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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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해방된 근대의 엉덩이 (김문학)
2010년 10월 02일 09시 32분  조회:25934  추천:39  작성자: 김문학


근대 재발견 100년전 한중일(
20)


해방된
근대의 엉덩이



김문학

 


 

중국 지식인들의 유머스러운 말이 있다. “수천년의 중국 華夏 역사에서 기실 두 종류의 인간밖에 없었다. 타인의 엉덩이를 때리는 인간과 타인에게 엉덩이를 맞는 인간. 民國의 가장 큰 좋은 점은 중국인들의 엉덩이에 자유를 준것이다.

 

손문이 창설한 중화민국(1912 1 1)이라는 아시아 최초의 공화국이 수립되면서 전근대적 인권차별의 지도였던 태형(笞刑)을 폐지한 쾌거에 대한 예찬의 목소리였다.

 

태형은 세계적으로 널리 진행된 형벌의 일종으로서 중국과 한국, 일본에서는 주로 엉덩이나 애들의 종아리를 매질하는것을 통해 육체적고통의 벌을 주는 행위였다.

 

우리 말의매 맞는다”, “매질한다”의매”란 때리는 행위중 사용하는 도구를 가리키는데 주로 곤장, 막대기, 몽둥이, 회초리, 채찍 등이 사용되였다.  매”에 관련된 조선어의 관용구나 속담이 많이 전해지는것 역시 그 매질이 매우 보편적이였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이를테면매 끝에 정이 든다”, “매는 먼저 맞는 놈이 낫다”, “매우에 장사 있나”,“매맞아야 정신차린다”,“매맞은 놈이 발편잠 잔다”… 중국어에도매”와 관련된 속담이 많이 등장하는것은 아시아의 전근대의매”ㅡ형벌이 극심했다는 사회배경을 말해준다.

 

중국의 유명한 고전소설 《수호전》에서 양산박 영웅들의 개개인의 영웅담으로서 관아에 체포된뒤 감옥에서 한결같이 엉치를 노출시켜곤장 100대”의 세례를 받는 장면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거기다 뺨에 죄인의 기호가 새겨지는 굴욕마저 감내해야 한다.

 

이런 매맞는 엉덩이의 장면은 소설의 픽션이 절대 아니다. 명나라때부터 중국을 방문한 서양선교사들의 중국기록에는 이같은 형벌에 관한 대목들이 늘 클로즈업되군 한다. 포르투갈의 선교사 스파르다·클스(1570년대)가 집필한 《중국지()》에는 감옥내 풍경을 생생하게 활사하고있다.

 

(재판에서) 심문이 진행될때, 태형집행인은 한층 더 힘세게 매질하기 위해 물이 담긴 커다란 장독에 댓나무 매를 푹 담구어놓는다. 그사이 관리들은 서로 환담을 나누거나 먹고 마시고는 이쑤시개로 이를 후비면서 희희닥거린다. 매질은 대단히 잔혹하여 그 뜰안은 피자국이 낭자하다. 매질이 끝나면 마치 양을 취급하기라도 하듯 냉혹하게 범인의 한쪽다리를 잡아끌어서 로옥까지 질질 끌어간다.”

 

중국에서는 태형을 속칭타판자(打板子)”라 하며 그 력사적시원은 한나라 문제(文帝)시기인데 고대오형(五刑)”의 일종이다. 댓나무나 나무곤장으로서 허리이하의 엉덩이나 다리를 치는 형별이었다.

 

장장 수천년을 이어온 이 태형은 1911년 청국의 《대청신형률》에 의해 페지를 선포당하고 1912년 손중산의 민국에 의해 철폐당하게 된다.

 

그러나 1914년 여름에 발표된 북양정권의 《徒刑改遣條例》에 의해서 재다시 회복되기도 했다가 또다시 철폐당한다. 그 우여곡절 역시 태형에 대해 애착이 순순이 끊이지 않았을만큼 유구한 전통의 뉴대를 잘 설명하고있다. 중국인에게 있어서 태형철페는 녀성의 전족폐지만큼 근대적 의미를 띄는 상징적근대사상(事像)이다.

 

일본의 태형은 율령(律令)제도의 확립과 함께 당나라의 태형, 장형(杖刑)을 그대로 본따서 행해졌다. 그 형벌이 정비된 때는 대화(大化)개신후 천무천황시대로 추정되며대보, 양로” 두 율령에 태형으로서 칭하게 된다. 에도시대에도 매질하기 50, 백회 하는식으로 중국식을 많이 답습했다. 무사(사무라이)에게는 해당되지 않았으며 명치시대에 이르러 태형, 장형이 철폐되고 그대신징역형”으로 대체된다.

 

  그럼 조선은 어떠했을가?

  조선왕조나 대한제국시기 형법은 명나라의 법전인 《大明律》(1397)과 《경국大典》(1460년이후 《大典通編》으로 개칭)을 그대로 사용했는데 신체형벌 로서 태형을 수용했다.

                                          

그런데 1905년에 근대적벌률형식인 형법대전(刑法大典)이 시행되는데 그 내실은 대명률과 큰 차별이 없었으며 태형도 여전히 보류되였다.

 

  1910년 일본에 의한 합병을 거쳐 1912년 데라우치(寺內)총독에 의해태형령”이 발포되는데 이는 조선인에게만 적용시키는것으로 데라우치의 혹독하고 야만한 통치가 엿보이기도 한다.

 

조선을 식민지로 보호시킨다는 일본의 지배하에 조선인의 인권과 엉덩이는 오히려 여전히 보호받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조선식민통치는 데라우치의 무단통치로부터 문화통치로 전환을 이룩하게 된다. 그것이 사이토(齊藤)총독의 새로운 시정책에 의해 1920 3, 태형은 페지된다. 그 《조선 태형령 페지 령안》은 폐지이유를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다.

 

“…그러나 본 형벌과 같이 육체에 직접적인 고통을 가하는것은 현대문명사상에 의한 형벌의 성질과 어긋날뿐아니라 현재 조선인은 현저하게 향상자각했고 그 민도(民度)가 옛날같지 않기에 태형을 폐지하여 기본형인 징역 또는 벌금으로 임하는것도 형정상 조금도 지장이 없다고 인식한 까닭이다.”

 

일제시기, 중국은 그나마민국”을 형성하면서독립자주”의 국가로 거듭났으나 조선은 여전히 일본의 치하에서 신음해야 했던 비운을 안고있어야 했다. 

 

  근대와 함께 엉덩이는 해방됐지만 민족의 해방은 15년뒤인 1945 8.15광복까지 기다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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