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무꾼이 산에 나무 하러 갔다가 호랑이를 만나게 되었다. 덜컥 겁이 난 나무꾼은 부랴부랴 나무 위로 기어올라갔다.
그런데 간만에 먹잇감을 만난 호랑이는 나무 주위를 맴돌며 으르렁대고 나무를 마구 흔들어대기도 하며 쉬 물러가려 하지 않았다.
한편 나무 위에서 나뭇가지를 부여잡고 사시나무 떨 듯 와들와들 떨고 있던 나무꾼은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바람에 그만 나무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하필이면 호랑이 잔등에 떨어질 줄이야!
나무꾼은 호랑이 잔등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사력을 다해 호랑이의 목덜미를 끌어안고 놓지 않았고... 호랑이는 찰거머리처럼 떨어질 줄 모르는 나무꾼을 떨어뜨리려고 풀쩍풀쩍 몸을 솟구치기도 하고 몸을 좌우로 뒤틀기도 하다가 급기야 무슨 생각이 들었던지 산 아래로 냅다뛰기 시작했다.
그렇게 호랑이는 헐레벌떡 내달리고 나무꾼은 호랑이의 목덜미를 부둥켜안고 사람 살려줍시사고 고함지르는데... 그때 한창 밭갈이를 하던 농부가 그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처음엔 뭐가 뭔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어 그저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던 농부가 이윽고 손에 든 회초리로 애매한 소 궁둥이를 냅다갈기고는 벌렁 밭 한가운데 드러누우며 투덜거렸다.
"에라~ 망할 놈의 세상 같으니~~ 누군 맨날 소 궁둥이나 두드리며 살아야 하고.. 누군 팔자 좋게 백주에 호랑이를 타고 돌아다니며 저 지랄이람~ 이그~ 억울해서 내 참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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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耳目이라는 게 왕왕 그런 법. 누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죽을둥살둥 모르고 하는 일을 두고 사람들은 "그놈 8자 한번 늘어졌네~"라고 '오해'하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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