맞으면서도 가슴을 설레이며 높뛴다.
    그 불처럼 뜨거운 심장은 참사랑을 이루지 못한 모든 죄를 혼자 떠메고 고행의 골고다 언덕으로 올라간다. 그 참사랑의 뻘건 심장은 재생의 꼬리로 졸혼의 로맨틱한 서정서사시를 쓰려고 몸부림친다. 우박이 창창 떨어져 불쌍한 심장을 마구 들부셔도 그대의 앞길을 막지는 못한다.    
   저게 뭔가?    
   펄떡펄떡 뛰는 심장은 골고다 언덕에서 두 팔을 벌리더니 먹장구름 속으로 씽 날아올라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갑자기 참사랑에 부글부글 끓던 심장은 뻘건 불덩어리로 돼 한줄기 눈부신 참사랑의 레이자빛을 발산한다. 그 한줄기 밝은 빨간 빛은  먹장구름을 산산히 부신다. 

어둠침침한 하늘에서 우박과 함께 번대머리 가발이 흩날려 떨어진다. 섬나라 오랑캐변태의 콧수염이 흩날려 내린다. 다이로교수와 마끼의 걸작인 실험관 애기, 복제애기 하늘에서 발버둥질치며 호수에 퉁퉁 처박힌다. 

  노아의 방주는 저승사자를 싣고 남태평양 녀인도를 벗어나 자유깃발 휘날리며 자유세상을 찾아 거세찬 파도를 헤가르면서 망망한 바도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사막의 마라토너는 책짐을 메고 진달래탑만 앙상하게 남은 사막에서 ㄱ, ㄴ, ㄷ, ㄹ 씨앗을 심고 민족의 혼을 훅 불어넣는다. 

환각인가? 

마라토너 애쓴 보람으로 모래바람이 윙윙 불어치는 행방없는 사막에서 옹달샘이 퐁퐁 솟구친다. 시들어가던 ㄱ, ㄴ, ㄷ, ㄹ가 아름다운 연분홍 진달래꽃으로 무더기로 활짝 핀다. 

아,  사랑의 오아시스 아닌가!

꽈르릉 꽝꽝!

갑자기 모래바람이 불어치는 사막에서 화산이 폭발했는가? 오색령롱한 한줄기 빛이 하늘로 솟아올라 오로라처럼 삭막한 사막의 지평선에서 오색령롱한 빛을 뿌리지 않겠는가! 

희잡을 쓴 성자유의 람루한 깃발이 자유의 녀신동상 어깨를 넘어 맨허튼 하수도 밑구멍에 처박힌다. 희잡에 가려진 새파란 눈에서 추파가 오라라처럼 현란하게 빛뿌린다. 에펠철탑에서 성자유문화의 파란 눈길이 동양 금욕주의자들의 몰골을 비웃으며 흘겨본다.
    성자유의 깃발을 든 변강쇠는  졸혼의 방패를 들고 몸부림쳐보지만 철창에 발목이 걸려 가냘프게 신음한다. 성자유의 펑펑 구멍  뚫린 색 바래진 깃발이 가련하게 허허벌판에서 마가을바람에 펄럭거린다.
 허위적인 사랑의 파편들, 저렬한 성애의 관널쪼박들이 한줄기 레이자빛을 맞아 산산히 부서져 우박처럼 호수에 쏟아져 처박히며 비명을 지른다.

참사랑의 한줄기 밝은 빛이 지나간 하늘에는 어둠이 산산히 부서지며 맑고 푸른 선이 눈시리게 아물거린다. 

동녘하늘에 칠색무지개가 서서히 다리를 놓고 그대들을 손짓해 맑은 하늘로 부른다.
    먹장구름을 부시며 사투를 벌이는 심장, 참사랑에 젖은 그 나약한 심장불덩어리가 가엽다. 먹장구름은 빨간 빛에 흩어졌다가도 빨간 불덩어리를 포위해오면서 두터운 어둠으로 뒤덮어버린다. 한줄기 빛으로 먹장구름이 뒤덮인 어둠침침한 하늘을 몽땅 빨갛게 밝히기는 너무나 어림도 없다. 
      졸혼의 쁠랙홀에서 애처러운 졸혼의 메아리가 참사랑의 혼을 부르며 흐리멍텅한 하늘에서 유령처럼 떠돌아다니며 훨훨 나붓긴다. 졸혼에 기댄 사랑의 모든 죄책감을 혼자 다 짊어지고 성인이 십자가를 메고 올라간 골고다언덕을 따라가 넘고 넘어 기나긴 졸혼 여운의 날개가  휘파람을 불며 한치 앞도 분간하기 힘든 사막에서, 안개 자욱한 호수에서 유유히 나래친다.

락조로 뻘겋게 물든 바다는 사랑의 신, 자유의 신을 꿀꺽 삼키더니 게트름을 한다. 바다는 별들이 노닐던 자리에 검푸른 자유파도를 베고 누워 하품하면서 낮잠을 청한다. 
  희말라야 가파로운 둔덕에서 오색령롱한 오로라가 황홀한 빛 뿌린다. 독재의 칼과 창을 들 대신 올리브를 심어 백성들을 살려낸 구세주 헤라, 자유녀신 헤라가 알프스산정에서 사랑의 오아시스에 오라고 손짓하며 목메여 납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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