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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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원경지 (외 4수) 댓글:  조회:888  추천:1  2015-01-16
  메돼지가 산그림자 데리고 어슬렁 어슬렁 산막에 놀러오다 풀잎에 물려 거칠어진 손들이 노을을 비틀어 구름노전 엮다 배고픈 옥수수와 알감자들이 농부의 꽁무니 따라 령을 내리다 지친 태양이 호박잎 그늘에 숨어 땀을 훔치다 별들이 코고는 소리에 한여름밤의 꿈이 노릿노릿 익어가다   황혼  산책 주머니처럼 칙칙한 숲속에서 구겨진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 청춘은 한갓 류행가가 되여 외진 골목 쏘다니고 그리움은 비 되어 쇼윈도를 적신다 하늘조차 자신이 부끄러운지 무지개를 불러 속내를 드러낸다 숭고하고 품격 있는 경지는 너와 나의 저물수록 눈이 부신 황혼길에 있다 눈 먼 장마의 흔적을 지우며 헐벗은 사랑이 가을을 앞세우고 걸어온다   겨울산행 함박눈에 묻힌 짐승의 길우에 사람의 발자국이 포개졌네요 재빛 다람쥐가 팔랑귀를 쫑긋 벌려 겨울의 온기를 마시네요 걷는만큼 길이 열린다고 착한 바람이 나그네의 옷자락 흔드네요 추운 길의 한끝에 어두웠던 시절이 불꽃처럼 서성이네요 풀리는 길, 그 길을 따라 먼 후날의 내가 달려오네요 나의 하루가 눈포래에 묻히어 아득한 풍경속으로 미끄러져가네요   가을소망 잔잔히 물결치는 발걸음이 돌부리에 영글어 시간의 흐름을 멈춰세운 날 그대는 온다 한떨기 들국화의 모습으로 내게로 온다 더러는 해살의 무게에 떠밀려 비련을 펄떡이는 연어처럼 최후의 강변으로 달려가지만 그런것들 대체 무슨 상관이랴 침묵으로 깊어가는 터널을 지나 생의 막고개, 가을절벽에 슬픈 의미로 불타는 그 꽃 너라면 좋겠구나!   낚 시 참아야지 참아야지 옹근 삶을 걸고 늘여온 긴-긴 인내의 끝자락에 풀떡이는 꿈이 기다리고있네 당겨야지 당겨야지 주춤거리면 놓치고 만다는걸 계절 잃고 돌아서는 목 쉰 바람이 말해주네 그래 그렇게 떠나가야지 마음의 잡동사니 슬픈 파도위에 활-활 던져야지 도망치는 세월을 못 건질바엔 고독이라도 낚아 내 친구 삼아야지 연변일보
43    [조시] 나의 살던 고향은 댓글:  조회:891  추천:0  2014-07-17
사과배꽃   꽃신(花神)이 가르치네 아리숭한 꿈길   춘풍(春風)에 젖어드네 파르르 요내 가슴   아, 아름답게 울려가라 령혼의 종소리, 사과배꽃 그 향기!     상모춤   모자가 돈다 세월이 돈다 꿈이 돈다   드디여 하나의 민족이 우주를 향해 휘몰아친다     퉁소   노래의 강물이 흘러가는 소리 향토의 서정이 피여나는 소리 추억이란 이름의 파랑새가 그 옛날의 보리밭으로 삘리리― 삘리리― 너와 나를 다정히 불러주는 그 소리     쪽지게   한많은 등허리에 청산을 짊어지고 해달을 짊어지고 버릴수록 솟구치는 거친 운명 짊어지고 걸어온 천년 고개 지는 노을 서럽구나!     대장간   잠을 자던 쇠덩이들이 땀을 먹고 일어서면   쉬익― 쉬익― 초혼(招魂)의 풀무질에   꺼질줄 모르는 천고의 노래가 령혼의 하늘가에 불을 지핀다     질화로   옹노에 걸린 무훈담은 지는 해 붙잡고 허둥거리고   새색시 호린 여우 얘기가 보글보글 끓어오를 무렵이면   꿈향기 솔솔, 잉걸불에 둘러앉아 산골의 겨울밤은 토실토실 익어갔다     다듬이소리   꽃분이 시집 간다고 호독호독 뛰는 어머니의 마음이였다   달향기 따다가 모시 원삼(圓衫)에 두르고 토란잎에 쌓이는 슬픈 가락으로 마음을 다스려 수천년   겨레의 심장이 뛰는 정다운 소리였다     한복   반만년 휘여잡아 웃음 두른 무지개   열두폭 긴 치마 설음 솟는 잔물결   하얀 동정 고이 살짝 외짝 마음 덮었으매   아련할손 푸진 해발 꿈의 꽃밭 물들인다     랭면   인생은 짧아도 너의 노래는 길다   세상은 흐물거려도 너의 생은 질기다   언제나 맑게 시원하게 살려는 백의겨레 그 꿈이 더운 여름 녹이며 웃는구나!     된장국   정한(情恨)의 강을 건너 미명(未明)의 숲을 지나   부글부글 수천년 끓고 끓은 하얀 족속   화랑(花郞)의 넋을 재워 옛 선비의 꿈을 풀어   추억도 뜨끈따끈 우리 사랑 된장국   /김학송 [출처] 길림신문 2014-07-17
42    그림자 댓글:  조회:1360  추천:3  2013-11-28
1 해빛을 훔쳐 먹고 세월조차 훔쳐 먹고 흘끔할끔 슬그머니 키를 세운다 갈데말데 슬그머니 따라 나선다 2 강물이 가면 그도 간다 구름이 서면 그도 선다 가다가 지치면 자기를 벗고 맨 물에 몸을 씻고 바람의 흉내를 낸다 사람의 흉내를 낸다 3 투자가 들지 않는다 땀도 흘리지 않는다 주인의 꼴을 흉내내며 주인보다 더 주인인척 한다 적자는 없고 늘 흑자이다 손해 볼리 없어 가벼운 모습을 하고 그게 좋다고 그렇게 산다 4 어찌 보면 위대한 은자이기도 하다 소리없는 침묵이 호사롭기도 하다 메달을 주어도 목에 걸지 않고 박수만 짊어진 채 바람의 길을 따라 어두운 골목으로 도망친다 5 허영으로 공해를 부르지 않는다 목에 힘을 주고 무게를 잡으며 잘 난척 하지도 않는다 집도 없이 자연에 몸을 맡긴다 아무런 걸림이 없이 아무곳이나 간다 로자도 필요 없다 그래서 너의 발걸음은 가볍다 6 때론 주인이 그림자가 된다 마음이 마음을 벗어나면 때론 그 사람이 그 사람의 그림자가 된다 7 언덕이 옷을 벗었다 내물이 옷을 벗었다 옷을 벗지 않은 나무들만이 제 손으로 낯을 가리고 자기의 슬픔을 덮어 감춘다 올망졸망한 절망의 항아리에 어둠이 발효되어 행복의 술이 되어 가고 있다 8 여러 가지 색갈의 얼굴들이 그림자와 손 잡고 삼바 탱고 왈쯔에 열을 올린다 시대의 오락장은 언제나 만원이다 위스키 모태주 칭키스칸 눈부신 타락이 누군가의 뒤란에 꽃을 피운다 벤츠, 오우디, 비엠 떠블류에 높이 앉은 도시가 어디로 질주하는지 누구도 모른다 부유와 가난을 함께 파는 시대의 레스토랑은 지금 한창 성업중이다 9 세로 가든 모로 가든 내 갈 길은 내가 간다 내가 심은 인생 내가 거둔다 만취한 바람의 손을 잡고 설면한 꿈속으로 걸어가는 저 그림자는 누구인가?
41    가을앨범(외 1수) 댓글:  조회:1151  추천:1  2013-09-05
가을이 락엽처럼 운다 가을이 장마처럼 운다 가을이 광풍처럼 운다 가을이, 잎이 누우런 가을이 메뚜기등에 앉아 펄쩍 뛴다 농부의 낫자락에 달라붙어 뚝뚝 뛴다 익은 해살 듬뿍 풀어 가을이 한폭의 수채화를 가지와 가지사이에 그리다가 이랑과 이랑사이에 그리다가 놓쳐버린 그 계절이 아쉬워 돌배나무우에 턱을 고인채 빨갛게 얼굴 붉힌다   가을약속 나무잎은 그 사람의 야윈 생각우에 흔들립니다 나무잎은 그 사람의 쏟아버린 세월처럼 처량합니다 이제 가을입니다 모든것들은 절정을 향하여 마지막 도약을 준비합니다 어차피 맞이할 슬픈 리별로 이제 우리의 시간은 익어가고 우리가 지상에서 불러야 할 마지막 가장 찬란한 음악을 위해 세월의 생명들은 부서지고있습니다 신이 내린 그 하나의 아름다운 권리는 우리가 끝까지, 푸름을 간직한채로 살아보려는 눈부신 고투(苦闘)입니다 이 가을의 의미는 우리가 가을을 느끼는 그속에 있습니다 막을수 없은 리별이 숙명처럼 찾아올지라도 우리만의 비밀로 이 슬픈 가을을 불태웁시다 자, 이제 길을 떠납시다 우리는―
40    김학송 략력 댓글:  조회:923  추천:0  2013-08-29
김학송 략력 1952년 길림성 도문시 곡수촌에서 출생. 장춘야금지질학교, 연변대학 조선어문학부 졸업. 월간편집 력임    동시집 《봄바람편지》,서정시집《사람의 숲에서 사람이 그립다》,시집 《고향에는 고향이 없다》를 비롯하여 문학저서 30여부 출판.     일부 시는 영어로 번역되여 《세계시인선집》에 수록. 수필〈태산에 오르며〉가 중학교 교과서에 등재.   1993년 서울 아시아시인대회 중국측 대표로 참석.   2008년 전국소수민족문학창작 ‘준마상’을 수상. 2020년 단군문학상 수상.  
39    청개구리 댓글:  조회:901  추천:0  2013-08-29
청개구리 수풀 속에서 노래 하다가 햇볕 덮고 잠을 자다가 논두렁 위에 옷 벗어 놓고 물속에 첨벙 물장구 친다
38    구름의 집 댓글:  조회:986  추천:0  2013-08-29
구름의 집 구름의 집은 할머니가 사는 집 구름밭에 씨 뿌리고 구름밭에 나물 캐고 구름강에 빨래하며 부지런한 울 할머니 살아가는 집 구름의 집은 옛말이 사는 집 나래가 돋친 장수랑 담배 피우는 호랑이랑 모두 모두 그 속에 살아 가면서 꿈 많은 아이들 고운 귓가에 날마다 새 이야기 들려 주는 집
37    봄을 부르니 댓글:  조회:889  추천:1  2013-08-29
봄을 부르니 들판을 향해 봄을 부르니 눈이불 걷어 차며 누군가 대답해요 -나 여기서 파랗게 눈 뜨고 있어요! 산을 향해 봄을 부르니 꽃망울 터치며 누군가 대답해요 -나 여기서 빨갛게 웃고 있어요! 하늘을 향해 봄을 부르니 고운햇살 튕기며 누군가 대답해요 -나 여기서 푸릉푸릉 날고있어요!
36    원두막 댓글:  조회:915  추천:0  2013-08-29
원두막 할아버지 옛말이 콜콜 잠 자고 할머니 땀방울이 퐁퐁 뛰여 다니는 시골의 원두막은 노오란 동년의 정거장
35    봄비 댓글:  조회:1009  추천:1  2013-08-29
봄비 1 봄비가 내린다 어떻게 내리나 봄바람 타고서 보슬보슬 내리지 보슬보슬 내려선 어디로 가나야 꽃망울 가슴에 살살 안기지 2 봄비가 내린다 어떻게 내리나 안개를 타고서 살금살금 내리지 내려선 내려선 무엇을 하나야 아기 싹 입술에 젖방울 물리지
34    겨울동화 댓글:  조회:876  추천:1  2013-08-29
겨울동화 털옷 입은 새들이 재잘거려요 -눈밭에서 밥 먹자니 발이 시리다 꽁꽁 머리 보리가 말을 해요 -눈이불 덮으니 참 포근해! 꽁꽁 숨은 내물이 종알거려요 -해님 엄마 못 보니 참 그립다!
33    황소 댓글:  조회:925  추천:0  2013-08-29
황소 음-머 울음이 노랗다 뚜벅뿌벅 발걸음이 둥글다 챡-챡 꼬리로 웃는다
32    봄바람편지 댓글:  조회:875  추천:1  2013-08-29
봄바람편지 아기 싹은 파란 글 봄바람이 썼대요 하늘이 살살 대지에 전하는 문안 편지 꽃송이는 빨간 글 봄바람이 썼대요 (아, 아름다워!....) 하늘이 솔솔 대지에 부치는 감탄편지
31    옥수수 댓글:  조회:887  추천:1  2013-08-29
옥수수 바롯- 쉬엿- 바람선생 호각 부니 챡챡챡... 줄지어 선다 우유는 아니 먹어도 우썩우썩 발도 자라더니 이제는 엄마 되어 포동진 가을 업고 섰다
30    봄비는 전화선 댓글:  조회:863  추천:0  2013-08-29
봄비는 전화선 구름은 전화수 봄비는 전화선 전화선 줄 줄 이 늘여 따르릉-
29    내사랑 연변 댓글:  조회:897  추천:3  2013-08-27
내사랑 연변  김학송   해란강이 하얀 입으로 퉁소를 부니 두만강이 파란 손으로 가야금 탄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두루마기 행주치마 아리랑 도라지 노래 부르고 아버지 어머니는 삼베적삼 다홍치마 북가락 흥타령에 춤을 춘다 진달래 동산에 행복의 꽃무지개가 피여나는 곳 상고춤 장고춤에 오래된 미래가 달려오는 곳 여러민족 형제들이 오손도손 정을 나누며 술잔을 높이 들어 해와 달을 마시는 곳 아,연변이여 내사랑이여
28    모아산 련가 (외1수) 댓글:  조회:1406  추천:10  2013-08-02
모아산 련가 (외1수)   김학송 고향산 산이마에 구름 타고 올라서니 저 멀리 들려오네 그 시절 그 노래   주씨 성 가진 선인들의 귀속말이 이 땅의 날개 되여 퍼덕이는가   깊어가는 그늘아래 행복이 쉼을 하고   갓 쓰고 웃는 저 산은 아, 겨레의 푸른 꿈일세.   논의 마음을 아는가   농부의 발자국소리를 기다리는 논이 촌 아낙의 손길을 반기는 논이 외롭게 버러져 서럽게 울고있다   논은 논이 되고싶어한다 논은 논으로 살고싶어한다 가리마처럼 뻗은 두렁길 따라 자장가처럼 흐르던 논물소리 논은 그 물소리를 그리워한다   당신은 논의 마음을 아는가 당신은 논의 꿈을 아는가 먼 하늘 바라보며 논은 흐르는 비물에 기다림에 멍든 타는 가슴 적시며 운다.
27    고향의 내가에서 댓글:  조회:1156  추천:5  2013-06-18
고향의 내가에서   짝바지친구들이 둥그러졌다 돌쫑개 버들치 미꾸라지 낡은 남비에 회포를 끓이며 지는 해가 아쉽도록 풀어내는 이야기 꼭지마다 실실이 정한의 실타래가 감기여있다   더러는 먼저 떠나고 남은 사람들이 주섬주섬 먼저 떠난 이들의 몫까지 서녘노을에 질긴 추억을 데쳐 나눠먹고 돌아선다.   목이버섯   소리가 그리운 날이면 먼 하늘에 별이 돋듯 연해연송 귀가 돋는다   촉촉한 소식에 마음마저 피여나 소문처럼 무성하게 일어서는 귀들   나무의 귀를 삼킨만큼 귀가 나긋해진 나그네는 세월의 소음에 어두워진 귀를 맑은 구름에 헹구고있다   사람은 갔지만 -송아지친구 김광호를 보내며   봄은 오는데 너는 가는구나   물처럼 담담히 흐르던 사람 흙처럼 넉넉히 가슴 열던 사람   6학년 3반 문설주에 이름표 하나 걸어놓고   땀이 불타는 산기슭에 가난의 옷자락 벗어놓고   아, 봄이 오는 곡수의 과수원에 너의 피리소리 상금도 울리는데 내 시린 가슴에 메아리치는데…
26    여름이 걸어온다 (외 3수) 댓글:  조회:1484  추천:5  2013-06-14
고향의 내가에서   짝바지친구들이 둥그러졌다 돌쫑개 버들치 미꾸라지 낡은 남비에 회포를 끓이며 지는 해가 아쉽도록 풀어내는 이야기 꼭지마다 실실이 정한의 실타래가 감기여있다   더러는 먼저 떠나고 남은 사람들이 주섬주섬 먼저 떠난 이들의 몫까지 서녘노을에 질긴 추억을 데쳐 나눠먹고 돌아선다.   목이버섯   소리가 그리운 날이면 먼 하늘에 별이 돋듯 연해연송 귀가 돋는다   촉촉한 소식에 마음마저 피여나 소문처럼 무성하게 일어서는 귀들   나무의 귀를 삼킨만큼 귀가 나긋해진 나그네는 세월의 소음에 어두워진 귀를 맑은 구름에 헹구고있다   사람은 갔지만 -송아지친구 김광호를 보내며   봄은 오는데 너는 가는구나   물처럼 담담히 흐르던 사람 흙처럼 넉넉히 가슴 열던 사람   6학년 3반 문설주에 이름표 하나 걸어놓고   땀이 불타는 산기슭에 가난의 옷자락 벗어놓고   아, 봄이 오는 곡수의 과수원에 너의 피리소리 상금도 울리는데 내 시린 가슴에 메아리치는데…
25    잔 설 댓글:  조회:865  추천:6  2013-02-16
잔 설 김학송     어디서 오는 나그네이기에 행색이   저리사 구닥다리스러운가   고운 꽃잎처럼 나리던 눈이   낙엽처럼 발밑에 머뭇거린다     광야를 질주하던 호기는 눈물처럼 주저앉아   부끄럽게 땅을 만진다   일어섬이 컸던 만큼 또한 저 심사   저리도 평온하거니     세월의 낡은 옷자락이 여기 망각의 들판에   스러진 왕궁처럼 처연할 뿐이로다     먼 나라에서 들려오는 어머니의 하얀 숨결, 그 가난한   온기도 만져질듯 하더니만 그해 겨울 나를   휘감아 버린게 어찌 증오로 회오리치는 몽둥이 뿐   이었것나     드디어 너는 떠나간다 저 아득한 동토를 지나   우리의 청춘이 한껏 유치한 흥분을 새김질하던   추억의 계곡으로 사라져가누나     마지막 노래가 아니다 다가오는 계절 앞에 겸허히   깃을 접고 침묵으로 깊어가는 하얀 성자여     시나브로 어둠을 키질하던 하얀   영토는 사라지고 더 다복한 햇살의 나라를   향해 푸른 언어를 안고 너는 걸어간다   꿈 꾸며 걸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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