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부터 생겨난 말인지는 딱히 모르지만 《발렌타인데이에는 장미꽃이요 어머니명절엔 카네이션》이란 유행어가 있습니다. 아마 장미꽃은 열렬한 사랑을 상징하기에 연인에게 주는 가장 적합한 선물이고 오래 피는 카네이션은 건강과 장수를 상징하기에 어머니명절에 우선 선택하는 선물이라는 뜻에서 이 유행어가 생겨난 것 같습니다.
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장미꽃에 비하면 카네이션은 외면당하는 편이다》. 뜻인즉 발렌타인데이에 장미꽃을 찾는 사람이 많지만 어머니명절에 카네이션을 찾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얘깁니다.
어머니명절에 즈음해 어머니의 크고 깊은 은혜에 보답하라고 가르치는 불교 경전,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에 나오는 이야기 하나 떠올려 봅니다.
부처님이 어느날 길을 가다가 제자 아난에게 길가의 뼈 무더기를 여자의 뼈와 남자의 뼈로 나누라고 명했다. 아난이 난색을 표하자 부처님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남자의 뼈는 희고 무겁지만 여자는 아기를 한번 낳을 때마다 서말 서되의 피를 흘리고 여덟섬 네말의 젖을 먹여야 하므로 뼈가 검고 가벼우니라”
이어 부처님은 어머니의 은혜로 10가지를 꼽았습니다.
“임신 후 아기를 태 중에 잘 보호해준 은혜,
산고를 겪으며 아기를 낳아준 은혜,
자식을 낳고 나면 모든 고통을 잊어버리는 은혜,
입에 쓴 것은 자신이 먹고 단 것만 자식에게 먹이는 은혜, 마른자리에는 자식을 눕히고 젖은 자리에는 자신이 눕는 은혜, 젖을 물려 키워준 은혜,
손발이 닳도록 깨끗이 씻어준 은혜,
자식이 먼길 떠나면 내내 걱정해주는 은혜,
자식을 위해서라면 나쁜 일도 마다 않는 은혜,
자식을 끝까지 염려하고 사랑해주는 은혜”
그럼 자식들이 어머니에게 드리는 가장 좋은 선물은 무엇이겠습니까? 80고령인 한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머니명절이 따로 없다. 어머니에게 주는 가장 좋은 선물은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너들의 모습이다.》
자기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어머니에게 드리는 가장 좋은 선물이라면 또한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유일한 바람이라면 어머니의 바람을 항상 명기하고 그 바람을 행동에 옮기는 것이 자식으로서 어머니 은혜에 보답하는 현명한 처사기 아니겠습니까.
어머니명절을 맞아 조용히 불러봅니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