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쉼터] - 작문써클선생님들께;ㅡ "경우"를 옳바르게 쓰기
2016년 12월 15일 21시 49분  조회:4407  추천:0  작성자: 죽림
엄마를 보자마자 딸아이는 통곡(痛哭)했다. 시험 친 학교를 채 나서기도 전이었다. 답을 밀려 쓴 것 같아요. 죄송해요…. 포기하고 싶었던 그다음 시간을 엄마 생각에 버텼다 했다. 열아홉 살짜리한테 이런 모진 일이 어디 있을꼬.

몇 해 지난 올 수능(修能)시험. 어느 수험생 도시락에서 울린 휴대전화가 또 사람을 울린다. 딸이나 엄마나, 얼마나 속상했을까. 날벼락을 맞고도 그 재수생은 같은 시험장 수험생들한테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다. 보기 드물게 경위(涇渭) 바르다. 무경위한 어른이 쌔고 쌘 판에.

한데 이 경위 비슷한 뜻으로 '경우(境遇)'를 올린 사전도 있다. 수상한 것은 '무경위하다' 대신 '무경우하다'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쩌면 경위에서 단모음화(單母音化·여기선 ㅟ→ㅜ)가 일어났는데 다른 한자 境遇에 갖다 붙인 것은 아닐지.

이렇게 아리송한 경우(사리나 도리) 말고, 없으면 좋을 경우(상황이나 형편)가 너무 흔하다.

'고속철 선로 역시 경부선은 최고 시속 305㎞, 호남선의 경우 시속 350㎞까지 달릴 수 있도록 건설돼 있다.'

영어의 'in case of'를 그대로 옮긴 '~의 경우'. 대부분 토씨 '은/는'으로 대신하면 그만이다(→'호남선은'). '호황의 경우 기업 현금 흐름이'는 '호황일 때'로, '3억원 주택이 있는 65세의 경우'는 '65세라면', '서울의 경우 전매 제한 기간을'은 '서울에서는'으로, '강남권 아파트의 경우 계약자는'은 아예 토씨 없이 '아파트 계약자는'으로 문맥 따라 바꿔 보자. 자연스러우면서도 말뜻이 훨씬 또렷이 드러난다.

'졸피뎀은 자주 복용할 경우 중독성이 있는'처럼 '~할(한) 경우'는 '~하면(했다면)'이나 '~할(한) 때'로 대신할 수 있다.

아무러면 죄다 불필요하거나 바꿔 써야 할 경우일까. '수사 중 자살이 어느 유형인지는 사건마다 따져봐야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중략) 책임질 일이 있으면 감당하는 것이 원칙이고….' 딱 들어맞는 경우다. 뭉뚱그리자면, 필요한 경우도 더러 있지만 고쳐 써야 할 경우가 훨씬 많다.

다행히 내년 응시 자격을 잃지 않은 그 재수생. 경우(?)가 밝디밝으니 이미 장원급제(壯元及第)감 아닌가. 죄송한 쪽은 이런 건곤일척(乾坤一擲) 세상 만든 어른들이다.
/양해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797 [쉼터] - 세계 력사속 불멸의 위인들 2016-12-12 0 4783
796 [쉼터] - 세계 력사속 불멸의 녀인들 2016-12-12 0 4876
795 [쉼터] - 작문써클선생님들께;ㅡ "짦은 명언" 한달구지... 2016-12-12 0 4510
794 [쉼터] - 중국 고대 미녀를 어떻게 골랐을가... 2016-12-12 0 4372
793 사르트르 - 실존주의의 탄생을 파헤치다... 2016-12-11 0 6453
792 [쉼터] - 100, 악연, 우연, 그리고 일치???... 2016-12-11 0 4582
791 [쉼터] - 1000 : 10 2016-12-11 0 4236
790 중국 조선어 "4법규칙" - "문장부호법, 띄여쓰기법, 발음법, 맞춤법" 2016-12-11 0 4204
789 [시문학소사전] - 표현주의란?... 2016-12-10 0 4738
788 美 력사상 드럼 천재 1+49 2016-12-10 0 5246
787 ... 2016-12-10 0 4909
786 [쉼터] - 오른손잡이이냐?... 왼손잡이이냐?... 2016-12-10 0 4203
785 [쉼터] - 비행기탑승 먼저 탑승?... 아니면 맨뒤에 탑승?... 2016-12-10 0 5597
784 [쉼터] - 동물의 신기한 10 2016-12-09 0 7003
783 [쉼터] - "기네스 세계기록"이란? 2016-12-09 0 6985
782 [쉼터] - 미국, 87, 사자독자, "침묵의 가치"... 2016-12-09 0 3972
781 [쉼터] - 미국, 41, 연체금+사과편지, "뱀이야기"... 2016-12-09 0 4114
780 [쉼터] - 미국, 95, 74, -연체금, +장려금, "시플레인 솔로"... 2016-12-09 0 5660
779 [쉼터] - 뉴질랜드, 67, 1956, "마오리랜드 신화와 전설" 2016-12-09 0 4177
778 [쉼터] - 돈 버는것 기술, 돈 쓰는것 예술!... 2016-12-09 0 5522
777 [쉼터] - "1타 3피"의 화석?!... 2016-12-09 0 5531
776 [쉼터] - 영국, 70, 63, "세븐 당나귀 여행기"... 2016-12-09 0 5116
775 [쉼터] - 엇, "호박"속의 공룡?!... 2016-12-09 0 5675
774 [쉼터] - "비운과 저주의 다이아몬드"?!... 2016-12-09 0 4518
773 맨발, 발끝, 무용, 시인남편, 그리고 혼(魂)... 2016-12-08 0 7735
772 러시아 그 때 그 시기 그 시절은-?... 2016-12-08 0 3576
771 음악, 지휘자, 그리고 "신의 소리" 2016-12-07 0 6331
770 인권반전운동 "기수" 미국 포크 가수 - 존 바에즈 2016-12-07 1 5819
769 고향사람, 작곡가, 그리고 음악세계... 2016-12-07 0 4615
768 노벨문학상者 옛반려를 알아보다... 2016-12-07 0 7720
767 옛 련인, 노벨문학상자, 그리고 불멸... 2016-12-07 0 4992
766 천재 화가 피카소와 7녀인 2016-12-05 0 4775
765 총리, 남편, 안해,아들딸, 그리고 사직... 2016-12-05 0 4163
764 [고향문단소식] - 댓여섯토리... 2016-12-05 0 8466
763 명인, 명언, 그리고 자신감 2016-12-04 1 6945
762 군인, 작곡가 그리고 교향시... 2016-12-04 0 4166
761 [쉼터] - 이전의 삶, 지금의 삶, 이후의 삶 2016-12-03 0 9430
760 [시문학소사전] - 계관시인?... 2016-12-03 0 5915
75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축구, 갈매기, 축구심판 2016-12-03 0 4382
758 만해, 문학, 평화, 그리고 실천... 2016-12-02 0 4237
‹처음  이전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