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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을 말해본다
2017년 07월 13일 14시 51분  조회:1583  추천:0  작성자: 바위
오늘도 어김없이 점심식사후 체육관을 찾았다. 올해 따라 유난히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사람마다 그늘을 찾아 몸을 식히느라 여념이 없지만 나는 매일 운동으로 더위와 싸우고 있다. 이열치열이라고 땀동이를 쏟고 나면 이렇게 개운할수가 없다.

하지만 인젠 쉽게 체력이 고갈되고 탄력이 떨어지면 스파이크가 뜻대로 안된다. 숨결마저 거칠어질때면 세월의 무정함에 마음이 허전하고 젊은시절이 저절로 그리워진다.

지난 세월, 나에게도 생기넘치고 해빛 넘치는 소년시절이 있었다. 미래에 대한 동경과 희망으로 무대를 주름잡던 시절, 미끈한 체격에 배구면 배구,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공부면 공부, 종횡무진하던 소년시절, 대학입시제가 회복되면서 운좋게 또 하늘의 별따기인 대학문에도 발을 들여놓았으니 사람들의 집중조명을 받는것을 당연지사로 받아들일 정도로 가슴뿌듯한 옛시절이였다.

수십년간 환상을 현실로 바꾸기 위한 몸부림을 치면서 자신의 인생에 삶의 의미를 수없이 부여하였지만 언제부터인지 저도 모르게 넘치던 생기가 뜸해지더니 중년세대에 들어섰다. 돌려올수 없는 청춘시절, 안타까움에 청춘시절의 끝자락을 잡고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본다. 중년세대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싫지만 사람들은 중년은 뿌리깊은 나무라며, 깊은 맛이 나는 묵은 장이라며 의미있는 위안을 해준다.

중년이 되고 보니 내심 두근거리던 가슴도 정적속에 파묻히고 경망스러운 행위를 받아주지 않는다. 마치 사품치며 흐르던 급류가 넚은 강에 흘러들어 소리없이 자취를 감추고 내가 언제 그랬냐싶을 정도로 너무도 고요히 흐르는것처럼 말이다. 혹은 몸에 담은 책임의 무게가 너무 커서 저도 모르게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삶의 모양새가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대로 살아가는 인생이 더 편해지는것 같다. 이런 하루일상이 쌓여 내 인생이 만들어지고 나의 력사가 만들어지고 있는것이다.

중년이 되고 보니 주변의 사람과 물건들에 시선이 가도 이왕과 그 의미는 다르다. 집착이 아닌 감수의 의미가 크고 여운을 즐기려는것 같다. 젊은시절, 인기스타에 대한 열광도 리성으로 바뀌면서 현실적인 자세로 사람과 물건들을 대하게 된다. 우로는 부모님, 아래로는 처자식을 돌봐야 하는 현실에 더욱 무게를 둔다. 부모와 부부 그리고 자식까지도 운반해야 하는 중년의 화물차는 멈춰설 역이 없어서일까 그저 종점으로 계속 달려갈 뿐이다.

중년이 되고 보니 홀로 있기 좋아하는것 같다. 혼자일때 자신의 기억을 정리하고 다양한 얼굴표정을 가져볼수도 있고 미래를 구상할수도 있다. 어쩔수 없는 현실은 웃음으로 넘겨버리기도 하고 작은 행복과 웃음에서 삶의 정취를 느끼기도 한다. 비록 손바닥이 뒤집어지듯 하루아침에 습관들이 변할수 있는것은 아니지만 걱정도 너무 하면 버릇이 된다고 해결할수 없는 일걱정은 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세상에는 알아서 좋은일보다 몰라서 좋은일이 훨씬 많지 않은가. 다행으로 욕심을 멀리 떠나보내고 나니 은퇴없는 행복이 어디선가 찾아와 맴돌며 나의 인생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봄날의 씨앗 뿌리지 않으면 여름날의 푸른전야가 어디 있으랴. 여름의 땀방울이 없이 가을의 수확이 어디 있으랴. 가을날의 수확이 없이 겨울날의 여유가 어디 있으랴. 중년도 인생의 황홀한 한 단계이다. 아침노을이든 저녁노을이든 황홀하기는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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