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박두진 - 해
2016년 05월 01일 18시 40분  조회:4509  추천:0  작성자: 죽림
▲ 일러스트= 잠산

 

쥐띠 해가 밝았다.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킬 새해가 밝았다. 현대시가 출발한 지 100년이 되는 해가 밝았다. 대통령 당선자는 근심과 탄식의 소리가 멈춘 ‘생생지락(生生之樂)’의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어둠으로 점철된 현대사 속에서 우리 시는 시대의 고통을 살라먹고 ‘청산(靑山)의 해’를 예감하는 첨병의 정신을 놓지 않았다.

‘해’ 하면 떠오르는 시, 그것도 ‘새해’ 하면 떠오르는 시, 현대시에서 드물게 희망으로 충만한 시, 중학교 1학년 교과서에서 읽게 되는 시가 바로 박두진의 ‘해’이다. 1946년에 발표된 이 ‘해’가, 해방을 염원하던 해든 해방의 기쁨을 담은 해든, 솟지 않는 해를 향한 촉구든 솟고 있는 해를 향한 경이든 무슨 상관이랴. 그 해가 여전히, 지금-여기에서, 이글이글 솟구치고 훨훨훨 분방하고 워어이 워어이 불러모으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막 솟는 해처럼, 말의 되풀이는 힘차고 뜻의 개진은 꿋꿋하다. 언어가 어떻게 되풀이되고, 그 되풀이가 어떻게 노래가 되고 주술에 가까워지는가를 보여주는 시다. 

‘씻고’ ‘살라먹는’, 그 세례와 정화에 의해 날마다 생생(生生)하게 새로 뜨는 해. 그 해 아래 시를 살(生)고, 사는(生) 시를 꿈꿔 보는 새벽이다. 삶 속에서 이글이글 솟아나는 예의 그 생생지락(生生之樂)과, 시 속에서 훨훨훨 깃을 치는 시시지락(詩詩之樂)을 꿈꿔 보는 아침이다. 미움과 갈등의 시간을 버리고 강자와 약자가 워어이 워어이 더불어 상생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꿔 보는 새해다.

우리는 이제 달밤에 벌어진 상처, 눈물 같은 골짜기에서 일어난 죄악을 (불)살라 태우고 ‘앳된 얼굴’로 다시 태어날 것이니, 새해야 부디 ‘늬’도 그렇게 솟아라. 세상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의 모든 희망아, ‘늬’도 꼭 그렇게 고운 해처럼 오라. 삼백예순 날의 삶아, ‘앳되고 고운 날’들아, ‘늬’들도 꼭 그렇게만 좋아라. 백년의 백년 내내 낙희낙희(樂喜樂喜)하고 럭키럭키(lucky lucky)하게!
<정끝별시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723 김립 시모음 2016-10-30 0 6089
1722 대만 현대시 흐름 알아보기 2016-10-30 0 4393
1721 구름도 가고 순경도 가고 남은건 나와 나의 그림자와... 2016-10-30 0 3513
1720 대만 모더니즘 선도자 - 예웨이롄 2016-10-30 0 3701
1719 대만 녀성시인 - 옌아이린(옌艾琳) 2016-10-30 0 3787
1718 대만 시인 - 余光中 2016-10-30 0 4031
1717 나를 오리신고는 침선으로 나를 꿰매셨다... 2016-10-30 0 3597
1716 "동주" - 그는 가깝고 그리운 한 사람이다... 2016-10-29 0 4309
1715 5 + 7 + 5 = 17 2016-10-28 0 4360
1714 깨여나보니 유명해져 있었다... 2016-10-28 0 4257
1713 ...바로 탐욕이다... 2016-10-28 0 3975
1712 새들은 왜 록색별을 떠나야만 하는가... 2016-10-28 0 3918
1711 우리가 언젠가는 "사막의 꽃뱀"이 될지도 모른다... 2016-10-28 0 4007
1710 어느 날 페허 잔해속에서 원자로 화석을 발굴하라... 2016-10-28 0 4482
1709 詩人은 생태학적 상상력으로 저항하라... 2016-10-28 0 4204
1708 詩는 희곡을 "언어예술의 집"으로 건축하는 벽돌이다... 2016-10-28 0 3599
1707 詩와 비평은 쌍두마차이다... 2016-10-28 0 3994
1706 비평가의 詩, 詩人의 비평,- 립장을 바꿔보다... 2016-10-28 0 3482
1705 詩란 "내가 나의 감옥"에서 뛰쳐나가기이다... 2016-10-28 0 4581
1704 詩란 유일무이한 그릇에 유일무이하게 헌것을 새롭게 담는것... 2016-10-28 0 3753
1703 "시를 읽지 않는 사람들"도 사랑하는 시인 -니자르 카바니 2016-10-28 0 4153
1702 아랍의 詩는 손가락에서 흘러나오는 눈물... 2016-10-28 0 4915
1701 詩적 상상력을 중첩, 확대하는것은 실체(체험)를 바탕하기... 2016-10-27 0 4218
1700 현대시의 난해한 벽을 허물어보기 2016-10-26 0 4368
1699 불온한 상상력들이 광란의 춤사위에 나으다 2016-10-26 0 4197
1698 눈뿌리가 아플 정도의 포스터모더니즘의 한계 2016-10-26 0 4143
1697 무엇인지를 리해하는 문제는 언어가 무엇인지를 리해하는 문제와 련관된다... 2016-10-26 0 4913
1696 즐거움의 순간과 죽음의 망령은 삶의 련속이다... 2016-10-25 0 4458
1695 詩적 상상력을 구사하는 방법 2016-10-25 0 4208
1694 詩 같은 수필, 수필 같은 시를 쓰라... 2016-10-25 1 4113
1693 詩란 태음신과 같은 현무(玄武)로서 시첩(詩帖)속에 잘 가두기를... 2016-10-23 0 4193
1692 詩어는 꽃잎에 닿자 나비, 꿀벌이 되다... 2016-10-21 0 4010
1691 詩리론은 하나의 울타리로서 늘 시인을 괴곱게 한다... 2016-10-21 0 4964
1690 詩여, 독침이 되라... 2016-10-21 0 4066
1689 詩의 첫행은 시인과 독자가 만나는 최초의 순간이다... 2016-10-21 0 4293
1688 한국 현대시사 최초의 선시리론자 - 김종한 2016-10-21 0 4297
1687 냄새가 나는 "조감도"(鳥瞰圖)냐, "오감도(烏瞰圖)냐... 2016-10-21 0 4542
1686 다시 떠올리는 정지용 시모음 2016-10-21 0 3913
1685 훌륭한 詩란 뼈를 저미는 고통의 작업에서 빚어진다... 2016-10-21 0 4470
1684 詩作에서 "창조적 변용"아냐, "몰상식적 표절"이냐가 문제면 문제 2016-10-20 0 5203
‹처음  이전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