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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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절 단편소설창작기법
2007년 08월 13일 09시 47분  조회:3877  추천:40  작성자: 최균선

 

                                                제2절 단편소설창작기법

1. 단편소설창작기법의 함의

단편소설은 자기의 규률과 규칙을 구비하고있는 문학품종으로서 창작에서 가장 재치가 수요되는 문학형태이다. 단편소설은 작은 용적안에서 주제의 단일성, 구성의 엄밀성, 최대의 절약과 최상의 강조법의 리용, 단일한 효과성과 인상의 선명성 등 단편소설의 기본형상원리가 엄밀히 지켜져야 하는 기교의 문학이자 재치의 양식이다. 이야기는 짧지만 그 심오성은 무궁하다.

미국의 작가 E.A 포우는 단편소설은 “반시간에서 두시간사이에 단숨으로 읽혀질수 있어야 하고 유일하거나 단일한 효과에 제한되여야 하며 모든 세부들이 그 효과에 종속되지 않으면 안되는것”이라했다. 작가는 제한된 천지에서 그리 명확하지 않은 단편소설의 규칙에 좇아 자기를 표현한다. 례컨대 모파쌍의 세계는 동시대인인 플로베르보다 더 넓고 천태만상이며 체호브의 세계가 그보다 선배인 도스또옙쓰끼의 세계보다 더욱 넓고 다채롭다고 한다.

구라파에서 단편소설문학이 하나의 독립된 양식으로 공인되고 그 미학적요구를 명백하게 제기하기 시작한것은 19세기이다. 단편소설은 력사발전의 발걸음과 더불어 자기의 특징을 현시하면서 미학적요구를 형성하였다. 구라파문학에서 단편소설이라는 개념을 양식의 의미로 사용한 나라는 이딸리아였다. 하여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으로부터 단편소설양식이 개척되였다고 보고있다.

구라파문학에서는 이 작품이 널리 번역전파되면서 단편소설과 장르라는 용어가 널리 류행되였다. 단편소설의 미학요구에 대하여 처음 서술한것은 괴테였다. 그는 ≪독일려행자들의 이야기≫가운데서 인물의 입을 빌어 단편소설은 “일상적인것이 아닌것”이여야 하며 “하나의 이상한 사건”이여야 한다고 하였다.

독일의 진보적랑만주의자들은 “단편소설은 일화이다.”라고 하면서 여러가지 요구를 제기했고 독일의 소극적랑만주의자들은 단편소설의 특질을 “지각의 련속성과 통일을 예상하는 짧은 이야기”라면서 “주제가운데 단일한 사건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구라파에서 단편소설에 대한 론의가 활발하게 벌어진 시기에 비하여 아세아나라들에서는 뒤늦어서 론제에 올랐다. 로신은 일찍 “웅위롭고 찬란하며 거대한 기념비적문학옆에 단편소설은 의연히 충족한 권리를 가지고있다.”고 선언했다.

단편소설은 작은것에서 큰 문제를 노리고 강렬한 정서로 밝혀내야 하는만큼 감정조직이 깐지게 짜여져야 한다. 단편소설은 대개 두가지 표현방법이 있다. 한가지는 생활의 횡단면을 쓰는것이고 다른 한가지는 주인공의 일생을 개괄적으로 묘사하거나 비교적 긴 시기내의 한단락의 생활을 개괄적으로 묘사하는것이다. 그러나 일생을 쓴다해도 일생중의 가장 중요한 편단을 취한다. 그 편단은 면바로 잘라내는것이 취사선택의 기교이다.

등장인물이 여러 사람일수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한사람일수도 있는 하나의 의미있는 사건과 장면을 통해 전달되는 단일한 효과를 중요시한다. 단편소설형식은 배경의 경제성과 서술의 간결성을 요구하기에 줄거리나 극적인 만남을 통해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나 인물의 성격을 충분히 전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내용은 비현실적이고 색다른 것이거나 지극히 사실적이고 때로는 이 두가지 성격이 같이 나올수도 있다.

단편소설은 생활세부를 선택하고 구체적생활묘사를 한다. 그속에 인물의 성격과 정황에 맞는 생활적이며 뜻 깊고 개성적인 대화, 전제와 복선의 설정, 생활론리의 진실성의 보장, 축적과 폭발, 긴장과 완화의 재치있는 결합, 감정조직이 흥미있고 뜻 깊은 이야기와 일화, 인간운명의 심오한 추구와 처리, 구성 등에 정력을 넣어야 한다.

단편소설에서는 생활의 한측면을 보여주어야 하는바 미학적요구로 하여 흔히 연역적방법으로 이야기줄거리를 조직한다. 즉 결과로부터 원인으로 역행하는 해부학적태도를 취하게 된다. 전통적관점에서 소설은 흥미있는 사건을 이야기하며 의의있는 인물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형식이기에 해부는 종합보다 더 엄밀하며 집중적인 사고형식과 수법을 쓰게 된다.

단편소설창작기교는 곧 생활자료의 엄밀한 해부와 선택에서 많이 현연된다. 하여 작가는 생략하거나 함축하고 결과만을 파고들면서 그 전면모를 련상시키는데서 기교를 모색한다. 비유해 말한다면 단편소설이라면 틀어쥔 주먹처럼 압축되여야 그 특성이 살아날수 있다.

19세기 비판적사실주의소설가들은 세부묘사의 진실성을 강조하면서 진실한 생활화폭을 그려낼것을 주장했다. 그들이 서술, 의론, 묘사를 통하여 작가의 주관감정을 많이 로출시켰지만 헤밍웨이는 ≪살인자들≫에서 살인자들의 살인폭행에 대한 니크의 심리를 하나의 화폭으로 보여주었을뿐 그들의 살인동기와 방법도 밝히지 않았으며 그들의 살인폭행에 대한 작가의 어떠한 태도나 평가를 전혀 주지 않고있다. 이것은 헤밍웨이의 독특한 소설풍격이라 할수 있다.

그는 문학창작을 큰 바다에 흘러가는 빙산에 비유했다. 빙산은 바다표면에 나타난것은 8분의 1이지만 바다밑에 잠겨있는 부분은 8분의 7이나 된다는것이다. 이 작품의 표면에 나타난것은 한차례 살인미수사건이다. 이 표면에 나타난 사건을 통해 자본주의사회에서의 인간관계가 야수적인 관계, 인간들의 랭담성을 보여준다. 이 소설에서는 대화의 간결성도 특이하다.

단편소설의 취재방면에서의 이런 특점이 흔히 하나의 주요한 생활사건을 작품의 줄거리로 삼고 정절이 비교적 단순하고 장면묘사가 간결, 집중되게 한다. 단편소설은 민첩하게 엮어지므로 문학의 돌격대, 경기병이라 한다. 단순한 형식실험에 그치지 않으려면 치렬한 문학정신으로 인간과 현실세계의 진실을 담아내야 하는바 복잡한 현대사회의 단면을 포착하고 요해처를 찌르면서 해학과 반증의 수법으로 서사의 간결성을 도모해야 한다.

소설에서 양식의 조화미는 외부적미만을 의미하는것이 아니라 내용의 표현조직의 미인것이며 기교란 다름아닌 그 조화의 기술인것이다. 생활을 진실하게 반영하여 문제성이 강하고 성격이 생동하면 된다는 론리를 내세우며 양식의 미학적요구를 배제해서는 안된다.

참새는 작아도 오장륙부를 가지고 있다는 속담처럼 단편소설은 비록 그릇은 작지만 소설로서의 생리적과정을 어느 하나라도 드틸수 없으며 무시될수도 없는바 작은 용적안에서 소설의 전면모를 갖추어야 한다. 이 근본적문제로부터 최대의 절약과 최상의 강조법이 리용되여야 하며 단일한 효과성과 인상의 선명성 등 기본형상원리를 체현시켜야 한다.

2. 구상의 실제

1) 제목설정

소설가를 모종 견지에서 이야기군이라고들 한다. 이야기를 엮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해답의 표준은 어디까지나 광대한 독자들의 흥취이다. 우선 소설을 지음에서 맨 처음으로 심사숙고하는것이 제목이다. 제목은 소설문본의 한부분으로서 해당작품의 간판이고 그 내면세계를 내비치는 눈동자이다.

제목은 소설의 주제를 표명할수도 있고 사람들로 하여금 알고싶어하는 신비한 이야기를 암시하는바 독자의 주의를 끌고 열독흥취를 지배하는 힘을 가지고있다. 더구나 소설이 상품과 예술이라는 두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상업상에서 글제 혹은 책이름은 중요하다. 독자들은 소설의 제목에서 필요불가결의 일부 정보를얻을수 있으므로 본문에 나타나지 않는 이야기의 요소를 제목에 삽입할수도 있다. 가끔은 소설을 거의 마치고 제목을 다시 달기도 한다.

다음 소설적대화의 허두떼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독자로 말하면 첫마디가 긴요하다. 서두는 어디쯤에서 그쳐야 하는가? 소설의 첫구절 혹은 한개 자연단 혹은 첫페지는 우리가 살고있는 세계와 소설가가 엮어낸 세계사이에 문턱을 설정한다. 이런 의미에서 소설의 서두는 우리를 “문안으로 들어서게 하는 문턱”이다. 서두는 글 전체의 내용을 암시하고 주제의 방향을 암시한다. 작가는 서두를 통해 소설세계를 현실세계에서 분리하여 독립된 세계가 되도록 하고 독자에게는 소설전체를 읽는데 필요한 전제를 확인하는 단계이다.

엄밀하게 보자면 절대적시작이란 하나의 개념으로서만 성립할수 있을뿐이지만 절대적시작을 추구한다. 소설의 서두와 결말은 그 안에 플롯의 제반요소와 단계가 압축되는 구조라고 할수 있다. 소설의 구조는 서두와 결말이라는 두기둥사이에  론리적인 틀로 형성되는 구조물로서 궁궐에 들어가는 문과 나오는 문으로 비유되고있다.

발자끄는 프랑스어의 정밀성과 근신성에 아랑곳없이 구두어를 충분히 리용하였다. 전혀 구속을 모르는 문체풍격을 가진 작가들로는 쉐익스피어, 스코트 등 세계적인 일류소설가들을 들수 있다. 특히 쉐익스피어의 비극 ≪햄리트≫에는 구두어들을 과감히 사용하여 살아숨쉬는 사람의 말을 직접 듣는것같이 질감 을 안겨주면서 소설속에서 또 다른 생활을 체험하게 한다.

2) 계기의 설정

서사의 계기성 혹은 서사요소들의 련쇄를 지칭하는 말로 시퀀스라는 외래어를 잘 쓴다. 시퀀스는 플롯을 진행시키는 필수적인 단위라고 규정하고있다. 서사란 사건을 제시하고 그것들을 련결시킴으로써 플롯을 완성시켜나가는 행위이므로 련속, 순서(시퀀스)는 이들 관계의 접점들에서 발생하는 계기인 셈이다.

독일의 소극적랑만주의자들은 단편소설의 근본적특질은 “지각의 련속성과 통일을 예상하는 짧은 이야기”라고 하면서 주제가운데 단일한 사건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단편소설의 재치는 물론, 그 의의와 생명력은 소재선택과 계기설정에 달린다. 단편소설의 계기는 예리한 사회적문제성이 배태되여야 하는바 인간의 운명과 조우는 인생현장에서 불가피면적인 절실한 문제이기때문이다

전통적단편소설에서는 양식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요란하게 큰 문제, 많은 문제를 내세우는것도 금물이지만 한개인의 어떤 조우나 심리활동을 지리멸렬하게 서술하는것을 삼가한다. 소설에 타당한 생활적계기도 주지 못하면서 그냥 일상의 장면을 전개하여 나가면 구성의 산만성을 피할수 없고 이야기의 취미성도 근원을 잃는다. 이러저러한 일상의 에피소드들이 이야기를 엮어나감에 필요할지라도 그 생활적 기초우에 설 장면을 의의롭게 묘사하지 못한다면 작가적 통찰력과 철학적 사회학적인 사색의 빈곤증을 의미한다.

성격문제소설의 핵이 들어있는 계기는 사건속에 활동하는 인물성격을 통해서만 밝혀질뿐 다른 도경은 없다. 소설에서 계기과정은 성격의 묘사과정으로 되며 제인간문제, 사회문제성, 극성, 심지어는 작품의 생명인 진실성도 성격묘사의 결과에서 형상되고 담보된다.

전통소설에서는 성격창조가 기본형상과제로서 그의 질적특성을 규정하는 사상예술의 구심점이며 모든 형상요소들이 성격창조에 복무한다. 성격묘사는 단발명중의 총알처럼 성격의 한 단면을 꿰뚫어야 한다. 작가는 창조하려는 인물성격의 단면을 구체적성격으로 잡고 깊이 파고들어가 그것을 선명하게 부각해야 하므로 일상의 대화를 주고받는것으로 소설을 엮으려하지 말아야 한다.

성격의 핵은 사상감정으로서 인격력량의 주축이 된다. 성격묘사가 바로 사상감정의 묘사이며 생활감정의 한단면의 묘사가 된다. 결국은 내면세계의 묘사이며 그가운데 중요한것이 심리묘사로서 의식의 흐름소설이 아니라도 심리활동을 쓰게 되는것이다. 이야기 줄거리는 단순하나 예리하게 조직하고 진실하고 흥미있게 만들며 서술식이 아니라 력학적으로 간결하게 재창조해야 한다.

무감동의 소설은 곧 무감동의 이야기이다. 문학적인 이야기는 재미있는 자료를 단순히 엮어놓는것이 아니라 전형화하고 재창조한 예술적이야기이다. 의의있는 종자가 박히고 인간관계가 심오하게 시대, 생활상이 투영되고 하나의 이야기로 삶의 현장을 시사할수 있는 이야기라야 감미로운 문학대화가 된다.

단편소설의 묘사는 주로 주인공에게 집중되고 단순하고 간결하며 필치가 힘있고 속도감이 있어야 한다. 이경우 묘사의 섬세성이 배제 되는것은 아니다. 묘사의 섬세성은 형상성과 예술성의 속성이며 인물을 살아움직이게 하고 독자를 공명시키는 중요한 요소이다.

소설창작을 려행길에 비유한다. 소설은 독자와 함께 걷는 진지한 인생현장의 답파이다. 그러므로 소설작가는 우선 독자의식을 가지고 길을 떠나야 한다. 소설을 쓰는 작업은 장차 낯모를 수많은 독자들을 이끌고 걸어갈 인생의 어느 한갈래 길을 마련하는 신중을 요하는 길이다. 소설독자는 작가와 함께 가주기는해도 매우 랭정하고 각박하다. 재미없으면 작가와 함께 끝까지 걷지 않는다.

독자는 굉장히 리기적이고 정감적이여서 그들이 걷고싶어하는 길에는 언제나 새롭고 유익하고 심장을 움켜잡는 그런 즐겁거나 아짜아짜하거나 보람찬것들만이 나타나기를 바란다. 그 리기적정감 추구를 만족시키는 작가가 처음부터 소설의 길을 잘 닦아나간 재치있는 작가이다. 독자들이 작가가 지정한 길을 즐겁게 걷게 하려면 시종 호기심을 불어넣어주는것이 관건이다.

그러나 시대의 발전과 문학환경의 변화에 따라 텍스트는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며 그때마다 독자들은 텍스트의 새로운 지평사이의 충돌로 인하여 지평의 전환이 생겨난다. 이 문제를 잘 해결하자면 동기부여의 기교가 수요된다. 한편의 이야기가 보다 흥미진진하게 하기 위해서 이야기의 요소들보다 주제를 결정하는 모티브들을 생활론리에 맞게 정당화해야 한다. 단편소설의 정서색채도 중요한바 하나의 색채로 일관될것을 요구한다. 이것이 단편소설양상의 기본특성이다. 오 헨리의 유명한 ≪매치의 선물≫의 감정색채는 시종 암울하다.

단편소설에서 대조의 수법으로 효과도 거두고있지만 그것이 법보인것은 아니다. 단편소설의 양상은 형상적색채의 류형에 따라 몇가지로 분류해 볼수 있다. 인간애의 뜨거운 정서적색채로 관통될수도 있고 사회비리에 대한 분노와 우울한 관조의 색채도 있을수 있다. 반영하려는 생활의 본색과 인물의 운명, 사상감정, 미학적요구에 따라서 다양하게 잡혀질수도 있다.

소설은 가능한 재주껏 호기심이 버쩍 나도록 해야 하는데 고아대기보다 은밀한 기대감을 주기 위해 목소리를 낮추어 무엇인가 잔뜩 감추고있는듯한 인상을 주어 목적지까지 빨리 가보려는 욕망을 잔뜩 부풀려 놓아야 한다. 호들갑을 떨든, 능청을 부리든, 긴장감을 주든 독자의 관심을 확 끌어야 한다. 소설로 엮어지자면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 인물들이 만났다가 헤여지고 다시 만나기를 되풀이해야 하고 사건이 터지고 그 사건이 다시 해결되기를 반복한다.

발단 즉 맨처음 사건은 문득 그리고 자연스럽게 터져야 한다. 처음에 너무 큰 사건을 내놓으면 그 이상 더 커지기 어렵기때문이다. 소설의 맨처음은 한마디가 중요하다. 짧더라도 표현이 정확해야 하고 리해가 빨라야 하며 궁금증을 가지게 하고 다음에 곧 뭔가가 일어날것 같은 예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소설에 핵심적사건이 필수적인바 서사물에서 이야기의  주요한 흐름을 이끌어가는 서사적계기들을 일컫는다. 흔히 분위기를 조성하여 전체를 예시하는 상황설정을 하는데 소설에서 상황이란 풍경화처럼 단순하게 어떤 장면을 묘사한뒤 덧그림이 아닌바 그 장면과 인물이 어울려 어떤 일을 예감하게 하는 특수공간이여야 한다. 그래서 이야기를 적당히 끊고 이어가는데 기교가 요청된다.

단편소설에서 핵심사건과 주변사건들은 서로 결합하여 련속을 이루고 작은 련속은 큰 련속을 이루며 최대련속은 다시 결합하여 완전한 스토리를 형성한다. 사건들이 결합하여 단위가 커지면서 스토리를 형성해가는 창작원리는 시간련속과 인과관계에 의해서 체현된다.

장면이 따로 인물이 따로 시작되는 첫장면은 산수화를 보는듯이 서사성이 결여되면 좋지 않다. 례하여 “달이 밝다. 구름이 흘러간다. 한 나그네가 걸어간다.”라고 서술하기보다 “한밤중이다. 구름속에 달이 가듯이 한 나그네가 허둥거린다.”라고 하는 묘사가 훨씬 더 나을것이다.

3) 갈등과 위기의 설정

사건은 구체적으로 소설속의 인물과 인물들이 만나고 부딪쳐야 이야기거리가 생긴다. 이것을 소설의 갈등이라 한다. 갈등은 의지적인 두성격의 대립관계를 뜻한다. 인물과 인물, 인물과 환경사이의 갈등은 외적갈등이라 하고 인물내부의 대립적욕구로 인한 심리적갈등을 내적갈등이라 한다.

갈등은 인물의 정신생활을 혼란하게 하고 내적조화를 파괴하기도 하면서 결국 주인공의 내적 외적관계를 규정해주며 전개되는 사건에 필연성, 객관성을 부여한다. 소설의 서사적성격을 분명하게 내면서 독자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갈등을 통해 소설의 진실성이 드러난다. 갈등은 개인의 어떤 정서가 타자와 대립되면서 생겨난다.

(1) 내적갈등: 한 개인 내면에서의 갈등: 개인 내부의 심리적모순대립에 의한 내적갈등으로서 김만중의 ≪구운몽≫에서 수도승인 성진이가 팔선녀를 만난후 청춘의 본능적욕구로부터 속세의 부귀공명과 불도의 적막함사이에서 심리갈등을 겪는 장면이 있는데 바로 내적갈등이다.

(2) 외적갈등: 주인공과 대립적인 인물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갈등으로서 례컨대 김유정의 ≪동백꽃≫ “나”와 “점순이”는 소년, 소녀의 심리로 닭을 사이에 두고 대립하는데 미쁜 사연을 맺게 되는 전제여서 의미롭다.

ㄱ) 개인과 사회와의 갈등: 개인이 살아가면서 속해있는 사회적환경(윤리, 제도 등)과의 갈등으로서 채만식의 ≪레디메이드 인생≫ 에 인테리인 등장인물과 인테리를 긍정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사회사이의 갈등이 야기되고있다.

ㄴ) 개인과 운명과의 갈등: 한 개인의 삶이 어쩔수 없는 운명에 의해 좌우되는데에서 오는 갈등으로서 김동리의 ≪역마≫에서 주인공은 역마살이라는 운명을 극복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은 운명에 순종함으로써 인간의 고뇌를 극복하고 구원된다. 이 역시 인간의 본연이고 인생의 이률배반인것이다.

ㄷ) 개인과 자연과의 갈등: 등장인물과 이들의 행동을 제한하는 자연현상과의 갈등으로서 김정한의 ≪사하촌≫에서 극심한 가뭄이라는 자연현상과 이에 시달리는 인간들과의 갈등이 치렬하게 나타나고있다.

ㄹ) 갈등의 구조: 인간적인것과 비인간적인것(물질, 폭력)사이의 대립, 있는자와 없는자의 대립, 낡은것과 새것의 갈등(신구세대, 보수와 진보의 대립)전통적이고 토속적인것과 외래적인것사이의 대립 등이 이에 속한다.

갈등은 이야기의 무의미한 라렬과 습관적인 반복에서 벗어나서 이야기를 재미있게 얼크러지게 하는 주요한 요인의 하나이다. 갈등은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고 인물들사이의 대립, 자아와 세계와의 충돌, 인물내부의 감정모순이나 가치관의 충돌을 통하여 플롯에서의 긴장감을 유발한다. 갈등의 기능을 플롯자체를 지배하는 요소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너무 충격적인 사건만을 늘여놓는다거나 너무 렵기적인것으로 되게 하려고 억지를 쓸 필요는 없다. 현대소설에서 갈등은 자발적인것으로 되고있다. 상황설정도 역시 전체에 대한 예시로서 발전의 효과를 줄수 있는 장치여야 한다. 례를 들어보자.

 

충주집을 생각만 하여도 철없이 얼굴이 붉어지고 발길이 떨리고 그 자리에서 소스라쳐 버린다. 충주집문을 들어서서 술좌석에서 짜장둥이를 만났을 때 어찌된 영문인지 발끈 화가 터져버렸다.

 

례문에서 주인공인 허생원이 짜장둥이를 만났을 때 서로 삼각관계를 이루고있다. 처음부터 갈등을 지고 등장하는 인물도 있다. 이런 소설들은 인물이 단계적으로 다른 인물을 만나면서 사건을 일으키는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문제가 발생하고나서 인물들이 만나게 된다. 사건은 문제해결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이야기하는 일이다. 사건의 진행과정이 곧 소설의 내용이 된다.

서사물이 환기하는 정서의 일종을 지칭하는  아짜아짜한 장면이(스릴) 있는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감, 다음 단계의 사건에 대한 강렬한  호기심, 공포가 수반된 짜릿한 쾌감 등이 모두 스릴적요소들이다. 스릴은 이야기의 전개과정에서 불안, 긴장을 유발하는 요소라는 점에서 현념(서스펜스)과 류사하지만 본질적으로 공포를 예견하는 감정효과라는 점에서 다르다. 플롯의 발전단계의 하나로 사건의 반전을 가져오거나 크라이막스를 유발시키는 전환의 계기이다

이 단계에서 사건은 결정적인 분기점에 맞거나 결정적인 의미를 드러냄으로써 독자의 불안과 긴장은 최고의 높이에 이르게 된다. 한 작품에 있어서 한번 혹은 여러번 나타날수 있으며 뒤따르는 해결의 열쇠인 모멘트를 제공한다.

서스펜스는 이야기의 전개와 발전과정에서 불안과 긴장을 유발시키는 플롯의 전략적국면 혹은 요소이다. 보통 현대서사물에서 주인공들이 겪는 아슬아슬한 위기와 위험을 뜻하는바 간담을 서늘하게 하거나 느낌(스릴)과 류사한 개념으로 쓰인다. 서스펜스와 함께 동일 서사물안에서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또한 상호보완기능을 가진다. 이런 글이 있다 하자.

례하여 “사내는 장밤을 뜬눈으로 새웠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몸을 뒤척거렸다. 거울을 깼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라고 썼다면 이야기가 되지 못하는것은 인과관계로 되여지지 않았기때문이다. 다음과 같이 고치면 사정이 좀 달라질수 있다.

 

사내는 어제 실업당했다. 너무도 억울한 나머지 그는 두눈이 말똥말똥해서 자꾸 몸을 뒤척이였다. 다음날까지도 그는 화가 풀리지 않아 얼굴이 그냥 푸르딩딩해 있었다. 급급히 서두르며 면도질을 하다가 그만 손거울을 깨버렸다. 턱에 비누물을 대충 씻어버리고 위생실에서 나오는데 느닷없이 전화벨이 울렸다. 시들하니 수화기를 들었더니 뜻밖에도 사장이 사과의 전화를 걸어온것이 아닌가…

 

소설은 “그래서”하는식의 단순한 인과성의 련결어를 넣어서 되는게 아니다. “싸우고ㅡ화나고ㅡ면도하고ㅡ거울이 깨지고ㅡ사장이 전화를 걸어오고” 등의 또 다른 사건을 넣어서 얻은 효과이다. 이처럼 소설에서는 처음부터 인과성사건들로 맞물려져야 한다. 결정적계기를 모멘트라고도 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핵심사건이 일어나는 순간 플롯상으로는 보통 절정부분에서 나타난다. 이 순간에는 앞단계에서 제시되였던 모든 설명과 사건이 하나의 초점으로 모아지며 이야기의 의미가 해명되거나 혹은 그 의미가 함축되여 제시된다.

전통소설의 경우 시간적련계성도 자못 중요하다. 하나의 이야기 줄거리내용(스토리)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인과관계에 의한 사건의 련결과 시간적련속성이 필요하다. 인과관계는 인물의 등장관계에서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리유없이 인물을 등장시킬수 없거니와 까닭없이 함부로 퇴장시킬수도 없다.

만약 어떤 작가가 단편소설에 내키는대로 인물을 등장시켜놓고 나중에 불필요한 인물을 처리하겠는데 방법이 없어서 마침 전염병이 돌아서 처리하고 싶은 인물들이 모두 죽었다고 썼다면 이런 인물처리법은 졸렬하기 그지없다.

인물은 소설속에서 스스로 움직이고 생각하는 주체적존재여야지 작가가 임의대로 넣었다 뺐다하는 피조물이 되여서는 안된다. 하나의 인물이 등장했으면 그안에서 맡아야 할 구실이 있어야 하고 그 구실을 다 마쳤을 때 소설이 끝나는것이지 문뜩 교통사고 같은 우연으로 인물이 죽고 소설이 끝날수는 없다

아크로니라는 말을 쓰는데 시간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다른 사건들과 동떨어진 사건을 지칭한다. 가장 핵심적인 속성은 이야기와 그것을 서술하는 방식사이의 어떠한 시간, 론리적관계도 허용되지 않는다는것이다. 알레고리는 그리스의 말에서 나온것으로서 이중적의미를 가진 이야기류형을 지칭한다.

말그대로의 표면인 의미와 리면적인 의미를 가지는 이야기류형이 그것이다. 인물과 행위와 배경 등 통합적인 이야기요소를 다 갖추고있는 이야기인 동시에 그 이야기 배후에 정신적, 도덕적 또는 력사적의미가 전개되는 뚜렷한 이중구조를 가진 작품을 말한다.

암시수법도 하나의 기교이다. 소설의 서술기법을 구성하는 한 방식으로서 대체로 플롯의 발단단계에 많이 나타나며 복선을 만들어 내는 핵심원리이다.  즉 직접적, 명시적진술방법이 아니라 독자의 호기심을 유발하거나 추측과 예견을 수요하는 재미를 부여하면서 독자가 앞으로 제시될 사건과 행동의 양상이 필연적이며 론리적인것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서술의 전략의념이자 기법이다.

액자소설은 소설구성의 두드러진 방식의 하나인 이야기속에 하나 또는 여러개의 비교적 짧은 내부이야기를 안고있는것을 특징으로 한다. 마치 하나의 이야기속에 다른 이야기들이 액자속의 사진처럼 끼워져있는것이다. 이러한 소설형식은 이야기밖에 또 다른 서술자의 시점을 배치함으로써 전지적소설방식에서 탈피하여 다각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갈수 있다.

처음부터 소설의 어조를 어떻게 잡는가도 역시 기교문제이다. 어조는 서술의 모든 국면을 총괄하는 작가의 존재와 관련되여 있기때문에 일관된 하나의 태도나 립장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어조를 통제해야 한다. 인과성과 우연성은 전통적론리에 따르면 서사물내에서의 사건들의 계기성은  단순히 선조적인것이 아니라 인과적이다. 그러나 현대서사물에서는 이러한 인과성보다는 우발성이 더욱 빈번하게 사용된다. 그 리유는 현대의 삶이 인간의 삶을 이끌어가는 보편적이고 일관된 가치규범이 존재했다고 믿어지는 과거에 비해 매우 애매모호하고 파편화된 양상을 보인다는 인식과 관련된다.

4) 절정설치

절정은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비롯된 전통적플롯개념으로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지점을 의미한다. 고조된 장면의 감화력과 거대한 기능은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작가가 알심들여 선택한 소설종자의 내함과 의의가 밝혀지고 소기의 주제사상이 해명된다.

5) 결말기교

결말은 작품자체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결정적계기중의 하나이고 이것에 의해 독자들의 태도의 변화 즉 세계관적변화나 그 지평의 확대가 이루어진다. 결말에서는 앞부분에서 지속되여왔던 갈등이 해소되고 문제들이 더 제기되지 않는다. 경구나 구두어로 독자가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을 지을수도 있다.

에두르지 않는 직설적인 어법은 절제된 표현에 도움이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유모아 효과도 지닌다. 서사문학에서 이야기가 우여곡절과 반전을 거듭하면서 마침내 행복하게 끝맺는것도 있다. 경요소설은 거의 모두 행복한 결말(해피 엔딩)수법을 쓰고있다. 소설의 결말은 문제의 해결을 통해 독자에게 사건의 열쇠를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사건의 급선회로 열쇠를 은폐하여 물음표로 끝나는 소설이 되기도 한다.

소설의 결말은 여러가지 상징적의미를 지닌다. 소설결말을 두가지 류형으로 나누어 볼수 있는데 하나는 메시지 전달을 겨낭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독자의 상상을 촉구하는 경우이다. 소설의 결말은 그 자체로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여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류형과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감추어둔채 끝내여 독자의 상상을 촉구하는 류형이 있다.

오헨리적수법이라는 ≪매치의 선물≫의 결말법은 유명하다. “경찰과 찬송가”는 “거기서 뭘하는거야?”, “아무것도 아니오.”, “그럼 가자구”라고 결말을 맺고있는데 전자에 해당한다. 쏘피가 아무죄도 범하지 않았는데 경찰은 다짜고짜 체포한다. 경찰서에 잡혀간 그는 이튿날 “3개월 동안 섬감옥에 감금할것” 이라는 판결을 받는다. 이런 결말은 객관상에서 주제를 심화시키는 작용을 하지만 기실 미국사회제도하에서는 죄를 범하지 않은 사람이 무고하게 체포되고 반대로 죄를 범한 사람이 보호를 받는 불합리성을 폭로비판하는 무겁고 비장한 메시지를 독자에게 보내는것이다.

모파쌍의 ≪목걸이≫같은 소설이 후자에 해당한다. 어느 날 공원에서 목걸이를 빌려준 녀동무를 만난다. “가슴이 방망이질”했지만 “빚을 다 갚은 지금” 이기에 목걸이를 잃은후에 보낸 “고된 나날과 하많은 불행을 말해준다.” “의젓하고 소박한 기쁨에 겨워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녀동무가 “그 내 목걸이란 가짜였어, 기껏해서 5백프랑짜리밖엔 되지 않았댔는걸!”하고 말할줄이야 꿈에나 생각했겠는가? 이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이 결말에 있기도 하다.

이 결말은 독자들에게 많은것을 사색하게 한다. 로와젤부인이 그 순간에 울음을 터뜨렸겠는가? 아니면 웃음통을 터뜨렸겠는가? 그 순간에 그가 느낀것은 고통이겠는가? 아니면 황당함이겠는가? …기실 이 모든 문제는 다 한문제에 귀결되는것이다. 즉 인간의 허영심이 사람에게 끼친 해독이 얼마나 큰것인가 하는것이다. 그런데 허영심은 결코 자산계급고유의 본성만은 아니다.

한편의 소설의 끝에서 작가는 흔히 독자들에게 자기가 구축한 세계의 열쇠를 건네주거나 아니면 돌연한 급선회를 통해서 열쇠를 은폐하거나 혹은 플롯을 한걸음 진전시키면서 자신은 슬며시 물러나 버리는 쪽을 선택하거나 한다. 서두와 결말은 상관관계를 지닌다. 즉 이들 요소는 상호규제적으로 구성된다.

3. 소설의 인물

인물설정이란 직접적제시로서 작가가 소설속에서 인물을 제시하는 일체의 과정을 가리킨다. 소설의 인물성격을 근래에 캐릭터란 개념으로 애용하는데 어떤 성격, 집단, 계층을 대표하는 전형성으로서 바로 성격의 공시적인 보편성을 의미하며 보통인물과 성격의 두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전자는 작품에 등장하는 개인들을 지칭하는데 이는 소설, 희곡에서 제시되는 등장인물로서 그들이 하는 말과 행동속에 표현되는 도덕적, 기질적 특성을 부여받은 존재이다.

보통 작가가 설정하는 인물류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주요인물과 대립되는 인물을 반면인물 혹은 부정인물이라 한다. 수행에 따라서 작가가 의도하는 주제의 방향에 따르는 인물, 작품의 주인공은 작가가 의도하는 주제의 방향에 역행하는 인물, 주인공에 대립하는 적대적인 인물 등등이다.

가) 소극적인물: 채만식의 ≪탁류≫에 주인공 초봉은 식민지시대의 비틀어지고 외곡된 질서아래에서 돈의 론리에 희생되는 여성으로 그려졌다. 이 소설은 모순된 사회체제속에서 희생된 한 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추었기때문이다.

나) 적극적인물: 력사의 발전적전망과 계기를 파악할수 있는 시대적여건에서 창조되는 인물로서 혁명의 성취나 민중적힘의 결집이 가능한 력사적추동력을 얻는 인물로 설정된다. 그러한 환경과 대립되는 인물은 흔히 영웅주의화 되기 쉬우나 전형성의 원리를 옳게 운용한다면 이런 오유에 빠지지 않을수 있다.

소극적인물이 흔히 플롯에 매인 구조적인물이라면 적극적인물은 플롯을 이끌어가는 주제적인물이다. 사회주의리얼리즘 계렬의 소설들에서는 적극적, 긍정적인 주인공을 중시하였다. 일반적으로 비판적리얼리즘 소설에 나타나는 주인공은 엄밀한 의미에서 력사의 흐름속에서 주동적이지도 않고 반동적이지도 않은 방관자의 립장을 보이는 인물로서 중도적인물이라고 부른다.

작가는 비판의 기능에 중점을 두고 플롯상에서 환경과 인물이 긴밀히 련관되도록 질서화하였기에 소설의 주인공은 어떤 성취를 이루는 일이 거의 없고 오히려 존재의 리유가 정당함에도 불구하고 불행을 당함으로써 사회환경의 부당함을 고발, 비판하는 기능을 발휘하는 인물로 형상화된다. 그러므로 대개 소시민계층이나 미각성상태의 로동자, 농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게 상례이다.

다) 부정적인물: 소설에 갈등이 없다면 소설이 아니다. 그러므로 긍정적주인공이나 중도적주인공이나 제구실을 하게 하려면 대개 그에 대립되는 적대적인물이 필요하다. 모순과 알륵으로 가득찬 인간세상에 절대적인 조화로움이 있을수 없기에 혁명과 반동, 진보와 락후, 진실과 거짓, 선함과 악함 등등의 대립속에서 인간생활이 영위되기에 그속에서 긍정인물들이 두드러지게 하려면 부정인물을 등장시키는것은 자연스러운 장치일수밖에 없다.

보통 인물설정에는 작가가 직접적설명을 통하여 인물의 성격을 알리는 설명적인물설정, 인물의 행동이나 대화를 통해 인물의 성격을 제시하는 극적인물설정, 성격과 행동의 인관관계에서 독자들이 스스로 인물의 내면적모습을 파악하게 되는 분석적인 성격설정 세가지 방법이 류행되고있다. 례를 들어보자

 

…익호라는 인물의 고향이 어디인지는 XX촌에서 아무도 몰랐다. 사투리로 보아서 경기사투리인듯 하지만 빠른 말로 재재거리는 때에는 영남사투리가 보일 때도 있고 싸움이라도 할 때는 서북 사투리가 보일 때도 있었다. 그런지라 사투리로서 그의 고향을 짐작 할수가 없었다. 쉬운 일본말도 알고 한문글자도 좀 알고 중국 말은 물론 꽤 하기쉬운 러시아말도 할줄아는 점 등등 이곳저곳 숱하게 주워먹은것은 짐작이 가지만 그의 경력을 똑똑히 아는 사람은 없었다.

 

이 단락은 주인공의 인물묘사를 하고있는 대목인데 해설적방법으로 인물을 설명하고있다. 이러한 표현은 직접적으로 등장인물의 성격을 규정해버리기때문에 독자는 사상력에 제한을 받게 되고 그 인물에 관하여 자기 나름의 규정할 겨를이 없게 된다. 묘사는 설명적묘사와 암시적묘사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암시적묘사의 례를 하나 들어 보자.

 

그 집에는 삼룡(叁龙)이라는 벙어리 하인 하나가 있었으니 키가 본시 크지 못하여 땅땅보로 되였고 얼굴이 몹시 얽고 입이 몹시 크다. 머리에는 새꼬리같이 달린것을 주인의 명령으로 깎기는 깎았으나 불밤송이 모양으로 언제든지 푸하고 일어섰다. 그래서 걸어다니는것을 보면 마치 옴두꺼비가 서서다니는것 같이 숨차보이고 더디여 보인다.

―라도향, ≪벙어리 삼룡이≫

 

이런 인물설정에서 소설의 비극적인 감정기조가 무겁게 깔려있음을 엿볼수 있다. 간접적제시방법으로 인물들의 성격이 그 자신의 언어와 행동을 통해 스스로 독자에게 드러나도록 한다. 간접적제시방법 즉 극적방법은 인물을 생생하게 묘사할수 있다. 독자는 작가의 견해와 설명을 들을필요 없이 등장인물과 곧 접촉할수 있다.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의 한 단락을 례로 들어보자

례:  

 

다음날은 좀 늦게 개울가로 나왔다. 이날은 소녀가 징검다리 한가운데 앉아세수를 하고있었다. 분홍스웨터 소매를 걷어올린 팔과 목덜미가 마냥 희었다. 한참 세수를 하고나더니, 이번에는 물속을 빤히 들여다본다. 얼굴이라도 비추어보는것이리라. 갑자기 물을 움켜 낸다. 고기새끼라도 지나가는 듯. (중략)

소년은 이 갈꽃이 아주 뵈지 않게 되기까지 그대로 서있었다. 문득 소녀가 던진 조약돌을 내려다보았다. 물기가 걷혀있었다. 소년은 조약돌을 집어 주머니에 넣었다. …

   

례를 든 작품에는 주인공의 행동을 통한 간접적심리묘사가 매우 잘 나타나있다. 즉 대화나 행동을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가운데 성격과 심리가 간접적으로 제시되였다.

례2:

 

필주는 저도 모를 화가 상투밑까지 치밀어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ㅡ이 량심없는 자식아, 살면서 그동안 사람을 몇번이나 속였니?

덕수라 불리우는 청년이 시큰둥해서 이쪽을 건너다보며 이죽거린다.

ㅡ 이 새끼야, 사람을 얼마나 속여먹으며 살았는가 말이다!

필주를 힐낏 일별하는 덕수의 눈길은 빈정거리고 있었다.

ㅡ 그래, 네놈은 량심을 속인적도 없고 사람을 기만한적이 없었니?

 

필주와 덕수의 행동과 대화를 통해서 서로에 대한 적의를 간접적으로 제시하고있다. 작가들은 영원히 화해할것같지 않은 두 세계사이를 보다 조화로운 경지로 이끌어가려 함으로써 단절현상을 끌어내려 한다. 캐릭터는 소설에서 행위나 사건을 수행하는 주체 즉 인물과 그 인물이 지닌 기질과 속성 혹은 성격을 포괄하는 의미를 지니므로 작품의 정체성에서 불변적일수도 있고 점진적으로 또는 극적위기의 결과에 따라 근본적으로 돌변할수도 있다.

소설에서 설정한 허구적인물이 만약 실제생활속에 원형 즉 어떤 모델에 근거한것이라면 순수 허구한 인물보다 더욱 객관적근거가 있게 되여 진실성을 확보할수 있으며 인물의 생명에 근원이 있게 한다.  그러나 고리끼는 “예술가가 창조한 인간은 하느님(혹은 자연)이나 력사 그리고 인간 자신이 창조한 사람보다 훨씬 더 우수하고 몇배나 더 재미가 있다”고 하였다. 고리끼는 똘스또이의 인물은 손길을 뻗쳐 만져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고 하였는데 그가 말하는 인간은 다름아닌 허구로 창조한 예술전형인것이다.

4. 서술의 기법

1) 가속과 감속

가속은 특정부분을 요약하거나 생략하는 경우이며 감속이란 세부묘사나 사건의 강조 등을 통해 서술속도를 줄이는 경우이다. 하여 어떤 곳에서는 간접제시의 방법을 쓴다. 간접제시란 서사정보들이 화자의 개입을 거치지 않고 독자에게 직접 전달되는 객관적서술이라는 점에서 보여주기와 류사하다.

2) 생략수법

지속개념의 다섯가지 기능중의 하나로서 서사적담론상의 시간 0이거나 0에 가까운 서술기법을  말한다. 즉 이야기의 특정 부분을  시간적으로 최대한 가속화시켜 공백의 상태로 처리하는 생략의 기법으로써 이야기의 구조자체를 탄력있고 짜임새가 있게 해주는 기능을 담당한다.

례를 들어 “나는 락원을 꿈꾸는 아담, 하지만 항상 깨어나 보면 갈비뼈는 온전하지.” 에서 독자는 사전지식을 리용해야 하지만 그 의미는 한점의 의문도 남지 않는다. 가끔 생략은 여러갈래의 가능성을 열어놓기때문에 련관성을 찾아내려면 독자의 재치가 필요하다. 생략을 사용하면 이야기의 존재리유를 시적으로 추론할수 있으므로 굳이 그 리유를 표현할 필요가 없다. 루이스 브리토 가르시아의 미니서사의 귀감이 될수 있는 ≪노래≫를 읽어보자.

 

사막의 구릉끝자락, 모래밭에 창을 꽂아놓고 녀자우에 올라가 있는데 그 녀자가 내입속으로 노래를 넣어주어서 문득 그 노래는 시간이 얼굴을 드러내기 이전에 처음 부른 입으로부터 나까지 전해온것이며 나 또한 시간이 얼굴을 드러내기 이전의 노래를 마지막까지 전달하기 위해 다른 입에 넣어주어야 한다고 깨닫게 되였다.

 

참으로 은유적이고 상징적이며 철리적인 묘사이다. 이렇듯 다듬은 언어, 정갈한 언어, 가끔은 알맞힐수도 있으나 정확한 언어사용, 이는 간결성을 위한 가장 명확한 방법가운데 하나이자 가장 어려운 방법이다. 무망간에 입으로 전해지는 우스개소리중에도 고도로 절제된 생활의 철리를 전달하고 있는것이다.

낯익은 배경과 텍스트의 풍자, 익살, 대조를 통한 유모아를 만들거나 고리타분한 사고를 새롭게 할 때는 이런 방법으로 간결성을 확보할수 있다. 례컨대 력사나 속담, 격언, 널리 알려진 전설 등을 패러디하는것이다. 이를 위해서 작가는 패러디(어떤 명작을 풍자적으로 모방, 개작), 아이러니, 풍자를 사용한다.

3) 서술의 객관화

한 작품의 내부에서 작가가 모든 소설의 내적요소를 자신의 직접적인 개입없이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제시하려 하는 태도를 지칭하며 주관화는 그와 대응되는 의미로서 작가가 작품속에서 자기자신의 경험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거나 자기의 개인적 기질, 판단, 가치관 및 감정을 투사하는 태도를 지칭한다. 간접제시, 묘사,  대화 등은 객관화의 결과이며 예비서술, 주정토로 등은 주관화의 산물들이다. 서사소통에서의 거리를 유지시켜 독자들은 텍스트내의 허구적환상에 빠져들기가  좀더 용이해지므로 객관화의 방법을 선호하는것이다.

4) 에피소드 리용법

주요한 플롯(메인플롯)이나 중심적갈등 구조에서 벗어난 짧은 이야기 혹은 사건을 가리킨다. 한 작품의 미학적구조를 풍부하게 해줄수 있는 다양한 정보의 도입, 플롯이 가지는 긴장감의 완급조절, 분위기의 전환 등 면에서 중요한 문학적의미를 지니고있다. 례하여 쎄르반떼스의 ≪동키호떼≫의 의미로운 에피소드의 삽입이 많지만 매 에피소드들은 유기적으로 잘 결합되고있다.

5) 연장법

현대의 서사리론에서 다루고있는 시간개념중의 하나로서 특히 서술상의 시간과 이야기자체가 진행되는 시간과의 여러 관계를 뜻하는 지속개념가운데 하나이다. 연장은 서술의 속도를 늦추는것이다. 즉  담론시간이 이야기시간보다 긴 경우에 해당하며 영화기법의 느린동작이나, 어떤 화면에 다른 화면을 겹치면서 먼저 화면이 서서히 사라지게 하는 촬영법(반복편집) 등과 같은것이다.

6) 예비서술법

서사물에서 이야기의 고유한 행위가 시작되기전에 있었던 인물들과 사건들에 대한 필수적정보를 제공해주는 서술부분, 복선을 말한다. 앞으로 다가올 상황에 대한 암시를 뜻하는것으로서 독자의 흥미를 강하게 유발시킴으로써 재미를 강화시키거나 미리 심리적준비단계를 거치게 함으로써 다가올 사건이 돌발적이거나 황당스러운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게 하려는데 있다.

7) 우연의 일치법

교묘하지 않으면 책이 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사건들사이의 인과적관계나 필연적인 상관성없이 사건의 양상과 인물들의 행위가 결정되고 변화되도록 하는 이야기전개방식이다. 련관성이 없는 사건들이 동시에 발생한다든가 단순히 흥미위주의 이야기진행의 편의를 도모하거나 이야기의 통속적인 얽어짜기를 위해 어떤 등장인물들이 어느 장소에서, 어느 특정된 시간에 사건적인 필연성이 없이 만나게 된다든가 하는것이 그 례이다.

8) 기지와 유모아

기지(위트)와 유모아는 우스운것 또는  희극적인것과 관련된다. 이들은 상호대비에 의하여 그 차이가 잘 드러난다. 기지는 주어진 상황에 대해서 취할수 있는 사물에 대한 모든 가능한 태도의 복수성을 인지하는 능력으로서 작가들이 취해야 할 기법이기전에 갖추어야 할 인생에 대한 태도라고 할수 있다.

우리 말로 해학, 익살 등으로 대응되는 말인 유모아는 일종의 우스꽝스러운 현상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 웃음은 이웃에 대한 동정과 관용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랭소, 조소 등 적의와 경멸의 감정이 담긴것과 구별된다. 작가의 수사적기능이 결정적으로 작용하여 예상하지 못했던 유쾌하고 무해한 웃음, 유모아를 발생한다. 체호브와 오 헨리의 소설들에서는 해학과 유모아적기지가 빛뿌리고있는바 그야말로 해학, 유모아대사들이다.

9) 의사소통과 의식의 중심

문학이 대화인만큼 단편소설적대화에서는 더욱 의사소통이 잘 되여야 한다. 의사소통이란 예술언어의 의미가 리해되고  전달되는 과정을 지칭한다. 이 개념은 미국의 어학자인 야꼽슨과 로씨야의 리론가 미하일 바흐찐 등에 의하여 서사적언어예술의 리론에 본격적으로 도입되였다. 바흐찐은 문화를 루카치처럼 “해방”과 “진보”의 위대한 리념이 전개되는 과정이 아니라 ‘대화’와 “웃음”을 통해 상상력이 종합되고 력사속에 풀려나오는 과정으로 묘사했다. 

그들의 관점에서 볼 때, 의사소통이 성립되려면 몇가지의 기본적인 전제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안되는 한 작품의 서술을 인물의 의식의 지배하에 두는 서사기법 혹은 그 의식의 주체를 가리킨다. 이러한 기법이 적용되는 소설에서 서사의 모든 국면은 의식주체의 단일한 시각에 의해서만 관찰되고 보고된다.

그리고 말씨와 습관적어투 등 대화상의 모든 특성도 당연히 의식주체에 귀속된다. 그런 점에서 의식의 중심기법은 간접제시의 기법과 구별된다. 간접제시가 서술의 표면으로부터 화자나 작가의 함축된 흔적을 지워내는 기법이지만 시점의 변화까지 배제하는기법이 아니기때문이다.

10) 기능과 정보소

기능이란 이야기의 줄거리가 전개되면서 의미를 형성해가는 인물의 행위를 정식화한 설명의 틀이라 한다. 이것은 핵단위, 보조단위와 정보단위, 징조단위 등으로 구성되는것인데 이상 네개의 단위가 단일효과를 내여 하나의 장면을 이룬다고 할수 있다. 이것을 련쇄(시퀸스)라고 하는데 이 련쇄들은 플롯이라는 서술방법에 의해 전체 작품을 구성한다.

11) 말하기와 보여주기

말하기와 보여주기라는 서술의 류형은 직접서과간접서술, 평면적서술과 립체적서술, 개입적서술과 비개입적서술, 요약과 장면, 설명과 제시 등의 용어와 통한다. W. 부드가 “말하기는 소설가가 사용하는 가장 뚜렷한 인공적기법중의 하나로서 작중인물의 정신과 마음의 신빙성있는 개관을 얻어내기 위해 행동의 심층에까지 들어가는 술책”이라고 설명한다.

반면, 보여주기는 가능한 한 서술의 표면에서 인위적인 가공의 흔적을 지우고 화자가 그림을 그리듯이 또는 배우가 연기를 보여주듯이 독자가 스스로 이야기의 추이를 뒤쫓을수 있도록 배려하고자 하는 서술의 전략이다. 현대에 들어와서 작가들이 보여주기의 서술방책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있다.

기교는 유용성을 창조하는 원천이며 기술이라고 불리운다. 소설양식은 창작기교의 존재방식의 하나이다. 창작기교는 작품의 내용을 파악하고 형상화하는 기술이며 내용을 원만하게 표현하기 위한 형식의 요소들을 구사하는 재치이다. 최서해는 자기의《영일고어》에서 “기교는 예술에 있어서 무시할수 없는것이다. 어떠한 사상감정을 표현하려면 반드시 거기에 적응된 기교를 요청하게 되는것이다.”라고 쓰고있다

창작기교의 습득과정에 과학성은 인체생리학적기초를 가지고있다. 여기서 생리학적기초란 작가로 성장하는데서의 선천적인 자질도 의미하는바 문학창조 의 씨앗을 품을수 있는 남달리 풍부한 정감의 밭ㅡ심령은 물론이거니와 언어 에 대한 특별히 민감한 감수력도 포괄한다. 이것을 어문학적으로 어감능력이라 하며 어문능력배양에서 중요한 한가지 배양항목으로 되여있다.

그리고 무릇 문장에 남다른 애착심을 가지는것인데 문장의 아름다움과 오묘한 의미를 지력으로 터득하기보다 가슴으로, 정서적으로 리해하는 직각과 지감 등 종합적인 자질이 구비되여야 한다. 이것을 문감능력이라 한다. 어감능력 과 문감능력이 구비되면 정감상수가 남달리 높아지게 된다.

소설가는 자기가 체험한 생활의 세계를 진실로 체험한 그대로 실감나게 묘사하여 그것을 미처 모르는 제3자들에게 절실하게 체험시키는것이 목적이다. 생활속에서 고통을 겪었거나 정신적으로 동조하는 작가만이 사람들에게 인간의 고통을 호소할수 있으며 격동되여 본 작가만이 다른 사람을 격동시킬수 있는 장면을 쓸수 있다. 그래서 분노가 시인을 낳고 고통이 작가를 낳는다고 한다. 이것은 소설작품에서 감정론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장편소설같은 쟝르에서는 극성이 강한 사건조직과 빈틈없이 일치되여야 하며 성격론리와 생활론리에 맞게 째여져야 한다. 소설에서 감정조직이 하나의 론리로 째여야 한다는것은 기본감정선과 부차적감정선이 유기적으로 통일되여 흐르고 소설에서 중요한 요소인 추적과 폭발, 긴장과 완화가 교묘하게 배합되고 양상에 어울리는 감정색채가 조화되여야 한다는 말이다.

12) 묘사의 밀도

소설을 묘사의 문학이라고 한다. 무릇 어떤 소설이든 창작과정에 묘사의 밀도 문제가 제기된다. 즉 생략, 함축하면서 비약하거나 심오하게 분석하면서 얼마나 집중하고 얼마나 설피게 그렸는가 하는것이다. 소설이 경험의 언어적재현이라고 한다면 이 재현은 두가지 종류를 포함한다. 행동과 사건의 재현이 한가지이고 사물과 인물의 재현이 다른 한가지이다. 서술은 이 두가지를 포괄하는 개념이며 전자와 후자는 서술이라는 언어경영의 상이한 두국면이다.

치밀한 묘사밀도는 그 대상에 대한 독자의 사색과 감정을 집중시키고 그에 대한 형상을 또렷하고 힘있고 획일적이 되게 한다. 묘사의 밀도가 지나치면 대상의 경중을 가릴수 없게 될것이며 농도가 구별되지 않는 그림처럼 된다. 묘사의 밀도를 설피게 하여 속도감을 주면서 쾌락한 정서를 줄수도 있는데 설명적서술이나 따분한 설화, 무근거한 의론같은것을 피면해야 한다.

거리조절도 하나의 기교이다. 거리란 서사소통의 여러단계에서 각 소통주체사이의 밀착된 정도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미학에서는 “미적거리”란 말을 썼는데 이것이 소설에 와서는 흔히 심리적거리로 사용되군 하였다. 소설에서 말하는 거리는 다시 지적, 미적, 도덕적, 시간적거리 등의 여러측면으로 세분된다.

1) 거리의 형태

1인칭 주인공시점은 서술자와 등장인물의 거리가 가까우며 서술자와 독자의 거리도 가깝게 된다. 3인칭 관찰자 시점은 서술자와 등장인물의 거리가 멀고 서술자와 독자의 거리도 멀다. 그리고 서술이 자재적이 된다.

2) 공간성

어떤 사건이 일어나거나 정황이 진술될 때에는 구체적인 시간과 물리적인 공간이 필요한데 보통은 배경이라고 한다. 따라서 시간과 공간은 소설의 배경을 이루는 주요한 요소가 된다. 현대소설의 공간은 심리적공간으로서의 기능이 강한데 이런 현상은 작가들이 더 이상 서사문학의 관습화된 시간구조에 머물지 않고 오히려 이를 정지시키거나 아주 페지하고 시간대신에 공간을 지배적차원으로 삼는 공간형식을 선호하고있는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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