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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양절 단상
2013년 10월 12일 20시 04분  조회:3389  추천:1  작성자: 훈이


  음력으로 9월 9일은 중양절입니다. 중양절을 중구절이라고도 합니다. 중양이란 양수가 겹친 날이란 뜻이고 중구란 홀수 9가 중복된다는 의미입니다. 예로부터 중양절은 양수중복일 풍속의 하나로 가을의 정취에 취해 수확의 계절의 풍요로움을 만끽하는 날로 되어 왔습니다. 중국과 한국은 중양절이나 단오, 3월 삼짇날처럼 홀수(양수)가 두 번 겹치는 날을 큰 명절로 여겨 왔습니다. 음력으로 3월 3일인 삼짇날이 제비가 강남에서 날아오는 날이라면 음력으로 9월 9일 중양절은 제비가 도로 강남으로 날아가는 날이라고 합니다.   
중양절의 세시풍속을 보면 이날 가을의 꽃인 국화구경을 하고 중양절 시절음식의 하나인 국화주를 마시며 산에 올라 단풍놀이를 즐기는 풍속이 행해집니다. 중양절에는 또한 추석 때 성묘를 못한 사람들은 조상의 선산을 찾기도 합니다. 중국에서는 한대(汉代)로부터 중양절의 세시풍속이 행해졌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기재에 의하면 당(唐), 송(宋)대 와서는 중양절은 관리들이 휴가를 즐기는 명절로 되었다고 합니다.   

  중양절 세시풍속에는 또한 시주(诗酒)라는 행사가 있습니다. 시주란 술 마시며 시를 주고받는다는 뜻입니다. 시인, 묵객들은 중양절에 술과 음식을 마련해 국화꽃잎을 술잔에 띄워 마시며 시를 주고받으며 즐겼다고 합니다. 이러한 중양절전통은 가을 소풍이나 단풍놀이, 국화구경, 등산으로 지금까지 이어내려 오고 있습니다.
 

  
 옛날에 비해 다른 점이라면 지금의 중양절은 노인절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중양절은 자식들이 부모님께 효도하는 날입니다. 지금 이날이면 부모님들을 모시고 가을소풍을 떠나거나 선물을 들고 부모님들을 찾아가 효도를 보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예로부터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은 사람이 해야 할 일 중에서 으뜸 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효도에 대해 해석이 수없이 많지만 그 많은 해석들을 모두어 보면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은 거창한 일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님께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지 않고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며 마음 편하게 해드리는 것입니다. 단적인 실례로 인터넷에 오른 한 어머니가 맏아들에게 띄운 메일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 어머니는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첫 자식이란 이유하나만으로 제일 많이 사랑했고  또 제일 많이 매로 꾸짖고 혼내준 큰아들이어서 그렇게 한 만큼 기대와 바램도 커, 늘 엄마의 짧은 생각에 기대에 못 미치는 아들을 보는 것 같아 늘 화가 나고 섭섭한 마음뿐이었는데 이제 너도 40세가 되어 가는 한 가정의 아버지요, 남편으로써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대견스럽고 부모에게는 그것만으로도 효자인 셈이다.

  늘 너희 곁에는 이 어미가 있다는 것 염두에 두고 살아가면서 도움의 말이 필요하다면 찾아 주고 이 어미를 소외된 늙은이로 만들지 말아 다오. 하는 일 마다 잘 되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으니까 건강이 우선임을 명심해라. 큰아들에게 엄마가 씀》

 어머니는 편지에서 오히려 자식의 건강에 대해 염려하고 있습니다. 편지에 쓰인 대로 부모님들은 자식이 열심히 살아가는 삶 자체를 세상에 둘도 없는 큰 효도로 보고 있습니다. 다음은 아들이 병환에 계신 아버님에게 보낸 메일입니다.

 《아버님 새벽 1시와 3시 사이 어김없이 아버지의 기침소리가 가족들을 잠에서 깨웁니다. 오늘도  아버님은 잠을 이루지 못하시며 심하게 기침을 하십니다. 언제부턴가 아버님께서는 말을 하기조차 힘들어하십니다.

  아버님 왜 이렇게 힘들어하세요. 언제나 너무 강해 자식들로 하여금 다가설 수 없던 아버지 왜 이리 나약해 지셨나요.

〈남에게 피해주지 말아라〉,〈언제나 건강해라 〉 하시던 나의 아버님, 얼른 자리를 차고 일어나서 예전처럼 무섭던 아버님의 모습을 보여 주세요. 얼른 돌아와 주세요 예전에 무섭던 그 아버지의 모습으로. 사랑합니다 아버님...》

  언젠가는 자식에겐 호랑이 같은 무서운 존재였지만 무섭던 그 옛 모습을 회복하라고 기원하는 자식의 마음에 아버님은 병석에서 일어났을 것입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사실 효도는 대를 이어 내려가기 마련이다. 내가 부모에게 효도를 하면 그것이 은연중 교육이 되어 내 자식이 또한 훗날 나에게 효도를 하게 되는 것이다. 너에게서 나간 것은 너에게로 돌아온다는 말이 있듯이 효도가 바로 그런 윤리이다.

  중양절과 관련해 저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던 효도의 윤리를 새삼스럽게 떠올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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