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쉼터] - 해빛, 달빛, 별빛을 끌어들여라...
2018년 04월 10일 00시 32분  조회:3269  추천:0  작성자: 죽림
젊어서는 東向,
중년엔 南向,
늙어서는 西向집이 좋다
(ZOGLO) 2018년4월8일
[김두규의 國運風水]
 
3월 하순부터 꽃망울을 틔우던 수선화가 시골집 마당 한쪽에서 벌들을 유혹한다. 이 꽃들은 꼭 어디를 바라보는 것 같다. 드물게 동향이나 서향을 하지만 대개는 남향(南向)이다. 이 녀석들도 '남으로 창을 내겠소'라는 시를 애송하는 것일까. 북반구 중위도권인 우리나라의 경우 남향이 쾌적한 햇빛과 달빛을 제공한다.
 
그렇다고 남향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풍수 격언이 있다. '경신(輕身·건강)하려면 좌향(坐向)을 타야 한다. 젊어서는 동향, 어른이 되어서는 남향, 늙어서는 서향집이 좋다.' 청소년들은 이른 아침 동쪽에 솟아오르는 해를 바라보고 그와 같은 기상을 함양해야 한다. 그래서 동향이 좋다. 중년이 되어서는 자녀를 키우고 부모를 모시는 좌우 균형 감각을 갖추어야 한다. 동향과 서향을 아우르는 남향이 좋다. 서산에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황혼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해가 지면 별이 떠오르듯 이승이 끝나면 새로운 저 세상이 있음을 깨닫기에는 서향이 좋다.
 
좌향론은 풍수이론 체계의 하나이다. 좌(坐)는 집이나 무덤이 등을 대는 뒤쪽을 말하고, 향(向)은 마주하는 앞쪽을 말한다. 좌향은 단순한 방향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좌는 뒤쪽 방향으로서 과거·조상을 상징하며, 향은 앞쪽 방향으로서 미래·후손을 의미한다. 당연히 집이나 사옥의 경우 향이 중시된다. 그러한 까닭에 '동서남북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말까지 생겼다. 좋은 향은 좋은 경관을 제공한다. 향의 차이를 규정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빛이다. 햇빛[日光]과 달빛[月光] 그리고 수많은 별빛[星光]이다.
 
김두규 교수의 시골 집 입구에 수선화가 피어 있다. 아래 사진은 경남 함양에 있는 정여창 고택. /김두규 제공·경인문화사
 
단순히 전통 풍수 관념만은 아니다. 2009년 건축계의 노벨상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춤토르(Zumthor)는 '땅과 건물 사이에 형성되는 경관'에서 빛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우주 밖에서 지구까지 오는 빛들(햇빛·달빛·별빛)의 영향을 고려하여 건축하였다. 달빛에 대해서 그는 말한다. "달빛은 조용히 반사하며 일정하며 부드럽다. 달빛을 받아서 만들어진 사물의 그림자는 차이가 미묘하다." 빛을 끌어들이는 방법에 탁월한 혜안을 가진 이가 건축업자 시절의 트럼프 미 대통령이다. 그는 건물 벽면을 다면화(多面化)하여 다양한 향을 확보하게 하였다. 아파트 메인룸(안방)도 창을 최소 두 방향을 확보하게 하여 고객의 마음을 흔들었다.
 
빛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 우리 조상은 줌토르나 트럼프보다 훨씬 전에 그 이치를 깨치고 있었다. 함양의 정여창 고택은 지세상 동향이 맞으나 안채는 남향, 사랑채는 동향으로 하였다. 빛을 어떻게 끌어들일지에 대해 고심한 흔적이다. 숙종 때 장희빈 무덤 자리 선정에 관여했던 지관 오진열은 빛의 미묘한 차이와 그로 인한 영향에 대해 "창밖에 달이 밝으면 방안이 희고, 물가에 꽃이 피면 물속이 붉다(窓外月明窓內白, 水邊花發水中紅)"고 하였다. 창밖에 달빛(햇빛)의 밝기에 따라, 또 계절에 따라 방안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같은 햇빛(그리고 달빛과 별빛)이라도 어디에서 비추는가에 따라 거주하는 사람들이 받은 심리적·생리적 영향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풍수가 말하는 좌향론의 핵심 내용이다. 아파트 가격이나 강남이냐 강북이냐가 집을 규정하지 않는다. 잠시나마 빛(햇빛·달빛·별빛)을 거실과 안방으로 끌어올 수 있게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끌어들이지 못한다면 잠시라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 '거주함'의 의미이다. 우리 조상의 향에 대한 관념은 빛과 경관의 미학이었다. 이에 관한 한 향의 관념을 무시하고 아무 쪽에나 집을 짓는 지금이 틀렸고 과거가 옳았다.

///조선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077 [문단소식] - 늦깎이로 "시 색시"와 장가를 든 박문희시인 2018-03-18 0 3265
2076 [작문써클선생님께] - 스티븐 호킹 <명언> 2018-03-15 0 6397
2075 [그것이 알고싶다] - "커피"와 염소 2018-03-15 0 3892
2074 [쉼터] - 승리하자! 연변팀!... 2018-03-15 0 5297
2073 [그것이 알고싶다] - 점심 식사?... 저녁 메뉴?... 2018-03-14 0 3577
207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고목보호,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13 0 4726
2071 [그것이 알고싶다] - 세상은 참 "아이러니"한 세상 2018-03-12 0 5561
2070 [그것이 알고싶다] - "거사 의사" 아버지와 "눈물 악수" 아들 2018-03-12 0 3879
2069 [그것이 알고싶다] - 페치카 최재형 안중근 의사 권총 구해주다 2018-03-12 0 4121
2068 [그것이 알고싶다] - "최후까지 남자스럽게 싸우라"... 2018-03-12 0 5726
2067 [문단소식] - "기러기"를 안고 동심과 함께 쫑드르르... 2018-03-12 0 3656
206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흑두루미야, 맘껏 놀아라... 2018-03-12 0 6053
206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사향노루 멸종,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12 0 5647
206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북극곰아, 인간이 문제면 문제로다... 2018-03-12 0 5872
2063 [그것이 알고싶다] - 니가 갈래 내가 갈가... 2018-03-11 0 4367
206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갈대 속의 요정" 2018-03-10 0 3239
2061 [그것이 알고싶다] - 안중근 거사 뒤에 숨은 주인공 2018-03-10 0 3932
2060 [문단소식] - 달갑은 "민족문학"상 2018-03-10 0 3435
2059 [동네방네] - 건축은 시(詩)적인 동시에 다기능적이여야... 2018-03-09 0 4907
2058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오직 현재만 있을뿐"... 2018-03-09 0 3445
2057 [동네방네] - 씨줄과 날줄 모두 서로 합쳐야... 2018-03-09 0 5499
2056 [동네방네] - 고향 아버지가 팔간집 이엉을 잇던 때가 그립다... 2018-03-07 0 5811
2055 [록색문학평화주의者]-푸대접 받는 동물들,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07 0 5634
2054 [동네방네] - 도심공원에 웬 불길 "활활"... 2018-03-07 0 5255
2053 [쉼터] - 세계 이색 자연호텔 2018-03-07 0 29034
2052 [회초리] -애완동물 염색, 남의 일 아니다...역시 이는 아니야... 2018-03-06 0 3680
2051 [회초리] - 인재류실, 남의 일 아니다... 그는 "상품"이었다... 2018-03-06 0 5425
2050 [이런저런] - 132년 = 바다로 던진 병 = 세계 가장 = 욕심 2018-03-06 0 5829
2049 [동네방네] - 현대판 여러 종류 "청명상하도" 2018-03-06 0 6485
2048 [쉼터] - "주은래호" 기관차 2018-03-05 0 5672
2047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호랑이 죽음,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05 0 3542
2046 [동네방네] - 한반도 상반대쪽에서 아리랑 울러 퍼지다... 2018-03-05 0 5232
2045 [별의별] - 37년 = "돼지형 주택" 2018-03-04 0 6230
2044 [별의별] - 호랑이 셀가... 곰이 셀가... 2018-03-04 0 5704
204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최후의 한마리",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04 0 6235
2042 [새동네]-김치찌개, 부대찌개, 평양냉면으로 "통일" 먼저 하기 2018-03-04 0 5093
2041 [별의별] - "돼지화가" 2018-03-04 0 3553
204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호랑이들아, 맘껏 뛰여 놀아라.... 2018-03-04 0 5207
2039 [타산지석] - 혼자 놀줄 알아라... 2018-03-04 0 5008
2038 [쉼터] - 귀밝이술 = 귀 밝아지기, 좋은 소식 듣기 2018-03-01 0 4295
‹처음  이전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