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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을 극복한 프시케의 사랑
2005년 08월 17일 00시 00분  조회:4306  추천:73  작성자: 차대형

'사랑의 신' 큐피드는 프시케를 보며 자신의 가슴에 사랑의 화살을 꽂았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자신보다 더 아름다운 인간 프시케를 시기해 세상에서 가장 비열하고 못생긴 사람을 사랑하도록 자신의 아들인 큐피드에게 지시했지만 막상 프시케를 본 큐피드는 그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그만 사랑에 빠져버렸다. 키스의 달콤함을 세상에 처음 알려준 '신과 인간의 사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어머니 아프로디테의 말을 거역하며 '태양의 신' 아폴론의 도움을 받아 프시케와 함께 살게 된 큐피드는 밤에만 나타나 프시케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려고 하면 영원히 헤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큐피드의 음성은 사랑에 가득 찼고 프시케 또한 같은 애정으로 둘은 행복했다.

그러나 프시케가 잘 지내는 것을 본 두 언니가 질투해 남편이 괴물일지 모르니 밤에 얼굴을 확인해보라는 부추김에 의심을 품게 된 프시케는 남편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등불을 밝혔다. 잠에서 깨어난 큐피드는 "사랑은 믿음이 없는 곳에서는 살 수 없다"며 프시케의 불신을 원망하며 떠나버렸다.

잘못을 뉘우친 프시케는 진정한 자신의 사랑을 찾아 각지의 신전을 돌아다니다 아프로디테에게 직접 용서를 구하기로 했다. 아들을 감옥에 가두고도 여전히 분노가 풀리지 않은 아프로디테는 프시케에게 일련의 가혹한 시험을 냈다.

어려운 시험을 거쳐 다다른 마지막 관문에서 프시케는 호기심에 사로잡혀 저승에서 아프로디테에게 전해달라는 상자 속을 훔쳐 보다 그 속에 있던 '죽음의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잠자는 그녀를 깨운 것은 큐피드였다. 감옥에서 탈출해 프시케 곁으로 달려온 그는 죽음의 잠을 상자 속에 다시 집어넣었다.

그리고 제우스를 찾아가 어머니를 설득해 노여움을 풀어달라고 간청했다. 마침내 아프로디테도 둘의 결혼을 허락했다. 프시케는 영원히 죽지 않는 신의 반열에 올라 큐피드와의 사이에 '희열'(Pleasure)이라는 딸을 낳았다. 프시케의 진정한 사랑이 '고통을 통한 정화'를 거쳐 끝내 불신을 극복하고 사랑의 기쁨을 얻어낸 것이다.

누구의 시기와 질투 때문인지 우리 민족은 아직도 엄청난 불신에 시달리고 있다. 남과 북은 전쟁의 상처를 안고 잘려 있으며, 한국 사회는 고질적인 지역감정으로 갈려 있고, 중국 안 한겨레 사회도 물질만능으로 피폐해지면서 불신의 골만 깊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민족의 장래를 기대하기란 힘들다.

우리 민족도 '고통을 통한 정화'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한 핏줄이라는 인식' 즉 진정한 사랑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
이런 인식이야말로 분노를 누그러뜨릴 수 있게 하고, 용서를 할 수 있게 하며, 서로를 감동시킬 수 있게 한다.

신보다 더 아름다웠던 프시케가 진정한 사랑으로 온갖 시련을 이겨내 불신을 극복한 것처럼 우리 민족도 한 핏줄이라는 인식으로 현재의 난제를 해결해내는 그래서 영원한 민족적 희열을 맛보는 그런 한겨레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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