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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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체험하는 異文化의 時空 (김문학)
2010년 09월 23일 09시 57분  조회:4771  추천:26  작성자: 김문학

《신조선족》월경론

34.체험하는 異文化의 時空


김문학


異文化理解의 가장 효과적인 方法은 그것을 體驗하는것이다.

옛날과 달리 외국이나 국내 이동, 여행이 日常化된 현재, 우리는 아마 아래와 같은 체험을 늘 겪었을것이다. 일테면 며칠간 외국 또는 중국의 남방에 여행이나 출장갔다 고향으로 귀가했다고 하자. 그런데자기 집도 時差나 空間적 차이로 생기는 모종의 생소감같은 부적응성 반응이 나타날때가 많다.

같은 맥락에서 수년간 외국에 체류해 있다가 귀국하면 역시 크나큰 부적응 반응이 수시로 생긴다. 자신이 익숙해있던 자기 나라 문화나 환경이 어느새 “他文化”로 돼있는것이다.

“여기가 분명 내가 살았던 그렇게 친숙하다고 생각했던 내고향 맞아?”하면서 꼭 홀가분만한것은 아니다. 오히려 장기간 체류했던 타향이나 외국이 더 익숙한 자신의 고향 또는 나라로 낙인되는것이다.

필자 자신도 중국에 돌아가면 이미 또 하나의 이문화공간이 되어 그 이문화를 만끽하는 재미가 있다. 중국에서 노점시장 특히 야시장이라 불리는 그런곳에서 필자는 이국적 정취, 엑조틱을 느껴 몹시 滿悅한다. 대도시의 일주에서 전개되는 야시장에서 19세기말기적인 전근대와 21세기의 근대문화가 회립하는 교차로적, 용광로적인 양상은 언제 보아도 마냥 즐겁다. 그 다이내믹한 활력을 통해 필자는 중국 다수 기층인들의 억세고 근면한 생활력에 경이감을 느끼군 한다.

그리고 그속에는 분명 일본에서는 박물관에나 남아있음직한 도구나 기물들, “원생적 야생적 思考”라고 구조주의 인류학자 레브 • 스토레스가 지칭했던 민초들의 독자적 생존원리와 세계관 같은 요소들이 혼재해 있었다.

한국에 가서 장기간 체류했던 신조선족들도 중국에 귀국했다가 적응을 못하여 다시 한국을 찾아가는 케이스는 또 하나 붐에서 낳은 출국붐이기도 하지 않은가.

“이문화체험”으로 말하자면 일종의 “경계적”시간과 공간을 체험하는것이다. 이문화자체가 “경계적”인 까닭에 그속에 들어가서 숨쉬고 일하고 사는것은 그 경계적 시간, 공간을 사는 얘기가 된다.

왜냐면 이문화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같은 “시간”이긴 하지만, 자신이 여직껏 속해있던 시간과는 다른 “시간”이며, 그 공간 역시 더 말할 나위없이 이질된 공간이기때문이다.

문화인류학에서 이런것을 “경계적 시간, 공간”이라 지칭하며, 이문화속에서 시공을 헤염치면서 자기 문화가 아닌 다른 문화의 시간 공간을 실체험하게 된다.

이문화의 공간이란 개념은 이해하기 쉽다. 민족, 언어, 종교, 습속 등 문화가 다른 나라. 집단사회의 공간은 당연히 이질공간이기때문이다.

그런데 이문화 시간이 다르다고 하면 좀 고개를 갸웃들거리는 대목일것이다. 다같은 시간인데 어디가 이질적이냐는 의문이 앞선다.

그러나 세계에는 근대적 의미의 “시간관념”이 아닌 각자의 사회전통적 시간도 존재한다. 고대 그리스나 중국에도 지금의 시간관념과 이질된 사고가 있었으며 오늘의 일본에도 서양일력이 아닌 “皇紀X千年”하는 시간관이 엄연히 존재한다.

현존하는 일본의 원호, 일테면 平成,昭和,大正,明治하는것은 明治이후 일본은 시간을 天皇의 재위기간으로 획을 긋는 사고가 있었기때문이다. 필자는 그 원호연대(元號年代)를 잘 몰라서 헷갈릴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런것들은 근대적 시간과는 이질된 일본 특유의 독자적 상징적 시간관념이라는 문화를 노정하고 있다. 이 독자적 文化속에는 흔히 그나라 독특한 문화가 슴배어있기때문에 그것을 이해하는것은 아주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일본에서 실제적으로 체험하지 않으면 일본의 이같은 시간문화를 터득하기에는 쉽지 않을것이다.

시간과 함께 공간으로서의 “이문화체험”은 중요하다. 더우기 오늘날 21세기와 같이 인간, 물건, 정보, 금전이 수시로 이동하는 글러벌세계속에서 이문화공간으로 들어가는것(관광, 여행, 회의, 장단기간 체류, 유학, 취직, 이민, 망명)등이 용이한 시점에서 그어떤 서책이나 인터넷 정보나 지견보다도 실체험만큼 유효한것은 없을것이다.

시야, 사고방식에서 우선 체험과 미체험에서 생기는 갭은 엄청나다. 내가 최초로 일본에 왔을때 일본에 대한 체험담이나 인상담을 국내 친지들에게 들려주면 그중에는 이해자도 있었지만 “이 양반이 일본만 높이 추켜올리고 중국은 폄하시키냐”는 식으로 수용하지 않았다.

필자가 발표했던 비교문화론적인 한국문화론이나 「조선족개조론」같은 논조에 대해 한국에나 조선족의 식자나 대중들은 거이 미체험에서 오는 무지와 편견에서 오는 반발이 많았다. 그들이 이미지속에 각인된 고정된 일본표상(허구적인 요소가 많음)을 무기로 필자에게 오히려 “황국사관”이니 “일본예찬”이니 하는 수없이도 많은 편견의 렛벨을 필자에게 붙인것이다. 특히 연변 조선족 일부 소수의 지식인의 그런 편향적인 “무지”의 일본지식에 필자는 페구할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흥미로운것은 일본 실체험이 있게 된 대중들이 오히려 일본문화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있으며 그뒤 필자에게 “그때 당신이 말하던 일본론을 이제 일본에서 실제로 보면서 알았다”고들 이구동성으로 찬동을 표한다.

대중들의 해외 문화체험이 오히려 진부한 지식인의 고리타분한 답습적 인식보다 월등 우수하다는것을 필자는 신조선의 탄생을 통해서 더 실감하게 되었다.

신조선족이 해외에서의 다양한 이문화의 시공간적 체험은 이제 우리 조선족에게 새로운 혈액요소로 되어 되돌아 올것이다. 지금부터 좀더 이 실혈액을 소중히 하는것이 바람직한것이라고 필자는 권장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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