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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와 중국조선족의 역할
- 세계한인경제문화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활용
3. 한중관계 발전에 있어서의 조선족의 역할
한중 관계의 급속한 진전은 조선족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가져다주었으며, 이와 동시에 조선족사회도 한중 관계의 협력과 발전에 자체의 역할을 발휘하여 왔다.
(1) 한중 간의 경제협력에서의 가교역할
현재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대상국가이며. 최대 투자대상국가이다. 2010년의 양국 간의 무역액은 2,000억 달러로 목표로 하고 있다. 2008년 말 현재 한국의 대중국 투자 누계는 19,960건, 투자 금액은272.5억 달러로서, 전체 해외투자 건수의 45.4%, 투자 금액의 23.5%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이 대폭 증가하고 있는 원인은, 물론 산업구조 조정에 따른 제조업체들의 해외 이전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 및 중국의 염가의 노동력 등에 따른 경제적 협력의 필요성이 중요하지만, 그 진출이 폭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조선족사회의 가교역할이 큰 몫을 담당하였다고 할 수 있다.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에 있어서 조선족들의 역할은 매우 뚜렷하다. 특히 한국기업들이 중국 진출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중요한 원인은 조선족사회와 인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초창기부터 조선족들을 신뢰하고 그들과 화합을 잘 이룬 한국업체는 대부분 성공했으나 상반되는 경우는 일이 순조롭지 못했거나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1]. 다시 말해, 한국업체의 흥망성쇠가 한국인과 조선족 간의 화합여하에 달려있다고도 할 수 있다.
개혁개방 초기부터 중국에 진출한 일본기업에 비하여, 한국 기업은 그 진출이 늦었지만, 진출은 급속한 속도로 이루어져 왔다. 이를테면, 청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일본 기업 수의 15배에 달하고 있으며[2], 현재 중국에 상주하고 있는 한국인도 이미 100만 명에 달하였다[3].
비록 현재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는 중국인들이 점차 늘고 있지만 조선족 사회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동안 한중 간의 가교역할을 유지할 것이며, 한중 관계 발전에 있어서도 보다 비중 있는 중개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이다.
현재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조선족들도 한국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40만 명이 넘은 조선족들이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다. 이는 5,000만 명이 넘는 한국으로 보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조선족들이 하는 일은 한국인들이 하기 싫어하는 이른바 3D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같은 일이라 하여도 한국인의 인건비보다 훨씬 싼 값으로 일한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적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의 중소 기업들, 특히 일부 건설업체들은 조선족의 귀국으로 인하여 생산이 정지될 정도로 인력난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도 한다.
만일 한국사회가 보다 넓은 시각에서 조선족들의 지위와 역할을 인식하고 활용한다면,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그 어느 민족보다도 훨씬 더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오늘날 많은 조선족들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서뿐만 아니라 한국 내 업체에서도 취직하고 있다. 이들은 한중 간의 경제협력 분야에서 중요한 가교역할을 발휘하고 있다.
(2) 한중 간의 문화교류에서의 매개역할
한중 간의 문화 교류도 양국관계의 부단한 발전과 함께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한국과 조선족 간의 학술 및 문화 교류의 폭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개혁개방 후 조선족 사회는 남북을 왕래할 수 있는 우세를 이용하여 한국과의 학술교류를 강화하였을 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학술교류 나아가 중국, 한국, 북한 등이 참가한 학술회의를 수차 개최하여 왔다. 한중 수교 이후 북경대학, 연변대학, 중앙민족대학 등의 조선족 학자들은 수 차례의 국제학술회의와 동북아지역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여 중국과 한국 그리고 남북 학자들의 만남의 장도 만들었다. 이러한 학술회의는 남북 간의 화해를 위해 일정한 공헌을 기여하였다.
이를테면, 1992년 8월에 북경에서 개최된 국제고려학회(북경대학 조선문화연구소 주최)에는 남북한과 세계의 9개 국가에서 온 250여명이 대거 참가하였다. 특히 이 대회는 남북 학자들이 공동으로 참가한 첫 국제학술대회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자못 크다고 할 수 있다.
한중수교 이전 중국에는 북경대학, 중앙민족대학, 연변대학, 낙양외국어대학, 북경대외경제무역대학 등 극소수의 대학에만이 한국어학과가 설치되었다. 그러나 1992년 이후 한중 간의 교류가 활성화됨에 따라 현재 중국의 남부지역인 廣州로부터 북방지역에 이르기까지 130여 개 대학이 한국어학과 혹은 한국관련 연구소를 설치하고 있다[4]. 특히 중국 대학의 대부분 한국어학과에는 연변대학 출신들이 기본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현재 한국어는 중국에서 영어, 일본어 다음으로 제3의 외국어로 보급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조선족출신 교원들이 커다란 추진 역할을 발휘하였다.
이와 같이, 조선족 사회가 한중 양국 사이에서 얼마나 큰 중개 역할을 하는가에 대해 한국 정부와 사회는 보다 큰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역할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책을 적극 마련해야 할 것이다.
(3) 남북관계 개선에 있어서의 중개역할
한반도의 중요한 해외동포로서 조선족사회의 건전한 발전은 한중관계 나아가 한국의 경제발전에 커다란 역할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 나아가 통일문제에까지도 일정한 중개역할을 할 수 있다. 그 원인으로 조선족사회는 한반도와 중국 사이에서 문화전환기능을 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남과 북 사이에서도 중요한 문화전환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족들은 남북 관계에서 기본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므로, 남북 간의 문화충돌에서 있어서도 완충지대로 부각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외부 정보를 접수할 수 있는 통로가 극히 제한적인데 많은 부분은 조선족 사회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조선족사회와의 교류에서 그들은 세계 각국의 발전 실태, 특히 한국사회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 물론 그러한 정보가 북한 사회에 구체적으로 얼마만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북한 주민들이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중개역할을 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이와 동시에 조선족 사회는 한국과의 교류에서 북한에 대한 한국 주민들의 이해를 더욱 깊게 해 주고 있다.
알다시피, 연변조선족자치주에는 가정마다 거의 안테나를 설치하고 있어 한국의 KBS, MBC, SBS를 자유로이 시청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하여 한국의 뉴스, 문화를 별다른 제약없이 접하고 있다. 또한 연변에는 한국의 음악, 드라마, 패션 등이 널리 유행되어 있다. 이러한 환경을 이용하여 탈북자들이거나 중국과 무역을 하는 북한 사람들도 한국의 드라마를 즐겨 시청한다고 한다.
한반도의 통일에 있어서 가장 긴요한 과제의 하나가 문화적인 소통에 있다고 한다면, 한국은 조선족사회를 북한과의 문화 전환계통으로 인식하고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조선족은 한반도의 남북과 모두 혈연관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조선족 사회는 과거 사회주의 계획경제나 시장경제에 모두 경험하였으며 현실적으로는 남과 북 간에 일정한 범위내에서 자유롭게 내왕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어 있다.
한국의 해외동포로서, 북한과 접경인 중국의 동북부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족사회가 붕괴되거나, 그들과 한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은 한국의 해외동포정책의 커다란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중 간의 우호협력관계를 대전제로, 해외동포로서의 조선족의 권익을 보장하고 지원하면서 그동안 쌓인 반목, 불신, 오해를 풀어나가는 정책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소수민족정책과 해외동포정책 등을 정확하게 판단하면서 조선족사회의 바램이 진정으로 무엇인지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조선족에 관한 정책을 보다 전략적인 차원에서 고려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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