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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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녀성의 발,전족에서 천족으로
2014년 08월 12일 08시 40분  조회:4867  추천:23  작성자: 김문학
근대 재발견 100년전 한중일(68)

녀성의 발,전족에서 천족으로
  
김문학         


  

  청일갑오전쟁의 영향으로 청국에서는 강유위, 량계초가 리드한 무술유신이 1898년에 일어나면서 청국녀성의 전족(纏足)을 푸는 운동이 녀자교육의 선진(先陳)을 이루었다. 청국의 최고 실력자 서태후는 1902년 유신변법파들이 창도한 일련의 교육을 실시하면서 만주인과 한족인의 통혼허가와 더불어 녀성의 전족금지령을 내려 수백년동안 전래한 기습(奇習)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사실은 전족금지령이 하달된후 진정으로 전족습속이 자취를 감춘 때는 민국시대에 들어서서였다. 중화민국(1912년)이 최초로 중국의 풍속개혁을 한것이라면 남성의 머리에서 그 길게 내리뜨린 변발이 자취를 감추는것이며 녀성의 발이 전족에서 풀려 천족(天足), 자연의 발로 해방되는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1931년까지 산서성, 호북성 일부에는 전족의 기습이 남아있었다고 하니 그 수세기에 걸친 전통의속의 완고한 힘을 짐작할수 있으리라.

  전족이란 전근대적 풍속의 하나로서 “신체가공”의 기습의 하나였다. 전족은 인류사상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도 류례를 찾아볼수 없는 공전절후의 기습이며 “인체개조수술”이였다.

  그럼 그것은 대체 어떤 내용이였을가? 일본의 중국학자 오카모토 류조(岡本隆三)의 《전족이야기》에 따르면 3, 4살의 유녀의 발을 헝겊으로 꽁꽁 싸매 발이 결국 10센치정도로 발육을 정지시키는 인공술이였다. 그 기술에 대해 이렇게 묘사하고있다. “엄지발가락을 제외한 두번째 발가락이하를 끌어당겨 똑똑 소리나게 한다음 끓인 열탕으로 따뜻하게 데워지는 사이에 발밑꿉쪽으로 접는다...긴 천쪼각 끝을 발 왼쪽의 안쪽 복사뼈의 앞쪽에 갖다대고 엄지발가락쪽으로 늘려 경사지게 돌려서 발등, 발등좌측에서 경사지게 감는다. 네발가락을 발밑굽으로 잘 굽혀서 비틀어주고 우측에서 발바닥 장심으로 옮긴다. 그런 다음에 좌측 발등에 감아올리고 우측으로 옮겨간것을 발뒤측의 우측에서 좌측으로 감아서 곧추 엄지발가락으로 향한다…”

  복잡한 기술과 함께 너무나 잔혹한 인공시술이였다. 쉽게 말하여 발육기에 있는 어린 녀자아이의 지골(趾骨)과 중족골(中足骨)을 발바닥쪽으로 굽혀놓고 긴 천으로 칭칭 싸매여 발육을 중지시키는 잔인한 풍습이였다. 그리고는 작은 신을 신겨 인공적으로 기형의 발을 만들어버린다.

  중국을 대표하는 양귀비와 조비연의 신사이즈가 10센치도 안되였다니 중국녀성들이 전족을 만들기 위해 당한 고통은 어찌 “소족 일쌍, 눈물 한통”에 그쳤으랴.

  전족의 기원설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5대, 송조초기 예기(藝妓)들사이에서 시작하여 상류계층에 류행하여 남송에 이르러서는 일반 서민에게도 널리 정착된다고 한다.

  하다면 이 잔인한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전족이 오래동안 중국녀성들사이에서 류행된 리유는 어디에 있을가?

  그 사상적배경으로서 송대 유학(儒學)이 녀성의 정절을 장려한것이 지적된다.

  그리고 이렇듯 중국의 녀성신체를 병신, 기형으로 가공하면서까지 금련을 선호했던 배경에는 또 하나의 지대한 리유가 있었다. 즉 그것은 중국 남성의 호색문화와 련결돼있다. 말하자면 중국 남성의 에로티시즘을 위해 성적능력 개발에 끊임없이 리용돼왔으며 남성의 성적도구로 변신했던것이다.

  즉 고대 규방에서 녀성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쾌락과 탐미에 빠지기 위한 목적에서 전족이 비롯되였다고 한다. 남성들에게 전족은 녀성의 특징과 직결되였다. 깜찍한 발바닥에 옴폭 패인 자리는 마치 녀성의 치부와 같았으며 남성은 그 구멍사이로 섹스까지 하면서 음락의 극치로 치달았다.

  《검진완련기(玩蓮記)》에 의하면 한쌍의 섬족(纖足)엔 녀성의 전신의 미(美)가 집대성되였다고 한다. “백설의 피부, 반달눈섭같이 수미하며 옥지(玉指)의 뾰족함, 유방의 봉긋함, 입같이 작음, 입술의 붉음, 그리고 녀성기의 은밀함도 겸비하고있을뿐만아니라 그 냄새 또한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밑의 향기보다 그윽하고 땀냄새보다 향긋하다.”

  더우기 전족은 하이힐을 신은것과 같이 혹은 발레니나가 토슈즈를 신은것과 같이 녀성의 사타구니근육을 발달시켜 국부의 신축성을 활성화시켜줌으로써 성교시 남자의 짜릿한 쾌감을 증강시켜주는 묘미를 갖고있다고 한다. 하여 생리적으로만이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남녀의 심리적 신비감을 소산시키고 성감을 높여준다고도 한다.

  전족은 금련이란 애칭을 갖기도 했으며 청나라의 방현(方絢)이 저술한 《금련품조(薪蓮品藻)》라는 기서(奇書)를 보면 금련을  “5식 9품”으로 우렬을 품평했다. 또한 금련은 다음 9개 장소에 있을 때 그 아름다움이 두드러진다고 기술했다. 즉 (1) 손바닥우 (2) 어깨우 (3) 그네우 (4) 이불속 (5) 등불아래 (6) 설중(雪中) (7) 주렴아래 (8) 병풍아래 (9) 울바자아래. 흥미로운것은 전족녀성들은 금련을 남성을 유혹하는 도구로 삼았다는것이다. 고대 녀성들은 사모하는 남성을 유혹하기 위해 조그마한 3촌금련을 일부러 내보이기도 하고 내흔들기도 했다. 요란스레 추파를 던지거나 엉덩이를 흔드는것보다 섬세한 발 하나로 유혹력은 지대했다고 한다.

  그면이 중국 고전소설에 늘 성적소재로 등장하는것, 이를테면 《금병매》, 《수호전》에도 금련이 사랑을 맺어주는 매개로 또는 성적쾌락의 도구로 리용되는 에로틱한 장면이 많이 보인다.

  전족이 수세기동안 중국 남녀의 사랑을 받으며 유전해온 배경에는 남존녀비사상과 함께 에로스의 개발이라는 면도 숨겨져있었던것이다.
  오스트랄리아의 저널리스트 버쳇트가 신중국 성립후에 쓴 《전족에서 해방된 중국》이란 책이 있다. 말그대로 전족에서 해방된 중국의 녀성은 발에서도, 사상에서도 해방을 맞게 되는것이다.

  100년전 류행을 따른 신녀성과 기녀들이 전족을 풀기 시작하여 전족은 차츰 자취를 감춘다.

  그러나 새시대 녀성들 발에는 또 “하이힐”이란 근대 “전족”이 기다리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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