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위로
2018년 07월 22일 00시 17분  조회:3204  추천:0  작성자: 죽림

위로 



윤동주 





거미란 놈이 흉한 심보로 병원 뒤뜰 난간과 꽃밭 사이 
사람 발이 잘 닿지 않는 곳에 그물을 쳐 놓았다. 
옥외 요양을 받는 젊은 사나이가 누워서 쳐다보기 바르게ㅡ 

나비가 한 마리 꽃밭에 날아들다 그물에 걸리었다. 
노-란 날개를 퍼득거려도 파득거려도 
나비는 자꾸 감기우기만 한다. 
거미가 쏜살같이 가더니 끝없는 끝없는 실을 뽑아 
나비의 온몸을 감아 버린다. 사나이는 긴 한숨을 쉬었다. 

나이보담 무수한 고생 끝에 때를 잃고 병을 얻은 이 사나이를 위로할 말이ㅡ
거미줄을 헝클어 버리는 것밖에 위로의 말이 없었다. 


===================

 

[해석]

1. 거미의 '흉한 심보'

 - 화자의 감정이입.

 - 거미가 일부러 자신보다 강한 인간의 손을 피하려고 인적 드문 곳에 거미줄 쳐 놓았다고 생각함.

 - 꽃밭에 도달하기 전에 나비를 잡으려고 꽃밭과 뒤뜰 난간 사이에 거미줄을 쳐 놓음

 - 사나이가 누워서 잘 쳐다볼 수 있는 곳에 거미줄을 쳐 놓았다. (비수를 꽃는 행동)

 

2. 사나이가 한숨을 쉬는 이유

 - 사나이는 노-란 나비(본인에 대입)가 꽃밭(이상향)에 도달하길 바랐지만 영악한 거미의 흉한 심보로 인해 허우적 대는 나비를 본인에 대입했다. 감정이입.

 

3. 진짜 화자의 등장과 위로.

 - 진짜 화자는 위로를 섣불리 건내지 않고 거미줄을 헝클어 버리며 젊은 사나이를 위로한다.

 

[감상]

 윤동주 선생님의 상황에 비유한다면 젊은 사나이는 본인, 거미줄과 거미는 일제 강점기, 꽃밭은 독립을 뜻한다. 적절한 비유를 통한 시의 전개가 인상적이다.

 무엇보다도 이 시는 화자에 대한 공감과 위로 능력이 돋보인다. 상대방을 공감해주고 위로해주는 일은 그 누구든 힘들고 어렵다. 그리고 이러한 위로와 공감이 순도 100%가 되기 위해선 '내'가 '아픈 사람'이 되어야 한다. 화자는 나비에 대한 한탄과 거미에 대한 비방보다 그 상황 자체를 없었던 것처럼 만들어주고 있다.

 누군가가 힘들고 지칠 때 '말'로만 표현하지 말고 떄로는 직접 거미줄을 헝클어버리는 '행동'을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770 하늘은 시간의 진리가 투사되는 진실의 장소이다... 2017-10-10 0 2632
769 "시계초침이 거꾸로 돌고 돈다"... 2017-10-09 0 2547
768 시창작에서나 시감상에서나 모두 고정관념 틀을 깨버리는것 2017-10-09 0 2477
767 시인은 시를 천연덕스럽게 표현할줄 알아야... 2017-10-09 0 3333
766 난해함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익숙해지기... 2017-10-09 0 3641
765 대추 한알속에 태풍 몇개, 천둥 몇개, 벼락 몇개... 2017-10-09 0 3889
764 "시계들이 날개를 활짝 펴고 0시의 바깥세계로 날아간다"... 2017-10-09 0 2184
763 "우리 한글이야말로 시를 위한 최적의 언어입니다"... 2017-10-09 0 2435
762 "글자들이 권총을 쏜다"... 2017-10-09 0 2454
761 문학은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인간성을 써라... 2017-10-07 0 2610
760 올해 노벨문학상 주인 나타나다... 2017-10-07 0 2300
759 고향에서 들었던 소리가 음악을 낳다... 2017-10-06 0 2215
758 [고향문단소식] - 룡정엔 문사 - 송몽규 고택과 유택이 있다... 2017-10-02 0 2311
757 윤동주 = "병원" =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2017-10-01 0 2835
756 불멸의 시인 - 윤동주와 불멸의 문사 - 송몽규의 판결문 2017-09-30 0 2964
755 윤동주네 기숙사에는 "팔도 사투리"가 욱실욱실하였다... 2017-09-30 0 2220
754 불멸의 문사 - 송몽규를 재다시 알아보기... 2017-09-30 0 3420
753 일본 포스트모던 시인 - 테라야마 슈우시 2017-09-27 0 2082
752 [이런저런] -마광수님, 인젠 님과의 인터뷰를 지옥에가 할가ㅠ 2017-09-26 0 2418
751 글을 개성적으로 쉽게 쓰는데 목표를 두고 열심히 습작하기... 2017-09-26 0 2196
750 마광수님의 "윤동주연구" = 한국 최초 "윤동주 시 장편논문" 2017-09-26 0 2201
749 동시를 "하이퍼"로 써도 됨둥... 아니 됨둥(ㄹ)... 2017-09-24 0 2222
748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요"?!... 2017-09-22 0 2146
747 "나는 가끔 주머니를 어머니로 읽는다"... 2017-09-22 0 2034
746 러시아 시인 - 네크라소프 2017-09-22 0 3672
745 마광수님, "창조적 불복종"때문에 저세상 길 택했을가... 2017-09-21 0 2397
744 마광수님, 력사앞에서 님의 "문단유사" 알아보기 2017-09-21 0 2509
743 마광수님, 오늘도 이 시지기-죽림은 님땜에 잠을 설칩니다... 2017-09-21 0 2210
742 "시계란 시계는 다 오후 다섯시였다"... 2017-09-20 0 2095
741 동시를 "하이퍼"로 써도 됨둥... 아니 됨둥(ㄷ)... 2017-09-19 0 2351
740 마광수님, 사라는 "사라"땜에 님께서 등천길 가신걸 알가ㅠ... 2017-09-19 0 2652
739 시가 언어이지만 시인은 그 언어의 장벽을 넘어설줄 알아야... 2017-09-19 0 2746
738 시는 메마르고 거친 세상을 뛰여넘는 행위예술이다.. 2017-09-19 0 2092
737 음유시인은 그 누구도 길들일수 없는 짐승이며 악마라고?!... 2017-09-17 0 2182
736 프랑스 음유시인 - 조르주 무스타키 2017-09-17 0 2172
735 반전을 노래한 음유시인- '밥 딜런' 대표곡 2017-09-17 0 3331
734 [시문학소사전] - "음유시가"란?... 2017-09-17 0 3464
733 섬과 파도 2017-09-17 0 2165
732 미국 시인, 환경운동가 - 게리 스나이더 2017-09-17 0 2609
731 시를 쓰는데는 음악과 그림이 아주 많이 도움이 된다... 2017-09-16 0 2033
‹처음  이전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