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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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
2005년 08월 26일 00시 00분  조회:4064  추천:64  작성자: 우상렬
애완동물

애완동물 키우는 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란다. 좀 먹고 살만 하면 애완동물이란다. 요새 중국도 좀 먹고 살만 하니까 너도나도 애완동물.

짱~짜-짜- 애완동물 만화경→날아다니는 새로부터 땅위의 개, 돼지, 거미, 땅속의 쥐, 뱀, 물속의 고기, 그리고 땅속, 땅위, 물속을 아우르는 개구리, 두꺼비... 실로 이 세상 모든 동물이 애완동물로 되는 듯 하다. 역사는 돌고 도는가, 역사의 아이러니. 언젠가는 인간들이 먹을 것은 다 잡아먹고 해로운 것은 다 잡아 죽이지 않았던가? 그래서 씨종자 마른 동물들도 적지 않았지. 그런데 이제는 곱다고 싸돌고 지랄을 하니 알고도 모를 얄궂은 사람들의 마음. 곱게 보아 별 볼일 없는 현대인간들, 각양각색의 애완동물을 통하여 나름대로의 다양한 취미와 개성을 선보인다고 하겠다.

애완동물 키우는 심리투시☞
사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동물을 좋아하게 생겨 먹었다. 옛날 어리석은 인간은 자기와 가장 닮은 동물들을 조상으로 삼았다. 이것이 토템이란 것이다. 그래서 동물에 대한 친연성은 개화되고 똑똑해진 현대에 있어서도 인간의 무의식속에 남아 자기도 모르게 동물에게 친밀감을 나타내게 한다. 여기에 만물평등, 衆生平等에 윤회설을 풀이하는 불교신앙이 가미될 때는 그 도가 더 해진다.

거창한 의미에서의 사명감. 멸종되고 씨종자가 말려가는 동물들, 보기에 애처롭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분, 먹이사슬의 한 고리일 때 이런 동물들의 멸종은 생태평형을 깨고 생태환경을 파괴하여 결국 인간에게 해가 되어 돌아온다. 그래서 진정한 의미에서 동물보호운동, 생태환경보호운동을 펼치는 거룩한 분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현대인간들의 비극을 나타낸다. 현대인간은 외롭다. 너무 똑똑하다보니 자기 주의주장만 내세우고 자기 개성만 고집하다 보니 남하고 어울리지 못하고 언제나 혼자로 남는다. 시집장가 못 간 많은 善男善女, 아니 孤男孤女들은 그 전형적인 보기. 瞬時萬變하는 현대사회에 세대간의 차이, 이른바 代溝, 그리고 핵가족은 노령화사회의 노인들을 영원한 외로운 존재로 만든다. 애완동물은 현대 孤男孤女나 만년의 노인들의 외로움의 상징. 현대는 인간지간의 신뢰, 情義를 그 어느 때보다도 따지면서도 못 믿을 것은 바로 인간. 인간지간에 불신의 장벽은 날이 가면 갈수록 더 두터워지는 듯 하다. 그래서 인간에 대한 믿음을 동물에 대한 믿음으로 바꾼다. 사람은 배반하지만 동물은 배반하지 않는다는 옛 신조를 굳건히 믿으면서. 그리고 현대는 이래저래 불안하다. 이 불안을 애완동물에 대한 집착으로 잊어버리려 한다. 애완동물 매니아가 되면 이 세상에 애완동물밖에 안보이니깐.

현대인간들의 허영심리를 만족 받는다. 무슨 애완동물을 키우면 다른 사람은 다 바빠도 내만은 여유로운 듯함을 나타내며 다른 사람은 먹고 살기 바쁜데 나만은 일 안하고 놀아도 먹을 것이 절로 생기는 귀족인 듯한 착각에 사로잡히며 지대한 허영만족을 받는다.
... ... ...

그런데 현대사회에서 애완동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해프닝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마치 연인이나 부부나 되듯이 껴안고 자기. 애를 못 낳는 부부가 마치 자기 아이를 키우듯이 키우는 것. 우유 먹이고 꼬까옷 입히고 놀이감 사주고 자장가 불러주고 금이야 옥이야... 애완동물이 아파하면 같이 아파하고 죽으면 마치 자기 부모나 죽은 듯이 울고불고 무덤을 만들고 명복을 빌며 야단을 피우기. 그래서 어떤 애완동물보다 못한 신세의 사나이 광고를 냈단다. 귀부인님, 나는 그대가 요구하는 모든 애완동물이 되고도 남으니 나를 데리다 키우세요. 나는 말하는 애완동물!하고. 一言蔽之하면 사람처럼 키우기. 한국의「동물농장」TV프로그램을 보라. 그 많은 종류의 애완견(때로는 돼지 같은 것도 있음)들을 멀쩡한 아파트에서 키운다. 그들은 아파트를 저 들판의 농장으로 착각하고 있는 듯 하다. 한국의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제 집이 없어서 아우성인데 그래 이거 말이 되냐 말이다. 그들은 한술 더 떠 그 개새끼들한데 꼬까옷을 입히고 사람 말을 시키고 사람 흉내를 내게 하고 사람처럼 먹고 싸도록 하기에 바쁘다 바뻐. 그 개새끼들 불쌍도 하다. 개는 개처럼 털이 부스스하고 컹컹 짖고 아무데나 똥을 싸야 행복하겠는데... 그런데 개는 개라 아무리 털을 깎아주고 씻어주고 해도 개털은 부스스해지기 마련이고 아무리 짖지 말라 해도 짖기 마련이고 아무리 아무데나 똥을 싸지 말라 해도 싸기 마련이다. 그러면 그들은 안타까운 나머지 돌연발색하고 괜히 사람들한테 신경질이다. 나는 그들이 바보처럼 느껴졌다. 나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피익 나왔다. 언젠가 한번 나는 내 친구놈하고 대판 싸움이 붙었다. 그 친구 역시 개매니아가 될 정도로 애완견을 안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밖에 비가 구질구질 내리는 지라 나도 모르게 고 강아지새끼 고아먹었으면 좋겠다고 한마디 내뱉었다. 그랬더니 이런 천둥벼락이라구야, 그 친구 붉으락 푸르락 두 팔 걷고 나한테 달려들었다. 그때 나는 정말 개처럼 잘 달아나서 망정이지 그렇지 못했더라면 오늘 여기 앉아 이 글도 못 쓸 것이다. 그래도 우리 동양종자들은 서양종자들에 비해 개는 개처럼 키우는 편이다. 애초에 야생개가 크다고 유전자를 조종하여 고만조만한 애완견들을 생산해낸 것도 그들이니 말이다. 그리고 씨종자를 마구 뿌려댈가봐 애초에 거세를 해버리거나 컹컹 짖는 것이 듣기 싫다고 아예 성대수술을 하거나 할퀴고 찢고 한다고 발톱을 다 뽑아내기도 한다. 이래가지고도 동물보호니 생태환경보호의 선구자인양 애완견을 안고 다니는 데는 실로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자아풍자다. 이것은 동물학대다. 이런 사람들이 희한한 동물고기까지도 희한하게 다 먹으면서도 1988년 한국에서 올림픽을 한다니깐 ‘개고기먹’는 소동의 개판을 벌리니 실로 개판이 아닐 수 없다. 거창한 논의로는 문화제국주의, 문화침략주의가 되겠다. 정말정말 ‘오래 살다보니’ 별 일 다 보게 되는 해괴망칙한 일들이네. 빨리 죽어야지!

동물은 동물이다. 애완동물도 동물이다. 그러니 동물처럼 키워야지 사람처럼 키워서는 안 된다. 사람처럼 키우는 애완동물은 동물학대적 변태다. 그것은 愛玩이라는 말 자체에서 알 수 있듯이 지극히 일방적인 인간의 자아중심적이고 독선적인 다른 한 표현에 다름 아니다. 이렇게 동물을 사랑하고 보호하느니 ‘잃어버린 우리 미미 찾아주세요...’할 것이 아니고 미아들을 찾아 나서고 오갈 데 없는 노인들 한분이라도 더 찾아봐라! 애완동물들의 먹이를 사들이고 옷을 입힐 것이 아니고 저 태국과 라오스사이 오갈 데 없는 몽족난민이나 아프리카의 기아에 허덕이는 난민들을 돌봐라! 그러면 천당에 가느니라! 믿습니까? 믿습니다. OK!

사실 전통적으로 한민족은 개는 개처럼, 동물은 동물처럼 키워왔다. 무슨 애완견이요, 애완동물이요 하는 궁색은 요 그간에 분 ‘양놈’들 바람 때문이다. 똥개, 사람이 먹다 남은 것이든 사람의 똥이든 아무거나 먹고 제멋대로 뛰어다니면서 무럭무럭 잘만 자라기. 개에게 절대의 자유를 준다. 클 대로 커서 다 크면 안스러워나마 잡아먹기. 물론 그 새끼는 받아놓고. 그러면 개는 그때까지 거두어준 주인의 은공에 보답을 하는 듯 달갑게 희생이 되는 것이다. 고기단백질이 귀했던 시절, 우리에게 귀중한 보신이 되어준 개. 이는 똑 마치 아이누족들이 곰을 토템으로 모시면서도 어쩔 수 없이 곰을 잡아먹는 사정과 같다. 아이누족들은 곰이 자기네들을 위해 일부러 영양원의 희생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곰가죽을 나무에 걸어두고 곰족에 대한 미안함을 나타내고 곰족의 번성을 기원하며 성대한 제사를 지낸다. 바로 인간과 동물의 共生을 기하는 여기에 진정한 동물사랑이 있다.

2005.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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