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대만 녀성시인 - 수샤오리엔
2016년 12월 26일 00시 29분  조회:2664  추천:0  작성자: 죽림
일곱 자의 천 /수샤오리엔(타이완) 




어머니는 천 일곱 자만 사가지고 돌아오셨다. 나는 몹시 화가 
났다. 왜 내가 직접 사러가지 않았을까. 내가 말했다. "엄마 일곱 
자로는 부족해요, 여덟 자는 있어야 만들 수 있어요." 어머님이 말 
씀하셨다. "전에 만들 때는 일곱 자로도 충분했는데, 네가 그렇게 
컸단 말이니?"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머니만 스스로 왜 
소해져가셨다. 
어머니는 옛 치수대로 천 위에 나를 하나 그리셨다. 그런 다음 
가위로 천천히 오려나가셨다. 나는 천천히 울었다. 아! 나를 오려 
나가셨다. 나를 오리신 다음, 다시 침선으로 나를 꿰매셨다. 그러 
곤 나를 기워...사람이 되게 하셨다. 

*김태성 옮김 

ㅡ계간<<시평>>(2003. 겨울) 아시아 교과서 명시 중에서 

---------------------------------- 

타이완에서 산문시에 관해 언급하자면 수샤오리엔이란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산문시는 비교적 늦게 등장한 시가 유형으로 글쓰기의 체제가 산문과 현대시를 넘나들기 때문에 '기술적인 위치 설정'에 있어서 항상 질의의 대상이 되곤 했다. 이와 관련하여 말이 막힐 때마다 산문시 시인들은 수샤오리엔의 산문시를 들어 상대방에게 시가의 체제와 시정신의 본질을 이해시키곤 했다. 이런 평가를 반증하듯 그녀의 시 <일곱 자의 천>은 타이완의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최초의 산문시로 기록되었다. 

이 시에서 '어머니'는 일종의 전통을 대표하는 개념으로서 현실의 윤리적 권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나'로 하여금 일곱 자의 천의 범위 안에서 살아감으로써 어머니의 품을 벗어나지 않기를 희망한다. 결국에는 '나'를 오려 사람이 되게 하긴 했지만 사실 이는 현실 속에서 이미 성장해버린 '내'가 아니라 여전히 어머니의 마음속에 자라고 있는 아이인 것이다. 

150자도 채 안 되는 시문에서 독자들이 가장 먼저 해독해야 할 것은 '나'의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삶에 대한 희망과 어머니의 따스함과 강경한 보호 사이에서의 선택으로서, 이는 부모 곁을 떠나려는 욕망과 계속 남고자 하는 미련 사이의 갈등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어머니의 크고 강한 모성애의 제약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어머니가 "옛 치수대로 천 위에 나를 하나 그리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고, 그런 다음 어머니가 고집스럽게 "가위로 천천히 오린" 다음 "침선으로 꿰매는" 것을 참아내야 한다. 마침내 어머니가 옷을 만드신 후에는 여전히 천이 모자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 "그러곤 나를 기워...사람이 되게 하신 것"은 쌍방이 직면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종의 어색함이 되고 마는 것이다. 

강렬한 정서의 전환을 이처럼 짧은 편폭에 담아내는 것이 수샤오리엔의 필력이 갖는 오묘함이라 할 수 있다. 그녀는 '허구적' 정감의 변화를 '실제적' 동작묘사와 결합시켜 산문시가 갖는 산문적 서술특성을 이용하면서 그 안에서 시적 이미지의 도약을 주입함으로써 마치 높은 산봉우리를 빙빙 돌아서 올라가듯이 긴장으로 충만하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시의 새로운 경지를 빚어내는 것이다. ㅡ'옌아이린'의 시평 중에서 요약함. 

서구의 문예사조에 편승한 우리의 현대시는 그동안 중국이나 일본, 베트남, 타이완 등 아시아의 현대시에는 무관심했거나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우리의 근대화 과정에 빚어진 서구화의 부정적 반영이기도 할 것이다. 시와 다소 장황하고 지루한 시의 평문을 소개하는 것은 그들의 정서와 (시의 밑그림이 되는) 시인의 원체험이 우리의 그것들과 다르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수샤오리엔 : 타이완 여성 시인. 중국시보(中國時報) 문학상 시 부문, 연합보(聯合報) 시 부문 당선. 주요시집으로 <<망양집>>, <<강의 슬픔>>, <<동화유행>>, <<경심산문시>>, <<타이완의 시골아이들>> 등이 있다. 

*옌아이린 : 타이완 여성 시인. 주요시집으로 <<피육골>>, <<흑암온천>> 등이 있다.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50 시와 이미지는 쌍둥이 2017-02-19 0 2284
249 "자화상"으로 보는 낯설음의 미학 2017-02-19 0 2774
248 사랑의 서정시에서 사랑을 풀다... 2017-02-18 0 2736
247 "아리랑꽃" 우리의 것과, 타민족 타지역의 것과, 가슴 넓히기... 2017-02-18 0 2510
246 "매돌"과 "한복"을 넘어서 우주를 보여주다... 2017-02-18 0 2846
245 서정시, 낯설게 하기와 보기 2017-02-18 0 4429
244 시인은 언어라는 무기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할수 있다... 2017-02-18 0 2951
243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기괴하다" = "괴기하다" 2017-02-18 0 5183
242 [시문학소사전] - "르네상스"란?... 2017-02-18 0 2653
241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함께하다"의 띄여쓰기는?...(우리 중국 조선어문 문법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2017-02-18 0 2819
240 백명의 시민, 백년의 시인을 노래하다... 2017-02-17 0 2888
239 시조 한수는 마흔 다섯자안팎의 언어로 구성돼 있다... 2017-02-17 0 2994
238 시조문학의 지평선을 더 넓히자... 2017-02-16 0 3227
237 저기 폐지수레 끄는 할배할매들이 저희들의 친지입니다... 2017-02-15 0 2876
236 현대시 100년 "애송 동시" 한 달구지 2017-02-15 0 4174
235 "부끄럼"은 완숙된 시에서 우러나온 맛이다... 2017-02-15 0 2964
234 시는 만들어지는것이 아니라 몸을 찢고 태여나는 결과물이다 2017-02-15 0 2576
233 아일랜드 시인 - 사뮈엘 베케트 2017-02-14 0 4025
232 국어 공부 다시 하자, 시인들을 위하여!... 2017-02-14 0 2776
231 미국 신문 편집인, 발행인 - 퓨리처 2017-02-14 0 4167
230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방방곳곳"이냐? "방방곡곡"이냐!... 2017-02-13 0 4397
229 시작에서 좋지 못한 버릇에 길들면 고치기가 힘들다... 2017-02-13 0 3043
228 방방곡곡으로 못가지만 시로써 아무 곳이나 다 갈수 있다... 2017-02-13 0 3288
227 당신의 도시는 시속에 있어요... 친구의 시인이여!... 2017-02-13 0 2904
226 추천합니다, 노벨문학상 관련된 책 50 2017-02-13 0 2840
225 저항시인 윤동주에게 "명예졸업장"을... 2017-02-13 0 2831
224 동요동시 대문을 열려면 "열려라 참깨야"라는 키를 가져야... 2017-02-11 0 3496
223 동시를 낳고싶을 때에는 동시산실에 가 지도를 받으라... 2017-02-11 0 2672
222 동시인이 되고싶을 때에는 그 누구인가의 도움을 받고싶다... 2017-02-11 0 2946
221 상(賞)에 대한 단상 2017-02-11 0 2668
220 젊은 조선족 문학도 여러분들에게... 2017-02-11 1 3436
219 시란 "자기자신이 만든 세계를 깨부시는" 힘든 작업이다... 2017-02-11 0 2720
218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 우리 애들도 발음 좀 정확히... 2017-02-10 0 2980
217 시와 삶과 리듬과 "8복" 등은 모두모두 반복의 련속이다... 2017-02-10 0 2622
216 혁명이 사라진 시대, 혁명을 말하는것이 어색한 시대... 2017-02-09 0 3223
215 세계 47개 언어로 엮어서 만든 "인터내셔널가" 2017-02-09 0 3015
214 시인 백석 한반도근대번역문학사에 한획을 긋다... 2017-02-09 1 3816
213 불후의 명곡 "카츄샤"는 세계만방에 울러 퍼지다... 2017-02-09 0 3885
212 "카츄샤"는 떠나갔어도 "카츄샤"의 노래는 오늘도 불린다... 2017-02-09 0 4320
211 시의 형태는 시가 담겨지는 그릇과 같다... 2017-02-09 0 2677
‹처음  이전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