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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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운법칙과 어음 순화를 무시한 표기 규정
2011년 04월 02일 09시 49분  조회:31412  추천:36  작성자: 장석주

                          음운법칙과 어음 순화를 무시한 표기 규정

역사적, 인문적, 민족적, 영토적,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외교적, 경제적, 시간과 공간적인 의미는 잠시 접어두고 다만 어음론(음성학)적 측면에서 풀어 보더라도 한국의 현행『외래어 표기법』의 “중국어의 표기”와 “동양의 인명, 지명 표기” 기준과 규범은 우리말과 글의 음운법칙과 어음 순화를 무시한(비과학적) 규정으로서 천부당만부당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어음 순화에 앞서 어음변화 즉 음운변화를 간추려 알아본다.

음운변화란 음운 체계안의 어떤 음운 또는 그 체계 자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일을 일컫는다. 즉 더 이상 작게 나눌 수 없는 음운론상의 최소단위인 음소들이 모여서 음절을 이루고 나아가 단어를 형성하여 문장이 될 때 음소가 놓이는 자리에 따라 제약을 받거나 상호간에 영향을 주고받는 현상을 음운변화(어음변화) 또는 음운법칙(음운 대응 법칙)이라고 한다.

본문의 취지와 주제, 범위를 고려하여 본 장절에서는 우리말의 연음(음소가 인접한 음소와 연결되어 이루어지는 음. 동화(同化), 탈락(脫落), 첨가(添加) 따위의 음운 현상)과 같은 음운변동에 대한 진술은 생략한다.

한국의 현행『외래어 표기법』의 제1장 표기의 기본 원칙에는 다음과 같이 규정되어 있다.

제1항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 자모만을 적는다.

제2항 외래어의 1음운은 원칙적으로 1기호로 적는다.

제3항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을 쓴다.

제4항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제5항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 그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

다음 제3장 표기 세칙의 제7절 중국어의 표기에는 다음과 같이 규정되어 있다.

제1항 성조는 구별하여 적지 아니한다.

제2항 ‘ㅈ, ㅉ, ㅊ’으로 표기되는 자음 뒤의 ‘ㅑ, ㅖ, ㅛ, ㅠ’ 음은 ‘ㅏ, ㅔ, ㅗ, ㅜ’로 적는다.

보다시피 한국의『외래어 표기법』제1장 표기의 기본 원칙 제2항에는 위와 같이 “외래어의 1음운은 원칙적으로 1기호로 적는다.”고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필자는 한국의 현행 중국어의 한글표기는 ‘1음운 1기호’원칙이 아니며 가령 ‘1음운 1기호’원칙이라 하더라도 같은 한자문화권의 중국말과 글을 ‘주음부호-중국어 표음기호’와 ‘한어병음자모’, ‘웨이드식 로마자’ 즉 로마문자에 의한 웨이드식 한자음의 1음운을 우리글 1기호로 옮겨 적는다는 것이 과연 과학적일까, 우리의 음운법칙에 어울리고 우리의 어음 순화에 이로울까 의문이다.

본디 한 뿌리를 두고 있는 한자, 한문, 한자어가 인위적인 장애물을 뛰어넘으며 힘들게 교류하고 소통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의 외래어 표기는 중국 한자음과 웨이드식 한자음이 없는(적용되지 않는) 영어권에서는 1음운 1기호 원칙이 가능할 것이다.

먼저 “1음운 1기호 원칙”을 어기거나 무시한 실례를 들어본다.

지난 2008년 7월 12일 15시(한국시간) 한국의 국민의 중심채널에서 “중국−대만 59년 만에 열린 하늘 길”이라는 다큐멘터리가 방송 되었다. 방송에서 나오는 공항명칭만 보더라도 ‘타오위안 국제공항’, ‘타이베이 국제공항’, ‘베이징 쇼우두 공항’이라는 자막과 함께 해당 공항 역명 화면과 해설이 수차 거듭 되었다.

‘타오위안’은 한문자로 ‘桃園’ 두자이고 발음은 ‘tao−yuan’이며, ‘타이베이’는 한문자로 ‘台北’ 두자이며 발음은 ‘tai−bei’이고, ‘베이징쇼우두’는 한문자로 ‘北京首都’ 넉자이며 발음은 ‘bei−jing−shou−du’이다. 한국에서는 ‘1음운 1기호’ 원칙이라며 ‘桃園’을 중국어의 한글표기로 ‘타오위안’이라고 한다.

음운(音韻)이란 우리말(한국어・조선어)에서는 뜻을 구별하여 주는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이지만 한어(漢語)에서의 음운의 뜻은 우리글과 많이 다르다. 우리말의 음운은 음소(音素)에 가깝지만 한국에서 외래어로 취급하는 상기의 예로 ‘桃園’ 등 한문자의 음운은 음절(音節)에 가깝다.

한문자의 음운을 중국 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音韻 漢字字音中聲、韻、調三要素的總稱。−『辭海』上海辭海出版社1979年板(下冊 제4665쪽) 즉 음운이란 한자(글자)의 음(자음・字音)가운데 성, 운, 조 삼 요소의 총칭이라는 것이다.

한문자 음운의 삼요소를 아래 필자가 만든 도표로 살펴본다.

       성(소리-聲)           운(운-韻)                  조(고를-調)

성(소리-聲)

 

 

① 성음(聲音).

② 성모(聲母).

③ 성조(聲調).

성모: 첫 음의 보조

음(輔音), 초성.

① 어음의 운모(韻母)

② 성모이외의 부분.

③ 성모(초성)와 개음(介音) 이외의 부분.

성조(聲調) ① 글소리의 높낮이; 음평, 양평, 상성, 거성, 경성 따위. ② 말과 낭독의 어조; 평(平),상(上), 거(去), 입(入) 사성

음운을 한국의『표준국어 대사전』에 따르면 음(音)이란 넓은 의미에서 자음(字音) 즉 글자의 음−한문자를 읽는 소리를 일컫고 운(韻)이란 한문자에서의 음절에서 성모(聲母)를 제외한 부분을 이른다고 한다. 한어 음절의 앞부분을 제외한 중국어 음절의 뒷부분−운모(韻母)를 이른다고 한다. 즉 한자의 음(音)과 운(韻)을 아울러 이르는 말. 어두 자음은 음, 나머지 부분은 운이다.

위의 중국『사해(辭海)』의 주석에 따르거나 필자가 만들어 본 도표를 보더라도 한문자에서의 음운이란 성, 운, 조 삼 요소의 총칭이라는 것이다. 즉 한문자의 첫 음(초성)인 성모(聲母), 어음의 운모(韻母)(성모이외의 부분) 및 성조(聲調) 등을 한데 모은; 공식(公式)으로 풀어보면 성모+운모+성조라는 것이다.

위의 지명 ‘桃園’의 ‘園’자를 ‘1음운 1기호’로 하자면 한문자 ‘園’자의 발음 ‘yuan’의 성모 ‘y’ + 운모 ‘uan’ = ‘yuan’ + 상성(二聲)이 곧 한문자의 음운이다.

비교대조문법으로 음운학적인 각도에서 본다면 중국어의 음운은 어쩌면 우리글의 자음과 모음 및 발음의 총칭이라고 할 수 있겠다.

때문에 한문자 ‘園’을 ‘1음운 1기호’로 표기해야 한다면 한국의 현행 중국어의 한글표기 식으로 ‘위안(yu−an)’이라는 두 음절보다는 ‘원’이라는 전통 한자어를 취하지 않더라도 ‘왠’, 또는 ‘웬’이라는 한 음운, 한 음절로 발음하고 표기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성모 ‘y’에 운모 ‘uan’의 첫 음소 ‘u’만을 취해 ‘y+u’라는, 완전히 다른 이른바 ‘위’라는 음운으로; 또 완정한 운모 ‘uan’에서 초성 ‘u’를 버리고 나머지 ‘an’만으로 이른바 ‘안’이라는 음운을 ‘위’ 뒤에 붙이어 ‘위안’이라는 두 음절로 만드는; 한문자를 이처럼 우리글로 옮기는 신조어(新造語) 실례는 고금에 드문 잘못된 방식이다.

때문에 필자는 중국어의 한글표기(외래어 표기)는 ‘1음운 1기호’로나 또는 ‘1음소 1기호’로나 모두 부당함을 거듭 강조하고자 한다.(음소와 음운, 음절의 구별 및 ‘1음소 1기호’ 실례는 생략)

실은 ‘음운’이란 사람들이 같은 음이라고 생각하는 추상적인 소리이다. ‘음운’은 사람들의 관념에 따라 그 수가 달라질 수 있다.

예하면 중국인과 한국인이 함께 기차의 기적소리, 닭울음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면서도 판이하게 인식하고 표현하고 있다.(예문 생략)

중국인들의 ‘發展’의 첫 자 ‘發’, 음절로 ‘fa’에서 성모(聲母) ‘f’ 음을 한국인에게는 음절로는 ‘파’로, 첫 음(초성)은 ‘ㅍ’ 발음으로 들려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문자 ‘桃園’의 ‘園’자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인들은 한문자 ‘園, 原, 元, 員, 院……’ 등을 한 음절 ‘yuan’으로 발음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위안’이라고 두 음절로 인식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음운은 웨이드식 한자음과 다르고 음절수 또한 같지 않다. 음운(음소)의 차이는 물론, 음절의 차이로 하여 ‘1음운 1기호 원칙’은 중국어의 한글 표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필자의 주장이다.

필자는 “외래어의 1음운은 원칙적으로 1기호로 적는다.”는 규정을 한문자, 중국어에 적용한다는 자체가 크게 문제로 되고 있다고 본다. 웨이드식 한자음으로 중국어의 한글 표기를 하면 벌써 수백 년, 수천 년 전에 닦고 다져온 한문자와 우리 한자어의 전통적인 지름길을 버리고 생뚱스레 멀고 거친 로마문자를 에돌며 괜히 우리도, 남도 알쏭달쏭한 말로, 따져보면 사이비한 말로 옮기는 셈으로 된다.

필자는 한국의『외래어 표기법』의 표기의 기본 원칙에서 한문자는 ‘1음운 1기호(1문자)’ 표기원칙보다는 한문자 한 음절(1자)을 우리글 1기호로 표기할 것을 제의한다. 즉 중국어의 한글표기는 1음절 대 1기호(1音節對1記號)를 원칙으로 할 것을 간권한다. 물론 극히 개별적인 이중모음, 삼중모음과도 같은 복운모(複韻母) [ao, ou, ai, ei, iu, ui, iao……] 등과 같은 경우는 별도로 취급해야 할 것이다.

중국어의 낱내・소리마디(음절)를 단위로 옮겨 적어야 말과 글속에 뜻하고 있는 음훈(音訓)까지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명 ‘桃園(tao−yuan)’을 1음절 1기호 원칙에 따르려면 ‘타오위안’이라는 넉자(4음절−7음소)보다는 현지 원음에 가까운 ‘토웬’, 또는 옛날 한어표기로 썼던 ‘톼왠’이라는 두자(2음절)가 마땅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필자의 주장은 그래도 우리 현대 한자어 그대로 [복숭아−도(桃)]에 [동산−원(園)]이라는 뜻을 머금은 ‘도원’이라고 옮김이 어떻게 봐도 오히려 ‘1음절 1기호’ 지킴의 기본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필자는 방금 위의 예문에서 취급한 이른바 외래어 ‘桃園−타오위안’ 등의 뿌리는 우리 한자문화권의 한문자임을 거듭 강조하고자 한다.

다음, 세계의 모든 외래어 표기법은 모두 다 현지발음에 준하도록 원칙을 정하지만 중국어에 대한 특별 조항인 한국의 현행『외래어 표기법』제3항 제7절에서는 현지 발음−원지음을 중요시한다는 규정의 전제에 어긋남을 볼 수 있다.

중국의 현지 원음(원지음)을 따르려면 원래는 ‘쟝’ 또는 ‘쨩’으로 표기하고 발음되어야 할 것이 ‘장’으로만 표기되고 있다. 중국어 발음에 ‘姜, 江, 獎, 講, 降, 將, 疆, 僵……’해서 원음대로라면 ‘jiang−쟝, 쨩’으로 발음되는 한문자만 해도 수 십자나 된다. 우리 한자음으로는 ‘강, 장……’ 등등으로 매 한문자마다 형태와 정훈(正訓)을 바로 가려서 써왔지만 한국의 현행『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아무런 뜻도 없는 발음으로 만의 ‘장’이라는 한글자로 몰아서 써야만 하게 되어 있다.

해당 규정 “‘ㅈ, ㅉ, ㅊ’으로 표기되는 자음 뒤의 ‘ㅑ, ㅖ, ㅛ, ㅠ’ 음은 ‘ㅏ, ㅔ, ㅗ, ㅜ’로 적는다”는 기준으로 ‘신강(新彊−xin jiang−신쟝, 씬쨩)’은 ‘신장’으로 되어 중국어 현지원음도 아니며 우리 한자음도 아닌; 말을 하는 이(화자・話者)와 말을 듣는 이(청자・聽者) 및 그 말을 글로 적는 이(寫者)와 옮기(전달자・傳者)는 이들 모두에게 아리송한 이른바 신형의 외래어를 무더기로 만들고 있다.

그래서 강남(江南−jiang nan−쟝난, 쨩난)이 ‘장난’으로 되고 ‘강택민(江澤民-jianh ze min)’이 ‘장쩌민’, ‘장저민’으로 성을 갈아 ‘장’씨성을 쓰게 되었다. 이 밖에 길 [장(長−chang−창)]자와 베풀 [장(張−zhang−짱)]은 위에서 실례를 든 ‘姜, 江, 講, 降……’자와 중국어 발음이 엄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모두 웨이드식표기를 따른답시고 한글로는 ‘장’으로 표기하게 되어 있다. 아마 지금 사용하고 있는 한글 자모음만으로는 중국어의 현지 발음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인 모양이다.

현재 한국에서 쓰이는 중국어의 한글 표기법은 1986년 1월 문교부가 고시한『외래어 표기법』제2장 표기 일람표, 표5의 “중국어의 주음부호와 한글 대조표”를 1991년에 수정한 것이다.

표기법을 보면 실제 중국어 발음과 큰 차이가 있다. 여기에 ‘최영애・김용옥의 중국어 표기법’과 ‘중국어 한글 표기 방안 연구’가 추가 발표되면서 중국어의 한글 표기는 더욱 혼선을 빚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위에서 실례를 들었던 ‘桃園(tao−yuan)’의 마감 자의 한어 병음 ‘yuan’이다.

‘yuan’으로 발음된 한문자는 ‘原, 元, 員, 院, 源, 援, 遠, 園, 媛, 願, 怨, 苑, 猿, 寃, 鴛……’ 등 부지기수이다.

중국어 발음은 ‘原, 元……−yuan−웬’으로 나지만 중국어의 한글 표기법으로 읽으면 ‘위안’으로 발음돼 중국인도 알아듣지 못한다.

문제의 근원은 한국의 외래어 표기의 ‘1음운 1기호’ 원칙밖에도 또 한 규정인 ‘한글 대조표’에 있다. 한국의 현행『외래어 표기법』“중국어의 주음부호와 한글 대조표” ‘표 5’에서는 결합운모(結合韻母) 촬구류(撮口類)의 주음부호 ‘ㄩㄢ’와 한어병음자모 ‘yuan’과 웨이드식 로마자 ‘yün’은 한글로 ‘위안’으로 표기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대조표’를 보면 틀과 골격으로 이미 중국어 ‘yuan−原, 元, 員, 院……’을 한글로는 반드시 ‘위안’으로만 표기하고 발음해야 한다는 규정이 법으로 제정되어 있다.

이러한 규정으로 중국어 ‘委員(위원)’, ‘支援(지원)’, ‘志願(지원)’ ‘病院(병원)’, ‘學園(학원)’, ‘鴛鴦(원앙)’, ‘原來(원래)’ 등과 같은 단어의 ‘원’의 중국어 병음발음 (yuan)’은 모두다 ‘위안’으로 한다면 ‘委員’은 ‘워이위안’으로, ‘支援’은 ‘즈위안’으로, ‘志願’도 ‘즈위안’으로, ‘病院’은 ‘빙위안’으로, ‘學園’은 ‘쉐위안’으로, ‘鴛鴦’은 ‘위안양’으로, ‘原來’는 ‘위안라이’로 표기하고 발음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알아듣지 못하겠지만 중국어의 한글 표기법이니 그런대로 참고 견디라고 ‘위안’하고 싶지만 눈감고 아웅 하는 식으로 자기를 속이고 남을 속임에 얼마나 ‘위안’되며 또한 이러한 현상이 얼마나 오래 가랴 싶다.(본문의 ‘1음운 1기호 원칙’을 반대하는 필자의 주장 참조)

한문자 ‘元(yuan)’이 [훈음 으뜸 원]으로부터 ‘위안’으로 둔갑되니 중국 화폐 단위 ‘元’ 아래 ‘角(jiao)’도 수백 년간 줄곧 [훈음 뿔 각]이던 것이 이제부터 우리말과 글로는 ‘자오’로, ‘角’ 아래 화폐 단위 ‘分(fen)’도 줄곧 [훈음 나눌 분]이던 것이 이제부터는 우리말과 글로 분분히 ‘펀’으로; 모두 눈을 펀히 뜨고 체계 없고 두서없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덩달아 따라야 한다.(『표준국어 대사전』참조)

언어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것이다.

문제가 있으면 대안을 마련해 풀어나가는 것이 이치다. 중국어의 한글 표기가 혼란을 겪는 이유는 중국어를 ‘한국어식 표기법’이나 ‘영어식 표기법’으로 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제일 긴 하천인 ‘장강(長江)’이란 단어를 보자. 한국에서는 대부분이 ‘창장・창쟝(長江)’보다는 ‘양쯔장(揚子江)’으로 쓴다. 이것이 한국식 표현이다.

그러나 중국인들 가운데 90% 이상이 ‘양쯔장’이 어디인지 잘 모른다.

그리고 ‘長江’의 발음을 살펴보면 長은 한어 병음 ‘chang 2성’이고 江은 ‘jiang 1성’이다. 소리 나는 대로의 정확한 한글 표기는 ‘창쨩’이 더 가깝다.

그러나『외래어 표기법』의 중국어의 주음부호와 한글 대조표에 따르면 ‘ㅉ’이 음이 세고 듣기나 쓰기에 익숙하지 않다며 ‘jiang 1성’을 ‘쨩’으로 표기하지 않고 ‘쟝’도 아닌 ‘장’으로만 표기한다.

예로 ‘炸醬麵/炸酱面−zhajiangmian−짜쟝몐’이 ‘짜장맨’, ‘짜장면’을 거쳐 지금의 ‘자장면’으 바뀌었다.

한국어에서는 ‘쟈, 져, 죠, 쥬, 챠, 쳐, 쵸, 츄’는 소리가 없기 때문에 다만 ‘자, 저, 조, 주, 차, 처, 초, 추’로 발음된다고 한다. (실은 훈민정음에서 온 우리글은 세계문자 가운데서도 가장 독창적인 글자이며 가장 과학적인 문자이다. 글자를 구성하는 자음과 모음의 수가 적고 간편하여 배우기가 쉬우며, 그러면서도 1만 2천 768자의 소리값을 가져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음을 표현할 수 있는 문자로서 세계에서 으뜸으로 가는, 인류문자사에 그 유래를 찾아볼 수가 없는 가장 훌륭하고 우수한 문자이다. 본문에서 진술을 생략)

이로 말미암아 ‘주스’의 원음은 ‘juice’이지만 ‘쥬스’의 ‘ㅠ’ 발음을 쓰지 않고 ‘주스’라고 하듯이 ‘江−jiang’의 발음이 ‘쟝’에 가깝지만 ‘ㅑ’음을 쓰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蔣介石(장개석)−jiang−jie−shi’이 ‘쟝졔스’가 아닌 어색한 ‘장제스’가 된다. ‘쟈, 져, 죠, 쥬, 챠, 쳐, 쵸, 츄’는 소리가 없어 ‘자, 저, 조, 주, 차, 처, 초, 추’로 발음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현시대에 꼭 필요 되지도 않는 [옌], [볜], [뎬], [톈], [롄], [룽], [뤄], [뤼]와 같은 발음은 어찌하여 억지로 무더기로 만드는지 그 속내가 궁금하다.

실은 아무리 된소리와 거센 발음을 허용한다고 한들 ‘長江’을 ‘창장’으로, ‘창쟝’으로, ‘창쨩’으로 하고 ‘延邊’을 ‘옌볜’으로, ‘옌뼨’으로, 또는 ‘얜뱬’으로 별난 소리로 맞추어 보아도 ‘長江’은 그래도 우리 한자어로 ‘장강’으로, ‘延邊’은 여전히 우리 한자어로 ‘연변’으로 표기하고 발음함이 마땅하다고 본다. 이미 우리말과 우리글로 갈고 다듬어 습관 되고 굳어진 한자어로 익숙하게 명명된 지명, 인명과 산, 강, 호수의 명칭은 반드시 관용을 존중할 것을 권고한다.

중국어에도 한글의 모음 ‘ㅘ’나 ‘ㅝ’와 마찬가지로 ‘ㅗ’와 ‘ㅏ’를 동시에 발음하여 한 음절로 소리가 나는 것들이 있다. 예하면 작을 소(小)자를 한글로 표기하면 ‘샤오’라는 두 음절로 된다. 하지만 중국어에는 ‘ㅅ’와 ‘ㅑ’, ‘ㅗ’를 동시에 발음하는 것을 한 음절(xiao−小)로 표기할 수 있는 기호가 있다. 중국어의 한음절의 단어가 한글의 두 음절 내지 그보다 더 많은 음절로 표기되고 있다. 예하면 ‘毛(모)’가 ‘마오’로, ‘周(주)’가 ‘저우’로, ‘來(래)’가 ‘라이’로 표기되어 원래는 한문자나 한자 모두가 한 음절이던 것이 한글에서는 음절도, 그 뜻도 파괴되고 있다. 때문에 중국어표기를 1문자 1음절로 해야 할 것이다.

어찌 보면 한국의 ‘중국어 표기법’에 우리 한자, 한자어 내지 정음자가 전대미문의 피해를 입고 재난을 당한다고 할 수 있다.

중국어를 모르는 대다수의 한국인뿐만 아니라 정작 중국인이 보고 들어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지금 한국의 ‘중국어 표기법’이다. 중국의 현지 한문자 발음을 중시하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져 버린 것이다.

중국어 병음 발음을 우리글과 말로 그대로 옮기려는 그 자체가 음성학(어음학)이나 음의학(音義學) 견지에서 볼 때 과학적이 못된다.

필자가 강조하는 비과학적이라는 범위는 우리말과 우리글에 이미 굳어져 오랜 세월 우리의 것으로 익히 써오던 우리 한자어 단어를 오늘에 와서 중국 현지 음에 준한다면서 음소체계로부터 음운 및 음절문자 내지 형태소를 무시하고 다만 중국어 병음 발음만을 따르려는 한문자에 한해서일 뿐이다.(꼭 받아들여야 할 외래어는 다른 장에서 별론)

한문자를 중국어 발음(병음 발음)에 따라 한글로 적는다면 우선 어음법칙을 어기어 단음절어로 된 한자가 두, 세 개 음절로 나뉘질 뿐만 아니라 품고 있던 뜻도 잃어버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성조(聲調−음절 안에서 나타나는 소리의 높낮이. 단어의 뜻을 분화하는 변별적 기능을 가진 중국어 사성)를 가를 수 없어 한자어도 아니요 고유어도 아니며 더구나 외래어도 아니고 외국어도 아닌 언어의 기능을 잃게 된다.

여기서 잠시 우리말 음운법칙과 어음 순화의 준칙여부는 뒤로 미루고 단순히 ‘중국어 표기법’의 발음 한 가지만 따져보아도 한국의『외래어 표기법』의 중국어 표기원칙의 폐단을 무더기로 찾을 수가 있다.

예하면 송화강(松花江)을 한국의『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숭화장 강’으로 표기해야 한다. 소나무 송(松), 꽃 화(花), 강 강(江)자 해서 소나무꽃향기로 그윽한 강이라는 아름다운 ‘송화강’이라는 이름을 수백 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외래어 표기법』이 ‘숭화장 강’이라는 낯선 이름을 지어주고 있다.

『국어 대사전』(2006)의 2363쪽에는 ‘송화강’이 낱말 ‘쑹화 강’으로 올랐다. 그 주석을 옮겨보면:

쑹화 강: ……천지에서 발원하여 서북으로 흐르고, 후이파 강(輝發河)・이퉁 강(伊通河), 넌장(嫩江)강・후란 강(呼蘭河) 등과 합류하여 헤이룽 강(黑龍江)에 합류함.

사전에서는 낱말 ‘송화강’의 풀이 한 단락에서만도 ‘송화강’이 ‘쑹화 강’으로, ‘휘발하’가 ‘후이파 강’으로, ‘이통하’가 ‘이퉁 강’으로, ‘눈강’이 ‘넌장강’으로, ‘호란하’가 ‘후란 강’으로, ‘흑룡강’은 ‘헤이룽 강’ 이렇게 수많은 하천이 한국인한테는 서툴고 중국인들은 못 알아들을, 내게도 네게도 무용한 이름들로 둔갑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한국의『외래어 표기법』제4장, 제3절의 제4항의 “한자 사용 지역(일본, 중국)의 지명이 하나의 한자로 되어 있을 경우, ‘강’, ‘산’, ‘호’, ‘섬’ 등은 겹쳐 적는다”는 규정과 제5항의 “지명이 산맥, 산, 강 등의 뜻이 들어 있는 것은 ‘산맥’, ‘산’, ‘강’ 등을 겹쳐 적는다”는 규정을 좇아 지명이 하나의 한자로 되어 있을 경우, “……강 등은 겹쳐 적는다”는 제3절의 제4항 해당 조목에 따라 강이름 ‘嫩江’이 ‘넌장 강’, ‘長江’은 ‘창장 강’으로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명이 “……강 등의 뜻이 들어 있는 것은…… ‘강’ 등을 겹쳐 적는다”는 제3절 제5항의 해당 조목에 따라 ‘黑龍江’은 ‘헤이룽쟝’이 아니고 ‘헤이룽 강’이라고 표현하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명이……강 등의 뜻이 들어 있는 것은……‘강’ 등을 겹쳐 적는다”는 조목을 더 철저히 따르려면 위의 사전풀이마냥 ‘嫩江’을 ‘넌장 강’이라고 한 것처럼 ‘黑龍江’을 ‘헤이룽 강’이라고 보다는 ‘헤이룽장 강’이라고 표현을 해야 더 정확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는 한국의『외래어 표기법』제4장, 제3절의 제4항에서는 ‘한자 사용 지역(일본, 중국)’이라는 전제(前提)가 있지만 제3절 제5항에는 그 전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규정이 없기에 통상 같은 장(章)과 절(節)에서는 특정(특설)된 기준이나 설명이 없을 경우 전후 장절을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국의 현행『외래어 표기법』제4장, 제3절의 제4항과 제5항의 표기방식(표현방법)은 영어식 표현 방법이다.

‘長江’을 실례로 든다면 영어에서는 ‘chang jiang river’라고 표현한다. 이는 중국어 ‘長江(장강)’을 ‘江’자 까지 녹아 붙은 하나의 고유명사로 보고 거기에 [흐름] 또는 [시내]라는 뜻으로의 ‘river’를 붙였기 때문이다. 영어에서의 ‘river’는 ①강, 하천 ②(물 이외의 것의) 흐름 ③대량의 유출, 다량의 액체, 이 외에도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이 문맥에서의 ‘river’는 분명히 강이나 하천을 뜻하는 것이다.

한국의『외래어 표기법』은 이런 표현으로 인해 중국어의 한글 표기에 대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이로 하여 본문 위의 장절에서 언급된 ‘해남도(海南島)’를 ‘하이난도 섬’, ‘대만도(臺灣島)’를 ‘타이완도 섬’, ‘서사군도(西沙群島)’를 ‘시사치윈도 섬’, ‘태산(泰山)’을 ‘타이산 산’, ‘장강(長江)’을 ‘창장 강’, ‘태호(太湖)’를 ‘타이후 호’, ‘백산(白山)’을 ‘바이산 산’이라고 부르고 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머지않아 ‘두만강’은 ‘투먼장 강’으로, ‘천지’는 ‘텐츠 호’ 또는 ‘톈츠 호’로 둔갑하다 못해 육갑 떨게 될 일만 남았다.

전형적인 한국식의 신조어이다. 단어마다 외래어와 한자어가 결합된 합성어이고 외래어에서 못다 한 해석(설명, 보충)을 뒤따라 붙은 한자어가 군더더기 식으로 감당하고 있다.

외래어에 꼭 한자어가 붙어 신식 합성어를 이루는 신기한 신조어라 하겠다.

한국의『외래어 표기법』의 “중국어의 표기”와 “동양의 인명, 지명 표기”가 낳은 외래어+한자어는 쌍둥이 기형아임이 틀림없다.

이제 앞으로 기형아가 다시 기형아를 낳는다면 과연 그 가족과 가문의 장래가 얼마나 오래 가랴!

인명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어 표기법에 따라 ‘모택동(毛澤東)’을 ‘마오쩌둥’이라 하는데 터럭 ‘모(毛)’의 중국어 병음 발음은 ‘mao’로서 ‘마오’보다는 ‘모’가 원음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모택동’의 ‘동(東)’자는 ‘둥’으로, ‘동북(東北)’도 ‘둥베이’라고 하는데 동녘 ‘동(東)’자의 중국의 현지 발음은 [둥]이라는 음보다는 원음 ‘dong’에 가까운 [뚱]이 더 근접하다고 할 수 있다.

‘故宮(고궁)’을 ‘구궁’보다는 ‘gugong’[꾸꿍]이 더 옳다고 해야겠다. 마찬가지로 ‘대련(大連)’을 ‘다롄’, ‘대경(大慶)’을 ‘다칭’이라고 표기하는데 클 대(大)자의 중국어 발음은 [다]가 아니라 ‘da’에 가까운 [따]라는 발음이 더 근접하다.

하지만 한국의『외래어 표기법』의 현행 제1장 제4항의 규정에 따라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조목이 취소되기 전에는 ‘ㄲ, ㄸ, ㅃ……’와 같은 음이 허용되지 않아 아무리 중국 현지 발음에 접근하려 해도 어렵게 되어 있다. 이 또한 인위적인 장애가 아닐 수 없다.

대충 중국의 지명 몇 곳의 한국식 발음과 중국에서의 현지 발음(원음)을 대조해 보면 북경(北京)은 베이징보다는 베이찡/뻬이찡으로, 상해(上海)는 상하이보다는 쌍하이로, 연변(延邊)은 옌볜보다는 옌뼨, 또는 얜뺀으로, 심양(瀋陽)을 선양보다는 썬양으로 발음하는 것이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한어(漢語)에 된소리와 순한 소리의 구별이 별로 없지만 현지 한어발음을 감안하여 한마디 덧붙일 뿐이다.

하지만 ‘심양(瀋陽)’을 ‘선양’이라고 하든 ‘썬양’이라고 하든 아니면 ‘센양’, ‘써냥’, ‘션양’, ‘셴양’이라 하든 아니면 ‘세이양’이라 하든 한문자 ‘沈陽 Shen−Yang’이라는 단어에 성조(聲調)는 그만 두고라도 우선 중국어 원음에 접근하기가 아주 어렵다.

왜냐하면 한문자 [沈]자의 음, Shen에서도 Sh(ㅅ)의 발음은 혀를 말아 내는 소리, 즉 권설음이기 때문에 중국인이나 전문 외국어(중국어)공부를 하지 않은 한국 사람이 발음하기에는 아주 어렵다.

어려운 발음도 문제려니와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한국의『외래어 표기법』의 해당 조목이 현지음(원지음) 주장에 더 무서운 장애로 되어 있어 실로『외래어 표기법』은 스스로 자기모순에 빠지고 말았다.

실은 우리말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자랑스러운 표음문자와 가장 발달한 표의문자인 우리한자의 장점을 갖고 있다.

음운이론의 기초위에 만들어진 우리의 말과 글은 닿소리(자음) 14자와 홀소리(모음) 10자를 조합하면 중국어를 비롯한 세계 어느 나라 말 뿐만 아니라 세상의 자연의 소리와 인간의 정서, 정감까지 재치 있고 슬기롭게 표현할 수 있다.

이처럼 훌륭한 우리의 말과 글이 한국의『외래어 표기법』에서 인위적으로 정한 제한과 규제로 말미암아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그토록 현지 음(원지음)을 강조한 한국의『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중국어 표기법에 ‘ㅈ, ㅉ, ㅊ’으로 표기되는 자음 뒤의 ‘ㅑ, ㅖ, ㅛ, ㅠ’ 음은 물론, ‘져, 챠, 쳐, 쵸, 츄’와 ‘ㄲ, ㄸ, ㅃ, ㅆ, ㅉ’와 같은 된소리 표기를 허용, 인정, 적용토록 했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러면 자연히 毛澤東(모택동), 東北(동북), 大連(대련), 故宮(고궁), 北京(북경), 上海(상해), 延邊(연변)과 같은 인명, 지명의 발음이 위의 실례에서처럼 너무 어색하고 서글프지는 않았을 것이다.

2004년 12월 30일자로 한국 문화관광부에서는 동남아시아 3개 언어의 외래어 표기법을 제정하면서 타이어는 ‘ㄲ, ㄸ, ㅃ, ㅉ’, 베트남어는 ‘ㄲ, ㄸ, ㅃ, ㅆ, ㅉ’와 같은 된소리 표기를 허용하면서 중국어 표기법에는 아무런 수정을 하지 않았다.

이른바 중국어 표기법에서만은 파열음 표기에 된소리를 쓰지 않는『외래어 표기법』원칙을 굳게 지키느라 무진 애를 쓰고 있는 듯싶다.

하지만 이로 하여 중국어를 잘 모르는 대다수의 한국인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사는 조선민족 내지 순 토착 중국인이 듣고도 오리무중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지금 한국의 ‘중국어 표기법’이다. 본토 중국어의 발음(원음)을 기준으로 하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졌다.

하긴 된소리 몇 개를 더 넣어 수정을 하기보다는『외래어 표기법』의 ‘중국어 표기’를 철저히 개혁하다 보면 중국의 지명, 인명 표기의 관련 조목을 폐지하는 것이 추세이고 또한 더 바람직하오니 좀 더 기다리는 편이 오히려 더 나을는지도 모르겠다.

거듭 언급하지만 명종기주(名從其主)원칙이 국제통용 관례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관건은 우리가 한자 문화권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외국어 과목으로 선정된 영어나 일본어, 독일어, 러시아어를 전문 전공하는 것과 다르고 또한 소수민족 언어를 학습하는 것과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관건은 한자권(漢字圈), 한문자권이라는 것이다. 이는 다른 언어와 구별이 되는 문제의 핵심이다.

필자는 모택동, 동북, 대련, 고궁, 북경, 상해, 연변, 송화강, 흑룡강과 같은 인명, 지명과 하천 명을 우리글로 표기해야 할 시에는 계속 우리한자나 우리 한자어 관용을 적용하고 발음하며 중국어로서의 毛澤東, 東北, 大連, 故宮, 北京, 上海, 延邊, 松花江, 黑龍江과 같은 인명, 지명 내지 하천명은 일그러지고 서툰 외래어로서가 아니라 익은 외국어로 다룸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우리글은 음소 문자이면서도 낱글자를 음절 단위로 네모지게 모아씀으로써 음절문자의 효과를 낸다. 세종대왕을 위시한 훈민정음 창제자들은 겨레한자 한 음절과 한문한자 한 음절이 일대일로, 1자 1음으로 대응되면서 한자가 개입될 여지를 충분하고 충만하게 만들었다. 이는 우리 한자음을 중국 한문자음에 가깝게 고치고 싶다는 욕망의 실현일 것이다.

비록 고유명사의 경우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는 것이 외래어 표기법의 대원칙이라지만 한자문화권에서 한자어와 우리 한자음을 버리고 정음자로 중국 고유명사를 중국의 현지 발음대로 표기하는데 있어 겪는 혼란은 훈민정음 창제에서부터 전해 내려온 관습(관용)에 위배되고 또한 우리의 전통 습관과 버성기고 있다.

필자는 지금 우리가 익히 쓰고 있는 우리 한자음 역시 한자를 처음 받아들여 한자어를 만들어 쓰기 시작한 그 초창 때는 분명히 그 때의 중국의 현지 발음을 많이 본 땄으리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를테면 ‘北京’이 중고에는 ‘ㅂ+아래 ㅏ+ㅇ’이라는 발음으로부터 중고 후기에 와서는 ‘북경’으로, 근대에 와서는 ‘베이깅’으로 발음되다가 당대에 와서는 ‘베이징’으로 변화되고; 근대시기의 구개음화를 거쳐 오늘의 ‘천지’도 처음 ‘天地’가 ‘텬지’→‘쳔지’→‘천지’로 형태소 내부의 바뀜 현상이 끝나는 단계다. 필자의 주장이라면 이미 오랜 세월 익히 써오며 우리의 것으로 정착되고 오늘의 음으로 굳어지어 우리의 현대 한자음으로 표기하게 된 한자와 한자어를 버려서는 아니 되거니와 그에 따른 어음 법칙을 어기어서는 더구나 아니 된다는 것이다.

아래, 어음 법칙을 어기어 단음절어로 된 한자가 두, 세 개 음절로 나누어질 뿐만 아니라 품고 있던 뜻도 잃어버리게 된 실례다.

예:

‘내(內)’가 ‘네이’로, ‘상해(上海)’를 ‘상하이’로,

‘초당(草堂)’을 ‘차오당’으로

위의 예문에서 보다시피 안, 또는 속이라는 뜻으로의 ‘내(內)’라는 한자어가 원뜻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네이’라는 두 음으로 변한다.

섬이라는 뜻으로의 ‘도(島)’를 ‘다+오’라고 한다고 해서, 다락 ‘루(樓)’를 ‘러+우’로, 북녘 ‘북(北)’을 ‘베+이’라고 한다고 해서, ‘원예박람원’이 ‘위+안+이+보+란+위+안’으로 고쳐 부른다고 해서 본 뜻은커녕 중국어 사성성조(聲調)를 따를 수 없는 데다 한자와 정음자의 절음법칙, 두음법칙, 말음법칙, 연음법칙이 무시되어 중국어도 아니요 한국어도 아닌 사이비한 말이 되고 만다.

한문자, 한자, 한자어는 단음절어의 속성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 어근, 어간의 근저어(根底語) 작용을 부인할 수 없기에 한문자를 외래어로 받아들이기에는 어렵다는 다른 한 원인도 있거니와 황차 많은 한문자는 우리가 벌써 우리글로 받아들여 익히 쓰는 우리 문자이기에 오늘 우리글을 남의 글로 취급하고 외래어 범위로 넣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다.

중국어 병음 발음으로 지명, 인명을 표기하고 그대로 읽고 쓰면 그 나라, 그 고장의 말과 비슷하게 가까워져 의사소통과 문화 교류에 이로울 것 같지만 실은 중국어에는 사성성조(聲調)뿐만 아니라 한국어・조선어 자음과 모음에 없는 발음이 있어 한국식으로 중국어 병음 발음을 하면 오히려 어색하거나 교류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예:

화국봉(華國峰)→파아궈펑→화아궈펑/훠구어펑?

풍만발전소(豊滿發電所) →펑만파아덴숴?

복건성(福建省) →푸젠성?

위의 예문에서 峰(feng)자와 豊(feng)자, 福(fu)자의 초성 [F] 음, 發(fa)자의 첫 음 [F] 같은 발음은 한국인이 전문 외국어를 배우듯이 중국어 병음(漢語拼音)을 전공해도 바로 장악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한국의『외래어 표기법』제2장 표기 일람표, 표5의 “중국어의 주음부호와 한글 대조표”를 보면 한글 자음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ㅈ, ㅊ, ㅋ, ㅌ, ㅍ, ㅎ’ 등 13자가 한어 병음자모 ‘b, p, m, f, d, t, n, l, g, k, h, j, q, x’ 등 14자의 음을 감당하고 있다. 바꾸어 풀어보면 한글의 어느 자음 한자가 한어 병음자모의 두 음의 역할을 놀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잠간 한국어 자음체계와 중국어의 성모를 살펴본다.

1.한국어 자음체계

1). 한국어 19 자음 중 ‘ㅎ’은 [+막음, -고정자리]로 따로 분리하여 조직에서 일단 빼놓고 나머지 18 자음의 조직을 아래와 같이 구성한다.

18 자음은 ‘장애’의 있음 -없음으로 ‘장애음’[+(막음, 고정자리, 장애)]과 ‘향음’[+(막음, 고정자리), -장애]으로 크게 나뉜다.

2). 장애음의 조직:

장애음을 분화하는 조건은 자리와 공깃길과 내는 힘 이 세 가지인데 자리는 입술[+입술]: 혀끝(앞혀)[-(입술, 뒤혀)]: 뒤혀[+뒤혀]로 대립하며, 방법은 터짐[+터짐]:붙갈이[+(터짐, 갈이)]:갈이[갈이]로 대립하며, 내는 힘은 약한[-(된, 거센)]: 된[+된]: 거센[+거센]으로 대립한다.

이러한 변별적 대립으로 장애음 체계를 만들면:

/ㅂ/: [+터짐],[-(된, 거센)],[+입술]

/ㅃ/: [+터짐][+된][+입술]

/ㅍ/: [+터짐][+거센][+입술]

/ㄷ/: [+터짐][-(된,거센)][-(입술, 뒤혀)]

/ㄸ/: [+터짐][+된][-(입술, 뒤혀)]

/ㅌ/: [+터짐][+거센][-(입술, 뒤혀)]

/ㄱ/: [+터짐][-(된, 거센)][+뒤혀]

/ㄲ/: [+터짐][+된][+뒤혀]

/ㅋ/: [+터짐][+거센][+뒤혀]

/ㅈ/: [+(터짐, 갈이)][-(된, 거센)][-(입술, 뒤혀)]

/ㅉ/: [+(터짐, 갈이)][+된][-(입술, 뒤혀)]

/ㅊ/: [+(터짐, 갈이)][+거센][-(입술, 뒤혀)]

/ㅅ/: [+갈이][-(된)]/ㅆ/:[+갈이][+된]

3). 향음의 조직:

향음은 자리와 방법으로 분화되는데 자리는 장애음과 같고, 방법은 코로[+코로]:흐름[-코로]으로 대립한다.

/ㅁ/:[+코로][+입술] /ㄴ/:[+코로][-(입술, 뒤혀)]

/ㅇ/:[+코로][+뒤혀] /ㄹ/:[-코로][-(입술, 뒤혀)]

위의 자음체계를 다시 발음부위에 따라 살펴본다면:

양순음 /ㅂ/, /ㅍ/, /ㅃ/, /ㅁ/

치경음 /ㄷ/, /ㅌ/, /ㄸ/, /ㄴ/ -혀끝, 잇몸

경구개음 /ㅅ/, /ㅆ/: -혀끝, 경구개

경구개음/ㅈ/, /ㅊ/, /ㅉ/ -혀끝, 경구개

경구개음/ㄹ/ -앞혓바닥, 센입천장

경구개음/ㅎ/ -뒤센입천장

연구개음 /ㄱ/, /ㅋ/, /ㄲ/ -뒤혀, 여린 입천장

연구개음/ㅇ/ -여린 입천장

2. 중국어 성모(聲母)

1). 발음부위에 따라

양순음(双脣) b[p] p[p’] m[m]

순치음(脣齒) f[f]

혀끝소리(舌尖前) z[ʦ] c[ʦ’] s[s]

혀끝소리(舌尖中) d[t] t[t’] n[n] l[l]

혀끝소리(舌尖后) zh[ʦ] ch[ʦ’] sh[ʂ] r[ʐ]

혀바닥소리(舌面) j[ʨ] q[ʨ’] x[ɕ]

혀뿌리소리(舌根) g[k] k[k’] h[x]

2). 발음방법에 따라

①. 장애방식에 따라:

파열음(터짐): b[p] p[p’] d[t] t[t’] g[k] k[k’]

파찰음(붙갈이-터짐, 갈이): j[ʨ] q[ʨ’] zh[tʂ]

ch[tʂ’] z[ʦ] c[ʦ’]

마찰음(갈이): f[f] h[x] x[ɕ] sh[ʂ] r[ʐ] s[s]

비음(콧소리): m[m] n[n]

설측음(혀옆소리): ㅣ[ㅣ]

②. 기의 강약에 따라: (이 음은 파열음과 파찰음에만 한정됨)

송기음(送氣音)(파열음이나 파찰음을 발음할 때 내보내는 기류가 비교적강함): p, t, k, q, ch, c

약송기음(弱送氣音・不送氣音)(파열음이나 파찰음을 발음할 때 내보내는 기류가 비교적 약함): b, d, g, j, zh, z

아래 한국어와 국제음성기호를 대조해 본다.(19자음)

ㄱ[k] ㄷ[t] ㅂ[p] ㅈ[ʧ] ㅅ[s] ㅇ[ɳ] ㅎ[h]

ㄴ[n] ㄹ[l] ㅁ[m]

ㄲ[k’] ㄸ[t’] ㅃ[p’] ㅉ[ʧ’] ㅆ[s’]

ㅋ[kh] ㅌ[th] ㅍ[ph] ㅊ[ʧh]

한국어 자음은 [기]의 유무에 따라 순한소리와 거센소리로 나뉘고, [후두켕김]의 유무에 따라 순한소리와 된소리로 나뉜다.

[-기,-켕김] ㅂ ㄷ ㄱ ㅈ ㅅ

[+켕김] ㅃ ㄸ ㄲ ㅉ ㅆ [+기] ㅍ ㅌ ㅋ ㅊ

다시 한국의『외래어 표기법』의 “중국어의 주음 부호와 한글 대조표”를 보자.

성모(聲母) 중 순성(重脣聲)의 주음부호 [ㄆ]와 한어 병음자모 [P], 웨이드식 로마자 [P‘]는 한글 [ㅍ]으로 표기한다고 규정이 되어 있음에도 순치성(脣齒聲)의 주음부호 [ㄈ]와 한어 병음자모 [F]와 웨이드식 로마자 [F]도 마찬가지로 한글 [ㅍ]으로 표기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즉 한글 음에는 한어 병음자모 양순음 [P]와 순치음 [F] 두 음 가운데 어느 한 음이 없거나 어렵다는 것, 그래서 한어 병음자모 [P]와 [F]를 한글에서는 모두 [ㅍ] 하나로 표기한다는 것이다.

필자의 소견에는 한어 병음자모 [P]가 한글・조선글의 [ㅍ]의 음과 근사한 점을 감안하면 중국어 성모 마찰음(갈이소리)・순치음(이입술소리・치순음)에 해당한 f [f] 음, 즉 한어(漢語) 병음자모 [F]에 해당되는 한글 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우선 한국어 자음체계의 장애음 분화 조건으로 볼 때 자리와 방법, 내는 힘에 따라 [ㅍ]의 음은 /ㅂ/, /ㅃ/, /ㄷ/, /ㄸ/, /ㅌ/, /ㄱ/, /ㄲ/, /ㅋ/, /ㅈ/와 마찬가지로 [+(터짐]을 같이 하면서도 [된], [뒤혀], [갈이], [코로] 등에 [+-]이 없이 다만 [+터짐][+거센][+입술]만을 이루고 있다.

다음 발음부위에 따라 분류해 보면 [ㅍ] 소리는 /ㅂ/, /ㅍ/, /ㅃ/, /ㅁ/ 소리와 함께 양순음이고 발음의 장애방식에 따라 보면 [ㅍ] 소리는 파열음(닫음소리・정지음・터짐소리・폐색음・폐쇄음)이다. 하지만 한어 병음자모 [F] 음은 발음방법에 따르면 h[x] x[ɕ] sh[ʂ] r[ʐ] s[s]와 함께 마찰음(갈이)이며 발음부위에 따르면 순치음이다.

[ㅍ] 음은 양순음이고 파열음이다.

[F] 음은 순치음이고 마찰음이다.

한국어 자음 양순음 [ㅍ] 소리는 중국어 성모 양순음 b[p] p[p’] 등 소리에만 해당될 뿐 순치음 [F] 음과는 거리가 멀다.

이로부터 한글 양순음 [ㅍ]의 음과 중국어(한어) 순치음 [F] 음은 서로 같지 않은, 한데 묶을 수 없는 음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즉 두 입술 사이에서 나는 소리, 순성・순음・순중음・입술소리인 양순음(兩脣音)과 아랫입술과 윗니 사이에서 나는 소리, 순치성・이입술소리・치순음인 순치성(脣齒音)은 성질이 다른 두 가지 음이다.

순치음은 다만 영어나 중국어 성모(한어 병음)의 [v], [f] 따위 발음에서만 있을 뿐이다.

파열음인 [ㅍ] 소리는 마찰음의 성질도 함께 갖고 있는 파찰음(破擦音)의 기능도 없고 더구나 양순음의 [b], [p] 발음이나 순치음 [f] 발음의 변이음(變異音)도 아니다.

우리는 우리말(한글・조선글) 발음에 순치성(脣齒聲)의 주음부호 [ㄈ]와 한어 병음자모 [f]와 웨이드식 로마자 [F] 발음이 없는 현상, [F] 발음과 근사(해당)한 자음과 모음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말의 표현력은 중국어를 비롯한 세계 어느 나라 말 뿐만 아니라 자연의 “바람소리, 천둥소리, 학의 울음소리, 닭 우는 소리, 개 짖는 소리일지라도 모두 소리 나는 대로 쓸 수 있다”고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자부했었지만, 그리고 무려 1만 2천 768자의 소리값을 가져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음을 표현할 수 있는 문자로서 세계에서 으뜸으로 가는, 인류문자사에 그 유래를 찾아볼 수가 없는 가장 훌륭하고 우수한 문자이지만 오늘날 우리는 부득불 우리글과 우리말과 글에 웨이드식 로마자 [F] 발음이 없음을 유감으로 자인(自認)하지 않을 수 없다.

어찌 보면 중국어뿐만 아니라 모든 외래어의 [F] 발음을 한국어・조선어로 받아들일 때, 즉 외래어 표기로 옮길 때 큰 문제로 되고 있다.

한어 병음 [f] 발음과 같은 아직 풀지 못한 문제를, 숙제로 남아있는 문제(모순)를 우리말글살이의 규범으로 적용하거나 규정으로 강요함은 장래의 더 큰 문제를 야기(惹起)시킬 수 있다.

한국에서는 현재 한글의 자모를 40개로 막아놓고 그 이외의 글자는 한글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제한된 글자(자모)의 종류가 빌린 말 표기(외래어표기)를 잘 할리 만무하다.

한글 자모를 40개로 묶어 놓았기 때문에 예를 들면 국제음성기호의 [b], [v]를 우리글 [ㅂ] 한 가지로, 국제음성기호의 [f], [p]를 우리글 [ㅍ] 한 가지로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것과 같은 폐단이 생기게 되었다.

실은 국제음성기호의 [f], [v], [l], [ð], [Ɵ]의 소리글자만 있으면 영어를 포함한 모든 외국어 발음을 95%까지 올바르게 표달(表達)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지극히 중요한 것은 이에 가까운 발음과 문자들이 1446년에 반포한 훈민정음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고로 필자는 중국어(한어) 병음 자모 [f]를 앞세운 단어나 단어음절, 또는 단어사이에 [f]음을 한자어(한글・조선어)로 바로 표기해야 함은 한국・조선의 외래어 표기에 어려운 숙제로 뿐만이 아니라 560여 년 전의 훈민정음의 원음가운데 국제음성기호의 [f], [v], [l], [ð], [Ɵ] 등 음에 가까운 자모음을 찾아 새로이 밝혀 오늘에 응용해야 함이 더더욱 십분 중대한 과제로 남아 있다고 본다.(훈민정음” 참조)

이외에 우리 음, 우리말 음운대응법칙, 우리말 어음습관에도 없고 음운상통(音韻相通)과 음운첨가(音韻添加), 또는 음운동화현상도 아닌 중국의 지명 ‘옌지(延吉)’의 [옌], ‘옌볜(延邊)’의 [볜], ‘지우뎬(酒店)’의 [뎬], ‘톈츠(天池)’의 [톈], ‘롄윈강(連雲港)’의 [롄], ‘젠다오(間島)’의 [젠]과 같은 음과 글은 전에 없는 생뚱맞는 글자여서 발성, 발음부터 너무 어렵고 글자꼴도 너무 어색하다.

한글 맞춤법의 “제1장 총칙”의 제1항에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비록 외래어는『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는다고 하지만 그『외래어 표기법』이 우리 어문 어법을 무시하여 한글(조선글)과 한국어(조선어)를 망쳐버리도록 방관하거나 묵과해서는 아니 된다고 본다. 외래어도 한국어・조선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반드시(필히) 한글・조선글의 표기 규범과 규칙을 지켜야 한다.

[옌지], [옌볜], [지우뎬], [톈츠], [롄윈강]과 같은 음은 음운 교체는 고사하고 형태소(形態素)를 떠나서 단지 음절, 음성과 음운, 음소만으로도 우리 음과 너무 먼 소리라고 할 수 있다. [옌], [볜], [뎬], [톈], [롄] 등등 글자에서 우리는 매자마다에 [ㅖ]자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모음 [ㅖ]는 한글・조선글 자모의 [ㅕ]와 [ㅣ]의 합한 글자이며, 모음의 하나로서 [ㅣ]와 [ㅔ]의 복모음을 이루고 있다.

한국의『외래어 표기법』‘중국어의 표기’에서는 “‘ㅈ, ㅉ, ㅊ’으로 표기되는 자음 뒤의 ‘ㅑ, ㅖ, ㅛ, ㅠ’ 음은 ‘ㅏ, ㅔ, ㅗ, ㅜ’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ㅈ, ㅉ, ㅊ’이 아닌 ‘ㅇ, ㅂ, ㄷ, ㅌ, ㄹ’으로 표기되는 자음 뒤에는 ‘ㅑ, ㅖ, ㅛ, ㅠ’ 음이 마음껏 붙고 받침까지도 서슴없이, 꺼림 없이 붙어도 되기에 상술한 [옌], [볜], [뎬], [톈], [롄] 등과 같은 못난 음과 자가 제한 없이 범람해도 무방하다는 것인가.

필자는 한국어사전편찬회에서 펴낸『국어대사전(1989년)』과 한국 국립국어연구원에서 펴낸『표준어국어 대사전(1999년)』을 펼쳐 어두(語頭)가 [예]자로 시작된 낱말을 훑어보았는데 어림잡아도 올림말이 무려 800여개나 되었다.

모음 [ㅖ]자에 자음까지 앞세운다면 올림말이 수천을 헤아릴 것이지만 [ㅖ]에 따르는 받침은 고작해서 [ㅂ]자는 ‘곕시다’라는 단어 하나뿐이고 [ㄴ]받침은 ‘셴−괴’라는 옛말로 흰 고양이를 뜻하는 단어(그나마 낱말 ‘곕시다’, ‘셴−괴’는『국어대사전』(1989)엔 없음)와 실망의 뜻을 나타낼 때 욕으로 하는 ‘옌장’이라는 두 단어에만 국한되었다. 그밖에 [ㅅ], [ㅆ]로 된 받침이 더러 있을 뿐이다.

필자는 (『삼국사기』,『삼국유사』등에 나타나는 인명, 지명, 관직명의 표기)의 음운체계−토착한자음을 빌어서 고유어를 표기(이두식 표기)한 고대 고유어의 음운적 특성과 중세기와 근대 음운체계와 어음변화 및 어휘구성을 두루 살펴보아도 초성과 중성의 결합에 이중모음(겹모음)중 [ㅖ]가 붙는 것은 많이 보아왔지만 모음 [ㅖ] 다음에 종성(끝소리)으로 어떠한 받침이 오는 자는 보지 못했다. (극히 제한된 영어표기를 보충한 외래어를 제외 함)

그만큼 복모음 [ㅖ]는 [ㅒ]와 마찬가지로 받침이 지정되다시피 제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어 표기법’이 살판 치면서부터는 [옌], [뎬], [톈], [롄], [룽], [뤄], [뤼]과 같은 음(音)과 자(字)가 새로운 단어 무더기를 이루어 한글과 한국어를 어지럽히고 있다.

조선의『조선어 맞춤법(1987년)』 제7장 제26항에도 한자말에서 모음 [ㅖ]가 들어 있는 소리마디로는 [계], [례], [혜], [예]만을 인정한다는 제한된 규정을 볼 수 있다.

아래 한국의『국어대사전(2006)』에 새로 오른 일부 낱말 중에서 몇몇만 추려 본다.

예:

옌: 옌볜대학(연변대학 2689쪽), 톈: 톈안먼(천안문 4006쪽)

롄: 롄윈강(련운항連雲港 1098쪽) 뤼: 뤼순(여순旅順 1117쪽)

룽: 룽징춘(룡정촌龍井村 1116쪽) 뤄: 뤄양(낙양洛陽 1116쪽),

어떤 언어가 일정한 시기에 일정한 조건 하에서 음 변화를 할 때 그 사실을 방식화(方式化)하여 기술한 것을 음운법칙, 또는 음운대응법칙이라고 한다. 같은 언어집단의 모든 인간의 발음습관이 변화하는 일이 있지만 그 법칙성은 결과적인 것으로서 항상 일정한 때와 장소에 제약된다.(한국『세계백과대사전』제15집 제221쪽 참조)

필자는 이 법칙을 떠나 복모음 [ㅖ]의 받침 결합이 극히 제한된, 우리 음에 종래로 없었던, 그리고 또 현시대에 꼭 필요 되지도 않는 [옌], [볜], [뎬], [톈], [롄], [룽], [뤄], [뤼]와 같은 발음을 억지로 만든다는 것은 비과학적인 현상과 행위라고 여겨진다.

한글 맞춤법 통일안의 내용에 표음주의(表音主義)를 원칙으로 취하지만 어법(語法)에 맞도록 쓴다는 규정이 있거니와 문자체계에서 18―19세기에 벌써 ‘ㅺ⋅ㅼ⋅ㅽ⋅ㅾ’과 ‘ㅄ’으로 일반화되었던 것을 각자병서(各自並書)로 ‘ㄲ⋅ㄸ⋅ㅃ⋅ㅆ⋅ㅉ’로 표기하도록 규범을 지어 우리말을 바로 쓰도록 이끌고 있듯이 우리 음도 기준에 맞게 써야 할 것이다.

실은 표음주의 원칙을 따른다 하여 소리 나는 대로 적으려 하지만 위에서 실례 든 한문자의 [F] 음을 [ㅍ] 음으로 표기하는 것 마냥 실상 많은 경우 중국 현지 발음과 너무나 같지 않을 뿐더러 심지어 먼 거리가 있다.

한국의『외래어 표기법』−중국의 인명, 지명에서의 중국어의 한글 표기법이 큰 산실이라면 새로 태어난 [옌], [볜], [뎬], [톈], [롄], [룽], [뤄], [뤼]와 같은 낯선 기형아 1세가 이제 [톍], [뱮], [릙], [ᄬ], [ᅗ]과(와) 같은 방고(訪古・倣古)문자를 등극(登極)시켜 기형 2세를 낳고, 뒤따라 ‘귀여운’ 자모묶음 ㅩ, ㅫ, ㅭ, ㅬ, ㆇ, ㆈ, ㅵ, ㆋ 등을 군림(君臨)시켜 기형 3세에 이어 또 이른바 ‘국제화’, ‘세계화’ 라는 기치아래 아르메니아어, 히브리어, 아랍어, 시리아어, 타아나어, 신할라어 등등의 문자와 부호를 포함한 각종기호를 모셔와 옌Ӝسصの볜, 톈৯ᏪㅬC찡, 뱮ቛשㅫඖඣ, 또는 릙むאַᏑᄬ, 톍Ѭ뱮ÆĦㅭѬ와(과) 같은 희한하고 기구한 외계어(外界語)의 조합으로 인명, 지명과 신조어를 낳는다면, 또 그 기형아가 낳을 후세의 모양새는 과연 또 어떤 꼴일지?

또한 예로 ‘나쁜글자 뿐이다’의 [ㄴ]와 [ㅏ], [ㅂ]을 어울러 쓴 [ㅃ], [ㄱ]와 [ㅡ], [ㅜ]와 [ㄴ], [ㄷ]와 [ㅏ] 등이 녹아 붙어 한 자모로 보이는 간판 글은 우리글을 배웠다는 외국인은 물론 우리도 알아보기 힘들다.(우리글과 외국문자와의 혼용(混用)표기 반대 입장 참조)

이러한 심각한 비규범 문자 실태는 어제오늘의 현상이 아니지만 그 평은 생략한다.

그렇다고 필자는 오랜 세월 이미 우리에게 정착되고 귀화된 우리 문자나 다름없는 아라비아숫자, 각종 도량형표기, 일부 영문자, 일부 기호와 우리 문자와의 결합까지 몰아서 모두 기형이라고 반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필자는 한국의 현행『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오늘날 한국의 외래어 현상을 그대로 묵과하고 방과하며 그 범람을 과감히 막지 않는다면 위의 우리말과 글의 각종 기형아 추태의 출현이 현실로 될 것이라 의심치 않고 있다. 그에 대한 추측과 예측이 전혀 무근거(無根據)한 억측(臆測)이 아님을 본문의 상기 실례로 증시(證示)하고자 한다.

인명, 지명을 앞세운 이른바 ‘중국어표기법’이 이제 장차 고유명사뿐만 아니라 보통명사까지도 기형으로 만들다 보면 그 온역이 독버섯마냥 모든 한자와 한자어, 한자음에까지 옮아 한글・조선글의 대를 끊고 수를 마감하도록 하지는 않을지 심히 우려된다.

표음주의 원칙을 취한다 해서, 원지음을 기준 한다고 해서 우리에게 어색하거나 전혀 없는 음을 본 따거나 바르지 못한 소리, 착각을 주거나 오해를 주는 소리나 문자, 기호를 함부로 만들지 말아야 하거니와 더욱이 한자문화권에서 익히 쓰던 우리의 한자 ― ‘한문한자(韓文漢字 일명 朝鮮漢字・朝文漢字)’와 우리 한자어를 버리고 형태를 가릴 수 없는 낱말을 마구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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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5 ]

5   작성자 : 연변말씨
날자:2011-04-15 11:06:26
조글로 애독자님의 말씀이 지당하다고 본다. 김정룡이 “첫째, 둘째, 세째 하면서 자기 좋은 생각대로 늘여 놓았는데 본인도 어떤 것이 경어이고 어떤 것이 사투리인가 하는 것을 모르면서 론평을 하려하고 있다. 사실 연변사람들이 경어를 한국인들보다 더 쓰고 있다. 김정룡이 이런 칼럼은 쓰지 않는 것이 좋겠다. 한국사람들이 이런 글을 보면 김정룡처럼 연변사람들을 여지없이 우매한걸로 보겠다.
4   작성자 : 조글로 애독자
날자:2011-04-15 10:27:31
김정룡은 자기를 너무 높이 보고 있다. 김정룡의 수준으로 어떻게“재한조선족문제연구”를 할수 있는가? 그리고 스스로 “재한조선족칼럼니스트”하는 데 너무도 자기를 모르고 있다.
3   작성자 : 한국인
날자:2011-04-15 10:17:30
김정룡씨가 재한 조선족에 대하여 많이 연구를 하시는 것 같은데 수고를 하고 있어요. 오늘 이 글을 보고 한마디 여줄 것이 있어 이 댓글을 올려요. 김정룡씨는 “‘요’는 상투적인 일반언어일 뿐이다.”라고 하시는데 ‘요’도 경어에 속해요. 다만 격식체와 비 격식체로 구분될 뿐이지요. ‘습니다’, ‘습니까?’는 격식체에 속하고 ‘요’는 비 격식체에 속하지요. 한국에서는 공식적 행사나 장소에서는 격식체를 사용하고 비공식적 장소나 실생활에서는 비격식체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그러기에 라디오나 TV에서 보면 아나운서들이 방송할 때에 보면 모두 ‘습니다’, ‘습니까?’를 사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비격식체인‘안녕히 계세요’, ‘ 또 오겠어요’라는 말도 모두 상대를 존중하는 경어이지요. 이상 저의 짧은 소견을 말씀드리오니 참고로 하시면 감사하겠어요. 본래는 이 댓글을 격식체로 사용하면 더 좋겠는데 비격식체에대한 인식을 더 주느라고 비격식체를 사용했어요. 안녕히 계세요.
2   작성자 : 싱겁새
날자:2011-04-14 15:19:09
대단한 군자로군, 그리고 학자이시고, 웃기느라고 하는 소품에 대사 한구절로 연변의 언어실태를 론하는것은 나무한그루 보고 수림을 보았다고 하는 격임, 정말 정룡씨처럼 글을 망탕 쓰다간 만방에 웃음거리가 십상인데 나는 그냥 젠체 하고 냅다 망발하니 코열고 답답한 친구로군
1   작성자 : 싱겁새
날자:2011-04-14 15:10:21
재한조선족문제연구 제3부 조선족의 언어변화실태에 대하여 1. 어설픈 조선족 경어에 대하여 김정룡 재한조선족칼럼니스트 15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조선족은 독특한 언어문화를 형성해오면서 본래 조상들이 쓰던 경어를 많이 잃어버리게 되었다. 그러다가 한국 문이 열리면서 상호 내왕이 빈번해짐에 따라 경어가 회복되어가는 추세인데 이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런데 이 회복단계에 처해 있는 조선족 경어는 매우 어설프고 심지어 우스꽝스러운 언어표현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럼 여기서 먼저 조선족사회가 경어를 상실하게 된 이유부터 간단히 살펴보자. 첫째 19세기 60년대부터 만주 땅에 이주해간 조선족 1세들은 조선시대에 자연재해와 조정의 부패 때문에 파산된 농민 출신이였다. 그러므로 지식수양이 매우 결핍한 그들은 후대들에게 체계적이고도 예의적인 경어 교육을 전수해 줄 수가 없었다. 일제 시대에 훌륭한 지식인들이 만주 땅에 많이 갔었으나 그들은 해방을 맞아 절대다수가 한반도로 돌아갔고 남은 사람들은 피땀으로 개간한 땅이 아쉬워 떠나지 못했던 농민출신이여서 역시 경어를 후대들에게 정확히 가르칠 수준을 갖지 못했다. 둘째 조선족 1세들은 타향에서 정착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자식을 귀워여 하였을 뿐 ‘회초리’로 엄하게 다스리지 않았고, 따라서 조상들이 사용해왔던 경어도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셋째 특히 연변조선족은 함경도 출신이 대다수인데 함경도언어는 사투리가 심하고 경어가 취약하다. 넷째 경어체계가 없는 한족들과 어울려 살면서 점차 언어체계도 동화되어 조선족은 자체의 경어를 상실하게 되었다. 다섯째 10년 동란이라 일컬어지는 문화혁명을 겪은 조선족은 가뜩이나 취약했던 경어가 완전히 박산나고 말았다. 당시 제자가 스승을 타도하고 자식이 부모를 적으로 대하고 형제간에도 등을 돌리는 등 전통예의는 설자리를 완전히 잃게 되었고 따라서 경어는 씨베리아 한파를 맞아 시들어 버렸다. 이상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경어를 상실했던 조선족은 한국인과의 상호 왕래를 통해 경어를 회복하려고 노력하고는 있으나, 경어가 한국말이라는 착각을 갖고 한국말을 흉내내고 모방하는 과정에서 조선족의 경어표현이 서툴고 심지어 코미디 같은 언어표달이 튀어나와 웃음을 자아내는 경우가 많다. 현재 조선족들의 잘못된 경어표달에 관해 아래와 같은 몇가지로 정리할수 있다. 첫째 ‘씨(氏)’의 개념을 모르고 잘못 사용하는 경우 씨는 상대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경어다. 예를 들어 성에다 씨를 붙여 ‘김씨’ ‘이씨’ ‘최씨’라 할 때, 이는 상대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경어이다. 허나 조선족들은 흔히 상대가 “성이 뭐냐?”고 물으면 “저의 성은 ‘정씨’, ‘유씨’”라고 대답하는데 이는 실례되는 말이다. 왜냐하면 나의 성을 말할 경우 성에다 씨를 붙인다면 자신절로 자신을 높이는 꼴이 되기 때문에 마땅히 “저의 성은 ‘김갗, ‘임갗”라고 대답해야한다. 그리고 이름 뒤에 씨를 붙일 경우도 마찬가지로 상대를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경어이다. 때문에 상대에게는 이름 뒤에 씨를 붙일 수 있으나 자신을 상대에게 소개할 경우 절대 자기 이름 뒤에 씨를 붙여서는 안된다. 허나 조선족들은 전화할 때와 타인 앞에서 자기 소개할 경우 “저는 신옥화 씨예요.”라고 하는데, 이는 매우 실례되는 말이다. 또 타인 앞에서 “저는 신옥화 씨 언니예요.”라는 표현도 실례되는 말이다. 둘째 ‘분’의 개념을 모르고 잘못 사용하는 경우 “여보세요, 저는 한국분인데요.” “한국분이 아니라 조선족이구만.” “어머, 어떻게 아세요?” “한국사람은 저절로 00분이라 말하지 않습니다.” ‘분’도 ‘씨’와 마찬가지로 상대에게 사용하여 존경을 나타내는 경어이다. 허나 조선족들은 흔히 “제가 방금 전화했던 분이예요.”, “이분이 나의 동생입니다.”라고 말하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언어표현이다. 셋째 ‘나’와 ‘저’의 구분 조선족사회는 ‘저희’라는 말이 이미 사라진지가 오래되었다. 아무리 상대가 교수이든 할아버지벌이든 전부 ‘나’ ‘내’라는 말을 사용해왔다. 그러다가 최근 10여 년래 ‘저’ ‘저희’라는 말이 살아나고 있기는 하나 아직도 매우 서툴다. 낯선 사람이거나 윗사람 앞에서는 ‘나’를 쓰지 말고 ‘저’ ‘저희’라는 표현을 사용해야한다. 넷째 ‘님’의 표현이 익숙치 않다 조선족사회는 본래 선생을 제외한 나머지의 경우 ‘님’을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최근 들어 ‘님’이란 말도 다른 경어와 마찬가지로 살아나고 있으나 역시 매우 익숙치 않아 ‘님’을 사용하면 마치 상대를 아부하기 위한 표현으로 간주하여 웬만해서는 사용하기를 꺼린다. 다섯째 ‘하시다’를 잘못 사용하는 경우 “여보세요, 제가 지금 신문사에 찾아가시려고 하는데,” 이는 분명히 틀린 말이다. 지난 겨울 필자는 연길아리랑방송을 청취하면서 아나운서마저‘하시다’라는 경어를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즉 아나운서가 청취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하는 말이 “우리도 크게 감동을 받으셨습니다.” 또 기자가 노래클럽을 취재할 시 “이 클럽에 다니신지가 얼마되었습니까?”라고 물으니 “예, 제가 다니신지 벌써 3개월이 되었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였다. 또한 필자가 중국동포타운센타에서 동포들로부터 “내 아침에 가셨던 분임다.” 와 비슷한 표현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 결론을 말하자면 ‘하시다’는 상대를 높이기 위한 경어이기 때문에 자신의 행위에 사용해서는 안된다. 여섯째 ‘요’를 붙이면 한국말이 된다는 착각 10년 전에 연변의 코미디 배우 오선옥이 “한국말은 뒤에다 ‘요’만 붙히면 한국말이 된다는 내용의 소품을 연기한 적이 있다. 이는 조선족사회의 보편적인 인식이기 때문에 이런 소품도 나오게 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는 분명히 틀린 인식이다. 한국어의 표준경어는 우리 조선족언어와 마찬가지로 역시 ‘습니다’ ‘습니까?’이며 ‘요’는 상투적인 일반언어일 뿐이다. 대다수 동포들이 한국인과 대화를 나눌 때 말 끝에다 ‘요’만을 쓰고 표준경어를 사용하지 않아 상대로 하여금 반감을 느끼게 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는데, 경어는 우리 조상들이 사용해왔던 것이지 결코 경어는 곧 한국어라는 인식을 버려야하며, 경어란 상대를 존중하기 위해 생겨난 언어체계이기 때문에 나 자신의 행위에 사용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경어는 예의민족의 필수적인 언어체계이기 때문에 경어를 잘 사용하면 사회생활이 원활해지지만 잘못 사용하면 웃음꺼리가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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