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아, 이거 시가 되겠네"...
2017년 08월 21일 23시 47분  조회:1731  추천:0  작성자: 죽림

시를 쓰는 세 단계 / 이형기 

영국의 시인이자 시론가인 루이스가 쓴 <젊은이를 위한 시>라는 책을 참고하여 이 형기님은 시를 쓰는 단계를 다음과 같이 3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는 '시의 종자'를 얻는 단계이고, 두 번째는 이 종자가 시인 정신 내부에 성장하는 단계이고. 세 번째는 하나하나 언어를 골라 거기에 구체적인 표현을 부여하는 단계 이다. 




1. 첫 번째는 '시의 종자'를 얻는 단계 

'아, 이거 시가 되겠다' 싶은 인상적인 느낌이 드는 것이 있으면 시의 종자가 될 수 있다. 이 종자는 반드시 노트에 적어야 한다. 
그 종자를 당장 한 편의 시로 만들려고 서두를 것은 없다. 시를 쓰려고 서두르면 상상력이 종자 자체에만 얽매어 표현이 단조롭고 내용이 빈약한 시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조급증을 부리지 말고 지긋하게 기다릴 줄 아는 힘을 기를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의 종자를 붙든 순간에 펜을 들어 단숨에 한 편의 시를 써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실패율이 높고 성실성도 문제 되는 방법이기 때문에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한 그렇게는 시를 쓰지 말아야 한다. 
또 시의 종자를 노트에 적는 것이 중요한데 시의 종자를 노트에 적지 않으면 완전 히 까먹어 종자가 싹터서 자랄 수 없는 멸실(滅失) 상태가 된다. 그러므로 노트에 꼭 적어 두어야 한다. 노트가 곧 시의 종자의 생명력을 보증하는 비망록이라고 볼 수 있다. 



2. 두 번째는 종자의 성장과 시적 사고를 하는 단계 

종자 얻기 과정을 거치면 다음에는 그 종자가 시인의 정신 내부에서 성장하는 단계에 접어들게 된다. 종자의 성장은 며칠 동안 속성(速成)으로 자랄 수도 있고, 몇 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성장이 느리다면 수 년 동안 시를 몇 편 쓰지 못할 것이 아닌가 하고 의문을 갖지만 우리 속에 자라는 시의 종자가 하나일 수 없다. 여러 개의 종자가 동시에 자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시의 종자가 혼자 힘으로 소망스럽게 쑥쑥 자란다고 생각하면 잘못이다. 
제대로 싹틔우고 자라게 하려면 정성어린 노력이 필요하다. 전날 쓴 노트를 펼쳐 그 종자를 보며 거기에 자신의 상상력을 가미하게 되면 성장과 발전의 단계에 접어 들게 되는 것이다. 
서정주 님은 <국화 옆에서>라는 시를 쓰고 나서 이런 말씀을 그의 자서전에 남겼다. 
"내가 어느 해 새로 이해한 이 정밀한 40대 여인의 미의 영상은 꽤 오랫동안 -아마 2-3년 동안 그 표현을 찾지 못한 채 내 속에 잠재해 있었다가 1947년 가을 어느 해 어스름 때 문득 내 눈이 내 정원의 한 그루의 국화꽃에 머물게 되자 그 형상화 공작이 내 속에서 비로소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서정주, <시작 과정>에서 

그러니까 그 종자의 획득은 2-3년 동안 지속적으로 그런 이미지를 떠오를 수 있게끔 시적 사고를 거듭하면서 준비를 해온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3. 세 번째는 구체적인 언어 표현 찾기 단계 

이 단계에 이르면 시를 쓰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를 느끼게 된다. 시를 쓰려고 할 때는 가장 적합한 표현의 언어를 찾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신을 집중해도 척척 풀리지 않을 때, 시인들은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이를테면 뜰을 거닐거나, 목욕을 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아니면 침대에 누워 명상에 잠긴다. 
<국화 옆에서>를 쓴 서정주 님의 말을 빌리자면 몇 시간 누었다, 앉았다 하며 비교적 쉽게 1-2연을 썼고, 마지막 연은 좀처럼 생각이 안나서 잠 자버리고 며칠 동안 그대로 묵혀두었다가 완성했다고 한다. 서정주 님도 해산의 고통을 겪으며 <국화 옆에서>를 완성했는데 하물며 시의 초심자의 경우는 어떤 자세로 시를 써야겠는가? 그러나 고통이 아무리 크다해도 작업의 결과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되면 그로써 고통은 절로 보상된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170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새벽이 올 때까지 2018-07-25 0 3760
1169 윤동주 시집 원 제목 "병원"이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2018-07-25 0 3600
1168 윤동주와 정병욱 가옥 2018-07-24 0 2681
1167 "붓끝을 따라온 귀뚜라미는 홀로의 감방에서도 울어준다"... 2018-07-24 0 3189
1166 윤동주와 이양하 2018-07-24 0 2892
1165 사람이 1년에 800만번 숨을 쉬는데... 2018-07-24 0 2826
1164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무서운 시간 2018-07-24 0 3504
1163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팔복 2018-07-23 0 6065
1162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위로 2018-07-22 0 3071
1161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장미 병들어 2018-07-19 0 2909
1160 윤동주와 윤석중 2018-07-18 0 4239
1159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자화상 2018-07-18 0 5870
1158 윤동주 동생 윤일주 2018-07-18 0 3024
1157 우리는 민족혼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2018-07-18 0 2469
1156 "윤동주 수업 늘이자"... 2018-07-17 0 3207
1155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아우의 인상화 2018-07-17 0 4543
1154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새로운 길 2018-07-17 0 9472
1153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창 2018-07-16 0 4681
1152 "리별은 인생의 보석이다"... 2018-07-15 0 2531
1151 "강은 분단과 전쟁의 상처를 말끔히 씻어낸다"... 2018-07-15 0 2543
1150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양지쪽 2018-07-15 0 4502
1149 윤동주와 동시인 강소천 2018-07-15 0 3567
1148 [시시비비] - 력사는 력사이다... "선구자의 노래"의 내막?(6)... 2018-07-13 0 3849
1147 송몽규는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자였다... 2018-07-13 0 3597
1146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이런 날 2018-07-13 0 3448
1145 윤동주와 "4총사" 2018-07-13 0 3314
1144 "가슴속에 어머니라는 산(山) 하나 들고 있다"... 2018-07-12 0 2435
1143 "나는 어머니의 가슴에 박힌 큰 못이다"... 2018-07-12 0 2517
1142 윤동주 시작품에서 나오는 "레그혼" 2018-07-12 0 3247
1141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닭 1 2018-07-12 0 2446
1140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가슴 1, 2, 3 2018-07-11 0 3052
1139 윤동주와 숭실학교 2018-07-11 0 3848
1138 윤동주 시 리해돕기와 모란봉 2018-07-10 0 3533
1137 영원하다... 영원할... 영원하리... 2018-07-10 0 3730
1136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모란봉에서 2018-07-09 0 2829
1135 "저 바다 건너 배고픈 아이들 배불리는 빵 한덩이 되고싶다"... 2018-07-09 0 2360
1134 윤동주와 문익환 2018-07-09 0 2703
1133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거리에서 2018-07-09 0 4365
1132 윤동주 시 리해돕기와 "륙첩방(다다미방)" 2018-07-08 0 4230
1131 윤동주와 정지용, 경향신문 2018-07-08 0 2567
‹처음  이전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