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한알은 날짐승 주고, 또 한알은 들짐승 먹고 남은 한알은..."
2018년 02월 01일 02시 04분  조회:2566  추천:0  작성자: 죽림

<착한 마음을 노래하는 동시 모음> 


+ 내게로 달려오는 것이 있다면 

내게로 웃으며 달려오는 것이 있다면 
그게 낯선 강아지라도 
꼭 안아 줄 거야 

내게로 달려오는 것이 있다면 
가랑잎이라 해도 
잠시 집어들고 살펴볼 테야 
혹시, 시의 모서리가 있을지 몰라 

빈 과자 봉지가 
내게 달려온다 해도 
나는 모른 척할 수 없을 거야 
내게 온 이유가 있을 테니까 

내게로 마구, 달려오는 것이 
찬바람이라 해도 
난 두 팔 벌려 맞아 줄 거야 
잠시나마 따뜻하라고 
(이혜영·아동문학가) 


+ 키 작은 애 

키 작은 애 손을 쥐면 
내 손이 좇아서 
조그매지려 한다. 

도란도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노라면 
내 귀는 솔긋 
키 작은 애 가까이로 
기울고, 

손을 잡고 걸을 때면 
키를 한껏 낮추어 걷게 된다. 
그 애가 보는 높이만큼서 
꽃이든지 
풀이든지 
보고 싶다. 
(이상교·아동문학가, 1949-) 


+ 길을 가다 

길을 가다 문득 
혼자 놀고 있는 아기새를 만나면 
다가가 그 곁에 가만히 서 보고 싶다. 
잎들이 다 지고 하늘이 하나 
빈 가지 끝에 걸려 떨고 있는 
그런 가을날 
혼자 놀고 있는 아기새를 만나면 
내 어깨와 
아기새의 그 작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어디든 걸어 보고 싶다. 
(이준관·시인, 1949-) 


+ 내가 가장 착해질 때 

이랑을 만들고 
흙을 만지며 
씨를 뿌릴 때 
나는 저절로 착해진다. 
(서정홍·시인, 1958-) 


+ 김밥 아줌마 

김밥을 싸다 말고 
자꾸만 길가를 기웃거리던 
김밥아줌마 
하얀 쌀밥 한 주먹 
크게 쥐어 휘익 던지자 

금세 비둘기 한 마리 날아와 
콕콕 찍어먹다 말고 
포르르 날아가 
어느새 친구들을 불러 와  
서로 부리를 맞대고 맛있게 
콕콕, 콕콕콕 

장마가 길면 
작은 새들은 배곯기 일쑤라며 
걱정하던 김밥아줌마 
그때서야 흐뭇한 얼굴로 
김밥을 돌돌 만다. 
(박예분·아동문학가) 


+ 몰랐지? 

산딸기가 
흙 튀는 낮은 곳에 
몰래 숨어 
익는 이유가 있지. 

사람들 눈을 피해 
꼭꼭 숨어 
익는 이유가 있지. 

키 작고 힘없는 
약한 개미들 
느릿느릿 
느림보 달팽이들 

느리고, 힘없고, 
여리고 약한 애들까지 
다 나누고 살아야 한다는 것. 
(양인숙·아동문학가) 


+ 아침 버스에서 

추운 날 아침 
아침 버스의 
차가운 좌석에 앉다가 

뜻밖에도 
따스하게 밀려오는 
그 누구인가의 체온을 느낀다. 

이 자리에 앉았다가 
따스한 체온만을 남겨 두고 
내린 사람은 누구일까. 

추운 겨울의 
한 모퉁이를 녹여주는 
이 좌석에 앉아 

나는 
다음 사람을 위해 
더 따스한 자리를 남겨 주고 싶었다. 
(권영상·아동문학가) 


+ 너도 알 거야 

"왜 한 구멍에 콩을 세 알씩 심어요?" 
흙을 다독거리는 할머니께 물었다. 
"한 알은 날짐승 주고 
또 한 알은 들짐승 먹이고 
남은 한 알은 너 주려고 그런단다." 

할머니는 
콩밭 군데군데 수수도 심으셨지. 
"수수는 왜 심어요?" 
할머니는 빙그레 웃기만 하셨다. 

참새는 
콩밭을 한 바퀴 돌고는 
―콩은 너무 커 
콩밭을 두 바퀴 돌고나서는 
―수수 알갱이는 먹기 좋은데 

가을이 되어서야 알았지. 
주둥이가 작은 참새까지도 생각하신 
할머니 마음. 
(이성자·아동문학가) 


+ 짐수레 

짐수레가 간다. 
오르막길에, 

수레 끄는 아저씨 등이 
땀에 흠뻑 젖었다. 

가만히 다가가서 
수레를 밀었다. 

아저씨가 돌아보며 
씨익 웃었다. 
나는 더 힘껏 밀었다. 
(김종상·아동문학가) 


+ 가로수 

어깨를 건드린다 아는 체하며 
돌아보니 살며시 등을 기대는 가로수. 
'쉬었다 가렴.' 
푸른 물소리로 말을 건넨다. 
그렇구나 
숱하게 이 길을 오갈 때마다 
나무는 내게 눈길을 주고 있었구나. 
등으로 전해지는 물소리. 
하늘엔 땡볕이 타고 있는데 
기다리고 있었구나 나무는 
푸른 그늘을 만들며. 
(김재수·아동문학가) 


+ 눈 오는 날 

논밭들도 
누가 더 넓은가 
나누기를 멈추었다. 

도로들도 
누가 더 긴지 
재보기를 그만 두었다. 

예쁜 색 자랑하던 
지붕들도 
뽐내기를 그쳤다. 

모두가 
욕심을 버린 
하얗게 눈이 오는 날. 
(이문희·시인) 


+ 육교가 헐리면 

옷걸이, 면봉, 파리채, 먼지떨이, 
수세미, 우산꽂이, 장독덮개, 효자손 ..... 

버젓하게 걸어놓은 간판은 없어도 
단돈 천원으로도 푸짐한 
육교 위 엄마 가게 

온종일 
해님이 내려와 놀고 
가끔씩 바람이 제 맘대로 들랑대는 
가게 앞에 앉아 
뜨개질도 하고 신문도 보는 엄마 

이제 어쩌나 
육교가 헐린다는데...... 

학교 가는 길 
난 
새로 생긴 횡단보도를 훌쩍 건너면 되는데 

엄마 가게는 
엄마 가게는....... 
(한상순·아동문학가) 


+ 열어 두어 

가느다란 바늘에 
작은 창 하나 열려 있다 

열어 둔 창으로 
야윈 실 하나 들어와 
바늘과 손잡고 일을 한다 

길 잃은 단추 
데려다 주고 
양말 상처 
치료해 준다. 
(정갑숙·아동문학가)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770 하늘은 시간의 진리가 투사되는 진실의 장소이다... 2017-10-10 0 2537
769 "시계초침이 거꾸로 돌고 돈다"... 2017-10-09 0 2432
768 시창작에서나 시감상에서나 모두 고정관념 틀을 깨버리는것 2017-10-09 0 2395
767 시인은 시를 천연덕스럽게 표현할줄 알아야... 2017-10-09 0 3305
766 난해함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익숙해지기... 2017-10-09 0 3556
765 대추 한알속에 태풍 몇개, 천둥 몇개, 벼락 몇개... 2017-10-09 0 3797
764 "시계들이 날개를 활짝 펴고 0시의 바깥세계로 날아간다"... 2017-10-09 0 2138
763 "우리 한글이야말로 시를 위한 최적의 언어입니다"... 2017-10-09 0 2334
762 "글자들이 권총을 쏜다"... 2017-10-09 0 2414
761 문학은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인간성을 써라... 2017-10-07 0 2458
760 올해 노벨문학상 주인 나타나다... 2017-10-07 0 2241
759 고향에서 들었던 소리가 음악을 낳다... 2017-10-06 0 2157
758 [고향문단소식] - 룡정엔 문사 - 송몽규 고택과 유택이 있다... 2017-10-02 0 2209
757 윤동주 = "병원" =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2017-10-01 0 2738
756 불멸의 시인 - 윤동주와 불멸의 문사 - 송몽규의 판결문 2017-09-30 0 2917
755 윤동주네 기숙사에는 "팔도 사투리"가 욱실욱실하였다... 2017-09-30 0 2149
754 불멸의 문사 - 송몽규를 재다시 알아보기... 2017-09-30 0 3319
753 일본 포스트모던 시인 - 테라야마 슈우시 2017-09-27 0 2005
752 [이런저런] -마광수님, 인젠 님과의 인터뷰를 지옥에가 할가ㅠ 2017-09-26 0 2339
751 글을 개성적으로 쉽게 쓰는데 목표를 두고 열심히 습작하기... 2017-09-26 0 2147
750 마광수님의 "윤동주연구" = 한국 최초 "윤동주 시 장편논문" 2017-09-26 0 2097
749 동시를 "하이퍼"로 써도 됨둥... 아니 됨둥(ㄹ)... 2017-09-24 0 2164
748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요"?!... 2017-09-22 0 2081
747 "나는 가끔 주머니를 어머니로 읽는다"... 2017-09-22 0 1970
746 러시아 시인 - 네크라소프 2017-09-22 0 3582
745 마광수님, "창조적 불복종"때문에 저세상 길 택했을가... 2017-09-21 0 2249
744 마광수님, 력사앞에서 님의 "문단유사" 알아보기 2017-09-21 0 2407
743 마광수님, 오늘도 이 시지기-죽림은 님땜에 잠을 설칩니다... 2017-09-21 0 2104
742 "시계란 시계는 다 오후 다섯시였다"... 2017-09-20 0 2052
741 동시를 "하이퍼"로 써도 됨둥... 아니 됨둥(ㄷ)... 2017-09-19 0 2311
740 마광수님, 사라는 "사라"땜에 님께서 등천길 가신걸 알가ㅠ... 2017-09-19 0 2562
739 시가 언어이지만 시인은 그 언어의 장벽을 넘어설줄 알아야... 2017-09-19 0 2646
738 시는 메마르고 거친 세상을 뛰여넘는 행위예술이다.. 2017-09-19 0 2031
737 음유시인은 그 누구도 길들일수 없는 짐승이며 악마라고?!... 2017-09-17 0 2088
736 프랑스 음유시인 - 조르주 무스타키 2017-09-17 0 2111
735 반전을 노래한 음유시인- '밥 딜런' 대표곡 2017-09-17 0 3258
734 [시문학소사전] - "음유시가"란?... 2017-09-17 0 3416
733 섬과 파도 2017-09-17 0 2104
732 미국 시인, 환경운동가 - 게리 스나이더 2017-09-17 0 2472
731 시를 쓰는데는 음악과 그림이 아주 많이 도움이 된다... 2017-09-16 0 2011
‹처음  이전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