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홍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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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하늘을 날으는 고기 댓글:  조회:1996  추천:0  2018-07-23
하늘을 날으는 고기   련일 땡볕에 강물이 말라 구름 마시며 하늘을 날으오.   2018.7.22 연길에서
133    엿만 같아라 댓글:  조회:1765  추천:0  2018-07-23
엿만 같아라   대학까지 아들 공부 시키고 연길에 집 한채에 车库까지 샀소. 18년째 엿 만들어 팔고 있지.   곁에서 엿 같은 소리 말고 한국 가라 했지만 어린것 두고 차마 못 가겠더라고.   지난해 한국에 놀러 갔댔소. 엿 같은 소리 한다던 친구가 노가다판에서 쓰러져 차쉬엿을 다려다 주었지. 딴딴하던 친구가 엿 같이 흐물흐물해 졌더라고. 엿 먹고 일어나 또 노가다판에 들갔다누만.   우린 아직 끄떡 없어. 아들은 절로 상해서 직업 찾고 결혼하고 집사고 애 낳고... 명년에 태국려행 보내 준다길래 그 돈이면 니들끼리나 더 다녀라 우린 제돈으로 울라지보스또크에 갈란다 했지.     엿 같은 소릴지 모르지만 엿 같아서 못 살겠다지만 엿 같이 달기만 하구먼,우린.   2018.7.18 연길에서
132    무더위 댓글:  조회:1747  추천:0  2018-07-20
무더위   그늘로 피해도 따라 붙는다 어디가나 졸졸 따라다니던 녀동생 같다.   재잘대던 새들은 싹 다 어디로 보냈을까? 길은 하늘에 걸린듯 한산하다.   무릎에 뜸을 뜨듯 세워놓은 승용차를 지진다. 불고기를 굽듯 아파트를 굽는다 잎새마다에 내려 앉아 나무는 땅에 도로 들가기 직전이다.   고작 몇걸음에도 이마에 선기름이 삐직삐직 돋는다 에어콘이 지키고 있기 망정이지 사무실까지 쳐들어 올뻔 했다. 휴-- 살았다!   2018.7.20 섭씨 35도의 연길에서
131    사진 한장 댓글:  조회:1821  추천:0  2018-07-17
사진 한장     저렇게 중지와 약지에 만담배를 끼시고 손님과 말씀 나누실때 아버지는 편안 하고 행복해 하셨지 연길서 온 령도나 교수라 해도 막힘이 없으셨지.   엄마도 따라서 행복해 하셨어. 그런 아버지를 엄마는 손에 뜨개를 든채 그윽히 바라보셨어. 아버지는 농사와 농민에는 워낙에 어울리지 않으셨던 분이야.   아마 사진에 뜨개가 내가 대학2학년때부터 줄곧 입던 실내복이였을꺼야. 흰 실은 엄마가 양털을 하얀 구름송이 같이 피루어서 대롱대롱 실타래로 한뼘 두뼘 탈아 뽑은 양털실이였어. 실타래 돌리는 재미에 나도 종종 달래서 해보았지만 아무리 해도 토끼꼬리에서 강아지꼬리로 뽑아 본적 없어.   저 화로는 돼지죽이 새는 바게쯔를 용도변경 한 거였어. 엄마는 화로에 곱돌장 덥히시고 아버지는 화로불에 담배불 붙히시고 우리는 화로에 감자 굽고 옥시 굽고... 추운 날엔 밖에서 들어오자 바람으로 화로를 끌어 안고 몸을 녹이기도 했었지.   밤이면 엄마와 아버지는 천장에서 10촉짜리 전등을 내리 드리우고 내 속옷에서 이와 써캐를 잡아 잡는 족족 화로불에 던지셨지 피를 많이 먹은 놈들은 톡 톡 배터지는 소리가 나기도 했어. 나는 이불속에서 엄마가 팔베게 해 주길 기다렸었지.   2018.7.17 연길에서
130    唯一的问题唯一的解决 댓글:  조회:1762  추천:0  2018-07-16
唯一的问题唯一的解决 老去, 只有 老去。 老去, 还没 老去。 2018.7.16 延吉
129    빗소리 댓글:  조회:1830  추천:0  2018-07-12
빗소리   밤중에 빗소리에 꿈을 깨고서 그제서야 그래,하늘이 계셨지!   하마터면 ...   2018.7.12 연길에서
128    일기 늦보(天气晚报) 댓글:  조회:1735  추천:0  2018-07-06
일기 늦보(天气晚报)   장강 일대는 길에 배를 띄우는 비가 련일 찔쩍 대고   북경,천진 지역은 아스팔트에 닭알이 익는 폭염이 거마리처럼 달라 붙었슴다.   뉴욕시내 한 복판에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총성이 울렸고   해변 도시 니스에서는 차량이 사람들에 돌진하여 피비린내 진동했슴다.   오사까는 5.9지진이 나서 수백명이 다쳤고   지중해는 큰 파도 일어 살아 보자 가던 난민 쪽배 뒤집혔슴다.   연변에는 한 천메터는 달아야 땀이 날까 말까 한 아침과   곡식들이 쭉쭉 키 돋움 하고 아이들은 오후 첫시간에도 똘망 똘망 선생님 강의에 집중하고 아저씨들은 땀흘리지 않고 빌딩에 타일을 붙히는 한낮과   어머니들은 마당에 련인들은 강변에 앉아 노을을 바래고 달을 반기는 저녁이 계속되였슴다.   그쪽은 어땠음둥?   2018.7.6 연길에서
127    연변이 어디 메요 댓글:  조회:1727  추천:0  2018-07-03
연변이 어디 메요   연변이 어디 메요 묻거든 하늘 떠인 백두산이 발 디딘 고장이라 일러라   연변이 어디 메요 또 묻거든 삼국이 사이좋게 손잡은 곳이라 일러라   연변이 어디 메요 다시 묻거든 그젯날 용사들이 적을 무찌르던 그 고장이라 일러라   연변이 어디 메요 그래도 묻거든 빨간 꽃 하얀 꽃 꽃도 곱지만 이 아씨 저 총각 꽃보다 사람인 하늘아래 첫 동네라 일러라     2018.7.3 연길에서
126    상반년 총결(草稿) 댓글:  조회:1674  추천:0  2018-06-29
상반년 총결(草稿)   큰아즈마이,둘째 매부 병원에 가서 脑血栓을 격퇴하고 얼른 철수하신데 대하여 외삼촌께서 84세에 과감히 白内障 쓸어 버리신데 대하여 박수에 절에 경례!   큰형님께서 남들은 듣거나 말거나 보거나 말거나 열심히 笔耕 하신 보람으로 77세에 한국으로부터 시조 신인상 받으셔서 얼씨구 절씨구!   그런데 세째매부 퇴직하믄 신나게 노는 거지 뭘 또 그 멀고 더운 湖北岳阳 산속 高铁 놓는데 가서 기차를 몬다고 그러시오. 정 술이 바쁘시면 안 나가면 그만이지 굳이 수천리밖에 피신할건 뭬요? 아무래도 난 잘하는건지 못하시는 건지 모르겠소.   외오촌 둘째조카 中央电视台9频道 어느 절목에 배경음악 발표! 나라 텔레비에 이름 올리는 사람 13억에 몇이나 되겠냐?! 期待下次在中央电视台3音乐频道亮相! 가문의 영광! 대학졸업도 축하!   외오촌첫째조카, 중국에 몇번 출장 다녀 갔다지. 너 같이 한족처럼 중국말 하고 한국사람처럼 한국말 하면서 얼굴은 V라인 몸매는 S라인인 숙녀 별루 없다. 祝下半年遇上好心有钱的帅哥!   여섯살 어린 나를 엄마품에서 몰아 낸 큰 조카 가문에 유일한 사장님,녀사장님! 요란 떨지 않고 튼실히 회사 운영해 가는 영리한 자본가! 그건 그렇고 고놈 조카 손녀 어린 나이에 일본 류학 가게 생겼으니 한편 장하고 한편 아까워 어쩌노?   외사촌둘째동생, 나도 해봐서 아오 한국에서 일해서 돈 번다는게 얼마나 힘든지 조카녀석은 학교 학생회 간부로 활약 한다네. 훗날 뻔뜻한 “장”자 달고 살 놈이야. 대학 갈 거니까 너무 걱정 마시게.   일본에 둘째조카 사위 뜨르르한 회사 공정사로 동양삼국 穿梭도 대단한데 세계로 무대를 넓히려 오십 바라보는 나이에 영어에 매진 하는 모습 가문의 귀감이라 내 비록 웃사람이지만 존경을 하는 바요.   둘째조카며느리, 사업이 바쁜중에도 시형을 모셔다 성심을 다 하여 병을 치료하여 드린 바 하늘이 까끔 졸다가 못된 짓을 넘어가는 수는 있어도 사랑과 배려에는 손길 한번 말 한마디도 지나치는 법 없이 일일이 기억하셨다가 곱절의 보상을 주는 법이요 기특하고 고마울 따름이요.   외조카며느리 마침내 사무실 책걸상을 박차고 제단보다 신성하고 연단보다 빛 나는 교단에 서서 대학생들을 가르치게 되니 교단이란 또한 나의 이루지 못할 로망이기도 하여서 축하 또 축하!   둘째외조카내외,맡은바 사업을 똑 부러지게 잘하면서도 짬을 내서 태국에 놀러 갔다 오는 여유와 멋 그거 정말 잘한거요! 인생 별거 있소,신나게 일하고 신나게 노는 거지 두손 들어 찬성!   큰외손녀야 이쁘고 공부 잘하고 달리기 잘하고 친구 잘 사귀고 한족학교에 다니면서 연길시 소학교 우수학생이 되여 가문에 또 하나의 새로운 영예를 안 긴 보배둥이! 뽀뽀 뽀뽀!   둘째외손주, 어린 놈이 무대에서 도라무까통을 두들겨 대는 폼이 예사롭지가 않소. 뒷바라지만 잘 해 주면 장차 드러머로 이름 드높일 재목이요. 두두둥 두두둥 두두둥 챵!   네째외손주놈 아장 아장 超市쇼핑 내가 超市老板이면 귀여워서라도 돈 안 받는다.   우리는 张家界山上에서 土家族와 함께 뿌죽뿌죽 구름우에 솟은 산봉우리 사이로 솟아 오르는 아침태양을 보며 설을 맞은것이 좋았지   그런가 하믄 이런 사람도 더러 있었슴다 어떤이는 정신줄을 전기줄에 걸구 가다가 왼쪽 두번째 발가락을 삐쳐서 벌써 두달째 쩔뚝 거리고 어느 못난 이는 펀펀한 승용차를 가져다가 전봇대에 그어 보고서야 차 아까워 배를 끙끙 앓고 있고 ...   아무튼 잘한 사람은 계속 잘하고 못한 사람은 분발하고 고만고만한 사람은 고만고만 한대로 하반년에도 웃으며 살아 갑시다!   이상 간단히 총결함다. 의견 있어두 될수록 참으쇼.   2018년 6월 30일   비고:둘째외조카며느리 제출한 둘째외조카 副主任医师资格证书는 발급날이 작년도여서 접수 안 합니다.
125    폭우후 연길에 나타난 신기루 댓글:  조회:2382  추천:0  2018-06-28
暴雨 站着来 躺着去 留下海市蜃楼 2018.6.27 延吉
124    [동시] 신나는 공부 (방홍국) 댓글:  조회:1916  추천:0  2018-06-28
신나는 공부   방홍국 영희가요 우리반에서 제일 예뻐요   영희가요 공부 못하는 애 싫어 해요   철이는요 공부를 제일 잘하구요 룡이는요 뽈을 제일 잘 차요   날마다 이렇게 공부했음 좋겠어요 그럼 공부가 싫지 않을 거예요   2018.6.27 연길에서
123    시샘 댓글:  조회:2446  추천:0  2018-06-28
시샘   내 노래 듣고 있는데요 옆에 와서 제 노래를 소리 높여 불러요   끝내는 내 노래 끄고 들어 줄수 밖에요   그리고 말했어요 다음번엔 꼭 새노래 배워서 불러라 안 그럼 나 혼자 내 노래만 듣는다 구요   2018.6.28 연길에서 为了这午饭   我可不要 不得不去吃午饭 我期盼着,等待着吃午饭。   别人拿午饭当工作的必需, 我却把午饭当做工作的奖赏。   年轻的时候啊 早喝汤 晚喝酒 中午饭,总是被轻描淡写 而今, 早喝水 晚水果 唯有午饭才是踏实,享受。   何况 这午饭 并非人人都能吃 并非人人想吃就能吃 得要办卡 办卡要资格 是我用青春和壮年争取到了的呀   是啊 区区三块而已 一张餐盘而已 可要盛起来,天天 四个热菜、四个凉菜、米饭、码头或包子 一汤一豆浆 更有那多多的女女男男们!   有了这午饭啊 忘了饭店酒馆 拒了人参鹿茸 换了气爽步轻!   2018.6.28 于延吉  
122    감사편지와 바지값 11원 댓글:  조회:2190  추천:0  2018-06-27
감사편지와 바지값 11원   -“휴지쪼각에 쓴 감사편지와 바지값 11원”을 보고   소학교 도덕교과서에 실려도 국가박물관에 전시해도 손색이 없을 이렇게 멋진 시라니 이렇게 멋진 그림이라니 이렇게 멋진 사람이라니   낡은 바지 두벌 하고 사랑도 넉근히 살 믿음도 넉근히 살 행복마저 사고도 남을 이렇게 큰 돈이라니!   2018.6.27 연길에서 [사소한 감동]휴지 한쪼각에 쓴 감사편지와 바지값 11원 편집/기자: [ 유경봉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18-06-25 15:47:45 ] 클릭: [ ] 농민공을 자처한 한 사람이 두루마리 휴지에 쓴 ‘편지’와 함께 두고간 바지값 11원. 6월 마지막 주의 월요일인 25일의 아침 8시, 여느때와 다름 없이 아침 일찍 출근한 연길시 건공가두 장신사회구역 사업일군들은 사무실 문틈에 끼워있는 ‘편지 한통’에서 우연찮게 큰 감동을 받았다. ‘편지’의 내용은 이러했다. “사회구역 책임자님, 안녕하세요! 저는 한 농민공입니다. 외지에서 일하러 왔는데 돈이 없어서 애심의류수거박스에서 바지 두컬레를 가져갑니다. 손에 쥔 돈이 몇십원밖에 안돼서…… 감사합니다!” ‘편지’는 두루마리 휴지 한쪼각에 씌여있었고 ‘편지’와 함께 10원짜리와 1원짜리 지페가 각각 한장, 도합 11원이 사회구역 서기 겸 주임인 남려화의 사무실 문틈에 끼여있었다고 한다. 연길시 철남의 화물역(货场) 근처에 위치한 건공가두 장신사회구역 앞에 설치된 애심의류수거박스. 기자가 알아본데 의하면 이 애심의류수거박스는 연길시 철남의 화물역(货场) 근처에 위치한 건공가두 장신사회구역 앞에 설치된지 여러해째 된다. 남려화 서기에 따르면 이 애심의류수거박스는 친환경 문명, 자원 재활용을 제창하고 불우이웃 돕기 봉사 취지를 실천하기 위하여 설치되였는데 관할구역내 주민들이 오고 가면서 집에 남아도는 옷들을 이 수거함에 넣어둔다고 한다. 매번 수거함이 차면 사회구역 일군들이 공청단 연길시위원회에 전화를 하여 공청단 사업일군들이 와서 열쇠를 열고 옷가지들을 꺼내서 가져간다. 수집해간 옷들은 기능과 특징에 따라 처리되는데 기증조건에 부합하는 의류는 정리한 후 빈곤지역 등 곳에 전해지고 기증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다시 재활용된다고 한다. 애심의류수거박스에는 평소 열쇠를 채워두는데 농민공으로 보이는 이름과 성별을 모를 이 사람(사회구역 사무실 실외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여 있지 않아서)이 수거함 틈으로 손을 집어넣어 바지 두컬레를 가져가면서 량심의 가책을 느껴서 돈을 두고간 것 같다고 남려화 서기와 사회구역 사업일군들은 보고있다. 남려화서기는 의외의 수입 11원을 사회구역에서 해마다 연길시적십자회에 보내는 적십자기금과 함께 년말에 연길시적십자회에 전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길림신문 유경봉기자
121    부부 댓글:  조회:1726  추천:0  2018-06-11
부부   "저녁엔 옥시국심다."하면 싫더라도 "어쩌다 먹으면 보약이지." 찬동을 하는 가래토시멸치볶음 해 놓고 "어떻씀다?"하면 "全世界最好吃!" 엄지를 흔들어 보이는   구들을 닦다가 긴머리보다 짧은 머리카락 몇개 줍고는 다가와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 보는   길가에 집밭에서 따왔다는 아저씨의 참외를 옴니암니 고르는 사이 손에 한가득 마트서 산 물건 들고 어정쩡 기다리는   옷을 아무렇게나 벗어 놓는다고 다투고서 등 돌리고 누웠다가도 새날이면 마주보며 깨여나는   가끔씩 이불우에 한아름 사진책을 들고 와서 도란도란 밤을 새기도 하는   빈집에 먼저 들어 오면 어디요?어디에요? 물어서 마중나가 때론 따뜻한 당신손이 찬 내 손을 때로는 시원한 내손이 더운 당신손을 잡아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걸어가는   부부란 토닥토닥 엉뎅이를 때려주는 그런 사이다  
120    그대가 보이오 댓글:  조회:1367  추천:0  2018-06-08
그대가 보이오   글이 자꾸 밀어 내오 머리를 젖히고 봐야 보이오 글이 자꾸 뒤로 물러 가오 따라가며 봐야 보이오 그나마 몇페이지를 못 넘기고 한줄이 한선으로 되어 버리오   내눈에서 시력을 가져가는 이,그 누구요? 가져 가거든 두만강에 떠 보내지 말고 심청이 손에나 갖다 주소 가져 가겠거든 입에서 말력이나 가져 가시지 하필이면 눈에 시력일까   눈을 떠서 보기에 힘들거든 귀를 열어 들으라 하시오   오호라 이 좋은 음악을 듣지도 못하고 죽을뻔 했네 闻韶乐,三月不知肉味한 공구님이 살아 계시면 삼년,삼십년 不知肉味라 했겠네   곱지 않거든 보지 말라 그러시오 뜨고 봄이 버겁거든 감고 보라 그러시오   오호라 감고 보니 생전 보지 못한 할아버지 보이오 올라 보지 못한 희말라야도 보이오 뭇사람들에 가려진 그대가 보이오   2018.6.8 연길에서  
119    게 눈 댓글:  조회:1465  추천:0  2018-06-05
게 눈     강원도 고성에 가면 금강산콘도가 있다 북으로 코 닿는 곳엔 금강산 남으로 발 닿은 곳엔 설악산이다   륙지를 영 떠나기도 싫고 바다에 아주 빠지기도 싫은 산인체 섬인체 하다가 결국 어느것도 아니 된 새끼섬산 하나 손잡고 콘도는 치맛자락이 바닷물에 젓는줄도 모르고 님 기다리듯 파도소리에 취한듯 어둡도록 서 있다   콘도에는 해수욕장이 딸려 있다 사람들은 낮에는 해수욕을 즐기고 밤이면 크고 작은 돌들이 물밖에 등을 내밀고 잠들어 있는 해변에서 달빛에 게잡이 삼매경에 빠진다   드디여 한놈이 그 수많은 눈길을 피하여 내 눈에 들어 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하늘이 내게 큰 깨달음을 주시려고 짐짓 내려보낸것임에 틀림 없다.   포기하기에는 가깝고 잡기에는 먼 발치에서 놈이 나를 유혹한다 한발 다가가면 한발 물러나고 물러 나서는 또 나 잡아 봐라 놀린다   좋을수록 싫은척 하랬던가 놈을 못본체 했다 요리조리 요기조기 아무리 꼬실려도 졸지에 돌이 된듯 꿈쩍을 안했다 사람 놀려 먹는 재미에 실증 났던지 혼자 노니 졸음이 왔던지 놈은 스적스적 저만큼 큰돌 있는데로 가서 탕개를 풀고 퍼더 버린다 그제야 나는 살금살금 다가가 천천히 천천히 몸을 낮추다가 쑥!손을 넣어 잡고야 말았다   애기 손바닥만한 녀석인데 발집게로 손을 물어 뜯는 힘이 장난이 아니다 등을 쥐여서 못 짚게 하니 망정이지 아주 피를 보고야 말 기세다 쬐꼼한 놈이 앙앙 대기는...   놓아 줄까 풀어 줄까 하다가 아침에 푹 고아서 게국물이라도 아들을 마시게 할 료량으로 방에 올려 왔다   물을 줄것 그랬나? 한참 뒤에 들여다 보니 놈은 죽은듯이 움직이지 않는다   나무 젓가락으로 톡, 순간! 짜식이 벌떡 일어나 마구 젓가락을 물어 뜯는다 온 몸이 격분에 치를 떤다 좁쌀알만한 두눈에서 분노의 불길이 이글 거린다 당장이라도 튀여 나와 내 눈에 박힐것 같다! 그 서슬에 나는 와들짝 젓가락을 버리고 물러 나고야 말았다   도저히 이길수 없는 힘의 릉욕에 두눈을 부릅뜨고 온몸을 던져 저항하는 기백에 나는 무릎을 꿇었다!   그날 밤 게님을 바다에 모셔다 드린지도 어언 5년세월이 흘렀다   제발 안녕하셨기를 부디 안녕하시길   2018.6.1 연길에서
118    [삶의 풍경] 할배와 손주 (방홍국) 댓글:  조회:1535  추천:0  2018-05-29
할배와 손주 방홍국   손주는 할배를 보고 등에서 책가방을 탈싹 거리며 달려와 안깁니다. 둘은 손을 쥐고 걸어 갑니다. 다른 애들은 엄마 아빠 차에 앉아 뺑뺑 거리며 지납니다   손주가 종이를 꺼내 보입니다. 할배가 걸음을 멈추고 으스러지게 손주를 안아 줍니다.   할배는 슈퍼마켓으로 손주를 끌고 손주는 앞으로 할배를 끌고 끝내는 할배가 이깁니다.     손주는 한사코 할배 입에 아이스크림을 갖다 댑니다 할배가 밀어 내지만 이번엔 손주가 이기고야 맙니다.   그제사 손주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할배의 손을 흔드며 집으로 갑니다.   2018.5.29 연길에서      
117    [삶의 풍경] 고운 엄마 (방홍국) 댓글:  조회:1648  추천:0  2018-05-29
고운 엄마   방홍국 젊은 엄마가 애기를 업고 안고 오릅니다.   없던 자리가 여기저기서 생깁니다.   두살 더 많은 오빠가 감기 걸려 병원에 다녀 오는 길이랍니다.   오빠는 아파서 지난 밤을 잘못  잔데다 주사를 맞고 좀 편해 졌던지 세상 없이 잡니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서둘러 하던 말을 가방에 넣어 둡니다   한살배기 천사만이 세상이 신기한듯 엄마 품에서 가만 있지 못합니다. 우리를 보며 옹알옹알 합니다. 하늘의 언어라 딱히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이 말씀이겠지요. 세상에서 우리 엄마 제일 고와! 집에 가면 오빠는 깨여나서 나랑 놀아 줄거야!   2018.5.29 연길에서  
116    [나의 삶] 퇴근 길 (방홍국) 댓글:  조회:1436  추천:0  2018-05-29
퇴근 길 방홍국     우리 둘은 공원다리역에서 만나 연집하 강뚝을 따라 걸어요. 복숭아가 다닥다닥 열렸어요 제법 통통해 졌어요   오늘은 어제 저녁 록음한 장기하의 “ㅋ ㅋ”를 들을 거예요   새들에게도 들려 줘야 겠어요 재밌어 할것 같아요 걔네들이 나보다 먼저 노래를 따라 부를지도 모르죠   문 닫기 전에 리발관에 들러 머리를 갂아야 해요. 님은 그새 북대시장에 채소사러 갔다 옵니다.   내일은 또 무슨 맛있는 걸 먹게 될까 벌써부터 기대돼요.   퇴근 길이 좋아 출근 길도 좋아요.   2018.5.29 연길에서  
115    [삶의 풍경] 아이들 (방홍국) 댓글:  조회:1394  추천:0  2018-05-22
아이들 방홍국   이제야 아이들이 아이들끼리 놉니다. 강아지도 끼여 듭니다.   어른들의 욕심으로 가득찬 책가방을 벗어 던지고 엄마의 걱정보다 많은 숙제를 날려 버리고 아파트 단지내 산책길에서 공을 찹니다.   지나던 아줌마가 공이 발에 맞았다고 욕하고 째려 보며 멀리 던져 버립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들은 다시 공을 주어 와서 찹니다.   집으로 날아 가던 새들이 나무에 내려 앉아 지켜 봅니다. 밤으로 돌아 가던 붉은 햇님은 서쪽 하늘가에 멈춰서서 미소 짓습니다. 창문을 열어 제낀 엄마는 차마 “공부해라!”를 뱉지 못하고 꿀꺽 삼키고 맙니다.   2018.5.22 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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