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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아버지 사타구니를 닦아본적 있으십니까?!...
2017년 08월 23일 00시 08분  조회:3094  추천:0  작성자: 죽림

 

  

 

  아버지의 성기를 노래하고 싶다

 

 

  볼품없이 누워 계신 아버지
  차갑고 반응이 없는 손
  눈은 응시하지 않는다
  입은 말하지 않는다
  오줌의 배출을 대신해주는 도뇨관(導尿管)과
  코에서부터 늘어져 있는
  음식 튜브를 떼어버린다면?
  
  항문과 그 부근을
  물휴지로 닦은 뒤
  더러워진 기저귀 속에 넣어 곱게 접어
  침대 밑 쓰레기통에 버린다
  더럽지 않다 더럽지 않다고 다짐하며
  한쪽 다리를 젖히자
  눈앞에 확 드러나는
  아버지의 치모와 성기
  
  물수건으로 아버지의 몸을 닦기 시작한다
  엉덩이를, 사타구니를, 허벅지를 닦는다
  간호사의 찡그린 얼굴을 떠올리며
  팔에다 힘을 준다
  손등에 스치는 성기의 끄트머리
  진저리를 치며 동작을 멈춘다
  잠시, 주름져 늘어져 있는 그것을 본다

  내 목숨이 여기서 출발하였으니
  이제는 아버지의 성기를 노래하고 싶다
  활화산의 힘으로 발기하여
  세상에 씨를 뿌린 뭇 남성의 상징을
  이제는 내가 노래해야겠다
  우리는 모두 이것의 힘으로부터 왔다
  지금은 주름져 축 늘어져 있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 하나의 물건
  
  나는 물수건을 다시 짜 와서
  아버지의 마른 하체를 닦기 시작한다.
                           ―졸시, [아버지의 성기를 노래하고 싶다] 전문

  솔직히 말씀드려 이 시는 완벽한 거짓말입니다. 제 아버님은 이날 이때껏 입원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허리가 많이 안 좋으십니다만 올해도 고향에서 밭농사를 짓고 계신 분입니다. 그런데 이 시를 읽은 많은 독자가 대부분 실제상황인 줄 알고 제게 물어왔습니다. 부친을 간병하느라 고생이 많았겠다는 위로의 말을 들을 때마다 곤혹스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시는 재미교포 2세인 루이스 최가 쓴 {생명일기}(김유진 옮김, 김영사 간행)라는 간병기를 보고 제 체험인 양 가져와서 쓴 것입니다. 물론 아버지의 성기 운운하는 대목은 그 책에 나오지 않습니다. 식물인간의 상태가 된 어른을 간병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여실히 기록되어 있는 그 책을 보고 만약 제 아버지가 저런 상태가 되었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상상해보면서 한 편의 시를 썼던 것입니다. 이 시가 시적 진실을 추구하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책을 통한 간접체험을 직접체험으로 슬쩍 바꿈으로써 시를 쓸 수 있었습니다. 한 인간의 체험에는 한계가 있는 법인데, 간접체험과 상상력은 그 한계를 무한정 확장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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