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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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상지변
2020년 06월 01일 16시 33분  조회:1419  추천:0  작성자: 박문희


창상지변


멧새들 무리 쳐 뒷산 날아 넘다가
백 놈 다 날개 분질러 먹고
광대 죽마 타고 건너는 바다
상어 떼 건너다 지느러미 크게 다쳐
멧새도 상어도 입원놀음 하다.

경운기 찰떡 팥고물에 찍어 먹고
맷돌에 꿩 갈아 콩 먹여 살찌우고
인간은 씀바귀뿌리 반딧불에 구워 먹다.

산봉우리 자라 구름과 바둑 두고
바다 지동 쳐 미녀 눈처럼 깊어지다.
불개미 자가용 잠자리 몰고
아스라한 뒷산 솔개밭 훌쩍 날아 넘고
메추리 핵무장한 날치에 기대어
멀미나는 태도양(太度洋) 횡단하다.
 
주름살 고운 저 흐벅진 물 잔등에
가야금 타는 라일락 은방울소리
불 밝은 너럭바위 검은 머리께로 훨훨
치마고름 춤사위 눈부시게 감아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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