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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졸혼 제6권 97 김장혁
2023년 06월 05일 11시 21분  조회:1307  추천:0  작성자: 김장혁

대하소설 

   
        졸혼

     
                제6권

           김장혁
 

        97. 나영과 기자의 로맨스

 

나영은 마취약이 효력을 잃자 점점 수술자리가 아파남을 느꼈다. 그러나 색마의 더러운 혹을, 쓰라진 바람둥이 쓰디쓴 열매를 떼버렸다는데서 내심으로 더 없는 희열을 느꼈다.

황선희는 시술을 끝내자 지영한테 나영을 간호할 때 여차여차 주의하라고 알려주고는 부랴부랴 귀국하지 않으면 안되였다.코로나가 전세계적으로 완화되면서 코로나 백신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하강되였다. 그리하여 백신공장을 세운지 1년도 되지 않아 파산의 변두리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제약공장에서는 새 약을 제조하는데 전향해야 했다.

황선희는 시술(수술)이 끝나자 나영의 뱃 속에서 떼낸 태아, 혹이랄가, 그 놈의 변강쇠 더러운 씨를 비닐주머니에 담아 밤도와 쓰레기장에 내다버렸다.

"더러운 개새끼, 이 세상에 태여나선 안되는 바람둥이 쓴 열매야.정호, 네놈새끼, 변강쇠 놈아, 숱한 아가씨들을 짓밟고. 어린 아가씨들을 얻어 숱한 아들달을 한 구들 낳고 살겠다더니, 더러운 씨를 사처에 뿌려? 꿈도 꾸지 말라."

그때 야생개가 달려들어 그 놈의 더러운 고기덩이를 물고 달아났다. 저쪽에서 한무리 개들이 서로 고기덩이를 먹겠다고 서로 물고 뜯으며 빼앗을내기 하였다.

나영은 황선희한테 비행기표라도 떼라고 백만원을 꺼내 주었다. 그러나 황선희는 한푼도 받지 않았다. 대신 자기가 가져온 성기능제고중초약을 한꾸러미 내놓더니 팔아달라고 부탁하고는 총총히 떠나가버렸다.

황선희가 떠나간 후 지영의 살뜰한 보살핌을 받아 한달만에 나영은 완전히 생활을 자립할 수 있게 되였다.

그는 모텔방에서 더운 물을 틀어놓고 목욕재계하였다.그 놈 변강쇠한테 더러워진 몸을 깨끗하게 씻고 싶었다.깨끗한 몸으로 새 생활을 하고 싶은 욕망이 부지중 괴여올랐다.

그녀는 가로 세로 째진 상처투성이 아랫 배를 내려다보면서 정호에 대한 원한으로 이를 쁙쁙 갈았다. 그녀는 색마의 더러운 손때가 더덕더덕 묻은 몸을 샤와기로 이리저리 깨끗이 물을 치며 샴푸를 여러번 치고 빡빡 닦고 또 닦았다.

그녀는 풍만한 복숭아젖가슴을 내려다보며 욕설을 퍼부었다. 

개놈새끼, 매번 달려들면 젖가슴부터 게걸스레 빨고 핥고 개지랄했지. 항상 변강쇠 그걸로 날 하늘공중에 뿡 뜨는 기분에 잠기게 하고는 변강쇠느라고 으시댔지. 나도 미쳤지. 그놈 색마한테 속이워 미쳐 따라다녔잖아. 그 놈이 음험하게 뒤에서 심계국에 날 고발한 것도 모르고 속히운 걸 생각하면 원통해죽겠다. ”

그녀는 샤와기로 젖가슴에 물을 뿜고 샴푸를 발라 씻고 또 씻었다.

“그놈 색마놈은 항상 뒤로 달려들어 날 유린할대로 했지.”

나영은 샤와기로 펑퍼짐한 엉덩이에 물을 쏴- 쳤다. 

순간 그녀의 눈 앞에는 정호가 사무실에서 자기를 처음 간음하던 몸서리치는 장면이 떠올랐다.

정호는 나영을 부관장 겸 재무과장으로 제발시키겠다고 해 얼려놓고 불시에 뒤로 달려들어 사무상에 쓰러뜨리고 짧은 치마를 훌렁 내리웠다.

“왜 이래요? 전 기생이 아닌데요.”

정호는 누런 이발을 드러내면서 구슬렸다.

“녀자는 자기 몸에 달린 무기를 잘 쓸줄 알아야 하오. 제 돈도 가져오지 않고 몸도 안 주면 누가 저를 제발시키겠소? 눈을 지긋이 감고 들이대오.”

(아니, 내 남편도 이렇게 들이대라고 강요한 적이 없어.)

그러나 색마 정호는 나영이 생각할 겨를도 주지 않았다. 그 놈 색마의 육실한 그게 벌써 그녀의 몸 속으로 깊숙이 쑥 들어와 아프게 찔러댔다.

“개새끼, 날 뒤로 얼마나 해재꼈어? 이 더러운 엉덩이를 썩뚝 베서 개를 줘라. 퉤, 더러워 어떻게 살아?”

나영은 엉덩이를 꼬집어놓으며 샤와기로 물을 뿜고 씻고 닦아댔다. 

몸은 비록 백옥처럼 씼었지만 마음 속의 더러운 상처는 지우기 힘들었다.

“이젠 죽어도 외간사내하곤 아니야. 철석을 볼 면목도 없어. 리혼할가? 건데 성림이 불쌍해. 애비에미 얼마나 꼴사나워? 성림을 한국에 데려와 공부시켜야지.”

그런데 그녀는 지금 자기 주위에서 제일 가까이 다가오는 종호가 부지중 부담스러웠다. 

(안돼. 아무리 기자라도 어떻게 알아? 정호를 봐라.  단위에서는 천하없는 군자처럼 행세했지만 뒤에서 호박씨를 까는 위군자, 천하에 둘도 없는 색마 아니였던가. 기자라고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알아? 천길물 속은 알아도 한치 사람 속은 알기 힘들지.)

나영은 이젠 모든 남자들을 경계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지금 지영을 심부름시키자니 경찰들한테 꼬리 밟힐 거 같았다. 별 수 없이 젤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종호를 림시 의지하는 수 밖에 없었다.

종호는 문안하러 모텔에 찾아왔댔다. 그는 락태시슬을 아주 순조롭게 한 것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몰랐다.

그는 나영을 보고 근심스러운 일부터 일깨워주었다.

“모텔을 옮겨야 하오. 경찰들이 뒤를 밟아 찾아올 수도 있소.”

종호는 나영을 보고 충고했다.

“어떻게 항상 모텔에 돌아다니면서 경찰들과 숨박꼭질하겠소? 허물하지 않으면 내 집에 가 있소.”

“그렇게야 어찌...?”

나영은 고맙긴 했으나 주저했다.

종호는 그 자리에 있는 지영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달리 생각하지 마오. 난 건축현장에 나가 회사 숙사에서 자면서 일하오. 집이 텅텅 비였소. 그래도 모텔보다 더 너르고 안전할게오.”

지영은 나영을 내려다보며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라. 안전이 제일이야.”

지영은 종호가 화장실에 간 틈을 타 나영의 귀에 대고 나직이 말했다.

“얼마나 정직한 기자선생님이냐? 이 인심이 야박한 세상에 기자선생님만한 사람이 있니?  믿어라.”

나영은 황선희와 지영을 번갈아보았다. 나영은 믿음에 찬 눈길을 모텔방에 들어서는 종호한테 돌렸다. 

종호 손에는 먹거리가 한꾸러미 들려 있었다. 그는 먹거리를 침대머리에 내려놓고 호주머니에서 키와 무슨 메모지를 꺼냈다.

“이건 내 셋집 열쇠오. 언제든지 필요하면 여기 주소대로 찾아가오.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오. 건축현장 일이 바빠 먼저 가야겠소.”

종호는 말을 마치자 사람좋게 미소를 짓더니 문 밖에 나섰다. 

그러나 나영은 맥없이 머리를 끄덕일뿐 종호를 따라 갈 용기는 없었다.
      “잠간만요."
      지영이 종호를 따라나섰다.
      "나영을 널리 량해세요. 색마한테 혼나서 어진간해서 남자들을 믿지 않기 마련이죠. 제가 대신 선생님 집 위치를 알아뒀다가 나영한테 알려주지요."
     종호는 머리를 끄덕이고 지영을 데리고 가서 자기 집을 보였다.

나영은 종호를 떠올리자 마음 속으로 감사하면서도 경계의 탕개는 늦추지 않았다.

전번에 병원에서 부랴부랴 간호사복을 입고 도망치다나니 옷 한벌도 없었다. 자살하기 전에 모텔에 둔 온 트렁크와 옷은 몽땅 경찰들의 손에 들어가 차압당했다. 그래도 친구 지영이 있어 입던 옷이라도 가져다 주어 허망 벗지는 않게 됐다.

(몸도 깨끗이 씻고 나가 옷도 사입어야지.)

그녀가 속옷을 껴입고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보름달얼굴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대신 수척해진 해바잔 박씨얼굴이 불쌍했다.
     "그놈 색마는 항상 내 보름달얼굴이 어떻구, 볼우물이 옴폭파이는 보름달얼굴이 이쁘다는지, 볼우물에 퐁당 뛰여들어 목욕하고 싶다는지 하면서 날 구슬렸지. 뭐 새물새물 웃는 눈웃음 매력이 사람 다 죽인다는가? ㅋㅋ,"
    나영은  거울에 비낀 자기 얼굴을 들여다보며 정호를 욕하다가 저도 몰래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해 킬킬거렸다.
"개놈새끼 항상 달콤한 미사려구로 날 꼬셨지?"
    그녀는  거울을 들여다보며 머리를 빗을 때였다.

꽝꽝꽝.

갑자기 다급히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 열엇!”

(경찰들이 왔잖아? 이걸 어쩌나?)

나영은 발뼘발뼘 문께로 가서 감시구멍으로 내다보았다. 두리모자들이 얼른거렸다.

(아차, 이걸 어쩌나? 절대 감옥밥을 먹을 순 없어. 성림은 엄마 없이 못 살아.)

그녀는 문께에 대고 소리쳤다.

“네, 곧 열지오. 샤와하는데요. 좀 기다리세요.”

“딴전 부리지 말고 어서 문 열엇!”

나영은 부랴부랴 옷을 주어입고 핸드빽을 찾아들고 모텔방을 휘 둘러보았다. 뒤창문이 보였다.

뒤창문을 활 열고 뛰여내리려고 내다보았다.

(4층에서 어떻게 뛰여내리?)

그녀는 주춤거렸다. 

불현듯 그녀의 눈에는 아래로 쭉 뻗은 가스관이 보였다.

그녀는 아직 젊어서 그렇게 날랬는가.

아니야. 감옥에 가지 않고 자유롭게 살려는 욕망이 그녀를 그렇게 용감하게 만든 것이리라.

나영은 주저없이 가스관을 꽉 끌어안고 아래로 미끌어져내려갔다.

모텔방에서 아무런 기척이 없자 경찰들은 보스를 시켜 문을 열게 했다. 뒷창문이 열려 있었다.

“진짜 정탐영화에서나 있을 일이군.”

경찰들은 뒷창문께에 다가와 가스관과 눈이 아찔한 아래 골목길을 내려다보며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녀자라고 너무 깔보았군.”  

나영은 허망 쫓겨나 갈데없었다. 그녀는 엄동설한에 찾아간 적 있던 지하철 종각역에 갈가도 생각했다. 그러나 인차 머리를 가롤 로 저었다.
        순간 그녀의 눈 앞에는 자기 집에 옮겨가라던 종호의 순박한 얼굴이 피뜩 떠올랐다.
        나영은 핍박에 의해 량산에 오르는 수 밖에 없었다.
         "기자선생님을 한번 믿어보자."

그녀는 그날 밤에 도적고양이처럼 어둠을 살금살금 밟으며 대림동 부근에 있는 종호네 집으로 스리슬쩍 스며들었다. 지영을 따라 미리 종호네 집을 알아둔 것이 지금 보면 다행이였다.

종호네 집은 모텔만은 좀 더 큰 단칸방 셋집이였다. 

콧구멍만한 셋집을 둘러보아도 서발막대를 휘둘러도 걸칠게 없었다. 그런데  부엌쪽 빨래줄에 부래지어가 유표하게 걸려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기자가 왜 살기 힘든 모양이지? 안해와 함께 한국에 돈 벌러 왔는가?)

나영은 놀랐던 가슴을 부여안고 셋집 구들에 맥없이 물앉았다.

똑똑똑.

“뭐야? 여기까지 추적해왔어?”

나영은 깜짝 놀랐다.

“나요. 종호요.”

나영은 놀란 가슴을 쓰러내렸다. 그녀는 쌍까풀 포도눈을 살며시 내리깔며 한숨을 호 내쉬였다. 

그녀가 문을 열자 종호가 들어섰다. 

“끝내 왔구만.”

그는 어정쩡해 우두커니 서 있는 나영을 보고 해석이나 하듯 중얼거렸다.

“오늘 딸이 오기로 해서 찾아왔소. 곧 현장에 가야겠소.”

“아니, 얘기나 좀 나누고 가요.”

“그럴까?”

종호는 신을 벗고 구들에 올라와 텔레비죤을 켰다. 어색한 침묵을 깨뜨리려는 상 싶었다.

나영은 궁금해 물었다.

“기자기에 살기 괜찮겠는데요. 힘들게 건축현장 일을 딱 해야 하는가요? 딸 뒷바라지를 하자고 그러는가요?”

종호는 스스럼없이 말했다.

“딸이 한국에 류학와서 박사공부를 하는 중이오. 그 애 뒷시중도 해야 하고. 또 이전에도 말했지만 항일렬사이야기 책도 더 내자고 그러오. 돈이 없이 어떻게 책을 내겠소?”

“그렇군요.”

나영은 바줄에 걸린 부래지어를 다시 쳐다보며 머리를 끄덕였다.

종호도 궁금해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경찰들이 쫓아다니오?”

나영은 머리를 다소곳이 숙였다.

“한마디로 말하기 힘든데요. 차차 알게 되겠지요.”

종호는 구태여 더 캐여묻기 싫었다.

그는 우쭐 일어났다.

“밤도 깊었는데 가봐야겠쏘. 안심하고 푹 쉬오.”

나영은 문께로 나가는 종호를 바래며 머리를 숙였다.

“미안해요. 저 때문에...”

“그런 말 말고 푹 쉬오. 나영은 내 딸 리향과 딱 정동갑입데. 바꿔놓고 내 딸이 이런 일 있으면 누구라도 이렇게 도울게 아니오? 날 그저 아빠 같은 아저씨라고 여기면 되오.”

“네, 아저씨, 의지가지 없는 저를 조카처럼 도와주어서 고맙습니다.”

나영은 어둠 속으로 저벅저벅 걸어가는 종호의 믿음직한 잔등, 그 드넓은 잔등을 바라보며 송구한 마음을 어쩔 수 없었다. 

그녀의 보름달얼굴에는 믿음직한 아저씨 한분을 모시게 된 것으로 해 감격의 눈물이 즐 끊어진 구슬처럼 주르르 흘러내렸다.  

날이 감에 따라 정기 없던 그녀의 눈에는 새 삶의 빛이 반짝였고 백지장 같은 보름달얼굴에는 삶의 용기가 다시 움트기 시작하였다.

안개 속처럼 헤아리기 어려운게 나영의 막막한 현실이였다.이제 나영은 기자선생님과 어떤 로맨스를 엮게 되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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