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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기존안에 가두려는것 폭력? 전통시는 死亡?
2016년 01월 21일 05시 08분  조회:4121  추천:0  작성자: 죽림

“…문학도 기준 안에 가두려는 건 폭력”

 

■ 대구 미래파 시인의 ‘詩를 위한 변명’…여정·김사람·김하늘 그룹 인터뷰
스스로 ‘외행성 계열의 시인’으로 불리길 좋아하는 지역 대표적 미래파 시인인 김사람·김하늘·여정씨(왼쪽부터). 스스로 ‘나쁜 시인’이라는 김하늘 시인은 사진촬영 때 정면을 거부하고 뒤돌아서버렸다.
 
2005년 ‘제2의 이상’으로 불리는 젊은 시인이 등장했다. 황병승이다.

‘하늘의 뜨거운 꼭짓점이 불을 뿜는 정오/ 도마뱀은 쓴다/ 찢고 또 쓴다/ (악수하고 싶은데 그댈 만지고 싶은데 내 손은 숲 속에 있어)/ 양산을 팽개치며 쓰러지는 저 늙은 여인에게도/ 쇠줄을 끌며 불 속으로 달아나는 개에게도 (하략)’

해석 자체가 대략난감한 그의 첫 시집 ‘여장남자 시코쿠’(문학과지성사 간행). 한국시의 전형으로 여겨진 서정성을 과감하게 버렸다. 시의 화자와 주인공이 다르고, 주인공이 여러 명일 때도 있다. 인디음악, B급영화, 퀴어(성적 소수자) 담론까지 비주류의 모티브까지 섞었다. 이 난해한 시집은 무려 5쇄를 돌파했고 얼마 전 복간됐다. 김춘수 시인의 ‘무의미시’, 80년대 황지우·이산하·박남철·장정일 시인 등이 주도한 ‘해체시’보다 더 난해했다. 황병승은 미래파 시의 돌풍을 일으켰고 현재 국내 젊은 시인들의 시풍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해불가한 난해시는 시가 아니라는 ‘극서정시파’(문학평론가에서 시인으로 변신한 최동호씨 등이 주창)가 그들을 무시하고 있다. 오세영 시인(서울대 명예교수)도 마찬가지다.

지난 토요일 남구 대명동의 한 카페에서 지역의 대표적 미래파 시인으로 불리는 여정·김사람·김하늘씨와 그룹 인터뷰를 벌였다. 그들이 그려가는 미래파시의 속내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여정은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김사람은 2008년 ‘리토피아’, 김하늘은 2012년 ‘시와반시’로 등단했다.

▶여정= 독자가 좋아하는 시와 시인들이 좋아하는 건 확연히 다르다. 일반인은 가슴 따뜻하고 힘든 일상을 위로해주는 힐링적인 시를 원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시와는 거리가 있다.

▶하늘= 나는 나쁜 시, 부조화하고 은밀한 걸 좋아한다. 시인이 되기 전 내가 읽은 시집은 기형도의 ‘입속의 검은 잎’뿐이다. 솔직히 예전의 가슴 절절한 서정시는 전혀 와닿지 않고 시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삶이 달달하냐. 무지 쓰다. 그러니 더 쓴 시가 필요하다. 그게 미래파시다. 쉽고 달달하자는 것, 거래하자는 건가.

▶사람= 시단이 획일화를 강요한다. 힐링이라고 하면 다들 힐링만 얘기한다. 국정교과서처럼 ‘국정시’를 만들 건가. 모든 게 존재하는 세상이고 그 모든 게 다 의미가 있다. 기준 안으로 몰아넣으려고 하는 건 개인에 대한 폭력이다. 문학도 마찬가지다. 내 시는 모든 종류의 폭력에 대한 저항이다. 세계의 모든 경계는 폭력이며 그것이 나를 구속한다. 그래서 삶은 슬프다. 과거와 현재의 경계, 현재와 미래의 경계. 땅과 하늘, 이곳과 저곳, 내면과 외면, 육체와 영혼, 삶과 죽음의 경계로 우리는 유리되고, 소외되고, 죽는다. 내 시는 태초로의 귀환이다.

▶여정= 개인적으로 좋은 시일수록 독자를 생각하지 않아야 된다. 작가 중심일 때 자기와 세계의 가장 깊은 부분으로 갈 수 있다. 대중, 권력, 유명세 등이 개입되면 작가정신이 변질된다. 그것과 거리를 두고 내면으로 파고들면 시문화는 더욱 튼튼해진다.

▶하늘= 나는 독자와 시단으로부터 소외되어도 상관없다. 주목보다 나를 찾고 싶다. 개인이 사회를 다 바꿀 수 없다. 그러니 내 맘껏 쓴다. 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다. 내 방식으로 살겠다.

▶사람= 쉬운 시를 외치는 사람일수록 검증받은 고전조차 단지 난해하다는 이유로 읽지 않는다. 이들은 편하고 쉬운 데 익숙하다. 자본주의의 폐해일 수 있다.

▶여정= 자꾸 기성시인은 서정시파, 젊은 시인은 미래파로 양분하려고 한다. 미래파도 얼마나 세분화되고 있는가를 더 알려주어야 한다.

▶사람= 사람들은 너무 빨리 이해하고 싶어 한다. 음미할 여유가 없다. 그래도 시인데 어떻게 보자마자 이해가 되나. 괜찮은 독립영화도 몇 번 봐야 비로소 감독의 의도를 겨우 알 수 있다. 존재보다는 소유, 소유보다는 소비에 길들여진 세상이다. 편리병에 걸린 탓이다. 그러니 뭣하러 시집을 읽겠나. 시는 기존 질서에 대한 언어배열이 아니다. 질서를 파괴하려고 한다. 그러니 어렵다.

▶하늘= 서정파는 자연과 사람 속에서 잘 놀았다. 나는 인간이 얼마나 음습하고 우울하고 비자연적이고 반자연적이고 반감성적이고 유령적인가를 까발리고 싶다.

▶사람= 많은 시인들이 누구 눈치만 보는 것 같다. 뭘 위한 눈치인가. 그러니 다 비슷한 시만 쓰지.

▶여정= 시인과 시는 구분해서 봐줘야 할 것 같다.

▶사람= 구분해선 곤란하다. 최소한 같아져야 하고 시인은 거의 같아져야 된다고 본다. 시만 잘 쓰면 괜찮은 사람처럼 봐줘선 안된다. 친일을 했고 독재 미화를 한 미당 서정주 시가 교과서에서 빠지는 건 당연하다. 문학적으로 뛰어나다는 게 뭐가 그렇게 대단한가.

▶하늘= 난 예술 이전에 삶이 우선이라고 본다. 정직하고 솔직하고 강직해야 한다. 내가 삶이고 그 삶이 언어를 뱉어낸다. 그 언어가 갑자기 하나의 사람이 되고 행동하고 생각을 하게 된다. 잘못 산 시는 설 자리가 없다.

▶여정= 미래파시를 이해 못하겠다고 하는데 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했을 때 가요계는 ‘도무지 이해 못하겠다’ ‘저건 노래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기림은 이상의 ‘오감도’ 때문에 조선문단이 난해시 파장에 휩싸이자 ‘시는 태생적으로 난해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서정은 농경사회의 산물인지도 모른다. 산업시대 때 이성파 시인이 등장하고 지금은 혼성모방·이종교배가 난무하는 ‘모바일세상’이다. 클릭 한 번으로 모든 곳으로 갈 수 있고 모든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감성보다 감각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감성파가 감각파를 이해 못하는 것, 그건 다시 말해 ‘미래파시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요즘 젊은 시인은 ‘공감각지성’으로 시를 적는다. 지금은 이미지와 영상이 활자를 능가한다. 어쩜 전통적 의미의 시는 사망했는지도 모른다. 새로운 시가 태어나야 한다. 그게 미래파시다. 서정파 시절에는 경험이 거의 같다. 하지만 지금은 제각각이다. 하나로 통합할 수도 없다. 예전에는 커피란 상품에 주목하지만 지금은 수천만 가지로 파생되는 커피 브랜드에 치중한다. 스마트폰은 시간과 공간을 뒤섞어버렸다. 젊은 시인들은 이것에 반응하고 대응할 수밖에 없다. 미래파도 능동파와 수동파로 나뉜다. 98년 난 ‘자모의 검’으로 신춘문예를 통과했다. 그땐 새로운 미래파였는데 이제는 나도 ‘늙은 미래파’다.

김사람의 시보다 김하늘이의 시는 더 새롭다. 이들의 시는 논리적 연관성으로 풀 수 없다. 현실과 꿈이 다중인격적으로 휙휙 날아다닌다. 김경주 시인은 프랑켄슈타인 같은 문장, 권혁웅 시인은 계보·지도학적으로 무장했다. 김하늘은 ‘다중입체적 표현주의 미래파’로 볼 수 있다. 자연현상, 이념, 사회적 이슈, 남북통일 이런 담론은 그녀의 시에 아무런 영향을 못 준다. 제발, 우리한테 쉬운 걸 강요 말라.


진행·정리·사진=이춘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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