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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8일 23시 39분  조회:2612  추천:0  작성자: 죽림

[일상에 스민 문학] 

 

- 미야자와 겐지, <비에도 지지 않고> 

 

 

저는 아직도 종이신문을 구독합니다. 새벽에 막 구워낸 듯한 빵과 같이 옅게 배어있는 기름 냄새가 참 좋습니다. 광고지가 많이 들어오는 날에는 왠지 제가 그 광고들을 다 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제가 맡아서 하는 토요일 쓰레기 분리 수거에 신문을 버리지 않아 가족들에게 타박을 받는 것도 제 몫이랍니다. 

 

신문에서 가장 좋아하는 면은 주말에 배달되는 <북섹션>입니다. 요즘은 토요일이 아니라 금요일에 나오면서 약간 소개란도 줄었습니다. 하지만, 최신 책에 대한 동향이나 해외 출판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어서 무척이나 즐겁습니다. 가끔씩은 작가들이 자신이 읽고는 소개해주소 싶은 책들을 소개하는 칼럼이 실릴 때가 있는데, 소개한 작품이 제가 읽어 본 작품일때는 왠지 모를 짜릿함 마저 느끼게 됩니다.

 

‘자신을 울게 만든 작품’이라는 내용으로 소설가 김연수가 인터뷰를 한 내용을 접했습니다. 그는 일본 아동문학가 ‘미야자와 겐지’의 시가 자신을 울게 만들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미야자와 겐지. 그는 동화 ‘강아지 똥’의 작가 권정생 선생님께서 생전에 존경했던 작가라고 합니다. 접해 본 적이 없어서 검색을 해 보았더니 일본에서는 국민 아동문학가였습니다. 

 

37세라는 젊은 나이에 늑막염으로 생을 마칠 때까지 농업 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평생 동화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어렸을 적 즐겨보았던 일본 만화 <은하철도 999>의 원작이 된, <은하철도의 밤>을 만들어 우리에게는 비교적 친숙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내친김에 주말에 도서관에 들러 그의 책들을 모조리 찾아보았습니다. 말씀드렸던 <은하철도의 밤>을 비롯하여 <주문이 많은 음식점>, <첼로 켜는 고슈>와 자전적 이야기인<구스코부도리의 전기>등이 있었습니다. 가장 눈에 들어온 책은 <비에도 지지 않고>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40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책이었는데, 책 전체가 한 편의 짧은 시로 구성되어있는 책입니다.

 

 

 

 

비에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보라와 여름의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을 가지고 욕심도 없고

 

절대 화내지 않고 언제나 조용히 미소 지으며

 

 

 

(…)

 

 

 

동(東)에 병든 어린이가 있으면 찾아가서 간호해 주고

 

서(西)에 고달픈 어머니가 있으면 가서 그의 볏단을 대신 져 주고

 

남(南)에 죽어가는 사람 있으면 가서 무서워 말라고 위로하고

 

북(北)에 싸움과 소송이 있으면 쓸데없는 짓이니 그만두라 하고

 

 

 

가뭄이 들면 눈물을 흘리고

 

추운 겨울엔 허둥대며 걷고

 

누구한테나 바보라 불려지고

 

칭찬도 듣지 말고 괴로움도 끼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

 

 

 

김연수 작가의 동인문학상 수상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에도 마지막에 수록된 <비에도 지지 말고 바람에도 지지 말고>라는 단편은 바로 이 시에서 모티브를 따온 작품이기도 합니다. 학교폭력 문제를 감각적으로 다룬 작품인데,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과정을 겪고 있는 제 자신을 되돌아 볼 때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생명 존중 사상과 공생(共生)의 행복관을 담아내던 겐지의 동화들은 당시 주위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배타적이던 일본에서는 외면당했다고 합니다. 결국 겐지의 동화는 그가 살아있을 때 빛을 보지 못하고, 마쳤다고 합니다. 거의 70여 년이 지난 지금, 일본에서는 '겐지 붐'이라고 할 만큼 열광적인 독자군이 형성되어 있으며, 그의 작품은 일본 교과서에 오랫동안 수록되어 정서적 영감을 불어넣을 만큼 수작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유튜브에만 들어가 보아도 그의 시를 암송하는 대회이며, 개인적으로 만든 비디오들이 즐비하니까요. 추운 겨울 날, 점심 식사 후에 한번 검색해보시고 암송해보시면 어떨까요?  

 

 

/정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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